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MBC대본

[마이 프린세스] 0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2.11.27|조회수311 목록 댓글 0

[마이 프린세스] 02

 

 

 

 

 

 

 

 

 

 

1. 펜션 마당. 낮.

 

해영, 핸드폰 통해 들리는 이설 목소리 믿기지 않고...

이설은 뭐지? 싶다 핸드폰 끊고 강아지사료 와르르- 부어주는.

해영, 뭔가 잘못됐다 싶어 돌아 나오려는데, 핸드폰 울린다.

액정화면 보면 이설이다!!

 

해영 : (보다 흠흠! 목 가다듬고 전화 받는) 여보세요.

이설 : 저 이설인데요. 금방 전화하신 분이죠? 누구세요?

해영F : 이름이, 이설이라구?

이설 : (뒤통수 이상한) 잉? (돌아보면!!) 되게 반갑다. 어떻게 여깄어요?

해영 : (전화 끊는) 진짜 이름이 이설이야?

이설 : 이쁘죠? 다들 생긴 것 마냥 이름도 샬랄라하다구, (하다 아차! 입 막는)

해영 : 언젠 고은별이라며. 너 나 누군지 첨부터 알고 있었지?

이설 : 어머. 자뻑도 그정도면 치료 요망이거든요?

해영 : 긴지 아닌 지 두고 보면 알겠지. 방 있어?

이설 : 예?

해영 : 오늘 내일 있을 거야. (펜션 향해 성큼성큼 가는)

이설 : (따라가며) 에? 여기 묵게요?

해영 : 싫어? 엄마 몰래 돈 번다며.

이설 : 환영합니다 고객니임-! (따라 들어가며) 주로 어떤 룸타입을 선호하세요?

 

 

2. 펜션 룸 안. 낮.

 

평범한 내부. 방 둘러보는 해영.

 

이설 : 어떠세요? ‘로열 그랜드 이그제큐티브 프레지덴셜’ 스위튼데.

해영 : (죽을래?)

이설 : 맘에 안 드세요? 그럼 옆방 쓰실래요? 옆방은 로열 디럭스 엠버서더,

해영 : 됐고, 이 방 얼만데.

이설 : 원래 1박에 십 오만원인데 2박 하시니까 이십구만 오천원에 해드릴게요.

해영 : (확 째려보고 카드 꺼내 주면)

이설 : 앗! 카드기가 하필 오시기 5분전에 고장이 나서. 현금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해영 : (지갑에서 백만원 수표 꺼내들며) 칠십만 오천원 거슬러줄래?

이설 : 오늘은 계좌번호가 있거든요. 바로 폰뱅킹 하면 되겠네. 그죠?

           (냉큼 펜션 명함 해영의 손에 쥐어주며) 그럼 즐거운 결제되시길 바라면서 전 이만. (웨이터 인사하고 나가는)

해영 : 허. 아주 그냥 할아버질 쏙 뺐네 뺐어.

 

 

3. 펜션/이설 엄마방. 낮.

 

한쪽 창문에 이설과 이단의 사진 예쁜 발처럼 연결해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해영, 이설자매와 엄마 나란히 찍은 사진 발견한.

혹시 이 아줌마가? 골똘히 쳐다보다 표정 풀고 고개 내젓는.

 

해영 : 아냐 할아버지 스타일 절대 아냐. (전화 거는) 네. 저예요. 할아버진 좀 어떠세요.

          (사이) 펜션에 내려와서 만났어요. 근데 당장은 못 가요.

          (사이) 얘 아주 깜찍해요. 의도적으로 지 이름 숨기고 박물관까지 와서 저한테 접근했던 애에요.

기택F :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맞게 찾긴 한 거야?

해영 : 기다리지 마시라구 전화 드렸어요. 좀 지켜보다 안되겠다 싶음 저 혼자 가요.

기택F : 해영아. 회장님께서 아주 오래 그리워하신 분이야. 니가 이해를 해줬음 좋겠구나.

해영 : ... 할아버지께서 자식한테 그렇게 애틋한 분인 줄은 몰랐네요.

 

 

4. 동재 저택/기택 방. 낮.

 

기택 : 회장님께선 생각 보다 더 많이 널 의지하고 계셔. 니가 좀 더 단단해졌음 좋겠다... (끊는)

 

쓸쓸해 보이는 기택. 책상 위 보면 대한그룹 사회환원 계획서 놓인...

 

 

5. 펜션/식당. 낮.

 

테이블에 밥상 차려져 있고

불판에 고기 구우며 일부러 부채질해 해영 방 쪽으로 냄새 풍기는 이설.

그때, 해영 현관 열고 나오다 밥상 보는.

 

이설 : (일부러 냉큼 고기 냄새 맡으며) 음∼ 긋 스멜∼ 어디 가세요?

해영 : 밥 좀 먹을라고. 근처에 제일 가까운 식당 어딘지 아냐?

이설 : 그럼요.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요. 한 한 시간 반? 사실 서울에서 더 가깝다고 봐야죠.

           (손으로 부채질 해 고기냄새 해영 쪽으로 풍기며)

해영 : 무슨 펜션이 이래. 그럼 마트나 편의점은.

이설 : 마트는 없구요 편의점은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 옆에요.

해영 : (인상 쓰는데)

이설 : 배 되게 고프신가 보다. 차린 건 없지만 이거라도 드실래요?

해영 : (앉는)

이설 : 백반은 3만원, 정식은 5만원 입니다. 물론 이 상황엔 누가 봐도 정식이겠죠?

해영 : (쯧... 인상 쓰고 보면) 백반 주던가.

이설 : 생각이 좀 얕으시다. 이 상황엔 누가 봐도 정식이죠. (고기접시 들어올리는)

 

 

6. 해영박물관/라운지. 낮.

 

커다란 통유리 창 안으로 우아하게 커피잔 들고 앉은 윤주.

윤주, 테이블 위에 놓인 책 한 장 넘기면, 찰칵, 카메라 셔터소리.

보면 사진기자, 열심히 윤주 사진 찍고 있다.

맞은편에는 노트북 편 기자, 인터뷰중이다.

 

기자 : 먼저 순종친서 발표 축하드립니다.

윤주 : (카메라 의식. 환한 미소) 감사합니다.

기자 : 온라인, 오프라인 다 순종 친서 얘기로 뜨거운데요. 기분이 어떠세요.

윤주 :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황실 재건 발표랑 맞물렸어요.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우리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게 돼서 참 기뻐요.

기자 : 여대생들이 뽑은 ‘가장 닮고 싶은 여성 1위’에 선정되셨어요.

윤주 : (미소) 음. 그건 처음 아닌데. 그래도 들을 때 마다 기분 좋네요.

          실은 제가 어린 나이에 박물관장의 책임을 맡아서 그동안 맘고생이 좀 있었어요.

          실력이 아니라 미모로 뽑힌 거 아니냔 소문도 있었구요.

기자 : 뵙고 나니 소문이 사실이 아닌가 싶은데요? 하하.

윤주 : 이번 일로 그런 의혹이 많이 가신 거 같아서 이영왕자께 감사해요.

기자 : 일반인들에게 이영왕자는 아직 생소한데요. 어떻게 연구를 시작하셨습니까.

윤주 : (미소) 제 첫사랑이에요.

 

 

7. 회상. 어느 고서점. 다른 날 낮.

 

퀴퀴한 서점 구석.

앳된 얼굴의 정우, 아무렇게나 쌓인 책들 사이 다리 뻗고 앉아 대한제국 관련 책에 푹 빠져있는.

윤주, 그런 정우 옆에 가만 앉는데.

