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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3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281 목록 댓글 0

[허준] 31

 

 

 

 

 

 


 

S#1. 의원 일각

 

일꾼들이 짐을 대문밖으로 내가고 있다.

그들을 독려하는 한상.

 

한상 자...빨리, 빨리들 내가게.

 

한쪽에서 착잡한 얼굴로 

그런 일꾼들과 한상을 보고 있는

허준...오근...꺽쇠...상화 등...

이때...오씨가 대문안으로 들어오면...

 

오씨 (한상을 보고)어찌 됐나?

한상 이제 다 끝나갑니다요.

오씨 갈길이 머니 서두르게.

한상 예... 저 마님...유의원님이 보시던 의서들은 어찌 합니까요?

오씨 ...의서?

한상 예...도지서방님이 보시게 가져 갈깝쇼?

 

오씨 잠시 생각하더니...

 

오씨 (한쪽에 서 있는 허준을 의식하고는)...내의원 서고에 진귀한 

의서들이 무진장 있다는데...우리 도지야...그 책들을 자기 

맘대로 볼 수 있지 않나...짐만 되니 버리고 가게.

한상 예.

 

오씨...휑하니 대문밖으로 나간다...

허준...착잡하고...

 

S#2. 산음 일각

 

짐을 싣고 한양으로 떠나는 일꾼들과...한상 오씨.

길가에 서서 그들을 보는...마을 사람들...

그들중에...일서와 양태...함안댁도 있다.

 

일서 ...햐...바리 바리 실고 가는구만...(빈정거리면서)대들보는 왜 

안빼가나 그래...

함안댁 저리 떠나면 이제 약방은 어찌 되는거야? (웬지 모르게 

입가에 흘러 나오는 웃음을 주체못하고) 겸이 아버지가 

약방을 물려 받을것처럼 굴더니만.

그게 아니였네.

일서 (그런 함안댁의 표정을 의식하고)... 당신은 뭐 살판났다고 

입이 찢어지냐?

함안댁 ...하면...울기라도 하란 말이야 뭐야?

 

함안댁...일서에게 

눈을 한번 부라리고...한쪽으로 간다...

 

일서 저...저 놈에 심보하고는...

양태 (혀를 끌끌차면서)...형님도 형수 데리고 살라면 속 많이 

상하시겠수. 도데체가 철딱서니가 없으니...

일서 (그런 양태의 뒷통수를 후려치면서)이 자식은 내가 

그런다고...너까지 나서냐!! 확!!

 

일서 한쪽으로 가면...양태...머쓱한데...

 

S#3. 의원 전경

굳게 닫혀진 문...

 

S#4. 의원 일각

 

짐을 빼가고 마치 폐허처럼 된...

의원을 착잡한 얼굴로...

둘러보는 허준...

 

S#5. 유의태의 방

 

허준이 방으로 들어오면...

짐을 뺀 흔적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유의태가 보던 의서가...방바닥에 흩어져 있다.

허준...안타까운 얼굴로...서책을 정리하는데...

그런 허준의 시선에...유의태가...

진료할 때 입던 진료복이...한쪽에 구겨진채 있다.

진료복을 손에 잡는 허준...진료복을 보면서...

잠시 유의태를 회상하는데...

산음에 처음 나타났을 때...

약방에서 처음보던 유의태의 모습...

허준에게 이름이 무어냐고 묻던 

유의태가 떠오르고...그런 유의태를 생각하는 

허준의...만감이 교차하는 얼굴.

 

S#6. 의원 마당 

 

오근과 꺽쇠... 상화가 있는데...

 

오근 (마당을 휘둘러보면서)...이거야 웬 ...주인잃고 쫓겨나는 

개꼴일세.

꺽쇠 의원님께서 유가고약 비법을 남겨주셨기 망정이지... 

잘못하면 호구도 못할뻔 했습니다요.

오근 (놀라서 꺽쇠를 보고)유가고약 비법?

꺽쇠 ...(오근의 반응에...어리둥절하고)...?

오근 (가슴에서 서찰을 꺼내먼서)...그걸 

자네한테도...남겨주셨던가?

꺽쇠 예...

오근 ...(머쓱한 얼굴로)...난...나한테만 특별히 남겨주신줄 

알았더니만... 

 

이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

게 아무도 없소...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오근 약방문 닫았는데 웬 놈이 소란이야...

 

상화가 얼른 대문쪽으로 가서 대문을 열면...

대문안으로 사십중반의 중갓쓴 사내,

천수골 의원인 장만수와 그의 노복으로 

보이는 사내 두어명이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상화 더 이상 병자들을 보지 않습니다.

 

장만수와 노복들...상화를 무시하고 

거침없이 마당안으로 들어오는데.

 

오근 병자를 보지 않는다는 말 못들었소? 그만 돌아가시오.

장만수 ...내가...이 집 새 주인이요.

 

사내의 말에...오근과 꺽쇠 

눈이 휘둥그레 지는데...

 

S#7. 의태의 방

 

방안에 흩어져 있는 서책을 정리하는 허준...

이때 상화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상화 허의원님...잠시 나가보셔야 겠습니다.

허준 무슨 일이냐?

 

S#8. 약재창고 안

 

장만수와 노복들이 약재창고를 둘러보는데...

오근과 꺽쇠가...장만수의 곁을 따르고...

 

장만수 약재창고 하난 쓸만 하구만...

 

장만수가 창고밖으로 나가면...

노복과 오근 꺽쇠도 따라나가는데...

 

S#9. 약재창고 앞

 

창고앞 한켠에 병사에 쓰는 

물항아리들이 있는데...

 

장만수 (오근에게)약재창고앞에 장독대가 있을린 만무하고... 이 

항아린 뭐요?

오근 물을 종류별로 담아논게요.

장만수 ...물이면 다 같은 물이지...물에도 종류가 있소? 

(노복들에게)...저 항아리들은 치워버리거라.

노복들 예...의원님.

 

이때 한쪽에서...그런...

장만수와 노복들을 보는 허준...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4화...허준이 물을 떠오고...

유의태에게 야단맞는 장면 회상)...

 

유의태 (한껏 성난 얼굴로 앞에 있는 물통을 가리키며) 어느 놈이 

퍼온 것이냐?

 

부산포와 영달...꺽쇠 장쇠...무어라 말을 못하고...

한쪽에 서 있는 허준을 본다.

허준 당혹스럽고... 허준 얼른 등짐을 내려놓고

유의태 앞으로 나서면서...

 

허준 소인이 길러 온 것입니다...

 

유의태 허준을 쏘아보는데...

 

유의태 어디서 떠왔느냐?

허준 ...당산나무 아래...샘터에서 떠왔습니다.

유의태 ...고얀...죽은 물은 술맛도 내지 못하는 법인데...항차 약효를 

내는데 쓰는 물을 더러운 오수로 떠왔단 말이냐?

