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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허준] 3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462 목록 댓글 0

  

허준 <제 33회>

 

S#1. 궐 안

 

허준이 허겁지겁 궐안을 가는데...

이때 맞은편에서 양예수와 이태성을 필두로...

김응택...정작 송학규 그리고 도지와

내의원 입격생들이...어디론가 가고 있다.

달려오던 허준이...양예수 일행과 대면하는데...

난감한 허준...어찌할 바를 모르고...

양예수를 비롯한 도지...김응택...

다른 입격생들도 황망한데...

허준...긴장된 얼굴로 양예수와

이태성을 향해...예를 갖춘다.

이때 송학규가 앞으로 나서면서...

 

송학규 네 이놈...감히 의생 주제에...등원 첫날부터...늦는단 말이냐!

양예수 됐네.

 

송학규...양예수의 눈치를 보면...

 

양예수 들어가거라.

 

허준...예수에게 예를 갖추고...

얼른 무리의 뒤로 간다.

예수와 이태성이 걸으면...따라가는 무리들.

김응택과 송학규...허준에게 불쾌한 시선을 한번 주고...

도지...의미심장한 시선으로 허준을 보고 간다...

허준을 비껴가는 사람들 속에서...

심난해 하는 허준을 보던 이명원...

허준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이명원 도제조 어른께 문안 여쭈러 가는 길이요.

허준 ...(옆에서 걸어가는 명원을 보면)

 

이명원...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S#2. 내의원 집무실

 

의생들이 도열해있는 가운데...

김응택이 허준을 질책하고...

정작,이공기와 송학규 도지...

뒤로 물러서 이를 지켜본다.

 

김응택 네 이놈!!네 놈이...부제조 영감까지 계신 자리에서 내의원의

기강과 위상에 먹칠을 한 줄 아느냐!!

허준 송구하옵니다.

김응택 등원 첫날부터... 그따위 나태한 모습을 보이다니... 어찌

너같은 놈에게 왕실과 종친부의 안위를 맡길 수 있겠느냐!

허준 ...

정작 이제 그만 하시지요...수련일정이 지체되었소이다.

김응택 (더 하고 싶지만 참고) 앞으로... 어느 누구라도... 이자와

같은 행실을 보였을시에는... 가차없이 축출될 것이니 그리

알라...

정작 (사태를 무마할려는 듯 허준에게)들어가게...

 

허준...뒤로 물러서면...

 

정작 ...유봉사 앞으로 나오게.

 

정작의 말에...유도지...앞으로 나오면...

의생들...모두 도지를 주목한다.

 

정작 여기 유봉사가...유월간 자네들의 수련을 책임질 것이다.

위로는 지엄하신 상감마마로 부터...아래로는 혜민서를 찾는

만백성의 병을 치유하는 일까지...의관으로써...자네들이

담당할 책무가 막중하니... 긴장을 늦추지 말고...최선을

다하도록 하라...

 

의생들...긴장된 얼굴로...

응택의 말을 경청하는 동안...

도지...자신만만한 얼굴로...이들을 응시하는데...

도지...착잡한 얼굴로 있는 허준을 바라본다.

 

응택 (송학규...정작...등에게)자...우린 이만 갑시다.

 

응택과 송학규...정작...

이공기가 내의원을 나가면...

도지와...부봉사인...정태은이...

의생들에게 훈시를 한다.

도지...정태은에게...눈짓을 하면.

정태은이 앞으로 나서면서...

 

태은 앞으로 자네들은 봉사나으리와 더불어...궐내의 법도와 지리...

궁중에서의 규범과 언동 등을 익히게 될 것이네... 수련기간

중 자네들이 받게되는 성적은 차후 품계와 보임에 반영될

뿐 아니라... 만약 이를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등제가 취소되어 궐밖으로 쫓겨날테니... 이점 명심해야 할

것일세. 백패를 받아든 것만으로 의관이 된거라 여겼다면

오산일세... 의관에게 실력보다 더 우선하는 것은 성품이야...

(허준을 보고)우수한 성적으로 입격했다는 자만심에 빠져

결국엔 제 무덤을 파는 일이 없도록...다들 유념하길 바라네.

 

굳어지는 허준의 얼굴...

 

도지 허의생...

허준 ...예...

도지 자넨...오늘의 과오를 책임지고... 앞으로 일주일간

입직(자막:당직근무)을 서도록 하게.

허준 ...!

도지 이만한 벌로 무마된 것을 다행으로 알고... 성심을 다해...맡은

일을 책임을 다하게...

허준 ...

도지 다른 의생들도 하루 한명씩...허의생과 입직을 설것이네...

한사람이 잘못하면 연대책임을 물을것이니 그리알게.

 

의생들 두어명이 불만스런 얼굴로

허준을 힐끔보면...허준 괴롭다.

 

S#3. 내의원 뜰

 

허준...이명원, 장학도를 비롯한

의생들과 유도지 정태은이있다.

정태은이 앞에서...

 

정태은 내의원은 예문관 서쪽에 위치했으니...우선 내의원을

중심으로한궐내 지리를 익히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게.

 

의생들...주위를 둘러보는데...

 

도지 내의원은 주상전하의 어약화제를 관장함을 주소임으로 하네.

삼정승이나 전임 삼정승 중에 한 분이 도제조를 맡으며...그

아래로... 종일품에 계신 분이 제조를 맡으시네. 허나

내의원의 실질적인...책임을 맡으신 분은 어의 영감이시고 그

밑으로 첨정...판관...주부...직장 봉사에서 참봉까지의 서열로

실무를 맡게 되네... (정태은에게)약재창으로 가지...

태은:예...

 

도지와 태은이 앞장서면

의생들이 두사람을 따라간다...

 

S#4. 내의원 약재창

 

도지와 태은...수련생들을 데리고

약재창안으로 들어선다

 

태은 약재창일세. 각지에서 공물로 올라온 것들과 중국에서

들여온 귀한 약재들이 모두 이곳에 보관되네...

 

의생들...약재창의 규모에...다들...놀라는데...

약재창에서 잡무를 보고있던

하급관리들이 허릴 굽힌다

 

정태은 이자들은 내의원의 잡무를 담당하는 도약사령과

종약서원들일세.

 

의생들 안을 둘러보는데...

도지와 태은은 문켠에 서있다.

허준.도지를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도지 앞으로 간다.

그런 허준을 보는 이명원과 장학도...

도지 앞으로 간...허준...

 

허준 나으리...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도지 뭔가?

허준 송구하오나...오늘 입직을 하루만 연기해 주실수 없겠습니까?

도지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본다).

태은 아니...이자가 무슨 소릴하는게야!!.

