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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허준] 3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233 목록 댓글 0

[허준] 30

 

 

 

 

 



S#1. 천황산계곡

 

상화에게 등짐을 지우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의태.

 

S#2. 동굴 앞

 

동굴앞에 멈춰서는 의태...

목적지를 찾은 듯...만족스런 표정인데...

의태의 뒤를 따라오던 상화...

아무래도...의아한데...

동굴앞에서...여정을 푸는 의태.

의태...상화를 보고...

 

의태 너는 이길로 산음으로 돌아가...내달 초이레 

오시까지...허준이와 삼적한테 이리로 오라고 전하거라.

상화 ...(당황한 얼굴로)하오나...허의원이 스승님을 모시라했습니다.

의태 어서 가거라.

 

상화의 당황하는 얼굴... 

 

S#3. 산음의원 전경

 

S#4. 병사

 

허준이 병자를 보고 있다...

옆에는 오근이 병부를 적고 있고...

 

허준 (병자를 보고.)어디 사는 뉘요?

병자 ...오시골 사는 천만이라 합니다요.

허준 (따뜻하게)어디가 아파 왔소?

병자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파서...견딜수가 없습니다요.

허준 두통에는 천궁...천마를 가루내어...환을 만들어 집에 

두다가...그럴 끼니때마다...먹으면 효험을 볼것이요.앞머리가 

아플시엔 구릿대를 ...머리 위쪽과 뒤가 

아플시엔...강호리를...옆머리가 지끈거리면...시호를 

달여먹으시오...

병자 예.

 

오근이 병부를 적는데...

이때 병사 문이 열리고...

구일서가 삐끔 안을 들여다 본다...

 

구일서 ...형님...

허준 (보면)...

구일서 잠깐 나 좀 봅시다...

 

S#5. 의원 일각

 

의원일각에...구일서와 허준이 

마주보고 서 있는데...

 

일서 내...화살촉을 새로 만들러 오시골 대장간에 갔다가...대장장이 

한테 이상한 소릴 들었소...

허준 ...

일서 유의원님이...대장간에 와서...이상한 칼을 주문했다고 합디다.

허준 이상한 칼이라니?

일서 의원님이 직접 그림까자 그려와서...아주...작고...날이 잘 선... 

칼 예닐곱개를 만들어 달라고 했답니다. 거기다...톱까지...

허준 ...?

일서 의원에서 이런 칼을 쓰시오? 이게 의원님 드리고 남은 

거랍디다.

 

일서가...허준에게 

해부용 칼 하나를 건네는데...

허준이 의아한 얼굴로 칼을 본다.

허준이...구일서가 주고간 칼을 보면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이때 들어오는 상화 

 

상화 허의원님...

허준 (상화를 보고 반가운)...이제 오느냐...스승님은...?

 

상화...난처한 기색이고...

 

S#6. 허준의 서재

 

허준과 삼적...광익이 앉아있는데...

상화가 이들에게 의태의 말을 전한다...

 

삼적 부조의 산소가 있는 선산이 아니고...밀양 천황산이란 

말이더냐...?

상화 예...

 

삼적.어리둥절하기만 한데...

 

삼적 (혼잣말하듯)틀림없이...부조의 산소를 돌아본다고 했는데...

 

그런 삼적을 보며...조금 불안한 허준.

 

허준 왜 오라하시는지...말씀은 안하셨느냐...?

상화 예...그저...병사일이 바빠도 반드시 오라고만...재차 

다짐하셨습니다...

허준 ...

광익 내달 초이레면...사흘 말미를 준게로구만. 밀양까지 

가려면...서둘러야겠네...

 

의태의 의중을 알길 없는 

허준과 삼적은...당혹스럽기만하고

 

S#7. 허준의 방

 

허준...다희가 건네주는 봇짐을 받아든다...

 

허준 사나흘 뒤엔 돌아올 수 있을게요.

다희 유의원님께서는...몸도 편치 않으시다 들었는데...어찌 그 

먼곳까지 가셨답니까...

허준 나도 모르겠소. 산중에...혼자 계시다가...혹 변이라도 

당하시는게 아닐까...불안하오...

다희 ...설마...그럴리야 있겠습니까...불길한 생각은...마십시요...

허준 (스스로...믿으려는 듯한 표정)...다녀오겠소.

 

S#8. 들길 일각

 

길을 나선 허준과 삼적...광익...

 

광익 ...그러고보면...유의원 한테도 기인같은 풍모가 있네 난데없는 

밀양이라니...

삼적 길 나서면...워낙 엉뚱한 일이 많던 사람이긴 하지만... 

이번엔...나도 종잡을수가 없구만...

광익 ...세상유랑에...동행해 줄 길동무가 필요한가보지...

삼적 ...그만한 일로...이 먼길을 오랄만큼 엉뚱하진 않네... 

허준 은 웬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인데.

손에 는...구일서가 준 작은 칼이 들려져 있고.

 

허준 (마음의소리)데체 무슨 일인가...무슨 일로 그 먼길을 

오라셨는가.이 칼의 용도는...

 

이때...안광익이 

허준이 들고 있는 칼을 보는데...

 

광익 그게 뭔가?

허준 칼입니다.

광익 어디 줘 보게...

허준 ...(허준이 광익에게 칼을 건네면)...

광익 (칼을 요모조모보고)...거 잘만들었다.내 진작 이런 칼이 

있었으면...산짐승 내장을 휘저을때...요긴할뻔 했구만... 이런 

칼을 어디서 구했나?

허준 ...스승님께서...대장간에 주문하셨다 합니다.

 

순간...얼굴이 굳어지는 삼적.

그런 삼적의 얼굴위로...(29화 회상)

 

의태 의원이라면...누구나...사람의 몸을 들여다보고픈욕망이 

없겠는가...나 역시 예외는 아니네.수만 사람의 병을 다루어야 

할 의원이 고작 필설로나 형용한

오장육부를 상대로 더 이상의 정진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법이지...

삼적 그렇다하여...사람의 몸을 파헤쳐 볼 수는 없는일이네...세상 

어느누가 제 몸뚱아리가 갈기갈기 찢기길 바라겠는가. 

불가능한 일이야...

의태 허나...그게 필요한 일이라면 누군가는 해내야지.

 

그런 의태를 떠올린 삼적...

왠지 이상한 느낌이고...

