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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대본

[허준] 3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0.11.30|조회수351 목록 댓글 0

  

허준 <제 37회>

 

S#1.내의원 집무실...

 

허준... 내의원 집무실로 들어가면... 

중앙에 앉아 있는 양예수를 위시하여... 

정작, 김응택, 송학규, 도지, 

정태은 이공기 이명원 등 

내의원 관원들이 일렬로 서 있는데... 

앞으로 다가오는 허준을 바라보는 

양예수의 표정이 굳어있고... 

김응택과 송학규도... 짐짓 위엄있는 얼굴로 

허준을 쳐다보고 있는데... 초조해하는 이명원의 모습이...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양예수 앞으로 다가가... 예를 갖추는 허준.

 

허준 불러 계십니까?

양예수 ...

 

허준... 양예수를 쳐다보면... 

양예수... 노한 눈으로 말없이 

허준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긴장된 가운데... 정적을 깨고 김응택이 나선다.

 

김응택 ... 꿇어라... 

허준 ...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당황하는 허준... 

어찌할줄 모르는데...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 도지. 

안쓰러워 하는 이명원의 시선.

 

응택 꿇라지 않느냐!

 

허준... 영문도 모른 채... 

놀란 얼굴로...양예수를 본다...

양예수...노기 띈 얼굴로 허준을 응시하는데...

 

응택 괘씸한놈...언제까지 눈속임을 할 줄 알았더냐!!

허준 (무슨 말인지 몰라 의아한 얼굴로 응택을 보면)...?

예수 궐밖에 사사로이 약방을 열었다는 것이 사실이냐?

허준 ...

예수 ...사실이냐고 물었다!

 

사태의 원인을 깨닫는 허준...

심난한데...그러나...결연한 얼굴

 

허준 ...사실입니다...

 

충격받는 양예수와 정작의 얼굴...

응택과 학규...제대로 걸렷다는 표정을 짓고...

도지도...놀란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정작 자네 제정신인가...? 내의원 의관은 주상전하의 어명 없이 

사사로운 진료를 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단 말인가?

허준 ...

학규 이런 오만한 놈. 네놈이 의과에 수석으로 입격하고도 

혜민서로 발령이 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양예수에게)영감... 저놈을 그냥 둬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내의원의 기강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서야 어찌 그따위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내의원 의관의 신분을 팔아 사사로운 

이익과 영달을 꾀했으니 당장 저놈의 죄를 물어 처벌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허준 소인 찾아오는 병자들에게... 약첩에 대신하는 단방화제를 

일러주고 더러 침을 놓아 주었으나...사사로운 이익과 영달을 

탐한적이 없습니다. 혜민서를 찾는 병자들 중에는 차례를 

기다리다 병이 깊어져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이도 있습니다. 

제때 치료를 받으면...목숨을 건질 수도 있는 병자를 

절차와...법도에 어긋난다 하여...내버려둘 수는 없었습니다.

양예수 ...

정작 영감... 진료를 받은 병자들을 대상으로 내사한 결과... 

허참봉이 일체의 사례를 거부했다합니다. 비록...국법을 

어기고 병자들을 돌봤다 하나 허참봉이 의관으로써의 양심은 

지킨 셈입니다.

응택 지금 무슨 말을 하는게요? 국록을 먹는 관리가 국법을 

어기고 어찌 양심을 운운할 수 있소.

예수 그만하게.

응택 영감!

예수 그만하라지 않는가!

 

양예수의 호통에 머쓱한 응택.

예수...허준을 바라보고...

다들...그런 양예수의 안색을 살피는데...

 

예수 내의원 의관의 진료행위는 나라의 정책과 명분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사사로운 의지로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허준 ...

예수 (질책한다)네 의지대로 의원노릇을 하고자 했다면 내의원 

의관이 되지 말았어야 했다. 설사 양심을 지켰다 해도 

법도를 어긴 것은 명백한 사실... 국법의 어긴 일은 묵과할 

수가 없다. 

허준 ...

 

양예수의 말을 듣는 이명원 안타까운데...

 

예수 중문과 정청을 오가며 어필 현판을 천회 낭독토록 하라.

 

예수의 지시에 놀라는 사람들.

 

예수 말은 잊기 쉬우니...몸으로 깨닫거라. 이를 통해 네가 저지른 

과오를 반성하라!

허준 ...(착잡하고).

 

S#2.내의원 마당 

 

양예수를 비롯한 내의원 의관들이 있는데...

양예수는 마당의자에 좌정해 있고...

다른 의원들은 양예수를 중심으로 서 있다.

그들 앞 중문 현판 아래...허준이 서 있고

다른 한쪽엔 내의원 관원이 책상을 놓고 

장부를 앞에 두고 있다.

 

응택 (관원에게)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할 것이다.

관원 예 나으리...

응택 (허준에게)시작하라...

 

응택의 말에...허준...중문 현판을 외운다.

 

허준 화제어약...보호성궁.

 

허준...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간다. 

마당을 가로질러 정청의 현판앞에 다다르는 허준

 

허준 ...조섭수양 약석차지...

 

허준...말을 마치면

서리...장부에 정(正)자의 한 획을 그으면서

 

서리 한번이요...

 

허준...다시 계단을 오르는데...

묵묵히 이를 응시하는 양예수...

김응택과 송학규 만족스러운 표정이고...

이명원은 그런 허준이 안스럽다.

한쪽에 서 있는 도지와 정태은...

정태은 도지에게 무어라 귓속말을 하고...

도지는 담담하게 허준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이 계단을 오른 허준이...

중문 현판앞에 서고...

 

허준 화제어약 보호성궁...

 

S#3.약재창 

 

오근을 비롯한 종약서원과 

도약사령들이 자루에다 약재를 담고 있다.

이때 약재창으로 들어오는 소현과 채선...

오근 두사람을 보고...

 

오근 어쩐 일들이신가?

소현 혜민서에 소용될 약재를 가지러 왔습니다.

오근 그거라면 여기 준비하고 있으니...그만 돌아가서 기다리시게.

채선 저희가 가져가야 합니다.

오근 어허 자네들처럼 여린 처자들이 어찌 그런 험한 일을 

하겠나... 이...야리야리하고 고운 손으로 저리 무거운 약재를 

든다면 내가 맘이 아파서 못보네.

 

오근의 말에 채선...고개를 떨구면서 웃는데...

소현도 미소를 띠고...

