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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2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155 목록 댓글 0

[허준] 26

 

 

 

 

 

 


 

S#1. 산음 유의원 마당(밤)

 

돌쇠가 오근의 멱살을 부여잡고 

제 어미의 눈을 어쩔꺼냐 패악을 부리는데...

마당과 병사에 있던 병자들...

모두 웅성거리며 이광경을 지켜보는데...

예진...어떻게 해서든지...사태를 진정시키려 애쓰고...

 

돌쇠 우리 엄니 어쩔꺼여. 

저지경이 된 불쌍한 우리 엄닐...어쩔꺼냔 말이야...

우리 엄니 고쳐내...우리 엄니 고쳐내란 말이여!

오근 이...일단 진정하고 자초지종을 말해보게.

돌쇠 (더욱 강하게 멱살을 움켜쥐며)지금 당장 목을 비틀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내가 진정하게 됐어...?

우리 엄니 고칠 수 있는지 없는지 얼른 그것만 말해.!

영달 자...이 손 놓고...차분하게 자초지종을 말해봐...

그게 무슨 소린가?

돌쇠 (거칠게 영달을 밀치고)비켜.

당신은 상관말고...비켜!!...

 

이에...단호한 얼굴로 

돌쇠의 앞에 나서는 예진...

 

예진 (강하고...단호한)그 손 놓으시오!

 

예진의 서슬에...돌쇠...잠시 주춤하는데...

 

예진 여긴 병자들이 있는 약방이오. 함부로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피울 수 있는 곳이 아니요. 

이제 그만 진정하고...그 손 놓으시오. 

 

돌쇠...거칠게 멱살을 잡고 있는 손을 놓으면...

뒤로 나둥그라 지는 오근...

목을 잡고 켁켁거리는데...

그런 오근에게 영달과 꺽쇠...

 

영달 형님...괜찮습니까요...

 

오근을 일으켜세우는데...

 

예진 ...자...이제 무슨 일인지 자초지종을 말해보시오...

돌쇠 ...(울먹이면서)

자...봐요...허의원님이 준 약을 먹고 우리 엄니가 장님이 

됐어요...멀쩡하던 우리 엄니 하루 아침에 병신이 됐어요

허의원님 어딨어요? 빨리 우리 엄니 눈을 고쳐내요...

돌쇠모 돌쇠 이놈아...그만혀...손가락까지 깨물어 가며...고맙게 해준...

의원님한테... 무슨 행패여...

돌쇠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 운다)그깟 손가락이 대수여...

엄니가...이 지경이 됐는데...이제...어쩌란 말이여...

우리 엄니 불쌍해서...어쩌란 말이여...

 

다들 난감한 얼굴로 

그런 돌쇠와 돌쇠모를 보는데... 

이때 대문간으로 허준이 

왕진 채비를 들고 들어오는데.

 

허준 (의아한 얼굴로)무슨 일이요?

 

순간...돌쇠가 허준의 음성을 듣고...

 

돌쇠 허의원님...

 

허준...돌쇠를 보고 놀란다...

 

허준 아니...자넨...?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돌쇠 (허준의 발아래 무릎을 꿇고)허의원님...우리 엄니... 

우리 엄니 좀 고쳐줘요.

허준 (의아한 표정을 돌쇠모를 보는데)...

예진 ...저 사람말이...허의원님 지어준 약을 먹고...

어머니가 눈이 멀었다 합니다.

허준 (놀란다)...

 

S#2. 사랑채

 

허준...돌쇠모의 상태를 진찰하는데...

그 표정이 어둡다...그 옆엔...

예진과 오근이...걱정스럽게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아까에 비해...어느정도 진정이 된 돌쇠...

안타깝게 제 어미를 쳐다보고... 

병자의 눈앞으로 촛불을 가져가 대보는 허준...

 

허준 이 불빛도 안 보입니까?

돌쇠모 (고개를 저으며)안보이는구만요...

허준 (다른 쪽에 가져다 대며)이쪽은?

돌쇠모 그쪽도 마찬가지구만요...낮에 햇빛을 보면... 허연 지렁이 

같은게 꾸물거리긴 해도...그것뿐이구...

 

허준...병자의 상태에 허탈과 절망감을 느끼는데...

 

돌쇠 엄니 눈을 고칠 수는 있어요?

허준 ...내가 떠나온 후...무슨 일이 있었는가?

돌쇠 고칠수 있어요 없어요? 

허준 (노한)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봐!

 

허준의 서슬에...돌쇠...움찔하고...

예진과 오근도 놀라 보는데...

 

허준 내가 처방한 부자탕 말고...병자가 무엇을 더 먹었는가.

돌쇠 ...(우물쭈물)

허준 ...그 뒤로도...자넨...부자탕을 또 지어...병자에게 먹였음이 

틀림없어.

돌쇠 (찔끔하다)... 

허준 처방대로 약을 먹이라는 내 말을 어기고...함부로 또 그 약을 

먹였어. 내 말이 틀린가!

돌쇠 ...(당혹스러운 표정)... 어...엄니가 그걸 먹구 한결 차도가 

있길래.

 

허준...돌쇠의 말에...절망하는데...

부자의 독성을 알고 있는 예진도...놀라 보고...

 

돌쇠 의원님이 부자탕을 먹이라고 했잖아요...

허준 (기막힌)...내...자네한테...그토록 신신당부하지 않았던가.

부자엔 강한 독성이 있어...내가 처방해준 것 말고는 함부로 

병자에게 먹여서는 안된다고...자칫하면 눈이 멀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어.

돌쇠 ...

허준 대체 얼마나 먹인겐가. 

돌쇠 (우물쭈물)...

허준 어서 말하게!

돌쇠 그때 의원님이 가시고...사또나으리께서...엄니의 약값에 

보태라며...돈을 주시길래...지는 그저...그게 좋은 약인 줄로만 

알고......세...세첩을...더 지어다...먹였구만요...

허준 (제발...하는 심정)...내가...이른대로...꿀과 같이 드렸는가...?

돌쇠 제철도 아닌데...꿀 구하기도 쉽지 않고.해서...

대충 한두가지 빠져두...괜찮을 줄...알았구만요...

 

허준...암담함에...눈을 감아 버린다.

 

오근 (탄식하듯이)...이런 무식한... 

예진 부자는 쇠약한 병자의 몸에 양기를 돋우는 효험이 있지만...

독성이 강해...꿀과 함께 써야하요...

대체 어쩌자고 의원의 처방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약을 

쓰셨소.

돌쇠 지가 .뭐...아는게 있어야지요.

(눈치보며)그래두...엄니 눈은 고쳐주셔야 하구만요...

어찌됐든 그 약때문에 이리된거니...책임은 지어주셔야지요.