허준 ...소인이...실수를 했습니다. 다시 길러 오겠습니다.

유의태 (더 노하고)네놈이 지금 실수라 했느냐? 살자고 의원에 온 

사람들을...네 놈이 퍼온 썩은 물로 죽이고... 그때도 실수라 

둘러대겠느냐?

허준 ...소인...처음하는 일이라...어느 물이 약에 쓰이는 것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유의태 닥쳐라!!

 

순간...유의태가 물통을 들어서...

허준에게 물벼락을 씌운다...놀라는 좌중...

물을 뒤집어 쓴채 놀란 얼굴로 

유의태를 보는 허준...

 

유의태 실수를 했느니...미처 몰랐느니....사람죽이고...변명만 늘어놓을 

놈이구나...칼 든 무사보다...독을 품을 짐승보다...더 무서운 

것이 의원의 손이다. 단 한번의 실수도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 의원의 손이다!

 

그런 유의태를 떠올린 허준...착잡하고...

장만수가 허준을 본다...

 

사내 ...혹...허의원이시오?

허준 ...허준이라 합니다.

사내 난...천수골에서 약방하는 장만수요.

 

S#10. 유의태의 방

 

허준과...장만수가 앉아있다.

 

장만수 생각보다 약방이 볼품없는걸 보면...조선 제일의 명의라는 

유의원님도...실속은 없는 분이셨나 보오.

허준 ...

장만수 내...허의원 명성은 익히 들었소이다.

허준 무슨 일로 보자셨습니까?

장만수 ...(짐짓 심각한 얼굴로)앞으로 어찌하실 작정이요?

허준 ...?

장만수 혹 산음땅 어디에...따로 약방을 차릴 요량인가 묻는거요? 

허준 ...(선뜻 대답을 안하는데)...

장만수 난 내 전 재산을 처분하고 이 약방을 인수했소... 여기다 

사활을 걸었단말이요. 헌데 허의원이 근방에다 약방을 내면 

난 망하는거요.

허준 그럴 뜻이 없으니...염려 마시오.

장만수 (얼굴이 확 펴지면서 약간은 비굴하게) 그럼 약방에 나와 일 

좀 봐주시오. 사례는 섭섭치 않게 해주겠소.

허준 여긴 유의원님이 선대로부터...지켜온 약방입니다. 날 

의식하지 말고...유의원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약방을 찾는 

병자들이나 잘 봐 주시오. 그럼 난 이만 가보겠소.

 

허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면...

장만수 안도하는 눈빛인데...

 

S#11. 주막거리 평상

 

허준과 오근...꺽쇠 그리고 상화가...

평상에 앉아서...술을 마시고 있다.

다들 착잡하고 무거운 얼굴들인데...

오근과 꺽쇠...그리고 상화는 

옆에 봇짐을 놓고 있다.

 

허준 이제 어쩌실 작정입니까?

오근 ...나야...딸린 처자식도 없는 팔자니...어딜간들...내 입하나 

건사 못하겠나. 꺽쇠하고 같이 거창으로 가...유가고약을 

만들어 호구할 생각이네... 허의원은?

허준 ...당분간 집에서 쉴 생각입니다.

오근 (휴하고 한숨을 쉬고 술잔을 들이킨후)...지난 십수년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구만.나도 한땐...스승님처럼...조선제일의 

명의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거늘...자칭 의원만 되봤을뿐...고작 

병부잡이에서... 꿈을 접어야 되다니...인생이 무상하네...

꺽쇠 형님이야...진맥과 침술 실력만 빼면 어느 의원 못지 

않으십니다. 그만한 실력이면 거창가서 약방을 내도 

충분합니다요.

오근 이 사람이...지금 날 놀리는겐가? 진맥빼고 침술빼면 그게 

무슨놈에 의원이야.

꺽쇠 ...(머쓱하고)...

허준 ...(상화를 보고)...일단 삼적사로 가 있거라. 내 형편이 

허락하면 널 다시 부르마.

상화 예.

 

S#12. 주막 앞

 

봇짐을 진 오근과 꺽쇠...상화가 길을 떠나고...

착잡한 얼굴로 그들을 배웅하는 허준.

 

S#13. 허준의 집 전경(밤)

 

S#14. 손씨의 방

 

허준과 손씨...다희가 있는데...

 

손씨 (놀란 얼굴로)그게 무슨 소리냐? 하면...그동안 익힌 의술을 

썩히겠단말이냐?

허준 ...내의원 의과 준비에 전념하겠다는 말입니다.

손씨 ...겸이에미...고생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닌데... 남들 다 

알아주는 재주로...작게 약방이라도 내면 좋을것을...

허준 의과 준비를 하면서...약재의 효능을 연구하자면... 지리산에 

올라 약초를 캐야 할것이고...그걸 내다 팔고...틈틈이 텃밭을 

일구면 우리 네식구 호구는 될것이니 너무 심려마십시오.

다희 (손씨를 보고)무작정 이리 산다면...한시도 견디지 

못하겠지요. 하지만...서방님이 품고 계신 큰 뜻을...제 꿈이라 

여기면... 이만한 고생쯤은 얼마든지 견딜수 있습니다. 

 

허준, 그런 다희를 애잔한 시선으로 본다.

 

S#15. 산기슭 텃밭

 

허준이...괭이질을 하고...한쪽에선...다희가...

텃밭에 자갈을 골라...

광주리에 담아...밭 한켠에 버린다.

허준...땀을 흘리면서...괭이질을 하고...

이때 한쪽에서...광주리를 이고...밭으로 오는...

손씨... 옆에는 대여섯살된 겸이가 따라온다.

 

손씨 (일을 하고 있는 허준과 다희에게)참 들고 하거라.

 

허준과...다희가. 

미소를 띠고...손씨와 다희쪽온다.

(시간경과)밭이랑에 자리를 잡고...

새참을 먹는...허준과 다희...

 

허준 (손씨를 보고)어머니도 드십시오.

손씨 난 겸이하고 한술뜨고 왔다. 예오다...서당 훈장어른을 

만났더니...우리 겸이가...서당 아이들중에 제일 

출중하다는구나.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 겸이를 본다)...

손씨 겸아...아버지한테...니가 익힌 문장을 한번 읊어보거라.

 

겸이 자리에서 일어나...

 

겸이 此五品者는 天敍之典而人理之所固有者라 (차오품자는 

천서지전이인리지소고유자라)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붕우유신, 장유유서. 이 다섯가지 품선은 하늘의 

법전이요...사람의 도리에 본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겸이를 보는 허준의 시선위로...

1화...허준의 어린시절 회상씬이 떠오르고...