 

소현 그럼...종약서원 말만 믿고 우린 그만 가보겠습니다.

 

소현과 채선...

오근에게 눈인사를 하고 돌아서가는데...

 

오근 잠깐...

 

소현과 채선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면...

오근이 두사람에게 다가와서...

잠시...망설이다...한쪽에서 일하는 

다른 종약서원과 도약사령들

눈치도 힐끔보고 나지막하게...

 

오근 저...홍춘이는...잘있던가? 

 

느닷없는 오근의 말에...

채선과 소현...어리둥절한 얼굴로...

오근을 보는데...

 

오근 ...(비단 보자기에 싼 함 하나를 채선에게 

내밀면서)이거...홍춘이한테... 좀 전해주겠나...나...종약서원 

임오근이라하네...잊지말게...임오근.

 

채선...얼떨결에...

오근이 전하는 함을 받고...

오근...얼른 한쪽으로 간다.

 

S#4.궐일각.

 

채선과 소현이 걸어간다.

채선 오근이 준...

함을 들고 가면서...요리 조리 본다.

냄새도 한번 맡아보고...

 

채선 (궁금해서 미치겠다)...뭘까? 성님...우리 한번 열어볼까요?

소현 ...(눈을 흘긴다)...

채선 남정네들한테 웃음을 흘린다고 날 나무라시는 내의녀님께 

이걸 갖다드리면 뭐라고 하실지...정말...궁금합니다.

소현 (자신도 그러한지 미소를 띠는데)...

채선 (은밀하게)내의녀님이...혜민서로 쫓겨난게... 의관과 눈이 

맞아서라는 소문이 사실이유?

소현 ...허튼소리하다 경치지 말고...입조심해 이것아.

채선 (찔끔)...

 

두사람...내의원앞쪽으로 가는데... 

이때...채선이...내의원앞 뜰에 모여있는 의관들을 본다.

 

채선 왜 들 모여있지?

 

두사람...가까이 다가가는데...

이때 채선과 소현이 시선에...

몹시 지치고 힘든 얼굴로...

계단을 오르고 있는 허준이 들어오고...

그런 허준을 본 두사람 놀란다...

중문 현판앞에 도착한 허준...

 

허준 화제어약 보호성궁...

 

허준...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S#5.혜민서 병사

 

학도와 만경이...병자들을 돌보고 있고...

예진과 개금과 세희...온지가 

그 옆에서 의원들을 거들고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채선과 소현이 오고...

 

채선 (만경에게)나으리 큰일났습니다.

학도 웬 호들갑이냐?

채선 허참봉나으리께서...

 

채선...너무 놀라 차마 말을 잊지 못하는데...

 

만경 허의원이 어쨌다는게냐?

소현 지금 내의원에서 어필 현판을 외우는 벌을 받고 계십니다.

 

그말에...놀라는 예진. 

만경과 학도도 놀라고...

 

만경 벌이라니? 허의원이 무슨 죄를 지어 벌을 받는단 말이야?

소현 그것까진 알수 없사오나...그 횟수가...

만경 ...?

소현 ...천번이라 합니다.

만경 뭐야...?!

 

놀라는 만경과 학도...

예진. 놀라는 그들의 반응이 불안하고...

 

만경 (격분한)천번이라니? 사람을 죽일 작정이더냐!

 

만경...자릴 박차고 일어서는데...혜민서를 나간다.

그런 만경을 보고 예진...놀라고 불안한 얼굴로...

 

예진 대체 그 벌이 뭐길래 저리 황망해하시 겁니까?

온지 내의원 중문과 정청을 오가며 어필 현판을 외는 것인데... 

보통은 삼백번만 해도...견디지 못하고 쓰러질 정도로... 중한 

벌이야.

개금 일전엔 의녀를 희롱한 의관이 현판 외우기를 오백번하고 

사경을 헤멨었지... 아마...천번을 채우지 못하고 쓰러질게다.

예진 ...

 

온지와 개금의 말에...암담한 예진...

그런 예진의 표정을 의식하는 소현...

 

S#6.내의원 일각.

 

비지땀을 흘리며 몹시 힘든 얼굴로 

중문과 정청을 오가고 있는 허준.

 

허준 조...섭...수양...약...석...차지...

관원 삼백예순다섯번이요.

 

천근만근이나 되는 듯한 

다리를 힘겹게 끌고 있는 허준...

순간...다리가 꼬여 순간...휘청인다. 

그런 허준을 안스러이 보는 이명원.

옆에 있는 응택에게.

 

명원 나리...살려주십시요. 저정도면...충분히 벌을 받지 

않았습니까?.

응택 (냉정한)물러서라. 

 

혼미해지는 정신을 가다듬는 허준...

땀을 닦아내는데...보면...코피가 뭍어난다. 

그때 당도하는 김만경과 장학도...

허준이...힘겹게 걷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는데...

허준이 코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만경...눈이 뒤집힌다.만경...학도가 말릴새도 없이...

격하게 뜰로 걸어들어가는데...

갑작스런 만경의 출현에 놀라는 사람들...

허준도 만경을 본다... 만경 예수 앞으로 다가가서.

 

만경 (예수에게)영감...소인...김만경이옵니다.

예수 ...

만경 허참봉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같은 중벌을 받아야 합니까?

학규 아니...이자가...발칙하게...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함부로 

나서는겐가! 허준이는... 궐밖에 약방을 차려...국법을 어긴 

죄를 졌네. 썩 물러나게!

 

만경...학규와 응택을 노려보고...

 

만경 (응택이 들으라는 듯 예수를 보고)...그것이 죄라면...소인도... 

항상 죄를 짓고 있으니 소인도 벌해주십시오.

응택 썩 물러나지 못하겠느냐!

만경 영감...영감께서 혜민서의 사정을 낱낱이 아신다면... 이 같은 

벌을 내릴순 없으실 것입니다. 의원이 모자라...혜민서를 

찾아온 병자들이 사나흘씩 기다려도... 진료를 받지 

못하자...집으로 돌아가는 의원들의 뒤를 밟아... 진료해 

달라고 사정을 합니다. 영감께서는 눈앞에서...숨이 넘어가는 

병자를 두고... 돌보지 않겠습니까? 혜민서의 현실이 

이러한데...그 책임을 맡고 있는 자들은... 병자들 돌보지 

않고...바둑이나 두면서 소일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죄가 

있다면...그들에게 있는것이지...어찌 허참봉이 벌을 받아야 

합니까!!

