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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 1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2.11.27|조회수208 목록 댓글 0

개인의 취향 - 11 부 (오늘부터 맑음) 

  

1. 공연장 로비(밤) -10부 연결 상황에서.

개인창렬씨가 날 버린 것처럼 나도 창렬씨한테 똑같이 해주려고.

그런데 못하겠어. 하기 싫어.

창렬나한테 미안해서 그런 거면 괜찮아, 개인아.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더라도 난 괜찮다구.

내가 네 마음 바꿔 놓을게. 나 그럴 수 있어.

개인아니, 창렬씬 내 마음 바꿔놓지 못해. 

창렬개인아? 

개인내 마음이 어떤지 창렬씬 몰라.

  

-진호, 개인에게 다가서서, 개인의 팔을 잡고 돌려세우는. 

진호게임 오법니다. 

개인(멍하니 보는데)

진호(개인에게 입을 맞추는)

개인(눈 커져 있는)

-입을 맞춘 진호와 개인.

-굳어지는 창렬과 인희, 

창렬(굳어져서 보고 있다가 다가서서 진호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우는)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진호본대로다. 

개인(아직도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멍한 채로 진호를 보고 있는)

창렬(진호의 멱살을 잡으며) 내가 친구인 채로 떠나달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진호그래주려고 했어. 

하지만 그럴 수 없게 됐다. 

개인지, 지금 무슨 말들을 하고 있는 거예요? 

나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진호(창렬에게) 이 여자한테서 남자가 아닌 채로 떠날 수 없게 됐다는 거다.

창렬(절망적인 느낌으로) 너....너....

개인진호씨? 지금 그게 무슨 말이예요?

진호(개인에게) 난, 박개인이란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인희(어깨가 푹 내려앉고)

창렬(고통스러운 표정)

개인(더욱 멍해져서) 진, 진호씨가 날 어떻게.....남자로....

진호나....게이가 아닙니다. 

이젠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겠어요? 

개인(믿기지 않는다는 듯 진호 보는) 그, 그럼? (울먹해지는데)

진호미안합니다. 너무 늦게 말해서.....

개인(눈물이 맺히고)

진호그래도 지금이라도 말한 걸로 용서해줘요. 

개인(감정이 복받쳐, 진호의 가슴을 주먹으로 툭툭 치는데)

진호(자신의 가슴을 치는 개인의 손을 꼭 잡는)

개인(눈물이 흘러내리고)

진호(개인의 손을 잡고 걸어 나가는)

  

-창렬, 두 사람 멍하니 보고 있으면. 인희, 창렬 재촉하듯.

인희이대로 가게 둘 거야? 

창렬(진호와 개인에게서 눈 떼지 못하고) ......

인희어떻게 좀 해 봐.

창렬(울먹한 느낌으로 시선 돌리며) 뭘? 

인희(창렬 잡는) 한창렬!

  

2. 야외 장소. (밤)

  

-개인 아직도 떨림이 진정되지 않는 듯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고.

진호 개인에게 커피 건네주며 옆에 앉는.

  

진호지금까지 미안했습니다.

개인 왜 그런 엄청난 거짓말을 했어요? 

진호먼저 오해한 건 박개인씨였습니다. 

- 플래시백. 태훈, 진호 모텔씬. 진호, 상준 예식장씬.

개인하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있었잖아요. 왜 말 안했어요? 

진호 (상고재에 들어간 목적 때문에 찔리는) 난 방이 필요했고, 박개인씨는 남자를 들일 수 없다고 했으니까요. 

오해받는 걸 알았지만 그땐 굳이 해명 할 필요를 못 느꼈습니다. 

그러다 점점 일이 커져서 어느 순간... 말할 수가 없게 돼버렸고요. 

개인근데 지금은 왜 말한 거죠?

진호(물끄러미 개인 보며 고백하듯) 하루에 수 백 번도 더 말하고 싶었으니까. 

당신에게 나 남자라고... 당신이란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

개인(눈물 그렁그렁해져서 진호 보다가 스르르 눈 감는)

진호(그런 개인 보자 마음 아프고)미안해요. 

(진호 손으로 개인의 눈물 닦아주려면 그 손 탁 쳐내는 개인.) 

개인갈래요.(돌아서는) 

진호(개인 손 잡는) 박개인씨...

개인(돌아선 채 손 뿌리치려는) 놔요!

진호(더 꼭 잡고) 싫습니다.

개인그거 알아요? 

그동안 나... 진호씨 보면서 무슨 생각 했는지?

진호씨를 자꾸 남자로 보는 내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고, 이상했는지.

알기나 하냐구요?

진호자신이 없었어요. 

개인(보면)

진호창렬이 자식에 대한 미련 때문에 복수를 하겠다고 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개인어떻게 그런 생각을.....

(감정이 복받치며) 진호씨를 남자로 보는 내 자신이 한심해서 

어디에라도 정신을 쏟아야겠다 싶어서, 

하고 싶지도 않은 복수까지 하려고 했던 건데....

진호오늘에서야 확신이 섰어요. 

창렬이한테 더는 못하겠다고 말 할 때.....

개인바보예요? 

진호(보면)

개인어떻게 오늘에서야 확신이 서? 

남자 변장까지 하고 친구로라도 남고 싶어서 별 짓을 다하는 날 봤으면서? 

진호그래서 오늘....

개인(울면서) 

어떤 맘으로 당신 등에 다음엔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되어달라고 썼는지... 그걸 당신이 알기나 해? 

(울부짖듯) 평생 당신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여자 따위 버려도

좋다고 생각했다구! 

(눈물 흘리는) 내가 어떤 맘으로 진호씨랑 결혼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맘으로 진호씨를 바라봤는데... 

진호 (개인을 와락 끌어안고)

  

- 개인을 품에 안고 머리 어루만지며 달래듯 말하는 진호.

  

진호알아요. 알아요... 그래서 많이 미안해요. 

개인(진호 가슴 툭 때리는... 그러다 점점 진호를 힘껏 때리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애가 탔는데.....이러다 죽나보다 그랬는데.... 

진호(개인 더 꼬옥 끌어안고)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

  

3. 술집.(밤)

  

-창렬 술 마시고 있으면, 인희 술잔을 뺏는.

  

인희정말 이대로 끝낼 거야? 

창렬(허탈하게) 안 끝내면? 

내가 뭘 할 수 있겠냐?

인희(화가 나서) 개인이 옆에서 진호씨 치워 달라며?

어떻게든 개인이 창렬씨 여자 만들겠다며?

그럼 뭐라도 해봐야 할 거 아냐? 

개인이 찾아가서 무릎이라도 꿇고 사정을 해보던지....

창렬(자르며) 사정하면? 

인희.....

창렬너도 오늘 봤잖아? 진호 자식이 나 게이 아니라고 말하던 순간에

개인이 표정. 

그 표정으로 다 설명 되지 않아?

우리한테는 1퍼센트의 가능성도 없다는 거? 

인희그래서 포기하겠다구? 

이젠 개인이 없으면 안 될 거 같다며? 

그럼 이 악물고 잡아야 하는 거잖아? 

창렬그러기 싫다.

인희왜? 왜 싫은데?

창렬(탁자 주먹으로 내려치며) 왜냐구?! 

인희(보면)

창렬사랑하니까... 

나 때문에 힘들었던 개인이가, 이젠 진호 자식 때문에 웃으니까.

인희(톤 높여서) 그럼 너 때문에 웃게 만들면 되잖아? 

창렬(자조적으로 웃으며) 이젠 그럴 수 없다는 거 아니까 놓아주겠다는 거다.

그게 내 마지막 사랑이다. 

인희그게 사랑 같지? 

창렬(보면)

인희근사하게 물러나주는 게 진짜 사랑 같지? 

착각하지 마, 한창렬. 