도지 자넨 물러나 있게...

태은 (뒤로 물러나면).

도지 웬가?

허준 ...집안에 우환이 있습니다.

도지 그럴 수 없네.

허준 ...

도지 이번 입직은 자네의 잘못을 문책하고자 내려진 것일세. 헌데

사사로운 일로 내의원의 법도를 어길셈인가!!

허준 (착잡하고)...

도지 (정태은에게)서고로 가지...

정태은 예...

 

도지와 태은이 한쪽으로 가면...

이명원이 그런 허준을 보는데...

 

S#5. 허준의 집 마당

 

마당 한켠에서 탕약을 다리고 있는 양태.

 

S#6. 허준의 방

 

방 한켠에 병색이 완연한 다희가 누워있고...

그 옆에 손씨가 걱정스런 얼굴로...

다희의 이마에 난 진땀을 닦고 있다...

겸이도 근심스런 얼굴로 다희를 보는데...

 

손씨 겸아...넌 그만 나가있거라...

겸이 아닙니다...어머니 곁에 있겠습니다.

 

손씨 측은한 눈빛으로 겸이를 본다...

 

S#7. 내의원 협실

 

의생들이 앉아있고...

앞에 정태은과 도지가 있다.

 

도지 오늘 수련은 끝났으니...그만들 퇴궐하게. (도지 태은에게

눈짓을 하면)...

 

태은이 허준앞으로 간다.

 

태은 자넨...오늘 입직을 하면서...서고를 정리하고... 이 병부를

필사하게.

허준 예...

 

허준이 병부를 받는다...

도지와 다른 의생들이 내의원밖으로 나가는데...

허준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긴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하혈을 하면서

쓰러진 다희의 모습이 떠오르고...

허준...초조한 얼굴인데...이때 밖으로 나갔던

이명원과 장학도가 허준에게 다가오고.

 

명원 허의생...

허준 (보면)...

명원 우리 안면이나 트고 지냅시다. 나 이명원이요.

학도 난 장학도요.

허준 허준입니다.

학도 (장난스럽게)내의원을 두 번씩이나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이니... 허의생 이름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소. 덕분에

나도 오늘 벌입직을 서게 됐소...

허준 면목없습니다.

학도 농으로 한말이니 신경쓰지 마시오...

명원 집안에 우환이 있다 들었는데 데체 무슨 일이요?

허준 ...?

이명원 아까 약재창에서 유봉사한테 하는 말을 들었소...

주제넘지만...혹 내가 도울 일이라면...?

 

허준...이명원을 본다.

 

S#8. 허준의 집 방안

 

다희 몹시 힘겨운 얼굴로 신음을 토하는데...

이를 지켜보는 손씨와 양태...초조하다...

 

손씨 아범은 왜 이리 안오는게야.

양태 안되겠습니다요. 제가 도성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양태...자리에서 황급히 일어선다.

 

S#9. 허준의 집 마당

 

양태가...방에서 나오는데...

이때 마당으로 들어서는 이명원...

손에는 약재를 들고 있다...

 

명원 계시오?

양태 뉘십니까?

명원 허의원과 같이 의과에 입격한 이명원이라 하오.

양태 (의아한 얼굴로 명원을 본다)

 

S#10. 허준의 방

 

명원이 다희에게 시침을 하고 있다.

걱정스런 얼굴로 다희와

명원을 지켜보는 손씨와 양태.

명원 침을 뽑고...

 

이명원 이제 한시름 놓으셔도 되겠습니다...

손씨 ...고맙습니다. 나리.

이명원 (겸연쩍은)...허의원과는 동기생이니...말씀 낮추십시요. 제가

일주일간 오가며 병자의 용태를 살필 것이니... 너무 심려치

마십시요...

양태 (의아한)일주일이라니요...? ...형님이 그리 오래 입직을 선단

말입니까...?

손씨 (불안한)...데체...무슨 일로...

이명원 (둘러대는)...허의원이 수석으로 입격하지 않았습니까?

허의원에 대한 윗분들의 기대가 남달라 부과된 업무가

많아서 그런 것입니다...

 

이명원의 말에도 손씨...

불안감을 완전히 떨칠 수가 없는데

 

S#11. 내의원 서고

 

내의원 서고안에서

의서들을 나르고 있는 허준과 장학도.

서가에다 의서를 꽂는 허준...

 

장학도 명원이와는 어려서부터 호형호제하던 사이요... 한양에서도

제법 이름을 날릴 정도로 재주있는 친구니... 너무

염려안해도 될꺼요.

허준 여러모로...폐가 많습니다...

장학도 입직 끝나거든...술이나 한잔사시오...

 

이때...서고로 들어오는 정태은

허준과 장학도가 장태은에게 인사를 한다.

 

정태은 (못마땅한)...언제까지 예서 꾸물거린 셈인가...? 일을

마치거든...내실로 옮겨 병부를 정리하게.

허준 예.

 

S#12. 내의원 협실

 

촛불 아래 병부를 정리하고 있는 허준.

허준...붓을 놀리느라 정신이 없는데...

장학도는...졸린지...연실...하품만 하고 있다.

 

S#13. 내의원 외경, 새벽

 

S#14. 내의원 협실

 

학도 엎드린 채 잠들어 있고...

허준...충혈된 눈으로...병부를 적고 있다...

학도의 몫까지 하느라...손에...경련이 일 정돈데...

허준...잠시 붓을 놓고...손을 주물르는데...

그때...문을 열고 이명원이 안으로 들어온다.

 

명원 밤을 새셨나보오.

허준 ...어찌 됐습니까?

명원 안정을 찾고 있으니 심려치 마시오.

허준 애쓰셨소.

 

이때 잠에서 깨는 장학도...

 

학도 (하품을 하고)왔는가? (앞에 놓인 병부를

보는데)...아니...허의원이 다한거요?

허준 나 때문에 벌 입직을 섰으니...내가 해야지요.

명원 자네 입직을 서는 사람이 잠 만 잔게로군.

학도 (겸연쩍게 웃으면서)...난 굶고는 살아도...잠 못자곤 못사네.

 

이때...내의원으로 들어오는 정태은...

정태은을 본 허준과 명원 학도 긴장하는데...

 

정태은 병부는 다 정리됐는가?

허준 예...

태은 어디 보세...

 

허준이 병부를 내밀면...

태은이 병부를 본다...

흠을 잡고 싶은 기색이나...

헛점을 발견할 수가 없는데...

 

S#15. 내의원 집무실

 

도지가 앉아있고...

그 옆에 정태은이 서 있다.

 

태은 ...그 많은걸 밤새 다 정리했습니다.

도지 ...

