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大長今)] 04
줄거리 :
한상궁은 밤참으로 준비했던 타락죽 대신 생강녹말로 만든 다식을 중종에게 밤참으로 올린다.
다행이 한상궁의 뛰어난 요리 솜씨로 위기를 넘기고 장금과 연생은 퇴선간 광에 갇히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된 훈육상궁은 장금을 훈련장 밖으로 쫓아내지만
장금은 청소를 하며 훈련장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고 따라하며 배움에 열중한다.
우여곡절 끝에 장금은 시험을 보게되고 제조상궁의 결정에 따라 장금은 한상궁을 따라가게 된다.
조방은 장금에게 다른 일은 시키지 않고 설거지만 시키는데,
어느 날 대비전 소주방의 음식재료들이 모두 상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런데 수랏간 내 조리간의 음식은 아무 이상이 없다.
최고상궁과 한상궁은 이점을 이상하게 여기는데,
우연히 우물가에서 솥단지에 물을 끊여 설거지를 하는 장금을 보고
조리간의 음식이 상하지 않은 이유를 알게되고, 장금의 영특함에 놀란다.
S#1 퇴선간(밤)
한상궁급한 마음에 아이들은 어찌 할 겨를도 없이 여기저기 재료를 뒤진다.
이쪽을 연다 없다. 저쪽을 연다. 꿀 한통 달랑. 실망.
다른 쪽을 연다. 소금, 후추 등의 조미료만..
(사이)
찾아도 아무것도 없어 수심이 가득한 한상궁..
보는 장금과 연생.. 연생은 좀 아파보인다.
이때, 민나인이 들어온다.
한상궁 : (다급히) 문이 열려있더냐?
민나인 : 잠겨있사옵니다.
한상궁 : (실망하는 표정)
민나인 : 있는 거라고는 생각시 일터에 이것뿐이옵니다.
보면.. 생강과 연근(생란)이다. 많다.
한상궁 : 생강과 연근(생란) 아니냐?
민나인 : 예! 누가 껍질을 까다가 놓고 간 듯 하옵니다.
한상궁 : .....
민나인 : ..이것으로 어떻게 밤참을 만들 수가 있습니까? 이젠 죽은 목숨이옵니다.
옆방에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침입하는 것도 모르고 이런 일을 당했으니..
한상궁 : 까거라.
민나인 : 예?
한상궁 : 어서 생강을 까라는데두?
민나인 : 예..
민나인, 까기 시작하고.. 민나인이 급하자 장금과 연생에게도 숫가락을 주어 생강을 까기 시작하고..
강판에 가는 한상궁. 컷.
물을 부어 녹말가루를 가라앉히는 모습. 컷.
가마솥뚜껑을 거꾸로 하여 흰가루를 말리는 모습. 컷.
경탄하며 보는 장금의 모습이 컷컷으로 보여지면서 3부 엔딩..
(시간경과)
#2 대전(大殿)마당(밤)
상보에 덮힌 소반.
들고 급히 가는 한상궁의 표정.. 아직 초조하다.
#3 대전(大殿) 복도앞(밤)
한상궁이 오는데..
대전 지밀상궁과 제조상궁이 노려본다.
제조상 : 매일 하는 일에 어찌 시간을 못 맞춰?
한상궁 : 송구하옵니다.
하고는 제조상궁이 상보를 슬쩍 열어본다. (시청자는 안보이게)
제조상 : 이게 무엇이냐?
오늘 밤참은 몸이 허하신 듯하니 내의원에서 타락죽(자막)을 올리라 하지 않았느냐?
한상궁 : 예.. 하오나..
제조상 : 당장 다시 올리거라.
한상궁 : ..마마님!
중종 : (E) 무슨 일이냐?
제조상 : ..(당황)
지밀상 : (얼른 급하게) 예 수랏간에서 밤참을 잘못 가져와 다시 물리는 중이옵니다.
중종 : (E) 무엇을 가져왔기에 그러느냐? 그냥 들이거라!
제조상궁, 한상궁을 노려보고..
한상궁이 들고, 제조상궁과 들어간다.
#4 대전 안(밤)
책을 읽던 중종 앞에 상이 놓여진다.
생강녹말로 만든 다식으로 오리모양으로 그릇을 만들어
그 안에 연근응이를 넣고 대추나 꽃으로 장식을 예쁘게 했다.
중종 : 이게 무엇이냐?
한상궁 : (뒤쪽으로 가 비스듬히 서서) 연근응이와 강분다식(생란)이옵니다.
중종 : 강분다식(생란)? 그럼 이 오리가 생강녹말로 만든 다식이란 말이냐?
한상궁 : 예..
중종 : (불쾌하게) 내의원에서 목 아픈데 좋다고 생강정과를 먹으라는데
내 싫어서 안 먹었더니 이제는 다식으로 모양까지 내 왔구나.
한상궁 : ......
제조상 : (인상 쓰고)
중종 : (시큰둥하며 연근응이와 다식을 한입 먹어본다)
한상궁 : (긴장하고)
제조상 : ......
중종 : (잠간 갸웃하다가) 오.. 그거 참...... 맛있구나..
생강냄새를 싫어하는데, 이렇게 하니 냄새도 안나고! (다시 한입 덥썩 먹는다)
한상궁 : (너무 기쁘고 안도하는)
#5 퇴선간(밤)
들어오는 한상궁..
민나인 : 어찌 되었습니까?
한상궁 : 별 무리 없이 지나갔다.
민나인 : 휴.. 십년감수 했사옵니다. 저는 바로 잡혀가는 것이 아닌가 어찌나 맘을 졸였던지..
등뒤로 진땀이 흥건하옵니다.
한상궁 : (그제서야 장금과 연생을 보고는 무섭게) 어느 처소의 생각시들이냐?
장금 : ......
민나인 : 아직 처소도 없는 수련 생각시라 하옵니다.
한상궁 : 이런 천방지축을 보았나..
그럼 이제 갓 들어온 것들이 한밤중에 궁을 휘젓고 돌아다녔단 말이냐?
장금 : ......
한상궁 : 감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들어와!
장금 : ...
민나인 : (OL) 그러게 말이옵니다.
제가 이것들 때문에 놀란 거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한상궁 : 고얀 것들..
민나인 : 어찌 할까요?
한상궁 : 일단 광에 가두고 훈육상궁을 찾아 아뢰거라.
민나인 : 예.
장금 : ......
#6 퇴선간 광(밤)
캄캄한 광.
문이 열리고는 광속으로 내던져지는 장금과 연생.
민나인 : 들어가!
하고는 문을 닫고 나가는 민나인.
어쩔 줄 모르고 불안하고 두렵기만 한 장금과 연생
이때.. 순간 연생이 픽 쓰러지고..
장금 ‘연생아’ 하고 연생을 부축하는데..
장금 이상하여 자신의 손을 보면 피가 묻어있다.
보면 연생의 팔 한쪽에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고 있다.
얼굴엔 땀이 보슬보슬 맺혀 매우 창백해 보인다.
장금은 허겁지겁 광 문을 두드리며...
장금 : 살려주셔요.. 살려주셔요
#7 퇴선간 광 앞(밤)
나인, 광문을 걸어 잠그고 돌아서 가려 하는데
안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장금 : (E) 문 좀 열어 주세요! 연생이가 아파요..
민나인 : 입 닥치지 못해? 괜한 엄살떨지 말고 조용히 있어!
장금 : (E) 정말이여요 연생이가 다쳤어요.
민나인 : 조용히 반성을 해도 쫓겨날 판에 무슨 짓들이야? 응?
이것들이 궁(宮)의 지엄함을 어찌 아는게야?
장금 : (E) 하지만
민나인 : 시끄러! 문 열어줄 때까지 찍소리도 내선 안돼. 알았어?
민나인, 무시하고 휙 돌아서 가버린다.
#8 광 안(밤)
어두운 곳에서 끙끙대는 연생을 보며.. 어찌 할 줄을 모르는 장금.
#9 훈련생 처소전경 (아침)
전경위로..
훈육상 : (E) 뭐라구? 밤새 도망을 가?
#10 훈련장 안(아침)
영로(令路)와 다른 아이들 있고.. 나인들 있는데..
훈육상 : 누가 보았느냐? 누가?
