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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허준] 3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275 목록 댓글 0

  

허준 <제 36회>

 

S#1. 혜민서 약재창.

 

내의원 약재창보단 규모가 작은 약재창에서...

장부를 들고 약재를 파악하는 예진과 채선.

 

채선 (한쪽에서 약재를 정리하면서)성님은 복도 많으시우...

잘생긴 포도청 종사관 나으리가 뒤를 봐주시지...

거기다 흠모하는 분을 모시고 일을 하지...(휴 한숨)...내 

팔잔... 맨날 내의녀님께 종아리나 맡는 처지니...

 

채선이 재잘거림을 흘려버리면서...

열심이 약재를 파악하는 

예진...그런 예진이...놀라는데...

채선이 그런...예진을 보고...

 

채선 왜 그리 놀라시우?

예진 당귀의 량이 장부와 맞질않아.

채선 (대수롭지 않게)조금 틀리는거야 별 문제 있겠수

예진 조금이 아니야.다섯근이야...

 

예진의 말에 채선도 놀라고...

 

채선 다섯근씩이나?...

 

예진... 급한 마음에 약재창 안의 

이곳저곳을 살펴보지만...

사라진 당귀는 보이지 않고...

이때...약재창안으로 들어오는 

김응택과 송학규...그리고 홍춘...

그들의 모습을 본 예진과 채선...

바짝 긴장을 하는데...

 

학규 ...(예진과 채선을 보고)...약재창의 출납을 어찌 의녀가 

관리를 하오?

홍춘 의관들의 일손이 부족하여...의녀들이 맡고 있습니다.

학규 (예진을 보고)어디 장부를 보자.

 

당혹스러운 예진의 표정.

채선도 겁을 먹고 있는데...

 

홍춘 뭐하는게야...어서 보여드리지않고!

 

장부를 들고 난감한 예진.

 

S#2. 혜민서 병사.

 

병자들이 누워있는 

병사에서 병자들을 보고 있는 허준...

허준이 누워있는 병자에게 시침을 하고 있고...

소현이 그 옆에서 허준을 거들고 있다...

허준...침을 뽑은후...

 

허준 (소현에게)...이 병자는 허로요.

간이 상해...얼굴에 핏기가 없고...힘줄이 늘어지고...눈이 

어두워졌으니. 사물탕을 조제하여 주도록 하시오.

소현 예...

 

허준이 다음 병자로 

자리를 옮겨서 병자를 살피는데...

병자의 진맥을 하고 있는 사이...

이때 병사로 세희가 들어오고...

소현옆으로 간다...

 

세희 (소곤거리듯이)성님. 지금 예진이하고 채선이가.

판관나으리께 불러가 경을 치고 있습니다.

소현 무슨 일이냐?

세희 예진이하고 채선이가 관리하는 약재창에...당귀가...다섯근이나 

없어졌다합니다.

 

그 말을 들을 허준이 놀란 얼굴로 세희를 보면...

소현...허준의 시선을 의식하고...

 

소현 (얼른)알았으니. 그만 니 일을 보거라...

세희 예...

 

세희...얼른 병사밖으로 나간다. 

병자의 상태를 보는...

허준의 표정이 굳어지는데...

 

S#3. 혜민서 집무실.

 

응택과 학규가 있고...그 앞으로...

홍춘과 예진...채선이 서 있다.

 

학규 네 년들이 고의로 빼돌리지 않고서야...어찌 그 많은 량이 

없어진단 말이냐! 어디로 빼돌렸는지 당장 대라!

채선 (겁에 질린 얼굴로)나으리...감히 저희가 어찌 약재를 

빼돌리겠습니까... 저흰 모르는 일입니다.

학규 약재창의 출납을 맡은 네년들이 모르면 누가 안단말이냐! 

어서 대라!

예진 약재를 분실한 책임을 물으시면...마땅히 질것이나...

약재를 빼돌렸다는 의심은 당치않으십니다...

학규 뭐야? 네 이년... 감히 뉘앞이라고 고개를 세우느냐!!

응택 ...됐네.

 

학규...흥분을 가라 앉히고 물러나면...

 

응택 더 이상 왈가왈부 할것없이...당장 이년들을 포도청으로 

넘기게.

 

응택의 말에...

홍춘, 예진...채선이 놀라고...

 

홍춘 나으리...이만한 일로...포도청에 넘기라 하심은 지나친 

처사이십니다.

응택 내 이 년들을 포도청에 넘기라 한 것은...당귀 다섯근을 

분실해서가 아닐세. 그동안...안일하고 방만하게 

운영되어온...혜민서의 기강을 바로잡고자...

일벌백계의 본을 보이고자 함일세.

 

홍춘...뭐라 할말이 없고...

 

응택 (예진과 채선을 보고)...지금이라도 실토를 하면...

봐주겠다 약재를 어디로 빼돌렸느냐!

예진 그런 일 없습니다.

응택 고얀년... 밖에 아무도 없느냐?

 

집무실 안으로 

혜민서 관원이 들어온다.

 

응택 ...포도청에 연락해서...당장 이년들을 잡아가라...일러라!

관원 예...

채선 (응택에게 사정한다)나으리...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나으리.

 

예진...참담한 얼굴인데...

 

S#4. 혜민서 일각.

 

포졸들에 의해...

포도청으로 끌러가는 예진과 채선.

의녀들과...의관들...그리고...

혜민서 관원들이 그런 예진과 채선을 지켜보는데...

이때 한쪽에서...오던...허준과 김만경이 

다가오다가 그 모습을 본다...

허준...끌려가는 예진을 보고 놀라는데...

그 순간...예진과 허준의 시선이 마주치고...

 

만경 (지켜보고 있던 학도에게)데체 무슨 일인가?

학도 약재창에 당귀 다섯근이 없어졌다하여...포도청에서 잡아가는 

중입니다.

만경 당귀 다섯근? 그만한 일로...포도청까지 동원한단 말인가?

학도 ...판관나으리께서 내의원에 기강을 바로 잡고자...

일벌백계의 본을 보이신다 합니다.

만경 (기가 막힌 표정으로 웃는데)허...겨묻은 개가 뭐묻은개 

나무란다더니...

 

허준...안타까운 얼굴로 

끌려가는 예진을 바라본다.

 

S#5. 병사

 

한쪽엔 병자들이 누워있는 

병사 한켠에 홍춘을 비롯한 

소현...개금 세희등의 의녀들이 있는데...

홍춘...착잡한 얼굴이고...

 

소현 내의녀님...이건...우리 의녀들을 무시한 처사가 아닙니까?

그동안 의관들이나 하리들이.사사로이...약재를 빼돌려...

