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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0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2.11.27|조회수330 목록 댓글 0

[마이 프린세스] 06

 

 

 

 

 

 

 

 

 

 

1. 궁/공주방/침실. 밤.

 

달빛 청아한...

푹 쓰러지듯 눕는 이설... 베개에 얼굴 묻고 가만있는....

누군가 이마 짚어본다. 올려다보면, 해영의 환상이다. (맨션에서와 같은 옷)

걱정스레 한참동안 이설 이마 짚어보는 해영, 손등으로 볼도 짚어보는...

서로 오래오래 바라보는 두 사람...

스르륵 눈 감는 이설...

조금씩 날 밝아오는...

(시간경과)

어디선가 새소리 들리고.... 싱그러운 음악 깔리는...

이설, 눈 뜨는데, 누군가 앞에 서 있다.

수트 입은 남자의 모습...해영 같다...

다시 눈 깜빡이는 이설... 또 환상이구나....

다시 뜬다 아직도 있다... 점점 선명한 해영.

해영, 한 발짝 성큼 다가서는. 훅- 실재감 느껴지는.

 

해영 : 안녕하십니까. 공주님. 외교통상부 박해영 사무관입니다.

이설 : !!

 

이설, 놀라 몸 세우는. 이불 당겨 감싸 안는. 심장 쿵쿵 뛰어 입까지 얼어버렸다.

해영, 가만 보더니 고개 삐뚜름, 눈 가늘게 뜨고 한발 슥-. 주머니 손 찌른 채 고개 들이밀며 관찰하는.

이설, 헉-!! 이불 꼭 쥔 손, 겨우 몸 뒤로 더 당기는데.

 

해영 : (이상하단 듯 보더니) 그게 다야?

이설 : (당황) 뭐, 뭐가요.

해영 : (몸 세우는) 비명 안 질러? 베개 안 던져? 내가 그렇게 믿을만해?

          아님 원래 아무 남자나 침대 머리맡에 나타나도 그렇게 눈빛이 촉촉한가?

          너 지금 완전 백설공주 죽다 살아나서 왕자님 보는 눈빛이야.

이설 : (기막혀 입 딱 벌어지는데)

해영 : 혹시 이 와중에도 내가 너무 멋있나, 아님 반가워?

이설 :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요.

해영 : 어떻게가 아니라 왜 왔는지가 궁금해야지.

이설 : 뻔하죠. 납치, 협박, 테러, 암살, 뭐 그런,

해영 : 근데 왜 소리 안 질러?

이설 : 첫날이니까.

해영 : (보면)

이설 : (차분) 내가 또 한 번 한다 그랬음 잘하려고 노력은 하거든요.

          제대로 공주하겠대놓고 첫날부터 소란 피우기 싫어요. 그니까 조용히 나가 줄래요? 사람 부르기 전에.

해영 : ... 그러니까 제법 공주 같다.

이설 : 그 소리 하려구 온 건 아닐 텐데.

해영 : 마지막으로 얼굴 보러 왔어. 이제부터 너랑 내 관계가 많이 달라질 거거든.

이설 : (불길한... )

해영 : (인터폰 쿡-!) 얘기 끝났습니다. 들어와서 공주님 준비해주세요.

이설 : (!!) 몰래 온 거 아니에요? 상궁언니가 여기 들어오게 그냥 뒀어요?

해영 : 당연하지. 오늘부터 내가 니 책임잔데.

이설 : !!

 

 

2. 궁/응접실. 낮.

 

상궁들 차 시중 들고, 테이블에 예쁜 한과 놓인.

대통령과 화기애애하게 앉아있는 해영.

맞은편에 동재... 심각한 얼굴로 앉은 이설.

 

대통령 : 공주님께서 정식입궁하기로 결심하셨다길래 그 길로 제가 박사무관을 불렀습니다.

               황실을 위해 결단을 내려달라고요. (해영 보면)

해영 : 외교부 특별부서 황실부 소속 박해영입니다.

          국민투표 전까지 공주님의 교육과 의전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이설 : (!!) 설마 그 공주가 절 말씀하시는 걸까요?

해영 : 물론입니다. 저도 오늘 입궁했습니다.

이설 : 어머! (놀라 입 막는!) 안 돼요, 안 됩니다!

해영 : (가만 좀 있지? 눈치 주는)

이설 : 저희 둘 스캔들까지 났었는데, 여기서 같이 살다뇨.

          더군다나 약혼설 때문에 대한그룹이 황실 이용하는 거라고 나쁜 소문까지 돌았는데,

          그럼 다 소문이 진짤 줄 알 겁니다.

대통령 : 그래서 두 분이 함께 계셔야 하는 겁니다.

해영 : 박해영은 공주의 의전담당이다. 신변보호를 위해 늘 함께 있다.

           그래서 죽기보다 싫었지만 “제 여잡니다” 같은 해프닝을 벌였다, 이렇게 해명할 겁니다.

           루머는 당사자가 직접 해명하는 게 가장 확실하거든요.

동재 : (의심 가지만 대통령 앞이라 내색 않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바는 잘 알겠습니다.

          소문이 잦아들 동안 그렇게 하지요.

이설 : (싫고... 용기내어) 잠시만요. 만약 제가 거부하면요?

모두 : (난감한 분위기 흐르는데)

이설 : 박사무관님은 누굴 가르치기엔 사람이 너무 위험,

 

동재, 해영 눈치 보는.

해영, 살짝 인상 쓰고, 동재도 가슴 아픈 얼굴이다.

어쩌나 싶다가,

 

이설 : ... 하게 잘생겨서요. 전 도저히 수업에 집중 못 할 거 같네요.

          다른 선생님 구하면 안 될까요?

대통령 : (미소) 현실적으로 박사무관보다 뛰어난 선생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문젠 공주께서 좀 양보해주시죠.

 

대통령 여유있게 웃는.

동재와 해영, 서로 눈빛 얽히고,

이설, 한숨만 푹푹 나오는데...

 

 

3. 궁 일각. 낮.

 

동재 휠체어에 앉아있고, 해영 그 옆으로 서 있는.

 

동재 : 무슨 꿍꿍이냐. 무슨 맘이면 네 놈이 궁에 들어와.

해영 : 아버지처럼 살기 싫어서요.

동재 : !!

해영 : 죽는 것 보다 더 하잖아요. 돈, 명예, 가족, 친구 다 뺏기고 떠도는 거.

           그래서 할아버지 원하시는 거 다 해드리려구요.

동재 : 네 애비 얘길 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너한테 미안하지도, 네 놈 애비한테 미안할 것도 없어.

          이럴 줄 알았음 네 애비 왜 그 꼴 됐나 진작 알려줄 걸 그랬구나.

해영 : !!

동재 : 나 죽기 전까지 넌 아무 것도 못한다.

해영 : 기어코 그 소릴 하셔야 속이 풀리세요? 바라시는 거 다 해드린다구요.

          공주 놀이, 황실 놀이, 다 해드린다잖아요!

          제가 할아버지 확 돌아가셨음 좋겠다, 그런 맘 먹기 바라세요?

          대체 친손자한테 얼마나 더 잔인하시려구요!

동재 : 그건 이제 다 네 손에 달렸구나.

해영 : !!

동재 : 맘대로 해 봐 어디. 우리가 어떻게 끝날 지 한 번 보자꾸나.

