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제 42 회
S#1. 혜민서 병사(낮)
농부에 대한 치료를 하고 있는 허준.
아직도 얼굴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병자의 얼굴에 소현과 예진의 도움을 받아....
침을 놓고 있는데... 계속해서 허준의 손에
치료를 맡기던 농부도...
어딘가 미심쩍기 시작하는데...
농부:돌아간 건 이쪽인데... 왜 자꾸만 반대쪽에다 침을 찌르는겁니까?
허준:혈이 움직이니... 자꾸... 입을 놀리지 마시오...
농부:아니... 말도 못하게 하십니까?
사흘 기간을 잡았으니... 오늘은 벌써 왠만치라도... 나아가는 징조가 있
어야 할텐데... 어찌... 여직 그대롭니까?
소현:시키는 대로... 가만히 계십시오...
그러나... 병자의 불평은 그칠 생각을 안하는데...
농부:대체... 자꾸 침만 찌르니...정말 오늘 해 안으로... 낫긴 날 수 있는 겁니까?
허준:어렵소...
부인:어렵다니...애초에 사흘이라 하셔놓구선... 이제와서... 어찌 그런 무책임한
말씀을 하십니까?
다소 근심스런 얼굴로
허준을 보는 예진과 소현의 시선.
허준...말없이...병자를 보던 허준...
병자의 얼굴에 꽃혀있던 침을 뽑아 들고...
허준:내일 아침나절이 되야 본모습이 돌아올것이요.
병자:(불만스럽다)내일이면 나흘째가 아닙니까.
사흘이라 해놓구선....내일 낫는단 말은 어찌 믿습니까.
허준:내가 늦춘게 아니요.
처음 사흘말미를 정한건 내가 하라는 대로 하겠다...
다짐을 했기 때문인데...그 약조를 어기지 않았소...?
병자:(펄쩍뛴다)제가 언제 약조를 어겼습니까!
혜민서 들어온 뒤 한발자국도 안움직이고 여기 병사만 오갔는데...
말도 안된다며 언성을 높이는 병자를 보며...
허준...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예진과 소현도 그런 허준이 의아하다.
병자:하 거참...못 나은 핑계를 나한테 떠밀고 왜 웃기만 합니까?
허준:어제 침놓을 시각이 돼서 맥을 짚어보니...고르지가 않았소.
그건 뱃속에 음식이 가득 들어있었기 때문이요.
허준의 말에 놀라는 병자.
뜨끔해져서 부인과
난처한 시선을 주고받는데...
...소현과 예진도 놀라 허준을 본다.
허준:정말...지시하는 음식말고 딴 음식을 몰래 먹은 적 없소...?
병자:.하....하두 배가 고파서...딱 한번...
허준:맥이 고르지 못하길래 잠시 기다렸다 침을 놓아야지 했는데...
한 식경 후 다시 짚었더니 그 사이 또 몰래 뭔가를 먹은 맥이였소.
병자...할말이 없다...
부인도...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고...
소현과 예진...이들을 보며 미소짓는다.
허준:어젠 그래서 침을 걸렀소...병을 낫우려면 의원의 정성 못지않게...
제 병을 고치려는 병자 자신의 노력도 중요한 법이요...
비록 소소하게 여겨지는 수칙이라도 이를 성실히 지키는 것이...
만병을 물리치는 지름길임을 잊지마시요...
병자:(기어들어가는)소...송구합니다...나리...
허준, 그런 병자를 보고 입가에 미소짓는다...
S#2. 궐안일각
대전쪽으로 가는...
공빈과 김병조...양예수와 도지...태은.
S#3. 대전밖일각
선조와 중신들이 있는데...
이때...한쪽에서 오는 양예수 일행...
내관:상감마마...공빈마마 납시옵니다.
선조가 보면...
공빈이 다가오는데 공빈 상기된 얼굴로...
공빈:전하...병조의 얼굴이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병조...선조에게 예를 갖추는데...
선조...신기한 듯 병조의 얼굴을 살핀다...
선조 주위의 대신들도...
신기한 듯 병조의 얼굴을 보는데...
선조:사흘만에 병자의 얼굴이 완쾌되다니...놀랍소...(양예수를 보고)
처남의 병으로 공빈의 얼굴이 상해...짐의 마음이 무겁던 터에
이리 시름을 덜어주니...가상한 일이요.
예수:망극하옵니다...
선조:(도지를 보고)유주부라 했던가...?
도지:(바짝 긴장을 하고)예...전하...
선조:일전에 공빈의 해산에 자네가 세운 공을 내 잊지 않고 있네. 이번에도 애썼네.
도지:미천한 소신을 살펴주신 성은...망극하옵니다...
이때...한쪽에 섰던 김병조의 턱이
경미하게 떨려오는 것이 보이고...
그런 병조를 의식한 도지...놀라는데...
병조:(놀란 얼굴로 공빈을 보고)...마...마마...
공빈이 돌아보면...병조의 턱이 심하게 떨리고...
얼굴이 다시 돌아가서 일그러지는데...
공빈이 경악을 한다...그 모습을 본...
선조와...대신들...그리고 양예수와 도지도 놀라는데...
공빈:이 아이 얼굴이 왜 이러는거요. 왜 또 다시 일그러지는게요?
병조:(울먹)마마...
도지...당혹스러워 입이 얼어붙는 듯 한데.
예수:(얼른)아직 좀 더 차도를 보았어야 했는데...
이른 아침에 차고 습한 공기를 맞아 이리 된 것입니다...
수삼일 안에 본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니 심려치 마십시요.
성필:이런 답답한 사람들이 있나. 허면 낫지도 않은 병자를 모셔와
전하의 심기를 어지럽혀드렸단말인가?
양예수와 도지...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성필:전하. 이자들을 그냥 두시면 아니될 것이옵니다...
선조:됐네...(차분하게)...
병은 뿌리까지 뽑아야 진실로 나았다 할 수 있으니...
조급히 굴지말고 성심을 다해 병을 낫도록 하라.
양예수:예...전하.
양예수...어쩔줄 모르는데...
그런 양예수를 못마땅한 얼굴로 보는
성인철의 시선...선조와 대신들이
한쪽으로 사라지면.양예수...
노기띤 얼굴로 도지를 바라본다.
도지 어쩔줄을 모르는데...
S#4. 진숙궁일각
도지와 태은...양예수가 있는데...
양예수:(대노하여)대체 어찌 된 일인가?