영로 : 장금이와 연생이가 나가길래 뒷간을 가나보다 하였습니다.
근데 아침에 보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영로의 눈치만 보며 머뭇거리고 있고..
훈육상 : (나인들에게) 너희들은 도대체 아이들을 어찌 살핀게야?
고선 : 자러 갈 때만 해도 분명 있었습니다.
훈육상 : ......
#11 훈련장 밖
훈육상궁과 나인들.. 나오는데..
고선 : 윗분들께서 아시면 추궁이 있을 것인데.. 어찌하옵니까?
훈육상 : 기어이 사단을 내는구나.
고선 : 무슨 말씀이세요?
훈육상 : 신분도 확실치 않은 아이를 대비전 지밀상궁이 무슨 이유인지 부탁하여 데리고 왔더니
기어이 일을 저질러....
고선 : 대비전은 생각시를 뽑는 곳이 아니질 않습니까?
훈육상 : 그러게 하는 말 아니냐?
고선 : .....
훈육상 : 어쨌든 아직 내금위에서 연락이 없는 것으로 보아 밖으로 나가다가 잡힌 것은 아닌게다.
그러니 (두명의 나인에게) 너희들은 궐내를 은밀히 다니면서 아이들로 인해
일이 벌어진 곳이 없는지 알아보고 (나인 고미에게) 너는 숙수 강덕구의 집을 다녀오너라.
고미 : 예.
하고는 바삐 움직이는데..
#12 광 앞
나인들이 각종 음식재료와 물건을 들고는 왔다갔다 하는데..
광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13 사옹원 앞
모두들.. 분주히 바쁘고..
이때.. 평차(平車)를 끌고 오는 덕구..
최상궁이 다가와 덕구를 맞이한다.
최상궁 : 가져왔는가?
덕구 : 예.. 마마님..
최상궁 : 거기 놓게..
덕구 : (놓으면)
최상궁 : (은 젓가락을 가지러 간다)
그사이, 민나인과 오나인 등이 은밀히 다가와서는 덕구에게 눈짓하면 덕구도 눈짓을 한다.
조금 후에 바깥에서 보자는 최상궁, 은젓가락을 들고 나오고..
최상궁 : 열게!
덕구, 열면 기미상궁이 은 젓가락으로 술병마다 넣어보며 독이 있는지를 점검한다.
최상궁 : 됐네! 가서 부리게!
#14 사옹원 술창고 뒷편
덕구.. 창고에서 술을 부리고 나오는데..
나인.. 주위를 경계하며 두엇이 슬며시 들어온다.
덕구가 평차에 감추어진 서랍을 여니 만물상자 같다.
빗에 옥가락지 등등 여자용품에 책도 들어있다.
덕구와 나인들.. 술을 부리는 척 하며 나인 하나가 덕구의 손에 돈을 놓으면
덕구가 옥가락지를 척 주고..
덕구 : 헐값이야!
민나인 : 치..
또 다른 나인이 덕구의 손에 돈을 놓으면
덕구 : 본전도 안돼잖아.
오나인 : 행여나요..
하는데.. 이나인이 돈을 주자..
덕구 : (책-겉은 공자서적 같은-을 꺼내며) 이건 정말 그 걸로는 안돼.
이나인 : 그 값이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덕구 : 그랬는데 그게 아니야.. 이 춘화도로 말할 것 같으면 중국에서도 황실, 황실에서도
(나인들.. 몰려들고) 지밀, 지밀 중에서도 지밀에서나 보는 귀한 것으로..
(하며 나인들에게 잠깐 펴 보이고는 얼른 접는다)
이때, 한상궁 들어오고..
한상궁 : 뭣들 하는 짓이냐?
나인들.. 모두 도망가고..
한상궁 : 무엇입니까?
덕구 : (당황하여) 이것이 중국서 나오는 요리서인데 모두.. 궁금하다 하여..
한상궁 : (관심을 보이며) 그래요? 나도 좀 볼 수 있겠습니까?
덕구 : (아차싶어 얼른 감추며) 아뇨! 이건 제가 대가댁 마님께 드릴 물건이라..
한상궁 : .....(궁금)
덕구 : (얼렁뚱땅 급하게) 그나저나 박나인 말입니다. 큰일입니다.
한상궁 : 왜요? (반갑게) 찾았습니까?
덕구 : 아뇨! 안 찾아져서 큰일입니다.
한상궁 : ......(실망)
덕구 : 이번에 저는 의주로, 아는 보부상단 사람은 동래로 갔었으나.. 거기서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상궁 : (한숨을 쉬면서) 벌써 2년이나 지났는데.. 어찌된 것인지..
덕구 : 살아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못 찾았지만 제가 방방곡곡 안가는 곳이 없고
보부상에도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 기다려보세요..
한상궁 :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덕구 : 마마님.. 저도 부탁이 있습니다.
한상궁 : ......
덕구 : 2년 전 데려와 키우던 아이가 이번에 생각시로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지금은 수련 중일텐데..
한상궁 마마님이 데려다 잘 좀 보살펴주세요.
한상궁 : ......
덕구 : 부모를 모두 잃고 궁에 아무 배경도 없이 들어왔으니 분명 천덕꾸러기 신세일겁니다.
마마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한상궁 : ......
덕구 : 아이는 분명 마마님 맘에도 드실겁니다. 똘똘한 것은 제갈공명이요 착한 것은 심청이 빰칩니다.
한상궁 : 이름이 어찌 됩니까?
덕구 : 장금입니다. 서장금.
한상궁 : 예.. 기회가 되면 그리 하지요..
하고는 나가는 한상궁.
덕구는 팔지 못한 책을 혼자 펴서 보면서..
덕구 : 내가 그렸지만 너무 잘 그렸어.
#15 수랏간 외각
고선과 훈육나인2가 수랏간 안쪽을 기웃거리며 보고 있다.
그리고는 안쪽의 나인과 눈이 마주쳤는지 손짓으로 좀 나와보라고 하는데..
한상궁 : 뭐하는 것들이냐?
고선 : ......
민나인 : (나오고)
한상궁 : (민나인에게) 아는 아이들이냐?
민나인 : 아니옵니다.
한상궁 : 어느 처소의 나인들이냐?
고선 : 저희는 이번에 뽑은 생각시들을 훈육시키는 나인들이온데 생각시 둘을 찾고 있사옵니다.
한상궁 : 생각시 둘? (하고는 민나인을 보자)
민나인 : 어머나! 어젯밤 훈육상궁 처소에 갔는데 안 계시기에
새벽에 알려드린다는 것이 아침수라 준비에 바빠 깜빡하였습니다.
한상궁 : 이런 정신을 보았나? 그럼 아이들이 아직도 광에 있단 말이냐?
민나인 : 예.
#16 퇴선간 광 앞
달려오는 한상궁 민나인
#17 광 안
한상궁과 민나인..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찢어진 옷가지에 피가 흥건히 묻어있고
광 한쪽 구석에는 포대가 널부러져 나물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연생은 한쪽에 축 늘어져있고.. 장금도 늘어져있다.
놀란 얼굴의 한상궁과 나인.
순간, 인기척을 느끼고 깨어나는 장금.
장금은 벌떡 일어나 한상궁에게 예를 갖추는데...
한상궁 : 이게 다 무슨 일이냐?
장금 : ..어제 부뚜막에서 떨어질 때 다리를 다쳤나봅니다.
한상궁 : (민나인에게) 알고도 그냥 가뒀느냐?
민나인 : 아뇨! 전혀 몰랐습니다.
한상궁 : (연생을 보면 다리를 옷고름으로 묶어놓았다) 니가 묶어주었느냐?
장금 : 예..
한상궁, 흩트러진 나물과 빻은 흔적들을 보며
연생의 묶인 다리를 풀어보더니..
연생의 다리에 빻아놓은 나물을 보고는
한상궁 : 물레나물과 짚신나물을 네가 찾아 붙였느냐?
장금 : 예.. 피가 멈추지 않아서,
한상궁 : 이 많은 더미에서 찾아냈단 말이냐?
장금 : 예..
한상궁 : 지혈에 쓰는 것인 줄 알고?
장금 : 예.. 제가 살던 동네서 그리 하기에..
한상궁 : (말없이 천천히 일어나며) 네 이름이 무엇이냐?
