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제 46 회
S#1. 내의원 집무실
내의원 의관들이
모두 모여있는 직무실 안.
한쪽으로 도지와 태은...
응택과 학규...의 모습이 보이고...
의관들 속에 허준과
다른 혜민서 의관들이 서있는데...
그때...문을 열고 양예수와...정작이 들어선다...
이들이 들어서자...다들 긴장하는데...
정작 ...오늘 내의원에 새로운 품계와 보직을 발표할
것이네....허참봉...앞으로 나오게.
허준을 부르자...
긴장한 허준...앞으로 나서고...
만경과 명원...학도는...
저희들끼리 그럴줄 알앗다는 시선들...
허준...앞으로 나와
양예수 앞에 예를 표하는데...
예수 혜민서 참봉 허준을 의관으로써의 자질과 그간의 공을 높이
사 정7품 직장에 임명한다...
허준 ...!!!
직장...이라는 말에...일순 술렁이는 의관들.
도지...너무나 당혹스럽다.
양예수 (허준에게 고신을 주며)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은 누구보다 자네의 자질을 믿기 때문이네. 앞으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성심을 다하게...
인철로 부터 고신을 받는 허준...
부담을 느끼는 듯...조금 경직된 얼굴인데...
제자리로 돌아가는 허준을...
바라보는 도지의 시선...
예수 (차가운)유주부...
도지 예...영감...
예수 자네는 이번에 명나라로 가는 사신을 수행하는 별견의원으로
내정됐네.그리 알고 준비하게.
도지 ...(경악을 한다)...
그말에...다시금...의관들...술렁이는데...
도지...도저히 그말을 믿을 수가 없는데...
태은 영감...별견의원이라면 봉사급의 의관들이 맡는 일이
아닙니까...
예수 반드시 그러라는 법은 없네. 이미 결정됐으니 긴말 말게.
도지 (저항하는)...영감...소인한테 어찌 이런 가혹한 처사를
내리십니까?.
예수 몰라서 묻는겐가.!
도지 ...!
예수 (호통치는)내의원에 떠도는 추문을 자네는 모른단 말이야!!
도지...경악하고...태은도 놀라는데...
예수 관복을 벗지 않고 그정도로...처분한 것을 다행으로 알아!!
양예수의 말에...경악하는 도지...
그런 도지를 보는 허준의 시선...
S#2. 혜민서 일각
응택과 학규...김만경,
명원, 학도...허준이 돌아오고 있다.
응택과 학규...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뒤로 허준 등이 따르는데...
학규 (냉소를 띠고)별견의원이라니...승승장구하던
유주부도...하루아침에 몰락을 하는구만...
응택 지난번 진숙궁에서의 실수가 컸네. 게다가 의녀와 정분이
나다니... 어의영감 말씀대로 그만하길 다행이야.
학규 허면...그 소문이 사실이란 말입니까...
응택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겠는가... 어쨌거나...잘 된 일이네...
그동안 유주부가 출세가도를 달리는게 영 마음에 걸렸어...
뒤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허준...착잡하다.
S#3. 혜민서 일각
응택과 학규...허준과 만경...
학도 명원 등이 혜민서로 들어서면...
한쪽에 있던 홍춘이하 의녀들과...
서리들 도약사령들이...허준쪽으로 온다...
홍춘 나으리...감축드립니다...
허준 ...(쑥스럽고)...
채선 나으리 감축드립니다.
서리사령들 나으리 감축드립니다.
다들 진정으로 기쁜 얼굴로 허준을 축하하는데...
그런 모습이 영 떨떠름한 응택과 학규...
한쪽으로 가는데...의녀들 사이에
예진이...허준과 시선이 마주치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고 눈인사를 하는 예진.
허준도 미소를 띠고 인사를 받는다.
그런 두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소현...
S#4. 혜민서 집무실
허준과 만경, 명원...학도등
허준의 고신을 돌려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학도 봉사가 아니라 직장이라니...이런 파격적인 인사는 내의원
역사이래 처음일걸세... 자넨...여러모로...내의원을 뒤집어
놓는구만...이젠 자네 앞에서 고개도 못쳐들게 생겼어...
허준 당치않네...그냥 예전처럼 대하게...
명원 아니네. 아무리 동기생이라지만 이젠 상급자가 아닌가. 의당
존대를 해야지.
학도 우리야 그렇다쳐도...봉사나으리가 큰일입니다... 하늘같은
직장나리께 앞으로 어찌 이놈저놈 하시겠습니까...
허준 (당황한)이보게...
만경 나야 워낙에 싸가지없기로 소문이 났으니... 나한테 대접
받는건 허직장께서 포기를 하실걸세...아니 그렇소 직장나리...
허준 나으리 왜 이러십니까.
만경 어허...나으리라니...세상에...직장나으리가...한낱 봉사 따위한테
나으리라니... 조정의 권위를 무시하지 마십시요...직장나으리...
허준 (미치겠다)...
쩔쩔매는 허준을 보며
다들 웃어제끼는데...
만경 자자...그만하고 나가세. 참봉이든 직장이든...어쨌거나 우린
혜민서 의관들이 아닌가.
만경의 말에...명원과 학도...
밖으로 나서는데... 허준...
허준 저 한가지...여쭐게 있습니다.
만경과 명원 학도 허준을 보는데...
허준 별견의원으로 파견되는 유주부가 왜 그런 반응을 보인
것입니까?제 생각엔...사신행차를 동행하면...명나라의 문물도
볼 수 있을것이고...오히려 잘된 일이 아닙니까?
만경 이 사람 이거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만...
별견의원이...겉으로야...나라 밖 구경을 하고 호강스러워
보이지만...한양에서 의주로가... 국경을 넘은 후에... 봉황성...
요동... 상해관... 북경까지 왕복 칠천리길인데...의관한텐 말
한필은 고사하고...서른 컬레 짚세기와 미투리가
전부야...이삼백명 되는 사신들 무리에서 의관에 대한 예우는
기대도 하기 힘든 지옥같은 고행길일세...
만경의 말을 듣는
허준의 얼굴이 무거워 지는데...
만경 그동안 별견의원으로 내정되고 나서. 의관을 때려치우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였어... 유주부는 어찌 할지 모르겠구만...
S#5. 내의원 협실
도지...정태은에게 화를 내고 있다...