자신있다 호언장담하여 병자를 맡겼더니...대체 어찌된일이야!!
도지:(쩔쩔매면서)...영감...
예수:...영특한 머리도...의술이 뒷받침이 되야 빛을 발하는 법이다!
헌데...자네는 술수만 앞섰어!
도지:(억울하고)영감...
이번 일은 제 잘못이 아니라...차도를 보지않고 흥분해서 날뛴
병자의 잘못입니다.
소인...수삼일만 더 보면...
예수:닥쳐라!
다시 너에게 병자를 맡겼다간...내 목숨까지 위태로울 것이야!
당장 병자한테서 손떼고...
내가 직접 진료를 할것이니...수발이나 들거라!
도지:영감...한번 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예수: 시끄럽다!
양예수가 성난 얼굴로 한쪽으로 사라지면...
도지의 참담한 얼굴...
태은...그런 도지의 눈치를 살피는데.
S#5. 도제조 집무실
성인철과 이태성이
굳은 얼굴로 집무실에 앉아있다.
이때 집무실로 들어오는 정작.
정작...두사람에게 예를 갖추고...
정작:대감...불러계시오니까?
인철:앉으시오.
정작이...성인철과 이태성 앞에 앉으면...
인철:내 정판관한테 긴히 물을것이 있네...
정작:...
인철:일전에 내가 혜민서 순시에 나섰다가...
허준이라는 의관이 구완와사로 찾아온 병자를 고치는 걸
목격했네.
정작:....
인철:바로...진숙궁에 있는 김병조와 같은 환후지...
헌데 놀라운 것은 그 의관은 병자가 사흘이면 나을 수 있다는게야...
어의나 유주부도 이레는 족히 필요하다 다짐한 병인데...
자네 생각엔 어떤가?
구완와사가 사흘안에 나을 수도 있다 여기는가?
사흘이라는 말에 놀라는 한편...
정작...인철의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이는데...
정작:(조심스러운)...의관의 재주가 매우 출중하면...
전혀...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인철:...
정작:구와와사는...눈이 돌아가고 입이 비틀어져 보는 이를 긴장시키긴 해도
중병이라 일컬을 환증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철:....
정작:궐밖의 의원들도 시간이 걸리기는 하나 고쳐내는 병이고 보면...
제 소견으로는...어의영감이나 유주부의 재주라면 닷새면 능히 치유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철:허면 이레씩이나 기한을 정한 건 무슨 까닭이란 말인가?
정작:...
정작...선뜻 대답을 못하고 망설이는데...
그런 정작의 눈치를...채고...
인철:알았네...그만 물러가보게...
정작...인철에게 예를 갖추고 물러나는데...
인철이 나가고 나면...
이태성:어의 영감이...이레씩이나 기한을 정한 까닭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인철:...(잠시 말이 없다가)...
세상에는 병자의 회복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삼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중증을 다스렸다는 위세를 업고 자신의 성망을 드높히고자 하는
의원도 있소...
태성:...
인철:양예수 영감은...출중한 의술로 선대왕마마 때부터 어의 자리를 지켜
왔지만...의술만큼...처세에도 능한 사람이요.
태성...짐작이 가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데...
인철:(밖을 향해서)게 아무도 없느냐?
문이 열리고 서리 한 명이 들어와서
인철에게 예를 갖추면...
인철:지금 혜민서로 가서...
허준이란 의관이 구안와사 병자를 어찌 진료했는지...알아보고 오너라.
관원:예...
S#6. 혜민서 집무실
김만경과...이명원...장학도가 있는데...
각자 의서를 보다가... 만경이 고개를 들고...
만경:허참봉이 보는 구안와사 병자는 어찌 됐는가?
학도:...오늘까지...낫는다고 장담했는데...어찌 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명원:아침...나절에 병사에 가서 봤는데...아직 얼굴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어.
(고개를 저으면서)제 아무리 허참봉이라해도 오늘까지 낫는건 무립니다.
학도:...난...나을거라보네.우리...내기라도 걸 텐가...
만경:(웃으면서)어허...이 사람들이 병자를 두고 내기라니...
학도:...병자를 두고 하는 내기가 아니라...허참봉을 두고 하는 내깁니다.
봉사나으리도 거시지요. 기방에 가서 술한상 내깁니다.
만경:좋네. 나도...이봉사...말대로...오늘까지는 무리라고 보네.
학도:좋습니다... 그럼 가보시지요.
만경과 학도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집무실을 나가면...
명원도 웃으면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S#7. 혜민서 병사
허준이 구안와서 병자의 얼굴에 침을 놓고 있다.
정성을 다해 침을 놓는 허준...
그런 허준을 지켜보고 있는 예진.소현등의 의녀들.
이때 김만경과 장학도...이명원이 병사로 들어와서...
허준이 시침을 하는 것을 지켜본다.
아직...병자의 입은 돌아가 있고...
만경...학도를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고 고개를 저으면...
학도...내심 초조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시간경과)...시침을 마친 허준이...침을 뽑는다.
허준:자리에서 일어나 턱을 움직여보시오.
병자가 턱을 움직여보는데...
돌아간 입이...점점 돌아오고...
만경과 명원...의녀들 놀란다.
허준:(예진에게)면경좀 주겠소...
예진...한쪽에 있는 면경을 허준에게 주면...
허준...면경을 병자에게 주면서...
허준:자...보시오...
병자가 자신의 얼굴을 면경에 비춰보는데...
거울에 비친 병자의 얼굴...제자리로 돌아왔다...
병자...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얼굴...입이 떡 벌어지고...
그의 부인이...감격한 얼굴로 이를 보는데...
병자:(이리 저리 살피며)돌아왔어...돌아왔어...
그런 병자를 보며 미소짓는 허준...
병자:(흥분한다)여보...이게 꿈은 아니지...?
부인:생시요.생시...
병자:(허준에게 머리를 조아리고)고맙습니다...나으리 고맙습니다...
병자와 부인.흥분을 하고...
그런 병자를 보는 만경 학도...명원...
학도...득의 양양한 표정으로 만경을 보면...
만경...피식웃고...예진과 소현도...
미소를 띠고 허준과 병자를 보는데...
허준:자...진정하고 내말을 들으시요...
병이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면 꼭 명심해야 할게 있소.
병자:말씀만 하십쇼. 나리께서 하라는 대로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허준:처음 한달은 밤이슬을 맞거나 젖은 옷을 입어선 안되오.
특히 비가 올 때는 바깥출입을 삼가고
과도한 땀을 흘려서도 아니될 것이며 방사는 절대 금물이요.