덕구 : (E) 장금아!
보면.. 지나가던 덕구가 장금을 보고는 뛰어들어와..
덕구 : (반갑게) 장금아! 네가 벌써 어떻게 여기에..
한상궁 : (보면)
덕구 : 얘가.. 아까 말한 장금이예요.. 제갈공명하고.. 심청이..
하는데.. 이때 들이닥치는 훈육상궁과 훈육나인들..
훈육상 : 네.. 이년들!
하면.. 보는 덕구와 한상궁.. 장금..
#18 수련생 처소
연생이 혼자 누워있고..
그 위로 종아리를 치는 소리가 들리며..
훈육상 : (E) 니 말로 연생이는 잘못이 없다하였으니 네가 연생이 몫까지 모두 맞아야한다. 알았느냐?
#19 훈련장
장금이 훈육상궁에게 종아리를 맞고 있다.
많이 맞았는지.. 종아리가 시퍼렇다.
장금이는 눈물로 범벅이 돼있고.. 아이들은 겁에 질려있는데.. 영로는 고소해한다.
훈육상궁, 드디어 매를 멈추고는
훈육상 : 너는 궁녀가 될 자격도 없다. 앞으로 너는 이 안에서 배우지 말고 나가서 청소나 하거라.
장금 : (무릎을 꿇으며) 마마님!
훈육상 : 나가라는데도?
장금.. 나가고.. 영로.. 고소하다.
훈육상 : 법도를 어기면 어찌되었는지 잘 보았느냐?
모두들 : .....
훈육상 : 앞으로는 절대 이런 불미스런 일이 있어선 아니된다. 알았느냐?
모두들 : 예에!
#20 훈련장 밖(밤)
문밖에서 울고 서있는 장금. 용서를 비느라 밤중에 서있다
#21 훈련장(다른 날. 아침)
훈육상궁이 앞에 있고 괘도 앞에서 아이들 따라하는데..
훈육상 : 그럼 내명부 품계부터 해보거라.
아이들 : (천자문 외우듯이) 비..빈..귀인..소의..숙의..소용..숙용..소원..숙원..
훈육상 : 궁녀들 품계!
아이들 : 상궁..상의..상복..상식..상침..상공..상정..상기..
#22 훈련장 마당
장금.. 마당을 쓸면서.. 따라하면서.. 외우고 있다.
아이들 : (E) 전빈..전의..전선..전설..전제..전언..전찬..전식..전약..전등..
전채..전정..주궁..주상..주각..주변징..주징..
쓸면서 외우다가.. 영로(令路) 신발인 듯 보이는 신발을 몰래 숨겨놓고.. 씩 웃는 장금. 컷.
훈육상 : (E) 다음 홍문관!
아이들 : (E) 영사..대제학..제학..부제학.. (하는데 아이들이 못 외우는지 점점 소리가 잦아들고)
장금 : (혼자 쓸면서) 직제학.. 전한..응교.. (이제는 아이들 소리는 없고 장금 혼자만 외운다)
부응교..교리..부교리..수찬..부수찬
하는데.. 문을 확 열고 나와 노려보는 훈육상궁..
장금.. 놀라고..
아이들.. 키들키들하고..
#23 훈련장 안 (또 다른 날)
모두 일어나 큰절을 배우고 있다.
훈육상 : 오른손을 위로 하고 (아이들 따라하고) 왼쪽 무릎부터 꿇고 내려가다가 오른쪽 무릎도 꿇어
오른발과 왼발을 나란히 하는 것이다.
아이들.. 따라하는데.. 넘어지고.. 어수선하다.
그 틈에 연생이 문을 조금 열어놓는다.
열려진 문틈으로 보고있는 장금.. 따라하는데.. 문을 콕 닫아버리는 영로.
#24 마루
장금이.. 그런 영로에다 대고는 인상 한 번 써주고 그래도 혼자 해본다.
마루 닦다가.. 또 혼자 해보고..
#25 최판술의 집
최상궁과 판술이 있다.
판술 : 역시 내 눈이 틀리지는 않았어.
최상궁 : 저도 오라버니를 다시 보았습니다. 과거도 보지 않고 술추렴이나 하고 다니는 오겸호 영감과
반정을 도모한다기에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판술 : 이제 그 분이 일거에 승정원으로 출사를 했으니.. 우리는 탄탄대로다.
최상궁 : 허나.. 반정공신 세력이 뿔뿔이 나뉘어 어찌될지 아직 알 수는 없는 게 아닙니까?
판술 : (고개를 가로저으며) 어찌 될지 알 수 없기에 사람을 잘 보았다는 게지.
최상궁 : 무슨 말씀이신지..
판술 : 여러 반정 세력 중에 내가 어쩌다가 박원종 대감을 택하게 되었는줄 아느냐?
최상궁 : ......
판술 : 오겸호 영감이 연일 기방(妓房)을 들락이는 걸 보다가 어느 순간 알았느니라.
아.. 저 분이 반정세력을 찾고 있구나..
몸을 최대한 숨기고 신중히 검토한 끝에 결정을 내리는 분인게지..
아마도.. 오겸호 영감은 당분간은 또 그리 할게다. 그냥 맡은 바 소임에만 충실하겠지..
최상궁 : (끄덕이는데)
판술 : 크게 될 분이야.
최상궁 : (끄덕이며) 오라버니가 그리 믿는 분이라면 의남매나 주선해주세요.
판술 : 의남매?
최상궁 : 예. 벌써부터 공신들이 각 처소 상궁들과 의남매를 맺는다는 소문입니다.
판술 : 그래! 내 주선해보마.
최상궁 : ......
판술 : 참.. 필두가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
최상궁 : .....?
판술 : 숙수 강덕구의 양녀가 생각시로 들어갔는데 그 아이가 박나인의 아이같다고..
최상궁 : 예에? 박나인의 아이요?
판술 : 그래.
최상궁 : 사내아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판술 : 그랬지. 분명 사내아이였어.
최상궁 : 사내아이가 어찌 궁녀가 된단 말씀입니까?
판술 : 나도 그리 생각한다만. 제일 가까이에서 본 필두가 그런 말을 하니.. 어찌된 것인지..
최상궁 : ......
#26 훈련장 밖(밤)
걸레를 들고는 훈련장 문에 바짝 붙어 안의 소리를 듣고 있는 장금.
#27 훈련장 안(밤)
아이들 있고.. 훈육상궁 앞에서 얘기한다.
훈육상 : 내일.. 각 처소의 상궁마마님들께서 오셔서 그동안 너희들이 배우고 익힌 것을 점검해보시고
너희들을 뽑아 갈 것이다. 아무에게도 뽑히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그냥 퇴궐해야 한다.
그러니 그동안 배운 것을 내일 잘 보이도록 하거라.
모두들 : 예.
영로 : 장금이도 시험을 보나요?
훈육상 : 궁중의 법도는 지엄한 법. 장금에게는 그런 기회가 있을 수 없다.
이때.. 문을 열고 들어와 훈육상궁앞에 무릎을 꿇으면서 애원을 하는 장금.
장금 : 마마님!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저도 보게 해주세요..
훈육상 : 안된다.
장금 : 마마님 제발 보게 해주십시오..
훈육상 : 안 된다질 않느냐?
장금 : 마마님이 시키는 일 뭐든지 하겠습니다. 마마님이 내리는 벌 뭐든지 받겠습니다.
제발 하게 해주세요..
훈육상 : 종아리가 터지도록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장금 : 차라리 종아리를 맞겠습니다. 마마님! 차라리 저를 때리시고 내치지 마세요
저는 궁(宮)에 있어야합니다. 저는 꼭 궁에 있어야합니다.
훈육상 : 니가 뭐길래 꼭 궁에 있어야하느냐?
장금 : ..저는....저는.. 갈 곳이 없습니다.
모두.. 비웃고..
훈육상 : (비웃으며) 갈 곳이 없다? 그래서 궁에 있어야한다? (잠시 생각하다가) 좋다! 그럼 이렇게 한다.
지금부터 내일 시험이 마치는 시각까지 저기 있는 동이에 물을 가득 채워 갖고 있거라.
장금 : ......
훈육상 : 그대로 행하면 내, 니 정성을 높이 사 시험을 보게 해주마. 그리 하겠느냐?
