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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18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318 목록 댓글 0

[허준] 18

 

 

 

 

 

 



 

S#1. 산음마을 전경(낮)

 

허준이 비장한 얼굴로 어디론가 가고 있다.

 

S#2. 유의원 집 앞(아침)...

 

병자들이 대문밖으로 늘어서 있는 

의원집앞으로 오는 허준...

병자들을 제치고...의원안으로 들어간다.

 

S#3. 의원 마당

 

마루에서 병자를 보고 있는 의태와 도지...예진...오근...

마당에는 장쇠 꺽쇠...영달이 있는데...

허준이 마당으로 들어서면...

허준을 보고 놀라는 장쇠 꺽쇠...영달 일행...

이때 마루에 있는...오근이 허준을 보고 놀라고...

 

오근 스...스승님...

 

병자를 보던 의태와 도지...예진도...

고개를 들어 허준을 보는데...

허준...의태 앞으로 걸어와서...의태 앞에 무릎을 꿇는다.

이때 의원 한쪽에서 나오던 삼적대사도 그런 허준을 보고...

 

허준 (떨리는)...스승님...

소인을 용서해 주십시오.

유의태 (담담하게)...물러가라.

허준 (간절하게)스승님...

유의태 물러가라지 않느냐.

허준 (절박한)이제서야 스승님께서 소인을 내치신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스승님께서 왜 서찰을 불태우셨는지...이제야 알았습니다.

유의태 ...

허준 소인 눈이 멀어 진정한 의원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습니다...

제 마음을 채우고, 저를 구하는것은

내의원 입격을 천거하는 서찰이 아니라...

고통받는 병자 뿐이라는 사실을 소인이 모르고 있었습니다...

유의태 ...

 

유의태와 삼적...의미심장하게 허준을 바라보고...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안타까운데...

 

허준 ...소인에게...의원이 아닌 다른 길은 없습니다.

병자들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었습니다...

소인을...용서해주십시요.

 

허준의 말에...유의태...생각에 잠기고...

예진...의태를 애타게 바라보고...도지 역시...

의태의 반응을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한동안...정적이 감도는 병사...

 

유의태 ...그만...가거라...

허준 (절망적인)스승님.

 

순간...허준이 느끼는 아픔만큼 안타까운 예진의 얼굴...

예진의 눈에 눈물이 핑 도는데...

 

의태 (탄식을 하듯이)가거라.

 

의태 자리에서 일어나 방쪽으로 간다.

그런 의태를 보면서 절규하는 허준

 

허준 스승님...소인을 용서 하십시오...

용서 하십시오.

도지 아무리 그래봤자...아버님의 마음을 돌릴수 없을 것이니...

그만 돌아가게.

허준 스승님...

 

허준의 절규를 들으면서...괴로운 예진.

 

S#4. 의원 앞

 

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는 허준.

 

S#5. 유의태의 방

 

의태가 괴로운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

 

S#6. 의원 앞(밤)

 

밤이 늦도록...그 자리에 꿇고 앉아있는 허준...

장쇠가 열린 대문으로 그런 허준을 보고...

대문을 닫아건다. 닫혀진 대문을 보는 

허준의 암담한 얼굴.

 

S#7. 의원 마당(밤)

 

마당에 장쇠가 있고 마루엔 의태가 서 있다.

마당 한쪽엔 예진이 있는데...

 

장쇠 아직...대문밖을 지키고 있습니다요.

의태 ...

예진 (안타까운 얼굴로)...스승님...

이제 그만 용서 하십시오.

의태 ...

 

의태...말없이 방으로 들어간다.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의태를 보는 예진.

이때 어둠속 마당 한켠에서 그런 

예진을 바라보고 있는 도지.

착잡한 얼굴로 예진을 보는데...

 

S#8. 대문 밖(밤)

 

엄동의 추위에 파랗게 질린 얼굴로 

무릎을 꿇고 있는 허준. (시간경과)...

아침이 되는 동안...허준은 계속 무릎을 꿇고 있다.

이때 대문이 열리고 왕진갈 채비를 한 

유의태와 오근이 나오는데...허준...고개를 들어보면...

유의태와 시선이 마주친다...허준...간절하게 

유의태를 보지만 유의태...잠시 

허준을 바라보다 그냥 지나쳐가고...

 

허준 스승님...

 

유의태 아무런 대꾸없이...사라진다.

 

허준 ...스승님!!

 

절망적인 허준의 얼굴.

 

S#9. 의원 일각

 

삼적대사가 마당쪽으로 가는데...

길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때 예진이 삼적 앞으로 다가간다.

 

예진 이제 떠나십니까...?

삼적 주인없는 집에 객이 남아 뭐하겠느냐. 가야지...

시주 돈도 챙겼으니...그만 가야지...

 

예진...그런 대사를 보며...뭔가 망설이는 듯 하고...

삼적...그런 예진의 기척을 읽는데...

 

삼적 할말이 있더냐?

예진 ...소녀...대사님께 간청이 있습니다.

삼적 말해보거라.

예진 허의원을 살펴주십시요...

삼적 ...

예진 ...소녀...허의원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진정 심의가 될 분이...한때의 실수로 인해...

의원의 길을 포기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대사님께서...허의원을 거두어주십시오.

삼적 ...(잠시 생각을 하는데)...

 

S#10. 대문 앞

 

허준이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는 대문앞...

삼적대사가 나온다.

삼적대사 허준을 바라보다가...

 

삼적 정말 네놈에게 의원말고는 다른길이 없는게냐?

허준 ...그러 합니다.

삼적 진정...네 마음을 채우고...널 구하는것이.

고통받는 병자뿐이라고 생각하느냐?

허준 ...예.

삼적 하면...나와 같이 가자.

 

순간...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어 

삼적을 보는 허준.

 

삼적 내가 대풍창병자들을 돌보고 있다는 것은 니놈도

들어서 알 것이다.

세상에 그들만큼 고통받는 병자들이 없으니...

니놈이 진정으로 의원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유의태 밑에서 안주하려 말고... 

당장 날 따라가서 그들을 돌봄이 마땅하지 않느냐?

허준 ...(조금 당혹스런 얼굴로 선뜻 대답을 못하는데)...

삼적 ...(입가에 냉소를 띠고)...한심한놈.

아직 병자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남아있는걸 보니...

의원 되긴 글렀다. 

허준 ...(당혹스럽고)...

삼적 혹 마음이 동하거든...

