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제 43 회
S#1.진숙궁 저경(밤)
S#2.방밖
상궁,허준을 보며 그만 포기하라는 얼굴
상궁 기침을 안하신 듯 하니... 돌아가시지요...
그러나 허준의 결심은 확고하다
허준 들어가 깨우겠습니다...(안을 향해) 탕약을 안으로 들이겠습니
다.
S#3.방안
어두운 방 안.
예직이 꼿꼿하게 앉아있는데...
노기가 가득한 얼굴이다...
그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허준.
허준... 일어나 있는 예직을 본다.
허준 (같이 들어온 상궁에게) 불을 밝혀주시오...
그러나 예직...
대꾸없이... 몸을 부르르 떤다.
허준 ...불을...
하는 순간... 예직... 발악을 하며
옆에 놓여진 바둑판을 집어던지는데...
예직 네 이노옴!
허준..억!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진다.
탕약이 다시 쏟아지는데...
예직 (부들부들 떠는) 내 너처럼 방자한 놈을 본 적이 없다.
천지에 너처럼 내 속을 뒤집어 놓은 놈은 없었어...
허준, 발등을 부여잡고 낮게
신음하는 듯 한데...
그때 안으로 공빈이 들어온다.
방안의 광경에 놀라는 공빈.
공빈 이 무슨 소란이냐!
공빈의 등장에 놀라는 예직...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공빈, 쓰러진 허준을 보는데...
허준, 고통스런 얼굴로 쓰러져 있다.
당혹스런 공빈의 표정.
공빈 (상궁에게 다급한) 어서 불을 밝혀라.
상궁 예... 마마...
발목을 움켜잡은 허준을 보면...
피가 배어나오고 있다.
(시간 경과)
불이 밝혀진 방 안. 보면...
상궁들이 산란하게 어지러진 방을
치우고 있고 허준의 발...
버선이 이미 벌건 피로 축축이 젖어 있다.
허준, 애써 고통을 참고...
공빈, 무척이나 미안한 얼굴인데...
공빈 많이 다치지 않았소.
허준 (고통을 참으면서) ...괜찮습니다, 마마.
공빈..예직을 엄하게 보고
예직 찔끔한다
공빈 그간 내 아우와의 일은 상궁한테 전해들었소.
저 아이가 궐내 법도를 잊고 만용을 부렸으니...
허의원은 내 낯을 보아... 너그러이 용서하시오.
허준 황공하옵니다...
공빈 물러가 상처를 돌보고... 차후에 약먹을 시간이 되면...
내게 미리 연통을 주시오... 내가 허의원과 동행을 하겠소.
예직 (불만스런) 마마... 궐내에 의원이 저자만 있는건 아니지 않습
니까.
이자는 저를 무시하고 교만을 떠는 것이 차마 눈뜨고
봐줄수 없을 지경입니다....어의를 통해 새 의원을 지정해달라
하십시요!
공빈 (꾸짖는) 닥치거라! 여긴 궐안이지 네 집이 아니야.
예직 마마...
공빈 닥치지 못할까?
예직 ...
공빈 또다시 소란을 피우고 무례한 행동을 보이면 당장 궐 밖으로
내쫓고 다신 얼씬도 못할줄 알라!
예직 ...
공빈 어찌 이리 철이 없느냐.
내 잠시 사사로운 정에 쏠려 널 의관들에게 보였다만...
이들은 왕실을
위해 있는 사람이지 널 위해 있는 사람이 아
니다.
예직 ...
공빈 사정이 이렇다는걸 안다면 하루속히 병이 나아 돌아갈 생각
을 해야지.
도리어 왕실의 시탕을 받드는 의원한테 유혈의 상처를 입히
다니 지금 네 행실이 내 발등을 찍는 것과 뭐가 다르단 말이
냐.
예직 (떨떠름)...
앉아있기 조차
버거워보이는 허준...
이마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런 허준을 알아채는 공빈.
공빈 (허준에게) 안색이 창백하오.어서 가 치료하시오.
허준 ...곧... 다시...탕약을 올리겠습니다...
예직 (놀라고) ...지... 지금 말인가?
공빈... 예직을 노려보고...
예직... 미치겠다.
S#4.공빈전 일각(야외,밤)
초조하게 허준을 기다리는 소현과 예진.
만경도 걱정이 되는데...
오근, 졸른지 연실 하품을 한다.
소현 (예진에게) 왜 이리 늦으시느냐. 혹... 아까 같은 변을 당하신
건 아닌지...
만경 변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순간... 아차 싶은 소현...
난처한 얼굴인데...이때 예진이...
한쪽으로 나타나는 허준을 보고.
예진, 만경에게 수건을 건네주고...
만경, 피를 닦아낸다.
허준의 상처를 살피는 만경, 표정...
심하게 굳어지는데...
만경 등촉을 더 가까이 대게...
소현이...
촛불을 가까이 대면...
만경이 살피고...
오근 심줄이 상한게 아닙니까?
만경 ...심줄보다 뼈가 상한것 같네.
오근 (놀라고) 뼈?
예진과 소현도
당혹스러운데
만경 어서 약재창으로 가 용아초와 엉겅퀴즙, 소주를 가져오게. 어
서!
오근 예, 나리.
오근,황급히 방을 나간다
만경 (허준에게) 대체 어찌된 일인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된게야!
허준... 아무말이 없고...
예진, 안타까운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S#5.내의원 약재창(밤)
허둥대면서 약재창을 뒤져
약재를 찾는 오근...
S#6.공빈전 일실 의녀 휴게실(밤)
예진, 등촉을 들어 허준의 발을 비추고...
만경은 허준의 상처 부위를 살피는데...
한켠에선 오근과 소현이 약재를 만들고 있다.
절구에다... 약재를 빻고 있는 오근...
만경 (다급하게) 아직 멀었나!
소현 여기 있습니다...
만경에게 약재를 건네는 소현
만경 (오근에게) 허참봉의 발을 잡게.
긴장한 얼굴로
허준의 발을 잡는 오근
만경 (허준에게) 좀 아플걸세.
만경, 엉겅퀴즙을 섞은 소주를
허준의 발에 들이붓는데...
고통스러운 얼굴로
신음을 토하는 허준...
허준 (신음)
안타까운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예진과 소현...
허준이 상체를 뒤틀고...
오근이 그런 허준을 꽉 잡는다.
고통을 참으려 입술을 깨무는 허준.