 

윤주NA : 순종황제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었고, 그 아들이 대한 제국을 위해 싸웠단 기록을 우연히 봤어요.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죠.

정우 : (윤주 기척 느끼고 싱긋)

윤주 : 이게 데이트야?

정우 : 멋진 두 남자랑 같이 있는데도 불만이야?

          (책 들어보이며) 좀만 기다려 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내가 꼭 되살릴 거야.

 

 

8. 회상. 어느 절. 다른 날 낮.

 

* 나란히 앉아있는 정우와 윤주. 맞은 편 큰 스님 고개 내젓는.

* 절 구석구석 청소하는 정우와 윤주.

* 스님들과 함께 발우공양 하는. 윤주 울상 짓고 있는.

* 스님 따라 삼천 배 드리는. 땀 뻘뻘 흘리는 둘.

그러다 스님 안 보는 새 몰래 도망치는.

푸른 하늘 아래 두 사람 풋풋한데...

 

윤주NA : 고생 많이 했어요. 친서가 있단 얘기가 들릴 때 마다 소장잘 찾아가서 빌기도 하고

               절이나 민간 사학자를 찾아가서 온갖 허드렛일도 돕고...

               그래서 겨우겨우 보고 나면 결국 가짜인 거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한 사랑이었죠.

 

 

9. 해영 박물관. 라운지. 낮.

 

윤주 : 결국 박물관장이 되고 나서야 체계적으로 순종 친서를 찾을 수 있었어요.

기자 : 이건 좀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데 친서소장자가 무상으로 기증한 건 아닌 걸로 압니다.

           세간에서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오고갔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윤주 : (문득 시선 느껴 고개 들면)

정우 : (씁쓸한 얼굴로 서 있는데)

윤주 : 순종 친서의 가치는 무한합니다. 제 입으로 가격표를 붙일 순 없어요.

           그 부분은 비밀로 하고 싶어요.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정우 : (기막힌 얼굴로 보고 있는)

 

 

10. 레스토랑. 낮.

 

기념일날 앉았던 테이블에 똑같이 마주 앉은 윤주와 정우.

다른건 차가운 분위기 뿐인데...

 

윤주 : 한동안 연락도 없을 줄 알았어.

정우 : 그러기엔 하루가 너무 길어서.

윤주 : 미안해. 정우씨 기분 어떨 지 알아.

정우 : ... 알면서 그랬어?

윤주 : (정우 표정 보고 한숨) 도망치지 않고 빌러 나왔잖아. 조금은 기특하게 생각해주면 안 돼?

정우 : 왜 그랬어.

윤주 : 왜가 중요해?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정우 : ... 그래도 해야지. 난 그래도 너 이해해보겠다고 죽을 힘을 다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너도 나한테 그정도 염치는 있어야지.

윤주 : ... 회장님이 원하시니까. 회장님이 원하시면 우리 아빠도, 나도 꼼짝 못하는 거 알잖아.

정우 : 힘들었겠다.

윤주 : (보면)

정우 : 날 다신 못 봐도 좋단 결론낼 때까지 너도 꽤 힘들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할게.

윤주 : (벌떡 일어나는) 더 못 듣겠다. 그냥 도망칠래. 맘 풀리면... 연락 줘. 가볼게.

 

일어나 나가는 윤주.

참담하게 앉아있는 정우고...

 

 

11. 금자당 총재 사무실. 낮.

 

씨근덕대며 들어오는 소순우.

비서, 보좌관 다들 고개 푹 숙이고 맞는.

 

소순우 : 대한민국 국민 죄다 박동재 회장이 앓아누웠다는 걸 아는데 어떻게 나만 몰라.

              가뜩이나 오늘 내일 하는 영감인데.

              이러다 누운 자리서 끽- 하면 대한그룹이랑 금자당은 평생 화해 못하는 거 아냐!

              김영찬이가 황실 재건이다 뭐다 정신 사납게 구는 와중에

              내가 그딴 거까지 일일이 신경 써야 되겠냐? 어?

보좌관 : 박동재회장, 지금 청와대 들어갔답니다.

소순우 : 뭐야? 왜?

보좌관 : 김대통령이랑 비밀회동 중입니다.

소순우 : 박회장이 청와대 들어갔음 대통령 만나러갔겠지 그럼 차 팔러 갔겠냐!

보좌관 : (죽겠는) 죄송합니다.

소순우 : 당장 애들 넣어서 둘이 뭔 얘기 하는 지 알아와. 당장!

보좌관 : 대통령 독대라는데요.

소순우 : 근데!

보좌관 : 사람을 보내도 정볼 빼낼 수 있을 지,

소순우 : (쥐어박는) 정신상태가 틀려먹었어! 정신 상태가!

              넌 영화도 안 보냐? 백악관도 다 뚫고 들어가서 엿듣는데 니들은 왜 못 해!

              벽을 뚫든, 환풍기 속에 들어가든, 정 안 되겠음 대통령을 꼬시든!

              뭘 시키면 재깍재깍 알아와얄 것 아냐!

보좌관 : 제가... 꼬셔요?

소순우 : (!!) 너 나가! 때려쳐!

 

 

12. 청와대 귀빈접견실. 낮.

 

젊은 대통령과 백발성성한 동재(89) 마주앉아있는.

왼쪽 뺨에 다소 옅어진 칼자국 보인다. 칼자국으로 인해 더욱더 카리스마 있는..

 

대통령 : 금자당 소순우 의원이 뿔이 단단히 났나 봅니다. 언제 들이받을까 궁리만 하나 본데

              이거 회장님께서 같이 막아주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웃는)

동재 : 예. 대통령께 대거리할 구실을 찾았으니 당분간 시끄럽겠지요.

          대통령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송구합니다.

대통령 : 편찮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동재 : 송구합니다. 허나 늙은이 목숨이란 게 삭풍에 마른 가지 같아도 그리 쉽사리 꺾이지 않습니다.

          약조드린 것은 반드시 지킬 터이니 염려치 마십시오.

대통령 : 평생 숙원이 눈 앞에 있는데 건강히 오래 사셔서 보셔야죠.

동재 : ... 그리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대통령 : 황실 재건은 잘 돼가고 있습니까.

 

 

13. 인서트.

 

멀리 산자락에 노을 지는....

그 위로 “으아악-” 해영의 긴 비명소리...

 

 

14. 펜션 룸 안. 밤.

 

물 뚝뚝 흘리며 아랫도리에 타월 두른 채 욕실에서 튀어 나오는 해영.

 

해영 : (문 밖에 대고 소리 지르며) 뜨거운 물이 안 나오잖아.

이설E : 온수 사용시 5천원 추간데요.

해영 : (옷 찾아 입으며) 너 진짜 가만 안 둬!

 

 

15. 펜션 거실. 밤.

 

해영 : (물 뚝뚝 흘리며 계단 다다다 내려오며) 빨랑 보일러 안 켜?

          난 한여름에도 찬물에 샤워 못 한단 말이야.

이설 : 근데도 오천 원을 이렇게 아끼신다.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문단속 잘 하구요.

해영 : (헉!!) 야! 손님 혼자 두고 그런 게 어딨어.

이설 : 금방 와요. 올 때 뭐 좀 사다드려요? 하드나 뭐 그런거?

해영 : 하드? 금방 어디가 사오는데. 너 아까 근처에 편의점 없다 그랬잖아.

이설 : 편의점 없으니까 그냥 구멍가게 갈라구요.

해영 : 뭐?

이설 : 아까 그럼 구멍가겐 있냐고 물어 보시죠.

          난 뭐 백화점에서 비싼 반지 턱턱 사길래 구멍가게 같은 덴 안 가는 줄 알았죠.

