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제 47 회
S#1. 오씨의 방안(낮)
허준이...숙정과 함께 방안으로 들어오면...
방안 한켠에...오씨가 눈을 감고 누워있다.
허준이 오씨 옆에 앉으면...
숙정 계속 하혈을 하고 계십니다.
허준...오씨의 상태를 살피고...
오씨의 팔을 들어 진맥을 하는데...
이때 눈을 감고 있던 오씨가 의식을 차린다...
희미하게...들어오는 시야에
허준의 모습이 보이면...오씨...
오씨 ...누...누구냐.
숙정 어머니...
오씨 ...네 이놈...당장 물러가거라... 당장 물러가!!
오씨...발악을 하는데...안타까운 숙정...
허준...착잡한 얼굴로 그런 오씨를 보는데...
그런 허준의 모습
S#2. 도지의 집 마당
밖으로 나와있는 허준...
참담한 표정으로 서 있다.
한상이와 하동댁...유월이가
걱정스런 얼굴로 허준의 얼굴과
방안을 살피고 있는데...
그때...마당안으로 다희가 들어선다.
다희...허준의 침울한 얼굴로 보고
이상한 느낌을 받는데...
두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방안에서 들려오는 오씨의 목소리.
오씨 (소리)지깟놈이 누구의 병을 고쳐!! 내가 왜 이렇게
됐는데...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다희...안타까운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허준...착잡하다.
S#3. 오씨의 방
오씨...독기가 뻗쳐오르는 듯...진정하지 못하고
숙정...그런 오씨를 말리느라 전전긍긍한다.
숙정 어머님...제발 고정하십시오.
오씨 이리 찾아오면 내가 눈물이라도 흘리며 고마워할 줄
알았더냐. 내가 제놈 속을 모를 줄 알고...우리집안이
풍비박산 난 걸 제 눈으로 보고 싶었을테지...그래...이제 속이
후련하냐...은혜를 원수로 갚고 나니 시원하냔 말이다!!!
숙정 어머니...허의원은 어머님의 병세를 돌보려고 왔습니다.
오씨 듣기싫다. 다신 내 앞에 얼씬도 말라 해라...우리집안을
이모양 이꼴로 만든 놈이야...나 죽는꼴 보고싶지 않거든
당장 이 집에서 나가라고 해!!
오씨 악을 쓰고 숙정...착잡하다...
S#4. 도지의 집 마당.
다희...안쓰러운 얼굴로...허준을 바라보고...
허준...마음이 무척 상한 얼굴이다.
그때...숙정이 방에서 나와 마당으로 내려오는데...
숙정 (하동댁에게)어머님께 냉수를 올리게.
하동댁 예...
하동댁과 유월...사라지면...
숙정 (허준에게)...뭐라...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어렵게
오셨는데...어머님께서 저처럼 역정을 내시니...
허준 ......
숙정 ...잠시 진정하시길 기다렸다가 다시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허준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허준의 말에...놀라는 숙정...당혹스럽다...
숙정:허의원님.
허준 (굳은 얼굴로 다희에게)그만 갑시다...
다희 나으리...
허준 마님이 하신 말씀 당신도 들었지 않소...갑시다.
다희 나으리...기왕 어려운 결심을 하셨으니...마님의 병세를
살펴드리셔야 합니다.
허준 ...(무거운 얼굴로 있고)...
숙정 (역시 사정한다)허의원님...
이때 오씨의 방안에서
냉수 사발이 담긴 쟁반을 들고
들어갔던 유월이가 급하게 나온다...
유월 아씨...아씨...!!
허준과 다희...숙정 놀라서 보면...
숙정 무슨 일이냐?
유월 마님께서 혼절 하셨습니다.다시 하혈을 하고 계시고요...
숙정, 안타까운 얼굴로 허준을 본다.
허준...갈등하고...그런 허준을 보는 다희...
다희 나으리.`
허준 ....
다희 속히 들어가...마님의 병세를 살펴주십시오.
허준 ....(착잡한 얼굴로 망설이고)
다희 ...나으리...
S#5. 오씨의 방
허준...의식이 없는 오씨를 진맥하고 있다.
곁에선 다희와 숙정이
걱정스런 얼굴로 살피고 있는데...
진맥하는 허준의 얼굴...심각하다.
허준...오씨의 하혈된 상태를 살피는데...
S#6. 숙정의 방
허준...숙정에게 이야기한다.
곁에는 다희가 있고...
허준 혈붕입니다...
숙정 ......?
허준 혈붕은 열이나 어혈...과로가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것으로
장부가 손상되고 충임양부가 허해져 경혈이 쏟아지는
병입니다...병자의 상심이 깊고...포락이 끊어지거나... 신기가
상하고. 심장의 화기운이 성해져... 혈맥에 들어갔을때도...이런
병증이 생깁니다.
숙정 ...나으실 수는 있겠습니까...
허준 ...앞으로 사나흘간이...고비가 될 듯 합니다...지금은 다행이
하혈이 멎었지만...언제 다시 시작될 지 모르고...만약...조치를
취해도...하혈이 멈추지 않으면......그땐...소생하기 어렵습니다...
숙정 ...
허준의 말에...숙정과 다희...놀라고...
숙정 어...어찌하면...됩니까...
허준 (착잡한)...
숙정 ...허의원님...
허준 ...이 상태에서 화를 자극해... 그 기운이 쌓이면...자칫 간기가
상하게 됩니다...병자에겐 무엇보다 심신의 안정이
중요한데......제가 나서 병을 돌보는게 되면... 오히려...마님의
병증을 악화시킬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숙정 .도성안의 이름있는 의원들도 모두 고갤 젓고 돌아갔습니다.
지금...어머니를 살릴 분은...허의원님 밖에 없으십니다.
허준 .....
숙정 ...제발...살려주십시오.
숙정...사정을 하고...
허준...착잡한 얼굴로...상념에 잠기는데...
S#7. 의녀처소 예진의 방
예진이 혼자 앉아서 의서를 보고 있는데
이때 채선이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온다...