도지 대체 어찌된 일인가...추문이라니!!. 입을 막으라 했더니
...일을 더 벌려논 셈이 아닌가! 자넨 일을 어찌 처리한게야...
태은 ...저...저도 사태가 이리 될 줄은 몰랐습니다...
도지 이게 몰랐다는 말로 수습될 일인가!!
태은 ...세희라는 년을 잡아다가 어의영감께 사실이 아니라고
고하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년을 족쳐서라도...그리만
하면...나으리께서 별견의원으로 가는 것은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도지 빨리 수를 쓰게... 빨리!!
S#6. 내의원 탕약방
세희...탕약방 안에서 약을 달이고 있다.
그 옆에는 온지가 서있고...
그때...안으로 이공기가
서리들을 대동하고 들어오는데...
공기 ...세희가 누구냐...!
세희 ...접니다...
공기 (서리들에게)어서 이 계집을 끌고가게.
서리들 예...
서리들...세희에게 달려들어 끌어내려는데...
온지...이를 보고 사색이 된다...
온지 ...서...성님...
그러나 세희의 표정...
각오를 했다는 듯 담담한데...
S#7. 내의원 일각. 야외
세희...이공기와 서리들에 의해 끌려가는데...
그때 막 탕약방 쪽으로 오던
도지와정태은...끌려가는 세희를 보고
낭패라는 표정이 된다.
끌려가던 세희...도지와 시선이 마주치면...
독기어린 눈빛으로 도지를 노려보는데...
도지 착잡한 얼굴로 그런 세희를 바라 볼뿐이다...
태은 허...계집이...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더니...
도지 (태은을 노려보면)...
태은 (찔끔하고)...
S#8.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의 앞에
세희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그곁에는 덕금과 홍춘...
내의녀 소비...정작이 있다.
예수 ...네년의 말에 한치의 거짓도 없으렸다.
세희 이리된 마당에...제가 무슨 염치로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예수 ...
예수...노한 얼굴...
덕금과 홍춘도 민망하기만 하다.
세희...도지에 대한 복수라도 하는 듯...
독기 서린 얼굴인데...
정작 ...어찌하시겠습니까 영감...
예수 ...혜민서로 내려보내게...
세희 ...
소비 영감...전례대로면 관기로 내쳐야하지 않겠습니까...
예수 알고 있네. 허나 그랬다간 일이 더 불거질 수도
있어.도제조대감이나 웃전의 귀에 들어가기 전에 조용히
추문이 가라앉도록 이쯤에서 마무릴 하는게 낫네.
세희 ...
예수 (덕금에게)...이 아일 데려가고 대신 혜민서의 다른 의녀를
보내서 충원을 하게.
덕금 알겠습니다.
예수 ...일전에 병자한테 시침했던 그 아이...
홍춘 소현이라 합니다...
예수 그래...그 아이를 내의녀로 올리게.
홍춘 예...
홍춘...소비를 의식하면...
소비의 얼굴이 굳어지는데...
S#9. 내의원 협실
태은과 도지가 있고...
태은 ...차라리 영감을 찾아가 사죄를 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도지 알았으니...나가보게...
태은 ...나으리...
도지 나가보라지 않는가!!.
태은...도지가 버럭 화를 내자...
기분이 상한듯 하다...밖으로 나가는 태은...
이제 도지한테서는 볼장 다봤다는 얼굴인데...
태은이 밖으로 나가면...괴로운 도지.
그 위로 차가운 양예수의 말이 회상되는데...
예수 (소리)관복을 벗지 않고 그정도로...처분한 것을 다행으로
알아!!
도지...끓어오르는 울분을 참을 수 없는지...
손이 부들 부들 떨리는데...
S#10. 혜민서 일각
보따리를 품에 든 세희가 고개를 푹 숙인채...
덕금과 홍춘을 따라 오고 있다...
세희가 마당을 지나가자...
의관과 서리...의녀들...세희를 흘끔거리며
수군거리는데...세희...독한 얼굴이다.
덕금과 홍춘은 그런 시선들이
민망하고 부끄러운데...
S#11. 의녀처소 큰방
덕금과 홍춘이 무거운 얼굴로 앉아잇고
그 앞에 세희와 예진...소현...
채선...개금 수연등 의녀들이 있다.
홍춘 (화난 얼굴로)네년때문에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네년의
천박한 행실때문에 애꿎은 다른 의녀들까지 욕을 보고 있어.
세희 ...
덕금 그만하게...이 아이도...마음고생이 심했을게야... 잘못은
세희한테만 있는 건 아니네...의녀를 기녀 다루듯 하는
남정네들의 책임도 커.
세희 ...어의녀님...
덕금이 제편을 들어주자 세희의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떨어지고...
세희...가늘게 어깨를 떨며
눈물을 흘리는데...
홍춘 썩 그치지 못하겠느냐! 뭘 잘했다고 눈물을 보이는게야.!!
덕금 ...당분간은 사람들의 이목이 있으니 병사에 나오지 말고
의녀처소에서 허드렛일을 하도록 해라...소문은...시간이
지나면...가라앉는 법이다...
세희 소녀로 인해...심려를 끼쳐드려...송구...합니다...
덕금 다 끝난 일이니 마음 추스르거라...세희 대신...궐안엔
소현이를 보내기로 했다
덕금의 말에 소현...놀라고...
홍춘 어의영감께서 특별히 널 지목하셨다...네가 닦아온 재주를
펼칠 좋은 기회다만... 너무 조급히 굴어서도 아니될 것이다.
소현 ...명심하겠습니다...
소현과 예진의 시선이 마주치면...
예진...미소를 띠고...기뻐해준다.
S#12. 의녀처소 일각
예진과 채선이 마당을 걸어가는데...
채선 의술로 치면...예진 성님도 소현성님 못지 않는데...왜
소현성님을 보내시나 모르겠네...
예진 난 혜민서에서 일하는게 좋아...
채선 ...(고개를 끄덕이면서)하긴...사모하는 님이 있으니... 혜민서가
아무리 지옥같다해도...좋으시겠지...
예진 (쑥스러운 얼굴로)...얘는.
이때...채선의 시선에...
한쪽에 있는 수연이 들어오고...
채선 얘...너 이리 좀 와봐.
수연 얼른 채선앞으로 와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채선 한껏 거드름을 피우면서...
채선 넌 어째...아직도 촌티를 못벗니?
