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大長今)] 16
줄거리 :
한상궁과 장금은 첫 번째 경합에서 패하고 만다.
한상궁은 장금에게 '음식을 만드는 정성과 마음은 다 버리고 좋은 재료와 비법만 찾아 헤매고 있다며'
크게 꾸짖고 보모상궁이 요양중인 곳에 수발을 들러 갈 것을 명한다.
장금이 떠나고 없는 사이에 영로, 연생, 창이가 서로 장금이 대신 한상궁을 돕겠다고 나서지만
세 명 모두 한상궁의 수련을 견디지 못한다.
운암사로 간 장금은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운암사에 와있는 민정호와 덕구를 만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장금은 민정호에게
지금까지 철저하게 비밀로 했던 아버지와 어머니 박나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씬1 식선각(묵계식을 하던 곳)
제조상 : ......
정상궁 : ......
한상궁 : ......
최상궁 : ......
장금 : .....
금영 : .....
대비 : ..참으로 난감하구나.. 둘 다 밥에 먹는 찬으로는 맛으로나 몸에 이로운 것으로나 손색이 없는데
이를 어찌 가려야한단 말이냐?
한상궁 : ......
최상궁 : ......
장금 : .....
금영 : .....
장번내 : 마마.. 그래도 가리셔야합니다.
대비 : 허면.. 내 백성들처럼 밥과 국과 함께 먹어봐야겠다.
장금 : ......
금영 : ......
대비.. 최상궁 쪽의 것을 밥과 아가미 젓과 함께 먹고는 탕을 먹는다.
보는 금영과 장금.
대비.. 물을 조금 마시고는 입을 가셔내더니..
한상궁 쪽의 것을 밥과 매실장아찌와 함께 먹고는 탕을 먹는다.
보는 금영과 장금.
대비 : (음미를 하는 듯 하더니) 결정하였다.
한상궁 : ......
최상궁 : ......
금영 : ......
장금 : ......
대비 : ..최상궁의 것이 더 낫다.
최상궁 :
한상궁 :
모두들 :
장번내 : (조금 당황한 듯) 어찌하여 그렇사옵니까?
대비 : 너희들이 직접 말해보거라!
한상궁 : ..
최상궁 : ...
장금 :
금영 :
한상궁 : 제가 그 연유를 압니다.
대비 : ..
최상궁 :
정상궁 :
장금 : .. (놀라는 장금의 모습에서 15부 엔딩)
씬2 최상궁 처소씬2
최상궁과 금영있는데.. 최상궁의 기세는 한껏 올라갔다.
금영도 흡족한 표정인데..
최상궁 : (통쾌해하며) 그것 보아라. 뻔한 일을 놓고 쓸데없는 일을 벌이더니.. 자승자박이 아니냐.
금영 : ......
최상궁 : 음식이 무엇이냐.. 음식은 전통이야. 제깟 것들이 감히 어찌 우리를 넘봐.
금영 : ..헌데.. 어찌된 일일까요?
최상궁 : 국을 드시고 가려내셨으니.. 거기서 확연히 차이가 난 게지.
타락을 넣어 끓이는 우리집안의 곰탕 맛을 어찌 따라가겠어?
금영 : 허나, 실은 타락을 넣지 않았습니다.
최상궁 : 왜?
금영 : 백성들이 그 귀한 타락을 어찌 넣을 수가 있겠습니까? 하여 과제에 맞게 넣지 않았습니다.
최상궁 : (크게 웃으며) 허면 그런 방도를 쓰지 않아도 되는 정도였단 말이냐!
금영 : ..(의아하고)..
씬3 처소 일각
정상궁 처소로 가는데 이때 제조상궁 수발상궁과 나타난다.
정상궁 인사를 올리나 제조상궁 거만하게 인사만 받고 가버리고.. 정상궁, 근심스러운데..
씬4 수랏간
민상궁 연생 영로 창이 있다.
민상궁 : 왜 상궁마마님들의 찬이 아니라 국으로 판가름이 난거지?
창이 : 찬으로는 도저히 우열을 가릴 수 없어서 그러셨다잖아요.
연생 : 분명 장금이가 묘안이 있다고 했는데.. 장금이의 묘안이 통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영로 : 묘안은 무슨..
연생 : 혹?
창이 : 왜?
연생 : 장금이가 다시 미각을 잃은 게 아닐까?
민상궁 : 그런가? 그래서 한상궁마마님께서 연유를 안다고 하신 건가?
창이 : 그거다! 그거야.
모두 : (그런가 하는데)
씬5 한상궁 처소
한상궁 앉아있는데.. 장금이 풀 죽어 앉아있다.
장금 : (풀이 죽은 모습으로 앉아있다)
한상궁 : (깊은 생각에 잠긴)
장금 : ......
한상궁 : 곰탕이 오래 끓여야한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었을 게다. 헌데 왜 그리 늦었느냐?
장금 : 좋은 뼈와 고기를 얻고 싶어서..
한상궁 : 왜?
장금 : 금영이도 분명 좋은 것으로 할 것이고 (단호하게) 꼭 이기고 싶었습니다.
한상궁 : 이번 과제가 무엇이었느냐?
장금 : ..백성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새로 만드는 ..
한상궁 : 백성들이 좋은 뼈와 고기로 탕을 끓여먹느냐?
장금 : .....
한상궁 : 백성들이 네가 비법이랍시고 말한 타락을 넣어서 끓여먹을 수 있느냐?
장금 : ......
한상궁 : 백성들이 곰탕을 먹는 이유는 좋은 고기와 뼈를 먹을 수 없기에 잡뼈로 우리고 또 우리어..
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빼내 맛에서나 몸에나 좋은 것을 먹기 위함이다.
장금 : ......
한상궁 : 헌데 너는 오로지 이기겠다는 마음에 음식을 하는 기본 자세도 다 팽개치고
이리 저리 휘젓고 다니며 좋은 머리로 편법이나 생각해낸 것이 아니더냐!
장금 : .....
한상궁 : 내 일찍이 네가 숯을 생각해내고 광천수를 생각해내 냉국수를 만들고
어선경연에서 숭채만두를 만들어내는 재기를 높이 사
너에게 맛을 그리는 능력이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장금 : ......
한상궁 : 그 재기(才氣)가 너에게 오히려 독(毒)이 돼버렸구나!
장금 : ......
한상궁 : 정성과 마음은 다 버리고 좋은 재료와 비법만 찾아 헤매고 다니는 아이였더냐?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중전마마께서 의지하고 계시는 보모상궁마마님께서 지금 편찮으시어 요양 중이시다.
장금 : .....?
한상궁 : 그분의 수발을 들 수라간 나인이 필요하다 한다 네가 가거라!
장금 : (놀라) 마마님!
한상궁 : (단호한 표정인데) ......
장금 : 마마님! 잘못하였습니다. 용서하여주십시오..
한상궁 : (냉냉하게) 나가보거라..
장금 : 마마님.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이제 곧 다시 경합이 있을 것인데
정상궁마마님의 뜻을 이어야한다 하시지 않았습니까?
한상궁 : (얼음장같이 차가운) 그러기에 안된다는 것이다!
장금 : 하오나. 마마님..
한상궁 : (더욱 차갑게) 나가거라!
장금 : ......
한상궁 : (일어나 나간다)
씬6 대비전
대비가 앉아있고.. 제조상궁과 정상궁있다.
대비 : 실은 네가 제조상궁의 권한을 침해한 듯 하여 경합을 무산시키려했었다.
정상궁 : ......
제조상 : ......
대비 : 그냥 일을 진행시킨 것은 주상이 추진하는 현량과와 같은 뜻으로 보여져
주상의 일에 힘이나 보탤까하고 한 것이다.
정상궁 : ......
제조상 : ......
대비 : 헌데 오늘 보니.. 재주에 큰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을 붙인 듯 보이더구나.
정상궁 : ......
제조상 : ......
대비 : 탕이란 음식의 기본인데 거기에 들여야할 정성을 타락같은 것으로 대체하려는 자가
주상의 수라를 맡아도 본다고 생각하느냐?
정상궁 : ......
제조상 : ......
대비 : ..별 의미도 없어 보이나 어쨌든 치루기로 한 것 내 빨리 마무리지을 것이니
그리 알고 더욱 정진하라 이르거라
정상궁 : ......
제조상 : ......
