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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2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315 목록 댓글 0

[허준] 22

 

 

 

 

 



 

S#1. 버드네 전경

 

S#2. 초가 마당

 

진료를 기다리는 병자들이 

초가의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S#3. 초가 방안

 

허준...방안에 앉아...병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허준의 옆으로는 너댓명의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고...

허준 옆에선 촌로가 지필묵을 펼쳐놓고 

허준이 지시하는 대로 처방전을 쓰고 있고...

허준의 앞에는 삼십중반의 사내가 

자기 자식의 엉덩이를 까고 화농이 심한 

엉덩이를 허준에게 보인다...

 

허준 (환부를 살펴보고)화농을 다스리려면 마늘을 잘 다져 

참기름에 섞은 뒤 이를 상처부위에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사내 (놀란 얼굴로)마늘로도 병을 치료할 수 있단 말입니까?

허준 그렇소. 비싼 약재 못지않게 근처에서도 효능 좋은 

약재는얼마든지 있습니다. 마늘로도 듣지 않을시엔...버느나무 

껍질을 벗겨 달인 물을 환부에 발라 주시오...

사내 예...

허준 또...화농으로 몸에 열이 나고 떨리는 것을 막기위해서 

인동초를 다려 그 물을 자주 먹여야 합니다.

 

촌로 허준이 말하는대로 처방전을 쓰지만...

어딘지...찜찜한 얼굴인데...

 

허준 고름이 터져 다른 곳에 퍼지면...그곳에도 화농이 번지는 

수가 있으니 상처가 아물때까진 아이가 움직이지 않도록 

신경써 주십시오...

사내 명심하겠습니다요.

 

사내가 아이를 데리고...

촌로가 주는 처방전을 들고...일어서면.

허준...남자뒤에 앉아있는 노인을 향해...

 

허준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노인 기침이 심하고 열이 많아...통 잠을 잘수가 없습니다요.

 

허준...노인을 진맥한다...

 

허준 (연신 기침을 토해내는 노인을 보고) 기침을 달래고 열을 

내리는데는 차전자가 좋습니다. 다음...

 

허준이...다음 환자를 볼려하면...

처방전을 적던 촌로가 허준에게...

 

촌로 저...의원님...

허준 (촌로를 보고)말씀하십시오.

촌로 ...내 의원님 말씀대로 처방전을 적긴 하지만. 모르는 

약재이름이 많아서...

허준 (아차 싶고)...제가 급한 마음에 미처 거기까진 

생각못했습니다. 차전자는 질경이 씨앗입니다.

촌로 위장병의 영약이라는 황백은 뭡니까?

허준 황벽나뭅니다.

촌로 (처방전을 보고) 횟배앓이와 일사병에 특효가 있다는 

남과는...?

허준 호박입니다. 오줌을 잘나오게 하는 창출은 삽주뿌리를 

말하고... 종기에 잘듣는 인동초는 겨우살이 풀입니다. 

또...설사에 쓰는 우자는 토란이구요.

촌로 (고개를 끄덕인다)...알겠습니다.

 

허준...한쪽으로 옮겨서 다른 환자를 본다.

피부병에 걸려서...팔다리가 하얗게 일어나고...

울긋불긋한 병자를 보는 허준.

 

허준 피부병에는 감초달인 물을 발라주거나...생강과 술을 

섞어...이를 발라주면 효험을 보실 겁니다...

 

S#4. 다른방

 

우공보가 역시...병자들을 보고 있다...

주로 여자 환자들인데...

우공보...누워있는 여자 환자의 배를 눌러보고.

 

우공보 오래된 설사에는 황백피와 너삼을 가루내어 하루에 

세 번 밥먹은 후에 먹거나 도토리를 식간에 먹으면 

좋습니다.

 

S#5. 삼적사 전경(낮)

 

S#6. 삼적의 움막 안...

 

움막안에서 대풍창병자를 진료하고 있는 

삼적과 예진...삼적, 병자의 상처를 치료하면...

예진이 삼적에게 상처를 감쌀 천을 건네는데.

그때...밖에서 상화의 목소리가 들린다.

 

상화(소리) 대사님...소자...상합니다...

삼적 들어오너라...

 

상화...삼적과 예진의 앞으로 와 앉는데...

 

상화 지금 막 산행에서 돌아오는 길입니다...이번 산행에서 캐온 

약재들은 약재창고안에 옮겨놓았습니다.

삼적 허의원은 만났더냐.

상화 예.

삼적 먼길 다녀오느라...애썼다. 그만 쉬거라.

 

상화...일어서려다...예진을 향해...

 

상화 제게 맡기신 서찰은 허의원께 전해드렸습니다.

 

상화의 말에...예진...삼적을 의식해...

얼굴을 붉히는데...상화...밖으로 나가면...

예진...병자의 환부에 다시 천을 감는다...

그런 예진을 잠시 바라보는 삼적...

천으로 병자의 다른 환부를 감으며. 

툭 내뱉듯 이야기한다.

 

삼적 ...(혀를 끌끌차면서)허준이는 처자가 있는 몸이니...그만 

미련을 버리거라...

예진 ...

삼적 ...의지할데도 없이 혼자 몸으로 힘들게 버텨온 삶이 

아니더냐. 이제는 기댈 어깨를 찾아야지.어쩌자고 외로운 

가슴앓이를 하는게야.

 

삼적의 말에...천을 감던...예진의 손...

멈추고...생각에 잠기는데...

삼적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삼적 난 유의태한테 가서...약재 시주나 받아와야겠다. 사향에 

우황...웅담...값비싼 약재들이 다 떨어졌어.

예진 ...산음에 가시는거면 소녀가 다녀오겠습니다.

삼적 ...

예진 ...소녀... 가져올 의서도 있고... 옷가지도 챙겨야 합니다.

삼적 ...그리하거라.

 

삼적...움막밖으로 나가면...

예진...상념에 잠긴다.

그런 예진의 얼굴위로...

 

삼적 (소리)이제는 기댈 어깨를 찾아야지. 어쩌자고 외로운 

가슴앓이를 하는게야.

 

예진의 착잡한 얼굴.

 

S#7. 초가 방 안

 

계속 병자들을 보고 있는 허준...

 

허준 눈이 침침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셨소?

병자 예...농사짓고 사는 놈이...쌀하고 조도 분간을 못하겠습니다요.

허준 제대로 보이지 않는 눈이 갑자기 좋아지리란 

기대를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나아질려면...

미꾸라지를 통째로 삶아 삼시세끼에 뼈가지 다 먹어보시오

단국화를 달여드셔도 좋을거요.

 

(시간경과)

다른 환자를 보고 있는 허준.

 

허준 오미자를 드시오.

오미자는 폐를 보하고...기침을 멎게 하니...오미자를 달여...

하루 두세번 끼니 뒤에 드시오.

 

S#8. 다른 초가방 안

 

우공보 역시...병자들의 상태를 보고 있는데...

