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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허준] 2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28|조회수142 목록 댓글 0

[허준] 20
 

 

 

 

 



S#1. 마을 일각

허준이 달려가면...마을일각에 십수명의 사람들이...

둘러서서 웅성거리고 있는데...

허준...사람들을 헤치고...들어가서보면... 

가운데...상화와...수연이 쓰러져 있고...

몽둥이를 든...사내들이...상화를 내려치고 있다...

둘러서서 보는 사람들... 죽이라고 아우성치고.

그들을 본...허준...놀라고...얼른 안으로 뛰쳐들어가...

상화를 향해 몽둥이 질을 하는 

사내들을 가로막고 선다.

 

허준 ...그만하시오...그만들 하시오.

사내 넌 뭐야?

허준 대체 왜 들 이러는거요?

사내 보면몰라? 이 문둥이 자식이...내 자식을 잡아 먹을려고 했어.

허준 그럴리 없소. 그럴 리가 없소.

사내 내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무슨 헛소리야!!

허준 ...이 아이들은 문둥이가 아니요.

사내 (어어없다는 표정으로)미친놈...

니 눈에는 저 년놈들...몰골이...보이지 않더냐?

니놈마저 당하지 전에 썩 비켜나!!

(다른 사내들을 향해)뭣들 하는가? 이놈을 끌어내지 않고!!

 

사내들...허준을 잡으면...

허준 거칠게 뿌리치면서...

 

허준 난 의원이니...내 말을 들으시오.

당신들이 오해를 하고 있소.

문둥병자들이...아이을 잡아먹는다는건...잘못된 생각이오.

그 병이...대물림 된다는것도...

쉽사리 전염된다는것도...모두 틀린 말이요.

사내 이 자식이...무슨 헛소릴 지껄이는거야!!

허준 더구나...이 아이들은 병자가 아니요.

 

허준...쓰러져 있는 수연이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수건을 확 벗긴다.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져 있는데...

수연이의 얼굴을 본 사람들...

인상을 쓰고 웅성거린다.

 

사내 니놈눈엔...저게 뭘로 보이냐?

입이 문들어지고...코가 주저 않은게 안보여?

 

허준...수연의 얼굴을 손으로 만진다...

사내 놀라고...구경하는 사람들...

얼굴을 찌프리는데...허준...광기어른 얼굴로.

피를 흘리면서...쓰러진 상화의 저고리를 풀어젖히는데...

가슴에...일그러진 흔적이 있다.

허준...그런 상화의 가슴을 입으로 빤다...

사내들과 구경하던 사람들 더 놀라고.

허준...상화의 발을 걷고...

발에 난 상처에도 입을 댄다...

 

허준 보시오...당신들 말대로 이 아이가...병자고...쉽사리 전염이 된

다면 내가 어찌 입을 대겠소...어찌...환부를 손으로 만지겠소.

 

사내들 주춤하는데...

 

사내 ...허튼수작말아. 니놈도...문둥이가 아니냐!!

저 놈을 쳐라!!

 

사내 하나가 몽둥이로 허준을 공격하면...

허준...사내의 몽둥이를 피하고 

사내에게 일격을 가하고...몽둥이를 뺐는다...

허준...몽둥이를 들고 ...사내들을 향해서...

 

허준 (핏발선 눈으로)...

하늘로부터 버림받은 불쌍한 사람들이야...

세상과 피붙이들한테도 버림받은 불쌍한 사람들이야.

당신들...편견으로...세상 떠돌다...굶어 죽거나...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불쌍한 사람들이야!

제발 그만들 해!!

내 말을 못믿겠다면...

어떤 놈이건 덤벼라. 덤벼!!

 

허준, 몽둥이를 든채...

핏발선 눈으로...사내들을 보는데... 

사내들 긴장된 얼굴로...허준을 본다.

 

사내 (다들 사내들에게)뭣들 하는가?

저 놈을 치라니까!!

 

사내들 허준을 노려보면서 몽둥이를 드는데...

허준 역시...핏발선 눈으로 사내들을 쏘아본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이때...저자거리에서...

허준이 치료해줬던 관아의 아전이...

허준과 사내들쪽으로 달려나오는데...

 

아전 왜 들 이러나?

(사내들을 보고)자네들 지금 뭣들 하는가?

사내 ...나으리...마침 잘오셨습니다요.

저기...문둥이년놈들을 좀 보십시오.

저 년놈이...제 아들놈을 해칠려는걸 잡아 족치는데...

저 자식이 나타나서 지가 무슨 의원입네 하고...

저놈들을 감싸고 있습니다요. 

허준 (아전에게)...

이 자들은. 한때 병을 앓아서 몰골은 저러하나...

문둥병자가 아닙니다.

마을 아이들을 헤칠려 했다는 말도 오핼것입니다.

제가...동구밖으로 데려갈것이니...조용히 떠나게 해주십시오.

사내 (흥분해서)저 자식이 무슨 헛소릴 지껄이는거야!

니놈같으면...지 자식을 죽일려는 년놈을 그냥 보낼거야!!

아전 다들 그만두게.

 

아전...엄하게 소리치면...

사내, 찔끔해서 물러나고...

 

아전 .(사내들에게)이 사람은 의원이 맞네.

허준이라고 의원중에서도...아주 용한 의원일세...

허의원이 저자들을 데리고.동구밖으로 나간다니...

다들 허의원 말을 믿고...썩 물러들 가게.

 

사내들...그래도 가지 못하고...

허준을 쏘아보는데...

 

아전 아...뭣들 하는게야...썩 물러가라니까.

(둘러서서 구경을 하는 행인들에게도)...

뭔 구경났다고 이리들 지키고 섰어...

다들 가서...볼일들 보시게.

 

행인들...하나둘씩 물러나면...

사내들도...어쩔수 없다는 듯이...

들고 있던 몽둥이를 팽개치고...

한쪽으로 몰려간다.

 

허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전 ...어서...저자들을 데리고...나가게.

 

S#2. 마을일각

삼적대사가 마을 일각을 가는데...

이때 행인들이 다가오면...

삼적.행인에게 합장을 해서...

예를 갖추고...

 

삼적 말 좀 물읍시다.

행인 (보면)...

삼적 혹...마을을 지나는 문둥병자들을 본 적이 없소?

행인 마을로 들어왔다...혼줄이 나서 쫓겨 났지.

애 어른 할것없이...돌멩이를 던져서...

문둥병걸린 사내놈하고 계집놈이...머리에 피를 철철 흘리면

서...도망갔수.

삼적 (순간 삼적의 얼굴이 굳어지고 다급하게)어디로 갔소?