 

S#9. 천황산 일각

 

산골짜기를 오르는 허준과 삼적...광익.

 

S#10. 산중 일각

 

산중턱 한곳에서...산아래 까마득히...

산을 올라오는...허준과.삼적...

광익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

 

S#11. 능선

 

힘들게 헐덕이며 걸어오는 

허준 삼적 광익일행

 

S#12. 동굴 앞

 

동굴앞으로 당도하는 허준과 삼적...광익...

제대로 찾았다는 생각을 하는...허준일행... 

 

삼적 여긴가 보군.

 

허준...동굴안으로 다가서며...의태를 부른다..

 

허준 스승님...스승님...

 

그러나...주위엔...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데...

의아한 허준...

 

S#13. 동굴 안

 

의태를 부르며...

동굴 안으로 들어서는 허준과 삼적...광익

동굴안에서는 오싹한 냉기와...

음산함이 감도는데...

 

허준 스승님...

삼적 이보게...의태...

 

그러나...의태의 대답은 들리지 않고...

허준과 삼적...불안한 기색으로...둘러보면...

저 안쪽으로...불빛이 보인다.

세사람 다가가면...굴벽 양쪽에 횃불이 

번들거리는 암벽을 비추고 있는데...

그 불빛아래...의태가 자리를 깔고 

반듯이 누워잇는 것이 보인다.

 

삼적 (그제서야 안심하는)이사람...왜이리 사람을 놀래키는가...

 

삼적...미소를 지으며...

의태에게로 다가서려는데...

일순.광익의 얼굴이...

이상한 냄새라도 맡은 듯...일그러진다. 

 

광익 이건...?

 

삼적과 허준도 느낀듯...서로를 보는데...

동시에 무언가를 직감하고...

의태에게 다가선다...보면...의태의 왼손이 

대야에 담겨 있는데 온통 핏물이다.

경악하는 허준과 삼적...광익...

 

허준 스승님!!!

삼적 ...이보게 의태...!!

 

의태에게로 달려드는 허준과 삼적...광익

 

삼적 (흔들면서이보게...정신차리게...이보게!

허준 스승님!...스승님!! 

 

광익이...의태의 왼손을 들어보면...

손목의 동맥을 잘라낸 자국이 선연한데..

.광익이...의태를 진맥하고...얼굴에...핏기가 가신다.

그런 광익의 표정을 읽는 허준...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다...

 

허준 ...스승님...

 

광익 고개를 젓는데... 허준 사색이 된다.

 

광익 자진을 한게야...

허준 그럴리가...그럴리가 없습니다...

 

정신나간 사람처럼...

의태의 몸을 만져보는 허준...

 

허준 (제정신이 아닌듯 간절하게 삼적과 광익을 바라보며)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보십시요...온기가 남아있습니다...

 

허준...떨리는 손으로 

허리춤에서 침통을 꺼내든다...

안타까운 얼굴로...그런 허준을 바라보는 

광익...괴롭다...허준...침통에서 침을 꺼내...

의태의 인중에 꽃으려는데...

광익이 이를 제지한다...

 

광익 그만 두거라.

허준 살려야 합니다... 살려야 합니다.

광익 (정신차리라는 듯...호통친다)이미 늦었어!

허준 ...!

 

광익의 호통에...허준...

그제서야...현실을...절감한 듯...

의태를...돌아보는데...

마치...잠든 것 처럼...편안히 눈을 감은 의태...

허준...의태의 죽음을...깨닫는다...그리고 일순...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듯한...절망감에 휩싸이는데...

손을 뻗어...의태의 얼굴에 대는 허준...

손 끝으로...고통스러운...슬픔이...전해져오는데...

 

허준 스승님... 

 

그대로...의태의 위에...쓰러져...

고통스럽게 절규한다

 

허준 스승님!...스승님!!

 

삼적...고개를 돌린채...눈물을 흘리고...

광익...참담한 심정으로...이 모습을 지켜보는데...

(시간경과) 의태의 시신앞에...

무릎꿇고 앉아 울음을 삼키는 허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이...죽음같은 고요와 음산함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는데.

삼적이 의태가 누워 있는 곳 한쪽을 보면... 

두춤한 서찰과...해부용 칼...톱이 진열되어 있고...

그 옆으론... 치험록 장부도...신체도가 있는데...

삼적이 서찰을 집어들고... 본다...

놀라는 삼적의 얼굴.

삼적...울고 있는 허준쪽으로 간다.

 

삼작 너에게 남긴 유서다.

 

허준...허망한 시선을 돌려...

눈앞의 서찰을 바라보고...

광익도...유서라는 말에...돌아본다...

삼적이 준 서찰을... 받아든 허준...

차마...펴보지 못하는데...

 

삼적 보거라...

 

허준...떨리는 손으로...서찰을 펼쳐...본다...

행서체로 힘있게 써내려간...의태의 서찰...

허준...서찰을 읽어내려가는데...

의태(소리)허준이는 보아라...

내 죽음을 누구보다 서러워할 사람이...

너임을 알고...이글을 네게 남긴다...

허준의 눈가가...다시 붉게 물들고...

탄식처럼...스승님하고.읊조리는데... 

 

의태(소리) 나는 내게 닥쳐오는 죽음을 보았고...기꺼이 그 죽음을 

맞이하려했다...그것은 태어나던 순간 결정된 모든 생명의 

예정된 길이니...서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태의 목소리 위로...

의태가 횃불을 밝히고...

서찰을 써내려가는 모습...

 

의태(소리) ...육십평생을 살다 가는 나같은 자에게 더 이상 무슨 여한이 

있을까마는...소리없이 닥치는 죽음의 발소리를 들으며...나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강보에 쌓인 어린 아이로 부터...이 세상이 바라는 유용한 

사람들...평생 타인을 위해 덕을 쌓은 귀한 

인물에서...호강한번 못해보고 고생만 하다 죽는 측은한 

인생까지.이들 모든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만병의 

정체를 밝혀그들로 하여금...천수가 다하는 날까지 

무병하게...지켜줄 방법은...없는가...

 

의태...심하게...구역질하며...토혈한다.