해영 : (얄미워 죽겠는) 나 니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마냥 곱게만 큰 거 아니거든?

이설 : 같이 가실래요? 사실 차로 가면 5분도 안 걸리는데.

해영 : 내가 왜.

이설 : 싫음 말구요. 집이 좀 으스스 하죠. 여기가 원래 공동묘지 터라. (나가는)

해영 : (어이없어 보다) 야! 같이 가!

 

 

16. 펜션 해영 방. 밤.

 

어둠 속.. 침대에 누워 허공 보고 있는 해영.

그때,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들.. 방 한쪽 벽에 흑백 영상 만드는데...

해영, 뭐지? 싶어 몸 일으키는...

 

 

17. 펜션 마당. 밤.

 

해영 현관 열고 나오다 눈 찌푸리는.

보면, 자신의 몸은 물론 펜션의 흰 벽에

프로젝터에서 쏘아지고 있는 영화 ‘로마의 휴일’ 장면 흘러가고 있다.

 

이설 : (평상에 앉아서) 어? 오세요 얼른. 세상에 딱 하나뿐인 노천극장, 큐티 걸 이설의 빤따스틱 띠어럽니다∼.

해영 : (평상으로 와 팝콘 입으로 던지며) 발음 후지다.

이설 : (이씨!) 뱉어요. 내 (혀 굴리며) ‘버터 팝콘’ 뱉어요 빨랑.

해영 : (이설 입 속에 팝콘 넣으며) 영화 좀 보자 영화 좀. 햅번 언니 보면서 뭐 느끼는 거 없냐?

 

이설, 눈 흘기고... 두 사람 같은 곳 바라보며 영화 보는...

그러다 해영, 영화에 빠져 있는 이설의 옆모습 보다가,

 

해영 : 이 동네가.. 고향이야?

이설 : ...그런가? 여섯 살 때부터 살았으니까 고향이죠 뭐.

해영 : 그 전엔... 어딨었는데.

이설 : 그냥.. 여기 저기... 그러다 고아원에서 한 열 달?

해영 : (고아원!!!)

이설 : 저 입양아거든요. 처음 이 집에 온 날.... 울지도 웃지도 않고 엄마 뱃속에 든 태아처럼

          잔뜩 웅크리고 잠만 자더래요.

해영 : (!!) .....친부모님에 대해선... 기억해?

이설 : 하면요? 찾아 주게요?

해영 : 해?!

이설 : 쫄기는. 정말 내 기억인지 내가 꾼 꿈인지 내가 만든 상상인지 구별 안되는 몇몇 장면 정도?

해영 : 내가 도와줄 수도 있는데. (사이) 외교관이잖아. 너 혼자 찾는 거 보단 낫지 않겠어?

이설 : ... 금방 다시 온댔어요.

해영 : (!!) 아버지가?

이설 : 얼굴도 기억 안 나는데 그 말만 기억나요. 금방 올게. 아빠 금방 올 거야...

           근데... 금방이 참... 너무 길더라구요.

해영 : ... 원망 많이 하겠네.

이설 : ... 꼭 고아 아니라도 어릴 땐 다 그러지 않나? 어릴 때 부모님 원망 한 번도 안 해봤어요?

해영 : ...

이설 : (생긋) 나 웃는 거 되게 이쁘지 않아요? 아빠 보고 싶을 때마다 연습했거든요.

          언젠가... 아빠가 다시 날 찾아오면 웃어줄 거에요.

해영 : 만약... 내일이라도 친부모가 찾아오면.. 어떨 것 같은데.

이설 : 세무서 가야죠. 재산 얼만가 보게.

해영 : (이런 씨!) 재산 있다 치면.

이설 : 동사무소 가야죠. 형제자매 몇 명인가 보게.

해영 : 넌 아주 콩알만 한 게, (하는데)

이설 : 익스큐즈미. (핸드폰 울리자 냉큼 받는) 네, 조교님. 웬일이세요?

조교F : 썰∼ 너네 집 펜션 한댔지. 너 내일 남교수님 좀 받아주면 안될까?

이설 : 예?

조교F : 나 좀 살려주라. 분수도 있고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는 규모라며.

 

이설, 헉!! 둘러보면, 장식용 미니 분수와 후진 드럼통 하나 굴러다니는.

이설 아씨.. 어쩌지? 하는 표정이고 해영, 얘 왜 이래 보는데,

 

이설 : 그, 그럼요. 다 있죠 다. 세상에 하나 뿐인 노천극장도 있다니까요?

해영 : 허-

 

(시간경과 - 다음날 낮.)

* 청순한 흰 원피스에 화장도 곱게 한 이설. 챙 넓은 모자까지 쓰고~

펜션 입구 아치형 대문에 “♡♡♡Welcome!! 남정우 교수님♡♡♡” 플랜카드 붙이는 이설.

* 공중에 뿌려지는 시원한 물줄기. 허공에 걸리는 일곱 색깔 무지개.

고무호스 든 채 꿈 꿈꾸듯 무지개 보는 이설.

* 호스 물 뿌려 견공 목욕시키는... 커다란 타월로 깨끗하게 닦아주는...

* 마당 잔디밭 테이블에 CF 한 장면처럼 흰 테이블보 씌우는 이설.

* 화단에서 꺾은 꽃, 텃밭에서 딴 과일들, 예쁜 접시, 향초 세팅하는....

그런 몽타주 위로 조교의 목소리 흐른다...

 

조교NA : 교수님이 구제발굴 가신다고 숙소 잡으란 얘기 너 들었잖아.

               근데 이번에도 순 러브호텔밖에 없는 거 있지. 너네 펜션 발굴현장하고 별로 안 멀다며.

               부탁 좀 하자. 아! 너네 집인 거 알면 교수님이 불편해 하실 수도 있으니까 무조건 우연이라고 우겨. 알았지?

이설 : 훗-. 우기는 게 뭐 어렵나요. 허나 결국 우린... 운명이었던 거죠. 푸하하하-

 

 

18. 펜션 마당. 낮.

 

저만치 견공 두 마리 머리에 핑크 리본 묶여 있는...

 

 

19. 펜션 해영 룸. 낮.

 

해영과 이설 마주 서 있는.

이설, 약간 비굴한 표정 짓고 있고

 

이설 : 부탁드립니다 고객니임- 네?

해영 : 이씨... 빈 방 많잖아. 왜 남이 쓰는 방을 내 놓으래!

이설 : 그야 바로 앞이 내 방이고 오다가다 자연스럽게 부딪혀야 서로 삐리리∼, (헉!!)

해영 : 아하-

이설 :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하다 쌩- 하며) 그냥 좀 옮기죠? 어려운 일도 아닌데?

해영 : 누가 오는데 이래! 남자야? 뭐 하는 놈인데.

이설 : 어머! 우리 남교수님 그쪽한테 그런 소리 들을 분 아니거든요?

           좋아. 오늘 밥 없을 줄 알아요. (하는데 부웅- 마당에서 차 소리 들리는!! 헉!!)

           어? 어떡해. 어떡해. 도착 했나 봐. 아!

           (해영 등 떠밀며) 나 옷 갈아입을 동안 시간 좀 벌어줘요. 네? 상냥하고 친절하게. 오케이?

해영 : (신경질 적으로 보다 순간 음흉한 눈빛 되더니) 그래.

 

 

20. 펜션 마당. 낮

 

차 앞에선 정우와 친구. 의아한 얼굴로 보면,

해영 바지주머니에 두 손 찔러 넣은 채 띠꺼운 얼굴로 현관 앞에 서 있다.