(시간 경과) 응급처치가 끝난
허준의 발에 붕대를 감고 있는 만경.
만경... 잔뜩 화가 난 얼굴이다.
만경 ...내 이번 일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네...
날이 밝는대로 도제조 대감을 찾아뵙고 문제를 삼겠네...
허준 ...견딜만 합니다...
만경 (O.L) 답답한 소리 말아. 왕실의 종친도 아닌 놈이...
내의로부터 심병의 기횔 받은것도 송구스러워해야 하거늘...
왕실의 시탕을 받드는 의원한테 어찌 이런 폭행을 가해!!
허준 발가락이 움직입니다... 뼈는 무탈한 듯 합니다...
오근과 만경
예진과 소현이 허준의 발을 보면...
상처를 싸맨 무명천은 이미 피로 흥건히
젖어있으나... 허준의 발가락은
가늘게 움직이고 있다.
예진 (안도)
허준 ...(소현에게) 불을 피우시오!
소현 (?)
다들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본다...
오근 불이라니?
허준 ...새로 약을 달여야지요.
만경 (놀란 얼굴로) 허참봉!
허준 (예진에게) 날이 반시각 더 밝았으니...인삼 한푼을 더 줄여야
하오.
예진 (놀란다)
다들 기가막힌 얼굴들인데
오근 허... 돌쇠보다 더 무지막지한 사람이구만...
이 와중에 어찌 그런...
허준 (예진과 소현에게) ...병자도 성한이도 마찬가지요...
사람의 기운은 초흔(해진 뒤) 이후 점차 양에서 음으로 옮겨
가다 자정을 고비로 다시 양으로 옮겨가오...
해서 사람 몸의 변화에 대응하여 약재를 가감해야 하오.
예진,허준 ...
허준 숯불도 너무 괄한 것으론 쓰지 마시오.
소현 병자의 처소엔... 날이 밝은 후에 찾아감이 어떠합니까?
허준 의원이 병자의 기색을 일일이... 살필 까닭이 없소.
병이 낫고 난 연후엔 아무리 독한 병잔들 어찌 의원을 원망
하겠소.
어서 가 준비하시오.
예진과 소현... 방밖으로 나가는데...
그런 허준을 보고 졌다는 얼굴로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만경.
만경 (고개 젓는다)
S#7.공빈전 일각(밤야외)
숯불을 피우면서 약탕관에
탕약을 다리고 있는 소현과 예진...
소현... 부채로 숯불의 불을 조절하면서...
소현 열두살에 의녀 교육을 받고...의녀가 된지 십년이 다 되도록
숱한 의관을 봤지만 허의원님 같은 의원은 첨이다...
예진 ...
소현 혜민서로 찾아오는 가난한 병자들한텐... 한없이... 자신을 낮
추시던 분이...
지체놓은 병자앞에선...어쩜 저리도 당당하신지...
예진 ...(입가에 희미한 미소)...
소현 허참봉 나으리와 같은 약방에서 일했다면서?
예진 예...
소현 거기선 어떠셨느냐?
예진 심의란 말을 아십니까?
소현 ...?
예진 제 스승님께서는...진정으로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의원을 심의
라 하셨습니다.
신분과 지체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한결같이 병자를 위하는
의원이 심의지요.
옛날 산음서도..지금..궐안에서도..허의원님은 심의가 되는 길
을 걷고 계실 뿐입니다.
소현 ...(놀라움)
예진 ...(허준생각)
소현 ...(점점 허준에게 존경을!)
S#8.공빈전 별채 방 밖
상궁이 지키고 있는 방앞으로..
허준이 탕약을 들고 온다.
허준 탕약을 대령했다 전하십시오.
상궁 ...(방안을 향해) 탕약 대령했습니다...(사이) 탕약 대령했습니
다.
방안에서 아무런 기척도 없는데...
상궁과 허준...잠시 기다린다.
상궁 (긴장해서 허준본다)
허준 (기다린다)
예직E 들어오너라...
상궁 방문을 열면...
허준과 상궁 방안으로 들어간다.
허준 (들어간다)
S#9.방안
김예직이 한쪽 자리에 앉아있고
상궁과 허준이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허준이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예직 앞에 탕약을 놓는다.
예직...허준의 버선발에 피에
배어있는 것을 보는데
예직 (사이)(포기하고)
예직...잠시 망설이다가...
어쩔수 없다는 듯...
예직 ...두고가게...
허준 드시는걸 보고 가겠습니다.
예직 (울컥) 이 자가....
그러나 허준의 눈빛
...단호하고도 엄한데...
허준 (마주 노려본다)
예직...
허준의 분위기에
조금 압도당한다...
예직 (압도)
결국...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탕약그릇을 드는 예직.
허준 (노려본다)
예직 (포기하고 마신다)
..예직을 보는 허준의 시선.
겨우 다 마시고...
그릇을 탁 내려놓는 예직.
허준 (보고있고)
예직 (벌컥 벌컥 마시고 나서)...자 됐느냐?
허준 (말없이 예직에게 고개를 숙인다)...
예직 대면하기도...지겨우니...어서 나가보게!
허준...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가는데
예직 ...지독한 놈...
S#10.혜민서 일각(아침)
개금과 서리 김씨 도약사령 오씨
몇몇 의녀들이 모여있는 가운데
채선이 그들에게 말을 전하고 있다.
채선 (흥분해서) 허참봉 나으리께선
다시 탕약 사발을 들고 병자의 방으로 들어가셨다 합니다.
벼루까지 날라왔던 살벌한 상황에서...
이제 다시 뭐가 날라올지 모르는데...
병자앞에 서는 순간...이만한...바둑판이...날라와서...
허의원님의 발등을 찍었다 합니다.
다들 놀라는데
도약사령오씨 그래서 어찌 됐다더냐?
채선 ...은행나무로 만든 바둑판이 좀 무겁습니까?
그걸로 발등을 찍혔으니...살이 푹 파이고...허연 뼈까지 그대
로 들어났지요.
피가 철철 흘러서...온 방안이...쏟아진 탕약하고 피로... 물드는
데...
개금 내가 듣기론 허참봉 나으리가 먼저 약사발을 날리고 그 다음
에 병자가 바둑판을 던졌다던데...
채선 누가 그래요?
개금 궐안에 들어갔다가 간병의녀들한테 들었다.궐안에 난 소문으
론...
허참봉 나으리 성질도 보통이 아니여서...