수연 (어쩔줄 모르는데)...
채선 너랑 같이 혜민서에 왔던...사내는 누구냐?
수연 ...?
채선 그 훤칠하고 잘 생긴 사내 말이야...
수연 ...오라버닙니다...
채선 오라버니? 친오라버니란 말이야?
수연 ...(쩔쩔매면서)...그게 아니라...
채선 ...아니면...너도 세희성님처럼 경치지 말고. 사내들 조심해
이것아.
그런 채선을 보고...
예진...입가에 미소를 띠는데...
채선 어서 가서...예진성님하고 내방 소제 좀 해 놓거라...구석
구석...샅샅이해.
수연 예.
수연이 한쪽으로 가면...채선 흐뭇한데...
예진 ...못됐게 왜 그래.
채선 ...성님...나도 한풀이 좀 하는거유. 수연이 쟤가 들어오기
전까진...내가 제일 어리다고. 성님들 한테 얼마나
당했는데...두고보시우...내가...시어머니 노릇 톡톡히
할테니까...
예진 (그런 채선을 보고 피식 웃고)...심성이 고운 아이야...너무
심하게 굴진 말거라.
S#13. 도지의 집 외경. 저녁
S#14. 오씨의 방
오씨와 숙정, 도지로 부터
별견의원으로 가게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
오씨 ...별견의원이라니...그게 뭐냐...?
도지 ...명나라에 가는 사신행차를 수행해는 일입니다.
오씨 하면 아범이 명나라로 뽑혀간다는게냐...?
도지 (착잡하지만 애써 아닌척)...그렇습니다...
숙정 (다소 흥분한)사신행차를 수행하는 것은 좋은 기회로 알고
있습니다...이는 나으리에 대한 윗분들의 신임이 두텁다는
뜻이 아닙니까...
오씨 잘됐구나... 난 그런줄도 모르고...일전에 허준이가 공빈전의
환후를 치유했단 소리에...아범이 밀려나는게
아닌지...노심초사하고 있었지 뭐냐...
도지 ...
오씨 ...내가 괜한 걱정를 하고 있었던 게지...아무렴...허준이 그놈
재주로 애비를 밀어내는 것이가당키나 한 일이냐...
그래...언제 출발하느냐...
도지 사흘 뒵니다...
오씨 서둘러야겠구나...먼길을 가려면 준비할게 많지 않겠느냐.
아무것도 모른채 들떠있는
오씨와 숙정을 보는 도지...
심난하고 착잡하다.
S#15. 도지의 방
괴로운 도지...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런 도지의 얼굴위로...
예수 혜민서 참봉 허준을 의관으로써의 자질과 그간의 공을 높이
사정7품 직장에 임명한다...
허준 ...!!!
직장...이라는 말에...일순 술렁이는 의관들.
도지...너무나 당혹스럽다.
양예수 (허준에게 고신을 주며)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은 누구보다 자네의 자질을 믿기 때문이네. 앞으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성심을 다하게...
그 모습을 떠올린 도지...더 괴로운데...
S#16. 오씨의 방
오씨와 숙정이 이야기를 한다.
숙정 어머님...제가 친정에 가 아버님을 뵙고 오겠습니다...역관으로
계시면서 명나라에 자주 오가셨으니...여러가지로 도움이
되주실겁니다...
오씨 ...산후조리 중이라 몸도 성치 않은데...괜찮겠느냐...
숙정 서방님을 위한 일인데 기꺼이 해야지요...
오씨 그럼 네가 수고를 해야겠다...자고로 안사람의 내조가
튼실해야 사내가 큰일을 하는 법이지.
S#17. 혜민서 일각
허준이 병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허준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플때는 독활뿌리는 물에 달여 이를
끼니뒤에 하루 세번 나누어 먹으면 좋소...오갈피와
삼지구엽초도 효험이 있으니 이를 가루내어같이
먹어도...무릎의 통증이 가실 것이요...
병자 ...예...
허준 ...화제를 줄것이니...기다렸다 받아가시오.
허준...화제를 적어 곁에 있는 예진에게 건네준다.
그때 양태와 일서가 서리의 안내를 받아
쭈볏거리며 마당으로 들어온다.
양태와 일서...병자를 살피고 있는 허준을 보는데...
양태 형님...
허준 (돌아본다)
일서 형님...우리왔수...
허준 ...(의아한 얼굴로 두사람을 보고)여긴 어쩐 일인가?
양태 ...(일서를 보고)형님이 말하슈...
일서 저...그게 말이야... 오근이 형님이 아프시우.
허준...놀라는데...
S#18. 길가 일각
허준과 양태...일서가 길을 걷고 있다.
허준 병세가 심한가...?
일서 겉보기엔 멀쩡해뵈는데...영 맥을 못추고 있수.통 먹지도
못하고...끙끙거리기만 해...
양태 심각합니다... 중병이 난게 틀림없수...
허준 ...
일서 ...홀애비 신세라...신세가 더 처량하지...몸져 누웠는데...변변히
돌봐줄 사람도 없고...내가 말이야 하동댁이라도
부르자니까...질겁을 하더구만...
세사람 오근이 사는
허름한 초가쪽으로 향하는데...
S#19. 오근의 방
오근...방안에 누워 얕은 신음을 하고 있다...
그때...밖에서 일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일서 (소리)형님...오근이 형님...
오근...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맥없이 고개를 돌려보는데...
문을 열고 양태와...
일서가 안으로 들어온다.
오근 (힘없는 목소리로)...왜 또 왔는가...
뒤이어 허준이 안으로 들어오자...
오근 놀란다.
오근 ...허의원까지 웬일인가...
허준...걱정스런 얼굴로 오근을 보는데...
(시간경과) 오근을 진맥하고 있는 허준...
오근...영 힘이 없어보인다.
곁에선 양태와 일서가 걱정스럽게 지켜보는데...
허준 ...식사는 하셨습니까...?
오근 통 입맛이 없네...
일서 ...어떻수? 증세가 심각한거야...?
허준 ...진맥한 바로는...크게 나쁜덴 없는듯한데...
오근 ...그럴걸세...
양태 그렇다니...근데 왜 금방이라도 죽어나갈 듯이 시름시름
앓는거요.
오근 내 병은...심병이네...
일서와 양태...
얼른 알아듣지 못하는 얼굴이다.
