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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유산] 2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8.17|조회수1,197 목록 댓글 0

[찬란한 유산] 21

 

 

 

 

 

 

 

 

 

 

S#1. 부암동 방 (밤)

 

방 문 앞에서 놀란 얼굴로 망설이고 있는 은성.

 

은성 : (어쩔 줄 모르겠는데)

환 : (밖에서 악쓰듯) 고은성!-

은성 : (너무 큰 소리에 문 열며 버럭) 시끄럽게 뭐하는 거에요! (하는데)

환 : (문 두드리던 기세 때문에 문 열리면서 반동으로 방안으로 쏠려 들어오며 은성에게 안기는 꼴 되고)

은성 : (졸지에 환 안은 채 부축하게 되면서 하중에 밀려 뒤로 뒷걸음질 치며 넘어지는)

둘 : (함께 방바닥으로 넘어지고)

은성 : (밑에 깔린 채 놀라 입 벌어지는) 어-

환 : (은성 위에 엎어졌다가 팔로 받치고 일어서려는데 은성과 눈 마주치는, 화난 듯, 아픈 눈으로 쏘듯 보는)

은성 : (가까이에서 그런 환 표정에 당황해 멈칫하는)

둘 : (잠시 그대로 보다가...)

은성 : (퍼뜩 정신 차리는, 환 가슴팍 밀며, 당황해서 한다는 말이) 왜 남에 방에 들어오고 그래요!

환 : (그대로 버럭, 취중에 마지막 토로) 니가 먼저 들어왔어!

은성 : (무슨 말인지 몰라 멈칫하면)

환 : (원망처럼) 맘대로 들어와 놓고, (한 손에 들고 있던 목걸이 가슴팍 떠밀고 있는 은성 손에 쥐어주며) 이깟 걸 안 받고...

은성 : (손 잡자 놀라 동시에 환 확 밀치며) 뭐하는 거에요!

환 : (옆으로 벌렁 나동그라지며 그대로 뻗어버리는)

은성 : (얼른 일어나서 보면 손가락 사이에 목걸이 걸려있다. 어? 보는)

환 : (완전 뻗었다)

은성 : (놀라 다가가서) 이봐요! (헉 놀라)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흔들며) 일어나요-

환 : (꿈쩍도 하지 않고)

은성 : (당황해 환 팔 잡아 일으키는) 여기서 이럼 어떡해요? 일어나요!- (일으키려 고 끙끙하지만 역부족, 팔 탁 놓으며) 어뜩해...

         (환 정말 뻗었나? 들여다 보며) 정말 자는 거에요? (환 뺨 가볍게 탁탁 때려보는)

환 : (그대로) ...

은성 : (황당한) 어떻게 여기서 잠들 수가 있어? 아- 미치겠네. (일어나서 어쩔 줄 몰라 왔다 갔다 하다가 핸드폰 집어

         준세 오빠 찾아 누르려다 멈칫하는)

혜리(E) : 가게 문 닫고 바로 출발할 거야.

은성 : (핸드폰 시계 보면 12시 15분이다) 아... (다시 번호 찾기로 ‘할머니’ 찾았다가 멈칫하는)

 

<19회 67씬에서 ‘뺨 때리던 영란’>

 

도저히 전화 못 하겠는 은성, 핸드폰 옆에 놓고 다시 환에게 다가가는데 바지 주머니에서 삐죽 떨어져 나온 환 핸드폰 울린다.

얼른 집어 들어 보면 ‘승미’ 떠있다.

뚝 굳어지는 은성,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는데 배터리 떨어지면서 삐리리- 전원 꺼진다.

 

 

S#2. 승미 새 아파트 앞 (밤)

 

핸드폰 귀에 대고 있던 승미, 연결 안 된다는 안내에 굳어서 핸드폰 내리는데 다시 벨 울린다.

 

승미 : (환인 줄 알고 안보고 얼른 받는) 오빠? (하는데)

백(휠) : 환이 만나는 것도 아니면서 여태 왜 안 와? 오늘 이산 거 몰라?

승미 : (실망해서) 도착했어, 이제 들어 갈 거야... (끊는, 시계 보는, 울듯) 오빠 어떻게 된 거야...

         (들어가려다 멈춰서는, 다시 핸드폰 보는)

 

 

S#3. 영석 방 / 승미 아파트 앞 (밤)

 

누워서 막 잠들려고 하는 은우. 영석, 심란한 얼굴로 들어온다.

 

영석 : 아- 오늘따라 손님이 없냐... (핸드폰 울린다. 보고 어? 받는) 여보세요? 승미씨가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은우 : (승미란 말에 눈 번쩍 뜬다)

영석 : 환이요? 환이 여기 없는데, 안 왔어요.

은우 : (벌떡 일어나 앉는)

 

<2회 26씬에서>

은우 : 햄버거에는 콜라.