오근 (기막힌)책임이라니...?

돌쇠 (다시 흥분)그럼...사람 눈을 멀게 해놓고 아무 책임도 없단 

말이요...?

오근 그게 왜 허의원 책임인가? 여태 듣고도 몰라...? 

병자의 눈이 멀게 된건 자네가 미련한 탓이야. 

돌쇠 (극도로 흥분)나는 먹이라는 약을 먹였을 뿐이요!! 

(허준에게)허의원님...우리 엄니 좀 고쳐줘요

 

오근...돌쇠의 억지가 기가막힌데...

 

허준(착잡한 얼굴로)늦었네...

돌쇠...(놀라서)...의원님...

허준 독한 부자의 기운이 간을...다치게 하고 눈을 멀게 만들었어...

이미...늦었네...

돌쇠 ...아...안돼요...

얼른 된다구 하세요...

우리 엄니 눈을 고쳐줘요...

돌쇠모 ...돌쇠야...난 됐어 이놈아...

(허준쪽을 향해에게) 의원님...지는 괜찮으니...신경쓰지 

마시유... 의원님이 못고치면 그것도 내 팔자소관이구만요...

어차피 그때...죽은 목숨인데...눈 

안보인다고...죽는것두...아니고......어차피...

 

돌쇠모...애써 눈물을 참는데...

 

돌쇠 (울먹)보지도 못하는데...살면 뭐하단 말이여.

안돼...엄니...엄닌 눈을 떠야혀...

안되면...내 눈이라도 박을 것이여...나는 못봐도 좋지만...

엄닌...안돼...차라리 내가 죽으면 죽었지...

엄니가...평생 이리 사는건...난 못보는 구만.

 

허준...괴롭고...예진과 오근도 난감한데...

 

S#3. 의원 일각

 

허준...절망에 빠진 고통스런 얼굴로...

상념에 잠겨있다...자신이 병자의 눈을 

멀게 했다는 죄책감에 너무나 괴로운데...

그때...예진과 오근이 다가온다.

 

예진 허의원님.

 

허준...예진과 오근을 보면...

 

예진 병자가 저리된 건...허의원의 책임이 아니니.

상심하지 마십시요.

허준 제 탓입니다.

오근 그게 어찌 허의원 탓인가?

무식한 저놈 탓이지...

허준 ...병자가...어렵고 가난했기에 그 형편으론

계속 약을 쓸 수는...없을 거라...그렇게만...여겼습니다.

제 안일한 생각이...병자의 눈을 멀게 했습니다.

예진 이번 일은 허의원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오근 예진 아씨 말이 맞네...너무 상심말게...

허준 ...저...돌쇠란 자는...말이 필요하단말에...

말을 훔쳐올 정도로 단순하고 무지했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예진 이제와...누구 책임이냐를 가려내는 것이...

무슨 소용입니까?

중요한 건...병자의 눈을 치유하는 일입니다.

허준 ...

예진 포기하지 마세요...

병자가 지금 믿을 사람은 허의원 뿐입니다. 

허준 ...

예진 이만한 난관에 꺽이시면 안됩니다.

오근 ...하지만...이미 눈이 먼 사람을 무슨 재주로...고치겠소.

 

오근이 고개를 절래 절래 저으면서...

한쪽으로 가면. 허준 착잡한데...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

 

S#4. 한양궁궐 외경(밤)

 

S#5. 공빈의 방

 

임해군을 치료하고 있는 도지...

이마에...땀방울이 맺혀있다.

모든 신경을...침끝에 모으고...임해군의 몸에 난...

반점에 시침하는데...초조하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를 보는 공빈과 상궁들...

도지...침을 빼내고...시침한 곳을 짜서 피를 낸다.

순간...어린 왕자의 자지러지는 울음이 터지고.

도지...멈칫...놀라고...공빈은...사색이 되는데...

 

S#6. 내의원 일각

 

술이 거나해(심하지 않은)...

내의원으로 돌아오는 김응택과 송학규

문을 열고 들어서자...초조한 얼굴로 서성이던 

이공기가 사색이 된 얼굴로 말을 전하는데...

 

이공기 나으리 큰일났습니다.

김응택 ...무슨 일인가...?

이공기 나으리께서 자릴 비운사이...공빈마마 처소에서 내관이 

다녀갔다 합니다...

김응택 뭐야.!

무슨 일인가...? 연생전에서 무슨 일로 내의원을 찾은게야!

이공기 ...왕자마마께 갑작스레 환후가 닥쳤다 합니다.

 

그말에...심장이 멎어버릴 듯...

심하게 놀라는 김응택과 송학규...

김응택과 송학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데...

 

송학규 대체 자넨 뭘하고 있었나...일이 생기면 급히 전갈하라 하지 

않던가!!

이공기 제가 ...잠시...자릴 비운사이에...

김응택 (다리가 풀린다)...이제...우린 죽었네...

송학규 나으리...

김응택 ...왕자마마의 환후중에 ...입직의원이...자릴 비웠으니...

...다른 분도 아닌...왕자마마의...환후에...

송학규 지금이라도 공빈마마 처소로 가십시다.

김응택 연생전으로 가면...아예 밖에 나가 술 마신 사실을 

알리잔 말인가...

송학규 허면...이대로 앉아...죽기만 기다리실 작정입니까...?

만약 왕자마마의 환후가 심해져 큰 변이라도 나면 

그땐 모든 것이 끝장입니다...

늦더라도 손을 써봐야...죽음이라도 면할 것이 아닙니까.

이공기 지금 연생전엔...유참봉이 가 있다 합니다.

 

김응택과 송학규...놀라 보는데...

 

김응택 유참봉이면 유도지 말인가?

이공기 예...

김응택 유도지가 공빈마마 처소에 가 있다니...그게 무슨 소리야.

송학규 허면...그 자가 왕자마마의 환후를...치료하고 있단 말인가...? 

 

S#7. 공빈의 방

 

왕자의 몸에서 마지막 침을 뽑아드는 도지...

순간...몸안의 긴장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듯 한데...

초조하게 이를 지켜보는 공빈...

 

공빈 끝낸건가...?

도지 ...예...마마...

공빈 어떤가...왕자는 무사한가...?

도지 ...위험한 고비는 넘기셨습니다...

차후 경과를 두고보아야 하지만...더 이상 큰 탈은...없으실 

것이니... 심려를 놓으셔도 될 듯 싶사옵니다...

 

그말에...공빈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데...

 

공빈 애썼네...유참봉이라 했나? 

도지 예에...

 

S#8. 내의원 일각

 

초조한 얼굴로 

도지를 기다리는 송학규와 김응택

이때 내의원 안으로 도지가 들어온다.