주막거리에서 술과 바꾸어 먹는다는건...우리 의녀들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책임을 묻자면...먼저 그들에게 

물어야지... 어찌 예진이와 채선이가... 당해야 합니까?

홍춘 어쩔수 없지 않느냐?

공공연한 비밀일뿐 아무런 물증이 없으니...

세희 제가 심증이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홍춘과 소현...개금이 세희를 보면...

이때 병사로 들어온 허준이 그들의 얘기를 듣는다.

 

개금 누구냐?

세희 ...한봉사 나으리입니다. 예진이가...의녀로 오기전...제가 

약재창을 관리할 때... 한봉사 나으리가 수시로 와서...비싼 

약재를 빼돌리는 것을 봤습니다. 화제까지 제시하고 탕약을 

조제한다고 말은 했지만...나중에 알고보면...탕약을 

조제한적이 없었습니다.

개금 ...그럼 이번에도 값비싼 약재가 없어져야지...왜 하필이면 

당귀야. 당귀는 값나가는 약재가 아니잖아.

세희 나도 그게 좀 이상한데...

개금 당귀의 효능이 뭐유?

소현 ...당귀는 보혈 작용을 한다.

개금 그것말고 또 없수?

 

소현도...홍춘도...모르는 기색인데...

 

허준 당귀는 보혈 작용도 하지만...풍병과 허로에도 좋소.

 

순간...의녀들 허준을 의식하고 당황하는데...

 

허준 ...게다가...부인들이 임신을 못하는데도 좋고...이질로 배가 

아픈 증상에도 효험이 있소.(세희를 보고) 좀 전에 한말이 

사실이냐?

세희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는데)...그게...

홍춘 ...이 아이의 말은 의관나으리들을 무고하자고 한 것이 

아니니 새겨듣지 마십시오.

허준 나 역시 판관나으리의 처사가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게이치 마시오. 약재를 빼돌린 자를 찾아 내자면 그 약재를 

어디에 썼는지 알아야 할텐데... 없어진 약재가 값비싼 것이 

아니라 왜 하필 당귀였는지 나도 그것이 궁금하던 참이오.

 

S#6. 포도청옥사.

 

옥사 한켠에 예진과 채선이 하옥되어 있다.

예진...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으면...

 

채선 성님...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거유? 꼼짝없이 도둑 누명을 

쓰게 됐으니...

예진 ...

채선 성님...성님은 포도청 종사관 나으리를 잘 알잖수...

그분한테 우리 억울한 사정을 말해보시우.

예진 ...이런 일로 그분께 누를 끼칠순 없다.

채선 ...성님...이건 종아라 몇대 맞고 끝날일이 아니유.

저번에 혜민서를 찾은 병자중에...포도청에 

끌려와...물볼기맞고 태독으로...죽은 사람도 있었다우...

예진 ...,,

채선 (눈물을 흘리면서)난...이리 죽을순 없수. 이리 죽긴 억울해...

 

예진...잠시 고민을 하고 망설이는데...

포졸을 부른다...

 

예진 이보시오...이보시오...

 

포졸이 다가와서...

 

포졸 왜 그래?

예진 종사관으로 계신 이정명나으리를 뵙고 싶소.

포졸 하늘같은 종사관 나으리께서 .어찌 자네들을 

상대하시겠는가?

예진 종사관 나으리와 교분이 있소...긴히 드릴 말씀이 

있으니...대면케 해주시오.

포졸 (피식 웃으면서)교분? 내가 포도청 옥지기만 수삼년째네

여기 끌려와 이분들과 교분있다고 설치는 년놈치고...

진짜 교분있는거 한번도 못봤지.허튼 수작말고 잠자코 있게...

 

포졸...사라지면...예진 착잡한데...

 

S#7. 포도청 집무실.

 

이정명이...앉아서 집무를 보고 있는데 

이때 포교 한명이 들어온다.

 

포교 나으리...오늘 하옥된 죄인들을 보시겠습니까?

정명 ...(시선은 보고 있던 장부에 두고)특별한 죄인이 있던가?

포교 ...삼개나루에서...아녀자를 희롱한...왈패놈과 혜민서에서 

끌려온 의녀말고는 특별한 죄인은 없습니다.

정명 (고개를 들고).의녀?

포교 예...

정명 무슨 죄로 왔던가?

포교 혜민서 약재창 약재를 빼돌렸다 합니다.

정명 ...(잠시 생각하다가 예진일 리가 없다는 느낌인지)...자네가 

알아서 처리하게...

포교 예...

 

포교...밖으로 나가면...

정명...다시 시선을 보던 장부에 가져간다.

 

S#8. 허준의 방.

 

방한켠에...허준이 의서를 보고 있다...

허준...문득 고개를 들고...상념에 잠기는데... 

포졸들에게 끌려가던 예진의 모습이 떠오르고...

 

세희 (소리)한봉사 나으리입니다.

예진이가...의녀로 오기전...제가 약재창을 관리할 때...

한봉사 나으리가 수시로 와서...비싼 약재를 빼돌리는 것을 

봤습니다. 화제까지 제시하고 탕약을 조제한다고 말은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면...탕약을 조제한적이 없었습니다.

 

세희의 말을 떠올린...허준...착잡한데...

이때...다희가...

 

다희 밤이 늦었는데 그만 주무시지요.

허준 그래야겠소.

 

S#9. 허준의 집 외경 (이른 아침)...

 

S#10. 허준의 방.

 

다희와 허준이 잠들어 있는데...

다희가 잠에서 깨고...자리에서 일어나...

옷맵시를 살피고...머리를 매만진다.

이때 허준도...잠에서 깨어 일어난다...

 

다희 더 주무시지요.

허준 됐소...

다희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허준 ...?

다희 통 안색이 어둡고...밤새 잠도 못주무시는 것 같았습니다.

허준 ...별일아니니...신경쓰지 마시오.

 

다희...어딘지 무거운 허준의 안색을 보는데...

 

S#11. 허준의 집 마당.

 

다희가 방에서 나와 마당으로 내려서면...

마당 한켠에 함안댁이 있는데 

나무대야를 앞에놓고 쪼그려 앉아있다...

함안댁...김이 모락 모락 나는 물에다...

작은 자루 하나를 넣는데...

 

다희 그게 뭡니까?

함안댁 이거...당귀 뿌리하고 잎을 가루낸거야.

다희 그걸 왜?

함안댁 이걸...우려낸 물로...소세를 하면...살결이 

보송보송해지고...잔주름도 펴진다네.

내...겸이엄마...몫도 가져왔으니...한번 써봐.

서방이...딴생각할땐...몸단장도...신경써야 한다니까.

다희 (수줍은 미소를 띠는데)...

 

이때...방에서 허준이 나오고...

 

허준 ...당귀를 우린 물로 소세를 한다 했습니까?