시침을 하는 우공보 웬지 초조한 얼굴이다...

 

S#9. 버드네 마을 일각

 

병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초가쪽으로 몰려가고 있다.

지게에다...병자를 업고 가는 사람...

부축을 해서...가는 사람...

 

S#10. 초가 마당

 

이미...해가 중천에 걸려있지만...마당의 사람들은

줄기는 커녕...아침에 비해...배나 증가해있고...

아들의 지게를 타고 마당안으로 들어오는 노파...

달구지에 실려...들어오는 병자...

다른이의 부축을 받고...오는 사람들 까지 

많은 병자들로 들끓고 있다.

마당 한켠엔 돌쇠가...병자들을 향해서...

 

돌쇠 자자... 조용히들 하시오...

사람들이 많으니... 순번을 정합시다...

의원님 방해안되게 순서대로 줄을 서요.

거기...만석이네 지금 왔으면서 왜 앞에 껴드는겨. 

뒤로 가슈.

 

병자와 보호자들... 주섬주섬 

줄을 서기 시작하는데... 

이때...마당으로 오는 우공보...그

들을 보고 기가 막힌 얼굴인데...

 

우공보 (돌쇠에게)...어찌 된 셈인가? 어째 병자들이 줄지를 

않는겐가?

돌쇠 (난처한)...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아랫동네 윗동네 

할것없이 산지 사방에서...꾸역꾸역 밀려옵니다요...

 

우공보...기가 질리는데...

 

S#11. 초가 안

 

병자를 눕혀놓고...침을 놓고 있는 허준.

이때 우공보가 방으로 들어온다...

 

우공보 허의원 큰일났소.

허준 무슨 일입니까?

우공보 약속했던 한나절이 다 지났는데도 병자들이 줄기는커녕

마당에 겹겹이 둘러앉아 있소.

이들을 다 봐주다간... 우린 과거는 켜녕 한양에도 당도 

못할거요

허준 ...

우공보 그만 털고 일어납시다.한나절도...허의원과 나한텐

천금같은 시간을 쪼갠것이요...

 

우공보의 말에...방안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병자들과 

촌로 불안한 눈으로 허준을 보는데...

자신을 바라보는 병자들의 시선을 

느끼는 허준...괴롭다...

 

우공보 서둘러 여길 떠납시다.

 

허준...마음의 갈등이 이는 듯 한데...

 

S#12. 초가 마당

 

방문을 열고...떠날 차비를 한 

허준과 우공보가 나오는데.

그 모습을 보고...놀라...웅성거리는 사람들...

 

돌쇠 버, 벌써 떠나시는 겁니까요...?

우공보 벌써라니. 약속했던 한나절이 지난지가 언젠데...

우린 더 지체할 시간이 없네. 

돌쇠 하지만...아침나절부터...사람들이 제차례 오기만을...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

 

허준...애원이 가득담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마주하자...괴로운데...허준과 함께 나온 

촌로로.안타까운 얼굴이다...

그때 차례를 기다리며 앉아있던 사내가 

허준에게 사정을 한다.

 

사내 (애타는)의원님...이제 막...제차롄데...어떻게...저까지만이라도...

안되겠습니까...? 지겔 지다가 다친 허리에...침 한 대만 

놔주십시요.

사내2 제 사정도 급합니다요. 이사람을 봐주실꺼면...제 등창도 

고쳐주십시오.

촌로 (달래는)그만들하게...애초에 우리가 한나절만 있어달라 

약조하질 않았어... 우리같은 무지랭이들 때문에 의원님 

대사를 그르치셔야 되겠는가.

 

허준...이들의 모습에...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한데.

우공보...그런 허준을 이끈다...

 

우공보 갑시다...자...그럼...우린 이만 떠나겠소...

 

우공보...걸음을 옮기는데...

허준...결심을 굳힌 듯...

 

허준 ...먼저 가시오.

우공보 (놀란 얼굴로)허의원...!!

먼저가라니...하면 허의원은 아니 갈 생각이요?

허준 갑니다...저기 저 병자들을 다 보아줄수는 없는 노릇이나...

조금은 더 손을 봐주어야 할 병자가 여럿 있습니다.

우공보 지금 제정신이요...?

여기는 충청도 진천이요. 한양까지 2백60리 길이란 말이요...

허준 하루정도의 말미는 더 있을 것입니다...

오늘밤에라도 길을 나서면...과거를 치르는 전날까지는...

한양에 당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공보 한양에 당도하면, 과장엔 곧바로 들어갈 셈이요?

그간 공부할 것을 정리하고 시제를 가늠해볼 여유도 없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무슨 재주로 시험을 치른단 말이요...

허준 ...

우공보 이러지 말고...함께 떠납시다. 예서 발목을 잡혀 평생을 

기다려온 과거를 포기할 셈이요?

 

허준이 갈등하는데.

그런 허준의 눈치를 보던 병자들중 

사내가 앞으로 나서면서.

 

사내 의원님... 없이 사는 사람들이 아파도 참고 살다가... 

의원님이 치료해준다는 말에 조금이라도 나을까 싶어 

찾아왔습니다요. 

염치없는 줄은 알지만서두... 기왕지사 이렇게 된 김에... 

쪼그만 더 봐주십시오...

우공보 정말 답답한 사람일세...댁네 사정 딱한건 알지만... 

우리도 평생을 별러 과거길에 나선거요...

그런 우리를 잡으면 죽으란거나 마찬가지야.

허준 ...저는 남겠습니다...

먼저 가십시오. 내 미숙한 재주나마 필요하다면 이대

뿌리치고 갈 순 없습니다.

우공보 허의원!!

사내 갈려면 당신이나 가지...왜 자꾸 방해여!!

우공보 (사내를 노려보면서)뭐야?

사내2 (시비조로)댁은 나설거 없어요. 저기 저 의원만 남으면 

되니까...갈길 가슈?

 

이때 뒤에 있던 병자들이...맞아...

저놈 자식...웬 방해여...

갈려면 당신이나 빨리 가!!

등등의 욕설이 튀어 나온다...

 

우공보 ...(역시 화난 얼굴로)...나도 밤새 한숨도 눈 못 붙치고...

당신들 병을 봐준 사람인데...그런 나한테 욕을해? 에이 

배은망덕한 것들!!

(허준을 보고)난 허의원께 정이 쏠려 설사 고생이 되더라도

같이 갈 했소만...더 이상은 저따위 우매한 것들 상대 

못하겠소. 난 가리다.

허준 다급한 마음에 막말을 한것이니...너무 서운해 마시오. 한양 

가서 뵙지요.

우공보 ...(그런 허준을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초가마당 밖으로 나간다.

허준...그런 우공보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서 병자들을 본다.

하나같이 헐벗고 굶주려...피골이 상접한...

가난한 얼굴... 그들이...허준을 향해...

애처럽고 간절한 시선을 보내는데...