양태 심병이 뭐요?
오근 (목이 메인다)죽도록 사모하는 여인의 야멸찬 눈초리에...이
가슴에 피멍이 들었어...
일서 뭐야 그럼...상사병이란 말이야...?
일서와 양태 기가 막히고...
허준도 입가에 미소를 띠는데...
오근 웃을 일이 아닐세...이대로 가면 난 죽고 말걸세. 이보게
허참봉...
일서 참봉이 아니라...직장 나으리요...
오근 ...직장나으리... 나 좀 살려주게...자네 그 신기에 의술로 내
심병 좀 고쳐주게...
허준 ...
오근 고칠수 없겠는가?그렇다면...내 죽거든...내 이런
마음일랑...훙춘이한텐 전해주게... 나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홍춘이만을 사모했노라고...
오근...사뭇 비장하고...
이를 보는 일서와 양태는...속았다는 기분이다.
허준...우습지만...조금 걱정스럽다.
S#20. 혜민서 탕약방
김만경과 홍춘...채선이가
탕약방 한켠에서...일을 보고 있다.
만경...화제를 보면서 홍춘 채선...
그리고 도약사령인 상화와 오씨한테
무언가 지시를 하고 있는데.
이때 허준이 탕약방안으로 들어오면...
만경 지금 오는가? 그래...종약서원 임가는 병세가 심한게야?
임가라는 말에...이를 의식하는 홍춘...
허준 심병을 앓고 있습니다.
만경 심병?...마음의 병이라... (홍춘을 의식하고)...그럼
상사병인게로군...
홍춘...얼굴이 벌개진다.
내막을 아는 채선...웃음을 참는다.
만경 상사병에 걸리면...사모하는 사람의 신발을 끓여 그 물을
마셔야 낫는다는 속설이 있다는데...아무래도 홍춘이 자네가
신발 한짝을 내줘야겠네.
홍춘 (무안해서 어쩔줄을 모르고)나으리...!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채선...홍춘...흘겨보고...
만경...탕약방을 나가며...짖궂게 덧붙인다
만경 ...사나이의 순정을 그리 야박하게 내치지말게...
홍춘 (미치겠다)나으리...
만경...키득거리며 나가면.
얼굴이 벌개져...어쩔줄을 모르는 홍춘...
허준...잠시 망설이다...홍춘에게로 다가간다...
허준 (쑥스럽다.)...저...
홍춘 ...?
허준 (힘들게)...오근이형님은...내가...십수년 알아오지만...정말...좋은
분입니다.
홍춘 (너까지...그러느냐는 표정이다)...나으리까지 왜 이러십니까?
홍춘 무안한 얼굴로 탕약방을 나가면...
채선...희덕거리고 웃는데...
허준의 입가에도 미소를 띤다...
S#21. 오씨의 방
숙정...굳은 얼굴로
오씨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오씨 (경악한)...그게 무슨 소리냐...아범이 좌천을 당한거라니...
숙정 친정 아버님 말씀이 사신을 수행하는
별견의원은...내의원에서도 말단의관이 맡는 소임이라
합니다...주부이신 나리께서 별견의원이 되셨다는 것은...
좌천을 당한거라 말씀하셨습니다...
오씨 ...그럴리가...그럴리가 있느냐...
숙정 ...말 한필 없이...걸어서 그 먼곳까지 가야하는 고행은
물론이고 낯선땅에서 병을 얻는 일도 허다해...별견의원이
되느니...차라리 내의원을 그만두고 낙향하는 자들이 더
많다합니다...
숙정의 말에...오씨 사색이 된다...
S#22. 도지의 집 마당. 저녁
도지...퇴청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오씨와 숙정이 황망한 얼굴로 도지를 맞는다...
오씨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냐... 아범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험한 꼴을 당한단 말이야...
도지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씨 어멈한테 들었다...그 별견의원이란게 사람잡는 일이라지
않느냐...
도지 (숙정에게)...어머님께 무슨 말을 전한거요...
숙정 ...친정...아버님께 다녀왔습니다...
도지 ...!!
오씨 허준이 그놈 때문이냐...? 기어이 그놈이 네 앞길을
가로막은게야.
도지 ...아닙니다...어머님... (숙정에게...화내는).왜 쓸데 없는 소릴
해서... 어머니께 심려를 끼쳐 드린게요!!
숙정 ...(착잡하고)...
도지...화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버리는데...
오씨 아범아...아범아...
그러나 돌아보지 않는 도지...
숙정과 오씨...애가 탄다...
S#23. 도지의 집 마당 (아침)
떠날 차비를 하고 커다란 봇짐을 등에 맨 도지...
도지를 배웅하러 나온 오씨와 숙정...
근심에 쌓여 얼굴이 헬쓱하다.
한상과 하동댁...유월이도
주눅 든 얼굴로 눈치를 살피는데...
도지 ...다녀오겠습니다...
오씨 (깊은 한숨...)...여간해선...버티기 힘든 여정이라던데...
도지 ...
오씨 차라리...내의원을 관두고...
도지 (단호한)그럴 수는 없습니다...
오씨 아범아...
도지 ...소자...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습니다...무슨 일이
있어도...어의영감의 신임을 돌릴 것입니다......소자를
믿고...기다려 주십시요...
오씨...눈물이 글썽해져서 도지를 보는데...
오씨 ...도지야...
S#24. 내의원 집무실
도지...양예수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여전히 냉담한 양예수의 표정
도지 ...소인 다녀오겠습니다...
예수 ...애쓰게...
도지...뭐라 더 말할 듯...망설이는데...
예수...시선을 보던 장부에 두고 도지를 무시하면...
도지...참담한 심정으로 집무실을 나가는데...
태은...그런 도지를 본다.
S#25. 공빈전 방안
공빈이 방에 앉아있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상궁의 목소리...
상궁 (소리)마마...내의원 유주부가...별견의원으로
떠나기전에...마마께 하례를 드리겠다 합니다.
S#26. 공빈전 복도
방앞에 상궁과 도지가 서 있는데...
공빈 (소리)알았으니 그만 물러가라 이르시오.
공빈의 소리를 듣는 도지의 참담한 얼굴.
상궁 (도지의 눈치를 보는데)...
도지 (의연한척)...이만 가보겠소.
도지...돌아서서 나간다.
S#27. 내의원 일각. 야외
허준...내의원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한쪽에서 나오던 태은...