 

정우 : (주인인가?...) 오늘 예약한 사람입니다. 사장님.. 되십니까?

해영 : 아뇨.

정우 : 아, 죄송합니다. 관리 하시는 분이 안 계신가.

해영 : 옷 갈아입어요. 남교수 온다고. 어느 쪽이 남교숩니까.

정우/친구 : (!! 뭐지? 서로 얼굴 마주보다 정우) ..제가,

해영 : 그죠? 딱 보니 그쪽 같더라고.

정우 : 무슨..., (하는데)

이설 : (편한 차림으로 문 열고 나오며) 어머! 교수님? 세상에. 어떻게 여기서 뵙죠? 저 지금 너무 놀라서...

해영 : 허- (이런 불여우!!)

정우 : (놀란) 이설? 넌 어떻게 여깄어?

이설 : 여기 저희 집이에요 교수님. 와 진짜 신기하다. 어쩜 이런 우연이 있죠?

해영 : (놀구들 있다....)

정우 : 그래... 근데, (해영보며) 이분은..

이설 : 아.. 이, 이 분요? 그러니까.. 친절하구 상냥하신 분으로서...

해영 : 조만간 (설이의 어깨 확 당겨 안으며) 한 지붕 밑에 살게 될 사입니다.

이설 : (헉!!)

정우 : 연애했었구나. 몰랐네? 축하한다.

이설 : (해영에게서 떨어지며) 어머어- 축하하지 마세요. 그런 게 아니구요,

해영 : (정우 손에든 여행가방 뺏어 들며) 묵으실 방은 2층 로열 그랜드 이그제큐티브 프레지덴셜 스위틉니다.

          바로 앞방이 (어깨동무하며) 저희 방이니까 문의사항이 있을시 편하게 똑똑~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설 : (헉!!) 왜 이래요. 저리 안가요?

해영 : 1박에 십 오 만원, 당연히 현금 결제고 텐텐 붙습니다. 온수 사용시 오천 원 추가. 괜찮으시죠?

 

정우와 친구, 황당하게 해영본다.

이설은 미쳐 돌기 직전이고...

 

 

21. 펜션 부엌. 낮.

 

이설, 열 받은 얼굴로 해영 막 끌고 들어온다.

 

이설 : 미쳤어요? 한지붕이 뭐가 어쩌구 어째요?

해영 : “오빠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호호호...” 해영박물관. 기억 안나?

이설 : 그거야 내가 다- 그쪽 잘 되라고, (하다) 좋아요. 사심 있던 거 인정해요.

해영 : 사심?

이설 : 아저씨가 좋아하는 그 관장님요. 제가 쫌 싫어라 하거든요.

해영 : 당연하지. 원래 여자들은 자기 보다 인기 많은 여자 싫어하잖아.

이설 : 인기 많은 게 아니라 어장관리죠. 다 알면서 모르는 척, 순수한 척 하니까 남자들이 거기 속는거라구요.

해영 : 윤주는 한국 말에 척, 이란 단어가 있는 줄도 모를 거다.

이설 : 어유, 딴 놈이랑 결혼한다는 데 참 속두 없다. 그렇게... 좋아요?

          (고개 살짝 돌리고 콧등 쥐는) 아씨... 진짜 좋아하나봐. 쫌 감동적이다...

          에이, 화해해요 우리. (식탁 위 야채 바구니 턱짓하며) 들고 따라와요. 안 그럼 밥 없어요. (나가는)

해영 : 이씨! 이게 화해야? (하는데 전화 오는) 여보세요. 할아버지? 몸은 좀 괜찮으세요?

          (한숨) 같이 있어요. 쟤요? 아프긴요. 너무 씩씩해서 탈인데. (망설이다) 잘... 큰거 같아요.

 

 

22. 동재저택/동재방. 밤.

 

침대에 혼자 기대 앉아 힘겹게 통화하는 동재.

 

동재 : 다행이구나. 언제 올 게야.

해영F : 아직 말 못했어요. 왜 같이 가야 되는 지 저도 모르는 이율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동재 : ... 그저 내 죄라고밖엔 말할 수가 없다.

해영F : ...

동재 : 늙은이한테 기다리는 일 보다 모진 게 없다. 어서 올라와.

           (전화 끊는) 향낭을... 갖고 계셔야 할 텐데....

 

 

23. 이설네 펜션 마당. 낮.

 

테이블 위에 놓인 향낭 사진. 각종 자료 놓고 보고 있는 정우와 친구.

옆에서 상 차리던 이설, 정우에게 다가와

 

이설 : 교수님 다 됐어요. 얼른 앉으세요. (향낭 사진 보고 어?) 이거... 뭐에요?

정우 : (자리 옮기려 일어나다) 너, 강의시간에 진짜 내 얼굴만 보는구나?

이설 : (얼굴 발그레) 네?

정우 : 수업했었잖아. 명성황후 향낭.

이설 : 아, 어쩐지. 되게 낯익더라. 전 우리집에서 봤나 했죠.

친구 : 하하. 재밌는 학생이네. 명성황후 향낭은 사료로만 남아있어요.

          집에서 찾음 연락해요. 국사책에 이름 올려줄게.

이설 : 진짜요?

친구 : 그럼. 참 나 뉴스 봤다? 윤주씨 대단하던데?

이설 : (헉! 들키면 안 되는데?)

해영 : (윤주?)

친구 : 겁도 없이 박물관 턱 맡아서 어쩌나 싶었는데 한 방 먹었어. 순종 친서라니...

          더 잘 나가기 전에 확 결혼부터 해야 되는 거 아냐?

정우 : (눈만 들어 이설 가리키는) 쓸데없는 소리.

친구 : (이설 보고) 그래. 쯧. 이래서 연앤 길게 하는 게 아니라니까.

해영 : (싸늘하게 정우 보는)

이설/정우 : (해영 그런 시선 느끼고 보는)

해영 : (꼼짝도 않고 정우 보고 있는데)

정우 : 저한테 뭐 할 말 있으세요?

이설 : 어! 맞다! 우리 찌개 올려놓고 왔네. (해영 끌고 나오는) 저기 반찬도 더 내오게 손 좀 빌려줘요.

           (이 악물고 소곤) 잠깐 들어가죠?

 

해영, 이설에 밀어도 꼼짝 않고 정우만 보더니, 갑자기 확, 이설 팔 잡는.

어! 하는데 그대로 이설 손 잡고 휘적휘적 가는. 끌려가다시피 가는 이설이고.

정우, 두 사람 관계 정말 뭔가 싶어 보는데...

 

 

24. 이설네 펜션 거실. 낮.

 

해영 : (이설 손목 잡고 끌고 들어와 확 던지듯 놓으며) 방금 저 사람들이 얘기하는 윤주가 내가 아는 그 윤주냐?

이설 : 과, 관장님 성함이 윤주에요? 몰랐는데...?

해영 : 바른대로 말 안 해? 쟤 뭐야. 뭔데 윤주랑 결혼을 하네마네 해.

이설 : 된장찌개 좋아해요? 싫으면 김치찌개,

해영 : 너 자꾸 딴 소리 할래? 너 첨부터 다 알고 있었던 거지.

이설 : 좋아요. 동맹의 시간이 왔어요.

해영 : ?!!

이설 : 같은 사람 맞는 듯 하네요. 해영 박물관 관장이랑 우리 교수님, 첫사랑이란 소문 있어요.

           방금 얘기 들으니까 소문이 아니라 사실 같구요.

해영 : 그래? 그랬음 내가 알텐데.

이설 : 둘이 같이 책도 썼어요.

해영 : 언제.