태은 ...헛점을 잡아 추궁을 할려 했으나...빈틈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도지 그럴테지...

태은 ...

도지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닐세. 섣부르게 질책하려 들다간

되려 망신당하기 십상이네.

 

S#16. 내의원 서고

 

서고에서 책을 보는 허준.

 

S#16. 내의원 탕약방

 

탕약방에서...

의생들과 함께 약을 다리는 모습.

 

S#18. 약재 창고

 

약재창고 한켠에서

약재를 정리하는 허준의 모습등이

몽타쥬로 비춰지면서...

일주일간에 시간이 흐르고.

 

S#19. 궐 밖

 

궐에서 퇴청을 하는 허준...

급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S#20. 허준의 집 앞

 

겸이가 집 앞 한켠에 쪼그려 있는데...

우울한 얼굴로...작대기를 잡고...

땅에다 한자를 쓰고 있다. 입으로는...

 

겸이 소년이로 학난성... 소년은...소년은...

 

이때 허준이 그런 겸이를 보고 다가간다...

겸이는 허준을 의식못하고...

 

겸이 ...소년은...

허준 소년은...늙기 쉬우나...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겸이 (허준을 보고 반색하고)아버지...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 일촌광음 불가경...순간 순간의 세월을

헛되지 보내지 말라했다.

 

S#21. 허준의 방

 

다희가 힘겨운 얼굴로 앉아있고...

손씨가 그런 다희에게 약사발을 내민다.

 

손씨 드시오...

 

다희...약사발을 받아들고 마시는데...

이때...밖에서 들리는 겸이의 목소리...

 

겸이 (소리)...할머니...어머니... 아버지 오셨습니다.

 

방문이 열리고...겸이와...

허준이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손씨 (반갑고)애비야...

허준 ...(손씨에게 인사를 하고)소자 다녀왔습니다.

 

다희...애뜻한 눈으로 허준을 본다.

 

허준 (수척한 다희의 얼굴을 보고 안타까운데)여보...

 

손씨...그런 다희와 허준을 보고...

 

손씨 겸아...할미하고...나가자.

 

손씨...겸이를 데리고 방밖으로 나가면...

 

다희 ...(눈물 그렁한 눈으로 허준을 보고)...서방님..용서하십시오.

제가 부덕하여...수태한 아이를 잃고 말았습니다.

허준 ...그런말 마시오. 무능한 .내 죄요... 무능해서 당신 모진

고생시킨 내 죄요. 날 용서하오.

다희 서방님...

 

허준...그런 다희를 안는다.

허준의 품에 안겨 우는 다희...

 

S#22. 지리산 일각

 

구일서가 산을 돌며 덫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번번이 허탕인 듯...입맛만 다시는데...

빈 덫을 허탈하게 바라보는 일서...

 

일서 ...젠장...오늘도 공쳤구만...

 

일서 한쪽 바위에 걸터 앉아서...쉬는데...

 

일서 (휴하고 한숨을 쉬고)...준이성님하고 양태는 뭘 할꼬.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단말이 틀린말이 아닐세... 눈에

삼삼한게...환장하겠구만... ...그냥 한양으로 떴으면 딱

좋겠구만 마누리 성화에...갈수도 없고.

 

일서...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눈알을 굴리는데...

 

일서 (결심을 한듯)그래...까짓거...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는거야.

 

일서...얼른 사냥도구를 챙겨서 산을 내려간다...

 

S#23. 주막

 

주막마당으로 들어서는 일서...

 

일서 주모...주모... 만돌이 못봤나?

주모 봉노방에서 투전판 벌이고 있을게요.

 

일서...얼른 주막 봉노방쪽으로 가는데...

 

S#24. 봉노방...

 

일서가 방문을 열고 안을 보면...

방안엔...험상궂게 생긴...너댓명의 사내들이

모여앉아서 투전판을 벌리고 있다.

일서 그중 한 사내를 보고.

 

일서 만돌아...나 좀 보자.

만돌 거참...한참 끗발 오르는데 왜 불러!

일서 ...잠깐...잠깐이면 된다니까.

 

S#25. 주막 일각

 

일서와 만돌이 서 있고.

 

만돌 뭔일이야?

일서 저...(선뜻 말하지 못하고...망설이다...만돌의 귀를 잡고...

귀에다...무어라 속삭인다)...

 

일서의 말을 듣는 만돌...

 

만돌 ...(기가 막히다는 듯 피식 웃으면서)...미친놈...

일서 그래...나 미쳤다... 미쳤으니까...제발 내말대로 좀 해주라.

만돌 ...맨입으로 못하지.

일서 내 그럴줄 알고...준비했다...(허리춤 낭에서...웅담 한쪽을

꺼내고)... 옛다...웅담이다.

만돌 (웅담을 보고)...오소리 쓸개갖고 장난치는거 아냐?

일서 (찔금)...이 자식은...속고만 살았나. 틀림없는 웅담이야.

 

만돌...다시 한번 웅담을 보는데...

 

S#26. 일서의 집 마당

 

함안댁...언년이를 등에 업고

마당에서 이불을 말리고 있다

겨울의 묵은 때를 털어내려는 듯 .

방망이를 들고...퍽퍽...두들겨대는데...

그때...마당안으로 만돌을 위시한 험상궂은

사내 너댓명이 들어온다.

그들을 본 함안댁 바짝 긴장하고...

 

함안댁 왜...웬일들이슈?

 

사내들...아무런 말도 없이...

마당 한켠에 있는...

독 하나를 걷어차서 깨고...

함안댁...기겁을 하고...

 

함안댁 왜...왜들이래?.

만돌 (건들 건들)구서방 어딨수?

함안댁 우리 언년애빈 왜 찾는거유?.

만돌 노름빛 받으러 왔으니 안에 있거든 당장 나오라구 하쇼.

함안댁 (기함하는)...노름빛...! 아니 이 화상이 또 투전판에 나섰단

말여!!

 

이때 사립문밖 한켠에 숨어

마당안을 훔쳐보는 일서.

 

만돌 ...얘들아...뒤져봐라.

 

사내들...우왁스럽게 방문을 열어 제껴보고...

집안 이곳 저곳을 보는데...

함안댁 안절부절 하면서...

 

함안댁 왜 들이래...우리 언년애빈 없소. 집에 없다니까!데체 빚이

얼만데 이난리요?

만돌 열닷냥.

함안댁 ...(입이 딱 벌어진다)...여...열닷푼도 아니고 열닷냥... 내

이놈에 화상을...

 

함안댁...이를 득득 가는데...

집안을 둘러보는 사내들...

 

사내 형님 없습니다...