부인:저...방사가 뭡니까요?
만경:저...저런...무지랭이들을 봤나...
밤에 밤자리에서 서방한테 추근대지 말라는 말이네.
만경의 말에...병자의 부인이 무안해하고...
학도와 명원 껄걸 거리고...
예진과 소현등 의녀들...부끄러운 미소를띤다.
허준:또 두달간 비린내 나는 생선, 국수, 술 식초 닭고기 돼지고기
그밖에 맵고 짠 음식도 가려야 할것이요...
병자:...(입을 쩝쩝다시면서)...술은 한잔도 안됩니까?
허준:음복술도 마셔선 안되오.
처음엔 힘들것이지만...이 약조만 지킨다면...사신 같은 병증으로
혜민서를 찾는 일은 없을것이요.
허준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 병자와 의관,의녀들...
이때 병사 한쪽에서...
그런 허준을 주시하는 도제조밑에 서리.
S#8. 혜민서일각.
학도와 명원...만경이 걸어가면서...
학도:화타가 따로 없구만...
젠장...이거 어디 기죽어서 의관노릇 하겠나.
명원:이사람아...기 죽을게 아니라 분발할 생각을 해야지.
난 허의원 볼때 마다 언젠간 나도 저만한 의술을 익히겠다고 다짐하네.
학도:자넨 제발 참아주게. 아주 둘이서 쌍으로 날 기죽일 셈인가?
학도의 엄살에 만경과 명원...웃는데.
이때 도제조집무실 서리가 혜민서를 빠져나간다...
만경:(관원을 보고)저잔.
명원:아는잡니까?.
만경:(의아한 얼굴로)도제조 대감을 모시는 서린데.혜민서는 웬일이지?
S#9. 도제조 집무실
관원... 성인철에게 보고하고 있다.
인철:정말 다 나아서 돌아갔단 말인가...?
서리;소인의 눈으로 똑똑히 확인을 했습니다요.
인철:....
서리:병자의 말이 사흘 기한에 하루가 늦어진 것도
허참봉나리의 실수가 아니라 병자가 약조를 어기고
음식을 먹는 바람에 시침을 걸러 그리 된 거라 합니다.
인철:....
서리의 말을 듣는 인철의 표정...
사뭇 의미심장한데...
S#10. 진숙궁외경
S#11. 공빈전 별채방
양예수가 직접 김병조의 상태를 살피고...
시침을 하고 있다. 도지가 그 옆에서
양예수를 수발들고 성인철과 이태성...
그리고 공빈이 양예수의 시침을 시켜보는데...
한쪽에 있는 세희의 시선이 도지에게 자꾸 머물고...
도지...착잡한 얼굴인데...(시간경과)
양예수가 시침을 마치고 나면...
인철:어떻소? 차도를 보이시오?
예수...쉬이 대답하지 않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예수:옛날 중국의 황제가 의성 기백과 문답한 고사가 있사온데...
그 내용이 풍병에 관한 것도 있습니다...
인철:그게 무슨 소린요?...입이 돌아간 것도...풍이란 말이요?
예수:예.
태성:문답은 어떤 내용이요...
예수:황제가 ...본시 사람의 몸이 급작히 뒤틀리면 병을 오래 끌어
죽기도 하고...한편으론 쉽게 낫기도 한다 하니...
그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다들 양예수를 주시하는데...
예수:이에 기백이 답하길...몸이 뒤틀리는 증세가 장에 들어가면
목숨을 잃으며 골수에 침범하면 오래 끌고
살갖속에 머물고 있으면 쉬 고칠 수가 있다 하였습니다...
이때 공빈이...긴장된 얼굴로
공빈:하면...죽을 수도 있단 말이요?.
예수:(뜸을 들이는데)...
공빈:어서 답해보시오... 아 아이의 병은 어디까지 침범해 있단 말이요.
양예수...다시 뜸을 들이는데...
그 긴장을 김병조가 깬다.
병조:(울음을 터뜨리는)...차라리 죽겠습니다 마마...
이런 모습으로 살 바엔...비상을 먹고 죽겠습니다...
공빈:그치지 못하느냐.
죽느니 사느니...궐안에서 이 무슨 무엄한 언동이더냐.
예수:(수습하는)...골수에 침범하여...병세는 깊사오나...
아직 손 쓸 길이 있습니다...
소신...수삼일 안으로 반드시 병세를 돌이키고 병을 낫우어
보이겠사옵니다...
공빈:(간절한)정말...고칠 수 있겠소...?
예수:(자신있는)소신을 믿어주십시요...
예수...자신있는 얼굴인데...
도지...그런 예수를 보고...
이를 보는 성인철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
S#12. 궐안일각
성인철이 불편한 얼굴로 서성거리고 있으면...
이때 한쪽에서 정작이 급한 걸음으로 온다...
정작:부르셨습니까?
인철:지금 혜민서로 가...
허준이가 구안와서 병자를 본 병부를 가져오게...
정작:...?
인철:허의원은 구완와사 병자를 나흘만에 고쳐냈어.
허준이와 양예수영감이 맡은 병자의 환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아봐야겠네...
정작:예...
정작...한쪽으로 급하게 간다.
S#13. 공빈전 별채방
누운 김병조에게 다시 시침을 하고...있는 양예수.
도지가 거들고 있다.
S#14. 도제조 집무실
성인철과 정작이 병부를 보면서
무언가 숙의를 하고 있다.
정작이 무어라 말을 하면
성인철 고개를 끄덕이고...
S#15.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와 도지...태은이 들어온다...
양예수...느긋한 얼굴로 들어오는데...
예수:...(태은에게)자넨 시각을 맞춰 병자에게 청담순기탕을 올리게.
태은:예...
예수...자리에 앉고...서 있는 도지에게...
양예수:앉게...
도지, 자리에 앉는다.
예수:(한껏 풀어진 얼굴로 도지를 보고)...
내 자네에게 화를 낸 것은...그만치 경황이 없었기 때문일세.
자네가 이해하게...
도지:...소인이...영감의...권위에 누를 끼치지않았습니까?
영감께서 내린 질책을 달게 받겠습니다.
예수:내 자네한테 병자의 진료에서 손을 떼라했지만...
내일 시침은 자네가 맡게...
도지:(감격해서)하면...소인에게 다시 기회를 주시는것입니까?
예수:의관은 숱한 공을 세워봐야 아무 소용없네.