이때 처음 허준을 버드네로 데려왔던 사내가...

허준을 보고...

 

사내 면목이 없습니다요.

제가 아니였으면...하마...한양 근처에 당도 하였을터인데...

허준 됐소.(다음을 다잡고 병자들을 본다)...

다들 내말을 들어 주십시오.

의원이 들여다 본다고 병이 절로 낫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지닌 것은 오직 이 침통 하나뿐 따로 약재를 지니지도 

못했으니...오늘 하루 안에...모든 병이 다 나으리라는 

욕심은 버리셔야 합니다. 나는...달이 뜰때까지 여기 

있겠습니다. 그때 까지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그런 허준을 보는...촌로...

감격하여 목이 메이는데...

 

촌로 다들...의원님 말씀 들었는가...? 

이분의 사정을 익히 알았으니...우리도...달이 뜨는 길로...

의원나리께서 꼭 떠나실 수 있도록...모두 다짐을 하세.

 

촌로의 말에...사람들 여기저기서...

그것만도 은혜다...의원나리...고맙습니다...

등등의...말이...쏟아져나오는데...

합장을 하고 절을 하는 사람 

환성을 지르는 사람도 있다.

 

허준 (감정이 복받치고...입가에 미소를 띠고 그들을 보다가

허준을 처음 데리고 온 사내를 향해)...병자가 아닌 장정들을 

데리고 가 약초를 캐어오시오.

사내 알겠습니다요...

허준 (촌로에게)어르신께선...여기 모인 병자들 중...

경하고 중한 병자를 구분하여 주십시오...

촌로 알겠소.

허준 자...우리 합심해서 힘껏 해봅시다.

 

다들...의욕과 희망에 찬 얼굴들인데... 

 

S#13. 초가 일각

 

초가 한켠 마당에는...동네 아낙들이...

짚으로 싼 계란 꾸러미와...자루에 든 쌀...

그리고...술병등을 들고 서 있다...

허준을 처음 데려온 초가 주인 여자에게...

내밀면서...

 

아낙 의원님께서 날밤을 새우셨다면서유? 이걸로...식사대접이나 

해주세유.

아낙2 (술병을 내밀면서)이거는 우리 제사에 쓸 제준데...

의원님 반주나 하시게 내 놓으세요.

 

주인집 여자...

흐뭇한 얼굴로 물건을 챙기고...

한쪽에서...닭 한 마리를 들고 

그 모습을 보는 돌쇠...

 

돌쇠 (닭을 보면서)

이놈아...죽는다고...서러워 마라...

의원님 몸보신 하는데 죽는건...니놈 복이여.

 

돌쇠...초가 뒤켠으로 간다.

 

S#14. 산야

 

주인집 사내가...장정 서너명을 끌고 

약초를 캐고 있다. 버드나무 껍질을 벗기는 사내.

약초를 캐는 사내의 모습이 보이고...

 

S#15. 초가방 안

 

허준이...병자를 눕혀두고...시침을 하고 있는데...

이때 촌로가 방으로 들어온다.

 

허준 여자 병사에는 병자들이 몇이나 남아 있습니까?

촌로 모두 열 둘입니다.

허준 여기 시침을 마치는데로 건너갈 것이니...그리 말씀해 

주십시오...

촌로 예...산과 들에 약초를 캐러간 사람들이 돌아 왔습니다.

다들 무식해서...제대로 캐왔는지 어쩐지 모르겠소.

허준 어디 봅시다.(.병자의 침을 뽑은 후)

 

허준과 촌로...마당으로 나간다...

 

S#16. 초가 마당

 

병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초가 마당으로 나오는 허준과 촌로...

마당 한켠에는 약초를 캐러갔던 

사내와 장정들이 서 있는데...

 

사내 여기 의원님께서 캐오라시던 약촙니다요.

 

사내가 자루를 내밀면...허준...

자루안에서...약초를 꺼내서 본다.

 

허준 ...(약초를 골라서...나누고)이쪽은 .쓸 수 있는것이고...

이건...철이지나...약효를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애들 쓰셨소.

(병자들을 향해서)...난...여자 병사엘 갔다 올것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허준이 촌로와 함께 

마당밖으로 나갈려 하면...

이때...머슴으로 보이는 

사내 하나가 허준을 가로막고...

 

머슴 의원님...지가...티눈이나...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요.

꼭 좀 고쳐주십시오.

촌로 ...야 이놈아...의원님은 중한 병자를 돌보느라...

눈꼬 뜰새 없이...바쁘신데...그깟 티눈가지고...수고를

끼칠려들어!

머슴 (퉁명스럽게)...난...아파 죽겠단말이유.

사내 저 놈에 자식이...웬 말이 많아. 저놈을 끌어내게.

 

장정들이 머슴을 끌어 낼려고 하면...

 

허준 (웃으면서 만류한다)놔두십시오.

본시...남에 골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고 여기는 것이 병자의 

마음입니다.

촌로 하도 수고를 끼쳐서 우린 몸둘 바를 모를 지경인데...

허준 (머슴을 보고)...티눈을 낫게 하는건 아주 간단하네.

대추를 가져다 씨를 뽑아버리고...그 과육만으로...티눈을 

싸매두면... 수일안에...단단한 티눈이 물렁해지는데 그때 

손톱으로 뽑아버리게.

머슴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촌로와 함께 나간다.

 

S#17. 산음마을 전경

 

예진이 의원쪽으로 가고 있다.

이때...한쪽에서 함안댁과 구일서가 

그런...예진을 보고...

 

함안댁 아씨...아씨...

 

예진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면...

아이를 업은 함안댁이 오고 있다.

 

함안댁 어딜 갔다 오십니까요?

예진 ...삼적사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등에 업은 아이를 보고)...해산 하셨소?

함안댁 예...계집입니다요. 제가...박복해서...어렵사리...낳은 

자식이...딸입지 뭡니까?

구일서 떡하니 고추라도 달고 나왔으면...좋았을것을...

예진 ...애기 듣는데서...그런말 마오. 이리 고운데...딸이면

어떻습니까? 잘 만 키우면...제 몫을 다 할 것입니다.

 

예진...미소를 띠고...아이를 얼른다.

 

구일서 ...아씨께서도...얼른 시집가서...애기 보실 때가 됐는데.

예진 ...(어색한 미소를 띤다)...

함안댁 (구일서의 옆구리를 쿡찌른다)...

 

예진.두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의원쪽으로 간다.

 

함안댁 어이구...눈치도 없이...

일서 왜? 내가 뭐 없는 말 했냐?

함안댁 ...그래...잘했네.잘했어.

하여튼...남에 염장 뒤집는데는 타고 났으니까...

 

함안댁...군시렁거리면서...걸어가면...

구일서...떨떠름하고...

 

S#18. 의태의 방 안

 

의태가 의서를 보고 있고...

그 옆에 오씨가 앉아있다...