채선 호들갑을 떨면서...
채선 성님...성님...빨리 밖에 나갈 채비를 하시우...
예진 무슨 일이냐?
채선 무슨 일인진 차차 알고 얼른 채비하우...빨리...
예진 ...(어리둥절)...?
S#8. 의녀처소 마당
의녀 서너명이 있는데...
다들 의녀 복장이 아니라...평상복을 입고 있다.
이때 한쪽에서 개금이 오고...
개금 가자...
개금, 의녀들을 인솔하고 밖으로 나갈려는데...
이때 한쪽에서 급하게 오는 채선과 예진...
채선 성님...개금성님...
밖으로 나갈려던...
개금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면...
채선이 다급하게 개금앞으로 가고...
개금 무슨 일이냐?
채선 성님...우리도 데려가시우.
개금 보다시피...갈사람은 다 정했다.
채선 ...(다른 의녀들을 보고...난감한데...개금에게 사정을
한다)성님...
예진...의아한 얼굴로
그런 개금과 채선을 보는데...
채선...개금을 끌고 한쪽으로 간다.
개금을 한쪽으로 끌고 온...채선...
얼른 개금에게...뇌물이라도 바치는지...
다른 의녀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몰래...무언가를 건넨다.
다시...채선과 개금이 의녀들쪽으로 오는데...
개금 (의녀들을 보고)...애종이하고...장덕이는...들어가고...
채선이하고 예진이가 따라오너라.
채선의 얼굴이 확 밝아지고...
애종과 장덕...떨떠름해지는데...
개금 시간없다...어서 가자...
예진...일행들 의녀처소 밖으로 빠져 나간다.
S#9. 거리일각
포졸 두어명과 함께...
어디론가 가는 예진일행.
예진...걸어가면서...
예진 (채선에게)대체 어딜가는게야? 또 저번처럼...죄진 여인을
잡으려 가는것이냐?
채선 (미소를 띠고)그런 험한일이면 내가 왜 성님을 데려가겠수.
아주 신나는 일이나 걱정마시우.
예진 ....?
채선 난...의녀가 되고나서...이 일이 제 일 맘에 든다우.
S#10. 대갓집 앞
큰 기와집인 대갓집앞에...
포졸과 의녀 일행이 당도하는데...
포졸과 의녀들 대문안으로 들어간다.
대문이 활짝 열려있고...
마당안에서는 잔치라도 벌어지는 듯 싶다...
S#11. 마당
마당 한켠에서는 혼례가 벌어지고 있다.
십수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가운데...혼례가 벌어지고.
포졸과 의녀일행이 들어가면...
집사인듯한 사내가...얼른 다가오고...
집사 무슨일이요?
개금 혼수품 감찰을 나왔습니다.
집사 잠시 기다리시오.
집사 다급하게 한쪽으로 가고...
신부쪽...마님되는 여자에게...
무어라 귓속말을 전하는 분위기...
한쪽에서 혼례를 지켜보는...
채선과 예진등 의녀들...
채선 (희죽웃으면서)신부는 좋겠다...
예진 ...채선아...혼수품 감찰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채선 ...우리 초학의가 하는 일중엔...대갓집 혼수품 감찰도 있다우.
혼인하는 집에서...혼례 날짜를 포도청에 알려오면...
우리가...나가서...혼수품을 보는거유. (신나서)오늘만은 대갓집
마님들도...우리한테 설설긴다우...
S#12. 대갓집 안채 마루
마루에...혼수품이 쌓여있고...
혼수품을 검사하고 있는
개금...채선...예진등의 의녀들...
한쪽에 대갓집 마님이
초조한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채선 마님...(옷감을 들고)이건...사라하고 능단이 아닙니까?
이렇게...호사스러운 비단은 혼수품으로 금하게 되어 있는 줄
모르셨습니까?
마님 (당혹스럽고)...호...호사스럽다니...그정돈...어느집이나
다하는걸세.
채선 ...어쨌거나...이건...금지된 혼수품입니다.
마님 ...
채선 ...그리고 이 갓장식에...금은과 주옥을 쓴거. 여기
갓끈에다...호사스런 산호하고...유리...명박을 쓴거... 이것도
금지된 것입니다.
마님 (쩔쩔매면서)...그...그럼 어쩌면
좋겠나...기왕지사...이리된거...한번만 봐주게...
개금 ...알았습니다.저희들이...대충 알아서 할터이니 너무
걱정마십시오.
채선 (펄쩍뛰면서)성님 무슨 말씀을 하는거유. 대충 대충
했다간...저희들이 곤장을 맞습니다. 사실대로...포도청에다
알려야지요.
마님 ...이보게들...자...잠시만 기다리게...
대갓집 마님이 당황한 얼굴로
한쪽으로 급하게 간다...
개금 ...너...대갓집 마님한테 .너무 한거 아니니? 숱하게 혼수감찰을
나왔지만...너처럼 고약을 떠는 얘는 첨이다.
채선 성님도 참...모르는 소리마시우. 혜민서에서...이놈 저놈한테
치이기만 하는게 우리 팔잔데... 이럴때라도...기좀 펴고
살아야지...(예진을 보고)안그렇수 성님...
예진 (입가에 미소만 띠는데)...
채선 목을 졸라야 토해내지...가만있으면 우릴 우습게
본다니까.두고 보시우...오늘은 호강하고 갈테니까.
이때 한쪽에서...하인 서너명이...
큰상에...잔치음식을 가득 담아서...들고 온다...
마님이 그 뒤로 오고...
마님 ...여보게들...한상 떡 벌어지게 차렸으니 어서 좀 들게.
(하인들에게)뭣들 하느냐...어서...상을 내려놓지 않고...
하인들...마루에다...상을 놓는다.
상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고...
입이 벌어지는 채선...
그 보라는 표정으로 개금과 예진을 보는데...
예진은 그런 채선이 재미있다.
마님 ...(채선에게 다가와서)자...자넨...잠시 나좀 보세.