이설 : 언제가 아니라 현재가 중요하죠. 첫사랑 이길 자신 있어요?

해영 : 쓸데없이 그걸 뭐하러 이겨. 그리고 니가 아직 날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어디 가서 누구한테 질래야 지기 힘든 사람이야.

이설 : 대한그룹 손자한테 졌잖아요. (하다 눈치 보고) 쒀리-.

          내가 왜 이 얘길 숨겼냐. 난 아저씨 존재 교수님이 알길 원치 않아요.

          전 그냥 우리 교수님이 그 관장한테 차였으면 좋겠어요.

          삼각관계 뭐 그런 쪽으로 흐르면 괜히 더 불타오를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아저씨는 무조건 나 도와요.

          (수줍게) 제가 꼭 이집트 따라가서 내 사람 되게 해볼게요.

해영 : 도우라니 뭘.

이설 : 여자가 질투에 눈이 먼다면 남자는 보호본능에 피가 끓거든요?

 

 

25. 펜션/현관. 낮.

 

신발장 앞에 나란히 선 이설과 해영.

이설 밥 먹는 정우네 휘 둘러보더니.

 

이설 : 두고 보시라니까? 울 교수님이 미간에 내천자 딱 그리구 ‘뭡니까. 설, 이리와,’ 하는 순간

          장밋빛 인생이 시작되는 거죠. 일단 내 팔 잡아요. 아, 빨리!

해영 : 왜. 내가 니 팔 잡으면 “꺄악-!! 교수님~ 도와주세요~” 이러게?

이설 : 오우- 빙고! 어떻게 알았어요? (하는데 확 끌려가는) 어머! (바깥에다 대고) 교수님~!!

해영 : (끌고 가며) 조용히 하고 따라와.

 

 

26. 펜션 이설 방. 낮.

 

문 쾅 열리고 이설 끌고 들어오는 해영.

 

해영 : 여기가 니 방이야? 얼른 가방 챙겨 나와.

이설 : 아 뭐에요. 동맹 맺기로 해놓고 이런 식으로 나올 거에요?

해영 : 서울 갈 거야. 니가 내 고몬 거 같애.

이설 : 이렇게 자꾸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저 정말 화(내), (헉!!) 에?!! 뭐, 뭐요?

해영 : 니가 내 고몬 거 같다고.

이설 : (눈만 깜빡.. 깜빡... 보다) 고모요? 무슨 고모요.

해영 : 니가 내 고모라고. 그러니까 우리 할아버지 딸인 거 같다고.

이설 : 허....

해영 : 황당하지. 나도 황당해. 니 존재 안 지 48시간도 안 됐거든.

이설 : ... 그러니까 내가, 외교관이자 차도 댑따 좋고, 비싼 반지도 팍팍사고

          나이도 나보다 많은 그쪽 고모라구요?

해영 : 어.

이설 : 증거 있어요?

해영 : (보면)

이설 : 이상하잖아요. 잃어버린 친딸 보고 싶어서 찾았음 이럴 땐 부모가 오는 거죠.

           하다 못해 다른 형제가 오든가, 어떻게 나보다 나이많은 조칼 보내요?

           그리고 정말 친딸이면 사진이든, 호적이든, 하다못해 닳아빠진 배냇저고리라도 들이밀구

           내 딸 맞냐, 기억나냐 안 나냐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해영 : ....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 좀 편찮으시거든.

이설 : 와 나 이럴 줄 알았어. 저기 혹시 간이나 신장 뭐 그런거 필요해서,

해영 : 얘가! 얘가!!

이설 : 얘라뇨. 고모라며요 내가.

해영 : (저걸 확!)

이설 : 그럼... 뭐 그렇게 심각하게 편찮으신 건 아니란 거죠?

해영 : (기분 복잡한) 어.

이설 : 그럼... 집은 좀... 살아요? 나 소녀가장 딱 질색인데.

          지금도 알바다 뭐다 힘든데 나처럼 힘든 사람 하나 더 느는 거면...

해영 : 너 나 그동안 봐 놓고도 몰라?

이설 : 자꾸 카드만 땡겨 쓰는 게 수상하니까 그러죠.

해영 : 어유 진짜, 절대 아니거든. 확인하고 좋아서 넘어가지 말고

           (겉옷 되는대로 집어주며) 일단 출발하자.

이설 : (얼떨떨해 끌려나가며) 잠깐만요. 손님도 있는데 지금 어떻게 가요.

 

 

27. 펜션 마당. 낮.

 

해영, 이설 끌고 나오는.

정우와 친구 뭐지 싶어서 보는데 해영, 정우 앞에 와 서는.

 

해영 : 얘 교수님이라고 했죠?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까 양해 좀 구합시다.

           지금 얘 인생이 뒤집어지게 중요한 일이 생겨서 집을 좀 비워야 되겠어요.

이설 : 어머 미쳤나 봐 교수님 놀라시게 왜 이래요. 죄송해요 교수님.

해영 : 너 가만 있어. 지금 니 인생에 이보다 중요한 일이 어딨다구 니가 왜 죄송해.

정우 : 무슨 일입니까.

해영 :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면 벌써 했죠 이 냥반 원래 이렇게 눈치가 무뎌?

           (하고 이설 보는데 표정 심상치 않은. 입 다무는데)

이설 : (상처 받은) 왜 그래요 진짜?

해영 : 내가 뭐.

이설 : 내 문제잖아요. 지금 제일 힘든 사람 나잖아요.

해영 : ...

이설 : 내 문제니까 가도 내 의지로 가고, 교수님께 양핼 구해도 내가 구해야죠.

           나한테 그 정도 권린 있잖아요.

해영 : (할 말 없고...)

이설 : (정우에게 꾸벅) 교수님 정말 죄송한데요. 들으신 대로 저한테 중요한 일이 생겼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서울에 가봐야 할 거 같아요.

정우 : (해영 한 번 보고) 위험한 일은 아니지?

이설 : 네. 가능하면 교수님 떠나신 다음에 가고 싶은데... 상황이 좀...

           (해영 째려보는) 정말 죄송합니다.

정우 : 괜찮아. 알아서 있다 갈 테니까 다녀 와. 무슨 일인지 안 물을 테니까 알아서 (해영 보며) 조심하구.

해영 : (왜 날 봐? 이설 끌어 차에 태우며) 무슨 양해를 하루종일 구해. 차 막힐 시간이야. 빨리 타.

이설 : 거 참! (밀려 들어가며) 인산 제대로 해야죠!

해영 : 앞으론 저 사람이 너한테 인사하게 될 거야. 벨트 매.

친구 : 허- 들었어? 뭐야 저놈. 다시 보니까 낯이 익은데?

정우 : (기분 상한 얼굴로 운전석의 해영 보는데....)

 

 

28. 고속도로 + 해영의 차안. 낮.

 

나란히 앞만 보고 가고 있는 해영과 이설.

 

이설 : 근데요... 구체적으로 뭐 하는 분이신데요? 그쪽 할아버지?

해영 : 그쪽 할아버지? 참... 글쎄.. 제조업?

이설 : 제조..요?

해영 : (이설 손에 든 핸드폰과 차 등등 가리키며) 그런 거, 이런 거, 뭐 그런.

이설 : 아... 핸들커버.. 핸드폰 케이스.. 뭐 그런 거요?

해영 : 너 내 명함 버렸어?

이설 : 명함? 아뇨. (점퍼 주머니 뒤지면 지갑. 영수증 뒤져 명함 꺼내보는)

해영 : 거기 내 이름 뭐라고 써있나 다시 보라고.

이설 : 박해영이요.

해영 : 너 나랑 만났던 박물관 이름 뭐야.