함양 북쪽 삼십리허에 있는 안점산으로 오너라.

거기 삼적사가 있다.

 

삼적...한쪽으로 길을 떠나는데...

 

예진 (안타까운 얼굴로 허준을 보고)...

대사님을 따라 가십시오.

허준 ...

예진 스승님께선 마음을 아니 여시니...다른 방도가 없지 

않습니까?

대사님은 내의원어의로 지목되실 만큼 의술의 경지가...

높으신 분입니다.

허준 대사님를 따라가 의술을 배운다 한들...

내가 대풍창에 걸린다면...무슨 소용입니까?

난 대사님처럼 홀홀단신도 아닙니다.

처자식과 노모를 두고...내 한몸 함부로 던질 처지가 

못됩니다.

예진 대풍창 병자에 대한 두려움은 버리십시오.

절 보세요...

전...이미...삼적사에 가...대풍창 병자를 돌본 적이 있습니다.

그 병에 대한 지나친 경계는 세상의 그릇된 편견일뿐입니다.

허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착잡한데)...

 

S#11. 마을 일각

 

허준이 무거운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

 

S#12. 허준의 집 마당

 

다희가 초조한 얼굴로 마당을 서성거리는데.

이때 허준이 마당으로 들어온다.

 

다희 어찌 됐습니까?

유의원님께서 받아주셨습니까?

허준 ...(대꾸없이 무거운 얼굴)...

다희 (그런 허준의 얼굴을 보고...일이 잘못되었음을 느끼는데)...

그토록 간절히 사죄하는데...

유의원님도 어찌 그리 매정하실수 있단 말입니까?

허준 스승님 탓 할 바가 아니니 그리 말하지 마시오...

스승님 눈에 비친 나는...사리사욕에 빠져

남을 의지해 출세를 도모했고

사술를 써...혹세무민하다...관아에 끌려가 치도곤까지 당했소.

그런 나를 어찌 쉽게 용서하시겠소.

스승님껜 아무런 원도 한도 없소. 

 

허준...무거운 얼굴로 방안으로 들어가면...

다희 역시...착잡한데...

이때 사립문으로 광주리를 인...손씨가 들어온다.

손씨 광주리를 내려놓는데...

 

손씨 애비는 왔소?

다희 예...

손씨 어찌 됐다하오?

다희 ...유의원님께서 안받아주셨다 합니다.

손씨 ...(한숨을 쉬며)...또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꼬.

 

손씨...이마에 두른 수건을 

벗으면서 부엌으로 간다.

 

S#13. 허준의 방(밤)

 

불꺼진 방에 다희와 허준이 누워 있는데...

다희는 잠들어 있고...허준은 어둠속 허공을 

응시하면서...잠들지 못하고 있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삼적 내가 대풍창병자들을 돌보고 있다는 것은 니놈도

들어서 알 것이다.

세상에 그들만큼 고통받는 병자들이 없으니...

니놈이 진정으로 의원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유의태 밑에서 안주하려 말고... 

당장 날 따라가서 그들을 돌봄이 마땅하지 않느냐?

허준 ...(조금 당혹스런 얼굴로 선뜻 대답을 못하는데)...

삼적 ...(입가에 냉소를 띠고)...한심한놈.

아직 병자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남아있는걸 보니...

의원 되긴 글렀다. 

 

라고 말하던 삼적의 모습이 떠오르고.

허준...착잡한 얼굴로 뒤척이는데...

 

S#14. 허준의 집 전경(새벽)...

 

신새벽의 푸른 기운이 감돌고... 

멀리...닭울음 소리가 들리는데...

 

S#15. 허준의 방

 

문으로...신새벽의 기운이 방안을 비추는데

허준, 아직 잠들지 못하고...눈을 뜨고 있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예진 대풍창 병자에 대한 두려움은 버리십시오.

절 보세요...

전...이미...삼적사에 가...대풍창 병자를 돌본 적이 있습니다.

그 병에 대한 지나친 경계는 세상의 그릇된 편견일 

뿐입니다.

 

라고 말하던 예진의 말이 떠오른다.

허준...잠시 망설이다가...자리에서 일어나고.

잠들어 있는 다희를 깨우는데...

 

허준 부인... 부인...

다희 (잠에서 깨어나고 얼른 머리를 매만지고...옷맵시를 

살피는데)...

무슨 일입니까?

허준 ...어머니과 당신한테...할 말이 있소.

다희 ...?

 

S#16. 손씨의 방

 

손씨가 있고...다희와 허준이 있다.

 

허준 날이 밝는대로...함양 안점산에 있는 삼적사로 떠날까 합니다.

 

허준의 말에...손씨오 다희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손씨 삼적사면...절 아니냐?

절에 들어가...무얼 하겠다는게야.

속세와의 인연이라도 끊겠다는게야?

허준 거기...유의원님과 친분이 있으신...대사님이 계십니다. 

한때...내의원 어의로 지목될 만큼 의술의 경지가 높으신 

분이니...그분 아래가...의술을 배우고 오겠습니다.

 

손씨와 다희...허준이 선언을 하듯이 하는 말에...

선뜻 대꾸하지 못하는데...

 

다희 ...(허준을 보고)...잘 생각하셨습니다.

여긴 걱정말고...다녀오십시오.

손씨 (한숨을 쉬고)

난...니가...왜 그처럼...고생을 하고 살아야 되는지 모르겠구나.

그동안 배운 재주로... 어디...조그만 의원이라도 내어...

병자들을 보면 좋으련만.

다희 어머님.

서방님은 지금 이래로 머물면 안됩니다.

기왕 세운 뜻...끝까지 정진하여...꼭 내의원에 들어가야 

합니다.

손씨 ...그게 어디 쉬운 일이요?

다희 어렵지요...면천이 되는 길인데...어찌 쉽겠습니까?

손씨 (놀라고)...면천이라니?

다희 ...미천한 신분을 바꿀수 있다는 말입니다.

손씨 ...그...그게 정말이요?

정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말이요?

다희 내의원에 들어가...어의가 되면 그리 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관아의 눈을 피해...

신분을 속이고 사는 처지가 아닙니까?

구서방의 도움으로 간신히 호패를 만들긴 했지만...

언제라도 우리 신세가 드러나면...어느 사대부가에 팔려가

대대손손 종노릇하면서...살아야 될지도 모릅니다.

겸이를 위해서도... 꼭 면천이 되어야 합니다.

손씨 난...난...그런 일이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못했소... 

미천한 신분을 바꿀수 있다니...

