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51부)
S#1. 오씨의 집 전경
S#2. 도지의 방
도지가..의서를 보고 있고..한쪽에선..숙정이..자수를 놓고 있다.
숙정..도지를 보고...무슨 할 말이 있는 듯 한데..
잠시 망설이다가..
숙정 나으리..
도지 (보면)..
숙정 ...나으리께서..별견의원으로 명나라에 가 계시는 동안..
어머님께 중한 병을 앓으셨습니다.
도지 (놀라고)중한 병이라니?
숙정 혈붕이라 했습니다. 하혈을 심하게 하셔서..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었습니다.
도지 ..
숙정 이름난 의원들도 모두 고개를 젓고 돌아갔고.. 저는
한상이한테 일러...나으리와 교분이 두텁다는.. 내의원
정봉사나으리께 어머님의 병증을 살펴 달라고 청했습니다만..
그분마저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하였습니다.
도지 (얼굴이 가늘게 떨리는데)... 하면..누가..어머니을 살펴드렸단
말이요?
숙정 ...허의원님이셨습니다.
도지 (놀란다)...
숙정 어머님은 허의원이 서방님의 앞길을 막았다고.. 치료를
거부하시고 심한 수모를 줬지만... 허의원은...성심을 다해
어머님을 병구완 하였습니다..
도지 ....
숙정 어머님은 나으리께 괜한 심려를 끼칠거라며.. 아무 말씀도
하지 말라셨지만..나으리께서도 알고 계셔야 겠기에..
도지 (자른다)알았소..
숙정 ....
도지 (착잡한 얼굴로 잠시 상념에 잠기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도지 방밖으로 나가고..
S#. 3오씨의 방.
오씨가 방안 한켠에 잠들어 있다..방에는 불이 켜져 있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도지의 목소리..
도지 (소리)어머니..소잡니다..
오씨가 도지의 목소리를 의식못하고 계속 잠들어 있으면..
방문을 열고 도지가 들어온다..
도지..오씨 옆에 앉아 잠든 오씨의 얼굴을 살핀다.
자신이 없는 사이에 부쩍 늙은 느낌인데..
도지..안스러운 얼굴로 오씨를 보다가..
오씨의 손목을 잡고 진맥을 한다.
그때 눈을 뜨고 도지를 보는 오씨..
오씨 깜박 잠이 들었어... (일어날려고 하면)
도지 그냥 누워 계십시오.
오씨 (도지가 진맥을 하는 것을 보고) 새아기가..말을 한
모양이구나.
도지 편찮으신덴 없습니까?
오씨 괜찮다..난 괜찮아..
도지 ...
오씨 (눈물이 핑돌면서) 날 위한다고 병을 돌봤지만 속으론 내
꼴을 보고.. 쾌재를 불렀을 것이야..
도지 ...그만 쉬십시오.
도지...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갈려는데..
오씨 도지야..
도지 (돌아보면)
오씨 그놈한테 내 목숨을 맡겨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니.... 그땔
생각하면..지금도 치가 떨린다.
도지 .....
도지..무거운 얼굴로 방밖으로 나간다.
오씨 (혼잣말로)허준이가 내 자식 앞지르는 꼴은 못본다.
암..죽으면 죽었지..내 그꼴은 못봐..
S#4 .마당 일각(밤)
마당 일각에서 서서 상념에 잠긴 도지..
S#5. 혜민서 전경(낮)
S#6. 혜민서 집무실
허준과 명원, 학도가 집무실 안에서 의복을 벗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금 들떠있는 명원과 학도.
명원 ..난 주상전하를 가까이서 뵙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
학도 ..가까이가 다 뭔가. 난 그림자도 뵌적이 없네 (가슴께를
만지며)용안을 우러러 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떨려 숨이
넘어갈 것 같네...
두사람의 들뜬 모습에 비해...다소 어두운 허준의 표정..
그때..안으로 들어오는 김만경.
만경 ..준비 다 됐으면 어서들 나가보게.
S#7. 혜민서 일각
덕금이 홍춘, 예진..세희 개금 수연등의 의녀들을 배웅한다.
덕금 ..행여..주상전하 앞에서 실수하는 일없도록..각별히 신경쓰게
홍춘 ..예...
덕금 (한탄한다)..채선이 고년이 있었으면 오죽 좋아했겠느냐...
덕금의 말에..홍춘을 비롯한 의녀들..침울해지고..
덕금 (그렁한 눈물을 옷고름으로 훔치면서)그만..가보게..
홍춘 ..다녀오겠습니다.
홍춘과 의녀들...덕금에게 인사하고 돌아서 간다.
그 모습을 보고..얕은 한숨을 내쉬는 덕금.
S#8. 궐안일각
허준을 비롯한 혜민서 의관들과 의녀들..
상화와 오근등이 궐안을 걸어가는데...
그때 한쪽에서 걸어오던 도지...이들과 마주친다.
도지..허준을 보자..얼굴이 굳어지고..
허준..먼저 도지에게 예를 표하고..다른 의관, 의녀들도
고개를 숙이는데...
도지..이들을 그냥 지나쳐가려다가.
도지 (허준에게)..자네..잠시...나 좀 보세..
허준 ....
허준..도지를 본다.
다른 사람들...가던길을 가고..
예진, 허준과 도지를 보고..한쪽으로 가는데..
허준 ..돌아오신지..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도지 ..수일 됐네..
허준 ...
도지 듣던 것보다..훨씬 힘든 길이였네.. 하지만....얻은 것도 많아..
수천리 길을 걸으며..많은 생각을 했지.. 내가
왜..매번..자네한테 밀려나야 하는지...
허준 ....
도지 (씁쓸하게 웃으면서) 아버지 말씀대로 타고난 성품이 달라서
일지도 몰라.
허준 ...
도지 (이내 표정을 바꾸어 굳은 얼굴로 허준을 보고) ..난 지금도
내 의술이 자네만 못하다고 생각진 않네. 꼭 내가 잃은 자릴
찾고 말것이야.
허준 ....
도지 자네가 어머니 병구완을 했단 말을 들었네.
허준 ...
도지 내 그에 합당한 사례는 꼭 하지.
허준 사례를 받고자 한 일이 아닙니다.
도지 아닐쎄. 자네한텐...어떤 이유를 막론하고..빚지긴 싫네.
도지..한쪽으로 가면... 허준..착잡한 얼굴로 그런
도지를 바라보는데..
S#9. 궐안일각
혜민서 의관, 의녀, 오근..상화가 있고...정태은과..소비..소현,
온지등 내의녀들...성인철..이태성..정성필등의 대신들이 있고..