승미 : 그래, 콜라도 먹자. (하다 아차) 지갑!

 

은우 : (현재) 누나!...

영석 : (무심히 힐긋 보고) 진짜 이상하네? 연락도 없이 승미씨 바람맞힐 리가 없는데?

은우 : (마지막 기억으로) 누나 햄버거 안 사줬어, 불고기 버거. (이하 커트 백)

승미 : (불안과 걱정에) 아직 집에도 안 들어왔고, 핸드폰도 꺼있어요. (하는데 작게 은우 말소리 들린다)

은우(휠) : 햄버거에는 콜라.

승미 : (환에게 정신 팔린 상황이지만 익숙한 느낌에) 옆에 누구에요?

영석 : 아, 사촌동생이요. 야! 한영재! 조용히 좀 해!

승미 : (심란해서 인식 못하는) 늦게 전화해서 미안해요, 끊을께요.

영석 : 환이랑 한번 와요! (끊는)

은우 : (안타까운) 누나, 지갑이 있어야 되는 거야... 지갑 갖고 나오께, 지갑, 햄버거...

영석 : 뭐라는 거야? (하다) 너 누나 있었냐?

 

 

S#4. 승미 집 거실 (밤)

 

가구는 같지만 구조 다른 아파트 거실. 거의 정리돼 있다.

백성희, 막 문 열어주면 들어오는 승미, 낯선 집 참담한 심정으로 둘러본다.

 

백성희 : (눈치 느끼고) 어수선하지?

승미 : (얼른) 가구 똑 같애서 이사 온 느낌 없네 뭐... (방으로)

백성희 : (착잡하게 보는)

 

 

S#5. 승미 방 (밤)

 

들어오는 승미, 들어오자마자 방은 둘러볼 생각도 안하고 핸드폰 들여다본다.

혹시나 하고 문자 확인하지만, ‘일 끝내고 전화할게’ 라는 문자 외에는 없다. 불안으로 흔들리는 승미.

 

 

S#6. 부암동 방 (밤)

 

새벽 2시 50분 가리키는 시계. 벽에 기대앉아서 상에 스탠드 켜놓고 노트에 제안서에 쓸 문구 내용들 쓰고 있는 은성.

옆에 크루즈 입찰 공고 자료들과 예로 삼을 다른 제안서들 쌓여있다.

진성설렁탕 만의 특징은... 쓰다가 멈칫하는 은성, 다른 자료들 중에서 ‘창수 설렁탕’ 의 회사 구내식당 납품 제안서 집어 든다.

심각하게 갸웃하다 환 쪽 바라보면 한쪽에서 이불 덮고 곤히 잠들어 있는 환 보인다.

심각한 표정에서 심란한 표정으로 바뀌는 은성, 옆에 놓인 목걸이 집어든다.

다시 환 보는 은성, 조심조심 일어나서 환 쪽으로 간다. 쪼그리고 앉아서 환 얼굴 들여다보는 은성, 눈, 코, 입...

자기도 모르게 애잔하게 눈물 어려 환 얼굴 샅샅이 보는데... 환, 살짝 움직인다.

기척에 놀라 뒤로 물러서다 엉덩방아 찧는 은성, 얼른 일어나 도망치듯 벽 쪽으로 간다. 돌아보면 여전히 잠들어 있는 환.

은성, 휴... 하고 얼른 상에 가서 앉는다. 정신 차리려는 듯 고개 흔들고 다시 자료들 본다.

 

<시간경과>

자다가 갈증 느낀 듯 찌푸리는 환, 눈 뜬다. 낯선 풍경에 여기가 어디야... 둘러보다 놀라서 눈 커져 뚝 굳어지는 환.

위로 상 밀어놓고 벽에 붙어서 새우처럼 웅크리고 팔 굽혀 손 베개 하고 자고 있는 은성의 뒷모습.

환, 놀라서 벌떡 일어나 앉는다.

 

<프래쉬 컷>

- ‘고은성!’ 하며 문 두드리던 자신.

- 은성과 함께 엎어지던 자신.

 

아... 기억 떠올리고 죽을 맛인 환, 얼른 일어나서 문 쪽으로 가다가 멈칫 돌아보면 은성, 이불도 못 덮고 새우잠 자고 있다.

다시 와서 자기가 덮었던 이불 집어서 들고 가는 환, 살며시 이불 덮어준다.

은성, 긴장해서 잠깐 졸던 터라 이불 덮어주는 기척에 언뜻 눈뜨는데...

환, 은성 뒤에 약간 틈 놓고 은성 쪽 보고 똑같은 자세로 팔 베고 누워서 은성 뒷모습 본다.

그저 그녀 옆에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환 기척에 놀라지만 꼼짝도 못하겠는 은성, 안 깬 척 다시 눈 감는다. 달달 떨면서 자는 척 하는 은성.

그런 은성 눈치 못 채고 보는 환, 어느새 눈 감긴다.