도지의 얼굴에 자신감이 넘치고...

 

송학규 대관절 어찌 된 일인가? 어쩌자고 자네가 공빈마마의 

처소에 갔단 말이야.

김응택 지금은 그걸 따질 때가 아니네. 

(도지에게)왕자마마의 환후는 어떠신가...

많이 위중하시던가?

도지 마마의 몸안으로 단독이 퍼져...소인이 갔을땐...이미...위급한

상황이였습니다...

김응택 그래서...어찌 되었나?

도지 ...일차...침을 써...몸안에 퍼진 독을 빼냈습니다

안심하셔도...될 듯 합니다...

김응택 그게 정말인가...?

도지 예...

김응택 (천만다행이다)애썼네...애썼어.

도지 허면...소인은...이만...물러가겠습니다.

 

도지...예를 갖추고...가면...

 

송학규 저는 믿을 수 없습니다 나리...몸속으로 퍼진 단독은...

침을 정교히 써...그 사기를...뽑아내야만...치유할 수 

있습니다...이제 갓 내의원에 들어온 자가...무슨 재주로 그 

병을 고친단 말입니까...? 

 

송학규의 말에...김응택...불안한데.

 

S#9. 도지의 집 외경(밤)

 

S#10. 오씨의 방

 

오씨 왜 이리 퇴궐이 늦은게냐?

궐 안에서...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게야...?

도지 ...예...

오씨 ...?

도지 어머니...소자...오늘...공빈마마의 처소에 가...

왕자마마의 환후를 치유하였습니다...

오씨 (놀라고) 공빈마마면...상감마마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계신

분이 아니냐. 그 분한테 태어난 왕자마마면 장차 이 나라의

보위를 물려받게 될 지도 모를 것인데...

그 귀한 분을 니가 고치다니...

아직 수련의생의 신분이라면서 네가 어찌 그런 분을 고쳐?

도지 (입가에 미소를 띠고)...하늘이 제게 기회를 주셨습니다.

오씨 나...나는 믿을수가 없구나.

도지 ...... 

 

S#11. 내의원 외경(낮)

 

S#12. 내의원 일각

 

도지를 포함한 입격생들이 있고...

이공기 김응택이 있는데...

이때 송학규가 급히 들어온다...

 

김응택 대전에 간 양예수 영감이 돌아오셨는가?

송학규 아직...소식이 없습니다...

김응택 주상전하께서 영감을 부르신 이유는 뭐라던가?

송학규 ...그걸 알길이 없으니...답답한 노릇이지요...

만에 하나라도...유참봉이 실수를 저질렀다면...어찌합니까

 

한쪽에 앉아있는 도지...

자신을 보는 송학규와 김응택의 

시선을 의식하는데...어딘지 자신있는 표정이고...

이때 양예수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양예수를 본 김응택과 송학규 

긴장한 얼굴로 예를 갖추고...

입격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양예수에게 인사를 한다.

 

양예수 (응택과 송학규에게)어제...입직의원이 누구였던가?

김응택 (기어들어가는)...소인입니다...영감.

 

예수...잠시 뜸을 들이는 사이...

응택과 송학규...피가 마른다...

 

양예수 (입가에 미소를 띠고) 애썼네...

 

그말에...얼굴이 펴지는 김응택과 송학규...

 

양예수 주상전하께서 자네들의 노고를 치하하시고...어사주를 

내리셨네. 자네들이 이리 제몫을 다해주니...내 짐이 한결 

가벼워지는구만...

김응택 송구스럽습니다...영감.

 

순간 도지를 의식하는 송학규.

도지,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S#13. 내의원 일각

 

도지가 혼자 의서를 보고 있으면...

김응택고 송학규가 들어온다.

두사람을 보고 예를 갖추는 도지.

 

송학규 자네 입조심하게...

자네가 왕자 마마의 환후를 치유했단 사실이...

어의 영감의 귀에 들어가면...

판관나으리와 난 목이 열 개라도...무사하지 못할것이야.

도지 심려마십시오 소인에게 그런 공명심은 없습니다.

김응택 (뜻밖에 도지의 말에 놀란다)

송학규 (놀란다)

김응택 흐음...자네가 애쓴 공은 보상할 것이네...

도지 소인 그저 나으리의 높은 의술을 전수받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도지가 고개를 숙여 겸손을 떨면...

김응택과 송학규의 시선이 마주치고...

두사람 흡족한 표정.

도지가 마음에 드는 눈친데...

 

S#14. 산음 전경

 

허준의 집 손씨의 방.

손씨와 다희, 그리고 함안댁이 있는데...

 

손씨 (놀란 얼굴로)그...그게 무슨 소린가?

애비가 지어준 약을 먹고 눈이 멀었다니?

함안댁 아직 모르셨수?

눈먼 엄니를 지게에 지고...진천서 예까지 찾아왔답니다.

다희 (놀라고)...

손씨 (자리에서 일어날려하고)...약방으로 가봐야 겠소...

다희 어머니.

손씨 (다희를 보면)... 

다희 그냥 기다리는것이...좋을 듯 합니다.

손씨 그게 무슨 소리요?

애비가 간밤에 집에도 못온 이유가 그때문인 듯 한데...

데체 무슨 일인지 가봐야 될게 아니요.

다희 가뜩이나 경황이 없으실텐데...우리까지 나서...

서방님를 신산스럽게 해서는 안될 줄 압니다...

손씨 (다희의 말을 듣고...그냥 자리에 주저 않는데)...

 

걱정스러운 얼굴들인데...

그런 두사람의 눈치를 보는 함안댁...

 

S#15. 허준의 집 마당

 

방안에서 나오는 함안댁...마당을 걸어가면서...

 

함안댁 언제는 겸이애비가 병자들 좀 본다고...갖은 유세를 

떨더니만...꼴 좋게 됐다.

며칠새 살살 아프던 배가...씻은 듯이 나았네 그랴. 

 

함안댁...사립문을 빠져 나가는데...

 

S#16. 의원 일각

 

대문가에 병자들이 몰려 있는데...

그들 앞에 낫을 든 돌쇠가 서 있다.

 

돌쇠 (낫을 휘둘르며)다들 기다려 봤자 소용없으니...물러들 

가봐요...

병자 (겁이 나서 주춤 물러서며) 그게 무슨 말인가?

약방에 유의원, 허의원이 없는가?

돌쇠 유의원은 누군지 모르고...

허의원님은 우리 엄니 병을 돌보느라...정신이 없소.

병자 야 이사람아.

허의원이 어찌 자네 엄니 병만 돌보겠는가?

우리도 허의원한테 진료받을려고 먼길 온 사람들이네.