세상에... 

 

손씨...흥분된 표정인데...

 

다희 (허준에게)여긴...걱정말고 다녀오십시오.

서방님이...마연동 철광서 받아온 품삯이면...

한겨울...근근히 날 수 있고...

봄이 되면 지천으로 나는 나물로 죽 쒀먹고.

제사집 상가집 가릴 것 없이 다니며 허드렛일 도우면

보릿고개도 지날 것입니다.

허준 ...부인...

 

S#17. 허준의 집 마당

 

삼적사로 가기위해 간단한 봇짐을 맨 허준이...

다희...손씨와...작별을 한다.

다희의 등에 업힌 겸이를 보는 허준의 눈길.

허준...아이의 뺨을 어루만지고...안스러운 눈빛으로 본다.

허준...손씨에게 인사를 하고...돌아서서 가는데...

 

S#18. 마을 일각

 

허준이 마을 일각을 벗어나는데...

멀리서 장옷으로 얼굴을 여민채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 예진의 시선...

허준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 까지 바라보고 있다.

 

S#19. 들녁과 강가 몽탸쥬

 

안점산으로 향하는 허준의 

모습이 몽탸쥬로 비춰지고...

 

S#20. 들녁

 

들녁을 걸어가던 허준이...먼시선으로 보면...

그런 허준의 시야에...산세가 

험해보이는 산 하나가 들어오고

 

S#21. 산기슭

 

산기슭에 당도한 허준이 계곡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려는데 산에서...

약초꾼으로 보이는 서너명의 사내들이 

약초 망태기를 지고 내려온다.

 

허준 (그들을 보고)말 좀 물읍시다.

여기가 안점산이 맞소?

사내 그런데...

허준 여기...삼적사란 절이 어딨소?

 

사내들 의아한 얼굴로 서로를 본다.

 

사내 ...삼적사란 절은 없는데...

허준 ...?

사내 ...우린 이산 골골이 누비는 약초꾼이요,

십수년 산을 타고 다녔지만...그런 절을 보지 못했소.

 

허준 의아한 얼굴인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삼적 혹 마음이 동하거든...

함양 북쪽 삼십리허에 있는 안점산으로 오너라.

거기 삼적사가 있다.

 

라고 말한 삼적의 말이 떠오른다...

그 사이 사내들은 산아래로 내려가고...

허준 난감한 얼굴로 있다가...

다시 산을 타고 올라가는데...

 

S#22. 벼랑

 

벼랑을 오르는 허준.

 

S#23. 산중 일각 

 

숲속을 헤치며 산을 오르는 허준.

점차 날이 어두워 지는데...

난감한 얼굴로 산세를 살피느라 두리번 거린다.

이때 멀리고...절의 법고 소리인듯한 북소리가...

들려온다. 주의 깊게 북소리를 듣는 허준.

북소리가 난 쪽으로 급하게 간다...

 

S#24. 산중 일각

 

허준이 급하게 이동을 하는데... 계속 북소리가 울리고...

허준이 계속 가지만 절은 보이지 않고...

갑자기 북소리는 그친다. 난감한 허준의 얼굴...

벌써 사위는 어두워져 있는데...

어둠속을 헤치면서 가는 허준.

 

S#25. 산중 일각(밤)

 

절벽 아래...모닥불을 피워 놓고...밤을 새우는 허준.

멀리 산짐승 울음 소리가 을씬년 스럽게 울리고.

(시간경과)...타던 모닥불이 재만남고...

쪼그려 앉아서 잠들어있던 허준이 깨어난다.

한기를 느끼는지 부르르 떨고...

자리를 떨고 일어나서...다시 산속을 갈려는데...

이때 허준이 이상한 느낌을 받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누군가 몽둥이로 허준을 후려친다.

허준 재빠르게 피하고...그런 사내에게 일격을 가하는데...

사내 나뒹굴로...허준이...주위를 둘러보면...

사방에...십수명의 문둥병 사내들이...

몽둥이와 쇠스랑 그리고...낫등을 들고...

허준을 노려보고 있다...어느 사내는 천으로 입고 코를 가린채

눈만 내놓고...다른 사내는 일그러진 코와 뭉개진 입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는데...사내들에게서 살기를 느낀 허준...

겁먹은 얼굴로...뒤로 주춤 주춤 물러난다...

 

허준 ...왜...왜들 이러시오...

 

문둥병자 사내들...어느 누구도 한마디 말도 없이...

허준을 향해서...한걸음 한걸음 다가서는데...

허준, 겁먹은 얼굴로 계속 물러나고...

이때...한쪽에서 울리는 삼적대사의 목소리...

 

삼적 뭣들하는게냐!!

 

허준이 보면 삼적과 

문병 병자 사내 두명이 약초망태기와...

가물치 서너마리를 손에 들고 서 있다.

삼적을 본...사내들... 삼적을 향해 

합장을 하면서 인사를 하는데...

 

허준 대사님!!

 

사내들...허준과 사내를 본다...

 

삼적 (사내들에게)...당신들을 돌볼려고 찾아온 의원이니...

경계할거 없소. 그만 물러들 가오.

 

사내들...삼적에게 합장을 하고...물러간다...

사내들이 물러가고 나면...삼적 허준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고...

 

삼적 니놈 얼굴을 보니...넋이 빠진것 같구나.

허준 ...(겸연쩍고)...많이 놀랐습니다.

삼적 천형으로 대풍창에 걸려...세상 사람들의 혹독한 

질시와 모멸을 받던 사람들이다.

여기 오지 않았으면...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도둑질을 하다 맞아죽거나...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말 사람들이야.

아직...바깥 세상 사람들에 대한 적의를 버리지 못해

그러니 니가 이해하거라.

허준 ...(그제서야 알것같고)...

삼적 먼길 오느라 애썼다. 그만 가자.

 

삼적이 앞장서고...허준이 삼적의 뒤를 따르는데...

 

S#26. 나병환자 촌

 

마을이랄것도 없이. 열채도 안되는 

움막이 곳곳에 있는 작은 부락안으로 

삼적과 허준이 들어서는데...부락 곳곳에 있는 

나병환자들이 허준을 바라본다.

아직도 경계의 눈초리를 풀지 못한 

환자들의 음산한 분위기.

허준...잔뜩 긴장한 얼굴로 그들을 보는데...

이때 부락 한쪽에서 법고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허준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보면 

십육칠세된 상화가...법고를 두드리고 있다.