씬7 대비전 밖
나오는 제조상궁과 정상궁.
제조상 : 괜한 짓은 하여 망신을 톡톡히 당했소이다.
정상궁 : ......
씬8 수랏간 마당
정상궁, 들어오는데.. 연생이 달려오더니..
연생 : 마마님.. 마마님.. 한상궁마마님께서 장금이를 중전마마 보모상궁님께 가라 하셨습니다.
정상궁 : ......
연생 : 일이 이렇게 됐다하여도 잘해보고자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재료를 구해보려다가 그리 된 것입니다.
어찌 그리로 가라 하실 수가 있습니까?
정상궁 : ......
연생 : 더군다나 매실은 장금이의 생각이었다는데요.
정상궁 : .....
씬9 한상궁 처소
정상궁 들어오면 한상궁 일어나 자리를 내어주고..
정상궁 : 의욕이 과하여 실수를 한 것이다. 그렇게까지 안해도 돼.
한상궁 : 안됩니다.
정상궁 : 경합상황이 아니었느냐?
한상궁 : 그러기에 안된다는 것입니다.
정상궁 : ......
한상궁 : 그렇게 상황에 따라 바뀔 마음이라면 어느 때 어느 상황인들 바뀌지 않겠습니까!
정상궁 : 그건 너무 과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
한상궁 : 과하지 않습니다. 경합(競合)이라는 상황은 궁(宮)에서 가장 미약한 상황입니다.
그 정도에 흔들리는 아이라면 필요 없습니다.
정상궁 : ......
한상궁 : 궁이란 데는 여러 곳에서 힘을 뻗칠 수 있는 곳입니다.
어느 곳은 협박을 해올 수도 있고 어느 곳은 회유를 해올 수도
또 어느 곳은 큰 부를 주겠다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도 똑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저는 마마님처럼 장고로 가겠습니다.
정상궁 : 하지만 곧 두 번째 경합이 있을 것인데..
한상궁 :
정상궁 : ......
씬10 장금연생의 방
장금과 연생이 있고..
연생 : 마마님이 너무 하시는거야.. 사람이 살다보면 그 정도 잘못은 할 수 있는 거지.
어떻게 매번 잘하기만 해.
장금 : ......
연생 : 괜히 지니까, 너한테..
장금.. 안되겠는지 나간다.
씬11 정상궁 처소
정상궁 생각에 잠겨있는데.. 장금이 급히 들어와서는
장금 : 마마님.. 한상궁마마님의 뜻을 거두어 주셔요..
정상궁 : ......
장금 :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떤 벌이라도 받겠습니다. 하지만 가라는 말만은 거두게 해주셔요.
곧이어 또 경합이..
정상궁 : ..그게 한상궁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인지 진정 모르겠느냐?
장금 : 하지만. 마마님을 잘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정상궁 : ......
장금 : 다시는 그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정상궁 : 나도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보조는 한상궁이 정하는 것이야.
장금 : (서러운데)......
정상궁 : ......
씬12 한상궁 처소
한상궁 있는데.. 장금이 또 들어온다.
장금 : ..마마님. 잘못했습니다..
한상궁 : ......
장금 :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한상궁 : ......
장금 : (마음만 조급하여) 제가 잠시 생각을 잘못하였습니다..
마마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기본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할것입니다..
정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면.. 다음 경합은 어쩌시려구요? 또 지면 끝입니다..
한상궁 : (버럭) 네가 나를 더욱 실망하게 만들 참이냐?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떠나거라!
장금 : (야속하고)
씬13 처소 전경(아침)
씬14 장금 처소
장금.. 짐을 꾸리고는 나오려는데.. 방안을 한 번 둘러보고..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데..
그 위로..
한상궁 : (버럭 E) 네가 나를 더욱 실망하게 만들참이냐?
장금 : (E).. 마마님..
한상궁 : (E) 떠나거라!
하는 말들이 떠오르며.. 힘없이 방문을 나서면
씬15 처소 밖 마당
금영 연생 영로 창이가 장금을 기다리고 있다.
연생 : 보모상궁마마님 수발 드는 거니까 힘들 일은 없을거야! 너무 걱정하지마..
장금 : (기운없이) 그래..
창이 : 한상궁마마님 화 풀리시면 바로 오라고 하시겠지..
장금 : ..
영로 : (빈정거리고 싶은데.. 그냥 참고) ......
금영 : (뭐라 위로할 말이 없어 보기만 하는데) ......
아이들을 한 번 보고는 힘없이 가는 장금. 아이들 그런 장금이 가는 모습을 보는데..
씬16 한상궁의 방 앞
장금.. 힘없이 걸어와서는
장금 : (한상궁의 방에 대고) 마마님.. 저 갑니다..
안에서 아무 소리 없자.
장금 : 마마님 잘못하였습니다! 하오나 이렇게까지..
씬17 한상궁의 방
한상궁, 차가운 눈빛으로 앉아있는데 장금이 용서를 비는 소리만 들린다.
씬18 한상궁의 방문 앞
야속한 눈빛으로 한상궁의 방문만 쳐다보던 장금은 돌아 나간다.
씬19 처소 부엌
금영.. 도라지 연근 박오가리 유자등을 이용한 각종정과와 유자화채를 아주 정성껏 만드는 모습이
컷컷으로 보여지고 만들면.. 예쁘게 담아서는 흡족해하며 어딘가로 나가는데..
씬20 내금위 훈련장
음식을 들고 오는 금영.
설레는 얼굴로 민정호를 찾는데.. 군관하나가 지나다가 금영을 보고는
군관 : 무슨 일이십니까?
금영 : 민정호 나으리를 잠시 뵈러 왔습니다.
군관 : 종사관 나으리께서는 지금 안계신데요. 전하의 어명으로 운암사에 가셨습니다.
금영 : 운암사요?.. 그럼 언제 돌아오십니까?
군관 : 글쎄요 언제 오실 지는 저희도 모릅니다.
금영 : (실망하여) ..예..
하고는 돌아오는데.. 힘없이 내리는 음식보따리.
씬21 길
장금.. 표정없는 얼굴로 힘없이 길을 가고 있다.
씬22 덕구네 집 마당
장금이 힘없이 들어와 평상에 앉으면.. 술도가에서 나오는 덕구처. 장금을 보고는 놀라는데..
덕구처 : (치마를 털며) 웬일이냐?
장금 : (그냥 멍하니 있고) ......
덕구처 : (다가와 평상에 앉으며) 아니 이건 또 웬 보따리구?
장금 : (계속 넋을 잃고 앉아있는데) ......
덕구처 : 아니 얘가 갑자기 꿀먹은 벙어리가 됐나.. (장금을 툭툭치며) 얘! 장금아!
장금 : (그제서야) ..중전마마 보모상궁마마님 수발들러 가는 중이예요.
덕구처 : 그래? 좋겠다.. 나는 궁에서 하루를 살라고 해도 답답해서 못 살겠드만 유람가는 거구나! 유람!
장금 : ......
덕구처 : 근데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장금 : ..아주머니.. 제가 그렇게 잘못한 거예요?
덕구처 : 뭘? 뭔 잘못을 했는데..
장금 : 저 때문에 한상궁 마마님이 경합에 지셨거든요..
덕구처 : 졌어? 그럼 잘못했네! 아무튼 누구한테 지거나 돈 못 벌어 오거나 일 못하거나.
이런 인간들은 몽땅 한강으로 끌고 가서.. (하고는 장금 표정을 보는데)
장금 : (울 것 같다) ..
덕구처 : 한상궁마마님 그렇게 안 봤는데 너무 하시네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런걸 가지고 너보고 거기 가래?
장금 : ......
덕구처 : 내가 가서 따져줄까? 응? 내 그런 거 하나는 잘한다.
장금.. 천천히 일어나 나가는데..
덕구처 : 왜? 벌써 가려구?
장금.. 힘없이 간다.
덕구처 : 어이구! 저렇게 축 쳐진 걸 보니까 장금이 같질 않네..
씬23 길
축 늘어져서 가는 장금.
씬24 길
느닷없이 야속한 생각이 드는지 갑자기 화난 얼굴로 빨리 걷는 장금.
씬25 수랏간 일각
민상궁 연생 영로 창이 있는데..
창이 : 한상궁마마님 말야.. 상찬 나인 보조를 다시 뽑지 않을까?
