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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 1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22.11.27|조회수237 목록 댓글 0

개인의 취향 15화 <널 지우기로 하다>

1. 씬. 상고재 거실. (낮) (본 대본 1씬+3씬)

개인  (넋나간 듯 쏟아놓는) 그거 때문에 아빠가 
그랬던 거구나.
  아빠가 왜 나를 싫어했는지
  나래도 그랬을 거야.
  내가 엄마를 죽인 딸이니까.
개인부  (표정굳는, 버럭)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
야?!

  안으로 들어오는 진호(사진 액자 들고), 
눈 앞에 펼쳐진 상황 보고
  표정 굳는다.
  화난 표정의 박교수, 진호 보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진호 보는 개인의 얼
굴.
  황급히 개인에게 다가가는 진호, 개인 감
싸 안으며

진호  (개인 얼굴 보고) 괜찮아?
박교수  (뭐하는 짓인가 하는 표정으로 진호 보는)
박교수  (진호 보는) 자넨 누군가?
  
  놀란 진호, 황급히 개인 안았던 팔 풀고 인
사하는

진호  인사가 늦었습니다. 전진홉니다.
박교수  (못마땅하게 보다) 나가 주게.O.L
진호     (당황하면서도 걱정스럽게 개인 보는)
개인  나... 다 기억 났어.
진호     (보면)
개인     해가 아주 눈부신 날이었어....너무 눈부셔
서 해를 보고 엄마를 보면   잠깐 동안 엄마가 
보이지 않았어....
박교수   (날카롭게) 개인아!
개인    난...그냥...엄마를 부르고 싶었을 뿐인
데...나좀 봐달라고...나랑 놀  자고...근데 대답
이 없어서...내가...
박교수   (개인의 어깨 꽉 잡고) 아냐!  그런 거 아냐!  넌 악몽
을 꾼거야!
개인     기억나요...그때...엄마가 날 보고...날 보
고...웃고 있었어요....(흐느  껴 울며 주저앉고)
진호     (그런 개인 감싸 안아주며) 개인씨...

  박교수, 의자가 치워진 거실 바닥을 보
는.
 
박교수  아니.. 이게 어떻게? (순간 진호 손의 액
자 발견하고 빼앗는) 
  이... 액자... 어디서 났지?

  당황한 진호의 눈빛, 지하방이 있는 창고
로 향하는

박교수  지하방을 열었단 거야? 
진호  (뭔가 크게 잘못한 듯 느껴져) 네...
박교수   (불같이 화를 내는) 왜!  네가 뭔데!  함부로 거길 열어!
  당장 나가!  내 집에서 당장!
  뭐하고 있는 거야? 나가라니까!
진호  ......


2. 씬. 지하방
  지하방을 둘러보는 박교수. 

3. 씬. 묘지 (낮)

  -개인, 진호, 개인 엄마의 묘 앞에 서있는.
개인  (눈물을 흘리며) 나 때문이었어요.
  날 구하려다가 엄마가.....
진호  (옆에 앉으며 개인의 어깨를 감싸는)개인
씨...
개인  아버지가 왜 그렇게 날 미워했는지 이젠 
알았어요.
  나라도 그랬을 거예요. 
  나라도 나같은 딸은......보고싶지 않을 거
에요. 
진호  (우는 개인을 끌어안는)

4. 씬. 진호 사무실
  상준, 태훈에게 발견했던 담예술원 설계
도 건네며

상준  태훈아...이 도면 스캔 받아서 새 용지에 
옮겨줘라..
태훈  이건 웬 원시시대 용지예요?
상준  진호가 상고재에서 급하게 인쇄하느라 용
지가 그것밖에 없었나봐.
태훈  이게 뭔데요? 
상준  그런게 있어 임마! 
  우리를 한방에 구원해줄 스페이드 에이스 
히든 카드!
태훈  그러니까 이게 왜 에이스냐구요!
상준  (부드럽게 다가와 어깨 감싸며) 태훈아 ~ 
태훈  (웃으며) 왜요?
상준  넌 다~ 싫은데 그 집요한 호기심이 젤~~ 
싫어!
  빨리 작업해서 넘겨!! 
  
  상준 자리로 가는데... 전화 온다..

상준  네~ M 건축사무소의 노상준입니다.
  아~ 소장님...어쩐 일로...
  (화들짝 놀라며) 네?? 이억이요?

5. 씬. 담미술관 앞
  담미술관 올려다보며 설계통 만지작 거리
는 상준

소장(E)  김씨가 합의금으로 무조건 이억을 맞춰 달
래. 이번 달 안으로 해결 
  안 되면 결국 법정까지 갈 생각인거 같
아...미안하네...

상준  미안하다.. 진호야.. 우리가 살려면 이 방
법 밖에 없다.

6. 씬. 담미술관. 최관장실. (낮)
  - 설계도 통 메고 주뼛거리며 들어오는 상
준. 
  최관장 화집 보고 있는. 

상준  (어렵사리 설계도통 내밀며) 
  저희 사무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담예술원 
설계돕니다.
최관장  .....
상준  공모에 제출하기 전에 한 번 봐주십사 해
서요. 
  물론 원칙에 어긋난다는 건 압니다만, 이
것저것 조언을 해주시면  거기에 따라서 수정보완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최관장  전소장이 부탁한 건가요?
상준  (망설이다가) 무, 물론입니다! 그 녀석, 아
니 저희 소장님이 최관 장님이라면 애정을 갖고 봐 주실 거라고 
해서요.  
최관장  (의심스럽다는 듯) 그래요?
상준   (굽신거리며) 그럼 최관장님만 믿겠습니
다.
최관장  노상준씨라고 했죠?
상준  아, 예! 
최관장  내가 아는 전진호씨라면 이렇게 원칙에 어
긋나는 짓은 하지 않을  것 같은데. 난 전진호씨의 그런 점을 높이 
샀던 거고요.  
  아니면 내가 그동안 사람을 잘못 봤던 건
가요?
상준  (난처한) 그게...
최관장  가지고 돌아가세요.
상준  (매달리듯) 그게 말이죠. 실은 지금 저희 
회사가 무척 어려운 상태 라...그래서 진호, 아니 전소장
은 이런 일을 최관장님께 부탁할 
  친구가 못되니, 제가 급한 마음에 이렇
게....

