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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1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2.11.27|조회수289 목록 댓글 0

[마이 프린세스] 10

 

 

 

 

 

 

 

 

 

 

1. 술집 앞. 밤.

 

설이와 윤주 술집 계단에 앉아 있는.

 

윤주 : 해영오빠가 나 데리러 안 왔으면 좋겠어?

이설 : ..네. 안 왔으면 좋겠어요.

윤주 : 근데 어쩌나. 저기 왔는데.

이설 : (!!! 놀라 보면)

 

해영, 저만치서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는.

이설, 왠지 모를 배신감과 원망으로 해영 밉게 보는..

해영, 그런 이설과 윤주 향해 저벅저벅 걸어오는.

윤주, 그런 해영 향해 예쁘게 웃는..

이설, 나쁜 놈... 나쁜 놈... 해영 원망스럽게 보는데,

해영 표정없이 걸어오는.

그런 해영의 등 뒤로 저만치 서 있는 정우 보이는.

그 때 윤주 마치 정우 향해 달려가는 듯 아이처럼 달려가는.

정우, 그런 윤주 보는데,

윤주 달려와 안기는!! 허나, 해영의 품이다.

 

해영 : (무덤덤한)

이설 : (!!굳은 채 두 사람 볼 수밖에 없고...)

정우 : (해영에게 안긴 윤주의 얼굴 굳은 얼굴로 보는....)

해영 : (두 손 내린 채 이설의 울 것 같은 얼굴만 보는)

이설 : (가슴 미어지는... 무력하게 바라보는데)

윤주 : (해영 품에 안겨 시선은 정우 바라보며) 와 줘서... 고마워요.

해영 : (윤주 품에 안고 시선은 이설만 바라보며) 많이... 기다렸어?

윤주 : (정우만 보는....) 괜찮아요. 와 줄줄 알았으니까.

해영 : (이설에게 하고 싶은 말...) 추운데 안에서 기다리지.

윤주 : (정우에게 하고 싶은 말...) 잠깐이라도 더 빨리 보고 싶어서...

해영 : (이설 보는..)

이설 : (믿을 수 없는 얼굴로 그런 해영만 보고..)

윤주 : (정우 보는...)

정우 : (표정 없이 그런 윤주만 보고..)

해영 : (윤주 어깨 잡아 몸 떨어뜨리고) 나는 니가 술 먹고 부르면 언제든 달려올 거야.

윤주 : (그제야 해영 보는) 알아요.

해영 : 니가 또 이런 유치한 게임에 나를 불러도 나는 또 응해줄 거야.

윤주 : ..알아요.

해영 : 넌 (뒤쪽 정우 흘깃..) 우리 둘 중 누가 남을 지 궁금했을 거야.

윤주 : 맞아요.

해영 : 근데, 난 아니야.

윤주 : (!!)

해영 : 하지만 난 지금 니 손 잡을 거야. 그리고, 너 데리고 갈 거야.

윤주 : ....이설 때문에? 쟤 보라고?

해영 : 어. (하더니 윤주 손 내려 잡는)

윤주 : (사이) 오빠 나한테 빚진 거예요. (하더니 해영의 손 맞잡아주는)

해영 : 그래. 가자. (윤주 손잡고 돌아서는데)

이설 : P군!!

해영 : (멈칫!! )

이설 : (일어나는) 가지마.

정우 : (그런 이설 보는...)

윤주 : (돌아보지 않고...)

이설 : 가지마.. P군, 가지 말라고!!

 

해영, 이설의 고백에 가슴 무너지는.

죽을 힘 다해 이 악물고 윤주 데리고 가는. 차 문 열고 윤주 태우는.

이설, 엄마 잃은 아이 같은 얼굴로 멀어지는 해영의 차 보는...

정우,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서 있고....

 

 

2. 차 안. 밤.

 

해영, 윤주랑 차에 타고 가는. 둘 다 앞만 보고 앉아 있고...

 

윤주 : 되게.. 많이 좋아하나 봐요, 서로.

해영 : ....

윤주 : (혼잣말처럼) 나랑은.. 왜 안됐을까요.

해영 : ..호텔로 가자.

윤주 : (보면)

해영 : 궁으로 가는 것도 그렇고 집으로 가는 것도 그렇잖아.

           그냥 호텔 가서 아무 생각 말고 푹 자.

윤주 : ..그럴게요.

 

 

3. 술집 앞. 밤.

 

이설 : 나쁜 놈... 진짜 나쁜 놈.. (도로 계단에 주저앉는. 안 울려고 입술 꼭 물고 앉은)

정우 : (그런 이설 보다가 다가와서) 괜찮아?

이설 : 창피하니까 가세요.

정우 : 너 여기 이러고 있다고 안 올 거 같은데?

이설 : 그죠. 안 오겠죠. P군은 안온다구. 버리면 버렸지 안 오는 스타일이에요.

정우 : 우리 단 거 먹으러 갈래?

이설 : 단 거요?

정우 : 차였을 땐 달콤한 게 좀 도움이 되거든.

이설 : (눈물 나려는데... 애써 분위기 풀려고...) 교수님이 사실 거예요?

정우 : (농담) 조심히 들어가라. (돌아서서 가려는 포즈)

이설 : 교수님!! (벌떡 일어나 따라가는!!)

 

 

4. 궁/일각. 밤.

 

설이 방문 앞에서 해영과 신상궁.

 

신상궁 : 아직..

해영 : 아직?

신상궁 : 전화도 안 받으세요. 또 외박하시면 이번엔 진짜 저 짤리는데...

해영 : (시계보고 꾹 참고) 전화 다시 해 봐요.

신상궁 : 계속 해봤는데 쫌 전부터 아예 꺼져 있으셔서..

해영 : (꺼 놔? 확 승질 나지만 억지로 참는데..) 혹시, 남정우 교수 연락처 알아요?

신상궁 : 두 분 같이 계세요?

 

 

5. 궁/공주방. 밤.

 

신상궁 계속 통화 시도 하고 있고,

해영 굳은 얼굴로 어딘가 앉아있는.

해영, 시계 보는.. 새벽인..

미치겠네.. 벌떡 일어나 왔다 갔다 하는 해영!!

신상궁, 더더욱 통화 하려 애쓰고..

 

해영 : (신상궁 보면)

신상궁 : (연결 안 된 듯 고개 가로 젓는..)

해영 : 남교수도 안 받아요?

신상궁 : ..네.

해영 : (열 받고..)

 

 

6. 궁/식당. 밤.

 

후- 넥타이 풀며 식당으로 들어서던 해영, 멈칫.... 이설이다.

이설, 계란 탁 깨 넣으려는데 눈 딱 마주치는.

순간 어쩌지도 못하고 빈계란 껍질 든 채 막 도망치듯 나가는 이설.

 

해영 : 불 안 끄고 가?

이설 : (이씨... 얼른 들어와 불 끄는. 도로 나가려는데)

해영 : 쓰레기통.

이설 : 뭐요?

해영 : 계란 껍질 들고 갈 거야?

이설 : (아씨... 도로 들어와 쓰레기통에 훅 던지고 나가는)

해영 : (라면 그릇 눈짓하며) 이건 어떡 할 건데.

이설 : 아 진짜... 그냥 박해영씨 드세요.

해영 : 나 계란 든 라면 안 먹어.

이설 : 그럼 그냥 버리시든가요.

해영 : 음식 갖고 장난치는 사람 제일 싫어한다며.

이설 : 갑자기 생각이 없어져서 그래요. 누굴 봤더니 입맛이 뚝 떨어진 걸 어쩌라구.

해영 : 생각이 없음 어떡해. 앞으론 숨 쉴 때도 생각하면서 숨 쉬어.

          세상 사람들한테 나 공주에요, 뭐든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신나게 떠들었음 행동 하나하나 조심해야지.