 

만경의 말에 놀라는 응택과 학규...

 

만경 소인도...집에서 병자들을 돌보니...벌하여 주십시요!

응택 네 이놈...무슨 망발을 늘어놓는게냐! (한쪽에 선 

관원들에게)뭐하느냐! 당장 이놈을 끌어내지 않고...!!

예수 물러가라.

만경 영감!

예수 ...이유야 어쨌거나 의관의 신분으로 국법을 어긴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벌은 중단할 수 없으니 물러가라!

 

예수...자리에서 일어나서 한쪽으로 간다...

 

만경 영감!

 

예수...돌아보지 않고 사라지고...

 

응택 (이공기에게)우린 이만 갈것이니...자네가 알아서 처리하게.

공기 예 나으리.

 

응택도 한쪽으로 가면 얼른 응택을 뒤따라 가는 학규.

한쪽에 섰던 도지와 정태은도 한쪽으로 가는데...

그런 의관들을 보고 분통을 터트리는 만경...

 

만경 ...야이 망할놈들아! 니놈들이...그러고도 의원 행세를 할테냐!

 

그런 만경을 보고...화들짝 놀라는 학도...

 

학도 나으리 고정하십시오...

만경 (씩씩거리면서)...에이 천하에 죽일놈들!

 

허준 그런 만경을 보면서...

힘겨운 걸음을 옮겨놓는다.

 

S#7.혜민서 일각.

 

예진이 초조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

 

S#8.내의원 뜰(밤)

 

곳곳에 횃불이 켜져 있고...

여전히...벌을 받고 있는 허준...

기진맥진하여...금방이라도...쓰러질듯한데...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만경과 학도...이명원.

이때 한쪽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오근.

오근...그제서야 알았는지 

허준을 보고 놀라는데...

 

S#9.내의원협실 

 

도지...협실에 앉아서...병부를 기록하고 있는데...

문득...붓을 놓고...상념에 잠긴다.

그때...문을 열고 들어서는 태은.

 

도지 ...어찌 됐는가?

태은 그만하면...살려달라는 애원이 나올만도 한데... 연신 코피를 

쏟으면서도 기어이 다시 일어나더이다. 독하기 이를데 없는 

놈입니다.

도지 ...

태은 허나...얼마 못갈겝니다. 지놈도 사람인데...천번을 어찌 

채우겠습니까.

도지 ...

 

S#10.내의원뜰(밤)

 

허준...여전히...중문과 정청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힘겹게 옮겨지는 허준의 다리...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후들거리고

이명원과 장학도...김만경...오근...

자릴 떠나지 못하고...안타깝게 이를 지켜본다.

허준이 오가는 횟수를 세고 있는 

이공기와 관원 세는 것 만으로도 지친 듯한 표정이다. 

그때 한쪽에서 나타나는 도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허준을 보는데...

 

허준 ...조섭...수양...약...석...차...지...

관원 (피곤하다)...육백일흔두번이요.

 

힘겹게 계단은 내려서는 허준과 

이를 지켜보는 도지의시선

그때...허준...두세계단을 남기고 

발을 헛디뎌...그대로 고그라지는데.

놀라 달려오는 만경일행...

 

명원 ...허참봉...

 

허준...힘겹게 눈을 뜬다. 

일어서려하고...

 

명원 그냥 쓰러지게. 오늘 못다 한건...다시하면 그만일세...

학도 이봉사 말대로 하게. 이러다 죽겠네.

 

그러나...허준...고집스레 일어나는데...

 

오근 (안타까운 얼굴로)제발 나리들 말씀을 들으시오...

 

허준...괜찮다는 고개짓을 겨우하고...

다시...걸음을 옮긴다. 그런 허준을 보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시선.

이때.오근이 한쪽에 서 있는 

도지를 보고 도지에게 급하게 다가간다...

 

오근 나으리...제발...조처를 취해주십시오... 저러다 사람 잡겠습니다

도지 ...

오근 나으리와 허의원은 한 지붕아래서...얼굴 맞대고 산 세월이 

칠년입니다. 지난 정리를 생각해서라도 사정 좀 봐주십시오.

도지 (신경질적으로)어의영감께서 하명하신 것을 날더러 어쩌란 

말이요!!

 

도지 한쪽으로 가면...

오근...입이 닷발로 나오고...

 

오근 저런...무심한 놈.

 

S#11.허준의 집 밖(밤).

 

다희...싸릿문 밖을 서성이고 있다.

 

S#12.허준의 집 마당

 

마당에는 예닐곱명의 병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다희가 마당안으로 들어오면...

 

병자 의원님께서는 언제 오십니까요?

다희 글쎄...좀 늦으시나 봅니다. 조금만 기다려보십시오.

 

이때 뒤안에서 양태와 구일서가 나오고

 

양태 형님 아직 안오셨습니까?

다희 예...입직을 서신단 말씀도 없으셨는데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일서 혜민서 일이 바쁜 모양입죠.너무 걱정마시오. 

(병자들에게)오늘은 진료받기 틀린 것 같으니 그만들 

돌아가시요. 자 자...그만들 돌아가라니까...

 

양태와 구일서 병자들을 돌려보는데...

다희는 웬지 불길한 느낌이고...

 

S#13. 내의원 전경(새벽)...

 

이곳 저곳을 비질하는 의녀들과...

관원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S#14. 내의원 집무실.

 

정작과 김응택...송학규 도지와 정태은이 있는데...

양예수가 들어온다.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는 세사람.

 

예수 ...간밤에 입직이 누구던가?

도지 소인입니다.

예수 허준이는 몇번이나 하고...쓰러지던가?.

도지 ...아직도 벌을 받고 있습니다.

예수 (놀란다)뭐야?

정작 지금은 기어서 계단을 오르내린다 합니다.

 

예수 놀란 얼굴로 잠시 생각하다가...

집무실 밖으로 급하게 나간다...

그런 예수를 따르는 의원들...

 

S#15. 내의원 뜰

 

허준이 아직도...중문과 정청을 오가고 있다.

구백 아흔 아홉 이라는 

관원이 지친 목소리가 울리고...

한쪽에는...역시...같이 밤을 샌 듯...

허망하고 지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만경과 학도...명원...오근.

허준이...계단을 오르다가 쓰러진다.

그런 허준을 보고...

명원...허준에게로 갈려하는데

 

만경 놔두게.

 

명원 안타까운 얼굴로 가만있으면...