7. 씬. 상고재 앞.(밤)
-개인, 진호, 차에서 내리는.
개인  가요.
진호  (개인의 어깨를 잡는)
개인  (보면)
진호  (개인의 양 어깨 잡고) 뭐라고....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  겠지만. 그냥 이거 하나만 생
각해주면 안되겠어요?
개인  .....
진호  내가 언제나 옆에 있다는 거. 
  지금은 그게 별로 위로가 되지 않겠지
만....
개인  (손으로 진호의 입술을 막으며)
  아니요. 지금 나한테는 진호씨가 있다는 
게 전분걸요.
진호  (개인을 끌어안는)

8. 씬. 상고재 거실. (밤)
-진호방에서 나오는 박교수와 마당에 들어오는 개인

박교수   내가 고루해서 그런지 요즘 젊은 사람들
은 이해를 못하겠구나.
  내 딸이 혼전 동거라.....
개인  저... 진호씨 우리 집에 세들어 살고 있어
요.
박교수  (날카로운 눈으로 보는)
  세를 줬단 말이냐? 
개인  제...제가 사정이 있어서....
박교수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오늘은 쉬어라.
개인   (방으로 들어가려다 원래대로 바뀐 거실
을 암담한 표정으로 보는)
박교수  그 전진호라는 친구가 괜한 짓을 했구나. 
  지하방을 다시 막았으니, 잊어버리거라.
개인  그런다고....
박교수  (보면)
개인  (눈길도 마주치지 못한채) 있었던 일이 없
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박교수  개인아?
개인  주무세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9. 씬. 개인의 방.(밤)
-개인, 문 앞에서 푹 무릎이 꺾이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리 죽여 우는. 
   -f.o

10. 씬. 담미술관. 관장실. (낮)
  -박교수, 최관장 마주하고 있다. 악수하며

최관장  정말 감사합니다. 심사를 맡아 주시겠다
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박교수  담예술원 프로젝트는 나하고도 인연이 깊
어요. 
  막상 심사에 참여하겠다고 마음은 먹었는
데... 
  글쎄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최관장  앉으시죠. 
박교수  (앉는다)

11. 씬. 진호 사무실
  -나갈 준비하는 진호, 그 옆에 상준. 

상준  담미술원에 간다고?
진호  응. 
상준  (망설이며) 저기... 내가 니 설계도 최관장
님한테 미리
  보여드렸어. 
진호  (의아) 설계도라니?
상준  담예술원 설계도말이야. 
진호  (?) 그거 아직 완성 전이잖아? 
상준  그렇긴 한데... 조언 좀 해주십사 하고 내
가 미리 좀 
  보여드렸어. 
진호  무슨 소리야 그게?
상준  (답답) 아니, 저기 있던 검정 통안에 들어
있던 설계도 말이야.
  그거 보여드렸다고...
진호  (보며, 깜짝 놀란) 저기있는 거 최관장님한
테 갖다 드렸어?
상준  니가 싫어한다는 건 아는데...
  그런 식으로 눈도장을 찍어놔야지 우리를 
눈여겨 보실 거 아니냐?
진호  (절망스러운) 그거 내가 그린 거 아니야. 
상준  (놀란) 그럼 그거 누가 한건데?
진호  박철한 교수. 개인씨 아버지.  
상준  (당황) 그..그런데.. 박교수님이 그 설계도
를..갖고 계신거냐?

  -진호, 가방 챙겨 나가려는, 상준 잡으며

상준  어디가?
진호  어디가긴 설계도 찾아와야지. (버럭) 형은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서...
  -진호 급하게 나가고, 남은 상준 어떻게 돌
아가는 상황인지...

12. 씬. 담미술관 일각. (낮)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진호.
인희  진호씨? 
진호  최관장님 계십니까? 

13. 씬. 담미술관. 관장실. (낮)
  -최관장 설계도 내밀며

최관장  정식으로 심사하시기 전에 이거 한번 봐주
시겠습니까?
박교수  네.. 

  -박교수, 설계도를 보면서 굳어져 있는.
  -이때, 들어오는 개인. 
개인  부르셨습니까? 
박교수  (개인을 보고) 아니 네가 어떻게? 
최관장  저희 어린이 휴게실 작업을 담당하고 있습
니다. 
개인  .....
최관장  아버님께서도 오셨는데, 같이 식사나 하자
고 오라고 했어요. 
  앉아요. 
개인  (어색한 느낌으로 다가와 앉는)
최관장  저희 미술관에서 따님이 일하고 계셔서 놀
랐겠네요.
박교수  많이 부족할 텐데, 누가 되지는 않는지?
개인  ......
최관장  과분할 정도로 잘 하고 있습니다, 박개인
씨.
  일찌감치 능력을 알아보고 스카웃한 제 자
신이 자랑스러울 정도로.
박교수  그렇게 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설계도에 신경이 가고)
  누굽니까? 이걸 설계한 사람이? 
최관장  M 건축 사무소의 전진호 소장이라고.
개인  (놀라서 최관장과 박교수를 번갈아보는
데) 
박교수  (경직된 표정으로)
최관장  참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박개인씨와 전
진호씨 연인사입니다.
  전진호 소장, 능력있는 아주 훌륭한 젊은
이죠. 

  -인희, 들어서는.
인희  전진호 소장님 오셨습니다. 
최관장  (일어서며) 마침 잘 됐군요. 
 
  -들어오는 진호. 들어오자마자 박교수와 
부딪치는 시선.

진호  (다가서다가 펼쳐진 설계도를 보고 당황
한) 
박교수  (일어서는) 이 설계도 자네건가?
진호  그게... 사실은....
박교수  (분노) 자네 거냐고...
진호  죄송합니다. 
박교수   이건 내가 30년 전 작업을 중단했던 담예
술원 설계도네. 
  근데, 이게 자네 거란 말이지? 
 
최관장   (아연한 표정)
진호  훔치려던 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역정내실
만한 상황이란 거 알고 있  습니다.  
  벌을 주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해명할 기회를 주십시오.
개인  진호씨 무슨 말이에요? 도대체 무슨 설계
도를 훔쳤다는 거예요? 
  아니죠? 아버지가 오해하신거죠? 
진호  (차마 개인의 얼굴을 볼 수 없는) ...
개인  (울먹이며 아버지에게) 아버지, 진호씨 그
럴 사람 아니에요. 
  이 사람, 누구보다 제가 잘 알아요.
   거짓말 같은 거 할 사람 아니라구요.
  (진호에게) 뭐해요. 빨리 오해라고 말씀 드
리지 않고! 
박교수  (그런 개인을 보자 화가 나지만 싸늘하게) 
자네 정말 대단하군. 
  이럴 목적으로 내 집에 세입자로 들어 온 
거겠지?
  날 존경해서 내가 지은 집에 살고 싶었다
는, 말도 안되는 핑계도
  결국은 이런 목적이었겠지? 
  틈날 때마다 내 집 구석구석을 파헤쳐 결
국 이 도면까지 찾아내고,     내 딸 애 마음까
지 제멋대로 가지고 노니 재미있던가?
진호  (고개 들며) 그건 아닙니다! 박개인씨에 대
한 마음은 추호도 
  거짓이 없습니다.
박교수  (비웃는) 추호도 거짓이 없다? 
  버젓이 남의 설계도를 훔치는 작자의 말
을 지금 날더러 믿으라고?
진호  (참담한 표정) 
박교수  (화를 누르며 최관장에게 인사) 결례가 많
았습니다, 그럼. 
  
  - 박교수 나가면 문 앞에 서서 지켜보던 인
희 얼른 목례하는.
  박교수 본척만척 지나가는. 