 

의태(소리) ...이는...의원된 자의 본분이요...열번 고쳐 태어나도 다시 

의원이 되 

고자 하는 이에겐...너무도 간절한 소망일 것이다...허나...나또한 불치의 병을 

지니게 되었으니...병과 죽음의 정체를캐낼 여력이 

이미...없다...이에...내 생전의 소망을 너에게 의탁하여...병든 

몸이나마...내 몸을...너에게 준다.(주체할수 없이 쏟아지는 

눈물)...명심하거라...내몸이 썩기전에 지금 곧 내몸을 가르고 

살을 찢거라.그리하여... 사람의 오장과 육부의 생김새와 그 

기능을 확인하고몸속에 퍼진 삼백 예순 마디의 뼈가 얽히는 

이치와열두경락과 요소를 살펴...그로써...네 의술의 정진의 

계기로삼기를 바란다...

허준:...(울면서)...스승님...

 

다시 누워있는 의태를 보는데...

 

허준 ...스승님...

 

그런 허준을 보는 삼적과 광익의 

눈에도 언뜻 눈물이 비치고...

안스러운 얼굴로 절규하는 허준을 본다...

 

S#14. 동굴 밖

 

동굴 밖으로 뛰쳐나온 허준...

순간...정신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낀다...

현실로 받아들이기엔...너무나...버거운 상황...허준...

그대로 무릎을 꺽는데...그런 허준위로...

 

의태(소리) ...이에...내 생전의 소망을 너에게 의탁하여...병든 

몸이나마...내몸을...너에게 준다...명심하거라...내몸이 썩기전에 

지금 곧 내몸을 가르고 살을 찢거라. 

 

허준...강하게...도리질친다...

 

허준 그럴 수는...없습니다...스승님...그럴 수는...없습니다.

 

허준...다시...오열한다.

 

S#15. 동굴 안

 

믿을 수 없다는 듯 ...서찰을 읽는 광익.

삼적도 착잡한 얼굴로 있는데...

 

S#16. 동굴 밖(저녁)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데...

허준은...여전히...

허망한 눈으로 돌처럼 앉아있을 뿐...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동굴안에서...그런 허준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광익의 시선.

 

S#17. 동굴 안

 

동굴 안에 밝혀놓은 횃불하나가...사그러들고 있다...

그 아래...의태의 시신...

가는 시간에 초조해보이는 느낌을 주는데...

삼적...그저 허망하게...의태를 바라보고... 

광익이...동굴안으로 들어온다...

 

광익 해가 졌네...

삼적 ...

광익 ...어찌 할텐가...

삼적 ...준이를...들어오라 하게...

광익 ...?! 자네...정말...이사람의 뜻대로 하려는겐가...?

삼적 ...

 

S#18. 동굴 밖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 허준에게...

광익이 다가온다...

 

광익 ...들어가자...

 

허준...광익쪽을 보지도 않는데...

 

광익 ...사체가...경직되고 있다...여기서 더 지연하면...혈행이 

멎는다...

허준 ...못합니다...

광익 ...고인의 뜻을 저버리지 말거라...

허준 (단호한)저는 못합니다!! ... 어찌 제손으로...스승님의 몸에 

칼을 댈 수 있습니까... 어찌...저더러...스승님의 몸을 

가르고...살을 찢으라 하십니까...그럴 수는 없습니다...그럴 수 

없습니다...

광익 ...

 

광익...절규하는 허준에게...

더이상...아무말도 할 수 없는데

그때...등뒤에서...삼적의 낮고...

엄한 목소리가 들린다.

 

삼적 (엄한)일어나거라...

허준 대사님...

삼적 어서 일어나!

허준 ...

삼적 ...너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의태는...세상 모든 병든 이들을 

대신하여...스스로 목숨을 끊은게다...

허준 ...

삼적 해야한다. 네 스승은 자기 몸을 던져 네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고 가르치려 하는 것이다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을 

외면하지 마라

허준 그것은 아옵니다 하오나 소인은...

삼적 지금 이 자리에는 스스로 소인이라 낮추어 부를 사람이 

아무도 없다 너는 유의태의 가장 촉망받고 가장 사랑받는 

의원의 자격으로 이곳에 온거다 네 스승이 생전에 즐겨 뇌던 

한마디 비인부전이란 말, 비기자부전이란 말 너도 들어본 

말일 터

허준 

삼적 네 스승은 자기가 지닌 가장 소중한 것을 자신이 

후회없이선택한 사람에게 물려준거다. 유의태에게 선택 된 

사람 그게 바로 너다 네가 하는 일은 네 스승 유의태 개인의 

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몸을 통하여 이 세상 모든 

이의 몸 속을 들여다 보는거다

허준 

삼적 ...네가 자신의 몸을 갈라 의원의 오랜 숙원를 풀고 네 

손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병자의 고통을 덜어내기를 

바랐을뿐만 아니라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몸을 통해 

병자들이 구원받기를 원한게야...

허준 ...

삼적 일어나거라. 그리고 칼을 잡아라 칼을 들고 사람의 몸 속 

생김새를 구석구석 알고 그 속에 찾아드는 어떤 병도 낫게 

하리라는 결심을 해라

허준 

삼적 . 네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을 거역하지 말거라. 그것이 이 

죽음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고....유의태가...영원히 사는 

길이다... 

허준 ...

 

눈물이 가득 고인...허준의 눈망울...

 

S#19. 동굴 안

 

횃불이 다시...환하게 밝혀진...동굴안...

광익이 의태가 준비한 장부도를 

굴벽에 나뭇가지를 꽃아 걸어놓고

이어...해부연장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있다...

허준...고통스럽게 일그러진 얼굴로...

굳어진 의태의 시신을 바라보고...

삼적...의태의 극락왕생을 빌 듯...

간절한 얼굴로 합장하고 있다...

두개의 촛불을 밝혀 옮겨오는 광익...

바람에 일렁이는 촛불에...

유의태의 얼굴이...밝혀진다...

 

광익 (허준에게)칼을 들거라...

허준 ...

삼적 부술은 자네가 시작하는것이 낫지 않겠나?

광익 아닐세...이일은...허준이가 해야하네... 처음부터 

끝까지...제손으로...만져보고...확인해야해. 유의원도 그리 

바랄것이네...

 

삼적...의태의 옷을 벗기고 

광익은 시신의 얼굴을 천으로 덮는다

 

삼적 (떨리는)극락왕생...하시게...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낮고...단호한) ...시작하거라...

 

허준...떨리는 손으로...작은 칼을 짚어든다

허준...마침내...결심한 듯...칼을 의태의 몸에...댄다...

긴장되고...떨리는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는 삼적과 광익...