 

어린허준 人之行이 不外乎五者而唯孝爲百行之源이라 (인지행이 

불외호오자이유효위백행지원이라)사람의 행실이 다섯 

가지에서 벗어나지 아니하고오직 효도는 백가지 행실의 

근원이 됩니다.

훈장 (고개를 끄덕인다)... 또 아는 문장이 있더냐? 있으면 

읊어보아라.

허준 勿以貴己而賤人하고 勿以自大而蔑小하고 

勿以恃勇而輕敵이니라. (물이귀기이천인하고 

물이자대이멸소하고 물이시용이경적 이니라.) 자기가 

귀하다고 천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고 자기가 크다고 작은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뜻입니다.

훈장 (흡족한 표정으로 

감탄하며)...오호...명심보감까지...동몽선습에다 명심보감까지 

두루 꿰다니...대단하구나...그정도면 사서삼경을 시작해도 

되겠다...(아이들을 향해)...너희같이 아둔한...놈들 

사이에...허준이가 있음이 천만 다행이다.다들 허준이를 

본받아...학문에 더욱 매진해야 할것이야... 오늘은 이만 

하겠다.

 

훈장...자리에서 일어나 서당밖으로 나가면...

아이들...서책을 챙겨서...밖으로 나가는데...

허준이 자기 책을 챙겨서 일어나 돌아서면...

훈장에게 종아리를 맞은 아이를 포함해서

너 댓명이 아이들이...곱지 않은 시선으로

허준을 노려보고 있다.

허준과 같은 또래의 아이도 있고...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아이도 있는데... 

같은 또래의 아이 상선이가

 

상선 (옆에 아이들에게)너희들...저놈이 누구 자식인줄 아느냐?

아이2 (허준 보다 나이 많은 아이다)...용천 사또 아닙니까?

상선 ...에비가...사또면 뭘해! 에미는 기생인데...

허준 (당혹스러운데)...

상선 ...천첩의 자식이면 서자축에도 끼지 못하는 

천것이야...천한놈이 명심보감을 외고 사서삼경을 깨치면 

뭘해! 니놈 주제에 과거를 볼 수 있는 줄 알아!

허준 (파랗게 질리는데)...

상선 ...(옆에 있는 아이들에게) 저따위 천한 놈과 한 

지붕아래서...공부하는건 반가에 수치야... 다들 부모님께 

말씀드려라 저놈이 서당에 나오면...우린 못나오겠다고...

 

허준...그때를 떠올리고...가슴이 아픈데...

손씨가...광주리를 주섬주섬 챙기고...

 

손씨 겸이야...우린 먼저 가자...

겸이 예. 광주리는 제가 들겠습니다.

손씨 (웃으면서)우리겸이...할미생각도 할 줄 알고 다 컸네. 

됐다...할미가 드마...

 

손씨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겸이와 함께 가는데...

그런 겸이의 뒷모습을 보고 

상념에 잠기는 허준...

 

다희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허준 ...겸이가...그저 문리나 트고...기성명이나 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정말 공부에 재미가 들면 어쩔 셈이요?

다희 ...?

허준 우리 신분엔 글을 많이 배울수록 종당에는 눈물을 짜야해. 

그냥 눈물도 아니고...피눈물을 말이요.

다희 ...(얼굴이 굳어진다)...

허준 그런 경험은 나 하나로 됐소.자식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진 

않소.

다희 하면...까막눈으로 키우시겠단말입니까?

허준 그게...속편한지도 모르지.

다희 서방님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하시는지 압니다. 

허나...저는...제 자식을 까막눈에 무지렁이로 키우진 

않겠습니다. 철마다 보리 너말이면 되니...제가 굶어서라도... 

겸이를 서당에 보내겠습니다.

허준 겸이가 천자문을 떼고...동몽선습에 명심보감도 읽으려 

하고...논어 시경도 읽고자 한다면 그건...저 아이 가슴에...더 

큰 상처를 남기는거요. 당신은 지체있는 집안의 풍속으로 

자라서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를게요.

다희 ...서방님께서...남들보다 빨리 의술을 익힌 것은 문리를 

터득했기 때문입니다.비록 대과가 아니라 잡과지만 과거를 

볼 수 있는것도...글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내의원에 들어가 

어의가 되면 면천할 기회가 있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겸이 

또한 그리 될것이라 믿습니다.

허준 ...(다희의 단호한 표정을 보고...더 할말이 없는데)... 당신 

뜻대로 하오. 허나...자식에 대해 욕심은 내지마시오...기대도 

말고... 우리같은 신분엔...너무 멀고 어려운 길이요.

 

허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밭으로 가고...

괭이를 들고 땅을 파기 시작한다... 

그런 허준을 보는...

다희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데...

 

S#16. 내의원 전경

 

S#17. 내의원 일각

 

도지가 다급하게 내의원쪽으로 가고 있다.

 

S#18. 내의원 일각

 

양예수와 김응택...송학규...정작등이 모여있는데...

이때 도지가 들어오고...

 

송학규 무슨 일인가?

도지 (양예수에게)영감...공빈마마께...태기가 계십니다.

양예수 뭐야? 그게 사실인가?

도지 ...소인의 진맥으로는 틀림이 없습니다.

양예수 ...(웃음을 띠면서)경사로구만. 내 

주상전하께...아뢸것이니...자넨...공빈마마의...안위에...각별히...

신경을 쓰게...

도지 예.

 

양예수가...내의원을 나가면...

 

응택 자넨...복도 많구만...

도지 ...?

학규 ...공빈마마를 모시는 궁의한텐...마마의 태기는 더 없는 

복일세. 마마께서 별탈없이...왕자마마를 생산하신다면... 자넨 

품계가 올라갈것이야.

 

도지...학규의 말에... 흥분되는 표정이고...

 

장작 그 말은 .만에하나 잘못될 시엔...더 없는 화가 될수도 있단 

말이네.

 

S#19. 도지의 집 마당

 

도지가 마당으로...들어오고...

 

도지 한상이 있는가?

 

도지가 한상이를 소리쳐 부르면...

한쪽에서 한상이가 다가온다.

한상...도지에게 인사를 하면...

 

도지 자네 지금...저자거리나...삼개나루로 나가...잉어를 구해보게. 

큰고 싱싱한 놈으로 구해야되네.

 

이때 한쪽에서...오는 오씨와 숙정.

 

오씨 잉어는 어디다 쓸려는게냐?

도지 (오씨를 보고)...공빈마마께서 수태를 하셨습니다. 

임부에겐...잉어가 좋다하니...탕약으로 다려 쓸려는 것입니다.

오씨 ...네가 모시는 마마께서 수태를 하셨다니...더 없이 경사스런 

일이다만...난...그 잉어를...하루빨리 우리 며늘아기도 먹었으면 

싶구나. 혼사치른지가 언젠데...아직...태기가 없으니...