 

함안댁...깜짝 놀라고...

 

함안댁 ...예...

허준 그 얘긴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함안댁 우리 약재 점포에...기방 중노미가 당귀를 사러 왔습디다...

그래서 내가 물었지...약방도 아니고...기방에서 웬 당귀를 

쓰느냐? 그랬더니...기생들이...이 당귀 우린 물로...소세를 

한답디다. 하면...얼굴이 뽀예지고...잔주름도 없어진다고...

한양 기생치고...당귀 안쓰는 기생이 없답니다.

 

심각한 얼굴로 상념에 잠기면...

그런 허준을 의아한 얼굴로 보는 

다희와 함안댁.

 

S#12. 혜민서 일각.

 

오근이 혜민서로 들어와... 

혜민서 안을 두리번 거리면서...

다닌다...누구를 찾는 듯 한데...

아마 홍춘인 듯...

이때 혜민서 한쪽에서 홍춘과...

몇명의 의녀들이 오는 모습을 보고...

오근...얼른 몸을 숨긴다.

몸을 숨긴채...고개를 내밀고 홍춘을 보는 오근...

홍춘...의녀들에게 무언가 지시를 하는 모습...

그런 홍춘을 보는 오근...

가슴이 터질 것 같이...긴장된...모습인데...

이때...허리춤에서...침낭하나를 꺼내서 본다.

(의원은 침통을 의녀는 침낭을 갖고 다님)...

 

오근 (오랫동안 연습을 한듯...혼자서 읊조리는데)...홍춘이...당신을 

위해 준비했소... 이게 보통 침낭이 아니라...사향이 들어있는 

침낭이오. 사향 향기가...당신의...우아한 자태에서 나오는 

향기만 하겠소만... 내 성의니 받아주오. 홍춘이...

 

오근...혼자...읊조리고 있는데...

이때 그런 오근의 등뒤에서...

오근을 부른다...

 

허준 형님...

오근 (화들짝 놀라고)...

허준 (그런 오근을 의아한듯)왜 그러십니까?

오근 아...아닐세...

허준 형님께 긴히 할 말이 있습니다.

 

S#13. 혜민서 일각.

 

인적이 없는 혜민서 일각에...

허준과 오근이 마주 서 있다.

 

오근 (놀라고)정말 예진아씨가 하옥됐단말인가?

허준 예...

오근 이런...기막힌 일이 있나... 

허준 ...

오근 자네 말대로면...일단...기방부터...뒤져봐야겠구만.

일단...혜민서에서 제일 가까운 기방부터...알아보지.

허준 ...제 형편에...기방출입은 난망한 일입니다.

오근 돈걱정 말게. 예진아씨 일인데...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구해보지.

 

S#14. 기방외경(밤)

 

S#15. 기방

 

허준과 오근이 기녀들 끼고 

술을 마시고 있다.

 

오근 (옆에 앉은 기녀에게)자넨 이름이 뭔가?

홍련 ...홍련이 옵니다.

오근 헉...홍련이...

홍련 왜 그러십니까?

오근 아...아닐세...오샌...홍자만 들으면...가슴이 철렁해서...

(기녀의 뺨을 한번 어루만지고)자네...살결이 이리 고운걸 

보니... 당귀를 쓰나 보구만...

홍련 남정네가 그걸 어찌 아십니까?

오근 ...다 아는수가 있지.

허준 (옆에 있는 옥단이에게)너도 당귀를 쓰느냐?

옥단 그럼요.

허준 ...그 당귀는 어디서 구하느냐?

옥단 저자거리 약재상한테 구하지요.

오근 약재상말고...다른데서 구할 방도는 없느냐?

옥단 홍련이 성님한텐 갖다 바치는 사람이 따라 있지요...

오근 ...(눈이 번쩍 띠고)...그게 누군가?

홍련 ...그건 왜 물으십니까?

허준 누구냐니까?

홍련 ...혜민서에 계신 의관나으리입니다.

 

순간...허준과 오근의 시선이 마주치는데...

 

S#16. 기생집 대문앞(밤)...

 

대문앞 담장 한켠에...허준과 오근이 서 있다.

이때 기생집쪽으로 사내 한명이 오는데... 

사내들 보는 허준과...오근...

사내는 혜민서에 의관인...한봉사다.

 

허준 (사내앞으로 가서)나으리...

한봉사 (흠짓 놀라고)자...자네...허참봉아닌가?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허준 ...봉사나으리께서...기녀들한테 갖다바친 당귀를 찾으러 

왔습니다.

한봉사 (놀라고)자...자네 지금 무슨 소릴하는겐가?

허준 무슨 소린지는 당귀를 빼돌린 나으리께서 더 잘아실게 

아닙니까!

한봉사 이 사람이 정말...!! 데체 무슨 근거로...그따위 막말을 

하는겐가!!

허준 홍련이를 대면시켜야 겠습니까?

한봉사 ...(흠짓 놀라고)...자...자네 왜 이러나?

허준 나으리께서 빼돌린 당귀때문에...의녀 두사람이...포도청에 

끌려가 하옥되었습니다.

한봉사 .깟 의녀 따위가 뭐라고...자네가 나한테 이러는겐가?

허준 ...나으리께는 하찮은 일이...의녀들한텐 목숨이 걸린 중한 

일입니다.

한봉사 (사정조로)이보게 허참봉...데체 왜이러나...

허준 ...내일 아침...회합시간에...판관나으리께...봉사나으리가 약재를 

빼돌린 사실을 고하고 사태를 수습하십시요.

한봉사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다고 이러는겐가?

허준 만약...수습하지 않으시면...나으리께서...그 당귀를 기방에 

갖다바친... 사실을...혜민서에...의관은 

물론이고...하리들부터...의녀들까지 알도록 하겠습니다.

한봉사 허참봉...

허준 ...의녀들은 아무 잘못이 없음을 고하십시오.

하면...저도 입다물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허준...한봉사에게 인사를 하고...돌아서서 간다.

오근도...허준을 따라가고...

한봉사...착잡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데...

 

S#17. 혜민서 전경(아침)...

 

S#18. 혜민서 집무실

 

허준과 김만경...장학도...

그리고 한봉사와 두어명의 다른 의관들

김응택, 송학규가 회합을 하고 있다...

 

응택 ...자...내 할말은 다 했으니할 말들이 있으면 해보게.

학도 ...혜민서를 그만두고 낙향을 한...윤참봉과...안봉사를 대신할...

인사는 언제쯤 오는겁니까? 손이 딸려서...병자들을 제대로 

못볼 지경입니다.

응택 ...기다려보게...어의영감께...보고를 드렸으니...조만간 조치를 

취해주실걸세...

만경 (학도를 보고)큰기대는 말게. 원래 혜민서가 그런데라네. 