한쪽엔..배천수가 있다..
이때 도지와 대면하느라..조금 늦은 허준이 빠른 걸음으로
일행들쪽으로 오는데..허준...지위가 높은 의관 중신들에게
예를 갖추고..자신의 자리에 가서 선다..
허준..긴장된 얼굴로 서 있으면 어디선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의식하고 고개를 돌려보면..
배천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허준의 얼굴이 굳어지고.
이때 내관이 오면서..
내관 주상선하 납시옵니다.
이때 한쪽에서...선조가 지밀상궁과 나인들..
내관들을 대동하고 나타난다.
선조가 무리들 앞에 서면...대신들과 의관 의녀들
머리를 숙여..예를 갖춘다.
선조 다들 고개를 들라. 과인이 그대들의 면면을 자세히 보고
싶다..
선조의 말에 조심스레 고개를 드는 의관들과..의녀들..
선조 이번 역병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오천이 넘었으니..
태조대왕께서...나라를 여신이래..이만한 환란이 또 없었다
헌데...그대들의 노고로..역병이 무마되었으니. 과인이 큰 짐을
덜었노라.
선조...대신들 앞으로 가고...정성필 앞에 선다..
선조 (정성필에게).구황 경차관으로 역병이 창궐한 지역으로 가
의관들을 진두지휘한 이판대감의 공이 크오.
성필 황공하옵니다.
선조...의관들의 얼굴을 살피며..
선조 애들 썼소..
의관들과 의녀들..선조가 자신의 앞을 지날때마다..
머리를 조아려 예를 갖추는데..
선조..허준앞에 이르러..
선조 매실을 찾아내어...역병에 대처한 허직장의 공이..누구보다
크다 들었네. 때맞춰..약을 찾지 못했으면...조선 팔도에
역병이 창궐하여 큰 화를 당할뻔 했어. 과인은 그대가 세운
공을 잊지 않을것이야.
허준 모두..합심하여 이뤄낸 일이옵니다. 소신의 공이라 하심은
당치 않으십니다.
선조 (흡족한 웃음을 띠면서 허준의 어깨를 두드려준다).
한쪽에서 착잡한 얼굴로 그런 선조와 허준을 바라보는
배천수의 시선..
선조 과인이 그대들을 위해 연회를 마련했으니.. 어서 가...그동안의
노고를 풀도록하라.
중신들과 의관들..머리를 조아리면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S#10. 내의원 탕약방
오근이 도약사령과 종약서원 서너명을 모아놓고..
다소 흥분한 얼굴로 열변을 토하고 있다.
오근 난 이제야 알겠네..왜 주상전하의 얼굴을 용안이라하는지..
감히...눈을 뜨고...쳐 다 볼수가 없어. 오금이 저리고...다리가
후들거리는데... 이때 낭랑한 옥음으로...과인이 그대들의
노고를 치하하노라.. 하시는데....야...그게...어찌 사람의
목소리라 할 수 있겠나.. 천상에서 울리는...옥음이였다네.
이때 탕약방으로 들어온..도지가 그 모습을 보고..
도지 뭣들 하는겐가?
다들 화들짝 놀라고.. 일하는척 하는데..
오근 도지를 보고 당황하고..인사를 한다.
오근 나으리...사신행차를 수행하시는동안..강령하셨습니까?
도지 그런 오근을 무시하고...도약사령쪽으로 가면..
오근 (머쓱하고)...
도지 (도약사령에게)내가 말한 약재는 준비됐는가?
사령 예..나으리..
도약사령이..한쪽에서...약재꾸러미를 도지에게 건넨다.
도지..약재를 받아들고..탕약방밖으로 나가는데..
그런 도지를 주시하던 오근이 도약사령에게 다가가서..
오근 뭔 약잰가?
사령 소인도 잘 모르겠습니다요. 화제를 적어주시면서..최상질의
약재로 준비하라셨습니다.
오근 ....(혼잣말로)고생을 해도..싸가지는 옛날 그대로구만..
오랜만에 봤는데...아는척 좀 하면...안되나.
S#11.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가..있고..그 앞에..도지가 약재를 들고 들어와 선다.
예수 대감께 날 대신해 문안 여쭙게..
도지 예..영감. 소인 다녀오겠습니다.
도지..양예수한테 예를 갖추고 집무실을 나가면..
정작 어딜 가는겁니까?
예수 좌찬성대감께 소갈증세가 있다해서..병세를 살펴드리러
가는걸세. 대감께서..유주부를 보내달라고..하셨네.
정작 이번 사신행차길에 유주부가..좌찬성대감의 눈에 든
모양입니다.
예수 유주부 야심으로...그대로 주저않을순 없었겠지..
예수 묘한 미소를 띠는데...
S#12. 궐안일각.
도지가..약재를 들고 궐안을 걸어가는데.
이때 태은이 그런 도지에게 다가간다.
태은 나으리..어딜 가십니까?
도지 ..내가 어딜 가든..자네가 무슨 상관인가?
태은 (당황해서)나..나으리..
도지...그냥 걸어가는데.. 태은 당황한 얼굴로..
도지를 따라가면서..
태은 나으리..소인한테 무슨 섭섭한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도지 (걸음을 멈추고 태은을 본다)... 자네처럼 지조없는 인간과는
상종을 않을 생각일세..
태은 나으리..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도지 몰라서 묻는겐가?
태은 ...
도지 내가..별견의원 나가 있는동안..내 사가에서 자네한테 기별을
한적이 있을걸세..
태은 (당황한다)..
도지 어머니가 몹시 위중하셨네. 아무 관계도 없는 남이라도
병자가 아프다면...의관인 자네는.. 달려갔어야했어. 헌데..자넨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했다더군.
태은 나으리..그...그건...소인이..
도지 됐네..구차한 변명 듣기싫네. 자네 눈엔...내 입지가 끝난걸로
보이겠지만.. 어디 두고 봐.
도지 냉담한 얼굴로 가면..태은 난감한 표정으로
그런 도지를 바라본다.
S#13. 문승훈의 집 외경
S#14. 문승훈의 방
도지가 좌찬성 문승훈을 진맥하고 있다..
도지 ...이제 침은..그만 써도 될 것 같습니다..
승훈 ..허면..다 나았다는겐가..?
도지 ..앞으로...섭생에만 유의하신다면.. 다신 고생하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승훈 고맙네....행여 먼길에 병이 악화되지나 않았나 노심초사
했는데.. 도리어 자네 덕에 지병을 고쳤어.
도지 (약재를 밀며)..이건 대감의 기력을 돋궈줄 보약입니다.
승훈 (너무 만족스럽다)..허허...고맙네.