입과 코는 수건으로 가리고 있고...

법고를 두드리는 눈빛이...예사롭지가 않다... 

허준...그런 상화를 잠시 지켜보는데...

이때 나병환자 한명이 삼적과 허준쪽으로 다가오고...

 

환자 ...안의원님 와 계십니다.

삼적 알았다.

 

삼적...움막쪽으로 가는데 

허준이 그런 삼적을 따라가고...

 

S#27. 삼적의 움막

 

거적을 젖히고...움막안으로 들어오는 삼적과 허준...

움막 한쪽에...사내 한명이 잠들어 있는데...

코를 심하게 골면서 자고 있다...

얼굴을 벽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사내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허준.

 

삼적 ...미친놈이 팔자 한번 좋다.

사내 (돌아누워 있는채)...땡초 주제에 감히 누굴 미쳤다느냐?

삼적 그만 처자고 썩 일어나거라!

사내 난 잠을 자는게 아니라...천수관음보살을 만나고 있다.

삼적 (입가에 미소를 띠고)...망할놈.

 

사내...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고개를 돌리면서

 

사내 보살님은 천개의 팔과 손으로 사해 중생을 구제하는데

넌 고기 처먹을 궁리나 하지 않더냐?

 

사내가 고개를 돌리면...안광익이다...

안광익을 본...허준이 놀라고...

광익도 허준을 보고 놀라는데...

 

광익 ...넌...허준이 아니냐?

허준 ...스승님...

광익 니놈이 여긴 웬일이냐? 

 

S#28. 유의원댁 전경

 

S#29. 약재창고 안

 

오근이 약재를 정리하는데...

이때 창고문이 삐끔열리더니...

침모인 하동댁이...고개를 드밀고...안을 살핀다.

오근이 혼자뿐일걸 보고 안으로 들어오는 하동댁.

쟁반에 사발하나를 받쳐 들고 있는데...

 

오근 ...(의아한 얼굴로)여긴 어쩐 일인가?

하동댁 (괜히 쑥쓰러움을 타고)저...이것 좀 드셔보세요.

오근 ...뭔데?

하동댁 ...약병아리에 인삼 좀 넣고...팍 고았어요.

오근 (입맛을 다시며)약병아리?

하동댁 ...저...남들 보기전에...얼른 드세요.

오근 ...이걸... 왜 날?

하동댁 (배시시...웃는데)...

오근 ...(이 여자가 왜 이러나 싶고)...?

 

이때 약재창고안으로 들어오는 일서와 함안댁

오근과 하동댁...괜히 화들짝 놀라고...

 

함안댁 하동댁이 여긴 웬일이유?

하동댁 (좀전에 새색시 같은 모습과는 달리 퉁명스럽게)내가 못올데 

왔는가? 자넨?

함안댁 (약간 거들먹 거리면서)...나야...(배를 쓰다듬고)...

진맥 좀 해보러 왔지...

 

굴로 얼른 창고밖으로 나가는데...

이때 일서가...하동댁이 놓고간 약병아리를 보고...

 

일서 이게 뭐야...

(손으로 닭을 집을려고 하면)...

오근 그 손 못놔. 싸가지없이...어디 어른 밥그릇에 함부로 손을 대.

 

일서...떨떠름...

 

오근 (다리 하나를 뜯어서 먹는데)...

일서 ...야...홀아비 사정...과부가 알아주는 구만...

형님...하동댁이 형님한테 마음있나 본데... 잘 해보시우...

오근 야이 놈아 .나도 눈이 있어.

아무리 궁해도 하동댁을 맞느니

차라리 홀아비로 죽고 만다.

 

일서와 함안댁 실소를 금치 못하고...

이때 약재창고로 허겁지겁 달려드는. 유월...

 

유월 (다급하게)...도지 도련님 어디 계십니까?

오근 왜 그래? 뭔일이야?

유월 예진아씨께서...많이 아프십니다...

오근 뭐?

 

오근 후다닥 밖으로 나가는데...

 

S#30. 예진의 방

 

예진이 자리에 누워있는데...이마에 

진땀을 흘리면서 앓고 있다...

눈을 감은채...가늘게 신음을 토하는 예진...

유월 옆에서 걱정스런 얼굴로...

 

유월 아씨...정신차리십시오... 아씨...

 

이때 방문이 열리고...

의태와 도지가 들어온다.

 

도지 (유월에게)넌 나가보거라...

유월 예...

 

유월이 나가고 의태와 도지는 예진 옆에...안고...

의태...예진의 팔목을 잡고 진맥을 한다.

의태...신중하게 예진을 진맥하고...

도지는 긴장된 얼굴로 의태와...

연신 가녀린 신음을 토하는 

예진을 안스러운 얼굴로 보는데...

 

도지 ...어찌 된 일입니까?

데체 무슨 병입니까?

의태 (아무런 대꾸없이 진맥을 하기 위해 잡은 손을 놓고 진땀을 

흘리고있는 예진을 본다)...

도지 아버님...

의태 ...마음의 병이다.

앓을 만큼 앓아야...나을게야...

 

의태...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갈려는데...

 

도지 ...마음의 병이라니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의태 아무런 대꾸없이 방밖으로 나가는데...

도지...안타까운 얼굴로 예진을 본다.

 

S#31. 안채 일각

 

오씨가 서 있고 그 옆에 집사가 있다.

오씨 앞에는 침모와 유월이가 있다.

 

오씨 뭐야?

하면...도지가 계속 머리맡을 지키고 있단 말이냐?

유월 예...

오씨 데체 어디가 아픈게야?

어디가 아프다고 그 난리를 떠는게야?

유월 저도 모르겠습니다.

 

오씨...잔뜩 불만스런 얼굴인데...

 

S#32. 예진의 방

 

예진 여전히 앓고 있고..

도지가 예진의 옆을 지키고 있다.

도지 안타까운 얼굴로 

예진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도지 (마음의소리)...마음의 병이라니...

도대체 누구때문에...니가 이처럼 상심해야 된단 말이냐?

허준이 그 자 때문이냐?

그잔...너 이런 마음을 알기나 한것이냐?

예진아...널 바라는 내 마음을 헤아려다오.

제발...정신 좀 차려보거라.

 

도지...괴로운데...이때...

예진의 방안으로 오씨가 들어온다.

오씨...조금은 쌀쌀맞은 얼굴로.

 

오씨 어디가 아픈게냐?

도지 ...

오씨 과거준비에 여념이 없을땐데...