채선 왜 그러십니까?
마님이 채선을...
끌다시피 한쪽으로 데려간다...
그런 채선을 보는 개금의 시선...
S#13. 대갓집 일각
채선을 데려온 마님...얼른 채선의 손에...
작은 주머니 하나를 건네준다.
채선 이게 뭡니까?
마님 열어보게...
채선 (주머니안을 뒤져보면...안에는...옥가락지와...노리개 하나가
나온다)...
채선...입이 딱벌이지지만...
내색 않을려고 애쓰고...
채선 (시치미 뚝떼고)이걸 왜 절 주십니까?
마님 ...받아두고...제발 입 좀 다물어주게.
채선 ...(옥가락지를 보는데)...
S#14. 안채마루
상주위에 둘러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는
개금과 예진등의 의녀들...
이때 한쪽에서...채선이 온다.
개금 ...어딜 갔다 오는게냐?
채선 별 일 아니니...신경쓰지 마시우.
채선...얼른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데...
그런 채선에게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개금.
S#15. 거리
개금과 채선...예진등의 의녀들이
혜민서로 돌아가는데...
대갓집에서 음식이라도 싸 가는지...
보따리를 들고 있는 채선과...몇몇 의녀들...
이때...의녀 일행이...도지의 집앞을 지나간다.
대문안으로 황급히 들어가는
한상을 보는 예진...잠시 망설이다가...
예진 (개금에게)성님...
개금 (보면)...
예진 저...잠시...들렸다갈데가 있습니다.
개금과 채선...
의아한 얼굴로 예진을 보는데...
S#16. 도지의 집 마당
마당 한켠에 유월과 한상...숙정이 있는데...
이때 마당으로...예진이 들어온다...
유월 예진을 보고 놀란 얼굴로...
유월 예진아가씨...
한상 아씨...
예진이라는 말에...얼굴이 굳어지는 숙정.
유월 (예진에게 다가가서)여긴 어쩐 일이십니까요?
예진 오랜만이구나.
유월 (숙정을 보고)아씨... 옛날 산음서...의원님댁에 계셨던...예진
아가씹니다.
예진...숙정에게 인사를 하는데...
어색한 표정으로 예진의 인사를 받는...숙정...
예진 (유월에게)마님께서 병중이라는 말을 들었다...마님께선
어떠시냐?
한상 그때문에...허의원님이 와 있습니다.
S#17. 마당 일각
마당 한켠에 화로불이 피워져 있고...
탕약을 다리고 있는 허준...
예진이 그런 허준에게 다가간다.
예진 허의원님.
허준 (돌아보고 놀란다)...예진 아가씨...여긴 어떻게...?
예진 병부잡이 어른께...마님 병증이 심하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어떠신지요?
허준 ...혈붕입니다.
예진 (놀란다)...
S#18. 오씨의 방
병색이 완연한 얼굴로...
숙정이 건네는 탕약을 마시는 오씨...
S#19. 마당일각
허준과 예진이 있고...
허준 제가 시술하는 것을 아시면...또 거부하실게
분명합니다...한시라도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손쓸
도리가 없으니...막막합니다...
예진 저라도...간병을 하고 싶지만...(씁쓸한) 아마도...저를 대하시는
것도 거북하실겁니다...
두사람사이에 잠시...무거운 침묵이 흐르는데...
그러다가 문득...예진...어떤 생각이 떠오른다...
예진 혜민서 내의녀님께...도움을 청하면 어떻겠습니까?
허준 ...?
예진 ...옛날 궐안 산실청에 계실때부터...산병과
부인병은...잘보셨다고 들었습니다.
허준 ...
예진 찾아가 상의를 해보시지요...분명...도움을 주실겁니다.
S#20. 의녀처소 덕금의 방
허준이 홍춘과 덕금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홍춘 혈붕은...고약한 부인병이지요...나으리 말씀대로 한시라도
빨리...하혈을 멈추고... 시술을 해야지 목숨을 부지할수
있을겁니다.
덕금 내의원 유주부나리의 모친이시라면...의당 저희들이
도와야지요... ...헌데...어찌해 직장나리께서 직접...병잘 보지
않으십니까.
허준 ...(선뜻 말하지 못하는데)...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덕금과 홍춘 서로 눈치를 보고...
홍춘 제가...직장나으리를 돕겠습니다.
덕금 그러겠는가?
홍춘 예...
허준...다행이다 싶은 얼굴로...홍춘을 본다.
S#21. 의녀처소 마당.
허준과 홍춘이 있는데...
허준 선뜻 나서줘서 고맙소...
홍춘 당치않은 말씀입니다.제 재주를 필요하신다니...제가 감사할
일이지요.
허준 ...내가 병자를 직접 볼 수 없는 ...이유는...
허준...말을 꺼내 놓고도...
선뜻 말하지 못하는데...
홍춘 말씀하시기 곤란하시면 하지 마십시오. 저야 병자를
보살피면 될뿐...저간의 사정을 알아 무엇하겠습니까.
S#22. 탕약방
탕약방일각에...상화가 탕약을 다리고 있다...
한쪽에서 그런 상화를 보는 채선...
손에는 보자기에 싼 음식을 들고 있는데...
채선...상화에게 다가간다.
채선 저...
상화 (보면)...
채선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수줍고 무안한 얼굴인데)...저...이것
좀 들어보시우...
상화 ...?
채선...얼른 음식 보따리를 한쪽에 놓고...
도망치듯이...탕약방을 나간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런 채선을 보는...
상화의 시선...
S#23. 탕약방앞...
탕약방에서...나오는 채선...
빨개진 뺨에 얼굴을 대고...
채선 휴...왜 이리 가슴이 뛰지...이런 기분은 첨일세.
이때...한쪽에서 수연이 탕약방쪽으로 간다...
그런 수연을 보는 채선...
S#24. 탕약방안...
수연이 탕약방안으로 들어오고...
입가에 미소를 띠고...
수연 오라버니...
