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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2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211 목록 댓글 0

[허준] 25

 

 

 

 

 



 

S#1. 산음 거리일각

 

앞서가는 이방을 따라...

급하게 걷고 있는 의태.

그뒤로 왕진채비를 들고 있는 

임오근이 따르고 있다.

 

S#2. 거리일각

 

심난한 표정으로 관원을 따라가는 허준.

 

S#3. 동헌마당

 

이방과 유의태 임오근이 마당으로 들어선다.

 

이방 나으리...유의원이 당도했습니다.

사또 (힘겨운 소리)어서 들라하라.

이방 어서 드시오...

 

유의태가 마루로 올라갈려는데...

이때 관원과 함께 마당으로 들어서는 허준...

 

관원 나으리...허의원 당도했습니다.

 

의태...순간 고개를 돌려 허준을 보고...

허준도...의태를 보는 순간 놀라는데...

임오근도 놀란 얼굴로 허준을 본다.

유의태와 허준을 본 이방도 당혹스러운 얼굴로...

 

이방 (관원에게)어찌 된 일인가?

관원 마님께서 사또의 병세가 위중하시니 용한 의원은 모두 

불러오라 하셨습니다.

이방 (난감한 얼굴로 의태와 허준을 보고)... 일단...두사람 다 

안으로 드시오...

오근 (발끈하여)...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게요. 저자가 

어찌...유의원님과 같은 격으로 병자를 본단말이요.

허준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허준이 돌아서서 관아 대문쪽으로 갈려하면...

 

의태 섣거라...

 

허준이 걸음을 멈춘다...

 

의태 의원이 병자의 병세도 확인하지 않고 돌아간단 말이냐...

허준 ...

의태 따라 들어오너라...

 

의태...마루로 오르면...

오근의 당혹스러운 표정...

허준...잠시 망설이는데...

 

이방 뭐하는가? 어서들게...

 

허준이 마루로 오른다.

벙찐 얼굴로 그런 

의태와 허준을 보는 오근의 시선...

 

S#4. 사또의 방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식은땀을 흘리는 사또...

고열과 오한으로 전신을 떨고 있는데...

곁에선 사또부인과 이방이 초조하게 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의태가 눈을 감고 사또를 진맥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사또의 옷을 풀어 명치를 눌러보는데...

신음하는 사또...허준...

그런 의태와 사또를 긴장된 표정으로 주시하고...

 

의태 ...살펴보거라

 

허준이...극도로 긴장된 얼굴로 

잠시 망설이다...심호흡을 하고...

사또를 진맥한다.

그런 허준을 보는 의태의 시선.

사또를 진맥하고 난 허준이 유의태처럼...

사또의 복부를...촉진하고...

 

의태 어떠냐?

허준 곽란이십니다...

이방 곽란이면...위중한것이요?

허준 곽란중에서도 토와 설사를 하지 않는 건곽란은 잠깐 사이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위험한 병입니다.

 

그말에 이방과 사또의 부인이 놀라는데...

이때 의태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방 어...어딜가는게요?

의태 나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허준 (놀라서 의태를 본다)...

이방 물러가다니? 지금 허의원이...잠깐 사이에도 사람 목숨을 

앗아갈수 있는 위중한 병이라 하지 않았소...

의태 허의원의 독력으로 치유될 수 있으니 너무 심려하지 마시오.

허준 ...스승님.

의태 ...뭐하느냐? 어서 치료를 하지 않고...

 

의태가 방밖으로 나가는데.

허준...잠시 망설이다가...

고열과 오한에 떨고 있는 

사또의상태를 살핀다.

 

S#5. 동헌마당

 

오근...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의태가 문을 열고 나온다.

유의태...마루를 내려서 신을 신는데...

오근이 놀란 얼굴로 유의태에게 다가간다...

 

오근 왜 벌써 나오십니까?

의태 ...그만 가세.

 

의태...걸어가는데... 

오근이 의태 옆으로 따라 붙으면서...

 

오근 스승님께서 허준이 그놈한테 밀리신 것입니까?

의태 (입가에 묘한 웃음을 띠고 그런 오근을 한번 응시한후 

말없이 대문밖으로 나간다)...

오근 ...?

 

S#6. 사또의 방

 

사또의 상태를 살피는 허준.

옆에 있는 이방에게...

 

허준 뜨거운 물과 소금을 준비해 주시오.

이방 알았네...

 

이방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시간경과)

허준이 물에 소금을 풀어 소금물을 만든후...

사또를 일으켜 세워...사또에게 소금물을 마시게 한다.

사또...소금물을 마신후...

토하는데...한쪽에 둔...대야에 받아내는 허준...

허준이 다시 소금물을 사또에게 먹이려하면...

 

사또 (힘겨운)이...이젠...못하겠네...

허준 ...(단호하게)더 드셔야 합니다.

 

사또...어쩔수 없이...소금물을 삼키고...

다시 토악질을 하는데...

 

S#7. 의원일각

 

의태와 오근이 마당안으로 들어선다...

이때 마당에 있던 예진이 의태를 보고...다가오고...

꺽쇠 영달 장쇠등도...의태에게 인사를 하는데...

 

예진 (의아하다)왜 벌써 오십니까...? 

 

의태...대답대신...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예진 오근에게...의아한 얼굴로...

 

예진 사또의 병이 위중하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오근 (착잡한 얼굴로)스승님께서...허준이한테 밀려나셨소.

 

오근의 말을 들은 예진과 

꺽쇠 장쇠 영달 모두...놀라는데...

 

영달 그...그게 무슨 말씀이요? 스승님께서 허준이한테 밀리다니?

오근 스승님 모시고...관아 동헌에 당도하니...거기...허준이도 

왔더구만.스승님과 허준이 모두...사또의 방에 

들어갔는데...스승님께선...금새 나오셨네. 사또의 병은 

허준이가...보고 있어.

장쇠 하면...허준이 그놈이...스승님을 밀어낸거 아닙니까?

오근 (한숨을 쉬면서)세상 인심 한번 각박하더구만...허준이 의술이 

뛰어나던 소문이...산지사방에 뻗쳤다고 하지만...천하에 

스승님과 함께 있는데...어찌 그놈이 병자를 봐.

장쇠 이런 배은망덕한 놈. 아무리 약방에서 내쳐졌기로 스승님 

밑에서 배운 재준데...그 재주로 스승님 자릴 가로채?! 

아무래도 뭔 수를 내야지 안되겠수...

