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제 38회>
S#1. 의녀국 집무실
덕금과 홍춘...도지로 부터 이야기를 전해듣는데...
덕금...기함하지만...홍춘...담담한 얼굴이다
덕금 ...역산에...양수에선 악취가 풍기다니...이게 무슨 변이란
말이요...
도지 (홍춘에게)...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네... 해결방도를
알고 있거든...일러주게...
그러나...홍춘...대답없이...
그런 도지를 바라보다가...
홍춘 산실청에서...나를 부르더이까...?
도지 ...?!!
도지...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그런 도지의 기색을 눈치 챈 홍춘...
실망과 불쾌함이 동시에 밀려오는데...
그런 홍춘을 보며...당황하는 도지...
도지 부탁이니...날 한번만 도와주게. 허면...내 자네의 노고를
소상히 아뢰...선처토록 힘쓰겠네.
홍춘 공빈마마의 해산은...산실청의 소임이니...저들이 알아서
하겠지요...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전
이만...나가보겠습니다...
도지 ...!!!
덕금 이보게...
덕금...홍춘을 만류해보지만...
홍춘...냉정하게 나가버리고...
도지...참담해지는데...
S#2. 혜민서 병사
허준이 병자를 보고 있다...
옆에는 예진.채선등의 의녀들이있다...
허준이...병자에게 시침을 하고 있는데
이때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에 부축을 받고 들어오고있다
사령 나으리! 나으리
허준 (흠칫)돌아본다
시침을 하던 허준이 고개를 들어보면...
허준...자신을 부른 사람을 보고 놀라는데...
옆에 있는 예진과 채선도 놀란다...
채선은 놀라는 정도가...아니라
흉한 모습을 본 듯 얼굴을 돌리는데... .
놀라는 허준...예진등의 표정에서
허준이...보면...앞에 혜민서 서리 김씨가
도약사령의 부축을 받고서 있다가 상체를 펴는데...
서리의 얼굴과 목...머리...팔 등에
콩알만한 크기의 물집이가득하고 ...
물집이 터진 자리에선...고름이 맺고
진물과 고름이 흘러 내리는 흉칙한 모습이다...
허준 ...어찌 된 일이요?
서리 (거의 울상으로)...나으리...
허준 (도약사령에게)어서 저리 별실로 데려가게...사령들
병사 왼쪽의 별실에 서리가 눕혀지고...
허준 서리의 상태를 살핀다...
그 뒤론...도약사령과 이속들이 있고...
서너명의 의녀들도 지켜보는데...
허준...심각한 얼굴로 윗도리를 벗겨보면...
드러난 상체에 곪아서 터진 고름집에선
진물과 고름이 흘러내리는데...
처참한 광경에 서리를 데려왔던
도약사령과 이속들...고갤 돌리고...
온지와 채선은 차마 보지 못하고 병사를 나간다.
서리...고통이 심한지...연실 신음을 뱉어내고 ...
이를 보는 허준의 얼굴...굳어진다.
이때 들어오는 만경과 학도
만경 (허준을 보며) 어찌된 병잔가?
학도 아니...여기 혜민서 서리가 아닌가? 무슨 병인가?
허준 ...농가진인 듯 합니다...
만경 언제부터 이런 증세가 있었나?
사령 며칠 됐는데...첨엔...저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허준 (사령에게)농가진은 전염되기 쉬운 화농이요. 우선 병자를
격리시켜야 겠소...
허준의 말에...도약사령과 이속들
겁먹은 얼굴로 주춤 물러나고
S#3. 의녀국 휴계실
홍춘... 앉아있는데...억울함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찍어낸다...그때...안으로 들어오는 덕금...
홍춘...놀라...눈물을 감추고...
덕금...그런 홍춘을 안쓰럽게 본다.
덕금 아직도 허명에 연연하는가? 자네 재주가 쓰일데가 있다는데
뭘 망설이는게야... 직장나리께...잠시...기다리라
말씀드렸으니...어서 가보게...
홍춘 (눈물이 글썽해져서)성님.
덕금 자네가 지는게 나아.
홍춘 전...그리 못합니다...혜민서로 내칠땐 언제고... 이제와 도움을
달라는 건 무슨 수작입니까. 탕약을 잘못 쓴 건 제 실수가
아니였습니다. 화제를 내린 의관의 잘못을...제가 뒤집어
썼다는 걸. 당시 산실청에 있던 사람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덕금 ...
홍춘 (울컥하는)선대왕 마마때부터...산실청에서 숱한 공을
세웠습니다. 그런 저를...어찌 이리 박대할 수 있습니까...
의녀라는 이유로 억울한 누명을 씌워도 된단 말입니까.
덕금 자네 맘이야...내가 잘 알지... 허나...그 억울한 심정도...세월이
흐르면...엶어지네... 자네가...내 나이가 되면...그땐 흔적도
없이 사라질게야...
홍춘 ...
덕금 맘을 달리먹게...우선은...사람 목숨부터 살리고 봐야하지
않은가... 이는...왕실의 안위가 달린 문제야.
홍춘...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덕금을 바라보는데...
S#4. 의녀국 큰방
도지...자리에 앉지 못하고...
초조하게 서성이는데...
그때...홍춘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반색이 되는 도지.
도지 날 도와주겠나?
홍춘 ...(무표정)...
도지 고맙네...내...이 은혜 잊지 않겠네...
홍춘 (담담하고 건조한)공빈마마의 양수가... 퍼런 빛을 띄고
악취가 나는 것은... 태내에 계신 아기씨께서 변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도지 ...(놀라서)그럴수도 있는가?
홍춘 태아가 질식상태에 이르면 이런 경우가 생기는데... 여기서
몇식경을 더 지체하면 사기가 태아의 몸으로 퍼져... 사산될
뿐 아니라...산모의 목숨까지 위태로와 질 것입니다...
한시라도 빨리...해산을 하셔야만...목숨을 보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지 허나 아직 진통이 없다 하시네... 진통이 없다면 해산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홍춘 침을 써 진통을 유도해야지요.
도지 ...
S#5. 진숙궁 외경
S#6. 공빈의 방
공빈...고열과 식은땀을 흘리며 사경을 헤메고 있다.
곁에서 땀을 닦아내는 내의녀 소비와 다른 의녀들...
어찌할 바를 몰라 사색이 되어있는데...
S#7. 진숙궁 일각
초조하게 오가는 양예수.
곁에는 정작과 태은이 긴장된 얼굴로...
양예수의 안색을 살피고 있는데...
그때...한쪽에서 도지가 급한 걸음으로 온다.
도지를 보자...화가 치밀어오르는 양예수.
