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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28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227 목록 댓글 0

[허준] 28

 

 

 

 

 


 

S#1. 두시골 입구

 

허준...다급하게 걸어오면...

관원이 허준을 막는다

 

관원 뭣하는 놈이냐? 

허준 마을 안으로 들어가게 해주시오. 난 허준이란 의원이요.

 

관원들...초라한 허준의 행색을 보고...

믿을 수가 없는데...

 

관원 자네가 정말 허준인가?

허준 그렇소...

관원 (길을 비켜주면서)어서 가보게.

 

허준이 두시골로 달려가는데...

 

S#2. 두시골 일각

 

허준...마을 안으로 들어서 보면...

마치 전란이 지나간 듯...

불에 타 잿더미가 된 초가에선...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두건을 쓴 사내들이 거적에 싼 

시체들을 옮기고 있다...시체를 쫓아가며 

오열하는 아낙 어린 아이들이 모습...

허준...그 참혹한 광경에...놀라는데...

 

S#3. 초가 마당

 

초가의 마당에 대여섯명의 병자들이 누워있고...

의태...이들 사이를 오가며 병자들을 돌보는데...

병자에게 탕약을 먹이는 의태...

푹꺼진 눈과...검게 삭은 얼굴등이...

한눈에 보기에도 완연한 병색을 느끼게 한다.....

의태...순간...심한 구역질과 함께...토혈을 시작하는데...

그때...방안에서 나오는 삼적...이를 보고 놀란다.

 

삼적 이보게!

 

삼적 보면...수건에...

흥건하게 피가 뭍어난다.

 

삼적 (걱정된다)더이상은 무리네...여긴 내게 맡기고 자넨 그만 

돌아가게.

의태 됐네...

삼적 이 사람아...이러다...자네가 먼저 죽고 말아!

의태 어차피 죽을 몸이 아니던가...게으치 말게...

 

의태...다시 병자들을 보면... 

삼적...안스런 얼굴로 그런 의태를 보고

이때 사립문안으로 허준이 들어온다.

허준...초췌한 몰골로 병자들을 보는...

의태를 보는데...

 

허준 ...스승님...

 

의태와 삼적이 보면...허준이...서 있고...

허준...의태와 삼적에게 예를 갖춘다...

 

의태 여긴 오지말라 일렀다. 못 들었더냐...?

허준 예진아씨로부터 들었습니다...허나...

의태 (자르는)돌아가거라.

허준 ...

의태 여긴...나와 삼적만으로도 충분하니 돌아가거라...

허준 아직 수많은 병자들이 위중한 상태라 들었습니다.

저도 스승님과 대사님 곁에서 병자들을 돌보게 해 주십시오.

의태 돌아가란 말이 안들리느냐!!!

 

허준...의태의 반응이너무나 당혹스러운데...

 

허준 ...스승님...

의태 습역은 무서운 돌림병이다...의원이라 하여 비껴가질 않아.

허준 ...

의태 지체말고...속히 가거라.

 

의태...매정하게 돌아 가려는데...

 

허준 그럴 수 없습니다! 소인...스승님과 병자들을 두고...돌아 갈순 

없습니다.

 

의태...허준을 본다...

 

허준 의원은...병을 무서워해선 아니된다고 하셨습니다...

의원의 소임은 첫째도 둘째도...병자를 돌보는거라 

하셨습니다...헌데...어찌하여 소인더런 병자를 

버리고...도망치는 의원이 되라 하십니까?!

의태 .....

허준 소인...예서 죽을 지언정 돌아 갈 수 없습니다.

의태 병자와 함께...죽을 각오를 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세상엔...이들 말고도 네 손으로 치유할 수많은 병자들이 

있어. 여긴 나와 삼적이면 된다...그만 가거라...

허준 스승님!

의태 가라지 않느냐!

허준 갈 수 없습니다!

 

순간...의태...허준의 뺨을 치는데...

놀라 보는 삼적... 

허준...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황망한 표정으로 의태를 보는데...

 

삼적 (당혹스런)왜 이러나...

의태 ...넌 살아서 할 일이 있다...어서 돌아가거라.

 

의태...그대로 몸을 돌려 방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허준...착잡한 심경으로 서있는데...

 

삼적 ...너를 아껴 그러는 것이니 상심 말거라.

허준 .....

삼적 네 스승의 의중을...이해해야한다...

만에하나...잘못될 때를...염려하는 게야...

그땐 네가 남아서...못다한 일을 해주길...바라는게다...

허준 ...

 

S#4. 두시골 일각

 

허준이 착잡한 얼굴로 두시골을 빠져 나가는데...

그때...초가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허준이 급하게 초가안으로 들어가는데...

 

S#5. 초가안

 

초가 마당에...

삽십중반의 여자가 쓰러져 있고...

그 옆엔...열두어살 된 사내 아이가...

엄마를 잡고...울부짖고 있다.

 

사내 엄니...엄니...

 

허준...의식을 잃고 있는 여자를 흔들어 깨우면...

 

허준 이보시오...정신 차리시오...이보시오.

 

여자 의식이 깨지 않자...허준 여자를 들쳐업고...

사립문밖으로 뛰쳐나간다.

 

S#6. 초가마당

 

마당에서 병자들에게 탕약을 먹이는 의태...

한쪽에선 삼적이 병자들을 진료하고...

그때...순간...시야가 흐려지며...

심한 현기증을 느끼는 의태...

정신을 차리려고 하지만...더 어지러워 지고...

들었던 탕약 그릇이 떨어뜨리며 혼절한다.

 

삼적 의태!

 

삼적, 의태에게 달려간다. 

이때 여자를 업고 사립문안으로 

들어오는 허준도 그 모습을 보는데...

 

허준 (절박한 얼굴로)스승님!! 

 

바닥에 쓰러진 의태...혼절하고 있는데...

 

S#7. 약재창고앞...

 

오근이 탕약기앞에 앉아서...

있는 힘을 다해...사발에다 약을 짜고 있다.

이때 영달과 꺽쇠가 오고...

 

영달 뭐 하십니까요?

 

오근...웬지 당황하는데...

 

오근 어...병사에 내갈 탕약을 준비하는 중일세...

꺽쇠 그야...저희들이 할 일이 아닙니까요...이리 주십시오...