이설 : 와.... 갑자기... 뭐냐?

해영 : 얼마나 생각이 없음 발족식 끝내놓고 술집계단에 쪼르르 앉아있어?

이설 : 이사장님 때문이거든요?

해영 : 이사장님 때문에 전화도 안 받았냐? 전환 왜 안 받아.

이설 : 속 좀 타라구요.

해영 : (보는)

이설 : 공줄 버리고 갔음 그정도 속은 타야죠.

해영 : .... 남잔 공식적으로 찬 여자 땜에 속 안 태워.

이설 : !!

해영 : 그러니까 쓸데없이 헛헛해하지 말고 들어가서 얌전히 잠이나 자.

           마지막으로 나 우유 안 좋아해. (확 가버리는)

 

해영, 확 나가는...

쓸쓸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설이고..

 

 

7. 정우 오피스텔 복도. 밤.

 

정우, 쓸쓸한 얼굴로 엘리베이터 내려서 집 쪽으로 가다 멈칫하는.

보면, 자기 집 문 앞에 서 있는 윤주.

윤주 조심스레 벨 눌러보는데... 안에서 대답 없자... 그대로 잠시 서 있는...

망설이던 윤주... 정우가 지켜보는 것도 모르고 비밀번호 일곱 자리 눌러보는..

삐비빅! 도어락 열리는 소리.

윤주 아릿하게 보는...

그런 윤주의 모습 보는 정우고...

윤주, 슬프게 바라보다 돌아서는데, 저만치 정우 서 있는...

 

윤주 : (좀 당황한.. 하지만 이내 담담한 얼굴로 또각또각 정우 향해 걸어가는)

정우 : (그런 윤주 바라보는..)

윤주 : (정우와 조금 거리 두고 서더니..) 비밀번호 그대로네. 내 학번..

정우 : (보는)

윤주 : 왜 아직 안 바꿨어?

정우 : (보다가) 귀찮아서. 다른 뜻 없어.

윤주 : (쓸쓸히 웃으며..) 알아. 그래도.. 위로가 됐어. 간다. (정우 지나쳐 가는)

정우 :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서 있고...)

 

 

8. 궁 전경. 다음날 아침.

 

 

9. 궁/공주방. 낮.

 

햇살 비추는. 새소리~

팅팅 부어 잠들어 있는 이설.

 

신상궁 : (커다란 상자 들고 들어오며) 공주님~!!! 공주마마∼!!

이설 : (벌떡 일어나며) 왜, 왜요, 왜! 또 무슨 일인데요?

신상궁 : (상자 내려놓으며) 마마, 이것 좀 보세요. 난리 났어요!!

 

보면, 상자 안에 각종 팬레터와 크고 작은 선물들 들어 있다.

 

이설 : (잠 깨려고 눈 비비며) 와.. 크리스마스 같다.. 근데 이게 다 뭔데요?

신상궁 : 공주님께 온 팬레터랑 선물이요.

이설 : 저 한테요?

 

 

10. 궁/해영 방. 낮.

 

침대 속 해영, 런닝에 파자마 차림, 커피 마시며 갤탭 화면 보고 있다.

신문목록 쭉 뜨면 그 중 하나 검색해 업데이트된 기사 읽는.

헤드라인 보면,

‘엽기발랄 맨발의 공주, 국민의 마음을 훔치다’

‘황실 재단 발족식 성공리에 마쳐’

‘이설 공주, 현대판 신문고 설치하나’

‘이설공주, 국민과 소통하는 황실 만들 것을 피력해’

화면 이동해 설이 미투 확인하는 해영.

미투에 사진 한 장 떠 있다.

고개 외로 꼰 채 눈 질끈 감았다 실눈 뜨고 컴퓨터 모니터 보는 이설의 귀여운 모습...

「마이프린세스 앞으로 쏟아진 메일 폭탄, 전부 악플이면 어쩌지?」

피식... 희미한 미소 짓는 해영인데...

그때 진동 오더니 갤탭으로 전화 온다. ‘공주님’이고...

해영, 잠깐 바라보다가 마른 세수하고 전화 받으면

영상 통화창에 이설 얼굴 뜬다.

 

해영 : (냉랭한) 왜.

이설 : (도도한 표정) 여태 자요? 궁이 지금 난린데?

해영 : ... 무슨 일인데.

이설 : 뭐 좀 상의할 게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박사무관님이 딱인 거 같아서요.

           이 문젠 나 때문에 절대 속 탈일 없는 사람이랑 해결해야 되거든요.

해영 :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또 사고 쳤냐?

이설 : 앞으로 쳐볼려구요.

해영 : 뭐?

이설 : ‘당신을 처음 본 순간 전 그 자리에서 600만볼투의 전류가 심장을 관통하는 듯한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전 당신을 만나기 위해 이 먼 지구별에 깃들었나 봅니다' 팬레터가 주로 이런 내용이거든요?

해영 : 아 어떤 미친놈이야.

이설 : 발신자가 외교통상부 김원 사무관이에요.

해영 : (!!) 아 이 인간이 진짜! 야, 그 선배 그냥 공주 한 번 사겨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당장 갖다 버려!

이설 : 그럼 안 되죠. 궁으로 온 편지 한장도 안 빼놓고 답장 보낼 거에요.

           메일에도 꼬박꼬박 답장해 줄 거구요. 새벽부터 해서 벌써 한 500명한테는 댓글 달았어요.

해영 : (!!) 너 미쳤어?!!

 

 

11. 궁/서재. 낮.

 

노트북, 갤탭 압수하는 해영.

이설 기막혀 보고 있는.

 

이설 : 무슨 짓이에요? 내 걸 왜 맘대로 하려구 하는데요.

해영 : 당분간 인터넷 금지야. 메일 확인도 안 돼.

이설 : 사람들한테 편지 보내달라 그랬는데 그게 말이 돼요?

해영 : 사람들한테 니가 대답해 줄 수 있는 게 뭔데.

이설 : ... 몸무게 빼고 다?

해영 : 아니. 넌 니 이름, 키, 몸무게, 최종 학력 빼곤 사람들한테 아무 것도 대답하면 안 돼.

이설 : !!

해영 : 너, 우리나라 복지예산안이 얼만지 알아?

이설 : .. 뭐.. 많겠죠?

해영 : 복지 예산을 늘려야 될까, 말아야 될까.

이설 : 늘릴 수 있으면 좋죠. 불쌍한 사람들 돕는 거잖아요.

해영 : 복지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 국방비를 줄여야 한다면 어떡할래?

이설 : 아.... 그게...

해영 : 이제 좀 알겠어? 빨간색이 좋냐, 파란색이 좋냐, 대답 하지 마.

          양식이 좋냐, 한식이 좋냐, 어떤 립스틱 쓰냐, 버스 타냐 택시 타냐도 대답하지 마.

          넌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그 어떤 말도 하면 안돼.

이설 : 좋아요. 그럼, P군이 좋아요 싫어요, 는요?

해영 : (방심하다 심장 쿵!!! 보면)

이설 : (보는)

해영 : 대답하지 마.

이설 : 왜요? 이 답도 정치적이에요?

해영 : ...어. 가장 정치적이야. 그러니까, 절대 대답하지 마.

이설 : !!!

해영 : 그리고 넌 앞으로 내가 됐다 그럴 때까지 외출금지야.

이설 : 그런게 어딨어요! 그런다고 내가 말 들어요?

해영 : 그럼 난 니 말 듣겠냐? (인터폰) 비서진들 대기하라고 하세요.

 

 

12. 궁/응접실. 낮.

 

기자회견 때 해영이한테 말 전하던 직원, 봉재 들어와 서는.

 

해영 : 앞으로 공주님을 도와드릴 비서진입니다.

이설 : 전 신상궁님이 도와주시는 걸로 충분한데요.