만돌 없어? (피식 웃고)... 제깟놈이 뛰어봐야 벼룩이지.

(함안댁에게)구서방 오면 전하슈. 내일까지 빚 갚지

않음...황천길 가던가...고자로 만들어버린다고

 

만돌...침을 찍 뱉고...사립문밖으로 나가는데...

사내들도 우르르 따라 나가고...

 

함안댁 (안절부절 하면서)...고...고자... 내 이놈에 화상을 그냥...

 

속이 상해서...눈물이 글썽할 지경이고...

사립문밖에서 그런 함안댁을 보는 구일서.

조금은 미안한 표정인데...

 

S#27. 일서의 집 외경(밤)

 

S#28. 일서의 방

 

한쪽엔 언년이 잠들어 있고...

함안댁이 안절부절 하고 있다...

함안댁의 옆에는 보따리가 하나 놓여져 있고...

함안댁...한쪽에 있는 문갑에서...

함 하나를 꺼내고...안에서 엽전을 꺼내서 본다...

 

함안댁 ...악착같이 모아둔돈이...딱 열닷냥인건... 어찌 알았나 그래.

 

그때 밖에서 숨죽인 듯한

일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일서 (작게)...여보...나야...

 

순간...도끼눈을 치뜨는 함안댁.

얼른 문갑안에 함을 넣고...

일서...방문을 열고...죄지은 사람마냥...

눈치를 슬슬 보며...들어오는데.

 

일서 벼...별일...없었어...?

함안댁 (별안간 보따리를 획 던지며)당장 나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

일서 (매달린다)여보...언년엄마...한번만 봐줘. 내가 나가면.언년인

어떻해...애비없는 자식 만들꺼야?

함안댁 아이구...내가 복도 많은 년이지...복도 많은 년이야... 저런

인간을 서방으로 믿구...평생을 바쳐온 내가 복도 많은

년이야. 나가! 안나가고 뭐해!!

일서 여보...나 이대로 만돌이 그놈한테 잡히면 죽어. 당신

챙겨놓은 돈 좀 내놔.

함안댁 ...돈이라니? 돈이 어딨어?

일서 ...(문갑쪽을 가리키며)저기...

함안댁 (기겁을 하고)이 화상이... 그게 어떤 돈인데...노름빚으로

내놔... 못내놔...난 죽어도 못내놔...

일서 ...그럼 나보고 죽으라는거야. 여보. 제발.

 

일서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사정을 하는데.그런 일서를 보고...

마음이 짠해지는 함안댁...

 

함안댁 (울먹이면서)이게 어떻게 모은 돈인데... 못입고...못먹고.동네

방네 싸돌아다니면서...갖은 허드렛일하고. 악착같이 모은

돈인데... 난 못내놔...못내놔.

일서 ...정히...못내놓겠으면...우리 튀자.

함안댁 (정색을 하고 일서를 본다)...

일서 ...야반도주를 하자구...

함안댁 ...어...어디루?

일서 만돌이 그놈 워낙에 숭악한 놈이라...거창이나 함안쯤은...

도망쳐봐야 부처님 손바닥이야. 그놈이...쫓아올 엄두 안나게

아예...멀리 튀자구.

 

구일서의 말에...전전긍긍하는 함안댁.

문갑의 돈을 보는데...넘겨주긴 아깝고...

 

S#29. 구일서의 집 앞(밤)

 

마당에서...등짐을 진...구일서와 언년이를 업고...

머리에 짐을 진...함안댁이...몰래...집앞으로 나온다.

구일서...긴장한 얼굴로...주위를 살피면서...

도망을 가는데... 함안댁 역시 바짝 긴장한 얼굴로...

주위를 살피면서 그런 구일서를 따라간다...

 

S#30. 내의원 뜰 (아침)

 

내의원 뜰에서...빗자루를 들고

비질을 하고 있는 의생들.

허준과 학도...명원이 비질을 하는데...

이때 한쪽에서 상궁의 뒤를 따라

의녀인 채선이약 보따리를 들고 걸어간다.

채선...허준과 학도...명원들과 시선이 마주치면...

수줍은 듯 입가에 미소를 띠고 인사를 하는데...

채선이 한쪽으로 가면...

 

학도 ...곱다...고와... 저 아인...의녀보다...기녀가 되는게 나을뻔

했네. 기방에서도 저리 고운 아이는 못봤어.

명원 ...이사람...이거...제 버릇 개못준다더니...

 

허준도 입가에 미소를 띠고...

채선쪽을 보는데...

궐 한쪽으로 사라지는 채선...

 

S#31. 혜민서 의녀국 일각 앞

 

채선이 쟁반을 들고... 일각으로 가고...

의녀들이...기숙을 하는 집앞으로 오는데...

이때...한쪽에서...이정명과 예진이 온다.

이정명은 관복을 입고 있고...

예진은 장옷을 걸치고...

손에는 간단한 옷보따리를 들고 있다.

채선이 이정명을 보고...인사를 하면...

 

이정명 덕금이 있더냐?

채선 예.

 

채선 얼른 안으로 들어가고...

잠시후 안에서...사십 중반의 의녀 덕금과...

삼십 중반의 의녀 홍춘이 나온다.

두사람...이정명에게 인사를 하면...

 

정명 ...내가 일전에 말한 처잘세.

 

덕금과 홍춘이 예진을 보면...

 

예진 (인사를 하고)예진이라 합니다.

정명 ...잘 부탁하네.

홍춘 나으리. 의녀가 되자면...나이어린 계집을 엄선하여...

삼년동안...천자문...효경...정속편을 익히고.

동인경...산서...화제부인문과 같은 의서를 필수로 공부하여야

합니다. 그만한 지식이 없으면...의녀로서의 소임을 맡기가

어렵습니다.

정명 그건...염려할것없소. 이 처잔..천자문, 효경은 물론이고. 논어

대학까지 익혀 문리를 터득했고... 어려서부터 의원에서 자라

웬만한 병자는 돌볼만큼 의술도 뛰어나다오.

홍춘 하오나...

덕금 됐네.

 

홍춘...뒤로 물러나면...

 

덕금 (정명을 보고)...제가 맡아보겠습니다.

정명 (미소를 띠고)...고맙네.

 

홍춘은 차가운 얼굴로 예진을 보는데.

 

S#32. 혜민서 의녀국 일각 뜰

 

정명과 예진이 서 있다.

이때 한쪽에서 그런

정명과 예진을 숨어서 보는...

의녀...개금과...세희...

 

정명 난...지금이라도 말리고 싶소.

예진 ...

정명 ...의녀로 사는것이...얼마나 어려운지 아직 낭자는 모를게요.