영달 안그래도 허준이 집으로 병자들이 몰려가는 

판인데...이번일까지 알려지면...우리 약방은 그날로 문닫을 

지경일거유.

예진 (단호하게)그런일은 없을것이요.

 

예진 무거운 얼굴로 한쪽으로 간다.

 

S#8. 동헌일각

 

화로에 탕약을 다리고 있는 허준...

 

S#9. 사또의 방

 

누워있는 사또에게 시침을 하는 허준.

(시간경과)...

사또의 몸에서 침을 빼내어 드는 허준...

이제는 고통이 한결 가벼워졌는지

사또는 곤한 잠에 빠져있는데...

사또의 안색을 살피고 맥을 집는 허준...

안도하는 낮빛인데...

그때 옆에 있던 이방이...

 

이방 어떤가? 차도는 있는가?

허준 ...급한 고비는 넘기신 듯 합니다...

 

허준의 말에 안도하는 이방.

 

이방 애썼네 유의원에 버금가는 명의라는 말이 요란한 허명은 

아니었구만. 

허준 사또의 병세는 호전되었으나 깨어나시면 다른 

후유증이.있을수 있으니...제게...증세를 전해 주십시요.

이방 알겠네.허의원의 지시에 빈틈없이 따르겠네. 

허준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S#10. 관아앞

 

관아를 빠져나온 허준이 길을 걷는다.

상념에 잠긴 허준...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허준 (마음의 소리)어찌해 내게 병자를 맡기신 건가? 만에 

하나...잘못될 시엔 스승님도 무사하지 못하리란걸.모르실 

리가 없는데...설마...날 믿고 인정하신단 뜻인가?...그럴리 

없지...내가 그토록 간절히 용서를 빌어도...냉정하게 내치신 

분이 아닌가...헛된 기대다...부질없는 바램이야...

 

S#11. 의원 앞

 

의원앞에 서있는 허준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S#12. 의원마당

 

쟁반에 약사발을 들고...

약재창고쪽에서 의원마당을 가로질러 

병사쪽으로 가는 예진...

이때 대문으로 허준이 들어오는데

예진...허준을 보고 놀란다...

 

예진 ...허의원님...

허준 ...(예진에게 눈인사를 하는데)...

 

이때 마당 한켠에 있던 

오근과 영달 꺽쇠 장쇠도 허준을 본다.

 

허준 ...스승님 계십니까?

 

그 소리를 들은 장쇠가 흥분하고...

 

장쇠 ...스승님? 야 이놈아...니놈이 감히...누굴더러 스승님이야...

 

장쇠...허준에게 달려들어 허준의 멱살을 잡는다...

 

장쇠 이 배은망덕한놈...니놈이...누구한테 의술을 배웠는데... 감히 

스승님을 밀어내?니놈이 그러고도 사람이냐?

 

허준...착잡한 얼굴로...

장쇠가 멱살을 잡고...흔드는데로 

몸을 내맡기고 있는데...

 

예진 왜 이러시오. 그 손 놓으시오...

장쇠 아씨...이런 숭악한 놈은...요절을 내야 합니다요.

 

이때 마루로 나서는 의태...

 

의태 웬 소란이냐!!

 

의태의 호령에...장쇠...찔끔하여... 

허준이를 잡고 있는 멱살을 놓는다.

 

허준 (의태에게 인사를 하고)...소인 사또 병의 경과를 

말씀드리고자왔습니다.

의태 (냉랭하게)네 병자의 일을 왜 나한테 말한다더냐?

허준 (의태의 반응에 당혹스러운데)...

 

예진도 안타깝고...

 

의태:.들어오너라...

 

의태...한마디 툭 던지고...

방안으로 들어가면...허준이 놀라고...

오근과 꺽쇠 장쇠 영달도 놀란 얼굴로 

허준과 의태를 보는데.

허준 어찌 할 바를 몰라 서 있으면...

 

예진 어서 들어가십시오.

 

허준...긴장된 얼굴로 마른 침을 삼키고...

마루로 오르는데...예진도 따라오르고...

 

영달 (오근에게)이...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오근도 궁금함을 못참겠는지...얼른 마루로 오른다.

 

S#13. 의태의 방

 

허준이 방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앉으면...

예진과 오근도 들어와 한쪽에 앉는다. 

의태...그런 허준을 바라보는데...

둘 사이에 잠시 긴장된 침묵이 흐르고...

 

의태 사또의 병은 호전 되었더냐?

허준 예 .곽란은 치유하였으나 사또가 가슴에 갑갑증을 

호소하여...삼호삼백탕을 처방하였습니다.

의태 곽란의 후유증이 무언지 알고 있느냐?

허준 힘줄이 뒤틀리거나 가슴에 갑갑증이 생기고 때론 심한 

갈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의태 어찌 처방하더냐?

허준 힘줄이 뒤틀릴 땐 이중탕 가슴이 갑갑할땐 삼호삼백탕 

갈증이 생길 시엔 계령백출산으로 다스립니다.

의태 사또에게 침, 뜸 중 무었을 썼느냐?

허준 침을 썼습니다.

의태 시침에도 두가지 방법이 있을 터...?

허준 시침을 할땐 궂은 피를 빼는 방법과 기혈을 잘돌게 하는 

방법이 있사온데 기혈을 통하게 하는 시침을 했습니다.

 

어느새...예전의 스승과 제자처럼...

문답을 주고받는 두사람...

허준...긴장속에서 대답하면서도...

묘한 흥분과 감동을 느끼고...

의태...말을 마친 허준을...지긋이 바라보다가...

 

의태 지금 병사로 가...소갈과 두창으로 온 병자의 용태를 

살피거라.

 

의태의 말에...허준 놀라고...

예진과 오근도 놀라는데...

 

허준 ...하면...소인을...

 

허준 감격에 겨워 유의태를 바라보는데...

금새...눈시울이 붉어진다...

 

허준 스승님...

 

의태 무덤덤하고... 

예진은 기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 소인... 다시는 스승님의 뜻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고개를 숙인채...어깨를 들썩이는 허준...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의 눈가에도...눈물이 글썽하고...

오근은 벙찐 얼굴로...의태와 허준을 본다.

 

S#14. 병사앞

 

허준이 병사에서 나오면 예진이 다가온다...

 

예진 참으로 잘 되었습니다...허의원의 진심을 스승님께선 

알고계셨습니다.

허준 아씨께서 절 이끌지 않으셨으면 의원의 길을 버린채 평생을 

스승님에 대한 원망과 한으로.보냈을 것입니다...