14. 씬 담미술관 일각(낮) 

  - 박교수 걸어가면 그 뒤를 쫓아가는 진
호, 개인.
진호  아버님!
박교수  누가 자네 아버지인가! 
진호  잠시만 제 말 좀 들어봐 주십시오.
개인  (아버지 붙잡으며) 진호씨 얘기 좀 들어주
세요! 
  뭔가 사정이 있었을 거예요.
박교수  (나직한 힐난조로 개인에게) 덜떨어진 녀
석 같으니...
개인  (움찔하는)
박교수  넌 어떻게 아직도 그 모양인게냐. 
  지 목에 칼을 들이댈 놈인지도 모르고 아
무나 덥썩덥썩 믿고...
  아직도 모르겠냐? 
  저 놈, 담예술원 수주를 따내기 위해 널 이
용했다는 거?
개인  그럴 리 없어요... 그죠 진호씨? 
박교수  담예술원은 원래 내게 들어온 의뢰였다. 
  그걸 알고 이 작자가 처음부터 내 설계도
를 훔치러 들어온 게야! 
  어디 입이 있으면 말해보게.
진호  (암담한 표정으로) 예, 맞습니다. 
  처음 상고재에 들어왔을 때 그런 생각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습  니다.
  담예술원이 상고재 컨셉이란 말을 듣고 뭔
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들 어왔
습니다.  
개인  (놀라서 진호 보는) 진호씨...!
진호  하지만 개인씨를 좋아하게 되면서 그런 생
각은 접었습니다.
개인  (놀라서) 지금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예
요? 
진호  (참담한 느낌으로)
박교수  (개인을 보며) 멈청한 놈 같으니라구.
개인  (멍한 표정으로 진호를 보는)
박교수  훔친 설계도로 수주를 따내고, 
  내 사위만 되면 나중 일이야 어떻게든 무
마가 될 거라는 계산이었  겠지?  
  (개인 보며) 그런 놈의 사랑이라도 상관없
단 말이지? 너란 놈은? 
  (한심하게 보다가 걸어가는)

  - 개인, 멍하게 박교수 바라보다가 진호를 
보는.
개인  정말이었어요?
진호  (보면)
개인   말해봐요. 정말 담예술원 때문에 상고재
에 들어왔던 거예요?
  아버지 설계도를 훔쳐가기 위해서? 
  그래서 게이... 라고 속였던 거예요? 
진호  미안해요. 말하려고 했는데..... 
개인  (배신감어린) 언제요? 담예술원 프로젝트 
따낸 다음에요? 
  그것도 아버지 설계도로? 
진호  그건 아니예요. 개인씨.
개인  진호씨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요? 
  정말 날 이용할 생각으로 접근했던 거예
요? 
진호  (아연한 표정으로 눈 감는)
개인  진호씨... 거짓말 하는 사람 싫다고 했잖아
요?
  다시는 내게 거짓말 같은 거 안한다면서
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거짓말을 해요! 어떻
게!
   (암담한 표정으로 아버지가 간 쪽으로 걸
어가는)
진호  (답답한 심정으로 서있는)

15. 씬 담예술원 최관장방(낮)
  -최관장 떨어진 설계도를 보며. 

16. 씬 담예술원 일각(낮)

  - 진호, 멍하게 서있으면. 인희, 다가오는
데.
  - 상준 뛰어오는.
상준  진호야!
진호  (잠시 상준을 원망스럽게 보는)
상준  설계도는 찾았어?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 
기다릴 수가 있어야지. 
진호  (휘청거리며 걸어가는) 다 끝났어...
상준  (쫓아가며) 다 끝나다니?
인희  박교수님이 왔다가 가셨어요.
  개인이를 이용해 설계도를 빼돌렸다는 걸 
아시고는 노발대발 하셨  어요.
상준  그건 사실이 아니라구요!  
  그 설계도 진호가 만든 건 줄 알고 내가 최
관장님께 보여드렸던 거  라구요.
  (진호 붙잡고) 진호야, 내가 가서 박교수님
과 최관장님께 다 해명  할게.
  회사가 어렵게 되니까 내가 머리를 좀 쓴
다는 게 이렇게 된거라고. 
  우리 다른 컨셉으로 이미 진행하는 거 있
다고. 
진호  (괴로운) 그만해...
상준  어떻게 그만해? 이대로 가면 우리 회사도 
너도 다 끝장나게 생겼는  데.
  (최관장실을 향해 가며) 안되겠다. 최관장
님께라도 우선...
진호  (버럭) 그만하라고!
상준  (움찔하는)
진호  내가 잘못한거야. 
  처음부터 상고재에 불순한 목적 따위를 갖
고 들어갔으니까 이렇게   된거라구!
  (자조적인) 게이라는 오해까지 받으면서 
거기 붙어있었던 것도 
  다 그런 목적이 있었으니까...
    (걸어가 버리는)
상준  야! 그렇다고 이렇게 가버리면 어떡해!

  - 상준 그 뒤를 쫓아가고, 인희 안타깝게 
보는.
  최관장, 진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런 
진호 말없이 바라보는.

17. 씬  까페. (낮)

  - 인희, 창렬 마주 앉아있는.
인희  축하해.
창렬  갑자기 무슨 소리야?
인희  일이 묘하게 꼬이면서 창렬씨한테 아주 유
리하게 됐어.
창렬  뭐?
인희  진호씨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 박교수님이 
설계한 담예술원 
  설계도를 진호씨 꺼라고 말하고 최관장님
한테 보여드렸거든.
  결과적으론 진호씨가 박교수님 설계도 훔
친 게 된 거지. 
  이제 진호씨, 최관장님께 확실히 신임을 
잃게 될 거구.
  박교수님 태도로 봐선 아마 매장당할지도 
몰라.
창렬  미친놈...! 

18. 씬 상고재 진호방(낮)

  - 박교수, 진호방 열어보고 서늘한 표정으
로 방안을 둘러보는.
박교수  이삿짐센터 불러서 짐들 전부 가져가라고 
해.
개인  (착잡한) 
박교수  그 놈에 대해서 다 알고 났는데도 아직 미
련이 남는 거냐?
  네가 못하겠다면 내가 하마(핸드폰 꺼내는
데)
개인  (허탈하게)  제가 할게요. 저란 인간은.....
박교수  (보면)
개인  (시선을 피하며) 아버지의 딸이 아니면, 누
구한테도 사랑 받을
  자격이 안됐던 거였네요. (돌아서는)
박교수  .......(안타까운)

19. 씬. 개인의 방.(낮)
  -개인, 괴로운 심정으로 핸드폰 꺼내 누르
는. 
 