민상궁 : 글쎄 보조 없이 하시긴 곤란하시긴 하지.
연생 : 장금이가 곧 돌아올거예요
창이 : 그건 어렵지. 보모상궁마마님 병세가 좋아지셔야 돌아오는거지
민상궁 : 하긴 그래! 아무튼 최고상궁을 가리는 경합이라 누가 있긴 있어야 하는데..
영로 : (당연한듯) 금영이랑 장금이 빼면 누가 남겠어요?
연생 : 너라는거야?
영로 : 아님?
연생 : (기가 막히듯) 말도 안돼..
영로 : 왜 말이 안돼?
연생 : 니가 되면, 나도 돼!
창이 : 아무튼 우리 중에 누구든 뽑으실거야! 그렇죠? 마마님!
민상궁 : 글쎄다..허지만 누구라도 한 명을 뽑기는 해야 할거야!
뽑힌다면 누구라도 더불어 출세하는 거지!
연생 : (각오하듯) 그렇담. 장금이의 한을 내가..
창이 : (자기도 이번이 기회다 싶은데)......
영로 : ......
씬26 한상궁 처소
한상궁과 영로 있는데..
한상궁 : 무슨 일이냐?
영로 : 마마님! 장금이가 없으니 보조할 나인이 있어야합니다.
한상궁 : ......
영로 : 사실 마마님께서 생각시 시절부터 장금이와 한방을 쓰시긴 했지만
그래도 장금이만 예뻐하셔서 보조 상찬나인으로 뽑았다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한상궁 : ......
영로 : 그러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을 두셔야 합니다.
한상궁 : 니 말을 들으니 그렇구나!
영로 : 제가 해보겠습니다. 열심히 하여 마마님을 돕겠습니다.
한상궁 : 정말 해보겠느냐?
영로 : (생각보다 쉽게되는데) 예. 마마님..
한상궁 : 그래 그럼, 내 뜻에 따라 장금이처럼 배우겠느냐?
영로 : (잔뜩 기대하여) 예. 마마님 시켜만 주십시오..
한상궁 : 가서 물을 떠오너라.
영로 : (놀라) 예?
한상궁 : 물을 떠와!
영로 : (의아한데) 예에
하고 나가는데..
(시간경과) 영로가 물을 한 그릇 떠가지고 한상궁 앞에 놓으면..
한상궁 : 다시 떠오너라.
영로 : 예?
한상궁 : 다시 떠와.
영로 :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고) 예에..
(시간경과-밤)영로.. 이번에는 조금 더 큰 대접에 물을 떠오는데..
한상궁 : (내려놓기도 전에) 내일 아침에 다시 떠오너라.
영로 : (의아한데) 예에?..
씬27 한상궁 처소(다음날 아침)
한상궁 일어나 옷을 입고 있는데..
영로 들어오고.. 보면.. 이번에는 세수대야에 물을 떠왔다.
한상궁 : (보면 기가 막히고) 다시 떠오너라!
영로 : 소세(梳洗) 물이 필요한 거 아니셨습니까?
한상궁 : 다시 떠와!
영로 : (이젠 정말 미치겠는데)......
씬28 수랏간
나인들 일하고 있고.. 영로 화가 잔뜩 나서 들어오는데.. 도저히 안되겠는지 민상궁에게 물어본다.
영로 : (투덜거리며) 한상궁마마님께서 떠오라는 물이 뭐에요?
민상궁 : 물?
영로 : 예.. 물을 떠오라시고는 떠가면 다시 떠오라고만 하시고..
민상궁 :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영로 : 처음엔 국그릇에, 다음엔 대접에, 그리고 대야에..
민상궁 : 그래? 한상궁마마님이 유별나시기는 해도 이유 없이 그러시진 않는데..
영로 : (화가나) 정말 이상한 분이세요
민상궁 : (알아낸 듯이) 혹시 그거 아냐?
영로 : (기대하고) ......
씬29 한상궁 처소
한상궁 있고.. 영로 자신있게 들어와 물 대접을 내려놓는데.. 한상궁 보자마자
한상궁 : 내일 다시 떠오너라.
영로 : (놀라) 예? 마마님 맛이라도 보시지요. 제가 대전별감에게 특별히 부탁한 꿀을 타온 것입니다.
한상궁 : 다시 떠오라는데두!
영로 : (더이상 도저히 안되겠는지) 마마님!
한상궁 : ......
영로 : (일어나 나가고)......
씬30 한상궁 방밖
영로 나오는데.. 창이가 온다.
창이 : 너는 안 된대지?
영로 : ..그래! 니가 들어가 해봐.
창이, 들어가고..
씬31 한상궁방
이번엔 창이가 들어오는데.
한상궁 : 무슨 일이냐?
창이 : 마마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한상궁 : 그래?
창이 : 저는 할 수 있습니다..
한상궁 : 정말 할 수 있겠느냐?
창이 : (의욕에 차서)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상궁 : 그럼 사흘 안에 나물 백 가지를 알아오너라.
창이 : (놀라) 예? 배.. 백가지요?
한상궁 : 그래.. 할 수 있겠느냐?
창이 : 예에. 할 수 있습니다.
한상궁 : ......
씬32 궁 외각 산
창이와 홍이 열심히 나물을 찾아 뜯는데..
홍이 : 이 정도면 되는거 아니예요?
창이 : 몇가지나 되는데?
홍이 (소쿠리에 뜯은 나물들을 살피며) 열가지는 됩니다.
창이 : (투덜대며) 아직 멀었네. 백가지를 언제 찾아.. 빨리 더 찾아봐.
홍이 : 예.
이것저것 또 많이 뜯었는데.. 홍이 세어보니 몇가지 안되고..
그래도 다시 열심히 찾아 뜯는데
창이.. 뜯은 나물을 확인하며 넣는데..
보면.. 아까 뜯어놓은 것과 같은 것이라 확 버리고..
찾다가 또 뜯는데.. 보면 또 있는 것이라 버리고..
홍이는 좀더 위로 올라가 찾는데..
창이.. 아무리 찾아도 몇 가지 안되자
창이 : 조선에 나물이 백가지가 있긴 있는거야?
하고는 지쳐 주저앉는데..
씬33 수라간
아이들 일하고 있는데.. 창이 지쳐서 들어오고.. 민상궁 다가와서는..
민상궁 : 이번엔 니가 하겠다고 했다며?
창이 : 예.. 근데 사흘 안에 나물 백 가지를 찾아오래요.
민상궁 : 나물 백가지?
창이 : 예..
민상궁 : 나물이 백가지나 되나?
창이 : 제 말이 그 말이예요.
영로 : 그러니까 들어가 해보랬잖아.
씬34 한상궁 처소
한상궁 있는데..이번엔 연생이 앉아있다.
한상궁 벌써 눈치 다 채고는
한상궁 : 며칠 하다가 말거면 그냥 가거라.
연생 : 아닙니다. 저는 잘 할 수 있습니다.
한상궁 : 정말이냐?
연생 : (각오하고) 예. 장금이 없는 동안 장금이의 자리를 제가 채울겁니다.
한상궁 : ......
연생 : 저도 장금이한테 많이 배워서 꽤 합니다.
한상궁 : 허면 맛을 그려보거라.
연생 : (놀라) 예?
한상궁 : 내일 아침까지 삼합장과의 세가지 해물과 어울릴만한 재료들을 생각하여 가지고 오너라.
연생 : 사.. 삼합장과요?..
한상궁 : 왜? 하기 싫으냐?
연생 : 아.. 아니요.. (하면서도 걱정스러운데)
한상궁 : ......
씬35 처소부엌(밤)
민상궁 있는데.. 연생이 들어와서는 재료를 막 찾아보는데..
민상궁 : 너는 그냥 있지 뭐하러 한다고 해!
연생 : 할 수 있어요. 장금이도 하는데 저도 한다면 해요.. 장금이가 못하고 간 거니까 내가 해줄거에요.
민상궁 : 눈물난다! 정말!
연생.. 여기저기 재료들을 보며 들었다 놨다 하고..
가만히 서서 허공에다 대고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듯 하는데..
연생 : 홍합.. 전복.. 해삼.. 그럼.. 간은.. 간장? 소금? 둘다?
뭐지? 뭐지? 마늘 넣을까? 생강 넣을까? 둘다? (하다가 한숨 푹 내쉬며) 아.. 정말..