쓰러진 허준.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허준에게 병자를 긍휼히 하는 

심의가 되라던 의태의 가르침이 떠오르는데...

 

허준 (쓰러진채 마음의 소리)스승님... 소인...국법을 어긴 벌을 

받고 있으나 의원으로서의 도리를 다하고자 

했습니다...스승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심의가 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제가 이대로 쓰러지면...저들은 부당한 

제도와 법을 앞세워 병자들을 소홀히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길 

것입니다. 제게 힘을 주십시오...힘을 주십시오...

 

허준...힘겨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계단을 기어오르는 허준...

 

오근 조금만 더...조금만... 

 

이때...다가오는...양예수와 의관들...

계단을 기어으른 허준을 본다...

그 몰골이 참담하기 이를데 없는데...

이를 보는 양예수...이명원과 김만경...

입으로...제발...을 되뇌이며 허준을 지켜보는데...

중문에 다다라...현판을 올려다 보는 허준...

핑 돌며 아찔하다...휘청이는 허준...

그러나...애써...정신을 차리려 애쓴다...

 

허준 (목이 쉰)...화...제...어...약...보...호...성...궁...

 

돌아서는 허준...다시...휘청인다.

한걸음 한걸음...내딛기 시작한다...

허준이...몇걸음 내려오다가...

비틀거리면서 쓰러지고...계단을 구른다. 

양예수와 의관들 놀라고...

바닥에 쓰러진 허준...

 

만경 일어나게... 어서 일어나게!!

학도 허의원...

 

죽은 듯 쓰러져 있는 허준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허준...기진맥진한 얼굴로...

비틀거리면서...중청앞으로 가는데...

오근 그런 허준을 보고 눈물이 글썽해지고...

 

오근 ...허의원...

 

허준이...중청앞에 이르러...

 

허준 조...섭...수...양...약...석...차...지...

관원 천번이요.

 

관원이 외치면...놀라는 예수와 의관들...

허준...돌아서서 비틀리면서 양예수 앞으로 간다.

양예수 앞에 이르면 허준...

그 자리에서 꼬꾸라져...의식을 잃는데...

만경과 명원 학도...오근이 허준에게 달려든다...

 

만경 허참봉...

 

무거운 얼굴로 허준을 보는 예수.

 

예수 어서...데려가...치료하라.

 

만경...허준을 들쳐업고...혜민서쪽으로 달려간다.

그런 만경을 따르는 학도와 오근...

그런 허준을 보던 양예수...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다가

돌아서서 의관들을 본다...

 

예수 ...앞으론...사사로운...영달과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내의원 의원이...궐밖에서 병자들 돌보는 것을 허락하겠다.

응택 영감...그것은 국법이...

예수 (말 자르면서 단호하게)내가 책임을 질것이네!

 

응택...머쓱하고...

 

예수 (정작을 보고)...혜민서의 의원을 보강할 것이니... 이번에 

입격한 의관 중에...의술이 출중한 자로 두명을 인선하여. 

혜민서로 보내도록 하게...

정작 예...

 

예수의 말에...응택과 송학규.

도지...정태은이 놀라는데...

명원은...감격하고...

 

명원 영감...소인도...혜민서로 갈것이니...혜민서로 보내주십시오...

예수 ...그리하라. (응택과 학규에게)...이같은 일이 

생긴것은...자네들이...혜민서 관리를 제대로 

못한것도...원인일세. 또 다시 책임자라 하여...병자를 살피지 

않는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땐 내 직접 자네들을 문책할 

것이니...그리 알게!!

 

응택과 학규...경악하는데...

예수...한쪽으로 사라진다.

 

S#16. 혜민서 일각

 

혜민서 의원들과 의녀들...

병자들을 돌보고 있는데...

예진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문쪽을 주시하면서 초조한 얼굴인데...

이때...만경이 허준을 들쳐업고 

혜민서로 뛰어들어오자.

놀라서 일어난다... 다른 의녀들도...

만경과 허준을 주시하는데.

만경의 등에 업혀 혼절해 있는 

허준을 보고 놀라는 예진...

만경...허준을 들쳐업고 병사쪽으로 가면서...

 

만경 (학도에게)술과 엿을 다려서 병사로 가져오게.

학도 예...

 

만경이...병사쪽으로 가면...

오근과 예진도 만경을 따르고...

이때 혜민서 한쪽에서 그 모습을 보는 

혜민서 서리와...도약사령.

두사람...입가에 냉소를 띠고 

허준을 보고 있다...

 

서리 호되게 당했으니...앞으론 허튼수작 못할걸세.

사령 그런다고...꼬릴 내리겠습니까?

서리 안내리면 어쩔텐가. 감히 국법을 어긴 놈이...우리한테 뭐라고 

큰소릴 치겠어.

사령 어쨌거나 이번일엔...김서리님이 일등공신입니다. 김서리님이 

나서서 저놈의 뒤를 캐지 않았다면... 다들 쪽박차고 나앉을 

뻔 했어요.

서리 그리 고마우면 기방에나 한번 가세.

사령 좋지요... 주부나으리와 판관 나으리 모시고...기방에 가십시다.

 

두사림...낄낄 거리고 웃는데...

 

S#17. 병사

 

만경...의식을 잃고 있는 허준에게 시침을 하여...

정신을 일깨울려 하는데...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오근과 예진...

소현...세희...개금 채선, 온지,등의 의녀들...

이때 학도가...사발에...약을 들고 들어온다...

 

학도 ...괜찮겠습니까?

만경 (심각한)...맥이 약하네. (의식을 잃고 있는 허준을 

보고)무모한 사람... 어쩌자고...그 벌을 다 받아...

 

예진...허준을 바라보는 눈에 

눈물이 글썽해지는데...만경이 침을 뽑고...

학도...허준의 입으로 약을 흘려넣는다... 

(시간경과)...

 

만경 일단은 두고 보는수 밖에 없네. (학도에게)자넨 그만 나가 

일보게. (의녀들을 보고)누가 허참봉을 맡아 살펴야겠는데...

 

소현...말을 할려하면...

 

예진 제가...하겠습니다.

 

소현...예진을 본다...

 

만경 그리하게...곁을 비우지 말고...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내게 

알려야 하네. 자...다들 나가보게...

 

만경과 학도가...나가면...

의녀들도 병사밖으로 나가는데...

소현...예진과 허준을 다시 한번 본다.

사람들이 다 나가고 나면...허준을 보는 예진...