20. 씬 진호 사무실.  (낮)

  -진호, 괴로운 듯 머리 감싸고 있으면.
  핸드폰 울리는. 집주인 뜨는. 진호, 차마 
받을 수 없다.
  상준, 들어오며

상준  (주눅 들어) 개인씨 전화지? 좀 받아봐라. 
진호  내가 무슨 할 말이 있어서.
상준  왜 할 말이 없어? 상고재에 들어간 것도 
나 때문이고, 게이라고 계 속 거짓말 한 것도 나 때문이
고, 또, 설계도도...
진호  형이 어떻게 했든 결국 내가 저지른 일이
야. 
  구차하게 변명한다고 사실이 없어지진 않
아.
상준  그럼 이렇게 계속 개인씨 전화 피하기만 
할 거야?
  네가 안 한 잘못까지 옴팡 뒤집어 쓸래?
진호  (괴로운)
상준  너하고 개인씨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둘이 헤어지기라도 하면 미안해서 
앞으로 널 어떻게 보냐.
  무작정 찾아가서 빌자. 응? 내가 이렇게 빌
게.
  정말 이대로 개인씨랑 끝낼 생각 아닌 거
지?
진호  ...... 
상준   끝낼 때 끝내더라도 제발 누명은 벗자, 진
호야.
  네가 누명을 쓴 채 개인씨와 헤어지면, 아
버지한테 개인씨
  꼴이 뭐가 되겠냐? 
진호  .....

21. 씬. 진호의 방.(낮)
  -개인, 괴로운 심정으로 진호의 짐을 챙기
고 있는데.

한회장E  계십니까?

22. 씬. 상고재 마당.(낮)

  -거실에 앉아있는 박교수, 진호의 방에서 
나오는 개인. 

한회장  (들어서면서) 아이고, 박교수님? 사진으로
만 뵙다가 이렇게
  직접 뵈니 영광스럽습니다. 
  (뒤를 향해) 계신다, 들어들 와. 
  -망설이며 들어오는 창렬. 개인, 난감한 표
정이 되고.

박교수  뉘신지?
한회장  지난번 전화 드렸던 미래건설의 한윤섭이
라고 합니다.
박교수  (떠오르는) 그런데... 무슨 일로?
한회장  (창렬에게) 뭐하냐? 장인어른 되실 분께 
인사 안 올리고.
개인  (장인이란 말에 놀라 창렬 보고)
창렬  (멋쩍은듯 인사하는) 한창렬이라고 합니
다.
한회장  제 아들놈입니다. 
박교수  (개인 보는)
개인  (난감하고)


23. 씬. 상고재 주방. (낮)

  -개인, 차를 타고 있는데 창렬 다가오는. 
창렬  들었어. 전진호가 박교수님 설계도를 훔쳤
다면서?
개인  (날카롭게 보는)
창렬  진호 이 비열한 놈... 그렇게 네 곁에서 떠
나라고 경고 했었는  데...  
개인  설마 창렬씬 이미 알고 있었어? 진호씨가 
왜 상고재에 들어왔는지? 
창렬  너 상처받을까봐 끝까지 모르길 바랬었는
데...
개인  (괴로운 심정으로 눈길을 피하는)
창렬   이런 일까지 당하고도 아직도 그 자식을 
믿는 거야?
  그놈 게이라고 속이고 이집에 들어왔던 것
도 
  다 박교수님 설계도를 훔쳐가기 위해서였
던 거야.   
개인  그건 창렬씨나 창렬씨 아버지도 마찬가지 
아니야?
  창렬씨 나한테 다시 접근한 것도 진호씨처
럼 
  담예술원에 대해 뭔가 얻어가기 위서였던 
거고, 
  창렬씨 아버님 이렇게 찾아오신 것도 똑같
은 이유인거잖아. 
창렬  개인아... 그건 아니야!
개인  (냉정하게 돌아서며) 모두 다 똑같아. 

24. 씬. 상고재 거실. (낮)

  - 박교수, 한회장 마주 앉아 차 마시는. 
  창렬, 반듯하게 개인, 다소 불편하게 앉아 
있는.

한회장  놀라셨겠습니다. 느닷없이 그런 일을 당하
셔서.
  진호 그 놈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까지 벌
일 줄이야.
박교수  ...
한회장  그 놈이 우리 집안에 억하심정이 있는 놈
입니다. 
  그래서 제 아들놈이 댁의 따님과 교제하
는 걸 알고 
  일부러 따님에게 접근한 걸겝니다. 
개인  (참지 못하고) 그건 아니예요. 그렇게 말씀
하지 마세요.  
박교수  (개인에게 창렬 눈짓하며) 이 청년하고는 
어떤 사이냐?
개인  .....
창렬  교재를 했었지만, 제 잘못으로 헤어졌습니
다.
한회장  제 아들놈이 그래도 의리 있는 절 닮아서
인지 
  댁의 따님에게 차이고도 도일 가구에 따님
의 가구를 런... 런...  (말 막히자 창렬 보는)
창렬  런칭하려고 합니다. 자기 이름을 건 브랜
드를 런칭하는 거야말로  디자이너들의 꿈이니까요. 아
직 개인이가 망설이고 있는 것 같은 데, 이제라도 수락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  (놀란) 도일 가구.....창렬씨가 그런 거였
어? 
창렬  런칭건은 우리 문제완 상관없이 진행 될 
거야. 
개인  내가 왜! 창렬씨 도움을 받아. 
창렬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
각을 해?
  이게 얼마나 큰 기횐지 잘 알잖아? 
박교수  (차 마시며 그런 창렬을 보는)

25. 씬 상고재 골목길 (저녁)

  -진호, 길모퉁이에 차 세워놓고 생각에 잠
겨있는.
 
상준E   끝낼 때 끝내더라도 제발 누명은 벗자, 진
호야.
  네가 누명을 쓴 채 개인씨와 헤어지면, 아
버지한테 개인씨
  꼴이 뭐가 되겠냐? 
 
진호  (결심을 굳힌 듯 차에서 내리려는데. 멈칫
하는)

26. 씬 상고재 앞. (저녁)

  -한회장과 창렬을 배웅하는 박교수,  보이
는.

한회장  아이고 이렇게까지 나오시지 않으셔도 되
는데. 
창렬  (정중하게 꾸벅) 예고도 없이 찾아와 결례
를 범한 것 같아 죄송합 니다.
박교수   자네? 
창렬  예, 아버님.
박교수  우리 딸애에 대한 마음은 진실한 건가? 
창렬  네. 제가 그동안 너무 많은 잘못을 해서, 
개인이가 지금은 제게
  마음을 닫고 있지만, 전 언제까지든 기다
릴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박교수  (깊은 시선으로 창렬을 바라보다가)
  자네가 내 딸 애의 마음을 돌린다면, 또 만
날 기회가 있겠지.
창렬  (감격해서, 덥썩 박교수의 손을 두 손으로 
잡으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버님. 
   
  - 진호, 차에 앉아서 그 모습을 당황한 표
정으로 지켜보는. 

27. 씬. 상고재 거실. (저녁)

  -개인, 탁자 치우고 있으면
  박교수, 다가오는.