이설 : 해영 박물, (헉!!! 놀란 눈으로 보면) 설마...

해영 : 설마 아냐. 그 박물관 내 이름 따서 지으신 거야. 할아버지가.

이설 : 그, 그럼.... 대, 대한그룹 손자가 바로!!! (헉!!) 그, 그럼.. 내가 대, 대, 대한그룹 회장님의.. 따, 따, 딸?!!

해영 : 어.

이설 : 아-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나오는 입 손으로 꾹 막는)

해영 : (앞만 보고 운전하고...)

이설 : (하얗게 굳은 얼굴로 그런 해영 옆모습만 보는데....)

 

 

29. 고속도로. 낮.

 

쏜살 같이 달려가는 해영의 최고급 승용차고....

 

 

30. 해영 저택. 밤.

 

대문 열리고 차 들어가는.

이설 으리으리한 집 보고 놀라는. 내리는데 헉!!!

동재, 기택, 집안 직원들까지 죄다 주르르 서 있는.

 

해영 : (차에서 내리며) 할아버지 왜 저렇게 오바하셔.

이설 : 와- 공주님 안부럽네요. 뭐라고 인사해요? 설마 절 해야 하는 건 아니죠? (해영 따라가면)

해영 : (동재 살짝 미운..) 다녀왔습니다. (이설 턱짓) 여기요.

동재 : (감격에 겨워 휠체어에서 일어나려 애쓰는...)

이설 : 어우, 저기, 괜찮은데.. 그냥.. 앉아..

동재 : (기택 부축 받아 두어 걸음 다가오더니, 무릎 꿇는!!)

이설 : 어...!!!

해영 : (헉!!) 할아버지!

동재 : ....마마...

이설 : (잉? 마, 마마?)

해영 : (!!! 지금 무슨....!!!)

이설 : (해영 옆으로 슬금슬금 붙으며) 이게 뭔 시추에이션일까요?

동재 : 이 죄인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공.주.마.마!!

 

해영, 놀란 얼굴로 섰고 이설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모르고

동재는 통곡하는데...

 

 

31. 동재 저택 AV 룸 앞. 밤.

 

담담히 출입문 앞에 서 있는 기택.

해영 화난 얼굴로 기택 보는.

 

해영 : 비키세요!

기택 :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시는구나.

해영 : 제가 아무납니까? 비키세요!

기택 : 회장님께서 일평생을 기다려온 순간이야.

해영 : 대체 저 안에 있는 애가 누군데요! 무슨 공주요. 고모가 왜 갑자기 공주로 둔갑 하냐구요!

기택 : 나 역시 저 안에 계신 분이 나타나지 않길 바랬다. 너, 나, 윤주, 그리고 대한그룹.. 우리 모두를 위해서.

           허나 내 평생은 내 바램보다 회장님의 명령이 앞서는 삶이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그래야겠지.

해영 :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비키세요.

기택 : (꿈쩍도 않고 선...)

해영 : 아저씨!

 

 

32. 동재 저택 AV룸 안. 밤.

 

캄캄한 방안에 뿌연 스크린 빛난다.

그 위로 투사되는 사진. 순종황제다.

 

동재E : 저 분이 누군 지 아시겠습니까.

이설 : ....순종황제 아닌가요?

동재 : (휠체어 탄) 맞습니다. 알아보시니 제 마음이 기쁩니다.

          지금부터 아주 오래된 이야길 할까 합니다.

이설 : !!!

 

화면 속, 순종과 황실 구성원들의 사진 흘러가는.

그 화면 속에 동재의 과거 오버랩 되는...

 

 

33. 회상. 창덕궁 침전 밤.

 

도르르- 굴러가는 호두알.

다시 줍는 고사리손.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동재(4). 왼쪽 뺨에 붉고 굵은 칼자국 또렷하다.

순종, 한지에 무언가 써 내민다.

동재父,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 보면, “李 英”

동재父, 의아한 얼굴로 순종 보면,

 

순종 : 임정으로 보낼 군자금이 마련되었다. 이번에도 믿을 이가 그대뿐이다.

           매번 사지로 보내는 망국 군왕의 캄캄한 마음을.. 그대는.. 이해하라.

동재父 : 망극하옵니다 폐하.

어린동재 : (아비 따라하는) 망그하옴미다 폐하.

동재父 : 동재야.

순종 : 책망치 말라. (뺨의 상처 보며) 그대 부자에게 과인은.. 그저 죄인이다.

동재父 : 당치 않으시옵니다. 제아무리 독한 놈들도 성찮아 보이는 어린 것의 똥오줌 묻은 속곳까지는 들추지 않으니

              국경을 넘기가 수월하여,

순종 : 그리 말하지 말라. 저 연한 몸으로 사지를 오갔음이야.

동재父 : (가슴 미어지는...) 폐하...

순종 : 정녕 부탁이니 무탈히 돌아오라. 돌아와 한 아이의 생사를 알리라.

동재父 : (?!! 손에든 순종의 친필과 순종 번갈아 보면)

순종 : 훗날을 위해 제 어미의 태중에 있을 때 궁 밖으로 내보낸 아이다.

          만주로 가라 일렀을 뿐.. 이름도 없이 보냈다. 올 봄이면.. 세 돌일 게야.

동재父 : (놀라 눈 커진!!) 허, 허면!!

순종 : (슬프게 끄덕이는) 세상사람 그 누구도 존재를 모르는 내 적자니라.

동재父 : 폐하!!

순종 : 혹여 죽었거든.. (종이 눈짓..) 태워주고 오라. 목숨 부지하고 살아 있거든..

          고르고 고른 이름이라... 전하고 임정에 의탁하고 오라.

          다른 당부는 없더냐 물으면... 힘없는 아비는... 조선의 독립을 바라노라...일러라.

동재父 : (눈물..)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폐하..

어린동재 : 분부.. 하겐이다 폐하.

 

순종, 슬픈 눈으로 어린 동재 보는데....

 

 

34. 동재 저택/AV룸. 밤.

 

영상인지, 동재의 회상인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컷들.. 흘러간다.

 

동재E : 제 부친께선.. 어린 절 데리고 일제의 눈을 피해 순종황제께서 마련한 군자금을

            상해임시정부로 전달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허나, 어리고 어리석었던 저는 해방 직전... 마지막 군자금을 가지고 도망을 치고 말았습니다.

            그 때문에 공주님의 조부이신 이영 왕자님께선... 크나큰 고초를 겪으셨습니다.

            이제 이 모든 짐을 내려놓고 이설 공주님과 국민 앞에.. 용서를 빌고자 합니다. .

이설 : (놀란 눈으로 동재 보는...)

동재 : (눈시울 붉어져 이설 보는...)

이설 : 그러니까... 간단 정리하자면 제가 순종황제의 증손녀란.. 말씀이세요?

동재 : 많이 놀라셨습니까.

이설 : 완전 깜짝 놀랐죠. 저 어릴 때 꿈이 ‘공주’였거든요.

동재 : 꿈이 아닙니다. 진짜 공주십니다. 소인 어린 시절 순종황제폐하를 직접 만나뵌 적이 있습니다.

          법도에 연연치 않고 어린 저를 무릎에 앉혀 귀애해주셨습니다.

이설 : 완전 신기하다. 어떻게 조선시대 사람이 아직도 살아, (헉!!!) 계셔야죠.

          근데 제가 공주란 걸 어떻게 아세요? 몸에 북두칠성 뭐 그런 거 없거든요?

동재 : 저 분이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이설 : (스크린 보면 이한 증명사진 떠 있는) 누군데요?