장금 : 예. 하겠습니다.
다짐에 빛나는 장금의 표정과 제까짓 게 뭘 하랴싶은 훈육상궁의 표정.
아이들은 그냥 재밌고..
#28 훈련장 밖 일각(밤)
물을 길어오는 장금.. 들고 서있기 시작한다.
훈육상 : 물 한 방울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장금 : 예.
훈육상궁, 나인 하나를 붙이고는 돌아가고..
영로, 신나하고..
#29 몽따주 5 (밤, 새벽)
밤. 들고 서있는 장금. 점점 힘이 드는데..
새벽. 앉아서 동이를 안고있는 장금.
고선 : 들고 서 있어야지.
장금 : 물만 떨어뜨리지 않으면 된다고 했는데요?
고선 : (그냥 째려보고)
컷..
다시 서서 들면서 엉엉 소리내서 울고있는 장금.
졸던 나인이 부시시 일어나며
고선 : 울지마. 왜 울어?
장금 : 우는 게 안 된다고 하지는 않았잖아요? 엉엉엉..
고선 : 그럼 내려놔.. 나도 졸려 죽겠어.
장금 : 안돼요.. 엉엉엉..
나왔다가 보는 훈육상궁.
#30 훈련장 앞(아침)
한쪽 구석에 이제는 울던 힘도 없이 힘이 완전히 빠진 채 악으로 들고 서있는 장금.
몇몇 상궁들이 들어가고..
최상궁과 한상궁도 들어간다.
#31 훈련장 안(아침)
한상궁과 최상궁 들어오고..
이미.. 제조상궁과 각 처소의 큰방상궁들 일곱 명 정도가 앉아있고 훈육상궁은 옆으로 앉아있다.
앞에는 생각시 후보생들 30여명이 앉아있다.
아주 근엄한 분위기..
한상궁과 몇몇 상궁도 와서는 자리를 잡고 앉으면
제조상 : 시작하거라.
훈육상궁이 눈짓을 하고..
첫 번째 아이가 나온다. 아주 어린 아이다.
나와서는 배웠는지.. 두 손을 올려 큰 절을 하다가는 뒤로 발랑 넘어진다.
훈육나인이 가서 받쳐주고..
아이들, 웃고.. 상궁 중 몇도 웃고..
훈육상궁, 아이들에게 눈짓으로 주의를 주면.. 아이들 조용해지고..
제조상 : 이름은 무엇이냐?
아이 : ..한가, 고미....(한고미)
제조상 : 나이는 몇이냐?
아이 : (한참을 머뭇대다 손가락 네 개를 펴서는 들어 보인다)
훈육상 : 어허.. 말씀을 올려야지..
아이 : ......
제조상 : 되었다.
훈육상 : 긴장하였나봅니다.
하면.. 나인이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는데..
보니.. 방석에 오줌을 싸놓았다.
아이들.. 또 웃고.. 나인은 당황하여 얼른 치우고..
#32 훈련장 밖
아직 들고 있으면서.. 안의 웃음소리를 듣는 장금.. 비참한데..
#33 훈련장 안
제조상궁과 아이들의 질문과 답변이 빠르게 컷 컷으로 이어지고..
제조상 : 대감, 영감, 나으리를 구별하여 보거라
영로 : 정2품 이상은 대감이라 칭하고.. 종2품과 정3품은 영감. 종3품 이하는 모두 나으리라 하옵니다.
제조상 : 그럼 예문관 직제학은 무어라 칭해야하느냐?
영로 : ......
#34 훈련장 밖
장금.. 혼자 서있으면서 ‘나으리이옵니다’
#35 훈련장 안
제조상 : 내훈 권1의 언행장을 읊어보아라.
연생 : 이씨 여계에 이르기를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정이요..
입에서 나오는 것이 말이니.. (머뭇대는)
#36 훈련장 밖
장금.. 혼자 조용히 나머지를 읊조린다.
장금 : 말이라고 하는 것은 영화와 욕됨의 문지도리 조각이며
친함과 소함과의 큰 마디이니 또 능히 굳은 것을 떠나게 하며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37 훈련장 안
각 처소의 상궁들이 이미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는지 아이들 몇 남아있지 않다.
훈육상궁과 한상궁, 제조상궁과 몇몇 나인들만이 남아있다.
훈육상 : 노창!
연생 : (나오고)
훈육상 : 김채련!
창 : (나오고)
나온 아이들.. 한상궁 옆으로 와 따라나서려는데..
한상궁 : (훈육상궁과 제조상궁에게) 마마님께 말씀드린 숫자에서 한명이 빕니다.
제조상 : 그럴 리가! 누락시킨 아이가 없는데.. (훈육상궁에게) 숫자를 맞춰 뽑지 않았느냐?
훈육상 : 예.. 맞춰 뽑았사온데
하고는 말하려는데.. 이때 바깥에서 물이 쫙 끼얹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놀라는 상궁들..
#38 훈련장 밖
장금은 분에 차서 눈물을 떨구고 있고 영로는 물을 뒤집어 쓴 상태로 울고 있다.
최상궁과 연생이도 갑작스레 당한 일인지.. 어리둥절하고.. 제조상궁과 훈육상궁, 한상궁, 나오면..
훈육상 : 이게 어찌된 일이냐?
영로 : 장금이가.. 갑자기 제게 물을 뒤집어 씌웠습니다.
훈육상 : (장금을 보면)
장금 : (분에 차서 말을 못하고)...
훈육상 : 정말 그리 하였느냐?
연생 : 사..사실은.. 그게 아니라... 영로가 먼저 장금의 물동이를 건드리는 바람에..
훈육상 : ......
장금 : (그제서야 울컥하여) 저는 끝까지.. 하..였..습니다. 시험..을 보게 해..주셔..요
제조상 : 이게 다 무슨 말이냐?
훈육상 : ......
제조상 : 무슨 일이냐는데두?
훈육상 : ..(당황하고 송구스럽게) 사실은 이 아이의 언행이 궁녀가 될 수 없다 판단하여
시험을 보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제조상 : 물동이는 무엇이냐?
훈육상 : 끝까지 시험을 보게 해달라기에.. 벌로 물동이를 들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서있으면..
기회를 주겠다하였더니..
제조상 : (그 다음은 알겠다) 언제부터 이러고 서있었느냐?
훈육상 : ....어제.. 밤부터..
제조상 : 무어라? 그럼 족히 서너 식경은 이러고 있었단 말이냐?
훈육상 : ......
한상궁 : ......
최상궁 : ......
제조상 : 무슨 잘못을 저질렀느냐?
훈육상 : 가서는 안될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제조상 : (잠시 생각하다가) 들어오너라.
모두.. 놀라고
장금도.. 놀라는데..
#39 훈련장 안
제조상궁.. 훈육상궁.. 한상궁.. 최상궁..모두 있고..
같이 가야 할 수랏간 생각시들도 모두 들어와 보고있다.
장금은 방가운데 홀로 앉아있고..
제조상 : 궁중에서의 말은 허튼 것이 없다.
훈육상궁이 약속을 하였다하니 내 시험은 보게 해주마.
장금 : ......
제조상 : 허나 너의 말도 허튼 것이 아닐 터인즉
네 대답이 신통치 않을 때는 그 길로 궁을 나가야한다. 알았느냐?
장금 : ..네.
제조상 : 그럼 시작한다! 잘 듣거라! 너도 알다시피 정3품은 같은 정3품이라 하여도
당상관과 당하관으로 나뉜다. 또한 당상관은 영감이라 호칭하나 당하관은 나으리이다.
그건 알고 있겠지?
장금 : 예.
제조상 : 그럼 정3품 당상관직을 모두 말해보거라!
모두들 : (못 맞추게 하려는구나 싶고).....
장금 : ..모두 말이옵니까?
제조상 : 그래 모두.
장금 : (잠깐 사이 두었다가 일사천리로) 종친부에서는 도정, 의빈부에서는 부위, 돈녕부의 도정,
각조의 참의, 승정원에서는 도승지, 좌우승지, 좌우부승지, 동부승지, 사간원에서는 대사간,
경연에서는 참찬관!
모두 : (놀라고)
장금 : 내시부는 상온, 호조에는 없으며 예조에서는 홍문관의 부제학, 춘추관의 수찬관, 성균관 대사성,
형조의 판결사, 외관직으로는 대도호부사가 있습니다.