 

 

S#7. 승미방 (새벽)

 

새벽 6시 가리키는 시계. 퍼뜩 잠에서 깨는 승미, 얼른 핸드폰 들여다보지만 부재 통화 없다.

 

 

S#8. 정 방 / 승미방 (커트 백)

 

협탁에 놓인 핸드폰 울리고 있고 정, 벨소리 들은 듯 인상 쓰지만 잠에서 깨나지 못하고 있다.

끊겼다가 다시 울리는 핸드폰.

 

정 : (짜증나는) 아- (벌떡 일어나 앉는, 핸드폰 집어 들어 받으며 시계 보는) 누구야!

승미 : 정아, 나 승미야.

정 : (찌푸리며) 승미? (황당한) 야! 지금 여섯시야?

승미 : 미안한데, 정아. 환이 오빠한테 무슨 일 있나 해서.

정 : 우리 오빠한테 무슨 일?

 

 

S#9. 환 방

 

비어있는 침대보면서 통화하는 정.

 

정 : 승미야, 우리 오빠 안 들어왔나 봐?

 

 

S#10. 승미 방

 

침대에 걸터앉아 있다가 놀라서 일어서는 승미.

 

승미 : 오빠가 안 들어왔다구?

 

 

S#11. 부암동 방

 

은성 뒤에 누워있던 자세 그대로 자던 환, 번쩍 눈뜨고 보면 앞에 은성 없다.

벌떡 일어나 앉아서 둘러보면 한쪽에 상보로 덮은 상 위에 놓여있는 새 칫솔과 메모지 보인다.

가서 보면... ‘문 잠그고 나와요’ 란 메모 위에 방 열쇠 놓여있다.

 

<프래쉬 컷- 은성 뒤에 가서 눕던 자신>

 

환 : (낭패스런, 손바닥으로 자기 머리 몇 대 때리며) 미쳤어!... (하는데 속 안 좋다. 배 만지다가 상 보 열어보면 북어해장국과 밥,

      간단한 반찬 차려져 있다. 국그릇 만져보면 아직 따뜻하다. 은성 마음 느껴지는, 약간 누그러져) 죽이진 않겠네...

      (일단 국 대접 들어서 마시다가 뭔가 생각난 듯 멈칫하는, 방 둘러본다) 여기서 할머니가 살았단 거야?...

 

<프래쉬 컷으로 4회 할머니 모습들 짧게 스치고>

 

환 : (다시 밥 상 보는, 찡한 마음으로 보고)

 

 

S#12. 2호 점 앞

 

약간 부스스한 스타일로 걸어오는 환. 은성, 현관 유리문 세정제로 닦고 있다.

환, 막상 은성 보자 치러낼 일이 걱정이다. 죽을 맛으로 으... 고개 돌렸다가 에이,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은성, 다가오는 환 본다. 이미 마음 다진 은성이다... 표정 담담히 하고 환에게 간다.

막 도착한 택시에서 둘 보고 깜짝 놀라는 승미.

 

은성 : (누구 보는 사람 없나, 주위 둘러보고 다가오는, 손 내밀며) 열쇠 줘요.

환 : (머쓱해 죽을 맛이다. 주머니에서 열쇠 꺼내 주면)

은성 : (주머니에서 환 차 키 꺼내 주며) 그 쪽 차 키에요, 할머니 드려요.

환 : (변명하려고) 어제는, (하는데)

은성 : (말 자르며, 아픈 맘 누르고) 암말도 하지 마요!

환 : (멈칫하면)

은성 : (거리 두려고 화난 척) 내가 힘만 조금만 더 ?오만?, 마당에 끌어다 팽개쳐 노숙시켰어요!

환 : (은성 마음 긴가민가) 그래?

은성 : (멈칫 했다가 더 쎄게) 한번만 더 그래 봐요? 경찰에 신고해 버릴 테니까.

환 : (불쑥) 그럴 거면 해장국은 왜 끓였어?

은성 : (멈칫하는)

환 : (은성 마음 캐듯) 이불은 왜 덮어줬어? 칫솔은 왜 두고 나갔어!

은성 : (할 말 없어 흔들리는) 그거야,

환 : 그거야, 뭐!

은성 : (말문 막히고 당황해 보다가) ...할머니 손자니까 그런 거죠.

환 : (가만히 은성 보는)

은성 : (그 눈빛 똑바로 못 보겠다. 시선 돌리며) 할머니 손자라서 한번 봐 준거라구요.

환 : (어쨌든 거절당했다. 자기도 별일 아닌 것처럼) 별것도 아닌 거 거절하니까 성질 나 그런 거야. 그러게 소주를 왜 먹여!

      (안으로 들어가는)

은성 : (화난 척 했던 표정 풀어지며 다시 아픈 눈으로 환 돌아보는)

승미 : (대화 내용은 못 들었지만 은성이 2호 점에 있는 게 충격인)

 

<20회 21씬에서>

승미 : (돌아서며) 회사는... 무슨 일로 온 거야?