단 한번의 실수로 눈밖에 나는게야.
내 말 명심하게.
도지:예...영감.
이때 내의원 집무실로 들어오는 성인철과 정작.
인철을 본. 양예수와 도지.태은이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는데...
예수:이시각에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인철:어의영감를 만날려고 왔소...
예수:...?
인철...허준의 비망기를 예수에게 건네는데...
예수:이게 무엇입니까...
인철:혜민서 의관 허준이가 작정한 병부요.
예수:...?
도지도 의아한 얼굴로 인철을 보는데...
인철:거기엔 허참봉이 혜민서를 찾아온 구완와사 병자를
진료한 과정이 적혀있소.
인철의 말에...충격을 받는 양예수와 도지.
허준의 병부를 들고 얼굴이 굳어지는 양예수.
허준이 작성한 병부를 흩어보는데...
성인철...그런 양예수의 낯빛을 살피는데.
양예수 이내 평정을 되찾고...
예수:(애써 여유로운)헌데...이걸 제게 보여주시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인철:어의영감이 보다시피 허의원은 하루를 허비하고도 나흘만에
구완와사 병자를 완치해냈소...
도지:...(놀란다)...
인철:...어의의 말로 이레가 걸린다 한 병자를 허참봉은 사흘안에
고쳐낸 셈인데...그 까닭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오?
인철의 말에 예수...자존심이 몹시 상한다.
예수:(애써 노기를 누른 목소리로)
송구하오나 대감. 같은 병이라 하더라도 병자에 따라
그 증세와 병증이 차이가 나는 법입니다.
허참봉과 제가 잡은 기일이 다른 것은 병자의 환후가
이미 골수에 미쳐있기 때문입니다...
그때...도지가 나서는데...
도지:대감...구완와사는 중병이 아니니...허참봉이 쉽게 완치한 것은
그리 대단하다 치부할 일이 아닌 줄로 압니다...
인철:(눈을 반짝이는)...구완와사가 중병이 아니라...
도지:구완와사는...병이 아니라...증입니다...
인철:....
예수:임산부가 몸이 불편한 것은 병이 있어서가 아니듯...
구완와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임산부가 해산하면 불편한 모든 증세가 사라지는 것처럼
구완와사 역시 보할 것은 보하고 사할 것은 사하면서
참고 기다리면 반은 절로 낫는 하나의 증일 뿐입니다...
인철:(엄한)공빈전에서는 분명 풍이라 하지 않았소.
예수:(당황한)...풍이라는 것 또한...맞습니다...
인철:증이였다가 풍이였다가 어찌 그리 말을 쉽게 바꾸는게요!!
골수에 침범 운운하며 구완와사가 중병이라 한 것은 대체 뭐요?
예수:...중병이라 말씀 올린 것은
작은 병도 조심
하지 않으면 큰 병이 된다는 뜻에서...엄중히 다루어야함을 말한...
인철:(격노한)닥치시오!
예수:....!
인철:신하된 자의 언사는 분명해야 하거늘 감히 주상전하께서 심려하시는
병자의 병세를 과장해 고하다니 어의라는 자의 언행이 어찌 그처럼
망령될 수 있단 말이요!!
예수:대감!
인철:공빈전엔...이미 허참봉이 가있소...
구완와사는 허의원한테 맡길 것이니 그리 아시오...
예수:(경악하는데)... 대감!!...
도지와 태은도 놀란다...
S#16. 궐안 일각
공빈전으로 급하게 가고 있는
양예수와 도지.태은...양예수의 얼굴...
심하게 분노로 일그러져 있는데...
S#17. 공빈전 별채방
허준이 김병조의 목뒤와
어깨죽지를 구석구석 압진하고 있다.
공빈은 한쪽에서 흥미롭다는 얼굴로
이를 지켜보는데...
상궁:(소리)마마...어의영감께서 납시었습니다...
어의라는 말에 놀라는 허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공빈:개의치 말고 계속 하시오.
허준:....
공빈:들라하라...
문이 열리고 양예수...도지가 들어오는데...
양예수...김병조를 압진하는
허준을 보고 안색이 변한다.
도지도 그 모습에 충격을 받고...
양예수:(마음의 소리)...저건 필시 유의태의 진법이다.
옛날 김민세도...저러한 압진법으로 병자를 봤어.
예수:...자네 지금...뭣하는 짓인가!
양예수의 지적에 멈추는 허준...
예수를 보고 예를 갖춘다.
허준:압진으로 위경의 허실을 짚어 보고 있었습니다...
예수:위경의 허실...?!
허준:병이 위쪽에 많이 머물고 있어 이 방법으로 대처코자 합니다...
예수:그 무슨 해괴한 소린가! 병은 풍에서 기인한 것이네.헌데 위병이라니...
양예수의 날카로운 음성에 방안의 눈이
일제히 두사람을 주시하는데...
예수:더우기 압진으로 구완와사를 치유하다니 나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야.
허준:이 진법은...소인이 모셨던 스승님으로부터 전수받은 것입니다...
예수:...병자가 일각이 여삼추로 회복을 원하는 터에 한탄 촌구석 용의의
흉내를 내어 이목을 현혹시키려 드는 게냐!!
예수의 말에 허준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허준:소인...어의영감의 허락도 없이...병자를 보고 있음이...
송구스러우나... 제 스승님의 의술을 폄하하진 마십시오.
예수:뭐야!
도지도 허준의 당돌함에 놀라고...
허준:병자의 구완와사는 위병이 깊어 발병한 것입니다...
하여...압력과 약재로 위를 다스린 연후에 뜸으로 병 뿌리를 훑어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단호한)뜸이라니?
이 병증엔 침밖에 없어...
구완와사에 침을 젖혀놓고 손바닥을 쓴다는 건 어불성설이야.
허준:...
도지:궁중의 의술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의논을 하고 허락을 받아
행해야 하거늘 이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시술을 하다니...
자네가 지금 어의영감의 의술을 능멸하는겐가?
이때 방안으로 들어오는 인철...
인철:말 삼가게.
공빈마마 앞에서 이 무슨 경거망동인가.
그제서야...황망히 공빈의 안색을
살피는 예수와 도지.
예수: 마마 이자의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요...아직 의술이 일천한지라...
공빈;아니요...
예수:...(놀란다)
공빈:내 이 의관이 같은 환후의 병자를 수월하게 낫게 했다는 얘길 들었소.
예수:하오나 마마 단 한번의 시술을 어찌 믿고 병자를 맡기겠습니까...