박교수  얘기 좀 하자.
개인  창렬씨 얘기라면 안 할래요.
박교수  그럼 내 설계도를 훔쳐간 그 녀석과 계속 
잘해 보겠다는 거냐?
개인  그 사람이 상고재에 들어온 이유는 저도 
당황스럽지만.
  아버지의 설계도를 제출한 거엔 
  뭔가 오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금방 들통날 일을 벌일 만큼 어리석은 사
람은 아니예요.  
박교수  영악한 친구니까 네 마음부터 잡으려 한 
거겠지. 
개인  아버지? 
박교수  난 그 청년이 마음에 든다. 한창렬. 
개인  아버진 모르세요. 창렬씨가 저한테 어떤 
상처를 줬는지... 
  그 상처, 진호씨가 어떻게 치유해 줬는
지...
박교수  네가 감싸주고 싶어하는 그 전진호라는 인
간이 정말
  결백하다면 당장 찾아와 해명이라도 했어
야지. 
  그런데 그러지 않는다는 자체가 잘못을 인
정한다는 게야. 그걸 모 르겠어?
개인  얘기하자고 하시고선 결국 제 말은 듣지
도 않으시네요.
  절 믿지도 못하시구. 그러시면서 정말 제
가 행복하길 바라세요?
박교수  (잠시 멈칫) 
  자식 생각 않는 애비는 없는 법이다. 
개인  (찻잔을 들고 주방 쪽으로 움직이는)
박교수  (안타까운 시선으로 개인을 보는)

28. 씬. 달리는 진호차. (저녁)

  -괴로운 표정으로 운전하는 진호.

  플래시 백. 창렬, 박교수의 손을 덥썩 잡
던 모습. 
 
29. 씬. 상고재. 개인방. (밤)

  -개인,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 
  전화기 들고 진호에게 전화 할까 말까 망
설이는.

개인  제발 뭔가 변명이라도 해줘야 하는 거잖아
요? 
  (고개 푹 숙이는. 이때 전화 오면 얼른 보
는데 실망해서 받는) 
  어, 영선아...
 
30. 씬. 카페, 개인방 교차로 (밤)
  -상준과 영선, 앉아있는. 영선 통화하는.

영선  상준씨한테 오늘 일 다 들었어. 
  근데 혹시 진호씨는 만났어?
개인  아니.
영선  상준씨 말로는 오후에 나간 게 너한테 간 
거 같다던데.
개인  안왔어. 
영선  설계도 때문에, 미술관에서 난리가 났었다
며?
개인  끊자. 
영선  내 말 좀 들어봐. 
  근데 그거 진호씨가 그런 거 아니래. 
  진호씨가 설계도 훔친 거 아니라구. 
개인  (반색하는) 무슨 소리야? 
영선  상준씨가 잘못 알고 최관장님한테 봐달라
고 가져간거래.
  진호씨 뒤늦게 그거 알고 찾으러 갔다가 
너희 아버지 만난 거고.
개인  (다행이다 싶지만 냉랭하게)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집에 목적을 갖고 들
어온 건 사실이잖아. 
영선  그거야 그렇지... 그래서 나도 지금 이 인
간을 족치고 있는 중이  야!
  (상준에게 헤드락 거는)
상준  아아! 아파 언니! 

31. 씬  개인방(밤)

  - 개인, 영선과 통화 끊으면 다행이다 싶
어 안도하는.
  진호에게 전화하지만 받지 않고. 
  개인 나가기 위해 일어나는.
 
32. 씬. 진호부 납골당. (밤)

  -진호, 아버지 영정 앞에 서있는.

진호  아버지, 저... 못난 놈이라고 혼이라도 내
고 싶으시죠?
  잘못했으면서 잘못했다고 빌지도 못하는 
제가 한심스러우시죠?
  그런데요, 아버지.
  전.....그 여자한테 해줄 게 없잖아요? 
  아버지한테 인정받고 싶은 게 평생소원인 
그 여자한테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전 그 여잘.....아버지 앞에서 부끄럽게 만
든 놈이잖아요.

33. 씬. 만남의 광장 앞. (밤)

  - 개인  결연한 느낌으로 만남의 광장 
올려다보는.

개인  (전화 걸어 음성 남기는) 어디 있어요? 저
번에 같이 왔던 휴게소예 요. 이 음성 듣든 못 듣든 기다
릴게요. 
  - 메시지가 녹음되었습니다.

34. 씬 납골당 주차장 (밤)

  - 진호, 차에 앉아 음성메시지 듣는.
  괴로운 표정.

35. 씬. 만남의 광장 안. 몽타주 (밤)
 
  - 개인, 서성이고 있는.
  - 자판기 앞에서 커피 마시며 기다리는 개
인. 
  - 계단을 서성이며 기다리는 개인.
 
36. 씬.  만남의 광장 앞. (밤)

  -서성이며 진호를 기다리는 개인, 
  진호, 저만치 차에 앉아서 그런 개인을 안
타깝게 지켜보는.
  진호, 모질게 결심한 듯 차 돌려 가려면, 
  개인, 고개 돌리다 진호차 발견하는.
  급하게 진호차로 달려오는 개인.

개인  (진호차 두드리는) 진호씨, 진호씨!
진호  (창 두드리는 개인 보며 난감한)

37. 씬. 만남의 광장. 일각. (밤)

  -화난 듯 개인을 끌고 나오는 진호.