돌쇠 우리 엄니 눈을 고치기 전엔... 다른 병자는 볼수 없으니...

다들 물러 가란 말이요!!

 

한쪽에서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는 양태와 영달.

 

S#17. 약재창고

 

창고안에 오근이 있는데...

이때 꺽쇠가 창고안으로 들어온다.

 

꺽쇠 형님...그 돌쇠란 놈이...낫을 휘둘르며 약방으로 찾아온 

병자들을 모두 내쫓고 있습니다요.

오근 뭐야?

 

두사람 서둘러 약재창고 밖으로 나가고...

 

S#18. 대문가...

 

돌쇠가 문앞에 서서 낫을 들고 

병자들을 ㅉ고 있다.

 

돌쇠 썩 물러 가라는데 뭐해요...

 

오근이...겁먹은 얼굴로 

그런 돌쇠에게 약간 떨어진채... 

 

오근 자네 지금 뭐하는겐가?

병자들을 돌려보내면 어찌해.

돌쇠 허의원님은 우리 엄니만 봐야 되요.

우리 엄니가 눈뜨기 전엔 다른 병자는 볼 수 없어요

 

한쪽에 있는 영달 양태...

꺽쇠등도 기가 막힌 얼굴이고...

 

오근 지금 허의원이 최선을 다해...자네 어머니를 돌보고 있으니...

제발...이러지 말게.

자...여기서 이러지 말고...자네 사랑채로 가서 조반이라도 

들지. 영달아...안채에 말해...빨리 조반상 내오라고 해.

영달 예...

돌쇠 됐어요...난...우리 엄니 눈 고치전엔...밥은 안먹어요.

 

돌쇠의 말에 다들 벙찐 얼굴이고...

돌쇠 한쪽으로 가면...

오근...얼른 병자들을 향해서...

 

오근 자...조금만 기다리시요...조금만 기다리면 허의원이 나와...

병자들을 볼것이요.

 

오근이...의원마당쪽으로 오면...

영달...꺽쇠 양태가 따라오고...

 

영달 형님...무슨 수를 써야지...저놈을 저대로 두면 

큰일나겠습니다요.

오근 내 살다살다...저리 말귀가 안 통하는 무식한 놈은 

처음일세. 아주 무섭게 단순한 놈이야.

머리속에 든거라곤 .지 엄니 눈 병 고치는거 딱 하나뿐이니... 

꺽쇠 저런 무식한 놈 괜히 잘못건드렸다간...

더 큰 화가 될 수 있으니 내버려 두는게 상책입니다요...

양태 본시...나쁜 심성을 가진 사람은 아닌 듯 합니다요...

제가...알아서 할테니...두고 보십시오.

 

오근과 영달 꺽쇠가 양태를 보는데...

 

S#19. 사랑채...

 

허준...돌쇠모에게 침을 놓고 있다...

돌쇠모는 붕대로 눈을 가렸고...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햇는지...

허준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있고...

그때...예진이 탕약을 가져 온다...

 

예진 ...병자는 좀 어떻습니까...? 

허준 ...부자의 독한 기운은...많이 빠진 듯 합니다...

예진 (다행스러운...)

허준 허나...이제 겨우 해독을 했을 뿐...병자의 눈을 

고치는건...지금 부터가 문젭니다...

예진 ...처음엔 부자를 해독하는 것도... 어렵다 하셨습니다.

반드시 고쳐질 것이니...기운을 내십시요...

허준 ...(착잡한 얼굴로 붕대를 감고 있는 돌쇠모를 본다)

자...탕약을 드십시오.

 

허준...돌쇠모에게 탕약을 먹이는데...

돌쇠모.사발을 들고 조금 마시다가...

쓴지 고개를 젓는다.

 

허준 다 드셔야 합니다...탕약을 드셔야 몸안의 사기와 싸울 수 

있습니다... 

돌쇠모 이걸 먹으면...눈을 뜰 수 있어요?.

 

허준...선뜻 대답하지 못하는데...

 

돌쇠모 난 괜찮아요...의원님...목숨을 구해준...고마운 은인한테...

우리 돌쇠가 행패를 부려...미안할 뿐이구만요.

허준 ...

돌쇠모 의원님께서 ...우리 돌쇠를 용서해주세요...

남들보다...한참은 모자란 놈이지만...지 아비를 일찍 여의고...

어려서부터...나밖에 모르고 자란...놈이라...더...그려요...

흉이라면...그저...지 에미를...세상에서 젤루...끔찍하게 여기는...

그 맴이...흉인게지...본심이 나쁜 놈은...아니구만요.

허준 ...

돌쇠모 눈같은거 안보이면 어때유...어차피...더 살아봐야...쓸모도 없는

인생... 나는 암것도 아쉬울 거 없구만요...

 

애써 허준을 위로하려는 

돌쇠모를 보는 허준...가슴이 미어지는데...

 

예진 약한 말씀 마십시오.

아드님을 생각해서라도 눈을 뜨셔야지요.

허준 ...제가...고칠 것입니다...무슨 일이 있어도...

고칠것이니 절 믿어주십시요...

돌쇠모 의원님...

허준 자... 이 턍약을 마저 드세요...

 

허준의 간곡한 독려에...

보이지 않는 손을...허공에...내저어...

탕약그릇을 찾는 돌쇠모...허준...

얼른 그 손에...그릇을 쥐어주고...

탕약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그런 허준과 돌쇠모를 보는 예진의 시선.

이때 오근이 방안으로 들어오고...

오근 예진을 보고...

 

오근 아씨... 나 좀 봅시다.

예진 (오근을 본다)...

 

S#20. 의원 일각

 

오근이 한쪽으로 가고...예진이 따라가는데...

오근...자리에 서고...예진에게...

 

오근 큰일났소?

예진 무슨 일입니까?

오근 병사에 병자들이 탕약을 먹질 않소.

예진 (놀라고)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오근 병사에 있는 병자 하나가

허의원이 공명심에 사로잡혀...병을 빨리 낫게 할려고...

독한 약을 쓴다고 다른 병자들을 선동한 모양이요...

예진 (기가 막히고)어떻게 그런...?

오근 원래...병자들 맘이란게 약해 빠진거 아니겠소.

작은 소문에도 흔들리게 마련인데...돌쇠 그놈이...그 난리를 

쳤으니...

예진 (잠시 생각하다가)...허의원님껜 말씀드리지 마십시오.

안그래도 심란할텐데...병자를 보는데 지장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근 알았소.

 

예진...병사쪽으로 간다.

 

S#21. 병사 안

 

대여섯명의 병자들이 누워있는 병사안에...

영달과 꺽쇠가 있고...

 

영달 ...자...어서 드시오.