장금이 없으니까 물어볼 데도 없고
하다가 민상궁을 애교스럽게 바라보는데..
민상궁 : 잘해봐. (하면서 나가 버리고)
연생 : 해야되는데..
씬36 수랏간(다음날 아침)
영로 창이 연생이 모여서 있는데..
한켠에 금영 있고.. 민상궁 들어와서는
민상궁 : 결국 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야?
영로 : (난 못하겠고) ......
창이 : (나도 힘들고) ......
연생 : 장금이는 정말 천재 아닐까?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영로 : 천재는 무슨, 애초에 뽑을 생각이 없으신 거라구요..
그런 말도 안 되는걸 시키시는걸 보면..
창이 : 맞어. 장금이만 예뻐하시는 게 맞아요.. 안 그러면 그렇게 하실 리가 없어요..
이때 한 켠에 있던 금영..
금영 : 장금이는 모두 해냈어.
영로 : (놀라) 물을 떠왔어?
창이 : (놀라) 백가지 나물도?
연생 : (놀라) 맛을 그릴줄 알어?
금영 : 그래.
영로 : (샘나고) ......
창이 : (장금이 대단하고) ......
연생 : (역시 대단한데) ......
금영 : (그런 장금이가 왜 그랬을까 하는데) ......
이때.. 한상궁이 들어오자.. 창이, 연생, 영로.. 모두 내준 것을 다하지 못한 상태라..
한상궁을 피하며 쭈볏쭈볏하는데..
한상궁 : 다들 어찌하여 해오겠다 한 것을 해오지 않느냐?
영로 : 저는 못하겠습니다.
창이 : 저두요.
연생 : 저두..
한상궁 : ..장금이는 어린 시절부터 유별난 내 수련을 모두 견뎌온 아이다.
아이들 : .....
한상궁 : 너희들이 내가 편애를 한다 곡해할 수도 있으나..
너희들도 생각시 시절 모신 상궁들에게 각각 음식에 대한 수련을 따로 받지 않았느냐.
아이들 : .....
한상궁 : 장금이는 그런 면에서 내 방식을 가장 잘 아는 아이였기에 같이 한 것이지 다른 뜻은 없었다.
연생 : 헌데 그럼 어찌하여 장금이를 보내셨습니까?
한상궁 : ......
한상궁.. 말없이 나가고..
씬37 수랏간 외곽 길
걷는 한상궁.
그 위로 어린 장금의 모습이 플래시백된다.
장금 : (E) 더 생각하다가 뭔가 생각이 난 듯 눈빛이 반짝이고) 아!!
한상궁 : (E) 물을 떠오겠느냐?
장금 : (E) (기쁘고 흥분한 표정으로) 혹 아랫배가 아프시지는 않으신지요?
4부의 화면이 떠오른다
한상궁 : 아니다.
장금 : 혹 오늘 변은 보셨는지요?
한상궁 : 보았다.
장금 : ..혹 목이 아프지는 않으신가요?
한상궁 : 원래 목은 자주 아프구나..
하면.. 조르르 나가는 장금.
컷..
들어오는 장금.. 김이 약간 나는 따뜻한 물을 들고 들어온다.
한상궁에게 올린다.
한상궁 : (한 모금 마셔보고는 흡족한 듯 장금을 본다)
장금 : 따뜻한 물에 소금을 아주 조금 넣었습니다.
한 번에 들이키지 마시고 차처럼 천천히 드세요.
한상궁 : 그래.. 고맙다..
장금 : ......
지난날 생각에 가슴이 아픈 한상궁
한상궁 :(E) 내일부터 일이 끝나거든 동산에 가 100일 동안 다른 나물을 한가지씩 뜯어오너라.
장금 : (E)100일 동안 다른 나물을요?
5부내용 화면이 떠오르고
한상궁 : 그래.. 싫으냐?
장금 : ..아뇨
한상궁 : 그럼 내일부터 그리 하거라.
장금 : .....
나물을 뜯는 장금의 이 모습 저 모습...
수랏간 일각에서 뜯은 나물을
생으로 먹고.. 삶아 먹어보고.. 말려 먹어보고.. 튀겨먹어보고.. 볶아먹어 보는 모습..
또 그것을 적는 모습..
다시 13부 내용이 화면으로...
한상궁 : (목이 멘채로) 그것 보아라..
장금 : ......
한상궁 : 된다 하지 않았느냐?
장금 : ......
한상궁 : 된다고.. 너는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장금 : (그런 한상궁을 보며) 마마님.. 정말입니까? 정말 되는 것입니까? 맛이 있는 것입니까?
생각에서 깨어나는 한상궁..
장금을 생각하는데..
씬38 최상궁 처소
최상궁 있는데 금영이 들어와서
금영 : 마마님. 신미제때 상으로 내려졌던 출궁휴가를 좀 다녀왔으면 합니다.
최상궁 : 무슨 일로?
금영 : 그냥.. 좀 답답하여..
최상궁 : 왜? 지금 같이 좋은 때 뭐가 답답해? 무슨 특별한 연유라도 있느냐?
금영 : (말을 잘못한 것 같고) ..그건 아니옵고..
최상궁 : 그럼 그냥 있거라. 지금 한가하게 어디 돌아다닐 때가 아니야.
금영 : (가야겠는데) ......
최상궁 : 다음 경합을 준비해야한다. 내 어떡하든 일을 빨리 치르도록 해!
다음 번엔 일을 마무리할 것이다.
금영 : (잠시 생각하다가) 그래서 다녀올까 합니다. 나가서 알아볼 게 좀 있습니다.
최상궁 : ......?
금영 : 지난번 경합 때 밖을 다녀보니.. 너무 궁에만 있어서인지 모르는 게 많았습니다.
최상궁 : .....
금영 : 제게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최상궁 : (금영의 얼굴을 살피며) 정히 그렇거든 다녀오거라.
금영 : ......
씬39 운암사전경
씬40 운암사 마당(낮)
나무 그늘 평상 위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덕구.
평상 한 쪽에는 볕이 드는데 그 곳에 나물을 널고 있는 처사.
어느덧 볕이 덕구가 누워있는 쪽으로 들면
처사는 슬금슬금 자는 덕구를 밀어내며 그 자리에 나물을 너는데..
조금씩 밀린 덕구 급기야 평상에서 떨어지고..
덕구 : 어이구 어이구.. (하고 보면 늘 그랬는지 대충 알겠다.)
처사 : (덕구 빠진 평상에 느릿느릿 나물을 널면)
덕구 : (화가 나선) 나물 말리자고 자는 사람을 밀어?
처사 : 누가 볕드는데서 자래유?
덕구 : 아까는 그늘이었단 말이야.
처사 : (대꾸없이 일만하는)
덕구 : (화가 나지만 꾹 참는데)
처사 : (덕구 빤히 보며) 비켜유.
덕구 : (비키며) 구름 지나가면 널고 구름 나면 걷고.. 쨍하면 폈다가 땡하면 말고 느려터지기는 또..
아이고 속터져! 마누라! 내가 이제야 당신 속을 알겠네 여보 마누라!
하는데.. 일각에서 장금이가 오는 모습이 보이고..
덕구 : (눈을 비비며) 누구야? 거기 오는 처자 혹 장금이 아닌가?
장금 : (덕구 보고 놀라기도 하고 반가워선) 아저씨!
덕구 : 아니 장금이.. 장금이가 맞구나. 장금아!
장금 : (웃는)
덕구 : 근데 여긴 웬일이냐? 불공드리러 올 리도 없고 혹시 네가 상궁마마님 수발 들러 온거냐?
장금 : ..(씁쓸하게) 예에
덕구 : 잘됐다 잘됐어! 안 그래도 여긴 얘기할 사람도 놀 사람도 없고
이러다가 내가 머리를 깎고 중이 되는게 아닌가 하던 참이다.
장금 : ......
정윤수 : (다급한 E) 밖에 아무도 없소?
덕구 : 마마님이 또 기절을 하셨나?
하고는 덕구 가는데.. 장금도 따라간다.
씬41 보모상궁 처소
덕구와 장금 들어오면.. 보모상궁이 발작이 일으킨 듯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고..
정윤수 : 얼른 잡으시오.
하면.. 덕구와 장금이 보모상궁의 양어깨를 잡고..
정윤수, 급히 침을 놓는데..
침을 맞은 보모상궁 잠시 후에 조용히 잠을 잔다.