 

순간...도지와 숙정의 시선이 마주치고...

도지의 얼굴이 굳어진다.

숙정의 착잡한 표정.

도지 굳은 얼굴로 한쪽으로 가면...

그런 도지를 보는 숙정의 안타까운 얼굴.

 

S#20. 내의원 일각

 

도지가...잉어가 든 자루를 들고...

내의원일각을 걸어가고 있다.

 

S#21. 탕약방

 

각종 탕약을 다리는 

탕약방안으로 들어오는 도지.

탕약방 한쪽엔...각종 약재들이 있고...

화로로 약탕관들...그리고...

큰 가마솥등이 있는데...

탕약을 다리는 일꾼들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일꾼하나가 도지를 보고...인사를 하면...

 

일꾼 어인 일이십니까?

도지 자네...이 잉어를 다려서...탕약으로 만들게. 함께...첨가할 

약재는 여기 적었네.

 

도지가 일꾼에게...잉어가 든 자루와...

약재를 적은 종이를 내민다.

 

S#22. 내의원 일각(야외)...

 

양예수와 김응택...송학규가 정작 이공기등이...

내의원을 돌아보고 있다.

 

S#23. 내의원 서고

 

양예수 일행이...서고에 들어오면 

서고에서 책을 보던...

내의원...의원들이 일제히 일어나 

양예수에게 인사를 하고...

양예수 서고를 돌아보면서...

김응택과 정작에게 무어라.

지시를 내리는 모습...

 

S#24. 탕약방 앞

 

탕약방에서 나온 도지가...

쟁반에 약사발을 받쳐들고...한쪽으로 간다.

도지가 사라지면...이때 다른 한쪽에서 

양예수 일행이 탕약방쪽으로 오는데...

 

S#25. 탕약방

 

양예수 일행이 탕약방으로 들어오면...

탕약방에서 일하던 의원들과...

일꾼들이 일제히 양예수 일행에게 인사를 한다.

양예수...탕약방을 둘러보면서...

 

양예수 이건 뭘 다린 냄샌가?

일꾼 잉어를 다렸습니다.

예수 잉어?

일꾼 예...유봉사가...공빈마마께...올린다고...잉어를 다려 탕약을 

조제하였습니다.

예수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한쪽으로 가는데...

일꾼과 의원들...그런 예수를 따라가고...

 

예수 ...(한쪽에 있는 약재를 보고)...이건...누구에게 올린 약잰가?

일꾼 이 또한 공빈마마께 올린 약재이옵니다.

 

예수...종이에 쌓여있는 약재를 살펴보는데...

그런 예수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진다.

일꾼을 보고...

 

예수 이 약재를 공빈마마께 올린단 말인가?

일꾼 예...벌써...열흘은 됐습니다.

예수 유봉사 어딨는가?

일꾼 지금 막...잉어를 다려 공빈전으로 갔습니다.

 

예수의 얼굴의 심각하게 굳어지는데...

예수...급하게 탕약방을 나간다.

다른 의원들...의아한 얼굴로...

그런 예수를 따라나가고...

 

S#26. 공빈전

 

공빈이 있는데...

도지가 약쟁반을 들고 들어와...

공빈앞에...앉는다...

 

도지 ...마마...탕약을 드십시오.

공빈 (조금 불편한 얼굴로)아침 나절에도 먹었는데...종일...탕약만 

들라는게요?

도지 (입가에 미소를 띠고)마마...이 탕약은...잉어를 

다린것이옵니다. 수태하신 마마를 위해 특별히 조제한 

것이니...드십시오.

 

공빈...어쩔수 없이...

약사발에 손을 댈려는순간...

밖에서...나인의 목소리...

 

나인 (소리)마마...어의 양예수영감이 납시었습니다.

 

도지...의아한 얼굴로...문쪽을 보는데...

 

공빈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 양예수가 들어오고...

예수...공빈에게 예를 갖추는데...

 

공빈 앉으시오...

 

예수...공빈앞에 앉으면...

 

공빈 어의 영감이 어인일이요?

예수 ...주상전하께서...마마를 각별히...모시라는 하명이 

계셔...소신이 직접 왔사옵니다.

공빈 난...유봉사가...성심을 다해 봐주고 있으니...염려마시오. 

오늘도...이렇게...잉어까지 다려서 가져 왔소.

 

공빈...다시...약사발에 

손을 가져가 약사발을 잡고...

탕약을 먹으려 하면...

얼굴이 굳어지는 예수...

 

예수 마마...

공빈 (예수를 보면)...

예수 그 탕약은.들지 마십시오.

 

순간...놀라는 도지.

공빈도 의아한 얼굴로...

 

공빈 들지 말라니...그게 무슨 소리요? 이 약이 잘못된 것이요?

예수 (난감한데)그게 아니오라...소신이...마마를 위해...따로 탕약을 

조제하고 있으니... 그 약을 드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공빈 ...(약사발을 내려놓으면서)그럼 그럽시다. (미소를 

띠고)나도...허구헌날 탕약이나 먹자니...아주 곤혹스럽소.

 

도지...도무지 이해할수 없다는 얼굴로...

양예수를 본다.

 

S#27. 궁궐 일각

 

궁 일각에...김응택과 송학규...

정작 이공기가 있는데...

굳은 얼굴의 양예수가...오고...

그뒤를 도지가 따르는데...

도지 흥분된 얼굴로...

 

도지 영감. 그 잉어는 소인이...삼개나루에서 직접 구해...임부에게 

좋은 약재와 함께 다린 것이옵니다. 어이해...마마께서 못들게 

하시는것입니까?

예수 (분노한 얼굴로)닥쳐라!!

도지 ...(놀라고)...

예수 ...니놈은 공빈마마를...위험에 빠트릴뻔 했느니라.

도지 ...영감...소인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예수 ...공빈마마께 올리는 탕약이 무언지 말해보거라.

도지 ...마마께서...기침이 심하시어...천문동을 써...약을 

조제하였습니다.

예수 그 천문동이 문제다. 천문동을 잉어와 함께 쓰면 중독이 

된다는 사실을 몰랐더냐!!

 

예수의 말에...도지의 경악하는 얼굴...

 

예수 ...그 때문에 수태하신 마마께서 잘못되셨다면 니놈은 죽은 

목숨이야!

도지 ...(기가 죽고)소인...거기까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예수 ...(한쪽에 서 있는 김응택에게) 공빈마마와 왕자궁의 환후는 

자네가 맡게. (정작을 보고)...앞으로 유봉사는 탕약방으로 

보내. 탕약의 기본부터...배우게 하시오.

정작 예...

 

예수가 한쪽으로 가면...

김응택...송학규...정작 이공기가 따라가고...

도지...참담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는데...

 

S#28. 지리산 일각

 

약초 망태기를 진...허준이 

산을 헤메면서...약초를 캐고 있다.