수건으로 허준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는데.

눈물이 차오르는 예진...

 

S#18. 허준의 방

 

손씨와 다희...양태가 앉아있고...

오근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오근 ...며칠은 더 입직을 서야하는 모양입니다.. 

아시다시피...혜민서가...워낙에...격무에 시달리는 곳이라... 

이런일이...더러 있답니다...별일 아니니...심려치 말라 

전해달랬습니다...

양태 거참...드러워서. 그런다고 녹을 더 주는것도 아니지 않수.

오근 이사람아...허의원이...언제...녹바라고...병자를 돌보는 

사람인가!

양태 (머쓱하고)...

손씨 (다희에게)...며칠 못들어오면...옷가지라도 준비해서 보내야 

하는거 아니요.

다희 준비해뒀습니다. (보따리를 오근에게 내밀면서)수고스럽지만 

서방님께 전해주십시오.

 

S#19. 혜민서 일각

 

탕약을 다리는 예진의 모습...

정성스레 탕약을 다리는데...

 

S#20. 병사

 

허준에게 탕약을 먹이는 예진.

허준의 이마에 난 땀을 닦아주는데.

 

S#21. 의녀국 외경(밤)

 

S#22. 의녀국 마당(밤)

 

채선이 마당을 가로질러.의녀국쪽으로 가려는데.

이때...마당으로 들어오는 이정명.

채선...정명을 보고 흠짓 놀라는데...

 

정명 ...예진낭자한테 긴히 할 얘기 있는데 좀 불러주겠느냐?.

채선 ...예진성님은 지금 의녀국에 없습니다...

정명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채선 혜민서에서 병자를 보고 계십니다.

정명 혜민서는 폐문했을테인데...이 시각에도 병자를 본단 말이냐?.

채선 저...그냥 병자가 아니라...

정명 (의아한 시선으로 채선을 본다)...?

 

S#23. 혜민서 병사

 

아직...깨어나지 못한 허준...잠들어 있는데...

예진이 대야에 물을 담아...들어온다.

허준의 곁에 앉아...수건을 적셔...짜는 예진...

그때...허준의 눈꺼풀이 조금 움직이는 듯 하더니...

힘겹게 눈을 뜨는데...허준의 흐릿한 시야에...

수건을 짜고 있는 예진의 모습이 들어온다...

얕게...신음하는 허준...예진...놀라 보는데...

 

예진 허의원님

 

눈을 뜨고...보는 허준...

예진의 얼굴이 들어온다.

 

예진 정신이드십니까?

허준 ...여기가...어딥니까?

예진 혜민섭니다.하룻동안이나 의식을 잃고 계셨습니다.

 

허준...그제서야 모든 것이 생각나는 듯...

고통스럽게 눈을 감고...

허준...몸을 일으키려한다. 

 

예진 아직...움직이시면 안됩니다...

허준 ...괜찮습니다...

 

허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면...

 

예진 ...어의 영감께서...앞으론...사사로운 영달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집에서도 병자를 돌볼수 있도록 하셨답니다.

허준 ...

예진 그리고...혜민서의 의원도 보강하라고 지시하셨답니다. 어의 

영감께서 허의원님의 올곧은 뜻을 받아들이신 겁니다.

허준 제 뜻이 아니라...제게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의 뜻입니다.

 

예진...그런 허준을 존경스런 눈빛으로 보는데...

이때 병사 문 입구에서...

그런 예진과 허준을 보는 이정명과 채선.

 

S#24. 혜민서 일각(밤)

 

병사에서 나와...

혜민서 일각을 걸어가는 정명과 채선...

 

채선 제가 예진성님을 불러드릴까요?

정명 됐다. 넌 허준이란 의원과 예진 낭자가 어떤 사인지 알고 

있더냐?

채선 예진성님이...산음에 있을때...한 약방에서 일하던 의원이라 

합니다. 그리고...(말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면)...

정명 ...말하거라...

채선 ...예진성님이...오랫동안 마음속으로 흠모하던 분이라 합니다.

정명 ...야심한데 애썼다...그만 가보거라.

채선 예...

 

채선...정명에게 인사를 하고 한쪽으로 사라지는데...

정명 잠시 상념에 잠긴다.

 

S#25. 혜민서 전경(낮)

 

S#26. 병사

 

허준이 탕약을 마시고 있고...

그 옆에...만경과 학도 예진이 있다.

허준...탕약을 다 마시고 나면...

 

허준 (만경을 보고)이젠 한결 좋아졌습니다. 이제 그만 나가 

병자를 봐야겠습니다.

학도 무릴세. 며칠 더 쉬어야해.

허준 괜찮네...

만경 이사람 또 고집을 부릴려는가!. 고집이라면...내의원 혜민서를 

통틀어...나도...소문깨나 났는데... 이번에 자네한테 두손 두발 

다들었네.

허준 (미소를 띠고)...

학도 고집뿐입니까? 이 사람처럼 앞 뒤 꽉 막힌 사람도 

드물겝니다.

만경 그러니 어의 영감의 심중을 흔들어놨지. 다른 자들처럼 

눈치보고 세상 산다면 어림도 없어.

 

이때...병사로 들어오는 오근...

 

오근 어떠신가?

허준 좋아졌습니다.

오근 (들고온 보약을 허준앞에 내려놓으면서)...이건...내의원 

약재창에서... 제일 좋은 약재만 골라서...보약을 지은걸세. 

혜민서에는 이만한 약이 없으니...어서 다려먹게.

허준 (미소띠고)고맙습니다.

오근 헌데...(만경을 보고)나으리... 이번 일이 어찌 어의 영감의 

귀에 들어간 줄 아십니까?

 

만경 학도...예진이 오근을 보면...

 

오근 여기 혜민서...서리하고 도약사령놈이... 허참봉의 뒤를 캐고 

다니다...그 사실을 주부나으리와 판관 나으리께 고해 

바쳤답니다요. 내 지금 약재창에서 그놈들이 쑥덕대는 것을 

들었는데... 허의원이 그놈들 기강을 잡은 것에 불만을 

품고...그따위 짓을 했답니다.

학도 이런...육시랄 놈들. 

만경 고얀놈들...약이 되는 소릴 해줬으면 고맙게 알고 따를 

것이지...어디서 그따위 되먹지도 않은 짓을 해. 내 이것들을 

그냥...

허준 나으리...그만 두십시요.

만경 그런 놈들은 맞아야 정신차려.