보는 덕구와 장금..
씬42 별채 부엌(덕구가 쓰는)
덕구는 음식준비를 하고 있고.. 장금은 그냥 있다.
덕구 : 오래는 못 사실거 같애.
장금 : ......
덕구 : 그래 그런지. 자꾸 어릴 때 오라버니가 쥐어줬던 쌀을 가져다 달라는데.. 나원 참..
장금 : .....
덕구 : 어릴 때 부모를 잃어 오라버니하고 둘만 구걸을 하며 돌아다녔든 모양이야.
배가 고파 우니까 오라버니가 어느 날 손에 쌀을 쥐어줬대.
한참을 정신 없이 먹고는 보니 오라버니가 한쪽서 자고 있드래.
장금 : .....
덕구 : 근데 글쎄.. 그게 자는 게 아니고 아주 간 거였대!
장금 : .....
덕구 : 뭐 사정이야 딱하지..
장금 : ......
덕구 : 평생 가슴에 쌓였겠지.. 죽을 때가 되니까 오라버니 생각이 자꾸 나고
그래서 그 쌀을 먹고싶다는데 그게 분명 그냥 쌀이 아니고 뭐.. 쫀득쫀득하고 고소하다는데
밥이 그런 것도 아니고 떡이 그런 것도 아니고 생쌀이 그렇다는 게 말이 되냐고 말이?
장금 : ..진짜 그런 쌀은 없어요?
덕구 : 그럼.. 내가 별의 별 쌀을 다 구해서 밥을 해 올렸다.
그냥 배고파 먹어서 그런 거지! 그런 쌀이 어딨어?
장금 : ......
덕구 : 어쨌든 니가 왔으니 내가 좀 편해지겠다. 다음 번부터는 니가 올려라.
장금 : ..아저씨 저 죄송한데.. 당분간은 아저씨가 하시면 안되요?
덕구 : 니가 웬일이냐? 음식하는 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애가..
장금 : 그냥 좀 맥이 없어서요..
덕구 : 너무 오래 걸어와 그런가? 가서 쉬어라..
장금 : ..예.. 죄송해요.
씬43 산 일각
군관 두 명이 주위를 경계하고 있는데.. 민정호가 나타나고..
민정호 : 어찌 되었느냐?
군관1 : 나으리께서 말씀하신 대롭니다.
민정호 : ......
군관2 : 근래 인삼이 흉작인 적은 한번도 없답니다.
민정호 : .......
군관1 : 어찌 하올까요?
민정호 :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꼬리를 놓치기 쉽다.
허니 최대한 몸을 낮춰 윗 선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라!
군관1.2 : 예 나으리.
하면.. 민정호는 돌아 산사로 가고..
씬44 냇가(낮)
민정호.. 걸어오다가 냇가가 나타나자.. 조금 더운지.. 세수를 하려 냇가로 가는데..
저쪽 어딘가에서 작은 돌맹이 하나가 퐁당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조금후에 또 퐁당.. 조금후에는 좀 세게 퐁당.. 다시 더 세게 퐁당..
민정호.. 뭔가 싶어.. 그쪽으로 간다.
가보니 시무룩한 얼굴의 장금이 바위에 앉아 무심히 돌맹이를 냇가로 던지고 있다.
놀라고 반가운 민정호.
그러나 장금이 너무 우울해보이자.. 그냥 보기만 한다.
씬45 운암사
덕구 있는데.. 민정호 온다.
덕구 : (반기며) 나으리! (하고는 민정호의 손을 보는데 아무것도 없자) 못 구하셨습니까?
민정호 : ......
덕구 : 술 좀 구해다 달라! 그리 부탁을 그렸는데 정말 야속하십니다.
민정호 : ..미안합니다. 깜빡 했습니다.
덕구 : (시무룩하고)
민정호 : 서나인이 궐에서 수발하는 나인으로 왔습니까?
덕구 : ..예. 보셨습니까?
민정호 : 예.. 헌데 안 좋은 일이 있어 보이던데 무슨 일 있습니까?
덕구 : 글세요.. 제가 보기에도 좋아 보이지는 않던데..
민정호 : .....
씬46 냇가 일각(밤)
장금이 아직도 바위에 멍하니 앉아있다. 그위로..
(회상)
한상궁 : (E) 내 일찍이 네가 숯을 생각해내고 광천수를 생각해내 냉국수를 만들고..
어성경연에서 숭채만두를 만들어내는 재기를 높이 사
너에게 맛을 그리는 능력이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한상궁 : (E) 허나.. 그 재기가 너에게는 오히려 독이구나!
한상궁 : (E) 허나.. 그 재기가 너에게는 오히려 독이구나!
장금, 그 말이 못내 서운한지.. 눈물을 떨구고는 일어난다.
그리고는 사찰마당으로 걸어가는데..
씬47 사찰 마당(밤)
장금.. 처소로 가려는 듯 마당을 지나쳐 가는데..
대웅전 안에서 불공을 드리고 제를 올리는 정호의 모습이 보인다.
장금.. 그런 정호를 보는데.. 쓸쓸해보이고..
이때.. 처사가 지나가자..
장금 : 저기 저 분이 누구께 제를 올리는 것입니까?
처사 : 모친께서는 나으리를 낳으시면서 돌아가시구유..
또 3년 전엔 상처까지 하셨대유.. 그래서 제를 올려드리는 거래유.
장금 : .....
하고는 정호를 본다.
씬48 궁 전경(다음날 아침)
씬49 사옹원 마당 일각(아침)
최상궁과 최판술이 만나고 있다.
최판술 : 잘 하였다.
최상궁 : 당연한 결괍니다.
최판술 : 그럼.. 그렇지.
최상궁 : 일이 이렇게 됐으니.. 오겸호 제조대감께 말씀드려 다음 경합을 빨리 치루도록 해주십시오.
저는 제조상궁님께 청을 넣겠습니다.
최판술 : 그래! 하루라도 빨리 끝을 내는 것이 좋지. 안 그래도 오늘 뵐 일이 있으니 내가 말씀드리마.
최상궁 : ..예.
씬50 제조상궁집무실
제조상궁 있는데.. 최상궁 들어온다.
제조상 : 그래. 정상궁은 어쩌고 있느냐?
최상궁 : (비소를 띠며) 자중지란이 일어난 듯 합니다.
제조상 : 자중지란이라니..
최상궁 : 한상궁은 자기를 도왔던 나인을 파견 보내고 정상궁과 한상궁은 서로 말도 없고 그렇습니다.
제조상 : 대비마마 앞에서 그런 수모를 당했으니 그럴게야.
최상궁 : 마마님! 대비마마께 말씀드려서 경합을 오래 끌수록 수라간의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빨리 시행해달라 말씀 드려주십시오.
제조상 : 안 그래도 그러실 생각인 듯 하네.
최상궁 : 그렇습니까?
제조상 : 아예 무산시키고 자네를 올릴 생각도 하시는 듯 해.
최상궁 : 아닙니다! 마마님! 어차피 이리 된 것 완전히 누르겠습니다.
해야 앞으로 어느 처소의 큰 상궁마마님들께서도
마마님께 대항을 할 생각을 못하지 않겠습니까?
제조상 : 그렇지.. 이렇게 된 거 아예 낯을 들지 못하게 해놔야지.
씬51 기방
최판술과 오겸호 앉아있는데..
오겸호 : 성균관 학전의 수확량이 격감했다는 상소가 올라왔네.
최판술 : ......
오겸호 : 그 지방 감영에 연유를 알아내라는 어명을 내리셨어.
최판술 : 그 지방 감영의 관찰사께서는 대감의 수하가 아니십니까?
오겸호 : 그렇지!
최판술 : 원래 인삼이라는 것이 깊은 산속의 천종삼을 최고로 치는데
천종의 씨앗을 새들이 옮긴 지종삼도 구하기 어려워
대부분 씨를 뿌려 10년 이상 기다리는 장뇌삼들입니다.
오겸호 : ......
최판술 : 허니.. 관찰사께서도 보고하실 때 별 무리가 없으실 겁니다.
오겸호 : 그래도.. 모르니.. 자네가 관찰사를 만나고 오게.
최판술 : ..예. 대감마님. 허고.. 대비마마께서 일을 빨리 진행을 시키도록 말씀을 좀 넣어주십시오.
오겸호 : 그러지.