예진 ...의원이 되고자 결심하신 것도...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심의의 길을 택하신 것도...모두 허의원이 하신것입니다. 어서 

집으로 가보세요. 다희 아씨가 이 소식을 들으면...누구보다 

기뻐 할 것입니다.

허준 예...

 

허준이 의원마당쪽으로 가면...

그런 애뜻한 시선으로 

그런 허준의 뒷모습을 보는 예진...

 

S#15. 산음길가.

 

허준이 벅찬 가슴을 안고 집으로 간다.

 

S#16. 허준의 집 마당

 

허준이 사립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허준 겸이야...여보...어머니...

 

허준이 다소 흥분된 표정으로 식솔들을 부르는데...

방문이 열리고. 손씨와 다희가 나온다.

 

손씨 사또는 어찌 됐느냐?

다희 아무런 기별도 없어 어머니께서 많이 걱정하셨습니다.

허준 어머니... 소자...다시 유의원님댁으로 들어가게 되있습니다.

손씨 그...그게 무슨 소리냐?

다희 하면...유의원님께서 서방님을 받아주신답니까?

허준 그렇소.

다희 (감격해서)서방님...

손씨 ...애비야... 잘됐구나...잘됐어.

 

허준과 다희...손씨 모두...기뻐 하는데...

 

S#17. 구일서의 집 마당.

 

구일서와 양태가 서 있고...

 

구일서 뭐? 유의원댁에 다시 들어가?

양태 (신나서)예. 이젠...도지 도령도 한양으로 가고 없으니...준이 

형님이 유의원님의 수제자가 되는 셈입니다.

구일서 미쳤군...미쳤어.

양태 (의아한 얼굴로)...미치다니...그게 무슨 말이요?

구일서 ...야 이놈아...생각을 해봐라. 이제 허준이 하면 여기 산음땅은 

물론이고...함안 거창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왜 

또...유의원댁에 들어가 고생을 자처한단 말이냐?유의원님이 

어디 보통사람이냐? 난 그 어른 본지가 십수년이 다 

됐지만...아직도...그 앞에선...오금이 저려.그런 어른을 

모시자면...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닐텐데...그 재주로...의원이나 

하나 차리면...돈도 벌구... 좀 좋아?

양태 (구일서의 말이 공감이 가는 표정인데)...하긴. 형님 말을 

듣고 보니...그렇네...

구일서 내 생각엔...우리 준이 성이...아무래도...어디가 좀 모자라는게 

아닌가 싶다.무덤을 파헤칠려 하질않나...진천사건만 해도 

그래.다들...준이성님이 잘했다니...난 할 말이 없었다만...과거 

앞둔 사람이...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병자를 돌본 다는게 

말이 되는거냐? 

양태 (어이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면서)...그러게 형님은...산짐승 

내장이나... 휘젓는 사냥꾼이고...우리 준이 형님은 의로울 의, 

의인으로 칭송받는 의원아니요.(약간 

빈정거리듯이)형님같은...보통사람이 보면...비범한 

준이형님이.. 이상하게 보이는게 당연한거지...

일서 ...그...그게 그렇게 되나?

 

S#18. 주막봉노방

 

봉노방에 오근과 장쇠 영달 꺽쇠가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장쇠 (놀라서)뭐요? 하면...허준이 그놈을 다시 받아 들인다는거요?

오근 (술잔을 비우고)...그렇네...

영달 하면...임의원님은 어찌 되십니까?

오근 임의원이 누군가?

꺽쇠 나참...누구긴 누굽니까? 형님이지...형님께서 형님을 

의원님이라 부르라셨지 않습니까?

오근 (겸연쩍고 허탈하게 웃으면서)난...뭐...다시 병부잡이나 

해야지.

영달 허준이 밑에서 일을 하시겠단 말씀입니까?

오근 에...자네들이야...무식해서 모를것이네만...옛날 중국에 

장량이라는 사람이 있었지.

영달 뭐하는 사람입니까?

오근 그것까진 알거없고...그냥 훌륭한 사람이였다는것만 알아둬... 

또...유비현덕이 밑에 있던 제갈량. 제갈량은 알지? 장량이 

하고...제갈량... 그 두사람의 공통점이 뭔줄 아나?

 

다들...말없이...오근을 보는데...

 

오근 ...역사를 바꾼 이인자들이야. 난 말이야...일등보다...이등이 

좋아. 이게...뭐랄까...이인자의 철학이란거지.

장쇠 (발끈하고)거...말도 않되는 궤변늘어놓지 마쇼. 

난...허준이...그놈 밑에선...죽어도 일못해.

꺽쇠 못하면 어쩔건데?

장쇠 ...그동안 일한 새경받아서...약방을 나갈꺼유.

 

장쇠...화난 얼굴로...봉노방을 나가는데...

 

오근 (씩 웃으면서)...저놈이 아직 어려서 뭘 모르는구만...

 

S#19. 의원마당

 

장쇠가 씩씩거리면서 의원마당으로 들어오고...

장쇠...유의태의 방앞으로 가서...

 

장쇠 의원님...소인 장쇱니다요.

 

S#20. 의태의 방

 

의서를 보던 의태가 고개를 들고.

 

의태 무슨 일이냐?

장쇠 (소리)소인...의원님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요.

의태 들어오너라.

 

잠시후 문이 열리고... 장쇠가 들어와서...

의태에게 인사를 하고 의태 앞에 앉는다.

 

의태 할말이 뭐더냐?

장쇠 소인...약방을 그만 둘까 합니다요...

의태 ...(의아한 눈으로 장쇠를 보면).

장쇠 소인...약방에 들어온지...칠년이 다되가나...의원이 될 가망은 

보이지 않으니...이젠...그만 포기하겠습니다요.

의태 오고 가는건...네 맘이니...뜻대로 하거라.

장쇠 저...하오면...소인이 칠년동안...일한 새경이나 좀 쳐주십시오.

의태 .새경?

장쇠 예...소인...물지게꾼서부터...약초꾼으로 고생 고생을 

하면서...칠년을 하루같이...생똥빠지게 일했습니다. 그만한 

대가는 쳐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요?

의태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니가 말한 새경를 쳐주고 

싶다면...난 그럴 형편이 못되는구나. 약방의 살림을 

떠맡던...처자가...모두 한양으로 갔으니... 내 수중엔 한푼도 

없다.

장쇠 ...(당황하고)...하...하오면...(머리를 굴리는데)... 유의원댁 

대대로 내려온다는 유가고약 제조비법이라도 일어주십시오... 