모두 : (놀라고)
제조상 : (놀랐으나 내색 않는다)..
장금 : (다음을 기다리며 숨을 고르고)
제조상 : 다음!
장금 : ...
제조상 : 제갈량이 한중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유비와 맞서러갔으나
너무 먼 거리를 온 탓에 버틸 수가 없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 고심하던 조조는 전군에 암호로 명령을 내리고..
이 암호를 알아들은 장군들은 철수를 하였어. 암호는 무엇이었는 줄 아느냐?
모두 : (자기들도 모르는 것이니 당연히 이번에 틀리겠다싶고)
장금 : 계륵입니다..
제조상 : (놀라는데)
장금 : 닭의 갈비는 버리자니 아깝지만 먹자니 먹을 것이 없습니다.
조조는 이에 비유하여 아쉽지만 그리 대단하지는 않으니 철수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 (놀라고)
제조상 : ......
장금 :
훈육상궁, 한상궁 : ...
모두 : ......
제조상 : 됐다! (한상궁에게) 네가 데려다 잘 단도리를 하도록 하여라.
하고는 제조상, 나가면..
모두 일어나고..
장금은 기쁘고..
한상궁은 그런 장금을 본다.
#40 궁(宮) 일각
한상궁을 따라가는 장금.
#41 한상궁의 처소(밤)
한상궁 있고.. 장금이 앉아있다.
한상궁 : ..다시 그와 같은 소동을 벌리는 날엔 바로 내쳐질 것이다. 알겠느냐?
장금 : 예..
한상궁 : 어린것이 서너식 경씩이나 물동이를 들고 있기가 쉽지 않았을 것인데..
그렇게까지 궁에 있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냐?
장금 : ......
한상궁 : 괜찮다 말해보거라.
장금 : ..수랏간 최고상궁이 되고 싶습니다.
한상궁 : (말문이 턱 막히며.. 인상이 찡그려진다)
장금 : 마마님! 어찌하면 빨리 수랏간 최고상궁이 될 수 있습니까?
한상궁 : (정나미가 똑 떨어진다)
장금 : (그런 한상궁의 표정에 주눅이 좀 들고)
한상궁 : .......
장금 : .......
한상궁 : ..마실 물을 떠오너라!
장금 : ......
한상궁 : 마실 물을 떠와!
장금 : 예에!
장금.. 나간다.
#42 궁녀들 처소의 부엌(밤)
장금 얼른 들어와 한켠에 있는 물 항아리에서 물을 떠간다.
#43 한상궁 처소
장금이 물을 떠오는데..
한상궁 : (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시 떠오너라.
장금 : .......
한상궁 : 꼭 말을 두 번씩 해야하느냐?
장금.. 나가고..
(사이)
다시 떠오는 장금.
한상궁 : (역시 물을 마시지도 않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떠오너라.
장금 : .......
그리고는 한상궁.. 아주 냉랭한 모습으로 옷을 벗고는 불을 끄고.. 자리에 돌아 눕는다.
장금.. 의아하고.. 무서워.. 어쩌지도 못하고는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는데서..
#44 처소 쪽의 부엌(다음날 아침)
물 항아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장금.
어젯밤의 ‘다시 떠오너라’던 한상궁의 모습이 생각나고..
어찌해야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창이(昌伊 7살)가 들어온다.
창 : 최고상궁마마님께 인사드려야하니까 사시(아침10시)까지 주자헌으로 오래.
수랏간에 올 때 곱게 차려입고...
장금 : ..알았어.
창 : (나가려는데)
장금 : 창이야..
창 : (괜히 놀라) 응?
장금 : 네 방 상궁마마님은 너보고 물 떠오라고 하지 않디?
창 : 물? 아니.
장금 : (실망) 그래.. 알았어.
#45 한상궁 처소
장금이 다시 이번엔 뜨거운 물을 떠서는 들고 들어온다.
한상궁은 일하는 복장으로 입고 있다.
장금 : 물을 떠왔습니다.
하는데.. 한상궁.. 보지도 않고는
한상궁 : 밤에 다시 떠오너라.
하고는 나가는 한상궁.
의아하고 무서운 장금..
#46 궁 일각
이미.. 좀 뿌연 황사현상이 일고 있다.
장금이 수랏간으로 가고 있으나.. 힘이 하나도 없다.
#47 주자헌(최고상궁 집무실)
최고상궁과 최상궁, 한상궁, 신상궁 등등과 나인 몇몇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최고상 : 토우(土雨자막처리: 흙비. 황사현상)가 전국에 덮쳐
이 달 초이레 날 제(祭)를 올리시기로 하였으니 제사 음식은 신상궁이 맡도록 하여라.
신상궁 : 예.
최상궁 : 그나저나 큰일입니다. 성군이셨던 세종대왕 때도 흙비가 스무 이틀이나 계속되어
큰 흉년이 있었다는데 말입니다.
최고상 : 그러게나 말이다.. 하필이면.. 주상전하 등극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때에
이런 재앙이 있을꼬..
하는데..
장금 : (밖에서E) 마마님! 소녀 장금이옵니다.
모두 : (뭔일인가 의아하고)
최고상 : 무슨 일이냐? 들어오너라.
장금, 들어온다.
모두들.. 의아하게 보고..
최상궁은 한 번 더 새겨보고..
최고상 : 무슨 일이냐?
장금 : 최고상궁 마마님께 인사를 드리라 하여 왔습니다.
모두 : ......?
한상궁 : (어젯밤 일까지 있어 장금을 더욱 의심하고.. 더구나 윗분들이 있어.. 얼굴이 화끈거린다)
최고상 : 인사라니? 나는 그런 명을 내린 적이 없는데..
장금 : ...... (이상하다)
최고상 : (한상궁을 보면)
한상궁 : (당황하며 얼른 목소리를 낮춰) 여기가 어디라고 여길 함부로 들어오느냐?
하고는 장금을 데리고 나가는 한상궁.
보는 최상궁과 최고상궁.
#48 주자헌 밖
한상궁.. 장금이 못마땅하여..장금을 보다가는 지나가는 오나인에게..
한상궁 : 이 아이를 조방이에게 데려다 주어라.
오나인 : 예.
장금.. 점점 더 주눅만 들고..
#49 우물가
계속 황사.
영로, 창이, 채련이, 연생이 있고..
선배 생각시 조방이(調方, 16세 정도)와 분이(芬伊)있는데 장금은 이미 야단부터 맞고 있다.
조방 : 문제를 일으킨 아이라고 하더니 오자마자 이게 무슨 짓이야?
장금 : 저는 인사를 드리라 하기에...
조방 : 누가?
장금 : (창이를 보면) 창이가..
창(昌)이는 영로 뒤로 숨고.. 영로는 뻔뻔하게 있다.
장금.. 당했구나.. 알고..
조방 : 내가 처음 수랏간에 들어간 것도 4년이나 지난 뒤야.
이제 갓 들어온 게 어딜 겁도 없이 주자헌엘 들어가?
장금 : ......
조방 : 옷은 이게 뭐야? 니가 무슨 연희(演戱) 벌이러 왔어?
장금 : ......
조방 : 저 그릇들 다 닦아!
보면.. 그릇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조방 : (다른 아이들에게는) 너희들은 (나물 야채등 가리키며) 이거 하구.
하면.. 아이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고..
장금은 산더미 같은 그릇을 보며.. 휴.. 한숨을 쉬고는 이내.. 소매를 걷어부치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때.. 연생이 자신이 씻을 재료를 들고는 장금의 근처로 눈치를 보며 슬쩍 온다.
연생 : 또.. 영로지? 영로?
장금 : (끄덕)
연생 : (으이씨 하며 영로를 흘겨보는데)
장금 : 상궁마마님이 잘해주셔?
연생 : (금세 웃으며) 응.. 귀엽다고 곶감도 주시고 옛날이야기도 해주시고 우리 마마님 소리도 하셔!
장금 : 물 떠오라고는 안 하셔?
연생 : 떠다주시는데?
장금 : (또 한숨)....
연생 : 왜? 니네 마마님은 무서우셔?
장금 : ..물만 떠오라셔.
연생 : 물?