행인 도망간 그 년놈이 동구밖 폐가에 있다는 소릴 듣고...

동네 왈패들이 몰려 갑디다.

폐가를 불싸질러...태워 죽인다나...

 

행인들...한쪽으로 가면...

삼적의 마음이 조급해지는데...

삼적...서둘러...동구밖 쪽으로 향한다.

 

S#3. 동구밖 일각 페가

삼적이...허겁지겁 폐가쪽으로 가면...

폐가 주위로...대여섯명의 사내들이 있고...

그중 두어명은 손에 횃불을 들고 있다.

 

사내 자...빨리 불을 싸질러.

 

사내들...햇불을 휘돌려서...초가지붕위로 던진다...

초가지붕이 불에 타들어 가는데...

삼적이 다급하게 사내들쪽으로 간다.

 

삼적 뭣들 하는거요?

사내 저안에...문둥이들이 있어...불싸질러 버리는거요.

저 놈들이 여기 있으면...언제 마을로 들어와...젊은 처자들과...

애들한테 해꼬지 할 지 모르잖수... 자...뭐해...횃불을 던져!

삼적 (사내들을 만류하면서)잠깐...잠깐만 기다리시오.

 

삼적...폐가 마당안으로 뛰쳐 들어간다.

폐가 지붕에선 에선...연기가 피어오르는데...

마당으로 들어간 삼적이. 창호지가 다 

찢어져 나가고...문살이 부러진 문을 바라본다.

 

삼적 (다급하게)상화야...게 있느냐?

수연아...

 

안에서 아무런 대꾸가 없자...

삼적 문을 열고...안으로 들어간다...

 

S#4. 폐가방안...

삼적이 문을 열고 방안으로 뛰쳐 들어오면...

방안 한구석에...문둥병이 심한 

사내와 여자...그리고...어린 아이가 

겁에 질려서...떨고 있다. 순간...사내와 여자를 본...

삼적은 상화가 아니라서...낙심하는 눈빛이고...

그러나 빨리 마음을 추스리고...

사내와 여자에게 호령한다.

 

삼적 어서 나가지 않고...뭣들 하오!! 

 

S#5. 마을외각

인적없는 마을외각 일각에...

허준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거의 탈진한 수연을 돌보고 있다.

근심어린 얼굴로 수연을 보는 상화.

수연의 상태를 살핀 허준...

 

허준 (상화를 보고)삼적사로 가자...

상화 우린...안돌아가오...

허준 안가다니?

수연이 병세가 위중하니...시급히 치료해야 한다.

상화 죽든 말던 상관말고... 갈길이나 가시오...

허준 대사님께서 얼마나 노심초사 하시는지 몰라서 하는 소리냐?

상화 역겨운 위선이요.

내 부모와 누이를 죽인 죄값을 면죄받기위해...

문둥이을 속이고 사는거요.

더 이상...그 꼴 보고 싶지 않소...

허준 (화가 나고)닥쳐! 아무리 어리기로 서니...어찌 그따위 막말을 

해!

상화 ...

허준 일전에 네가 나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 

돌아갈 곳이 있으니 나같은 자는

병자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다 했지.

네 말이 맞다......

난 니 고충을 다 헤아리지 못해...

돌아갈 집과 처자식이 있으니.

여기서 버티고 있는지도 몰라.

...허나...대사님은 아니다. 

모든걸...버리고 다시...돌아갈 곳이 없는 분이야...

대사님께 집은 삼적사 뿐이고...함께 살 사람들은 너와 병자들 

뿐이다.

돌아가자......

상화 ...(무거운 얼굴로 대꾸 없는데)...

허준 ...수연이를 위해서라도 가자...

그만하면 세상사람들이 너희를 어찌 대하는지 충분히 겪지 

않았느냐?

너 경솔한 행동으로

저 아인 지울수 없는 상처를 받았을게다.

진정...수연이를 위한다면 가야된다.

상화 ...

허준 상화야...

 

상화...착잡한 얼굴로 아무런 대꾸도 않는데...

 

S#6. 산중일각

허준은 지게를 지고 상화는 아픈 수연을 업고...

삼적사로돌아가는데. 마을 사내들에게서 맞아...

피멍이 든 얼굴로...회한 가득한 눈빛으로...

산길을 걸어가는 상화의 눈에 언뜻 눈물이 비치고...

허준...그런 상화를 본다...

하지만 아무 말도 않고...묵묵히 가는데...

 

S#7. 삼적사 일각 

허준과 상화가 삼적사에 당도하면...

일각에서...문둥병자들과 텃밭을 일구던 

예진이...허준을 보고 온다.

 

예진 (상화와 수연을 보고 놀란 얼굴로)...어찌 된 일입니까?

허준 함안 저자거리에서 마을 사람들한테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

을 데리고 왔습니다. 대사님은 어디 계십니까?

예진 ...상화 때문에 노심초사 하시다...직접 찾아보시겠다며...

산을 내려갔습니다.

 

그런 예진의 말을 듣고 상화를 보는 허준.

상화...의식적으로 무심한척 하는데...

 

허준 (예진에게)수연이의 상태가 위중합니다...

시급히 손을 써야 될 듯 싶습니다.

예진 제가 준비를 하겠습니다.

허준 (상화에게)빨리 움막으로 옮기지 않고 뭐하고 섣느냐?

 

상화 수연을 움막으로 옮기고 

허준과 예진도 함께 간다.

 

S#8. 삼적사전경(밤)

 

S#9. 허준의 움막(밤)

한쪽 자리에...수연이 누워있고...

그 옆에...허준과 예진이 수연을 치료하고 있다.

그 뒤론 상화가...초조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는데...

예진이 물수건을 건네면...물수건으로 이마를 닦는 허준.

 

허준 (예진에게)뜸을 놓아야겠습니다.

예진 대사님 거처에 쑥이 있는걸 봤습니다.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예진,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S#10. 삼적의 움막

움막으로 들어온 예진. 

움막 한쪽에 있는 약재함에서...

쑥뜸을 놓는데 필요한 약재를 챙기는데...

이때 움막으로 삼적이 들어온다.

 

예진 ...(삼적에게 예를 갖춘다)...

삼적 거창에서...대풍창 병자 일가를 데려왔다.

거처는 마련했으니...날이 밝는대로...허준이한테...병자들의 상

태를...

살피라고 일러라.

예진 예...

 

삼적...등에 진 봇짐을 풀어서 놓는데...

 

예진 대사님...

삼적 (보면)...

예진 상화가 돌아왔습니다.

삼적 (놀라지만 내색 않고)...어딨느냐?

 

S#11. 허준의 움막

허준이...진땀을 흘리며 있는 

수연의 이마에 난 땀을 닦아주고 있다...