 

오씨 도지가...한양에 당도했는지 모르겠네.

의태 (별 대꾸없이...의서만 보고 있는데)...

오씨 (의태가 들으라는듯)...이번에도... 구침지흰지 뭔지때문에 

양예수영감의 눈밖에 나는건 아닌지...

의태 ...

오씨 그리...책만 보지 말고...뭐라 말 좀 해보시오.

난 속이 타 죽겠는데...어찌 그리 태평하시오.

의태 ...양예수가...그리 속 좁은 사람이 아니요.

선대왕때부터...지금까지 두대에 걸쳐 어의를 지낸...

사람이...그만한 일로 실력이 되는 아아를 낙방을 시킬 리가

없소. 도지가 실력만 된다면...붙을것이니...딴생각 할거 없소.

오씨 (잔뜩 불만스러운 얼굴인데)...

 

이때.밖에서 들리는 집사의 목소리...

 

집사 의원님... 예진아씨에서 오셨습니다.

 

순간...오씨의 의아한 얼굴...

 

의태 들라하라.

 

잠시 후...문이 열리고...

예진이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예진을 본 오씨의 얼굴이 굳어진다...

예진...의태와 오씨에게 절을 하고...

 

오씨 (냉랭하게)어쩐 일이냐?

예진 ...(의태에게)...대사님께서...약재를 시주받아오라셨습니다.

오씨 약재라니? 무슨 약재 말이냐?

예진 (잠시 망설이다).우황...사향...웅담입니다.

오씨 ...아니...그건 모두 값나가는 약재들 아니냐! 정말 뻔뻔한 

사람일세...그 약재를 맡겨 놨다던?

의태 그만하시오.

오씨 ...내 말이 틀렸습니까? 의원드나들면서...적지않은 돈까지 

시주받아 가는걸로 아는데 이젠 값비싼 약재까지 

내놓으라니...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의태 (무시하고)삼적사에 필요한 만큼 니가 챙겨가거라...

예진 ...

 

오씨...못마땅한 얼굴로 예진을 쏘아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의태 삼적사에선 지낼만 하더냐?.

예진 예...

의태 ...허준이가...삼적밑에서...대풍창 병자들을 돌 

본다던데...그것이 사실이냐?

예진 예...

의태 ...

예진 ...지금은 하산하여...내의원 과거를 보러 갔습니다.

의태 ...먼길...오느라...피곤할터인데...그만 가 쉬거라.

 

예진.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의태...잠시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 의태의 얼굴위로.

자신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던 

허준의 모습이 잠시 떠오른다...

 

S#19. 의원 일각

 

의태의 방에서 나온 예진이 병사 일각으로 가는데...

이때...병사 앞 한쪽에서...피고름 묻은 

수건을 빨고 있는 다희를 본다.

예진...착잡한 얼굴로...그런 다희를 바라보는데...

다희는 예진을 의식 못하고...

몹시 힘겨운 얼굴로...수건을 빤다.

이때 의원 마당쪽으로 양태와...손씨가 오는데..

손씨는 겸이를 업고 있다.

 

양태 (다희쪽으로 가서)아씨.

 

다희가 보면...양태와 손씨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는데...

 

다희 무슨 일입니까?

손씨 겸이가...아픈가 보오... 열이 펄펄 끓고...얼굴엔...열꽃이 폈소.

다희 (놀란 얼굴로 손씨에게 업힌 겸이를 보는데...얼굴에...붉은

점들이 피어있고.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겸아...겸아...

 

한쪽에서 그 모습을 본...예진...

얼른 다희쪽으로 다가가서...

 

예진 어디 봅시다.

 

예진...겸이를 보는데...

 

예진 빨리 병사에 눕히시오.

 

다희...겸이를 안아들고...병사로 들어간다.

예진도 병사로 들어가고...

손씨와 양태는 초조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는데...이때 한쪽에서...

침모와 유월이 오다가 그 모습을 본다.

 

침모 뭔일이요?

손씨 우리 손주가...아프다오.

 

손씨...걱정스런 얼굴로...

눈물까지 글썽해져서...병사쪽을 보고.

침모와 유월이도...호기심어린 

눈으로 병사안을 보는데...

 

S#20. 병사 안

 

다희가 겸이를 눕히면...

예진이 겸이의 상태를 점검한다...

맥도 짚고...열꽃이 핀...얼굴을 살피는데...

 

다희 ...어찌 된 일입니까?

예진 ...좀 더 경과를 봐야 알수 있으나...두창일 수도 있습니다.

(두창: 마마.천연두라는 자막이 나갈것)

다희 ...두창이라면?

예진 ...마마를 두창이라 합니다...

다희 (놀란다)네? 하면...우리 겸이의 얼굴이...얽게 된단

말입니까?

예진 아직 확실친 않습니다. 제가 약을 조제할 것이니...좀 더 

경과를 두고 보시지요.

 

예진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데...

다희...다급한 얼굴로 겸이를 보고...

 

다희 (울먹이면서)겸아...겸아...

 

S#21. 약재창고

 

창고로 들어온 예진이 

약재함을 뒤져 약재를 꺼낸다.

 

S#22. 약재창고 앞

 

탕약을 다리는 예진의 모습.

 

S#23. 병사...

 

예진이...누워 있는 겸이의 입에 

탕약을 흘려서 먹인다.

안타까운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다희.

(시간경과)...겸이가 잠들어 있고...

그 옆으로...다희와 예진이 앉아서 

겸이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예진...겸이의 이마에 난 진땀을 

닦아주는 다희를 바라보는데...

다희...그런 예진의 시선을 의식하고 보면...

 

예진 ...옛날...아씨께서...허의원님을 찾아 산음에...오셨을때가

생각납니다.

다희 ...

예진 ...먼 여정에 심신이 지쳐...허로라는 병을 앓으셨지요.

다희 ...

예진 ...그때...누굴 찾으시냐고 물었더니... 지아비 될 분을

찾아왔다고 하셨습니다.

천길 마다 않고...사모하는 분을 찾아오신 아씨가...

몹시 아프고 지친 몸이였는데도... 참...아름답고...행복해 

보였습니다.그리고...아씨의 심중에 있는 그 사람이 누굴까 

몹시 궁금했었지요.

다희 ...

예진 그 분이 허의원님이란 걸 알고... 내심...그럴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허의원님을 지켜보면서...아씨의 

헌신적인 내조와...사랑을 받기에 지당한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다희 ...

예진 ...겸이는 ...열이 많이 내린걸로 봐서...두창은 아닌 듯 하니.

너무 심려마십시오.

다희 ...고맙습니다...

 

예진...다희에게 눈인사를 하고 

병사밖으로 빠져 나간다...

 

S#24. 병사 앞 일각

 

예진...병사밖으로 나와서...

혼자 상념에 잠기고...

 

S#25. 버드네 전경(밤)...

 

산위로...휘엉청 밝은 달이 떠오르는데...