예수 (버럭 호통친다)데체 어딜 다니는겐가. 공빈마마를 구할
재주가 없으면 자리라도 지켜야 할게 아니야.
그러나...예수의 호통에도...
낯빛이 변하지 않는 도지...
오히려 자신만만한 얼굴인데...
도지 공빈마마를 살리고 순산하게 할 방도가 있습니다.
예수 ...
도지의 말에...놀라는 예수...
정작과 태은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도지를 보는데...
정작 그게 사실인가?
도지 예...나리...
예수...도지를...의미심장하게 바라보다가...
예수 자네 목숨이 걸려있다...장담할 수 있겠느냐!
도지...예수의 말에...대답없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보이는데...
그런 도지의 표정을 읽는 예수...
예수 (태은에게)어서 내의녀 소비를 불러오게.
태은 예 영감.
태은 한쪽으로 급하게 달려간다...
S#8. 공빈전
내의녀 소비가 공빈에게 시침을 하여...
진통을 유도하고 있다.
소비 진땀을 흘리면서 떨리는 손으로
공빈에게 시침을 하고 있는데...
그위로 도지의 목소리.
도지 (소리):일단은 시침을 하여...마마의 진통을 유도하시오.
S#9. 공빈전 복도
복도에는 공빈전...나인들고...
양예수...도지...정작 태은이 초조한 얼굴로 있다.
이때 공빈전안에서...
공빈의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들리면.
양예수와 도지. 놀라서 공빈전을 본다.
방문이 열리고 소비가 나오는데...
소비 마마의 산통이 시작되었습니다.
도지 하면...마마의 배를 만져보아...윗부분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고
아랫부분에 물컹물컹한 것이 만져지면 역산일 가능이 높소.
태아의 엉덩이가 먼저 나온다면...어렵지 않게 해산할 수
있으나 만약...발부터 먼저 나온다면...이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오.
긴장한 채 도지의 말에 집중하는 소비.
양예수 어서 들어가 살피게.
소비 예...
내의녀 소비 급히 방안으로 들어간다...
S#10. 공빈전
공빈의 진통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비...공빈옆으로 앉아...공빈의 배를 촉진해본다.
처절한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공빈의 얼굴.
S#11. 공빈전 복도
초조하게 기다리는
양예수와 정작...도지...정태은.
양예수 기다리다 못해서...방안을 향해.
양예수 어떤가? 살펴보았는가?
이때 방안에서 들리는
내의녀 소비의 목소리...
소비(소리) 직장나으리의 말대로... 위는 딱딱하고 아래는 물컹합니다...
내의녀의 말에...예수와 도지가 놀란다.
도지 (예수에게)역산의 조짐입니다.
예수 (심각한데)...
S#12. 의녀국 외경
S#13. 의녀국 큰방
덕금과 홍춘이 앞에 앉아
의녀들을 교육하고 있는데...
예진과 소현...채선 온지 개금,
세희을 비롯한 모든 의녀들이 있다...
덕금 태아의 발이 먼저 나오는 것은 역산 태아의 손이나 팔이
먼저 나오는 것은 횡산... 자궁이 먼저 나오고 태아가 뒤따라
나오는 것을 반장산이라 하며 이 모든 것들은...자칫 태아와
산모의 목숨을 모두 앗아갈 수 없는 위험한 난산이다.
의녀들...진중하게 경청하고...
홍춘 난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토끼의 뇌수나 뱀허물이 좋다는
민간의. 속설도 있다... 만약 기혈이 몰려 엉켜있을 때는 우슬,
계심, 생강등의 약이 효험이 있고 그외도 파두와 피마자
사향을 섞어 여신단을 만들어 이를 산모의 배꼽아래
붙이면... 해산에 도움이 된다.
S#14. 공빈전
공빈의 산통이 계속되고...
내의녀 소비.공빈의 자궁을 살피는데...
찢어질듯한 공빈의 비명이 있은후...
태아가 산도를 타고 나오기 시작한 듯...
지켜보던...내의녀 소비가 경악을 한다.
소비녀 (방밖을 향해)나으리...
S#15. 공빈전 복도...
양예수와 도지가 초조하게 있다가...
소비 (소리)나으리...
예수 무슨 일인가?
소비 ...태아의 발이 먼저 나오고 있습니다.
예수가...도지를 보면...
도지 (마른침을 삼키면서 침착하게)하면... 우선 세침으로 태아의
발바닥을 세네차례 찌른 후 급히 태아의 발바닥에 소금을
바르고 긁어주어... 조심스럽게 밀어주시오.
S#16. 공빈전 안
소비가 도지의 말을 듣고 있다.
도지 (소리)동시에...산모의 배에도 소금을 바르고...찬찬히 문질러
주면. 태아가 바로 설...가망도 있으니...어서 시행하시오.
소비 (옆에 있는 의녀에게)어서 마마의 배를 문지르거라...
의녀 예...
소비는 태아의 발에 세침을 놓는 듯 한데...
공빈의 비명은 계속 되고.
S#17. 공빈전 복도
양예수와 도지...그리고.
장작도 태은등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도지...연신 마른침을 삼키면서...
방안을 주시한다.
이때...급한 걸음으로 다가오는
대전의 지밀상궁과 나인들
그리고 내관...
지밀상궁 (양예수에게)어찌 됐습니까?
이때도 계속되는 공빈의 비명소리...
지밀 상궁초조한 얼굴로...
지밀상궁 산고가 시작된지 오경이 지나도록 어찌 아무소식도
없습니까?
예수 (긴장된 얼굴로)역산이라 지체되는 것이니 기다려보시오.
지밀상궁 상감마마의 성화가 불같으십니다.
이러다간...상감마마께서...직접 진숙궁으로 납실지도 모릅니다.
지밀 상궁의 말에...양예수와 도지...
바짝 긴장을 하고....순간...방안에서
공빈이 단발마의 비명을 질러대고.
다들 긴장된 얼굴로 공빈전을 응시하는데...
잠시후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때...문이 열리며 내의녀 소비가
화색을 띄며 나온다.
소비 ...왕자마마십니다...
도지 ...
소비 공빈마마께서 왕자마마를 생산하셨습니다...
예수 왕자마마의 용태는 어떠신가.?
소비 공빈마마와 왕자마마 모두 강령하십니다.
일순 모두의 얼굴에 안도와 기쁨이 교차하는데...
도지...목숨을 건...도박에서...승리한 듯...
긴장이 풀리면서...눈을 감는다...
지밀상궁 어서 상감마마께 아뢰야겠소. 어의영감도 함께 가시지요.
지밀상궁과 나인들이 빠져나가면...
예수 (도지의 손을 잡고)애썼네. 이 모든게 자네 공일세.