이때...움막안으로...예진과 삼적이 들어오는데...

움막 한쪽에 있던 상화가...삼적과 시선이 마주치면...

두사람 말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상화를 바라보는 삼적의 눈빛에는 애증이 교차하고...

착잡한 심정으로 상화를 보면...

상화...그런 삼적의 시선을 피한다.

삼적...허준과...수연쪽을 보는데...

허준...삼적에게 예를 갖추고...

삼적...수연의 상태를 본다...

 

삼적 어떤가?

허준 몸에 열이 심하게 나고...팔다리가 차지는 걸로 봐서 상한병인 

듯 합니다.

삼적 (맥을 짚고...수연의 이마를 만져본후 고개를 끄덕이고)

경맥을 소통시켜야 할것이니...우선 땀을 내고...열을 발산해야 

한다...

허준 예.

 

삼적...자리에서 일어나...상화를 본다...

상화의 피멍든 얼굴을 보고...

 

삼적 꼴이 그게 무어냐?

상화 ...

삼적 ...보아하니...매질을 당한 듯 한데...태독을 방치하면...

중병이 되니...예진에게 약을 처방 받도록해라...

상화 ...제게 하실 말씀이 그 뿐입니까?

삼적 .... 

상화 본심을 감추고 절 위하는 척 마시고. 차라리 질타를 하십시

오.

삼적 ...세상이 널 어찌 보더냐?

상화 개 돼지 만도 못하게...벌레보듯 하더이다...

삼적 내 보기에도 그렇다...

상화 ...

삼적 개 돼지 만도...벌레만도 못하지...

상화 ...

삼적 대풍창에 걸려 문들어지고...뒤틀린 살갗은 허울일 뿐이다.

개 돼지만도...벌레만도 못한것은...니 몸뚱아리가 아니라...

원한으로 뒤틀린 마음이야...

상화 ...

삼적 허울을 벗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사람처럼 살고 싶으면...이제 그만 허울을 벗거라.

 

삼적이 움막밖으로 나가면...

상화...무언가...충격을 받은듯한 얼굴로 

멍하니 있는데...그런 상화를 보는 

허준과 예진의 시선...

 

S#12. 법고앞(밤)

법고앞으로 오는...상화...

착잡한 얼굴로 있다가...북채를 들고...

법고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가슴 가득한 원한을 떨쳐낼려는 듯...

격정적으로 법고를 두드리데...

 

S#13. 불당

부처앞에 앉아서 눈을 감은채 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런 삼적의 귀에도 법고소리가 울린다.

탄식하듯이 나무 관세음 보살을 읊조리는 삼적.

 

S#14. 삼적의 움막(밤)

삼적이 앞에...지필묵을 두고...눈을 감은채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삼적의 눈으로...옛날...

폐가에서 문둥이들을 죽이던 순간이 회상된다.

상화인줄로만 알았던 어린 소년을 잡고...

용서해달라고 절규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붓을 들어...무언가 쓴다.

글을 쓰고 나면...옆에 있는 나무함을 열고...

함에서 무언가 꺼내는데...밤톨만한 환약...

서너알을 꺼낸다...환약을 보고...

잠시 생각하던 삼적이...그 환약을 먹는다. 

그런 삼적의 비장한 표정...

 

S#15. 삼적사전경(아침)

곳곳에 흩어져 있는 움막에서...연기가...

피어오르고...마을을 오가는 

문둥병자들의 모습도 보이는데...

약초를 캐러 가는지...망태기를 지고 가는 이...

혹은 광주리를 이고...가는 여자의 모습도 보인다.

 

S#16. 허준의 움막

수연이 잠들어 있고...한쪽엔 밤새 병구완을 해서...

지친 허준이 벽에 등을 기대고 잠들어 있다...

수연의 옆에는 상화가 잠든 수연을 바라보고 있다.

안스러운 눈빛으로 수연의 뺨을 어루만지는 

상화의 눈에 눈물이 글썽한다.

수연 눈을 뜨고 그런 상화를 보는데...

 

수연 ...(힘겨운)...오라버니...

상화 ......

수연 이제 대사님에 대한 원한을 푸세요.

상화 수연아...우리 죽자.

이 멍에를 지고...평생을 사느니...차라리 우리 죽자.

수연 ...(눈물을 흘리고)...오라버니...

상화 (우는데)...

 

이때 움막으로 다급하게 들어오는 예진...

 

예진 허의원님...

 

허준이 잠에서 깨어나면...

 

허준 무슨 일입니까?

예진 큰일났습니다...대사님께서...피를 토한채 의식을 잃고 계십니

다.

허준 (놀라고)...

 

그 순간. 상화도 놀라서 예진을 보는데...

허준과 예진...다급하게 움막을 나가고...

상화의 얼굴이 굳어진다.

 

S#17. 삼적사일각

허준과 예진이 급하게...

삼적의 움막으로 가고 있다.

 

S#18. 삼적의 움막

허준과 예진이...움막으로 들어오면.

입가에 피를 토한 흔적을 남긴채...의식을 잃고 있는

삼적이 보이고...허준...삼적을 부여잡고...

 

허준 대사님...대사님...

 

허준...삼적을 흔들어 깨어보지만 

삼적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는다... 

허준...삼적의 맥을 짚는다...

초조한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예진...

 

예진 어떠십니까?

허준 ...맥이 점차 약해지고 있습니다.

예진 (안타까운 얼굴로 삼적을 보고)대사님...대사님...

 

예진...삼적을 깨워 볼려하는데...

이때 허준의 시야에...삼적이 먹고 남긴 밤톨만한...

환약이 들어오고...허준...그 환약을 들어본다...

그리고는 그 옆에 있는 서찰을 들어...읽는데...

(삼적대사의 목소리로 서찰을 읽는 동안...

서찰내용에 맞는 삼적의 과거행적과...

헌신적인 노력이...화면으로 나갈 것)

 

삼적(소리) 허준이 보아라...

천개의 손으로 세상의 질곡과 시련에 맞서

중생을 구제하시는 천수관음을 아느냐?

난 천수관음의 심정으로 십수년간 대풍창에 맞서

싸웠지만 아직 발병의 원인과 그에 합당한 약을 찾지 못하였

다.

아직 부족한 불심탓으로 돌리기엔 한 평생을 받쳐온

내 의술의 한계가 심히 부끄럽다.

내 그동안 조선팔도의 산야를 떠돌며

온각 약초를 채집하고 연구하여 약을 조제하였으나

그 약이 독초와 독약을 재료로 한지라 생사의 경계를 

가늠할 수 없어 병자들에게 사용하지 못하였다.