은성 : 사직서 내러.

 

승미 : (현재, E) 어떻게 된 거야... (굳어져) 은성이가... 계속 일을 해?...

 

 

S#13. 까페

 

영란과 마주 앉아있는 백성희, 테이블에 가짜 차용증들 꺼내 놓는다.

 

백성희 : 빚 갚고 받아뒀던 차용증들이야.

영란 : 얘 이런걸 뭐 하러 보여주고 그래?

백성희 :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자기도 씁쓸한 척) 은성이가 보통이어야지.

            (슬쩍 떠보는) 너는 몰라도 환이 할머닌, 은성이 도움 받은 것도 있으시고, 오죽 믿었으면 전 재산 줄 생각까지 하셨겠어?

영란 : 아무리 그러셨음 뭐해? 은성이가 어머니 얼굴, 환이 얼굴 알고 있었다는 걸로, 게임 끝났지.

백성희 : (정확한 내용 궁금한) 뭐라고 하시디?...

영란 : (웃긴다는) 얼마나 놀라고 자존심 상하셨는지, 그날 이후로 은성이나 느이 모녀 얘긴 한 마디도 안하셔.

백성희 : (뭔가 이상한) 한마디도 안 하셨다구?

영란 : 걔 얘기는 말도 못 꺼내게 하셔. 2호 점 매출 달성하면 쫓아내실 모양이야.

백성희 : (더 놀라)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은성이를 계속 2호 점에서 일하게 하신 거야?

영란 : 어머니 속인 괘씸죄로 2호점 매출은 올리게 하실 건가 봐. 애가 일은 좀 잘하고 있었나 보드라.

백성희 : (기막혀) 아니 아무리 매출이 중요해도 그렇지, (하다) 그럼 유언장은 취소 하신대?

영란 : 하시겠지, 어머니 속인 사람은 절대 용서 못하신다니까.

백성희 :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이게 뭐지? 갸웃하며 생각에 잠기는데)

영란 : 근데 성희야.

백성희 : (보면)

영란 : 너 혹시, 니 두 번 째 남편, 그러니까 은성이 아빠한테 니들 돈 있다는 얘기 안 했니?

백성희 : (멈칫, 무슨 말인지 아는) 너 왜 그래? 말했잖아, 그 사람 갑자기 사고 당했다구... (맘 안 좋은 듯) 진작 말했으면

            그냥 있진 않았을 텐데, 승미 아빠가 남긴 거니까, 어뜩하든 안 건드리고 해결하고 싶었나 봐...

영란 : 사람은 괜찮았구나? 남자 자존심도 지킬 줄 알고.

백성희 : (듣기 괴로운, 말 돌리는) 암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러모로 미리 말 못 해서 미안해.

영란 : 근데 딸은 왜 그 모양이야? 애가 영악하기가?

백성희 : (차용증들 챙기며) 고생 안하고 살던 애가 큰일 겪더니, 돈에 눈이 뒤집혔지... (가방에 넣으며 후회되는 듯)

            집 뛰쳐나갈 때 더 잡았어야 했는데...

영란 : (이해 안 되는) 그러게, 성치 않은 동생까지 데리고 걘 왜 뛰쳐 나갔대니? 대책도 없으면서. (차 마시고)

백성희 : 자존심이지 뭐... 나랑 몇 년 안 살고 유학 가서, 좀 서먹했거든. (변명 보다 할머니 의중 더 신경 쓰이는, 생각에 잠기고)

 

 

S#14. 까페 주차장 + 백성희 차 안

 

속 답답한 얼굴로 걸어오는 백성희, 차에 탄다.

 

백성희 : (기막힌) 은성이에 대해서고, 승미에 대해서고 아예 말을 안 해?... (E, 머리 굴리며) 그럴 수는 없는 건데...

            속에 능구렁이 천 마리 들어있는 노인네... (본능적으로 느낌 불길한) 무슨 꿍꿍이야...

 

 

S#15. 2호 점 매장

 

테이블에 앉아서 새로 쓴 제안서 읽어보는 점장 보고 있는 은성.

 

점장 : (다 읽고 내려놓으며) 수고했어요.

은성 : 어때요?

환 : (들어오는)

점장 : 나야 고주임 아이디어 듣는 순간 솔깃했으니까. (환 보면)

환 : 핸드폰 충전 좀 할려구요. (이후 책상 부근에 놓인 충전기에 핸드폰 꼽는)

점장 : 동해 입찰 며칠 안 남았으니까 지금 바로 가서 사장님 뵙고 말씀드리고 와요. (내미는)

은성 : 네. (받아들고 일어서며)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가는)

환 : (보다가) 동해 그거 벌써 제안서 올렸잖아요.