병자 우린 안먹는다니까.

유의원님은 어디 계시오?

우린 유의원님이 와서...탕약을 지으면 그때 먹겠소.

 

이때 예진이 병사 안으로 들어오고.

 

꺽쇠 (얼른)아씨...병자들이 탕약을...

예진 병부잡이 어른께 들었습니다.

 

예진...영달과 꺽쇠에게...

 

예진 (단호하게)다시 한번 탕약을 권하고...

탕약을 들지 않는 병자들은 모두 병사에서 내치시오.

 

영달과 꺽쇠...놀란 얼굴로...예진을 본다.

병자들도 당황한 얼굴로 예진을 본다.

 

예진 약방에서...의원의 말과 처방은...생명을 지키는...보루요.

그 말을 듣지 않은 병자들까지 돌볼 필요가 없소.

 

영달과 꺽쇠. 다시 한번 병자들에게...

탕약을 권하는데...

 

영달 자...어서 드시오...

 

병자들 예진의 눈치를 살피는데...

 

꺽쇠 어서 드시오...

 

병자들...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탕약을 먹는다.

그런 병자들을 보는 예진의 엄한 시선.

 

S#22. 의원 마당

 

의원마당을 낫을 든 돌쇠가 서성거리고 있다.

이때 한켠에서 그런 돌쇠를 보는 양태와 구일서.

몸을 숨긴채 돌쇠를 보는 두사람...

 

양태 저기 저놈이요...

일서 ...햐...그놈...눈이 짝 찍어진게...생긴것도...숭악하게 생겼네.

양태 식음도 전폐하고...줄창 저기 저렇게 서 있는거요.

일서 왜?

양태 왜긴 왜요? 준이 형님이 지 엄니 말고 다른 병자를 

볼까봐지. 지 엄니 눈이 다 나을때까진 다른 병자를 보면 

안된다고 저 난리요.

일서 저렇게 단순한 놈은 얼르고 뺨쳐야지...

 

일서가 돌쇠쪽으로 가면 

양태가 줄래 줄래 따라가고...

 

일서 어이.형씨.형씨...

돌쇠 (퉁명스럽게)뭐요?

일서 나...구일서라고 하는데.

우리 얘기 좀 합시다.

내 술한병 갖구왔소 한잔 드시오.

(양태에게 눈짓을 하면 양태가 와서 거들고)...

양태 자...여기 앉읍시다(평상을 가리키며) 좀 있다가

닭도 두어마리 잡고...상다리 뿌러지게 한잔 살게.

돌쇠 ...난...우리 엄니 나을때까지 꼼짝도 안할껴.

일서 에헤...보아하니...우리 준이 성님이 치료 할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겠구만... 자 앉읍시다...

양태 자 자 앉아요...

 

일서와 양태...돌쇠를 데리고.평상에 앉힌다.

 

S#23. 평상 앞

 

일서 자...형씨...한잔해...

 

일서가 돌쇠에게 술을 따라준다...

돌쇠 벌컥 벌컥 마시면...

 

일서 (한껏 나긋나긋하게)형씨 효성이 지극하더구만.

돌쇠 (쑥쓰러운 표정지으면서)뭘요.

일서 ...형씨...내가 누군지 모르지... 

돌쇠 (멀뚱히 보면)...

일서 ...나...구일서...지리산 골골이 다니며...사냥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야. 멧돼지나 ...웬만한 곰은...맨손으로 때려잡지...

돌쇠 ...

일서 ...(순간 험악한 표정지으면서)형씨...약방에서...소란떨지마.

돌쇠 왜...왜 이래요.

양태 야 이놈아...아무리 효성도 좋지만...

앞뒤를 봐가면서...설쳐야 될거아냐.

돌쇠 ...당신들 지금 나 겁주는거여?

일서 (피식 웃으면서)

그래...겁주는거다.

또 한번...병사에서 허튼수작 부리면...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리겠어.

돌쇠 ...당신들 이러면 나도 가만 안있을껴.

양태 (웃으면서)가만 안있으면 어쩔건데?

 

돌쇠...자리에서 일어나 두리번 거리더니...

주막 한켠에 있는 돌 절구를 보고 그 앞으로 걸어간다...

어리 둥절한 얼굴로 그런 돌쇠를 보는 양태와 구일서...

돌쇠. 절구앞에서...절구의 허리를 잡고... 

끙하고 힘을 쓰더니 돌절구를 들어올린다.

그런 돌쇠의 모습을 보고 경악하는 양태와 구일서.

돌쇠...들어올린 절구를 땅바닥에 메치고...

양태와 구일서에게 다가온다...

바짝 겁을 먹는 두사람...

 

돌쇠 ...허리 분질러 놓기 전에...까불지들 말어...

 

돌쇠...술잔에 술을 벌컥 벌컥 마시는데...

겁먹은 얼굴로 아무말도 못하는 양태와 구일서...

 

S#24. 내의원 일각

 

도지를 비롯한 입격생들이 

정작으로 부터 수련을 받고 있는데...

 

정작 주상전하께는 최대의 존칭인 마마를 붙여... 상감마마라

부르는 것을 잊어선 아니될 것이며...

귀는 이부... 눈은 안정... 눈썹은 안정썹... 눈물은 옥루라 

하며... 이마는 액상이요... 손은 어수 혹은 옥수라 부르며... 

손가락은 수지... 발은 족장... 콧물은 비수... 머리는 마리... 

여성의 월경은 환경이라 하네...

 

이때 내의원으로 들어오는 양예수와 김응택...

그리고...송학규.교육을 하던 정작이...

양예수에게 예를 표하면...

입격생들도 긴장된 얼굴로 

양예수에게 예를 갖춘다.

 

예수 입격생들의 수련 상태는 어떤가?

정작 ...다들 성심껏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예수 내 지금 어전으로...주상전하의 옥체를 살피러 가는 길인데...

이번 입격생들중... 가장 성적이 좋은 자를 함께 데려갈려 

하네.누군가?

정작 네...과시에 수석으로 등재한...

 

이때 김응택이 얼른 나서면서...

 

응택 영감...유도지가...나을 듯 싶습니다.

제가 맡은 침술과 탕약 교육에서...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예수가 입격생들을 보는데...

도지의...가슴이 뛰고...

 

예수 (도지를 보고)자네가 유도진가?

도지 예...

예수 따라 나서거라.

 

예수와 김응택.송학규가 밖으로 나가면... 

도지...흥분하는 기색이 역력한데...

 

S#25. 산음 일각

 

유의태와 삼적이...마을 어귀로 들어서고 있다.

 

S#26. 의원 일각

 

유의태와 삼적...

반쯤 열려진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의원마당 한켠에 돌쇠가 서 있다가...