허참봉이 눈만 치켜뜨면 병자가 벌벌 떤다는구나.
채선 성님도 참...그걸 말이라고 주워왔수?
참봉나으리께서 약사발을 먼저 던졌으면...벌써 목이 잘려...
저자거리에 내 걸렸을게요.
이때 한쪽에서 나타난 덕금과 홍춘
덕금 네 이년...사위스럽게...그 무슨 흉한 말이냐?
채선 (화들짝 놀라는데)...
홍춘 어서...병자맞을 준비들 않고...뭣들하는게야.
의녀들...
덕금과 홍춘의 눈치를 살피면서...
후다닥 흩어지는데...
덕금 ...채선이 저 년말이야...곧이 곧대로 믿을순 없지만...
진숙궁에서 들어가는 일이 심상치는 않은 모양이다.
소현이하고 예진이는 잘하고 있는지...
홍춘 심려마십시오.소현이하고 예진인 궐안 내의녀들보다...
뛰어난 아이들입니다.
S#11.내의원 탕약방
탕약방 일각에서...
탕약을 다리는 소현과 예진..
탕약방 한쪽에서...그런 두 사람을
떨떠름한 얼굴로 보는 세희와 온지...
일을 하던 소현이
문득 그런 두사람을 보고....
소현 세희 너 이리 좀 오너라.
세희와 온지가
소현과 예진앞으로 다가간다.
소현 너...지금 약재창에 가서...이 화제대로 약재 좀 받아 오너라.
세희 그걸 왜 날 시키는거유? 성님이 가서 받아오시오.
소현 뭐야?
세희 ...성님이 뭘 착각하나본데...이제 온지하고 난...혜민서 의녀가
아니요.
헌데...우리가 왜 성님 지시를 받아야 합니까?
소현 (발끈해서) 네 이년이...
세희 (역시 발끈하고) 이년 저년 하지마시오!
난 엄연히...내의원 간병의요. 성님보다 윗전이란걸 모르시오?
소현 뭐야!
소현...치밀어 오르는 분노로 어쩔줄 모르는데...
이때 탕약방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도지와 태은...
태은...헛기침을 하면...
의녀들 두사람을 보고 긴장하는데...
도지와 에진의 미묘한 시선이 마주치고...
세희..도지를 본 순간..
얼굴에 화색이 도는데...
세희 나으리. 혜민서 의녀들이...탕약방을 제 집 드나들 듯이합니다.
왕실의 시탕을 만드는 내의원 탕약방의 기강이 이리 만만히
보여선 아니될 줄 압니다.
도지 ...닥쳐라.
내 보기에 기강을 어지럽히는건 네년이다.
괜한 분란 만들지 말고 썩 물러가거라!
도지의 말에...얼굴이 파랗게 질리는 세희.
세희, 무안한 얼굴로 탕약방밖으로 나가면
온지도 뒤따르는데.
S#12.탕약방 밖
세희와 온지가 밖으로 나오면
온지 성님...어찌 된거유?
성님 말론 이제부터 주부 나으리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거라
하지 않았수?
세희 ...
온지 (피식 웃고) 형님 꼴이 우습게 됐수...
세희 닥쳐라!
온지 (찔끔)...
세희 ...지가...언제까지 날 무시하나 어디 두고보자.
세희...
바르르 떨고...
S#13.탕약방
도지와 태은...예진과 소현이 있는데
도지 (예진에게)...진숙궁...병자한테 올릴...탕약을 다리는 중이더냐?
예진 예...
도지 어디...화제 좀 보자...
예진...도지에게 화제를 준다.
화제를 보는 순간...놀라는 도지의 얼굴..
그런 도지의 표정을 의식하는 태은...
얼른 옆에서 화제를 보는데...
태은 (화제를 읽는다)...반하사심탕?
이건...구안와사 치료에 쓰는 약이 아니지 않습니까?
도지...대꾸없이 급하게 탕약방을 나가면...
태은이 도지를 따라 나가고...
그런 도지와 태은을 조금은
걱정스럽고 의아한 얼굴로 보는 예진과 소현.
S#14.진숙궁 일각
허준이 절룩거리면서 한쪽으로 가는데
이때 그런 허준을 부르는 도지의 음성..
도지 허참봉...
허준이 돌아보면...
도지와 태은이 다급하게 다가온다.
허준 도지에게 예를 갖추는데...
도지 ..(허준에게 화제를 내밀면서)...대체..이게 뭔가?
구안와사에 청담순기탕을 쓰는 것은 촌구석 의원들도...
다 아는 사실인데...자넨 이를 제체두고...
양위이공탕에....반하사심탕..그리고 보도 듣도 못한...약재들만
쓰고 있어...
대체 무슨 연유로 이리하는겐가?
허준 진숙궁의 병자한텐 구안와사보다...더...급한 환후가 있습니다.
태은 또...구안와사의 원인이 위병에 있다는 소린가?
병자한테 위병이 있다는건...우리도 아는 사실이야.허나...급한
건 구안와서야.
허준 단순한 위병이 아닙니다.
도지와태은이 허준을 보면
허준 병자는... 반위의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지 ...(놀란 얼굴로) 반위?
태은 (놀라고) ...반위라 함은...
도지 ...그...그게 정말인가?
허준 틀림없습니다.
도지 사색이 되는데
도지 (태은에게) 자네 자리 좀 비켜주게...
태은 ...
도지 어서!
태은 예...
태은..의아한 얼굴로 물러나면
도지 (주위를 의식하고)
자네... 공빈마마와 병자한테... 반위를 언급했나?
허준 ...아직 모르고 계십니다.
도지 (안도하고) ...하면... 말하지 말아주게.
허준 ...
도지 병자의 병세를 처음 살핀것은... 나와 어의영감일세.
헌데...구안와사에 정신이 가 병자가 반위라는 사실은 모르고
지나갔네.
이제와 반위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어의영감과 나는 중병을
밝하지 못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걸세.
허준 ...
도지 ...반위는 덮고... 구안와사만 치료하게.
허준 ...그처럼 중한 병을 은폐하란 말씀입니까?
도지 어쩌겠나? 이건... 목숨이 달린 일이야. 제발... 도와주게.
반위는... 구안와사를 다 고치고나서...병자가... 고통을 호소하
면 그때 고치면 되질 않나...이번엔 그냥 넘어가세...
허준 그리 할 수 없습니다.
도지 (얼굴이 굳어지고) ...이보게...