점장 : 추가할 아이디어가 있어서 사장님 결재 받아보기로 했어요.

환 : 설렁탕 납품에 가격 말고 추가할 게 뭐가 있어요?

점장 : 고주임 오면 직접 들어요. (나가는)

환 : (혼잣말) 듣기는, 쳐다도 안 보는구만...

 

 

S#16. 진성 본사 사무실

 

결재서류 들고 팀장 책상으로 가는 승미, 팀장 자리에 없자 책상에 놓으려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 본다.

‘동해 크루즈 페리 납품 제안서’ 에 담당자 고은성, 선우환 이름 써있고 기타 입찰 준비에 필요한 서류들 놓여있다.

 

승미 : (뭐야? 놀라서 집어 들어 내용 보는데)

팀장 : (다가오며) 어, 유승미씨.

승미 : 팀장님, 이게 뭐에요?

팀장 : 그거? 2호 점에서 추진하는 입찰 서류에요.

승미 : 입찰이면, 동해에 직접 가는 거에요?

팀장 : 그럼요, 입찰은 거의 현장 접수니까.

승미 : (설마) 여긴 그럼 누가 가요?

팀장 : (제안서에 이름 가리키며) 거기 2호 점에서 입찰 제안한 두 사람이 가겠지.

승미 : (선우환, 고은성 이름 다시 보는, 쿵... 해서) 1박... 2일 가는 거네요?

팀장 : 첫날 접수하고 현장 설명회하고 다음날 미팅이니까 1박 2일 가야죠.

승미 : (다급한) 본사에서는 아무도 안 가요?

팀장 : 이번 프로젝트는 2호 점 주관이니까 본사는 서류 지원만 해요.

승미 : (쿵... 사색 되는)

 

 

S#17. 까페

 

마주 앉아있는 박변과 박창수(40대 후반).

 

박변 : (서류봉투 건네며) 티 나지 않게 입찰 단가 적당히 내려야 돼, 박 사장.

박사장 : (좋지만 의아한 듯) 박이사님, 이거 제가 믿고 웃어도 되는 겁니까?

박변 : (정색하고) 체인점 겨우 스무 개도 안 되는 창수 설렁탕 속여서 납품 따낼 만큼 허접한 진성 아닐세.

박사장 : 동해 크루즈 납품이면 남부 지역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수도 있는데요.

박변 : 말했잖나, 이번엔 우리 사장님 기 좀 꺾이셔야 된다고.

박사장 : (웃으며) 듣자니 장사장님 여전합디다. 그러게 진작 우리 창수설렁탕으로 오시라고 했잖아요.

박변 : 비법 훔쳐내 회사 차릴 거면, 자네보다 10년은 먼저 할 수 있었어!

박창수 : (넉살좋게 웃으며) 아 증거도 없이 막말하지 마십시오. (봉투에서 제안서 꺼내보는)

박변 : (2호 점 매출 달성은 이걸로 막는다. 여유 있게 보는)

 

 

S#18. 사장실

 

회의 테이블에 할머니와 마주 앉아있는 은성, 아직 할머니 신뢰 잃었다고 생각하는 지라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할머니, 철저하게 은성 사무적으로 대하는 분위기. 테이블 위에 은성이 새로 쓴 제안서 놓여있다.

 

은성 : 창수 설렁탕 사장이 우리 회사 제 2공장 공장장 출신이라고 들었거든요.

할머니 : 그래, 박창수가 우리 설렁탕 비법 몰래 알아내서 차린 거야.

은성 : 그쪽도 입찰한다는데, 맛이 비슷하면 결국 가격 경쟁이잖아요.

         (조심스런) 그래서 현지 음식과 결합한 아침 메뉴에 입찰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봤어요.

할머니 : 아침 메뉴 입찰?

은성 : 설렁탕, 사골 국에다 동해 곰치 국하고 곰취 샐러드를 추가하면 입찰에 승산 있을 거 같애요.

         크루즈니까 밤에 술 마시는 여행객들도 있을 테니까요.

할머니 : (뜻밖인 듯 보다가) 곰치 국에 곰취 나물은 어떻게 알았어?

은성 : 엄마 고향이 이쪽이거든요. 외할머니가 해주셔서 많이 먹어봤어요.

할머니 : 그래서 제안서를 새로 만들어 온 거야?

은성 : 동해 음식이라 현지에서 조리장 구하기도 쉽거든요.

할머니 : (일부러 딴지거는 척) 우리는 설렁탕 전문 회사야. 잊었냐?

은성 : (괜한 짓 했구나, 기죽어서) 죄송합니다. 점장님하고 매출 계산해 보니까,

         이번 크루즈 납품만 성공하면 20프로 달성이 확실해지길래 제가 욕심 부렸나 봐요.

할머니 : (표정 변화 없이) 두고 가, 검토해 볼 테니까.