언제까지 머리맡을 지킬 셈이냐?

여긴 유월이한테 맡기고 그만 건너가 보거라...

도지 ...

오씨 도지야...

너 이러고 있으면...아랫것마저...쑤근거리다는걸 모르느냐?

괜한 오해사지말고...어서 건너가라니까.

도지 (버럭)제발 나가게십시오.

소자...예진이가...의식을 차릴때까지 여기 있겠습니다.

 

오씨...화난 얼굴로 예진을 노려보고...

방밖으로 나간다.

도지 안스런 얼굴로 예진을 보고...

 

S#33. 삼적의 움막(밤)

 

삼적과 안광익이 있고...

그 앞에 허준이 무릎을 꿇고 있다.

 

안광익 (웃으면서)그래서 그...서찰때문에...유의태한테 쫓겨났단 

말이냐?

허준 ...(면목이 없고)...

안광익 한심한 놈.

삼적 저아이도...세상의 애욕과...허명에 번뇌하는 중생일 뿐일세...

세상사 살다보면 누군들 그런 욕심이 없겠는가?

광익 부처가 뭐라 했던 내 알바 아니야...

의원 마음에 병자가 아니라...출세를 담았다면...

그건 욕심이 아니라 죄야, 더러운 죄!!

허준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삼적 대풍창에 대해 아는게 뭔가?

허준 살점에 흰가루가 구름처럼 일다가 코가 썩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급기야 살이 썩어가서 죽는 병으로...

의서에도 풍사가 몸안에 들어가 생기는 병이라 적혀있을뿐...

발병이유는 모르고...치료법 또한 없는걸로 압니다.

삼적 난...병이 있다면...반드시...낫울수 있는 약도 있다고 믿네.

광익 (허준에게)내가 그 약을 알려주랴...

 

허준이 광익을 보면...

 

광익 사람의 뼈와 생간이 특효다...

삼적 (버럭)쓸데없는 소리말게...

그릇된 속설일뿐이야...

광익 (빈정거리듯이)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있지...

너...날따라...그 특효약을 구하러 다니지 않겠느냐?

허준 ...?

광익 세상엔 살아서 남에게 해만 끼치는 놈도 많은즉...

그놈들을 죽여...약으로 쓰면 될것이 아니냐!!

허준 (당혹스러운데)...살인까지 하며 의원 될 생각은 없습니다.

광익 ...야 이놈아...의원 쳐놓고...병자의 생목숨 한둘 안 잡은 놈이 

어디 있다더냐! 니기 하늘처럼 아는 유의태도 병을 잘못 

짚어 애매한 생목숨 한둘쯤은 안 잡았을 것 같으냐? 

그런 실패를 딛지 않고서야 어찌 오늘 

저만한 의원이 됐겠어!

삼적 이사람! 광익이!

 

광익, 당혹스러워하는 허준을 보고 껄껄웃는데...

이때...나환자 한명이...움막안으로...들어어고...

 

환자 ...대사님...손님 거처할 숙소를 마련했습니다.

삼적 그만 가서 쉬거라.

 

S#34. 허준의 움막

 

허준 허름한 움막안...흔들리는 

불빛 아래서 상념에 잠겨있다.

 

S#35. 나환자촌 전경(아침)...

 

S#36. 허준의 움막

 

허준이 잠들어 있는데...이때 움막안으로...

이십초반의 여자 나환자가...

나무대야에 물을 들고 들어온다... 

얼굴은 수건으로 감싸고 있고...

양손도...천으로 감고 있는데...

잠든...허준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

 

여환자 ...손님...

 

허준이 잠에서 깨서...여환자를 보고 흠짓 놀란다.

여환자...어쩔줄 모르고...

 

여환자 ...소세할 물을 떠왔습니다.

 

여환자가 허준앞으로...나무대야를 가져오는데.

천으로 감고있는 손이...철렁이는 물속에 잠기고...

허준의 시선이 그 손을 보는데...

여환자...그런 허준의 시선을 의식하고...당황하면서...

 

여환자 ...죄송합니다...다시 떠오겠습니다...

 

여환자...나무대야를 들고 움막으로 나갈려는데...

 

허준 아니요...이리 주시오...

 

허준이...나무대야를 여환자에게서...

가져와 놓는다...

 

허준 그리고...내일부턴...이런 수고는 안하셔도 됩니다.

내가 알아서 하겠소.

 

허준이 여환자가 보는 앞에서 세수를 하는데...

그런 허준을 보는 여환자의 시선.

 

S#37. 삼적사 약재창

 

약재창으로 들어오는...삼적과 안광익 그리고 허준.

한쪽 질화로 위엔 가마솥 하나가 놓여져 있고...

약재를 끓이고...벽에는 마늘과 다른 약재들이...걸려있는데...

허준이...창고에 들어오자 마자...

미간을 찌프리고. 입을 잡고...토악질을 할려 한다.

 

광익 이런 한심한놈...

의원이 될려는 놈이 약재를 보고 메슥거린단말이냐!!!

삼적 (허준을 보고)...견디기 어려우면...골짜기로 내려가 실컷 

토악질을 해...

허준 ...괜찮습니다...

삼적 (끓고 있는 가마솥 뚜껑을 여는데)...

약재와...뱀을 넣어 다린 것이야...

이 비린 냄새에 적응이 될려면 좀 시간이 걸릴테지...

 

허준...끓고 있는 약을 본다...

 

S#38. 삼적사 일각

 

커다란 쟁반에...탕약을 받쳐들고...

움막과...병자들을 오가며...탕약을 건네주는 허준...

허준...손이 문들어져...탕약그릇을 

쥘 수 없는 병자들을...손수...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여...탕약을 먹여주는데...

이때 법고 소리가 들리고...

허준 병자에게 약을 먹이다 말고...

법고 소리가 나는쪽을 본다.

 

S#39. 삼적사 일각

 

상화가...법고를 두드리고 있다...

가슴에...절절한 한이라도 맺힌 듯...

거칠고...격정적인데...

상화의 눈으로...언뜻...눈물이 비치고...

그때...한쪽에서...탕약을 들고...다가오는 허준...

 

허준 탕약 마실 시간이요.

 

그러나...상화...허준 쪽은 보지도 않고...

더욱 세게 법고를 두드린다

허준...그런 상화에게 뭔가 더 말하려는데...

등 뒤에서...삼적의 목소리가 들린다...

 

삼적 (낮고 엄한)탕약을 들거라.