판관나으리와 주부나으리께서도 병자를 봐주시면

한결 숨통이 트일텐데... 워낙에 공사다망하시니...그런 기대는 

할 수가 없고...우리가...고생하는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겠네.

 

만경의 빈정거리는 말에...

응택과 송학규...떨떠름한 얼굴이나...

뭐라 말은 못하는데...

 

송학규 자...더 할말없으면...그만 나가 일들보게...

 

이때 허준이 앞에 앉은 한봉사를 노려본다.

한봉사...안절부절 어쩔줄을 모르는데...

달리 어쩔수 없이...

 

한봉사 나으리...

김응택 뭔가?

한봉사 나으리...지난번...약재창에서...없어진...당귀는 

소인이...가져갔습니다.

 

한봉사의 말에 다들 놀라서...

한봉사를 보는데...

 

김응택 그 많은 당귀를 뭐에 쓴다고 가져갔단 말인가!

한봉사 ...(쩔쩔매는데)저...소인이 집에서...쓸일이 있어서...

응택 이런 미련한 사람을 봤나.그럼 그렇다고 진작에 말할 

일이지...

한봉사 ...면목이 없습니다.

응택 (난감한 표정으로 있다가 학규를 보고)포도청에 기별하여...

의녀들의 죄가 벗겨졌으니...그만 방면해 달라고 하게.

학규 예...

 

허준...그제서야 안도하는데... 

 

S#19. 의녀 집무실

 

덕금과 홍춘과 소현...세희가 있는데...

이때 온지가 급하게 들어온다...

 

온지 어의녀님...예진성님과...채선이가...풀려났습니다.

덕금 그게 정말이냐?

온지 지금 혜민서로 왔습니다.

 

덕금과 홍춘과 의녀들..

급하게 집무실을 나간다.

 

S#20. 혜민서 일각

 

덕금과 홍춘등의 의녀들이 급하게 

혜민서 일각으로 나오면...

예진과...채선이 개금과 

몇 명의 의녀들에 둘러 쌓여있고...

예진과 채선...덕금과 홍춘을 보면...

앞으로 가서...예를 갖춘다...

 

예진 ...소녀...어의녀님께...심려를 끼쳐드려...송구스럽습니다.

채선 (눈물이 그렁해져서)어의녀님...

덕금 됐다...됐어.그만하길 천만다행이다... 별탈이 없으니...됐어.

 

이때 한쪽에서 허준이 나타나고...

허준...예진을 보는데...

예진과 시선이 마주치면...

예진...알 듯 말 듯... 눈인사를 한다.

허준이 입가에 미소를 띠고...

예진에게 인사를 하고...

의녀들에게 다가가는데...

 

허준 (홍춘에게)...당귀의 효능이 하나 더 있소.

 

의녀들이 허준을 주목하면...

 

허준 ...당귀를 우려낸 물로...소세를 하면...살결에 윤기가 나고...

잔주름도 가신다 하오.

 

허준이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돌아서서 한쪽으로 가면...

의녀들 의아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본다.

 

S#21. 내의원 협실

 

도지가 집무실안에서 의서를 보고 있는데...

태은이 안으로 들어온다... 

 

도지 왔는가.(의서덮으며)서두르세...곧 폐문할 시각이야...

태은 (탐탁치 않다)...정말...혜민서에 들릴 작정이십니까?

도지 김응택나으리를 한번쯤은 찾아뵈야지...

지금은 혜민서로 쫓겨간 신세지만...언젠간 내의원에 

복귀를 할것이니...괜히 적을 만들어 좋을거 없어...내 말 

명심하게...

태은 예...

 

S#22. 혜민서 일각

 

허준과 김만경...장학도 정신없이 

밀려드는 병자들을 보느라 분주한 모습인데...

진료복은 병자들이 피고름으로 

범벅이 되어있고...얼굴은 온통 땀에 젖어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장학도...

병자를 보느라 여념이 없는 

허준을 보고 혀를 내두르는데...

그때 한쪽에서 도지와 태은이 다가온다...

태은...혜민서의 지저분한 광경에 

눈쌀을 찌푸리고...도지...더러운 병자들 사이에 

둘러싸인 허준을 바라보는데...

그때...등뒤에서 송학규가 나타난다

 

학규 ...유직장아닌가...

 

S#23. 혜민서 집무실

 

도지와 태은...김응택...송학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학규 말도 말게...생지옥이 따로없어...이럴바엔 차라리 낙향을 

하는게 나을 듯 해...

도지 조금만 참고 견디십시요...어의 영감께서도 나리들을 

혜민서에 오래 머물게 하시진 않을것입니다...

응택 ...말이라도 그리해주니 고맙네...헌데...영감께선 아직 이렇다 

할 말씀이 안계신가...?

도지 ....

응택 (착찹하다)하기사 여태 뫼시면서 그렇게 진노하신 건 

처음이였으니... 이 모든게...허준이와 장학도 그놈들 

때문일세... 두고보게...내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테니...

도지 ...

 

S#24. 혜민서 일각

 

허준 화상을 입은 어린아이를 치료하고 있고

예진이 물을 담아 허준에게로 가져오고 있다. 

허준...물을 받아 아이의 다리에 끼얹는데...

아이...아픈지 비명을 지른다...

 

예진 (허준에게 약재를 건네며)...너삼과 측백잎입니다...

 

허준...준비된 약재를 

아이의 상처부위에 바르려 하는데...

아이...지례 겁을 먹은 표정으로 도리질 친다...

 

아이 ...아...아아....

허준 괜찮다...덴곳에 이걸 발라야 상처가 나아...

아이 (울음을 터뜨리는)...싫어요...아파요...

 

아이의 완강한 거부에..

허준과 예진 당혹스러운데...

 

아버지 (쥐어박는)이놈아 얌전히 굴지 못혀...

예진 너무 나무라지 마십시오...

(아이에게...다정한)...걱정마라.의원님께서 하나도 아프지 않게 

해주실꺼야 잘참고 약을 바르면 상으로 엿을 주마...

 

그말에 아이 눈을 껌뻑이며 예진을 보는데...

이제 됐다는 듯...예진...허준을 향해 

미소지으면 허준도 웃는다...

그때...집무실에서 나오던 도지...

문득 허준쪽을 바라보다가...

그 곁에서 미소짓는 예진을 발견하는데...

순간...온몸에 전율을 느끼듯 충격받는 도지.

도지...예진이 자신의 눈앞에 

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태은...갑작스런 도지의 행동에 어리둥절하고...

도지...떨리는 걸음을 옮겨 예진쪽으로 다가가는데...

허준을 돕고 있는 의녀...예진이 분명하다...

 

도지 ...예진아.

