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21
S#1. 산음마을 전경
S#2. 구일서의 집 마당
구일서가 초조한 얼굴로 마당을 서성거리고 있다.
이때 방에서 함안댁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구일서.화들짝 놀란다. 다시 비명소리가 들리면
전전긍긍 구일서 애를 태운다...
양태가...마당으로 급하게 들어서면...
양태...역시 함안댁의 비명 소리를 듣는데...
양태 ...형님...어찌 됐소?
일서 아직 안나왔다.
구일서...어쩔줄 모르고...
비명소리가 들리는 방문쪽을 본다.
S#3. 방 안...
함안댁이 산고를 겪고 있고...
손씨가 그 옆에서 도와주고 있다.
손씨 조금만...조금만...더 애써보게... 조금만...
함안댁...자즈러 질듯이...비명을 질러대는데...
엄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나치고...
S#4. 산음마을 일각
봇짐을 맨 허준이 집으로 가고 있다.
얼른 집에 당도해야 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는데...이때 허준의 앞에...
마른 솔가지와...삭정이를 한짐지고...
걸어가는 여자, 등에...지게를 지거나...
아니면 칡덩굴로...묶은 나무짐을 메고 간다.
(나무짐이 여자의 뒷머리를 가릴것)
허준...나무짐을 지고 가는 여자를
비켜나서 걸어가는데...몇걸음 걸어가다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돌아보면...다희가...
힘겨운 얼굴로 마른 솔가지를 지고 걸어온다...
다희의 행색이 몹시 초췌할 것.
허준 (안스러운 얼굴로 그런 다희를 보고)...여보...
다희 (놀라서 보면 허준이...애잔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서방님...
S#5. 마당
함안댁의 비명을 들으면서...
양태와...구일서가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는데...
양태 거참...형수님...펑퍼짐한 방뎅이를 보면...
쑥하고 뽑아 낼거 같은데...
일서 야이 무식한 놈아...초산 아니냐...초산...
초산이 무 뽑듯이 쑥 뽑아내지는 줄 알아?
이때...방 안에서 함안댁의
자즈러지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일서와 양태...놀라서 방문쪽을 본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얘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양태 ...혀...형님...났소...나왔소...
일서 (감격스러운 표정)...
양태 ...울음소리 요란한걸 보니...초추를 단거 같은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손씨가 얼굴을 내민다...
일서 ...뭐...뭡니까?
손씨 ...딸일세...
순간...실망의 빛이 스쳐가는 구일서의 얼굴.
S#6. 방 안
함안댁 옆에...구일서가 있다...
함안댁 찔찔 울고 있는데...
일서 그만 좀 울어...
함안댁 ...미안해...
일서 ...난...딸도 좋아...
일서...애써 웃을려고 하지만...울상인데...
함안댁 (더 크게 울고)...
일서 ...거참...울지 말라니까...
일서도 괜히 울먹이는데...
S#7. 허준의 방
겸이가 잠들어 있고...허준...
잠든 겸이를 보고 있다...
다희는 옆에서 그런 허준을 보는데...
허준 ...많이 컸구려.
다희 ...
허준 이놈 이렇게 크는데...난 애비 노릇을 한게 없으니...
(다희를 보고)...당신...많이...야위였소...
다희 (입가에 애뜻한 미소만 띠고 허준을 보는데)...
허준 ...당신 볼 면목이 없소...
다희 그런 말씀마세요...고생은 서방님이 하셨습니다.
허준...그런 다희를 애뜻하게 보다가...
다희를 안는다...허준의 품에 안기는 다희...
허준 ...두고보시오...내 절대로 당신의 노고를 헛되이 하지 않겠소...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으리다...
다희...허준의 품에 안긴채...
눈에 눈물이 어리는데.
행복한 느낌이고...
이때 마당에서 들리는 손씨의 목소리.
손씨 (소리)겸이야...할미왔다.
S#8. 마당
마당으로 들어선 손씨...부엌쪽으로 갈려다가...
방앞 툇돌위에 허준의 짚신이 놓여있는 것을 본다.
의아한 얼굴...이때 방문이 열리고 다희가 나오면...
손씨 ...누구왔소?
이때 허준이 나온다.
허준 ...어머니...
손씨 (놀라고)애비야...
S#9. 손씨의 방
손씨가 앉아있고...
허준이 손씨에게 절을 올린다...
그 옆엔 다희가 앉아있고.
손씨, 흐뭇한 얼굴로 허준의 절을 받고...
허준이 자리에 앉으면.
손씨 절밥이 변변치 못해 그러나...얼굴이 많이 안됐다.
허준 ...어머님 기력은 어떠신지요?
손씨 ...괜찮다...
아직 삼동네 허드렛일에...삵바느질도 거뜬해.
날 풀리는데로...에미하고 오시골 자갈밭까지 개간할
작정이다. (미소띠고)그만한 기력으로...주책도 없이 너무
오래살까 걱정이지...
허준 (그런 손씨가 안스럽고)...이제 조금만...더 참으시면...
어머님 고생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손씨 그래, 그 용하다는 대사님 밑에서 의술을 배운 성과는
있더냐?
허준 예...소자...내의원과거 보러 떠나겠습니다.
손씨 ..유의원댁 도지도령은 벌써 세달전에 떠나고...
다른 의원들도...한양으로 떠난 지 한참 됐다는데... 늦지
않았더냐?
허준 과거 날짜가 열흘 남았습니다. 산음서 한양까진 팔백여리
되니...거창 무주 영동 보은으로 해서...하루 백리씩 걷는다면...
날짜에 맞추어 과장에 당도할 수 있을것입니다.
손씨 ..하루 이틀도 아니고...하루에 백리씩을 어찌 걸어...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약초캐러 산골짜기를 누비며 단련된
몸입니다. 그쯤은 문제없습니다.
손씨 촉박한 시간이야...몸으로 때운다지만...
노잣돈는 어쩌누? 그 먼길 가자면...만만치가 않을텐데...
허준 ..(그말에는 무거워 지는데)...
이때
다희가...한쪽에서...엽전을 꺼내 놓는다.
돈을 본 손씨가 놀라고...
손씨 웬 돈이요?
다희 언젠가 필요할줄 알고...
그간...유의원댁에 나가...병사의 허드렛일을 돕고
모은것입니다...
손씨 ...아니...애비를 그토록 야멸차게 내친 유의원댁엘
갔었단말이요?
다희 서방님을 위한 일이면...어떤 굴욕도 견딜 수 있습니다.
허준 ...여보...
다희...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손씨도 그런 다희를 미더운 눈초리로 보는데...
S#10. 허준의 집 앞(낮)
손씨와 다희 양태가 패랭이 갖을 쓰고
등딤을 진 허준을 배웅한다.
다희 옆엔 어린 겸이가 서 있는데.
허준...허리를 숙여 겸이의 뺨을 어루만진후...
손씨에게 인사를 한다...
손씨 ...애쓰거라.
양태 ...형님.
허준 너한텐...여러모로...짐만 지우는구나. 틈날때마다...살펴다오.
양태 걱정마십시오.