소인 고향으로 돌아가 고약이나 조제하면서...살겠습니다.

의태 ...(잠시 생각하더니)...

 

붓을 들어...무언가를 쓴다.

의외로 선선히 자신의 말을 들어주자...

내심 놀라는 장쇠...

 

의태 (붓으로 쓴 것을 장쇠에게 내밀며)여깃다.

장쇠 (얼른 받아들고)...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요.

 

S#21. 의원마당

 

장쇠가...의원마당으로...나오는데...감격한 얼굴로...

의태가 써준 제조비법을 보고 또 본다.

그러다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머리를 굴리는 장쇠.

이참에...무언가...더 얻어야겠다는 꿍꿍이가 엿보이는데...

얼른 약재창고 쪽으로 간다...

 

S#22. 약재창고앞

 

약재창고앞...약재창고 앞으로 온 장쇠...

사방을 두리번 거리고...

조심스럽게 창고안으로 들어간다.

 

S#23. 한양전경

 

S#24. 한양, 도지의 집 

 

도성외곽에 자리한...작은 규모의 기와집쪽으로 

말을 탄 도지...그리고...가마에 탄 

오씨와 그들을 따르는 침모...

유월...그리고...등짐을 진...사내들이 간다.

집사가 그들을 이끄는데...집앞에 당도하면...

말과 가마에서 내리는 오씨와 도지...

 

집사 마님...이집 입니다요...

 

오씨와 도지가 집을 둘러보고...

남다른 감회를 느끼는 도지와 오씨...

침모와 유월의 얼굴에도 한양땅을 

밞았다는 설레임이 가득하고...

집사가 대문을 열면 대문안으로 들어간다...

 

S#25. 집 마당

 

마당으로 들어오는 도지와 오씨...

집사...침모와 유월 사내들도 따라 들어오는데...

도지가 집을 둘러 본다.

 

오씨 (흡족한 표정으로 도지에게)어떠냐?

도지 ...이만한 집을 어떻게...?

오씨 ...오시골과 두시골에 있는 땅을 모두 처분했고...그동안 

모은...돈도 수월찮게 들어갔지...

도지 ...하면...산음에 계신 아버님은...?

오씨 (얼굴이 굳어지면서)그토록 매정한 양반...신경쓸거 뭐 

있느냐? 당신이 알아서 사시겠지. (등짐을 

진...사내들에게)뭣들 하는가? 어서 짐들을 부리지 않고...

 

사내들 부산하게 움직이는데...

 

오씨 넌...딴데 신경쓸거 없다...한시라도 빨리...내의원에서 

자리잡고...어의가 되어야지.

 

도지...비장한 표정이 되는데...

 

S#26. 내의원 전경

 

S#27. 내의원 일각

 

도지를 비롯한...7명의 입격생들이...

긴장된 얼굴로...도열해 있는데...

김응택과 정작, 송학규, 이공기가 이들에게

내의원에 관한 설명을 한다...

 

김응택 오늘부터 자네들은...내의원에 소속되어 앞으로 

6개월간...교육을받게 될 것이네. 그 기간동안엔 여느 

관원들과 마찬가지로 묘시에 출근하여 유시에 퇴청해야 

하며...궐내 지리와 궁중법도를 익히고...전하 이하 각궁의 

마마님들과 종친부의 어른들을 대할때의 예의범절을 낱낱이 

익히고 배우게 될것이네.

 

긴장된 얼굴로...경청하는 입격생들...

 

정작 비록 의과에 합격하여 의술이 인정되었다 

하더라도...6개월간의 교육기간동안 궐내의 규범과 언행을 

이수하지 못하면...가차없이 등방이 취소되어 궐 밖으로 

축방될 것이야.지난 의과에서도 여덟명이 등재하여 두명이 

입격생들이 축방당했어.괜한 소리가 아니니...이점 유념해야 

할것이네...

 

축방이라는 정작의 말에...

입격생들...동요하는 낮빛이 되는데...

 

송학규 교육기간 동안 자네들에게 매겨지는 성적은...의과의 

성적보다...더욱 중시되어...이것으로 6개월후 자네들의 보직이 

결정되니...모두들...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걸세...

 

이때 문이 열리고 양예수와...내의원 부제조인 동부승지 

이태성과 함께 들어온다...

양예수의 등장에...바짝 긴장하는 입격생들...

김응택과 송학규 정작...이공기등도...

두사람에게 예를 표하면...

 

양예수 (이태성에게 입격생들을 소개 시킨다). 이번 내의원 의과에 

입격한 의원들입니다. 내의원 부제조를 맡고 계신 동부승지 

영감이시다.

 

입격생들...이태성에게 

고개숙여 정중히 인사를 하면...

 

이태성 ...애들 썼네. 다들 육개월동안의 교육과정을 잘 

이수하여...내의원 의원으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갖추도록 

하게.

 

그 사이...양예수는 말없이...

입격생들을 면면을 살피는데...

양예수의 날카로운 눈매와 마주칠때마다...

긴장하는 입격생들...

 

S#28. 궐내일각

 

궁중의 여러곳을 둘러보는 입격생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약재창...탕약방...의 

어마어마한 규모에...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S#29. 내의원일각, 서고

 

입격생들을 이끌고 서고로 향하는 

김응택과 송학규 이공기.

 

김응택 여기가 서고일세...

 

응택이 눈짓을 하면...

송학규와 이공기가...서고의 문을 여는데...

문이 열리는 순간...입격생들...입이 딱 벌어진다. 

어림잡아도 수천권이 될것같은 고금의 진귀한 의서들이...

빽빽이 들어차있는 내의원 서고...서고안으로 들어서는...

입격생들과 도지는 그 육중한 무게감에... 

가슴이 턱 막혀오는 느낌을 받는데 

 

김응택 단군조이래로 이땅에서 편찬된 의서뿐 아니라...중국 고금의 

의서들이 이 안에 총망라 되어있네. 대부분...자네들이 

접해보지도 못했을 귀한 책들이지...

도지 소인들도 여기있는 의서들을 볼 수가 있는지요?

송학규 여부가 있나 사서에게 미리 언지를 하면...언제든지 볼수 

있네...

 

송학규의 말에...흥분되는 도지...

감격에 찬 얼굴로...

서고를 둘러보는데...

 

S#30. 구일서의 집 앞

 

구일서의 집쪽으로 손씨와 다희가 간다...

 

S#31. 구일서의 집 마당.