허준을 보고 반색을 하고 다가간다.
태은 직장나리 아니십니까...
허준 (당황한)...
태은 ...나리... 이거 품계가 오르셨는데...감축인사가 늦었습니다...
허준...갑자기 살갑게 구는
태은이 어색하고 불편한데...
그때...한쪽에서 도지가 걸어나오는 것이 보인다.
도지가 오는 것을 본 태은...
황급히 자리를 뜨려한다
태은 조만간...혜민서로 찾아뵙고...조촐한 술자리라도
마련하겠습니다...
태은...절을 하고 가면...
허준...어색하게 인사를 받는데...
멀리서 이광경을 목격한 도지...
얼굴이 일그러진다.
허준...도지를 향해...인사를 하면...
도지...차가운 얼굴로 허준을 본다.
두사람 사이에 감도는 긴장...
도지...그런 허준을 굳은 얼굴로 바라본다...
허준을 그냥 지나쳐가는 도지...
허준...그런 도지를 안타깝게 돌아보는데...
가던 도지...문득 걸음을 멈추고...
허준에게 등을 보인채로...
도지 ...이게 끝이라 생각하지 말게.
허준 ...!
도지 난 이대로 물러나지 않아...
허준 ...!
도지...싸늘한 말을 남기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그 얼굴은...오기로 가득하다...
S#28. 허준의 집 외경
S#29. 허준의 집. 마루
손씨와 함안댁...마루에서 나물을 다듬는데...
그때 마당으로 나갈 차비를 한 다희가 나서고 있다.
다희 ...어머님...다녀오겠습니다...
함안댁 또 유의원댁에 가는거유?.
다희 ...
손씨 ...그댁 허드렛일은...이제 그만두는게 어떻겠소...
함안댁 그러게...이젠 이집두 ...입에 풀칠할 걱정이 있는것도
아닌데...뭣하러 그 지랄맞은 집구석 뒷치닥거릴 한단
말이야...
다희 ...작은 마님이...해산하신후...몸이 편치 않으십니다.
산후조리를 할 때 까지만 이라도...살펴드리겠습니다... ...
다녀오겠습니다...
말을 마친 다희...밖으로 나가면...
함안댁 ...어찌 저리 속이 없누.
S#30. 도지의 집. 마당
다희...하동댁과 유월의 안내로
마당으로 들어서는데...
그때...막 지나치던 숙정이 다희를 본다...
다희...인사를 하면서 미소를 띤다...
숙정 (어색한)...왔는가...
다희...뭐라 말하려하는데...
숙정...다희를 피해 가버린다.
다희...그런 숙정이 의아한데...
다희 ...마님은 안에 계십니까...?
하동댁 오늘은 웬만하면...마님방엔 얼씬하지 말게...
다희 ...무슨 일이 있습니까?
S#31. 오씨의 방
오씨...몸져 누워있다...
S#32. 혜민서 집무실
허준과 다른 의관들...집무실 안에 있는데...
허준...서리로 부터 술병을 건네받고 있다...
서리 말씀하신 술입니다...
허준 고맙네...
서리...허준에게 꾸벅 절을 하고...나가면...
만경 웬 술인가...?
허준 (대답없이 웃는다)
학도 이사람 이거...생전가야 그런 부탁 않던 사람이 입직까지
바꿔달라더니...어디가서 술판이라도 벌릴 셈인가...?
허준 ...내가 마실 술이 아니라...제주로 쓸거네...
명원 제주...? 누구 기일인가?
허준...쓸쓸하게 미소짓는다...
S#33. 혜민서 일각
허준...술병을 들고 마당으로 나서는데...
마당을 정리하고 있던 예진과 마주친다...
예진...허준이 들고 있는 술병을 본다.
예진 ...지금 가시는 길입니까...
허준 ...예...
예진 ...제대신...마님께...안부를 여쭤주십시요...
허준 마님께서...저를 불편해하실 지도 모르는데...이렇게
찾아뵈도...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예진 스승님의 기일을 잊지않고 찾아가는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허준 ...
예진 ...스승님께서도...허의원님이 오시기를...기다리고 계실겁니다...
허준 ...!
예진 어서 가보십시오...
허준...예진에게 눈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혜민서 밖으로 간다.
S#34. 오씨의 방
오씨...누워 신음하다가 목이 타는지...
몸을 일으켜사발을 든다...
그러나 비어있는데...
오씨 하동댁...
그러나 대답이 없고...
오씨 하동댁...
오씨...입이 바짝 말라 있고...
기운 없는 목소리로 하동댁을 불러보지만
하동댁은 대답이 없는데...
S#35. 마당
마당 한켠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다희...
방안에서 오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씨 (소리)하동댁...밖에 하동댁 없는가...
다희...조금 망설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S#36. 오씨의 방 안
오씨...짜증섞인 목소리로 하동댁을 부른다.
오씨 하동댁...!!!
오씨...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데...
S#37. 마당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오는 오씨...
이때 마루앞에선 다희를 보는데...
다희 ...무슨 일이십니까...
안으로 들어오는 다희를 보고...
순간 낮빛이 확 바뀌는 오씨
오씨 ...자네가 왜 여기 있는가...
다희 ...?!
오씨 서방만으로 모자라 이젠 계집까지 나서 우리 집안을
말아먹을 작정이냐!!
다희 ...(놀라는데)...
S#38. 도지의 집 앞
허준이 제주로 쓸 술병을 들고
도지의 집 대문쪽으로걸어가는데
이때 한상이 허준을 부른다...
한상 허의원님...
허준 (한상을 보고 인사를 한다)...
한상 여긴 어쩐 일이시오?
허준 스승님...기일에 쓸 제주를 갖고 왔습니다...
한상 ...기일?
허준 ...?
한상 오늘이 유의원님 기일이란 말이요?
허준 모르셨습니까?
한상 난...모르고 있었소... 마님께서도 모르고 계신 눈친데...
허준 ...
한상 안그래도 집안이 초상집같아서...자...어서 들어가십시다...
허준과 한상이 대문안으로 들어선다.
S#39. 마당
대문으로 허준과 한상이 들어서는 순간...
마루쪽에서 오씨의 발악에
가까운 목소리가 들린다...
오씨 나가라 이년...나가라지 않느냐!!!
오씨...어디서 힘이 솟는지...