예진 ...소녀...평생 병자를 돌보며 살고자 작정하였습니다. 어떤

어려움도...견딜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정명 의녀가 병자만 돌보는줄 아시오?

예진 (의아한 얼굴로)...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정명 (선뜻 말하지 못하고 안스러운 얼굴로)...아니요...차차 알게

될게요.

예진 ...?

정명 난...조만간...의금부로 자리를 옮길지도 모르겠소. 의녀를

책임지는 덕금이 말이... 때되면 사가를 출입할수 있다

했으니...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날 찾아오시오.

예진 ...이 은혜...무엇으로 보답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정명 ...(안스러운 눈빛으로...예진을 본다)...난 이만 가보리다.

 

정명...돌아서서 가는데...

그런...정명을 보는 예진의 시선.

이때 홍춘이 오고...

 

홍춘 뭐하느냐? 어서 들지 않고.

 

예진...긴장을 하고...홍춘을 따라간다.

 

S#33. 혜민서 의녀 큰 방

 

의녀들 전체가 모이는 큰방 상석에...

의녀국을 책임지는 덕금이 앉아있고...

양쪽으로...십수명의 의녀들이...도열해서 앉아있다...

모두들 의녀 복장을 하고 있는데...

그 말석에...채선이 있고...

다른 한쪽엔...개금과...세희...그리고...온지가 있다.

이때 방으로...예진과 홍춘이 들어온다.

홍춘...덕금 옆으로 가서 앉고...

 

덕금 앉거라.

 

예진...긴장된 얼굴로 자리에 앉는다.

의녀들의 시선이...예진에게 향하는데.

 

덕금 앞으로...너희들과 같이 의녀가 될...예진이다. 궐안은

처음이니...너희들이 궐내 법도와...지리를... 가르쳐주도록

해라. 가만있자...(의녀들을 둘러보고)채선과 한방을

쓰도록하거라.

채선 예...

홍춘 가서 앉거라.

 

예진...자리에서 일어나 말석에 있는

채선옆으로 가서 앉는다.

 

홍춘 (엄한 얼굴로 의녀들을 보고)채선이 나오너라.

 

채선 흠짓 놀라고...

겁먹은 얼굴로 홍춘 앞으로 나간다...

 

홍춘 ...네 이년. 내 그토록 일렀거늘...아직도...궐안을 드나들며.

헤프게 웃음을 흘리고 다니느냐!

채선 ...그...그런적 없습니다.

홍춘 닥쳐라! 수성궁에 계신 상궁마마님께서 너를 보고 하신

말씀이다. 종아리를 걷거라.

채선 ...요...용서하십시오.

홍춘 어서 걷거라.

 

채선 눈물이 그렁해지고...

어쩔수 없이 종아리를 걷는다.

홍춘 옆에 있는 회초리를 들고...

가차없이 채선의 종아리를 내려친다.

신음을 토하는 채선...

 

채선 (울면서)잘못했습니다...용서하십시오.

 

홍춘...눈하나 깜작 않고...

종아리를 내려치는데...

종아리 내려치는 소리가 날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는 의녀들.

예진...한쪽에서 심란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는데...

 

S#34. 내의원 협실.

 

도지가 앞에 나서서

의생 훈련을 하고 있는데...

 

유도지 의관이라 하여... 상감마마의 옥체를 쉬이 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앞으론 진맥을 통하지 아니하고도 환후를 살피는

방도를 익혀야 할 것이네.

장학도 보지도 진맥도 않고...어찌 환후를 살핍니까?

도지 (옆에 있는...장태은에게)밖에 내관을 들라하게...

정태은 예...

 

정태은이 밖으로 나가더니...

내관한명과 같이 들어오는데...

내관의 손에...매우틀이 들려있다...

내관 몹시...신중하게...매우틀을 들고오면...

 

도지 이리 내려놓게...

 

내관이...의생들 한가운데...

책상위에 매우틀을 내려놓는다

의생들...다들 신기한 눈으로...

매우틀을 보는데...

 

도지 ...이것이 매우틀일세...

 

다들...의아한 얼굴로 매우틀과...

도지의 얼굴을 보면...

 

명원 매우틀이 무엇입니까?

도지 (태은을 보고)자네가 설명하지...

태은 (앞으로 나서고). 매우틀을 설명하기 전에...자네들이 먼저

알아야 할것이 있네... 궐밖에서와는 달리...상감마마와

종친부의 어른들을 대할때는 그에 걸맞는 예의

범절과...궁중용어를 써야해. 다들 적게...

 

의생들...붓을 들어 필기할 준비를 하면...

 

태은 상감마마의 눈은 안정. 눈썹은 안정썹... 눈물은 옥루이며...

손은 어수 혹은 옥수... 손가락은 수지... 발은 족장이라 하네.

땀은 한우... 피는 혈이라 하며... 소변은 지... 대변이...

매우네...

 

도지의 말에... 의생들 놀라고...

 

장학도 하면... 매우틀이라 함은...

태은 상감마마의 매우가 담긴 틀일세.

 

의생들...떨떠름한 얼굴로...

앞에 놓인 매우틀을 본다.

 

유도지 사람 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변의 상태가 다르다는 것은

의원인 이상... 자네들도 알고 있을 터 상감마마의 옥체를

살피는 방편의 하나도 바로 이것일세. 일차... 외형으로

판단이 아니되면... 그 성분도 살펴봐야 하며... 그 또한

확실치 아니할때에는... 맛을 보는 일도 서슴치 말아야

할것일세... 난 잠시 약재창에 다녀올것인...다들 상감마마의

매우를 살펴보고... 그 상태를 말해보게.

 

유도지와 정태은이...

내의원밖으로 나가면.

의생들 난감한 얼굴로

매우틀을 바라보고 있다...

 

장학도 (다들 무거운 분위기를 깨고)... 상감마마의 변에서는...향기가

나는줄 알았더니만... 냄새는 우리 미천한것들하고...똑 같네

그랴... 아니...더 고약하지 않나?

 

다들...그제서야 웃는데...

허준 역시 입가에 미소를 띠고...

매우틀을 본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산음에서 유의태로부터

교육을 받던 장면이 회상되는데...

 

S#35. 산음...유의원댁 마당(회상)

 

의태가...마루에서 병자를 보고 있고...

그 옆으로...허준과 오근이 있다.

의태...병자를 진맥하고는... 오근에게...

 

의태 병자의 변을 받아놓았느냐?

오근 예...

의태 가져오너라.

 

오근 한쪽으로 가서...

사기로 된 요강을 들고 오는데...

오근의 표정이 떨떠름하고

 

오근 (의태와 허준앞에 놓으면서)여기 있습니다.