허준 어찌 죽음에 이르는 병자의 병을 모른체 할 수 있습니까?
의원의 양심으로 그리 할 순
없습니다.
소인 이만... 병자를 돌보러 들어가봐야 겠습니다.
허준이 돌아서서 가는데...
도지... 암담하고...
S#15.방안
허준이 누워있는 예직에게
압진을 하고 있다...
예직 (신음)
허준 (냉정한)
복부를 누르면... 예직..
얼굴을 찌프리면서 고통스러워 하는데...
예직 (고통+미움)
S#16.궐안일각
도지와 초조한 얼굴로... 서성거리는데...
뭔가 골똘히 상념에 잠겨 있다가
결심을 한 듯이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S#17.내의원 집무실
도지와 양예수가 마주보고 있다.
양예수 놀란 얼굴로...
예수 반위? 그게 사실인가?
도지 ...예....
예수 ...(기막히다)
예수... 놀라는 정도를 넘어서...
얼굴이 굳어지는데...
도지 (초조한)
예수 (앉으며, 생각에 잠긴다)
도지 제가... 허참봉을 만나... 반위에 대한... 언급은 하지 말 것읠
부탁했으나...
허참봉은 거절했습니다.
예수 ...
도지 만일... 공빈마마나... 주상전하께서 이 사실을 아시면...
처음... 병자를 진맥한 소인은 물론이고... 어의영감께서도..
추궁을 면치 못하실 것입니다.
예수 ...(굳은 얼굴)
대꾸없이... 굳은 얼굴로...
도지 (초조한)
눈을 지긋이 감고 있는데...
초조한 얼굴로.. 그런 양예수를 보는 도지...
예수 ...
도지 영감... 어찌 하면 됩니까?
예수 (한참을 상념에 잠겨 있다가 도지를 본다) 허참봉을 불러오
고...
이 사실은 자네와 나만 아는걸로... 입조심하게...
도지 예.
S#18.궐안전경
S#19.내의원 집무실
양예수가 상념에 잠겨 있으면
예수 (상념에)
집무실로... 도지와 허준이 들어온다.
허준이 양예수에게 예를 갖추면...
예수 (도지에게)...자넨 나가 있고... 여긴 아무도 들이지 말라.
도지 예...
도지가 집무실밖으로 나가면
예수 앉게....
허준이 예수 앞에 앉는다.
예수 (잠시 말이 없다가)
...내가...내의원 의과에 수석으로 입격하고...수련성적도 출중한
자넬...
혜민서로...보낸 이유를 아는가?
허준 ...
예수 자네처럼 의업에 굳센 심지를 지닌 사람이니...
하루빨리 궐네 법도를 익숙케하고 웃분들의 정시입진때 수행
케하여...
눈과 귀를 열어줘야 하나 굳이 자넬 혜민서로 보낸 것은,
내 욕심 때문일세...
허준 ...
예수 의과 성적이 뛰어났다하여... 궐안에 불러들여 놓으면...
젊은나이에 교만하기 쉽상이라...혜민서에서... 직접 병증에 관
한 임상의 체험을 쌓게 한 후에 권안에 소임을 맡기고자 함
일세.
허준 ...
예수 자넬... 내 후계자로 점찍고 있다는 말일세.
허준 (다소 놀란 얼굴로 양예수를 본다)...
예수 ...어의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지...
허준 ...
예수 어의가 된다함은...의술만 뛰어나서는 아니되네...
궐안 돌아가는 정사를 누구보다 소상히 파악하고...
윗분들의 심기를 헤아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돼...
허준 ...
예수 그게 어의가 되는 처세일세.
허준 ...
예수 ...자넨.. 지금 주상전하의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으니...
출세의 기회를 잡은 셈이야. 괜한 호기를 부려 그 기회를 놓
치지 말게.
허준 ...
예수 ...진숙궁 병자가 반위라고 들었네. 그 병증이 초기라고해도...
반위는 함부로 고칠수 있는 병이 아니야...함부로 손댔다 고치
지 못해서 낭패 보지 말고... 차라리 언급을 말게. 이건... 날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자넬 위해서야.
허준 ...
예수 내 말 알아듣겠는가?
허준 소인... 그럴 수 없습니다...
예수 (얼굴이 굳어진다)...
허준 제 출세를 위해... 병자의 병을 은폐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 ...은폐하라는게 아니라... 뒤로 넘기라는 말이야.
당장 구안와사만 고치고. 반위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치료하
게.
허준 ...나중이 되면 병이 깊어질수도 있습니다.
예수 ...자네 내 말을 그리도 못알아 듣겠나?
허준 영감... 소인... 제 스승님의 죽음앞에서 맹세를 하였습니다..
소인은 병을 볼 뿐 병자의 신분은 보지 않을것이며
병세를 구할 뿐 그 대가로 영예를 탐하지 않겠다했습니다.
제게 어떤 어려움과 위험이 닥치더라도... 소신껏 병자를
돌보겠습니다. 그것이... 제 스승님께서 제게 주신 가르침입니
다.
예수 ...
허준 ...소인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예수 ...
허준 (나간다)
허준... 예수에게 예를 갖추고...
집무실 밖으로 나가는데...
얼굴이 굳어지는 양예수...
분노로... 부르르 떨리는데...
예수 (탄식을 하듯이) ...유의태.. 유의태..
S#20.도지의 집 전경
S#21.숙정의 방
숙정이 다희가 가져온 아기의
베넷저고리를 보고 있다.
숙정... 거의 산달이 가까운 듯
배가 많이 불러있다.
숙정 (만족스러운)...곱네...진작 자넬 알았더라면 내 옷도 맡기는 건
데 그랬어...
다희 (보따리 주며) 남은 감입니다...
숙정 내가 자네한테 왜 헌 옷감으로 배넷저고리를 지으라 했는지
궁금하지 않던가...?
다희 ....
숙정 내 친정아버님 말씀이 예로부터 왕실에서는 무병장수한 신하
들의 옷으로 탄생할 아기씨들의 배넷저고리를 만들었다는게
야
이 감도 아버지께서 태어날 손주를 위해 직접 구해다주셨다
네...
다희 ...
숙정 ...두고보게... (배를 쓸면서) 난 이 아이를 왕자마마 부럽지 않
게 키울것이네...
다희 ...
다희... 그런 숙정을
부러움을 담은 눈으로 보는데...
흐뭇하게 자신의 배를 만지던 숙정...