금방이라도 다희를 잡아먹을 듯한기세고...
숙정과 하동댁이 그런 오씨를 만류하고 있다...
유월...놀라고 당황한 얼굴로...다희곁에 서있는데...
다희...치욕을 참으며...서있다...
오씨 네년과 네 서방이 사사건건 우리 도지의 앞길을 망치고
있어. 네 서방때문에 멀쩡하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명나라로
쫓겨갔어.
숙정 (안타까운 얼굴로 다희에게)어서 나가게...
다희...나갈 생각조차 못하고 착잡한데...
오씨 새아기가 딸을 나은 것도...네년 때문이다... 네년때문이야!!!
숙정 (유월에게)데리고 나가거라.
이때 한쪽에서 굳은 얼굴로
그런 다희를 보는 허준의 참담한 표정...
한상 어쩔줄을 모르는데...
허준이 성난 얼굴로...다희 한테로 간다...
다희 허준을 보고 놀라는데...
다희 ...서방님...
오씨 (허준을 보고)...네 이놈...여기가 어디라고...함부로
들어오느냐!! 당장 나거라거 이놈...
허준...그런 오씨를 한번 보고...
말없이 다희의 손을 잡고...대문쪽으로 간다.
다희 (안타까운 얼굴로)서방님...
말없이 다희를 끌고 나가는 허준의 등뒤로...
오씨 부자지간에 연을 끊게 만들더니...기어이 한양까지 올라와
출세의 길까지 막으려들어... 오갈데 없는 것들을 거둬준
은혜를 이리 갚느냐!
허준 ...
허준...분노로...얼굴이 일그러지는데...
하얗게 질린 얼굴로 눈물을 흘리는 다희
그런 다희를 보고 참담한 허준의 표정...
S#40. 허준의 집. 마당
함안댁...마당에서 나물을 말리고 있는데...
굳은 얼굴의 허준과...다희가 안으로 들어온다...
함안댁 어떻게 내외가 같이 들어오네.
그러나 대꾸가 없는 허준...
안으로 들어가버리는데...
함안댁...허준의 무서운 얼굴을 보고...
놀란다...다희를 보며
함안댁 뭔일이야?
다희 ...
S#41. 허준의 방
허준과 다희...앉아있다...
두사람...한동안 아무말이 없는데...
허준...고통스럽게 입을 연다
허준 ...언제부터 그댁 허드렛일을 한거요?
다희 ...두어달...됐습니다...
허준 ...왜...내겐 말하지 않았소...
다희 ...
허준...가슴이 너무 아프다...
허준 그만 두시오.다신...그댁에 가지마시오.
다희 ...(눈물이 흘러내리고)...
허준 ...(그런 다희를 보고) 내 잘못이요...내 잘못이요...
다희 서방님...
허준 ...내 아무리 무능한 가장이지만...당신이 그런 수모를 겪는건
참을 수 없소... 나로 인해 당신이 고초를 당하는건...더는
볼수 없어...
다희 ...(눈물을 흘리면서).서방님...
허준 괴로운 얼굴로 방밖으로 나간다...
S#42. 허준의 집 마당(밤)
마당으로 나온 허준...
괴로운 얼굴로 상념에 잠기는데...
그 위로...싸늘하게 내뱉던
도지의 말이 회상된다...
도지 ...이게 끝이라 생각하지 말게.
허준 ...!
도지 난 이대로 물러나지 않아...
심난한 허준...그 위로...
오씨의 패악이 떠오른다...
오씨(소리) 너와 네 서방이 사사건건 우리 도지의 앞길을 망치고
있어.네 서방때문에 멀쩡하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명나라로
쫓겨갔어.
허준 ...스...승님...용서하십시요...소인 부덕하여...스승님 기일에 술한
잔 못올립니다...스승님 혈육들에게 상처만 남기고
있습니다.어쩌면 좋습니까? 어쩌면 좋습니까?
허준의 눈에 눈물이 흘러 내리는데...
S#43. 방 안
방안에 혼자 있는 다희...서럽게 울고 있다.
S#44. 혜민서 일각
혜민서 한쪽에서 병자들을 돌보고 있는 수연.
이때 한쪽에서 덕금과 채선이 다가온다.
수연...덕금을 보면...
긴장된 얼굴로 얼른 인사를 하는데...
덕금 어떠냐? 지낼만 하더냐?
수연 ...예...
덕금 처음엔...힘들어도...차차 적응이 되면...한결 수월해 질게다.
채선 안그래도 제가...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이것 저것
가르치고 있으니...어의녀님은 심려마십시오...
덕금 ...가르쳐? 네가?
채선 ...(당황한 얼굴로)...아니...뭐...의술도 그렇고...의녀법도에
대해서도...
덕금 (피식 웃으면서)망할년...제 앞가림도 못하는 년이 누굴
가르쳐...
채선 어의녀님...
덕금 오냐...앞으로도...많이 가르쳐 주거라.
덕금...미소를 띠고...한쪽으로 가면...
채선...괜히 속상한 얼굴로 수연을 본다...
수연 괜히 어쩔줄 모르는데...
채선 따라오너라...
채선 한쪽으로 가면...수연이 따라간다...
S#45. 혜민서 일각
인적없는 곳에서...채선과 수연이 서 있다.
채선 ...의녀가 도면...의술이야 기본으로 익히는것이고...안마하고
춤을 잘 춰야 된다.
수연 ...?
채선 내...안마는 차차 가르쳐 줄터이니...우선 춤부터 배우거라.
의녀중에...나만치 춤 잘추는 의녀가 없으니...잘 배우거라.
수연 ...
채선...수건 한 장을 들고는 폼을 잡고...
어깨를 들썩이면서 춤을 춘다.
채선 자...따라해보거라...
수연 (멍한 얼굴로 보기만 하는데)...
채선 뭐하느냐? 어서 따라해 보라니까!
채선이 어깨를 들썩이면서 시범을 보이면...
수연이 따라 하는데...
채선 아니...몸이 그렇게 뻣뻣해서 무슨 춤을 추느냐...나비가
날듯이...사뿐 사뿐... 어서 해봐...
채선이 앞에서 춤을 추고...
수연...영문도 모르고 따라 하는데...
이때 그런 채선과 수연을 보는 홍춘과...예진...
홍춘 기가 막힌 표정인데...