오근 됐네...됐어...

 

영달과 꺽쇠 으아한 얼굴로 오근을 보는데...

 

오근 (허리춤에서 종이를 꺼내서 펼친다)...

 

노란 가루가 들어있고.

 

오근 자네들 이거 받게...그 가루를 콧구멍에다 쑤셔넣고...재채기들 

하게...

꺽쇠 ...이게 뭡니까요?

오근 석웅황가루야...예로부터 역병이 돌땐 이 걸 코에 집어넣고 

재채기를 하면 몸에 역귀가 들어가는 걸 막을 수 있다했네.

 

영달과 꺽쇄...눈이 휘둥그레 지는데...

 

오근 (준다)자...가져가게.

영달 다 주시면 형님은 어쩌십니까...?

오근 난 또 있어...

 

영달과 꺽쇠 고마운데...

 

영달 고맙습니다요...형님...

오근 그럼 어서들 가서...일보게.

 

영달과 꺽쇠...가면...

 

오근 (등뒤에다 큰소리로)자주자주 하게. 몸에 좋은거야!

 

오근...영달과 꺽쇠가 아주 사라진걸 확인하고

탕약그릇을 짚어든다.

그리고는 탕약을 마시는데...

 

오근 미안하네만...이건 내가 먹을 보약일세.

역병이 와도...몸이 실해야 막거든...내 살아서...자네들 몫까지 

좋은 일 하지...

 

오근...다시 탕약을 마시는데... 

이때...구일서와 양태가...오고...

 

일서 형님...

오근 (탕약을 마시다 말고 화들짝 놀란다)...

 

켁켁거리는 오근...

 

일서 형님은 혈색도 좋으신 양반이 시시때때로 보약을 

챙겨드시오?

오근 내가...보긴 이래도 속은 골았어.어쩐 일인가?

양태 준이성님 어디계십니까?

오근 허준이는 두시골로 갔네.

양태 (놀라고)...두시골이면...역병이 도는 마을로 갔단말입니까?

 

S#8. 두시골 초입

 

서너명의 관원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는 두시골 초입으로

구일서와 양태가...온다.

 

관원 웬놈들이냐?두시골에 역병이 도는걸 모르더냐? 썩 

물러가거라.

일서 우리도 알고 왔수다.마을 안으론 안들어갈테니...염려마슈.

(냄새를 킁킁 맡으면서)근데 이게 웬 고약한 냄새야.

 

양태도...냄새를 맡는데...

 

관원 시체 타는 냄새다.

구일서 (놀라고)시체?

관원 하루에도 서너명씩 죽어나자빠지니...시체 태우는 냄새가 

가실때가 없다.

 

순간 겁을 먹는 구일서와 양태...

 

일서 양태야...그만가자.

양태 예까지 왔는데 준이형님을 보고 가야 되는거 아니유?

일서 야이 놈아...시체 태운다는 소리 못들었냐? 너처럼 피둥피둥 

살찐 놈이 역병걸려 죽으면...동탁이 처럼...몇날 며칠은 타야 

될꺼다.(다시 한번 킁킁거리면서)거 냄새한번 고약타... 

 

일서와 양태...물러나서 가는데...

 

S#9. 허준의 집

 

손씨와 다희가...

양태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놀라는데...

 

손씨 ...혹시나...했는데...기어이...간게로구나...

 

손씨...걱정스런 마음에...

차마...말을 잇지 못하는데...

다희의 표정도...어둡다...

 

다희 ...두시골의 상황은 어떻다 합니까...?

양태 소인이 초입까지 갔다오는길엔데...하루에서 서너명씩 

죽는답니다요.

 

시체 타는 냄새가...근동에 코를 찌르는데...

양태의 말에 손씨와 다희 기가 막히고...

양태...아차...싶다...

 

양태 너...너무 걱정마십시오. 형님은 의원아닙니까요.

손씨 (속이 타는)의원은 사람이 아닌가.애비한테 병이 옮지 

않을거라 어찌 장담을 해.

 

손씨와 다희...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양태...이들의 안색을 살피며...눈치를 보는데.

 

S#10. 구일서의 방안

 

함안댁이...언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데...

이때 구일서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함안댁 ...지리산 들어간다더니...왜 벌써 온겨?

구일서 동네 방네...역병 때문에 난린데...사냥할 맘이 내키냐.

함안댁 ...(냄새를 킁킁 맡는데)이게 무슨 노린내야.

구일서 ...(자기 몸에 냄새를 맡고)...그새 냄새가 몸에 뱄나?

함안댁 당신 개 끄실렸어?(입맛을 다시면서)...안그래도 ...개 한 마리 

잡아서... 된장 발라 먹고 싶었는데...고기 좀 가져오지.

구일서 (기가 막히고)그저...처먹는거라면...개 끄실린게 아니라 사람 

끄실린거다.

함안댁 사람이라니?

구일서 두시골 가니...사람 태우는 냄새가 천지에 진동을 하더라.

함안댁 (놀라고 구일서의 등짝을 손으로 때리면서)미쳤어...미쳤어.

거길 왜가?

일서 마을 안엔...안들어갔으니...걱정말아.

함안댁 당신...내가 준 .부적차고 있어? (일서의...옆구리를 

풀어젖히는데)...

일서 여기...여기 있다.

함안댁 (부적을 보고...안도하는데)...

일서 (괜히 음흉한 시선을 함안댁에게 보내고)...기왕 허리춤 

풀었는데...

함안댁 (일서를 밀치면서)부정타게 왜 이래.

 

일서... 뒤로 벌렁 자빠지면서...

입을 쩝쩝 다시는데...

 

S#11. 구일서의 집 외경(아침)...

 

S#12. 구일서의 방

 

함안댁과 구일서가 누워서 자고 있는데...

함안댁이 잠에서 깨어서...일어나는데...

이때...옆에서 누워있는 구일서의 신음소리...

함안댁이...놀라서 구일서를 보면...

 

함안댁 ...여보...

 

함안댁이 구일서를 보면... 이마에 진땀이 흐르고

구일서 와들 와들 떨고 있다.

 

함안댁 여보...왜 이래.

구일서 (말도 못하고)으...춥다...추워...

함안댁 여보...여보...