일순... 진통을 느끼는지 얼굴을 찌푸리는데..
숙정 아...아아!
다희 (놀란)...마님...
S#22.오씨의 집,마당
황급히 오는 오씨와 하동댁...
유월이, 한상이...
S#23.숙정의 방
숙정... 방안에 누워 땀을 흘리며 신음하고..
다희 그런 숙정을 보살피는데...
안으로 다급하게 들어오는 오씨..
오씨 ...아가...
숙정 ...어...어머님...
오씨 (다희에게) 산파는 불렀느냐.한상이... 한상이...
한상 예. 마님...
오씨 어서 산파를 부르고 궐안의 도지한테 기별을 하게...
한상 예 마님.
오씨
유월과 하동댁에게
오씨 뭣하고 섯는가!!
어서... 곧 몸을 풀것이니 어서 물을 데우지 않고...
하동댁 예 마님.
오씨... 초조하고
걱정스런 얼굴로 숙정을 보는데...
그런 오씨와 숙정을 보는 다희의 시선.
오씨 (숙정의 손을 잡아주고)
그런 시선위로.
다희 (회상)
하혈을 하면서 쓰러지던 자신과...
허준에게 눈물로... 아이를 잃어서
미안하다고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다희 (처량한 생각)
S#24.거리
집으로 돌아가는 다희
그런 다희의 얼굴위로...
숙정 내 친정아버님 말씀이 예로부터 왕실에서는 무병장수한 신하
들의 옷으로 탄생할 아기씨들의 배냇저고리를 만들었다는게
야...이 감도...
아버지께서 태어날 손주를 위해.. 직접 구해다주셨다네...
다희 ...
숙정 ...두고보게...(배를 쓸면서)난 이 아이는 왕자마마 부럽지 않게
키울것이네...
그런 숙정을 떠올린 다희...
눈에 눈물이 언뜻비추는데...
얼른 옷고름으로 눈물을 훔치고...
집 마당안으로 들어간다.
S#25.허준의 집 마당
다희가 지친얼굴로 들어서면
마당 한켠에 있던 손씨가
손씨 왜 이리 늦었소...?
다희 ... 유의원님댁새 아씨가 해산을 하셨습니다.
손씨 뭐요??
다희 딸입니다...
손씨 (혀를 끌끌찬다) 저런...손이 귀한 집인데...
다희 ...
손씨 저녁은 했소...?
다희 ...아직...못했습니다...
손씨 내 얼른 차려올테니 들어가 몸 좀 뉘시요.
다희 제가 하겠습니다...
손씨 하루종일 쉬지도 못했을텐데... 어서 들어가시오.
(하다가) 참...아범한테서 기별이 왔소.
다희 ...?
손씨 ...궐안에 급한 병자를 보게 되어...
당분간 집에 못온다니... 수일내로 인편에 옷가지 좀 챙겨 보
내야겠소.
다희 (좀 서운한)...예...
S#26.허준의 방(밤)
다희, 방안에서
하얀 무명수건에 수를 놓고 있다.
한올한올... 정성을 다하는 모습인데...
그때...밖에서 함안댁의 목소리가 들린다.
함안댁E 겸이엄마 안에 있어...?
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함안댁...
함안댁 유의원님댁...새 아씨가 딸을 낳았다면서?
다희 예...
함안댁 거...잘됐다.심보를 그리 고약하게 쓰니...잘될 리가 없지.
대나 끊겨버려라.
다희 ...그런 말씀마십시오.
함안댁 겸이엄마야 모질게 당해도 그저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소리만하지...
수를 놓고 있는 다희를
보고 의아하다.
함안댁 건...뭐야..?
다희 겸이 아버지께 보내드릴...손수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함안댁 손수건...?근데 이건 뭐야...(다희가 하는 것 살피고)
...하이고...서방한테 잘보일려구 꽃무늬라도 새겨넣는 중인가
보네.
다희 (쑥스럽게 웃는) 꽃무늬가 아니라...글잡니다...한시예요...
함안댁 ...하...한시...?!.(머쓱해서) 나...나야 까막눈이라서...
다희 (미소)
함안댁...시...운운하는
다희앞에서 기가 죽는데...
그러나...짐짓...아무렇지도 않은 척..
함안댁 ...겸이 엄마는 사람이 왜 이리 맹해...
이런다고 딴맘 먹은 서방이 정신차릴거 같애...?
다희 (웃는)
함안댁 다 때려치우고 차라리 조강지처..이렇게 크게 하나 박아 보내.
마누라가 시퍼렇게 눈뜨고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란 말이야.
못된 버릇은 초장에 확 잡아야지....
E 안그럼 평생 고생이야...평생...
다희 (웃는다)
함안댁 웃을때가 아니래두 그러네...고상한 척 참아주면
더 날뛰는게 사내야. 눈을 부라리고 발악을 해야 정신차린다
구...
다희 ...그런다구...사람의 마음을 잡아둘 수 있겠습니까...
함안댁 ...?
다희 사람의 마음은 불편하고 무서운 곳을 피해...
편하고 따뜻한 곳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정말...
마음이 돌아오길 바란다면...우선은 내가 돌아오고 싶은 곳이
되어야지요...
함안댁 ...(그런가?)
S#27.저자거리(낮)
함안댁... 길을 걷고 있다.
함안댁이 점포앞에 가면...
점포안에...구일서와 양태가...
물건을 사러온 기생들과 노닥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함안댁의 눈에
불이 확 들어오고...
함안댁 저...저놈에 화상...
함안댁 당장 달려들어
요절을 낼듯한 기센데...
문득 그런 함안댁의 얼굴위로...
다희E 사람의 마음은 불편하고 무서운 곳을 피해...
편하고 따뜻한 곳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정말...
마음이 돌아오길 바란다면...우선은 내가 돌아오고 싶은 곳
이...되어야지요...
함안댁...그말에...갈등하는 듯 한데...
여전히 기생들과
희희낙낙한 일서의 모습.
함안댁..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미치겠다.
S#28.허준의 집 마당
손씨...마당에서 나물을
다듬고 있는데...
함안댁이 안으로 들어온다...
잔뜩 풀이 죽은...
심난한 모습인데...
손씨 ...저자거리 나간다더니 왜 벌써 오는겐가...?
함안댁 (심드렁하게) 서방인지... 동방인지 작자가 잘 말아먹고 있겠
지요...뭐...
손씨 ...왜...무슨 일 있나...