은성 : 네. (일어서는, 꾸벅하며) 가보겠습니다. (돌아서 나가는)

할머니 : (여전히 기죽어있는 은성 짠하게 보다가 얼른 표정 다지고 제안서 집어들고 읽어보는)

 

 

S#19. 승미 사무실

 

팀장 책상 앞에 서있는 은성. 팀장, 사업자 등록증 사본과 운영 신청서 등 본사 차원에서 준비한 서류들 체크하고 있다.

책상에 앉아서 예민한 눈으로 보고 있는 승미.

 

팀장 : 다 됐어요... (봉투에 넣어서 주며) 그럼 잘 해 봐요.

은성 : (받아들며) 네,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돌아서는, 승미 쪽으로 걸어오는)

승미 : (불안하게 은성 보는)

은성 : (승미 보지만 표정 변화 없이 나가는)

 

 

S#20.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는 은성. 승미, 뒤쫓아 나온다.

 

은성 : (승미 보면)

승미 : (의아한) 어떻게 된 거야? 2호 점에서 계속 일하는 거야?

은성 : 어, 그렇게 됐어.

승미 : 어떻게? 너 사직서 냈다 그러지 않았어?

은성 : 확실하게 쫓겨날 줄 알았는데 안 쫓겨나서 궁금하니?

승미 : (마음 급한) 니 입으로 사직서 내러 왔다고 했으니까.

은성 : 궁금하면 사장님께 직접 여쭤 봐. 왜 그런 철면피한 사기꾼 고은성, 바로 안 쫓아내고 일 시키시는지.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승미 : (손에 든 핸드폰 울린다. 보면 환이다. 은성 쳐다보는)

은성 : (의미 있는) 또 보자. (타는데)

승미 : (돌아서 받는) 오빠.

은성 : (자기도 모르게 덜컥해서 돌아보는)

승미 : (은성 힐긋 돌아보며 일부러 더 다정한) 미안한줄 알긴 알어?

은성 :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으로 보는데 마음 복잡하다. 문 닫히면)

승미 : (급하게) 약속해놓고, 어제 어떻게 된 거야?

 

 

S#21. 2호점 옥상 / 엘리베이터 앞

 

핸드폰하고 있는 환.

 

환 : 약속한 걸로 생각 못 했어. 일 끝나고 통화하든가 할려고 했지.

승미 : 저녁에 시간 내달랬는데, (하다가) 전화는 왜 안했어?

환 : (잠시) 일하고 술 좀 마셨어.

승미 : (자기도 모르게 채근하듯) 누구랑?

환 : (채근에 당혹스러운) 나 지금 너한테 야단맞는 거냐?

승미 : (상상 컷, 화내는) 오빠가 약속 안 지켰잖아! 한 번도 그런 적 없으면서, 누구하고 술 마셨어? 은성이랑 마셨어?

         집엔 왜 안 들어갔어! 누구하고 뭐 했어!

승미 : (현재, 얼른) 어? 아냐... 일 끝내고 전화한대서 계속 기다렸거든.

환 : (미안한) 깜빡 했어, 근데 왜 보자 그랬던 거야?

승미 : 오빠한테 뭐 확인시켜 줄게 있어서, 은성이 문제로.

환 : (멈칫하는) 은성이 문제?

승미 : 오늘은 시간 괜찮아?

환 : (잠시) 동해 입찰 준비 때문에 이번 주까진 안 되겠는데?

승미 : (낙심하는) ...

 

 

S#22. 준세 레스토랑

 

얘기하고 있는 은성, 준세, 혜리.

 

준세 : 외삼촌이 동해에 호텔 갖고 계시는데, 크루즈 레스토랑 맡으셨나봐.

         크루즈 노선이 두 개니까 하나를 나한테 맡으라고 하셔.

혜리 : 은성아, 난 크루즈는 외국 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거 진짜 멋지드라.

은성 : 그래서 하기로 한 거에요?

준세 : 아직. 결정하는데 니 도움이 좀 필요해서 같이 한번 가보자는 거야.

은성 : (영문 몰라) 내가 도와줘야 하는 게 무슨 일인데요?

혜리 : (씩 웃으며) 가보면 알아.

준세 : 쉬는 날 언제야?

은성 : 우리도 거기 입찰 넣기로 했는데.

준세 : (뜻밖인) 그래? 근데 왜 말 안했어?

은성 : 그땐 입찰해 보라는 사장님 결재 떨어지기 전이었거든요.

준세 : 잘됐네! 입찰 날짜가 언제야? 너 가는 날 날짜 맞춰서 같이 가면 되겠다.

은성 : (난처한) 나 혼자 가는 거 아니에요... 같이 가야 되요.

준세 : 누구? (하다 멈칫, 웃음기 거둬지며) 환이랑?

은성 : 네.

혜리 : (놀라) 둘이?

은성 : (찔려서 어색한) 어, 우리 둘이 담당이거든.