상화 (수연을 보고 역시 미소를 띤다)...어서 오너라.밥은
먹었느냐?
수연 병자들이 몰려와서...아직 못먹었습니다.
상화 (보따리를 풀면서)그럼 이것 좀 들거라...
수연 (신나고)웬 음식입니까?
상화 ...어서 들거라.
수연...전과 떡등 음식을 먹는데...
두사람 미소를 띠고...무언가 얘기를 한다.
한쪽에서...파래진 얼굴로...
그런 두사람을 보는 채선.
화가 나서 어쩔줄을 모르는데...
S#25. 탕약방앞
채선이 식식거리면서 탕약방앞으로 나온다...
채선 ...수연이 이년...어디 두고보자.
이때...오근이 그런 채선을 부른다...
오근 채선이...
채선 (보고 퉁명스럽게)왜 그러십니까?
오근 ...자네...허직장나으리 못봤는가?
채선 제가 그걸 어찌 압니까?
쌀쌀맞게 쏘아붙이고... 한쪽으로 가는데...
오근 허...얼굴 좀 반반한 것들은 기어이 꼴값을 할려고 하는구만...
고얀년...
S#26. 혜민서 일각...
허준이 오근에게 화제를 건네며 이야기를 한다.
허준 ...오령지말, 오적산, 방풍, 형개를 준비해
주십시오...구서방한테 좋은 약재로 구해달라
언지해두었지만... 형님께서 일차...감별을 해 주십시오...
오근 좋은 약재를 감별하는 눈이야...나를 따를 자가 있겠는가마는
그간 그집에서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내 눈이 제구실을
할런진...장담 못하겠네...
허준 ...
오근 자네도 참 무던하네. 도지나 마님이나 그동안 자네한테
어떻게 대했는데 이같은 정성을 쏟을수 있어.
허준 ...(씁쓸하게 미소를 띠는데...)
오근 (화제를 보면서)오령지말...오적산...방풍...형개라...
S#27. 저자거리 구일서 점포
점포안에서 도인술을 하고 있는 양태...
밖에서 행인들에게 물건을 파는 일서...
거래를 마치고...안으로 들어오는데
그런 양태를 보고...
일서 이자식은 장가를 못가더니...실성을 했나.시도때도 없이...뭔
미친짓이야...
양태...일서의 말에
대꾸도 없이 진지하게 하는데...
일서 야...양태야...야 이놈아...
양태 거참...성가시게 구네.형님도...한번 따라해 보슈...하루에
한번씩만 해도...노곤한게 싹 풀리고...가뿐해진다니까... 보약이
따로 없어...
일서 이 자식이...보자보자 하니까 큰일날 소리하네...야
이놈아...보약장사 하는 놈이 보약이 따로 없다면
어쩌라는거야.
양태 내 말은 그만큼 효과가 좋다는거지.자...한번 따라해보시우...
양태가...팔단금 시범을 보이면...
구일서도 양태를 따라한다.
양태 아니...이렇게...
구일서와 양태 조금은
우쓰꽝스러운 동작으로...도인술을 하는데
이때 오근이 점포로 오고...
그런 두사람을 본다.
오근 이것들이 장사는 안하고 뭔짓거릴 하는거야.
양태와 일서...오근을 보고...머쓱한 얼굴로...
일서 형님 오셨수?
오근 시간없으니...빨리...오령지말하고 오적산...방풍...형개 좀
준비해.
일서 야...양태야...
양태 예...
양태가 약재를 준비하는 사이...
오근 헌데 지금 뭐한겐가?
일서 말마슈...요새 도성 안팎으로...도인술인지 뭔지가...불같이
번지고 있수. 양태 저놈도...거기 빠져 있는거지.
그짓만하면...무병장수한다는거요.
오근 무병장수?
S#28. 초가마당
허름한 초가 마당에...
십수명의 사람들이 모여있고...
그 앞에...안광익이...사람들을 향해서...
설법을 하듯이...도인법을 설명을 하고 있다.
이때 마당 한켠으로 오근과 양태가...
들어와서...얘기를 듣는다...
광익 사람은 누구나 밖으로는 병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안으로는 이미 들어와 있는 병은 내쫓아 주는 힘을
지니고 있어.그 힘을 뭐라는가?
이때 뒤에서 듣고 있던 양태가...
양태 기라고 합니다요...
광익 그렇지. 이 기를 키워서 원할히 소통시키면 몸이
건강해지고...병을 막을수가 있어...그 기를 키우는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땅에서 나오는 음식물을 고루
섭취하여...기운을 키우는것이고...둘째는 호흡을 통해...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며...셋째는...기운을 키우는 양생법을
하는것이지...(오근을 가리키면서)거기 자네...
오근 ...저 말입니까?
광익 이리나와...
오근...사람들의 시선이
자기한테 향하는 것을 의식하고
삐질 삐질 앞으로 나오는데...
광익 자...다들...이 사람 얼굴 좀 보게...이렇게 피둥피둥하니...살이
오르고...혈색이 좋은거 같으나... 속은...텅 비었어. 기가
빠졌다는 말이지. 자네 하초에 힘도 없지.
오근 ...(놀라고)헉...그걸 어찌?
광익 ...기가 빠지면...사내 구실도 못하지.
오근 (머쓱하게) 제가 홀애비라...사내 구실을 하고 싶어도...할
수도 없는 처집니다.
사람들 웃고...
S#29. 오씨의 집, 마당
허준...홍춘과 함께
한상의 안내를 받아 들어서는데...
숙정이 하동댁...유월과 함께 다가온다.
숙정 오셨습니까...(홍춘을 보고 의아한 표정).....
허준 저를 도와줄...혜민서 의녀십니다...
홍춘 홍춘이라 합니다...
허준의 소개에...홍춘...인사를 하고...
숙정...반갑다. 한쪽에 서 있는 하동댁...
홍춘이라는 말에 놀란다.
그런 하동댁을 의식하는 유월의 시선...
숙정 ...와주셔서...고맙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숙정...허준과 홍춘을 안내하고...