그때..밖에서 하인의 목소리.
하인 (소리).대감마님..내수사 별좌 나으리께서 오셨습니다..
승훈 ..어서 안으로 뫼셔라..
도지..누군가..하는 얼굴이 되는데...
김공량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다..
승훈 어서 오시게...
도지 (자리에서 일어나며)..소인은 이만..물러가 보겠습니다..
승훈 아닐세...곧 술상을 들일 것이니..한잔 들고가게..
도지 ...(김공량을 보는데)
(시간경과)
문승훈과 김공량..도지가 술상을 놓고 앉아있다..
다소 긴장한 얼굴의 도지..
승훈 인사들 나누게....이사람은..내의원 의관인 유주부네..
도지 ..유도지라 합니다..
공량 김공량이네...
승훈 인경궁 인빈마마의 오라빌세..
도지 다소 놀란 얼굴로 김공량을 보고.
김공량.. 술잔을 들이키는데...
승훈 요즘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권세를 누리고 있지.
공량 내수사 별좌 따위가 권세라니요. 농이 과하십니다 대감.
승훈 인빈마마에 대한 전하의 총애가 각별함은 궐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네. 마마의 권세가..자네의 권세 아니던가?.
공량..싫지 않은 얼굴로 희미한 미소를 짓는데..
공량 (약간은 거만한 시선으로 도지를 보고)대감의 환후라면 의당
어의가 살펴야지..어찌.. 아랫것을 보냈답니까?
승훈 ..내가 일부러 유주부를 청했네.
공량 .....?
승훈 젊지만 의술이 뛰어난 사람일세..
도지 과찬이십니다 .
승훈 (웃는)...내가 없는 소릴 하는가. 유주부 덕에 내 오랜 지병을
고쳤어..
공량..도지를 보고..
S#15. 좌찬성의 집 밖(밤)
도지와 공량이 밖으로 나와 있다.
도지 소인...이만...물러가 보겠습니다..
공량 다시..입궐하는가...?
도지 아닙니다...
공량 잘 됐네..하면 나하고 술이나 한잔 더 하세.
도지 ...
공량..몸을 돌려. 걸어가고..
도지..그런 공량을 보는데..그런 도지의 얼굴위로..
승훈 (E)인경궁 인빈마마의 오라빌세.. 요즘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권세를 누리고 있지.
공량 .내수사 별좌 따위가 권세라니요. 농이 과하십니다 대감.
승훈 인빈마마에 대한 전하의 총애가 각별함은 궐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네. 마마의 권세가..자네의 권세 아니던가?.
좌천성의 말을 떠올린 도지 다소 흥분되는 얼굴인데..
S#16. 기방(밤)
김공량과 술상을 마주한 도지..기녀는 없어도 됨.
공량 ..그 나이에 주부라면..의관으로썬 승차가 빠른 셈이군..
도지 .....
공량 대감의 말대로..자네의 의술이 뛰어나다면.. 인빈마마께 자넬
천거할까 하는데...자네 의향은 어떤가..?
도지 ....기회만 주신다면...성심을 다해..마마를 보필하겠습니다.
공량 ..성심만으론 부족하네.. 마마의 심려를 덜어드릴..재주가
필요해.
도지 ...심려라 하심은?.
공량 ..지금 마마께서는 전하의 총애를 얻고 계시네만. 아직
태기가 없으시네.
도지 ...
공량 ..지금껏 공빈이 중전마마를 젖히고..왕실의 안주인 행세를
한것은 임해군 광해군 두분 왕자를 생산했기 때문이 아닌가..
만약..마마께서 회임을 하시고..왕자아기씨만 생산하신다면..
전하의 총애는 더욱 각별해지실걸세. 마마께서 회임하실 수
있도록..자네가 힘써 줄 수 있겠는가?
도지 (숨막힌다) 공량..도지를 의미심장하게 보고...도지 마른침을
삼키는데..
S#17. 궐안일각(아침).
도지가 걸어간다. 흥분된 얼굴인데..
공량 (소리)만약..마마께서 회임을 하시고..왕자아기씨만
생산하신다면.. 전하의 총애는 더욱 각별해지실걸세..
마마께서 회임하실 수 있도록 자네가 힘써 줄 수 있겠는가?
흥분과 긴장으로 상기되는 도지의 얼굴
도지 (마음의 소리)...하늘이 주신 기회다.. 어쩌면 내 일생에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몰라.. 이 기횔..잡아야 한다...무슨
일이 있어도...잡아야해.
S#18. 내의원 약재창(밤)
촛불아래서 의서를 보고 있는 도지.
약재를 보고....약재창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약재를 선별하는데..
S#19. 탕약방(낮)
탕약방 한쪽에...도지와 도약사령이 있다..
도지가..도약사령에게 화제를 건네주면서..
도지 이 화제대로 탕약을 다리게.
사령 (화제를 보는데)..
도지 .약재는 내가 직접 수령을 해줄터이니..탕약을 다리는
일이...다른 사람들..눈에 띄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게..
사령 예 나으리.
이때 탕약방 한쪽으로 태은이 들어오고..
태은...도지와 사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 숙덕거리는 것을
본다.. 도지.. 사령에게 말을 마치고..탕약방밖으로 나가는데..
태은 궁금한 얼굴로...도약사령에게 다가가고.
태은 ..무슨 일로 숙덕거린겐가?
사령 별일 아닙니다요.
태은 별일아니라니.. (도약사령이 들고 있는 화제를 보고)그건
뭔가?
사령 (당황하고)아..아무것도 아닙니다요.
태은 이리 줘 보게..
사령 나으리..
태은 이리 줘 보라니까..
사령 (쩔쩔매다가...어쩔수 없이..화제를 태은에게 준다)..
태은...화제를 보는데..
태은 이게 뭔가?
사령 나으리..
태은 뭐냐고 묻지 않는가?
사령 유주부 나으리께서...인빈마마께 올리는 탕약이라고
하셨습니다.
태은 (놀란다)인빈마마?
사령 나으리..유주부나으리께서...다른 사람한테는 이 사실을 절대로
함구하라 하셨습니다. 제발 소인의 입장을..
태은 알았네..(화제를 주면서)그만 가보게.
사령..한쪽으로 가면..
태은 ..(혼잣말로)인빈마마라.. 궁의도 아니면서 탕약까지 올리는걸
보면..벌써 인빈마마의 끈을 잡았다는 얘긴가... (머리를
굴리고)공빈마마는..지는해요..인빈마마가 뜨는해니..
그렇다면.....
S#20. 인경궁 외경
S#21. 인경궁. 인빈의 방
인빈과 김공량이 방안에 앉아있는데...