허준...칼로...몸을 가르자...

벌건 피가...배어나오는데...

다시금...눈시울이 붉어지는 허준...

그러나...마음을 다잡는다...

 

허준 (마음의소리)...스승님이...영원히 사시는길이다. 

스승님이...영원히 사시는길이다!

 

허준...결연한 얼굴로 

칼을 쥔 손에 힘을 준다.

 

S#20. 몽타쥬

 

허준...의태의 배를 갈라...

그 안에 위치한...장기의 모습을 확인한다.

경이로운...표정으로...이를 보는...

허준...과 삼적...광익...그 위로...지난날...

의태의 모습이...지나간다...

병자의 피고름을 입으로 짜내던 의태의 모습...

허준...다시...장기를...끄집어내고...

그 장기의 모양을 살핀다.역병환자를 돌보던 의태...

그 치열한 모습이...보여지고...

허준...몸안의 뼈의 위치와...장기들을 보며...

열심히 뭔가를 적어내려가고...

광익...물을 담아내오는 광경...삼적이...합장한 채...

염불을하는 모습...허준...장기들을 살피며...

그 생김새를...그려나가는데...

그 위로...의태의 모습이 회상되어진다.

 

의태 ...세상에서 의원을 높이 알아주건...아니 알아주건 

간에...의원의 소임은 생명을 다루는 것이므로...그 어떤 

생업보다 고귀한 일이다...허나...아무리 귀하다 한들...마지막 

한가지를 깨우치지 못하면...진정한...의원이라 할 수 없으니...

 

의태의 몸에서 꺼낸 장기를 진지하게...

관찰하는 허준과 죽은 의태의 

결연한 얼굴 위로...

 

의태(소리) ...그것은 바로...사랑이다. 병들어 앓는이를 불쌍히 

여기고...동정하는...긍휼의 마음... ...진실로...병자를 긍휼이 

여기는 마음가짐이 잇을 때... 비로써...심의가...되는 것이다... 

...세상이...진실로...바라고 기다리는 것은 오직 하나... 

바로...심의 뿐이다. 

 

S#21. 동굴 밖 외경(새벽)

 

S#22. 동굴 안

 

촛불이...사그러들고 있는 동굴안... 

자신이 본 것을...다...정리한 허준...붓을 놓는다...

순간...상실감과...허탈함이 밀려오고...

허준...눈물이 그렁한 얼굴로...

죽은 의태의 얼굴을 바라본다...

광익과...삼적도...경외의 마음을 담아...의태를...보고...

허준... 자신의 웃옷을 벗어...의태의 시신위를 덮는다...

복받치는 감정을...참을 수 없는 허준...

 

허준 ...스승님...

 

삼적...가만히...허준의 어깨를 잡아...위로하는데...

허준...어깨를 떨며...다시...오열한다...

 

S#23. 산중 일각

 

의태의 무덤 앞에서...

마지막 하직인사를 올리고 있는 허준...

삼적과 광익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번...절을 하고...무덤앞에...무릎을 꿇은 채...

한동안...일어서지 못하는 허준...

 

허준 

잊지...않겠습...니다...소인과...세상...에...베풀어...주신...은혜를...

영원히...잊지...않지 않겠습니다...소인이...스승님이 주신 

은혜를 잠시라도 배반하거든...저를 벌하십시요...의원이 되는 

길을 괴로워하거나...병든 이를 구하는데...게을리 하거나...약과 

침을 빙자하여 돈이나 명예를 탐하거든...저를...벌하십시오.

 

 

허준...힘겹게...받쳐오르는 

슬픔을 참으며...숨죽여...오열하는데...

 

S#24. 허준의 집 마당

 

다희와 손씨가 마당 한켠 멍석에서 

칡뿌리를 다듬고 있다.

 

손씨 ...경칩도 지나더니...날씨가 많이 풀렸소.

다희 네...

손씨 옛날 용천 살땐...겨울이 왜 그리 길던지...

다희 저도...아버님과 같이...북청 유배지에...살아봐서...압니다. 불도 

안드는 초가에 누워 떨면서 밤을 지새다 보면. 초가 옆으로 

흐르는 강에서...쩡...쩡하고...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곤 

했지요.

손씨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고개를 끄덕이고)그래...그랬지. 

끔찍히도 추웠어...

손씨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손씨 ...겸이 애빈 언제쯤 온다했소?

다희 사나흘은 걸린다 했습니다.

손씨 이만한 날씨면 산자락에 달래 냉이도 캐겠소. 겸이애비가 

돌아오면...상에다 올려야지.

 

이때...마당안으로 허준이 들어서는데...

허준...유의태를 해부하느라 몇날 며칠을 못자선지...

몹시 초췌한 몰골에...혼이 빠진 얼굴이다.

그런 허준의 몰골을 보고 손씨...다희 놀라는데...

 

손씨 (놀란 얼굴로)애비야...

다희 ...서방님...

손씨 ... 몰골이 왜 이러냐?

허준 ...소자...좀 쉬어야겠습니다.

 

허준...무거운 얼굴로...방으로 들어가는데...

 

손씨 (어리둥절한 얼굴로 다희를 보고) 유의원님을 만나러 간다 

하지 않았소?

다희 그랬습니다.

손씨 헌데 애비 안색이...왜 저래. 넋이라도 나간 사람같소. 어서 

들어가...자리 좀 봐주시오...

다희 예...

 

다희도 뒤따라...방안으로 들어가는데...

 

S#25. 방 안

 

다희가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오면...

허준이 방한쪽에...쓰러져 잠들어 있다. 

 

다희 ...서방님...이부자리 펼테니...편히 주무십시오.

허준 ...됐소...

 

허준...계속 잠드는데...

 

다희 ...(걱정스런 얼굴로)...서방님...

허준 ...(지친 얼굴로 눈을 감은채 아무런 대꾸없고)...

 

S#26. 구일서의 집 방 안

 

방안에서 사냥도구를 

손질하고 있는 구일서와 양태.

 

구일서 (대뜸)...넌 장가 안가냐?

양태 (겸연쩍게 웃으면서)...가고 싶다고 가집니까? 짝이 

있어야지...

구일서 이런 짚신만도 못한놈. 하긴...니놈 꼬라지 보고...어느 처자가 

시집을 오겠냐...

양태 (떨떠름)내가 어떻다고 그러슈?