 

팽팽하게 바라보는 해영과 동재의 시선이고...

 

 

4. 궁/서재. 낮.

 

창 넓은 서재. 홍상궁, 신상궁 저만치에 옆에 대기하고 있는.

이설, 해영 뚫어져라 보고 있는.

해영, 부드러운 미소 짓고 있고.

 

이설 : 스캔들 해명용 발령, 좋아요. 저도 언론플레이 뭐 그런 거 알죠.

          근데 그런 거면 그냥 궁에 와서 노세요. 그럼 되잖아요.

해영 : 제가 좀 양심이 올바르고 자존심이 강한 타입이라서요.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으로서 그런 건 용납이 안 되죠.

이설 : 놀기 싫음 다른 거 하세요. 청소, 빨래, 할 거 많잖아요. 그쪽이 날 어떻게 가르쳐요.

해영 : 생각이 짧으시네요. 공무원 중에서 공주 가르칠 수 있는 사람, 저밖에 없는데.

이설 : 무슨 근거로?

해영 : 공무원 중에서 유일하게 로열패밀리로 자랐으니까.

이설 : 아하하! 로열 패밀리래. (하다 웃음 잦아들고) 그러니까 본인은 자랑스러운 이 땅의 재벌 3세다?

해영 : 시간 없는데 새삼스런 감탄은 생략하고 본론 들어가죠.

이설 : 좋아요. 그래서 재벌 3세 과외선생님께선 저한테 뭐 가르치시게요?

          편법 상속? 부동산 투기? 세금포탈?

해영 : (인상 확 쓰는) 경제분야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첫만남 때도 불로소득에 그렇게 집착하시더니.

          그럼 워밍업으로 대한그룹의 재산환원이 우리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있게 공부해볼까요?

이설 : 패스. 어차피 외국어 말고 가르칠 것도 없잖아요. 몇개 국어 하세요?

해영 : 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독어, 불어까진 편하게 하고,

          일상회화 정도 하는 건 너무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 좀 그렇고.

          근데 공주님한테 그딴 건 안 가르치죠.

이설 : 왜요?

해영 : 국민투표 때 외국어 잘한다고 한 표 더 받을 것도 아니고.

           공식석상에선 통역을 쓰는 게 국가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방법이거든요.

이설 : !!

해영 : 할 거 많으니까 내일부턴 시간표 따라 일찍 나오세요. (내미는)

이설 : (보고 헉!!) 아침 6시 기상?

 

 

5. 궁/공주방. 다음날 아침.

 

따르르릉-!!! 6시 정각 되자 미친 듯이 울리는 알람.

해영, 팔짱 끼고 보다 상궁들 쉿- 손가락 올리고 상궁들 내보내는.

이불 속에서 손만 나와 턱-!! 끄는 이설.

그 손목 탁 잡는 해영.

 

이설 : (이불 속에서) 꺅-!!

해영 : (이불 헤치고. 감정 없이) 일어나.

이설 : (다 죽어가는 얼굴만 내놓고) 누구 죽일 일 있어요? 그쪽이 책임자면 내 수면의 질과 양도 지켜줘야죠.

해영 : 니가 아직은 국가와 황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게 고작 잠 뿐이거든.

           뭐든 한 번 한다 그랬음 열심히 한다며 일어나는 거 하날 못 해?

이설 : 시간표 보니까 수업도 아니잖아요.

          1교시 시험, 2교시 시험, 3교시 시험, 4교시 시험, 5교시 시험, 장난해요?

해영 : 첫날인데 레벨 테스트 해야지. 왜, 시험 본다니까 죽고 싶어?

이설 : (인상 쓰다) 근데 왜 반말해요?

해영 : 듣는 사람 없잖아.

이설 : 이씨! 나 교사자격증 없는 사람한테 안 배워요. (이불 훅 뒤집어쓰는)

해영 : 있어.

이설 : !!

 

 

6. 궁/테라스. 낮.

 

서류 보고 있는 이설. 놀라 눈 쏟아질 듯 하고,

해영, 시크한 표정이고.

상궁들 와- 보고 있는.

 

이설 : 진짜 교사자격증이 있었어요? (소곤) 돈 주거 산 거 아냐?

신상궁 : 대학 때 교생실습 나온 재벌 3세라고 되게 유명하셨대요.

홍상궁 : 참고로 MBA, CPA, TESOL도 보유하고 계시답니다.

이설 : (헉-) 이분이 직접 그렇게 말씀하시던가요?

신상궁 : 어머! 박사무관님이 얼마나 겸손하고 입이 무거우신대요.

              (수줍) 저희가 찾아봤어요.

이설 : 겸손하고 입이 무겁다구요? 아하하하하-!!! (하다 보면 해영 무표정한. 뚝 그치고)

           진짜 못하시는 게 없나 봐요.

해영 : (당연하단 듯 살짝 끄덕)

이설 : 외교관 되셔서 얼마나 다행이에요. 이렇게 원치 않아도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주시는 분이 선생님이면

          애들이 어떻게 되겠어요.

상궁들 : (조마조마한) 공주마마...

해영 : 두 분은 자리 좀 피해주시죠.

상궁들 : (눈치 보다 나가는)

이설 : 저도 갈게요. 더 이상 댈 핑계도 없고, 솔직하게 우리가 사제지간 되는 건 너무 기막히잖아요.

          앞으로 저 찾지 마세요. 그럼 이만.

 

이설, 일어나 나가려는데

해영, 휘적휘적 걸어가더니 앞에서 딱 가로막는.

이설, 비켜가려는데 해영, 팔목 딱 잡는.

 

이설 : 놔요.

해영 : 놔요 전에 비켜 소리가 먼저 나와야지. 공주라면.

이설 : (팔 빼려는데)

해영 : (팔 확 잡아당기는. 얼굴 가깝고)

이설 : (!! 팔 빼려는데) 놓으라구요.

해영 : (얼굴 뚫어지게 보다) 내가 여태까지 만나본 공주들은 하나같이 참 당당했거든?

          태어나 단 한 번도 머리 숙여본 적 없는 사람들이 갖는 위엄이 있지.

          근데 첨 보는 남자한테 영수증이나 구걸하던 니가 어떻게 공줄 하겠어.

          그래서 내가 그럭저럭 흉내는 내게 해준다는데 왜 싫어.

이설 : ... 그쪽을 존경할 수 없으니까.

해영 : 겨우 그런 이유로?

이설 : 나한텐 중요해요.

해영 : 뭐 얼마나 중요한데. 대통령직을 걸 만큼 중요해? 대한그룹의 전재산만큼 중요해?

          대한민국 정치, 경제의 두 수장이 너 땜에 전불 걸고 황실을 재건하겠다는데

          넌 겨우 입맛에 맞는 선생이 아니라 공불 못하시겠다?

이설 : (!! 밉고) ... 나 괴롭히려 궁에 온 거 맞죠.

해영 : 어. 공부하면서도 계속 괴롭힐 거야. 그래서 이거 못하게 하면 그 다음 더 나쁜 짓 할 거구.

           그러니까 얌전히 시험 보는 게 좋을 걸?

이설 : (당혹스럽고) 허-?!!

 

 

7. 궁/서재. 낮.