장금 : 응. 물.
하고는 설거지를 하는 어린 장금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고..
(사이)
아이들은 없고 장금 혼자.. 설거지를 하고 있고..
#50 수랏간 내 생각시 일터
조방과 분이 및 생각시들 몇 있다.
조방 : 세종대왕때도 토우가 있어서.. 궁녀들을 출궁시킨 적이 있대.
분이 : 왜?
조방 : 궁녀들의 한이 쌓여 이런 재앙이 온다고..
분이 : (반기며) 그럼 우리도 나갈 수도 있는 거야?
조방 : 넌 그게 좋아?
분이 : 아니.. 뭐.. 아무튼 궁밖은 재밌을거 같아.
조방 : 난 싫어! 난 나가라고 해도 절대 안나가. 세상에 여기보다 더 맛있는 거 많이 먹는 데가 어딨니?
분이 : 넌 먹구만 사니?
조방 : 그냥 먹는 게 아니구 맛있는 거잖어.
분이 : 으이구,
하는데.. 장금이 큰 다라이에 설거지한 그릇들을 들고온다.
장금 : 다 했어요..
조방 : (장금이 한 것을 하나하나 보는데 깨끗하다) 너.. 우물가 근처 차양에 솥단지들도 씻었어?
장금 : 아니..그건..
조방 : 그것도 씻어.
장금 : .....예.
조방 : 내일 아침에 검사할거니까 깨끗이 씻어. 알았어?
장금 : 예..
하고는 간다.
분이 : (장금 가자) 쟤 보니까.. 너 처음 들어왔을 때 생각난다.
조방 : 뭐?
분이 : 너.. 언니들 밥상에 있는 맛있는 거 마구 먹어치우는 바람에
너도 매일 남아서 늦게까지 설거지했잖아.
조방 : 이씨.. 그 얘긴 왜 해? 지금도 생각하면 분한데.
#51 우물가
근처의 솥단지들을 낑낑대며 끌고 오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장금.. 잠시 비를 보지만.. 우물물을 긷는다.
한 두레박.. 두 두레박.. 세 두레박.. 점점 빗줄기는 거세져가고..
장금은 비를 쫄딱 맞으며 계속 씻는 장금.
또.. 한두레박.. 두 두레박.. 퍼올리다가는
두레박을 보고 생각난 듯.. 혹시.. 이것이 아닐까..
#52 한상궁 처소(밤)
나뭇잎을 하나 띄워 올린 두레박.
보면.. 장금이 두레박에 우물물을 담아 그 안에 나뭇잎을 띄운 것이다.
보는 한상궁.. 어이가 없다.
한상궁 : 이게 무엇이냐?
장금 : 우물물에 버들잎을 띄웠다는 말이 생각나..
한상궁 : 내일 아침 다시 떠오너라!
하고는 또 냉정하게 잠을 자는 한상궁.
또.. 한쪽 구석에서 쪼그려서는 잠을 청하는 장금.
시간경과. 새벽이 되고..
벌써 일어나 옷을 입고는 급히 나가는 장금.
한상궁.. 장금이 나가고 나면.. 어딜 급하게 갈까 궁금한..
#53 우물가(새벽)
황사비는 계속 내리고 있고..
장금은 물동이에 우물물을 받아서는 어딘 가로 계속 옮기고 있다.
#54 한상궁처소(낮)
한상궁이 혼자 앉아있는데.. 장금이 들어오지 않아 걱정스럽다. 안되겠는지 나간다.
#55 처소 밖(저녁)
나와서는 먼발치를 내다보며 오나.. 서성이는데..
들어오는 장금..
비는 쫄딱 맞은 채 물 한동이를 들고온다.
한상궁, 말없이 그런 장금을 보다가 그냥 들어간다.
싸늘한 한상궁의 모습에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눈물만 흐른다.
#56 한상궁 처소(새벽)
한상궁, 자고 있는데.. 또 나가는 장금.
한상궁.. 일어나.. 의아한 표정인데..
#57 수랏간(이른 아침)
한상궁이 전복을 다듬어.. 전복찜을 하고 있다.
이때.. 조방이가 표고버섯 다듬은 것을 들고온다.
조방.. 놓고 나가려는데..
한상궁 : 장금이는 잘 하고 있느냐?
조방 : ..예. 아이가 제멋대로인지라.. 아직은 생각시 일터로 부르지 않고..
우물가에서 설거지만 시키고 있습니다.
한상궁 : ..뭐.. 별 달리 시키는 것은 없고 설거지만 시킨다는 것이냐?
조방 : 예..
한상궁 : 처소로.. 늦게 오거나.. 일찍 나가야 할 일은 없고?
조방 : 예.. 그런 것은 없습니다.
한상궁 : ..알았다.
#58 한상궁 처소(다음날 새벽)
한상궁, 자고 있는데.. 장금, 또 나간다.
한상궁, 몰래 일어나 따라 나간다.
#59 궁 일각(새벽)
한상궁이 장금을 따라가고 있는데..
이때.. 민나인이 급히 오고 있다.
민나인 : 마마님.. 마마님..
한상궁 : 새벽부터 웬 소란이냐?
민나인 : 마마님.. 지금 대비전 소주방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한상궁 : ......?
민나인 : 어서.. 대비전 소주방으로 가보세요 모두 기다리고 계십니다.
#60 대비전 소주방(아침)
최고상궁과 최상궁 및 대비전 상궁이 음식을 먹어보고 있다. 한상궁 들어오고..
최고상 : (인상을 찡그리며) 어쩌다가 이렇게 음식들이 변질되었단 말이냐?
대비전 : 저도 모르겠습니다. 대비마마께서 오늘 일찍 드시겠다하여.. 어제 재료손질을 모두 해놓고..
새벽에 음식을 하였는데.. 하고 보니 이 모양이옵니다.
최고상 : 그게 말이 되느냐? 재료에 문제가 있었던 게지
대비전 : 그러기에는 이 모든 음식이 이렇게 다 변질됐다는 게 이상합니다.
최고상 : 여기 재료관리를 누가 하느냐?
나인2 : 제가 하옵니다.
최고상 : 제대로 관리를 했느냐?
나인2 : 예.. 어제 저녁 내자시에서 받아.. 분명..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이옵니다.
최고상 : 이런 귀신이 곡할 노릇이 있나..
최상궁 : ......
한상궁 : (계속 음식을 먹어보며 생각을 하고)....
이때.. 오나인.. 급히 들어오며..
오나인 : 마마님.. 마마님.. 큰일났습니다.
최상궁 : 무슨 일이냐?
오나인 : 동궁전 음식들도 이상하다 합니다.
모두들 : (경악)
최고상 : 그게 정말이냐?
오나인 : 대비전처럼 모두 이상한 것은 아니나 몇 가지 음식이 상했다하옵니다.
모두.. 잠시.. 뭐라 말을 못 잇고 있는데..
한상궁 : (퍼뜩) 마마님.. 혹.. 대전 수랏간도
최고상 : 가보자.. (하고 나서며) 오늘 아침 수라 번이 누구더냐?
최상궁 : 신상궁이옵니다.
모두들.. 급히 가고..
#61 수랏간 내 조리간(아침)
최고상궁 무리들.. 급히 수랏간으로 들어오는데..
나인들은 평온하게 일을 하고 있다.
최상궁 : (나인에게) 여기는 아무 일도 없느냐?
민나인 : 예? 무슨 일 말입니까?
최상궁, 한상궁.. 해놓은 음식들을 조금씩 꺼내 먹어보는데.. 아무렇지도 않다.
최고상 : 어떠냐?
최상궁 : 괜찮습니다.
한상궁 : 이것도 별 탈이 없습니다.
최고상 : 우선은 다행이구나..
하는데.. 밖에서 신상궁의 호통소리가 들린다.
신상궁 : (E) 아니, 이것들이 무엇을 하는 것들이야?
#62 수랏간 마당(아침)
신상궁이 나인들과 조방과 분이등.. 생각시들을 혼내고 있다.
최고상궁과 최상궁, 한상궁 나오고.. ..
신상궁 :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아직 그릇과 채소가 도착을 하지 않았다니!
대체 누가 설거지를 하기에 여태까지 끝내지 않았다는 거야??