유월...뒤에서 신기한 눈으로 홍춘을 본다.
하동댁 (눈에 질투의 불꽃이 일고)...저...불여시 같은년...
유월 .그게 뭔소리유? 곱상하니 기품있어 뵈는데...
하동댁 (퉁명스럽게)곱상은 얼어죽을 놈의 곱상.쌍판 한가운데
콩알만한 점 좀 봐라. 점백이 주제에 감히 누굴 넘봐...
유월 .....?
S#30. 도지의 방
허준과 홍춘...숙정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준 ...제가 직접 마님을 뵐 수 없으니...내의녀를 통해...마님의
상태와...병증을 전해듣고...처방을 내려 시술할
생각입니다...궁여지책이긴 하나...지금으로썬...이 방법밖에
없을 듯 합니다...
숙정 ...예...
허준...조금...
불안한 숙정의 얼굴을 눈치채고...
허준 부인병에 대해선 내의원 의관에 버금가는 의술을 지닌
분이시니...마님께도 이 말씀을 전해...안심하도록 해주십시오...
숙정 예...
허준 일전에 말씀드린대로. 한시바삐 병세를 잡아야하니...혜민서의
업무가 끝나는대로...이곳에 와...마님의 병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숙정 이렇게 애를 써주시니...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고맙습니다.
S#31. 오씨의 방
오씨를 진맥하는 홍춘...곁에는 숙정이 앉아있다
오씨의 얼굴엔 이미 병색이 완연하고...
S#32. 도지의 방
허준과 홍춘...
오씨의 상태에 대해 숙의하고 있다.
홍춘 나으리께서 말씀하신대로 쏟아낸 피의 색깔이 암자색을 띄고
병자가 하복통을 호소했습니다.
허준 ...그건 어혈이 병의 원인이란 뜻이요. 시침을 하면...경과가
좋아질 것이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우선...탕약과 뜸으로
병세를 봐야겠습니다. 약을 두어첩 쓴 후에...뜸을 놓을 수
있도록...준비해주십시오...
홍춘 예. 약재는 준비됐습니까?
허준 곧... 가져 올것이요...
S#33. 마당일각
마당 한켠 화로에서
탕약을 다리는 홍춘의 모습.
한쪽에서 떨떠름한 얼굴로
그런 홍춘을 노려보는 하동댁의 시선...
S#34. 오씨의 집 마당, 새벽
오씨의 방문을 열고 나오는 숙정...
밤을 꼬박 세웠는지...
무척이나 피곤한 모습이다...
일순...현기증을 느끼는 듯...
힘들 얼굴인데...그때...한쪽에서
어떤 인기척을 느낀다...
숙정...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면...
허준이 물을 길러와
항아리에 붓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숙정...그런 허준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져온다...
S#35. 마당 대문(낮)
하동댁이 대문을 열면...
홍춘이...대문안으로 들어오는데...
그런 홍춘을 떨떠름하게 대하는 하동댁...
유월이...홍춘을 반갑게 맞으면서...
유월 ...이제 오십니까요...?
홍춘 차도가 좀 있으신가...
유월 예...오늘은 아직까지 하혈이 없으셨습니다요...
홍춘 알았네...
홍춘이 막 안채로 들어서는데...
오씨의 방쪽에서 나오던 숙정...
홍춘을 보고 보일듯 말 듯...미소짓는 듯 하더니...
이내...빈 탕약그릇과 함께...풀썩...쓰러진다.
놀라는 홍춘과 유월 하동댁...
유월 아씨...!
S#36. 숙정의 방
숙정...정신을 잃고 누워있다.
옆에는 홍춘과 허준이 있다...
허준이 숙정을 진맥하는데...
곁에는 홍춘이 걱정스런 얼굴로 앉아있는데...
허준 너무 무리를 하셨습니다...
홍춘 그럴겁니다...벌써 며칠째.잠 한숨 제대로 못주무신 것
같았습니다...
허준 ...
방문을 열고
하동댁이 냉수를 담아 들고 온다.
홍춘 (손을 뻗어) 이리주게.
하지만 하동댁...홍춘의 손을 무시하고
허준의 앞으로 사발을 내려놓는다.
홍춘. 기가막히다는 표정으로 하동댁을 본다.
S#37. 오씨의 방
오씨의 방안으로 하동댁과
홍춘이가 탕약을 들고 들어온다.
인기척에...자리에서 일어나는 오씨...
숙정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의아하다.
오씨 (힘든)...새아기는 어디가고...자네가 들어오는가...
홍춘...뭐라 둘러대려는데...
하동댁...주책없이 말을 꺼낸다.
하동댁 ...아씨께서...쓰러지셨습니다. 마님...
오씨 ....?! 쓰러지다니...그게 무슨 말이냐?
하동댁 몇날 며칠 마님을 간병하다가 기어이 병을 얻으신
모양입니다...
오씨 ...
홍춘 (낭패다)큰병이 아니니...잠시...쉬면 나아지실겁니다...
하동댁 ...쇤네가 보기엔 통 정신을 차리지 못하시는게 보통 중병이
아닌 듯 합니다요...
홍춘...하동댁을 책망하듯 보는데...
하동댁...눈치도 없고...
오씨...숙정이 몸져 누웠다는 말에...
갑자기...설움이 밀려오는지...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오씨 ...아이는 누가 보고 있는가.
하동댁 ...유월이가 보고 있습니다.
오씨 어휴...불쌍한것...
오씨...눈물을 흘리는데...
홍춘 걱정스럽고...
오씨 대체...왜 우리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한단 말이야...
도지가 그리 허망하게 쫓겨간걸로 모자라...내가 이런 몹쓸 병을
얻고...이젠...며늘아이까지...(목이 메인다)
홍춘 .진정하십시요...이러시면...몸에 해롭습니다...
오씨 ...차라리 죽는게 낫겠소...이리 험한 꼴을 당하고
사느니...차라리...죽는게 나아... 내가 전생에 지은 죄가 뭐
그리 많기에...아무것도 모르는 어린것까지 그런 고생을
겪게하는지...