그건 나약한 네 자신에 대한 변명에 지나지 않아.

넌 이런 데서 쓰린 속, 술로나 채워. 이제부턴 난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돌아서 가려고 하면)

창렬(일어나, 인희의 팔을 거칠게 잡으며)

그만해, 김인희.

너 자신을 더 비참하게 만들래?

인희내가 아는 사랑은 한가지야, 내가 가질 수 없으면 아무도 가질 수 없다는 거.(창렬의 팔 확 뿌리치고 걸어가는)

창렬(주저 앉아, 술잔을 들며, 쓸쓸하게 웃으며 혼잣말로)

개인이 이번엔 너한테 뺐기지 않을 거다. 

  

4. 거리. 진호차 안 (밤)

  

- 개인 운전하는 진호 말끄러미 보다가 저도 모르게 배시시 웃는.

진호(흘끗 보며)왜 그렇게 웃어요? 

개인내, 내가 언제요. 

진호(개인보며 피식) 꼭 허파에 바람 든 사람 같이 웃던데요.

- 개인샐쭉해서 보면 

그런 개인 보며 자기도 모르게 웃게 되는 진호. 

진호 개인의 머리 슬쩍 쓰다듬어 주면 개인 토라진 듯 손 쳐내고. 

진호 그런 개인의 머리 헝클어뜨리면 개인 진호의 팔 확 꺾는. 

진호아, 아! 사고 나요!

개인(팔 더 꺽으며) 아무래도 내가 너무 쉽게 용서한 거 같아. 그동안 맘 조린 거 생각하면 며칠은 더 굴렸어야 했는데!

진호굴릴 때 굴리더라도 이 팔은 좀 놓죠. 사고 난다니까요!

개인(팔 놔주고 손 털며) 담부터 또 거짓말만 해봐라!

  

개인E박개인 내일의 일기예보.

친구로라도 옆에 있고 싶었던 그가, 오늘은 연인이 되어

옆에 있습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어떤 궂은 날씨도 두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5. 상고재 앞(밤)

  

- 개인 진호, 진호 차에서 내리는.

  

진호들어가요.

개인(머뭇거리는)같이... 안 들어가요?

진호우리 이제 남자 여자입니다. 시작부터 동거 할 순 없잖아요.

이제부터는 정식으로 데이트 신청하고 만날 겁니다.

개인(아쉬워서) 하긴... 그러네요. 

진호내일 다시 올게요. 

개인(아쉬운 듯 바라보다 풀죽어 들어가려다가) 아, 참.

진호(보면)

개인우리 짚고 넘어갈 게 있지 않던가요? 

진호(의아하게 보는)

  

6. 상고재 거실(밤)

  

-개인, 팔짱 끼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그 앞에 

앉아있는 진호.

진호뭘 짚고 넘어가자는 겁니까? 

개인(눈 가늘게 뜨며) 윤은수씨랑은 어떤 사이에요?

진호(찔끔, 일어서면서) 아, 가겠다는 사람 불러놓고 별....

개인(자리를 피하려는 진호가 더 의심스럽고) 둘이 사귄 거 맞죠?

진호(보다가 앉으며) 내가 왜 그런 거까지 말해야 합니까?

개인사귄 거 맞구나! 어쩐지 그날 은수씨 보는 눈빛이 촉촉한 게 장난 아니더라. 아직도 못 잊은 거죠? 

진호(기가 막힌) ...

개인자, 전부 허심탄회하게 털어놔 봐요. 

(가슴 치며) 나 속 좁게 과거에 연연하고 그런 여자 아니니까. 

진호털어놓고 말고 할 거 없거든요. 그냥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그러는 박개인씨는요? 한창렬이랑 안 사겼습니까? 

결혼식장까지 가서 깽판 친 게 누군데... 

개인 (변명하듯) 과거는 과거일 뿐이죠!

진호하! 그래서 장미꽃다발도 받고 공연도 보러 다니셨나보죠? 

개인(째려보다 손 내밀며) 핸드폰 좀 줘 봐요. 

진호(주며) 이건 왜요?

개인(핸드폰 전화번호 검색하며) 윤은수씨 번호 있나 보게.

진호(핸드폰 뺏으려 와락 달려들면) 미쳤습니까!

개인(거실로 재빨리 도망치며 진호 핸드폰 검색하는) 이봐, 이봐,

윤은수, 이름 있는 거.

진호(개인 쫓아가며) 그거 옛날 번호거든요. 걸어봐야 소용도 없다구요.

개인그럼 걸어보면 알겠네. 

  

-개인 진호 술래잡기 하듯 거실에서 주방으로 마루로 뛰어다니고.

  

진호걸어서 뭐라고 할 건데요? 

개인전진호랑 진짜 무슨 사이냐? 나 진호씨랑 이제 정식으로 사귀게 됐으니

까 좀 알아야겠다. 

진호자존심도 없습니까? 은수가 얼마나 한심해 하겠어요? 

개인어, 은수씨한테 자존심도 없는 한심한 여자랑 사귀게 됐다는 거

알리기 싫다 그거지? 

진호안 내놔요! 

  

- 진호 개인 팔 확 잡아채는데, 개인 중심 잃고 넘어지고. 

진호 그런 개인 감싸듯 쓰러지는. 

넘어진 개인 아래에 있고 진호 위에서 마주보는. 

잠시 당황한 듯 서로 보는 두 사람. 

-대문 벌컥 열리고 쓰러질 듯 들어오는 혜미, 뒤따라 들어오는 태훈.

태훈, 혜미, 모두 술에 취해서 칠랄래 팔랄래 하는 느낌으로 뛰어들어오는. 

태훈혜미야? 

혜미(술에 취해 뛰어들어오는) 오빠? 

  

-진호, 개인을 안고 있다가 놀라서 보는. 개인도 놀라서 보고.

혜미(마루에 쓰러지듯) 왜 나는 아닌데? (술기운에 쓰러지며

쿵하고 머리 부딪히고) 

진호(놀라서) 혜미야? (안고 있던 개인 놓고 일어서는)

개인(진호가 갑자기 놓고 일어서자 마루에 팔꿈치 부딪히고) 아. 

진호(놀라서 개인 돌아보며) 괜찮아요?

개인(흘겨보는)

혜미(진호 바짓가랑이 붙잡으며)

왜 나는 안 되냐구? 내가 저 여자보다 나이도 어리고, 훨씬 이쁘고, 

오빠를 더 많이 사랑하는데, 왜? 왜? 왜? 

태훈(그런 혜미를 잡으며) 사랑에 왜가 어딨냐?

개인(진호 노려보면서) 여자관계 진짜 복잡하지? 

진호(버럭) 혜미 쟤는 여자 아니거든요.

개인(버럭) 그럼 윤은수씨는 여자였다는 거네? 


7. 상고재 앞.(밤)

  

-진호, 양 손에 혜미, 태훈, 잡고 걸어 나오는.

혜미놔, 놔. 나 저 여자랑 담판을 지어야 한단 말이야.

진호네가 저 여자랑 단판 지을 게 뭐가 있어?

태훈이 넌 뭐하는 거야? 

어떻게 혜미가 여기까지 쫓아오게 만들어?

태훈처음 술 마실 때는 이제 난 어떡하냐고, 울기만 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미친 애처럼 뛰어온 거지.

혜미그래, 나 미쳤다, 사랑에 미쳤다구.

진호(한심하게) 난 정말 너 때문에 미치겠다.

  

8. 진호의 아파트 거실.(밤)

  

-소파에 앉아, 우는 혜미를 달래는 진호모, 진호, 한심한 표정으로 서있는.

태훈, 혜미에게 물을 먹이고 있는.

태훈너 너무 울었어, 수분 보충해야해.

혜미(뿌리치고, 진호모에게 매달리며)

어머니. 어머닌, 저보다 그 나이 많은 여자가 더 좋으세요? 