 

S#26. 초가 마당...

 

아직도 많은 병자들이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다.

 

S#27. 초가방 안

 

병자를 앞에 두고 시침을 하는 허준의 모습.

잠도 못자고 긴장해서 일을 한 탓인지 

몹시 피로한 얼굴인데...침을 들어 시침을 할려는데...

눈이 뿌옇게 되고...환부와 침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허준...손등으로 눈을 부비는데... 

다시...시침을 하는 허준...

 

허준 (마음의 소리) 한 사람이라도 더...

달이 뜨기 전에 한사람이라도 더 봐야한다.

 

허준...침을 뽑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어지러운지...비틀 하는데...

 

S#28. 초가 마당

 

허준이 마당으로 나오는데...

마당에 있던 촌로와 돌쇠...

그리고 주인집 사내가...

허준앞으로 다가온다.

 

허준 ...물 좀 떠주겠소?

사내 ...예...바로 더운물을 가져오겠습니다...

허준 아니요...찬물을 떠주시오.

 

허준...고개를 들어...하늘을 보면...

하늘에 휘엉청 밝은 달이 떠 있다.

 

S#29. 초가 일각

 

나무로 만든 대야를 앞에 두고 세수를 하는 허준...

옆에선...돌쇠가 수건을 들고 있다가 허준에게 건넨다.

허준이 얼굴을 닫으면서...한쪽으로 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촌로로 병자로 보이는

사내가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다.

 

병자 어르신......의원님한테 .한시각만 더 있다 가라고 말씀 좀

올려주시오.

촌로 이 사람이...뭔 염치루다 더 지체허시란 말이 나와.

다믄 한시각이라도 여유가 있다면 밤 꼴딱 세운 저 양반...

한숨이라도 주무시고 가도록 권해야 옳지. 

달뜨면 떠나기로 약조를 했으니 두 말 말어. 

주인사내 그 말씀이 맞아요. 의원님은 연이틀 날밤을 세웠소.

더는 이러고 저러고 매달릴 처지가 아니지...

촌로 빨리 저녁상 준비하게...

사내 예...

 

이때 한쪽에서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는 허준...

 

S#30. 초가방 안

 

허준, 비록 개다리 소반이지만...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을 사이에 놓고...

촌로와 초가의 주인 부부 그리고 돌쇠가 있는데...

 

촌로 달이 이미 중천이요.어서 드시는대로 떠나시오.

사내 의원님 은헤가 백골난망입니다요.

허준 ...제가 원해 머문 것이니...그런 말씀마십시오.

 

촌로...허준앞으로 옆전 몇잎을 내놓는데...

 

허준 ...?

여자 이건...가시다 요기 하시라구 주먹밥하고...술한병 

담았습니다요.

촌로 이 돈도 챙겨넣으시오. 워낙 없이 사는 것들이라...온 마을을 

추렴해도 고작 이거뿐이요. 잔돈 몇푼이라 민망하지만 

성의를 봐서 거둬주시오.

허준 ...제가 쓸 노자는 이미 가진 것이 있습니다.

이 돈은 병자들에게 다시 나누어 주고 의원에 찾아가보라 

하십시요. 그리고...전...지금 안 떠납니다...

 

허준의 말에...촌로와 주인 부부...

그리고 돌쇠가 .놀라는데...

 

돌쇠 과거 기일이 사흘인가밖에 안남았다면서 지금 안가신다니요?

허준 그렇긴 하지만...몇사람 병자는 두어시각...더 차도를 지켜봐야 

할 병이라서 조금만 더 머물다 가려고 합니다.

 

S#31. 주막방 안

 

도지가 개다리 소반을 앞에 두고...

의서를 보고 있다...오근은 졸고 있고...

영달은 한쪽에서 짚신을 삼고 있는데...

다른 한쪽으로는 과거를 보러 가는 다른 의원들이...

의서를 보고 있다...이때...밖에서 

또 손님이 온 소리가 들리고...

 

정상구 (소리)주모...여기...장국밥 한그릇 내오시오...

 

방문이 열리고...정상구가 들어온다...

몹시 지치고 피곤한 얼굴인데... 

그런 정상구를 본 도지...

 

도지 정의원...

 

도지...그런 정상구를 발견하고 다가온다.

 

도지 ...정의원 아니십니까...?

정상구 유의원...또 만났구려... 이거 반갑소.

 

이때 졸던 오근이 눈을 뜨고...

 

오근 지금 도착하는 길이십니까.?

정상구 말마시오...광주까지 와...쉬겠다는 일념으로...죽자고 걸어왔소.

도지 ...헌데...같이 간 우의원은 안오십니까.?

정상구 그사람은...허의원과 그 마을에 더 있겠다고 남았소.

허...거참...내 살다살다...허의원같은 사람은 처음 봤소.

도지 ...?

정상구 의원이 왔다는 소문을 듣고...마을에 있는 병자란 병잔

죄다 몰려들지 않았겠소...? 그 자들을 고치겠다고 눌러 

앉습디다...그게 어디 제정신이요...?나까지 발목 잡힐까 

싶어...얼른 내뺐수다...

도지 ...!

오근 허면, 의과는 포기한답니까...?

정상구 한나절만 있겠다 했으니 설마 과거까지 포기하지는 

않겠지요. 어...피곤타...

 

오근...도지를 보면...도지...

잠시 무거운 얼굴로 생각에 잠기다...

시선을 의서로 가져 가는데...

 

오근 ...허준이가...자신이 없으니...꽁무니를 빼는 모양이구만...

 

S#32. 초가 방안

 

앞에 있는 병자에게 뜸을 놓고 있는 허준.

(시간경과)...

상태가 중해 보이는 병자 서너명이 누워 있는데...

그들의 상태를 살피는 허준.

허준...피곤한지...다시 눈을 부빈다...

 

허준 (마음의 소리):정신 차려야 한다. 여기서 무너지면 안돼.

이제 남은 시간은 이틀 반. 하루에 130리씩...부지런히 간다면 

아직 반나절의 여유가 있어.

 

이때 한쪽에서 그런 허준을 보는 돌쇠...

 

돌쇠 의원님...

허준 (보면)...

돌쇠 피곤하시면 잠시 눈을 붙이 시지요.

허준 됐네...

돌쇠 ...아침에 길 떠나실제...제가 의원님을 모시겠습니다요...

허준 ...?

돌쇠 ...제가 지름길을 아니...그 길로 가면...이십여리는 너끈히...

줄여갈수 있을 것입니다요...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고맙네...

 

허준...다시 병자를 돌보고...

그런 허준을 보는 돌쇠...

 

S#33. 버드네 초가앞 아침

 

길을 떠나는 허준을 배웅하러 나온 마을 사람들...

촌로가 대표로 허준에게 고마움을 표하는데...

 

촌로 의원님의 태산같은 은혜 우리 모두...죽어도 잊지 

못할것이요...