허준 소자 다녀오겠습니다...
허준...자신감있는 돌아서서...걸어간다...
S#11. 마을 일각
허준이 걸어가는데...이때 맞은편에서...
왕진을 다녀오는 유의태가 온다.
유의태를 본 허준의 얼굴이 굳어지고...
유의태가 다가오면...허준 유의태에게 인사를 한다.
유의태...말없이 허준을 잠시 바라보고...
말없이 갈길을 간다. 무언가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런 유의태를 보는 허준...
허준의 눈에...결의차 차오르고...
허준...발걸음을 재촉하는데...
S#12. 과거길
산야와 강변길을 걸어가는 허준의 모습...
S#13. 산길 일각
허준이 산길을 가는데...이때...
한쪽에서 허준을 부르는 소리...
상화 (소리)허의원님...
허준이 걸음을 멈추고...돌아보면...
한쪽에서...상화와 수연이 허준에게로 다가온다.
두사람...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고...
허준 ...놀라는데.
허준 여긴 어쩐일이냐? 또 삼적사를 떠나온게야?
상화 (미소띠면서).대사님 허락을 받고 나왔습니다.
오늘쯤...허의원님이...여길 지날줄 알고...한나절이나
기다렸습니다.
허준 삼적사에 무슨 일이라도 있더냐?
상화 ...아닙니다...(허리춤에서 돈주머니를 꺼내서 허준에게
내민다)...받으십시오.
허준 ...?
수연 ...허의원님은 저희를 위해 애써주셨는데...
아무런 보답도 못드린 듯 하다고 촌장님께서 병자들과 함께.
약재를 채집해 마련한 것입니다.
얼마 안되지만...과거길 가는데 노잣돈으로 쓰십시오.
허준 아니다. 삼적사 어려운 사정을 뻔히 아는데... 내가 어찌
받겠느냐? 돌아가는 길에 절에 필요한 물품을 사가거라.
상화 허의원님이 베푸신 은혜에 비하면...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저희들 성의로 알고 받아주십시오...
허준 ...(잠시 망설이다가 돈을 받고)... 소중히 쓰마.
수연 (서찰 한 장을 꺼내서 허준에게
준다)저...이건...예진아씨께서...
허의원님께 전하라셨습니다.
허준 (의아한 얼굴로 서찰을 받아든다)...
상화 그럼 저희들은 이만 가보겠습니다.부디...
과거에 꼭 합격하십시요.
상화와 수연...합장을 하면서
허준에게 인사를 하고...
한쪽 산길로 올라간다.
그런 상화와 수연을 보는...허준의 시선...
S#14. 강변...
허준이 강변길을 걷다가...지친 몸을 쉬는데.
이때 문득...수연이 전해준 서찰 생각이 났는지...
서찰을 꺼내서 읽어본다...
예진 (소리)당나라 시인 이상은의 시에...
열 다섯 살때...봄이 까닭없이 슬퍼...
그넷줄 잡은 채 얼굴 돌려 울었다는 싯귀절이 있습니다.
제 나이 열다섯이 되던 해에...그 시를 읽고
혼자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삼적사...산등성이에 서서 약초를 캐러 나갔다가
지는 해를 등지고 삼적사로 돌아오는 병자들을 보면서
메마른 갈대를 부여잡고 웁니다.
제 미력한 의술로...그들의 운명을 나눌수 없음이
안타까울수록...허의원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허의원께서 가는 길이...진정 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심의가
되기위한 여정이라면 저는 진심을 다해 내의원 입격을
기원하겠습니다. 부디...심의가 되셔서...천형을 지고 사는...
병자들의 고통을 벗겨 주십시오.
(편지를 읽는 동안...
삼적사 움막에서 삼적과 함께
대풍창 병자들을 돌보는
예진의 모습이...몽탸쥬될것).
허준...편지를 읽고...상념에 잠긴다.
S#15. 들길
들길을 가는 허준의 모습...
S#16. 주막
저물녁에 주막에 당도한
허준이 주막 마당으로 들어서면...
주막 평상이 붐비고 있다...
허준 주모...하루 묵고 갈 방있소?
주모 ...방이야 있지만...과거길 가는 분들이 많아서... 좀 비싼데...
허준 한데서 잘 순 없으니...내 주시오...
주모 ...저기 저방은...과거길 수발드는...종노미들이 묶는 방이라...
좀 싸다우. 저리로 드실라우?
허준 그럽시다.
주모 돌쇠야...돌쇠야...
주모가 부르면 주막 한쪽에서...
주막 중노미로 일하는돌쇠가 온다.
돌쇠 치통을 앓는지...
볼이 퉁퉁부어있고. 부은 볼을
수건으로 감싼채 머리에 질끈 동여매고 있다...
주모 손님 방으로 모셔...
돌쇠 예...(허준을 보고)따라 오십쇼.
허준이 돌쇠를 따라간다.
S#17. 방 안
허준이 돌쇠의 안내를 받아서
방안으로 들어온다...
돌쇠 이방입니다요.
허준 여기...장국밥 좀 내오게...
돌쇠 예...
돌쇠가 나가고...허준 방을 보면...
허름한 방안에 이미 대여섯명의...
사내들이...죽치고 있다...코를 골면서 자는 사내들...
그리고...술상을 앞에놓고.술을 먹는 사내들.
한구석에 등짐을 풀어놓고...앉는데...
이때 등뒤에서 들리는 영달의 목소리...
영달 자네...허준이 아닌가?
허준이 놀라서 돌아보면...
한쪽 구석에 영달이 있다.
영달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허준 ...한양가는 길이요.
영달 한양은 왜?
허준 ...내의원 과거를 볼 작정이요.
영달 (기가 막히다는듯)자네가?
S#18. 방 안
봉노방보다는 훨씬 깨끗한 방...
역시 대여섯명의...의원들이...
각자 앞에 개다리 소반을 놓고...의서를 보고 있다...
한쪽에...도지가 의서를 보고 있고...
그 옆에서...오근이 꾸벅 꾸벅 졸고 있다...
이때...영달이 방안으로 들어와서...
도지 옆으로 간다...
영달 도련님...
도지 (보면).
영달 저쪽 봉노방에...허준이가 와 있습니다...
순간 눈을 번쩍 뜨는 오근...
오근 누가 와?
영달 허준이가 왔다니까요...
오근 그놈이 무슨 일로?
영달 허준이도 내의원 과거를 본답니다요.
순간.도지의 얼굴이 굳는데...
그런 도지의 얼굴위로...
삼적사에서 본 허준과 예진의 모습이 스쳐간다.
도지의 불쾌한 얼굴...
S#19. 주막 마당
허준이 마당에 있는데...
이때 방쪽에서 도지와 오근...
영달이 나오고...도지와 허준의 시선이 마주친다...
허준이 도지에게 인사를 하면...
도지...차가운 얼굴로...아무런 반응도 없는데...
도지 (오근에게)...난 바람이나 좀 쐬고 오겠네...
도지...주막밖으로 나간다.
영달이 그런 도지를 줄래줄래 따라가고...