 

삼적의 목소리에...법고 소리...멈추고...

허준...돌아보면...삼적이...상화를 보고 있다...

상화...삼적을...쏘아보고...

삼적...그런 상화의 시선을 받는데...

조금 물러난 자리에서...이들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허준...

 

삼적 ...어서 들거라...

 

상화...금방이라도 대들 듯한 눈빛으로...삼

적을 쏘아보다가...한쪽으로 간다...

그런 상화의 뒷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삼적...

 

허준 저 아이는...누굽니까.?

삼적 ...내 아들일세.

 

순간 놀라는 허준...삼적을 보는데...

 

허준 (이해할 수 없는)저 아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눈빛이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아무리 아버지에 대한 정이 

없다해도 세상에 어떤 자식이 살기 가득한 눈으로 아버지를 

쏘아볼 수 있습니까?

삼적 (씁쓸한 미소를 띠고 아무런 대꾸없이 한쪽으로 가는데)...

 

의아한 얼굴로...

그런 삼적을 보는 허준의 시선...

 

S#40. 삼적사 일각. 움막(밤)

 

허준...움막에서...여자대풍창 

병자의 진료를 마치고 있는데...

얼굴과...머리등에 시침했던...

침을 뽑고 있다...

 

허준 이제 다 되었습니다. 

(한쪽에 놓아둔 탕약을 환자에게 주면서)

이 탕약이 땀구멍으로 열사가 나가게 할것이니...

몸을 청결히 해야 합니다...

병자 예... 

 

여환자 탕약을 마시고...

얼굴에 천을 감는데...

그때...움막의 거적이 젖혀지며...

안광익이 나타난다...

 

허준 ...(광익에게 예를 갖춘다)...

광익 하루도 못넘기고 꽁무니를 뺄 줄 알았더니...제법이구나...

 

S#41. 나환자촌 일각(밤)

 

진료를 마친. 허준과 광익이...움막쪽으로 가는데...

이때 상화가...불당쪽으로 가는 것이 보인다.

그런 상화를 보고 이상한 느낌을 받는 허준...

광익과 허준의 시선을 의식하고...상화를 보는데...

 

S#42. 삼적사 불당

 

부처아래 촛불이 켜 있고.

그 앞에서 목탁을 치고 있는 삼적...

이때 불당안으로 상화가 들어서는데...

살기를 가득 담은 눈으로 목탁을 두드리는 

삼적의 뒷모습을 무섭게 쏘아보던 상화...

품안에서...퍼렇게 날이 선...칼을 꺼내드는데...

고개를 돌려...그런 상화를 보는...삼적.

 

S#43. 불당 밖

 

허준과...광익이 불당앞으로 걸어오는데...

이때 불당안에서 들리는 삼적의 목소리...

 

삼적 (소리)뭘 망설이는게냐.

어서 찔러라.

 

삼적의 말을 듣고 놀라는 허준과 광익.

 

S#44. 불당 안

 

의연한 모습의 삼적...

눈에 핏발을 세운 상화...

손만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삼적 나를 찔러 네 가슴의 원한을 지울수 있다면 그리하거라...

상화 ...

삼적 나는...널 돌보며 지옥같은 인생을 구원받았다.

헌데 부처님의 자비도 네 가슴에 한은 치유하지 못했구나.

이제 그만 나를 죽여 네 고통에서 놓여나거라.

상화 ...

삼적 어서 찔러라. 

 

순간 상화 짐승같은 신음을 내며 부들 부들 떨리는 

손으로 칼을 높이 쳐드는데...

눈을 감은...삼적 요동조차 하지 않는데...

이때 불당의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오는 광익과 허준.

 

광익 너 이놈 뭣하는 짓이냐!

 

칼을 높이 쳐 든채...

부들부들 떨며 울고 있는 상화.

상화...그자리에 허물어지면서 오열하는데...

 

광익 ...못난놈.

이날까지 너를 돌봐준 애비의 은혜를 살생으로 갚으려 했단 

말이냐.

상화 (낮고 단호한 울먹이며)누가 내 아비라 했소?.

저 사람은 내 원수요!

내 부모를 죽인 원수란 말이요!! 

 

그말에...허준...경악하는데...

 

상화 (삼적에게)언젠간...당신을 죽여...내 부모의 원한을 갚을 거요.

하늘에 맹세코 절대로 살려두지 않을거요!!

 

상화...불당을 뛰쳐나가고.

삼적의 괴로운 얼굴...

 

광익 (삼적에게 화를 낸다)저아이를 곁에 두지 말라 그리 

일렀거늘 어찌해 못난 정을 끊지 못하고 화를 자초하는가.

삼적 ...

광익 자네 목숨이 자네 한사람만의 것인가.

자네가 죽으면 자넬 믿고 사는 병자들은 어찌할 것이야. 

그들을 위해서라도 저 아이를 보내게.

삼적 ..그럴 수 없네...

광익 민세!

 

삼적이 불당밖으로 나가고...

광익 착잡한 얼굴로 그런 삼적을 보는데...

허준 이모든 상황이 당혹스럽고...

 

S#45. 허준의 움막

 

작은 소반에...술상이 있고...

광익...술병채 손에 들고 술을 마신다.

무거운 얼굴로 그런 광익을 보는...허준...

 

허준 어찌 된 일입니까?

대사님께선 상화가 대사님의 아들이라 하셨습니다.

광익 상화는 삼적의 양자야...

허준 ...?

광익 악연인 게지...

제 부모를 죽인 사람을 어찌 애비라 받들 것이며... 

제 아들을 죽인 자의 자식을 어찌 맘 편히 아들이라 

하겠나...

허준 (놀라고)...어떻게 그런일이...

 

허준...당혹스러움을 감출 길이 없고...

 

광익 (한숨을 토해내 듯)십년도...더 된 일이지...

허준 ...

광익 ...민세하고 난 한날 한시에 내의원에 입격했어.

민세는...수석으로 등원해...

어의 양예수의 총애를 받았지.

 

S#46. 궁궐 외경

 

내의원의 전경이 펼쳐지고...

 

S#47. 내의원 

 

양예수와 정작, 김응택(박광남)송학규(문희원)

이공기(최항석) 그리고 안광익 등이 있는 가운데

양예수...김응탁을 심하게 꾸짖고 있다.

 

양예수 자넨 뭘 한게야?

세자마마의 병세가 더 악화됐으니...그러고도...

자네가 세자궁의 시의라 할 수 있는가!!