 

도지의 소리에...예진 고개를 드는데...

보면...감정이 격양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도지가 서있다...

허준도...놀란 얼굴로 도지를 보고...

 

예진 ...(놀란 얼굴로)...오라버니.

 

S#25. 헤민서 일각

 

도지와 예진이 서있다...

예진...괴로운 듯 

도지의 시선을 피하고 있는데...

 

도지 ...이곳에 있었더냐...이리도 가까운 곳에...

예진 ...

도지 ...널 찾아 한양 천지를 다 헤매다녔다...실성한 

놈처럼...헤맸어...

예진 ...오라버니...

도지 네 행방을 모르던 하루 하루가 내겐 지옥같았다...

내 사람이 안되어도 좋으니...제발 살아만 있기를 바랬어.

왜...날 찾지않았느냐...한양까지 와서...날 찾지않은 이유가 

뭐야.

예진 (눈물이 글썽해지는데)...오라버니...

도지 ...네가...네가 어찌 이런 진창에서...지내야 한단 말이냐.

내 잘못이다...내 잘못이야...

예진 

예진 오라버니...소녀 지금은 마음이 편합니다...

제발...저로 인해 마음 상하지 마십시요...

도지 이 지옥같은 혜민서에서 병자들의 피고름이나 닦는 것이...

마음편하다는게냐? 산음서도 그리 살지는 않았어.

예진 ....

 

예진...그런 도지를 보며...안타까운데...

 

도지 나와 함께 가자...

예진 ...

도지 궐안의 궁녀보다...더 힘들고 고통스러운게...의녀의 일이야...

넌 병자를 돌보겠다는 순진한 마음으로 왔을테지만...

이대로 내버려 둘 순 없다...

예진 오라버니... 소녀...의녀로 사는것이...어떤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오라버니 말씀처럼... 고되고 괴롭다는것도 

압니다...허나...제가 원해서 하는 일입니다...제가 바래서 

기꺼이 하는 일입니다...

도지 예진아...

예진 소녀. 병자들을 돌보며 살겠습니다...제발 소녀뜻대로 살게 

해주십시오.

도지 (안타깝고)예진아...

 

S#26. 혜민서 병사...

 

허준...병자들을 치료하고 있는데...

예진이 병사 안으로 들어온다...

예진의 표정 어둡고...

허준...안스러운 표정으로 예진을 바라보는데...

 

S#27. 도지의 집마당

 

힘없이...마당안으로 들어서는 도지...

숙정이 나와 도지를 맞는데... 

 

숙정 이제 오십니까...?

도지 ......

 

숙정...도지의 안색이 

어딘지 어두워보이는데...

 

숙정 어디...불편하십니까?

도지 ....

 

대답이 없는 도지...

숙정... 의아하고 무안한데...

 

숙정 곧 저녁상을 올리겠습니다...

도지 됐소...

숙정 ...?

도지 피곤하오...쉬고싶으니 그냥 내버려두시오.

 

도지...그대로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숙정...찬바람을 일으키는 

도지의 반응에 걱정이 밀려오는데...

 

S#28. 도지의 방

 

홀로 상념에 잠겨있는 도지...

수심에 가득 잠긴 얼굴이다.

그 위로 아까의 광경이 회상되는데...

허준과 함께...미소를 짓던 예진의 모습... 

예진이 피고름이 뭍어나는 

수건을 챙기던 광경들을 떠올리고

도지...괴로운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는데...

 

S#29. 오씨의 방

 

오씨와 숙정이 방안에 앉아있다...

숙정...오씨의 앞으로 차를 놓고 있는데...

밖에서 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도지 (소리)어머님...소잡니다...

오씨 들어오너라...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도지...

보면...숙정이 앉아있다...

들어와 자리에 앉는 도지...

숙정...그런 도지를 바라보는데...

 

오씨 무슨 일이냐...?

도지 (숙정에게)부인...잠시 자릴 비켜주시오...

숙정 ...?

 

숙정...의아하고 

오씨도 왜그러는가 싶은데...

 

S#30. 오씨의 방 밖

 

소반을 들고 밖으로 나오는 숙정...

어딘가 불안한 낌새를 감지한다.

 

S#31. 오씨의 방 안

 

도지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듣는 오씨...경악하는데...

 

오씨 그게 무슨 소리야.

도지 당장 예진이를 데려오겠습니다.

오씨 (단호하다)그건 안될 말이다

도지 어머님...

오씨 그아일 데려다 어쩌겠다는 게야.너는 이미 혼인해 안사람이 

있는 몸이야... 너...새아기가...아이를 가진걸 아느냐?

도지 ...

오씨 아이를 가졌다...이제...곧 애비가 될 사람이...데체 무슨 

소릴하는게야...

도지 이제와...예진이를 어찌할 수 없다는건...소자도...잘압니다...

소자 예진이한테 다른 마음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다만...곤경에서...구해내려는 것 뿐입니다...

오씨 ....!

도지 어머니...제발...허락해주십시오...

십여년을 함께 보낸 정리를 생각해서도...예진일 그곳에 둘 

수는 없습니다...

 

오씨...도지의 간곡한 청에 

어찌할바를 모르고...

도지...간절한 애원을 담아 

오씨를 바라보는데...

 

S#32. 오씨의 방 밖

 

안에서 들려오는 손씨와 

도지의 대화를 듣고 있는 숙정...

얼굴이 하얗게 질려오는데...

그때...도지 문을 열고 나온다...

순간...당황하는 숙정...

도지도...그런 숙정을 보고 놀라는데...

두사람...어색한 시선이 교차하고...

숙정...눈물이 그렁한 얼굴로...한쪽으로 뛰어간다.

착잡한 얼굴로 그런 숙정을 보는 도지...

 

S#33. 내의원 협실 

 

도지와 이공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기 산실청에 의녀 한사람을 넣어달라.

도지 ...

공기 어차피 그곳 책임자는 나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네만...

데체 무슨 일인가?

도지 ....

공기 (알 것 같다는 미소를 띠고)책임질 짓이라고 한겐가?

도지 ...

공기 곤란하면 대답안해도 되네. 자네 뜻대로 하지...

도지 고맙습니다...

공기 ...입 타지 않도록 조심하게...윗분들이 아시셔 좋을게 없네...

 

S#34. 의녀국 마당

 

도지가 관복을 입은채로...

의녀국 마당으로 들어서는데...

이때 한쪽에서 

세희가 오다가 그런 도지를 본다.

 

세희 어인 일이신지?

도지 난...내의원...직장...유도지라 하네.여기...예진이라는 의녀가 

있는가?

세희 예...

도지 불러주겠나?

세희 ...잠시 기다리십시오.

 

세희...얼른 의녀방쪽으로 간다...