의태와 삼적을 보고...

 

돌쇠 허의원님은 병자를 보지 못하니... 그만 가요...

 

의태와 삼적...

의아한 눈으로 돌쇠를 본다...

 

삼적 왜 보지 못하는가?

돌쇠 우리 엄니부텀 고쳐야 데니께...

다른 병자른 볼 틈이 없어요.

 

이때 한쪽에서 오근이 달려오면서...

 

오근 ...스승님...

의태 무슨 일이냐?

오근 (난감한 표정을 짓는데)...

 

S#27. 사랑채...

 

허준과 예진...고통스럽게 신음하는 

돌쇠모를 보고 있는데...

돌쇠모...붕대를 멘 이마엔 

좁쌀같은 물집들이 보이고...

눈에선...눈물로 붕대가 젖어있다.

 

돌쇠모 ...아퍼요...눈이...아파...못견디겠어유...

 

허준...예진를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그때...문이 열리며...

의태와 삼적 오근이 나타난다...

허준과 예진...의태를 보고...

 

허준 스승님.

 

의태...병사에 누워있는 돌쇠모의 모습을 보는데...

(시간경과)의태...병자를 진맥한다...

삼적도...병자를 살펴보는데...

허준과 예진...무거운 표정으로...

앉아...그들을 보는데...

 

의태 ...해독하는것이...조금만 늦었어도...다신 눈을 뜨지 못했을 

것이다...

삼적 부자의 독한 기운을 빼내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인데...애썼구나...

 

허준...그저...몸둘바를 모르는데...

 

허준 오늘 아침부터...병자의 눈에 눈물이 쉴새 없이 흐르고...

견딜 수 없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의태 ...많이...나은게다...

허준 하면...병자가 다시 눈을 뜰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의태...그말엔 대답하지 않고...

허준,,의태의 확답이 없자...다시 힘이 빠지는데...

 

의태 본사방양간원을 다려...먹이고 있었더냐.

예진 예...

허준 탕약을 먹인지 반시각이 지났습니다.

의태 맨 것을 풀어라.

 

허준...돌쇠모의 눈에 감겨진 붕대를 풀르는데...

의태...돌쇠모의 눈을...뒤집어 본다...

찢기는 듯한 비명을 지르는 돌쇠모, 

의태...병자의 동공을 살피고...

 

의태 눈을 다시 세겹으로 가려라...

 

그말에...예진이...붕대를 들어...

병자의 눈을 감는데...

 

의태 한시각 후 탕약을 쓴 뒤...시침할 것이니...그리 알거라.

허준 ...예...스승님...

 

허준...그제서야 안도를 하는데...

 

S#28. 허준의 집 마당

 

다희가 마당에 상념에 잠겨 있다.

이때 방에서 마당으로 나오는 손씨.

 

손씨 아직 애비한텐 기별이 없소?

다희 예...

손씨 (한숨을 쉬면서)...그냥 기다리자니 속에서 천불이 날것같소...

 

이때 마당으로 양태가 온다...

 

양태 마님...

손씨 어찌 됐느냐? 

다희 서방님이 눈 먼 병자를 고쳤습니까?

양태 ...아직 치료중인데...지금 출타를 하셨던...유의원님과 

삼적대사님이...돌아오셨습니다. 이제 두분이 병자를 

볼것이니...너무 심려마십시오.

손씨 (다희를 보고)안되겠소.

난 가봐야지...이대로 기다리다간...내가 속이 타 죽겠어.

 

손씨...사립문밖으로 나선다.

 

양태 아씨도 가보시지요.

다희 ...전...됐습니다.

 

다희 방안으로 들어가는데...

 

S#29. 허준의 방

 

방으로 들어온 다희...

방 한쪽엔 겸이가 잠들어 있고.

 

다희 (마음의 소리)서방님...저는 서방님의 의지로 꼭 병자를 

치유할것이라믿습니다...

 

S#30. 사랑채...

 

허준과 예진...그리고 돌쇠모가 있는데...

방 한쪽엔 돌쇠가 있다...방문이 열리고 

삼적과 의태...그리고 오근이 들어온다.

삼적과 의태가 자리에 앉으면...

 

의태 병자의 눈가리개를 풀거라.

예진 예...

 

조심스럽게 병자의 붕대를 풀어나가는 예진...

붕대를 다 풀어헤치자...

병자가 얕은 신음을 내뱉고...

 

의태 ...침을 준비하거라.

 

의태의 지시에...

허준. 침통에서 침을 꺼내...

의태앞에 펼쳐 놓으면

 

의태 시침은 네가 하거라...

허준 ...(놀란 얼굴로)...스승님...

 

의태가 아닌...허준이 침을 들라는 말에...

허준 뿐 아니라...예진과 오근도 놀라는데

 

의태 뭣하는게야...어서 시술하거라.

 

허준...당혹스러워 어쩔줄 모르는데...

 

돌쇠 (의태를 보고)의원님...의원님이 고쳐주세요...

지도 이미 들어 알고 있습니다요.

의원님이 조선에서 젤가는 명의라고 다 들었습니다요.

제발 의원님이...우리 엄니 병을 고쳐주세요...

의태 ...(단호하게) 물러나거라

돌쇠 의원님...의원님이 고쳐주세요...

의태 (단호하고 엄한)네 어머니 눈을 뜨게 할 재주를 가진 건 

내가 아니라 허의원이다. 네가 에미의 눈을 뜨게 하고 

싶다면...썩 물러가 있거라... (오근을 보고)이 자를 내 보내게.

오근 예... (돌쇠를 보고)그만 나가보게.

 

돌쇠, 어쩔수 없이 방밖으로 나가는데... 

 

의태 (허준에게)어서 침을 들거라...

 

허준...여전히 망설이는데...

 

의태 어찌하여 네 자신을 믿지 못하느냐, 어서 침을 들거라.

 

허준이 망설이면...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

 

예진 어서 시침하십시오.

 

허준...결심을 한듯이...침을 든다.

 

의태 ...안정통에 취할 곳이 어디냐?

허준 ...풍부...풍지...통리...합곡...그리고 신맥...입니다...

의태 또 있다...

허준 ...조해와 대돈입니다...

의태 취하는 곳은...?

허준 규음과 지음...입니다...

의태 시침하거라...

 

의태의 말에...잠시...망설이던 허준...

굳은 얼굴로 병자의 환부에 침을 가져 간다.

 

S#31. 의원 마당

 

마당 한켠에 영달과 꺽쇄...

그리고 구일서와 돌쇠가 서성거리고 있다.

이때 손씨와 양태가 의원으로 들어서고...

 

양태 형님...어찌됐수?

일서 지금 준이성님이 병자한테 침을 놓고 있단다.