오늘 아침 대전 수랏상을 어쩔 셈이냐구? 어찌 된거냐? 조방이 너! 어서 말 못해?
조방 : (다 죽어가는 목소리) 분명.. 어젯밤에 다 해놓으라고 했는데
신상궁 : 누구야 누구?
조방 : ....
한상궁 : ..장금이냐?
조방 : 예..
하면.. 한상궁, 급히 나가고
#63 궁 안 우물로 가는 길(아침)
달려가는 한상궁, 최상궁 그리고 나인들
#64 궁 일각(우물 곁)
차양이 쳐진 곳에 커다란 두 개의 솥단지가 있고..
한 개의 솥에 불이 지피고 있는 장금.
주변엔 그릇들(임금의 상에 올리는 그릇이라기 보다는 음식을 만드는 그릇들) 있고..
이때.. 나타나는 한상궁과 최상궁.. 그리고 나인 생각시들.
한상궁 : 장금이 너 게서 뭐하는게냐!
놀라 돌아보는 장금의 얼굴
솥에 물을 끓이고 있는 것을 보는 한상궁.
장금 : ..저기.. 아직..
한상궁 : (뭔가 짚히는 것이 있어) 뭘 하고 있었느냐?
장금 : 아직 설거지를..
한상궁 : 지금 이 물을 끓여 설거지를 한 것이냐?
장금 : ..예..
한상궁 : 왜?
장금 : 토우 때문인지 우물물도 흙탕물이 되어 물을 끓여 설거지를 하고
물을 식혀야 식 재료를 씻을 수 있기에...
한상궁 : ......!
최상궁 : ......!
한상궁 : 그리 하라고 누가 일러주었느냐?
장금 : 그건 아니옵고..
한상궁 : 그럼 니 스스로 알아 그리 했느냐?
장금 : ...어머니께서 토우가 일 때면 물이 흙탕물이 되어 음식에서 흙이 씹히고
냄새가 나고 금세 쉰다고 늘 이렇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이 간단한 이치를 몰라
장마가 지고 흙비가 성할 때면 역병이 도는 거라 하셨습니다.
한상궁, 최상궁 놀라는 모습에서...
#65 다른 일각
나인들과 생각시들 고개를 푹 숙이고.. 장금도 있다
심하게 꾸중을 하고 있는 최상궁
최상궁 : 흙탕물이 된 줄 알면서 어찌 고하질 않아?
조방 : 흙을 가라앉혀 위에 깨끗한 물만 썼습니다. 그동안 늘 그렇게 해도 별 탈 없이 지나가기에..
최상궁 : 그 동안은 그 동안이고 올해는 극심한 토우로 제까지 올리는 때가 아니냐!
조방 : 송구하옵니다.
최상궁 : 더군다나 어찌하여 다른 생각시들이 같이 설거지를 하지 않고 저 아이 혼자만 하고 있어!
연생과 장금.. 영로 등등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
조방 : 그것이..
최상궁 : 작당을 하여 한 아이만 따돌린 것이 아니냐?
조방 : 아니옵니다. 절대 그런 것은 아니옵니다.
최상궁 : (다른 아이들 노려보자)
창 : 저는 안 그러자고 했는데..
최상궁 : 고얀 것들!
모두들 : ......
최상궁 : 다들 같이 설거지를 다시 하도록 하고
(오나인에게) 금음물이와 (민나인에게) 귀열이는 이 사실을 대비전 소주방
(燒廚房 수랏간은 대전에만)과 동궁전 소주방에 알리고 바로 시행토록 하라.
모두들 : 예.
모두들.. 흩어져 가는데..
혼자 남은 최상궁 일을 하고있는 장금을 본다.
다른 일각에서는 한상궁이 장금을 보고있다.
#66 한상궁 처소(밤)
방안에 앉은 한상궁과 장금..
잠시 고요.. 한상궁이 다시 입을 뗀다.
한상궁 : 물을 떠오너라!
장금 : .....
한상궁 : 물을 떠와..
장금 : (오늘의 일로 용기를 낸다) 어찌하여 자꾸 물을 떠오라 하십니까?
따뜻한 물도 안되고, 찬물도 안되고, 나뭇잎을 띄워와도 안되고..
한상궁 : 너는 이미 알고 있느니라!
장금 : ......?
한상궁 : 어찌하여 흙비를 끓였더냐?
장금 : 어머니께서 그리 하시는 것을 보았기에...
한상궁 : 어머니는 왜 그리 하셨느냐?
장금 : ..혹.. 제가 어디 아플까 염려하시어 (하다가는 말을 멈춘다)
한상궁 : ......
장금 : (더 생각하다가 뭔가 생각이 난 듯 눈빛이 반짝이고) 아!!
한상궁 : ..물을 떠오겠느냐?
장금 : (기쁘고 흥분한 표정으로) 혹 아랫배가 아프시지는 않으신지요?
한상궁 : 아니다.
장금 : ..혹 오늘 변은 보셨는지요?
한상궁 : 보았다.
장금 : ..혹 목이 아프지는 않으신가요?
한상궁 : 원래 목은 자주 아프구나..
하면.. 조르르 나가는 장금. 컷..
들어오는 장금.. 김이 약간 나는 따뜻한 물을 들고 들어온다.
한상궁에게 올린다.
한상궁 : (한 모금 마셔보고는 흡족한 듯 장금을 본다)
장금 : 따뜻한 물에 소금을 아주 조금 넣었습니다.
한 번에 들이키지 마시고 차처럼 천천히 드세요.
한상궁 : 그래.. 고맙다..
장금 : ......
한상궁 : 어머니께서 물 한 사발 주시면서도 그리 많은 것을 물어보시더냐?
장금 : ..예에! 아랫배는 차지 않은지? 목은 아프지 않은지? 꼬치꼬치 물으시고는 찬물을 주기도 하시고.
따뜻한 물을 주기도 하시고. 단물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한상궁 : 그래! 바로 꼬치꼬치 묻는 거 그게 내가 너에게 물을 떠오라 한 뜻이다.
장금 : ......
한상궁 : 음식을 하기 전, 먹을 사람의 몸 상태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
그 모든 것을 생각하여 음식을 짓는 마음 그게 요리임을 얘기하고 싶었다.
장금 : ......
한상궁 : 허나 너는 어머니를 통해 이미 알고 있구나. 너의 어머니는 참으로 훌륭한 분이다.
장금 : (어머니 말을 꺼내자.. 눈물이 흐르고)
한상궁 : 어머니께서는 “물도 그릇에 담기면 음식인 것”을 알고 계신 분이다.
또 그것이 음식이 되는 순간엔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제일임을
“음식은 사람에 대한 마음”임을 알고 계신 분이었구나!
장금 : ....
한상궁 : 니가 그런 훌륭한 분의 딸인 것도 모르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어미아비도 없는 아이라
마음만 앞서 윗사람들 눈에나 들려는 아이로 오해를 하였구나..
장금 : ......
한상궁 : 버르장머리를 고친다는 것이 오히려 내가 한 수 배웠어.
장금 : ......
그동안의 긴장감까지 풀어지며 계속 눈물이 흐르는 장금.
한상궁 : 이제 그만 울거라!
장금 : .....
한상궁 : 그리고.. 앞으로는 울지 마.
장금 : ......
한상궁 : 이방에 처음 널 데려왔을 때 한시바삐 최고상궁이 되고 싶다는 네 말이 난 듣기 싫었다
장금 :
한상궁 : 나는 니가 왜 그런지 모른다!
허나, 맘이 약해서는 니가 그리도 빨리 되고 싶어하는 최고상궁이 되지 못한다.
장금 : ......
그 말에 장금, 두 팔로 눈물 쓱쓱 닦고.. 한상궁은 그런 장금을 애정어린 눈빛으로 본다.
#67 궁 일각(아침)
한상궁과 출근을 하는 장금. 발걸음도 상쾌하다.
#68 수랏간 내 생각시들 일터
꽤 큰방에 약 10여명의 아이들이 앉아있는데.. 장금(長今)이 들어온다.
연생(連生), 창(昌), 영로(令路), 채련(采蓮)이는 서있고..
보면 두명 씩 조를 이루어 궁중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놓아야하는 일감들을 놓고 하고 있다.