홍춘 뭐하는 짓이냐!!
채선...화들짝 놀라고...수연, 어쩔줄 모른다...
홍춘과 예진...다가오는데...
홍춘 지금 뭐하는게야?
채선 ...수연이한테 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홍춘 춤을 가르쳐 뭐하게?
채선 ...이제...연회에도...불러나가야 될터인데...춤을 배우두면...
홍춘 닥쳐라.
채선 (찔끔)...
홍춘 (예진을 보고)앞으로 수연이 교육은 예진이 니가 맡도록
하거라...
예진 예.
홍춘 (채선을 보고)넌 따라와...
홍춘이 채선을 데리고 한쪽으로 가는데...
채선...죽을 상을 하고 따라간다...
S#46. 혜민서 일각
홍춘과 채선이 걸어가는데...
이때 맞은편에서 오근이 온다.
오근을 본 홍춘...어쩔줄을 모르는데...
오근도 홍춘을 본 순간 안절부절이다...
그런 두사람을 보는 채선의 시선.
홍춘 (예전과는 달리 다소곳하게 오근에게 눈인사를 한다)...
오근 ...(이게웬일인가 싶고)...?
홍춘이 오근을 지나쳐 가면...
채선도 홍춘을 따라가는데...
오근 이보게...채선이...
채선 왜 그러십니까?
오근 ...그간 홍춘이 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가? 나한테...이리
따뜻한 눈길을 주다니...이게 꿈인가 생신가...
채선 ...종약서원 어른도...정신 차리십시오.
오근 ...(분위기 확 깨고)...
채선 내의녀님 어디가 좋아서 상사병까지 걸린단 말입니까?
얼마나 독하고 매운데...
이때 걸어가던 홍춘이가 돌아보고...
홍춘 어서 안오고 뭐하느냐!!
채선...떨떠름한 얼굴로 따라간다.
그런 홍춘의 뒷모습을 보는 오근.
S#47. 저자거리 구일서의 점포
점포안에서...양태가 도인술을 하고 있다.
혼자서 갖은 폼을 잡으면서 도인술을 하는 양태...
이때 일서와 함안댁이 점포로 오다가...
그런 양태를 보고...놀라는데...
일서 저놈 저거 뭐하는거야...
양태는 일서을 의식못하고...
계속 도인술을 한다.
S#48. 강나루 일각
나루 일각 한적한 곳에...수십명의 양민들이 있고...
그들 앞에 안광익이 있다...
안광익이...사람들에게 팔단금 시범을 보이면...
사람들 안광익을 따라서 팔단금을 하는데...
마치 사교집단의 엄숙한 분위기가 풍기고...
모여있는 사람들은 모두...가난한 백성들인 듯...
이때 한곳에서 관원인 듯 싶은 사내 두어명이
그런 모습을 심각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다.
S#49. 궐안 도제조 집무실
성인철과 이태성이...
자리에 앉아서 집무를 보고 있는데...
이때 집무실로...정성필이 들어온다.
성필 대감...
성인철 (보면)...무슨 일이요?
성필 지금...도성밖에서...기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태성 기괴한 일이라니요?
성필 ...광인같은 사내가...백성들한테 이상한...동작을
가르치고...그것이...백성들 사이에 불이 번지듯...도성안팍으로
퍼지고 있다합니다.
성인철과 이태성...
의아한 얼굴로...성필을 본다.
S#50. 오씨의 방 앞
숙정... 찻잔을 쟁반 위에 올려 들고...
오씨의 방 앞에 서 있는데...
숙정 어머님...
오씨 ...
숙정 ... 어머님...
숙정... 대답을 기다리지만...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자... 의아해 하며...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S#51. 오씨의 방
찻잔을 들고 방으로 들어오는 숙정...
숙정 어머님... ...
하고... 오씨를 바라보는데...
오씨는... 방바닥에 혼절한 채로 쓰러져 있다...
기겁을 하고 놀라는 숙정...
숙정 어머님!!!!
들고 있던 찻잔을 놓치고...
오씨에게 달려간 숙정...
오씨를 흔들어 깨우는데...
숙정 어머님... 어머님...
그러나... 오씨는 깨어날 생각을 않고...
숙정... 놀란 얼굴로 혼절해있는
오씨를 살펴보면... 오씨의 치마밑으로...
피가 흥건히 고여나오고 있다...
이불과... 방바닥까지 핏자국을
발견한 숙정... 경악하고...
숙정 어... 어머님!!!
하다가... 숙정... 오씨를 잡은 채로...
밖을 향해 소리치는데...
숙정 하동댁!! 유월아!! 유월이 거기 없느냐!!! (하다가) 어머님...
어머님... 정신 좀 차리세요... 어머님...
숙정... 정신없이...
오씨를 흔들어 깨우고 있으면...
하동댁과 유월이, 방으로 들어오는데...
하동댁,유월 부르셨습니까요?
하다가... 혼절한 오씨를 보고 놀라는데...
하동댁... 끔찍한지... 쳐다보지도 못하고...
유월 마... 마님...
하동댁 이... 이게... 왠 일입니까요?
숙정 한상이한테 의원을 부르라 하게. 어서!!!
유월. 서둘러 방을 뛰쳐나가고...
S#52. 오씨의 집 마당
하동댁... 더운물과 수건을 들고
오씨의 방 안으로 들어가고...
S#53. 오씨의 방
숙정이가... 초조한 얼굴로
오씨의 이마를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다
S#54. 오씨의 집 마당
한상이가... 의원 한명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 유월이가...
오씨의 방으로 의원을 안내하고...
S#55. 오씨의 방 안
의원이... 오씨의 진맥을 하고...
상태를 살피는데... 자신없는 얼굴의 의원...
숙정... 그런 의원을 초조하게 바라보는데...
S#56. 오씨의 집 마당
숙정... 초조한 얼굴로 방을 나서는
의원의 대답을 기다리지만...
신발을 신고 마당으로 나서는 의원은...
아무말도 없는데... 답답한 숙정...
숙정 어떻습니까?
의원 (자신없는) ...도데체 무슨 병인지...난. 잘 모르겠소...
숙정 ...
황급히 집을 나서는 의원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숙정...
고민에 빠지는데... 잠시 고민을 하다가...
한쪽에 서 있는 한상에게...