 

“제 1회 공주능력평가” 진하게 찍힌, 제대로 형식 갖춘 시험지.

문제, 지문, 보기 전부 다 영어로 되어있는.

이설, 기막혀서 해영 째려보는.

 

이설 : 영어 배울 필요 없다면서요!

해영 : 영어 시험지 아닌데? 정치 시사랑 한국역사야.

이설 : (헉!!)

 

cut to:

빗금 우수수 내리는 시험지.

해영, 빨간펜으로 채점하고 있는.

이설, 빗금 하나 칠 때 마다 아흐.... 눈 질끈 감는.

 

이설 : 요샌 틀린 문제에 별표 치는 거 몰라요? CF도 안 보나봐.

해영 : 시험지에 은하수 만들 일 있냐? (한숨 쉬는)

이설 : 채점 끝났음 이리 줘요.

해영 : (쏙 뺏는. 파일에 챙겨넣으며) 됐어. 다 틀렸는데 볼게 뭐 있다구.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경이롭다 정말.

          나 너무 충격 받아서 오늘은 일단 쉴 테니까 (한숨) 내일 보자. (나가는데)

 

 

8. 궁/복도. 낮.

 

해영, 파일 겨드랑이에 끼고 휘적휘적 걸어가는데 이설 따라 가는.

 

이설 : (앞 막아서며) 시험지 돌려줘요.

해영 : (계속 걸어가며) 안 돼.

이설 : (따라가는) 왜요.

해영 : 유능한 공무원의 조건 중에 하나가 보고서를 잘 쓰는 거거든?

           근데 이 빵점짜리 시험지로 어떻게 보고설 쓸 지... 하...

이설 : 내 시험질 누구한테 보고하는데요.

해영 : 뻔하지. 나 여기 들여보낸 분이 누구야.

이설 : (!!) 설마, 아닐 거야.

해영 : 노래 가사에도 있지.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설마는 늘 사람을 잡고 말이야.

이설 : 대통령이 뭐 그렇게 한가해요? 내 시험질 왜 봐!

해영 : 한가하다니. 지금 황실 재건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문젠데.

          아마 이 시험지 보시면, 국민투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시겠지?

이설 : 악!!

 

서재에서부터 멀찍이 따라오던 신상궁, 홍상궁 놀라 달려오는.

 

상궁들E : 공주니임-!!

 

 

9. 집무실 앞 복도. 밤.

 

해영, 아무렇지 않게 자기 방 향해 가고, 이설 따라 뛰는.

상궁들 따라오는데 집무실 앞에서 넷이 딱 마주친.

 

해영 : (상궁들 들으라고) 어디까지 따라오실 겁니까 공주님?

           수업 끝난 후에는 절 좀 그냥 내버려 두시죠.

상궁들 : (뭔 분위기야 이게...)

이설 : 미치겠네 진짜. 그거 돌려주세요.

해영 : 뭘 말씀하시는 건가요? 혹시 빵,

이설 : (입 턱 막는) 아뇨! 빵은 무슨. 저 빵 안 좋아해요. 빵은 혼자 드시구요.

상궁들 : (빵?)

이설 : 아... 잠깐 들어가서 얘기 좀 하실까요? (문 열고 해영 밀어 넣는)

해영 : 어어? (밀려 들어가는)

이설 : (저도 들어가고 문에 얼굴만 내놓고) 저 지금부터 박사무관님이랑 둘이만 있을 거거든요?

          무슨 소리가 나도 문 열지 마시구요, 아무 소리 안나도 절대 열지 마세요?

          절루 가시구요. 훠이-! (문 쾅- 닫는)

홍상궁 : 뭘 돌려달라는 걸까? 빵? 무슨 빵?

신상궁 : 아유, 절루 가래잖아요 일루 오세요.

이설E : 이리 안 와요! 어어? 나 창피하단 말에요!

상궁들 : (헉!!)

 

 

10. 궁/해영집무실. 밤.

 

아무렇지 않게 파일 한 손으로 높이 들고 있는 해영,

이설, 깡총깡총 뛰면서 파일 뺏으려고 하는. 울상이고.

 

이설 : 아우- 진짜! 이게 말이 되냐고요! 그렇게 중요한 거였음 미리 말해줬어야죠!

           치사하게, 울 엄마한테도 성적표 한 번도 안 보여주고 컸는데 그걸 왜 보여준대!

해영 : (피식) 진짜 안 닿냐?

이설 : (이씨. 옆에 침대 보더니 올라가는)

해영 : 야! 남자침댈 왜 올라가!

이설 : (그대로 점프! 파일 뺏으려는데)

해영 : (헉-!! 싹 피하는)

이설 : (헉!! 바닥에 넘어지는) 아얏-!

해영 : (좀 놀란) 괜찮아?

이설 : 아... 그걸 피함 어떡해요. 치사하게, 아... 아파... 발목... 아 발목...

해영 : 삐었어? (다가오는데)

이설 : (순간 파일 낚아챈!) 예! (뒤지는데) 어? 내 시험지. 왜 없어요?

해영 : (재킷 포켓 톡톡 두들겨 보이며) 여깄는데? 너 이럴까 봐 아까 집어넣었는데.

이설 : 와, 이 사깃꾼. 그러면서 여태 들고 있는 척, 와... 이러니까 내가 그쪽한테 못 배운단 거예요.

          좋아. 나 억울해서 이대론 못 나가요. (침대로 가서 확 눕는)

해영 : 뭐 하냐?

이설 : 시험지 줄 때 까지 안 나가요. 못 나가! 나 여기서 잘 거예요. 그리구 끝까지 안 주면 내가 이 방 뺏을 거예요.

          궁에서 산다메요. 내가 이 방 뺏음 결국 선생도 못 하는 거잖아.

해영 : 그게 협박이 된다고 생각해 설마?

이설 : 되죠.

해영 : 안 될 거 같은데? (이설 옆으로 가 확 눕는)

이설 : 꺄아-! (하더니 싹 멈추고) 뭐, 옆에 오면 내가 이렇게 비명 지르고 질색팔색 할 줄 알았어요?

          웃겨 진짜! 절루 안 가요!

 

하면서 두발로 해영 다리 쑥 미는데, 헉-!! 해영은 꼼짝 않고, 이설 몸이 쑥 밀린다.

그대로 침대 밑으로 떨어지려는, 순간

헉! 해영 놀라 이설 어깨 확 안아 잡은!!

겨우 추락 면한 이설, 해영 품속에 안긴...

둘 다 그대로 숨 멈추고 굳은. 1초, 2초, 3초....

이설, 해영 품에서 꾸물꾸물 몸 빼서는 얼굴 마주치지도 못하고 후다닥 문으로 뛰어가는데.

 

해영 : 야!

이설 : (우뚝 멈춘. 돌아선 채 그대로) 왜, 왜요.

해영 : 시험지 안 가져가?

이설 : (돌아보려다 움찔) 보고서 안 써요?

해영 : 내일 아침 6시. 중앙정원. 지각하면 바로 청와대로 간다.

이설 : (돌아선 채 아싸! 주먹 불끈 쥔) 그, 그럼 내일 봐요.

 

후다닥 뛰어나가는.

후... 씁쓸하게 보는 해영...

 

 

11. 공주방. 밤.

 

불 꺼진 공주방. 창 밖으로 달빛 새어들어오는.