마음이 약해지는 오씨...눈물을 찍어내고...
홍춘...걱정스러운데...
S#38. 오씨의 방 밖, 마당
약재를 들고 서있는 허준...
오씨의 말을 들었는지...침통한 얼굴이다.
S#39. 오씨의 집, 마당일각
하동댁이 있는데 홍춘이 다가온다...
홍춘 앞으론 병자앞에서 말을 가려하시오.
하동댁 내...내가 뭐...없는 말 했수...!
홍춘 병자는 병은 감정이 상하고 울분이 쌓여 생긴 것이요. 그걸
자극하면 간신히 멈추게 한 하혈이 다시 시작될 지도 모른단
말이요...
홍춘의 호된 질책에 하동댁...찔끔하고...
이때 한쪽에서 약재를 들고 오던 오근이
그런 홍춘과 하동댁을 보는데...
두사람의 시선과 마주치면 놀라는 오근.
오근 호...홍춘이...
홍춘...냉담한 얼굴로...한쪽으로 가면...
오근...안타깝기만 하고...
하동댁 (홍춘을 보고)...시건방진 년 같으니라고...지깟년이
뭐라고...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오근을 보고
반갑고)병부잡이 어른...
오근 (슬슬 뒷걸음질 치며)...여...여기 약재가 있네.난...이만
가보겠네...
오근...황급히 내빼는데...
하동댁 (안타까운)어르신...
오근...후다닥 대문밖으로 나간다...
S#40. 대문앞
대문앞으로 뛰쳐나온 오근...
숨을 헐떡거리면서...
오근 꽃밭을 볼려해도...거름밭이 내 앞길을 가로막는구만... (깊은
한숨)...어허...무슨 운명이 이 모양인가 그래.
S#41. 허준의 집 부엌
다희가...부엌 한켠에서...죽을 쑤고 있다.
이때...부엌으로 들어오는 손씨와 함안댁...
함안댁 (킁킁 냄새를 맡으면서)이게 뭔 냄새야...아이고...침이 절로
넘어가네.
손씨 (다희를 보고)뭐요?
다희 굴죽을 쑤고 있습니다.
함안댁 죽? 죽은 왜?
다희 유의원님댁...마님이...통...못드신다 해서...입맛
좀...돌아오실까하고... 예전...산음살때...마님이 굴죽을
좋아하신단...소릴 들었습니다.
함안댁 (약간 빈정거리듯이).서방님...밤낮 마다않고.
돌보지...안사람은... 죽까지 쒀바치지...이런다고...그댁
마님이...고맙다는 말이나 할 사람인줄 아시우?어림도 없지...
손씨 ...이 고생하고...퉁박이나 맞지 않을지...걱정이요.
다희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무슨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희...부엌밖으로 나가면...손씨도 나가고...
함안댁 하이고...열부났네...열부났어...
함안댁...밖을 의식하면서...얼른 숟가락을 들어...
한숟가락을...입에 넣는데...무지 하게 뜨거운지...
윽하는 비명과 함께 뱉어내고...인상을 찌프린다...
S#42. 오씨의 집 전경(밤)
S#43. 오씨의 방
오씨...방안에 누워 잠들어있고...
그 곁에는 하동댁이 꾸벅꾸벅 졸고 있다...
오씨...잠에서 깬다...
오씨 ...아가...나...변소에 좀...
하고 보면...하동댁이 잠들어 있는데...
오씨 ...하동댁....
그러나 꿈쩍도 않는 하동댁...
오씨 하동댁.....
하동댁...일어나 기세가 아니다...
S#44. 오씨의 방 밖
오씨...힘들게...방문을 열고 나온다...
S#45. 오씨의 집, 마당
오씨...겨우겨우 한걸음씩 내딛어가고 있는데...
저 앞으로 홍춘이가 보인다...
오씨...반가운 마음에 홍춘이를 부르려는데...
순간...오씨의 눈에 탕약을 다리고 있는
허준의 모습이 들어온다.
허준에게로 다가가는 홍춘...
경악하는 오씨의 얼굴.
홍춘 ...마님의 하혈이 멎은 듯 하니...이제 침을 써...병의 뿌리를
훑어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허준 ......
홍춘 시침은 제가 가진 재주로는...할 수 없습니다...
허준 ...
홍춘 ...직접 나서기가 곤란하시다면...제가 마님께 .
하는데...순간 뒤에서...
오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씨 (부들부들떠는)...대체...이...이게 뭣하는 짓들이냐...!
허준과 홍춘...오씨의 소리에 놀라 보는데...
오씨 ...여지껏...나를 ...속여...
하는 오씨...순간...
하복부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데...
배를 움켜잡는 오씨...
고통스런 얼굴로 비명을 토해낸다.
허준 마님...!
허준과 홍춘...오씨에게로 달려가면...
오씨...다시 하혈이 시작되는데...
허준과 홍춘...놀라고...
S#46. 오씨의 방
오씨를 업어 안으로 들어오는 허준과 홍춘
그 기척에 하동댁...놀라 일어나는데...
홍춘 어서 더운 물을 준비해주시오.
하동댁 ...아...알았수...
하동댁...황급히 밖으로 나가면...
허준...오씨를 자리에 누이는데...
허준 시침을 해야 겠으니 준비해주시오.
홍춘 알겠습니다.
오씨 ...싫다 이놈...죽으면 죽었지...네놈한테 내 몸을 안맡겨!!
허준 ...마님...
홍춘 이러시면 안됩니다...지금 하혈이 멎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와집니다...
오씨 당신도 필요없으니 그만 돌아가오!
허준 (홍춘에게)준비해주십시오...
오씨 필요없다지 않느냐!
오씨의 발악에 가까운 소리에...
홍춘. 당황한 얼굴로 허준을 보는데
오씨 ...네놈의 얼굴만 봐도...진저리가난다...도지와 내
인생이...네놈때문에 진창이 됐어.
허준 ....