함안댁 ... 내 끓는 속을 세상천지...누가 알아주겠수...
함안댁... 깊게 한숨 내쉬고... 손씨...
웃으며 자리에 앉아 일을 하는데...
목을 빼놓고 있던 함안댁...
그러다 문득...어떤 생각이 났는지..
함안댁 ...저기....혹시 문자 좀 아시유...?
손씨 ...곁눈질로 몇자는 아네만... 왜 그러나?
S#29.저자거리 구일서의 점포
일서와 양태...
이번엔 다른 여자들과 즐겁다.
양태 (약재 주며) 여깃수.
일서 한 근 더 넣었냐...?
양태 예...
여자 매번 미안해서 어쩌우...
일서 미안하다니... 미안하다니이...그럼 내가 섭섭하지...
나가는 여자의 뒤에..
난간을 잡고 기대선 양태와 일서.
일서 잘가...
양태 (입에 헤 벌어지면서)...또와.
일서 아유... 저 토실토실한 방덩이 좀 봐라...양태야.
양태...희죽거리며 웃는데...
그때...양태...고양이 눈을 하고
일서를 노려보는 함안댁을 본다.
양태 (친다) 혀...형님...
일서 ...응...?
양태의 부름에...일서...
고갤 돌렸다가...
함안댁을 발견한다.
일순...움찔하는 일서...
그러나 함안댁...만면에...
나긋나긋한 미소를 띄는데...
함안댁 여보오...
일서 (왜이러나...)...으응...?
함안댁 세상에... 당신 이마에 이 땀 좀 봐...한여름도 아닌데...
웬 땀을 이리 비오듯 흘려...
일서...이마 만져보는데...
땀 안난다.
일서 땀은 무슨 땀이 난다고 그래...
함안댁... 허리춤에서
손수건을 꺼내...
일서의 이마 닦아주며...
함안댁 (열심히 닦는 척)
우리 서방 보약한재 먹어야겠네...응...자...
이거 당신꺼니까 갖고 있다가... 땀 날 때 마다 닦아...
함안댁...일서의 앞으로
수건을 쫙 펼쳐보이는데...
조강지처라는 한자가 새겨진 수건...
거꾸로 들고...
함안댁 ...여기 조..강.지.처..라고 새겨놨으니까 절대 잊어버리면
안돼... 알았지...?
함안댁...일서의 손에 손수건 쥐어주고 일어난다.
얼결에 받는 일서.
함안댁 그럼 나 갈께...
일서..멍한 얼굴로...
멀어지는 함안댁을 보는데...
저여자가 오늘 왜 저러나...하는 눈빛.
일서 ...저 여편네가 뭘 잘못 먹었나...(하다가) 어서오세요.
하며 손수건을 놓고 나간다.
이때 재채기를 하며 들어오는 양태.
콧물을 훌쩍거리던 양태...
마침... 마루에 놓여진 수건을 보고...
팽...하고 코를 풀고...
점포...땅바닥에 던져 버린다.
S#30.혜민서 일각
김응택과 송학규가 만경, 학도...
명원등의 의관 덕금...
홍춘등이 의녀들을 대동하고
병사를 순시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S#31.혜민서 마당
김응택 일행이...
마당을 가로질러 가려는데...
그때...입구쪽에서
소란스러움을 느낀다. 보면...
산발을 한 안광익이 안으로
들어서려하고...이를 막는 김서리와
티격태격 하는데...광익의 뒤로
긴장한 상화와 수현의 모습이 보인다.
광익 어허...찾을 사람만 찾고 돌아간다지 않느냐.
이들에게 다가서는 김응택
학규 웬 소란이냐.
학규의 소리에...
놀라 보는 김서리...
안광익도 의관들을 보는데...
김서리 글세 이자가 폐문할 시각이 다되서 들어오겠다 난장을
피우고 있습니다요...판관나으리...
학규 썩 내치게.
응택...돌아서려는데...
안광익이 부른다.
광익 김봉사...
광익의 말에...
응택 돌아보는데...
광익 자네. 날 모르겠는가...?
응택 ...(놀라는데)...
광익 자네 김봉사 맞지?
놀라는 응택을 보며...
의아한 명원과 학도...
의녀...서리들...
그러나 송학규와 김만경은
누군지 알 것 같은데...
광익 헌데... 판관나리라니...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출세했구만 그래...내의원 첨 들어와...똥오줌 못가리고 설설
기던게 엊그제 같은데...
응택 (불편하고 불쾌한)
학규 말씀을 삼가시오...감히...나으리께 이 무슨 결례요.
광익 (학규를 빤히 보고) ...자넨 송참봉이로구만... 그래... 자넨 품
계가 뭔가...?
학규 ...주...주부요...
광익 허허허...판관에 주부에...많이들 컸네...
내의원엔 인재가 그리도 없었던가...허허허허...
만경 나으리...
광익 ...?
만경 소인 김만경입니다...
광익 그러고보니...넌...그 무식한 양반놈 아니냐... 야 이놈아...
넌 아직도 혜민서에 있느냐?
만경 소인...죽을때까지 혜민서를 지키겠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
까...
광익 허... 못난놈이 핑계한번 좋다...
만경 하하하하...
응택과 학규는 불쾌한 얼굴이고...
광익과 만경의 분위기에...
학도와 명원은 저희끼리
알 수 없는 웃음을 주고받고...
그때...채선은 광익의 뒤에 있는
상화에게 시선을 주는데...
만경 헌데...갑자기 어인 일이십니까...?
광익 ...사람을 찾아왔다...
만경 ...?
광익 여기 허준이가 있다해서 왔는데...
광익의 입에서...허준이란 이름이
나오자...모두들...놀란다.
S#32.진숙궁 전경
S#33.방안
허준...예진, 소현과 함께...
방 한켠에서 뜸을 뜨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약사발을 앞에 놓고...
그런 허준을 쳐다보고 있는 예직...
허준 (약사발을 놓으며)약기운이 몸에 퍼진 후...
뜸으로써 위맥을 깨워야 합니다...
어서...탕약을 드십시요...
예직 뜸이라니...위맥은 또 무슨 말이냐?
그동안 들이킨 약만 해도...몇말은 될터인데...
고칠 자신이 없으니...이젠... 엉뚱한 말을 지껄이는 게 아니
냐?
허준 어서 드십시오.
예직 (O.L) 싫다...이젠... 네놈의 얼굴을 보는것도... 진저리가 나!