홍상궁, 신상궁 불 꺼주고 밖으로 나가는.

이설, 잠든 듯 하다가 눈 반짝 뜨는. 머리 맡 자명종 5시 30분에 맞춰놓고 몇번을 만지작거리는.

동그랗게 뜬. 눈 깜빡이며 천장만 보는.

 

이설 : 아... 왜 잠이 안 오냐. 지각하면 끝장인데.

 

괜히 싱숭생숭한... 핸드폰 켜고 미투 올린다.

“남자 땜에 심장이 쿵쾅대고 잠이 안 올 땐?” 하다가 ‘남자 땜에’에 지우는.

잠시 고민하다 ‘공무원 땜에’로 바꿔 쓰는.

띵동띵동- 답장 오는.

* 공무원이 열 받게 했음?

* 민원 거세요. 상담전화 1588- ***8

* 혹시 남친이 공무원? 아, 그래서 남친이 있으시다?

* 토닥토닥, 다 잊고 따끈한 우유 한 잔 드시고 주무삼 ^^*

* 형이 장담하는데 푸샵 백개 하고 PT체조 백개 해 봐라, 직빵임.

cut to:

* 침대에서 나와 팔굽혀 펴기 하는. PT 체조하고...

* 시간 보면 새벽 2시. 잠 안와 미치겠고.

* 한문 책 읽는. 양 한마리, 백마리...

* 끙끙대고 침대 속에서 자려고 노력해보고... 안되겠다!!

 

 

12. 주방. 밤.

 

캄캄한 주방, 냉장고 불 들어오는.

이설, 겨우 우유 꺼내고 문 닫으면 다시 캄캄한.

그러다 뭔가 쿵-! 와장창!! 꺅-!! 스텐볼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

이설, 우유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데 팍-!! 불 켜지는.

당황한 이설 얼어붙는데.

 

건이 : 누나?

 

cut to:

* 중탕으로 정성스럽게 우유 데우며 거품기로 저어 거품 내는 건이.

* 예쁜 잔에 담고 거품 죽지 않게 꿀시럽으로 하트 뿅뿅-!!

cut to:

조리대에 나란히 기대 선 건이와 이설.

이설, 스푼으로 거품 떠먹으며 좋아하는.

 

이설 : 그냥 우유에 꿀 탄 건데 왤케 맛있지?

건이 : 사랑이 담겼으니까요.

이설 : (피식) 고맙단 인사 하려구 계속 찾았는데 안 보이드라구. 요리사였구나.

건이 : 출출할 때 언제든 오세요. 저 보고 싶을 때 오심 더 좋구요. (미소)

이설 : (그런 건이 고맙고 귀여운...)

 

 

13. 궁/정원. 다음날 아침.

 

쨍한 햇살, 날씨 화창한.

해영, 트레이닝복 입고 가볍게 몸 풀며 조깅하는.

시계 보면, 6시 5분 넘어가고 있다.

해영, 인상 잔뜩 구기고 궁으로 들어가는.

 

 

14. 궁/공주방. 낮.

 

쾅쾅- 노크하자마자 들어오는 해영.

상궁들, 어쩔 줄 몰라 따라 들어오려는데

해영, 나가라고 손짓하는.

이설, 이불 돌돌 말고 자고 있는. 옆에 노트 보이고...

아빠 기사에 관한 내용들, 낙서들, 신문들...

해영, 한번 슥 보고... 고개 흔들어 털어버리는...

 

해영 : (머리맡에 가 서는) 공주마마! 좋은 아침입니다.

이설 : (꿈결인)

신상궁 : (조마조마) 마마. 박사무관님 오셨어요. 좀 일어나세요.

해영 : 지금 기상하시는 게 신상에 이로울 듯 싶습니다만.

이설 : (음냐 음냐...) ... 교수니....임....

해영 : (이씨!) 안 일어나시니 일단 악몽부터 퇴치해드리겠습니다.

 

하더니 이설, 돌돌만 이불로 번쩍 안고 욕실로 가는.

순간, 어? 순간 눈 뜬 이설, 비몽사몽. 정신없다 해영 보고 꺅-!!!

 

 

15. 궁/공주방/욕실. 낮.

 

이불 채 욕조에 담긴 이설.

해영 팔짱낀 채 샤워기 들고 상큼한 미소.

 

이설 : 나... 지금 꿈꿔요?

해영 : 꿈인지 아닌 지 확인해 보지 뭐. (샤워기 틀려고 하는)

이설 : (헉!!) 스탑 스탑!!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나 겨울에 씻으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니까, 그거 틀지 마요! 알았죠!

 

사악한 미소 짓는 해영, 쏴아-!! 물줄기 뿜는 샤워기!

 

 

16. 궁/복도. 낮.

 

트레이닝 복 입은 이설, 비몽사몽이라 여전히 걸음도 똑바로 못 걷는.

걸어가면서 자는.

해영, 잡아끌고 가는.

홍상궁, 놀라 따라가려는데 신상궁, 잡아끌며 못 가게 하는.

지나가는 직원들도 좀 놀라 보다 눈 마주치면 헉, 못 본 척 하고 종종 가는.

 

이설 : (끌려가며 소곤) 이거 좀 놓구 가죠?

해영 : (묵묵히 가다 딱 멈추는)

이설 : (속도 못 이겨 부딪히는)

해영 : 자꾸 반항하면 사람들이 오해하잖아. 저 뜨거운 시선들이 안 느껴져?

이설 : (보면 직원들 샤샤샥- 모른 척 숨는. 그 와중에도 하품나는) 시험지부터 주세요.

해영 : 보냈어.

이설 : (잠 확 깨는!) 미쳤어! 이 나쁜 놈!

해영 : 노옴?

이설 : 돌려준대놓고 치사하게, 아 나 몰라. 뭘루 보냈어요. 등기루? 퀵?

          설마 스캔해서 메일로 보낸 건 아니죠? 발송 취소 발송 취, (!!)

해영 : (시험지 턱 내미는)

이설 : (멈칫... 받아들고 해영 보면)

해영 : 뭐. 고맙다고?

이설 : ... 원본 맞아요? 복사본 따로 있는 건 아니죠?

해영 : 너랑 수업한 것들, 성과보고서 작성해야 한단 거 사실이야. 앞으로 제대로 수업 받아.

           6시에 꼬박꼬박 기상하고, 공부하려면 체력은 필수니까 정원 하루에 30바퀴씩 뛰어.

           하루 3번 식사시간 빼곤 계속 공부만 할 거야.

이설 : 미쳤나 봐. 내가 무슨 고3이에요?

해영 : 자꾸 반항하면 수능 디데이 백일 버전으로 간다.

이설 : (보다) 정말 나 공주 만들어 줄 거예요?

해영 : (보면)

이설 : 정말... 다 포기한 거에요?

해영 : ... 진심으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묻는 거야?

이설 : !!

신상궁E : 공주마마!! 마마님!!

이설 : (보면)

신상궁 : 아... 여기 계셨구나. 오기택 실장님이 급히 찾으세요. 기자회견 땜에 할 얘기 있으시대요.

이설/해영 : (의아해 보는...)

 

 

17. 궁/응접실. 낮.

 

테이블에 놓인 프로필 넘기는 손, 이설이다.

프로필 마다 기자 이름과 사진, 이력 적혀있다.