오근 (허준에게 와서)...정말 자네도 내의원과거 보러 가는 길인가?
허준 ...예...
오근 허...개나 소나...다 본다는데...난 뭐야...
허준 ...
오근 .자네 혹시...창령가서 성대감께 다시 천거하는 서찰이라도
받았나?
허준 ...아닙니다.
오근 .그 서찰이 있다면 모를까...아니라면...자네 실력으로 될까?
난 말이야...세상천지에...의원이란 작자들이 그리
많은지.이번에야 알았네...여기 주막에만도...십수명은 되는데...
다들...한양으로 개떼처럼 몰려가더구만.
그 와중에 자네처럼 두서없이 의술을 배운 사람이...
입격된다는건...뜬구름 잡기야... 괜히 헛고생말게...
오근...한마디하고...
도지가 나 간 쪽으로 나간다.
허준...착잡한 얼굴로.
잠시 상념에 잠기다 돌아서는데...
이때...주막 부엌쪽에서...돌쇠가 나오고...
돌쇠 두리번...거리면서 주위를 살피더니...
무엇인가를 보자기에 싸들고...
몰래 주막 밖으로 나간다
허준 (저놈이 뭘 훔쳐갖고 나가나? 생각하고 따라 나가본다
S#20. 주막 마당
허준이 마당에 있는데...이때 방쪽에서
도지와 오근...영달이 나오고...
도지와 허준의 시선이 마주친다...
허준이 도지에게 인사를 하면...
도지...차가운 얼굴로...아무런 반응도 없는데...
도지 (오근에게)...난 바람이나 좀 쐬고 오겠네...
도지...주막밖으로 나간다.
영달이 그런 도지를 줄래줄래 따라가고...
오근 (허준에게 와서)...정말 자네도 내의원과거 보러 가는 길인가?
허준 ...예...
오근 허...개나 소나...다 본다는데...난 뭐야...
허준 ...
오근 .자네 혹시...창령가서 성대감께 다시 천거하는 서찰이라도
받았나?
허준 ...아닙니다.
오근 .그 서찰이 있다면 모를까...아니라면...자네 실력으로 될까?
난 말이야...세상천지에...의원이란 작자들이 그리
많은지. 이번에야 알았네...여기 주막에만도...십수명은
되는데...다들...한양으로 개떼처럼 몰려가더구만.
그 와중에 자네처럼 두서없이 의술을 배운
사람이...입격된다는건...뜬구름 잡기야... 괜히 헛고생말게...
오근...한마디하고...도지가 나 간 쪽으로 나간다.
허준...착잡한 얼굴로.잠시 상념에 잠기다 돌아서는데...
이때...주막 부엌쪽에서...돌쇠가 나오고...
돌쇠 두리번...거리면서 주위를 살피더니...
손에다 음식으로 보이는 것을 보자기에 싸들고...
주막 뒤켠으로 간다...허준...
의아한 얼굴로 그런 돌쇠를 보고...
S#20-1. 주막 뒤켠
허준이 주막 뒤켠으로 돌아가서 보면...
주막 뒤켠 한쪽 구석에...육십이 다된 노파가...
한쪽 구석에 가마니를 깔고 웅크리고 있고.
그 앞에...돌쇠가 있는데...
노파의 얼굴은 한눈에도 병색이 완연하고...
노인...쿨럭 쿨럭 기침을 하는데...
돌쇠 (노파에게 보따리를 펴서 내민다.)엄니...드세요...
돌쇠가 내민...보자기 안에는 전과...
고기 몇점이 있는데...노파...허겁지겁 먹는데...
노파...사래가 들었는지 캑캑 거리면...
돌쇠 (노파의 등을 두드리면서)천천히...천천히 드세요...
노파 너도 먹어...
돌쇠 지는 많이 먹었어요...엄니나 많이 드세요.
노파 (먹으면서)...이빨 아픈거는 어때?
돌쇠 ...지는 견딜만해요. 엄니나 많이 먹고...기운 차리세요.
허준...애잔한 눈빛으로
다정스런 노파와 돌쇠를 바라보는데...
돌쇠 엄니...잠깐 계세요...지가...일 좀 해놓고...엄니 집으로 모시고
갈께요...
돌쇠가...일어나서 걸어오는데...
자신을 보고 있는 허준을 보고 당황한다...
돌쇠 여...여긴 웬일이래요?
허준 ...어머니요?
돌쇠 (퉁명스럽게)그런데요.
허준 ...
돌쇠 저...지가...여기 울엄니 데려 온거 알면...
주모가 난리가 나요. 못본척 해주세요.
허준 ...알았소...
돌쇠 (안심을 하고)...뭐 필요한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허준 됐소... 치통은 언제부터 앓은거요?
돌쇠 한...석달쯤 됐습니다요... 아파 죽겠는데...의원 갈 돈이 없어
이러구 있어요...
허준 의원에 갈거 없소...내가 고쳐 주겠소.
돌쇠 예? 하면...손님이 의원입니까?
주모말이 의원님네들은...저기...저방에...묵는다는데...
허준 (입가에 희미한 미소띠고)...일 끝나면 찾아오시오.
허준, 방으로 가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보는 돌쇠.
S#22. 주막 전경(밤)
S#23. 도지가 묵는 방
대 여섯명의 의원들이 개다리 소반을 앞에 두고...
의서를 보면서...공부를 하는데...
도지가 의서를 열중해서 보고 있다.
오근은 어디 쳐박혀 술이나 마시는지 보이지 않고...
의원들 중에는 우공보와 정상구도 있는데...
이때 도지의 옆에서 공부를 하던...
의원이...슬며시 도지쪽을 보더니...
의원1 형씨는...무슨 책을 보시오?
도지 ...(사내를 보고 잠시 망설이다)...황제내경소문이요.
순간...한쪽에서 공부를 하던
우공보가...고개를 들고...
우공보 지...지금 뭐라했소? 정말 황제내경소문이요?
의원들 놀란 얼굴로 공보와 도지쪽을 보는데...
의원1 ...그게 뭔 책이요?
정상구 내의원 의과를 본다면서...황제내경소문도 모르시오?
우공보 중국에서 오래된 의서중에서도 최고로 친다는 책이요.
정상구 워낙 희귀본이라...내의원 서고에만 꽂혀있고...밖으론 나돌지
못한다 들었는데...어찌 구했소?
도지 ...(약간 자랑스럽게).내의원관원들 중에...필사를 해서...
밖에 내다 파는 자들이 있소. 그들한테 비싼 값에 산거요.
의원1 하면...시험문제가... 그 책에서 출제가 되오?
우공보 이사람...정말 답답하네... 시관도 아닌데...그걸 어찌 알겠소?
다만...워낙에...희귀한 책이다 보니...그 책에서...많이 나올수도
있다는거지...
우공보와 정상구...
부러운 눈으로 도지를 쳐다보는데...
의원1 (도지에게)...형씨...그 책 나도 좀 보여주시오.
도지 ...(순간 도지의 얼굴이 굳어지고)...미안하지만 그럴수 없소.
의원1 좀 본다고...없어지는 것도 아닌데...같이 좀 봅시다.