씬52 냇가 바위
장금이 또 멍하니 앉아있는데.. 덕구가 신이 나서는 술 한병을 들고는 올라오고 있다.
덕구 : 드디어.. 구했다.. 구했어.
장금 : (보는데)
덕구 : 내가 아주 술하고 고기를 못먹어서 몸에서 사리가 나오는 줄 알았다.
장금 : ......
덕구 : 술은 구했으니 장금아.. 너 나랑 사냥 안 할래냐?
장금 : 사냥이요?
덕구 : 그래.. 토끼라도 잡아놓고 마셔야 맛이 나지.
장금 : 하지만 사찰인데요?
덕구 : 그러니까 더 맛있지! 너 하지 말라는 거 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 줄 아냐?
장금 : 하지만.. 전..
덕구 : (끌고 가며) 이리 따라와! 무슨 일인줄 모르겠지만.. 너 이상해.
맥이 탁 풀려 가지고는 우리 집에 있을 때 그랬던 거처럼 한번 둘이 신나게 잡아보자.
장금 : ..(자신도 기분을 바꾸고 싶은지) 그래요!
씬53 산
장금이 토끼를 몰아주는데.. 번번히 덕구는 놓친다.
장금.. ‘아저씨 아저씨’하며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고.. 덕구도 뛰기는 하나 놓치고..
장금이 드디어 토끼 하나를 제대로 몰며 ‘아저씨.. 가요.. 이쪽이요 이쪽’ 하면..
덕구 어디냐 어디 하며 달려가는데..
토끼가 더 빨리 달리고.. 장금이도 펄쩍거리며 뛰어가고..
이때.. 덕구가 또 놓칠 듯 한데.. 누군가가 번쩍 토끼를 잡아올린다.
보면 민정호다..
장금 정호를 보곤 조금 민망해선 주춤하는데.. 민정호 손에서 빠져 달아나는 토끼.
장금 : (놀라) 토끼가!
정호도 놀라.. 장금과 덕구 정호가 함께 어우러져 같이 토끼를 쫓느라 달린다.
오랜만의 휴식이다.
씬54 산 일각(밤)
모닥불에 구워진 고기를 먹으며 술을 마시는 덕구와 민정호, 장금..
덕구는 어느새 취기가 도는지.. 노랫자락 하나를 흥얼거리더니 골아떨어져 잔다.
장금 : (보며) 원래 두잔만 드시면 주무세요.
민정호 : 그러면서 그렇게 술타령을 했단 말입니까?
장금 : 아저씨말로는 집엣 술을 많이 훔쳐드시면 혼날까봐..
조금만 먹고도 취하는 법을 터득하신 거래요.
민정호 : (웃는데)
장금 : (쓸쓸하게 웃고) ..정말 오랜만에 아이 쩍으로 돌아간 거 같았어요.
민정호 : ......
장금 : 어릴때는 어머니에게 매를 맞아가면서도 늘 토끼를 잡았었거든요.
민정호 : 헌데.. 어찌 혼자가 되셨습니까?
장금 : (보면)
민정호 : 별사옹에게 들었습니다.
장금 : ..저때문이었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아버지께서는 원래 내금위 군관이셨지요..
민정호 : 예에? (놀란다)
장금 : ..
민정호 : 허면 제가 몸을 담고있는 내금위?
장금 : (끄덕인다)
민정호 : ..헌데 어쩌다가..
장금 : 아버지께서는 폐서인이 되신 중전마마 윤씨의 사약을 봉행하셨지요..
민정호 : ......그러다가 어찌?
장금 : (갑자기 그때 옛날이 생각난 듯) 그때.. 제가 그때.. 소리치지만 않았어도
아버지께서는 아무 일이 없으셨을 텐데....
민정호 : (갑자기 숙연해진 분위기에..)
장금 : 그 바람에 어머니도....
민정호 : ..허면 어머니도....
장금 : .......
민정호 : ........
장금 :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한다)
민정호 : (갑작스런 장금의 태도에 당황하고)
장금 : (서럽게 흐느끼는 )
민정호 : (더욱 당황하고) 죄송합니다! 제가 쓸데없는 질문을 드려...
장금 : (오열하는 장금)
민정호 : ... (당황하는)
장금 : (울음을 억제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죄송합니다
민정호 : .. (당황한 상태로..) 아.. 아닙니다
장금 : (진정하고) ...언젠가.. 때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거예요..
민정호 : 아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죄송합니다
쓸데없는 질문을 드려 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했나봅니다......
장금 :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기고)
민정호 : (자신도 뭔가 생각에 잠긴다)
장금 : ......
쓸쓸한 장금의 모습
보는 민정호.
씬55 운암사 마당(아침)
정윤수 앞에 장금이 있는데.. 정호는 방에서 나오고 있고..
정윤수 : 여기 약방문을 넣었으니 이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장금 : 예.
정윤수 : 혹시 약재가 없는 것이 있더라도 꼭 구해야 합니다.
그 중 하나라도 빠지면 처방이 아니되는 것이오.
장금 : 예 알겠습니다.
정윤수 : 그럼 조심해 다녀오시오.
장금 : 예.. (하고 가려는데)
정호 : 저자에 나가십니까?
정윤수 : 약재가 떨어져 부득히 그렇게 됐습니다.
정호 : 잘 됐습니다. 저도 저자에 볼 일이 있습니다.
장금 : ......
씬56 산 길
장금과 정호가 걷고 있는데.. 정호 그저 묵묵히 아무 말 없이 앞서 걷는다.
그 뒤를 따르는 장금..
그러다가 갈림길이 나오는데..
정호가 한 쪽으로 들어서면..
장금 : 나으리. 그 쪽이 아닙니다.
정호 : 알고있습니다. 따라오십시오.
장금 : ......?
씬57 산등성
정호를 따르는 장금.. 궁금하여 가는데..
민정호 : (E) 여깁니다.
장금, 뭔가 하고는 절벽으로 올라가보니.. 앞에 탁 트인 바다가 보인다.
장금.. 정호를 보는데..
민정호 : 스승님께서 아마.. 바다나 한 번 보고 오라고 보내신걸겁니다.
장금 : (정호의 마음씀에 고마워 보면) .....
민정호 :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장금 : (역시.. 바다만 바라보는데) ....
씬58 주막 앞
장금과 정호 저자거리를 걷는데.. 갈림길에서 멈추어서는..
정호 : 약방은 저 쪽입니다.
장금 : 예.
정호 : 그럼 한 식경 후에 여기서 다시 보지요.
장금 : 예.
하고는 정호는 주막안으로 들어가는데..
정호가 들어가는 주막방을 주시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씬59 주막 방
정호 들어오면 변복한 군관1가 있는데..
정호 앉으면..
정호 : 알아봤느냐?
군관1 : 예.
정호 : 빼돌린 인삼이 어디로 가는 것이냐?
군관1 : 한양 육주대방 최판술 상전으로 간다 하옵니다.
정호 : (놀라) 최판술 상단?
군관1 : 예. 어찌 할까요?
정호 : ..됐다. 우리는 거기까지만 알아내는 것이 임무이니.. 너희들은 돌아가거라.
군관1 : 예.
씬60 산 길(저녁)
장금은 약재첩을 들고 정호의 뒤를 따르고 있다.
정호가 가는데 갑자기 뭔가 느낀 듯 발걸음이 멈칫한다.
그러자 이내 나무나 숲 사이에서 잠복해 있던 괴한들이 나타나고..
놀라는 장금의 모습..
민정호 : (분위기를 쓱 흩어보곤 눈치를 채고) 웬 사람들이요.
괴한1 : 잠시 우리와 동행하셔야겠소이다.
하고는 괴한들이 조여오는데..
민정호, 장금을 보호하며 감싸고.. 두려운 장금의 모습..
날카롭게 노려보는 민정호.
순간 한 놈이 달려들고 가뿐하게 때려눕히는 정호.
다시 한 놈 달려들고 역시 때려눕히고.. 괴한1 역시 예삿 놈이 아니라는 듯 놀라는데..
장금에게 달려드는 괴한 몇 명.
장금이 기겁을 하고 놀라는데..
정호 어느새 장금에게 달려드는 놈들을 때려눕히자..
보던 괴한1 안되겠다 싶은지 칼을 뽑고.. 다른 놈들도 칼을 뽑아드는데..
두려운 장금의 얼굴.