동재 : (!!!) 누구신지 몰라보시겠습니까.

이설 : 초면에 이런 말씀 드리긴 좀 그런데.... 실은 저 어릴때 기억이 없어요.

동재 : !!!

이설 : 다섯 살...? 그 정도까지요.

동재 : 아무거나, 아주 사소한 거라도 좋습니다. 기억해 내셔야 합니다.

이설 : 없어요.

동재 : (간절) 마마.

이설 : 없다니까요?

동재 : 기억 하셔야 합니다.

이설 : 기억이 나야 기억을 하죠. 정말 없어요.

          어딘가 골목에서 엄청 울었던거? 어렸을 때 골목에서 안 울어본 애도 있어요?

          딸기 머리끈? 내 또래 애 중 열에 아홉은 알걸요?

          벽돌지게, 헬리콥터, 그런 건 뭔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이런 것들이 다 정말 내 기억인지, 내가 꾼 꿈인지, 내가 만든 상상인지,

          구분도 안 되는데 왜 자꾸 기억하래요!

동재 : (먹먹히 보는... 작은 서랍에서 봉투 꺼내 내미는) 열어...보시겠습니까...

이설 : (멈칫... 조심스레 열어보면, 딸기 방울이다!! 놀라 눈 커지는데)

동재 : (스크린 속 이한 얼굴 보는...) 저하.. 공주마마를... 찾았습니다....

           20년 전 그 공사장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이설 : (놀라 어쩔 줄 몰라 있다가) 저 분이... 우리 아빠라구요?

동재 : 정말 기억이 나지 않으십니까.

이설 : (떨리는) 그럼... 우리 아빤 지금 어딨는데요?

동재 : (비통한... 말 못 잇는....)

이설 : 말씀해보세요. 지금... 어딨는데요? 만나보면 내가 진짜 딸인지 알 거 아니에요.

동재 : .... 소신이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이설 : !!

동재 : 저하께선 이미 이 세상 분이 아니십니다.

이설 : (파랗게 질리는... 그대로 가방 들고 일어나 뛰쳐나가는)

동재 : 마마! 어디 가십니까 마마!

 

슬픈 듯 동재 보고 있는 사진 속 이한의 얼굴이고...

 

 

35. 동재 저택 정원. 밤.

 

해영, 후- 심호흡 하며 섰는데

문 벌컥 열리고 가방 둘러메며 나오는 이설.

 

해영 : 어? 얘기 끝났,

이설 : (해영 앞 휙- 스쳐 뒤도 안 돌아보고 빠르게 나가는)

해영 : (뛰어가 뒤에서 가방 턱 잡아 돌려 세우며) 뭐야. 너 지금 도망가는 거야?

이설 : (얼굴 흥건한)

해영 : 너, 울어?! 왜.

이설 : ... 나도 출생의 비밀 땜에 나름 상처 있는 사람인데 이럼 진짜 곤란하죠.

해영 : 할아버지가 뭐라셨는데.

이설 : ... 우리 아빠가 죽었대요.

해영 : !!

이설 : 우리 아빠가 죽었다면서 나 보구 공주래요. 순종의 증손녀래.

           이게 말이 돼요? 할아버지 아프신 거 맞죠? (차가운) 나 잡지 마요.

 

그대로 뛰어 나가는.

심각한 얼굴로 따라나가는 해영이고...

 

 

36. 동재 저택 앞 골목. 밤.

 

이설 따라 뛰어가는 해영.

차 타고 따라가던 해영. 이설 발견하고 차 속도 늦추는.

 

해영 : (창 내리고) 타. 데려다 줄테니까 가면서 얘기해.

이설 : (묵묵히 가는)

해영 : 안 추워? (차 세우고 내려 이설 잡는) 얘길 하다 말고 가면 어떡해. 할아버지가 정확하게 뭐라고 하셨는데.

이설 : (눈물 투둑 떨어지는)

해영 : (어쩔 줄 몰라 보고만 섰는데)

이설 : 저 사람 우리 아빠 아니에요.

해영 : ...

이설 : 우리 아빤... 나랑 약속했어요. 금방 온다고.... 했다구요.

해영 : (안타까워 보는데)

이설 : (서럽게 우는) 근데... 나한테 이럼 안 되는 거잖아.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데...

          (거의 비명...) 죽어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 나 또 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

 

해영,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 당황하다가 이설 확 당겨 안아주는...

이설 해영의 품에서 엉엉 아이처럼 울고 마는데...

 

 

37. 이단 오피스텔 복도. 밤.

 

삐비빅- 도어락 계속 안 열리는.

마스카라 다 번진 이설 계속 시도하고.. 보고 있는 해영....

 

이설 : 아, 맞다. 얘 비밀번호 바꿨지. (힘들고 지친.. 속상한...) 아, 미치겠네 진짜.

해영 : 넌 니네 집 열쇠도 없어?

이설 : 내 집 아니에요. 언니 집이지. 전화하면 또 난리 칠텐데. 아 나 몰라...

해영 : 언니랑 사이 안 좋아?

이설 : ....원래 자매들은 잘 싸우고 그래요...

해영 : 언닌 양부모 친딸이야?

이설 : 아뇨. 언니도 입양됐어요. 나이도 같구요.

          근데 엄마가 쌍둥이들도 언니 동생 있는 거니까 가위바위보 하라구. 제가 졌어요.

해영 : (뜨악)

이설 : 그만 가세요. 갈 데 많아요.

해영 : (그런 이설 빤히 보다) 그런 조건이면 나도 껴도 되는 거지. 따라와.

 

 

38. 해영 맨션 거실. 밤.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이설, 입 떡 벌린 채 어벙벙 서 있다.

 

해영 : (이설 발 밑에 슬리퍼 툭 놓아주며) 신어.

이설 : 네? 아... 여기가 아저씨네 집이에요?

해영 : 들어올 때 경비실에서 구십도로 인사하는 거 못 봤어? 이쪽이야. (가는)

이설 : (계속 둘러보며) 칫.. 고모였으면 완전 좋았잖아...

 

 

39. 해영 맨션 게스트 룸. 밤.

 

문 열고 들어오는 해영과 이설.

 

이설 : 와- 여기가 아저씨 방이에요?

해영 : 아니. 게스트 룸. 욕실은 나가서 왼쪽 문이야. 필요한 거 있음 말하고.

이설 : 아뇨... 감사합니다.

해영 : 감사할 거 없어. 여기가 우리 집 로열 그랜드 이그제큐티브 프레지덴셜 스위트 거든.

           1박에 15만원. 물론 현금 결제고 텐텐 붙는 건 알지?

이설 : (화장실로 휙 들어가며) 좀 씻을게요.

해영 : ... 웃을 때가 낫다. (안 됐어서 보는데...)

 

 

40. 해영 맨션 욕실. 밤.

 

목에 수건 두르고 욕조에 걸터앉아 있는 이설. 머릿속에서 무언가 지워지지 않는다...

 

 

41. 옷 매장. 낮.

 

공주처럼 예쁜 원피스 입고 서 있는 단이. 거울 앞에서 만족스러운 미소 짓고 있다.

뒤돌아서면 엄마, 직원 감탄하며 보고 있는.

 

직원 : 정말 잘 어울리세요. 따님이 미인이라 좋으시겠어요 어머님.

엄마 : (좋아 죽는) 좋긴요. 판검사 될 애가 얼굴이 저래놔서 걱정이에요. 흉악범들이 어디 무서워나 하겠냐구.

이단 : (다정하게 나무라는) 엄마.

엄마 : (딴청) 아가씨 이거 싸줘요. 괜찮지?.