개인  아까는 화가 나서 다시는 보지 말자 결심
했는데 잘 안되네요.
  한번쯤 당신한테 변명할 기회를 주고 싶었
어요.  
진호  연락 안 했을 땐 그럴만 했을 거란 생각 
안 합니까?
  내가 떳떳하면 일부러 피했겠어요?
  눈치가 없는 겁니까, 생각이 없는 겁니까?
개인  진호씨가 직접 말해주기 전까진 나 아무것
도 안 믿을래요.
  눈에 뭐가 보이든, 누가 뭐라고 하든.
진호  박개인씨 바봅니까?
개인  맞아요, 바보. 그래도 진호씨, 이런 나 좋
아해주잖아요.  
진호  (차마 그런 개인을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
는)
개인  말해요. 다 오해였다고. 그러려고 한 게 아
니라고. 
  사실은 진호씨가 아니라 상준씨의 실수로 
그렇게 된 거라고.
진호  (눈 마주치지 못하고) 내가 한 거 맞습니
다. 
개인  거짓말 하지 말아요. 내 눈 똑바로 보고 말
해요.
진호  (눈 치켜뜨는) 상고재에 들어간 것도, 게이
인 척 한 것도, 그리고   설계도까지. 다 내가 한 겁니
다.
개인  진호씨...
진호  상준형이 뭐라고 했는지 몰라도 전부 다 
내가 한 겁니다.
  담예술원 공모에 상고재 컨셉이 들어간다
고 해서 일부러 그 집에  들어갔던 거고, 그걸 들키면 
안 돼서, 어떻게든 상고재에 붙어 있 으려고 게이라고 
했던 거라구요. 
개인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
진호  (그럴수록 가슴 아픈)
  그러다 박교수님 설계도를 보니까, 이게 
웬 횡잰가 했던 거야.
  이미, 당신이란 여자는 나한테 넘어왔으니
까, 나중에 들켜도
  어쩔 거냐, 그랬어.
  이제 내 말 알아들어? 내가 어떤 놈인지 알
겠냐구?
개인  (글썽해서) 왜 이래요 진호씨, 나한테 왜 
이래?
진호  내가 그렇게까지 이용했는데, 아직도 날 
믿잖아. 바보 같이.
  그러니까 창렬이 그 놈한테도 그렇게 당하
지. 
  그런 우스운 여잘 내가 좋아할 것 같아? 
개인  진호씨 나 사랑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눈빛으로 쳐다봐 줬던 거
구, 나 때문에 가슴 아파했 던 거구,
  나 안아 줬던 거구.... 나한테 결혼하자고 
했잖아요.
진호  세상 사람이 다 당신 같진 않아. 다들 진심
으로 사람을 대하진 않 는다구.
  사랑하는 척 한거야. 어떻게든 성공하려
구. 당신 같은 여자 속이는  거 식은 죽 먹기니까.
개인  (눈물이 앞을 가리고) 그럼 끝까지 속이
지. 왜 이제 와서 밝히는  건데요. 아니라고 우기면 내
가 믿어 줄 텐데. 그럼 우리 아빠 도움 도 받을 수 있을 
텐데... 
진호  (위악적으로) 이제 다 들통났으니까. 너는 
날 믿어도, 박교수님은
  아닐 테니까. 
  너 하나 속여 넘기는 건 일도 아니지만, 박
교수님은 너처럼 멍청하 지 않으니까.
개인  (우는) 그러지 말아요, 제발. 그렇게 무섭
게 말하지 말아요.
  내가 알던 진호씬 이런 사람 아니야. 
진호  아니, 네가 알던 난 처음부터 이런 놈이었
어.
  이런 말까지 하는 건, 아직은 조금이라도 
너에 대한 동정심이
  남아 있어서야. 
개인  (울면서) 미안해서, 이러는 거라고 해요.
  그런 거잖아요? 
진호  아니. 나 너한테 미안한 거 없어.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화가 날 뿐이지. 
  그러니까,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돌아서는)
개인  (다리에 힘이 풀려서 푹 주저앉는)
진호  (돌아보고 싶지만 이 악물고 걸어 나오는)

38. 씬. 만남의 광장 앞. (밤)

  -진호, 시동 걸어 빠져 나오려는데.
  백미러로  주저앉아 있는 개인 보이는.
  차라리 눈을 감는.
  주저앉아 우는 개인을 남긴 채 미끄러지
듯 떠나는 진호차.

진호  (눈물이 흐르려는 것 겨우 참으면서)
  난 박개인을 사랑하지 않을 거다.
  난 박개인을 사랑하지 않는다.
  난 박개인을 사랑한 적이 없다.

39. 씬. 상고재 마당. (밤)

  -마루에서 서성이는 박교수.
  개인,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휘청하며 들
어오는.

박교수  늦은 시간까지 어딜 갔다 오는 거냐?
개인  (얼굴 들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박교수  어딜 갔다 오는 거냐구?
개인  (고개 숙인 채) 아버지 말씀대로 진호씨랑 
헤어졌어요.
박교수  (울어 초췌해진 딸 얼굴 보는) ...
개인  (안으로 들어가는)

40. 씬. 진호 아파트 거실. (밤)

  -들어오는 진호. 
  진호모, 진호 마중하는.

진호모  이제 집으로 들어오기로 한 거야?
진호  네.
진호모  이제 엄마 말 듣기로 한 거지? 그 아가씨 
안 만나는 거지?
진호  네.
진호모  그래, 고맙다.

  -방으로 들어가는 진호. 진호모, 걱정스럽
게 아들 보는.

41. 씬. 개인방 앞. (밤)

  -박교수 지나가다 개인 방문을 조금 열어
보는데. 멈칫하는. 
  개인, 책상 앞에 앉아 책상에 엎뎌 울고 있
는.
  난감하게 보는 박교수. 조용히 문을 닫아
주는.  

42. 씬. 진호 아파트. 진호방 앞. (밤)

  -진호모, 쥬스 가지고 진호 방으로 들어서
는.
  책상에 앉아 있는 진호 보인다. 다가가려
는데.
  조금씩 흔들리는 진호 어깨. 소리 죽여 울
고 있다.
  진호모, 굳어지는. 
  그 자리에 선 채로 들썩이는 아들의 어깨
를 바라보기만 하는.

43. 씬.  담미술관. 어린이 휴게실. (아침)

  -개인, 작업하고 있는.
  최관장 들어오는.

최관장  괜찮은 거예요?
개인  (괜히 딴 소리) 일 진행이 생각보다 더뎌
서 걱정이에요.
  예정대로면 다음 주 내로 끝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야근이라도 해야 예정일에 맞출 
수 있을 거 같아요.
최관장  너무 서두르지 말아요. 개인씨 많이 힘들 
텐데. 
개인  그래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죠. 가만 보면 
관장님 저한테 너무 후하 신 거 같아요. 자꾸 그러시면 
다른 직원들한테 원성사고 그러세요.
최관장  밝아보여서 다행이군요.  
  개인씨 전에 나랑 약속 한 거 있죠? 나 오
늘 개인씨 고문하고 싶은 데... 따라와요. 

44. 씬  진호 사무실(아침)

  -진호, 출근하면. 상준, 쫓아오는.
상준  어제 박개인씨 만났어?
진호  응.
상준  잘했어. 목적이야 좀 그랬지만 그래도 너 
그 집에 들어가서 나쁜   짓 한거 하나도 없다? 그렇게 
용서 못 받을 짓을 저지른 것도 아니  란 거
지. 
  솔직히 박개인씨 너 만나고 나서 몰라보
게 변신하지 않았냐? 그것  만해도  어딘
데...
진호  나 개인씨랑 끝냈어.
상준  그러니까 잘 끝냈... (엥?) 뭐? 끝냈다고?
  (놀라서 진호 쫓아가는) 야! 진호야! 너 도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진호  걱정하지마. 담 예술원은 계속 할 거니까.
  이대로 도둑놈인 채로 끝낼 수는 없잖아.
상준  아, 정말 속상해 미치겠다.(나가버리는)
  
  -진호, 창 앞에 서있는.
진호  난 일에 미친놈이니까. 
  그런 더러운 짓까지 해놓고도, 끝까지 포
기 못하는 징그러운 놈인   거야. 
  그러니까. 당신은 그렇게 기억해줘야 하
는 거야. 

45. 씬 담미술관. 최관장실. (낮)

  -점심 먹고 있는 개인과 최관장.