허나...아직도 하늘이 내린 천형의 굴레를 쓰고

고통의 세월을 사는 상화를 보면서 더 이상 이 약의

사용을 늦출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지금은 병의 진행이 멈추었으나 또 다시 발병을 

하면 상화는 돌이 킬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될것이니...

상화와 병자들을 위해 내가 이 약을 시험한다.

내가 살아 난다면 이 약을 모든 대풍창 병자와 상화에게

쓸것이나...만일 내가 죽는다면...내 이런 뜻이나마...

상화에게 전해주기 바란다.

 

서찰을 읽어 내려가는 허준, 

삼적의 숭고한 뜻에 감동을 받고...눈물이 핑도는데...

허준...눈물로 흐릿해진 시선으로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삼적을보고...

 

허준 ...대사님...

 

이때 움막 한켠으로 들어와서 

그 모습을 보는 상화...

 

S#19. 삼적사일각

갈대숲이 우거진...삼적사 일각에...

상화가...혼자 앉아서.먼산을 바라보면서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상화의 얼굴위로...

어린시절...자신의 부모 형제를 죽이고...

피투성이로...절규하던 민세의 모습이 떠오르고...

대들보에 목을 맨 민세 부인의 모습과 

부인을 잡고. 울던 민세의 모습이 회상된다.

이때 허준이 그런 상화에게 다가간다. 

상화가 허준을 보면...두사람 잠시 말이 없다가...

 

허준 ...글을 아느냐?

상화 .....

허준 ...(들고 있는 서찰을 주면서)대사님께서 쓰신 것이니...보거라.

 

상화...허준이 건네준 서찰을 들고 본다.

서찰을 읽어 내려가는 상화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그런 상화의 표정을 보는 허준의 시선.

상화 서찰을 다 읽고 나면...

얼굴이 가늘게 떨린다.

 

허준 ...이제야 대사님께서...널 거두고 삼적사를 세운 뜻을 알겠느

냐?

상화 ...

허준 ...넌 위선이라고 했다.

니 부모와 누이를 죽인 죄값을 면죄 받기위해

너와 병자들을 속이는 거라고 했어. 

아직도 그리 생각하냐?

세상에 어떤 사람이...위선을 떨고 남을 속일려고...

자신의 목숨까지 내 놓는다더냐?

상화 ...

허준 대체 언제까지 원한에 사로잡혀 진심을 외면할테냐?

대체 언제까지...과거의 질곡에 빠져 너 자신을 학대할 셈이

야? 

상화 ...

허준 대사님께선...영원히 깨지 못하실지도 모른다.

만일 이대로 가신다면...

넌...지금 니 가슴에 있는 원한보다 더 큰 짐을 지게 될것이

야.

상화 ...

허준 더 늦기전에 대사님을 뵙거라.

 

허준, 돌아서서 한쪽으로 가면...

혼자 남아있는 상화, 

멍하니...먼산을 바라보는데...

 

S#20. 약재창고

창고한쪽에서 탕약을 다리는 허준...

 

S#21. 삼적의 움막.

여전히 의식을 잃고 있는 삼적 옆에 예진이 있고...

예진 삼적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예진...수건으로...삼적이 이마에 나는 진땀을 닦는데... 

쟁반에 약사발을 받쳐들고 오는 허준.

 

예진 ...계속 진땀을 흘리고 계십니다.

허준 몸안에 퍼진 독기운과 싸우고 있는 중일것입니다.

해독작용을 하는 탕약을 조제했습니다.

 

허준...탕약을 삼적의 입안으로 흘려넣는다.

 

예진 ...어찌 될거 같습니까?

허준 ...오늘밤이 고비가 될 듯 합니다. 

 

예진...걱정스런 얼굴로 삼적을 바라본다...

 

S#22. 삼적사일각

상화가 여전히...갈대숲 한켠에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다...그런 상화의 등뒤로...

노을이 타고...(시간경과) 

사위가 점점 어두워져 가는데...

 

S#23. 삼적의 움막

등잔불이 켜진 움막에... 삼적이 혼자 누워있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그렇게 누워있는 삼적...

이때...움막안으로 상화가 들어온다...

상화...삼적의 옆으로 가서 의식을 

잃고 있는 삼적을 바라본다...

그런 상화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고...

상화...삼적 옆에...무릎을 끓는다.

상화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고...

 

상화 (울음을 삼키면서)...아버지.....

 

의식을 잃고 있는 삼적을 부여잡고 우는 상화...

 

S#24. 불당 (낮)

문둥병자들이 불당안 부처앞에서 기원을 하고 있다.

삼적이 되살아 나기를 기원하는 듯...

 

S#25. 삼적의 움막

여전히 의식을 잃고 있는 

삼적 옆에 허준과 예진이 있고...

예진...삼적의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허준은 열심히 삼적의 팔다리를 주무르는데...

이때 눈을 감고 있던 삼적이...눈을 뜬다.

 

예진 ...대사님...

허준 (역시...삼적을 보고)...대사님...

 

삼적 힘겨운 얼굴로...

예진과...허준을 본다.

 

S#266. 삼적사일각

문둥병자 한명이 불당쪽 움막으로 뛰어가면서...

 

병자 대사님께서...소생하셨다...!

대사님께서...깨어 나셨어!

 

S#27. 삼적의 움막앞

삼적이...허준과 예진의 부축을 받으면서...

움막앞으로...나오는데...며칠새...

많이 야위고...늙은 느낌이다.

아직 기운을 차리지 못한듯...힘겨운 얼굴인데...

그런 삼적에게로 문둥병자들이 모여든다...

병사들...대사님을 부르면서...삼적의 주위로...

오는데...다들...감격해서...눈물을 흘린다.

그들을 향해...희미한 미소를 띠어보이는 삼적...

이들중...여자 병자 두어명은 눈물을 흘리면서...

삼적앞으로 나오고...

 

여자 ...대사님...

삼적 됐네...난 괜찮으니...다들 심려말게.

 

이때 한쪽에서 상화가 삼적쪽으로 온다.

병자들의 시선이 상화에게 향하는데...

삼적고 허준 예진도 상화를 본다...

다가온 상화...삼적 앞에 무릎을 꿇는다.

삼적 애잔한 눈빛으로 그런 상화를 보는데...

 

상화 ...용서하십시오... 소자를 용서하십시오.

 

상화...터져나오는 오열을 삼키면서...

삼적에게 용서를 비는데...

삼적...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눈물을 감출려는 듯...

허공을 응시하고 먼산을 바라보는데...

 

S#28. 산중일각

도지가...봇짐을 메고...삼적사로 향하고 있다.