이설 좀 놀라 고개 들면, 기택 앉아있다.

이설 옆에 해영 못마땅한 얼굴로 보고 있는.

 

이설 : 이게 다 누군데요?

기택 : 기자 회견 때 공주님께 질문할 기자들입니다. 얼굴과 이름을 외워두십시오.

이설 : 열 명 밖에 안 와요?

기택 : 물론 국내 유력 일간지와 메이저 언론들, 해외 외신까지 많은 인원이 참석합니다.

           이 분들은 황실에 호의적인 기자분들이십니다.

이설 : 아, 그럼 제 편인 거네요? 기자회견 때 저희 아버지 얘기 할 거라서 되도록 사람 많았음 했거든요.

기택 : 죄송합니다. 이번 기자회견 때는 아버님에 관한 질문은 받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설 : (!!) 어째서...

해영 : 이게 박동재 회장님 방식이거든요.

이설 : !!

해영 : 제가 더 앉아있으면 오실장님이 곤란하실 거 같네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일어나는)

 

해영, 기택에게 목례하고 나가버리는.

이설, 불안한 눈으로 프로필 다시 보는.

기택 역시 마음 불편하고...

 

 

18. 해영박물관 관장실. 낮.

 

책상 위에 순종 친서 놓인.

윤주 쓸쓸하게 바라보고 있는.

 

비서 : (노크하고 들어오는) 관장님. 궁으로 보낸 보물들 안전하게 잘 도착했습니다.

윤주 : 어. 수고했어.

 

하는데 노크 똑똑-,

윤주 뭐지 싶어 보는데, 문 열리더니 퐝퐝-!! 폭죽 터지는.

순간 놀라 살짝 인상 쓰는 윤주.

박물관 직원들 서넛 케이크에 불 켜고 들어오는.

 

직원들 : 관장님-! 축하드립니다-!

비서 : 황실 재단 이사장 되신 거 축하드린다구 직원들이 준비했어요.

직원1 : 관장님, 그래도 겸임이니까 본진은 해영박물관인 거죠?

직원2 : 궁에만 계시면 저희 완전 섭섭해요.

윤주 : (좀 놀란 척) 다들 고마워요.

 

하다 누군가 발견하고 놀라는.

홍상궁이다. 사복 입고, 어린 여자 아이 손 잡고 오는.

 

직원 : 홍과장님! 일찍 오시라니까. 저희가 홍과장님도 불렀어요.

 

홍상궁, 고개 숙여 인사하는.

싸늘한 미소 띠우고 보는 윤주고...

 

 

19. 카페. 낮.

 

와플, 커피 놓인 테이블.

홍상궁과 윤주, 아이 둘러앉아있는.

 

홍상궁 : 저희 혜지가 벌써 다섯 살이에요. 수술 할 때 갓 돌이었는데.

윤주 : ... 예쁘게 컸네. 엄마 자주 못 봐서 속상하겠다.

혜지 : 울 엄마 궁에서 공주님이랑 살아요. 되게 이쁘대요.

홍상궁 : (좀 당황해서) 엄마가 언제. 하나도 안 이뻐.

윤주 : (씁쓸한 미소) 모처럼 쉬는 날인데 박물관엔 뭐하러 와요. 담부턴 오지 마세요.

          그리고, 궁에서 저 봐도 모른 척 하구요.

홍상궁 : (!!) 네. 알죠. 명심하겠습니다.

윤주 : 이설은 어떻게 지내요.

홍상궁 : 그게... 좀 이상합니다. 박사무관님이 교육 담당으로 오셨는데...

              어떻게 보면 싸우시는 거 같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사이가 좋으신 것 같기도 하고....

윤주 : (당황!!) 오빠가요?

 

 

20. 요리집. 밤.

 

사미센 연주 소리 칭칭- 들리는.

왁자하니 술 마시고 있는 소순우와 정치인들.

해영, 깍듯하게 소순우에게 술 따르는.

(시간경과)

불콰하니 취한 몇몇은 실려나가고, 해영과 소순우랑 독대 분위기...

 

소순우 : (기분 좋은) 자네 술 좀 하는구만? 우리 자주 오자. 좋다.

해영 : 빈말이신 거 다 압니다. 의원님 약속 잘 안 지키시더라구요.

소순우 : 내가? 나 술약속 지킬라구 강남에서 길림성까지 쏴 본 사람이다?

해영 : (짜증) 이한 황세손 기사 말입니다. 저한테 보내셨을 때, 확실치 않은 루머는 터트리지 말라고 말씀 드렸잖습니까.

소순우 : 원래 뭐든 터트려야 확실해지는 거야. 이 계란도 깨봐야 쌍알인지, 아닌지,

해영 : (말 자르는) 의원님의 비자금은 터트리지 않아도 확실하던데요.

소순우 : (흠칫, 놀라 보는. 눈매 매서워지는데) 자네가 아직 젊긴 젊군.

              황실 재건에 걸림돌이면 모래알도 감사할 판에 뭐하자는 수작이야.

해영 : 출국 금지령을 굳이 소대표님께 풀어달란 건 일종의 기횔 드렸던 겁니다.

소순우 : !!

해영 : 대표님께서 깍듯하게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분, 그 자리가 조만간 제 거 될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뭔갈 확인하실 땐 신중하셨으면 합니다.

소순우 : 제 거 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술 확 깨는 소순우, 묘한 눈빛으로 해영 보는.

해영, 흔들림 없는 눈으로 마주보고...

 

 

21. 궁/전경. 다음날 아침.

 

 

22. 궁/별채. 낮.

 

동재, 기택 놀란 얼굴로 보고 있는.

이설, 캐주얼한 옷차림, 가방까지 든. 옆에 선 홍상궁 못마땅한 얼굴이고.

 

이설 : 저, 잠깐 나갔다 오겠습니다.

동재 : 마마. 어제 기자문제로 맘이 상하셨다지요. 그 문제 때문에 나가시려는 거면 다른 방법을 찾겠습니다.

이설 : 아, 사실 좀 속상하긴 했어요.

동재 : 마마...

이설 : 제가 안면인식 장애가 살짝, 많이는 아니고 살짝 있어서요.

          사람 얼굴 잘 못 외우거든요. 딸랑 열명인데 그걸 참.... 그러니까 그분들 도움 받는 건 그냥 사양하겠습니다.

동재 : 마마.

이설 : 저 이제 돌아올 자신 있습니다.

동재 : !!

이설 : 걱정하시는 거 뭔 지 압니다. 근데 이제 안 그러셔도 됩니다.

          저 다시는 도망 안 간단 말씀 드리는 겁니다.

동재 : 알겠습니다. 외출 준비 시키겠습니다.

이설 : 아뇨. 경호원만 한 명 데리고 갔다 올게요.

 

이설, 고갯짓 하면 일진 언니 포스, 사복 차림의 신상궁, 수줍게 다가와 옆에 서는.

동재 한숨 나오는데...

 

 

23. 서림대 전경. 낮.

 

 

24. 교수실. 낮.

 

박스에 친서, 향낭 관련 자료들 보고 있는 정우. 한숨 돌리는...

문자 온다. 윤주다.

“나 이제 곧 궁으로 들어가. 같이 갈 수 있음 좋겠어.... 윤주.”