개인  정말 맛있네요. 이것도, 이것도. 그리고 이
것도.
최관장  표정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
지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  는데.
  개인씨 연기에 소질 없단 말 가끔씩 듣지 
않아요?
개인  (보는)
최관장  친구란 거.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땐 털
어 놓는 상대 아닌가요?
  말해 봐요. 전진호 소장과 어떻게 된 건지?
개인  (씁쓸하게) 다 자기가 저지른 일이 맞대
요. 나 같은 여자 처음부터  좋아한 적이 없다고. 그러니 
다시는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라  고.... 큰 일을 당
한 거 같긴 한데, 아직 실감이 잘 안 나요. 
최관장  그 말을 믿어요? 
개인  (보는)
최관장  그런 사람이 그렇게 당당하게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  까요?
개인  (보는)
최관장  굳이 게이가 아니란 말을 하러 날 찾아왔
을 때, 전소장이 그러더군 요. 자긴 박개인씨를 사랑한다
고.
개인  (금방 눈물이 글썽해져 숟가락 내려놓는) 
최관장  그 사람이 입으론 어떤 말을 해도, 눈빛을 
보면 알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전진호씨 눈빛이 자기가 하는 말이 다 사
실이라고 말하던가요? 
개인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는, 하지만 고개 흔
들고 다시 밥을 먹는)

46. 씬 몽타주
  - 진호 밤에도 일하는 장면.
  - 지친 표정으로 창 앞에 서있는 진호.   
    
47. 씬 담미술관 일각(낮)

  - 서류 접수대에 서류 접수하는 사람들. 
  진호, 상준과 함께 설계도등이 든 서류 접
수하고 돌아가는.
상준  (진호와 함께 돌아서는) 야, 난 요즘 며칠 
잠을 설쳤더니 정신이   없다.
  오늘은 모처럼 일찍 가서 잠이나 자야겠
다.
진호  ...

  - 상준, 진호, 돌아서는 가는 모습과 함께 
  진호가 낸 서류를 집어드는 손.
  접수처 직원, 고개 들어 바라보면 최관장
이다. 얼른 인사하는.
최관장  (봉투에서 서류를 빼서 보는) ... 

48. 씬 담미술관 일각(낮)       

상준  이대로 갈거야?
진호  뭘?
상준  개인씨는 안 만나고?
진호  (어두워지는)
인희  (다가오며) 진호씨.
진호  (보면)
인희  최관장님께서 찾으세요.
상준  (급 밝아지며) 야, 그래도 최관장님이 널 
아주 버리진 않았나보다.

49. 씬 담미술관 최관장실 (낮)

  - 최관장, 진호 앉아있는.

최관장  어쩌면 포기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다행이군요.
  접수를 했다니. 
진호  .....
최관장  예비 심사에서는 단 한 작품만이 본 심사 
자격이 주어지는데 승산  이 있다고 봅니까?
진호  (어두워지는) 솔직히 이제는 잘 모르겠습
니다. 
  단지 제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최관장  상고재에 들어가기 위해 게이라고 속였던 
건가요?
진호  ....
최관장  그럼 박개인씨에 대한 감정은 어떤 겁니
까? 
진호  ...
최관장  그것마저 거짓이었나요?
진호  이제 와서 제 감정 같은 게 무슨 의미가 있
겠습니까?
최관장  처음 전진호씨를 봤을 때 참 무모할 정도
로 저돌적인 사람이다 
  생각했습니다. 
  내게는 없는 그런 점이 매력있게 느껴지기
도 했고요.
  그런데 앞만 보고 달리다보면 가끔 스스로
의 함정에 빠지기도 하  죠. 
진호  (보면)
최관장  나 전진호씨를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믿어
보고 싶어요.
  내가 좀 미련한 구석이 있거든요.
  박교수님과 자리를 주선해 볼 테니 풀어보
도록 해요. 
진호  고마운 말씀이지만 괜찮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으니 마지막 단추가 
이렇게 되는 건 뻔한 결과  였을 겁 니다. 
최관장  그 단추 다시 끼워볼 생각은 왜 안하는 겁
니까?
진호  (일어서며 인사하는) 죄송합니다. (나가
는)
최관장  (의미 있는 눈길로 보는)

50. 씬 술집(밤)

  - 개인과 영선 마주앉아 술 마시는.

영선  진호씨 그만 용서해주면 어떨까?
개인  다 끝났는데 용서고 뭐고가 어딨어.
영선  야, 남녀사이가 뭐 그렇게 끝낸다고 쉽게 
끝나는 건줄 아니?
  솔직히 동기야 불순했지만 진호씨가 너 사
랑하는 거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잖아.   
개인  (일어나려는) 자꾸 그런 얘기 할 거면 그
만 가자.
영선  (개인 잡으며) 알았어, 알았어.   
  (개인 잔 채워주며) 근데... 사무실도 이사
를 하고.
  합의금도 물어줘야 하고  진호씨 요즘 
 많이 힘들고 어렵다던데...
개인  이영선!
영선  기집애... 기차화통을 삶아먹었나 소리
는...
개인   제발 내 앞에서 그 사람 얘기 하지마. 
  (테이블 위로 엎어지면서 울먹한 느낌으
로)
  제발.....부탁이야. 그 사람 얘기 듣는 거 
너무 힘들어.
  그러니까 하지마. 제발....제발... 
영선  청승을 떨어요. 청승을...
  (시계 보며) 야, 이제 그만 가자. 준혁이 아
빠 또 빨리 오라고 성  화하겠다. 
  (개인 흔들며) 뭐해? 일어나자니까. 

  -꼼짝도 않고 잠든 개인. 영선 암담한. (전
화 오고)
영선   (받고) 알았어. 금방 들어간다니까! 
  아니, 내가 늦으면 자기가 준혁이 좀 재우
면 안돼나? 알았어, 간다  구(끊고)
  야, 박개인! 일어나....

51. 씬 상고재 길 (밤)

  - 멀리 상고재가 보이는 길가. 
  진호 차 안에 앉아 상고재 대문 쓸쓸하게 
바라보는.

진호  (자조하듯) 너 여기 왜 와있는데. 
  -차에 시동 거는데. 전화 걸려오는. 받고.