도지 형씨와 난...경쟁자요.
우리 의원들한테 전쟁이나 다름없는 내의원과거를 보는데...
나한텐 적이나 다름없는 형씨한테...창을 넘겨주고 싸우란
말이요? 난 그럴수 없소.
의원1 (뜨악한 얼굴로)...거 너무하네.
도지 사내를 무시하고 시선을 책으로 가져간다.
사내...떨떠름한 얼굴로 도지를 노려보는데...
S#24. 봉노방
허준이 등잔불 아래서...의서를 보고 있다.
개다리 소반도 없이...벽에 등을 기대고...
의서를 넘기고 있는데...
영달을 포함한 다른 중노미들은...
정신없이 코를 골면서 잠들어 있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돌쇠의 목소리.
돌쇠 (소리)손님...손님...
허준이 방문쪽으로 보면...
방문이 열리고 돌쇠가
방문안으로 고개를 드민다.
돌쇠 ...일 다 끝났습니다요.
S#25. 도지가 묵는 방
방을 밝히던 촛불이 꺼져 있다...
다들 잠이 들어 있다.
한쪽에 도지도 잠들어 있는데...
이때 어둠속에서...사내 하나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도지에게 책을 보여달라고 했던 바로 그 의원이다.
사내...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고...
도지쪽으로 다가간다.
S#26. 주막 마당 일각
평상에...허준과 돌쇠가 있다.
허준 어디 좀 봅시다.
돌쇠 (퉁퉁부은 볼을 감싸고 있는 수건을 풀르고...)...
허준 (돌쇠의 입안과...부어있는 볼을 만져본다)...
통증이 심하면...간장을 다려서...썩은 부위에 물고 있거나...
조피나무열매를 가루내어...소금을 넣고...달여서 입가심을
하시오...
돌쇠 조피나무열매면 산초말입니까?
허준 ...그렇소.
말법집 구멍에 소금을 채워넣고...약한 불에 노랗게 구워서.
보드랍게 가루낸 것을 썩은 이...구멍에 채워 넣거나 잇몸에
발라도 효험을 볼거요.
돌쇠 ...
허준 ...또...두꺼비 말린 것을 보드랍게 가루내어...썩은이 구멍에
넣었다가 뱉어버리시오...절대로 삼키면 안되요.
그리하면...통증도 가라앉고...부기도.가실거요.
돌쇠 ...고맙습니다. 손님...
이때...도지의 방쪽에서...도...도둑이야...
하는 소리가 들리고...
허준...돌쇠...놀라서 방쪽을 보는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사내 한명이...
후다닥 뛰쳐나온다. 등짐을 진 사내...
도지에게서 훔친 책을 들고...도망을 치는데...
도지 저 놈 잡아라...
라고 외치는 도지의 목소리가 들리고...
사내...도망을 치는 순간. 주막 한쪽에 있던...
허준이...사내의 발을 걸어서...넘어뜨린다.
사내...땅바닥에 꼬꾸라지고...다시 도망칠려하면...
허준 그런 사내에게 발길질을 한다...
구석에 처박히는 사내... 이때...방쪽에서...
도지와...몇몇 의원들이 나오고...
도지와 의원들...허준과 사내 주위로 둘러서는데...
우공보 뭔일이요?
도지 저자가 내 의서를 훔쳤소...
이때...허겁지겁 나오는 오근과 영달...
오근 도련님...무슨 일입니까?
공보 ...저자가...유의원 책을 훔쳐 도망치는걸...
(허준을 보고)저 양반이...잡았소...
오근 뭐?... (땅바닥에 있는 의원을 보고)저런...호로 자식이 있나.
영달아...저 자식을 족쳐라...
영달 예...
오근과...영달...쓰러져 있는
사내를 잡으려 하면...
도지 그만두시오.
오근과 영달...도지를 보는데...
그 사이...사내는 후다닥 주막밖으로 도망을 친다.
이때 허준이 땅바닥에 떨어진
책을 집어...도지에게 건넨다...
도지 (굳은 얼굴로)...고맙네...
허준 (아무런 대꾸없이...방쪽으로 가고)...
착잡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도지의 시선.
S#27. 봉놋방
불이 꺼진 방안에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누워 잠들어 있다.
그러나 허준...벽에 기대어 앉은 채...
상념에 잠겨있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예진이 편지글이 떠오르는데...
예진 (소리) 허의원께서 가는 길이...
진정 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심의가 되기위한 여정이라면
저는 진심을 다해 내의원 입격을 기원하겠습니다.
부디...심의가 되셔서...천형을 지고 사는...
병자들의 고통을 벗겨 주십시오.
허준이 눈빛이 결의에 차는데...
이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주모(소리) 글세 안된다는데 왜 자꾸 그래? 돌아들 가요... 아... 어서...
남자(소리) 제발 부탁이요... 한번만...봐주시오...
허준 의아한 얼굴로 방문쪽으로 보는데...
S#28. 주막 마당
허름한 행색을 한 중년의 부부가 주모를 잡고...
뭔가를 사정하고 있는 듯 한데...
한쪽엔 만석이 서 있다.
주모 아 글쎄...여기 의원님네들이 묵고있는 건 틀림없지만...
다들 한양에 과거보러 떠나는 길이라니까...
여자 이러지말고...제발 누구 한 사람만 깨워줘요.
(울먹이는)사람이 죽어가요...사람이...
주모 (난처하다)너나없이 새벽길 떠나난다고 곤히 잠든 사람들을...
어떻게 깨워.
사내 사정은 우리가 할테니...깨워만 주시오...
여자 (울먹이며...소리치는)의원님들...제발 우리 아버지 좀
살려주시오... 의원님들.
주모 아니, 이여편네가 ...
S#29. 봉놋방
불이 밝혀진 방안...밖의 소란 때문에
잠에서 깬 사람들이...불평을 늘어놓는데...
사내 이런제기...아닌밤에 홍두깨도 유분수지...웬 난리굿이야 이게.
영달 (하품한다)얼핏 선잠이 드는가 했더니...이놈의 집구석
잠을 재우겠다는거야...훼방을 놓겠다는 거야...
허준...그런 사람들을 보다가...
밖의 상황이 궁금한지...
문을 열고 나가는데...
S#30. 주막 마당
주막 봉노방에 불이 들어오고...
도지의 방에도 불이 켜진다...
주모 앞에서 계속 사정을 하는 사내와 여자...
이때 도지의 방쪽에서
문이 열리고 우공보가 나온다.
공보 주모...주모!!
주모...화들짝 놀라고...
주모 예...예...
공보 다들 새벽길 떠나느라 곤히 잠들었는데...
왜 이리 소란 스러운게요?
주모 ...죄...죄송합니다요.
우공보 뒤로도...의원 두어명이 나오고...
봉노방앞에선...허준이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사내와 여자...의원들 앞으로 득달같이 가는데...
사내 의원님들...사람 좀 살려 주십시오...
우리 아버지 좀 살려 주십시오...
상구 이 오밤중에...뭘 하자는겐가?우린 모두 과거보러 떠나야
되니... 날 밝으면 의원으로 찾아가보게...