정우, 문자 오래오래 보는.... 핸드폰 덮는.

자료 다시 보려는데 잘 안 들어오고.

 

정우 : (밖에 대고) 김조교, 나 커피 한 잔만.

 

하는데 밖에서 꺅꺅-!! 내가 내가 !! 소리 나는.

왜 저래? 하다 다시 자료 보는 정우. 그러다 누군가 옆에 커피 내려놓으면.

 

이설E : 황실표 공주커피 나왔습니다.

정우 : (보고 좀 놀라) 이설?

이설 : 교수니임-!! 저 밥 사주세요.

 

 

25. 백반집. 낮.

 

백반 먹고 있는 이설과 정우.

이설 밥 한 번 뜨고 정우 보고, 또 밥 한 번 먹고 정우 보고 웃는.

 

정우 : 수업시간도 아닌데 내 얼굴 보단 반찬을 좀 보는 게 어때.

이설 : 타이밍 잡는 거예요. 저 교수님한테 살짝, 항의할 거 있거든요.

           저번에 병원에서 왜 저 버리고 가셨어요?

정우 : 나 먼저 묻자. 그날 박해영이랑 매듭은 잘 지었어?

이설 : 그 사람 궁으로 발령났어요.

정우 : 궁?

이설 : 제 교육 담당이래요. 너무 황당한 거 있죠. 근데 대통령이 직접 데리고 와서 그렇게 말하니까,

          것 다 대구 기막히다, 필요 없거든? 할 수도 없구 대체 그 사람 속은 뭘까 너무 궁금해요.

정우 : 누구나 적의 속마음을 궁금해 하지.

이설 : ... 그죠. 적이겠죠?

정우 : 아니었음 좋겠어?

이설 : 그냥... 아니면 좋죠. 신경 안 써두 되구. 조만간 기자회견 하고 그 사람이랑 제 스캔들 해명한대요.

          전 그때 아빠 루머 해명하고 싶은 건데... 아빠 얘긴 꺼내지도 말라고 하구요. 어떻게 해야 될지 답답하고...

          그래서 오늘 대나무숲 찾아 온 거에요.

정우 : 전문가가 옆에 있는데 왜 답답해.

이설 : 교수님이요?

정우 : 박해영말야. 니 교육 담당이라며.

 

 

26. 궁/해영 집무실. 낮.

 

못마땅한 얼굴로 팔짱 끼고 책상 기대 서 있는 해영.

이설. 해영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며 고개 끄덕끄덕하는.

해영 얼굴 위로 정우 목소리...

 

정우E : 정말 무슨 의도로 네 옆에 있으려는 건지, 얼만큼 능력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잖아. 박해영한테 교육 받아.

             그리고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이용해.

이설 : (심호흡하고 말 꺼내려는데)

해영 : 무단 외출 하셨더라구요?

이설 : 잠깐 교수님 좀 뵙고 왔어요. 저희 교수님이 글쎄 또,

해영 : 내 앞에서 남정우 얘기 하지 마.

이설 : 왜요?

해영 : 하지 말람 하지 마. 그리고 말했지. 나 수업 못하게 하면 너한테 더 나쁜 짓 할 거라구.

이설 : !!

해영 : 니가 내 말 한번씩 어길 때 마다, 난 딱 그만큼씩 나빠질 거니까

           나중에 울고불고 하지마. 간다. (확 나가는)

이설 : (당황) 왜 그래요 진짜. 아 어디 가는데요!

 

 

27. 해영 맨션 거실. 밤.

 

검은 정장 입은 젊은 사내들(5부 23씬) 서넛 가구, 집기들 딱지 떼어내는.

해영, 거만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맥주 들고 보는.

사내들 마쳤는지 해영 돌아보면

 

해영 : 다 뗐어요? 자국 안 남기고 말끔히?

정장1 : 네. 깨끗합니다. (서류 내미는) 이제 여기 싸인하시면 다시 도련님 댁이 됩니다.

            근데... 어떻게 이렇게 금방 찾으셨어요?

해영 : 삼국지 읽어봐요. 거기 보면 하룻밤에 나라도 뺏었다 찾았다 한다구.

           근데 이깟 집이야 뭐, (하는데 핸드폰 울리는. 윤주다. 전화 받고) 어, 윤주야. 어디쯤 왔어?

           (하더니 정장에게 빨리 가라고 손짓)

 

 

28. 해영 맨션 주방. 밤.

 

식탁 위 예쁜 리본 묶여있는 와인.

윤주, 와인잔 챙기고 해영, 오프너 가져와 와인 따는.

테이블 한쪽에 윤주 핸드폰 올려진.

 

해영 : 갑자기 웬 와인이야?

윤주 : 축하받고 싶어서요. 저 황실재단 이사장 됐어요.

해영 : (보면)

윤주 : 회장님 재산환원, 전부 황실 재단에서 맡아 진행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만큼일진 아직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서 오빠 도울게요.

해영 : 그럼 이제 우리 매일 같이 있겠네. 나 황실부 발령 받았어. 공주 교육 담당으로.

           대통령이 직접 제안하셨거든.

윤주 : ... 오빠한테 너무 잔인한 제안 아니에요? 그 애 때문에 오빠가,

해영 : 아니. 내가 그 애 옆에 있게 해달라고 했어.

윤주 : !!

해영 : 그 애가 지금 내 유일한 무기거든. 이번 기자회견 때 황실 재단 발족식 한다던데....

          엉망이 될 지도 몰라. 너한텐 미안해.

윤주 : 아뇨. 그날이 최고의 축하선물이 될 지도 모르죠. (생긋 웃는)

           밥 안 먹었죠. 손 씻고 와서 맛있는 거 해줄게요. 파스타 괜찮아요?

해영 : (끄덕)

 

윤주 욕실로 간다.

해영, 잔에 남은 와인 마저 비우려는데, 징- 윤주 전화 진동 온다.

발신자 확인창 “남정우” 이름 뜨는!!

해영... 가만 보다 받는.

 

해영 : 오윤주씨 전홥니다. 저기 오네요. (내밀며) 받아.

윤주 : (나오다 보고 놀라 해영보고) 오빠? (어색하게 받는. 놀라는데!!) 네... 알겠습니다.

 

해영, 무심하게 냉장고 문 열고 음료수 꺼내는.

윤주, 신경 쓰여 해영 반응 보며 통화하는.

 

 

29. 카페. 밤.

 

윤주 다급한 발걸음으로 들어오는.

정우,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 드는.

윤주, 소중한 걸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듯한 얼굴이고...

 

정우 : 생각보다 빨리 왔네.

윤주 : (앉는) 거의 포기했었는데. 전화 줘서 놀랐어.

정우 : 재단 이사직 얘기하려구.

윤주 : 설마 거절하려구 일부러 불러낸 건 아니지?

정우 : 할 거야. 좋은 기회잖아. 하고 싶은 연구도 할 수 있고.

          너만 아님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승낙했어.

윤주 : 정우씨... 좀 변했다. 어차피 할 건데 꼭 그렇게 아프게 말해야 돼?

정우 : (담담하고 차분한) 이까짓 게 아파?

윤주 : !!

정우 : 그럼 지난 십년동안 난 어땠을 거 같은데.

윤주 : 정우씨.