52. 씬. 술집/ 상고재 앞 진호의 차 안 교차로.(밤)

영선  제발 와서 둘이서 좀 풀어 봐요.
진호  죄송합니다. 개인씨 좀 집에 데려다주세
요.
영선  진호씨, 정말 이럴 거예요?
진호  전 다시 개인씨 만날 이유가 없는 놈입니
다.
영선  맘대로 해요. 나도 집에 가야 하니까. 
  개인이 여기서 쓰러져 있든 말든 나도 몰
라요.
진호  (암담한)

53. 씬 술집 (밤) 

  -진호, 들어오면, 개인 테이블에 엎어져 있
는.
영선  (그럼 그렇지 하는 얼굴로 일어서는) 진호
씨!
진호  (다가오고, 아픈 심정으로 엎뎌 있는 개인
을 보는)
영선  (진호 흘겨보며) 결국 이렇게 올 거면서 
왜 그렇게 버텨요?  
진호  .....
영선  아, 난 몰라요. 치고 박고 싸우던지 둘이
서 알아서 해요. 
  (개인 떠넘기고 휘적휘적 가버리는)

  - 진호, 개인에게 다가가면 개인 여전히 취
해 잠들어 있다.
  진호, 개인 옆에 앉아 가만히 응시하는. 
  개인 테이블 끝에서 머리 기대고 자다가 
아래로 툭 떨어지는.
  얼른 잡아주는 진호.
개인  (게슴츠레 눈 뜨는) 
진호  정신 들어요?
개인  (정신 차리려는 듯 고개 흔들고) 진호
씨...?
진호  (한숨 쉬는)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왜 그렇
게 마신 겁니까?
개인  (눈물 그렁해지는, 일어서서 나가는데 휘
청하는)
진호  (잡아주려는데, 개인 뿌리치고 나가는)

54. 씬. 술집 앞. (밤)

  -개인, 술에 취해 휘청이며 걸어나오다가, 
넘어지고. 
진호  (개인을 잡는)
개인  (뿌리치고 가려고 하면)
진호  (등 돌려 무릎 꺾으면서) 업혀요.
개인  (진호 등 밀어내며) 됐어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 
  - 비틀거리며 가는 개인. 

55. 씬 거리(밤)

  -개인, 비틀대며 걸어가면 진호 옆에 쫓아
가는.
진호  취해서 잘 걷지도 못하지 않습니까? 
개인  왜 왔어요?      
진호   영선씨 전화 받고요. 
개인  (멈춰서서 노려보며) 진호씨가 왜요?!
진호   그러게 왜 그랬을까요? 
  영선씨 전화 받고 그냥 무작정 왔어요. 
개인  왜... 진호씨가 무작정 오는데요?
진호  (말문이 막히는)
개인  진호씨랑 나 헤어졌잖아요. 그럼 다 끝난 
거잖아요.

  - 개인 비틀대며 가다가 발이 꺾여 고꾸라
질 뻔하는
  진호, 얼른 잡아주는.
진호  (앉아서 등 대주며) 그러게 넘어져서 다치
지 말고 업히랄 때 업혀  요.
개인   (진호 등 밀어내며) 내가 왜요!
진호  (일어서며) 개인씨...
개인  내가 그렇게 쉬운 여자처럼 보여요? 
  당신이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그런 여
자로?
  당신이 그랬잖아. 자존심 강한 여자가 되
라고.
진호  (개인 끌어 안으며) 그래요, 알았으니까 업
히기나 해요.
개인  다시는 나 찾아오지 말아요! 내가 죽는다
는 전화 받아도 못들은 척   해요.
진호  (답답하고 걱정이 되서) 개인씨가 죽긴 왜 
죽습니까?
개인  (마음이 흔들리는) 전진호 정말 최악이
야...
진호  (보는)
개인  당신따위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한창렬이
랑 헤어졌을 때 그냥 나   혼자 아 파했
었더라면 금방 괜찮아졌을 텐데... 
  지금쯤은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있었을 
텐데...
진호  (이 악물고 돌아서서 등 내밀며) 제발 좀 
업혀요.
개인  (진호 등 계속 밀어내며) 근데 당신이 나타
나서 다 엉망이 돼버렸  어. 
  당신이란 사람 때문에 지금은 몇 배나 더 
아프단 말이야! 
진호  (그런 개인을 억지로 업는)
개인  (버둥대며) 내려 놔! 내려 놓으라구!
진호  가만히 좀 있어, 박개인!
개인  내려 놔 이자식아!
  - 업힌 채 실랑이하며 걸어가는 두 사람.

56. 씬 상고재 거리(밤)

  - 개인 진호에게 업혀서 가는. 주르륵 눈
물 흐르고.
  진호 이 악물고 성큼성큼 가는.

개인E   박개인 내일의 일기예보.
  한때 맑았던 하늘이 이별 이후론 호우주의
보가 발동되었습니다.
  마음속에 부는 토네이도로 모든 것이 엉망
진창입니다.
  그런데도 이남자의 등은 참 따뜻합니다.
  이제 이 등에 업히는 일은 다시 없겠지요. 
 
57. 씬 상고재 앞(밤)

  - 박교수 개인을 기다리며 집 앞을 서성이
는.
  멀리서 개인을 업고 오는 진호를 보자 얼
굴 굳어지는.

박교수E  개인아?

  -개인, 그 소리에 놀라서 얼른 진호의 등에
서 내려오는. 
  아직 술이 덜 깨 비틀거리자 진호 얼른 잡
아주는.
개인  아버지...
박교수  (못마땅한) 지금까지 같이 술 마신거냐?
개인  아, 아뇨... 그게... 
박교수  너란 애는 정말...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그렇지...  
개인  (기어들어가는 소리) 죄송해요.
박교수  대여섯살난 아이도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정돈 알거다.
  너란 아이는 정말 대책이 없구나. 
개인  (꾸벅 고개 숙이는) 다신 이런 일 없을 거
예요.
진호  (풀죽은 개인 보자 화가 나는) 
박교수  (앞장서 상고재로 들어가며) 늦었으니 들
어오너라.
개인  (고개 숙이고 따라가는)
진호  (화가 난) 개인씨 잘못한 거 없습니다.
  잘못은 내가 했는데 왜 개인씨가 사과를 
합니까?
박교수   (서늘하게 보면) 
진호  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거 
잘 압니다. 
  하지만 개인씨는 저한테 속아서 믿고 사랑
해준 죄밖에 없습니다. 
박교수  (불쾌한) 뭐?
진호  그동안 개인씨가 아버지 때문에 얼마나 주
눅들어 산 줄이나 아십니  까?
  아버지한테 인정받고 싶다고 얼마나 노력
해왔는데요.
박교수  자네가 뭔데 우리 부녀사이에 끼어드나.
진호  네, 제가 끼어들 수 없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개인  (진호 밀어내며) 미쳤어요! 왜 이래요!  
진호  (우뚝선 채) 개인씨 지하 방을 발견하고 나
서 얼마나 많이 아팠는  데요.
  자기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며, 그래서 아
버지가 미워하는 게 당연  하다고 했습니다. 
마치 죄인처럼 말입니다. 
  따님이지 않습니까? 근데 왜 죄인처럼 살
게 하십니까?
박교수  (언성 높아진) 네깐 놈이 뭘 안다고.....
진호  제 눈엔 교수님의 죄책감을 따님에게 돌리
신 것 같습니다.
박교수  (손을 들어 뺨을 때린다.)
박교수  건방진 놈. 니까짓 놈이 뭘 안다고 지껄
여...(고함) 가. 
진호  담예술원 설계를 거절한 이유. 상고재가 
실패작이기 때문이겠죠?
박교수  (쿵하는 느낌으로 진호 보는) 
개인  (놀라서) 진호씨?
진호  (대들 듯이) 아닙니까?
박교수  (험악한 표정으로 진호를 보는)
진호  (지지 않고 바라보는)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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