도지 ...(도지의 눈에 언뜻 눈물이 스치고).
예수도 급하게 복도를 빠져나간다...
도지...양예수가 남긴 칭찬의 말에...
가슴이 벅차오르고...
태은 (감격해서)나으리.
정작 애썼네...
감격에 찬 도지의 얼굴...
S#18. 도지의 집 외경
S#19. 오씨의 방
오씨앞에 작은 술상이 차려져 있고...
오씨와 숙정...도지...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어사주를 놓고 기쁨을 나누는데...
오씨...술병을 들고...
오씨 이게 정말 상감마마께서 하사하신 선온(宣溫,어사주)이란
말이냐.
도지 예...어머니...
숙정 (들뜬)선온(宣溫)은 조정에 큰 공을 세운 대신들에게만
상감마마께서 친히 하사하시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오씨 상감마마의 용안도 뵈었더냐?
도지 예...어머니. 새로 탄생하신 왕자마마의 안위도 성심을 다해
보살피라 하셨습니다.
도지의 말에...좋아 어쩔줄 모르는 오씨...
숙정도...도지의 성공에 한껏 고조되는데...
오씨 세상에...이런일이... 네가 상감마마의 총애를 얻게되다니...
오씨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도지 어머니...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오씨 ...그 귀한걸 어찌 마셔 없애겠느냐? 가보로 물려야지...
도지 아닙니다. 소자...그동안 절 위해 노심초사하신 어머니께...꼭
올리고 싶습니다.
오씨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고)...도지야...
도지...오씨앞에 놓인 잔에다 술을 따른다...
숙정도 감격해서 눈물이 글썽하고...
오씨...도지가 따른 술잔을 들어 입에 잠시 대고...
오씨 ...(한이 맺힌듯)이 술은...내가 아니라 네 아버지께...받쳤어야
돼. 그 무심한 양반이...네가 이토록 인정을 받는걸 아시면...
뭐라셨을까.
오씨의 말에...도지도 눈물이 글썽해지고...
오씨 (도지를 보고)장하다...장해... (숙정을 보고)이제...우리 집안은
남부러울것이 없다. 이럴땔수록...가문에 누가 될 일이 없게
집안 단속에 신경을 써야한다...
숙정 예 어머님...
오씨 요사이...아랫것들이 하는 수작이 심상치가 않더구나.
함안댁은...바람난 암쾡이마냥...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며
집안일을 소홀히해...니가 따뜸하게 야단을 치거라...
숙정 예...
S#20. 혜민서 집무실
김응택...집무실 안에서
장부를 들춰보고 있는데
송학규가 안으로 들어온다...
안색이 어두워보이는데...
학규 나으리...
응택 ...(보면)
학규 유도지가...공빈마마의 순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주부품계를 서임받는다 합니다.
응택 그럴리가 있나...직장으로 승진한지 얼마나 됐다고 주부로
서임된단 말인가?
학규 정판관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식언은 아닌 듯 합니다...
응택 ...
학규 판관나리와 제가 혜민서로 밀려난 사이...착실하게
어의영감의 수족노릇을 했던 모양입니다... 궁지에 몰린
영감을 살려냈으니...이젠...더욱 승승장구 할겝니다... 호랑이
새끼는 허준이가 아니라 유도집니다... 허준이야 출세엔 담을
쌓고 지낸다지만... 유도지는 다르지 않습니까...?
학규...심난하고...
이야기를 전해듣는 응택도...심기가 불편한데...
S#21. 혜민서 병사 별실
천을 드리워 다른 병사와 분리된 곳에...
서리 김씨가 누워있다. 얼굴과 목...팔...다리등의
물집도 고름이 잡혀...흘러내리는데...
그 몰골이 흉악하기 이를데 없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병자의 몸에 약을 바르는 허준...
성심을 다하는 모습인데...
이때...도약사령이...탕약을 들고...들어오는데...
서리 김씨와 허준의 모습을 보고...
바짝 겁먹은 얼굴이다...
사령 나...나으리...탕약 대령했습니다.
허준 (시선은 병자에 둔채)두고 나가거라.
서리...허준과 병자와는
멀찔히 떨어진 곳에 탕약을 내려놓고
얼른 도망치듯이 나간다...
허준이 돌아보면...탕약은 멀찍히 있고...
그때 안으로 김만경과 장학도, 이명원이 들어온다.
학도...서리의 끔찍한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고...
만경와 명원도...허준이 손으로 몸의 고름을 짜내자
명원 허의원...지금 제정신이요?
허준 고름이 터질때까지 기다렸다간...다른 부위로 더 번질거요.
만경 이러다 자네까지 옮아.
그말에 허준...병자의 상체부위를 들춰보인다.
보면...군데군데 검은 밤색의 반점들이 보이고...
허준 이미 화농이 근육과 골막에 까지 번졌습니다... 이대로
두면...생명까지 위태롭습니다...
허준의 말에...놀라 보는 만경과 학도...명원...
서리 김씨...죽는다는 말에...가슴이 섬뜩한데...
서리 ...나리...제발 살려주십쇼...살려주십쇼...나리...
만경 에라 이 우라질 놈아. 그 입에서 살려달란 말이 나오느냐.
서리...눈물까지 뚝뚝 떨구고...
S#22. 혜민서 집무실
학도와 명원 김만경...그리고...허준이 있다.
그 옆으로...도약사령 몇 명과 서리들이 서있다.
명원 (사령에게 화제를 주면서)잡병 병사에 있는 병자들 화제를
적은 것이니...이대로 탕약을 조제하게...
사령 예...
허준 오늘 입직담당이 누굽니까?
학도 나요.
허준 잠시 밖에 다녀올 일이 있으니...병자를 살펴주게.
학도 (찜찜하지만)...알았네.
만경 무슨 일로 그러나...?
허준 생지황과 목향을 처방했으나 화농이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송진과 두충이 농가진에 특효하다하니 송진을 구해볼
작정입니다...
허준의 말에 다들 놀라고.
학도 (이해할 수 없다).정말...대책없는 사람일세...
허준 ...
학도 저잔 ...자넬 음해해 고초를 겪게했어. 그런 자를 위해 자네가
이리 애쓸 까닭이 없지 않은가.
허준 ...
명원 사람의 목숨을 놓고...해서는 안될 말이네만... 나도...저잘
치료하는게 탐탁치 않네.
허준 ...제겐 저자 또한 병자일 뿐입니다...
허준의 말에...만경을 비롯한 의원들 뿐 아니라...
도약사령과 서리들도 놀라는 눈치고...
허준 ...다녀오겠습니다...
허준...밖으로 나가면...