 

마당으로 들어서는 손씨와 다희...

 

손씨 함안댁...함안댁 있나?

 

방안에서 나오는 함안댁.

손씨가 다희가 있자...의아한 얼굴로...

 

함안댁 고부간에 웬일들이시오?

손씨 ...우리랑 같이...유의원댁으로 가세.

함안댁 거긴 왜요?그댁 마님도...한양으로 떠나고...난 거기 갈 일이 

없는데...

손씨 우리 겸이 애비가...유의원 문하에 다시 들어가...유의원님의 

수제자가 됐다네.

함안댁 그 얘긴 나도 들었는데...

손씨 ...겸이 애비 말이...그댁...마님이...하동댁과 유월이까지 모두 

데리고...한양으로 떠나는 바람에...유의원님 수발들 사람도 

없고...조석으로...밥 끓일 사람도 

없다하네.우리가...거기가서...일을 거들면...양식걱정은 안해도 

될거라하네.

함안댁 ...

손씨 ...우리만 가도 될 일이나...겸이 에미말이 그동안 함안댁한테... 

신세진 일이 많으니 함안댁도 데려가자고해서 이렇게 왔네. 

가겠나?

함안댁 (자존심이 상한 얼굴인데)...아주 살판이 나셨구랴.

손씨 ...안내키면...그만두고.

 

손씨와 다희가 돌아서는데...

 

함안댁 아니요...나도 가겠수.

 

S#32. 유의원댁 앞

 

손씨와 다희...함안댁이 유의원집 앞으로 오면...

대문앞이 병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데...평소보다...

십수명은 더 많은 듯하고...

양태가...그들에게 호령을 하고 있다.

 

양태 거...줄 좀 서시오.순번대로...진료를 하니...이리 난리를 피워도 

소용없소... 줄 들 서시오.

 

손씨...함안댁 다희가 오면서

그 광경을 보고 놀라는데...

 

함안댁 아니...웬 병자들이 이리 많아...

 

손씨와 다희를 보고 양태가 꾸벅 인사를 하면서...

 

양태 오셨습니까요?

손씨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양태 ...산지사방에서...병자들이 몰려오는 통에 일손이 

딸리는데...약초꾼 장쇠마저...약방을 나가서...소인이 대신 돕고 

있습니다요.(신나서)준이 형님이...유의원댁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나서.거창...함안서까지...병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요...

손씨 (흐뭇하고)그런가?

 

이때 의원마당에서 병자 하나가 나오면...

기다리던 병자가 묻는다...

 

병자 ...좀 어떻소. 정말 허의원이 유의원보다 낫소...? 남환자:내 

보기엔 그런 것 같소. 날 보는 허의원 눈매가 조용하고 

따뜻한게 얼음장같은 유의원나리보담은...맘이 

편하우...병이...절로 낫는거같수.

 

손씨...다희를 보면...

다희의 입가에도 미소가 떠오르고...

그런 두사람을 보는 함안댁은 웬지 떨떠름...

 

S#33. 의원마당

 

손씨와 함안댁...그리고 다희가 마당으로 들어서면...

마당에서...십수명의 병자들이...진을 치고 있다.

의원 마루에서 정신없이 병자들을 보고 있는 허준...

그 옆에...예진이 그런 허준을 거들고 있는데.

마당에 서서 그 모습을 보는 

손씨와 다희의 표정이 흐뭇하고.

 

손씨 우리도 어서 가세 일하세.

 

손씨와 다희...함안댁 한쪽으로 가면.

이때 한쪽에서...오근이 다급한 얼굴로...뛰어온다.

오근...허준에게 다가와서...

 

오근 크...큰일났네...

 

허준과 예진이 보면...

 

오근 창고에 있는 병부일지가...모두 없어졌네.

 

허준과 예진이 놀라는데...

 

S#34. 약재창고

 

약재창고 안으로 

급하게 들어오는 오근과 허준 예진.

 

오근 여...여길 보게...여기 있던 병부일지들이 모두 

없어졌어...이일을 어쩌면 좋나...지금 병사에 있는 병자들의 

것을 물론이고...과거에 

기록해두었던...병부일지까지...싸그리...없어졌네.

허준 어떻게 이런일이?

오근 틀림없이 장쇠놈의 소행일세... 의원을 때려친다 했을때...내 

미리 조심했어야했는데 설마하니...그놈이 이런 짓을 

할지...누가 알았겠나.

예진 ...병부엔 병자들의 성별과 나이...뿐 아니라...병의 

발생시기..조제하고 시술한 약의 내용...병세의 진행까지 모두 

상세히 기록되어있어 그것만 있으면...어딜가든 반의원 

노릇은 할 수 있을겁니다.

오근 바로 그거야...그때문에...장쇠 그놈이.병부일지를 들고 튄거야.

허준 스승님께도 말씀드렸습니까?

오근 (울먹)차마 말씀 못드렸네...병부잡이가 난데...병부일지를 

도난당했으니...난...(손으로 목을 치는 시늉을 

하면서)이거야...개처럼 내ㅉ길걸세. 이보게...허준이...난 

어쩌나...

 

S#35. 의태의 방

 

허준과 오근...예진이 의태의 앞에 앉아있고...

의태...무거운 얼굴로...침묵하고 있다...

불호령을 기다리며...의태를 눈치를 살피면서.

잔뜩 움추리고 있는 오근...

 

의태 (허준을 보며)병부를...새로 만들거라.

 

의태의 의외의 반응에 모두...

놀라 의태를 본다...

 

허준 ...소인이...말입니까?

의태 ...병자들에게 발병의 시기를 묻고 현재의 상태를 살펴투여할 

약재의 이름을 적고 시술의 의견을 적으면 될 것이다...

 

오근...화살이 자신을 비껴가자...

안도하는 모습이고...

허준의 의태의 ...말에 당혹스러운데...

 

허준 투여할 약재와 시술의 소견을...소인이 적으란 

말씀이십니까...?

의태 그리하거라...

 

허준...의태의 의중을 알길이 없는데...

예진도 의아한 눈으로 의태와 허준을 보고...

 

허준 소인의...소견을...적을 수는 있으나...지금...병사엔...병세가 

오래되고 중한...병자들이 한둘이 아닙니다...소인이 어찌...?

의태 만병통치의 처방을 적으라는 것이 아니다. 네가 본 대로 

병자들의 병세를 적어내거라...

 

S#36. 의원마당

 

허준과 예진...오근이...의태의 방에서 나선다...