여자 ...살려주십시오. 숨이 꼴딱 꼴딱 넘어갈 지경입니다요.
사내 살려주십시오...
의원들 탐탁치 않은 얼굴로 난감한 표정들인데...
이때 도지가 나오면서...
도지 무슨 병이요
허준, 도지를 본다.
사내 걸핏하면 갈비뼈 밑이 아프고 배가 땡긴다고 하시더니.
오늘은 아주 숨이 넘어갈 듯이 아프다고 비명을
내질러댔습니다요...
도지 ...간이 나쁜게로군.
도지의 말에...허준을 비롯...
다른 의원들...호기심 어린 눈으로...
도지를 보는데...
도지 그 병자가 곧잘 성을 내지 않던가...?
사내 (놀랍다)맞습니다요. 고걸 어찌 안 보시구도 아십니까...
도지 얼굴에 푸른 빛이 돌것이고...
다른 의원들...수근거리며 도지를 보고...
사내 아이고 의원님...정말 용하십니다요... (부인과 안도의 시선을
교환하는)
도지 간에 병이 온게 틀림없소...처방을 써줄테니...의원을
찾아가시오.
사내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여기 계신 분들이 죄다 의원이
아니십니까요.
도지 우린 갈길이 멀어...병자를 볼 경황이 없소.
여자 나리...지금 이 동리 의원이...타관에 나가있어...
처방을 갖구가도...약을 구할 도리가 없습니다요...
이 불쌍한 것들을 살려주시는 셈 치고...제발...같이 가셔서
저희 아버님한테...침한대만 놔주십시요.
도지 (냉정한)침은 꼭 맞을 데 놓는게 침이지...아무데나 쑤시면 다
낫는게 침인 줄 아시오. 사정은 딱해보이나...나도 이래
허비할 시간이 없으니 처방지를 받아 가던가...아니면
돌아가시오.
사내 의원님...당장...숨넘어가는 사람한테...처방지가 무슨
소용입니까요... 제발 같이 가셔서...봐주십시오...
주모
(눈치를 보다가)아유...의원님...기왕지사 이리 된거...
불쌍한 사람들 사정 좀 봐 주십시오. 정말 딱한
사람들입니다요.
사내 ...제발...우리 아버님을 살려주십시오...
여자 의원님 살려주십시오...
도지 난감한데...
그때...한쪽에서 영달이 나서면서.
영달 이 사람들이...어디서 어거지를 피우는거야...
사내 (도지를 향해)의원님...
영달 (사내 밀치며)소란피우지 말고 썩 꺼져.
(도지에게)도련님...그만 들어가 주무십시오.
이 자들은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요...
도지가 방쪽으로 가면...
다른 의원들도 방안으로 가는데...
사내 의원님...의원님...
여자 의원님...
영달 어허...글쎄...될 소리를 해야지...새벽같이 길떠나실
분들이니...더 매달려봐야 소용없수... 그만가보슈...
주모 (안타깝지만)어쩔수 없네...그만 돌아들 가우...
사내 (울컥하는)의원이 뭐야. 병 고치는게 의원이지!
죽어가는 사람 살려달라는데 돌아보지도 않는 것이
의원이야!!!
여자 (악을 쓴다) 정말 매정들도 하시오... 의원이란 분들이 사람이
죽어간다는데 어찌 눈하나 깜박 안하시오...
영달 어허...조용들 하라니까!
사내...분해서...울먹이고...여자도 우는데...
이때 허준이 다가오고...
허준 댁이 어디시오...
다른 의원들과 달리
초라란 행색의 허준이 나타나자
사내와 여자가 허준을 보는데...
사내 (퉁명스럽게)당신은 뭐요?
허준 병자가 있는 집이 어디냐 물었소.
사내 당신이 의원이라도...된다면 모를까...우리 집을 알아서
뭐하게?.
허준 행색은 이래도 나도 의원이요.
미력한 재주나마 병자를 돌볼터이니... 갑시다.
여자 (의아한)정말 의원이시오?.
이때 돌쇠가 앞으로 나서면서...
돌쇠 이 손님도 의원이 맞아요.
내가 이빨이 아파 죽것는데...의원에도 안가고...낫는 처방을
일러 주셨어요...
영달 (허준에게)정말 갈건가?
허준 (사내와 여자에게)댁이 어디요?
한양가는 길목이요? 아니면 되돌아가는 길이요?
사내 한 십여리 되돌아가지만...지름길이 있으니...그리 멀진
않습니다.
허준 잠깐 기다리시오.
허준...얼른 방으로 들어가서...
봇짐을 메고 나온다.
허준 갑시다.
허준이 앞장서서...가면...
사내와 여자...얼떨떨한 얼굴로 따라가고.
S#31. 도지의 방
촛불이 밝혀져 있고...도지와 서너명의
의원들 그리고...오근이 있는데...
상구 ...잠이 다 달아났으니...동틀때까지...책이나 좀 봐야겠구만...
이때 영달이 방으로 들어온다.
영달 (도지에게)도련님...허준이가...밖에서 난장피던 사내를 따라
갔습니다. 십리길이나 되돌아가야 된다는데도...마다 않고
갔습니다요...
도지 놀라는데...
오근 넋빠진 놈일세...돈한푼 못받을 자리에...미쳤다고 왔던
십리길을 되돌아가...
오근이 그렇게 말하지만...
도지의 표정은 무거운데...
공보 저...방금 뭐라했소? 허준이라 했소?
오근 ...왜 그러시유...?
정상구 허준이면...창녕 성대감댁 정경부인 마님의 풍병을 고치고
한양으로 바람처럼 사라졌다는 그 허준이 말이요?
순간...도지...이들의 말에 안색이...어두워지는데...
그런 도지의 표정을 의식한 오근.
오근 고치긴 뭘 고쳐...잠시 빤하다가...재발한걸...씻은 듯이
고친건... 우리 도련님이외다...
그러나...우공보와 정상구...
그말엔 아랑곳 않고...
우공보 행색이 초라해 까맣게 몰랐네.
이걸 어쩌나 그래... 바로 코앞에...명의를 두고도
못알아봤으니...한 수 배울 기횔 잡았다가 놓쳤어.(정상구를
보고) 우리 가봅시다...
정상구 ...?
우공보 내 언제고 허준이 그 사람이 병잘 어찌 다루는지 꼭
보고싶었소...
정상구 십리길을 돌아가야 된다면서...
우공보 ...같이 갑시다. 중풍도 난치 중에 난치병인데...
이번에는 간이 상한 병잘 어찌 고치는지 봅시다.
혹...의과에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요.
정상구 (고민하다가)...좋소...가봅시다.
우공보와...정상구...
봇짐을 챙겨들고 방밖으로 나간다.
도지의 표정이 무겁고...
오근 그놈이 그만한 의술도 재주라고...남한테 과시하고 싶어...
허세를 부리는 것입니다...신경쓰지 마십시오...
S#32. 주막 마당
마당에서 주모와 돌쇠가 무언가 얘기를 하는데...