오씨 난...네놈의 동정따윈...필요하지 않다...더 이상 할 말도...들을
말도 없으니... 썩 돌아가.
오씨...냉정하게...돌아 눕는데...
그런 오씨의 차가운 등을
바라보는 허준...가슴이 아프다.
홍춘도...어찌해야 할 지...난감한데...
이때 유월이의 부축을 받으면서
방안으로 들어오는 숙정.
숙정 어머님...제발...허의원의 말씀을 들으십시요...
오씨 ...!
숙정 어머님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누구보다
노심초사하셨습니다... 매일 새벽 손수 물을 길어
나르며...탕약을 지어올린 것도...허의원이셨습니다...
홍춘 그동안 직장나리의 처방으로...마님의 병을 살폈습니다...
숙정 제발...노여움을 푸시고...허의원의 말씀을 따르십시오...지금
어머님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건...허의원뿐이십니다...
오씨...입을 꼭 다물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데...
허준...간절한 마음으로 오씨를 바라본다...
그때...돌연...허준...오씨한테 무릎을 꿇는다.
놀라는 홍춘...
홍춘 ...나으리...
허준 ...마님......마님께서...저를 어찌 생각하시는지...또...저로
인해...얼마나 마음 상하셨는지...잘...알고 있습니다...
오씨 ...
허준 ...다시는...마님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그전에...마님의 병을 고칠 수 있도록...해주십시오...
오씨 ...
허준 마님을 동정해서가 아닙니다...제 자신을 위해...자청한
일입니다...저는...반위에 걸리신 스승님이...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스승님껜 하늘같은
은혜를 입었으면서도...스승님의 죽음앞에서는...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씨 ...
허준 하지만...마님의 병은 다릅니다...지금 손을 쓰면...나을 수
있습니다...사실 수 있습니다......무슨 일이 있어도...마님의
병을 고쳐낼 것입니다...돌아가신...스승님을
생각해서라도...제발....소인이...시술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요.
허준...간절한 얼굴로 읍소를 하는데...
돌아누워 있는 오씨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S#47. 마당(밤)
허준과 홍춘이 초조한 얼굴로 있다...
S#48. 오씨의 방...
벽을 보고 돌아누워 있는 오씨...
숙정이 그런 오씨를
안타까운 얼굴로 보고 있다...
숙정 어머님...
오씨 ...
S#49. 마당
허준과 홍춘이 있는데...
이때...숙정이 방에서 나온다...
숙정 ...허의원님. 됐습니다...어머님께서 마음을 돌리셨습니다.어서
어머님을 살펴주십시오.
S#50. 오씨의 방
오씨...조용히 눈을 감은 채 누워있고...
허준, 홍춘이 도움을 받아
시침을 하기 시작한다...
백회...신궐, 은백혈등에
조심스럽게 시침을하는 허준...
S#51. 오씨의 집 전경(낮)
S#52. 오씨의 방
숙정이...작은 상에 죽사발을 들고 들어오고...
숙정 상을 내려놓고...
누워있는 오씨가 일어나는 것을 부축한다.
오씨 ...통...입맛이 없다.
숙정 한술이라도 뜨십시오...
숙정...오씨의 손에 수저를 쥐어주면...
오씨...겨우 한숟가락 떠 입에 넣는데...
오씨 ...이건...?
숙정 ...굴죽입니다.
오씨 ...(고개를 끄덕이는데...숟가락으로 한술떠서 먹는다)...
숙정 (망설이다가)...겸이네가...해온것입니다...
오씨 ...
오씨...더 뜨지 못하고...망설이는데...
숙정...그런 오씨의 낯을 살피다가...
숙정 ...식겠습니다...어머님...겸이네 정성을 봐서라도...어서
드시고...쾌차하셔야지요.
망설이던 오씨...수저를 죽으로 옮겨가...
한술 더 떠 입으로 가져간다.
S#53. 혜민서 병사
허준이 병자를 보고 있는데...
예진이 수발을 들고 있다.
이때 병사로 들어오는 홍춘.
홍춘...허준에게 인사를 하고...
홍춘 유주부나으리...모친께서는 어찌 되셨습니까?
허준 ...이젠 기력을 찾으셨소.그간...애썼소.
홍춘 ...(미소를 띠면서)다행입니다.
S#54. 오씨의 집 마당
어느새 기력을 회복한 듯한 오씨...마당을 나선다.
오씨의 곁에는 등짐을 진 한상이 서있는데...
한쪽에서 오던 숙정...
외출하려는 오씨를 보고 놀라 다가오는데
숙정 어머님...
오씨 잠시 다녀올 데가 있다
숙정 기력도 온전치 않으신데...아직 바깥 출입은 무리십니다...
오씨 이젠 다 털고 일어났으니...걱정할 거
없다(한상이에게)앞장서게.
한상 예...마님
오씨...한상과 함께 가고...숙정...걱정스러운데...
숙정 (하동댁에게)어딜 가시는겐가?
하동댁 쉔네도 모르겠습니다요.
S#55. 허준의 집 마당
한상이 앞장서서...
허준의 집 마당으로 들어서는오씨.
한 :여깁니다요...
마당으로 들어선 오씨...집을 둘러보는데.
어딘지...어색하고 불편한 느낌은 감출수 없고...
오씨 부르게.
한상 계시오...계시오...
이때 방문이 열리고...다희가
다희 뉘시오...
하는데...오씨를 보는 순간...놀라고...
얼른 밖으로 나온다...
다희...오씨에게 인사를 하는데...
이때 마당안으로 들어서는
함안댁과 손씨...역시...오씨를 보고...놀란다...
함안댁 마...마님 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요?
함안댁의 말을 무시한다...
손씨 안으로 드시지요...
오씨 됐네.(한상에게)어서 풀러놓게...
한상이 등짐을 풀러 한쪽에 놓는다...
다희와 손씨...함안댁...
의아한 얼굴로 등짐을 보는데.
오씨 (엽전 꾸러미를 다희에게
내밀면서)받아두게...저건...비단일세... 내다팔면...돈냥은
될게야.