 

S#35. 의녀국 방

 

예진과 채선이 

넓은 의녀국 방을 걸레질 하고 있다.

이때 세희가 방으로 들어오고...

 

세희 (예진을 보고)나가보거라.

예진 ...

세희 내의원 직장나으리께서 찾으신다.

 

예진...그말에 얼굴이 굳어지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채선 (궁금한 얼굴로)세희성님...내의원직장나으리가고 했소?

세희 ...귀는 뒀다 뭐하느냐!!

 

세희...밖으로 나가면...

채선...떨떠름하고...

 

S#36. 의녀국 일각

 

예진과 도지가 마주보고 있다.

한쪽 구석에 몸을 숨기고 

그런 예진과 도지를 보는 세희...

 

예진 ...어인 일이십니까...?

도지 널 데려오겠다고 어머님께 말씀드렸다...

의녀라 해도 사가에서 생활할 수 있으니...일단은 거처를 

옮겨라.

예진 ...

도지 그리고...내의원 산실청에 자릴 마련해두었다.

내일 하명이 있을 것이다.

예진 오라버니

도지 네가 기어이 의녀를 고집한다면...말리지 않으마...

그러니...너도 내 청을 들어다오...

예진 ...그럴 수 없습니다.

도지 ...예진아...

예진 어찌하여...소녀의 뜻을 꺽으려 하십니까...

혜민서는...소녀가 자청하여 간 곳입니다...제 걱정은 마시고 

그만 돌아가세요...

 

예진...돌아서려는데...

 

도지 (괴로운)허준이 때문이냐.

 

멈칫하는 예진.

 

도지 의녀가 된 것도...혜민서를 고집하는 것도...그자 때문이냐...

예진 ...오라버니...

도지 (괴롭고...허탈한)...그래...네가...내뜻을...따를 리 없지.

단한번도...그런적이 없었어... 그런줄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런 내가...초라하고 어리석게 느껴지면서도.

매번...기대하고...거절당하기를...되풀이했어.

예진 ... 

도지 허준이도 아느냐...(격한)네...그런 마음을 아느냔 말이야...

예진 ....

도지 설사 안다한들...그자가 너에게 뭘 해줄 수 있느냐...

...너도...나처럼...어리석은 선택을 한게야.

끊으면 그만이고...돌아보지 않으면...그만인 것을 바보처럼 

제가슴에...생채기를 내며 살고 있어

예진 ....

도지 ...언제까지...견딜수 있겠느냐.데체...언제까지 그자의 등만 

바라보며...살거야!!

 

도지의 말을 듣는 예진...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데...

도지...돌아서서...의녀국을 빠져나가고...

예진...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도지를 보는데...

몸을 숨긴채 그런 도지와 예진을 보는 세희...

 

S#37. 기방

 

도지가 홀로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도지...괴롭게...술을 들이킨다.

 

S#38. 예진의 방

 

예진이 상념에 잠겨있는데...

그런 예진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S#39. 허준의 집, 방안

 

허준...다희, 손씨와 겸이가 밥을 먹고 있다...

그때 밖에서 양태의 목소리가 들린다

 

양태 (소리)형님...잠시 나와보십쇼...

 

S#40. 허준의 집 마당

 

허준...나와 보면...

양태와 구일서가 난감한 표정으로 서있고

그 뒤로 서너명의 사람들이 서있는데...

안색이 창백하고 배를 움켜쥔 모습들이 

한눈에 보기에도 병자들 같다...

 

허준 ...무슨 일이냐...?

양태 이사람들이...형님한테...치룔받자고 찾아왔소...

 

허준...놀라...다시 이들을 보는데...

 

병자 ...의원나리...저희들 병 좀 봐주십쇼...

허준 데체...어찌들 알고 찾아온 것이요...?

병자 (미안하다)혜민서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나리의 

뒤를...밟아... (말꼬리를 흐린다)

허준 ...

 

병자들의 말에...

손씨와 다희도 기막힌 듯 보는데...

 

병자 혜민서를 다녀온 사람들 말이...허의원님이 병자를...성심껏 

신통하게 봐준다길래... 찾아갔는데...워낙 사람이 밀려...저희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요... 제발...내치지 

마시고...살펴주십시요...나리...

허준 그건 아니될 말이요...내의원 의관이 사사로이 병자를 보는 

것은... 국법으로 금하고 있소...

병자2 웬만치 견딜만 하면...이리 사정하지도 않습니다요...나리...제발 

사정 좀 봐주십시오...

 

다른 병자들도 일제히 봐달라고 사정을 하는데...

허준 난감하고...

 

일서 까짓거...침 한 방씩 놔주시오.

허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네...

의관은 국법으로 매인 몸이야. 사사로운 진료는 할 수 없어.

다희 사례를 받을 것도 아닌데...별 문제될게 있겠습니까?.봐 

주시지요...

 

허준...난감한 얼굴로 

사정을 하는 병자들을 보는데...

 

S#41. 혜민서 전경

 

병자들로 장사진을 치고 있는 

혜민서 전경이 보이고...

 

S#42. 병사

 

허준이 병사를 회진하며 

병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소현과 개금...온지가 

병부를 들고 그 곁을 따르는데...

 

허준 (병자를 진맥하고)...이병자는...신이 허해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시린것이니 새삼씨와 두충, 산약으로 교양단을 

만들어... 끼니뒤에 먹이도록 하시오...

 

개금이...허준이 이르는데로 받아 적어내려간다...

허준...자릴 옮겨 다른 병자에게로 가...

윗옷을 들춰보는데...심하게 부어있다...

놀라...병자의 배를 만져보고...진맥하는 허준.

소현...당혹스러워하는 허준을 보고...

뭔가를 말할까...망설이는 눈친데...

 

허준 (시선...병자에게 둔 채)화제대로 병자에게 탕약을 먹였소...?

소현 ...

 

허준...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소현이 의아한데...

 

소현 ...이병자는...탕약을 먹지 못했습니다...

허준 ...?

온지 좀전에도 도약사령에게 다녀왔으나 약재가 없다는 

말만...전해들었습니다.

허준 (의아하다)약재가 없다니...어제 약재창고에 솔풍령이 

들어오는 것을 봤는데...그게 무슨 말이요...?

개금 혜민서에선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허준 무슨 소린지 상세히 말해보시오!

소현 도약사령들이나...순번패찰을 나눠주는 서리들이...

약재가 없다 둘러대고 병자들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것이지요... 고통을 견디다 못한 병자들이...푼돈이라도 

쥐어주면... 없던 약재가...생기는 곳이...혜민섭니다... 

허준 .....(놀라는데)...

 

S#43. 혜민서 탕약방 

 

두서명이 도약사령들이 탕약을 다리고 있다...