민정호, 장금을 감싼 채로 괴한들을 때려눕힌다.
그리고는 장금을 데리고는 얼른 그 자리를 피하는데..
씬61 산 길 일각(저녁)
정호와 장금이 잰걸음으로 가고 있다.
간간히 뒤를 살피는 정호.
장금은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고 겁이 잔뜩 들어있는데..
숨이 턱에까지 찬 장금 때문에라도 잠시 걸음을 늦추고는..
민정호 : 괜찮습니까?
장금 : (숨이차선 고개만 끄덕)
민정호 : 이제 산사에 다 왔습니다.
순간 장금을 스치고 지나가 나무에 꽂히는 화살.
놀라는 장금과 역시 놀라서 뒤를 돌아보는 정호.
다시 장금 쪽으로 날아드는 화살.
정호 민첩하게 장금을 감싸 앉고 피하면..
놀라는 장금과 정호. 보면 정호의 옷자락에 화살이 스쳤는데..
정호가 주위를 살피자 더 많은 괴한들이 뒤를 쫓는 모습이 보이고..
장금을 잡고 다시 도망을 가는 정호.
씬62 사찰외각 처사의 별채(저녁)
정호, 너무 가까이에서 따라오는 듯 보이자 정호 그냥 별채로 들어간다.
처사 : 나으리.. 무슨 일인감유.
정호 : 예서 잠시 몸을 피하고 있을테니.. 저들을 좀 따돌려주시오.
처사 : (밑의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보고는) 허면 이쪽으로 오세유..
하고는 어딘가로 안내한다.
씬63 창고(저녁)
장금과 정호, 들어가는데.. 정갈하게 잘 마른 나물들이 일목요연하게 많다.
처사 : 혹 집을 뒤져도 여기는 눈에 잘 안 쓰이는 곳예유.
하고는 처사는 가고..
정호는 초조하게 밖을 주시하는데.. 장금은 나물들을 죽 보고 있다..
씬64 사찰마당(밤)
장정들이 와서는 이곳저곳을 뒤지는데.. 무슨 일인가 하고는 나온.. 덕구와 정윤수..
정윤수 : 무슨 일이오?
무장 : (무시하고는) 없느냐?
무사1 : 예.. 누워있는 여자하고.. 여기 둘.. 그리고.. 불공을 드리는 스님들 뿐입니다.
덕구 : 대체 무슨 일입니까?
무장 : (기분나쁘게 한번 노려보고는) 여기 혹.. 선비 하나와 여인 하나가 묵고있소?
덕구 : 선비 하나와 여인이라면..
처사 : (E) 그런 사람 없는디유..
덕구 : (처사 보면)
처사 : 지가 이 절의 처산데.. 이 절엔.. 요양 와 누워계신 분하고 수발들고 있는 이 두분 뿐인디유..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신데유?
무장 : ..사람을 찾고 있소..
처사 : 여긴.. 없는디유.. 암튼.. 여긴 절이니까.. 소란 피우지 말고 가셔유.
무사1 : 다른 곳으로 간 것 같습니다.
무장 : (한번씩 노려보고는 간다)
덕구 : 뭔 일이야?
처사 : 지두 모르쥬..
하고 처사는 자신의 별채로 간다.
씬65 창고(밤)
장금과 정호..
장금 : 무슨 일입니까?
정호 : 수하들을 시켜 뭘 좀 알아본 것이 있는데.. 뒤를 밟은 모양입니다.
장금 : ......
이때.. 들어오는 처사.
처사 : 갔슈..
정호 : .....
장금 : .....
처사 : 그래도 혹 모르니.. 지 방에서 밥이나 한술 뜨고 가세유.. 혼자 먹기도 헛헛한디유..
씬66 처사 방(밤)
방에 들어오는 장금과 정호. 보면 방에도 온통 말리는 것 투성이다.
장금 어색하여 앉지도 않고 이것 저것 보고.
정호도 선뜻 앉지 못하는데..
방문이 열리고 처사가 밥상을 들고온다.
상을 받아보면 작은 종지에 다양하게 차려진 산채정식 같은 밥상.
소박하지만 가지각색의 나물들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있고..
처사의 겉보기와는 다르게 정갈하고 깔끔하게 느껴지는데..
처사 : 절밥이라 찬은 없어유..
민정호 : 없다니요? 진수성찬인데요.
처사 : 다.. 나물 부스러기들인디유.. 어서 드셔유..
하면.. 민정호 밥을 먹는다.
어색한데.. 먹어본 민정호..
민정호 : 서나인도 드셔보십시오. 맛이 기가 막힙니다.
장금 : (궁금하여 먹어본다)
적잖이 놀라는 장금의 표정.
장금 : 이건.. 궁에서도 내지 못하는 맛입니다. 어찌하는 것입니까?
처사 : 아무렴유! 궁 거랑 어뜩해 비교를 하것어유?
장금 : 정말입니다.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처사 : 없어유..
장금 : ......
씬67 운암사 절 부엌(아침)
정숙한 절부엌에서 스님들이 조용히 조리를 하고
처사는 한켠에서 나물을 무치고 있는데..
장금.. 그 옆에 바짝 붙어서는..
장금 : 가르쳐 주세요! 분명.. 혼자만 아시는 비법이 있는거죠?
처사 : 없대니까유.
하며 처사 나가면.. 장금 따라나가고..
씬68 운암사 마당(낮)
처사는 여전히 널 것을 가져와 여기저기 볕 좋은 곳에 자리를 깔고 나물등을 말리고 있는데..
처사 뒤를 졸졸 따라다니듯이 붙어있는 장금.
장금 : 그러지 마시고 좀 가르쳐주십시오. (하고 따라다니면)
그런 모습을 이상하게 보는 덕구.
그리고 웃음을 띠며 보는 민정호.
덕구 : 물을 사람한테 물어야지.. 느려 터져가지고는 맨날 나물이나 말리는 사람한테 뭘 물어..
처사는 정성스레 나물 하나 하나를 자리에 벌리고 있는데..
장금 : 처사님!
처사 : 진짜 왜이러신데유? 저는 암것두 몰라유.
장금 : 분명 궐에서 먹던 것하고는 다릅니다.
처사 : 임금님이 드시는 것이 더 맛있것쥬.
장금 : 아니요. 분명 어제 처사님이 차려주신 음식이 더 맛있었습니다.
처사 : ......
장금 : 처사님.
한 쪽에서 보고 있는 정호는 장금의 그런 모습에 웃음이 나고..
씬69 논(산위의 작은 논)
처사 낫을 들고 벼를 베고 있다. 장금 거기까지 따라 들어오고..
장금 : 그럼 말리는 방법이라도 가르쳐주세요.
처사 : 볕이 말리지 제가 말리남유.
장금 : ......
씬70 별채처사 집 마당
베어 온 벼를 털고 있는 처사.
여전히 장금을 졸졸 따라다니고..
장금 : 그럼 나물들은 어디서 뜯는겁니까?
처사 : 산에 가면 지천이 나물인디 어디서 뜯것슈?
장금 : ......
씬71 처사 집 부엌
털은 나락을 가마솥에 넣고 찌려는데..
보던 장금이 돕고자 물을 부어주면..
처사 : 많이 부으면 퍼져서 터져유.
장금 : (붓다 말면)
처사 : 쩍으면 나락이 타뿔텐디. (하곤 자신이 물을 맞추고)
장금 : ..좀 가르쳐주세요.
처사 : 아따.. 증말 미치것네..
씬72 주자헌
제조상궁과 정상궁, 최상궁, 한상궁 앉아 있다.
제조상 : 이레 후에 두 번째 경합을 하라는 분부시다. 과제는 따로 내리신다니 준비하거라.
정상궁 : ......
한상궁 : ......
최상궁 : ..예 마마님..
씬73 수랏간
정상궁과 한상궁이 들어오는데..
정상궁 : 정말.. 장금이 없이 혼자 하겠느냐?
한상궁 : 예..
정상궁 : (걱정스럽고)
씬74 최상궁처소마당
최상궁, 홍이에게
최상궁 : 금영이가 하필이면 어제 출궁휴가를 갔구나.
홍 : 예.. 마마님..
최상궁 : 집에 가는 길에 오라버니댁에 들러 그냥 돌아오라고 전하거라.
홍 : 예.
씬75 길
어딘가를 가고 있는 금영..