우공보와 정상구가 봇짐을 메고 나온다...
정상구 주모. 허준이라는 의원이 어디로 갔소?
주모 허의원이 누군데요?
공보 좀전에 농사꾼한테 불러간 사람말이요.
주모 ...그 양반이면 버드네로 갔지요...
상구 버드네가 어디요?
주모 예서 십리쯤 떨어진 태령산 기슭에 있는 마을입죠...
헌데...왜 그러시유...?
정상구 그 의원이 허준이라고...경상도 땅에서 이름난 명의일세.
쫓아가 어찌 병자를 보는지 볼라하네.
돌쇠 그 의원이 정말 그렇게 대단한 의원입니까요?
정상구와 우공보. 돌쇠의 질문엔 대답않고...
저희들끼리...난감하다는 시선을 교환하며...
우공보 헌데...이밤에 우리끼리 무슨 재주로 그 마을까지 찾아가겠소.
돌쇠 제가 안내하겠습니다요.
상구 자네가?
돌쇠 예...소인이 모실것이니...따라만 오십시오...
S#33. 산중 일각, 새벽
희뿌옇게 밝아오는 산길을
오르고 있는 농부 부부와 허준...
부부는...자꾸만 뒤돌아 허준을 흘끔거리는 모양이...
아무래도 허준이 미덥지 않는 듯 한데...
그때...뒤에서 허준을 부르는 목소리...
돌쇠(소리) 의원님...의원님...
허준과 부부...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돌아보는데...보면...
정상구와 우공보가 될쇠를 앞세우고
허겁지겁 다가온다. 허준...의아한데...
정상구 (숨을 고르고)노형이 산음 유의태 문하에 있던 허준이란
의원이 맞소?
허준 ...그렇소만...무슨 일이시오?
우공보 가신뒤에야 노형이 누군지 들었소. 나는 단양서 온 우공보요.
정상구 나는 봉화사는 정상구라 합니다. 허의원의 명성은 익히
들었소이다.
두사람...허준을 향해 정중하게 허리를 굽히고...
허준...인사를 받으며...당혹스러운데...
허준 제가 허준인 것은 맞지만...명성이라니...당치 않으십니다...
정상구 겸손의 말씀이요. 창녕 성대감 부인의 풍병을 고치고 다
죽은 사람까지 살린 의술이 아니요.
허준 ...
이들이 하는 말을 듣는 부부...
서로 마주보며...놀라고...
우공보 피차 바쁜길이오만 노형이 병자를 고치는 방법을 구경도
하고... 도울일이 있으면 도와볼라고 온 것이요.
정상구 예서 이럴게 아니라, 어서 가십시다.
돌쇠...농부 부부와 함께...
앞장서 걷기 시작하고...
당혹스러워하던 허준도...
이들을 따라가는데...
돌쇠 (부부에게 소곤거린다)운 좋은 줄 아쇼.
저분이...조선팔도에서 제일가는 명의랍디다...
부부...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갤 돌려...허준을 보고...
S#34. 버드네외경
20여호가 될까 말까한 작은 초가마을...
볼품없고 초라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지만
아침안개에 쌓여 있는 정경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고...
S#35. 농부의 초가
허름한 농부의 초가로 들어서는 부부와 돌쇠.
허준과 우공보, 정상구.
사내 (소리치는)아버님, 의원 모셔왔어요. 의원이요.
S#36. 방 안
허준과 사내 여자 그리고 우공보, 정상구,
방안으로 들어와 자릴잡고 앉는데...
노인의 입에서 되알진 욕설이 튀어나온다
노인 이 미친놈아. 누가 늬들더러 의원 데려오랬냐!
사내 아버지.
노인 (허준에게)이놈 말 믿지 마시오. 뭐라 거짓부렁을 늘어놓고
데리고 왔는지 몰라도 보다시피 입에 풀칠도 못하는 처지요.
약값 한푼 낼 돈 없으니...그만 돌아가시유. 난 죽을 각오가
됐소.
허준 ...의원의 소임은 병을 고치는 것이지... ...돈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허준의 말에...방안의 사람들...
다들 허준을 보는데...
노인 ...돈이 중한게 아니라니 무슨 말씀이요?
허준 돈보다 더 중한건 어르신의 목숨입니다... 고칠 수
있을지...어떨지 몰라도...일단...병이 어디까지 깊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노인...허준의 말에...감동하고...
허준...노인의 팔을 진맥하려는데...
잡힌 손을 빼내는 노인
노인 소용없소 의원나리. 말씀은 고맙지만...내 병세는 내가 잘아우.
난...이미 죽을각오가 다 돼있는 사람이요. 구석 구석 금간
몸을 무슨 수로 고쳐...
허준 ...금간 그릇도 곱게쓰면 오래 쓰는 법입니다.
병자가...병을 낫우는 첫째는...스스로 병을 떨치 겠다는
의집니다. 아직 기력이 탄탄하시니...필시...일어나실 겁니다...
사내 고집피우지말고...의원님 말씀을 따르세요. 아버지...
산음서는 다 죽은 사람도 살린 의원님이란 말여요.
노인...허준을 바라보고...
노인 ...저...정말 살 수 있는거요...?
허준...노인을 안심시키려는 듯...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는데...
허준 맥을 봅시다...
허준...병자의 맥을 집는다...
옆에서 그런 허준를 보는 우공보와 정상구...
우공보 맥이 좀 어떻소...?
정상구 손톱에...윤기가 없이 바싹 메마르고 안색이 푸르딩딩한게...
좀 어렵지않습니까?
허준...노인의 손을 놓고...
허준 평소에...무서움증을 잘 타십니까...?
노인 자꾸 헛것이 보이지요
허준 통증이 아침엔 그만그만하고...해질녘에 가장 심했다가
자정이 되면 좀 가라앉지 않습니까...눈도 많이
어두우실테구요.
사내 맞습니다 의원님...
허준 간이 허한 탓입니다. .발을 보여주시지요...
그말에 놀라 보는 사람들...
노인 ...발도 안씻었는데...
허준 괜찮습니다. 간의 맥을 잠시 보려는 것입니다...
허준...노인의 발을 보는데...
사내 간이라면 가슴에 붙었을텐데 .발은 왜 뒤적거리는겁니까요...?
허준 (병자의 발목을 잡고)이곳이 족음교라는 곳으로 간으로
올라가는 맥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네
허준...병자의 엄지발가락을 더듬어오르다가...
지극히 눌러보는데...맥이 뛰는 것을 느끼는 허준...
그 모습을...진지하게 지켜보는 우공보와 정상구
허준 아직 크게 다치진 않았으니...집에서 할 수 있는 정성을
들이면 효험을 보실 겁니다...
사내 ...?
허준 우선 마음으로는 무슨 일에도 조바심치거나...화를 내서는
안됩니다... 마음이 노하면...제일먼저 부담을 느끼는 것이
간이기 때문입니다...
우공보 (바짝 다가앉으며)그리고 집에서 할 수 있다는게 뭐요...?
허준 간이 병든 덴 산딸기를 그냥 먹거나 모과를 쪄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허나...절기로 보아...그것들을 구하긴 어려울테니...