만경 (피식 웃으며)우라질 옳은 말만 골라하는 놈일세.
S#23. 혜민서 탕약방...
병에 걸린 서리김씨와
허준을 음해한 음모를 꾸볐던 사령오씨앞에
다른 도약사량 두어명과 서리가 있다...
서리 ...(사령오씨한테)야 이놈아...니놈말대로면...허참봉이... 세상에
둘도 없는 망종인데... 어찌...제 몸도 돌보지 않고 병자를
돌본단 말이냐. 더구나...자기한테 해꼬지한 사람이란걸 다
알면서...
사령오씨 (당황한다)아닙니다요. 그건...허참봉 그자의 술숩니다.
넘어가지 마십시오.
사령 허튼소리말게...난...예서...일한지 십년이 다되가지만... 저런
의관은 본적도 들은적도 없네. 저런 사람한테 해를 끼치면
후한이 있을까 겁나네.
사령오씨 글세 그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다들 내 말 좀 들어보시오.
서리 들을거 없어...난 앞으론...허참봉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쓴데도 믿을테니 그리알아.
서리와 사령들...탕약방밖으로 나가는데...
사령오씨 형님...형님...
그러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자...
착잡한 사령오씨. 그런 사령오씨의 얼굴위로...
병에 걸린 흉칙한 서리의 몸에...
정성스럽게 약을 바르던 허준의 떠오른다.
무언가 마음의 변화가 이는듯...
S#24. 산중 일각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하는 허준의 모습...
S#25. 혜민서 외경, 밤
S#26. 혜민서 병사
서리...잠들어 있고...
허준...서리의 몸에 약을 바르고 있다.
잠을 못자 잔뜩 충혈되어 있는데...
약을 다 바르고...손을 떼는 허준...한시름 놓으며
피곤한 지 목덜미를 매만지는데...그러다 문득...놀란다.
보면...손에...진물이 뭍어나오고...
놀란 허준...자신의 소매를 걷어보면...
작은 물집이 두세개 잡혀있는데...당황하는 허준.
S#27. 허준의 집 외경(이른아침)
S#28. 허준의 방
다희가...방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손씨가 들어온다...
손씨 아범은...간밤에 안돌아온게요...?
다희 예.
손씨 벌써 며칠짼지...이러다 몸이 축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소...
이때 밖에서 들리는 허준의 목소리...
허준 (소리)겸아...
다희와 손씨가 방문을 보는데...
허준이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다희 서방님...
손씨 ...애비야...
허준이...손씨에게 인사를 한다.
손씨 얼굴이 많이 상했다. 병자를 돌보다...애비가 병들겠어.
허준 (미소띠고)괜찮으니...심려마십시오. (다희한테)조반만 들고
바로 나가봐야되오. 갈아입을 옷 좀 내주시오.
허준이 사모를 벗으면...
다희가 얼른 받을려고 하는데...
허준 됐소...내가 하겠소...
다희 ...?
이때 손씨가 허준의 목덜이오
손등에 잡혀있는 물집을 보는데...
손씨가 놀라고...
손씨 애비야...그게 뭐냐?
다희도 보고 놀란다...
다희 서방님...
허준 (안심시키려는)별거 아닙니다... (다희를 보고).가벼운
화농이니...심려할 것 없소
손씨,다희 (가슴 아픈데)
허준 애들은 전염되기 쉬우니...당분간 겸이는 이방에 들이지
마시요.
다희 (착잡한)...예. 속히 조반을 지어 올리겠습니다...
다희...터져나올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면서...방밖으로 나가는데...
그런 다희를 안스런 시선으로 보는 허준...
손씨 정말 괜찮겠느냐?
허준 (애써 미소띠면서)예...
S#29. 혜민서 마당, 낮
김만경과 이명원..
병자들을 보느라 분주한 모습인데
예진과 소현...채선...온지 세희 개금등의
의녀들이 옆에서 거들고 있다...
이때 도약사령 오씨가...탕약을 들고 와서는...
사령 나으리...탕약 대령했습니다...
만경 거기 놓거라...
사령 오씨가 소현에게 탕약을 건네는데...
이때 한쪽에서 학도가 온다.
학도 (화난 얼굴로)나원...저렇게 미련한 사람이 있나...
명원 왜 그러나?
학도 (만경을 보고)허참봉이 기어이...농가진에 전염이 됐습니다.
학도의 말에...의원들 의녀들...
그리고 도약사령 오씨도 놀란다.
S#30. 의녀 집무실
예진과 소현...채선...온지...
세희...개금등의 의녀들이 있는데...
온지 (세희와 개금에게)글쎄...허참봉님도...농가진에 전염되어서...
온몸에 물집이 잡혔답니다.
세희 ...뭐 그런 한심한 의원이 다 있어.
개금 오죽 칠칠맞으면 병자의 병을 옮는단말이냐.
채선 성님도 참... 칠칠 맞은게 아니라...대단하신거죠. 남들은
가까이 가기도 꺼리는 병자를 얼마나 성심껏 돌봤으면...
병이 옮겠습니까?
한쪽에 앉아있는 예진의 걱정스런 표정.
그런 예진을 의식하는 소현의 시선.
S#31. 혜민서 병사 안
병자의 몸을 천으로 감는 허준...
보면...목덜미와 손등에...
물집이 많이 잡혀있는데...
이어...자신의 손과 목에...
약을 바르는 허준...이때...도약사령 오씨가
열린 문틈으로 그런 허준을 바라본다.
무언가 느끼는지 숙연한 얼굴인데...
S#32. 한양 저자거리
행인들과 상인들로 붐비는 저자거리 한켠에...
하동댁과...유월이가 장바구니를 들고 걸어간다.
두사람...노점을 구경하면서...가는데...
하동댁...무언가...초조한 얼굴로
유월이의 눈치를 살피다가...
하동댁 ...유월아...
유월 (물건들에 정신이 팔려있다가 하동댁을 보고)예?
하동댁 (장바구니를 유월에게 건네면서)난 잠시 들렀다 갈데가
있으니... 너 먼저 들어가거라.
유월 ...어딜 가시게요?
하동댁 (쩔쩔매면서)저...그게...
유월 요사이...하동댁이...틈만 나면 집을 비운다고...마님께서 단단히
벼르고 계신거 아시우?
하동댁 (괜히 성질내면서)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넌 신경쓸거
없다.
하동댁 돌아서서...한쪽으로 가면...
의아한 얼굴로 그런 하동댁을 보는 유월.
S#33. 저자거리 일각 구일서의 점포
점포에...함안댁이 있고...
함안댁...행인에게...약재를 팔고 있다.
이때...점포로 오는 하동댁...