다희 ...
오씨 그간 자네들 내외가 내 병치례에 애쓴 대가로 가져온
것이니.어서 받게.
다희 마님...그럴수 없습니다.
오씨 (놀란 얼굴로 다희를 본다)...
함안댁도 놀라는데...
다희 사례를 받자고 한 일이 아닙니다. 세상엔...돈이나 귀한
옷감보다 더 소중한 마음이 있습니다. 겸이 아버지나 제
마음을 헤아려 주십시오.
오씨 ...
다희 (한상에게)받을 수 없으니...가져가십시오.
오씨...자존심 상한 얼굴인데.
한상...오씨의 눈치를 살피면...
오씨 짊어지게...굳이 싫다는데...억지로...떠안길건 없지.
한상이...등짐을 지고 나면...
오씨 가세...
오씨와 한상이 마당밖으로 나갈려하고...
오씨, 걸음을 멈추고... 다희는 보지 않은채...
오씨 ...자네가 보내준...굴 죽...잘 먹었네.겸이애비 한테도...애썼다고
전해주게.
한마디 퉁명스럽게...내뱉고는...
마당밖으로 나간다.
그런 오씨를 보는 다희와
손씨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고...
함안댁은 아까와서 어쩔줄을 모르는데...
함안댁 아이고...굴러 들어온 복을 왜 차나 모르겠네...나나 줄 일이지.
S#56. 궐안일각
선조와 공빈...그리고...
지밀상궁과 나인들 대전내관들이...
정원을 거닐고 있다.
선조의 얼굴이 무거운데...
그런 선조를 의식하는 공빈...
공빈 전하...오늘따라 용안에 수심이 가득합니다.
선조 ...공빈이 보기에도 그렇소.
공빈 무슨 근심이라도 있으신지요...
선조 곧 명나라에서 사신이 당도한다하오.
공빈 헌데...전하의 성려를 어지럽히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선조 ...(씁쓸하게 웃으면서)공빈은 신경쓸거 없소.
(지밀상궁에게)진숙궁으로 갈것이니...주안상 준비하라
이르라.
지밀상궁 예...전하 (급히 달려간다).
공빈...근심스런 얼굴로
선조의 어두운 얼굴을 살피는데...
S#57. 도제조 집무실
성인철과 이태성등의 대신들이 있는데...
정성필이 집무실로 들어온다...
성필 사신행차가...개성에 당도했다는 전갈이 왔소이다.
이틀후면...도성에 당도할것이요.
다들 무거운 얼굴들인데...
태성 ...필시 이번에도 여진족 소탕에 필요한 병력를 요구할
겝니다.
성필 뿐만아니라 이번에도주상전하의 적통문제를 구실로
삼겠지요.
인철 ...말을 가려하시오...
성필 (머쓱하고)...
인철 전하께서도 이일로 성려가 크시오. 사신들을 극진히
대우해...저들의 마음을 달래라는 전하의 분부가 계셨소...
어찌됐거나...저들의 요구를...무마시키는 수밖엔...달리 도리가
없으니 이점을 각별히 명심하고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시오.
S#58.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 정작, 이공기 정태은등이 있는데...
내의녀인 소비가 들어온다.
소비 (양예수에게 예를 갖추고)불러계십니까?
예수 (침통한)
소비 영감 어인일로 부르셨는지요?
예수 ...(사이)곧 명나라 사신 행차가 당도하네. 의녀중에 쓸만한
아이를 골라...사신 수청들 준비를 하게.
소비 (놀라고).
예수 (무거운)
정작 (무거운)
소비 영감...수청이라면...기녀가 들일이지...어찌 의녀한테 그같은
일을 시키십니까?
S#59. 혜민서 집무실
김응택과 송학규...
허준과 이명원 장학도...김만경이 있는데...
그 앞에...덕금과 홍춘이 있다.
학규 각별히...대우해야하는 사신이니...기녀들보다 학식이 깊고
궐내 법도를 아는 의녀들로 수청들게 하라는것이...ㅇ전의
하명일세. 딴 소리 말고...어서 준비하게.
덕금과...홍춘...착잡한 얼굴인데...
허준을 비롯한 의관들의 얼굴도 무겁다...
응택 반반한 계집으로 엄선하게.
덕금 (침통한 표정이다)
홍춘 ...
허준 ...
S#60. 궐안일각
십수명의 내의녀들이 있는데...
그들중에 소현과 온지가 있다.
이때 한쪽에서 내의녀인 소비와 상궁이 오면...
다들 긴장된 얼굴로 서 있고...
상궁이...의녀들의 얼굴을 흩어본다.
의녀들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얼굴로...
긴장을 하고 있는데...
의녀들을 둘러본 상궁...
소비에게 무어라 귓속말을 한다.
소비 (의녀들을 보고)...소현이 앞으로 나오너라.
소현...의아한 얼굴이고...
S#61. 혜민서 일각
예진과 개금 채선과 세희와 수연등
의녀들이 있는데...
개금 무슨 일인데 갑자기 모이라는거야?
채선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때 한쪽에서 덕금과 홍춘...
그리고 소현을 찍었던 상궁이...
의녀들한테로 오면...다들 긴장한다.
상궁...서 있는 의녀들의 얼굴을 살피는데...
채선은...영문도 모르고...
자기가 뽑히기를 바라는 눈치로...
생글 생글 미소를 띠고...상궁을 보는데...
상궁...예진을 주시한다...
상궁 의녀들의 얼굴을 살피고...
덕금에게 무어라 귓속말을 하면...
덕금 ...예진이 나오너라...
채선...실망하는 얼굴...예진...어리둥절한데...
덕금 지금...마마님을 따라가거라.
S#62. 혜민서 일각
예진이 상궁을 따라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업무차 궁에 들어왔던 허준,
상궁과 함께 오는 예진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예진을 보는 허준의 놀라는 얼굴...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예진과
허준의 시선이 마주치는데...
그런 두사람의 얼굴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