그때...허준이 격하게 안으로 들어서는데...

 

허준 여기 책임자가 누군가...?

사령 왜 그러십니까...?

허준 배에 물이 찬 병자에게 솔풍령을 처방하라 지시했네.

헌데...제때 약을 먹지 못해...병자의 상태가 악화됐어. 

사령 (또 뭐라고...하는 표정)그거라면 약재가 없어 탕약을 

대령하지 못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허준 지금 창고에 가 내눈으로 약재를 확인하고 오는 길이네.

약재를 버젖이 두고도 탕약을 내오지 않는 이유가 뭔가.

사령 참봉나리께서 처음이라 잘 모르시나 봅니다...

그날그날에 따라 쓸 수 있는 약재의 수량이 정해져있어...

병자가 많이 몰려 정해진 약잴 다 쓰면...손 쓸 도리가 

없습니다...

허준 오늘 하루동안...솔풍령을 처방받은 병자는 한사람뿐이야. 

사령 (찔끔하는)

허준 당장 약을 대령시키게. 만약...또 한번 이런 일이 발생할 

시에는 자네들의 비리를 직소할 것이니...그리알아!!

 

허준의 말에...사령들...

저희들끼리...불만스러운 시선을 교환하는데...

그때...밖에서...통곡과 함께...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오는데...

 

S#44. 혜민서 문앞 

 

한 사내가 쓰러져 있는 노인위에서 절규하고 있다...

사람들...혀를 차며...안쓰럽게 이광경을 지켜보고...

혜민서 서리 두세사람이 성가시다는 표정으로...서있다.

허준 뛰어나와...이 광경을 목격한다.

 

사내 아버지...아버지...눈 좀 떠보세요...

 

허준...사람들을 헤치고 달려오는데...

허준...쓰러진 노인의 눈을 보면...

흰자위가 허옇게 드러나고 진맥해 보는 허준...

침통을 열어 병자의 인중에 시침해보고...

팔다리를 주물러 보지만...

병자의 숨은 돌아오지 않는다...

허준...낙담하는데...

그때...달려나온 만경과 학도...예진...

 

만경 ...어찌 된 일인가...?

허준 숨을 거두었습니다...

 

죽었다는 말에...

사내...더크게 오열하는데...

 

사내 아버지...아버지...

 

그때...서리와 함께 나타나는 관원들...

사내에게 달려들어 그 사람을 끌어내려는데...

사내...완강히 저항한다

 

사내 이거놔...난 못가...우리 아버지 살려내기 전엔...난 못가...

관원 이자가...감히 어디서 행패를 부리는게야

사내 여기서 사흘을 기다렸소. 돈이 없어...순번이 밀리고 밀려...

...우리 아버지진 돌아가셨어.

허준 ....!

사내 없는 사람...돈 안받고 고쳐주는데가 혜민서라더니...

차라리...동리 의원이라면...문턱이라도 넘어봤을꺼여...

...억울해서...이대론 못가...(하리들을 향해)저놈들을 죽이고...

내가 죽을꺼야...으...어.어어....

 

사내의 오열에...

허준...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주먹에...힘이 들어가는 허준...

그대로...일어서려는데...

김만경이 허준의 손을 잡는다.

만경을 보는 허준...그러나...

만경... 허준을 만류하고.

 

S#45. 혜민서 집무실

 

만경, 학도와 함께 있는 허준...

울분을 터뜨리는데...

 

허준 이게...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서리들에게 돈을 쥐어주지 않으면 패찰도 받을 수 없고 

죽어가는 병자가 탕약도 먹을 수 없다 합니다...

가난한 병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혜민서에서...도리어 

병자들을 갈취하다니...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만경 ...

허준 그동안...아무도 이런 사실을 몰랐단 말입니까?

만경 ...다들 알고 있지... 자네만 몰랐나보군...

허준 ...나으리...

만경 (착잡한)알지만 어쩔수가 없어...

허준 ...나으리...

만경 처음 이곳에와...나도 저들의 횡포를 바로잡아 

보려...애써봤지만...소용 없었네...저들은...우리같은 말단 

의관을...두려워하지 않아. 혜민서의 하급관리들은 이곳에서만 

수십년째 잔뼈가 굵어왔지만 우리 의관들은 

다르지...임기래봐야...고작 삼년이고...그도 대부분

연한을 못채우고 그만두는 이들이 많아.

실질적으로 텃새를 행세하는 자들은...서리들이네...

허준 ...

만경 게다가...자신들이 갈취한 돈의 일부를... 윗사람들에게 

상납하기 때문에 그런 악행이...관행으로...묵인된거네...

 

만경의 이야기에...

허준의 노여움...더욱...심해지고...

학도도...착잡함을 느끼는데...

 

허준 ...저는...이대로...두고 볼 수 없습니다

만경 달리 방법이 없어...

허준 (단호한)찾겠습니다.

 

허준의 단호함에 만경과 학도...놀라고...

 

허준 사람의 목숨을...돈으로 사고파는 저들을...어찌 그냥두란 

말입니까?

만경 데체 어쩌려는가?

 

만경과 학도...걱정스런 눈빛으로 허준을 보지만

허준의 얼굴에는 결연한 의지가 감돈다

 

S#46. 혜민서 일각

 

허준과 만경...학도가 서있고...

그 앞으로는 도약사령과 서리들이

도열해 있는데...다들 갑작스런 소집에...

얼떨떨한 얼굴이다.

 

허준 ...한사람도 빠짐 없이 모였는가.

사령 예...

허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잘 새겨듣게.

그동안...자네들은 관행처럼 병자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해왔네...허나...지금 이시각부턴...이를...엄중히...금할 

것이네...

 

순간 술렁이는 하급관리들...

 

허준 탕약방은 물론...정문에서 패찰을 나눠주는 서리들에 

이르기까지 병자나 보호자로부터 사사로이 돈을 받는 일이 

적발될 시에는...가차없이 이를 포도청에 직소해 관직을 

파탈시킬 것이니...명심하게.

 

허준의 말에...서리들...

당혹스러움은 커녕...냉소를 띠는데...

기도 차지 않는다는 듯...

피식...웃는 관원들까지 보이고...

허준...순간...당황한다...

이런 반응을 예상한 만경...

표정...어두워지는데...

 

서리 ...나리...송구스럽사오나...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얼른 

이해가 안됩니다요...

허준 ...

서리 저희들은 병자들로부터 돈을 뜯은 사실이 없습니다...

난 그런 적이 없는데...자네들은 어떤가...?

 

다른 관원들...서로 그렇다며 

고갤 끄덕이고...당혹스런 허준

 

서리 ...고생이 많다며...쥐어주는 돈 몇푼을...받은 것도 죄가 

됩니까? 고마워주는 사례를...거절 못하는게 죄라면...저희들 

모두...혜민설 나가야지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요...