구일서 (실실 웃으면서)꼴에 성질은 있어가지고.

양태 ...그러지 마슈...나라면 껌뻑 넘어가는 처자도 있었수.

구일서 누구?

양태 ...(조금 망설이다)...유의원님댁...유월이.

구일서 ...도지따라 한양간 유월이 말이냐?

양태 예...(입가에 주체할수 없는 미소를 머금고)유월이가 나만 

보면...추파를 던졌지... 고년 고거...얼굴도 

반반하고...괜찮았는데...

구일서 (못믿겠다)...자식이 혼자 헛물켰구만.

양태 정말이라니까 그러네.

 

이때...밖에서 들리는 손씨의 목소리.

 

손씨 (소리)언년 애비 있나?

일서 누구슈?

손씨 (소리)나...겸이 할밀세.

 

양태...얼른 방밖으로 나가고... 

구일서도 나가는데...

 

S#27. 마당

 

양태와 구일서...손씨에게 인사를 한다...

 

양태 오셨습니까요?

일서 ...저한테 무슨...?

손씨 내...구서방한테...부탁이 있네.

일서 말씀하십쇼...

손씨 자네...한천골가서...소뼉다귀 좀 구해주겠나.

양태 갑자기...소뼉다귀는 왜요?

손씨 우리 겸이애비 좀 고아먹여야겠네. 사람이 진이 빠졌는지...

벌써 ..사흘 밤낮을 식음전폐하고...잠만 잔다네.

구일서 사흘밤낮을 말입니까?

손씨 그렇네. 수마에 빠졌는지...도데체 일어나질 못해. 유의원님 

만나러 밀양 어딘가...다녀오더니... 넋나간 사람처럼 됐어. 

게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일서와 양태의 의아한 얼굴. 

 

S#28. 허준의 방

 

방한켠에...허준이 잠들어 있고.

그 옆에 다희가 잠들어 있는 

허준을 보고 있다.

다희...근심스러운데...

 

S#29. 허준의 집 외경(밤)

 

S#30. 손씨의 방

 

다희와 삵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손씨가 방으로 들어온다... 

손씨 자리에 앉으면서...

 

손씨 소뼉다귀 국물이 잘 우러났는데... 애빈 언제 쯤 일어날꼬. 

다희 ...

손씨 데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 가는건 없소?

다희 ...예. 

 

이때...밖에서 들리는 허준의 목소리...

 

허준 (소리)어머니. 소잡니다.

 

손씨와 다희가 놀란 얼굴로 방문쪽으로 보면...

방문이 열리고 허준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손씨 애비야...

다희 ...서방님...

 

허준...자리에 앉는다.

 

손씨 가만 이럴게 아니라... 사흘 밤낮 식음을 전폐했으니 얼마나 

시장하겠누... (다희를 보고)어서...상을 차리시오...

다희 예...

 

다희가 자리에서 일어날려하면...

 

허준:됐소.

 

다희와 손씨...허준을 본다.

 

허준 할말이 있으니 앉으시오.

 

다희...자리에 앉고...허준을 본다.

 

손씨 대체 밀양가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게냐? 무슨 일을 치르고 

왔길래...그리 진이 빠진게야.?

허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유의원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손씨와 다희...놀라서 허준을 본다.

 

손씨 (안타까운 얼굴로)기어이...기어이 가셨구나.

허준 소자...날이 밝는대로...한양으로 떠나 도지도련님과 마님께 

스승님의 부음을 전해야겠습니다.

손씨 그래...유의원님과는 의절을 했다지만... 자식된 도리로 아버지 

임종도 못지켰으니... 도지도령 심정이 얼마나 비통하겠느냐.

다희 사흘 밤낮을 주무시기만 하셨는데... 어디...몸이...상하신건 

아닙니까?

허준 아니요...난 괜찮으니...심려마시오.

 

S#31. 산음 일각(낮)

 

봇짐을 진 허준이 한양으로 떠나는데...

이때 뒤에서 허준을 부르는 양태...

 

양태 형님...형님...

 

허준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면...

양태가 헐레벌떡 달려온다.

 

양태 형님...한양가는 길이유?

허준 (양태를 보면. 양태도 봇짐을 지고 길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넌 어딜 가는게냐?

양태 나도 형님따라 한양 갈려고 나섰소.

허준 유람가자고 나선길이 아니니...그만 두거라.

양태 압니다...저도...형님이...유의원님 부음전하러 간다는거 

압니다요. 저도...한양에...볼 일이 좀 있어 그러니 같이 좀 

가십시다.

허준 (잠시 망설이고)...가자.

 

허준이 돌아서서 가면...

양태...신나고...얼른 허준을 따라간다.

 

S#32. 내의원 일각

 

도지가 자리에 앉아서...의서를 보고 있는데...

이때 포졸 한명이 들어온다.

 

포졸 나으리.

도지 (포졸을 보고)...그래...알아봤는가?

포졸 예...나으리께서 말씀하신 대로...도성안밖에...주막거리는 

샅샅이 뒤졌지만...그런 여자분은 없었습니다요.

도지 (표정이 어두워지고)...알았네...그만 나가보게.

 

포졸...도지에게 인사를 하고...밖으로 나간다.

도지...착잡한 심정인데... 

 

S#33. 유도지의 집 전경(밤)

 

S#34. 도지의 방

 

도지의 처 숙정이...방에 있는데...

밖에서 들리는 유월의 목소리...

 

유월 아씨...쉔네 유월입니다요.

숙정 들어오너라.

 

방문이 열리고 유월이...

방으로 들어와 앉는다.

 

유월 부르셨습니까요?

숙정 내 너한테 긴히 할 말이 있어 불렀다.

유월 ...?

숙정 ...(잠시 망설이다가)...예진이가 누구냐?

유월 (당황하는데)...

숙정 누구냐고 묻지 않더냐?

유월 저...산음서... 도지 서방님 약방에서...일하던 아씹니다요. 

어려서 유의원님댁에 수양딸로 들어왔는데... 도지 

서방님하곤...오라버니 동생지간으로 지냈다 합니다.

숙정 서방님이...그 예진이란 여잘 좋아했느냐?

유월 (당혹스럽고)...

숙정 대답하거라...

유월 (쩔쩔매는데)아씨...쉔네는...

 

이때 밖에서 들리는 한상의 목소리...

 

한상 (소리)아씨...서방님 퇴궐 하셨습니다.