허준 ...병자들을 다 보지 못하고 떠나...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한양에서 내의원 과거를 치르는대로...꼭 다시 들를터이니...

그때까지만 기다려주십시오...

주인사내 여기일은 .심려말고 부디 합격하십시요...

의원님이 과거에 합격해야...우리들...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가실게 아닙니까?

촌로 어서 가시오

허준 그럼...

 

허준...허리를 숙여...인사를 하고...

 

촌로 돌쇠...자네...의원님 잘 모셔야 하네...

돌쇠 ...염려 마십시오. 자...가시지요.

 

돌쇠가 앞장을 서고 허준이 돌쇠를 따라간다.

떠나는 허준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

눈물을 찍어내는 사람도 보이고...

 

S#34. 산중 일각

 

돌쇠의 뒤를 쫓아 산길을 가는 허준...

허준...눈두덩이 자꾸 무거워져옴을 느끼는데...

필사적으로...졸음과 싸우려 애쓰는 허준...

멀찌감치 떨어져 앞서가는 돌쇠가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는 모습이 보이고...

 

허준 (마음의 소리)...내경 외형 잡병, 탕액, 침구...

그리고 내경 분야를

세분하여...신형...정...기...신...혈...오장육부...

잡병갈래로...심병...진맥...용약...해독...구급...그리고...천지운기의 

이치를 논하는 이론... 한양에 당도하면 곧바로...과장으로

가야할 것이니...걸으면서...하나 하나 점검하여야 한다...

(눈을 비비면서)...잠잘 여유는 없어.

 

S#35. 산중 일각...

 

돌쇠의 뒤를 따라 가는 허준...

 

S#36. 산중 일각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는 허준...

순간 허준...아연해지며...자신의 눈을 의심하는데...

허준의 앞으로는 길이 끝나고...

거의 쓰러져가는 오두막 한채가 나타나는데...

그 오두막 앞에...몸둘바를 모르며...서있는 돌쇠.

 

허준 ...여기가...대체...어딘가...?

 

돌쇠...얼른 대답하지 못하고...주저하다가...

 

돌쇠 ...우리...집입니다요.

허준 ...자네...집이라니...?

 

그때...방안에서는 숨이 넘어갈 듯한...

늙은 여인의 기침소리가 들려온다...

 

돌쇠 ...제가...거짓말을 했구만요...용한 의원인걸 알았길래...우리 

어머니...병 좀 봐달라구...

 

돌쇠의 말을 믿을 수 없는...허준...

아득함을 느끼는 듯...그저...멍하기만 한데...

 

돌쇠 제발...우리 어머니 좀 살려주세요...의원님...

허준 어찌...어찌 이럴 수가 있나. 난...이럴 여유가 없네...

 

허준...뒷걸음질치며...돌아서려는데...

 

돌쇠 (허준앞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의원님...이렇게 빌테니까...제발...우리 어머니 병도 좀 

봐주세요...

허준 (울분을 느끼는)...난 가겠네. 자네가 뭐라고 하건.

난 단 한시도...어물거릴 여유가 없어... 

 

허준...격하게 돌아서 가려는데...

돌쇠가 그런 허준의 다리를 잡고 매달린다...

 

돌쇠 의원님...살려주세요...

허준 이거놓게.

돌쇠 의원님...

허준 (격하게 뿌리치는)이거 놔!!! 

 

허준.돌쇠를 뿌리치고 가는데...

 

돌쇠 (우는)살려주세요...제발...우리 엄니를 살려주고 가요.

 

그러나...허준의 단단한 등은 돌아설 줄 모르고...

돌쇠...그런 허준을 원망스럽게 보다가...

한쪽에 있는 낫을 들고...

허준에게로 달려가 그 앞을 가로막고 선다.

놀라...멈칫하는 허준.

 

돌쇠 이대로는 못가.

허준 ...!!!

돌쇠 그냥 가면...죽일거야. 우리 엄니를 안 살리고 가면...너 

죽고...나 죽는거야!

 

허준...그런 돌쇠을 무섭게 쏘아보다가...

 

허준 ...이래봐야... 소용없어. 난 갈것이네.

낫 아니라...이보다 더한 것으로 위협한다 해도...날 막진 못해.

 

허준...다시...걸음을 옮기려하자...

돌쇠...소리를 지르며 달려드는데...

들고있던 봇짐으로 돌쇠의 낫을 막아내는 허준.

허준... 돌쇠의 정강이를 걷어차 쓰러뜨리는데...

땅바닥에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지는 돌쇠.

돌쇠...땅바닥에 처박히면서...

아이구 아이구...소릴지르면서 데굴데굴 구르는데...

허준...돌아서서 갈려고 하면...

이때 다쓰러져가는 초가에 방문이 열리고...

 

노파 누구여...돌쇠 왔냐...? (이어...기침)

 

허준이 돌아보자...노파...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지...눈을 끔뻑거리며...

 

노파 거기...누구여...

 

그러다가 노파...갑자기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하는데...

온몸이 들썩이는 기침끝에...노파...각혈을 하며...

문지방 너머로 굴러떨어지는데...

 

돌쇠 (소리지르는)엄니!!!!!

 

허준...노파가 굴러떨어지는 것을 보자...

봇짐을 짚어던지고 노파에게로 뛰어들어...

그녀를 부축하는데...돌쇠...절뚝거리며...

달려와...울부짖는다...

 

돌쇠 엄니...정신 차려요 엄니...

 

허준 소매에서 명주수건을 꺼내 

노파의 입을 닦아내보지만...

노파는 계속 쿨럭거리며 피를 뱉어내고...

허준...황급히 손을 잡아 

진맥을 하는데...심각하다...

 

허준 (다급하게)언제부터 이지경이 되었나. 피를 이렇게 토한게 

언제부터야!!!

돌쇠 (겁난다)오래됐어요 .작년가을에...하도 

못견뎌하시길래...의원한테 보였더니...

허준 ...뭐라햇는가!

돌쇠 (운다)죽을병이라며...그냥 맛난거나 자주 해드리라구...

허준 그래서 마냥 이대로 내버려뒀단 말인가!

돌쇠 그럼 어째요... 귀한 약을 써야 차도가 있을거라는디... 지가 

돈이 어디 있간유... 별수 없이 주막에서 술심부름이나 

해주면서 고깃국이나 얻어드리는 수 밖에 없었지유... 

 

돌쇠 서럽게 울고...

순간...허준의 눈앞에...주막 뒤켠에서...

돌쇠가 몰래 훔쳐내온 음식을 허겁지겁 먹던...

노파와 돌쇠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 노파와 돌쇠를 보는 

허준의 안타깝고 안스러운 얼굴...

 

돌쇠 의원님...살려줘요...우리 엄니 좀 살려줘요. 

 

허준 난감하고...

 

S#37. 돌쇠의 방

 

허름한 돌쇠의 방에...노파를 누우고...