예진을 만나...오씨한테 혼인 허락을 받았다는 

말을 전할 마음에 발걸음이 가볍고...

기분좋은 얼굴인데...

 

S#29. 삼적사입구

나환자촌 입구쪽으로 오는 도지...

이때 입구쪽 텃밭에서 일하는 

너댓명의 문둥병자들과 마주 치는데...

도지 바짝 긴장을 하고...문둥병자들도...

경계의 눈초리로 도지를 본다.

 

병자 (퉁명스럽게)...뉘요?

도지 ...(당혹스러운데)난...유도지라 하오.

산음에 유의태의원을 아시오? 여기와 병자들을 돌보셨다는

데...

그분이 내 아버님되시오.

병자 ...여긴 어쩐 일이시오?

 

S#30. 움막안

예진이 문둥병자를 돌보고 있다.

얼굴로...팔다리에 진물이 나는 

문둥병자의 환부를 닦아 내면서 치료하는데...

이때 병자하나가 들어오고...

 

병자 예진아씨...손님이 오셨습니다...

 

예진 돌아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데...

도지가 움막안으로 들어온다.

도지를 본...예진 놀라고...

 

예진 ...오라버니...

도지 ...(예진을 보고...예진 옆에 있는 문둥병자의 환부를 보고 놀

라는데)... 예진아...

 

도지 무슨 말을 더 할 듯 하다가...

병자들을 의식하고...

 

도지 잠시 나 좀 보자...

 

도지...움막밖으로 나가면...

예진이 따라 나간다...

 

S#31. 움막밖일각

움막에서 예진을 데리고 나온...

도지.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도지 ...너...제 정신이냐? 어쩌자고...문둥병자를 니가 돌본단말이냐?

그러다 병이라도 옮으면 어쩔려고!

예진 (담담하게)...심려마십시오.

병자들을 돌본다고...병이 옮진 않습니다.

대사님께선 대풍창이 대물림이 되고...전염되기 쉽다는건 그릇

된 편견이라셨습니다.

도지 ...그건...누구도 모를 일이다.

발병의 원인도, 약도 없는 병인데...대사님이라고 어찌 알아!!

그리 잘 아시면...왜 저들 병자들을 치유하지 못하느냐?

예진 ...혼신을 다해 약재를 찾고 계시니...언젠간...그리 될것입니다.

오라버니께선 예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예진 ...

도지 지금 당장...나와 같이 산음으로 돌아가자.

예진 .....?.

도지 ...내려가는대로 너와 혼인을 치르기로 작심하고 왔다

예진 (당혹스러운데).오라버니.

도지 그동안 니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었는지...

난 지금에야 알았다...

어머니가...널...산음저자거리에 나이많은 약재상한테 시집 보

낼려고했었다는것도...

시시때때로...널 마음상하게 했다는것도...이제서야 알았어...

예진 ...

도지 이제 더 이상 걱정할거 없다...

내 어머니께...너와 혼인을 치르기로 약조를 받았어.

예진 (난감한데)...

도지 어서 가자.

예진 오라버니...제가 여기에 온 것은 마님때문이 아닙니다.

소녀...예서...대사님을 도우며...병자들을 돌보겠습니다.

도지 (답답하고)예진아...

예진 절 위한 오라버니의 배려는 마음깊이 새기고 살겠습니다.

도지 난...도무지 영문을 모르겠구나.

여긴...네가 살곳이 아니야.

난 예서...숨쉬는거 조차 거북스럽다.

대풍창 병마가...내 몸으로...기어드는 것 같아서...

한시라도...여기 머무는게 꺼림칙해.

네가...저토록 병세가 심한 병자들을 돌본다는걸 알고선...

절대로 널 여기 둘 수 없다.

어서 가자...

예진 ...(착잡한데)...

도지 예진아...

 

두사람이 그러고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약초 망태기를 진...허준이 모퉁이를 돌아서...

움막쪽으로 오다가...도지와 시선이 마주친다.

서로가 놀라는데...허준...도지에게 인사를 한다...

 

도지 (놀란 얼굴로)...자넨 여기 어쩐 일인가?

허준 대사님 밑에서 의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도지...예진을 본다.

예진...무거운 얼굴로 있고...

도지의 파랗게 질리면서 굳어지는데...

 

도지 (냉랭한 얼굴로 예진을 보고)...병중이던 니가 내겐 아무런 기

별도 없이...

득달같이 여길 온 이유를 알겠다.

예진 ...

도지 어머님의 허락을 얻어내고...애처럼...좋아라...달려온 내가...

한참 어리석다. 이만 가마...

 

도지 냉랭한 얼굴로...한쪽으로 가면...

예진 안타까운 얼굴로...도지를 따라가면서...

 

예진 오라버니...

도지 (차갑게)...더 이상...널...마음에 담지 않으마.

 

도지...가고...예진.그자리에 선채로 

착잡한 얼굴로 그런 도지를 보고.....

한쪽에 선...허준은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얼굴로...

그런 도지와...예진을 보는데...

허준...예진옆으로 다가오고...

 

허준 무슨 일입니까?

예진 .아무것도 아닙니다...

 

예진...한쪽으로 간다...

허준...의아한 얼굴로 그런 예진을 본다.

 

S#32. 산중일각

갈대숲 무성한 산길을 도지가 내려간다.

분노한 얼굴엔...너무 속이 상한 나머지...

눈물까지 핑 돌 지경이고.

 

S#33. 유의원 전경(밤)

 

S#34. 의원마당(밤)

술에 만취한 도지가 마당으로 비틀거리면서 들어온다.

이때 마당에서 오씨와 집사가 침모가 있다가 

그런 도지를 보는데 오씨...도지를 보고 놀란다.

 

오씨 도지야...

 

도지...비틀거리다가 발을 헛디뎌 쓰러지면...

 

오씨 뭐하는가 어서 부축하게...

집사 (얼른 도지를 부축하는데)...도련님...

오씨 (침모에게)...자넨 얼른 꿀물 내오고...

(집사에게)안채로 데려가세.

 

S#35. 도지의 방

집사와 오씨가 도지를 

부축해서 방으로 들어온다.

집사...도지를 방에 눕히면...

 

오씨 자넨 그만 나가보게...

 

집사 밖으로 나가면...

 

오씨 도지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예진일 데리러 간다더니...어찌 혼자 온게야?

도지 ...

오씨 웬 술은 이리 마셨누?

데체 무슨 일이냐?

 

도지...취한 얼굴로 허탈하고 

허망한 표정으로 실없이 웃다가...

웃음끝에...눈물을 보인다.

 

오씨 (그런 도지를 보고 놀라고)도지야...

 

도지...눈을 감는다...

 

오씨 (혼잣말로)...요망한 계집...