우공보,정상구 ...?
허준 (사내에게)우선...파를 구해주십시오.
파를 뿌리채 씻어 두뼘짜리 한뿌리에 세종지씩의 물을 부어
스무 뿌리씩을 솥에 안치되...세지 않은 불로 물이 반으로
줄도록 진하게 달여 하루 세 번씩 마시면...
그 물이 간의 병든 곳을 어루만져 주는 역할을 합니다.
허준의 말에...우공보와 정상구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S#37. 주막 마당(아침)...
도지와 등짐을 진 오근이 있고...
한쪽에서 영달이 온다...
도지 아직 안돌아왔느냐?
영달 예...
도지 (잠시 생각하다가)...그만가자.
도지와 오근...영달 주막밖으로 나간다.
S#38. 방 안
허준과 노인 그리고 사내...
우공보와 정상구가 있는데...
허준이 노인에게 탕약을 먹이고 있다.
사발에 든 탕약을 마시는 노인...
허준 (사내에게)...때가되면...포공영을 회향과 같이...달여 마시면...
효험이 있을거요.
사내 포공영이고 회향이고...다 처음들어봅니다요...
허준 포공영은 앉은뱅이라고도 하는 민들레요고 회향은 미나리요.
공보 회향도 대회향 소회향 두 가진데 어느쪽이요?
허준 대회향은 중국서 난 약재고. 우리 땅에서 채취하는게
소회향인데... 조선사람의 병이면 조선에서 나는 약초가 더
맞겠지요.
공보와 상구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데...
허준 또...강변 수양버들 가지오 잎을 달여...그 액을 조석으로
두어 숟가락씩 들게 하면...황달에 효험이 있을것이요.
사내 그리 하겠습니다요.
허준 하면...난...이만 가보겠소.
노인 이 은혜를 뭘로 갚아야 할지...
사내 (미안한)의원님...저희가...사는꼴이...이모양이라...
허준 개의치 마십시오. 돈을 받고자 한 일이 아닙니다...
사내 ...지금 마누라가 조반을 준비하는 중이니...조반이라도 들고
가십시요.
허준 괜찮소...
사내 제발 조반이라도 한끼 대접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정상구 그럽시다 허의원.이 엄동에 빈속으로 길을 떠날 수야 없지
않소.
허준 ...
사내 하면...빨리 준비하겠습니다요...
사내...얼른 밖으로 나가는데...
S#39. 초가집 앞
사내가 초조한 얼굴로 집앞을 서성거리는데...
이때 한쪽에서...여자가...자루하나에...
닭한마리를 들고...허겁지겁 온다...
사내 아 뭐하는거여?
여자 ...부엌이라고 들어가 봤자...대접할게 없으니...
온 동리 다니면서...빌려왔지요.
사내 먼길 가셔야 되니...빨리 준비해.
여자 알았어요...
사내가 여자에게 닭을 받아들고...닭을 잡는데...
S#40. 산음거리
구일서와 양태가...사냥채비를 하고 가는데...
구일서 (연신...귀를 비비면서)으 춥다.
양태 이대로 산에 들어가면...얼어 죽겠시다.
주막거리에 가...탁배기 한사발 들고 갑시다.
구일서 넌...어쩜...내 속을 그리 잘 아냐. 가자...
S#41. 주막
구일서와 양태가...주막으로 들어서면.
평상 한켠에 장쇠와 꺽쇠가
탁배기를 마시고 있다.
구일서 아침 댓바람 부터...주먹에서...탁배기나 걸치고 있으니... 팔자
좋다...
장쇠 그러는 니놈은 왜 들어왔어...
구일서 우리야...산에 들어갈래니까...속이나 덮힐려고 왔지.
꺽쇠 (웃으면서 망태기를 보여조고)우리도...산에 가야 된다네.
자...따로 상차릴거 없이...이리 앉게...
양태 주모...여기 술좀 더 주슈...
일서와 양태...술잔을 받아서
한잔씩들 들이키는데...
일서 카 좋다.
꺽쇠 ...저...허준이도...한양으로 과거보러 갔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게 사실인가?
일서 그럼...갔지. 두고보슈... 내의원입격은 따논 당상일것이니...
우리 형님이 명의라는건 삼동네 쪼무래기까지 다 아는
사실아뇨?
장쇠 (빈정거린다)명의 좋아하네...어느 놈이 허준일 명의래?
도지도련님이라면 몰라도 허준인 어림없어...
어쩌다 소 뒷걸음치는 격으로 풍병환자를 고친거지.
도지 도련님앞에선 의술에 의자도 못들이밀 놈이야.
꺽쇠 내 보기에도...허준이는 이번엔 무릴세.
도지도련님도 낙방했던 의관데...무슨 재주로 붙어...
양태 (흥분해서)다 죽은사람 살리는 재주는 뭐 아무한테나 있는
줄 아쇼? 두고 보쇼...우리형님이 떡하니...급제해서
돌아올테니...
장쇠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말어. 그자식이 급제를 하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 장을 지져.
일서 아, 좋아 좋아...장을 지지건 국을 끓이건...자네 맘대로 하고...
우리 내기를 걸자고...난 우리 성님
이 급제하는데
두냥건다.두냥...
장쇠 (흥분해서)좋아... 나도 건다.나중에 허튼소리하면...아가릴
찢어놓을거야!
일서 니놈이나 딴소리말아.
이때...주막앞으로 함안댁이 지나다가...
그런 일서를 보는데...
함안댁 어이구 저화상... 산에 안가고...예서 뭐하고 있어.
일서와 양태...화들짝 놀라고...
얼른 사냥도구를 챙겨서 일어나는데...
함안댁 ...새끼까지 봐놓고...굶겨죽일 셈이야?
일서 알았다...간다...가...
일서와 양태...후다닥 주막을 빠져 나간다.
S#42. 유의원 일각
다희가 마당한쪽에서 병자들의
피고름 수건을 빨고 있다.
빨래를 다 마쳤는지 정리를 하는 모습인데...
그때...마당으로 오씨와 침모 유월이 지나간다...
다희...오씨를 보고 일어나...허리를 굽히는데...
오씨...다희를 보고...그냥 지나쳐가려다가...
오씨 ...니 서방도...한양으로 의과를 보러갔다데...사실이냐?
다희 ...예...
오씨 (피식 냉소를 띠고)서방이...지 분수도 모르고...오르지 못할
나무만 쳐다보니...너도 고생이...그칠 날이 없겠다.
다희 ...
오씨...득의만만한 표정으로...
다희를 흩어보고...지나가면...
침모 빨래 다 마쳤으면 가서 유의원님 방 소제 좀 하게.
다희 ...예...
S#43. 유의태의 방
다희...걸레를 들고...방안을 훔치고 있는데...
그때...방안으로 유의태가 들어온다...
다희...의태를 보고...깜짝 놀라...일어서는데...
의태 (허준에게와는 달리 다희에게는 따뜻한 말로 예우하여
대한다) 개의치 말고 하던 일 마저 보십시오...
의태...자리에 앉아...의서를 펼쳐보고...