의식이 없는 노파의 눈을 뒤집어 보는 허준.

이미 눈자위가 허옇게 변해있는데...

돌쇠...걱정스럽게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허준 손발을 주무르게!

돌쇠 (주저하는)남의 살이 닿기만 하면...아프다구하세유.

허준 어서!!!

 

돌쇠가 허준의 서슬에 놀라 

노파의 수족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허준...허리춤에서 침통을 꺼내...

이를 끌러 병자의 발바닥을 자기 무릎위에 올리고 ...

호침을 꺼내 병자의 용천

(발바닥의 움푹 패인 중앙)에 취한다...

허준...병자를 보지만...미동조차 하지 않고...

허준...이어 소상(왼쪽 엄지손톱 옆)과 

어제(왼손 엄지 아래 살점이두툼한 곳)에 침을 놓는다. 

이윽고...병자가 숨을 몰아쉬는데...

안도하는 허준...

 

허준 내 보따리를 좀 가져다 주게...

돌쇠 ...(놀라서).그냥 가실려구요?.

허준 어서!

 

돌쇠 얼른...밖으로 나갔다가...

허준의 보따리를 갖고 안으로 들어오면

허준 보따리를 끌러 지필묵을 꺼내 

일필휘지로 약재이름을 적어나간다...

그리고 자신이 허리춤에서 동전 두닢을 꺼내

돌쇠에게 쥐어주는데...

 

허준 즉시 제일 가까운 의원에 가 여기 적은 약재를 사오게.

어머니를 살리려거든 한시각이라도 지체해선 안돼.

돌쇠 예, 의원님...

 

돌쇠,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가는데...

그때...노파...돌연 호흡을 깔딱거리며...

경련을 일으키는데...놀란 허준...

돌연 병자의 양볼을 움켜잡아 입을 벌리게 한 후...

왼손 무명지를 물어 병자이 목구멍속으로 

피를 떨구기 시작하는데 심한 통증을 느끼는지...

허준...인상을 찌푸리면서도...

마지막 한방울의 피라도 더 짜내려 애쓴다...

 

S#38. 한양 내의원 앞

 

내의원으로 들어가는 궐 밖에는...

수십명의 의원들이 시권을 교부받기위해...

웅성거리며...기다리고 있는데...

그곳엔...도지와 정상구의 모습도 눈에 띄인다.

도지 옆에는 오근과 영달도 있고...

그때...대문이 열리며...두어명의 관원과...

시권을 교부할 내의원인...

정작과 이공기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정작 자...들으시오...

지금부터...의과를 위한 시권교부를 하도록 하겠소.

과장으로 들어가 수속을 마친후 시권을 교부받아야만

과장에의 입장이 허용될 것이오.

 

장작이 .말을 마치자 관원들이 

모여있는 의원들을 정비해

차례로 안으로 들여보내는데 .

그때...한쪽에서 나타난 우공보.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인데 

안으로 들어가는 의원들을 보다가

막 들어가려는 장작을 잡아...질문을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는 도지와 정상구...

 

우공보 ...나리...

정작 뭔가...?

우공보 ...시권교부는...몇시까지 합니까...?

정작 시관들이 퇴청하기 전인 오늘 신시까지네...

우공보 ...함께 온 의원이...아직 도착을 하지 않아...그런데...

대신 시권을 교부받을 수 없는지요...?

정작 그건 아니될 말이네. 본인이 아니면 시권을 교부하지 않아.

우공보 ...만약...시권을 교부받지 못하면...어찌됩니까...?...다른 방도가 

없겠습니까...?

정작 (난처한)본래대로라면...시험전에...시권을 교부받아야하지만...

사정이 여의치않다면...과거가 시작되지 전까진...시권을 

발급해주네 허나... 반드시 시험당일 사시전엔 도착해야해. 

사시를 넘겨 시제가 제출되면 시권은커녕...과장에도 들어올 

수가 없네...

 

정작의 말을 들은...

우공보...난감한 표정을 짓는데...

정작이 안으로 들어가면...

도지와 정상구가...우공보에게 다가간다...

 

정상구 이제야 도착한게요?

우공보 (반갑고)유의원...정의원...

정상구 허의원은 어찌 됐소...?

우공보 ...그 양반...무슨 생각을 하는지...내가 떠나올 

적에도...병자들을 잡고 있었소.

도지 과거는 포기 한답디까?

우공보 아니요...말로는 하루 백삼십리 길을 걸어서라도...꼭 오겠다 

했는데...내 보기에...시간내에 오긴 틀린 것 같소...

도지 ...

우공보 다행히...당일...사시전에 당도하면...시권을 교부해준다니...

그때까지라도 와야 할터인데...

상구 ...(도지를 보고)우린 시권교부나 받으러 들어갑시다.

 

상구와 도지...대문안으로 들어간다...

 

S#39. 한양 일각(저녁)

 

길거리 한모퉁이에...도지와 오근이 서 있다.

도지...누구를 기다리는 듯 한데...

오근은 영문을 모르고...

 

오근 누굴 기다리는 겁니까?

도지 ...두고보면 알거요.

 

도지...초조한 얼굴로 기다리는데...

이때 한쪽에서...관복을 입은 내의원 의원인 

김응택과 송학규가...걸어온다...

그들을 본...도지 반색을 하고 얼른...

두사람 앞으로 간다...오근...도지를 따라가고...

도지...두사람 앞으로 가서...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인사를 하는데...

 

학규 뭔가?

도지 나으리...소인을 기억 못하시겠습니까?

 

학규와 응택 도지의 얼굴을 빤히...보는데...

 

응택 (생각이 났다)...아니...자넨...?

도지 ...유도지라 합니다...

학규 (역시 생각나고)유의태의 자식이 아닌가?

이번에도...과거의 응할 건가?

도지 ...예.

 

응택, 냉소를 띠고...

 

응택 ...어디 한번 잘해 보게. (학규를 보고)가지...

 

두사람...갈려하면...도지...그들을 가로막고...

 

도지 나으리...소인에게 잠시 말미를 주십시오...

소인...나으리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응택 우린 할말도 들을말도 없네.

도지 나으리...

학규 ...지켜나게...

도지 (사정을 한다)나으리...잠깐이면 됩니다. 잠시만 말미를 

주십시오.

학규 어허...이사람이...

도지 (필사적인데)...나으리...

응택 ...(잠시 생각하다가)...할말이 뭔가?

 

S#40. 기방

 

기방에 김응택과 송학규가 있고...

그 앞에...도지와 오근이 있다.

 

도지 소인...지난 과거에 떨어진 이유가... 지난날 제 아버님이...어의 

영감께...저지른... 과오때문임을 알고 있습니다.

제 아버님께서도...그것이...젊은날의 헛된 치기로 

인한...잘못이라고...말씀하셨습니다. 어의 영감께...깊이 

뉘우치고 있다 하셨습니다.