손씨 아니...유의원님께서 돌아오셨다면서...

어찌 애비한테 시침을 맡긴단거요

일서 그야...형님을 믿고 계신단거 아니겠습니까...

 

손씨...초조한 얼굴로 방쪽을 본다...

 

S#32. 유의원전경(밤)...

 

S#33. 사랑채...

 

허준이 계속 시침을 하는데.

허준이 병자의 몸에서 침을 뻬어들면...

극도로 긴장한 얼굴로 짧은 한숨을 토한다.

이때 삼적이 병자를 진맥하는데...

 

삼적 삼경이 너무 허하네...

의태 ...그러니 독기운을 다스리는 것이 늦을 수 밖에

오늘밤이...고비일테지.

 

고비라는... .의태의 말에...

허준이 긴장된 얼굴로 의태를 본다...

 

의태 병자의 숨결을 받아 백회와 천주를 호침으로 한번씩 더 

취하거라.

 

허준...긴장된 모습으로...

병자의 머릿결을 헤친 후...병자의 배 위에

손바닥 만한 종이를 올려 놓는다...

가벼운 종이가.병자의 숨결을 따라 

바스락 거리며...오르내리기 시작하는데...

 

의태 ...병자의 숨결에 네 호흡을 맞춰라.

 

허준...병자의 배위에 오르내리는 

종이의 움직임을 보며 숨결을 고르기 시작한다...

허준... 침을 들어 병자의 머리위에...침을 놓는데...

그런 허준의 모습을...불 붙는듯한 눈으로 

지켜보는 의태와 삼적. 이어...허준의 손끝에서 

침이 뽑혀 나오고...이를 보던...의태와 삼적...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예진도 ...안도하는 표정으로 허준을 본다...

몸안의 기가 다 빠져나간듯...맥이 풀리는 허준...

 

삼적 애썼다.

의태 ...다시 .병자의 눈을 가리거라.

 

허준...붕대를 들어...병자의 눈을 싸맨다...

 

허준 ...나을 수 있겠습니까...

의태 ...마음 놓을 수는 없다...

아직...두가지 증상이 더 나타나야 할 것이야...

허준 ...무엇입니까...?

의태 부자의 독이 완전히 가시면 병자가 뒷골이 패고 고개를 

돌리지 못할 정도로 무겁다 할것이다...그땐...팔미산으로 

통증을 흩어내야 한다...

허준 ...

의태 허나...팔미산엔 부작용이 따르니...두통은 멎되...위가 찢기듯이

아픈 통증이 온다...그러나...두통에 비하면 덜한 

고통인즉...그렇게...증세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허준 ...

의태 위경은 어디냐...?

허준 족양명 입니다...

...삼리두혈을 취해야 합니까...?

의태 (고개를 끄덕이고)...

허준 ...허면...병자가...눈을 뜨게 됩니까...?

의태 그건...위의 고통만 나을뿐이다...이번엔...그 고통이 다시...양 

어깨 뒤 대추로 옮겨질 것이다...이 대추의 혈이야말로 

모든 눈병과 직접 관계가 있다...

허준 그 고통은...무엇으로 덜어냅니까...?

 

의태...잠시 허준을 보다가...

 

의태 ...뜸이다...

허준 ...

 

의태의 말에...허준과 삼적...

예진이 의아한 얼굴로...의태를 보는데...

 

의태 ...그 뜸이 세이레만 계속되면...더는 고통이 없을것이다...

 

허준...뜸을 뜨라는 의태의 가르침이...

너무나 당혹스러운데...

 

허준 ...허나...뜸이라면...

의태 ...

허준 ...침과 뜸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은...의가의 상식인데...

대추의 혈에...뜸을 놓아도...되겠습니까...?

의태 ...언제까지 일일이 손을 잡아 가르쳐 주기만을 바랄 것이냐...

난...지시를 내렸으니...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하면 될 터...

(삼적에게)그만 일어나세...

 

의태...일어나고...삼적...따라 일어나는데...

 

허준 스승님...

 

그러나...의태...허준의 부름을 외면한 채...

방밖으로 나간다. 난감한 허준의 얼굴...

예진과 오근도 의아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본다...

 

S#34. 의태의 방

 

삼적과 의태가 마주 앉아있는데...

 

삼적 ...왜 그러셨는가...?

의태 ...무얼 말인가...

삼적 침과 뜸은 함께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의가의 

법칙인데...침과 뜸을 함께 쓰라...이르고 들어왔으니...저 

아이가 당혹하는 것이...당연한 일이 아닌가...

의태 그 정도로 당혹한다면...내가 사람을 잘못 본게지...

삼적 무슨 말을 하는겐가...의가의 법칙에 어긋나는 얘길 

꺼낸건...자네가 먼저일세...

의태 저 정도 침술이라면...뜸을 떠야할 자리에...대신 침을 써도...

병자를 치유할 수 있어...어느 쪽을 선택하건...저 아이의

판단에 달렸네...

삼적 ...자네 지금...

의태 ...난 더이상...아무런 명예가 필요없는 사람이야 

허나...저 아이는...제가 저지른 일...제 손으로 그 오명을 

씻어내야하지 않겠는가...

허준이의. 호침 쓰는 솜씨는 놀라웠네...

열에 셋만 맞추어도...효력을 내는데...모두 혈에 적중시켰어.

능히 침술 하나만으로...세상의 입초시에 오르내릴 만하지...

삼적 ...

의태 이젠 제 힘으로 우뚝 서야하네 .나 같은 건 잊고...

유의태란 존재에 얽매이지 않는 방법으로 우뚝 

서야할것이야...

삼적 그래서...기다리고 있는겐가...저 아이가...자네의 

지시에...반발하여... 제 의술을...들고...자네앞에 서는 순간을 

의태 ...

 

S#35. 사랑채

 

허준...돌쇠모를 보고 있는데...

돌쇠모...어깨가 아프다며 데굴데굴 구르는데...

 

돌쇠모 아이고...나 죽소...아이고...의원님...

 

허준과 예진...그런 돌쇠모를 보며...

당황하는데...

 

예진 어찌 하시겠습니까...

 

허준...상념에 잠기는데...

그 위로...아까의 장면이 회상되는데...

 

의태 이번엔...그 고통이 다시...양 어깨 뒤 대추로 옮겨질 것이다...

이 대추의 혈이야말로 모든 눈병과 직접 관계가 있는 

곳이지...

허준 그 고통은...무엇으로 덜어냅니까...?

의태 ...뜸이다...

허준 ...

의태 ...그 뜸이 세이레만 계속되면...더는 고통이 없을것이다...

 

의태의 말을 떠올리는 허준...갈등한다...