허준...의태의 지시가 어떤 의미인지...알수가 없다...

 

오근 거참...이상하네.

 

허준과 예진...오근을 보는데...

 

오근 ...스승님께서 매일 대하시던 병자들이니...잠깐 건너와...이자는 

이렇고...저자는 저렇다... 요렇게 한마디씩만 해주시면...금새 

끝날 일인데...뭐하러 자네한테...그 일을 시켰나 몰라...

허준 (역시...의아한데)...

임오근 내 생각엔 말이야...

 

허준과 예진이 오근을 보면...

 

임오근 도지 도련님이 스승님과 의절하고 한양으로 떠난 

것은...허준이 자네 때문이 아닌가?자네가 아니었더라면... 

부자지간에 그런 생이별도 

없었을테지...허니...스승님께서도...자네에 대한 악감정이 

생길게 틀림없어...이놈 어디 한번 혼쭐이 나봐라...이거지.

허준 ...

오근 ...어쨌거나...그 많은 병자...병부를 다시 작성하자면...고생께나 

하겠구만...

 

오근이 한쪽으로 가면...

허준이 예진을 보는데... 

예진 입가에 빙그레 미소를 띤다...

 

예진 ...병부잡이 어른의 말은 개이치 마십시오...허의원도 

아시겠지만 스승님은 사사로운 감정으로 사람을 

대하시는분이 아닙니다...제 생각에...허의원께 병부를 

작성하라 시키신 것은...아마도...허의원을 시험하고 계신 듯 

합니다.

허준 (얼굴이 굳어지면서 혼잣말로)...시험.

 

S#37. 병사안

 

병사에서...병자들 사이를 오가며...

새로이 병부를 작성하는 허준.

병자들의 맥을 짚고...일일이 문진을 하고...

곁에선 예진이...이를 받아 적어내려 가는데...

병사 밖에서 열린 문틈으로 

그런 허준을 보는 의태의 시선...

 

S#38. 병사일각

 

병사의 허드렛 일을 하는 다희...

병사를 걸레질하는데...

 

S#39. 의원일각(밤)...

 

의원일각에서 수건을 빠는...다희.

힘겹지만...신바람이 나고.

 

S#40. 약재창고앞(밤)...

 

약재창고 앞을 지나던 다희가...

창고안에서 들려오는 허준의 소리를 듣고...

창고안을 보면...창고안에...허준이 예진과 함께...

병부를 작성하고 있다.

두사람...미소를 띠면서.무언가 얘기를 주고 받고...

아주 다정스러운 모습인데.

그런 두사람의 모습을 보는 다희의 묘한 표정.

다희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그런 다희의 복잡한 얼굴위로.

겸이가 아파...병사에 왔을 때...

예진이 하던 말이 떠오른다.

 

예진 ...옛날...아씨께서...허의원님을 찾아 산음에...오셨을때가 

생각납니다.

다희 ...

예진 ...먼 여정에 심신이 지쳐...허로라는 병을 앓으셨지요.

다희 ...

예진 ...그때...누굴 찾으시냐고 물었더니...지아비 될 분을 

찾아왔다고 하셨습니다.

천길 마다 않고...사모하는 분을 찾아오신 아씨가...몹시 아프고 

지친 몸이였는데도...참...아름답고...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아씨의 심중에 있는 그 사람이 누굴까 몹시 

궁금했었지요.

다희 ...

예진 그 분이 허의원님이란 걸 알고...내심...그럴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허의원님을 지켜보면서...아씨의 

헌신적인 내조와...사랑을 받기에 지당한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좀 길지만...전부 다 회상 처리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예진을 떠올린 다희의 복잡한 심사.

 

S#41. 의원마루(낮)

 

허준이 병자를 보고 있다... 그옆에 예진이 있고.

허준이 병자의 발에 시침을 하고 있는데...

이때 유의태가 다가온다.허준과 예진이 예를 갖추면...

 

의태 어떤 병자냐? 새끼발가락과 발의 바깥쪽 뒤축이 부어올라 

아프며...오금이 저리고... 목덜미의 힘줄이 땅겨 어깨를 들지 

못하는 병자입니다...

의태 힘줄이 상한게로군...시침할 곳은 어디냐?

허준 족태양의 경근입니다.

의태 시침하거라...

 

허준...옆에 놓여진 화로에 침을 달구어

병자의 혈자리에 침을 놓는데...

 

의태 본시...침의 명수를 일컬어 상공, 중공, 하공으로 친다...진짜 

상공의 명수란...정혈을 찾아내는 신묘한 

재질이외에도...찌르면 얼마나 찌르고 찌를 시각은 어찌 

선택하고 찌를 후엔 어느만치꽃아두는가...를 두루 통달한 

경지를 말한다...

허준 ...

의태 혈락에 가까이 이어진 병은 엷게 찌르되...육부는 더 

깊게...그리고 오장은 더 깊이 찌르는 것이...원칙이다...

허준 ...

허준 ...모든 침의 운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자의 

몸속에서 음양을 조화시키는 오장육부의 움직임을 평하게 

하여...병자의 전체의 건강을 지켜보는 눈이...바로 상공의 

경지다.

허준 명심하겠습니다...

예진 (의태에게)허의원이 병부일지 작정을 마쳤습니다.지금 가서 

가져오겠습니다.

의태 됐다.난 이길로...삼적을 만나...당분간 약방을 

비울것이니...그리 알거라.

 

의태...대문쪽으로 갈려하면...

 

예진 언제 돌아오십니까?.

의태 기일을 작정하고 떠나는 길이 아니니...언제가 

될지...모르겠구나...

허준 .스승님께서 가시면 병사에 남아있는 병자들과...연일 찾아올... 

병자들은...어찌 대처합니까...

의태 약방에 의원이 어디 나 하나 뿐이더냐.

허준 ...

의태 남아있는 니가 알아서 할 일이지.

 

의태가 대문으로 나가면...

허준은 의태가 자신을 믿고...

인정해주는 말에 감격스러운데...

 

예진 (빙그레 웃으면서 허준을 본다)이젠...허의원께 모든 것을 

믿고...맡고 시려나 봅니다.

 

S#42. 들판일각

 

의태가 들판 일각에 있으면...

이때 한쪽에서...삼적이 온다.

의태...먼 산을 바라보면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삼적이 그런 의태에게 다가가서 

 

삼적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하나?

의태 저...산 어디쯤에...묫자리를 쓰면 좋겠구만...

삼적 (기막히고)이 사람이 벌써 망령이 난게야? 생전가야 안던 

농을 다하고...