 

김응택과 송학규...무거운 얼굴로 

도지의 말을 듣기만 하는데...

 

도지 소인...두분 나으리께...삼가 부탁드립니다.

제발...지난 날의 감정은 접으시고...이번 과거에서는 소인의 

실력만 봐주십시요. 소인...실력이 되어. 내의원에 입격이 

된다면...두분 나으리와 어의 영감을 혼신을 다해 

섬기겠습니다.

 

도지...오근에게 눈짓을 하면...

오근 얼른 함 하나를 

김응택과 송학규앞으로 내민다.

 

도지 소인의 성의니 받아주십시요.

 

송학규가 함을 열어보면...

함안에는 금덩이 두 개가 들어있다...

두사람 모두 내심 놀라는 눈친데...

그런 두사람의 표정변화를 보는 도지의 시선...

 

S#41. 산중 일각...

 

약재를 들고...숨이 턱에 닿도록 뛰어오는 돌쇠.

 

S#42. 초가 안

 

허준...방안에서 

노파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있는데...

천을 감아놓은 왼쪽 무명지에선...

벌겋게 피가 베어나오고 있는데...

노파...정신이 좀 드는지...힘

겹게 눈을 떠 허준을 본다.

 

노파 ...뉘시오...댁은...

허준 ...지나가는 ...나그넵니다...

노파 이상도 하지... 

허준 ...

노파 꿈에... 산신령을 보았다우... 신령님이... 우리 돌쇠 아부지하고 

날 막더니...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나를 잡아 끄는데... 

(허준의 손을 보고)그...그 손이...

허준 (횡설수설 하는 것을 보고)좀 더 쉬셔야겠습니다...

 

허준, 구겨진 이불을 정리해 다시 펴 

그 위에 노파를 가지런히 눕히고... 

베개를 터뜨려 높이를 낮게 조절하고 있는데... 

돌쇠... 숨을 헐떡이며 방 앞으로 뛰어들어온다.

 

돌쇠 (여전히 숨을 헐떡이며) 여... 여기... 

 

하며 손에 든 서너첩의 약봉지를 내보이는 돌쇠.

 

돌쇠 여기, 말씀하신 약잽니다.

허준 (확인하며)...틀림없이 써준대로 가져왔는가.

돌쇠 예, 의원한테 두 번이나 확인했습니다요

허준 집에 약탕관이 있는가?

돌쇠 부엌에 두 개나 있습니다요...참숯도 있구요.

허준 그럼 됐네...내가 약을 달일 동안 자넨 어머니의 치마끈을 

풀어드리고 팔다리를 주물러드리게. 

 

허준...약재를 들고 밖으로 나가면...

돌쇠...누워있는 노파의 치마끈을 풀러주고...

옷매무새를 잡아주는데 보면...

저고리 앞섶에 벌건 핏자국이 보인다...안타까운 돌쇠.

 

돌쇠 엄니...좀만 참으세요...약 사왔으니...이젠 피를 안 토해도 

될꺼예요...

노파 ...이...이건...토한게...아녀...저양반이...제 손가락을 깨문 

자국이여...

돌쇠 (놀란 얼굴로)...손가락을 깨물다니요...?

노파 아까 전에 숨이 컥컥...넘어가는데...갑자기 목안에 불덩이처럼

뜨거운게 넘어와 .눈을 떠보니...저양반 손가락에서 피가 

쏟아지구 있었어.

돌쇠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리는데)...

노파 누구냐?...저양반이...

 

S#43. 마당

 

허준...마당에서서 약재를 썰어 

이를 약탕관에 집어넣고 있는데...

단지를 한 손가락에 감은 천에 

피가 흥건히 적셔져있는데...

허준...고통스러운지...인상을 찌푸린다...

그때...방에서 나오는 돌쇠...

허준앞에 무릎을 꿇는다...

 

허준 내가 할테니 들어가 어머니를 돌보게.

 

그러나.돌쇠...대답없이 자기 옷을 찢어서...

허준의 손을 잡고...단지한 손에 감는다...

돌쇠...계속 눈물을 흘리는데...

 

허준 됐네...

병자가 위급한데...달리 손 쓸 방도가 없어...정성을 보인 것 

뿐일세.

돌쇠 (울면서)지가...지가 죽일 놈이여유...

허준 ...

돌쇠 ...의원님같은 분한테...지가...짐승만도 못한 짓을 했구만요.

아무도...사람대접 안해주는...우리같은 것들을...

처음으로...사람처럼...위해주셨는데...지는...낫을 들고...

허준 됐네. 자네 심정을 이해하니...상심하지 말게...

돌쇠 이 은혜를...어찌 갚아요...이 은혜를...어찌 갚아요...

 

돌쇠...고개를 풀썩 숙이고...기어이...

꺽꺽대며...울기 시작하는데... (시간경과)

화롯불 위에 약탕관을 올려놓고...

약을 다리는 허준. 그 옆에 돌쇠가 있고...

 

허준 자네 어머니의 병은 소음병이라 하는 것으로 처음 심한 

추위를 몸에 맞아 생긴 병이네...처음엔 작은 약으로 치유가 

가능했던 가벼운 증상이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큰 병으로 

번진걸세...

돌쇠 엄니가...본래부터...약골이셨어요...10년전 쯤 숯을 굽는 

아버지를 따라 숯굴에서 살면서...그때부터 시름시름 

했구만요...

허준 ...

돌쇠 가난이 원수지요...아프다구...의원가는게 

미안시러서...참구...참구 한게...

허준 내가 적어준 처방을 잘 간직했다가 돈이 생기면 어머니의 

수족에 온기가 돌아올때까지 가르쳐준 대로 약을 다려 

드리게...

돌쇠 명심하겠습니다요.

허준 토혈은 목안이 헌게 원인이니 엉겅퀴의 생즙을 짜서 먹이는 

것 잊지말게.

돌쇠 예...

허준 곧 약을 짜서 들어갈 터이니...어머니 자넨 어머니 수족이나 

주물러 드리게...

 

돌쇠가 방안으로 들어가면...

고개를 들어 서산을 보면...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고...

 

허준 (마음의 소리)모레...사시까지...2백 60리...

오늘밤과...내일을 따져...이제...꼬박...이틀이 남았다...

하루에...130리씩...이틀...지금 가야한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늦는다...

 

허준...불안하고 초조하지만...

선뜻...일어나지 못하는데...

 

허준 (마음의 소리)허나...이 약엔...독성이 있는...

부자가 섞여있으니...

신중을 기해...약을 쓰지 않으면...병자가...죽을지도 

모르는데...

 

허준...심한 갈등을 하고...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자신에게 노잣돈을 건내주던...다희의 모습...

그리고...예진의 서찰...

등이...스쳐지나간다...

 

허준 (마음의 소리)가야한다...지금 떠나지 못하면...과거를 

포기해야해...

 

허준의 갈등이 극심하고...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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