 

잠시후 방문이 열리고 

도지가 들어온다.

 

숙정 (유월에게)그만 나가보거라...

 

유월 도지에게 얼른 인사를 하고 

방밖으로 나간다. 도지가 자리에 앉으면...

숙정이 그 앞에 앉는다.

 

숙정 퇴궐이 매일 늦으십니다.

도지 ...(조금 냉랭하게)왕자궁 궁의의 소임이 만만한 게 아니요. 

왕자마마의 체질이 허약한지라...한시라도 마음을 놓을수 

없소.

숙정 ...(정색을 하고)서방님...

도지 ...

숙정 ...서방님과 혼사를 치룬 지 벌써 두달이 됐습니다. 그 

동안...서방님께선...제게 따뜻한 눈길 한번 주시지 않았습니다. 

제가...무슨 잘못이라도 한것입니까? 못마땅한 것이 

있으면...말씀해주십시오.

도지 그런거 없소.

숙정 하면...뭡니까? 애타는 마음에 아무리 서방님의 품을 파고 

들어도... 제게 전해지는 건...차가운 마음뿐이였습니다.

도지 ...

숙정 예진이란 여자때문입니까?

도지 (순간...놀란 얼굴로 숙정을 본다)...

숙정 그 여자를 마음에 담고 있어...제가 자리는 없는것입니까?

도지 ...지금 무슨 소릴하는게요.!

숙정 ...(안타까운 얼굴로)서방님...

도지 (자리에서 일어나고)...난 서재로 가...서책이나 볼터이니...먼저 

자구려.

 

도지 방밖으로 나간다.

숙정의 속상한 얼굴...

 

S#35. 도지의 집 마당(밤)

 

마당으로 나온 도지..

마당 한켠에 서서 상념에 잠겨 있다.

이때...대문을 두드리는 소리.

 

양태 (소리)계시오. 계시오.

 

도지가 대문쪽을 보면...

이때 한쪽에서 한상이 대문쪽으로 급히 간다.

대문을 여는 한상.

대문안으로...허준과...양태가 들어온다.

 

한상 ...아니...자네들은...

 

도지 허준을 보고 놀라는데...

허준...도지와 시선이 마주치면...

도지...인사를 한다.

 

S#36. 오씨의 방

 

오씨와 도지...그리고...허준이 앉아있다.

 

오씨 (조금은 냉랭한 얼굴로)그래...한양엔 어쩐 일인가?

허준 ...(선뜻 말하지 못하고)...마님...

오씨 ...(허준의 비장한 얼굴이 의아한데)...

 

도지 역시...그런 허준을 의아한 시선으로 본다.

 

오씨 ...의원님은 평안하신가?

허준 ...스승님께선... 돌아가셨습니다.

 

허준의 말에 오씨와 도지...경악을 하고...

 

오씨 그게 무슨 소린가? 그렇게 정정하던 분이 갑자기...왜? 

허준 ...반위로 돌아가셨습니다.

도지 ...반위?

오씨 반위가 무어냐?

도지 ...불치의 병입니다.

 

순간...방안엔 정적이 흐르고...

도지의 눈에는 눈물이 어리는데...

오씨도...옷고름으로 눈물을 훔친다.

 

오씨 처 자식까지 외면하고...천년 만년 살것같더니만... 어찌 그리 

허망하게 떠나누... 매정한 양반...어이구...매정한 양반...

 

오씨가 우는데...그런 오씨를 보는...

도지의 눈에도 눈물이 흘러내린다...

 

도지 장례는 자네가 모셨나?

허준 ...예...

오씨 ...한천골...선산에 모셨던가?

허준 ...밀양 천황산입니다.

오씨 밀양? 

도지 밀양엔 아무런 연고도 없은데...왜 그곳인가?

허준 ...스승님 유지가 그러했습니다.

 

도지와 오씨 의아한 얼굴인데...

 

S#37. 도지의 방

 

도지의 방으로 도지와...

허준이 들어오면...방에 있던...

숙정이 이들을 맞는데...

 

도지 내 안사람일세...

 

숙정이...허준에게 인사를 한다.

그런 숙정을 보는 허준의 놀란 얼굴...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29화 오근이 허준에게...

예진이 도지와 혼인을 하러 한양으로

떠났다는 말이 스쳐가는데...

 

도지 ...술상 좀 내오시오.

숙정 예...

도지 앉게.

 

허준과 도지...자리에 앉는데...

 

S#38. 마당 일각(밤)

 

마당 일각에 있는 양태가 

두리번 거리면서...유월이를 찾는 듯.

이때 한쪽에서 유월이 보이면...

 

양태 ...(유월을 보고 희죽 웃는데)...더 고와 졌구만...

유월 ...(몸둘바를 모르는데)...

양태 ...(유월의 손을 잡으면서)...그동안 유월이 보고 싶어... 속타 

죽는줄 알았어.

 

이때 한쪽에서 오는 침모...

눈에 불을 켜고...

 

침모 뭐하는 짓들이야!!

 

양태와 유월 화들짝 놀라서 떨어지면...

 

침모 망칙하게끔...

 

유월이 한쪽으로 도망치듯이 달아나면...

양태...머쓱한 얼굴로...침모를 본다.

침모...양태에게 다가와서...

 

침모 (괜히 쑥스러워 하면서)저...산음 약방에...병부잡이 어른은 

무고하신가?

양태 (벙찐 얼굴로)...예?

 

S#39. 도지의 방

 

도지와 허준이 술상을 앞에 놓고 마주하고 있다.

도지가 허준에게 술을 따른다...

 

도지 들게.

 

허준이 술을 마시는데...

 

도지 ...아버지의 반위를 자네도 촉진해봤는가?

허준 예...

도지 ...난...의서를 통해서만 봤을뿐...반위에 걸린 병자는 본적이 

없네. 토혈을 하고 극심한 고통이 뒤따른다는데...정말 

그랬는가?

허준 ...예.

도지 ...(착잡하고...괴로운 얼굴로 술잔을 비운다)... 도데체 밀양 

천황산으로 모신 이유가 뭔가? 왜 그런 유언을 남기신건가?

허준 도련님...

도지 ...

허준 마님 앞에선...차마 말씀 못드렸습니다만... 

스승님께서는...자진을 하셨습니다.

도지 (경악)지...지금 뭐라했나? 자진?