방문을 열리고...긴장한 얼굴의 도지가 쟁반에 탕약을
받쳐들고 들어온다..
도지..인빈을 향해..머리를 조아리며 예를 표하고..
인빈..그런 도지를 찬찬히 흝어본다.
도지 (인빈에게)..소인 유도지라 하옵니다.
도지..긴장한 얼굴로 서있고..인빈의 눈매..날카로운데..
공량..어떠냐..는 얼굴로 인빈을 바라본다..
인빈 앉으시오.
도지.자리에 앉으면.
인빈 .내 유주부에 관한 이야기는 전해들었소.. 좌찬성대감께서도
출중한 의관이라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소..
도지 ....황공하옵니다.
공량 헌데..내 사람을 시켜 자네의 전력을 알아보니..이상한 점이
있었네..
도지 ....
공량 ..내의원에 입격한 후에 전례없는 승차를 거듭하다가... 근자에
들어서 진숙궁의 궁의자리를 내놓고.. 별견의관직을
수행했다는데...
도지 (당황한다)....
공량 걱정말게.. 마마께서는 자네의 그 점이 더 마음에
들어하시네.
도지 (공량을 보면)..
공량 출세가도를 달리다..좌절을 겪었으니 절치부심했겠지.
도지..놀란 얼굴로 인빈을 보면..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는 인빈..
인빈 유주부가 날 위해 애 써준다면.. 나 또한 유주부한테 기회를
줄것이요.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소?
도지 성심을 다해...모시겠습니다..마마.
S#22.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와 정작, 송학규 김응택등 내의원 고위 의관들과
도지 정태은. 이공기등의 의관들이 있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내의원 서리의 목소리..
서리 (소리)도제조 대감 납시었습니다.
의관들 자리에서 일어나면 성인철과 이태성등이 들어온다.
성인철과 이태성이 자리에 앉으면..의관들 다들 자리에 앉고.
인철 ..이번에 역병을 무마하고 돌아온 의관들에게 한 품계씩
올려주라는 주상전하의 어명이 계셨소.
순간..밝아지는 정태은의 얼굴..
인철 내의원의 수장인 어의 영감도..종이품 당상관인 가의대부로
승차시키라는 어명이 계셨으나..의관이 신분으로 동반정직에
서하는 것은 외람된 것이라는 사간원의 상소가 잇따라
끝내는 관철되지 못하였소. 양해하시오.
태성 어의영감과 매실의 처방으로 공이 큰 허직장한테는
주상전하께서 호피를 하사하신다하오.
양예수 (씁쓸하고 어색한 미소)....
인철 공이 큰 의관들에게 녹피를 하시하신 것은 여러번 봤으나
호피는 처음이 아닌가?
태성 그렇습니다..대감.
도지..굳은 얼굴로...양예수의 표정을 살피는데..
S#23. 혜민서 집무실.
김만경과 허준..이명원이 의서를 보고 있는데 이때 장학도가
급하게 들어온다.
학도 (다소 흥분하여 명원)이보게..이보게.
명원 뭔일로 또 숨이 넘어가는가?
학도 ...나...정말 숨이 넘어갈 지경일세.
만경..허준..명원이 학도를 보면..
학도 이번에 황해도에 파송되었던 의관들은 모두 한품계식 승차를
한다네. 허직장은 주부나으리가 되고...이봉사는 직장..나는
봉사가 되는거지. 특히..허직장..아니
허주부나으리한텐...주상전하께서...호피까지 하사 하신다하네.
(허준을 보고)감축하옵니다..나으리..
허준 .....
학도 ..(만경을 보고 놀리듯이)나으리..이젠..나으리와..제가...같은
품계가 되었습니다요.
만경 (헛기침)어허...같은 품계라니.. 내 품계는 십년묵은 품계야.
어의같은 봉사니..맞먹으려 들면 요절날줄 알아.
학도와 만경..명원 기분좋게 웃는데..허준의 표정은 어둡다.
허준 (어둡다)
명원 (그런 허준의 표정을 의식하고)안색이 왜 그런가? 주부로
승차되고...호피까지 하사 받는 다는데...기쁘지 않은가?
허준 (어색한 미소)... 난..이만 나가보겠네..
허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집무실 밖으로 나가면..
의아한 얼굴로..보는 명원과 학도..
만경은 허준의 속내를 이해하는듯..착잡한 얼굴로 보는데.
S#24. 혜민서일각
태은이 혜민서로 들어오고...태은..지나가는 의녀 수연을 잡고..
태은 허직장 나으리 계시냐?
수연 좀전에.저쪽으로 가셨습니다.
수연..혜민서 한쪽을 가리키면..태은이 그쪽으로 가는데...
S#25. 혜민서 일각.
한적한 장소에서..상념에 잠겨 있는 허준.
궐안에서 선조의 치하를 받던 자신을 바라보던 배천수의
표정이 떠오르는데..
허준 괴롭다.이때 만경이 그런 허준에게 다가간다..
허준...그런 만경을 의식하는데..
두사람..잠시 말이 없다가..
만경 ...천수 그사람도...황해도에 파송되었다면서?
허준 ..예..
만경 하면...자넬 가까이서 봤겠구만..
허준 ...
만경 자네가...역병 걸린 병자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제대로
봤다면 자넬 달리 생각할게야.
허준 이대로...더는 못견디겠습니다. 저를 쳐다보는 종사관
나으리의 시선이.. 서슬 시퍼란 칼날보다 더 매섭게 제
가슴을 후빕니다. 차라리 죄값을 치르는 것이 속이 편할 듯
싶습니다.
만경 쓸데없는 소리말아.
이때 다가오던 태은, 만경이 버럭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의아한
얼굴로 걸음을 멈춘다
만경과 허준은 태은을 의식못하고..
만경 쉽게 포기말게. 자네가 해주에 가 있는 동안..혜민서를
찾는...병자들이.. 허의원 어딨냐고 난리들이였어. 도성 안팍에
사는 가난한 백성은 물론이고.. 궐안에서도 자넬 필요로 해.
다들 자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아는데.. 자네
스스로...자네 가치를 버릴셈인가!
허준 소인 한때는...세월이 가면...지난날의 과오도..덮어질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지울 수 없다는걸 알았습니다.
은폐하고자 버둥거릴수록 더 추해진다는걸 알았습니다.
만경 자네...자네 안사람과 혼인을 한 것이 과오라 생각하나?
반가의 여식과 혼인을 한 것이 과오야?
허준 아닙니다. 다시 그런 상황이 생겨도..혼인을 할것입니다.