정우 : 상상조차 안 해봤어? 하긴 너 지독하게 이기적이고 비겁하니까, 내 감정 따윈 생각 안 해봤겠다.

윤주 : !!

정우 : 도망친댔음 차라리 끝까지 도망치지. 왜 자꾸 나타나.

           왜 자꾸 나타나서 기어이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

윤주 : 정우씨. 재단 이사 하겠다며.

정우 : 어. 할 거야.

윤주 : ... 그래. 나한테 화 난 건 아는데, 그래서 잠깐 이럴 수도 있는데,

          후회할 걸? 나한테 이러구선 내 얼굴 어떻게 보려구.

정우 : 왜 못 봐. 니가 내 여자도 아니고, 너한테 아무 감정도 없는데 왜.

윤주 : !!

정우 : 너 이제 나한테 정말, 아무 것도 아니야.

 

하얗게 질린 윤주 얼굴, 정우 싸늘한 눈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는...

혼자 남은 윤주... 도저히 믿기지 않는데...

 

 

30. 정우 오피스텔. 밤.

 

낮은 조명... 빈 캔맥주 몇 개 굴러다니고 있는...

침대에 등 기대고 바닥에 앉아 캔맥주 마시는 정우...

그렇게 깨끗하게 마음 정리하는... 담담한 얼굴이고...

 

 

31. 주차장. 밤.

 

윤주, 굳은 얼굴로 걸어오는.

차 문 열려고 하는데 손 떨리는. 그대로 차 키 툭 떨어지는.

주우려고 몸 숙이는데, 그대로 주저앉는.

순간, 울음 터지는데...죽도록 참는...

숨소리도 제대로 못 내고... 흐느낄까 제 멱살 쥐고... 눈물만 투둑 떨어지는..

 

 

32. 해영 맨션 거실. 밤.

 

빈 와인잔 그대로 놓인 테이블 저만치 보이고...

소파에 길게 누운 해영...

해영, 윤주 공저한 책... 가만 넘겨보는...

 

 

33. 궁/공주방. 밤.

 

아빠 관련 기사들 죽 모아놓은... 침대 엎드려 기자회견 때 발표할 내용 죽 적어보는.

침대 여기저기 망친 연습장 종이들 잔뜩이고...

어느새 잠든... 낙서된 연습장...

박해영... 인터뷰.... 시험.... 이용.... 남정우... 아빠... 엄마 보고 싶다... ㅠㅠ...

종강파티... 교수님... 집...

 

이설E : 엄마!!

 

 

34. 궁 메인홀. 다음날 아침.

 

이설 마구 뛰어가는.

반대편에서 이설엄마와 이단, 걸어오고 있는.

이설, 와락 안기는...

저만치 그런 이설과 엄마 보고 있는 해영이고...

엄마, 이설에게 안긴 채 해영과 눈 마주치는...

 

이설 : 어떻게 왔어?

엄마 : 몰라. 오늘 시간 된다구 놀러오라고 하셔서. 우리 공주님, 밥은 잘 먹고 있어?

           근데 (설이 안은 채) 공주님, 여기 화장실 어디니?

 

 

35. 궁/메인홀.

 

해영 어쩔 줄 모르고 서 있고,

엄마, 해영 손 꼭 잡고 뭔가 이야기하고 있는.

 

엄마 : 아유 우리 박서방. 잘 지내나 내가 참 궁금했어요.

           아... 이제 박서방 아니지... 뭐, 대충 사정 얘긴 들었어요.

해영 : (난감한) 그땐 공무수행중이라... 죄송했습니다.

엄마 : 에그. 잠깐이나마 행복했지 뭐. 언제 또 이렇게 잘생긴 사윌 얻어보겠어요.

해영 : (후.... 마음 안 좋아서 부러 농담하는) 그렇죠? 제가 원래 별명이 박서방이에요.

          어머님들이 그렇게 절 탐내셔서, 하하. 쭉 박서방이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엄마 : (좀 차분해져서) 우리 공주님 좀 잘 부탁드려요.

해영 : (대답 못하는...)

엄마 : (왜 그러지? 하다 아-! 주섬주섬 주머니 뒤지는) 제가 궁에 아는 사람이 없잖아요.

           (만원짜리 석장 쥐어주는) 사무관님. 잘 좀 부탁드려요 네?

해영 : (난감한데)

윤주 : (다가오는) 김다복씨?

엄마 : (화들짝. 해영 재킷에 삼만원 얼른 넣어주고 돌아서는) 네, 넷!

해영 : (윤주 보고 놀란) 어떻게 왔어?

윤주 : (해영 보고 한번 웃고 엄마에게) 안녕하세요. 황실재단 이사장 오윤주라고 합니다.

          오늘 모신 건 다름 아니라 공주님과 호적정리 때문이에요.

이설E : 호적... 정리?

 

 

36. 궁/일각.

 

이설, 놀라 어쩔 줄 모르는.

이단, 그런 이설 보고 있는.

 

이설 : 어떡해... 엄마도 알아?

이단 : (끄덕)

이설 : 아... 어떡해... 엄마한테 미안해서 어떡해... 생각도 못 했는데...

          아직... 준비도 안됐는데... 나 엄마 딸 안 한다 소릴 어떡해. (이단 와락 안고 울먹이는데)

이단 : (팔 내리고 안긴 채) 처신 잘해.

이설 : !!

이단 : 니가 똑바로 살지 않으면 가정교육 잘못 받았다고 우리 가족이 공격당할 거야.

           서로 피해주지 말고 살자.

이설 : (충격 받아 눈 커지는!!)

이단 : 넌 참... 운이 좋아? 고아원에서부터... 그랬지.

           난 부모든, 대학이든, 죽어라 노력해야 하나 가질까 말깐데... 넌 모든 게 참 쉬워?

이설 : !!

 

 

37. 접견실.

 

호적 정리 서류 펼쳐주는 윤주.

엄마, 담담하게 보는. 벌써 눈 발간 이설.

그 옆에 싸늘하게 앉아있는 이단이고...

 

윤주 : 마지막 서류입니다. 서명하시면 공주님과 돌아가신 이한 황세손 저하와 친자관계가 성립됩니다. (펜 놓아주는)

엄마 : 그러니까... 우리 딸이 법적으로 진짜 공주님이 된단 거죠?

윤주 : 그렇습니다.

엄마 : (펜 잡는... 손에 땀나 무릎에 닦다가) 이런 거 여쭤봐도 되는 지 모르겠는데요.

          실은 제가 우리 애들 시집갈 때 줄라구 보험이랑 적금을 좀 들어놨어요.

이설 : (먹먹한... 고개 푹 숙이는)

이단 : 엄마.

엄마 : 너 가만 있어 봐. 이런 건 확실하게 해야 돼. 제가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니고,

          호적을 파서 딴 사람을 만든대니까 걱정이 되잖아요.

          저 죽으면 우리 딸들 앞으로 보험금도 나오는데 그거 확실하게 공주님도 받을 수 있는 거죠?

이설 : 엄마! 무슨 그런 소릴 해!

엄마 : (눈물 억지로 참는) 그러게 진작 엄마한테 상의했음이 주책 안 떨잖아.

          머리 굵었다고 지들끼리만 속삭대고, 내 속으로 못 낳았대두 니들이 내 새낀거 세상이 다 아는데.... 아는데...