다희...그런 의태를 의식하며
걸레질하다가 챙겨...밖으로 나간다.
의태 나가는 다희를 안쓰러운 얼굴로 바라보며
다시 의서를 보기시작한다...
S#44. 허준의 집 방 안
바느질을 하는 다희가 있고...
손씨는 화로에서...인두를꺼내서...
다리미질을 하는데...
바느질을 하던...다희가 상념에 잠긴다...
그런 다희의 얼굴위로...피를 토하던
유의태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손씨 무슨 생각을 그리하오?
다희 ...예? 예...아닙니다...
손씨...그런 다희를 보다가...얕은 한숨...
손씨 ...나도...요즘은...아범생각에...통 제정신이 아니요.
넋나간 사람처럼 일손을 놓고 섣있는게 한두번이 아니니...
다희 너무 심려마십시오 .서방님께선...잘해내실 겁니다...
손씨 ...이왕 작심하고 떠난길... 내의원에 들어간다면 얼마나
좋겠소.
S#45. 방 안
식사를 다 마치고...숭늉을 들이키는
허준과 우공보...정상구.
우공보 사람 목숨을 살려주고...고작해야 조반 한끼라니...
이런식이면...대체 호구는 어찌 하시오...?
허준...멋쩍게 웃어보이는데...
정상구 내 참견할 일은 아니오만...이리 살아봐야 아무 소용없소.
아무리 죽는 소릴 해대도 쥐어짜면 다 돈 나올 구멍이 있는
법이요 허의원이 공으로 병을 고쳐주면...저의원은 의례
그려려니...하지...고마운 것이나 아는 줄 아슈...?
그게 바로 사람 인심이요.
그러나 허준...그말에
대꾸하지 않고...봇짐을 챙겨들며...
허준 그만 일어들 나시지요...갈길이 멀지 않습니까...
S#46. 초가 마당
허준과 우공보...정상구...
떠날 차비를 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마당엔...성인 남녀 십수명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데...허준...놀라 보면...
집주인인 사내가...사람들에게
쩔쩔매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내 왜들 이러나...의원님 지금 떠나셔야한다니까.
허준...영문을 몰라 의아한데...
허준 ...무슨 일이요?
사람들...허준과 우공보...
정상구를 보고...몰려오는데...
남자1 의원님.저희들 병도 좀 봐주십시오...
허준 ...!
사람들...간절한 눈빛을 띄고...허준을 바라보고...
허준...자신을 에워싼 사람들을 보고
당혹스러움에...어쩔줄 모르는데...
여기저기서...아프다는 말이 튀어나오고...
남자1 내 허리좀 봐주시오. 허리가 아파 잠을 잘 수가 없수...
여자 제 아이 눈이 사팔입니다 의원님.
노인 몇달 전부터 귀에서 고름이 나옵니다.
당혹스러워하는 허준을 보고...
나서는 사내...
사내 이 사람들이 참말로...글세 이 의원님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떠나야한다지 않았어. 지금 한시가 급혀.
남자1 야 이놈아, 돈 안받는 의원이라매. 너 혼자만 덕이란 덕은
다보고... 왜 우리는 치료도 못받게 가로막는거여.
남자2, 자신이 데려온 아이를
허준의 앞으로 내보이며
남자2 내 아들놈인데 엉덩이에 난 코딱지만한 부스럼이
잘못돼가지구... 화농이 졌습니다요. 앉지도 눕지도 못할
지경이니...제발 손 좀 써주시요...의원님...
남자2, 허준의 앞에서...불쌍한 얼굴을 지으며
고개를 거푸 숙이고... 이어...사람들의
하소연이 다시금 쏟아지기시작하는데...
정상구 (당황한 얼굴로)어...어쩌실거요...? 난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소...
허준 ...
우공보 아직 갈길이 2백 60리나 남았소. 지금 떠나야...
하루 전에는 한양에 도착할 수가 있소이다...
한양에 닿아 과장에 들어가기전에 수험정리를 하려면...지금
가야하오.
허준...생각에 잠겨있다가...
힘겹게...입을 연다
허준 여러분들의...딱한...사정은 알겠지만...보시다시피 나는 한양에
갈길이 급한 사람입니다... 한양에 다녀오는 길에...꼭 이곳에
다시 들러 여러분의 병을 돌봐 드릴테니...
오늘은...그만 가게 해주십시오...
허준의 말에...나이가 지긋하게
들어뵈는 촌로가 나선다.
촌로 의원님 가실길이 급한데...우리도 마냥 떼를 쓰듯 ...길을 막을
순 없지만 한나절만이라도 병을 보아주시면 안되겠소...?
듣자하니...돈 들이지 않고도 약이 되는 단방처방을
알려주신다니...그정도라도 한가지씩만 일러주시면
소원이 없겠소.
허준 ...
촌로 가진 돈이 없어...의원근처엔...가보지도 못한...불쌍한
사람들이요...제발...의원나리께서...우릴 좀 도와주시요...
그러자...사람들 다시 웅성거리고...
여기저기서 그래달라...제발 살려주는 셈 치고...
한나절만 있어라...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데...
자신을 애타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에... 허준...갈등한다.
허준 (결심한듯)그럼...한나절만...더 머물겠습니다...
허준의 말에...사람들 안도하고...
그러나...정상구와 우공보...
허준의 결정이 기막힌데...
정상구 지금 제정신이요...? 평생을 별러서 가는 과거길에...
객기를 부려도 분수가 있지...과거를 안볼 작정이
아니면...어찌 이럴 수 있소.
우공보 이사람 말이 맞소 허의원. 지금도 턱없이 늦은 길이요...
허준 ...전...더있다 가겠습니다...여기서 반나절을 더 머물러도
부지런히 걸으면...하루전에는...한양에 당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상구 젠장. 난 모르겠소. 난 떠날테니 알아서들 하시오.
정상구...그대로...획...나가버리고...
우공보 이보시오...정의원...
우공보...어찌할바를 몰라...난감한데...
S#47. 촌로의 초가
허준...초가의 방문을 열어...안을 살펴본다.
그 옆에는 촌로와 우공보가 서있고...
허준 됐습니다...이곳을 여환자의 병사로 하고...아래집을
남자병자들의 병사로 쓰겠습니다... (공보를 보고)
허준...지금부터...병자들을 침과 뜸으로 다스릴 사람들과
약재로 다스릴 병자로 나눌 것이니 도와주시오...
우공보 꼭 한나절 만이요. 그땐 무슨 일이 있어도 떠날것이요.
허준 알았습니다.
촌로 나는 글을 좀 아오...내가 도울일은 없겠소?
허준 잘되었습니다... 제 옆에서 병자들에게 나눠줄 처방전을
정리해주십시오
촌로 알았소...
허준 우의원께선 부인병을 맡아 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우공보 ...그럽시다...
허준...모여있는 이십여명의 병자들을 향해...
허준 자...이리 혼란스러우면...병을 돌수 가 없습니다.
순서를 지켜...병세를 말해 주시오...
허준...단호하게 말하는 모습에서 스톱모션!!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