허준 ...저희 뜻이 틀리지 않았다면... 언젠가...그들도...알아 줄 

날이...올 겁니다.

만경 ...

 

이때 병사로 홍춘이 다급하게 들어온다.

 

홍춘 (만경을 보고)나으리...갑자기 병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만경과 허준 학도 놀라서...홍춘을 보면...

 

만경 ...어떤 병자들인가?

홍춘 아이들입니다. 열이 심하고...얼굴에 몸에 발진이 나고 

있습니다.

만경 나가보세.

 

만경과 학도 자리에서 일어나면...

허준도 일어날려는데...

 

만경 자넨 쉬라니까.

허준 아닙니다.

 

허준이 앞장서서 병사밖으로 나가면...

만경과 학도도 나가고...

홍춘도 뒤따라 나갈려는데...

그런 홍춘을 보는 오근...

 

오근 저...호...홍춘이...

홍춘 ...(돌아본다)...왜 그러시오?

오근 .(바짝 얼어서)저...나...임오근일세.

홍춘 ...(무슨 소리 하는가 싶은 표정인데)...?

오근 (또박 또박 한자씩)임...오...근일세...

홍춘 (쌀쌀맞게)오근인지...닷근인지...그래서 어쩌란 말이요?

오근 (당황해서)...내가...자네한테 내 마음을 전했건만 못받았던가?.

홍춘 ...?.

오근 호...홍춘이...나...난...자네를 처음 봤을때부터...

홍춘 (말자르고)난 예서 노닥거릴 시간이 없소.

 

홍춘...차가운 얼굴로 급하게 병사를 나가면...

 

오근 ...호...홍춘이...

 

S#27. 혜민서 마당

 

여느날 보다 더 많은 병자들로 북적대는 혜민서.

발디딜 틈도 없이 꾸역꾸역 밀려드는 병자들.

너댓살에서 예닐곱살 된 아이들을 데리고 왔는데...

아이들...얼굴에 발진이 돋고...있다.

한쪽에서...아이 하나의 상태를 살피는 만경과 허준.

 

만경 어떤가?

허준 ...마진입니다.

만경 나도 같은 생각이네.

허준 (홍춘에게)탕약방에 승마갈근탕을 준비하라 이르시오.

홍춘 예. (온지에게)어서 탕약방에 전하거라.

온지 예, 내의녀님

 

온지가 급하게 한쪽으로 가고.

의원들과 의녀들 부산하게 움직인다.

 

S#28. 구일서의 방

 

언년이가 누워있고...

몹시 아픈지 신음을 토하고 있다.

그 옆에...함안댁이 있고.

 

함안댁 아이고 언년아...언년아... 왜 이러는거야... 언년아.

 

함안댁 울먹거리는데...

 

S#29. 허준의 집. 방안

 

겸이...식은땀을 흘리며 누워있는데...

손씨...걱정스럽게 이를 지켜보고 있다. 

그때...다희 약사발에 든 약을 

겸이의 입에 넣어주는데.

겸이 먹지 못하고 토해낸다.

 

다희 겸아...

손씨 ...아무래도 안되겠소. 약방으로 데려가야지...

 

이때 방안으로 들어오는 함안댁...

언년이를 안고 있는데

 

함안댁 겸이엄마...겸이엄마...우리 언년이가...

 

겸이를 보고...놀란다...

 

함안댁 아니...겸이도.

다희 빨리 약방으로 가야겠습니다...

함안댁 언년아버지하고 양태한테 기별을 했으니...곧 올게요. 

 

S#30. 혜민서 앞

 

겸이를 들쳐업은 양태...

그리고 언년이를 업고 있는 함안댁...

다희와 구일서가 혜민서 앞으로 급하게 오는데.

혜민서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놀란다.

대부분이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데.

서로...황망한 시선을 교환한다.

 

다희 제가...패찰을 받아오겠습니다.

 

S#31. 혜민서 입구

 

다희...입구에서 패찰을 나눠주는 

서리를 발견하고...다가간다.

 

다희 병자가 있어...왔습니다...

 

다희를 한번 쳐다보는 서리.

 

서리 병자가 뉘요?

다희 제 아들입니다...

서리 (패찰을 주면서)뒤로 가서 기다리시오.

다희 (패찰을 받고)언제쯤 진료를 받을수 있습니까?

서리 (귀찮은 표정)...오늘 안에 될지 어떨지...기다려보슈.

다희 (난감한데)...

서리 (은밀하게)순번을 당길수도 있는데...

다희 (보면)...?

서리 닷푼만 내시오.

다희 ...병자를 두고...그따위 흥정을 하잔 말이요!

 

다희...차가운 얼굴로 돌아서서 가는데...

 

서리 나원...푼돈도 없는 주제에...어따대고 큰소리야! (침을 탁 

뱉고)재수 없을래니까...

 

S#32. 혜민서 앞

 

양태와 일서...함안댁이 초조한 얼굴로 기다리는데...

다희가 다가온다.

 

양태 어찌됐습니까?

다희 기다려야 될거 같습니다.

함안댁 기다리라니...금새 숨이 넘어갈 지경인데...

일서 형님이 여기 의관이라고 말씀 하셨수?

다희 ...

일서 아니...그말을 안하면 어째!! (양태를 보고)가자...

 

양태와 일서 갈려고 하면...

 

다희 안됩니다.

 

일서와 양태...

함안댁이 놀란 얼굴로 다희를 본다...

 

함안댁 안되다니? 왜?

다희 ...겸이 아버지가 의관임을 앞세워...정해진 순번을 당길순 

없습니다.

양태 (답답하고)형수님.

일서 아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겁니까! 출세를 했으면 이럴 때 

써먹어야지... 양태야...가자.

양태 형수님...겸이 좀...

 

양태...겸이를 다희에게 넘기고...

일서와 같이 간다.

신음하는 겸이를 보면서 

눈물이 글썽해지는 다희...

그런 다희를 떨떠름하고 

불만스런 얼굴로 보는 함안댁.

 

S#33. 혜민서 밖

 

패찰을 나눠주는 서리 앞으로 

양태와 일서가 다가간다...

 

양태 저...말씀 좀 물읍시다...

서리 (쳐다보지도 않고)뭐요...?

양태 여기...의관중에...허참봉...나리라고...

 

허참봉이란 말에...

양태를...쳐다보는 서리.

 

S#34. 혜민서 안

 

병자들을 돌보느라 분주한 의관들과 의녀들...