진호모아니, 그게....

혜미진호오빠랑 저랑은 천생연분이라고 하셨잖아요? 

진호모그래도 어쩌니, 진호는 그 아가씨가 더 좋다는데? 

혜미뭐 하나 저보다 나은 게 있으면 제가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겠어요?

나이면, 나이, 미모면 미모, 저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잖아요? 

태훈그래, 그건 내가 인정해. 

진호너 맞장구 칠래? 진짜 너란 놈, 생각도 없다.

태훈제 사랑은 그렇단 말예요. 혜미가 하는 말은 다 진리라구요.

진호모(놀라서) 사랑? 

그럼 태훈이 너...혜미를....

혜미(태훈 발로 걷어차며) 너, 가. 

태훈(흑하고 일어서며) 난 네가 가라고 하면 가야 하는 놈이야.

(손으로 입 가리고 뛰어나가는)

진호저렇게 널 사랑하는 놈을 두고 나한테 이래야겠냐? 혜미야?

혜미(발악하듯) 내 눈에 오빠만 보이는데 어떡해? 

  

9. 상고재 거실.(밤)

  

-개인, 왔다 갔다 하면서.

개인안 온다 이거지? (그러다 홱 자기 방 쪽을 보는)

  

10. 진호의 아파트 방.(밤)

  

-혜미 침대에서 잠들어 있고, 진호모, 그 옆에 앉아 혜미 머리 쓰다듬고 있 는. 진호, 문 앞에 서있는.

진호모어린 마음에 오죽 포기가 안 되면 이러겠니? 

진호지금은 분한 마음에 더 저러는 거예요. 

태훈이 자식이 절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되면 저한테 언제 그랬냐 할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11. 진호의 아파트 거실.(밤)

  

-진호모, 진호 거실로 나오는. 

진호저 가볼게요.

진호모계속 같은 집에서 지낼 거야? 아무리 결혼할 사이라도 그러는 거

아니라니까?

진호그....그게요. (핑계 둘러대는)

이번 프로젝트 개인씨랑 같이 추진하고 있어서, 같이 지내는 게

여러 모로 편하거든요.

진호모그 아가씨도 설계사인 거야?

진호아니요, 그건 아니고, 가구 디자이너인데, 이번 프로젝트엔 가구 

쪽도 중요한 부분이라서요.

진호모아무리 그래도, 그러는 건 아닌데.

진호혜미 아직도 저 포기 못하고 저 난린데, 혜미랑 같은 집에서 지내는

게 더 불편하잖아요?

저 갈게요. 

  

12. 상고재 거실.(밤)

  

-개인, 사자 인형, 매달아 놓고, 샌드백처럼 치고 있는.

개인자백을 해라, 전진호. 도대체 여자들한테 뭘 어떻게 하고 살았길래

여자들이 너라면 헤벌레 하게 만든 거냐? 

진호E지금 뭐하는 겁니까? 

개인(놀라서 홱 돌아보는)

진호E그 자식 이름이 왜 전진홉니까? 

그리고 왜 오밤중에 그 자식을 두들겨 패고 있는 건데요?

개인혜미씨하곤 또 어떤 사이예요? 

진호네?

개인자기가 약혼녀라고 떠들 때는 뭔가 그만한 사연이 있을 거 아니냐구요?

진호7살 때부터 그렇게 떠든 놈입니다, 혜미.

개인하, 7살짜리 꼬마한테까지 추파를 던지셨다?

진호지금 질투 합니까?

개인누, 누가 질투 한대요?

진호그럼 지금 하고 있는 게 뭡니까?

개인나랑 사귀겠다는 남자의 과거를 캐고 있는 거잖아요?

내가 어떤 남자와 사귀게 됐는지는 확실하게 알아야 할 거 아니냐구요?

진호(다가와서) 확실하게 알고 싶어요?

개인(보면)

진호혜미는 동생 같은 놈이구. 은수는.....

개인살면서 여자, 남자를 떠나 가장 매혹 됐던 사람이죠?

진호유학 가기 전에 선배가 잡으면 가지 않겠다고 했었어요.

개인(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는)

진호그런데 잡지 않았습니다. 

개인왜....왜요? 그렇게 매혹 됐던 사람인데?

진호은수의 인생을 바꿀 만큼, 나한테 의미가 있는 사람인지 자신이 없었으니까요.

개인그럼 난....진호씨한테 어떤 의미인 거죠?

진호(보다가) 내 인생이 바뀐다 해도,

내 인생에서 빼놓고 싶지 않은 사람입니다.

개인(보다가 어색해져서) 배 안 고파요? 라면 끓여줄까요? 

(돌아서는데)

진호(뒤에서 개인을 끌어안는)

개인.....

진호무안해지면, 밥 먹자고 하는 이 이상한 여자를.....

개인.....

진호사랑합니다. 

-f.o

  

13. 진호사무실 전경. (아침)

  

14. 진호사무실. (아침)

  

-직원들에게 커피 돌리고 있는 진호.

  

진호(들뜬 어조) 상진씨는 설탕 둘, 진영씨는 설탕 하나. 

태훈이 넌 술 덜 깼을 테니까, 블랙. 

상준형은 프림 둘에 설탕 둘, 맞지?

진영웬일이세요? 소장님께서 커피배달까지 하시고?

상진뭐 기분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태훈이거 사약 아니야? 

상준너 무슨 폭탄선언이라도 하려는 거냐? 회사 사정상 다들 해고니, 커피나 먹고 떨어지세요, 뭐 이런?

진호(아랑곳 않고 빵 들어보이며) 브런치도 있으니까 아침 안 드신 분은 드세요.

(빵 내려놓고)어려운 상황에도 꿋꿋이 자리 지켜주시는 여러분, 사랑합니다. (자기방으로 들어가는)

상준저 놈 저거, 뭐 잘못 먹은 거 아냐?

  

15. 상고재. 마당. (아침)

  

-개인, 들어오는 영선 마중하는.

  

영선웬일이야? 아침부터 보자고 하고.

개인영선아.

영선어, 왜?

개인오늘 하늘이 너무 파랗지? 햇살도 따뜻하고, 바람 냄새도 너무 좋고.

영선봄이니까 그렇겠지.

개인(깔깔깔 웃으며) 그렇지. 봄이구나, 봄이야.

영선봄 타냐? 허파에 바람 든 거 자랑하려고 불렀어?

개인(더 웃는) 허파에 바람? 자랑? 어제 진호씨도 그 말 했는데.

(툭툭 치면서) 어떻게 둘이 똑같은 말을 하냐? 

영선얘가 무섭게 왜 이래? 자꾸 이러면 나 간다.

  

16. 상고재. 거실(아침)

  

-영선, 음료 마시다 캑 뱉는.

  

영선뭐? 다시 얘기해 봐.

개인진호씨 게이 아니라고.

영선뭐? 

개인진호씨한테 나 여자라고. 

영선얘가 무슨 약을 잘못 먹은 게 틀림없어.

상준씨랑 최관장이랑 그러는 거 뻔히 다 보고서. 너 많이 외롭니? 

그래서 혼자 상상의 나래 막 펼치고 그러는 거야?

개인나도 처음엔 꿈인가 생신가 했다니까.

근데 알고 보니 그게 다 우리 오해였더라구.

영선이 순진한 것아. 진호씨 어머님한테 면목 없어서 너한테 거짓말 했을 거란 생각은 안 해? 그냥 병풍처럼 옆에 세워 두려구?

개인진호씨....창렬씨랑 인희도 있는 앞에서 나한테 키스했어.

영선(허걱) 

개인(영선의 손을 덥썩 잡고) 난, 박개인이란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두 사람 보는 앞에서 그렇게 말하고 내 손을 턱 잡고 걸어나오는데.

나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어.