 

S#13. 마을일각

 

양태가...구일서를 업고...의원으로 달려고 있다.

그 뒤로 언년이를 업은 함안댁이 뛰어가고...

 

S#14. 의원마당

 

구일서를 업은 양태가...의원마당으로 뛰어들고...

함안댁도 숨을 헐떡이면서 들어온다.

이때 의원 마당에 있던 오근과 영달...

꺽쇠가 양태를 보고...

 

오근 웬일인가?

함안댁 우리 언년 애비 좀 봐주시오.금새 죽게 생겼소.

오근 (구일서를 보면 진땀을 흘리고...와들 와들 떨고 있다)...

함안댁 의원님은? 의원님 어디계시오?

영달 유의원님...허의원 모두...두시골로 역병 고치러 갔수.

함안댁 그럼 예진아씨라도?

꺽쇠 예진 아씨도 없수?

함안댁 ...아이고...이를 어째...우리 서방죽네... 이를 어째...

 

순간...오근이 불쾌한데...

 

오근 ...그럼...난 뭘로 보이나?

 

함안댁이...오근을 보면...

 

오근 나도 의원이로세. (양태를 보고)뭐 하느냐? 얼른 병사로 

옮겨.

 

S#14-1. 병사

 

양태가 일서를 업고 와서...병사에 눕히면...

함안댁도 따라 들어오고. 

오근...와들 와들 떨고 있는...

구일서를 진맥한다.

 

오근 ...(함안댁을 보고)...언제부터...이리됐나?

함안댁 간밤에도 멀쩡했는데...자고나서 이리됐소.

오근 간밤엔 별일이 없었던가?

양태 ...어제...두시골 초입에 갔었습니다요.

오근 (놀라고)뭐? 두시골?

 

오근...다시 한번 구일서를 보는데...

다시 진맥을 하고... 이마를 짚어보는데...

 

함안댁 왜 이럽니까?

오근 ...(잠시 심각한 얼굴로 생각을 하더니)...역병의 조짐일세.

어서...구서방을 격리해야겠네.

 

오근의 말에...양태와 함안댁...기겁을 하고.

 

양태 ...(겁먹은 얼굴로)...형님...

함안댁 ...(울먹이면서)...여보...언년 아버지...

 

이때...병사로 예진이 들어온다...

 

예진 무슨 일입니까?

함안댁 아이고...예진아씨...우리 언년애비 좀 살려주십시오.

역병이라니...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예진...구일서의 상태를 살핀다... 

진맥을 하고...이마를 짚어보는데...

예진...구일서의 가슴을 풀어헤치고 살펴본다.

 

예진 ...역병이 아니니...너무 심려할 것 없소.

 

순간...양태와 함안댁이 

오근을 보면 오근의 머쓱한 얼굴...

 

예진 ...역병이라면...고열과 함께 몸에 반진이 도져야 하는데...

고열에 한기만 느끼는 걸 보면...한증이요...

탕약을 들고...안정을 취하면 좋아질게요...

 

예진이...병사밖으로 나가면...

 

함안댁 (째려보면서)선 무당 사람잡는다더니...

하마터면...돌팔이한테 서방잡을 뻔했네.

오근 (머쓱한데)...조짐이 있다했지...내 언제 역병이라했나.

 

순간 머리를 굴리고

그런 오근의 얼굴위로..

12화 13씬 허준이 한증 병자를 

치료하기 위해 병자의 웃옷을 벗기고...

찬물을 끼얹던 모습이 떠오르는데...

 

오근 저...내가...다른건 몰라도...한증 하나는...확실히...고칠수 있네.

양태 또 생사람 잡을라고...그러십니까.

오근 어허...나도...의원밥 먹은 지가...십수년이야...

(양태를 보고)...구서방을 밖으로 데려 나가게.

 

S#15. 병사밖

 

양태가...일서를 밖으로 데려나오면...

오근...한쪽에 있던 영달에게 

귓속말로 무어라 말을 한다...

영달 한쪽으로 사라지면...

 

오근 (양태에게)옷을 벗기게.

함안댁 옷을 벗기라니...이 추위에 안그래도 떨고 있는 사람 

얼려죽일 셈이요...

오근 (단호하게)어허...벗기라니까!

 

양태가...미심쩍은 얼굴로...

구일서의 옷을 벗기면...

 

일서 ...(와들 와들 떨면서)...왜...왜 이래...

 

이때 한쪽에서 영달이 물통이 물을 받아오고...

살얼음이 뜬 물을 오근에게 건넨다.

옷을 벗고 와들 와들 떨고 있는 구일서.

오근, 그런 구일서에게...물통을 들어...확 끼얹는데...

구일서...그냥...기절을 한다...

 

양태 형님...

함안댁 여보...언년아버지...

오근 내가 돌팔인지 아닌지는 두고보면 알걸세.

 

S#16. 두시골 정경

 

S#17. 초가방안 

 

의태...의식을 잃고 누워있고...

삼적...의태의 인중에서 침을 뽑아든다...

걱정스럽게 이를 지켜보는 허준...

 

허준 어찌 된 일입니까...대사님.

삼적 .....

허준 대사님...

삼적 ...무리를 한게야...

허준 (의아한)...근자에...스승님의 안색이 어두웠습니다.

혹...다른 병중에 계신건 아닙니까.?

삼적 ...

 

그때...의태 가는 신음을 내뱉는다. 

허준과 삼적...놀라 보면...

의태...힘겹게 눈을 뜨는데...

의태...희미하게 눈을 뜨고 보면...

걱정스럽게 자신을 내려다 보는

허준이 보인다.

 

허준 스승님...

의태 ...

삼적 ...정신이 드는가?

 

의태...일어나려 한다..

허준이...얼른 의태를 부축하는데...

 

의태 왜...여기 있느냐?

허준 ...용서하십시오.

의태 ...

허준 스승님의 말씀을 거역하더라도...돌아갈 순 없었습니다...

이곳에 남아...병자들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스승님께서도 쇠약해진 마당에 두분이

이 많은 병자들을 돌본다는 건 무립니다.

의태 ...

허준 소인을 위해주시는 스승님의 심중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눈앞의 병자를 외면하고...살아남은 의원이 무엇을 

하겠습니까? 소인더러 이곳을 떠나라 하심은...의원이기를 

포기하라는 것과... 같습니다...