혜리 : (준세에게 티는 못 내고 기막혀 은성 보는)

준세 : (잠시, 웃으며) 그럼 가서 만나면 되겠네. 첫날 일 보고나면 자유시간 아냐.

은성 : 근데 무슨 일인데요?

혜리 : 가서 보고 얘기해야 한다니까?

준세 : 그리고 다녀와서 그 소송도 진행해 보자. 법대 선배 중에 무료 변론 해주는 변호사 찾았어. 간단하게 니 사정 얘기했더니

         서류 갖고 와보래.

은성 : (반색하는) 정말이에요? (하다) 오빠 괜히 무료 아닌데 무료라고 하는 거 아니에요?

준세 : 봉사 차원에서, 한 달에 몇 건은 억울하고 돈 없는 서민들 위해 무료 변론 해주는 변호사들 꽤 있어.

혜리 : 이길 순 있대요?

준세 : 승산 있겠다고 했어요.

은성 : (밝아지는) 정말이에요?

 

 

S#23 환 집 거실 (저녁)

 

퇴근해서 들어오는 환. 영란, 맞이하고 섰다.

 

영란 : (얼른 다가와서 작게) 왜 안하던 외박을 하고 그래? 할머니 화나셨어.

환 : (할머니 방 쳐다보는)

 

 

S#24. 할머니 방 (저녁)

 

할머니, 앞 테이블에 꽃병 놓고 꽃 냄새 맡고 있는데.

 

환 : (밖에서) 할머니- (하며 문 열고 들어오다 멈칫하는)

할머니 : (보고 머쓱한, 얼른 떨어져 앉으며) 어디서 연락도 없이 외박이야?

환 : (와서 앉는)

할머니 : 밥은 아무데서나 먹어도 잠은 가려 자는 거라고 했어, 안했어!

            아무리 술 취해도 집에 와 자는 거 하나는 신통하다 했드니,

환 : 술 먹고 뻗어서 못 일어나서 그랬어...

할머니 : (순순히 말하는 환 보고 멈칫하는데)

환 : 그 꽃... 고은성이 사라고 한 거야.

할머니 : (멈칫, 꽃 보고 환 보는, 은성에게 흔들리는 환 마음 느껴진다)

환 : (궁금한) 할머니, 고은성을 2호 점에 다시 보낸 이유가 뭐야? 정말 매출 때문이야?

할머니 : (환 마음 모른 척) 궁금한 게 뭐야?

환 : 걔를... 믿는 거야?

할머니 : (단번에) 이 나이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인간들한테 속고 살았는데 믿어? 내 핏줄도 못 믿는 할미야!

환 : 그럼 고은성 뭘 믿고 회사 맡길 생각까지 했어? 할머니 그러셨지?

      은성이라면 우리 회사, 평생 할머니처럼 운영해 줄 거라고 믿는다구.

할머니 : 그랬었지...

환 : 그 때는 은성이 뭘 보고 그런 결정했는데?

할머니 : (보다가) 은성이한테는... 측은지심이 있어.

환 : 측은지심?

할머니 : 뱃속에 오장육부 넣고 사는 인간이면, 누구나 동정심이 있지만... 측은지심은 좀 달라.

            동정심이 가엾게,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라면, 측은지심은... 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마음이거든.

환 : 돌아서지 못하는 마음?

할머니 : 불쌍한 사람보고 누구나 에고 가여워라... 누구나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내밀진 않지.

            하지만 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사람은, 손을 내밀게 되거든.

환 : (심각하게 생각하며 듣는)

할머니 : (애잔한) 그때 은성이가 날 도와주고, 일주일 동안 거둬준 건... 뭐냐, 그 성경에 나오는 과부의 은전 한 닢 같은 거였어.

            먹고 좀 남을 만 해서 준 게 아니라, 허기를 나눈 거야. 그 때 그 아이 형편이 그 지경이었어.

환 : (자기도 모르게 솔깃해져서) 그럼 할머닌 고은성 믿는 거네!

할머니 : (일부러 분위기 싹 바꿔서 싸늘하게) 은성이가 내 얼굴을 알고 있었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환 : 할머니 얼굴을 알고 있는 거 같았어?

할머니 : (타박하듯) 그걸 알면 내가 설렁탕 팔아 돈 벌었겠냐? 편하게 돗자리 깔고 앉아서 대한민국 돈을 싹쓸이 했지.

환 : (자꾸 헷갈리는 말만 하는 할머니에게 부아 나는) 믿는다는 거야, 안 믿는 다는 거야!

할머니 : (아직 때가 아니다, 환 스스로 부딪혀 느끼기 바라는) 할미는 아주 짧고, 굵게- 은성일 겪었어.

            넌 가늘고 길게 겪은 모양인데, 니 직감은 어떠냐?

환 : 내 직감이 무슨 소용이야? 승미하고 아줌마 말이 있는데.