약초를 캐면...들고온...의서를 찾아보면서...

약재를 연구하는 모습.

 

S#29. 허준의 방(밤)

 

등잔불 아래서...의서를 보면서...열중하는 허준.

한쪽에선...다희가...바느질을 하는데...

이때 밖에서 양태의 목소리가 들린다...

 

양태 (소리)형님...형님 계시오...

 

허준이 문쪽을 보면...다희가 문을 열고...

양태와 구일서가 방안을 들여다 본다...

 

허준 들어오너라...

 

구일서와 양태가...방안으로 들어온다.

 

허준 이 밤에 무슨 일이냐?

양태 형님...유의원님 약방을 차지한 장의원 얘기 들었소?

허준 ...?

일서 말도 마슈.그 사람...횡포가 이만저만한게 아니요. 돈없는 

사람은...약방 문턱을 넘지도 못하고... 돈 조금 있어...문턱을 

넘어가면...진료비에...약값이 턱없이 비싸... 약방 한번 

다녀오면...집안 기둥뿌리가 빠진다고 원성이 자자하오.

양태 ...약방문앞에 사람이 지키고 서서...돈을 먼저 내지 

않으면...약방엔 들어가지도 못한답니다요.

허준 ...(심각한데)...

일서 ...웅담에 사향...묏돼지 쓸개를 팔라해도...얼마나 짜게 

구는지... 열불이 터져 못살겠수. 어쩌다 그런 인간이...그 

자리를 꿰차고 앉았는지... 다들...유의원님 생각이 

굴뚝같다고 말합디다.

 

S#30. 장의원집 앞(낮)

 

허준과 일서, 양태가...의원앞으로 가는데...

의원앞엔...너댓명의 병자들이 기다리고 있고...

장정 두어명이 대문간을 지키고 있다.

병자 한명이 장정들에게...통사정을 하고 있는데...

 

병자 ...제발...의원님 좀 뵙게 해주시오.

장정 ...의원님 볼라면...돈 먼저 내야 된다잖수.

병자 ...제 꼴을 보십시오. 지금은 돈이 없으니...보리타작이 

끝나면...그때...가져오겠소...제발 사정 좀 봐주시오.

장정 (병자를 밀치면서)어허...돈없으면 안된다니까. 병자...장정이 

밀치자...땅바닥에 나뒹그러지는데... 

 

그 모습을 본...

허준이 눈에 분노가 치밀고...

허준이 뛰쳐가려하면...

일서가 그런 허준을 만류하고...

 

일서 에헤...흥분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니...참으슈.

허준 (분을 삭히고)...가서...저 병자를 데려오너라.

 

S#31. 주막...

 

주막 평상에 환자를 눕히고 

진맥을 하는 허준...

병자의 복부까지 촉진을 하고 난후...

 

허준 위에 염증이 생긴 것인...갈근을 다려 먹고 열을 

나린후...황백피를 다려 먹거나...만삼과 둥글레를 

가루내어...꿀에 재워들면...효험을 볼것이요.

병자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요.

 

병자...허준에게...인사를 하고...주막을 나간다.

허준, 잠시 생각하더니...

 

허준 ...약방을 내야겠다.

 

일서와 양태가 놀란 얼굴로 허준을 보면...

 

허준 (비장한 얼굴로)...약방을 내자면...약초꾼과 병부잡이가 

있어야 하니...양태 너는 이길로... 삼적사로 가...상화를 

데려오너라. 난 거창으로 가...병부잡이 어른과 꺽쇠 형님을 

데려오마.

양태 (신나서)예 형님.

허준 (일서에게)자넨...목수를 구해주게. 마당 한켠에 약재창고를 

만들고...병사를 꾸며야 될게야.

일서 알았수.

 

S#32. 산중 일각

 

양태가...삼적사로 가고 있다.

 

S#33. 들녁 일각

 

허준이...거창으로 가고 있다.

 

S#34. 허준의 집 마당

 

집 뒤켠 마당에서...목수와 함께...

작은 약재창고를 만들고 있는구일서.

손씨와 다희도 손을 거들고...

 

S#35. 거창... 오근의 집 마당

 

초가 사립문안으로 허준이 들어서면...

마당엔...몇명의 병자들이 있고...꺽

쇠가 한쪽에서 나온다.

 

꺽쇠 ...장만돌이...

병자 예...

꺽쇠 ...여기 고약이 있으니...이걸 환부에 바르고...사나흘 

있다...떼면...곪은데가...뿌리채 빠질걸세...

병자 고맙습니다요.

 

그런 꺽쇠를 본...허준...

 

허준 형님...

꺽쇠 (허준을 보고 놀란다)...허의원...(안을 향해)형님...형님. 좀 

나와 보슈...허의원 왔습니다요.

 

오근이 마당으로 나오는데...

 

오근 (허준을 보고 반갑고)허의원...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그간 별고 없으셨습니까?

 

S#36. 주막 봉노방

 

상이 차려져 있고...

허준과 오근...꺽쇠가 마주 앉아있다.

 

오근 그런 천하에...죽일놈이 있나.

꺽쇠 우린 아무리 궁해도...돈없는 사람들 한텐...고약을 공짜로 

나눠주네.

오근 그럼...그게 스승님께 배운 의원의 도리지...(허준을 보고)자네 

뜻대로 하겠네.

허준 고맙습니다.

 

S#37. 허준의 집 마당

 

오근과 꺽쇠...허준이 마당으로 들어서면...

마당엔...일서와 양태...상화...

그리고...손씨와 다희가 있는데...

 

일서 (오근을 보고)형님...

오근 오랜만일세...

상화 (허준에게 인사를 하고)허의원님...

허준 대사님은 무고하시냐?

상화 예...허의원님의 뜻을 전해듣고...바로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일서 형님...약재창고는 다 지었습니다.

손씨 ...방도...병사로 쓸수 있도록 치워 뒀다.

허준 애쓰셨습니다...(사람들을 보고)...상화와 꺽쇠 

형님은...당장...약방 운용에 필요한 약초를 캐주십시오.(일서와 

양태를 보고)자네들은...마을 사람들에게

약방 이 문을 연다고 알리게.(다희에게)당신은 병사에 쓸...수건을 

준비해 주시오...

다희 예. 

 

S#38. 몽타쥬

 

약초를 캐는 상화와 꺽쇠...

 

S#39. 약재 창고

 

오근이 병부를 들고...약재들을 점검하고...

 

S#40. 방 안

 

다희와 손씨는 수건을 만들고 있고.

 

S#41. 마을 일각

 

구일서와 양태는 

마을사람들에게 소문을 내고 있다.

 

S#42. 장의원 마당

 

병자들이 안보이고 한산한데...

방에서 마루로 나오는 장만수...