의태 ...

허준 (간절한)스승님.....

 

의태...허준의 간절한 눈빛을 보며...

마음이 흔들리는 듯 한데...

 

의태 ...나가 병자를 보거라.

 

허준...의태에게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고...

방밖으로 나간다.

 

삼적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허준이 고집앞엔...천하에 유의태도 어쩔수가 없구만...

의태 ...내가 저 아이를 아끼는건...바로 저 심성때문이지...

 

S#18. 두시골 일각

 

초가마당에서 허준과 삼적이 병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허준...침을 놓고...삼적...병자들에게 탕약을 먹이는데...

 

S#19. 초가 안

 

의태가 방안에서 환약을 만들고 있다.

돌절구에 약재를 빻고 있는 의태...

 

S#20. 두시골 일각

 

입을 두건으로 가린 사내들과 함께

마을 사람들에게 환약을 나누워주는 허준.

집집마다 돌며...

마을 사람들에게 환약을 나누어 주는데...

 

허준 우선 이약을 나누어 드시오.

습역에 옮으면 가장 먼저 고열이 시작되니

증세가 보이면 지체 말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초기엔 병을 치유할 수 있으니...내 말을 꼭 명심하시오...

 

S#21. 초가일각

 

허준...마당에서 병자들을 보고 있고...

의태는 다른 한쪽에서 병자들에게 시침을 하고 있다. 

시침을 하다말고...의태...다시...통증이 시작되는 듯...하다...

애써 고통을 참아내는 의태...

그때...삼적이 탕약그릇을 들고 의태에게로 온다.

 

삼적 들게...

 

의태...탕약을 마시는데...

 

삼적 ...허준이한텐 .언제...알리려는가...

의태 ...

삼적 자네에 대한...정이...남다른 아이네...

나중에...사실을 알면...충격이 클 것이야...

의태 죽으면 알게 될 것을...미리 알아 무엇하는가.

 

의태...허준을 바라보는데...

허준...정성을 다해...병자들을 보고 있다...

 

S#22. 두시골 일각(밤, 낮으로 몽타쥬)

 

초가의 부엌에서 군불을 지피는 허준.

방안에서 병자들의 땀을 닦아내는 허준.

방안에서...병자들의 머리맡에...잠시 잠들어있는 허준...

의태...문을 열고 들어와...허준을 보고...

이불을 덮어주고...자신이 수건을 들어 

병자들의 땀을 닦아낸다.

 

S#23. 두시골 외곽

 

관원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다...

그곳으로...사또가 오는데...

이방...얼른 사또에게로 달려간다.

 

사또 아직도 아무 소식이 없느냐?

이방 예...사또...

사또 대체...무슨 일이 어찌 돌아가는지...알아야 관찰사에게 기발을 

보낼게 아닌가? (이방에게)안으로...사람을 들여보내게...

이방 ...(겁먹은 얼굴로)하오나...아무도 나설 사람이...

사또 하면 자네라도 나서야 될게 아닌가!!

 

이방 겁에 질린 얼굴인데...

이때...관원 하나가 소리친다...

 

관원 나으리...유의원입니다.

 

사또와 이방이...보면...

지치고 초췌한 몰골의 의태와 허준...삼적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는데...

사또를 비롯한 관원들...모두...숨죽이채...

이들이 오는모습을 지켜본다. 

세사람이 다가오면...

 

사또 어찌 되었소...? 유의원.

의태 두시골에서 발병한 습역은...수그러들었습니다...

다른 고을로 병이 번지지만 않았다면 한숨 돌리셔도 될 듯 

합니다.

 

의태의 말에...반색이 되는 사또...

이방을 비롯한 관원들도 탄성을 지르고...

 

사또 (유의태의 손을 잡고)애썼소...애썼어.

 

S#24. 내의원 전경

 

S#25. 내의원 서고

 

서고 한켠에 서서 의서를 보고 있는 도지.

다른 한쪽에선 의생 장명수가 자리에 앉아서...

의서를 보고 있다.

이때 의생 한동준이 급하게 서고로 들어온다.

 

한동준 장의원...장의원...

장명수 무슨 일이요?

한동준 오늘...이번에 입격한 우리 의생들의 직급과 

직처가...발표된다하오.

 

한쪽에서 의서를 보고 있던 

도지가 의생들에게 다가간다.

 

한동준 오늘 오후에...내의원 부제조로 계신 동부승지 영감이

직접 내의원에 납시어...발표를 하신답디다.

장명수 직급이야...종9품인 참봉직을 제수받을것이고...

문제는...어떤 직처를 받는가구만...

도지 의생들이라고 다 같은 직급을 제수 받는건 아니요?

한동준 ...그게 무슨 말이요?

도지 ...내의원 과거와 그동안 교육받은 성적을 결과로...

종9품 참봉에서...종8품인 봉사까지 차등을 둔다고 들었소

 

순간...긴장을 하는 한동준과 장명수...

 

도지 직처또한...왕자궁이나 공주궁에 배치되어 내의원 의원으로 

출세가 보장되는 궁의에서...우리 의원들 한텐 지옥이나 

다름없는 혜민서까지...모두 그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오. 

장명수 하면...(한동준을 보고)이번 내의원 과거에 수석으로 등재한 

한의원이...종8품 봉사직을 제수받고 궁의가 되겠구려.

한동준 ...(쑥스러운 표정으로 도지를 의식하고)...그야...결과를 

봐야지요. 자...갑시다.

 

장명수와 한동준이 서고를 빠져 나가면...

도지...다소 초조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그런 도지의 얼굴위로...

 

도지 (마음의소리)...교육기간 동안...판관 나으리의 신임을 

얻었지만... 중요한건 양예수 영감의 결정이다.

만약...아직도...구침지희로 인해 아버지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다면...난...혜민서로 떨어지겠지.

혜민서라면...차라리...내의원 의원을 그만 두는 것이 낫다.

게서...무지렁이 병자들의 피고름이나 빨아야 될 처지라면...

궐밖에다...의원을 차리는게 백번나아.

 

도지의 긴장된 얼굴.

 

S#26. 내의원 일각

 

도지를 포함한 내의원 입격생들이 모여있다.

다들...소곤거리면서...