함안댁...나긋 나긋하게 행인을 보내고
한쪽에서 쭈볐거리고서 있는
하동댁과 시선이 마주치면...
하동댁 (어색한 미소띠면서)...그간...잘있었나?
함안댁 (상당히 떨떠름한 얼굴로 빈정거린다)...지체 높으신
댁...침모께서... 상것들 사는덴 어찌 납셨수?
하동댁 (숙이고 들어간다)...자네 왜 이러나?
함안댁 왜 이러다니? 몰라 물으슈? 내가... 그 집 문턱 한 번
넘었다가 얼마나 수모를 당했는데... 뭐? 나같은건 함부로
드나들데가 아니니 당장 나가라고? 허이구...거긴 뭐 그리
잘난게 있다고...
하동댁 (쩔쩔매면서)저...그거야...우리...마님 생각이고...난 아닐세.
나야...산음살때부터...자네 편이지...
함안댁 (헹 하고 콧방귀뀌고)긴말할거 없고...여긴 어쩐 일이냐니까
하동댁 저...여기...병부잡이어른이 온다고해서...
함안댁 병부잡이어른?
그제서야 하동댁이
찾아온 이유를 알것같고...
하동댁 내가...병부잡이 어른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네.
함안댁 이젠...병부잡이가 아니라...종약뭐라던데...아무튼... 그
양반은...하동댁을 만나고 싶은 눈치가 아닙디다.
하동댁 그...그게 무슨 소린가?
함안댁 우리 언년아버지말이...그 어른이...요사이...혜민서에 홍춘이란
의녀한테 홀려있어서...시도때도 없이...홍춘이...홍춘이만
찾는답디다.
하동댁 (놀라고)그...그게 정말인가?
함안댁 정말이지...내가 왜 거짓말을 해.
하동댁 (너무 속이 상해...몸이 부르르 떨릴 지경인데)...
그런 하동댁의 반응이
재미있는 함안댁의 표정...
S#34. 저자거리 일각...
오근이...저자거리를 걸어간다...
일서의 점포로 가는 중인 듯...
인파를 헤치고 저자거리를 가던
오근이 갑자기...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는데...
앞에서 마주 다가오는 함안댁을 봤다
그 순간...함안댁도...오근을 보는데...
함안댁 병부잡이 어른...
함안댁이 다가오자...
어쩔줄 모르던 오근이 그대로
줄행랑을 놓는다...
함안댁...그런 오근을 쫓아가는데...
함안댁 병부잡이 어른...
오근 뒤도 안돌아보고
행인들 사이를 뚫고 정신없이 도망을 친다.
S#35. 주막
주막 한켠에 일서와 양태가 앉아있는데...
이때 오근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뒤를 돌아보고...주막안으로 들어선다.
그런 오근을 본 일서...
일서 형님...여깁니다...
오근이 다가와서 앉으면...
오근 (양태앞에 놓인 술잔을 들고 벌컥 벌컥 마신다)...
그런 오근을
의아한 눈으로 보는 일서와 양태...
양태 웬 .진땀을 그리 흘리십니까요?
오근 아...아닐세. 뭔 일로 날 보자 했는가?
양태 저...
양태...말을 할려다가
주위를 의식하고...오근의 귀에다...귓속말을 한다...
양태의 말을 듣는 오근...놀라고...
오근 뭐? 하면 밀거래를 하잖말인가?
오근이 언성을 높이자...
양태와 일서 놀라서 어쩔줄을 모르고...
일서 남이 듣겠수...언성좀 낮추시오.
오근 (언성을 낮춰서)...자네들 미쳤나? 그러다 걸리면...(손으로
목을 치는 시늉을 하면서)이거야 이거.
일서 나도...찜찜한데...양태 이놈이...하도...세게 나와서...
양태 글쎄...그런 걱정은 안해도 된다니까 그러시네.
내가...용천살땐...밀거래가 업이였수다. 사실...내
이제와서...말하는건데...우리 준이 성님도... 밀거래를 했지.
양태의 말에 오근과 일서가 놀라고...
오근 그게 정말인가?
양태 ...용천은 물론이고...의주일대까지...날고 기는 왈패중에 우리
준이 성님 모르는 사람이 없었수.
일서 하긴...주먹쓰는 솜씨하난 남달랐지.
양태 내가 한양에 밀거래 사정은 다 알아봐 뒀으니까
걱정말고...합시다. 목돈 거뭐쥘라면 그거밖엔 없다니까...
오근과 일서 망설이고...
양태 형님...형님도 언제까지 혼자 사실거요. 그 홍춘인가 하는
의녀하고 같이 살라면...뭐가 있어야 할거 아니요. 내의원
종약서원 녹을 받아가지고는 어림도 없지.
오근...눈을 껌벅거리면서...고민하는데...
오근 ...홍춘이.
S#36. 탕약방
도약사령 오씨와 다른 사령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이때 허준이 탕약방으로 들어온다.
허준을 본 도약사령들...
허준에게 인사를 하면...
허준이...사령오씨앞으로 간다.
허준 내가 준비하란 탕약은 어찌됐나?
오씨 (쟁반에 받힌 탕약을 내밀면서)여깄습니다요.
허준 이리주게...
오씨 제가 가져가겠습니다요...
허준 아닐세...이리주게...
허준이 쟁반을 들고...나갈려는데...
사령오씨가 허준을 부른다...
오씨 나으리...
허준 (돌아보면).
오씨 (작은 항아리 하나를 내민다)...받으십시오...
허준 뭔가?
오씨 송진입니다...소인이 직접 산에가 채집했습니다요.
허준 ...?
오씨 나리께서도...병이 옮으셨으니...더 많이 필요할거 같아서...
(겸연쩍다)언제든...필요하면 말씀만 하십시요...
허준 고맙네.
S#37. 혜민서 일각
쟁반에 탕약사발과 송진이 담긴
항아리를 들고 가는 허준.
도약사령오씨의 변화가 기분좋은지
얼굴에 미소를 띠는데...
S#38. 병사
허준...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는 서리 김씨에게
탕약을 먹이는 허준.
허준이 탕약 그릇을 치우면...
서리김씨 나으리...
허준 (서리를 본다)...어디 아픈데 있나?
서리 아닙니다요. 나으리...
허준 ...
서리 소인이 원망 스럽지 않습니까?
허준 소인때문에 그 고초를 겪으셨는데...이젠...병까지 옮으시고...
허준 (미소짓는다)...원망스럽네.
서리 ...
허준 나도 사람인데...어찌 그런 마음이 없겠나...
허나...지금은...도리어...내가 미안하네... 뼈속을
파고드는...고통으로...괴로울텐데... 의원이 되서...그 고통을 다
덜어주지 못하니...면목이 없네...