허준도 한쪽에서...아이 하나의 상태를 살피는데...

예진이 탕약을 가져오면...아이에게 탕약을 먹인다...

이때...그런 허준에게 다가가는 서리와 양태...구일서...

 

서리 참봉나으리...

 

허준이 보면...양태와 구일서가 서 있고...

 

양태 형님...

일서 예진아씨...

허준 여긴 어쩐 일이냐?

양태 형님...겸이가 아파서...형수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일서 우리 언년이도...곧 숨이 넘어갈 것 같소. 형님이 빨리 좀 

봐주시오.

 

허준이 놀라고...

이때 곁에 있던...학도가 다가온다.

 

양태 열이 펄펄 끓고...얼굴에 좁쌀같은게 돋았습니다.

학도 마진이구만... (서리에게)허참봉의 식솔이니...어서 데려오시오.

 

서리. 얼굴에 묘한 냉소를 띠고...

허준을 보는데...

 

허준 (양태를 보고)기다리라 해라.

 

허준의 말에...일서와 양태 놀라고...

 

일서 형님...기다리라니...금방 숨넘어간다니까!!

 

허준의 말에 학도와 서리도 놀라는데...

 

학도 허참봉...그게 무슨 소린가? 자네 식솔들일세.

허준 내 식솔들 또한 혜민서를 찾은 다른 병자들과 다를 바 없소. 

저들이 차례를 기다리는데...내 식솔이라 해서...예외를 둘순 

없소.

일서 (흥분해서)형님...!!

허준 기다리라 해라...

 

허준이 한쪽으로 가면...

일서와 양태...기막힌 얼굴이고.

서리도...그런 허준을 놀란 눈으로 보는데...

 

S#35. 혜민서 입구

 

혀를 내두르며 나오는 서리...

혼자말처럼 중얼거린다.

 

서리 거...미친놈일세.

 

이때 한쪽에서 도약사령이...서리에게 다가간다.

그뒤로...아이를 업고 있는 사내와 여자...

 

사령 ...(은밀하게)병자들이 끝도 없이 몰렸으니. 오늘 수입이 솔솔 

하겠구만요.

서리 웬일인가?

사령 (서리에 손에 돈 몇푼을 쥐어주면서).나하고 한동네 사는 

사람입니다... 순번 좀 당겨주세요.

서리 ...됐으니...뒤에 가서...기다리라 하게.

사령 (놀라서)아니 왜 이러십니까?

서리 ...허준이 그놈...만만한 놈이 아니야... 잘못하다간 돈 몇푼에 

큰 경을 칠걸세.

 

서리 한쪽으로 가면...

사령 의아한 얼굴로 그런 서리를 본다.

 

S#36. 혜민서 일각...

 

병자를 보고 있는 허준의 모습.

 

S#37. 혜민서 밖

 

초조하게 기다리는 다희...함안댁...구일서 양태...

사람들이 줄어들때 마다...조금씩 앞으로 이동하는데 

겸이의 머리를 쓸어넘기는 다희 안타깝다.

종종걸음치며 안달하는 함안댁...

 

S#38. 혜민서 안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간 마당.

학도...한시름 놓은 듯...평상 한쪽에 털썩 앉고...

만경...그런 학도를 보며...피식 웃는데.

다른 한쪽에서 다른 병자를 보는 허준.

 

허준 (소현에게)...이 병자는 배꼽아래가 조여들며 오줌이 나오지 

않는 전포증이요...소금을 배꼽위에 두고 뜸을 뜨고... 

포황산을 쓰시오.

소현 예...

 

긴 한숨을 내쉬며...일어서는 허준...

이때 서리의 안내를 받으면서 

혜민서로 들어오는 다희와 함안댁. 구일서 양태...

양태 등에 업혀서...기진해 있는 겸이...

함안댁과 구일서는 만경쪽으로 가고...

다희와 겸이를 업은 양태...허준에게 다가오는데...

그런 다희와 겸이를 보는 허준...가슴이 미어진다...

 

다희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서방님...

허준 ...(역시 눈물이 글썽해지는데)...부인, 미안하오...

다희 ...

허준 ...이리 눕혀라...

양태 예...

 

양태가...겸이를 눕히면...

허준...겸이의 상태를 본다...

그런 허준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는데...

 

허준 (마음의 소리)...겸아...미안하다. 아버진 널 사랑하지만...너만을 

위할 순 없구나... 언젠간...너도...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할 날이 

있을게다. 미안하다...겸아...

 

그런 허준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다희.

이때 한쪽에서 탕약을 가져오다가...

그런 다희와 허준을 보는 예진의 시선.

 

S#39. 내의원 전경(낮)

 

S#40.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와 정작이 집무실에 있는데...

정태은이 황급하게 안으로 들어온다.

 

태은 영감...큰일났사옵니다.

예수 무슨 일인가?

태은 공빈마마께 산기가 있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예수 (놀란다)산기라니...예정된 해산 일은 아직 달포가 남지 

않았나.

 

예수...당황한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데...

장작과 태은도 뒤따라 나간다.

 

S#41. 공빈의 방.

 

공빈이 몹시 고통스런 얼굴로 신음을 흘리고 있고...

그 옆에는 내의녀 소비가 공빈을 돌보고 있다.

공빈전 상궁과 나인이 몹시...불안한 얼굴로 있는데...

 

S#42. 진숙궁 뜰...

 

상궁, 나인들과 내의원 의녀...내관들이...

황망히 오가고 있는 진숙궁의 전경이...

급박한 상황이 벌어졌음을 보여주는데. 

한쪽에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는 도지.

그곳으로 양예수와 정작...

정태은이 황급히 다가오는데...

 

예수 ...어찌된일인가? 갑자기 산기라니!!

도지 (당황한)...소인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예수 (버럭)모르다니!!! 마마를 모시는 궁의가 모르면 누가 그걸 

안단 말인가!!

도지 ...

정작 자네가 추정한 해산일이 잘못된 건 아닌가?

도지 그럴리는 없습니다.

태은 (조심스런)혹...유산을...

예수 닥쳐라. 어디서 그따위 불경스런 말을 입에 담는게냐!!

 

예수의 호통에...찔끔하는 태은...

예수...초조하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고...

도지 또한...불안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데...

그때...공빈전에서 내의녀 소비가 나온다.

 

내의녀 (양예수에게 예를 갖추며)...오셨습니까...?