곧 발표될 직급과 직처에 대한 

의견들을 교환하는데...도지는 긴장된 얼굴로...침묵하고 있다.

이때 한쪽에서 내의원 부제조인 이태성과 어의 양예수가...

관원 두어명을 대동하고 다가온다.

관원들이 의생들에게 전달할 첩지를 들고 있다.

 

양예수 내의원에 소속하여 육개월 동안...

궐내 법도와 궁중법도를 익히느라 애들 썼네... 

그동안의 교육 결과를 토대로...직급과 직처를 발표하니...

각자 맡은 소임을 다하여...내의원 의원으로서의 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게. (양예수가 이태성에게 예를 표하고 

물러나면)...

이태성 ...에...어의 영감이 말한대로...이제 자네들은...사사로운 신분이 

아니라... 위로는 상감마마의 옥체를 보살피고...아래로는 

혜민서로 찾아오는 만백성의 환후를 돌보는...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네... 다들...공인된 신분임을 명심하여...신하된 도리를 

다하도록 하라... (양예술를 보고)영감...발표하시오...

예수 예... 한동준...

 

예수가 부르면...한동준이 앞으로 나가고...

예수가...첩지를 하사한다...

 

예수 ...장명수... 

 

장명수가...앞으로 나가서 받고...

 

예수 유도지.

 

도지가 긴장된 얼굴로 앞으로 나가는데...

예수...첩지를 내리면서...

도지와 시선이 마주친다.

서로 오가는 시선... 도지 첩지를 받고 물러나는데...

이후...서너명이 더 첩지를 받고 나면...

 

예수 다들 첩지를 펼쳐...직급과 직처를 확인하라.

 

도지...긴장된 얼굴로...손에 든 첩지를 본다.

선뜻 펼치지 못하는데...옆에서 첩지를 보는 

의생들의 탄식과...웅성거림이 들리고...

이때 한쪽에서...첩지를 펼치는 한동준... 

그런 한동준의 표정을 의식하는 도지.

첩지를 펼친 한동준의 표정이 굳어지는데...

순간...얼른 자신의 첩지를 펼쳐보는 도지의 얼굴.

 

S#27. 도지의 집 전경

 

S#28. 오씨의 방

 

오씨가 방에 있고...

이때 밖에서 들리는 도지의 목소리.

 

도지 (소리).어머니...소잡니다.

오씨 들어오너라.

 

문이 열리고 도지가 들어온다...

도지 오씨 앞에 앉는데...

 

도지 어머니...

오씨 (도지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는데)...무슨 일이 

있는게냐?

도지 어머니...소자...왕자궁에 배치를 받고 궁의가 되었습니다.

오씨 ...

도지 ... 소자...종8품인 봉사직을 제수받았습니다.

오씨 봉사면...?

도지 ...다른 유생들이 제수받은 종9품 참봉직부터 두품계나 높은 

직급입니다.

오씨 (놀라고 감격스러운데)...도지야...

이런...경사스러울데가... 장하다...장해.

도지 ...(역시 기쁜데)...

오씨 ...(눈물이 글썽해져서)니가 에미 한을 풀어주는구나.

무정한 네 애비와 의절까지 하고 온터라... 늘 노심초사 

했는데... 이제는...됐다. 됐어...

도지 ...어머니...

오씨 ...이렇게 장한 너를 부족하다...모자란다 나무라는 니 애비가 

사람을 잘못본게지... 제 자식이 이렇게...빼어난걸 모르고... 

 

이때 밖에서 들리는 한상의 목소리...

 

한상 (소리)마님...소인 한상입니다...

오씨 어서 들게...

 

방문이 열리고 한상이가 들어온다...

한상...오씨와 도지에게

예를 갖추고 자리에 앉으면...

 

오씨 먼길 다녀 오느라 애썼네...

그래...의원님께 도지의 혼사 소식은 전했는가?

한상 저...그게...

 

오씨와 도지...

의아한 눈으로 한상을 보는데...

 

한상 산음땅엔 들어가보지도 못하고...돌아왔습니다요.

도지 ...그게 무슨 소린가? 

한상 ...산음 두시골에 역병이 돌아서...산음으로 들어가는 모든 

길을 관원들이 막고 있었습니다.

도지 (놀라고)역병?

한상 소인...인근 주막에 머물며...역병이...물러나기를 기다렸지만...

그 끝이 보이지 않아서...그만 돌아왔습니다.

 

한상의 말을 들은 도지의 표정이 무거운데...

 

오씨 (도지를 보고)...사정이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 않느냐?

우리도 할 만큼은 했으니...더 지체할거 없이 혼사를 

치르자꾸나.

도지 ... 

 

S#29. 도지의 집 일각

 

도지와 한상이 서 있다.

 

도지 ...예진이한테 서찰은 전했는가?

한상 ...소인이 삼적사로 갔을땐 예진아씨는 이미...산음으로 떠난 

후였습니다.

도지 ...하면 못전했단말인가?

한상 ...예...산음땅엔...들어갈수가 없는지라...

도지 ...(착잡하고)...

한상 (민망한 얼굴로)여기 서찰이 있습니다요.

 

도지 맥빠진 얼굴로...서찰을 받아드는데...

 

S#30. 도지의 방(밤)

 

도지가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있다.

 

도지 (마음의 소리)예진아...마지막으로 전한 내 마음마저 

너에게...닿지 못하다니... 이것이 우리 운명인가 보다.

 

S#31. 내의원전경

 

S#32. 내의원일각

 

내의원일각에... 김응택이 혼자 앉아서... 

서책을 보고 있는데.

이때 내의원으로 도지가 들어온다.

도지 김응택에게 예를 갖추면...

 

응택 어...봉사나으리 오셨는가? (껄껄웃으면서)감축하네. 

도지 이 모든게 판관나으리의 배려때문인줄 압니다. 

응택 나야 뭐 힘이 있던가...어의 영감께서...자넬 잘 보신 모양일세.

그래...권혁수영감댁하고의 혼담은 어찌 할 건가?

내 수삼일내로...기별을 해주기로 했는데...

도지 소인...판관나으리께서 중매를 서주신다면...혼사를 

치르겠습니다.

응택 잘 생각했네...권혁수영감의 사위가 된다면...자넨 출세가도에 

날개를 다는 셈이야.