공빈:나도 그러한 줄 알았는데 도제조대감의 말이 각별했소.
예수:....?
공빈:대감께서 몇해 전 창녕에 낙향해 있을 때 그 부인이 풍병을
앓았는데... 바로 그 병을 낫운 이가 저 의관이라 하오.
예수:...(놀라는데)...
도지의 얼굴...심하게 굳어지고...
공빈:...의술에 대해선 모르지만 저 아이가 어릴 적부터 배앓이가
잦았던 건 사실이요...난 위에 탈이 있다는 허참봉의 진단에 믿음이 가오.
예수:위보다 급한 것은 얼굴이옵니다 마마...
공빈:어의의 솜씨를 불신해서가 아니라
저 의관이 특히 풍병에 재주가 있다 판단되어 일임한 것이니
다른 얘긴 마시오.
양예수...참담함으로 얼굴이 가늘게 떨린다.
도지도...심난하긴 마찬가진데...
허준...마음이 불편하다.
S#18. 공빈전 일각
허준이 성인철과 마주 서 있다...
인철:난 그만 가보겠네.
허준:(심난한 얼굴)...대감마님...
이번 일은...제가 나설 일이 아닌듯 합니다...
인철:자네 입장이 난처할 수도 있다는 걸 잘 아네...
허나...자네라면... 눈앞의 공에 집착하지 않고...
병의 뿌리까지 잡아 낼거라 믿기에 천거한 걸세.
허준:...
인철:공빈마마의 하명이 계셨으니 다른 일은 괘념치 말고
소신껏 병자를 치유하게...
허준:(착잡한데)...
S#19.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가 혼자 앉아 상념에 잠겨 있다.
아직 분이 가시지 않은듯...흥분해 있는데...
S#20. 탕약방 외경(밤)
S#21. 탕약방 일각(밤)
탕약방 일각에 도지가
혼자 앉아 상념에 잠겨 있고...
그런 도지의 얼굴위로...
공빈전에서 양예수와 허준의 대립이 회상되는데...
예수:더우기 압진으로 구완와사를 치유하다니 나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야.
허준:이 진법은...소인이 모셨던 스승님으로부터 전수받은 것입니다...
예수:...병자가 일각이 여삼추로 회복을 원하는 터에 한탄 촌구석 용의의
흉내를 내어 이목을 현혹시키려드는게냐!!
예수의 말에 허준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허준:소인...어의영감의 허락도 없이...병자를 보고 있음이...
송구스러우나... 제 스승님의 의술을 폄하하진 마십시오.
그런 허준을 떠올린 도지...
도지...괴로운데...이때 탕약방 한쪽에서...
그런 도지를 주시하는 세희...
도지가 의식하라는 듯 기척을 내면서...
탕약방 한쪽을 지나쳐가는데...
그런 세희를 보는 도지...
세희의 뒷모습을 보고...
도지:세희라고 했더냐?
세희:(걸음을 멈추고...숨이 넘어갈 듯 한데)...
돌아서서 도지를 보는 얼굴은...지극히...신중하게...
세희...도지에게 인사를 한다...
세희:소녀...세희라 합니다...
도지:일전에 입직처소로 가져왔던 술은 어디서 구했더냐?
지금도 구할 수 있더냐?
세희:(얼굴이 환해지면서)...네...구할수 있습니다.
도지:...그럼...좀 구해다주겠느냐?
세희:입직 처소에 가 계십시오...소녀 주안상을 봐서 대령하겠습니다.
세희...서둘러...탕약방을 나간다.
S#22. 궐안일각(밤)
온지가 궐안 일각을 가는데
이때 다급하게 오는 세희...
세희:온지야...온지야...
온지:성님...
세희:너...사향주머니를 갖고 있지?
그거 나 좀 빌려다오.
온지:갑자기 이시각에 웬 사향주머니요?
세희:자세한 얘긴 다음에 할터이니...어디 빌려다오.급하다.
온지:(의아한 얼굴로 허리춤에 차고 있는 사향주머니를 세희에게 주는데)...
세희...온지가 건네는
사향주머니를 낚아채듯이 들고는
한쪽으로 급하게 사라진다...
S#23. 입직실(방안, 밤)
간단한 주안상이 차려져 있고...
옆에 세희가 도지에게 술을 따른다...
도지...단숨에...술을 비우고...
도지:따르거라...
세희:나으리...천천히 드십시오...
도지:따르거라...
세희...다시 술을 따르면...
도지 단숨에 술을 비운다...
S#24. 공빈전 별채방(밤)
김병조가 누워 있고...허준이 성심을 다해
병조에게 압진을 하고 있다...
허준의 이마에 땀이 맺히고...
김병조...아픈지...신음을 토하는데...
S#25. 입직실(밤)
도지...계속 술잔을 비우는데...
세희는 그런 도지를 보면서...조바심친다...
도지...많이 취해있고...
세희:나으리...많이 취하셨습니다...
이젠...그만 드십시오...
도지...세희에게 술병을 뺐듯이 들고...
자신이 술을 따라서 다시 술을 마신다.
도지:(마음의소리)아버님...아버님의 망령이 궐 안을 떠돌고 있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소자를 괴롭히실 작정입니까?.
(취한 목소리를 내면서)허나 두고 보십시오...
소자...허준이한테 지지 않을겁니다. 이대로 질순 없습니다.
도지...몹시 취한 듯...
술상에 머리를 박고 쓰러진다.
세희...놀라고...
세희:(그런 도지를 잡고)나으리... 나으리...
도지...취해서...머리를 박고 있는데...
그런 도지를 보면서
의미 심장한 미소를 띠는 세희...
S#26. 궐안 전경(아침)...
곳곳에 의녀들의 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S#27. 입직실(아침)
도지가 잠들어 있는데
도지 옆에 세희가 속옷차림으로 누워있다.
세희...잠든...도지의 얼굴을 보다가...
도지가 깰려는 기척을 하면...
얼른 눈을 감고 자는척한다
도지...잠에서 깨고...
속이 쓰리고 머리가 아픈 듯 한데...
이때 옆에서 잠들어 있는
세희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
도지:(망연한 얼굴로 세희를 보는데...간밤의 기억을 떠올릴려 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 듯 조심스레 세희를 흔들어 깨우고)...
이보거라...이보거라...
세희 잠에서 깨는척...도지를 보고 얼른 일어나...
머리와 옷맵시를 가다듬는데...
도지:어찌된일이냐?
네가 어찌 여기서?