의태 (입가에 쓸쓸한 미소)...

 

두사람 길을 떠난다.

 

S#43. 산중일각

 

두 사람 걷다가...문득 걸음을 멈추고...

서산을 보면...해가지고...노을이 지고 있다...

의태 발 아래 펼쳐진 정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삼적 장관이구만...참으로 장엄하고 도도한 광경일세...

의태 장엄하고 ...도도할 밖에...영겁의 세월 동안 세상을 굽어보며. 

오로지 제 한몸으로 세상을 밝혀 오지 않았는가....유한한 

생명을 부여받아... 짧은 생을 고통 속에 허덕이며 사는 

우리내 인간과는 다른 존재지...

삼적 ...

의태 바람이나 불어...옷자락이라도 날리지 않으면...내가 

살았는지...죽었는지도 잊고 사는 인생...한평생...의를 업으로 

살면서도...정작 목숨이 무엇인지...들여다 볼 여가도 없었네. 

어차피 죽을 목숨들인데...그 병을 수시로 낫워주는 의업이란 

것도 어찌보면...너무나 작은 행위일 뿐이야.

삼적 ... 

의태 결국 피하지도 못하고 죽는 목숨...아무리 해야할 일이 

많아도...그 일을 다하도록...기다려 주지 않는게...죽음이 

아니던가...

삼적 (담담한...)...제 아무리 발버둥쳐봐야...영원히 머무를수 

없는것이...이승이지...허나 영원하지 못하면 또 어떤가? 

우리내 인간들이야...억겁의 세월을 돌고 돌며 윤회하는 

것을...우리가 떠나고 나면...다음 사람이...우리을 대신하겠지.

의태 ...(고개를 끄덕이면서)...그래...주어진 여명껏 살다보면... 내 

죽은 자리를 채워주고...미처 못다한 일을 

이뤄줄...이가...있겠지...

삼적 ...허준이 말인가?

의태 (대답없고)그만가세...

 

의태가 앞서 걸어가고...

삼적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의태를 따라간다...

 

S#44. 한양, 내의원 전경, 밤

 

S#45. 내의원 서고

 

서고 안에서 의서를 보는 도지의 모습...

 

S#46. 내의원 일각

 

호롱불을 밝혀놓고...

열심히 서책을 보고 있는 입격생들...

도지의 모습...누구보다...열성적인데...

(내의원 세트는 교육생들이 공부하는 곳과...

양예수 김응택등 내의원 의원들이 드나드는 

두곳을 메인으로 해주십시요)

 

입격생1 (책장을 덮는)...시간이 꽤 지났는데...퇴청들 안하시요...?

입격생2 (옳다싶다)...막 일어나려 했소이다...같이 나갑시다.

 

그말에 다른 입격생들도...눈치를 보며...

책장을 덮고 일어서려는데

 

입격생1 다들 같이 나가실거면 기방에 들려 술이라도 한잔 하는게 

어떻소...? 

입격생2 그럽시다...듣던 중 반가운 소리요, 

 

입격생들...모두...동의하는 눈친데...

도지...이들의 대화에 관여하지 않은 채...

여전히 서책에 시선을 두고 있는데...

 

입격생1 ...유의원은...안가시오...?

 

입격생들 모두...도지를 주시하는데...

 

도지 먼저들 가시지요...전 보던 의서를...마져 읽고 갈 생각입니다...

 

그말에...뜨악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주고받는 입격생들.

 

입격생2 ...그렇다면 할 수 없지요...다들 가십시다...

 

입격생1,2의 주도하에...모두...나가는데...

도지...다시 서책보기에 몰두한다.

 

S#47. 내의원일각, 밖

 

입격생들...도지가 유난을 떤다는 생각에...

심기가 뒤틀리는데...

 

입격생1 대체 유참봉은 저리 유난스레 구는 이유가 뭐랍니까...

입격생2 (빈정댄다)잔재주로 간신히 입격을 한 모양이지요. 그러니 

모자란 공부를 보충해야 할것이 아니요.

 

모두들 웃고...

 

입격생1 이럴게 아니라...내의원에 계시는 주부나으를을 모시고 

갑시다 우리에게 성적을 주시는분인데...잘 보여서 나쁠건 

없지 않겠소...

 

그말에...모두...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S#48. 내의원 일각

 

당직을 서고 있는 김응택과 송학규에게...

입격생들이 와 이야기를 전하는데...

김응택...난색을 표한다...

 

김응택 곤란하네...교육생들에게 사사로이 대접을 받는 

것은...내의원에서도 엄금하는 일일세...

입격생1 사사로운 대접이라니요.부족한 저희들을 

지도하시느라...고충이 크신 주부나으리께...술한잔 올리고자 

하는 저희의 충심을... 이리도 몰라주십니까.

입격생2 그렇습니다...궐내에서 못다들은 나으리의 고견을... 

경청하고자...자리를 마련했사오니...부디 저희의 청을 

뿌리지지 마십시오.

김응택 (난감한 표정으로 송학규를 보면)...허 그거참.

송학규 (미소를 띠고)나가시지요.

김응택 당직자리를 비웠다가 큰일이라도 벌어지면...

송학규 잠시 나가 술한잔 하고 오는데...별일이야 있겠습니까...?

 

이때...한쪽에 있던 이공기가 나서면서...

 

이공기 무슨 일이 생기면...소인이 즉시 연락을 취할것이니...다녀 

오십시오.

 

김응택...고민을 하다가...고개를 끄덕이고...

 

응택 그럼 갑시다...

 

S#49. 내의원 일각

 

밤이 이슥해 지도록...서책을 보고 잇는 도지...

무척이나 진지한 모습이다...

도지...관자놀이를 누르며...피곤을 풀어보는데...

 

S#50. 내의원 일각

 

의서들을 정리하던 이공기가...

갑자기...아랫배가 살살 아파오는 듯 하다.

참아보려다...아무래도 안되겠는지...

밖으로 나가는데...

 

S#51. 궁궐일각

 

다급하게 뛰어오는 내시.

 

S#52. 내의원 일각

 

도지...자신이 보던 서책을 들고...당직자들이 머무는 

방안으로 들어서는 도지...보면...방안에 아무도 없다...

도지...자신이 보던 의서를 자리에 놓고...

돌아서려는데...그때...내의원 문이 벌컥 열리며... 

내시가 들어온다

 

내시 ...어의는 어디 계시오?