해영 : 사무 관련업무는 김비서가, 외출관련은 백비서가 도와드릴 겁니다.

비서진 : 안녕하십니까.

이설 : 앞으로 절 감시하겠다는 거에요?

해영 : 지금은 뭐 안하고 있는 줄 아셨어요?

이설 : 진짜 이상해! 가만 보면 나 괴롭힐 때 꼭 그렇게 당당하드라?

해영 : (폰 연락 오는 거 보고 비서들에게) 공주님 방으로 모셔다 드려.

이설 : (헉!!) 이젠 아예 방에 가둬놓겠단 거에요?

해영 : (손가락으로 쉿- 전화 받는) 네. 박해영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설 : 어어? (비서들에게 끌려나가는)

해영 : 내일 말씀이십니까? 알겠습니다.

 

 

13. 청와대/다음 날 낮.

 

대통령, 해영 불러서 힐난하는.

 

대통령 : 어쨌든 공주의 맨발 투혼으로 이슈를 원하는 대중들이 모두 공주를 주목하고 있어.

              당분간은 공주가 좋아하는 패션, 음악, 영화 등이 유행할 테고,

              무사히 그 선을 넘으면 공주가 지지하는 이익집단과 정치세력이 득세하겠지.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공주의 이익집단이 되는 건 어떨까.

해영 : (!!! 최악이구나.. 보면)

대통령 : 내가 궁으로 갈 수 있게 자연스러운 자리 한번 마련해야지?

해영 : (미치겠고..) 죄송하지만.. 아직은 안됩니다.

대통령 : (날카롭게 보며) 왜.

해영 : 아직까지는 도저히 공식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수준이 안 됩니다.

대통령 : 그러니 훌륭하지. 근데도 못 만들겠다?

해영 :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대통령 : 그래. 담당자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럼 할 수 없이 밖으로 불러내야겠네.

해영 : (!!! 굳은 얼굴로 대통령 보는데...)

 

 

14. 차 안. 낮.

 

심각한 얼굴로 운전하는 해영이고...

 

대통령na : 고아 출신이니까 고아원 행사 정도면 공주도 나도 자연스럽겠지?

                  궁밖으로 나오게만 해.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하지.

 

대통령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스러운데...

 

 

15. 궁/일각. 낮.

 

기택과 마주 앉아 차 마시고 있는 윤주...

 

기택 : 해영인.

윤주 : 청와대요. 식사는 잘 챙겨드시고 계신 거에요?

기택 : 어련히 알아서 할까. 너나 잘 챙겨. 얼굴이 까칠해.

윤주 : 보기에만 그래요.

기택 : 회장님께 말씀 들었다. (마음 무거운) 너희 두 사람 결혼하라 하셨다면서.

윤주 : ...예.

기택 : ...정말 결혼할 생각이냐.

윤주 : ...예.

기택 : 뭘 위해서. 황실 재건되고 회장님 재산환원 다 이뤄진대두?

윤주 : 그런 일은... 없을 거에요.

기택 : 그렇게 될 거다. 해영이가 제 아버지 일을 알게 됐거든.

윤주 : 언젠 몰랐나요? 새삼스럽게 그게 왜요? 재산 때문에 외국으로 쫓겨났잖아요.

기택 : 니가.. 모르는 게 있어.

윤주 : ?!!!

기택 : 해영이 부친이 공주님 아버님의 죽음에 연관되어 있다.

윤주 : !!!

기택 : 그걸.. 알게 됐어 해영이가.

윤주 : (떨리는) 오빠 아버님이... 공주 아버질 죽였다구요?

기택 :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윤주 : (손 떨리는... ) 확실하게 말씀해주세요. 죽였다는 거에요 아니란 거에요.

기택 : 진실을 아는 사람은 해영이 부친과 이한 황세손뿐이다.

          근데, 한 분은 돌아가셨고 한 분은 영영 이 나라를 떴어. 그러니.. 진실을 누가 알겠니.

윤주 : !!!

기택 : 평생 존경하고 그리워하던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해영인... 지금 죽도록 힘들거다.

윤주 : (부들부들 떨리는...)

기택 : ... 회장님께서 그룹경영하지 말고 나라에 도움되게 살라고 하셨을 때,

           미련없이 외교관 일 택한 아이다. 그런 해영이... 이젠 절대 황실 재건 반대 못 해.

           그러니까 너도 미련 버려.

윤주 : (하얗게 굳어서 겨우겨우 앉았는데...)

 

 

16. 궁 일각. 낮.

 

윤주, 굳은 얼굴로 걸어오는데 들어오던 해영과 마주치는.

윤주, 그런 해영 보더니 뒤돌아 가려는.

 

해영 : (?!!) 윤주야.

윤주 : (멈추는. 겨우겨우 돌아서 보면)

해영 : 무슨 일.. 있어?

윤주 : ...오빤 무슨 일 없어요?

해영 : (뭐지? 보면..)

윤주 : 전 있어요. 그래서 오빠를 안을 뻔 했거든요.

해영 : ?!!

윤주 : 가볼게요. (가는)

해영 : (무슨 일이지? 가는 윤주의 뒷모습 보는데..)

 

 

17. 비밀의 방. 낮.

 

핸드폰 들고 단이에게 전화 해볼까 말까 망설이다 문자 보내는.

“언니 혹시 시간 돼? 물어 보고 싶은 게 있어서. 연락 부탁해 언니.”

 

 

18. 펜션/ 거실. 낮.

 

단이, 표정 없이 문자 메시지 보다 소파에 핸드폰 휙 집어 던지는데

핸드폰 울리는.

설인 줄 알고 짜증난 얼굴로 핸드폰 집어 드는데, 모르는 번호고.

 

이단 : 여보세요. (사이) 누구 시라구요? (사이) 남정우 교수님요?

 

 

19. 비밀의 방. 낮.

 

핸드폰 계속 보는 이설...

애꿎은 문자함만 계속 본다. 수신함 텅 비어있고... 심란한데...

차 안에 앉아있다가, 자료 봤다가, 진열함 봤다가,

계속 핸드폰 봤다가.... 비밀의 방 안에서 계속 뱅글뱅글 도는데,

드디어 벨 울리는!!

득달같이 핸드폰 집어 들고 보면, 선아고..

 

이설 : (받는) 어, 나. (사이) 목소리? 내 목소리가 왜? (사이) 아냐. 실망은 무슨.

          기다리는 전화가 있어가지구, (사이) 어우야!! 남자는 무슨!!

선아F : 내 미투도 씹고, 전화도 씹고, 너... 공주 됐다구 지금 안면몰수하는 거지!!

이설 : 공주가 그랬어? 걔 완전 미친 거 아냐? 너 지금 어딘데, 내가 당장 쏜다!

해영 : (밀고 들어오는)

이설 : (헉!!) 어 가서 전화할게. 끊어.

해영 : 가긴 어딜 가.

이설 : (우물쭈물...) 그, 그러니까...

해영 : 더듬지 말고 말 해.

이설 : 이런 상황에선 더듬을... 수.. 밖에 없는 게....

           제일 친한 친구의 아버님의 아버님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셨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가서 육개장이라도 좀 날라야죠.

해영 : 친구의 아버님의 아버님의 아버님이 돌아가셨으면 적어도 인천상륙작전땐데,

          육개장을 날라. 니가 무슨 취사병이냐?

이설 : (이씨! 노려보면)

해영 : 외출 금지랬지. (책 리스트 주며) 앞으로 니가 읽어야 할 책 목록이야.

          이거 들고 얌전히 서재로 가. (가버리는)

이설 : (리스트고 뭐고) 아, 진짜. 이제 친구까지 잃게 할라고? 몇 명 있지도 않은데?

 

 

20. 펜션. 낮.

 

이단, 엄마 핸드폰 문자메시지 보고 있는.