세희:...(수줍은듯)...나으리께서 소녀를 잡으셨습니다.
도지:...(놀라고)그...그럴 리가...
그럴리 없다...그럴리 없어...
세희:나으리...제가 없는 말을 하겠습니까?
소녀...나으리곁에서...한밤을 보낸 것으로 족합니다.
세희...자리에서 일어나...
세희: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세희...얼른 방밖으로 나가는데...
세희가 사라지고 나면...난감한 도지의 얼굴...
사면초가에 이른 상황인데...
S#28. 손씨의 방(낮)
손씨와 다희...함안댁이 있는데...
손씨:(놀란 얼굴로)그게 무슨 소리냐?
유의원댁에가 허드렛일을 하겠다는 말이냐?
다희:예...
손씨:(얼굴이 굳어지면서)그럴거 없다.
차라리 굶으면 굶었지...그 수모를 당하고 어찌...그 밑에가 일을 해.
함안댁:맞습니다. 허이구...뭐그리 잘난게 있다고 그리 유세를 떠는지...
다희:어머니.
옛날 산음서도...약방에가...피고름 묻은 수건을 빨고 허드렛일을
했습니다...
지금이라고 못할 것이 없습니다.
함안댁:지금은 다르지...지금은 겸이아버지가 어엿한 의관인데...
겸이 아버지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다희;(손씨를 보고)제가 소시 적에 아버지께선
옛날 중국 한신의 고사를 말씀하시며...사람사는 도리를 가르쳐주셨습니
다. 한신이...동네 왈패의 사타구니 밑을 긴 것은...소신이 없고...자존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큰 뜻을 이루기 위한 심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지금 저에게 가해지는 어떤 수모도 두렵지 않습니다.
제 뜻을 이루면. 언젠가...저에게 수모를 가했던 사람들도...
제게 고개를 숙일거라 믿습니다.
다희의 말에...손씨 더 할말이 없는데...
함안댁은 그런 다희가 이해가 안되는 눈치고...
S#29. 유도지의 집 마당(낮)
숙정과 하동댁...유월이가 있고...
그 앞에 다희가 서 있다...
하동댁:(놀란 얼굴로)정말...허드렛일을 하겠단말이요?
다희;예...무엇이든 시켜만 주십시오.
만삭으로 배가 부른 숙정...
그런 다희를 빤히 보다가...
숙정:...곧 해산을 할것이니...아이 배냇저고리하고.기저귀 좀 만들게.
다희:예...
하동:기왕 일할거면...부엌에와...우리 일도 좀 거들게.
다희:그리하지요.
숙정:(하동댁에게)일감을 주게.
하동댁:예...작은 마님.
하동댁을 따라 한쪽으로 가는 다희...
이때 마당 한켠에서 그런 다희를 쳐다보고...
입가에 냉소를 띠고 있는 오씨...
그 옆엔 한상이 서 있다.
S#30. 유도지의 집 일각.
다희가 우물가에서...빨래를 하고 있다...
힘겨운 얼굴로...빨래를 하는 다희의 모습.
부엌에서...일을 돕는 다희의 모습등이
몽탸쥬로 비춰지고...
S#31. 구일서의 점포(낮)
양태가...술을 마시고 있다...양태...취한 듯...
밖에서...행인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던
구일서가 점포 안으로...들어오는데...
일서:야...작작 좀 마셔라... 작작 좀...
일서...양태가 들고 있는 술병을 뺏으려하면...
양태...거칠게 술병을 다시 뺏어들고...
양태:이리주슈...
일서:하...그 자식 참...
그깟 혼인 못하게 됐다고 죽냐 죽어?
양태:(눈을 희번덕이면서)그깟 혼인이라니?
그깟 혼인이라니!!
일서:(그런 양태의 반응에 기죽고)...미...미안하다...
아무튼...세상에 쌔고 쌘게 여자야...
자 봐라...저기 저자거리 가는 행인중에 반이 여자야.
그깟 유월이 때문에 목메지 말고 정신 좀 차려 이놈아...
양태:젠장. 천하게 나서 천하게 사는 것도 원통한데...
혼인까지 맘대로 못하면 억울해서 못살아... 억울해서 못산다구.
그런 양태가 짠하고...
일서:그럼 어쩌냐...
준이 성님이야...어의가 되면...면천을 한다지만...
니놈 이나 나나 그런 재주도 없으니 팔자대로 살아야지...
S#32. 탕약방 일각
의관들이 모여 허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정태은이 이를 주도하고
공기:허준이가 어의영감께 반기를 들었다는게 정말인가?
한쪽에 있던 오근이
허준이란 말에 다가오는데...
태은:무엄하기가 이를데 없는 놈입니다.
감히 지깟 놈이 뭐라고 어의영감께서도 아무 말씀이 없던
위병을 들먹여가며 잘난 척을 한단 말입니까?
침술이 아닌 뜸으로 치료하겠다는 것도 어의영감과 주부나릴
능멸하겠단 수작이지...
의관:거참 맹랑한 잘세...어의영감에게 맞서 대체 어쩌자는게야...
오근...눈이 동그래지는데...
S#33. 혜민서 집무실
김응택과 송학규...만경과 이명원 장학도...
그리고 몇 명의 의관이 있는데...
송학규:허참봉은...며칠간 진숙궁에서 공빈마마 동생분의 환후를
살핀다 합니다...
응택:하면 어의영감을 제치고 허참봉이 병자를 본단 말인가?
학규:예...도제조대감께서 그리 하명하셨고 공빈마마께서도...
허락하셨답니다.
응택:허참 어째 이런일이...
가서 어의 영감을 뵈야겠구만...
응택...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
송학규도 따라나가는데.
학도:위병이 구완와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단 말인가?
명원:가능하네. 나도 의서에서 본 적이 있어.
다만...침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네...
만경:...침을 쓰든 뜸을 쓰든 반드시 고쳐야해.
만경을 주시하는 의관들
만경:(심각한)다른 사람도 아닌 어의한테 의술을 가지고 맞섰어.
고쳐내지 못한다면 그걸로 끝이네.
S#34. 혜민서 일각
의녀들이 모여있고...
도약사령과 서리 몇 명도 있는데.
그 가운데...오근이 서서 침을 튀기면서...
말을 하고 있다.
오근:그러니까...어의영감과...유주부나으리가 고쳐놓은...병자의 입이...
상감마마 앞에서...다시 (구안와서 흉내를 내면서)
요렇게 돌아갔단말이지...