만경 그럼 됐네. 자네가...국법으로 엄금하고 있는 밀거래를 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야. 허나 그 일은 어떻게든 해결해 볼
여지가 있네 천수가 가장 큰 문제로 삼는 것은 자네가
반가의 여식과 혼인을 해서 반상의 법도를 어겼다는 것이네.
그 때문에 자넬 용서할수 없다고 하더군.. 하지만..난 달리
생각하네. 대체 반상의 법도라는 게 뭔가? 자네
날게...난...유의일세..허울좋은 양반이지.. 양반신분으로 남들은
거들떠도 안보는 의관을 자청했어. 내가 좋아서 한다는데
뭐가 문제야. 자네도 마찬가지야.. 사람 좋아하는 일이 어찌
제 의지대로 된다던가? 그건 과오가 아닐세.
허준 하지만 세상이..
만경 (화를 내면서)제길...세상이 어쨌다는거야!! 중요한건 자네
맘이야.
허준 ...
만경 포기하지 말게. 내가 천수를 만나서 다시 설득해 볼것이니..
이대로 포기하지 말아.
허준 ...(착잡하고)..
이때 몸을 숨긴채 만경과 허준의 말을 들은 태은의
놀란 얼굴.
S#26. 포도청 외경
S#27. 포도청 집무실.
배천수가 포도청 집무실에 앉아있다.
앞에 포도부장이 있는데..
포도부장 허직장이 주부로 승차되고 궁의가 될것이라 합니다.
언제까지 보고만 계실겁니까?
배천수 허직장에 대한 .주상전하의 총애가 이만저만한게 아닐세.
만약...허직장의 과거가 밝혀지면 그 사실은 주상전하께도..
알려질 것이야. 섣부르게 결정을 내렸다간 낭패를 것이네..
서두르지말고..다시...허직장 주변을 내사해서 모든걸 확실하게
하세..
이때 포졸 한명이..집무실로 들어와서..
포졸 나으리...혜민서 의관 김만경 나으리가 뵙자고 청하십니다.
배천수.난감한 얼굴로 잠시 생각하다가..
배천수 없다고 전하라.
포졸 예..
포졸이 밖으로 나간다..
S#28. 포도청일각.
만경이..배천수를 기다리는데..이때 한쪽에서 포졸이 나오고..
만경 종사관 나으리는 안나타나고 어찌 자네 혼자 오는가?
포졸 나으리께서는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만경 좀전엔 있다 하지 않았나!
포졸 (쩔쩔맨다)저..그게...
만경 날 만나지 않겠다던가?
포졸 아니..그게 아니오라..
만경 (짐작이 가는듯)알았네.
만경이 돌아서서..포도청밖으로 나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나타나..그런 만경의 뒷모습을 착잡한
얼굴로 보는...배천수.
S#29. 허준의 집 외경(밤)
(E) 웃음소리
일서(E) 직장으로 승차된지가 언젠데 다시 주부나으리가 된거야!
S#30. 손씨의 방.
오근과 일서..양태..함안댁..그리고 손씨와 다희가 있고..
조촐한 술상이 차려져 있다.
일서 이렇게 나가면 어의가 되는건 시간문젤세.
오근 주부로 승차한데가..주상전하께서..친히 호피까지 하사
하신다네..
함안댁 (놀란 얼굴로)호..호피?
일서 그..그게 정말이요?
오근 정말이다마다.
일서 야...호피 한 장이면...세칸 짜리 기와집 한칸에다.. 쌀
서른섬은 거뜬하게 사지.. 아니 아니..돈주고도 못사는
물건이야...
함안댁 우리 언년아버지가 지리산에서..사냥꾼 노릇 십수년을
했지만.. 호랭이는 한번도 못잡아 봤잖아. (다희와 손씨를
보고)아이고..복터졌네..복터졌어.
다희와 손씨..어딘지 어두운 얼굴로...희미한 미소를 띤다.
일서 성님..호피가..왜 그리 값나가는줄 아시오?
오근 ..귀하니까 그렇겠지.
일서 그게 아니라..남정네가..호피위에서..잠을자고 나면... 오줌발이
달라진다 이거야. 요강이 뒤집어 진다는구만.
오근 그게 정말인가?
일서 나야 안자봐서 모르겠지만..자본 사람말에 의하면.. 그렇다고
합디다.
오근 ...하면...내 허의원한테 사정해서...호피깔고 한번
자봐야겠구만.
양태 형님도 참...홀아비 신세에...어찌 감당할려고 그러시우.
함안댁 (넌지시)호피위에서 잠잘 사람은 따로있지.
일서 (찔끔)...어유..이걸 그냥..
다들 웃고...
양태 그나 저나..형님은 왜 이리 안오시나 모르겠네.
이때 밖에서 들리는 허준의 목소리..
허준 (소리)겸아.
일서 호랭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형님이 호랭일세..
방문을 열고..
일서 형님..어서 들어오슈..
허준이 방으로 들어오고..의아한 얼굴들인데..
허준 (자리에 앉으면서)어쩐 일들인가?
양태 어쩐 일이라니... 형님 주부나으리로 승차됐다는
소식듣고..다들 감축하러 왔지. 잔치는 못해도..조촐하게
술판벌립시다.
허준 미안하네. 다음 기회에 하지.
다들 의아한 얼굴로 허준을 본다.
양태..무슨 일인지 짐작이 가는지 얼른..
양태 그...그럽시다.
일서 아니..이렇게 좋은날..왜 이러시나. 술은 내가 살게..내가
산다니까.
양태 형님..이만 갑시다. 형수님!
손씨 그래..다음에 잔치라도 하세.
양태...오근과..일서..함안댁을 몰듯이..밖으로 데려나간다.
오근이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방안으로 들어와서..
오근 허의원...자네 주상전하께..호피를 하사 받으면.. 한..달포쯤 나
좀 빌려주게.
허준 ..그러지요.
오근 고..고맙네.
오근이...입이 쫙 벌어져서 방밖으로 나간다.
다희..안스러운 얼굴로..허준을 보는데..우울한 허준의 모습
S#31. 허준의 방.(밤)
허준이 상념에 잠겨서..자리에 앉아있으면..
다희가 그런 허준을 바라보는데..
다희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진다..
다희 서방님..
허준 ...(보면 눈물 그렁한 얼굴로 자신을 보고 있는 다희)...
다희 ..저는...서방님께서..역병을 무마하는데..큰 공을 세우셨다는
소식을 듣고..행여..지난 과거를 면죄받을수 있지
않을까..기대를 하였습니다.
허준 ..