 

장의원 ...(마당에 선...노복들에게)...

어찌 수삼일째 병자들이 없느냐?

노복 소인들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요.

장의원 허참...

 

이때 장정하나가 의원으로 뛰어들고...

 

장정 의원님...의원님...

장의원 무슨 일이냐?

장정 ...허준이란 자가...산음에다 약방을 

냈답니다요...병자들이...모두 그 약방으로 모여든다 합니다.

장의원 (놀라고 )뭐야?

 

S#43. 허준의 집... 마당

 

십수명의 병자들이 기다리고 있고...

꺽쇠가 병자들에게 패찰을 나눠주고...

한쪽에선...화로 약탕관앞에서...

탕약을 다리는 상화.

 

S#44. 허준의 방

 

병사로 쓰기 위해 치운 허준의 방에...

너댓명의 병자들이 있고...

허준이 누워있는 병자에게 시침을 하고 있다.

오근이 병부를 들고 기록을 하고 있는데.

다희도...수건을 들고...

허준의 옆에서 허준을 거들고 있다.

 

S#45. 허준의 집 앞

 

장의원이 노복들과...허준의 집 앞으로 오고...

사립문밖에서 마당 안의 광경을 보고 놀란다.

얼굴에 분노가 치미는 장의원...

마당안으로 들어가는데...

 

S#46. 마당 안

 

마당안으로 들어온...장의원과 노복들...

 

장의원 허의원...허의원 있소?

 

마당안에 있는 병자들과 꺽쇠...

상화가 장의원을 주시하는데...

 

S#47. 방 안

 

방문이 열리고 상화가...

 

상화 장의원이 왔습니다.

 

S#48. 마당

 

허준이 마당으로 나오는데...오

근도 따라나오고...

 

허준 (장의원을 보고)어인 일이요?

장의원 어인 일이라니? 그걸 몰라 물으시오?산음에선 약방을 내지 

않겠다고 나와 약조를 하지 않았소.근데 이게 무슨 짓이요!

허준 유의원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약방을 찾는 병자들을 

잘 돌봐 달라던 약조는 어찌 됐소?

장의원 (멈칫하는데)...

허준 ...돈없는 병자는 약방 문턱도 넘지 못하고... 진료받는 

병자들에겐 터무니 없이 약값을 받아... 가난한 병자들은 

약방을 찾을 엄두도 못내게한건 당신이요

약조를 어긴 것은 당신이란 말이요!!

장의원 ...(당황하여)...의원은...흙파먹고 산답디까? 의원도 돈은 

벌어야 하지 않소.

허준 내 스승님께선...의원은 영달하는 길이 아니라 하셨소. 의원은 

돈 버는 길이 아니라 하셨소... 의원의 소임은 첫째도 둘째도 

병자를 돌보는 것이라 하셨소... 정성도 없이 병명으로 약만 

짓는 의원...약방문에 의지해 약만 먹이는 의원. 비싼 약 팔 

궁리만 일삼는 의원...병자의 고통보다 병자의 행색만 

보고...가난한 사람을 외면하는 의원.그런 의원은 되지 

마라셨소. 당신이 어떤 의원인지 당신에게 진료받은 

병자들한테 물어보시오.!!

장만수 ...

 

장의원이...

마당에 서 있는 병자들을 보면...

다들...적의어린 시선으로 장만수를 본다.

장만수...참담한데...

말없이...마당밖으로 나간다.

 

허준 (꺽쇠에게)다음 병자를 들이시오.

 

허준이 방안으로 들어가면.

병자들의 입에 탄성이 나오고...

오근 꺽쇠...상화도 흐뭇하고...

다희와 손씨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허준을 본다.

 

S#49. 허준의 집 전경(밤)

 

S#50. 허준의 방

 

허준이 혼자...의서를 보고 있는데...

 

다희 (소리)서방님...장의원님 오셨습니다.

 

허준이...문쪽을 보는데.

 

S#51. 마당 (밤)...

 

마당 한켠에 장의원이 서 있고... 

다희가 있다.

허준이...방에서 나오고...

장의원앞에 서면...

 

장의원 (허준에게)허의원.내가 잘못했소...

 

허준과 다희...

놀란 얼굴로 장의원을 보면...

 

장의원 벌써 보름째 우리 약방엔 병자들이 한명도 오지 않소.

허준 그야 자업자득이 아니요...

장의원 허의원말대로...병자를 돌보는게 의원의 소임인데...난 돈버는 

일에만 급급했소. 다신 그런 일이 없을것이니...내게도 병자들 

좀 보내주시오.

허준 ...

장의원 ...의원이라고...밥 굶으면서...살순 없으니...있는 사람한텐 

더받고...가난한 사람한텐 덜받아서...의원 문턱을 낮추겠소. 

제발 사정 좀 봐주시오.

 

허준...잠시 생각하다가...

 

허준:알았소. 그리할테니...그만 가보시오...

장의원:고맙소...고맙소.

 

장의원이...사립문밖으로 나가면...

이때 한쪽에서...오근이 오고...

사립문안으로...급하게 들어온다... 

 

오근 허의원...허의원...

 

허준이 오근을 보면...

 

오근 내...약재 때문에 저자거리에 나갔다가...거창사는 의원을 

만났는데...내의원 의과 날짜가 잡혔다 하네.

허준 ...(놀라고)언젭니까?

오근 내달...열이레라네. 앞으로 한달쯤 남았지...

허준 ...(다소 흥분되는 표정인데)...

오근 저...나도...이번 과거에 응해볼까 하는데...자네가 나 좀 

도와주겠나?

허준 ...(오근을 보면)...

오근 ...지난번에...도지도련님 따라 한양갔을때...시권까지 

교부받았지만...과장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했네. 입격을 하던 

못하던...의원밥 먹는 처지에... 내의원 의과 한번 못봤으니 

체면이 말이 아닐세. 나야 실력이 딸리니 자네가 과거에 

나올 만한 문제를 쪽집게로 뽑아주면...내가 그거라도 

달달외워 볼라네...도와주겠나?

허준 (허준이 미소를 띠고)그리 하지요.

 

다희도 흥분한 듯 입가에 미소를 띠고.

 

S#52. 내의원 탕약방

 

탕약방 일각에...도지가 있다...

도지...일꾼들에게 무어라 지시를 내리고...

탕약방 한쪽 일각에 있는 자리로 돌아와서 앉는데...

이때 일꾼하나가...다가와서...

 

일꾼 나으리...공빈전에 올릴 탕약은 어찌 할깝쇼.

도지 (신경질적으로)...일전에...화제를 주지 않았던가? 그 정돈 

자네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내가 어찌 그것까지 일일이 

관여하길 바라는가!!

일꾼 (쩔쩔매면서)알겠습니다요...

 

일꾼이 한쪽으로 가면...