 

S#33. 산음 정경

 

S#34. 병사

 

허준이 병사에서 병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허준 옆에선 오근이 병부를 적고 있는데...

 

S#35. 의태의 방

 

방안에 누워있는 의태. 병색이 완연한 얼굴...

 

S#36. 의태의 방 밖

 

허준...병부를 들고 밖에 서있다...

 

허준 스승님...허준입니다...

 

그러나...안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허준...어찌해야 하나...싶어...망설이고 있는데...

삼적과 예진이 탕약과 

환약을 담은 쟁반을 들고 온다...

 

예진 ...무슨일입니까?

허준 스승님께 보여드릴 병부를 가져 왔는데 주무시는 듯 

합니다...

삼적 내가 가져가마...

 

허준 삼적에게 병부를 건네준다...

방안으로 들어가는 삼적과 예진...

허준...서서...예진이 들고가는 

탕약과 환약을 바라보는데.

 

S#37. 의원일각

 

걸어오는 허준...그러다 문득...어떤 생각이 든다.

일전에...예진이 만들던 환약을 떠올리는 허준...

 

S#38. 약재창고(회상)

 

약재창고로 들어오는 허준...

예진은 그런 허준을 의식못하고...

허준...예진의 뒤로 다가와서...

예진이 조제하는 약을 보는데...

 

허준 웅황에 붕사 백초상...유향을 쓰는걸 보니...신선탈명단을

만들고 계십니까?

예진 ...(당혹스러운데)...

허준 ...신선탈명단은 극심한 통증을 다스리는 약인데...

제가 알기론...지금 병사에 이만한 통증을 다스려야할 병자는 

없습니다...누가 들 환약입니까?

예진 (착잡한 얼굴로 아무 말도 못하는데)...

허준 (그런 예진이 의아하고)...아씨...

예진 ...(고개를 돌리는데...눈물이 글썽해지고)...

 

S#39. 의원일각

 

그런 예진을 떠올린 허준.

병사를 찾아온...반위병자에게...

신선탈명단을 지어주라던...모습이 다시 떠오르고...

그위로...두시골에서 병자를 돌보다 

쓰러진 의태의 모습이 연이어 떠오르는데...

허준의 불안한 얼굴...

 

S#40. 의태의 방

 

의태...토혈을 하고 있고...

삼적이 수건으로 닦아낸다...

안타까운 예진의 시선...

 

S#41. 의태의 방 밖

 

예진...피가 묻은 수건을 담아 밖으로 내오는데...

밖에 서있던 허준과 마주친다.

예진...얼른 피 묻은 수건이 담긴 쟁반을 감추는데...

허준...얼른 쟁반을 잡고 본다...

 

예진 허의원님...

 

허준...쟁반에 담긴...

피묻은 수건을 보고 놀란다...

경악한 얼굴로 의태의 방을 보는 허준...

 

S#42. 의태의 방안

 

의태...고통을 참으며...환약을 먹고 있는데...

허준이 방으로 뛰쳐들어온다...

허준...의태의 옷자락에 뭍어있는 피와...

그의 옆에 놓여진...환약과 탕약을 본다...

허준...너무나...놀라고...절망스러운데...

 

허준 스승님.

 

의태...담담한 표정으로...허준을 바라본다.

뒤이어 들어온 예진...

당혹스런 표정으로 허준과 의태를 보는데.

 

의태 ...앉거라...

 

허준...너무도 놀라서...

멍한 얼굴로...의태앞에 앉는다...

 

의태 ...가까이 다가와...나를 진맥하거라.

허준 ...(불안한 얼굴로)스승님...

의태 ...어서 진맥하거라...

 

허준이...의태 앞으로 다가가서...

의태를 진맥한다. 의태를 진맥하는 

허준의 얼굴이 굳어지고...

 

의태 ...(스스로 옷을 벗고...자리에 눕는다)...명치께를 만져 보아라...

 

허준...떨리는 손으로...

의태의 명치부위를...만지는데...

순간...하늘이 무너지는듯한 충격

 

허준 ...(떨리는 목소리)스승님...

 

한쪽에서 이모습을 보는 

예진의 눈에 눈물이 맺히고...

 

의태 ...그리 놀랄 것 없다.

허준 ...

의태 네가 느끼고 본 대로...반위다.

허준 ...(말도 못하고 눈물이 맺히는데)...스승님...

의태 치유하기엔 늦었어...

 

허준...눈물이 흘러내리고...

 

의태 놀랄것도...애통할것도 없다...

사람이...명을 다해 죽는 것은 세상의 이치다...

나는 그저 순리대로 가는 것 뿐이니...

나로 인해...심상하거나...흔들려서는 아니된다.

허준 .....

 

말도 못하고 걷잡을수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과 삼적도 안타깝고...

 

의태 ...그만 나가보거라.

허준 ...스승님...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의태를 바라보는 허준...

의태...그런 허준을 보는 것이 안스럽고...

 

의태 세상엔...고칠 수 없는 병이...더 많다...너 또한 그 

사실을...알지 않더냐...

허준 (절실한)그렇지 않습니다. 이세상 어떤 병도...처음부터 

의원이...그 치유법을 알던 것은 아니지않습니까? 병이 

있으면...반드시 이를 낫게 하는 방도가 있을 것입니다.제가 

찾겠습니다...제가 찾겠습니다...

의태 ...무모한 짓말거라...반위는...불치야...

허준 이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저는 그리 할 수 없습니다...

(오열하는)스승님을 ...스승님을 이리 보낼수 없습니다...

 

그런 허준을 보며...예진도 우는데...

 

의태 ...네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건 한가지뿐이다...

허준 ...

의태 ...내 죽음을...인정하고...받아 들이거라...네가 이러는 것은 

내겐 짐만 될뿐이야...

허준 ...스승님...

 

S#43. 의원마당...

 

의태의 방에서 나오는 허준...

마당 한켠에 서서 우는데...

뒤따라 나온 예진이 그런 허준을 본다.

예진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S#44. 의태의 방

 

눈을 감고...괴로운 마음을 참는 의태...

눈가에...눈물이 비친다.

 

S#45. 허준의 집 외경(밤)

 

S#46. 손씨의 방

 

허준과 손씨...다희가 있다.