 

의태...요강의 뚜껑을 열면...

오근...손을 입에 대고...

얼굴을 찡그리고 고개를 돌린다.

 

의태 (허준에게)보거라.

 

허준...요강안을 보는데...

 

의태 어떠냐?

허준 ...붉고 검은색을 띠고 설사를 하였습니다.

의태 그 이유를 아느냐?

허준 ...모르옵니다.

의태 ...(요강안에 손을 넣어서...똥을 만져본다)...

 

순간...놀라는 허준...오근은

구역질을 참고 고개를 돌리는데...

허준...얼른 수건을 의태에게 주면...

의태...담담한 얼굴로... 손을 닦고...

 

의태 이 병자는...열리(이질의 종류,더위를 먹고 생긴 것으로

증상은 등이 차고 얼굴이 기름 바른것처럼 된다)다... 병의

원인에 따라 대변은 그 색깔이 다르게 나타난다. 설사한

것이 희거나 푸르면 속이차서 설사한 것이며... 변의 색이

노랗거나 붉거나 검은색을 띠면 열 때문에...설사를 한

것이다. 설사한 변이...노란색을 띠는 것은 비장에 열이 있기

때문이며... 변이 색깔이 검은 것은 열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의태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 허준의 표정.

 

S#36. 내의원 뜰 일각

 

정태은이 있으면...

이때 한쪽에서 도지가 온다.

 

도지 어떤가? 살펴보던가?

정태은 예. 하오나...지깟놈들이...어찌 매우만을 보고...주상전하의

환후를 짐작할 수 있겠습니까? 다들 난감해하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도지:그럴테지...

 

두사람 내의원쪽으로 가는데

이때 맞은편에서...

양예수와 김응택...송학규가 다가온다.

도지와 정태은이...

긴장된 얼굴로 예를 표하면.

 

예수 의생들 수련은 잘되가는가?

도지 예...지금 매우틀을 놓고 살피고 있습니다.

예수 (입가에 미소를 띠고)그래? 거 재미있겠구만. 어디 한번

보세.

 

S#37. 내의원 협실

 

의생들...매우틀을 앞에 놓고 술렁이고 있는데...

이때 내의원안으로...도지와 정태은...

양예수...김응택...송학규 일행이 들어온다.

의생들 예수를 보고 긴장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표하는데...

 

예수 (한쪽으로 가서 앉으면서)난 게의치 말고... 수련을 시키라.

 

예수 옆으로 김응택과...송학규가 앉는다...

도지...예수를 의식하면서...의생들 앞에 서고...

 

도지 다들 살펴보았는가? ...살펴보았으면...상감마마의 옥체에 어떤

환후가 있는지... 말해보게.

 

의생들 다들 말이 없는데...

 

태은 ...뭣들하는가!!

도지 (학도를 보고)자네 말해보게.

학도 저...아무리...상감마마의 옥체를 돌보는 것이... 중차대한

소임이라고는 하나... 변까지...살펴봐야 되는 것은 너무한

처사인 듯 합니다. 우리가...변이나 보자고 내의원에

들어온것도 아니고...

태은 (예수쪽을 의식하면서 경악을 하고)아니 이자가...

 

이때 양예수를 의식한

김응택이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날려고 하면.

예수...그런 김응택을 만류한다.

예수의 입엔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고...

 

도지 (당황한 얼굴로)상감마마의 안위는 만백성의 안위와

직결됨을 모르는가? 어찌 그런 마음가짐으로... 의관이 될

작정을 했던가?

학도 ...

도지 이번 수련 과정이...자네들의 보임과...품계 수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명심하게...

학도 ...(기가죽고)...

명원 ...살펴는 보았으나...매우만 보고서는 환후까지 짐작하긴

어렵습니다.

도지 ...다들 마찬가진가? 하기야...자네들...수준에서는 당연한지도

모르지. 내가 설명을 할것인...잘듣게.

허준 ...상감마마께서는 습리의 증세가 있으신 듯 합니다.

 

순간...허준을 보는 도지...

태은도 놀란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다른 의생들 역시 허준을 주시한다.

한켠에 앉아서

그런 허준을 보는 양예수의 시선.

 

도지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가?

허준 상감마마께서는 검은 콩즙같은 매우를 설사하셨습니다. 이는

습리의 증세라고 압니다.

도지 (허준의 대답이 맞자...당혹스런 표정을 감출수 없는데)...

예수 ...다른 증세일땐 어떤 색을 띠는지도 아느냐?

허준 열리일때는 검은 자줏빛 매우를 한리 일때는 희면서...오리

변같은 매우를 풍리때는 푸른 빛이 도는 매우를...기리때는

게거품같은 매우를...적리때는 노랗고...물은 매우를 보는걸로

압니다.

 

허준의 거침없는 대답에...

양예수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 두사람을 의식하는 도지의 착잡한 표정.

 

S#38. 기방

 

도지와...정태은이 기녀를

옆에 끼고 술을 마시고 있다...

도지 착잡한 얼굴로 술잔을 비우는데...

 

태은 나으리... 그 허준이란 자를 그냥 두면 안되겠습니다. 그자가

내의원에 들어오기 전엔...나으리가 ㅇ분들의 총애를

받았는데 한몸에 받았는데... 이러다간...그자 때문에 나으리의

위치까지 흔들리겠습니다.

도지 술이나 마시게.

태은 (찔끔)...

도지 (입가에 냉소를 띠고)...두고보면 알것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그놈은 날 따라올수 없어.

 

도지...비장한 얼굴로 술잔을 비운다.

 

S#39. 기방 마당

 

한쪽 마루에서...술에취한

이정명이 기녀의 부축을 받으면서...

툇돌에 있는 신발을 신는다.

 

정명 (술취한 목소리로)...구름보면...열 두폭 치마인양 하고...

꽃보면 얼굴인듯...더 못견딜 이 그리움... 군옥산에나 가야

만날까... 달밤에 찾아야 요대를 찾아야 할까... 계월이...이게

누구 시 줄 아느냐?

계월 모르옵니다.

정명 이태백이 시다.

계월 오늘따라...이상합니다...실연이라도 하셨습니까?

정명 ...(웃으면서)실연...흐흐흐흐...

 

정명 비틀거린서 마당으로 나서는데...

이때 한쪽에서 나오던 도지와...

정태은과 마주친다.

 

정명 이게 누군가?...유봉사.

도지 (정명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

정명 (취한 목소리로)유도지라 했지... 자넨...나쁜 사람일세...

도지 ...(의아한 얼굴로 정명을 본다)...

정명 무심한 사람이야...나쁜 사람...

 

정명...비틀거리면서 나가는데...