‘고객님 주문하신 꽃바구니는 이설님께 배달 완료했습니다. -프린세스 플라워-’

이단, 표정 굳고.

엄마, 마른 빨래 바구니 들고 들어오는데.

 

이단 : (핸드폰 내밀어보이며) 엄마.. 설이한테 꽃바구니 보냈어요?

엄마 : 아... 며칠 전에 발족식 다시 했잖아.

이단 : !!

엄마 : (이단 기분 아는.. 빨래 개키며) 떨지 말고 잘하라고.

이단 : 다... 용서한 거에요?

엄마 : 전부 엄마 아빠 잘못인데 용서하고 말고가 어딨어.

이단 : !!

엄마 : 단이 너한텐... 엄마가 빌게.... 어떻게든... 니 앞길 안 막게 길 알아볼게.

이단 : 엄마....

엄마 : 아빠 얘기 신문에 다 한 건... 설이가 한 것두 아냐. 다... 거기 높으신 분들이,

이단 : 그걸 믿어요?

엄마 : (놀라보면)

이단 : 궁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이설이에요. 지가 죽어도 싫댔음 안 하는 거죠.

           지 공주 하고 싶어서 우리 가족을 팔았는데... 어떻게 그걸 용서해?

엄마 : 단아. 너도 알잖아. 설이 가족한테 그렇게 모질게 굴 수 있는 애 아냐.

이단 : 아뇨? 벌써 모질게 했어요. 가족한테 절대 해선 안 될 짓을 했다구요!

엄마 : .... 미안하다. 엄마가 정말 미안해.

이단 : 엄마가 왜 미안한데!! 그 나쁜 기집애가 우릴 버렸는데 엄마가 왜요!

          엄마 도대체 누구 엄마에요? 서로 피도 안 섞였구! 호적정리까지 했는데!

          엄마 딸은 나 하난데 왜 그딴 기집애 땜에 엄마가 나한테 비는 건데!!

엄마 : (어쩔 줄 모르는) 단아...

이단 : 아직도 난... 덤이에요?

엄마 : !!

이단 : 고아원에서... 엄만 설이만 데려오려고 했었잖아요.

엄마 : !!

이단 : 시작은 그랬어도... 그래도 똑같이 피 안 섞인 자식인데...

          난 늘 기를 쓰고 난 1등이었구, 좋은 대학 갔구, 장학금도 맨날 탔는데

          왜 아직도 엄만 설이를 더 사랑하는 건데?

엄마 : 아냐 단아. 엄마 그런 적 없어...엄만 늘 두 딸 다 똑같이 사랑했어.

           (목 메이는.. 단이 안는.. 눈물 뚝뚝 떨어지는데) 아유...불쌍한 내새끼... 왜 그런 생각을 했어...

           엄마가... 잘못했나 봐... 엄만 정말 그런 맘 아니었는데...

           엄마가 뭘 잘못했나 봐.... 그래서 우리딸이... 서러웠나 봐... 이걸 어째...

이단 : ... 설이가 공주가 돼서 좋은 거에요?

엄마 : 단아.... 그런 거 아냐. 정말 아냐. 아이고 흐흑...

 

표정 싸늘해지는 이단이고...

 

 

21. 궁/비밀의 방. 낮.

 

소순우, 윤주 만나고 있는.

 

소순우 : (클래식카 구경하며) 이야,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어차구만.

              (안 들여다보며) 회장님 돈 많이 쓰셨네. 이게 다 얼마치야 도대체?

윤주 : (천박하긴...) 유물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할 수는 없죠.

          해영박물관에서 가장 귀한것들만 모아놨어요.

소순우 : 이사장도 참. 우리 사이에 그렇게 뜬 구름 잡는 소리할 거야?

              그렇게 따지면야 이 소순우의 피와 눈물로 써내려간 민주화 투쟁기,

              이런 게 진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물이지. 이런 걸 공주가 알아야 되는데.

윤주 : 알 리가 없죠. 시도 때도 없이 사고만 치는 어린애인 걸요.

소순우 : 그러니 스타가 됐지.

윤주 : (기막힌...) 스타요?

소순우 : 주차장 발족식 말야. 거 괜찮더라구. 컨셉 제대로 잡았더라구.

              같잖은 위엄을 부렸음 진작 욕 먹고 나가 떨어졌을 텐데,

윤주 : ... 꽤 마음에 드셨나 봐요?

소순우 : 솔직히 뭐, 쫌 귀엽긴 하드라? 그래서 말인데 공주한테 우리 금자당 꽃순이 노릇 좀 하라고 시킴 안 되나?

              연초에 행사 많잖아.

윤주 : (!!) 황실 반대, 포기하신 거에요?

소순우 : 무슨 소리야! 지금도 반대해. 싫어죽겠다구. 그래두 뽑아먹을 거 있을 때 뽑아먹어야지. 안 그래?

윤주 : 꽃순이 노릇... 공주가 하면 파장이 커질 텐데요.

소순우 : (씩 웃는) 1회용이지. 공주가 나타나는 행사는 주목받겠지만, 그게 쌓이면 공주한테 좋을 건 없거든.

             일 한 번 만들어보자구.

 

골똘하니 생각에 빠지는 윤주고...

 

 

22. 궁/공주방. 낮.

 

침대에 한 손으로 머리 괴고 모로 누워 영수증 보는 이설.

“기자회견을 주차장에서 하는 건 어때, 공주님?” 적혀 있고.

9부에서 자신을 번쩍 들어 공주님안기 해준 해영 떠올리는...

 

이설 : 나쁜 놈... 그러면서 무슨 내 꼴을 안 보고 산대.

           (해영 흉내 내며 읽어보는) “기자회견을 주차장에서 하는 건 어때, 공주님?”

 

그러면 그럴수록 해영 좋아지고.. 그러다 의미 없이 영수증 뒤집어 뭘 샀나, 하며 보는데,

여행사 이름 찍혀 있고.

 

이설 : 여행사? 어디 가나? (하다가 벌떡 일어나 앉는) 비행기? (표정 굳는)

 

 

23. 궁/ 해영 집무실. 낮.

 

해영, 이설 수업자료 챙기며 훑어보고 있는.

노크도 없이 이설 들어와 책상 위로 영수증 턱 내려놓는.

 

이설 : 이거 뭐예요?

해영 : 그게 뭔데.

이설 : 발족식 날 니가 보낸 거잖아요.

해영 : 니? 군사부일체랬어. 난 니 스승이야.

이설 : 난 니 임금이거든요? 이거 뭐냐구요.

해영 : (시선 피하고) 첨보는 거야.

이설 : 뻥까시네.

해영 : 공주님 언행치곤 쪽팔리네요.

이설 : 비행기표 왜 샀어요? 나 또 어디 보내려고?

해영 : (보는)

이설 : 대답해요. 나 또 어디 버리고 올라고?

해영 : ...내 티켓이야.

이설 : !!

해영 : 아까 가방도 그래서 산 거고. 그러니까 신경 쓸 거 없어.

이설 : 어떻게 신경이 안 쓰여. 버리고 오는 거나, 버리고 가는 거나!

해영 : ..어차피 누군가는 버려질 거야. 니가 날 버리든, 내가 널 버리든.

이설 : 날 버리는 건 주로 그쪽이었고, 그쪽이고, 그쪽일 거잖아요.

           난.. 그런 일 없어요. ...절대.

해영 : (보다가) 그런 일 있어도.. 난 너 용서할 거야. 니가 그랬던 것처럼.

이설 : 난 그런 일 없다니까요?

해영 : (이설 아프게 바라보다가 톤 바꿔) 수업하자. 서재로 와.

 

 

24. 궁/ 서재. 낮.

 

이설 책상에 앉아 있고 해영 설이 앞에 서 있는.