손씨 의아한 얼굴로

 

손씨 반위가 무엇이냐?

허준 ...명치 끝에 죽은 살점이 뭉쳐 딱딱히 응어리 지는 불치의 

병입니다...

다희 하면 유의원님이 돌아가신단 말입니까?

허준 ...(착잡한 표정)...

 

손씨와 다희, 안타까운 얼굴...

 

손씨 ...(안타깝고)

천하에...명의라는 양반이...어찌 제 몸에 병을 다스리지 

못했누... 이를 어째...이를 어째...

허준 세상은 반위를 불치의 병이라고 하나...

소자는 스승님을 그리 보내진 않을것입니다. 소자...앞으로 

의서와 약재를 연구하자면...집에 못들어 올 날이 

많을것입니다...

다희 ...집은 걱정말고...열성을 다해...치유방도를 찾으십시오.

 

허준의 비장한 표정.

 

S#47. 의태의 방

 

방안에 앉아있는 의태...

그때...방안으로 예진이 들어온다...

 

의태 ...준이는...어찌하고 있느냐?

예진 벌써...이틀째...서재에서...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의태...심난한데...

유의원댁 허준의 서재

눈에 핏발이 선채...서책을 보는 허준...

방안엔...여기저기...서책들이 쌓여있고...널려져 있다...

붓을 들어...정신없이 뭔가를 적어내려가는 허준...

 

S#48. 의태의 방

 

의태와 예진이 앉아있다...

무거운...표정의 의태...

 

의태 ...네 아비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느냐?

예진 ...언뜻 언뜻...편린으로만 있을뿐입니다.

의태 ...성품이 강직하고...병자를 대할시엔...한없이...자상한 

사람이였다...

예진 ...

의태 ...내가 의술에 눈을 뜬것도...모두...그 사람 영향때문이였어.

침통 하나들고...세상을 떠돌면서...병자들이 있는곳이...제 집인 

사람이였다. 진정으로 병자를 긍휼히 여긴 심의였어.

예진 ...

의태 ...이제 그 사람 어찌 볼지...걱정이다...

예진 ...

의태 내 여생에 아무런 원도 한도 없다만...네가...마음에 

걸리는구나.

예진 ...스승님...

의태 내가...이대로 떠나면... 홀로 남을 널 어찌 할지...

예진 ...저는 심려 마십시오.미력이나마...병자를 돌보며 살겠습니다.

의태 ...(고개를 젓는다)...너도 믿고 의지할 그늘이 필요해.

예진 ...

의태 ...삼적한테...네가...허준이를 심중에 두고 있다고 들었다.

예진 ...

의태 허준이가...혼자 몸이라면...널 맡기겠다만...

그 아이한텐 이미 심성바르고 영민한 처가 있으니 

어쩌겠느냐...

 

예진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의태 ...내...너에게...마지막으로 부탁하마.

예진 (의태를 보면)...

의태 도지를 찾아 떠나거라.

예진 (놀라는 기색)...

의태 그놈이...미욱하지만...어려서부터 너에 대한 정은 각별했지...

널 생각하는 마음은 진정이니...평생...믿고 의지할 그늘이 

되줄게다.

예진 ...

의태 ...못난 자식이라...의절까지 하며 보냈지만.여전히 눈에 

밟히는걸 보면... 핏줄은 도리가 없구나.그놈이...사람 구실 

하게...네가 곁에서 도움이 되주거라...

예진 ...스승님...

의태 ...내 마지막 원이니...네가... 받아줬으면 싶다. 

 

의태 간절한 눈빛으로 예진을 본다.

 

S#49. 약재창고

 

예진이 혼자...

의태의 말을 떠올리면서 눈물을 짓고 있다.

이때 삼적이 들어와서 그런 예진을 보는데...

 

예진 ...(울먹이면서)...대사님...

삼적 ...세상 인연이...제 뜻대로 된다더냐...세월이 가면...없던 정도 

쌓이는 것이니... 의태 말대로 하거라.그게...널 위한 길이야.

예진 ...(눈물을 흘리는데)...

 

이때 약재창고로 들어오는 허준...

다소 흥분한 듯...

 

허준 대사님...아씨... 

 

예진...얼른 눈물을 훔치고...

허준을 보는데...

 

허준 치유방도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해안가 모래밭에 자리는 번행초도...반위에 효험이 있고.

본초강목에는 오래된 기와지붕에서 자라는 와송이 특효라 

했습니다. 또...봉황록에는 상황버섯을 장복하면 반위를 

다스릴수 있다했습니다.

삼적 (착잡한)...

허준 참숯을 만들 때 나오는 목초액을 먹고 효험일 봤다는 기록도 

있고. 비파나 삼칠근도 반위의 토혈을 다스리는 영약이라 

했습니다.

삼적 나도 모르는게 아니라...너무 늦었다는게야.

허준 (단호한)...저는 포기할수 없습니다. 내일 이라도...약재를 

구하러 떠나겠습니다.

 

삼적과 예진...

안스런 눈빛으로 허준을 본다.

 

S#50. 예진의 방(밤)

 

예진이 혼자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예진의 얼굴위로...

 

의태 그놈이...미욱하지만...어려서부터 너에 대한 정은 각별했지...

널 생각하는 마음은 진정이니...평생...믿고 의지할 그늘이 

되줄게다.

예진 ...

의태 ...못난 자식이라...의절까지 하며 보냈지만. 

여전히 눈에 밟히는걸 보면...핏줄은 도리가 없구나.

그놈이...사람 구실 하게...네가 곁에서 도움이 되주거라...

예진 ...스승님...

의태 ...내 마지막 원이니...네가... 받아줬으면 싶다. 

 

그런 의태의 말이 떠오르고...

 

S#51. 약재창고(밤)

 

등잔불 아래...허준이 의서를 보면서...

약재를 조합하고 있다.

열중하고 있는 허준...

 

S#52. 약재창고밖.(밤)

 

예진이 열린 문틈으로 그런 허준을 본다.

애잔한 눈빛으로...허준을 보는 예진...

그런 예진의 얼굴위로...

예진과 허준의 지난 세월이 몽타쥬로 회상되는데...

처음 나루터에서 허준과 만나던 날...