도지...참담한 얼굴로...

상위에 있는 의서를 집어 팽채치고...

한숨을 쉬며 분노를 삭히는데...

 

도지 ...데체 언제까지 탕약방에서 썩어야 한단 말인가. 언제까지...

 

S#53. 들녁길

 

허준과 오근이 봇짐을 지고...

한양으로 과거길을 떠나고 있다.

 

S#54. 산길

 

과거를 보러가는 허준과 오근이 몽타쥬.

 

S#55. 한양저자거리

 

한양에 당도한 허준과 오근이 

사람들로 붐비는 저자거리를 가는데...

이때 길 한켠으로... 장옷으로 

얼굴을 여민 예진과...이정명이...

사람들 사이를 걸어간다.

허준과 예진...

서로를 의식 못하고 지나쳐가는데...

 

S#56. 내의원 앞

 

시권을 교부받기 위해...

예문관 서쪽 문으로 길게 늘어선 줄들...

긴장되고...상기된 표정으로...

제 차례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속에...

허준과 오근이 끼어있다...

 

S#57. 내의원 일각

 

내의원 의관과 관원들이 나와있는 가운데...

과거응시자들에게...시권을 발급해주고 있다...

김응택과 송학규...유도지가...나와...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응택 시권배부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가.

도지 예...

학규 자넨 어의 영감의 눈밖에 나 있으니...이번 일은 실수 없도록 

하게...

도지 예...

 

그때...내의원 안으로 들어와...

시권을 교부해주는 관원앞에 서는

오근과 허준...허준이...한 관원앞에 서고...

오근이 그 옆의 관원앞으로 가...성명을 대는데...

 

관원 (허준에게)어디 사는 뉜가...?

허준 산음에서 온 허준이라 합니다...

 

관원...허준의 시권을 써내려가고...

시권을 받은 허준...남다른 감회를느끼는 듯...

벅찬 얼굴로...이를 내려다 보는데...

허준의 옆에서 시권을 받은 오근...문득 보면...

김응택과 송학규가 절을 하는 

도지의 어깨를 치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놀라는 오근...옆에 서있는 허준을 친다. 

 

오근 저기 좀 보게...도지네.

 

오근의 말에...허준.보면...

도지가 내의원 의관들을 모아놓고

뭔가를 지시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런 도지의 모습을...잠시 바라보는 허준...

 

오근 사람들을 모아놓고 호령하는 모습 좀 봐. 그새 출세한 

모양이야...

 

오근...부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보고

그런 도지를 바라보는 허준의 시선...

 

S#58. 주막 봉노방

 

과거응시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주막의 풍경...

네다섯명의 중갓을 쓴 사내들과 

한방을 쓰는 허준...서책에 몰두해 있다...

곁에 앉은 오근도...서책을 넘겨보지만...

도통 무슨 말인지...모르겠는데...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던 오근...초조하다...

오근...갓을 고쳐 쓰고 일어나려한다.

 

허준 어디 가십니까...?

오근 내 잠시...바람이나 쐬고 오겠네...

허준 ...?!

 

오근...밖으로 나간다...

 

S#59. 도지의 집 앞

 

오근이 도지의 집 앞을 서성거리고 있다...

오근이 망설이다가...대문안으로 들어가는데...

 

S#60. 도지의 집 마당...

 

마당으로 들어온 오근...

 

오근 계시오? 계시오?

 

오근 마당을 두리번 거리면서...

사람을 찾는데......마당에선 아무런 기척도 없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오근

그때...한쪽에서 걸어오는 침모...

집안에서 서성대는 오근의 뒷모습에...

웬놈인가 싶어...다가서는데...

그때...갑자기 몸을 획 돌리는 오근...

침모...갑작스런 오근의 행동에 깜짝 놀라...

소릴 지르며 물러서고

오근도...놀라긴 마찬가진데...

침모와 오근...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시보면...

 

오근 아니...이게 누군가...하동댁 아닌가...

 

갑작스런 오근의 출현에 

눈물이 글썽해지는 하동댁. 

 

침모 ...병부잡이 어른...

오근 하동댁...

 

오랜만의 재회에...

감개가 무량한 두사람...

서로...가까이 다가서려는데...

그때...한쪽에서 숙정이 나타난다.

 

숙정 하동댁 거기 있는가...

 

숙정의 소리에 침모와 오근...

화들짝 놀라 떨어지고...

숙정...의아한 눈으로...

오근과 침모를 보는데...

 

침모 (쩔쩔매는)아.씨...

숙정 누군가...?

침모 산음 약방에서 올라온...병부잡이 어른입니다요...

숙정 ...산음...?

 

숙정...산음이라는 말에...

의미심장하게 오근을 보는데...

 

침모 어서 인사여쭈시요...작은마님이시오.

 

작은 마님이라는 말에...

이번엔 오근이가 놀라 숙정을 본다...

 

오근 작은 마님이라니...예진아씨는 어디가고?

 

순간...당황하는 침모...

숙정이 오근을 보는데...

이때 대문으로...도지가 들어온다...

 

침모 (도지를 보고 얼른 사태를 수습할려는듯)서방님 오셨습니까?

 

오근...얼른 도지 

앞으로 가서 인사를 한다...

 

오근 유봉사 나으리... 소인 문안 드리옵니다.

도지 한양엔 어쩐 일이요?

오근 소인도... 이번 의과에 응시해 볼 요량으로 왔습니다요.

도지 (입가에 냉소를 띠고)...아직도 허황된 꿈을 못버렸소?

오근 이번엔 허의원의 도움을 받아 저도 나름대로 준비한게 

있습니다...

 

순간...굳어지는 도지의 얼굴...

 

도지 ...허준이도 함께 왔소...?

오근 그렇습니다.

 

불쾌한 기억이라도 떠오르는 듯...

도지의 안색은 어두워지는데... 

그런 도지의 안색을 살피는 오근.

 

도지 어쨌든 듭시다.

 

도지가 방쪽으로 가면...오근도 따라가고...

 

S#61. 도지의 방

 

도지와 오근이 마주 앉아있다.

 

오근 저...서방님 실은 한가지 청이 있습니다.

도지 ...?

오근 (간절한)제 목숨 살려주는 셈 치시고...이번 의과에 관련된 

유용한 정보가 있으면 주십시오.

도지 그게 무슨 소리요?

오근 ...이를테면...시제의 출제경향 같은거 말입니다... 물론 시제가 

뭔지 바로 알 수 있다면...그보다 더 좋은 건 없지요.

 

도지...그런 오근이 기막힌데...

 

도지 데체 내의원을 어찌 보고 그런 말을 하는거요.

오근 ...

도지 (불쾌한...마치...허준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내의원은... 촌구석 

약방에서 눈대중으로 익힌 재줄 가지고 함부로...넘볼 수 

있는 곳이 아니요. 