숙정 자네 지금 궐안에 기별을 해... 서방님과 친분이
두터우셨다는 정봉사 나으리를 찾아뵙고. 어머님께서
위중하시다 전하게.
한상 예... 작은 마님...
한상이... 황급히 집을 나가고...
S#57. 궐 앞
몇몇의 관원들이 오가고 있는 가운데...
한상이가 초조한 얼굴로
정태은을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정태은이 나오면...
한상이... 그 앞으로 다가가 예를 갖춘다.
한상 나으리...
태은 ...?? 무슨 일인가?
한상 유주부 나으리의 모친께서 위중하신데... 봉사 나으리께서
함께 가시어... 마님을 좀 살펴주셔야게습니다.
이 말을 듣자...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는 태은...
귀찮고... 탐탁찮은 얼굴로 한상을 쳐다보는데...
태은 ...
한상 나으리... 마님께서... 넋을 놓고...계십니다요.
태은 ... 안된 일이지만... 난 궐 안의 일이 바빠... 시간을 낼 수
없는 입장이네... 언제고... 한가해지면... 그때 들러보지...
태은... 궐안으로 들어가고...난감한 한상...
S#58. 마당
숙정과 유월...하동댁이 있고...
한상이 숙정에게 고하는데...
한상 궐안에 일이 바빠서 도저히 오실수가 없답니다...
숙정 난감한데...
숙정 하필이면... 나으리께서 집을 떠나있을때... 이런 일이
생겼으니... 대체...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걱정스런 얼굴로 오씨를 바라보는 숙정...
그런 숙정을 바라보던 유월이가...
슬며시... 입을 여는데...
유월 저... 마님...
숙정 ... ?
유월 ... 허의원님을 찾아가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숙정 허의원?
숙정...고민을 하는데...
숙정 ... 와주기만 한다면...더 바랄 것이 없으나... 어머님께...그
수모를 당하고... 선뜻... 오겠느냐?
하동댁 달리... 방법이 없잖습니까요...
유월이와 하동댁의 말에...
숙정... 고민하는데...
S#59. 혜민서 일각
허준과 오근이 있다.
오근 ...자네가 명의는 명의로세...그렇게 쌀쌀맞던 홍춘이의
눈빛이...하루아침에 달라지게 만들다니...
허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이때 한쪽에서...한상이가 두리번 거리면서
허준이를 찾는다...그런 한상이를 본 오근...
오근 아니 저사람은 한상이 아닌가...
허준도 한상이를 보는데...
오근 이보게...한상이...한상이...
한상...오근과 허준을 보고 얼른 다가온다...
오근 자네가 여긴 어쩐 일인가?
한상...선뜻 말하지 못하고
난처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의아한 얼굴로 그런 한상을 본다.
S#60. 손씨의 방
다희와 손씨...함안댁이 있는데...
함안댁 (흥분해서)글쎄...피를 한말도 넘게 쏟아냈답니다요.
다희와 손씨 놀라고...
함안댁 의원이 다녀가고도...무슨 병인지 모르고...넋을 놓고
있다는데...
손씨:도지서방님은 뭘 하는데...마님을 그리둔단 말인가?
함안댁 명나라 사신행차에 따라갔다지 뭡니까? 그리 고약을
떨더니...천벌을 받는게지...천벌을...
손씨 사람 목숨을 두고 무슨 말을 그리 하는가!
함안댁 (머쓱하고)...
이때...밖에서 들리는 허준의 목소리...
허준 (소리)겸아...
함안댁 .겸이아버지...퇴궐하셨나보네...
다희...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데...
S#61. 허준의 방 (밤)
허준이...상앞에 앉아서 의서를 보고 있고...
다희는 바느질을 하는데...
바느질을 하던 다희가
문득 고개를 들고 허준을 본다...
무슨 말을 할 듯 망설이다다...
다희 서방님...
허준 ...(보면)...
다희 ...유의원님댁 마님이 위중하시답니다...
허준 ...알고 있소...
다희 하면...가보셔야 하지 않습니까?
허준...대꾸 없이...
시선을 보던 의서로 가져 간다.
다희 ...서방님...
허준 ...선뜻 내키질 않소.
다희 ...(다소 놀라는데)...
허준의 착잡한 얼굴위로...
다희에게 패악을 부리던 오씨가 떠오르고...
허준 괴롭다...
S#62. 오씨의 방
의식을 잃고 있는 오씨...
숙정이 그 옆에서
안타까운 얼굴로 오씨를 간병하는데...
S#63. 허준의 집 마당 (밤)
허준이 마당을 서성거리면서 상념에 잠겨 있다.
한쪽에서 그런 허준을 지켜보는 다희의 시선.
S#64. 허준의 집 전경(아침)
S#65. 허준의 방
허준이 관복을 입고...나갈 채비를 하는데...
다희가 그런 허준을 거든다...
허준 스승님댁에 가봐야 겠소...
다희 ...
허준 ...당신과 내가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두 번 다신 발걸음을
하고 싶지 않지만...그보다 더 큰 수모를 감수하고라도
찾아가는 것이... 스승님께 대한 도리라 생각했소...
다희 ...잘생각하셨습니다.
S#66. 유도지의 집 앞
허준이 굳은 얼굴로
도지의 집을 향하고 있다.
S#67. 도지의 집 마당
마당으로 들어서는 허준...
마당 한켠에 있던 한상이 그런 허준을 보고...
한상 허의원님...(방을 향해서)마님...허의원님 오셨습니다.
방안에서 숙정이 나오고...
허준...숙정에게 인사를 하면
숙정도 허준에게 인사를 한다...
숙정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어서 드시지요.
S#68. 오씨의 방 안
허준이...숙정과 함께 방안으로 들어오면...
방안 한켠에...오씨가 눈을 감고 누워있다.
허준이 오씨 옆에 앉으면...
숙정 계속 하혈을 하고 계십니다.
허준...오씨의 상태를 살피고...
오씨의 팔을 들어 진맥을 하는데...
이때 눈을 감고 있던 오씨가 의식을 차린다...
희미하게...들어오는 시야에
허준의 모습이 보이면...오씨...
오씨 ...누...누구냐.
숙정 어머니...
오씨 ...네 이놈...당장 물러가거라... 당장 물러가!!
오씨...발악을 하는데...안타까운 숙정...
허준...착잡한 얼굴로 그런 오씨를 보는데...
그런 허준의 모습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