 

해영 : 넌 앞으로 살면서 엄청난 양의 질문을 받을 거고, 답변을 해야 될 거야.

           니 답변 한 마디 한 마디가 활자로 찍혀 헤드라인으로 나갈 거라고.

           답변을 거부하는 건 괜찮지만, 답변을 함부로 해선 안된단 얘기야.

이설 : 안다구요.

해영 : (보다가) 공주님, 좋아하는 색깔은 뭡니까.

이설 : 하늘색이요.

해영 : 대답하지 말랬지. 좋아하는 가수는?

이설 : 존박!

해영 : 딱 한명은 안 돼. 한 대여섯 명 얘기해.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은?

이설 : 여교수의 황홀한 욕망!... 이 아니라,

해영 : (기막히고) 너 야설도 읽어?

이설 : 말이 헛 나온 거거든요. 감명 깊었던 책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해영 : 야설로 살겠지. 이설이 아니라 야설이구만.

이설 : 이보세요!

해영 : 의외겠지만, 방금 질답에서 칭찬해줄 점이 있어.

이설 : 거보세요. 다 있다니까.

해영 : 톨스토이 끌어와서 거짓말 한 거. 이미지가 실추될 진실은 숨기는 편이 좋지.

          여교수의 욕망도 숨기는 편이 좋듯이.

이설 : 그만 놀려요, 진짜.

해영 : 솔직하되 극단적이지 않게 대답하는 게 인터뷰의 기술이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다른 한 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의 공격을 받을 테니까.

          곤란한 질문은 세련된 농담으로 무마하는 게 가장 좋고.

이설 : 제가 또 농담이나 재치 쪽으론 일가견이 있죠.

해영 : 그래? (보다가) ...공주님은 박해영이 좋습니까, 남정우가 좋습니까.

이설 : ...(눈치 보다가) 저는... 남잔 다 좋습니다.

해영 : 죽을래?

이설 : 어허! 무엄하도다. 그건 역모니라. 허나, 목숨만은 살려 줄 터이니,

           오늘 수업은 그만 끝내는 게 어떠한가.

해영 : 시작한 지 10분도 안 됐거든? 국민들이 왕실에 바라는 건 뭐라고 생각합니까.

이설 : 오늘 날씨가 모처럼 화창하네.

해영 : 정부의 실업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설 : 야외수업엔 뜻이 없는가?

해영 : 이집트 반정부 시위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십니까.

이설 : 아, 배도 고프구.

해영 : 언제부터 p군이 좋았습니까.

이설 : 목도 마르, (하다 표정 굳는!!!)

해영 : (보는)

이설 : (괜히) 왜 나만 대답해요. 나도 질문할래. 나도. ...아직도 내 적이에요?

해영 : (빤히 보다 일어나며) 오늘 수업 끝. (가는)

이설 : 그런 게 어딨어요!

 

 

25. 궁/ 복도. 낮.

 

해영 냉정하게 걸어가고 뒤따라오는 설.

 

이설 : 대답해요. 비겁하게 피하기예요? 이런 선생님이 어디 있어?

해영 : (걸어가며 덤덤하게) 수업 시간에 뭐들었어. 함부로 답하는 것보단 안 하는 게 낫댔잖아.

이설 : 공석 아니구 사석이잖아요. 함부로 답해 봐요. 적이면서 이설 공주를 도와주는 이유는?

해영 : (대답 않고 앞서 걷기만)

이설 : 이설 공주가 제일 예뻐 보였을 때는?

해영 : (역시 대답 않고.. 집무실 앞 거의 다 온)

이설 : 아직도 내가 공주 안 했으면 좋겠어요?

해영 : (문고리 잡다가 멈칫!! 천천히 고개 돌려 이설 보는)

이설 : (한풀 꺾인) ..안했으면 좋겠냐구...

해영 : 수업 끝났댔지. 보충 수업 없어. 가. (문 열고 들어가 버리는)

이설 : (닫힌 문 오래오래 바라보는데...)

 

 

26. 카페 베네. 낮.

 

정우 단이 마주 앉아 얘기 중인.

 

정우 : 설이와 고아원에 다녀왔어요.

이단 : 그러셨어요?

정우 : 원장님께선 향낭이 설이 것이 아니라 이단씨 거였다고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확인차 뵙자고 했습니다.

이단 :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그게 있어야 공주가 되는 건가 봐요. 다들 향낭향낭 하는 거 보면.

정우 : (!!) 다른 누군가와도 같은 이야길 하신 적이 있으신가 보죠?

          그럼, 이단씨가 향낭을 갖고 계신 겁니까?

이단 : 설이 교수님이시고 지금은 황실재단 이사로 있으시다고 했죠?

정우 : 네.

이단 : 그렇다고는 해도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네요. 설이랑 먼저 상의한 것도 아니고.

정우 : 일단 제가 궁금한 건, 이단씨에게 그 향낭이 있는지 없는지,

이단 : (말 끊으며) 제가 궁금한 건, 지금 와서 향낭 그거 없다고 내 동생을 쫓아내실 건지 아닌지에요.

          전 제 동생이 상처 받는 꼴은 못 보거든요.

정우 : (뭔가 불길한 예감 들고...) 왜 자꾸 대답을 회피하시죠?

          지금 그 말씀은 향낭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단 : (발딱 일어서며) 죄송한데 제가 시험공부 중이라서요. 먼저 일어나보겠습니다. (나가는)

정우 : (그런 단이 뒷모습 보다가 핸드폰 꺼내 전화 거는) 음, 나. 지금 좀 볼 수 있어?

 

 

27. 궁/응접실. 낮.

 

설이, 정우와 통화중인.

 

이설 : 그럼요. 전 지금 궁이에요. 교수님 어디세요?

윤주 : (들어오다 설이 대화 듣는..)

이설 : (그런 윤주와 눈 마주치는..) 네. 오세요 교수님. (하고 끊고 윤주 보며) 보자셨다면서요.

윤주 : 청와대에서 공문이 왔습니다.

이설 : 청와대요?

윤주 : 공주님 어릴 때 살던 고아원에 가서 봉사하는 일정이에요.

           대통령도 직접 참석하신다니 영광이시겠어요. 다녀오세요.

이설 : 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사장님 말 대로라면 이거.. 전시행정이라는 거잖아요.

윤주 : 별거 다 아네? 더 정확하게는 대통령의 ‘치어리더’를 하란 얘기죠.

이설 : !!!

윤주 : 근데 공주님께도 별로 손해 될 건 없어요.

           대통령께서 생각 있는 애로 언론에 노출할 기횔 주시는 거니까.

이설 : 좋아요. 갈게요.

윤주 : (!!) 제법 때가 묻어가네요?

이설 : 뭐가 됐든 좋은 일이잖아요. 가서 딴청 안 하고 열심히 봉사하면 되지 뭐.

           대통령 아저씨도 내가 일 좀 시키구요. 뽑기 전에 분명히 약속 했다고. 국민의 일꾼이 되겠다고.

윤주 : 대체 그런 무모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에요?

이설 : 글쎄요. 제 유일한 재능이라. 그만 가보겠습니다. (가는)

윤주 : (그런 이설 싫고...)

 

 

28. 궁 일각. 낮.

 

정우와 설이 얘기 중인.

 

이설 : 진짜요?

정우 : 어. 이단씨 만나고 오는 중이야. 별 소득은 없었지만.

이설 : 언니가 뭐래요? 사실 요 앞전에 안 좋게 헤어져가지구 전화하기도 그렇고 문자했는데 답도 없고

           어떡해야 하나 걱정이었거든요.

정우 : 향낭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확실한데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어.

           이미 나 말고도 접촉한 사람도 있는 듯 싶고.

이설 : 그게 누군데요?

정우 : 잘은 모르지만... 니가 공주 하는 게 싫은 사람이겠지?

이설 : !!!