서리 (감격해서 눈물이 그렁해지는데)...나리...
S#39. 의녀 집무실
의녀들이 모여있는데...
이때...온지가...호들갑스럽게 들어온다.
온지 성님들...빨리 좀 나와보세요...
의녀들...의아한 눈으로 온지를 보는데...
S#40. 병사
허준과...서리 김씨가 있고...
한쪽엔 만경과 학도...명원이 있고...
그뒤로...사령오씨와 서리 두어명이 있다...
이때 병사로 들어오는 의녀들...예진과 소현도 있고...
허준이 서리의 몸에 감긴 천을 풀르고...
다들 긴장된 얼굴로 이를 지켜보는데...
허준의 손을 따라...서리의 상체와 팔...다리가 드러나면...
병을 앓았던 자욱만 있을 뿐...
고름과 물집들은...완치된 모습인데...
만경을 비롯한...의원들 입에서...
얕은 탄성이 흘러나오고...
서리...깨끗해진 자신의 모습에...
눈물이 그렁해지는데...허준도...다행스럽다...
허준 ...이제...농가진은...사그러들었네... 병을 앓았던 자국은...시간이
지나면...없어질 것이네...
서리 김씨 (북받치는)나으리...
허준 (도약사령오씨에게)내가 준 화제대로 탕약을 지어 먹이게...
사령 예...
서리 김씨...자리에서 일어나
허준앞에 무릎을 꿇는다...
허준 당황하고...
지켜보던 사람들 놀라는데...
허준 그만 일어나게...
서리 김씨 (울먹이면서)나으리...소인을...소인을 용서하십시요...
허준 ...
서리김씨 소인...나리께서 주신 가르침을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죽어마땅한 저를...살려주신 은혜를...생각해서라도 앞으로는
정말 .사람답게 살겠습니다...
허준 ...
서리의...눈물섞인 참회에...
코끝이 찡해져 오는...사람들...
바라보는 예진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만경 그만 일어나거라...네놈이 한말은... 여기 있는 사람들이 죄
들었으니 나쁜짓을 할래도... 보는 눈이 많아 게다...
만경...껄껄 웃고...
허준도...입가에 희미한 미소띤다...
S#41. 포도청 집무실
이정명이 서책을 보고 있다...
고개를 들어 상념에 잠긴다...
그런 정명의 얼굴위로
혜민서 병사에서 같이 있던...
허준과 예진이 모습이 떠오르고...
이때...집무실로 들어오는 포교...
포교 나으리...
정명 (보면)...
포교 일전에 말씀하신...허준이란 자에 대해...알아봤습니다...
정명 ...
포교 지금은 비록 혜민서로 발령이 나 있지만... 내의원 역사에
가장 출중한 성적으로 입격했다합니다.
정명 ...
포교 직언를 잘해 윗사람들의 눈밖에 났으나... 혜민서를 찾는
병자들 사이에선... 제 몸을 아끼지 않는 의원으로 존경을
받고 있답니다...
정명 ...식솔들은 어찌된다던가...?
포교 노모와 처...사내아이를 하나 두고 있다 합니다...
정명 ...알았네. 그만 나가보게...
포교 예...
포교...예를 표하고...밖으로 나가면...
정명...상념에 잠기는데...
S#42. 의녀국 외경
S#43. 의녀국 큰방
개금과 세희, 온지등...
의녀들이 모여앉아 분단장을 하고 있는데
경대앞에서 제모습을 이리저리
비춰보고 옷매무새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다.
세희와 온지...경대에 얼굴을
비춰보며 분칠하는 개금을 보며
저희들끼리 의미심장한
미소를 주고받고...다가간다.
세희 세상에...성님 피부결이 어쩜 이리 곱수...?
개금 ...그...그래...?
세희 (짐짓)나리님들이 모두 성님만 곁에 두려하실테니...
팔자고치는 건 시간 문제겠수...
개금 (기분 좋다)너도 빠지는 얼굴은 아니지.
세희와 온지...서로 눈치를 보고 웃는데...
그때...예진이 협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예진...방안의 분위기에 놀라는데...
그런 예진을 발견하는 개금
개금 이리 오너라.
예진 부르셨습니까...
개금 지금 연회에 가야하니 속히 채비하거라...
예진 ...?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예진...머뭇거리는데...
개금 뭘 꾸물거리고 섰는게야.
예진 ...예.
예진...물러서...협실을 빠져나가면...
세희 예진이도 데려가실 참이유...?
개금 저리 뻣뻣한 년을 어느 나리가 거들떠보겠느냐만... 제년도
의녀가 됐으니 약방기생이란 말이 왜 나왔는지는 알아야지.
S#44. 의녀국 마당
방에서나온 예진...
어딘지 이상하고 불안한 기색인데...
S#45. 예진의 방
예진이 방으로 들어오면...방에선...
요란하게 분칠을 한 채선이가
방안에서 춤을 추고 있다
병사에서 쓰는 수건을 양손에 들고
흐느적 거리고 있는데...
방안은 채선이 벌려놓은 옷가지와
경대...등으로 어지럽고...
채선이 하고 있는 꼴을 보고 기막힌 예진...
예진 (놀란 얼굴로)지금 뭣하는게냐?
채선 (다소 상기된 얼굴로)성님. (돌아보이며)나 어떻수...?
이만하면 나리님들 눈에 띄일것 같수?
예진 어안이 벙벙한데...
채선 내 오늘은 무슨 수를 써서라두...근사한 나리님 눈에
들어야지... (쑥스럽다)이날을 위해...남몰래 춤까지 익히지
않았겠수...
채선...다시 수건을 들고 춤사위를 벌이는데...
그런 채선을 보고 기가 막힌 예진...
예진 그게 무슨 소리냐? 연회에 간다더니 설마...
채선 나으님들 술시중 가는건데...몰랐수?
채선의 말에 경악하는 예진...
이때 밖에서 들리는 개금의 목소리...
개금 빨리들 안나오고 뭐하는게야!!
S#46. 의녀국 덕금의 방
덕금과 홍춘이 굳은 얼굴로 앉아있고
흥분한 소현...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있는데...
소현 저는 안가겠습니다.
홍춘 소현아...
소현 의녀는 기생이 아닙니다... 헌데 왜 저희가 연회에
불려다니며 웃음을 팔고 술을 따라야 한단 말입니까.
덕금 새삼스럽게 왜 이러느냐?. 의녀가 술시중 든게 어디 하루
이틀 일이냐? 그또한 의녀의 일이라 받아들이면 그만일
것을...
소현 (안타깝고)어의녀님...