데체 어쨌길래...이리도 괴로워해.

 

오씨. 안스러운 얼굴로...

도지를 바라보는데...

 

S#36. 삼적사일각

허준과 상화가 지게에 나무를 해오고...

 

S#37. 유의원일각

병사에서...병자들에게 시침을 하는 

도지의 모습이 보이고... 도지...

예진에 대한 미련을 떨쳐 버리기라도 한 듯...

병자들을 돌보는데 열중하는데...

 

S#38. 삼적의 움막.

삼적이 있고...그 앞에 허준과 예진이 있는데...

두사람 삼적으로 부터...의술을 전수받고 있다...

 

삼적 기를 수련하는 것은 호흡과 관련된다.

호흡의 원칙은 죽은 기운을 내뱉고...산기운을 들이마시는 것

이다 

산기운을 호흡할려면...수련시간이 중요하다...

한밤중부터 낮 정오사이는 양의 기운이 생기므로...호흡법을

시행하고...정오이후...한밤중까지는 양의 기운이 죽는 때이므

로 호흡법을 시행하지 말아야한다.

예서 말하는 호흡법이 무엇이냐?

예진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숨을 들이쉬고 오래 참다가 더 참을수 

없을 때 천천히 내쉬는 기술입니다.

삼적 호흡법을 시행시에는...잡념을 버려야한다.

눈에 보이는것...귀에 들리는것...마음으로 생각하는 일체의 잡

념을 버려야 한다. 

 

S#39. 의태의 방

도지가 의태로부터 의술을 전수 받고 있다...

 

의태 성이 나면 기가 치밀어 오르고...

기뻐하면 기가 늘어지고...

슬퍼하면 기가 삭아지고...

두려워하면 기가 처지며.

차면 기가 수축하고... 더우면 기가 배설하고...

놀라면 기가 혼란해지고...피로하면 기가 소모되고...

생각하면 기가 맺힌다.

이 아홉 증상을 구기에 의한 병이라 한다.

약 처방은 무엇이더냐?

도지 신선구기탕과 정기 천향탕을 씁니다...

의태 (고개를 끄덕이고)약보다는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S#40. 도지의 방

도지가 의서를 펼치고 공부를 하고 있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오씨의 목소리...

 

오씨 (소리)에미다...

 

도지 자리에서 일어나 오씨를 맞는다...

오씨가 자리에 앉으면 도지 그 앞으로 앉고.

 

오씨 내의원 의과가 얼마나 남았더냐?

도지 세달쯤 남았습니다.

오씨 예서는 병사에 득실되는 병자들로...

니 마음이 신산스러울 것 같으니 어디 조용한데 가서... 

공부를 마무리 짓는것이 어떠냐?

도지 소자도 그리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오씨 그래. 내 한상이 통해서...조용한 암자를 주선해 뒀다.

단양 어디라는데...어차피...과거를 볼려면 한양으로 올라갈터

이.

그쯤이 적당할 것이야.

산세가 좋아...그 암자에서 공부한 양반네들이...

대과에 여럿 급제를 했다는구나.

도지 .....

오씨 이번 과거길에는 오근이와 영달이를 붙여 너 수발을 들게 할

것이니...

너는 공부에만 전념하거라.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정진했으니...

실력으로야 입격이 될 것을 의심치 않으나...

이번에도...양예수 영감의 원한을 살까...그게 두렵구나...

도지 ...너무 심려마십시오.

소자...무슨 일이 있어도...양예수 영감의 마음을 돌려놓을 것

입니다.

 

S#41. 안채일각 (밤)

침모가...광주리를 들고 부엌쪽으로 가는데...

오근이...한쪽에서 조심스럽게...침모를 부른다...

 

오근 ...하동댁...

 

침모...오근을 보고...얼른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의식하는데...

오근...하동댁옆으로 다가오고.

 

하동댁 이 시각에 웬일이래요?

오근 (하동댁의 손을 잡고)하동댁...

하동댁 (쩔쩔매는데).왜...왜 이래요.

오근 ...앞으로...한 서너달...자네 이 달덩이 같은 얼굴...못볼거 같네.

하동댁 왜요?

오근 날더러 도지 도련님 과거길에 수발을 들라네.

하동댁 ...

오근 ...내가 과거를 봐도 시원찮은 판에...

그 새파란 놈 수발이나 들어야 되니...내 참 드러워서...

어쨌거나...뜻하지 않게 생이별하게 생겼으니...

내 가슴이 저리네.

하동댁 ...(어쩔줄 모르고)...

 

S#42. 의원 마당 (낮)

과거길을 떠나는 도지를 수행할 

오근과 영달이 등짐을 지고 있고...

도지는 오씨와 의태에게...인사를 하고 있다...

그 옆으론...꺽쇠 장쇠...침모 집사 유월 등 

온 집안 식구들이 나와있는데...

 

도지 (의태와 오씨에게 인사를 하면서)소자 다녀오겠습니다...

의태 ...애쓰거라...

오씨 (오근과 영달에게)...자네들은 빈틈없이 수발을 들게...

오근 ...예...

오씨 자...어서 떠나거라.

 

이때 오근이 침모에게...애뜻한 눈길을 보내면...

침모...쑥쓰러운 얼굴로 시선을 피하는데...

 

S#43. 마을일각

양태가...마을길을 가는데...이때...

말을 탄 도지와 등짐을 진...

오근 영달이 지나간다...

양태.그 모습을 보고...영달에게...

 

양태 어디 가는거유?

영달 (신바람나서)도지도련님께서 한양에 과거보러 가네...

양태 (놀라고)과거?...벌써 과거가 있단말이요?

 

S#44. 허준의 집 마당

마당 한켠에 멍석을 깔고...

시레기 나물을 다듬고 있는 손씨와 다희...

이때 양태가 마당으로 들어온다.

 

양태 마님...아씨...그간 별거 없으셨습니까요?

손씨 ...사냥하러 .지리산 움막에 들어간다더니...

소득은 좀 있던가?

양태 예...아직...해동이 안되서...별 재미를 못봤습니다.

(보자기에 싼 고기를 내미는데)저...이거...멧돼지 뒷다린데... 

국 끓여 드십시오.

다희 (고기를 받고)번번히...신세를 집니다.

양태 아유...신세라니...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저...근데...형님은 언제쯤 오십니까?

 

손씨... 다희 아무말도 못하는데...

 

양태 유의원댁 도지 도령은 과거보러...한양으로 떠나던데...

다희 (조금 놀라서)벌써 과거가 있답니까?

양태 과거는 서너달쯤 뒤에 있는데...단양 어디가서...

공부를 더 하고 간답니다요.