다희 그만한 공으로도...묻혀질 수 없다면 차라리...제가..포도청
종사관을 만나서 사정을 해보겠습니다. 제가..산음으로
서방님을 찾아간 사정을 고하고..읍소를 해보겠습니다.
서방님을 만나 혼인을 한 것이 순전히 제 뜻이 였다는 것을
밝히면..
허준 부질없는짓이요.
다희 .....
허준 막다른 길이요. 더는 피해갈수 없어.
다희..눈물을 흘리고...허준 착잡한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양태의 목소리..
양태 (소리)형님..잠시 밖에 좀 나와 보시우.
S#32. 마당(밤)
허준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마당 한켠에 양태와..안광익이 서 있다..
광익을 본...허준이 놀란 얼굴로..
허준 스승님..
광익 ..너무 늦었나 싶지만.. 내 긴히 할 말이 있어 들렸다.
허준 어서 드십시오.
S#33. 방안.
허준과 안광익이 앉아있다.
광익 내 지금..역병이 창궐했던 황해도..일대를 돌고 오는 길이다.
허준 ...
광익 역병으로 인한..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내 눈으로 직접 봤다
네가..매실을 처방해서..그정도로 수습이 되었다니
천만다행이야..
허준 ...
광익 내 이밤에..널 찾은것은..네게 꼭 전할 말이 있어서다..
허준 ...
광익 밀양 얼음골에서 숨을 거둔 유의원이나 지금도
대풍창병자들을 돌보고 있을 삼적이나..지리산에서 널 만나
의술을 전수했던 나나...너에게 거는 남다른 기대가 있다.
허준 ....
광익 그것은 네가 내의원에서 명성을 떨치는 의원이 되란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심의가 되고자
한다면.. 네가 해야할 일이 따로있다.
허준 ...
광익 명나라 사람..주숙이..쓴..보제방이란 의서를 아느냐?
허준 ..그런 의서가 있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광익 주숙이 쓴 보제방에 집록된 처방이....무려...육만 천
칠백삽십구종에 이른다.
허준 (놀란
다)..
광익 ..게다가..지금..명나라엔..이시진이란 의원이..본초강목이란
의서를 저술중이라 한다. 그 의서는 세상 만병의 발단과
진행을..열여섯 줄기로 대별하고.. 천팔백구십이종의 동물.식물
광물을 망라한 약물의 효험을 기록한다는구나.
허준 ....(역시 놀라는데)..
광익 ...그 방대한 의서를 집필하고자...이시진이란 의원은 벌써
십수년째.. 중국땅을 돌아다니며..약재를 채집중이라 들었다.
허준 ...
광익 내가 왜 주숙과 이시진의 얘기를 하는지 알겠느냐?
허준 ...
광익 ..세상엔..제 자신의 의술을 뽑내는 의원은 많으나..
진정..백성을 위하고...후손을 위하는 의원은 많지가 않다.
황해도에서..역병으로 죽어가는 숱한 백성들을 보면서. 무얼
느꼈느냐?
허준 ...
광익 진작...백성들을 위해...의원으로서의 노고를 다했던들.. 그처럼
숱한 사람들이 무참하게 죽진 않았을것이다. 혜민서와
내의원 울타리에 자신을 가두어 무사 안일하게 살지 말고
진정 네가 해야할 일이 무언
지.. 고민을 하거라.
허준 ..(광익의 말에 충격을 받은듯).....
S#34. 내의원 전경(밤)
S#35. 내의원 협실(밤)
도지가..혼자 앉아서 의서를 보고 있는데..
이때 정태은이..협실로 들어온다.
도지..힐끔 태은을 보고..시선을 의서에 둔채..
도지 퇴궐 안하고 어쩐 일인가?
태은 나으리..
도지 (보면)..
태은 나으리께..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도지 난..자네와 긴한 얘기를 주고 받고 싶은 심정이 아닐세..
태은 나으리. 제가...나으리께 잘못했으나.. 지금 제가 하는 얘기를
들으시면..제 잘못을 어느정도는 만회 할것이라 사료됩니다..
도지 ...?
태은 (묘한 웃음을 띠면서)틀림없이..나으리의 눈과 귀가 번쩍
열릴것입니다.
도지 ...뭔가?
S#36. 허준의 방.
불꺼진 방에 다희와 허준이 누워있다.
허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상념에 잠겨 있는데..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만경 (E)쉽게 포기말게. 자네가 해주에 가 있는 동안..혜민서를
찾는...병자들이.. 허의원 어딨냐고 난리들이였어. 도성 안팍에
사는 가난한 백성은 물론이고.. 궐안에서도 자넬 필요로 해.
다들 자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아는데.. 자네
스스로...자네 가치를 버릴셈인가!
그런 만경이 떠오르고..
다시 안광익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광익 (E)내가 왜 주숙과 이시진의 얘기를 하는지 알겠느냐?
허준 ...
광익 ..세상엔..제 자신의 의술을 뽑내는 의원은 많으나..
진정..백성을 위하고...후손을 위하는 의원은 많지가 않다.
황해도에서..역병으로 죽어가는 숱한 백성들을 보면서. 무얼
느꼈느냐?
허준 ...
광익 진작...백성들을 위해...의원으로서의 노고를 다했던들.. 그처럼
숱한 사람들이 무참하게 죽진 않았을것이다. 혜민서와
내의원 울타리에 자신을 가두어 무사 안일하게 살지 말고
진정 네가 해야할 일이 무언지.. 고민을 하거라.
안광익의 말을 떠올린. 허준..자리에서 일어나 앉는다..
허준 (마음의 소리)그래..이대로 포기할순 없다. 난 할 일이
있어.스승님의 주검앞에서 한 맹세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대로 주저 앉을 순 없다.
어둠속 허준의 눈빛이 강렬한 결의에 차오르고.
S#37. 내의원 협실.
정태은이 도지에게 허준의 얘기를 한 듯..
도지 (놀란 얼굴로)그게 정말인가?
태은 ...제가.직접 똑똑히 들었습니다.
도지 ...
태은 ..어떻습니까? 이만하면...나으리께서 그토록 경원하시는
허직장의 인생이 급전직하로 추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습니까?
도지 ...(잠시 말이 없다가).. 그 얘길 왜 나한테 하는겐가?
태은 (도지의 말에 당황하는데)나으리..
도지 난 안들은걸로 하겠네..그만 나가보게.
태은 ..(그런 도지를 보고...어쩔줄 모르는데)..
도지 (E)무얼하는가? 나가보라지 않는가?
태은 착잡한 얼굴로 밖으로 나간다.
태은이 밖으로 나가면..
도지의 얼굴에 갈등이 비추어지고..
S#38. 포도청 전경(아침)..
S#39. 포도청 마당.