그런 의아한 얼굴로

그런 정명을 보는 도지의 시선.

 

S#40. 의녀국 예진의 방(밤)

 

채선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뒤이어...

조금은 긴장한 듯한 얼굴의 예진...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와...방을 둘러본다

이불이 올려진 낡은 서랍장하나가

전부인 작고 초라한 방...

 

채선 초라하기가 그지 없다우... 옷가지는 여기다...챙겨 넣으시우

 

채선의 말에...예진...가벼이 미소짓고...

서랍장 쪽으로 가 보따리를 풀러...

자신의 짐을 정리하는데...

채선...분위기있는 예진에게...

묘한 호기심이 동하는 눈치다.

 

채선 ...저...아까...그 잘생긴...나리는...누구요?

예진 ...이조좌랑이신...이정명나립니다...

채선 (놀란다)...세상에...용모만 수려한게 아니라...지체까지

높으시네... (다가앉는다)...어떤 사이유...?

예진 ...

채선 윗성님들 말이...첩으로 앉히려다...여의치 않아 잠시

피신시켜놓은 거라던데...그게 사실이유?

 

예진...채선의 말이.그저...피식 웃고 마는 예진...

예진이 웃는 이유는 알 수 없는 채선...답답하다...

대꾸없이...다시 옷가지를 정리하는 예진...

그런 예진을 바라보며...채선...

뭔가 머리를 굴리는 듯 하다가...

 

채선 저기...성...님...

예진 ...?

채선 아유...뭘그리 놀라 .나보다 한참 나일 더먹었으니...성님이라

부르는게 당연하지.

예진 아닙니다.여기 들어온 연차를 따지면... 당연히 제가 존대를

해야지요...

채선 나는 여러모로...아랫사람 취급이...뱃속 편하다우... 성님

옷가진 내가 정리할테니...저리 비켜나 쉬시우.

 

채선...예진의 옷가지를 잡는 순간...

순간...종아리를 맞은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채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주저앉는다.

 

예진 (놀란)괜찮습니까?

채선 (종아리를 걷어올리며...아프다...)아유...

 

예진...채선...종아리를 보면...

상처에서 피가 베어나오고 있는데...

 

예진 ... 우선 지혈부터 해야겠습니다...

채선 (아무렇지 않은)괜찮수...의녀된뒤론 사흘걸러 한번씩은

매타작 당한 다리라...이까짓 피멍은 .된장 발르면 그만이유.

 

예진...채선의 말에...

다시 한번...미소띠고는

 

예진 ...된장도 붓기를 가라앉히는덴 효험이 있지만 상처가 곪는

것을 막고 새살을 돋게 하려면... 오적골을 가루내어

발르거나...급한대로 꿀을 쓰는 것이...좋습니다...

 

채선...예진의 말에...놀라는데...

 

채선 그런건...어서서 배웠수?

예진 (미소짓는다)

 

S#41. 의녀숙소 외경, 밤

 

S#42. 예진과 채선의 방

 

예진과 채선이 ...곤히 잠들어 있는데...

방문이 스르륵... 열린다.이어...두명의 의녀가...

조심스럽게 방안으로 들어서는데...보면...

온지와 세희다...온지...문쪽에서 망을 보고...

세희...잠든 예진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흔들어 깨우는데...

예진...그 기척에...눈을 뜨는데...순간...놀란다.

 

온지 (예진의 입을 막는다)쉿!!

 

혹시나 채선이 깼을까봐 보는 세희...

세희 ...이어 문쪽의 온지를 보면...

온지...안심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온지 (예진에겐)조용히 일어나서 따라나와...

 

입을 막힌채 놀라고 불안한 눈으로...

세희를 바라보는 예진...

 

S#43. 의녀 큰 방

 

대여섯명의 의녀가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대장격인 듯한 개심이

잔뜩 벼르는 얼굴로...앉아있다...

그때...의녀방의 문이 열리며...

예진이...세희와 온지와 함께 들어온다...

예진 긴장된 얼굴로 의녀들을 보면...

 

개심 앉아.

 

예진 한쪽에 앉는다...

 

예진 (낮지만 단호한)...데체 왜들 이러는거요!

세희 반반한 얼굴로...사내 꽤나 홀렸겠다.

예진 ...

개심 ...네가...무슨 속셈으로...여길 들어왔는진 모르지만...

한가지...명심해야 할게 있다.

예진 ...

개심 우린 이 자리에 오기까지... 뼈를 깍는 수련을 했어. 헌데

기생노릇이나 하던년이...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얼쩡대는게야!

예진 (단호한)...난 기녀출신이 아니니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예진의 당돌한 대응에...

놀라는 개심과 의녀들.

 

예진 수련과정도 없이...의녀가 된 것은 미안한 일이나 나

또한...의술엔 문외한이 아니요...

세희 뭐야! 이 맹랑한 년... (개금에게)성님 안되겠수...정신이

들도록...손을 봐줍시다.

 

세희의 말에...개금...예진을 쏘아보지만...

예진...조금도 굴하지 않고 이에맞선다.

 

개금 ...저년의 옷을 벗겨라.

예진 ...

 

개금의 말에...곁에 있던

의녀 세명이 예진에게 달려드는데...

 

예진 (저항하는)이것 놓으시요!!!

개금 ...다들 저년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줘라.

 

의녀들...예진의 옷을 벗기려하고...

예진...완강히 저항하자...

예진 옷의 고름을 쥐어뜯는데...

그때...문이 벌컥 열리며...소현이 들어온다.

 

소현 뭐하는 짓들이냐!

 

갑작스런 소현의 출현에...

순간...움찔하는 의녀들...

소현...의녀들에게 붙들려...

옷이 찢겨진 예진을 본다.

사태를 직감한 소현...의녀들을 쏘아보는데...

 

소현 (다가와서 예진 옆에 있는 의녀들에게) 물러나거라!

 

의녀들 물러나면...

 

개금 소현이 네가 나설 일이 아니야.

소현 (개금을 보면)

세희 ...의녀의 법도와 기강을 알려주려는 것 뿐이니... 성님은 모른

척...물러나 게시우...

소현 ...닥쳐라... 홍춘성님도 아시는 일이냐?

 

개금과 세희...말이 없는데...

 

소현 예서 그만 둔다면...없던 일로 하겠다.

 

소현의 말에...

개금...세희 온지...말이 없는데...

 

소현 (예진에게)옷을 추스르고...따라 나오너라.

예진 ...

 

S#44. 의녀국 일각 뜰(밤)

 

소현...앞서 나와 기다리고 있는데...

예진이 나온다...

 

예진 고맙습니다.

 

소현...그런 예진을 찬찬히 바라본다...