정우 : 갖고 있다 치고, 현재로서 제일 큰 문제는 그 향낭의 진위여부야.

이설 : 혹시 가짜 일까 봐요?

정우 : 아니. 진짜 일까봐.

이설 : 네?

정우 : 만약 그 향낭이 진짜일 경우 그게 니 것이라고 증명할 길이 없으니까.

이설 : !!!

 

 

29. 식당. 낮.

 

이설 앞치마 두르고 파 썰다 말고 정우의 말 떠올리는...

 

이설 : ..그게 왜 언니한테 있냐..

건이 : 뭐가요?

이설 : 아냐. 아무것도. 어디까지 했지?

건이 : 무 넣어요. 누나.

이설 : (무 통째로 넣고) 퐁당! 파, 마늘도 뿅 입수!

건이 : 그 다음은 뭐라 그랬죠.

이설 : 위에 뜨는 기름과 거품을 사랑과 정성으로 걷어낸다.

건이 : 누나 사랑과 정성만큼 아이들이 좋아할거예요.

이설 : 그럴까? (숟가락으로 국물 떠서) 아이들한테 합격점인지 우리 궁의 아이돌 건이가 맛봐주라.

건이 : (쑥스러운 듯 입 벌리다 얼른 물러나 똑 바로 서는)

이설 : (왜 이래? 시선 따라가 보면)

해영 : (굳은 얼굴로 저벅저벅 걸어오며) 너 고아원 행사 간다 그랬어?

이설 : (지지 않고) 네. 왜요?

해영 : 누구 맘대로 거길 가! 모든 결정은 내 허락 받으랬지!

건이 : 전 그만 갈게요. 모르는 거 있음 연락해요. 불조절 잘 하시구요. (귀엽게 윙크하고 나가는)

이설 : 어, 가. (하고) 애 놀랐잖아요.

건이 : (나가며 혼잣말) 돌아서는 남자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갸웃) 맞겠지?

이설 : 대체 왜 가면 안 되는데요!

해영 : 기본적인 준비도 안 된 니가 어딜 가.

이설 : 갈비탕 끓이는데 무슨 준비가 필요해요! 섬세한 칼질과 국물을 우려내는 우직함 지단에 대한 열의면 됐지.

해영 : 그럴까봐 안된다고 하는 거야, 그럴까봐. 니가 정말 거기 갈비탕만 끓이러 간다고 생각해?

          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 나 열 받으라고. 니가 이렇게 맹탕이니까 나 너 어디에도 못 내놓는다고 이 자식아!

이설 : !!!

해영 : (자기도 모르게 진심 나온.. 시선 돌리고..)

이설 : 왜요, 왜왜. 내가 뭐 그쪽 껍니까!

해영 : (보는)

이설 : 나 이제 안 속아... 애정없는 구속, 정중히 사양하는 바입니다.

해영 : (마음 아픈.. 빤히 보면)

이설 : (시선 느끼고 괜히 창피하니까...) 뭐, 뭘 그리 보오. 누굴 닮아서 보는 지 알긴 알겠소만...

           정치에 있어선 미실이라면 칼을 잡은 순간 내가 또 장금이를 쏙 뺏죠.

해영 : 내가 사극 끊으랬다? 칼 내려 놔.

이설 : (더더욱 칼질하며) 애석하게도 단 하나 다른 게 있다면, 날 연모하고 한결같이 나를 지켜주는 지진희가 없다는 거.

           (칼질하며 대장금 노래 부르는) ♬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해영 : (참지 못하고 피식) 시끄럽고, 당장 앞치마 벗어.

이설 : 끓이던 건 마저 끓여야죠.

해영 : 고집부리지 마.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너 고아원 못 가. 알았어? (하고 가는)

이설 : 싫거든요? 이제부터 내가 어딜 갈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거거든요? (씩씩 거리며 보는데..)

 

 

30. 궁/윤주 집무실. 낮.

 

윤주, 기택의 말 떠올리고 있는..

 

기택E : 해영이 부친이 공주님 아버님의 죽음에 연관되어있다. 그걸.. 알게 됐어 해영이가.

 

윤주, 해영이가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은데,

노크 소리 들리고 이설 들어오는.

윤주, 니가 무슨 일이야? 하는 표정으로 보면

 

이설 : 나 고아원 행사 갈 거예요.

윤주 : 가. 가라고 했잖아. 새삼스럽게 왜?

이설 : 박사무관님이 가지 말라구 하길래요. 두분 세튼데 각자 플레이 하시네요?

윤주 : 오빠가 왜 그랬을까. 좋은 취지의 행산데 우리 공주님 이쁜 옷 입구 가셔야지. 내가 얘기 해 볼게.

이설 : (빤히 보는)

윤주 : 왜?

이설 : 저기 죄송한데요.

윤주 : 뭐가.

이설 : 갑자기 이사장님이 가라 그러시니까 가면 안된다는 강한 확신이 드네요.

윤주 : 뭐?

이설 : 따라서, 계획을 대폭! 수정하겠습니다.

윤주 : ?!!!

 

 

31. 궁/일각. 다른 날 낮.

 

홍상궁, 신상궁 따라 두 줄로 줄 맞춰 들어오는 어린이들.

궁 보고 우와-!! 신나서 뛰어다니는 아이, 주눅 들어 눈치만 보는 아이도 있고...

이설, 예쁘게 입고 2층에서 아이들 들어오는 모습 먹먹하게 보는.

그러다 표정 얼른 밝게하고 2층에서 뛰어내려오는.

 

아이 : (이설 보고) 어? 공주님이다!

이설 : (짠-!! 앞에 서며) 어린이 여러분!! 궁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이들, 우와-!! 하면서 드레스 입은 이설에게 신기해서 달려가는.

아이들 안아주며 즐거워하는 이설.

원장선생님 뒤따라들어오며 흐뭇하게 보는.

맨 앞에 꽃다발 들고 있던 어린이, 이설에게 꽃다발 안겨주는.

 

이설 : (받는. 오버) 음- 굿 스멜~!! 완전 이쁘다. 언니한테 주는 거야?

 

이설, 환하게 웃으며 허리 굽혀 꽃다발 받고, 아이 꽉 안아주는.

아이들 뒤에 기자들 사진 찍는. “공주님, 이쪽 좀 봐주세요.”

이설, 아이 안고 있다 놔주고 놀란 얼굴로 보면 찰칵찰칵,

“손 한 번 흔들어주세요” “활짝 웃어주세요” 기자들 계속해서 사진 찍고

이설, 당황해서 어색한 미소 지어주며 손 흔들어주는.

상궁들 흐뭇하게 보고,

뒤따라 들어오는 김비서, 백비서 둘 다 좀 기분 좋은 듯...

 

이설 : 자, 안으로 들어갑시다. 공주언니가 궁 구경 시켜줄게요~!!

 

일각에서 기막힌 얼굴로 보고 서 있는 윤주고...

그때 홍상궁 다가와.

 

홍상궁 : 이단씨 오셨습니다.

윤주 : (!! 가려다) 박해영 사무관은 모르는 일이어야 합니다.

홍상궁 : 걱정마세요. 다행히 오늘 외부일정 있으시다며 일찍 나가셨습니다.

윤주 : 외부일정?

 

 

32. 동재 저택/서재 앞. 낮.

 

해영, 굳은 얼굴로 서 있는.

노크 하려다 멈추는. 그러다 결심한 듯 노크하는데...

 

 

33. 동재저택/서재. 낮.

 

동재 앞에 서 있는 해영. 무거운 침묵...

동재, 해영 표정 심상치 않다고 느끼지만 내색 않고 보는.

 

동재 : 뭘 이렇게 뜸을 들여. 윤주 얘기냐.

해영 : 아닙니다... (괴로워 숨 차오르는) ...아버지 얘깁니다.

동재 : !!