영선(보다가 개인 껴안으며 좋아 죽는) 너 꿈 꾼 거 아니지? 

개꿈 꾸고 헛소리 하는 거 아니지? 

개인(순진하게) 아니야. 

영선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다니까, 어쩐지 진호씨 막 이 집에 끌어들이고

싶고 그렇더라구.

(그러다가 퍼뜩) 아니, 가만 그럼, 상준이 그 인간도....

  

17. 커피숍.(낮)

  

-상준, 영선 마주 앉아있는.

  

영선게이 아니라면서? 

상준(놀라서) 언니? 

영선(노려보면서) 게이 아닌 거 맞잖아.

상준근데 어떻게 알았어? 

내가 게이라고 우겨도 물씬 물씬 남자 냄새가 풍겼던 거야?

영선웃기고 있네. 

난 그런 줄도 모르고, 개인이한테도 못했던 얘기 다 털어놓고 그랬는데? 

내가 멀쩡한 남자한테 그런 얘길 했다니. 으~ 살 떨려.

상준이 봐, 언니. 내가 언니 얘기에 얼마나 공감하고 걱정하고 그랬는데?

영선어쨌든 이제 자기랑 안 놀아. 아니 놀고 싶어도 못 놀아.

상준그런데, 언니, 정말 어떻게 안 거야? 

영선(버럭) 진호씨랑 개인이랑 사귀기로 했단다, 됐냐?

상준(허걱) 누, 누구랑 사겨? 

  

18. 진호 사무실. 진호방.(낮) 

  

- 핸드폰으로 카드 명세표 확인하고 있는 진호.

진호(핸드폰보며)이게 어디서 쓴 거더라. (생각하다가) 아, 개인씨 옷 사줬지. 

아, 이젠 사귀게 됐으니 받아내긴 글렀네. (그렇지만 기분 좋게 미소 짓는)

박개인, 횡재 하셨네요. 

  

-이때 뛰어 들어오는 상준. 

상준(숨 넘어갈 듯이) 너......너.....

진호(상준 보며) 왜 이래?

상준네가....네가....박개인씨랑.....

진호소식 한번 빠르네. 

상준그, 그럼 그게 사실이란 말이야? 

진호응. 사실이야. 

상준야, 그럼 이게 어떻게 되는 거냐? 

최관장은? 네가 게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널 밀어주고 있는 건데. 

진호최관장님한테도 말씀 드릴 거야.

상준그렇게 서둘 게 아니라,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그러다 최관장이 열 받아서 공모 자격 예전으로 되돌리면 어쩔 건데? 

진호그래도.....할 수 없지, 어쩌겠어? 

상준너, 그렇게 개인씨를 사랑하는 거냐?

하늘이 내려준 든든한 동아줄인 최관장을 물 먹일 만큼? 

진호(단호한 표정으로 보고 끄덕이는)

  

19. 담 미술관 일각.(낮)

  

-개인, 최관장 자판기 커피 마시고 있는.

개인(손에 들고 있는 비행기 표 보면서) 제주도요?

최관장네. 어린이 테마 파크가 많은 곳이니 둘러보면 우리 어린이 휴게실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개인아, 네.

최관장전전호씨도 우리 MS 그룹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게 될 테니

이번엔 잘 좀 부탁합니다.

개인네? 

최관장저번에 초대 했을 때는 연출하고 연기, 너무 티가 많이 났거든요.

이번엔 친구 세 사람이 어울려서 얘기도 나누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전진호씨와 친해지지 않겠습니까?

개인(순간, 굳어지고)

최관장짝사랑 선배님께 너무 많은 걸 부탁하는 건가요?

개인저...그게요, 최관장님? 

사실은 진호씨....

-인희, 다가오는. 

인희공항으로 가셔야 할 시간입니다. 

최관장일본 출장이 있어서 그럼. (인희와 걸어가는)

개인(답답한 심정으로 보는)

  

20. 진호의 사무실.(낮)

  

상준아니야, 아냐. 뒤집어 생각할 수도 있다.

진호(보면)

상준네가 박철한 교수 사위가 되면 담예술원은 따 논 당상이나 다름없는 거잖냐? 사위가 하는 일인데, 상고재에 대한 비밀도 알려주실 거구.

나 정말 너 막 존경한다. 어떻게 보면 최관장보다 확실한 동아줄이

박철한 교순데. 

진호(정색하며) 함부로 말하지 마.

상준알지, 알아. 그래서 그런 건 아닐 거라는 거 내가 알지.

그래도 안심이 되는 걸 어떡하냐.

진호형, 자꾸 그러면 나 담예술원 포기하는 수가 있다.

상준알았어. 셔터 마우스 할게. 그래도 존경한다. 

  

21. 호텔룸(낮)

  

-뻗어있는 창렬.

화가 나서 들어오는 한회장, 따라 들어오는 김비서.

한회장(잠들어 있는 창렬 한심하게 보면서) 이 놈의 자식. 

(옆에 있는 스탠드 들어서 내려치려고 하면)

김비서(막아서며) 회장님, 회장님. 

(창렬 흔들면서) 이사님, 이사님. 회장님 오셨어요. 

창렬(귀찮은 듯 뒤척이고) 

한회장(버럭) 이 자식을 그냥....(스탠드로 내려치려고 하면)

김비서(막으면서 소리 지르는) 이사님, 회장님 오셨다구요. 

창렬(그제야 눈 뜨고)

한회장정신 빠진 놈! 이사라는 놈이 술이나 처먹고 결근을 해?

창렬(자리에서 일어나며) 오셨어요?

한회장(정강이 걷어차는) 지금 때가 어느 땐데 한가하게 잠이나 처자고 있어? 

창렬(휘청하지만 똑바로 서는)

한회장늙은 애비는 똥줄이 타게 뛰어다니는데, 아들이란 녀석은 회사일이라곤 뒷전이니. 이런 식으로 할 거면 후계자고 나발이고 중국으로 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창렬(덤덤히) 네, 그럴게요.

한회장(서슬 퍼래져서) 뭐라고? 

창렬여기 있을 자신이 없습니다. 차라리 중국으로 갈게요.

한회장(무슨 일인가 움찔한 표정으로 보는)

  

22. 담미술관 복도.(저녁) 

  

-진호 최관장실 앞으로 걸어가는데, 인희 다가오는.

  

인희축하해요. 두 사람 사랑 확인한 거. 아주 용감하시던데요.

진호그렇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인희개인이 어디가 그렇게 좋으셨어요?

관장님같은 든든한 후원자를 실망 시켜야 할 텐데, 그 정도로

개인이가 대단한 건가요? 

진호네.

인희(질투에 양미간 모아지고)

진호그럼 전 최관장님 좀 뵙고....

인희진호씨답군요. 관장님께 우선 알려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신 거

같은데, 관장님 일본 출장 가셨어요.

진호그럼 나중에 다시 연락하고 오도록 하죠.

인희(초대권 내밀며) 제주도에서 열리는 건축 세미나 초대권이에요.

여기, 담예술원 심사위원님들께서 참석하실 예정이구요.

진호(보면)

인희관장님께서 진호씨도 꼭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진호(초대권 받는) 

인희제주도, 관장님이 참 좋아하셨는데, 진호씨의 폭탄선언으로

우울한 곳으로 추억하시게 될 것 같군요.

진호(돌아서는데)

인희왜, 개인이인 거죠? 

진호(보면)

인희진호씨의 동반자론 내가 더 나은 거 아닌가요? 

실망하신 관장님을 설득하는 것도 그렇고, 담 예술원 공모 심사위원 분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제가 더 우월할 텐데? 

진호난 사업 파트너를 구하는 게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를 원하니까요.

인희인생의 동반자로 개인이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진호그 자격은 김인희씨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겁니다.