그 순간에...하늘같이 높던...어의영감의 권위가...땅바닥에 나뒹군걸세.
그 자리를 우리 허참봉이 차고 들어간거지...
개금...채선등 의녀들 감탄하고...
예진과 소현도 기쁜데...
개금:이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야.
어의한테 맞서고 어찌 무사하길 바래.
채선:하긴... 마치 내가 내의녀님께 눈을 치켜 뜬 거랑 같은 꼴이니...
으휴 허참봉나린 이제 큰일 났수.
소현:병을 낫운다면 별일이야 있겠느냐...
개금 참봉주제에 무슨 재주로 어의영감의 의술을 넘봐...
오근:어이 자네 깨금이라했나
개금:개금이요...
오근:깨금이 자네 구렁이 담넘어 가면서 기와장 깨지는 소리 말게.
허참봉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때 한쪽에서...덕금과 홍춘이 나타나고...
홍춘:예서 뭣들하는게야!!
의녀들 화들짝 놀라고 어쩔줄 모르는데...
오근도 홍춘을 보자 바짝 얼고...
덕금:방금 궐안에서 전갈이 왔다...
허참봉께서 공빈전의 환후를 맡게되었으니
이를 보좌할 의녀를 보내달라는구나...
소현과 예진...긴장하고...
홍춘:아무래도 가까이서 그분을 돕던 손길이 나을 것이라
판단하신 모양이다. 소현이과 예진이가 궐안으로 들어가
참봉나으리를 수발토록 해라.
소현, 예진:...예...
소현과 예진...상기되고...긴장한 얼굴...
덕금:어서 가서 일들보거라...
의녀들 흩어지고...덕금도 가면...
홍춘도 한쪽으로 가는데...
오근이 홍춘을 부른다...
오근:...홍춘이...
홍춘:(돌아보고)...
오근:...홍춘이...
홍춘:(쌀쌀맞은 얼굴로 보면)...
오근:(서찰을 꺼내들고)저...이건 말로 전할 수 없는 내 마음을 담아...
몇자 적어본 것이네만...
홍춘:난 보고 싶은 마음이 없소.
홍춘...한쪽으로 가는데...
안타까운 얼굴로 홍춘을 보는 오근...
오근:...(억장이 무너지고)...홍춘이...
S#35. 내의원 탕약방
허준, 소현과 예진에게 탕약에
관한 지시를 내리고 잇는데...
한쪽에서 세희와 온지가 이를
불쾌한 표정으로 엿보고 있다.
허준:병자의 위를 다스리기 위해 먼저 양위이공탕을 처방하고...
차후에 청담순기탕으로 구완와사를 다스릴 것이요...
진지하게 듣는 소현과 예진.
허준:우선 화제대로 약재를 받아 탕약을 준비해주시요.
소현:알겠습니다...
S#36. 공빈전 별채방(낮)
허준이 방안에서 쑥을 태우고 있다...
방안엔 연기가 자욱하고...
김병조...쑥내가 못견디겠는지...
코를 움켜쥐고 불편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병조:거 냄새 한번 고약하구만.
허준:삼월에 캐어 음지에서 말린 최상질의 쑥입니다...
냄새를 맡는 것도 몸에 이로우니 고약해도 참으셔야 합니다.
병조:(못된...)난 못참겠으니 밖에 나가 태우게.
허준:약을 다 드신 후 어차피 뜸을 뜰 것입니다.
미리 쑥내에 적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조:당장 못견디겠다지 않은가.
막무가내인 병조가 난감한 허준...
그러나...양보하지 않는다.
허준:참으셔야 합니다...
병조:(기막힌 얼굴)...
허준...여전히 그 자세로 쑥을 태우고
그런 허준을 불쾌하게 보는 병조
병조:거 재주는 어떨지 몰라도 꽤나 갑갑한 위인이로구만...
허준...못들은 척 일을 계속하는데...
그때...상궁이 이이첨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온다.
상궁:사가에서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병조:(반가운)이사람아...이제야 오는겐가.
이첨:미안하네.
이첨...들어와 앉고...
병조의 얼굴을 보며...심각한 얼굴.
이첨:궐안에 온지가 언젠데...여태 차도가 없는가.
병조:말도 말게. 내의원 의관이란 자들도 순 청맹과니야.
녹이나 축내지...누구 하나 쓸모가 없어.
허준...자리를 물러나려는데...
병조:(허준에게)자네 나가는 길에 상궁에게 바둑판을 들이라 전하게.
허준:...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병조:(버럭)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것이니 자넨 전하기나 해.
허준...착잡한 얼굴로 물러나는데...
병조:(허준이 나가고 나면)망할자식...
S#37. 궐안 일각(낮)
예진, 소현과 함께 탕약을 들고 오고있다.
S#38. 공빈전 별채방앞
허준과 예진...소현...탕약을 들고 방앞에 선다.
상궁이...탕약을 맛보고...
상궁:탕제 대령이옵니다...
그러나...대답이 없다.
상궁:탕제...대령했사옵니다...
병조:(소리)지금은 마실 생각이 없으니 나중에 다시 오라 하게.
허준:...
예진과 소현...
당혹한 얼굴로...굳은 허준을 본다.
S#39. 공빈전 별채방(낮)
병조와 이첨...바둑을 두고 있는데...
그때 밖에서 허준의 소리가 들린다.
허준;(소리)탕약을 대령했사오니...지금 들어가겠습니다...
허준의 말에 기막혀 보는 병조와 이첨
허준...정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데...
병조:지금 뭣하는건가.
허준:탕약을 드실 시각입니다...
병조:안마시겠다 하지 않았나.
허준:드셔야 합니다...
병조:탕약이라면 두식경 전에도 마셨네. 소태처럼 쓴 걸
간신히 넘겼어.
허준:그건 본약을 들기 전에 뱃속을 달래는 초벌약입니다...
쓴약은 위의 기능을 원활히하는 효력이 있어 일부러 권한것이니...
병조:일부러...? 위 때문에 일부러 쓴약을 먹인다 했는가.
허준:그렇습니다...
병조:난 그약을 안먹겠네. 내 병은 이 얼굴에 있어.
허준:기왕 의원에게 몸을 맡겼으니 이 기회에 위병도 고치셔야합니다.
병조:약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건 나야.
그토록 쓰다면 알아서 먹기 좋게 내어오는 게 의원의 소임이 아닌가.
허준:병자를 위해 약맛을 맞출 수는 없습니다.