씬76 운암사 전경
씬77 보모상궁 방(낮)
상궁의 안색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하고..
시침을 하는 정윤수의 얼굴도 심각하다.
이를 바라보는 정호와 장금도 안타깝기만한데..
씬78 방 밖
덕구 어떡하나 걱정스레 있는데.. 걱정스런 표정으로 나오는 장금과 정호.
덕구 : 어찌됐냐 장금아?
장금 : 위기는 넘기셨답니다.
덕구 : 다행이네 다행이야. 그러게 뭐라도 드셔야 약이라도 받고 그럴텐데..
장금 : ......
민정호 : (장금에게) 조상궁이 찾는 쌀은 정말 없는 것입니까?
덕구 : 찌거나 술밥이 아닌 이상 생쌀이 고소하고 쫀득거리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런 쌀은 세상천지에 없다는데두요.
민정호 : .......
장금 : ..(문득 뭔가 생각이 나는 듯) 술밥이나.. 찌거나?
뛰어가는 장금.
보는 덕구와 정호.
씬79 처사 집
찐 나락을 처사가 볕에 정성껏 널고 있다.
이 때 장금이 뛰어와서는...
처사가 널고 있는 쌀을 씹어 먹어본다.
처사 : 아직 들 말렀슈..
장금 : 이걸 말리면 백미보다 딱딱해지나요?
처사 : 그렇쥬.
장금 : 그럼 말린 쌀을 한참 씹으면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나나요?
처사 : 아시네유.
장금 : (화색이 돌면서) 이건 가봐요.. 상궁마마님이 찾는 쌀이 이거 같아요.
처사 : 상궁마마님이 올게 쌀을 찾으셔유?
장금 : 올게 쌀이 뭐예요?
처사 : 산등성이 논은 수확이 늦어지잖아유.. 그래서 추석 때 햅쌀을 조상님께 올리기가 어려워유.
장금 : ......
처사 : 들 여문 벼를 베다가 쪄서 말리면 밥맛이 기가 막혀유. 헌데 그걸 찾으셨대유?
장금 : 예.. 상궁마마님께서 어릴 적 오라버니가 이 쌀을 한줌 쥐어주시고는 돌아가셨대요
너무 맛있었다고 그 쌀을 들고 저승으로 가셔야한다고..
처사 : 딱하시네유..
장금 : 이 쌀을 제게 조금만 주세요.
처사 : 이건 안되유.
장금 : 왜요? 언제 돌아가실 지 알 수 없어요. 가시기 전에 한번이라도 이 맛을 뵈드려야해요.
처사 : 사정은 알겄는디 아직은 맛이 안되는디..
장금 : 처사님..
처사 : 이건 바짝 말려서 방아 쪄서 먹는것인디유.
장금 : 제가 빠른 방법으로 말리겠습니다!
처사 : 볕이 좋아도 나흘 이상은 말려야 맛이 나는건디유.
장금 : (이미 포대에 주워담고 있고)
씬80 처사 부엌(낮)
장금은 연신 아궁이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데..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위에 올벼를 올려 말리고 있다.
장금 : 사흘이나 볕에 말릴 시간이 없어요. 장작 좀 더 갖다주세요.
덕구 : 이렇게 말리면 금방인걸 그 처사놈은 죙일 널고 거두고 널고 거두고..
씩 웃어 보이곤 계속 부채질을 하는 장금.
씬81 상궁 방(밤)
힘겹게 일어난 상궁에게 쌀을 쥐어준다.
장금 덕구 정호 정윤수 유심히 보는데..
장금 : 드셔보세요. 마마님이 찾는 그 쌀일 겁니다.
상궁 : (한줌 입에 넣고는 씹어본다)
장금 : (긴장되선 바라보고)
정호 : ......
정윤수 : ......
덕구 : ......
상궁 : (씹으며 희미하게 웃는)
장금 : (불안해선) 왜요? 아닙니까?
상궁 : 맞는거는 같다.
장금 : 헌데요?
상궁 : 그 맛이 안나! 오라버니에게 드리기는..
장금 : ......
상궁 : 어쨌든 고맙구나.
장금 : ......
상궁의 흔쾌한 반응이 아니자 모두들 조금씩 실망하는 분위긴데..
씬82 운암사 마당(밤)
덕구 정호 장금 방에서 나오는데..
정호 : 애쓰셨습니다.
장금 : ......
정호 : 저도 맛을 봤지만 분명 조상궁이 말한 맛이었습니다.
덕구 : 그래 장금아. 마마님이 병중이라 그 맛을 못 느끼신게야.
장금 : ..하지만 마마님의 한을 풀어 드려야하는데..
씬83 운암사 전경(다른 날)
씬84 상궁의 방(밤)
장금이 상궁을 안아 탕약을 먹이고 있는데.. 정말 갈 데가 된 듯 힘이 없다.
보는 정윤수와 덕구, 정호..
처사 : (E) 저 혹시 들어가도 되유?
민정호 : 들어오세요.
처사, 들어와서는
처사 : 저기.. 올게쌀이 다 돼서..
하고는 올게 쌀 한줌을 상궁에게 올린다.
상궁, 받아서는 입에 넣고 씹는다.
처사 : 딱딱하니 꼭꼭 씹으셔유.
상궁 받아서는 입에 넣고 힘들게 힘들게 씹는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웃음이 번지는 듯 하더니..
희미한 웃음 속에 어느새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상궁 : 이겁니다. 바로 이거예요. 이제 저는 이승을 떠도 되겠습니다.
제가 갈 때 이 쌀을 제 관에 꼭 넣어주십시오. 오라버니에게 드려야합니다.
보는 모두들.. .
장금은 뭔가 깨달은 듯.. 멍한데.. 상궁은 회한의 눈물을 펑펑 쏟으며 쌀을 씹고 또 씹고..
씬85 사찰 부엌(밤)
장금이 들어온다.
그리고는 처사의 올게 쌀을 먹어본다.
맛을 본 장금의 표정이 굳어지는데..
장금 : 비법이..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어.
하는데.. 처사가 들어온다.
장금 : 비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었어요. 그 맛있던 나물도. 상궁마마님의 한을 풀어드린 그 쌀도..
그냥.. 좋은 볕에 말리고. 거두고. 말리고.. 거두고.. 그 정성과 시각.. 그거였어요..
처사 : 그렇다니께유.. 우리 엄니가 그랬슈.. 어차피 음식으로 배부르게는 못 먹으니께..
정성이라도 많이 먹어야 배가 부르다구유..
그러니.. 아무리 급해도 덜된 거 대충 얼버무려서 남 먹이지 말라구유..
장금 : ......
씬86 운암사 마당(밤)
장금이 멍한 표정으로 나오는데.. 정호가 있다.
장금 : 이제야.. 제가 뭘 잘못했는지 알았습니다.
씬87 운암사일각(밤)
장금과 정호가 앉아있다.
장금 : 실은 스승님을 원망했습니다.
정호 : ......
장금 : 결과가 나빴기에.. 늘 칭찬하셨던 저의 재기도 평가하지 않으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노력했으니까요.
정호 : ......
장금 : 근데 아닙니다. 그때 제가 한 노력은 이기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여기와서도 저는 남의 비법이나 알려달라는 노력뿐이었습니다.
정호 : .....
장금 : 헌데 비법은 없었습니다. 오로지 거기에 들어간 땀과 정성만이 비법이었습니다.
돌아가실지 모르니 잔수라도 써 어떡해든 드려보자 한 제 쌀은
마마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고. 우직한 처사의 쌀이 마마님을 움직였습니다.
정호 : ......
장금 : 하여 저의 재기가 저에게 독이라 하신겁니다. 재기만 승한 사람이 될까봐요.
정호 : (장금을 보고는 웃으며) ..부럽습니다..
장금 : ......
정호 : 참으로 좋은 스승님을 두셨습니다. 목표를 이룬다는 핑계로 서나인이 편법적인 삶을 살까
두려워하셨나 봅니다.
장금 : .....
정호 : 하지만 전 믿습니다.
장금 : ......
정호 : 잠시 실수를 했을지 모르나. 서나인은 먹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띠어지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버릴 분이 아닙니다.
하고는 장금을 그윽한 눈빛으로 보는데..
장금 역시.. 민정호를 보고..
이때.. 한 켠에서 이 둘을 모두 보고 있는 금영의 모습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