오근 (.머쓱한데)...

도지 그따위 허무맹랑한 요행수로 입격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요. 시제가 뭔지 알수도 없지만 설사 안다해도 

가르쳐줄 수 없으니 그만 가보시오. 

 

S#62. 도지의 집 마당

 

기막히고 불쾌한 표정으로 

마당으로 나서는 오근...

 

오근 (혼잣말로)저놈의 염장지르는 재주는 해가 갈수록 

더하는구만. 허황된 꿈? ...그렇게 따지면 너는 촌구석 의원 

출신 아니냐...금덩이 들이미는 수를 써 입격한게 

누군데...날더러 요행이라는거야

 

오근 식식거리면서 마당을 나서는데...

그러다 문득 하동댁이 생각난듯...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두리번 거려보는데...

 

오근 (소곤거리듯이)하동댁...하동댁...

 

그러나 하동댁의 모습은 보이지 않자 

오근이 대문밖으로 나간다.

 

S#63. 도지의 방

 

초조한 얼굴로...상념에 잠겨있는 도지...

그런 도지의 위로...지난날...

의태가 했던 말이 떠오르는데...

 

의태 너는 허준이에게 졌다...

 

충격받는 도지...

 

의태 타고난 성정이 이리도 다르니...너는 끝내 허준이에게 미치지 

못할 것이 다...

 

도지의 눈에...핏발이 서고...

 

도지 두고보십시요...허준이한텐...지지 않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자한텐지지 않을것입니다.

 

S#64. 주막 봉놋방

 

한방의 사람들은...

대부분 잠들어있거나...졸고 있는 가운데...

허준...의서를 보느라 여념이 없다...

문득...피곤을 느끼는지...

고개를 드는 허준...어깨가 뻐근하다...

그때...오근이 방안으로 들어온다...

 

허준 이제 오십니까...?

 

그러나...대답없이 

자리에 앉는 오근...의기소침해있다...

허준...그런 오근을 의아하게 바라보는데...

오근...착잡하게 앉아있다가...방문을 열고

 

오근 주모...여기 술상 좀 봐오게...

허준 ...과거가 내일인데...술이라니요...?

오근 나야 어차피 틀리지 않았나...자네도 속으론 그리 생각하는거 

다 아네...

허준 ...

오근 하긴...도지말도 틀린게 아니지...내 주제에...어찌 내의원을 

넘보겠나...

허준 도지도련님 집에 다녀오셔습니까?

오근 ...그놈...허황된 꿈 꾸지 말라고...면박을 주더구만...

허준 이번엔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셨습니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것이니...미리 포기하지 마십시오. 술상을 

물리고...제가 적어준...문제나...다시 한번 검토해보십시오.

 

S#65. 내의원 정경, 아침

 

과장을 정리하는 관원들의 모습...

궐밖에 서서...기다리는 응시생들의 모습...등...

내의원 안팎의 광경이...비춰지고...

 

S#66. 내의원 일각, 과장

 

엄숙하고 긴장된 침묵이 감도는 과장...

좌정한 채 앉아있는 응시생 가운데...

허준과 오근의 모습이 보인다

담담한 허준과는 다르게...

잔뜩 긴장하고...초조한 오근...

주위 의원들을 둘러보며...면면을 살피는데...

그때...한쪽에서 양예수와 이태성...김응택...

정작...송학규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끝에...도지가 보인다...

시험장 안으로 들어와...자릴 잡는 내의원 의원들...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듯 하다가...

양예수...응택에게 눈짓을 하면

 

응택 (도지에게)시작하게...

도지 예...(좌중을 향해 나오고) 을해년(선조8년) 삼월 

열이레...사시에 내의원 취재를 시행한다. (옆의 사령에게) 

시제를 펼쳐라.

 

좌중, 숨을 죽인 가운데 사령 둘, 

시제가 적힌 두루마리를 펼친다.

펼쳐지는 다섯 개의 시제. 

시제가 발표되자 시험장은 일순 술렁이는데...

시제를 살펴보는 허준의 긴장된 얼굴...

오근...시제를 뚫어져라 보다가...

저도 모르게...비명이 나오려는 입을 틀어막는데...

놀란 얼굴로...허준을 보는 오근...

허준...이미...붓을 들어...

일필휘지로 답을 적어내려가는데...

오근도 황급히 붓에 먹물을 뭍힌다...

응시생들의 사각거리는 붓놀림이 과장의 

긴장된 분위기를 더하는 가운데...

도지와 이공기...송학규등이...응시생 사이를 돌고 있다.

그때...답안을 작성해나가는 허준을 발견한 도지...

진중한 자세로...거침없이 글을 

써내려가는 허준을 본 도지의 얼굴...

심하게 굳어지는데...허준은 

그런 도지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한다.

(시간경과) 양예수와 이태성을 비롯한 내의원들은...

과장의 분위기를 살피며 담소를 나누고...

이공기와 송학규...도지...과장을 돌며...

부정행위에 대비하고 있다...

열심히 써내려가는 응시생들이 있는 반면...

아직 붓도 들지 못한 사람들도 여럿 눈에 띄는데...

그때...허준...붓을 벼루에 놓는다...

답안 작성을 끝마쳤는지...

자신이 써내려간 답안을 흩어보는 허준.

머리를 싸메고...고심하고 있던 오근...

그런 허준을 보고 의아한데...

답안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허준...

순간...과장안의 시선이 일시에 허준에게로 쏠리는데...

응시생들은...낮게 웅성거리고...

양예수와 이태성등...내의원들도...

놀라 허준을 본다...충격을 받는 도지.

 

학규 (도지에게)이제 겨우...오시가 아닌가...?

 

도지...대꾸없이 굳은 얼굴로 

걸어나가는 허준을 보는데...

허준...앞으로 나가... 

좌정한 의원들에게 먼저 예를 표하는데...

그 모습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양예수...

허준...한쪽에 앉아있는 관원에게로 가...

시권과 답안을 제출한다.

과장밖을 빠져나가는 허준...

 

예수 (응택에게)...저자의 답안을 가져오게...

응택 예...

 

응택...관원에게로 가...

허준의 답안을 받아오는데...

그런 응택의 움직임에...도지...긴장한다...

 

응택 (답안 건네며)여기 있습니다...나리...

 

양예수...허준의 답안을 

찬찬히 흩어보기 시작한다...

순간...양예수의 얼굴...

심한 충격을 받은 듯...한데...

곁에 있던 사람들도...

양예수의 그런 표정을 감지한다...

양예수...놀란 고개를 들어...

과장밖을 빠져나가는 허준의 뒷모습을 본다. 

도지...그런 양예수의 시선에...

표정이 굳어지는데...

당당한 얼굴로 과장을 

나가는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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