허준 ...하면...공빈마마를 모시고 오겠습니다.
예직 ...(...분통이 터지지만 어쩔수가 없고) ...
약을 마신다.
예직이... 약사발을
내려놓으면...
허준 뜸을 떠야하니...옷을 벗으십시오...
예직 ...
허준 어서 벗으십시오.
예직 (옷 벗는다)
예직...마지 못해서 옷을 벗는다...
(시간경과)
옷을 벗고 돗자리위에 엎드려 있는 예직
옆에서 뜸을뜰 준비를 하고 있는 허준...
예진과 소현이 뭉친 쑥을 받아...
예직의 지회, 백회, 곡회, 곡지, 풍현,
풍지 등에 붙이고...향봉으로
불을 당기면...불꽃을 반짝이며
타들어가는데... 예직이 기겁을 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예직 으으윽... 대체...몇군데나...불을 붙인게냐...
그러나...대답없이...예진에게서
쑥알갱이를 받아 예직의 목 뒤에
붙이는 허준...
허준 헷솜 준비 됐소?
소현 준비 됐습니다...
허준 박하정을 가까이 놓으시오...
예직 가까이 놓았습니다...
허준 뜨겁지 않게...미지근하게 하시오...
허준의 지시를 따르는
예진과 소현 그러나...
예직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지는데...
예직 뜨거워지고 있지 않느냐...
허준 ...편안히...사지를 푸십시요...
예직 누굴... 놀리느냐!!
허준 움직이지 마십시요...
예직 이... 이놈이?? 으... 아... 뜨... 뜨거워...
예직...참지 못하고...
몸을 비틀면...허준...
그런 예직의 어깨를 잡아
고정시키는데...
허준 뜸이란...
불꽃이 살속에 파고들어 꺼져야...약효가 있습니다.
예직 으...아...악...뜨...거...
엎드린채 튕겨나는 예직의 허리를
무릎으로 찍어 누른 허준...
두 손으로 예직의 어깨를 잡아
바닥으로 누르는데...
예직...다리를 흔들면...
허준 (예진과 소현에게) 다리를 잡으시오...
예진과 소현...망설인다...
허준 어서!!
예진과 소현...
김예직의 어깨와
다리를 잡는데...
예직 놓아라! 놓지 못하겠느냐?
예직 발악을 하고
예직 이 연놈들이...죽을려고 환장을 했느냐...놔라...놓으란 말이다.
(뜨겁다) ...마마...마아마...
예직의 비명에 안으로 뛰어드는 상궁.
방안의 광경에 기겁을 하는데...
상궁 ...무... 무슨 일입니까...
허준 병자는 괜찮소. 물러가시오.
예직 이 연놈들이 날 죽이려 해...마마를 불러라... 어서 마마를...
상궁 (우물쭈물) ...이보시오! 의관! 나으리께서...
허준 무엇 하는거요. 물러가라지 않소!
상궁 (물러서고)
허준의 서슬에...놀란 상궁...
움찔... 물러서고...
허준... 다시 예직의 어깰 잡고
쑥에 불을 붙인다.
허준 (예직에게 엄하고 매서운)
뜸이란 한 장 두 장이라 셉니다. 그 장자가 무슨 잔줄 아십니
까!
바로 씩씩할 장자입니다.
예직 주... 죽일테다 이노옴...내손으로 죽이고 말겠다...
허준 예. 그리 하십시오. 몸안에 병을 다 내몰고 기력을 회복하시
면...
소원대로 하실 수 있을 겁니다...병은 고통없이 물러가지
않습니다. 지금 참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고통을 주는게
병입니다.
예직 무어라 하는거냐 네 이놈. 놓지 못하겠느냐 네 이놈!
그때뒤에서 들리는
선조의 목소리
선조E 의관의 말이 옳다...
갑작스런 목소리에...소스라쳐 보는
허준...보면...
선조,공빈 ...
선조와 공빈이 내관들을 대동하고
방안에 들어와 있다. 허준과 예진...
소현, 놀라고 당황하는데...
허준 (놀란다)
예진 (당황한다)
소현 (당황한다)
허준... 황급히 일어나려하는데...
선조가 이를 제지한다.
선조E 일어날 것 없다.하던 일을 계속 하라.
허준 ...
선조 (내관들에게) 의관의 시술이 용이하도록 돕거라.
선조의 명예 내관들...다가와
예직의 어깨를 잡고...
예진과 소현... 당혹스러운데...
허준도 갑작스런 상황에
당혹스러운데...
공빈 무얼하시오 허참봉. 전하의 하명이 계시지 않소.
허준... 마음을 가라앉히고
허준... 자리에 앉아...
결연한 얼굴로 시술하기 시작하는데...
선조... 흥미롭다는 얼굴로
허준을 바라본다.
선조 (흥미있는)
공빈 ...
허준 ...
선조 (빙그시)
S#34.별채일각(야외)
지밀상궁과... 내관들이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이때 한쪽에서 성인철과 이태성...
정성필등 중신들이 급하게 온다.
지밀상궁과 내관들 예를 갖추면...
태성 주상전하께서 납시었다는게 사실이오?
지밀상궁 공빈마마와 함께 납시어 계십니다...
성필 혹 의관의 시술에 문제가 생긴 거요?
지밀상궁 그건 모르옵니다.
인철 기다려봅시다.
이때 방안에서는
김예직의 비명과 신음이
새어 나오는데...
초조한 얼굴로
방안을 보는 대신들...
S#35.방안
선조와 공빈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술을 마친 허준.
예직은 까무러쳤는지 널부러져 있고...
그런 예직을 지켜보는 공빈은
안쓰러울 따름이다.
예진과 소현은 긴장으로
얼굴이 굳어있는데...
허준 (시료 끝낸다)
선조 끝났는가?
허준 예...
선조 (공빈을 보고 미소띠면서...)
엄한 의관을 만나 처남은 곤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겠소...
공빈 ...망극하옵니다... 전하...
선조 (허준에게)허참봉이라 했는가...?
허준 예...전하...
선조 도제조의 말을 전해듣고도... 직책이 말단 의관이라...
반신반의했네만... 기개가 그만한걸 보니 불신을 거둬도 될 듯
싶네.
허준 ...망극하옵니다...
선조 ...헌데... 내 한가지 의문나는 것이 있어.
허준 ...
선조 먼저 처남의 병을 살피던 어의나 유주부도 침을 썼고...