허준 ...

 

허준이 옆에 둔 봇짐에서...

유의태를 해부하면서 그린 해부도와...

장기의 생김과 혈행을 적은...글을 도지에게 내민다.

 

도지 ...뭔가?

허준 보십시오.

 

도지...허준이 건넨 글을 넘기면서...

점점 놀란 얼굴이 되는데...

 

도지 이...이건...

허준 ...사람몸안에 장기의 생김과...혈행...그리고 골격를 그린 

것입니다.

도지 이걸 어디서 구했나? 이건...사람 몸을 열어보기전엔 알수 

없는 것이 아닌가?

허준 ...제가...그렸습니다.

도지 (놀라고)...

허준 제가...스승님의 몸을 열어...그린것입니다.

도지 ...(경악)... 자네가...자네가...아버지의 몸을...열어봤단말인가?

허준 ...예...

도지 ...(앞에 있는 술상을 거칠게 밀치고 허준의 멱살을 잡는다)... 

니놈이...뭐라고 아버님의 시신에 손을 댔단말이냐? 미치지 

않고서야...어찌 그따위 짓을 할 수가 있어!!

허준 ...(착잡한 얼굴로...도지가 멱살을 잡고 흔드는데로 몸을 

내맡긴채)... 스승님께서...스승님께서...그리하라고 

유언하셨습니다. 저도...그리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자신의 

몸을 열어보라고...자진까지 하신 스승님을 뜻을 거역할 순 

없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도지 (핏발이 서고)미쳤어...아버지나...니놈 모두...미쳤어.

허준 ...(눈물이 맺힌 얼굴로)스승님 당신의 몸을 열어...

만병 의 정체를 캐고 밝히라 하셨습니다.

오장 과 육부의 생김새를 확인하고...삼백예순 마디의 뼈가

얽히 는 이치와 열두 경락의 요소를 살펴...

의술 에 정진하라하셨습니다.

스승 님의 유지를 거역 못하여...제가 해부는 하였으나...

여기 .. 놓여진...결과는...도련님의 것입니다...

스승 님의 뜻을 받들어 부디...심의가 되십시요.

도지 닥쳐라...

허준 (울면서)도련님...

도지 (역시 눈물을 흘리면서)...당장...이걸 가지고...이집에서 

나가거라.

허준 도련님...

도지 내 눈앞에서 사라져!!

 

S#40. 마당(밤)

 

허준이 참담한 얼굴로 방밖으로 나오는데...

 

S#41. 방 안

 

도지가 울고 있다.

 

도지 아버지... 어찌 이러실수가 있습니까! 저와 의절하시겠단 

말도...소자가 잘되라는 질책으로 생각했습니다. 의술에 더욱 

정진하여...이나라 최고의 어의가 되어... 아버님앞에 당당하게 

나서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했습니다. 헌데...허준이 

저자가...대관절...무어란말입니까!! 어찌 저자한테 아버님의 

시신을 맡겨 소자를 비참하게 하십니까!! 너무 

하십니다...어찌...어찌 이러실 수 있습니까!! 

 

S#42. 마당

 

착잡한 허준의 심정.

 

S#43. 방 안

 

도지 계속 우는데...

분노로 부들 부들 떨면서...

 

도지 소자...밀양 천황산에 있다는 아버지의 산소를 찾지 

않을것입니다. 이제는...제가...아버지와 

의절하겠습니다...아버지를... 제 마음속에서 

버리겠습니다.어버지가...그토록 끔찍히 여기시는 

허준이보다...더 뛰어난 의원이 되겠습니다...두고 

보십시요...두고 보십시요.

 

S#44. 주막 봉노방

 

봉노방 한켠에 

허준이 술장을 앞에 놓고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양태가 그 앞에 있고...

허준이 괴로운 얼굴로...

거푸 술잔을 비우는데...

 

양태 형님...

허준 ...

양태 형님 말로는...예진 아씨가...도지도련님과...혼인을 할려고... 

한양으로 떠났다 했지 않습니까?

허준 ...

양태 ...헌데...도지도련님은...다른 여자와 혼인을 했다합니다요. 

역관으로는 최고의 지위에 있는 권세있는 집 외동딸을 

부인으로 맞았다 합니다.

허준 ...

양태 하면...예진아씨는 어디로 가신겁니까?

 

착잡한 허준의 얼굴위로.

 

예진 (소리)진심으로 존경하는 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지난 

세월이...제겐...무엇과도 비할 수 없이 행복했습니다... 

허의원님을 알게 된 그 소중한 인연을 저는 영원히... 가슴에 

새기고 살겠습니다.

 

허준...말없이 술잔을 비우는데... 

 

S#45. 산음 정경

 

S#46. 의원 안

 

초췌해진...행색으로...들어서는 허준...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으로...

의원안을 둘러본다...

 

S#47. 의태의 방 안

 

문을 열고 들어서...

의태의 흔적을 더듬듯...방안을 둘러보는 허준...

그때...등뒤에서...오근의 목소리.

 

 

오근 ...허의원!

 

허준...돌아보면...오근과 삼적이 서있다.

(시간경과)

삼적과 허준... 오근이 방안에 앉아있다...

삼적...허준으로부터...

모든 이야기를 다 전해들은 듯 한데...

 

삼적 ...예상 못했던 일도 아니다.

허준 ...

삼적 도지로써는...상심이 컸을게야.

허준 ...

삼적 이제 너도 돌아왔으니...나는 그만 삼적사로 

돌아가야겠다...상화는...네밑에서 의술을 배우고자 하는 

눈치니...네가 맡아...잘 이끌어주거라.

허준 ...대사님마저...가시면...약방은...어찌합니까...

오근 어쩌긴...스승님도...아니계시니...응당...허의원이 맡아야지...

허준 ...당치 않으십니다. 제가 어찌...

오근 아니 그럼...약방문을 닫자는겐가...? 자네가 아니면 누가 여길 

책임진단 말이야...산음에 사는 병자들은 어찌해.

삼적 그건...이사람 말이 맞다.

허준 스승님의 선대부터 내려오던 약방입니다...소인이 어찌 

감히...이곳을 물려받는 단 말씀이십니까... 당연히...도지 

도련님이 가업을 이으셔야 합니다.