          (윤주 보고) 아유 아들두 아니구 딸래밀....어떻게... 덜렁 떼놓고 갑니까.... (목메어 말 못 잇는....)

 

 

38. 궁/일각.

 

엄마와 이단 태운 차. 서서히 궁 빠져나가는....

해영, 그 차 나가는 모습 오래오래 바라보다가...

 

해영 : 죄송합니다....

 

 

39. 궁/공주방.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울고 있는 이설.

‘엄마, 엄마...’ 들썩이는 이불.

 

 

40. 궁/공주방 문 밖.

 

해영, 노크 하려다 말고 가만히 서 있는.

이설의 울음소리 문 밖으로 새어나온다.

해영 오래도록 그대로 서 있는...

 

 

41. 궁/공주방.

 

저벅저벅 걸어들어오는 해영 구두. 침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멈추는.

꼼짝 않고 서서 침대 보는 해영. 손에 젖은 찬수건 들려있다.

이설, 잔뜩 웅크린 채 누워있는. 미동도 않는다.

해영, 척- 이설 얼굴에 수건 던지는.

이설, 숨소리도 안 내고 꼼짝 않고 있는...

해영, 그대로 가만 서 있는....

 

해영 : 아침이다.

이설 : ...

해영 : 공부하자.

이설 : ...

 

가느다랗게... 숨소리로만... 이설 울고 있는...

해영, 꼼짝 않고 바라보고 있는....

 

해영 : 내가, 잘못했어.

이설 : ...

해영 : 너 말구. 너희 어머니한테.

이설 : ...

해영 : 공부하자.

 

왈칵-!! 눈물 쏟아지는 이설, 수건 더 당겨 얼굴에 쓰고 엉엉- 우는.

해영, 이설 등 뒤로 털썩 앉는. 그래도 다 울 때까지 기다려 주는...

 

 

42. 몽타주. 여러날 낮.

 

* 도서관에서 옛날 신문 보는 해영과 이설.

* 이한 황세손을 기억하시는 분, 신문 광고 내는.

* 캠코더 설치하는 해영. 의자에 앉아있는 이설.

상궁들, 멘트 스케치북 들고 있는.

* 캠코더 보며 활짝 웃고 있는 이설. 아에이오우-!!

* 캠 확인하며 구박하는 해영. 찡그린 이설.

상궁들 구경하며 하하호호 웃는...

 

해영E : 아버지에 대한 기억 있어?

 

*화면 속 이설. 대답하는.

 

이설 : 거의 없어요. 얼마 전까진 아빠 얼굴도 몰랐으니까.

 

(시간경과)

 

해영E : 고아원 들어가기 전에 살던 곳은 어딘지 알아?

이설 : 이사를 자주 다녔나 봐요. 여러군데 공사장 같은곳...

해영E : 양부모님이랑 사이는 좋았어?

이설 : 엄마는 보셔서 알겠구.... (미소) 아빠도 재밌는 분이셨어요.

해영E : 그래. 너네 아버지 꽤 재밌는 분이시더라. 맞아. 범인은 너네 아버지였어.

 

 

43. 궁/테라스. 다른 날 낮.

 

사건기록과 낡은 사진들, 도굴, 사기 당한 문화재 신문기사 등등 테이블에 놓이는.

이설, 그중 사진 하나 들고 놀라 보는.

 

이설 : 이, 이거 울 아빠 맞는데?

해영 : 그지? 친아빠 말구 양아빠.

이설 : (끄덕끄덕)

해영 : 전에 너네 집에 순종친서 있었댔지. 그거 가짜야.

이설 : 그럼 있긴 있었단 말예요?

해영 : 너희 양아버지가 가짜 순종친서를 고미술상한테 팔았어.

          고의가 아니라 약식기소에 벌금내고 풀렸는데 이게 와전된 거야. 너 몰랐어?

이설 : ... 이상하다. 하필 왜 우리집에 그런 가짜가 있었겠어요.

해영 : 관심 없고, 암튼 가짜 골동품 사기건은 신문사에 정식으로 항의할 수 있어.

           대신 너희 양아버지 기소사실이 밝혀지겠지. 골라.

이설 : 뭘요.

해영 : 공주의 친아버지가 사기꾼인 것과 양아버지가 사기꾼인 것.

           둘 중에 뭐가 더 너한테 유리할 지, 직접 골라. 기자회견 때 발표할 거야.

이설 : (가슴 아픈!! 미워 해영 보는데)

신상궁 : (똑똑) 마마님. 외출 준비 하셔야겠어요.

이설 : (내색 안 하려 표정 풀고) 지금요?

신상궁 : 네. 기자회견 때 입으실 맞춘다고 지금 좀 모셔 오래요.

 

 

44. 대한그룹 라렌느 디자이너실. 낮.

 

오뛰꾸뛰르 분위기.

예술가 타입의 할머니 디자이너 흐뭇한 미소로 앉아있는.

시선 따라가면 토르소에 걸쳐진 세련된 드레스들.

그 앞에서 보고 있는 윤주.

 

디자이너 : 황실 재단 이사장 맡았다면서요?

윤주 : 네. 다음주에 재단 발족식이 있어요. 그때 공주님 입을 의상 좀 체크하려구요.

이설/해영 : (들어서는. 윤주 보고 놀라는데!)

윤주 : 오빠, 왔어요?

해영 : 어... 여깄었어?

디자이너 : (일어나 맞는. 이설 뺨에 서양식으로 키스하는) 공주님?

이설 : (좀 놀란. 어색하지만 수줍게 인사하는) 네.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 듣던대로 미인이시네요. 안으로 들어가 계세요.

이설 : 네.

디자이너 : 스탠바이 됐나요? (가는)

윤주 : (해영 보고) 오빠, 공주님 제가 좀 도와드려야 할 거 같아요. 잠시만 계세요.

 

윤주, 이설 데리고 쇼룸으로 들어가는...

이설, 해영과 윤주 보는데...

 

 

45. 쇼룸. 낮.

 

환한 조명, 오픈된 옷장들.

그 안으로 보이는 화려한 의상들.

층층이 쌓인 예쁜 구두들, 화려한 장신구들....

이설, 좀 기죽어 바라보는.

윤주, 옆에 와 같은 곳 보고 선.

 

윤주 : 이쁘죠?

이설 : (눈 못 떼다 윤주 보는) 네...

윤주 : 실컷 즐겨요. 즐길 수 있을 때.

이설 : 그게 무슨 말씀 이에요?

윤주 : 네 발로 나가든, 우리가 끌어내리든, 조만간 궁에서 나가야 되지 않겠어요?

이설 : !!

윤주 : 너 꼴 보기 싫은 사람은 많구, 회장님 언제 쓰러지실지 모르고, 궁 안에 니 편은 하나도 없는데....

           나같음 뒷일 생각해서 적당한 때 조용히 사라질 거야.

           국민투표 떨어지고 나면, 혹은 국민투표 못하게 되면, 그 뒤가 걱정되지 않아?

이설 : !!

 

그때 드레스 잔뜩 걸린 행거 밀고 오는 직원들.

할머니 디자이너 가볍게 손짓하면, 스탭들 착착 다가와 설이 데리고 가는.

설이 얼결에 끌려 가고.

윤주 마뜩찮은 표정으로 그 모습 지켜보는 모습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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