해영 : 전에 저한테 말씀하셨죠. 제가... 아버지랑 똑같은 소릴.. 한다고.

동재 : ...

해영 : 할아버지가, 아버지 쫓아내신 이유, 아버지가... 황세손을 떠돌게 했기 때문이라는 게... 사실인가요?

동재 : 언제고 니 애비 얘길 해줄 때가 있겠다, 생각은 했었다.

          너 마저 니 애비의 전철을 밟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아직은... 널 믿는다.

해영 : 거짓말 하지 마세요. 진짜 믿으시면 그런 말씀 안하셨겠죠.

동재 : (보는..)

해영 : (시선 피하지 않고 보는..)

동재 : 너 어려서 니 애비와 떨어져, 속앓이 한 것. 내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니 애빈... 누가 뭐래도... 역적이다. 예전 같으면... 있을 수도 없는 참담한 일을 했다.

          부자간의 정리로도 덮을 수 없는.

해영 : !!

동재 : 역사 앞에서도 국민들 앞에서도...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어.

해영 : ... 아버지가... 황세손을... 돌아가시게 한 건... 아니죠?

동재 : ...그리 믿고 싶은 게냐?

해영 : !!!

동재 : 니 애비도, 아니라고 했다.

해영 : !!!

동재 : 허지만 나는...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해영 : (!!! 부들부들 몸이 떨리는. 눈물 차오르는)

 

동재와 해영의 시선 팽팽하고...

 

 

34. 궁/응접실. 낮.

 

윤주, 이단 테이블 사이에 두고 앉아있고.

윤주, 눈짓하면, 홍상궁, 주도해서 상궁들 다 데리고 나가고.

윤주, 이단 테이블 위에 찻잔 우아하게 들어 올리는데.

 

이단 : 궁이 많이 시끄럽네요.

윤주 : 갑자기 생긴 행사가 있어서요.

           차 마시자고 나 만나러 온 건 아닐테고. 언제까지 뜸들일 거예요?

이단 : 차 마시자고 온 거예요.

윤주 : 농담두.

이단 : (찻잔 내려놓고) 진짠데. 제가 가진 패가 생각보다 좋더라구요.

           그래서 관장님을 좀 점검해보는 중이에요.

윤주 : !!!

이단 : 내 패를 제대로 깔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윤주 : (찻잔 내려놓고 웃으며) 공부 잘한다는 거 다 거짓말인가?

          왜 사람이 말을 하면 한번에 알아듣질 못하지?

이단 : ?!

윤주 : 내가 전에 내 앞에서 건방 떨지 말라고 말했을 텐데.

이단 : !!

윤주 : 니가 뭘 가지고 있든, 그게 얼마나 중요한 거든 아무 상관없어.

          굳이 그게 아니어도 되거든. 번거롭고 귀찮아서 그렇지.

이단 : 근데 왜 지금 나랑 마주 앉아 있는 건데요.

윤주 : 그래서 이게 마지막이야. 니가 든 패가 향낭이면 지금 놓고 가.

           그럼 그에 상응하는 걸 줄 테니까. 니가 상상하는 거보다 훨씬 많이.

이단 : (피식..) 웃기지 마. 나도 꼭 당신 아니어도 되거든. (일어나 가는!!)

윤주 : (순간 당황. 내가 너무 만만히 봤구나.. 어떡하지 하다 인터폰) 들어와요.

홍상궁 : (급히 들어오면)

윤주 : 방금 나간 아이가 어딜 가서 누굴 만나는지 알고 싶어요.

홍상궁 : 알겠습니다.

 

 

35. 서림대/정우 교수실. 낮.

 

정우 의아한 눈으로 보면, 이단 서 있는.

 

이단 : 갖고 있어요.

정우 : (보면)

이단 : 향낭. 제가 가지고 있다구요.

정우 : 그건 짐작했어요. 지금 갖고 왔을까 아닐까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단 : (예쁜 상자 꺼내 정우 책상 위에 올려놓는)

정우 : (!!!.. 떨리는 마음으로 마음 졸이며 상자 열어 보는!! 향낭 들어 있는!!!

          “하-” 탄성.. 황홀하게 보다가 이단 보며 멋쩍게..) 방금 바보 같았죠.

           이게 진짜 명성황후 향낭이면.. 나한텐 역사적인 순간이라..

이단 : 제거예요.

정우 : !!

이단 : 제거라구요.

정우 : 그래요?

이단 : 교수님을 믿어 볼래요. 정확하게 확인해 주세요. 이게 명성황후 향낭인지 아닌지.

정우 : 왜 날 믿죠?

이단 : 방금 봤으니까요.

정우 : 방금.. 뭘요?

이단 : 저 없었으면 향낭에 절이라도 하셨을 눈빛이었거든요.

           그런 분이면 적어도 진위여부를 속이지는 않으실 것 같아서요.

정우 : ....일단 나도 감정을 하겠지만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전문위원들의 감정을 받아야 해요.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이단 : 기다릴게요.

정우 : (그런 이단 보는데.. 정말 이 아이 것이면 어쩌나... 마음 무겁고...)

 

 

36. 궁 일각. 낮.

 

아이들, 스무 명 남짓 모여 신기한 표정으로 이설 보고 있는.

이설, 자그마한 의자에 앉아 ‘백설공주’ 마지막장 읽어주고 있는.

다 읽고 나자

 

아이들 : 와아!!! (따라 박수치는)

원장수녀 : 여기 계신 이 분은, 우리나라 황실의 공주님이에요.

아이들 : (손 들고) 백설공주요? 인어공주요?

이설 : (미소 짓고 있는) 백설 아니고 이설. 이설 공주예요.

원장수녀 : 우리 이설공주님, 백설공주보다 훨씬 더 이쁘죠?

아이들 : 아아-니요?!!!

이설 : (순간 당황) 그래? 니들... 내가 많이 밀린다고 생각해?

아이들 : 네!!!

이설 : (진심 속상한) 왜에?

아이들 : 왕자님이 없잖아요.

이설 : 아우, 야아. 나도 왕자님 있어.

 

하는데, 해영 문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 시선 쏠리는..

 

해영 : (원장님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하고 설이에게) 잠깐 나와.

이설 : (겁먹은..) 동화책 읽어 주는 중인데 왜요?

아이들 : 와- 왕자님이다.

아이1 : 아저씨가 공주님(의) 왕자님이에요?

아이2 : 잘 생겼으니까 왕자님 맞는거 같애.

아이들 : 나두 나두./어, 맞나 봐.

해영 : (당황. 잘 생겼단 말에 표정관리하며..이설에게 낮게) 애들한테 뭐란 거야.

          (하고) 형이 좀 잘 생겼,,지. 아우, 똑똑하게 생겼네. 니가 젤 크게 말했지.

이설 : (기막히고) 여러분∼ 이 아저씨는 왕자님이 아니라, 새엄마에요.

해영 : (띵! 보면)

이설 : 호시탐탐 공주님 괴롭힐 생각만 하는 아주 사악하고 못된 마녀 새엄마 알죠?

           그 새엄마가 이렇게 변신한 거예요.

아이들 : 아...

해영 : (허- 기막혀 보는데)

봉재 : (해영 뒤로 들어오며) 대통령께서 도착하셨습니다.

해영 : (!!) 대통령도 여길 오기로 했단 말이야?

이설 : 제가 초대했는데 왜요? 자, 여러분 배고프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자, 식당으로 이동!

아이들 : 네!!!

봉재 : 아뇨. 일단 사진 먼저 찍자고 하시는데요?

이설 : 네?

해영 : (미치겠네.. 어떡하지? 싶고....)

 

 

37. 궁 메인홀. 낮.

 

이설, 메인홀로 들어서면

보좌관들 대동해 플래시 세례 받으며 들어서는 대통령.