 

소현 ...나 또한 저들의 심정과...별반 다르지 않다...

예진 ...

소현 ...만약...의술의 기본도 없이...의녀가 된것이면... 그땐.내가

가만있지 않겠다.

예진 ...

 

소현...예진을 두고 차갑게 돌아서고...

예진...그런 소현을 바라보는데...

 

S#45. 내의원 뜰

 

허준이 한쪽으로 가는데

이때 허준을 부르는 오근의 목소리.

 

오근 허의원...

허준 (돌아서 오근을 보고 놀란다)...형님...

오근 (씩 웃으면서)오랜 만일세.

 

오근 종약서원의 복장을 하고 있는데...

 

허준 여긴 어떻게...?

오근 보다시피...약재창고와 탕약방에서 일하는 종약서원으로

들어왔네. 내의원...의과 일차시험을 합격한 효험을 봤지.

허준 잘됐습니다. 유봉사 나으리도 보셨습니까?

오근 봤지...그 인간은...안면몰수하고...사람 무시하더구만.

참...우리가...이런 식으로 대화를 나눠선 안되는데...

앞으로...나으리로 모시겠네.

허준 (겸연쩍게 웃으면서)...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오근 아닐세...종약서원 주제에...내의원 의관인 자네한테 소홀히

했다간... 내가 경을 치지...

 

이때 한쪽에서...이명원과

장학도가 급한 걸음으로 오고...

 

명원 허의원...뭐하시오. 어의 영감께서 소집한 회합이 있으니.빨리

갑시다.

 

명원과 학도가 내의원쪽으로 가면...

허준과 오근에게 인사를 하고 급하게 간다.

 

S#46. 내의원 집무실

 

의생들과...도지...김응택...송학규...

정작을 비롯한 내의원 의관들이...모여있다...

이때...내의원 관원 한명과 들어오는 예수...

다들 긴장을 하는데.

 

예수 유도지.

 

도지...긴장된 얼굴로 예수를 보면...

 

예수 앞으로 나오게.

 

도지...예수 앞으로 가면...

 

예수 그간... 공빈전의 안위를 살피고...의생들의 수련에 애쓴 공을

인정하여... 자넬 종7품 직장에 명하네...

 

내의원들이 술렁이는 가운데...

도지 또한 기쁜 기색을 감추려 애 쓰는데...

양예수 도지에게 고신을 건네준다.

 

양예수 약재창과 탕약방의 관리가 자네의 새로운 소임이나...

공빈전의 안위 또한 소홀히 하면 아니될 것이네.

도지 (감격해서)명심하겠습니다.

 

S#47. 약재창

 

허준... 일각에서 장부를 보면서...

약재를 정리하고...오근은 한쪽에서...

자루에 약재를 담고 있다.

이때 도지와 정태은이 약재창안으로 들어온다...

오근이 자루를 짊어지고...약재창을 나갈려고 하면...

 

도지 뭔가?

오근 ...혜민서로 갈 약잽니다.

도지 내려놔 보게.

 

오근...약재자루를 내려 놓으면...

도지...자루룰 풀어 안을 보고

안에 약재를 살펴보는데...

 

도지 누가 이런 상질의 약재를 헤민서로 보내라고 하던가!!

오근 (쩔쩔매고)...

도지 ...이 약재는 궐안에서 써야되니... 혜민서엔...저기...묵은

약재를 보내게.

오근 예...

도지 ...(한쪽에 있는 허준을 보고)자네도 종약서원을 도와...

혜민서에 다녀오게.

허준 예...

 

S#48. 혜민서 가는 길

 

허준과 오근이 약재를 짊어지고...

혜민서로 간다.

 

오근 혜민서에 가본적이 있나?

허준 없습니다.

오근 지옥이 따로없네...

허준 ...?

오근 장안에...가난한 병자들은...죄다 몰려와서 난리를 피우는

곳이지... 죽네 사네...울고불고...약달라...침놔달라...

아귀다툼하는걸 보면...멀쩡한 사람도...골병이 들것같네.

자네도...혜민서로 미끄러지지 않게 처신 잘하게...

허준 ...

 

두사람 혜민서로 향하고...

 

S#49. 혜민서마당

 

허준과 오근이 혜민서 마당으로 들어서면...

마당엔 수십명의 병자들이 난장을 치고 있고...

두어명의 의원이 분주하게 병자들을 보고 있다...

허준...그 광경을 보고 기가 막힌데...

 

오근 어떤가? 정말 생지옥이 따로없지...

허준 ...(착잡한 시선으로 신음하는 병자들을 보는데)...

오근 나 이거...저 인간만 보면...오금이 저려서...

 

오근이 한쪽에 있는 의원 한명을 보는데...

거구에 장비처럼 수염을 한 김만경이 관복을 입고

이리 저리 분주하게 병자를 보고 있다.

 

오근 (만경에게로 다가가서)나으리...

만경 (보면)...

오근 약재 대령했습니다.

김만경 이리 놓게...

 

오근이 얼른 약재를 내려놓고...

 

오근 그럼... 소인은 이만 가보겠습니다요...

 

오근... 허준에게

빨리 나오라는 손짓을 하고는...

재빠르게 몸을 돌려 혜민서를 나가려는데...

약재를 본...만경...험한 얼굴로...

 

만경 네 이놈...게 섣거라!!

 

만경이 호통을 치면...

오근...그 자리에 얼어 붙은 듯 서고...

만경 씩씩 거리면서

오근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는다...

 

김만경 망할 놈...

오근 왜... 왜 이러십니까?.

 

허준도 놀란 얼굴로 만경을 보는데...

 

만경 왜 이래? 니놈이 몰라서 그러느냐!

 

주위의 병자들이 몰려들고.

 

만경 개 돼지도 못먹을 저 약재를 병자들 먹이라고 가져 온게냐?

오근 (켁켁 거리면서).사...살려 주십시요...나으리... 소인..약재창

책임을 맡은 직장 나으리가 가져 가란 약재만 가져왔을

뿐입니다.

만경 직장나으리? 그놈이 누구야?

오근 유...유도집니다...

만경 (눈에 불을 켜고) 내 이자식을...

 

만경...오근을 팽개치고...

혜민서밖으로 뛰쳐가는데...

구석에 처박힌 오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허준에게...

 

오근 크...큰일났네...빨리 가보세.

 

오근고 허준이 혜민서 밖으로 나가는데.

이때 혜민서 한쪽에서 의녀복장을 하고...

쟁반에 탕약을 받쳐들고 나오는 예진과 채선.

예진.문득...허준과 오근이

달려나가는 문쪽을 보는데...

그런 예진의 시선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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