인희나도 그런 자신감으로 한창렬이란 남자를 선택하고 결혼식장까지

걸어 들어갔던 여자예요.

그런데 깨졌죠. 

그래서 재밌는 거 같아요. 인생이라는 게.

어느 순간, 반전이 이뤄질지 몰라서.

진호왜 이런 시간 낭비를 하시는 거죠? 

인희(보면)

진호어제 공연장에서 개인씨와 함께 나오는 절 보셨으면, 이런 말 하는 것도

시간 낭비라는 거 아실 텐데?

인희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집요함 아닐까요? 

진호자신의 인생을 정말 하찮게 여기시는군요.

그래서 한 순간도 김인희씨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던 겁니다.

(돌아서서 걸어가는)

인희(모멸감에서 진호를 바라보는)


23. 담미술관 어린이 휴게실(저녁)

  

- 진호에게 선물한 미니어처와 똑같은 의자 만드는 작업하고. 

진호E 제법 근사한데요.

개인(돌아보면)

진호시간 괜찮으시면 데이트나 하시죠? 

개인(활짝 웃고) 바쁘지만, 애원을 하신다면야.

진호내가 언제 애원을 했다구....

개인다 됐어요. 잠깐만 기다려요. 

(앞치마 벗으며, 진호 놀리는 느낌으로) 데이트 하면서 어제 못했던

윤은수씨 얘기도 마저 하고.....

진호(홱 돌아서며) 아, 처리할 일 있는데 깜빡했네. 

개인(웃으며 진호를 잡는) 가끔 이 카드 써먹어야지, 놀려먹는 재미 쏠쏠하다.

진호나 가봐야한다니까요.

개인(매달리며) 가긴 어딜 간다구. 

-진호 핸드폰 울리고. 보면 ‘장미씨’다. 받고.

진호네 장미씨.

  

24. 카페(저녁)

  

- 개인 진호 카페에 앉아 있고, 개인 창문에 얼굴 비춰보며 머리 손질하는.

진호걱정말아요. 그렇게 까다로운 분 아니시니까.

개인그래도 나 긴장 되요. 진호씨하고 안 어울린다고 못 만나게 하시면 어떡해요? 내가 덜렁대고, 어리버리해 보이는 게 어른들이 좋아할 타입은 아니잖아요. 

진호알긴 압니까? (웃으며) 괜찮아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우리 어머닌 무조건 좋아하실거예요. 

개인(아무래도 걱정스러운) 그럴까요? 

진호그럼요. 친딸처럼 아껴주실 거예요.

(일어서며) 장미씨?

-다가오는 진호모, 얼른 일어서는 개인. 

진호모 오래 기다렸니?

  

- 진호모 자리에 앉자 따라 앉는 두 사람.

  

진호모박개인씨라고 했죠? 

개인네.

진호모(개인보며) 그날은 너무 경황이 없어 제대로 얘기도 못 나눴죠?

개인죄송해요. 진작 찾아뵙고 인사드렸어야 하는 건데.

진호모난 우리 진호를 믿어요. 

진호가 오죽 나무랄 데 없는 아가씨를 골랐을까 싶네요.

개인(씨익 웃으며) 저 나무랄 데 많은데...

진호(개인 쿡 찌르며) 그게 무슨 자랑입니까? 

(진호모 보고, 미소 지으며)

이 친구가 이렇게 솔직해요. 

장미씨, 솔직한 사람 좋아하죠? 

진호모(미소 지으며) 우리 진호가 정말 많이 좋아하나보네. 

내 앞에서 누구 역성드는 거 처음 본다. 

진호역성이라도 안 들어주면, 혼자 수습이 안 되는 친구라서요.

장미씨 질투하는 거 아니죠? 

진호모나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야.

속 좁은 사람은 아닌데, 그건 좀 마음에 걸려.

개인(진호모를 보면)

진호모지금 맡은 프로젝트가개인씨랑 같이 해야 되는 일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개인(놀라서) 프, 프로젝트요?

진호아, 우리가 같이 해야 하는 담 예술원 프로젝트 말이야?

(개인에게 눈 찡긋거리면서)

난 전체 컨셉 잡고, 개인씨는 디테일한 부분을 맡아야 해서 밤낮으로

의견 교환을 해야 하잖아? 

개인(어색하게 보면서) 아....그.....그거요.(물 마시는)

진호모그래서 함께 지내야 한다니, 하는 수 없이 이해를 해보긴 하겠는데.

그래도 이거 하난 지켜줘.

개인네? 

진호모혼전 임신? 그건 정말 안했으면 좋겠는데.

개인(캑)

진호(얼굴 붉어져서) 어머니?


25. 상고재 마당.(밤) 

  

-진호, 개인 어색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개인(탁 돌아서는)

진호놀래라.

개인당장 짐 싸서 집으로 가요.

진호뭐요?

개인어머니한테 그런 거짓말까지 하면서 왜 여기 살아야 하는데요?

호, 혼전 임신.....

(손으로 부채질하면서) 내가 왜 그런 걱정까지 들어야 하는데요? 

진호별 걱정을 다하시네.

나 결혼 전까진 개인씨 손 끝 하나 건드릴 생각 없으니까

오버 하지 말아요.

개인우리가 그러면 뭐하냐구요?

어머니 입장에선 당연히 걱정스러우실 텐데? 

진호정말 짐 싸서 가요? 

개인(아쉽지만) 가요. 

  

26. 진호의 방.(밤)

  

-진호, 옷을 챙기고 있는. 개인, 문 앞에 서있는. 

개인도와줘요?

진호(삐쳐서) 됐습니다.

개인(배시시 웃으며) 싫구나? 오해를 받든 어쨌든 여기 그냥 있고 싶구나? 그죠? 그죠?

진호싫긴 왜 싫어요? 밥 안 해도 되지, 빨래 안 해도 되지, 청소 안 해도 되지.

전진호, 완전히 팔자 폈네, 폈어.

개인(째려보는) 우리 데이트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해요.

진호(보면)

개인어린이 휴게실 작업하려면 데이트 할 시간도 없을 거라구요.

일주일에 한 번도 가능할지 모르겠네.

진호아, 잘됐네요. 나도 담 예술원 프로젝트 하려면 정신없이 바쁠 텐데.

그러지 말고, 우리 한 달에 한번 정도 만나는 걸로 합시다.

개인아, 그러자구요. (샐쭉해서) 짐 잘 챙겨서 가요. 

난 바빠서 그럼....

(작업실로 들어가서 문 쾅 닫는)

  

27. 상고재 거실.(밤)

  

-진호, 옷 가방 들고 서서, 작업실을 향해.

진호나 갑니다.

개인E가요.

진호나와 보지도 않을 겁니까?

개인E바빠서 그럴 틈이 없네요.

진호그럼 일만 죽어라 열심히 해요, 갈 테니까.

  

28. 작업실.(밤)

-개인, 의자 퉁탕거리고 있는, 대문 닫히는 소리,

개인자기가 열어보면 안 돼? 하여간 밴댕이, 밴댕이.


29. 상고재 앞.(밤)

-진호, 옷가방 들고 차에 올라타면서. 

진호하여간 미련해, 한번 집으로 들어가면, 무슨 핑계로 다시 나오라구.

  

30. 작업실.(밤)

-개인, 의자 만들다가, 집중이 안 되자, 손 놓고 털썩 주저앉는.

  

개인혼전임신?

여자인 내가 그런 말 듣고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있어요, 

할 수 있냐구?

그렇다고 나가란다고 또 삐쳐서 나가는 거 봐요. 

  

31. 상고재 앞.(밤)

  

-진호, 차에 앉아서.

진호문단속 잘했나 보러 왔습니다. (머리 흔들며) 속보인다.