내가 듣기로도 구완와사엔... 침을 쓴다했는데...
자네는 어찌하여 뜸을 쓰는가...?
뜸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가...?
허준 소신 또한... 구완와사에는 침과 탕약이 효엄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공빈 ...그게 무슨 말이요?허면 뜸을 뜬 연유가 대체 뭐란 말이요?
허준
병자의 몸에... 뜸을 쓴 것은... 오랜...지병을 다스리기 위함입
니다.
공빈 지병이라면 위병을 말하는것이요?
허준 (잠시 망설이다가) 병자는 반위를 앓고 있습니다...
허준의 말에 놀라는 선조와 공빈...
예진과 소현도 놀라는데...
선조 (놀란다)
공빈 (〃)
예진 ...
선조 반위라 했나?
허준 예...
선조 반위라 함은 죽을지도 모르는 중병인걸로 아는데...어찌... 어
의와 유주부는 그런 말이 없었는가?
허준 전하... 소신이... 병자의 반위를 살핀 것은...어의 영감과...
유주부의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 어의 영감은... 주상전하와
공빈마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릴까... 싶어 차마 말씀드리
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공빈 (눈물을 글썽이고) 전하... 어찌하면 좋습니까?
선조 (근심스러운 얼굴로)... 어찌 되겠는가?
고칠순 있겠는가?
허준 다행히... 병증이 초기라...소신... 성심을 다해 고쳐보겠습니
다...
선조 같은 병을 다룬바가 있던가.
허준 소신의 스승이 다루는걸 본적 있습니다...
공빈 병자는 나았소?
허준 이미 기력을 많이 소모한 중증의 병자를 실패하자...한가지...
미처 행하지 못한 실수를 탄식하셨고 두번째 병자는 고쳤습
니다.
선조 그 스승이 뉜가?그 스승이란 자를 불러 오라...
허준 유...의자 태자 이온데... 이미 타계하였습니다.
소신의 스승 또한 반위로 타계하였습니다.
선조와 공빈의 막막한 얼굴...
유의태의 말을 듣는 예진의 눈가에
촉촉히 눈물이 맺히고...
공빈 허참봉... 내 비록...
의술에 관해 아는 바는 없으나...구안와사를 고쳐달라
청한 터에... 느닷없이 반위라니...난... 어찌 받아 들여야 할
지... 모르겠소...
기운을 차린 예직도
공빈의 말을 거드는데
예직 이자가... 나를 죽이지 못해...안달이 난 것입니다.
태워죽이려다... 여의치 않으니... 반위라 지껄이는 겁니다.
공빈 전하 계신 자리에 무슨 무례더냐!!
예직 (숙이고)
선조... 허준을 향해
선조 허참봉은 들으라...
허준 예...
선조 의관을 청했으면...끝까지 믿고 따르는 것이 병자된 도리이
나...
병자인 당사자도... 이토록 불신하고...
공빈의 얼굴도 수심이 가득하니 과인 또한 심기가 편치 아니
하다.
허준 ...
선조 내가 믿을 수 있게... 다짐을 둘 수 있겠나?
이말에..
허준 ...(당황)
허준과 공빈, 병조, 예진, 소현도
선조를 바라보면...
예진,소현 (당황)
선조 처남의 병을...언제까지 고치겠다고 약조를 하라...
허준 ...송구스런 말씀이오나...의원은, 병을 두고 다짐하지 않습니
다.
예직 전하, 이자가 발뺌하는 것입니다...
공빈 (다급하게) 진정 믿을 수 있는 일이면...다짐을 못할 것도 없
지않소...
허준 ...
초조하게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예진과 소현...
긴장하는데...
선조 못 고치는 병...
억지로 고쳐내란 말은 아니니... 할 수 없거든...아니해도 된다.
허준 ...
선조 ...
허준 소신의 의견을 반드시 지킨다면...다짐을 두겠습니다.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 선조, 공빈, 병조...
그리고 예진과 소현...
선조 (그래?)
예진 (큰일났네)
공빈 (반가운) 그게 무엇이요?그건 내가 지키겠소...
허준 ...병자의 방에서 물러가는 상에... 국수 그릇이 보였습니다...
중병을 앓는 병자가 금해야 할 음식입니다.
음식하나에서... 치료방도에 이르기까지 제 지시를 받고 지킨
다면...
완쾌까지 닷새로 다짐을 두겠습니다.
이말에...
예진과 소현은 놀라는데...
선조 닷새? 반위까지 말이냐?
허준 예...
선조... 잠시 말없이...
허준을 보다가...
묵직한 음성으로
한마디 내뱉는다...
선조 궁중에는 희언이 없는 법이다.
선조의 말에
굳어지는 소현의 얼굴
선조 허참봉의 장담이 이루어지기를...나 또한 믿고 기다리겠다...
선조를 보는 허준의 비장한 얼굴...
허준 (읍한다)
예진 ...(당황)
허준 (비장한)
S#36.진숙궁일각
허준이 화로에
탕약을 다리고 있고...
예진 ...(약재를 들고 와서) 번행초와 와송입니다.
허준 여기 두시오...
이때 한쪽에서 예진과 허준을 보고
근심스런 얼굴로 보는 소현...
잠시 망설이다가...허준에게 다가간다.
소현 나으리...
허준과 예진이 보면
소현 나으리...주상전하께서 말씀하신...
궁중에는 희언이 없다란 말의 진의를 알고 계십니까?
허준 ...?
예진 ... 그말에 진의가 따로 있습니까?
소현 선대왕마마때...왕실 종친과 문란한 행위를 하고 끌려온 애엽
이란 의녀가 있었습니다.헌데 그 의녀는... 급병에... 약을 지어
달라는 청을 받아 구완을 했을뿐...문란한 행위는 한적이 없다
고 발뼘을 했습니다.그러자... 애엽한테... 그 약의 화제를 써보
라는 지시가 떨어졌고...애엽이... 화제를 쓰지 못하자...궁중에
는 희언이 없다는 말과 함께... 애엽의 손목을 자르고...궐밖으
로 쫓겨 났습니다.
소현의 말에...
예진과 허준이 놀라는데...
소현 ...애엽이 말고도...의관 한명이...왕실 종친부 어른이 진료를
잘못하여...손목이 잘린일도 있었습니다.
헌데... 어쩌자고... 그런...다짐을 하셨습니까!
예진... 겁먹은 얼굴로...허준을 보고...
허준... 담담하면서도 비장하다.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