 

허준 (마음의 소리)침과...뜸을 함께 하지 않는 것은...의가의 

법칙이다. 둘을 병행한다는 것은...있을 수 없는 일이야.

왜 뜸을 뜨라신 것인가?.

어찌해야 하는가...어찌 해야 하는가...

 

고통스러워 하는 병자를 보면서...

심한 갈등을 느끼는 허준.

 

예진 ...스승님 말씀대로 대추혈에 뜸을 뜨실 작정이십니까?

허준 ...

오근 스승님께서 뜸을 뜨라 하실땐...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러신게

아니겠나...설마하니...없는 처방을 내리셨을 리가 없지.

어서 뜸을 뜨게...

 

허준 결정을 못내리고 망설이는데...

병자...고통스런 신음을 토하고 있다.

 

돌쇠모 아구구...나죽네...아구구...

 

갈등하는 허준...

 

S#36. 마당(밤)

 

마당 한켠에 있는 돌쇠와...

영달 꺽쇠...일서와 양태 그리고 손씨.

방쪽에서...돌쇠모의 비명이 들려오자...

다들 놀라는데...

 

돌쇠모(소리) 아이고...아악...의원님...살려줘요...아이고 나죽네...

돌쇠 (눈물을 흘리면서)엄니...엄니...

 

돌쇠...방으로 들어갈려하면...

 

꺽쇠 가만있게.

돌쇠 이것놔요...

 

양태와 일서...영달도...돌쇠를 잡으면서...

 

일서 ...허의원님이 고치실것이니...자넨 가만있어.

돌쇠 이것놔요...엄니...엄니...

 

손씨의 안타까운 얼굴...입으로는 연신...

나무관세음 보살을 읊조리고

 

S#37. 사랑채

 

돌쇠모가 계속 고통스러워 하고 있고...

여전히 결정을 못하고 있는 허준...

 

예진 허의원님...

오근 ...어서 뜸을 뜨게.

 

허준...결심을 굳힌 듯...두사람을 보고...

 

허준 병자의 저고리를 볏겨 주십시오.

 

예진과 오근이 병자의 저고리를 벗기는데.

오근이...얼른 뜸을 놓을 준비를 하면...

 

오근 여기 쑥이 있네.

허준 침을 놓겠습니다

 

놀라는 예진과 오근...

 

오근 아니...자네.

 

허준...침통을 열고 침을 꺼내서 든다.

 

오근 자네...미쳤나?

스승님의 명을 거역하겠다는 건가.?!

이러다 잘못되면 어쩔려고 그래.

허준 (단호하게)뜸을 놓아 나을 수 있다면...침으로도...

고칠 수 있습니다. 제 판단대로...시술을 할것입니다.

 

S#38. 의태의 방

 

삼적과 의태가 앉아있는데 오근이 들어온다

 

의태 어찌 하더냐?

오근 ...스승님의 명을 거역하고...지금 침을 쓰고 있습니다...

삼적 ...

 

의태...아무런 대꾸없이 서책을 넘긴다

 

S#39. 사랑채

 

병자에게 침을 놓고 있는 허준...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열중하는데...

그런 허준을 거들고 있는 예진.

 

S#40. 허준의 방

 

다희가 초조한 얼굴로...기원을 하고 있다.

 

S#41. 마당

 

마당에서 역시 초조한 얼굴로 기다리는 사람들...

그들중에 손씨가 있고...

 

S#42. 사랑채...

 

허준이 시침을 끝내가고 있다.

병자에게 침을 뽑는 허준.

침을 다 뽑고 나면.

탈진을 한듯...한숨을 토해 내는데...

 

예진 애쓰셨습니다.

 

허준이 대꾸없이...눈을 감는다.

 

S#43. 유의원 전경(밤)...

 

S#44. 사랑채

 

사랑채에...허준과 예진...오근이 있다

 

S#44-1. 사랑채 앞

 

돌쇠...그리고...꺽쇠 영달...

일서와 양태 그리고 손씨가 

걱정스럽게 방안을 지켜보고 있고...

 

S#44-2. 사랑채

 

허준 ...눈가리개를 푸시오.

 

예진이...돌쇠모의 눈을 

가리고 있는 눈가리개를 푼다...

세겹으로 가리고 있는 

눈가리개를 정성스럽게 푸는 예진.

다들 긴장된 얼굴로 돌쇠모와 예진을 보는데.

예진이 눈가리개를 다 풀고 나면...

 

허준 ...눈을 떠보시오.

 

돌쇠모...서서히 눈을 뜨는데...

뿌옇게 보이는 방안 전경..

서서히...또렷해지는데...

 

허준 제가 보입니까?.

돌쇠모 (조심스럽게 둘러본다) 

허준 제가 보입니까?.

돌쇠모 (이윽고 떨리는 목소리로)보입니다! 보입니다 허의원님!

( 돌쇠모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허준 정말로 제가 보입니까?

돌쇠 예에 보여요 의원님! 

허준 ( 감격한다)

 

예진과 오근도 감격하고

 

S#44-3. 사랑채 밖

 

돌쇠모E ...돌쇠야.돌쇠야! 눈이 보인다!.

 

놀라는 돌쇠

꺽쇠 영달 손씨 양태 구일서도 깜짝 놀란다 

 

돌쇠 (감격해서)엄니...

돌쇠모E 보인다... 보여... 돌쇠야...

돌쇠 (방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이때 참다못해 약방을 찾아온 

다희 이 광경을 목격한다

 

다희 서방님 

 

S#44-5. 사랑채

 

뛰어들어온 돌쇠 

돌쇠모를 부등켜 안고 

 

돌쇠 (울면서)엄니...엄니.

돌쇠모 (울면서)돌쇠야!

돌쇠 엄니! (부등켜안고 울음을 터트린다)..

허준 ...

예진 ..

오근 ..

 

허준의 눈에는 눈물이 핑돌고.

예진...역시...감격스러운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S#46. 의원 마당(밤)

 

다급하게 마당으로 온...예진... 

 

예진 스승님...예진입니다. 스승님...

 

방에 불이 켜 있는데 아무런 대꾸도 없자...

예진이 마루로 올라간다.

 

예진 스승님...병자가 눈을 떴습니다.

허의원이...병자를 눈을 치유했습니다.

 

역시 아우런 대꾸도 없는데...

 

S#47. 유의태의 방

 

예진이 방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오고...

방안을 보면... 방안 한쪽에...

유의태가 입을 막고 쿨럭이는데...

입에서 피를 토하고 있다...

손에 옷에 피벅벅이 되어 있는 의태의 모습...

그 모습을 본...예진 경악하고...

 

예진 ...스승님...

 

놀라는 예진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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