조방(調方)이와 다른 한 명은 밤을 까서 꽃모양으로 만들고
분이(芬伊)와 한 명은 오징어를 잘라 학을 만들고..
김을 쌀풀로 붙이고 있는 아이들.
북어 보푸라기를 만들고 있는 아이들..
장금.. 그 광경만으로도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듯 신난다.
조방 : 너희들은 이리 와.
한쪽 구석으로 가면..
그곳엔 많은 양의 잣과 솔가지가 있다.
아이들.. 보면..
조방 : 너희들은 당분간 이 솔가지에 잣을 끼우는 일만 하면 돼.
창 : 이렇게 많은데요?
조방 : 많긴? 우리도 다 했어.
창 : 어떻게 하는 건데요?
조방 : 잣에 구멍 있지? 거기에 솔가지를 넣으면 돼.
채련 : 어떻게 그 작은 구멍에 찾아 넣어요?
조방 : 어떻게 넣긴.. 그냥 넣는 거지! 아니 이것들은 왜 이렇게 말이 많어? 얼른 앉아 못해?
장금을 비롯.. 다섯명의 아이들.. 앉아 끼우기 시작한다.
모두들.. 잘 안되고.. 투덜거리는데..
장금, 연생이 말이 없어 보니 운 거 같다.
장금 : 연생아.. 왜 그래? 마마님한테 혼났어?
연생 : (힘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북이가 죽었어!
장금 : 뭐?
연생 : 궁에 들어올 때 엄마가 거북이가 살아있으면 엄마도 안 아픈 거라고 아무 걱정 말라고 하셨는데...
장금 : 엄마가 아프셔?
연생 : 응, 많이!
조방 : 너희들 조용히 안 해?
장금.. 연생.. 입 다무는데.. 장금.. 연생이 안됐다.
이때.. 누군가(지나인-이제 갓 나인된) 문을 열고는 들어오지는 않은 채 조방을 눈짓으로 부른다.
조방과 분이.. 등등 몇몇 생각시 나가고..
#69 일터 밖
나와서는 바로 지(池)나인 주변으로 모이는 언니 생각시들.
지나인 : 또 금영이가 혼자 몰래 연습 들어갔대!
조방 : 그래요? 뭐래요?
지나인 : 그건 모르겠어. 최고상궁님하고 최상궁님만 아니까.
조방 : 그럼 또 우리는 못 이기는 거잖아요.
분이 : 너무 하셔! 우리한테는 꼭 일주일 후에나 알려주시고! 그렇게 먼저 연습하면 누가 못 이겨?
조방 : 그 뿐이야? 우리는 만날 잣 끼우기하고 마늘생강 까고 있는데..
걔는 그런 건 아예 안 시키고 들어오자마자 칼 쓰는 훈련부터 했잖아.
분이 : 그러게 치! 아마 잣 끼우기 하면 우리가 이길걸?
그런 건 안 하고 꼭 금영이 잘하는 것만 겨루고 말야!
조방 : 그러니 만날 1등 해서 혼자만 출궁휴가 가지.
난 궁(宮)에 들어온 지 7년이 되도록 한 번도 집에 못 가구.
지나인 : 그러니까 이번엔 어떻게 해봐..
조방 : 어떻게요?
지나인 : 이번에 최상궁님 방으로 생각시 하나 들어갔잖아. 걔가 알지도 몰라.
분이 : 맞다!
조방 : (눈이 반짝이며 안쪽을 보는데) 그래!
열린 문틈으로 아이들 무슨 얘기하나 듣고 있다가 후다닥 들어간다.
조방 : 저것들이..
#70 일터 안
조방과 분이가 장금네들에게 다가오자
영로 : (미리 알아서 말한다) 저어 용제선이라고 들은 거 같은데. 저는 뭔지는 모르겠어요.
분이 : 용제선(龍製蘚)이면 대가리 딴 콩나물로 용 모양을 만든다는 그거 아냐?
나 한상궁 마마님이 한거 본 적 있어.
조방 : (기대에 차서) 맞어! 분이야 이번엔 되겠다.
분이 : 어떻게?
조방 : 우리도 키우는 콩나물 있잖아. 그걸로 연습하자.
분이 : 그래! 우리도 똑같이 연습하면 금영이 따위는 문제없어.
조방 : 이번엔 본때를 보여줘야 돼!
모두들.. 마치 자기의 일인 듯 보는데..
조방 : 그럼 우린 연습해야 되니까 우리 하던 거, 쟤네들 시키고 니네는 이거 하고..
하며.. 아이들에게 죽 일을 분배하다 보니..
영로와 창이, 채련이는 김 풀붙이는 거 하고..
장금과 연생에게 그 많은 잣 끼우기가 떨어진다.
장금과 연생.. 한숨만 나오고..
조방 : 니네들! 우리 빠진 거 티 나면 안 되니까 정해진 시간까지 모두들 마쳐야 돼. 알았어!
모두들 : (힘없이) 네.
조방 : (영로에게) 너는 고것만 하고 들어가.
영로 : (방긋) 네에!
조방, 분이 나가면..
모두들.. 한숨만 나오고..
창 : (영로에게) 금영이가 누군데 그래?
영로 : 있어.. 최고상궁마마님 방에 있는 생각신데 최고상궁마마님 손녀 뻘 되고 최상궁마마님 조카야.
창 : 근데 언니들한테 그런 얘기 해주면 어떻게?
영로 : 말해줘 봤자 못 이겨. 우리 별감아저씨 말로는 말도 배우기전에 음식 만드는 거부터 배웠대.
신동이야.
장금 : ......
다들.. 왜 대단하다.. 하는데..
장금은 누굴까 궁금하고..
연생은 엄마 생각하는지.. 우울하고..
몇몇 애들은 그 와중에 까 논 밤이며 오징어 먹는다.
#71 같은 장소(밤, 일터 안)
시간 경과, 밤이 되었다
다들 갔고.. 불 하나 켜져 있고.. 장금과 연생만 남아 잣 끼우고 있다.
연생은 끼우지는 않고..
연생 : 엄마 보고 싶어!
장금 : ......
이때 들어오는 멸화군(滅火軍) 병사
(궐내 소방대원-멍석이나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니며 불(火)만 관리함)
멸화병 : 불 안 끄고 뭐해?
연생 : (호들갑스럽게 놀라고)
장금 : 이걸 다 해야 되서요!
멸화병 : 안돼! 불 꺼야돼!
장금 : 하지만 안 하면 혼나는데요.
멸화병 : 안돼! 안돼! 무조건 꺼야 돼.
장금 : 누구세요?
멸화병 : 나 금화사(禁火司) 소속 멸화군(滅火軍) 병사(兵士)다!
장금 : 그게 뭔데요?
멸화병 : 뭐긴? 불 끄는 병사지. (갑자기 큰 소리로) 얼른 불 꺼!
아이들 : (겁 먹고는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72 처소 일각 (밤)
다라이에 잣과 솔가지를 들고 오는 장금과 연생.
연생 : 어떡하지? 마마님 주무시는데 불을 켜고 할 수도 없고
장금 :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너는 들어가 자. 엄마 생각하느라 어제 잠도 못 잔 거 같은데..
연생 : 그래도.. (하면서 또 울먹인다)
장금 : 괜찮아..
연생 : 그럼.. 부탁해..
하고는 연생은 가고 장금도 처소로 간다.
#73 한상궁 처소 앞(밤)
불이 꺼져있다.
장금.. 어찌 할까 하다가는 다라이를 들고 어딘가로 간다.
#74 처소의 동산 일각(밤)
장금이 다라이를 들고는 그나마 달빛이 비추는 곳을 찾아 하늘을 보며 올라오고 있다.
그나마 빛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데.. 한숨만 나오고..
장금.. 그래도 달빛에 의지해 끼워보려고 바늘에 실 끼우듯 집중하여 끼우는데..
금영 : (E) 우린 밤에만 만나는 인연인가 보구나.
장금.. 너무 놀라 보면..
3부 대전(大殿)앞에서 절하던 그 아이다.
금영(今英)도 다라이에 뭔가를 들고 왔으나 보이지는 않고..
장금 : 어! 그때. 그 대전 앞!
금영 : 그래 맞어!
장금 : 반가워요!
금영 웃는다
장금 : (반갑고 놀라는 얼굴에서)
4부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