(그러다 퍼뜩)

  

32. 작업실.(밤)

  

개인(대문 열리는 소리에 화들짝 일어나는)

  

33. 상고재 거실.(밤)

  

-진호, 마루로 올라서는. 개인, 무심한 척 작업실에서 나오는.

개인왜 왔어요?

진호노트북 두고 가서 가지러 왔습니다.

개인맨날 들고 다니는 걸 어쩌다 잃어버리고 가셨대요?

진호(방으로 들어가는)

  

34. 진호의 방.(밤)

  

-진호, 노트북 천천히 챙기는. 문 앞에 서있는 개인.

개인빨리 챙겨서 가요. 

진호(버럭) 챙기고 있잖아요? 

  

35. 상고재 거실.(밤)

  

-진호, 노트북 챙겨서 나오는. 개인 서있고. 

개인또 오지 말고, 잃어버린 거 없나 잘 챙겨서 가요.

진호다 챙겼습니다. 

개인그럼 진짜 잘 가세요.

진호진짜 잘 있으십쇼. 

개인아, 졸려. (하품하며 방으로 들어가는)

진호(혼잣말로) 저 봐, 저 봐, 또 가는 것도 안보고 들어가는 거.

  

36. 개인의 방.(밤)

  

-개인, 들어와서 문에 귀 대고, 진짜 가나 살피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는

표정으로 방에 엎어지는. 

개인(오버해서) 아. 아. 

-문 벌컥 여는 진호.

진호(들어오면서) 왜 그래요? 

개인미끄러져서.....아, 다리야. 금 갔나? 

진호(얼른 개인 다리 만지면서) 이 쪽이요? 이 쪽? 

(두 다리 만지는데)

개인아, 아, 간지러. 

진호(보는)

개인(왼쪽 다리 가리키며) 이쪽 다리요.

진호(개인 다리에 길게 그어져 있는 흉터 보며) 이건 뭡니까?

개인몰라요. 어렸을 때 생긴 거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나요.

진호(상처 쓰다듬는) 많이 아팠을 텐데... 

개인(까르르) 간지럽다니까요.

진호(지그시 보다가) 그냥 가지 말라고 하죠?

개인정말 다쳤단 말이에요, 금 간 것 같다구요.

진호연기력 진짜 형편없거든요.

개인진짜라니까요. (일어나려다가 진호와 얼굴이 가깝게 마주하게 되는) 

- 두 사람 눈 마주치면 순간 정적. 

개인 당황해 시선 돌리고. 진호 꿀꺽 침 삼키는. 

진호 키스하려는 듯 점점 얼굴 다가들고. 

개인 떨리는 얼굴로 저도 모르게 눈 감고. 침 꼴깍. 

  

영선E 개인아!

  

- 난감한 듯 눈 동그랗게 뜨는 진호 개인.

- 진호 아이씨! 인상 쓰는. 

  

개인어떡해요! 어떡해!

진호뭘요?

개인영선이 이제 진호씨가 게이 아니라는 거 안다구요. 

진호 근데요?

개인진호씨가 내 방에 있는 거 알면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진호...

개인(진호 벽에 밀어붙이고) 이 방에서 꼼짝 말고 나오지 마요!

진호박개인씨!

  

- 쉿! 하며 얼른 문 닫고 나가는 개인.

  

37. 상고재 거실.(밤)

  

- 개인 방에서 나오면, 영선 커다란 가방 들고 씩씩대며 마루에 앉는다. 

  

개인무, 무슨 일이야? 이 밤중에?

영선나 물 좀!

  

- 개인물 가져다주면 영선 아직도 화가 안 풀린 듯 씩씩대며 얼굴에 부채질 하고 있다.

  

개인무슨 일인데? 뭐야? 그 가방은?

영선(물 벌컥벌컥 마시는) 이 밤중에 가방 싸들고 온 거면 이유가 뻔하지 뭐.

개인준혁 아빠랑 싸웠어?

영선 미안한데 나 당분간 여기서 좀 지낼게.

  

38. 상고재 개인방(밤)


- 문에 귀대고 있다가 진호 헉! 하는 표정. 

  

39. 상고재 거실(밤)

  

- 진호가 있는 자기방 흘끔 거리며.

개인그래도 이렇게 나오면 어떡해. 준혁이는 어쩌고...

영선몰라, 시어머님 오시라고 해서 보게 하던지 말던지. 

개인(난감한 표정으로 진호가 있는 자신의 방 보는)

영선(자리 잡고 퍼져 앉으며 신세 한탄하는) 아니, 한 달에 얼굴 볼 날이 며칠이나 된다구. 

간만에 집에 들어왔는데, 마누라가 샤워 할 동안도 못 기다린다니? 

이건 원 잠귀신이 들러붙었는지 한번 처자면 일어 날 줄을 몰라요... 

아무리 좋다는 걸 다 구해다 먹이면 뭘 하냐고... 

(말하다가 생각난 듯 입 막고 진호방 보는) 참, 진호씨 다 들었겠다! 

개인아유, 걱정 마. 진호 씨 여기 없지. 

영선하긴, 게이도 아니라는데 이젠 같이 살순 없겠다. 

개인그럼 당연하지~. 내가 그런 거 하난 칼이잖냐.

영선난 솔직히 니네 찐한 러브스토리 찍는데 들이닥치는 거면 어떡하나 걱정했거든. 

개인(떨떠름하게 혼잣말) 걱정한 기집애가 문을 그렇게 벌컥 열고 들어오냐?

영선(부엌으로 가며) 아, 배고파 뭐 먹을 거 좀 있냐? 

신랑이랑 싸우는데 너무 기운을 뺐는지 배고파 죽겠다. 

개인(영선 잡으며) 화난 채로 먹으면 체해. 

우선은 뜨거운 물에 푹 담그고 화부터 가라앉혀.

영선집에서 샤워 했는데?

개인준혁 아빠랑 싸우면서 열 받았을 거 아냐? 열 받았으면 땀났을 거구.

(영선 욕실로 밀어 넣으며) 식혀, 식혀. 

영선기집애, 나 생각해주는 사람은 너 밖에 없다.

(욕실로 들어가는)

개인(얼른 자기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40. 상고재 개인방(밤)

  

-개인 뛰어 들어오면. 문 앞에 서 있던 진호와 부딪치는.

  

진호빨리 보내요! 

개인싸우고 왔다는데 어떻게 그래요?

진호그럼 나더러 언제까지 여기 숨어 있으라고요? 

개인진호씨가 살짝 빠져나가면 되죠? 갈 거였잖아요?

진호차라리 게이였던 게 편했네.

개인(보고 씩 웃으며) 나하고 그렇게 같이 있고 싶어요? 

진호누가 그렇대요? 

개인(진호의 뺨에 뽀뽀하는데) 

영선(문 벌컥 열며)

개인아 따뜻한 물이 잘 안 나와... (진호, 개인, 허걱하는) 


- 진호 아씨... 하는 표정. 

  

41. 상고재 마당.(밤)

-진호, 노트북 들고 나오는데, 영선 따라 나오며 놀리는. 개인은 마루에 서있고.

영선그냥 자고 가도 되는데. 

진호(무안해서 얼른) 가겠습니다.

영선근데 저 오기 전에 둘이 개인이 방에서 뭐하려고 그랬던 거예요?

진호(얼른 나가는)

영선(마루에 서있는 개인 홱 돌아보면서) 뭘 하려고 하긴 했구만.

개인저건 친구가 아니라, 웬수야, 웬수.

  

42. 진호의 사무실 (밤)

  

-진호 노트북 가방 들고 들어와서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

  

진호뭐 한 것도 없이 왜 이렇게 피곤하냐?


43. 담미술관. 휴게실(낮).

  

-개인, 작업하고 있으면,

캐리어 가방 들고 들어서는 혜미.

개인어? 혜미씨.

혜미정말 진호오빠랑 결혼할거예요?

개인(난감한) 혜미씨.