홍춘 너는 아닐지 몰라도...양반가의 첩으로 들어가 팔자를
고치려는 속셈으로...의녀를 자원한 아이들도 있어. 세상
탓할거 없다.
소현 ...저는 못갑니다.
덕금 정히 못가겠거든...남거라...다른 아이를 보내마.
소현...착잡하고...
S#47. 의녀국 마당
세희와 온지...채선을 비롯한
대여섯명의 의녀와...예진이 서있는데...
예진...굳은 얼굴이다...
개금...의녀들의 아래위를 살피는데...
한 의녀의 차림새가 못마땅한지
인상을 찌푸리는데...
개금 넌 남아라.
의녀 (당황한)예...?
개금 타고난 박색이면 단장이라도 곱게 할 것이지... 그 꼴로 가서
이판대감의 연회를 망칠 셈이더냐.
의녀...얼굴이 벌개지고...
세회와 온지...저희들끼리 웃는데...
개금...예진의 앞에 선다...
다른 의녀와 대비되게...평범한 행색의 예진...
그러나...개금 의미심장하게
볼 뿐 꾸짖지 않는다.
개금 됐다...그만 가자.
예진 ...꼭...가야합니까...?
개금 ...?
다른 의녀들 의아한 눈으로
예진을 보는데...
개금 그게 무슨 말이냐...?
예진 전...못가겠습니다...
개금 (단호한)어의녀님이 명하신 일이다. 감히 명을 어길셈이냐?
예진 ...
개금 (의녀들을 향해)가자...
의녀들...개금을 따라 움직이고...
예진...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데
채선...그런 예진을 끈다...
S#48. 정자(밤)
가야금 소리가 울리는 정자...
이미 술판이 벌어져 있는데...
나이가 지긋한 이조판서 정성필을 위시하여
예닐곱명의 사대부들이 모여있는데...
그곳에 이정명의 모습도 보인
다. 두명의 기생이 가야금을 켜고 있는데...
그때...집사가 의녀들을 이끌고 뜰로 들어선다.
집사...의녀들을 정자아래 세워놓고...
댓돌위로 올라선다.
집사 대감마님...약방기생들이 당도했습니다.
정성필 그래...?
약방기생이라만 말에...놀라 보는 이정명...
정자위로 올라서는 의녀들의 모습...그들 중...
마지막에...굳은 얼굴로 올라서는
예진을 발견하고...소스라치게 놀라는데...
예진...이정명과 시선이 마주치자...고개를 돌린다.
당혹스러운 이정명...이조판서 정성필과 이조참판,
호조참의등 사대부들...의녀들의 면면을 살피는데...
개금을 비롯한 의녀들...부끄러운 듯 고갤 숙이고 있는데.
채선만은 교태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다...
예진 수치스러움에 어쩔줄을 모르고...
정성필 (만족스럽다)고운 아이들만 보낸걸 보니... 혜민서 제조가
각별히 신경을 쓴게로군
집사 뭣들하는가...어서 자리에 들지 않고...
집사의 채근에 조심스럽게...
사대부들의 곁으로 가 앉는 의녀들
채선...재빨리 이정명의 곁으로 가 앉는데...
세희와 온지도...사대부의 옆자리로 가고...
개금이 정성필의 곁으로 가서 앉으려 하면...
정성필 너 말고...(예진일 가르키며)저 아일...앉히거라.
정성필의 지적에...정명. 몹시 괴롭고
예진...수치로...얼굴이 질린다.
개금...자존심이 몹시 상하고.
그런 개금을 보고 세희와 온지는 미소를 띠는데...
예진...정성필의 지적에도...꿈쩌하지 않자...
집사 대감마님 말씀이 안들리는가. 어서 가 앉게.
그래도...움직이지 않는 예진...
이정명...괴로운 얼굴로 예진을 본다.
개금 (낮게...책망하는)냉큼 가지 못하느냐.
예진...겨우...움직인다...
그 움직임을 쫓는 정명의 안타까운 눈빛...
정성필의 곁에 앉는 예진...
정성필...예진이 마음에 드는지...
흡족한 얼굴로 살피는데...
정성필 이름이 뭐냐...?
예진 ...
사대부 대감마님께서 이름을 묻지 않으시냐.
예진 ...
개금 (당황한)예진이라 합니다...
정성필 허허허...단아한 자태에 이름까지 곱구나... 그럼 목소리도
청아할테지... 어디...네 목소리 한번 들어보자...
예진 ...
예진...고집스레 입을 다물고 있고...
정명...고통스럽다.
이조참판 (괘씸하다)네 이년...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정성필 ...그냥 두게...계집은 자고로 도도한 맛이 있어야지... 아니
그런가...?
성필의 말에...사대부들...모두 웃고...
순간 채선이 정명의 팔을 이끌며...교태를 부린다...
채선 나리...소녀의 술 한잔 받으시어요...
정명 ...
괴로운 정명의 얼굴...
S#49. 의녀국 큰방
소현이 협실에서 의서를 펼쳐놓고
침술을 연마하고 있다
그때...덕금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데...
덕금이 들어온 것도 알지 못한 채...
침을 들어...제 팔 부위를 가늠해보는
소현...덕금...그런 소현을...바라본다.
덕금 ...수 양명 대장경을 찾느냐...?
덕금의 소리에 놀라 일어서는 소현...
얼른 예를 갖추는데...
덕금 수양명대장경은 수 삼음경의 하나로...좌우에 모두 사십개의
혈이 있다...
소현 ...
덕금 그중 화료는 침은 쓸 수 있으되 뜸을 놓아서는 안되는
혈이다... 명심하거라...
소현 예...
덕금...소현을 찬찬히 살핀다...
덕금 오늘일로 .너무 심상하지 마라...
소현 ...
덕금 네말대로...의녀는...기생이 아니다...
하지만...오랫동안...약방기생이라는 오명속에 살아왔어...
나또한...그런 내 처지가...죽기보다 괴로웠지만...어쩔 수
없었다... 의녀를 그만두면...관기가 되야했으니까...
소현 ...
S#50. 의녀국 뜰(밤)
소현...착잡한 얼굴로...상념에 잠겨있다...
그 위로 덕금의 말이 회상되는데...
덕금 (소리)...의녀는...궐안의 법도에 메여있다... 그걸...거스를 수는
없어...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상처만 남는다.
덕금의 말을 떠올리며...
소현...심난한 듯...한숨을 쉬는데...
그때...의녀국으로 걸어오는
허준과 오근의 모습이 보인다.
놀라는 소현...허준...소현을 발견하고 다가온다.
소현...허준을 보고 예를 갖추는데...