김응탁 탕약을 쓰고 있으니...며칠 경과를 더 두고보시면...

양예수 (끊는)자네를 어찌 믿고 기다려!!

 

김응탁...얼굴이 일그러지는데. 

그때 김민세가 문을 열고...안으로 들어서는데...

 

민세 ...찾아계십니까.

양예수 지금 즉시 세자궁으로 갈 채비를 하라.

 

다들 놀라고 김응탁 얼굴 굳어지는데...

 

양예수 서둘러 세자마마의 농양을 치료하라.

 

S#48. 세자의 방

 

민세...열두어살 정도의 세자의 허벅지에 

난 농양을 살펴보는데...심하게 곪아...

마치...주위의 살이 썩은 것처럼 죽어있고.

옆에서 주위에서...이를 지켜보는 

김응탁...송학규...안광익.

 

S#49. 세자궁 일각

 

세자궁 일각에...김민세와 안광익 

그리고 김응탁과 송학규가 있다.

 

민세 환부가 너무 깊이 곪아 있어... 자칫하면 골수까지 

농액이 스밀수 있습니다. 빨리 환부를 째서 독한 고름을 

짜내고 뼈에 침식한 사기를 긁어내야 합니다.

 

순간...놀라는 김응택과 송학규...

 

응택 하면...세자마마의 환부에 칼을 대잔 말인가?

송학규 아니될 말이네... 다른 방도를 찾아보게...

민세 화침과 탕약만으로 처방하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칼을 대야 합니다.

응택 이 사람이 무슨 소릴하는거야!

그러다 잘못되서 내의원에 평지풍파를 일으킬 셈인가!!

학규 잘못되면 시술한 자네는 물론...양예수 영감의 목숨까지

위태롭다는걸 모르고하는 소린가!!

민세 양예수 영감께선...제게 소임을 맡겼습니다.

저는 그리 할것입니다.

(광익을 보고)가세...

 

민세와 광익이...세자의 방쪽으로 가면...

 

응택 (그런 광익과 민세를 보고)...건방진 놈.

 

응택과 학규는 내의원쪽으로 간다.

 

S#50. 세자의 방

 

안광익, 칼을 들어 환부를 찢으면... 

김민세가 환부에서 흐르는 고름을 긁어낸다. 

세자의 환부를 치료하고 있는 김민세와 안광익.

 

S#51. 내의원

 

양예수가 있고...그앞에...김응택과 

송학규.그리고...정작이 있다.

 

김응택 말리셔야 합니다 

양예수 ...

송학규 김민세가 마마의 옥체를 훼손하고도.

병을 치유하지 못한다면 

영감마님께서도...그 책임을 지게되실 것입니다.

빨리 말리셔야 됩니다.

 

양예수...말없이 고민을 하는데...

정작은 그런 양예수를 바라보고 있다... 

 

양예수 (고민끝에)그냥 두시오...

김응택 영감마님!!

양예수 나는 김민세...그 사람을 믿네...

 

양예수...단호하게 말하면...

김응태과 송학규도 어쩌지 못하는데...

 

S#52. 세자의 방

 

김민세와 안광익이...

세자의 환부에 치유하는 모습.

 

S#53. 내의원

 

내의원에서...초조하게 기다리는 

양예수와 김응택, 송학규... 

이때 문이 열리고 정작이 들어온다.

 

양예수 어찌 됐나?

정작 세자마마의 열이 내리고...안정을 찾으셨습니다.

 

양예수...껄걸 웃는다.

 

예수 내 그럴줄 알았네...

(김응택과...송학규를 보고)어떤가?

이만하면 김민세가...내 뒤를 이어 어의가 된다해도

손색이 없지 않은가?

 

김응택의 표정이 가늘게 떨리고...

송학규의 어색하게 미소를 띤다.

 

S#54. 움막

 

광익과 허준이 앉아있고...

 

광익 그 일이 있은 후론...민세 그사람에 대한 양예수의 총애가 더 

했고...

다들...민세가...양예수의 뒤를 이어 어의가 될거라 믿었어.

허준 ...

 

S#55. 내의원

 

양예수와 김응탁...정작...송학규 이공기를 

위시한 실세들과...내의원 소속 의원들이...

모두...모여있는데...거기엔.안광익과...김민세도 있다.

정작이...의원들의 보직자리를 발표하고 있다...

보직이 발표될 때마다...그 자리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는데...

 

정작 ...이공기...혜민국...정세훈...건재약재창...송학규...혜민국...

안광익...건재 약재창...김민세...세자궁...

 

그순간...좌중들...일시에 

민세를 보며 술렁이고...

민세도 놀라는데...

 

정작 ...김응택 탕약방 이상일세.

 

사람들...여전히 술렁이는데...

김응택과 송학규의 표정이 일그러져 있다.

 

양예수 다들 맡은바 소임에 충실하여...내의원의 기강이 흔들림이 

없도록 하라.

 

이때 민세가 양예수에게...

 

민세 소인...아뢸 말씀이 있습니다.

 

양예수...민세를 보고...사람들도...

일시에...민세를 보는데...

 

양예수 뭔가...?

민세 ...소인에게 내려진 세자궁 직처 발령을 거두어 주십시요.

 

민세의 말에...놀라는 사람들...

민세를 보는데...

 

민세 소인...세자궁의 시의를 맡기엔 의술과 경력이 미천합니다.

아직은 건재약재창이나...탕약방에서...

약재의 조제와...증험을 비교하면서...더 수련을 쌓아야 할 

것이니

그리 할 수 있도록...선처해주십시요...

양예수 당치않네. 자네 의술의 경지는 이미 내가 가늠하고 있어.

세자궁으로 가게...

민세 (간곡한)영감마님...소인의 청을 .들어주십시요.

 

양예수...간곡하게. 청하는 민세를 보고...

잠시 생각하다가...

 

양예수 자네 뜻이...그러하다면 어쩔 수 없지.

원하는대로 보내주겠네...

 

민세 고개를 숙여 양예수에게 예를 표한다.

 

S#56. 삼적사...움막

 

광익이...허준에게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광익 세자궁의 시의자리는...내의원이라면 

누구나 탐을 내는...출세의 요직이야

허나...민세 그 친구는 출세나 권력 따위엔 관심조차 없었어...

내의원 입격 동기인 우리는...허구헌날...약재창과 탕약방에 

처박혀. 약재의 증험을 연구하고 의서를 탐독하며 지냈지.

허준 ... 