준이 형님도 이번 참엔 과거를 보셔야 될텐데...

뭘하시나 모르겠네...

 

다희...무거운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S#45. 삼적사 일각

마을 텃밭에서...상화와 문둥병자들과 

함께 텃밭을 일구는 허준...

 

S#46. 약재창고앞

가마솥에 약재를 다리는 허준의 모습...

 

S#47. 움막

문둥병자들을 진료하는 

허준의 모습이 몽타쥬로 비치고...

 

S#48. 삼적의 움막

등잔불아래 삼적이 있고 

움막안으로 허준이 들어온다...

허준 삼적에게 인사를 하고...

 

허준 부르셨습니까?

삼적 게 앉거라.

 

허준이 삼적 앞에 앉으면...

 

삼적 ...내...거창에 다녀오는길에...주막에 들렸더니...

벌써...내의원 과거를 보러 떠나는 의원들이 있더구나...

허준 ...

삼적 과거 날짜를 물었더니 내달 열 이레 나는데...

허준 ...

삼적 너도...이제 그만 여길 정리하고... 과거보러 떠나거라.

허준 (놀라서)...대사님...

삼적 ...아무런 사심없이...대풍창 병자들을 돌본다는 것이...쉬운 일

이 아닌데...

그동안 애썼다.

허준 소인...아직 대사님께...배울것이 많습니다.

과거는 언제고 볼 수 있으니... 여기 더 머물겠습니다.

삼적 됐다. 내가...널 보고...내의원 의과를 보란 것은...

내의원에 입격하여 출세를 하란 뜻이 아니다.

허준 ...

삼적 ...내의원 서고에는...중국 고금의 의서가 무진장 쌓여있다.

또한 약재창고엔 진귀한 약재가 넘쳐나지.

그 의서로 공부를 하고...약재를 연구하여...

내가 못 이룬걸 이루는 의원이 되란 말이다...

허준 ...

삼적 진짜 실력있는 의원이 되자면...내의원에 들어가...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한다...

그러다 보면...대풍창 병자들에게 적합한 약도...언젠간...구할것

이고...

돌림병으로 죽어가는 숱한 백성들에게...필요한 약과 처방도.

내릴수 있을 것이다.

여긴...나와 예진이가 있을것이니...넌 그만 내려가거라.

허준 .....(고민을 하다가).

제 주제에...합격이 될 수 있겠습니까?

삼적 내의원 과거가 쉬운 일은 아니지...

허준 ...

삼적 내경. 외형...잡병...탕액...침구 전 분야를 망라해서...터득해야하

고...

내경 한분야에도...신형...정...기...신...혈.오장육부 등으로 세분

되며...

잡병 하나에도...천지운기의 이치를 논하는 이론서부터...

진맥...용약에서 해독과 구급까지...수십 수백 가지 줄기로 쪼

개진다.

어디서 무엇이 나올진...아무도 알수 없지.

허나...지금 니 실력에 조금만 체계를 갖춘다면...그리 어려울

것도 아니다. 망설이지 말고...과거를 치르거라.

허준 (고민을 하는데)...

삼적 자기 재주를 과신하는것도 문제지만...

과소평가 할 필요도 없어...

떨어졌다해도...이 넓은 세상에 나보다 뛰어난 인재가 

있다는 것만 깨달아도...인생공부가 될것인즉...

허준 ......소인...대사님의 말씀을 받들겠습니다.

 

S#49. 예진의움막

예진이 등잔불 아래서 의서를 보고 있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허준의 목소리...

 

허준 (소리)계십니까?

 

예진 들어오십시오.

 

허준이 들어오면...예진 허준을 맞고...

 

예진 이리 앉으세요.

허준 (자리에 앉는다)...

예진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허준 아닙니다...지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예진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 ...저는...삼적사를 떠나야 될 것 같습니다.

예진 ...(놀란다).....?

허준 대사님께서...절보고...삼적사를 떠나...내의원과거를 보라십니

다.

예진 ...(놀란 감정을 무마시키고 약간 어색하게 미소띠면서)...

잘됐습니다. 허의원 능력이면...충분히 입격이 될것입니다.

허준 저는.떠나지만... 아씨께선 언제까지 여기 계실것입니까?

예진 .....(입가에 쓸쓸한 미소를 띠는데)...

허준 아씨께서 절 이끌어 주시지 않았다면...

전...아직...주막거리를 헤매면서 페인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

다...

아씨의 배려와 은혜는 마음깊이 새기겠습니다.

예진 .....

 

두사람...잠시 말이 없고...

허준...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예진의 쓸쓸한 얼굴...

 

S#50. 삼적사일각

삼적과 예진...문둥병자들이 허준을 배웅하고 있다.

허준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하산을 하는데...

 

S#51. 구일서의 집 마당

구일서가 초조한 얼굴로 마당을 서성거리고 있다.

이때 방에서 함안댁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구일서. 화들짝 놀라고...

다시 비명소리가 들리는데...구일서 애를 태운다...

양태가...마당으로 급하게 들어서면...

 

양태 ...형님...어찌 됐소?

일서 아직 안나왔다.

 

이때...다시 비명소리가 들리면...

구일서...어쩔줄 모르고...방문쪽을 본다.

 

S#52. 방안...

함안댁이 산고를 겪고 있고...

손씨가 그 옆에서 도와주고 있다.

 

손씨 조금만...조금만...더 애써보게... 조금만...

 

함안댁...자즈러 질듯이...비명을 질러대는데...

조금...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S#53. 마당

양태와...구일서가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는데...

 

양태 거참...형수님...펑퍼짐한 방뎅이를 보면... 쑥하고 뽑아 낼거 같

은데...

일서 이런 무식한놈...초산 아니냐...초산...

원래 초산은...힘든 법이야.

 

이때...방안에서 얘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일서와 양태...놀라서 방쪽을 본다...

 

양태 ...형님...났소...나왔소.

일서 (휴하고 한숨을 짓는데)...

양태 울음소리가 요란한걸 보니...고추를 단거 같은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손씨가 얼굴을 내민다...

 

일서 ...뭡니까?

손씨 ......딸일세...

 

순간...실망의 빛이 스쳐가는 구일서의 얼굴.

 

S#54. 방안

함안댁 옆에...구일서가 있다...

함안댁 찔찔 울고 있는데...

 

일서 그만 좀 울어...

함안댁 ...미안해...여보...

일서 ...난...딸도 좋다니까...

 

일서...애써 웃을려고 하지만...울상인데...

 

함안댁 (더 크게 울고)...

일서 ...거참...울지 말라니까... 

 

일서도 괜히 울먹이는데...

 

S#55. 마을일각...