도지 어의영감께선 퇴청하셨습니다.`

내시 (난감하다)...내의원 당직을 맡은 의원이요? 어서 채비를 하고 

날 따르시오.

도지 아니... 저는...

내시 뭘 꾸물거리시요... 동궁마마의 환후가 위중하시오.

 

(동궁마마라는 호칭에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공빈김씨의 소생인 임해군을 지칭하는것인데...

적당한 호칭을 국장님께서...찾아주십시요). 

 

S#53. 궐내 일각

 

내시의 뒤를 따라...황급히 가는 도지...

긴장과...불안...이 교차하는 얼굴인데...

 

S#54. 공빈전 외경

 

S#55. 공빈의 방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임해군이 강보에 

쌓여 공빈의 품에 안긴채...숨이 넘어갈 듯이 

울고 있다...어린 아이의 얼굴과 팔등에...

벌건 반점이 보이는데...곁에선 상궁...

나인들이...걱정스레 이를 보는데...

 

공빈 (답답하다)어찌 이리도 늦는가?. (상궁에게)내의원에 다시 

사람을 보내게. 

상궁 예 마마...

 

그때...밖에서 나인의 목소리...

 

나인(소리) 마마...내의원에서...의원이 왔사옵니다...

공빈 어서 들라하라

 

문이 열리면...도지를 데리러 갔던 내시와 함께...

도지가 안으로 들어오는데.

긴장된 표정의 도지...공빈의 앞으로 가...

예를 갖추는데...

 

공빈 ...아니...이자는 누구인가...? 

내시 ...어의 양예수 영감은...퇴청했사옵고 이자는 내의원 당직 

의원이옵니다. 

공빈 이런 답답한 사람을 봤나. 왕자마마의 환후일세. 의당 어의가 

달려와 손을 써야할 것이 아닌가.

내시 하오나 마마...왕자마마의 환후가...촌각을 다투는지라...

공빈 듣기싫네. 당장 어의를 데려오라...

 

고개를 숙이고...이야기를 듣고 있던 도지...

자신의 눈앞에 다가왓던 기회가...

자칫...사라질 위기를 느끼는데.

도지...결심한 듯...입을 연다...

 

도지 아뢰옵기 황공하옵니다만...마마...

공빈 ...?

도지 소신의...소견으로는...왕자마마의 옥체에 난 반점들은 

단독인듯 하옵니다...황급히 침을 써...나쁜 피를 빼내지 

않는다면...사기가...몸속으로 퍼져...그땐...손을 쓸 수도 없게 

되옵니다...

 

도지의 말에...공빈 놀라는데...

 

상궁 ...그게 사실인가...?

도지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아뢰겠습니까?

 

공빈...도지의 말에...마음이 흔들린다...

어린왕자의 몸에 난 반점을 보는 공빈.

 

공빈 (결심한)...어서...치유하라...만일 .잘못될 시에는...네 목숨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도지 긴장된 얼굴로 어린 왕자를 본다.

 

도지 (침통을 열고 침을 꺼내들고 마음의 소리)임해군마마가 

누구신가...상감마마의 총애를 받는 공빈마마의 

소생이시다...장차...보위에 오를 수도 있는...왕자마마가 

아닌가. 성공하면...모든 것을 얻지만...실패하면...목숨을 

잃는다...하늘이 내게 주신 기회야...내 인생이...이 침끝에 

달려있어.

 

도지...입술을 지긋이 깨무는데...

 

S#56. 산음 유의원 마당(밤)

 

마당 곳곳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

예진이 마루에서 병자들을 보고 있다.

마당에는 아직도 많은 병자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때 오근이 예진에게 다가와서...

 

오근 밤이 늦었는데 그만하지요.

예진 ...(눈을 들어 마당에 기다리는 병자들을 보는데)...왕진간 

허의원님이 오실때까지만 더 보겠습니다. 병부잡이 어른은 

그만 들어가시지요.

오근 아니요...약방을 책임지는 의원이 자리를 안떴는데...내가 어찌 

들어가. 어서...병자들 보시게.

 

오근이 돌아서는데...

이때 의원 대문쪽이 소란 스럽다.

 

돌쇠 (소리)비켜, 비키라니까! 허의원님 어딨어. 허의원님...!

 

다들 놀라서 대문쪽을 보면...

 

오근 대체 어떤 무식한 놈이 병사에서 소란을 피우는거야.

 

이때 양태와 함께 의원으로 

들어오는 돌쇠...등에 지게를 지고...

지게엔 모친을 싣고 있는데...

그런 돌쇠를 보고 놀라는 오근...

돌쇠...지게를 내려놓고...

지게에 타고 있는 모친을 땅바닥에 내린다.

 

돌쇠 (두리번 거리면서)허의원님... 허의원님 어딨어요...소인 

돌쇠입니다요...

 

양태...그런 돌쇠를 만류하면서...

 

양태 허의원님한테 치료를 받을려면 .줄을 서게, 줄을 서.

돌쇠 (거칠게 뿌리치며)이거 놔요!!

오근 네 이놈...조용히 하지 못하겠느냐! 여긴 약방이다...약방에서 

그따위 소란을 피우면 어쩌자는게야. 우린 너같은 놈은 

치료할수 없으니 썩 물러가거라.

 

순간...돌쇠의 눈이 확 뒤집어 지는데...

 

돌쇠 뭐야? (오근의 멱살을 잡고)...지금 뭐란거야.

 

오근, 당황하고 겁먹은 얼굴인데...

 

오근 자...자네 왜 이러나? 대체 어디서 온 뉜가?

돌쇠 나? 나 충청도 진천서 온 돌쇠여? 허의원님 어딨어? 

허의원님 어딨냐고!!

 

마당에 있던 병자들과...영달 양태...꺽쇠등...

의아한 얼굴로. 돌쇠를 보는데...

 

오근 (켁켁 거리면서)데체 왜 이러나? 왜이래...

돌쇠 우리 엄니를 봐.

 

다들 땅바닥 멍석위에 앉아있는 

돌쇠모를 보면...

 

돌쇠 우리 엄니가 눈이 멀었어. 허의원님이 지어준 약먹고 눈이 

멀었단말여!!

 

돌쇠의 말에 예진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 놀라는데...

 

돌쇠 우리 엄니 어쩔꺼여...저지경이 된 불쌍한 우리 

엄닐...어쩔꺼냔 말이야...우리 엄니 고쳐내...우리 엄니 

고쳐내란 말이여!

 

돌쇠의 말에...예진...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돌쇠모를 보는데...그런 모습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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