예수 공빈마마의 용태는 어떠하신가?

내의녀 (심각한)...마마께...역산(자막:아이가 거꾸로 나오는 것)의 

조짐이... 보이는 듯 합니다...

예수 ...!!

내의녀 그뿐아니라...양수에서...악취가 풍기고...그 색 또한 퍼런 빛을 

띄고 있습니다...

예수 본시 양수는 쌀뜨물과 같은 맑은 색인데 대체 무슨 연유로 

이 같은 일이 생긴단 말인가?

내의녀 ...저희도...그 까닭을 모르고 있습니다... 양수가 

나오는데...아직...산통이 없으시니... 모든게 정상적인 해산의 

징후가 아닙니다... 태내에 계신 아기씨께 문제가 생긴 것이 

틀림이없습니다.

 

내의녀의 말에 사색이 되는 의원들...

그때...상궁 하나가 급한 걸음으로 다가온다

 

상궁 대전 지밀상궁 마마께서 납시고 계십니다.

 

놀라 보는...양예수와 내의녀. 

상감을 모시는 대전 지밀상궁과 내관이. 

양예수쪽으로 다가오는데...

 

지밀상궁 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전하께서 어찌 된 일인지...알아보라 

하셨습니다.

 

양예수 어쩔줄을 모르고...

불안한 얼굴로 그런 예수를 보는 도지의 시선...

 

S#43. 뜰 일각...

 

도지와 태은이 서 있다.

도지가 초조한 얼굴로 서 있는데...

 

태은 나리...너무 심려치 마십시요...어의영감께서 오셨으니... 곧 

해결방도를 찾으실 겁니다...

도지 당치않은 소리 말게!!

태은 ...?

도지 아까 어의영감의 당혹해하시던 낯빛을 보지 못했나... 

아녀자의 해산은 사가나 궁궐 모두... 여인의 손을 거쳐 

이루어지네. 의원들은 임상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해산에 

관한한... 차라리...촌구석의 산파가 더 해박할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가!

태은 ...

 

이때 한쪽에서 예수와 정작...내의녀 소비가 온다.

여전히 심각한 예수와 내의녀...

 

예수 (도지에게)그동안 마마를 모시면서...특별한 일은 없었는가?

도지 (난처한)...

예수 대체 궁의라는 자가...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뭘 한게야!! 

(답답하다)사태가...이리도 위중하거늘... 아무도 그 원인조차 

알지 못하니...대체 이게 말이 되는가.

 

양예수...참담해지고.

다들 그런 양예수의 안색을 살피는데...

잠시 긴장된 침묵이 흐르고...

양예수...깊은 상념에 잠겨있다가

 

예수 혜민서에 있는...홍춘이를 불러오게.

내의녀 (놀라서)영감!

예수 도리 없네. 궐안 산실청엔 홍춘이 만한 의녀가 없지 않은가.

내의녀 아니될 말씀입니다. 홍춘이는 탕약을 잘못 써 사람 목숨을 

위태롭게 했습니다.

예수 ...

내의녀 그런 큰 실수를 범한 홍춘이를 다시 불러서 만에 하나 일을 

그르치는 날엔 영감께선 윗전의 추궁을 면치 못하실 

겁니다...

 

그때...의녀 하나가 황급히 오는데...

 

의녀 내의녀님...큰일났습니다.

 

다들...놀라 보면...

 

의녀 ...마마께서 의식을 잃으셨습니다...

 

내의녀 놀라서 황급히 간다.

양예수...도지를 보고...

 

예수 공빈마마의 태아가 사산되면 자넨 죽은 목숨이야.!!

 

양예수의 말에...사색이 되는 도지.

 

S#44. 내의원 협실

 

초조한 얼굴의 도지...잔뜩 굳어있는 얼굴 위로...

좀전의 대화들이 회상되는데...

 

양예수 (소리)공빈마마의 태아가 사산되면 자넨 죽은 목숨이야!!

 

도지...두려움에 몸서리 처지는데...

 

양예수 (소리)혜민서에 있는...홍춘이를 불러오게... 궐안 산실청에는 

홍춘이만한 의녀가 없지 않는가!

 

마음에...갈등이 이는 듯한 도지의 표정,,

도지...이내 결심이 섰는지...걸음을 옮기는데...

 

S#45. 의녀국 마당

 

의녀국 앞에 서...

서성이는 도지...어찌해야 하는지...

망설이는 듯한 눈친데...

그때...도지를 발견한 세희...

반색을 하고 다가온다.

 

세희 직장나리...이곳엔...어인 일이십니까...?

도지 ...안에...홍춘이 있는가...

세희 ...?

 

S#46. 의녀국 큰방

 

덕금과 홍춘...도지로 부터 이야기를 전해듣는데...

덕금...놀라지만...홍춘...담담한 얼굴이다

 

덕금 ...역산의 조짐에...양수에선 악취가 풍기다니...이게 무슨 

변이란 말이요...

도지 (홍춘에게)...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네... 해결방도를 

알고 있거든...일러주게...

 

그러나...홍춘...대답없이...

그런 도지를 바라보다가...

 

홍춘 산실청에서 나를 부르더이까?

도지 ...?

 

도지...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그런 도지의 기색을 눈치 챈 홍춘...

실망과 불쾌함이 동시에 밀려오는데...

그런 홍춘을 보며...당황하는 도지...

 

도지 부탁이니...날 한번만 도와주게. 허면...내 자네의 노고를 

소상히 아뢰...선처토록 힘쓰겠네.

홍춘 공빈마마의 해산은...산실청의 소임이니...저들이 알아서 

하겠지요...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전 

이만...나가보겠습니다...

도지 ...(놀라고)...

덕금 이보게.

 

덕금...홍춘을 만류해보지만...

홍춘...냉정하게 나가버리고...

도지...참담해지는 

 

S#47. 혜민서 병사

 

허준이 병자를 보고 있다...

옆에는 예진.채선등의 의녀들이있다... 

허준이...병자에게 시침을 하고 있는데 

이때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에 부축을 받고 들어오고있다

 

사령 나으리! 나으리 

허준 (흠칫)돌아본다

 

시침을 하던 허준이 고개를 들어보면...

허준...자신을 부른 사람을 보고 놀라는데...

옆에 있는 예진과 채선도 놀란다...

채선은 놀라는 정도가...아니라 

흉한 모습을 본 듯 얼굴을 돌리는데... .

놀라는 허준...예진등의 표정에서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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