포졸들이 오가는 포도청 마당안으로..허준이 들어온다.
허준..지나가는 포도부장에게..
허준 종사관 나으리를 뵙고 싶소.
S#40. 포도청 집무실.
집무실에 배천수가 있는데..
이때 포도부장이 들어온다.
포도부장 나으리...혜민서 허직장이 나으리를 뵙겠다 청합니다.
배천수 (의외라는 듯 놀란 얼굴인데)..
잠시 생각하더니..
배천수 들라하라.
포도부장 밖으로 나가더니 잠시후..허준이를 데리고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다.
허준 굳은 얼굴로..집무실 안으로 들어오면..
배천수와 시선이 마주치고..허준 배천수에게 예를 갖춘다..
배천수 앉게..
허준..자리에 앉고..
배천수 (포도부장을 보고)자넨 그만 나가보게..
포도부장이 밖으로 나가면..
배천수와 시선이 마주치는 허준.
두사람 말이 없는데..
S#41. 내의원 일각
김응택과 송학규가 걸어가는데.
이때 한쪽에서 정태은이 오고..
정태은 나으리.
학규 무슨일인가?
태은 소인 나으리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때 한쪽에서 오던 도지
그런 태은과 응택..학규를 목격하고..
응택과 학규..태은의 말을 듣고는 놀라는 표정이고..
그런 응택과 학규를 보는 도지의 입가에 약간의 갈등이
떠오르고 도지 한쪽으로 간다.
S#42.탕약방
탕약방 한켠에 혼자 앉아있는 도지..
도지 (마음에 소리)내의원과 혜민서엔 허준이를 경원시 하는
자들이 한둘이 아닌데..결국은 일이 터지고 마는구나
이때 도약사령이 탕약방으로 들어오면..
도지 .인빈마마께 올릴 탕약은 어찌 됐는가?
사령 곧 대령하겠습니다요..
도지 성심을 다해 다려야하네..
사령 예 나으리..
S#43. 포도청 집무실
허준과 배천수가 있고..
허준 소인..천첩의 소생으로 태어나 제 신분의 한계에 절망하고.
어리석게도..젊은 시절을 헛되이 살았습니다. 그래서 국법이
금하는 밀무역을 하게됐고 그 와중에 역모로 몰려 북청에
유배와 있던..이정찬대감과..그 여식인 제 안사람을
만났습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이정찬대감의 장례를
치르면서 홀로된 그분의 여식에게..연민을 가졌고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천수 ...
허준 그 뒤로 반상의 법도를 어기고.. 신분을 숨긴채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소인..사람답게 살고자 애썼습니다. 의원이
되어..성심으로 병자를 돌봤습니다.
천수 ...
허준 파락호로 헛되이 살던 제가...진창에서 벗어난 것은.. 제
안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으리..소인...지엄한 국법을
어겼으나.. 지금도..제 안사람과 혼인을 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천수 하면..죄값을 치르겠다는 말은 거짓이였나?
허준 ...진심입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허나,
나으리 달리 죄값을 치르게 해주십시오.
천수 ...
허준 소인..의원으로 할 일이 있습니다. 나으리께서도 역병이
창궐하는 지역에서 무참하게 죽어가는 백성들을 보지
않으셨습니까? 소인..그들을 위해 할 일이 있습니다.
천수 ...
허준 나으리..소인...나으리께...간청드리는 것은.. 제 자신의 영달과
출세를 바래서가 아닙니다. 진정으로 병자를 긍휼히 여기는
심의가 되자면. 옥사에 갇혀 의미없는 세월을 보내는것보다..
몇 갑절은 힘들게 살아야 할것입니다. 나으리..소인...죄값을
달리 받게 해주십시오. 소인..고통받는 병자들을 위해 할
일이 있습니다. 소인이...제대로 죄 값을 치르지 못했다
생각되시면.. 그때 벌해주십시오.
배천수...말없이 고민을 하는데...
허준의 간청에 마음이 흔들린 듯..
허준 나으리..
배천수 그만 돌아가게.
허준 (어떻게 되나?)
S#44. 도제조 집무실
성인철과 정성필, 이태성 양예수가 모여 회합을 하고 있다
인철 ..중전마마께는 탕약을 계속 올리고 있소?.
예수 ..예..백자부귀환과 사물탕을 지어 올리고 있습니다..
성필 ..어의의 생각은 어떻소? 벌써 십년째 태기가 없으시다면..
중전마마께서 회임을 하시는 것은.. 앞으로도 불가한 일로
봐야되는게 아니오?
예수 (난감한)..중전마마의 춘추가 아직 미령하시니 쉽게 단정지을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인철 (심각한..)..주장전하께서는 적통의 왕자 보시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계시오. 이점을 명심하고...중전마마의
안위를..각별히 살피도록 하시오
예수 ..예....
그때 밖에서 내의원 서리의 목소리가 들린다
서리 (소리)대감..혜민서 김판관과 송주부가 대감마님을 뵙겠다
청하옵니다.
양예수..무슨 일인가..의아한 얼굴인데..
인철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안으로 들어와 예를 갖추는 응택과 학규.
인철 ..무슨 일인가..?
응택 혜민서 의관인 허직장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응택의 말에...다들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S#45. 내의원 집무실
양예수가 당혹스러움이 가득한 얼굴로..들어내며
응택과 학규를 나무라고 있는데..한쪽엔 도지가 표정없이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예수 ..그런 일이 있다면 먼저 나한테 고했어야지.. 앞 뒤
가려보지도 않고 덜컥 대감들께 이 사실을 전하면 대체
어쩌자는게야.
학규 하오나..사안이 너무 중하고 촌각을 다투는 지라..
예수 듣기 싫네. 지금 자네들이 일을 얼마나 크게 만들었는지
알고나 있는가. 다들..왜 이리 분별이 없어!!
양예수..심난한 지..난감한 얼굴이고...
응택과 학규..난처한 얼굴로 서로를 보고...
예수 틀림없는 사실인가...?
응택 ....?
예수 ..허직장이 밀무역을 하고 죄인을 피신시켰으며 반가의
여식과 혼인하여 반상의 법도를 어긴 것이 틀림없냐는
말이야
응택 말씀드린대로 이미 포도청에서도 내사를 했다고 합니다..
이제 허준이는..중벌을 면키어려울 것입니다.
양예수...난감한 얼굴로 있다가..
예수 ...(혼잣말로 탄식을 하듯이)...쓸만한 의관 하나 키우기가..
이리도 힘든가.
도지..그런 양예수를 바라보는데...
S#46. 도제조 집무실
정성필과 성인철, 이태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정성필과 이태성 다소 흥분해있고..