병도 긴 눈으로 보면 하나의 수양이니 참고 견디십시요.
이첨:(끼여드는)아니 이자가... 의원주제에 감히 누구 면전에서
수양 운운하느냐.
병조:긴말 필요없이 쓰지 않은 약으로 다시 올리게.
허준:(단호한)탕약이 식습니다...
병조...허준이 너무 기막힌데...
이첨도 마찬가지다.
병조:(못참겠다)이자가 보자보자 하니까...어디서 꼬박꼬박 말대꾸야.
허준:병을 낫고자 하신다면 제 말씀을 따르십시요.
병조:....너 이놈...
S#40. 공빈전 방 밖(낮)
초조하게 서있는 예진과 소현
병조:(소리)밖에 아무도 없는가. 어서 이자를 끌어내게.
당혹스러운 예진과 소현...
S#41. 공빈전 별채방(낮)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두사람.
그때 문을 열리고
예진과 소현이 안으로 들어오는데...
예진:.일단 물러나시지요...
허준...손등으로 약보시기의 온기를 잰다.
허준:더 식기 전에 드십시요...탕약을 앞으로 대령하겠습니다.
병조:나가라 했다.
허준...고집스레 발걸음을 옮기려하는데...
병조:(버럭)나가라지 않느냐.
오냐...거기서 한걸음만 더 오거라...
이 벼루통으로 네놈의 머리를 부셔버릴 것이다.
허준:....
예진과 소현...당혹스럽고...
소현:허참봉님.
그러나...허준...기어이...앞으로 나서고...
병조...눈에 불꽃이 이는데...
병조:이런 발칙한 놈!!!
병조, 옆에 잇는 벼루를 들어
허준에게로 던지는데...
예진과 소현...놀라 얕은 비명을 지른다.
병조가 던진 벼루...약보시기에 명중해...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은제 약사발이 뒹군다.
탕약이 번지는 방안.허준의 가슴 앞자락엔...
시꺼먼 먹물이 흘러내리고...
허준...굳어진 얼굴로 서있다.
병조:썩 물러가라지 않느냐!
S#42. 궐안전경(밤)
S#43. 궐안 일각(밤)
김만경이 초조한 얼굴로 서있는데...
한쪽에서 오근이 자다 깨
정신이 없는 얼굴로 나온다.
만경:어서 가세.
오근:(졸리다)오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대체 저와 무슨 원수진 일이 있다고 단잠을 깨우십니까!
만경:해가 진 후에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궐안을 단독으로
다닐 수 없지 않은가. 게다가 궐안 지리가 생소해 어디가 진숙궁인지
알 수가 없어 그러네.
오근:(놀란)...진숙궁으로 가실 참입니까...?
만경:허참봉이 어찌하고 있나 궁금해 엉덩이를 못붙이고 있겠네.
오근:허긴...저도 그때문에 엉덩이가 들썩이던 참입니다...
만경:...단잠을 깨웠다며...?
오근:...(히죽 웃는)어서 가시지요.
S#44. 공빈전 별채앞(밤)
김만경, 오근이 상궁나인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상궁:...병자는 진숙궁 별채에 계시오
공빈마마의 처소와 담 하나를 둔 곳이라 유시 이후에는
허락된 사람 외에는 아무도 들이지 않소
만경과 오근 난감한데...
오근... 서둘러 옷춤에서 서찰을 꺼내들고...
오근:마마님! 여기 허의원한테 기별할 서찰을 갖고 왔습니다
빨리 전해야 합니다
상궁:(고민하는데)...
오근:허허...이러다 병자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책임을 지시겠습니까?
상궁:...그럼 저 안으로 들어가...의원이 나올때까지 기다리게!
상궁... 뒤돌아 가면...
만경:(웃으면서)자네 기지도 쓸만 하구만...
(오근이 들고 있는 서찰을 뺏어들고) 헌데... 이 서찰은 뭔가...
(서찰을 펼쳐보는데)홍춘.?.
순간 무안한 오근이 얼른 서찰을 뺏어들고...
만경:가만...홍춘이라면...?
오근:어서 들어가시지요...
오근 얼른 한쪽으로 간다...
그런 오근을 보는 만경...
S#45. 진숙궁일각(밤)
예진과 소현이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이때...만경과 오근이 오고...
예진과 소현이...만경에게 인사를 하면...
만경:허의원 어딨나?
소현:탕약을 갖고 들어가셨습니다.
만경:(의아한)이 시각에?
S#46. 공빈전 별채방앞(밤)
상궁...탕약을 들고 온 허준을 보고
난처한 얼굴이다.
상궁:방에 불이 꺼진지 오래요
허준:제가 깨우겠습니다...
상궁:(난감하다)
S#47. 별채방(밤, 불꺼진)
어두운 방안. 김병조가 잠들어 있는데...
그때 허준의 소리...
허준:(소리)...탕약을 대령했습니다...
눈을 번쩍 뜨는 병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데...
너무나 황당한 표정으로 문을 본다.
병조:저놈이 미쳤나.!
S#48. 방밖(밤)
상궁, 허준을 보며 그만 포기하라는 얼굴...
상궁:기침을 안하신 듯 하니 그만 돌아가시오...
그러나 허준의 결심은 확고하다.
허준: 들어가 깨우겠습니다...
(안을 향해)탕약을 안으로 들이겠습니다.
S#49. 방안(밤, 불꺼진)
어두운 방안...병조가 꼿꼿하게 앉아잇는데...
노기가 가득한 얼굴이다...
그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허준.
허준...일어나 있는 병조를 본다
허준:(같이 들어온 상궁에게 )불을 밝혀주십시오
그러나 병조...대꾸없이...몸을 부르르 떤다.
허준:...불을...
하는 순간...병조...발악을 하며
옆에 놓여진 바둑판을 짚어 던지는데...
병조: 네 이노옴!!!!!
허준...억,...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진다.
탕약이 다시 쏟아지는데...
병조:(부들부들 떠는)내 너처럼 방자한 놈을 본 적이 없다.
천지에 너처럼 내 속을 뒤집어 놓은 놈은 없었어...
허준...발등을 부여잡고 낮게 신음하는 듯 한데...
그때 안으로 공빈이 들어온다.
방안의 광경에 놀라는 공빈
공빈: 이 무슨 소란이냐!
공빈의 등장에 놀라는 병조...
자리에서 일어서는데...공빈...쓰러진 허준을 보는데...
허준.고통스런 얼굴로 쓰러져 있다...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