오근 도지는 지금 한양에 있지 않아. 설마하니 그 

위인이...내의원을 때려치고 촌구석 의원노릇 

할거라고...기대하는겐가...? 이러지말고...자네가 나서게...내가 

성심으로 보필하겠네

삼적 ...그리해라...그것이...의태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다.

 

허준...당혹스럽기만 한데...

 

S#48. 허준의 집

 

다희와 손씨가 마당에 앉아서 

나물을 말리고 있는데...

구일서와 함안댁...양태가...들어선다.

 

손씨 ...웬일들인가...?

함안댁 저기...이집 서방이 유의원님 약방을 

넘겨받았다는게...사실이유...?

 

함안댁의 말에...손씨와 다희...

멋쩍게 서로를...쳐다본다...

 

 

다희 그 소린...누구한테 들으셨습니까...?

함안댁 ...아 사실이냐니까...?!

손씨 ...그렇다네.

 

손씨의 말에...함안댁 기함을 하고...

양태와 일서...좋아 얼굴이 피는데...

 

일서 세상에...드디어...진짜 의원노릇을 하게 생겼네...

양태 고생끝에 낙이 온다더니 괜한 소리가 아니유.

일서 유식한 말로...고진감래라 하지...

 

양태와 일서.신나고...좋아서 헤헤거리고...

함안댁...그런 일서를 보며...떨떠름...

 

일서 (손씨를 보고) 감축드립니다...

양태 감축드립니다요...

함안댁 ...(다희를 보고)조...좋겟어...그럼 인제...마님이라고 불러야 

되는건가...?

다희 당치않으십니다...

손씨 (미소띠면서)우린 자네 이웃이지...상전이 아닐세.

 

함안댁...마지못해 웃지만...

속이 쓰린데...

 

S#49. 길가 일각

 

양태와 일서는...신이 나는데... 

함안댁...속이 뒤틀리는 표정으로 걷고 있다...

 

일서 양태야 이럴게 아니라...돼지라도 잡아 잔치를 해야 되는거 

아니냐

양태 그럽시다...이참에...산으로 가...멧돼지 한 마리 잡아 옵시다.

 

함안댁...일서의 허리를 꼬집는데...

 

일서 아야앗...왜 그래 또...

함안댁 (일서에게만 들리게) 당신이 의원됐어? 당신이 

의원됐어?어이고...난 속엔 천불이 나는구만...이 밸도 없는 

화상아...

 

함안댁...씩씩대며...걸어가고...

일서와 양태...왜 저러나...보는데

함안댁...맞은 편에서...

오씨와 한상이가 오는 것을 본다...

 

함안댁 ...아이고...마님...마님 아니십니까요...

오씨 오랜만일세...그간 별거없던가?

함안댁 예...마님...아이고...한양물 자시더니...신수가 휀해지습니다. 

헌데 산음에는 무슨 일로...?

오씨 (그런 함안댁을 무시하고)또 봄세... 

 

오씨...한상을 앞세우고...

의원쪽으로 가는데...

 

일서 (함안댁쪽으로 다가오면서)의원댁 마님아니야...? 산음엔 어쩐 

일이래.?.

함안댁 글쎄...별 말을 안하네...

 

S#50. 의원 병사 일각

 

허준이...병사에서 병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곁에선 오근이 병부를 정리하고...

상화가 탕약을 담아 내오고 있는 데...

 

S#51. 의원 일각

 

꺽쇄가 마당서 병자들에게 

순번표를 나눠주고 있는데...

마당안으로 오씨와 한상이가 들어온다.

꺽쇠...오씨를 보고 놀라 달려온다...

 

꺽쇠 마님...

오씨 오랜만일세.

 

오씨...못마땅한 얼굴로 

의원안을 한번...휘...둘러보는데...

 

S#52. 병사

 

허준이...병자의 몸에서 침을 빼내고 있는데...

병사안으로 꺽쇠가 다급히 들어온다...

 

꺽쇠 허의원...허의원...마님께서 오셨네...

 

오근과 허준...의아한 눈으로...꺽쇠를 보는데...

 

오근 마님이라니...? 누구 말인가?

꺽쇠 누구긴 누굽니까? 한양간 마님말입니다요.

 

오근과 허준...더 의아하고... 

허준 자리에서 일어나 병사밖으로 나간다...

오근도 얼른 따라나가고...

 

S#53. 의원 일각

 

오씨가 병사를 둘러보는데...

허준과 오근이...오씨쪽으로 간다.

허준...오근 오씨에게 예를 갖추고...

 

허준 ...오셨습니까?

오씨 (떨떠름하게 허준을 보는데).

오근 여긴 웬일로...

오씨 ...웬일이라니? 내가 못올데라도 온겐가?

 

오근 머쓱하고...

 

오씨 (허준에게)누가 자네더러 약방을 맡으라 하던가?

허준 ...!!

오근 마님...허의원은 스승님의 유지를 받들어...

오씨 닥치게. 이 약방은 대대로 유씨가문의 것이야. 헌데 감히 그 

재산을 가로채려 들어?!

허준 ...오해십니다 마님...소인은...그저 스승님을 대신하여. 약방에 

온 병자들을 돌보고 있을 뿐...다른 뜻은 없습니다...

오씨 긴말 필요 없네. ...약방을 처분할 것이니... 당장 비우게...

 

오씨의 말에...허준과 오근...꺽쇠...

모두...충격을 받는데...

 

오씨 의원님께서 돌아가시고...도지도 한양에 자릴 잡은 마당에... 

산음에 더이상 약방을 둘 이유가 없지 않은가!

허준 약방을 없애면 병자들은 어찌합니까... 저들은 어디로 

갑니까?.

오씨 그건 내 알바 아니네. 세상천지에 약방이 여기 뿐이던가? 

허준 스승님께서 평생을 바쳐...지켜온 의원입니다... 

마님...제발...마음을 돌려주십시요...

오씨 가난이...자랑인양...돈 한푼 없이 의원으로 몰려와...병을 

고쳐놓으라고 생떼 부린...사람들이 한둘이였는지.아나? 

의원님은 속도...없이...그 자들을 치유하셨지만...난 그 때문에 

평생 속끓이고 살았어...내 재산 내가 처분하겠다는데...대체 

자네가 뭐라고 나서는게야. 내 뜻은 전했으니...다들 그리 

알게.(한상이에게)가자...

 

오씨와 한상이 찬바람을 일으키며 

대문밖으로 나가고...허준...암담한 얼굴인데...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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