혜미시간 없으니까 뜸들이지 말고 대답해.

공항 가는 길에 들른 거니까.

개인떠나게요?

혜미진호오빠가 다른 여자랑 결혼하는 꼴을 내가 어떻게 봐?

내가 한국에 왜 왔는데, 어떻게 왔는데.

부모님도, 친구도, 공부도, 다 포기하고 진호오빠 하나 때문에 왔어. 

그런데 당신 때문에 그냥 돌아가야 해.

개인미안해요. 그런 줄 몰랐어요.

혜미미안? 내가 당신한테 밀려야 하는 이유를 진짜 모르겠거든. 

정말 나 열 받고 억울해서 미치겠다구.

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 진호 오빠를 사랑하는 여자는 절대 있을 수 없단

말이야. 

개인내가 혜미씨보다 더 진호씨를 사랑하는지 자신 있게 말 할 수는 없어요.

혜미것 봐. 

개인그런데....

혜미(보면)

개인진호씨가 게이인 줄 알았을 때....진호씨가 게이라는 거 숨기려고 어머니한테 나와 결혼하겠다고 하는 줄 알았을 때.....

혜미진호 오빠가 정말 게이인 줄 알았단 말이야?

그게 말이 돼? 진호 오빠가 어떻게?

개인난 그렇게 알았어요. 계속 그런 오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혜미그래서 뭐? 

개인진호씨가 하자고 하면, 그 사람이 게이였더라도 나 결혼 했을 거예요.

혜미(멍해서 보는)

개인그만큼 진호씨 옆에 있고 싶었으니까....

혜미(울컥) 아씨, 뭐야. 짜증나.

(돌아서 나가는)

  

44. 담미술관 복도(낮)

  

- 혜미, 괴로운 듯 울고 지나가면

인희,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혜미(인희 보고 그냥 지나가려면)

인희혜미씨?

혜미(젖은 눈으로 돌아보는)

인희여기 무슨 일이죠?

혜미(자리에 풀썩 주저앉는)

인희(난감하게 혜미 바라보는)

  

45. 담미술관. 인희방(낮)

  

- 혜미에게 차를 주는 인희.

  

혜미(마시며) 그쪽도 우리 진호 오빠한테 흑심 있었던 거죠?

인희(미소 짓는)

혜미다 관둬요. 이제 다 끝났으니까. 어머니도 이젠 내가 아니라 그 여잘

며느리감으로 생각하신다구요.

인희생각보다 진도가 빠르네요.

혜미진호 오빠가 게이였더라도 결혼 했을 거래. 그 여자. 

인희(보는)

혜미아, 짜증나 미치겠네, 진짜 사랑처럼 느껴진단 말이야. 

인희어떻게 진호씨를 게이로 볼 수 있죠? 

혜미그런 상황이었다던데.

인희어떤 상황이면 진호씨 같은 남자를 게이로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혜미(듣고 보니) 그게 나도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인희그런 식으로 진호씨 마음을 잡은 거 같진 않아요? 

진호씨가 속고 있다는 생각 안 들어요? 

혜미그 여자, 알아요?

인희제 10년 지기 친구에요. 혹시 한창렬이라고 들어봤어요? 

혜미(인희 보는) 한창렬? 진호 오빠, 아빠 돌아가시게 만든, 그 원수 아들?

그쪽이 그 인간을 어떻게 알아요?

인희틀어지지 않았다면 제 남편이 될 사람이었죠.

혜미저, 정말이에요? 

인희하지만, 결혼식장에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됐어요. 

개인이가 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바람에.

혜미왜요?

인희창렬씨의 전 여자 친구였거든요. 개인이.

그래서 우리 둘 결국 헤어졌어요. 그런데 나랑 창렬씨 깨지고 난 지 얼마 안 돼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나더군요. 

혜미그럼, 박개인이 양다릴 걸치고 있단 말이에요? 

진호 오빠와 한창렬 사이에서?

  

46. 상고재 앞. (낮)

  

-세단 서 있고, 트렁크에서 갖가지 선물 보따리를 내리는 기사.

한회장, 차 옆에 서있고. 걸어오는 개인.

  

개인(놀라 보는) 

한회장마침 오는구만. 

창렬이 그 녀석이 하는 대로 기다리다 목이 빠질 것 같아 내가 직접 왔소.

개인(한회장 막아서며) 왜 이러세요? 

한회장별거 아니니 부담스러워 하지 말아요. 못난 아들을 둔 애비의 마음이니까.

얼른 문이나 열어줘요.

뭐하나 이기사, 안으로 들여놓지 않고.

  

- 기사, 선물 들여가려면.

  

개인(문 앞에 서있는 기사 붙잡으며) 안 됩니다. 

(한회장에게 단호하게) 저 창렬씨와 헤어졌습니다. 아니 다시 시작한 적도

없습니다. 

한회장(머쓱해지지만 억지로 미소 지으며)

남녀 관계야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그런 거지.

내 아들놈이 미스박한테 뭘 얼마나 잘못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사과하리다. 자식 잘못 키운 내 불찰이니 제발 너그러이 용서해 주구려. (꾸벅 절하는)

개인(난감해 말리며) 이러지 마세요. (하다가 멈칫) 어머니...

  

-진호모, 택시에서 내리며 굳어지는. 따라 내리며 노려보고 있는 혜미. 

  

진호모(눈에 눈물이 글썽한) 어떻게, 당신이...

한회장(진호모에게 다가서며) 아니, 형수님이 여긴 무슨 일이신가요? 

진호모(개인을 원망스럽게 보며) 설마 설마 했는데...

한회장우리 며느리 될 이 아이를 아십니까? 

진호모(개인을 노려보는)

혜미며느리? (한회장을 보면서) 그, 그럼? 

개인(진호모에게 다가서며) 어머니? 

한회장어머니라니? 왜 이 양반한테? 

개인어머니, 제가 설명 드릴게요. 

진호모(매서운 표정으로) 어머니라고 부르지 말아요. 

개인어머니?

진호모(돌아서서 걸어가는)

개인(따라가면서) 어머니? 어머니? 

한회장미스 박?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진호모(서있던 택시에 올라타는, 혜미 따라 타고) 

  

47. 진호의 아파트 거실.(저녁)

  

-진호모, 화가 나서 앉아있는. 혜미 그 옆에 앉아서.

혜미것 보세요, 제 말이 맞았죠? 

-진호, 들어오는.

진호어머니? 

혜미(벌떡 일어나며) 오빤, 어디 여자가 없어서 그런 여자를....

한창렬 아버지가 그 여자한테 선물까지 싸들고 찾아왔던데....

진호넌 가만 있어. 어머니, 제가 다 말할게요.

진호모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걔랑은 안 돼.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으면 알아서 해.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가는)

혜미(얼른 쫓아 들어가면서) 어머니? 어머니?

진호(난감한 표정으로 서있는)

  

48. 한회장 사무실.(낮)

  

-한회장, 불그락풀그락 해서 서있고, 창렬 들어오는.

  

한회장(창렬에게 서류를 집어던지는)

창렬아버지?

한회장설명을 해봐, 설명을, 왜 박교수 딸이 진호 자식 에미한테

어머니라고 부르는지? 

창렬.....

  

49. 상고재. 마루. (저녁)

  

-개인, 왔다갔다하며 걱정하는데 진호 들어오는.

개인(달려들며) 어머니는 어떠세요? 화 많이 나셨죠? 

진호어떻게 일을 이렇게 만듭니까? 

어떻게 창렬이 자식 아버지가 선물까지 싸들고 찾아오게 만드냐구요? 

개인제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무작정 선물을 들고 찾아오셔서. 

진호그러니까 처음부터 복수니 어쩌니 하면서 엮이지 말았어야죠.

개인그건, 진호씨 때문이었던 거잖아요? 