보좌관들, 원장선생님에게 지시해 아이들 앞으로 모아놓는.

이설, 뒤로 우두커니 빠진 채 당황해 보는데,

기자들 사이 서 있는 유기광, 흥미롭게 이설과 대통령 번갈아 보는.

대통령 아이들에게 인자한 미소 지으며 자연스럽게 사진대형 만들어 자리 잡는.

해영, 복잡한 표정으로 서 있는... 그 옆에 서서 같이 보고 있는 윤주...

 

대통령 : (보좌관들에게) 공주님 이쪽으로 모시게.

보좌관 : (이설 에스코트해 중앙으로 모셔가는)

대통령 : (옆에 이설 세우고, 젠틀한 미소, 낮은 목소리)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공주님께서 편안한 모습을 보이셔야 아이들도 편안하게 촬영을 합니다.

이설 : (좀 놀란...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어색한 미소) 네.

기자들 : 이쪽 봐주세요/공주님 웃어주세요/대통령님 손 좀 흔들어주시구요!!/야단들인데...

기광 : (해영 슬쩍 보는... 눈 마주치고... 소란 잦아들면 전면으로 나서 질문하는)

          공주님의 첫 공식일정인데 대통령과 동행하신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대통령 : 연말연시를 맞아 우리 어린이들에게 훈훈한 온정을 나누고 싶어 제가 제안했습니다.

              공주님께서도 흔쾌히 응하셨구요.

해영 : (저벅저벅 똑바로 걸어 앞에 서는)

대통령 : (표정 굳는)

이설 : (놀라 보기만 하는데)

해영 : 안녕하십니까. 황실부 소속 박해영 사무관입니다.

기자들 : (놀란!! 카메라 마구 돌아가는!!)

해영 :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많은 언론사 관계자 여러분께 당부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공주님께서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하신 데에는 그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습니다.

          대한민국 황실은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할 것이며

          황실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는 어떤 정치적 권력 개입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주님은 다음 일정이 있으셔서 이만 자리를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설 데리고 나가려는)

기자들 : 공주님의 다음 일정은 뭡니까!!/박해영씨!!

 

해영과 이설에게 기자들 몰리는.

경호원들이 사이 막아 해영, 이설 빠져나가게 하는.

윤주, 해영의 행동에 놀라 미쳤구나 싶고...

대통령 보면, 급히 떠나는 서늘한 얼굴인 대통령이고...

 

 

38. 궁일각. 낮.

 

해영 굳은 얼굴로 이설 손 잡고 오는.

 

이설 : (끌려오며) 왜 이래요.

해영 : (확- 뒤돌아보면)

이설 : (움찔, 했다가 바락) 좋은 일 하고 싶었던 건데,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요?

해영 : 넌 진짜 착한 거야, 아님 생각이 없는 거야.

이설 : 뭐가요.

해영 : 생각이 없는 거구나. 너 이용당한 거야.

이설 : 이용은 무슨. 저 돈 뜯긴 거 없거든요?

           왜, 아주 내가 이용당하는 거 보면 궁으로 연락 달라고 광고를 하지?

해영 : 아주 좋은 생각이야. 너 앞으로 목에 택 걸고 다녀. 나는 공주입니다.

          근데 어리버리하고 이용당하기 쉬운 성격이니 제가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 장면을 목격하신 분은 1588,

이설 : 그만 못 해요? 아, 왜 자꾸 시빈데요!

해영 : 시비? 너 정말 바보야? 아직도 모르겠어? 대통령이 너 데리고 쇼한거야.

          복지예산 삭감돼서 국민여론 안 좋으니까 그거 때문에 지금 대통령이 쇼하는 중이라고. 너 들러리 세워서!

이설 : 복지..뭐요?

해영 : 그 뿐인 줄 알아? 궁에 초대 된 고아원이 니가 있던 고아원이라는 거 알려지면

          공주가 그 고아원에만 특혜를 준다라고 생각할 걸?

          그럼 어떻게 될 거 같은데. 비난은 너 뿐만 아니라 그 고아원으로도 향해.

          이제 좀 감이 와? 니가 왜 거기 있어선 안됐는지?

이설 : 난.. 난 그냥.. 난 진짜..

해영 : 몰랐겠지. 근데, 넌 이제 그런 거 모르면 안돼! 너도 평생 너네 아빠처럼 여기저기 이용당하면서

          허울뿐인 왕족으로 살고 싶어? 비참하게?

이설 : (!!!) 말이 너무,

해영 : 말이 너무 뭐! 넌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

          나 공무원이야. 그런 내가 너 때문에 방금 뭘 걸었는지, 누굴 적으로 돌렸는지 모르겠냐고!!

이설 : (헉!!! 놀라 입 막는...)

해영 : (그런 이설 보다 돌아서 가는)

이설 : (차마 잡지도 못하겠고..) 잠깐..만요. 잠깐만요..

해영 : (그대로 굳은 얼굴로 걸어가는데...)

 

 

39. 궁/ 해영 집무실. 낮.

 

해영, 힘든 얼굴로 들어오는..

대체 내가 여자 하나 때문에 무슨 짓을 한 거냐.. 새삼 자기 자신에게 실망감 들고..

 

 

40. 궁/ 해영 집무실 앞. 낮.

 

이설 뛰어와 문 앞에 서는. 노크 하려다 차마 못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머릿속 까맣고.. 다시 노크 하려다 또 못하는...

그렇게 해영 집무실 앞에 오래오래 서 있는 이설이고...

 

 

41. 정우 교수실. 낮.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친구. 정우 끌어안고 난리나는.

 

친구 : 남정우!! 축하한다 자식!!

정우 : !!

친구 : 그 향낭 진짜다. 진짜 명성황후 향낭이야.

정우 : (!!!) 그래? 확실 한 거야?

친구 : 대체 이걸 누가 갖고 있었던 거야. 공주야?

정우 : ...그럼 얼마나 좋겠냐. (이걸 어쩐다...)

 

 

42. 해영 집무실. 밤.

 

설이에 대한 마음 자꾸 커져만 가고..

어떻게 해야 하나 모르겠는 해영이고...

그때, 노크 소리 들리고.. 밖에서 “얘기 좀 해요!”

해영, 가슴 아프고...

“제발 나랑 얘기 좀 해요”

해영, 문 바라보며 어쩔 줄 모르고...

 

 

43. 공주방. 밤.

 

가슴 아픈 얼굴로 들어오는 이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박해영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가슴 무너지는...

 

 

44. 해영 집무실. 밤.

 

해영, 책상 짚고 서서 괴로워하는..

그러다 무슨 결심을 했는지 급히 집무실 나가는...

 

 

45. 궁/일각. 밤.

 

해영 마구 달려가는... 상궁들, 의아한 얼굴로 비켜서고...

윤주, 마침 해영 보러 오고 있었던 듯 마주 걸어오며

 

윤주 : 오빠 정말 미쳤어요? 어떻게 대통령을 적으로 돌려!!

 

하지만, 해영 그런 윤주 휙 지나쳐 달려가는.

윤주, 뭐지? 불안한 얼굴로 해영 뒷모습 보는데....

 

 

46. 궁/ 공주방. 밤.

 

이설, 침대에 엎어져 있는. 그때, 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 나고.

돌아보는 이설, 쾅쾅, 소리 한 번 더 나고.

이설, 천천히 방 문 여는데...

해영, 서 있는.

이설, 놀란 얼굴로 보는.. 뜨거운 시선 얽히는...

 

해영 : 하나만 묻자.

이설 : !!

해영 : 너, 공주 안 하면 안 되겠냐?

이설 : !!

해영 : 정말 죽어도 안 되겠냐?

이설 : !!!

해영 : 너 공주 하지 말고, 그냥 내 여자로 살면 안 되겠냐?

이설 : !!!

 

해영과 이설, 마주친 시선에서

10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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