 

서리의 말에...

허준...기가 막히지만...이내...

 

허준 허면...내가 병자들을 만나...앞으론 그런 사례를 안해도 

된다고 이르겠네.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 시선들...

 

허준 내일부턴 정문에서 패찰을 나눠주고...탕약을 다리는 일에...

의관들이 직접 관여할 것이네.

서리들 ...

허준 ...우리가 직접 그곳에 나가면...어찌된 일인지...자연히 밝혀질 

것이 아닌가.

 

서리들...허준의 선언에...

모두들...당혹스러워하고...

만경과 학도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S#47. 혜민서 정문, 아침

 

순번 패찰을 받기 위해 줄을 서있는 병자들...

그곳에...서리들과 함께 허준이 서있는데...

허준...일일이 병자들에게 패찰을 나누어주고...

사람들...오늘은 어딘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패찰을 받아가는데...

곁에 서있는 서리들...

기가막혀...얼굴이 상기된다.

 

S#48. 탕약방

 

만경... 의녀들이 가져오는 화제를 보고...

뭔가를 일일이 지시하는 모습이 보이고...

한쪽에선 학도가 도약사령들이 

준비하는 약재를 흩어보고 잇는데...

불쾌하고 불만이 가득한 얼굴의 도약사령들...

그때...탕약방으로 들어오는 

허준...만경과 눈이 마주치자...

만경...잘되가고 있다는 얼굴을 

지어보이면...허준...미소짓는다.

 

S#49. 혜민서 정경

 

병자들을 진료하는 허준과 학도...

만경의 모습이 보이는데...

전과는 다르게...활기찬 모습이다.

 

S#50. 오근의 집 앞...길...

 

오근이 퇴청을 해서 집으로 가고 있다...

뭔가 기분좋은 일이 있는지...

흥얼 흥얼 거리면서...가는데...

집근처에 다가간 오근이 경악을 하고...

한쪽으로 급하게 몸을 숨긴다...

몸을 숨긴채...오근 빼곰히 고개를 내밀어 집쪽을 보면...

집 앞에 하동댁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고 있다.

몸을 숨긴채...그런 하동댁을 보는...오근...

 

오근 내 가슴엔 홍춘이 밖에 없거늘 저놈에 여편네는 왜 또 

왔는고. 으...업보로세...업보야...

 

S#51. 혜민서 정문 (저녁)

 

송학규가 사복을 입고 퇴청하고 있다.

송학규가 나오자...서리들...

허리굽혀 절을 하는데...

송학규...그들을 그냥 지나쳐 가려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다시 다가선다.

 

학규 판관나으리께서...내의원 윗분들 모시고...기방에서 술자리를 

마련하신다 하니 준비 좀하게...

 

학규의 말에...떨떠름한 서리...

 

서리 준비를 해드리고 싶어도 그럴 형편이 못됩니다요.

학규 그게 무슨 말인가?

서리 소인...주부나으리께 긴히 드릴말씀이 있습니다요...

 

학규...의아한 얼굴로...서리를 본다.

 

S#52. 주막봉노방...

 

술상을 앞에 놓고...

학규와 서리...사령이 앉아있다...

서리와 사령은 윗씬에서 

대사 주로 한 사람으로 할것...

서리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학규...기가막힌데...

 

학규 정말 허참봉이 그리 조치했단 말인가?

서리 ...그나마 병자들한테 받는 푼돈으로 근근히 호구하고 

있었는데... 이건 완전히 숨통을 막으려드니...모두들...보리고개 

넘길일이 걱정이라며 원성이 자자합니다.

학규 허...그것 참...앉을자리 누울자리도 구분 못하는 놈이구만...

어쩌자고 멀쩡히 잘 돌아가는 혜민서를 들쑤셔 평지풍파를 

일으키는지...

 

사령...그런 학규의 눈치를 보다가...

 

사령 나리...나리께서 소인들을 살려주십시요...

학규 ...

사령 ...허참봉도 사람인데...캐보면...어디 구린 구석 하나 

없겠습니까... 사람을 풀어...이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오니...

차후에 나리께서...소인들의 힘이 되어주십시오...

 

학규...의미심장한 얼굴로...

서리와 사령을 보는데...

 

S#53. 혜민서 일각

 

허준과 만경, 학도 등의 의관과 의녀들... 

몰려드는 병자를 보느라 바쁜 가운데... 

허준... 누워있는 병자의 등에서 

침을 뽑고 소현에게

 

허준 쌍화탕을 처방하시오...

소현 예...

허준 (병자에게)등뼈에 무리가 가서 그러니...허리 통증이 

덜해질때까지는 등짐을지지 마시오...

병자 예.

 

허준이 다른 병자를 볼려는 순간...

내의원 관원 한명이 허준에게 다가간다... 

 

관원 나으리... 

 

허준... 고개를 들어 관원을 보면... 

허준에게 예를 갖추는 관원.

 

관원 어의 영감께서 찾으시니 속히 내의원으로 들라십니다. 

허준 ...무슨 일이요?

관원 연유는 소인도 모르겠습니다...

허준 ......

 

옆에서 병자를 보던...

만경과 학도도...허준을 보고...

예진 소현도...허준을 보는데...

허준 조금은 긴장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고...

 

허준 (만경에게)다녀오겠습니다.

만경 (웃으면서)허참봉을 다시 내의원으로 불러 들일려나보오.

 

허준...어색한 미소를 띠고...혜민서를 나간다.

약간은 불길한 느낌으로 

허준의 뒷모습을 보는 예진의 시선...

 

S#54. 내의원 집무실...

 

허준... 내의원 집무실로 들어가면... 

중앙에 앉아 있는 양예수를 위시하여... 

정작, 김응택, 송학규, 도지, 정태은 이공기 이명원 등 

내의원 관원들이 일렬로 서 있는데... 

앞으로 다가오는 허준을 바라보는 

양예수의 표정이 굳어있고... 

김응택과 송학규도...짐짓 위엄있는 

얼굴로 허준을 쳐다보고 있는데... 

초조해하는 이명원의 모습이...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양예수 앞으로 다가가... 예를 갖추는 허준.

 

허준 불러 계십니까?

양예수 ...

 

허준... 양예수를 쳐다보면... 

양예수... 노한 눈으로 말없이 

허준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긴장된 가운데... 

정적을 깨고 김응택이 나선다.

 

김응택 ... 꿇어라... 

허준 ...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당황하는 허준... 

어찌할줄 모르는데...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 도지. 

안쓰러워 하는 이명원의 시선.

 

응택 꿇라지 않느냐!

 

허준... 영문도 모른 채... 

놀란 얼굴로...양예수를 본다...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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