진호씨한테 자꾸 마음이 가는 걸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그래서 다른 데 정신을 쏟아보려구.

진호그럼 처음부터 그렇다고 말을 했어야죠.

네가 남자로 보여서 이런 짓이라도 해야겠다.

개인진호씨는요? 왜 처음부터 난 게이가 아니라고 말을 안했어요? 

그럼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진호(보다가) 그래요, 처음부터 내가 잘못한 거군요.

그러니 난 화를 낼 자격도 없는 놈이구요.

개인그런 말이 아니라....

진호내가 저지른 일이니 내가 감수해야겠죠.

개인진호씨?

진호(나가는)

개인(울면서 주저앉는)

  

50. 진호의 아파트. 진호모의 방.(밤)

  

-진호모, 침대에 누워있는. 진호,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

진호그 여자와 창렬이 오래 전에 끝난 사이예요.

진호모(벌떡 일어나 앉으며) 겨우 한 달이야. 한 달 전에 창렬이 결혼하는데

가서 깽판 친 애야.

진호어머니, 화내시는 거 이해해요. 

진호모그럼 더 이상 그 애 얘긴 하지말자.

진호하지만....그 여자 제가 먼저 좋아했고, 제가 더 많이 사랑해서 매달렸어요.

진호모진호야?

진호그 여자 마음에 창렬이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예요.

저 어머니 아들이잖아요? 절 그렇게 모르세요? 

진호모난 걔 싫어. 네가 뭐라고 하든, 창렬이네와 그렇게 엮인 아이, 죽어도

내 며느리로 들일 생각 없어.

진호죽어도.....전 그 여자여야 해요, 어머니.

  

51. 개인의 방.(밤)

  

-개인, 침대에 누워 울고 있는, 영선 그 옆에 앉아있는.

영선(개인 어루만지면서) 한창렬, 그 인간은 대체 왜 네 인생을 이 꼬라지로 

만든다니?

개인내가 잘못한 거야. 진호씨 말이 맞아.

복수니 뭐니 해서, 그 인간을 끌어들이는 게 아니었어.

영선다 지나간 얘기 하면 뭐해? 

그리고 사랑싸움 칼로 물 베기야. 니들 마음만 굳건하면 아무 문제없는

거야.

개인진호씨, 나 때문에 화 많이 나서 갔어. 다시 진호씨 얼굴 보는 것도

겁나. 

영선조금 전에 상준씨한테 전화해봤어. 내가 다신 안 보려고 했는데, 너 때문에

진호씨 어떡하고 있냐고 염탐하러 전화까지 했다는 거 아니니? 

개인진호씨....어떡하고 있대?

영선사무실에 없드라. 

하지만 방법이 있어. 내일 제주도 출장이라니까, 거기 가는 거야.

가서 둘이 확실하게 풀고 오는 거야. 

아니, 아예 제주도에서 일을 저질러버리는 거야.

그럼 진호씨 어머님도 어쩌실 수 없을 거 아니니?

  

52. 공항(낮) 

- 제주행 비행기 날아가는 장면. 

  

53. 공항.(낮)

  

-개인, 영선 가방 들고 나오는.

영선최관장님이 네 은인인가보다. 

어떻게 이런 일 생길 줄 알고, 비행기표까지 미리

다 챙겨주셨다니?

개인나 괜히 온 거 아닐까?

진호씨, 내 얼굴 보고 싶지 않을 텐데?

영선또? 또? 화 풀어주고 싶어서 제주도까지 달려온 거 보면 감격해 할

거라니까. 

개인(아무래도 걱정스러운)

  

54. 호텔 앞.(낮)

  

- 발장난하며 다른데 보고 서 있는 개인.

진호, 개인에게 반갑게 다가가는.

  

진호개인씨 나 너무 사랑하는 거 아닙니까? 

개인(홱 보고)

진호신용 불량자 되는 거 일보 직전인 사람이 여기까지 쫓아오고?

개인나 일 때문에 온 거거든요.

최관장님이 제주도에 어린이 테마 공원 많다고 그거 둘러보라고 하셔서.

진호아, 변명 안 해도 돼요.

개인변명 아니거든요.

진호우리 어디 가서 마저 싸웁시다.

  

55. 제주 길.(낮)

  

-달리는 오픈카, 진호, 운전하고, 개인 그 옆에 앉아있는.

  

56. 야외 장소.(낮)

  

-개인, 진호 서있는.

개인어머니.....어떡해요? 화 쉽게 안 풀리실 텐데.

진호나한테 맡겨요. 

개인어떡하려구요?

진호아들인데 죽이기야 하시겠어요?

개인(기가 막혀서) 맡기라면서요? 

진호박개인, 그 여자 아니면 죽겠습니다, 했어요.

개인진호씨?

진호(미소 지으며) 감동 하지 말아요, 말만 그렇게 한 거니까.

설마 내가 박개인씨 때문에 정말 죽을 거 같아요?

개인(노려보다가 주먹으로 때리는) 장난 하지 말아요. 난 정말 걱정돼 죽겠단

말이에요. 

진호(확 끌어안는)

당신하고 헤어지는 일 없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개인(울먹해지는)

진호(개인의 얼굴 감싸 쥐고)

나 정말 목숨을 걸어볼 생각이거든....

  

57. 호텔 앞.(낮)

  

-진호, 개인 오픈카에서 내리는. 

진호우리 계속 싸운 것처럼 할래요?

개인네?

진호영선씨랑 상준형 놀려주는 거 재밌잖아요?

개인악취미 있죠? 

-하는데, 차 다가오고, 내리는 최관장. 

개인, 진호, 최관장을 보는.

최관장(미소 지으며 다가오는)

-개인, 진호 인사하고.

최관장일본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 지금 오는 길입니다.

세미나는 시작했죠?

진호네. 

최관장박개인씨, 어린이 테마 파크는 많이 돌아봤어요? 

개인아직. 

진호(개인을 보면)

개인(귓속말 느낌으로) 변명 아니라고 했죠?

최관장우리같이 저녁이나 할까요?

진호저....

최관장(보면) 

진호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최관장지금요?

진호네. 

최관장그럼, 들어가죠. 

진호(개인에게) 이 문제도 내가 해결해야 하잖아요? 

전화 할게요. 

-최관장과 걸어가는.

  

58. 호텔 로비. (낮) 

  

-걸어가는 개인. 창렬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창렬개인아?

개인(싸늘한 시선으로 보며) 우리 나가서 얘기 좀 해.

-밖으로 나가는 개인과 창렬.

-지나가다 이 둘을 보는 인희.

  

59. 호텔 야외 장소 일각. (낮)

-개인, 창렬 서있는. 뒤에서 트럭 다가오고.

개인창렬씨 아버지 다시는 나 찾아오는 일 없도록 해줘.

창렬그럴게.

개인(너무 쉽게 대답하는 창렬을 보는)

창렬너 많이 괴롭혔는데, 이젠 그러지 말아야 하잖아?

개인(보다가,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복수 하겠다고, 다시 창렬씨 만난 건 미안해.

창렬제대로 복수도 못했으면서 뭘.

개인.....들어갈게. (돌아서는데)

창렬행복한 거지? 

개인(돌아보면)

창렬진호 자식하고? 

개인응. 

-그 사이 트럭, 창렬과 개인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창렬그럼 됐다. 그럼 된 거야. 

-끼익 급브레이크 밟는 트럭. 

창렬 그 소리에 돌아보고, 개인을 감싸 안고 바닥을 구르는.

구르다가 창렬의 머리 바닥에 부딪치고.

개인을 감싸 안은 채 바닥에 널부러진 창렬.

개인, 먼저 정신을 차리고 창렬의 품에서 빠져나오면.

창렬, 미동도 없이 축 늘어진다.

개인(겁에 질린) 창렬씨?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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