소현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허준 내가 혜민서 의녀 교육을 맡게됐소... 그 일로...어의녀를
만나...교육일정을 상의코자...왔소...
소현 ...
오근 (굳이 안해도 될말인데...) 나는 내의원 종약서원으로
허참봉나릴 보필하고 왔네.
소현 저를 따라 오시지요...
소현...앞장서고...
허준과 오근...그 뒤를 따르는데...
혹시...홍춘이라도 볼까 싶어
두리번 거리는 오근...
오근 오늘따라 의녀국에 사람이 없소.
소현 (건조한)다들... 연회에 불려갔습니다...
허준 ...(놀란다).
오근 (역시 놀라는데)하면 홍춘이도 갔소?
소현 내의녀님은 안에 계십니다...
오근 안도하고...
연회라니...의아한 생각이 드는 허준.
S#51. 정자
어느새...거나해진 술자리. 참판, 참의등.
사대부들...옆자리에 앉은
의녀들을 끼고 흥청망청하고 있는데...
오로지...예진과 이정명만이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채선은 자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거푸 술만 들이키는 정명이 야속한데...
한쪽에선 정성필이 끊임없이
예진에게 추근댄다...
정성필 ...기어이...한마디도 안할 셈이냐... 네 입이 열리길 기다리다
애간장이 녹겠구나...
예진 ...
이조참판 참으로 요망한 계집입니다 대감...
정성필 좋다...그럼 술이라도 한잔 받아보자... (술잔을
들고)자...따라라...
예진...입술을 깨문채...미동조차 않는다.
정성필...무안하고 불쾌한데...
정성필 (더이상 참지 못하고)네 이년...어서 술병을 들지 않고
뭘하는게냐.
예진 ...
격해진 정성필의 목소리에...다들...긴장하는데...
분노로...떨려오는 이정명의 얼굴...
정성필 (한대 올려칠 기세로)아니...이년이 그래도...
순간...이정명이 정성필에게
정명 대감...!
갑작스런 정명의 소리에...일순...멈칫하는 성필.
기생들의 가야금 소리도 멎고...
다들...황당하고 의아한 눈빛으로
정명을 보는데...예진도...정명을 바라본다...
얼굴이 가늘게 떨리는...정명...
애써 분노를 누른...단호한 말투로...
정명 그 의녀는...이 자리가 불편한 모양입니다... 원하지 않는
자리에...불려온 듯 하니...그냥 돌려보내시지요.
이조참판 이사람...자네 취했나...대감마님께 무슨 결롄가...
그러나...정명 아랑곳하지 않고...
말에 더욱 강한 힘을 싣는다.
정명 술을 따를 기녀라면...다른 곳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원하신다면...제가 불러드릴 것이니...그만...보내주십시요
정성필...노기가 가득한 얼굴로
이정명을 쏘아보지만...
이정명...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기센데...
사람들...이들의 대결에...숨을 죽인다...
예진도...놀라고...불안한 얼굴로...
정명을 보는데...정명을 노려보던...
정성필...이내...냉정을 찾는 듯...
짐짓...얼굴을 유하게 꾸민다...
정성필 (웃는)이거 내가 큰 실수를 했구만
사람들...갑작스런
성필의 반응에...놀라는데...
정성필 보아하니...자네가 이 의녀를 점찍은 모양인데... 내가
가로챘으니...속이 상한게지...
성필의 의중을 눈치챈 사대부들...
어색하게 웃으며
분위기를 바꾸려 하는데...
이조참판 이사람...이거...계집한테는 관심도 없는척 하더니...
속으로는...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단 말인가...
(성필에게)목석같은 친구를 흔든 계집이니... 아무래도
이번엔...대감께서 양볼 하셔야겠습니다...
정성필 허허...찬물도 위아래가 있는 법인데 장유유서가 무너지는
꼴이로구만...아니 그런가...?
성필의 말에...일부러
더욱 호탕하게 웃어제끼는 사람들...
의녀들도...웃음을 흘리는데...
정명...여전히...얼굴이 굳어져 있고...
그런 정명을 바라보는 예진...가슴이 아프다...
가야금이 다시 울리고...사람들...술잔을 주고받자...
예진...자리에서 일어나...정자를 내려가고...
정명...그런 예진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S#52. 정자주변 일각
예진...한쪽으로 와...눈물을 떨군다...
갑작스럽게...참았던 눈물이
모두 왈칵 쏟아지는데...
그런 예진의 뒤로 다가서는 정명...
떨리는 예진의 어깨를 보며...
가슴이 미어진다...
정명 낭...자.
예진 ...
정명 미안하오...
예진...천천히 돌아본다...
눈물로 얼룩진 예진의 얼굴을
마주하는 정명...고통스러운데...
정명 ...그만두시오. 의녀를 그만두시오...
예진 ...
정명 나는...낭자가...이런 치욕을 당하는 걸 .볼 수 없소.
예진 ...
정명 ...삼년전...부인을 잃고...난 다시는 누구도 내 가슴에 담지
못할 줄 알았소... 누군가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애태울거라
생각치 못했소.
예진 ...
정명 내가 낭자를 지켜주리다. 그럴수 있도록... 낭잘 지킬수
있도록...날 받아줄순 없겠소?.
예진 (당혹스런 얼굴로)...나으리...
정명 낭자가...허준이란 의원을 마음에 두고있다는 것도 알고
있소...
예진 ...
정명 지금 당장...날 받아달라는게 아니요... 그저...내 마음이 닿을
수 있도록 조금만 내게...곁을...내어주시오.
정명...간절한 눈빛으로...예진을 바라보고...
예진...떨리고 당혹스런 심정으로...
그런 정명의 시선을 피한다.
S#53. 혜민서 일각(밤)
허준과 오근이 혜민서 일각을 걸어간다.
오근 의녀들이 종종 양반네들의 술자리에 불려간다더니... 그게
사실이였구만 그래...
허준 ...
오근 혹시...예진아씨도 거기에 가 계신거 아닌가...? 아까
의녀국안에서도 못보지 않았어...
허준 ...
오근 이거 큰일났구만...
오근...걱정스럽고 허준의 얼굴도..
수심이 가득해지는데.
이때 한쪽에서 도약사령오씨가
급하게 달려오다 허준을 보고
오씨 나으리...큰일났습니다...
허준 무슨 일인가?
오씨 탕약방에 목을 매서 죽은 자가 있습니다.
허준과 오근놀라고
오씨와 함께 탕약방쪽으로 달려간다...
S#54. 탕약방 안
허준과 오근 오씨가 탕약방안으로 들어오는데...
오근 들어오자 마자 탕약방안에
모습을 보고 경악하고 뒤로 물러난다...
허준도 그 모습을 보고 놀라고.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