이단 : (착한 척) 우리 형편에 너무 과분해요. 설이한테 미안하기두 하구.

엄마 : 아유 착한 것. 걱정마. 설이두 나중에 졸업식 때 한 벌 뽑아줄 거니까.

이단 : (순간 본심 튀어나와 싸늘한) 걔 성적에 졸업이나 할 수 있겠어요?

엄마 : (좀 놀라 보는)

이단 : (들켰나... 가슴 철렁해) 아, 엄마 내 말은,

엄마 : 니 생각두 그래? 내 생각두 그래.

이단 : 어?

엄마 : 그래서 내가 자꾸 설이보고 펜션 보라 그러는 거야. 일종의 경영수업이랄까?

          이 눔 지지배, 잘 하고 있나 모르겠네.

 

 

42. 주방 + 거실. 밤.

 

뜨겁게 달궈진 팬, 마블링 환상적인 고기 치익거리며 익어가고,

식탁 위에는 근사한 접시, 와인잔, 냅킨 세팅되어있는.

해영, 완성된 스테이크 식탁에 내려놓고 스크류 꺼내 와인 따는데,

얼굴 닦으며 이설 들어오는.

 

이설 : 요리도 할 줄 알아요?

해영 : 못하는 게 없다. 너무 완벽해서 가끔은 자괴감이 든달까?

          원치 않아도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주니까. 참..

이설 : (헉!!!) 욱- 죄송해요. 비위 강한 편인데 왜 이러지? 욱-

해영 : (이설 앞 스테이크 접시 당기며) 배 안 고프구나.

이설 : (어느새 포크로 스테이크만 꽉 집어 들어 올린)

해영 : (헉!!)

이설 : (한 입 베어 물며) 음.. 브라보!! 고기는 항상 옳아요. 구원 받는 느낌이랄까?

해영 : 거 옆에 나이프 있구만! (하는데 핸드폰 오는. 보면) 윤주다. 쉿! (받는) 음.

이설 : (소근) 어휴 바보. 받지 말래니까.

해영 : 어. 집. (사이) 어? 지금?! (하는데 초인종 딩동!! 하는. 어떡하지... 싶다)

          너 방에 좀 들어가 있어. (이설 일으켜 드레스룸으로 넣는)

이설 : 아 진짜. 나 먹다 끊는 거 정말 싫어. 나가서 만나면 되잖아요.

해영 : 너 있는 거 보면 윤주 기분이 어떻겠어.

이설 : 그러니까 질투를, (하다 헉-!) 자, 잠깐만요. 그럼... 관장님이랑 결혼할 사이라는... 대한그룹 손자가....

해영 : (무심히 보는) 들어가. (쾅-! 문 닫아버리는)

 

 

43. 해영 맨션 현관. 밤.

 

커피잔 두 개 나란히 놓인.

해영, 윤주 마주 앉아있는.

 

해영 : 그러고 보니까 우리 집에 온 건 처음이네.

윤주 : 들어 온 건 처음이지만 문 앞까지 와 본 건 처음 아니에요.

해영 : ... 왔음 말을 해야지. 내가 나쁜 놈 되잖아.

윤주 : (부끄러운 듯 고개 살짝 숙이는...)

해영 : 담부턴 연락하고 와. 헛걸음 치지 않게. (사이) 내 집에 오윤준 언제든 환영이야.

윤주 : (환하게 웃는) 기분 좋은데요?

해영 : 니 성격에 무작정 나 보자고 왔을 리도 없고. 무슨 얘긴데.

윤주 : ... 오빠 눈치 너무 빨라요. 무드 없게.

해영 : 분위기 잡으러 온 거 아닌 거 같아서.

윤주 : .... 혹시 최근에 회장님께 뭐 들은 말씀 없어요?

해영 : (이설 얘긴가 싶고) 할아버지가 나한테 중요한 일 잘 얘기 안하시잖아.

           나 모르게 별 일 있대두 신경 안 써. 걱정말고 편하게 얘기해.

 

 

44. 해영 맨션 게스트 룸. 밤.

 

이설 : (방바닥에 스테이크 놓고 밖 엿보며 먹으며) 아.. 안 들려. 뭔 얘기 하는거야.

          (해영 보며) 암튼 고맙네. 그럼 교수님은 신경 안 써도 되나?

          (그래도 괜히) 칫. 뭐가 이쁘다고 다들 난리야. 딱 봐도 꼬리가 한 접도 넘는구만.

 

공시랑 대면서 고기 먹던 이설. 마지막 한 조각 입에 넣다가 윽... 배 움켜지는.

그러더니 바로 사색되는... 헉... 이 배는....

이설, 해영에게 다급히 전화하는.

 

 

45. 해영 맨션 거실. 밤.

 

윤주 : 만약에요. 회장님께서....

해영 : (듣는데 핸드폰 오는. 이설이고. 이씨!) 미안. 전화 좀. (받는) 왜! (사이) 뭐?

윤주 : (누구지?)

해영 : 그런 문젠 알아서 해야지. 니 생각엔 내가 어떻게 했음 좋겠는데.

이설F : 들키고 싶지 않음 그냥 좀 빨리 가라 그래요.

해영 : 후... 답답한 마음은 알겠는데 (윤주 눈치 챌까 고개 돌리며) 그래도 잘 생각해서 대답해야지.

          중요한 문제잖아 지금.

이설F : 아우 정말. 나 진짜 아파 죽을 거 같다구요. 장이 막 꼬여요. 아우 나 어떡해.

해영 : 미안하지만 내가 그런 부분까지 도와줄 순 없잖아. 물론 안타깝긴 한데,

          너도 성인이니까 가끔은 혼자 힘으로 이겨내 봐. 끊는다.

윤주 : 혹시... 은별씨에요?

해영 : (윤주 보는) 신경 쓰여? 그런 거 아니라니까. 잠깐만.

 

 

46. 해영 맨션 게스트 룸./ 해영 맨션 거실. 밤.

 

온 몸 비비꼬고 있는 이설. 부들부들 떨며 문자 보내는.

화면분할 되면서 해영과 이설 둘 사이 문자 마구 날라 다니는.

이설 “나 죽어요. 살려주세요”

해영 “참아.”

이설 “나가서 분위기 잡으면 되잖아요.”

해영 “갑자기 나가자고 하면 이상하잖아.”

이설 “좋아요, 1분 내로 상황 정리 안하면 나 혼자 알아서 할테니까 맘대로 해요.

참고로 이 방에 명품백이 참 많네요. 어디 빽을 가장 선호하실래나요?”

 

해영 : (헉-! 핸드폰 놓치는 해영.)

 

 

47. 해영 맨션 거실. 밤.

 

윤주 : 왜 그래요?

해영 : 아니야 아무것도. 어디까지 얘기 했지?

윤주 : 회장님께서요.

해영 : (다시 문자 보는)

윤주 : (화난...) 오빠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가 봐요. 내일 만나서 다시 얘기해요.

해영 : 아, 그럴래? 그럼 늦었는데 그러자. (현관으로 먼저 가는)

윤주 : (안 잡아? 기분 상한...표정 관리하며) 저녁 다 식어서 어떡해요?

           (하다 표정 굳는. 현관 보면 이설의 운동화다)

해영 : (현관문 삐비빅- 열어주다) 왜? (하고 윤주 시선 따라가 보면 이런!!

           현관 손잡이 놓치는. 삐리릭- 현관 다시 닫히는. 후... 말 없이 윤주 보는데)

이설 : (우당탕 하며) 아! 배야!

 

이설 뛰어나와 뒤도 안 돌아보고 화장실로 들어가는!!

2부 엔딩!!!!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