등짐을 맨 허준이 집으로 가고 있다.

 

S#56. 허준의 집 마당

마당으로 들어서는 허준.

텅빈 마당에 서서...

 

허준 어머니...여보.....겸이야...

 

이때 방문이 열리고 다희가 나온다...

 

다희 서방님...

 

허준...입가에 미소를 띠고...다희를 본다...

 

허준 여보.

 

두사람 서로 마주보고 말이 없는데...

 

허준 어머닌 어디 가셨소?

다희 함안댁이 해산을 해...도우러 가셨습니다.

 

이때 허준의 등뒤에서 손씨가 허준을 부른다...

 

손씨 애비야...

 

허준 돌아보고...손씨가...

놀란 얼굴로 서 있는데...

 

S#57. 방안

손씨가 있고...그 앞에 다희와 허준이 있다.

 

허준 소자...과거보러 떠나겠습니다.

손씨 ...유의원댁 도령은 벌써 세달전에 떠나고...

다른 의원들도...한양으로 떠난 지 한참 됐다는데...늦지 않았

더냐?

허준 과거 날짜가 열흘 남았습니다.

산음서 한양까진 팔백여리 되니...

거창 무주 영동 보은으로 해서...하루 백리씩 걷는다면...

날짜에 맞추어 과장에 당도할 수 있을것입니다.

손씨 ...하루 이틀도 아니고...하루에 백리씩을 어찌 걸어...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약초캐러 산골짜기를 누비며 단련된 

몸입니다.

그쯤은 문제없습니다.

손씨 .촉박한 시간이야...몸으로 때운다지만...

노자돈는 어쩌누? 

허준 ...(그말에는 무거워 지는데)...

 

이때 다희...한쪽에서...엽전을 꺼내 놓는다.

돈을 본 손씨가 놀라고...

 

손씨 웬 돈이요?

다희 언젠가 돈이 필요할줄 알고...

그간...유의원댁에 나가...병사의 허드렛일을 돕고 모은것입니

다...

손씨 ...아니...애비를 그토록 야멸차게 내친 유의원댁엘 갔었단말이

요?

다희 서방님을 위하는 일이면...어떤 굴욕도 견딜수 있습니다.

허준 (감격해서)...여보...

 

다희...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S#58. 허준의 집 외경(밤) 

 

S#59. 허준의 방

겸이가 잠들어 있고...

허준...잠든 겸이를 보고 있다...

다희는 옆에서 그런 허준을 보는데...

 

허준 ...많이 컸구려.

다희 ...

허준 이놈 이렇게 크는데...난 애비 노릇을 한게 없으니...

(다희를 보고)당신한테 면목이 없소... 

다희 (입가에 미소만 띤다)...

 

허준...그런 다희를 안는데...

다희 허준의 품에 안기고...

 

허준 ...두고보시오...내 절대로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소.

 

허준의 품에 안긴 다희의 행복한 미소...

 

S#60. 허준의 집 앞

손씨와 겸이를 업고 있는 다희.

그리고 양태가 허준을 배웅한다...

패랭이 갓을 쓰고 등짐을 진...

허준이...손씨에게 인사를 한다...

 

허준 소자...다녀오겠습니다.

손씨 그래...애쓰거라.

양태 ...형님...꼭 합격하슈.

 

허준...자신감있는 얼굴로 미소띠고...

돌아서서...걸어간다...

허준이 사라질때까지 배웅하는 세사람...

 

S#61. 마을일각

허준이 걸어가는데...이때 맞은편에서...

유의태가 온다. 유의태를 본 허준의 얼굴이 굳어지고...

유의태가 다가오면...허준.유의태에게 인사를 한다.

유의태...말없이 허준을 잠시 바라보고...

냉랭한 표정으로 갈길을 간다.

그런 유의태를 보는 허준...

허준의 눈에...결의차 차오르고...

허준...발걸음을 재촉하는데...

 

S#62. 과거길 (몽탸쥬)...

산야와 강변길을 걸어가는 허준의 모습...

들판에 앉아서...짚신을 갈아신는 모습...

그리고...길에 앉아서 주먹밥을 먹는 모습...

하루 백리길을 걸어선지...시간이 갈수록 ...

점차로 초췌해지는 모습이 묘사될 것.

 

S#63. 주막

저물녁에 주막에 당도한 허준이 

주막 마당으로 들어서면...

주막 평상이 붐비고 있다...

 

허준 주모...하루 묵고 갈 방있소?

주모 ...방이야 있지만...과거길 가는 분들이 많아서... 좀 비싼데...

허준 ......그렇다고 한데서 잘 순 없으니...내 주시오...

주모 ...저기 저방은...과거길 수발드는...종노미들이 묶는 방이라...

좀 싸다우. 저리로 드실라우?

허준 그럽시다.

주모 따라오시우...

 

허준이 주모를 따라가는데...

 

S#64. 방안...

허준이 방안으로 들어오면 허름한 방안에 

이미 너댓명의...사내들이...죽치고 있다...

코를 골면서 자는 사내들...

그리고...술상을 앞에놓고.술을 먹는 사내들.

허준이 방으로 들어와...한구석에 등짐을 

풀어놓고...앉는데... 이때 등뒤에서 

들리는 영달의 목소리...

 

영달 자네...허준이 아닌가?

 

허준이 놀라서 돌아보면...

한쪽 구석에 영달이 있다.

 

영달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허준 과거보러 가는 길이요...

영달 .(기가 막히다는듯)자네가?

 

S#65. 방안

봉노방보다는 훨씬 깨끗한 방... 

역시 대여섯명의...의원들이...각자 앞에 

개다리 소반을 놓고...의서를 보고 있다...

한쪽에...도지가 의서를 보고 있고...

그 옆에서...오근이 꾸벅 꾸벅 졸고 있다...

이때...영달이 방안으로 들어와서...

도지 옆으로 간다...

 

영달 도련님...

도지 (보면).

영달 저쪽 봉노방에...허준이가 와 있습니다...

 

순간 눈을 번쩍 뜨는 오근...

 

오근 누구 와?

영달 허준이가 왔다니까요...

오근 그놈이 무슨 일로?

영달 내의원 과거를 본답니다요.

 

순간.도지의 얼굴이 굳는데... 

그런 도지의 얼굴위로... 

삼적사에서 본 허준과 예진의 모습이 스쳐간다.

도지의 불쾌한 얼굴...

 

S#66. 주막마당

허준이 마당에 있는데...

이때 방쪽에서 도지와 오근...영달이나오고...

도지와 허준의 시선이 마주친다...

두사람...묘한 긴장감으로 서로를 바라보는데... 

그런 두사람의 모습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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