광익 그러다...민세 그 친구가...서른이 다 넘어서...내 중매로...

나이가 십년차나 지는 내 누이와 혼인을 하고... 늦둥이를 

봤어... 그 아이 이름이 상화야...

허준 ...?

 

S#57. 민세의 집 방안

 

광익(소리)...늦게 본 자식인 탓도 있었지만...

어려서 부터...워낙에 영민한 아이였는지라...

상화에 대한...민세의 애정은...각별했었어...

방안에는...예닐곱살의 상화가...민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고 민세의 부인...안씨가...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화목한 분위기의 가정이다...

 

어린상화 ...수욕정이(樹欲靜而) 풍부지 (風不止)...하고...

자욕양이(子欲養而)...친부대(親不待)...라...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지만...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지만...부모는 기다리지 않는다...

 

민세와...안씨...흐뭇한 미소...

 

어린상화 부모님께서 살아실제...효도하라는 말씀입니다.

민세 옳지...잘했다...잘했어.

내 너에게 상을 내리마...

 

민세 옆에 있는 비단 보자기를 상화앞에 내밀고.

 

민세 (부인을 보고)풀어 주구려.

 

부인 보자기를 풀면 보자기 안에 비단신이 있다.

비단신을 들고 활짝 웃는 상화...

그런 민세를 보고 웃는 민세와 부인...

 

광익(소리) 장차...이나라의 어의가 될 몸에...

화목한 가정까지 있었으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친구였어.

(괴로운)...그일이...벌어지기...전까지는...

 

S#58. 내의원 일각

 

김민세와 안광익...의서를 보고 있는데

그때...내의원 안으로...이공기가 황급히 들어온다...

 

이공기 (민세에게)어서 집으로 가보십시오...

민세,광익 ...?

내의원 ...나으리...아이가... 없어졌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민세와 광익...놀라고...

 

S#59. 민세의 방

 

자리에...멍하니...앉아있는 안씨...

마치 혼이 나간 사람처럼 보이는데...

그때...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민세와 광익.

 

민세 (황망한)...상화가 없어지다니...그게 무슨 말이요?!

안씨 (울먹이고)...서방님...

 

안씨...민세와 광익을 보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데...

 

광익 대체...무슨 일이냐...집에 있는 아이가 어디로 사라진단 

말이야.

 

안씨...물음에...대답하지 못한채...

그저 꺽꺽대며...울기만 하는데...

그때...밖에서 노복의 소리.

노복(소리)나리. 사람들이 돌아왓습니다...

 

S#60. 민세의 집 마당

 

버선발로 마당에 내려서는 민세와 삼적...안씨...

사람들...보지만...상화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민세 ...상화는...어찌됐느냐?

 

사람들...대답하지 못하고...머뭇거리는데...

 

민세 (소리지르는)어째됐냐니까!

노복 ...차...찾지 못했답니다...

 

절망적인 민세...다시 오열하는 안씨.

 

광익 ...이많은 사람들이 나가...어린애 하나 찾지 못하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노복 저...이사람들 말이...

 

노복...말을 하려다가...머뭇거리는데...

 

민세 어서 말하게.

노복 도련님이 대문앞에서 놀고 계시던 아침 나절에 

문둥병자들이 지나갔다 합니다.

 

그말에...충격을 받는 민세.

 

민세 뭐야?

 

그말에...안씨...그자리에...혼절하고...

여자 노복이 아씨하고 외치며 부인을 잡는다...

광익도 안씨를 부축하는데...

민세.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

 

S#61. 길가 일각(밤)

 

횃불을 들고...상화를 찾아나선 사람들...

맨앞으로...제정신이 아닌 듯한...민세가 서있고...

그 뒤로...광익...노복들이 따르는데...

 

민세 상화야...상화야...

 

핏발선 눈으로 상화를 부르고...

노복들도 상화도련님을 부르면서...찾는데...

 

S#62. 강변 일각(이른 아침)...

 

밤새...못찾았는지...허탈한 표정의 민세와 광익...

그리고 노복들...민세...멍하니 강물을 바라보는데...

그런 민세에게 다가가는 광익

 

광익 불길한 생각말게...

문둥병자가 어린아이를 잡아먹는다는건...헛된 소문일뿐이야...

민세 ... 

광익 난 더 찾아볼것이니...자넨 집으로 가...

자네 안사람을 돌보게...

(노복들에게)가자...

 

광익과 노복들 한쪽으로 간다...

민세 멍하니 있다가 강변을 따라 걸어간다...

 

S#63. 강변 일각 혹은 산중 일각

 

허탈한 표정으로 걸어가던 민세의 시야에

허름한 움막이 보이는데...

거기서 모락 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엄습하고...

민세 무엇엔가 끌리듯이...그곳으로 가는데...

 

S#64. 움막 앞 

 

움막앞으로...서서히 다가서는 민세...

보면...다 쓰러져 가는...움막.

마당 한켠에 커다란 가마솥이 있고.

불안한 민세...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떨리는...걸음을...겨우...옮기는데...

그런...민세의 발앞으로...뭔가가...걸리는 느낌...

민세 보면...상화의 신발이다!

순간...심장이 멎어버릴 듯한...충격을 받는 민세...

민세...떨리는 손으로...주워보면...

진흙이 가득 묻었지만...분명...상화의 신발이다...

민세...다시한번 가마솥을 보고...

온몸이 떨려오는듯 한데...고통스럽게 

일그러지는 얼굴...민세...움막안으로 뛰쳐들어가는데

 

S#65. 움막 안

 

...움막의 거적을 확...젖히며...나타나는 민세...

어둠속에서...개다리 소반을...사이에 두고...

뭔가를 먹고 있던...사람들...고개를 돌려 본다...

순간...천둥소리와 함께...번개가 내리치는데...

그 밑에...비춰지는...두명의 남녀와...어린...여자아이...

모두...심하게 얼굴이 일그러져 있고...

민세...소스라치게...놀란다.천둥소리와...

민세의 등장에...겁에 질린...여자아이들...

 

민세 이...짐승만도 못한 것들!!.

 

민세의 눈에 핏발이 서고...

움막안에 눈에 띄는 쇠스랑을 집어든다... 

다시 천둥과 벼락이 치고...쇠스랑을 집어든...

민세의얼굴에 빛이 스쳐가는데.

 

민세 (절규를 하듯이)으 아...아 아아...

 

쇠스랑을 들고 절규하는 

민세의 얼굴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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