자신에게 찾아와...물에 대해 묻던 허준...

약재창고에서 병부일지를 베끼던 허준을 질타하던일...

성대감 부인을 치료하던 허준을 지켜보던 일...

등이 주마증처럼 스쳐가는데...

그런 지난 세월을 떠올린 예진의 눈에 눈물이 비치고...

 

S#53. 의태의 방

 

의태가 혼자 있으면...

 

예진 (소리)...스승님.예진입니다.

의태 들어오너라...

 

예진, 방으로 들어오고...

의태앞에 앉는데...

 

예진 스승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의태 ...

예진 허나...가시는 날까지 스승님 곁을 지키게 해 주십시오.

의태 그럴 것 없다...결심이 섰다면...떠나거라...

예진 ...

의태 네가 한시라도 빨리 의지할 곳을 찾아야.내가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어...

예진 .....

 

S#54. 산중일각

 

허준이 영달과 꺽쇠를 데리고 

산을 오르고 있다...

 

S#55. 산중일각

 

허준, 영달과 꺽쇠에게 

약초를 캐라는 지시를 내리는데...

 

허준 나는 이길로 숯막에 들려...참숯의 연기에서 나는 목초액을 

구할 작정이요...그리고 남쪽 해안가로 가... 그곳에...자생하는 

비파와 번행초를 캘 것이니... 형님과 영달이 자넨...삼칠근을 

채취해주게.

영달 알았소...염려말고...다녀오시우.

허준 하면...열흘후쯤...벽소령...약초움막에서 만나는걸로 하지.

 

허준...돌아서서 한쪽으로 가고...

영달과 꺽쇠는 산으로 간다.

 

S#56. 예진의 방

 

예진이...붓을 들어...

허준에게 남기는 편지를 쓰고 있다.

 

예진 (소리)...떠난다는...하직인사를...글월로 대신하는 

무례를...용서하십시요. 병중에 계신 스승님을...허의원께 

부탁드립니다... 병자를 고치는 의술의 반은 의원의 정성에 

있다했으니 저는...허의원의 정성이...하늘에 닿아... 

스승님께서...치유될것이라 믿습니다... 진심으로 존경하는 

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지난 세월이...제겐...무엇과도 비할 

수 없이 행복했습니다...허의원님을 알게 된 그 소숭한 

인연을 저는 영원히...영원히... 가슴에 새기고 살겠습니다...

 

편지를 써내려가는 예진...

결국...울음을 터뜨리고...

상에 머리를 묻고 우는데...

 

S#57. 의원일각(몽타쥬)

 

유의태와 삼적에게 하직인사를 하는 예진

길을 떠나는 예진... 

 

S#58. 산중일각

 

길을 떠나는 허준.

 

S#59. 들판일각

 

한양으로 가는 예진의 모습.

 

S#60. 산중일각

 

시간이 경과한 듯 초췌한 허준이...

산중으로 가고 있다.

눈이 채 녹지 않은 산길을 가는 허준...

산길을 가던 허준이 큰 바위 옆을 지나다가...

문득 무엇을 봤는지...걸음을 멈추고...

재빨리 바위 밑으로 가는데...

바위밑엔...눈이...녹아있고...그곳에 풀 한포기가 있다.

그 풀을 보는 허준의 얼굴이...극도로 놀라고...

허준...벅찬 가슴을 어쩌지 못하는데...

 

허준 ...(맞은편 산을 향해 벅찬 얼굴로 외친다)심봤다...

심봤다... 심봤다...

 

목이 터져라...외치는 허준...

 

S#61. 산중일각...

 

산중일각에서...약초를 캐던 꺽쇠와 영달...

멀리서 들리는 심봤다...

소리를 듣고...놀라서 서로를 보는데...

두사람 약속이나 한듯이...소리가 난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S#62. 산중일각

 

허준이...바위밑에 있는 산삼을 향해...

절을 올린다...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산삼을 캐기 시작하는데...(시간경과)...

허준이...계속 산삼을 캐는 사이...

영달과 꺽쇠가 숨을 헐떡거리면서

당도한다...

 

꺽쇠 ...이보게...허의원...심봤다고 외친게...자넨가.

영달 틀림없이 허의원 목소리라니까요.

 

허준...감격스런 얼굴로...

 

허준 여길...여길 보시오...

 

허준이 가리키면...두사람도...

산삼을 보는데...경악한다.

(시간경과)...산삼을 캐내는 허준...

 

꺽쇠 ...(입이 딱 벌어지면서)난...약초꾼 노릇하며 산삼 두어뿌리...

보긴 했지만...이렇게...큰 산삼은 처음일세...

두냥은 족히 되겠구만...

스승님을 위한 허의원 정성이 하늘에 닿았나 보네.

영달 ...산삼이 반위에 특효가 되는거요?

허준 (벅찬 가슴을 달래지 못하고)...

워낙...영약이니...틀림없이 효험이 있을거라 믿소...

꺽쇠 그럼...그럼...이만한 영약이 없지.

영달 ...(뭔가 다른 속셈으로)...산삼이면 한냥만 나가도...부르는게 

값이라는데...이건 두냥도 넘으니...데체 값으로 치면 얼마나 

되는거야.

허준 (얼굴이 굳어지면서)...부정타는 소리 마시오!

이런 영약을 어찌 값으로 매긴단 말이요.

 

영달, 찔끔하고...

 

허준 (산삼을 소중하게...자신의 약초 망태기에 넣고)...

지금 당장 산을 내려갔으면 싶지만... 오늘은 늦었으니...

약초움막에 머물고...내일 신새벽에 내려갑시다.

 

허준이 앞장을 서면...꺽쇠가 따르고...

영달...어딘지...아쉬운 얼굴인데...

 

S#63. 약초움막, 외경(밤)

 

S#64. 움막안

 

허준과 영달...꺽쇠가 잠들어 있다.

허준...약태기를 옆에 끼고 잠들어 있는데...

이때...잠들어 있는 걸로 보이는 영달이...눈을 뜬다.

영달...조심스럽게...옆을 살피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영달...허준옆으로 간다.

영달...허준의 옆에 있는 망태기에 손을 넣어서...

산삼을 꺼내고...움막밖으로 나가는데... 

잠들어 있는 허준의 모습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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