성인철..괴롭게 눈을 감고..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성필 말이나 될 법한 일입니까... 그런 중죄인이 내의원
의관노릇을 하고 있었다니요. 그놈이 조정을 능멸하려 들지
않고서야.. 어찌 그같은 짓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인철 .....
태성 ..대감.. 이 일이 공론화되면 삼의사를 이끄는 우리도 책임을
져야할 것 아니겠습니까?
인철 ....
성필 포도청에서 내사를 하고 있다면.. 이미 공론화된것이나
다름없소.. 그전에...우리가 먼저...손을 써야하오.
태성 (끄덕인다)
성필 ..포도청에서 그놈을 압송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허준이를
직소해야지요... 그래야.. 중죄인이 의관행세를 하도록
내버려두었다는 책임을..면할게 아닙니까...
인철 참으로 답답하시요..! 내의원 제조란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는
소리가..고작.. 책임을 모면할 방책을 찾는거란 말이요!
인철의 호통에 머쓱한 성필....
인철 ..우선은 진위부터..알아볼 것이니.. 섣불리 나서서 일을
그르치지 마시요..
인철..심난한 얼굴로 밖으로 나가면..
정성필...불쾌한데...
S#47. 포도청 집무실
배천수가 집무실 안에 앉아있는데..
포도부장이 서찰을 들고 안으로 들어온다.
부장 내의원 제조이신 이판대감의 전갈입니다.
천수 ..이리 주게..
천수..포도부장으로부터 서찰을 건네받아 읽어내려가는데..
점점 굳어지는 천수의 얼굴...
배천수...서찰을 움켜쥐는데.
S#48. 혜민서 일각
배천수가 포졸들을 대동하고 무거운 얼굴로 들어서고 있다.
보면..멀리 병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허준이 모습이 보이는데..
천수..괴롭지만...어쩔 수가 없다.
S#49. 혜민서 일각.
만경이 병자를 보고 있고.
만경의 곁에선 예진이 그를 돕고 있는데..
그때 장학도가 헐떡거리며 온다.
학도 나으리.
만경 .....?
학도 ..크..큰일났습니다... 지금 포도청에서 허직장을 압송하고
있습니다.
만경 ...
만경..그말에 뛰쳐가고..예진도 놀란 얼굴..
S#50. 혜민서 마당
의관과 의녀..서리들을 비롯하여..병자들..
서로 수근거리며 걱정스런 얼굴로 지켜보는 가운데..
포박당한 허준이 포졸들에게 붙들려 있는데...
명원이 배천수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명원 데체 무슨 일입니까..? 무슨 일로 허직장을
압송하는것입니까.
그러나 대꾸하지 않는 배천수..
천수 (포졸들에게)가자..
명원 나으리..
허준 ....
명원 ..이사람아..데체 무슨 일인가....
그때 만경이 뛰어오고..그뒤로 장학도와 예진도 오는데..
예진..묶여있는 허준을 보고 사색이 되고.
만경..경악한 얼굴로 허준과 천수를 보는데..
만경 (천수를 보고)자네 기어이...
천수 (만경에게)미안하네..나도 어쩔수 없었네. (포졸들에게)가자..
포졸들이 허준을 끌고 가고...만경..착잡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데..
예진 ..어찌된 일입니까..나으리.. 무슨 연유로..허직장께서
잡혀가시는 겁니까....
만경 (착잡하다)
학도 말씀 좀 해보십쇼.. 허직장이 저렇게 잡혀가도록..그냥 이렇게
넋 놓고 있어야 됩니까..
그러나 만경 아무런 대꾸가 없고...
그런 만경을 보는 모두들..착잡한데..
S#51. 허준의 집 마당
손씨와 함안댁이 마당에서 나물을 다듬고 있는데..
안으로 포도부장과 포졸 서너명이 들이닥친다.
놀라는 손씨와 함안댁..
손씨 ...무...무슨 일이요?
부장 이정찬 대감의 여식은 어디있소?
손씨 (순간..절망적인 얼굴로 비틀하는데)..
함안댁 (그런 손씨를 잡으면서)에고...겸이 할머니.. (포도부장을
보고)나으리...여긴 그런 사람 없습니다요. 대감의
여식이라니요? 겸이 엄마..겸이 엄마..
이때 뒤안에서..광주리를 들고 나오는 다희..
마당에 서있는 포도청 관리들을 보고..놀라는데....
포도부장 끌고가라.
포졸들..다희를 잡는다.
함안댁 (놀라고)...에고..에고..이게 뭔일이래
포졸들이 다희를 끌고 갈려하면..
손씨..그자리에서 쓰러진다..
다희 어머니..
함안댁 겸이 할머니.
포졸들..다희를 끌고 가면..다희..안타까운 얼굴로..
다희 어머니..!!
S#52. 진숙궁 외경
S#53. 공빈의 방
공빈이 있고 그 앞에 상궁과 소현이 있다..
공빈 ..왕자에게 환후라니...대체 무슨 일인가..?
소현 미열증세로 보아...고뿔에 걸리신 듯 합니다..
공빈 (상궁에게)자넨 어서 혜민서에 기별해 ..허직장을 불러오게.
상궁 ..예 마마...
그러나 소현..허준이라는 말에..당황하는데...
소현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마마.
공빈 .....
소현 ..허직장은 지금..혜민서에..없습니다..
공빈 ..혜민서에 없다니..그게 무슨 소리냐..?
소현..선뜻..답하지 못하고..우물쭈물 하는데..
공빈 무슨 말이 냐고 묻지 않느냐?
소현 ..포도청에..잡혀 갔습니다.
소현의 말에 놀라는 공빈...
S#54. 포도청 옥사안
모든 것을 체념한 얼굴로 옥사안에 갇혀있는 허준..
허망함과 회한이 느껴지는 듯...참담한 심정인데...
그때..옥사 문밖에서 기척이 들린다.
허준...고개를 들어 그쪽으로 보면..
포졸들이 다른 죄인을 데리고 옥사 앞을 지나가는데.
허준...문득..그곳을 보다가...경악한다...
다희가 포졸들에게 끌려가고 있다..
너무나 놀라 튕겨쳐 일어나 옥문쪽으로 가는 허준
허준 여보...
허준의 말에..다희가 고개를 돌리고..
허준을 본다..
허준 ...여보...
다희 (눈물이 그렁해지고)서방님..
포졸들...그런 다희를 끌고 한쪽으로 간다..
허준 여보...여보!
옥문을 부여잡고..절박하게 부르는 허준..
끌려 가면서 허준을 돌아보는 다희..
그런 두사람의 모습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