할머니 : (의미 있게 보는) 그럼 우리 둘 다 한참 더 생각해 봐야겠구나.

환 : (심각하게 할머니 보는) 동해 입찰 따내면 20프로 달성 돼. 그럼 은성이 어떻게 할 건데?

할머니 : (속 안 보이려고 다시 냉정하게) 생각 중이야.

환 : (도저히 할머니 속 모르겠다. 헷갈려서 보는)

 

 

S#25. 환 집 외경 (다른 날, 아침)

 

 

S#26. 환 집 거실

 

아침 먹고 있는 영란과 정. 할머니는 없다.

스포티한 차림새로 여행 가방과 커버에 든 양복 들고 내려오는 환.

 

정 : 우와- 슈트에 여행 가방? 진짜 오래 살고 볼일이다. 오빠가 출장 가는 걸 다 보네!

영란 : (찡해서 일어서서 훑어보는) 우리 아들 이젠 진짜 남자 같다.

환 : (황당한) 나 남자 아니었어?

영란 : 내가 너 낳았는데 남잔 거 모를까봐? 그런 게 아니라, 왜 그런 말 있잖아? 열심히 일하는 남자는 아름답다!

정 : 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섹시하다야! 그래서 내가 준세 오빠 좋아하잖아.

환 : (펄쩍) 준세 형이 뭐가 섹시해?

정 : (웃긴다는) 오빠, 남자가 보는 남자하고, 여자가 보는 남자하곤 다른 거다?

영란 : 할머니가 너 이런 모습 보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그러셨나 부다.

         옛날에 니 아빠 일하는 모습도 참 멋졌는데...

환 : (멈칫했다가) 할머닌.

정 : 할머니, 우리 보기 챙피해서 그런지 툭하면 일찍 나가, 벌써 나가셨어.

영란 : 참 잠은 어디서 자? 호텔 예약했어?

정 : 엄마, 설렁탕 가게 말단 직원이 무슨 호텔에서 자? (하다 퍼뜩 생각난 듯) 근데 오빠 고역이겠다,

      남는 시간에 고은성이랑 둘이 뭐하냐?

영란 : 하긴 뭘 해? 환아, 호텔도 딴 데 잡아.

환 : (얼른 쿨 한 척) 일로 가는 거야, 누구하고 가는 게 무슨 상관이야?

 

 

S#27. 부암동 방

 

옷가방 싸고 있는 은성. 혜리, 불안한 얼굴로 옆에서 단속하고 있다.

 

은성 : 일로 가는 거야, 잔소리 좀 그만 해.

혜리 : 야 물가에 애 내놓으면서 걱정 안하는 엄마 봤냐?

은성 : 니가 엄마야?

혜리 : 무정도 하시지, 왜 하필 그 인간하고 가게 하시냐고? 하느님은?

은성 : 가서 준세 오빠 만날 거잖아.

혜리 : 주여! 악마의 유혹에서 이 어리고 불쌍한 은성양을 구해주소서...

은성 : 그 사람이 왜 악마야?

혜리 : 어머 얘 벌써 편드는 거 봐? 너, 괜히 파란 바닷물에 정신 풍덩 빠뜨리면 안 된다?

은성 : (스스로 다짐하듯) 알았어... (가방 들고 일어서는)

혜리 : (얼른 따라 일어서며) 출렁이는 파도에 니 마음도 실려서 둥실둥실하면, 승미는 둘째 치고 선우군 가족들 생각 해.

은성 : (뚝 굳어지는)

 

 

S#28. 준세 집

 

가방 챙기는 준세 심란한 얼굴로 보는 형진.

 

형진 : 형 이러다 여기 가게 정리하고 동해 내려가 버리는 건 아니지?

준세 : 왜, 그럼 안 되냐?

형진 : 안되지 형? 난 어떡하라구.

준세 : (보며) 징그럽게 이 자식이? (가방 들고 일어서며) 빨리 나가야겠다.

형진 : (따라 일어서며) 참 형, 그 아저씨 다시 왔다. 그 이름도 성도 절대 말하지 않는 아저씨.

준세 : (놀라) 그 아저씨가 다시 왔어? 완전히 서울 떠난다고 하셨는데?

형진 : 나한테도 작별인사까지 하고 가셨는데 다시 일 좀 달라고 왔드라니까?

준세 : (지레 걱정에) 그래서 안 된다 그랬어?

형진 : 바로 일 드렸다!

준세 : 웬일이야?

형진 : (웃으며) 워낙 베테랑이라, 모른 척 형 생각해서 받아주는 척 선심 썼지. 이 아저씨 은근히 하자도 잘 잡아낸다니까?

준세 : (갸웃하며) 동해 갔다 와서 한번 가봐야겠네...

 

 

S#29. 대학 건물 외경

 

고평중(E) : 정인영이라는 졸업생 연락처 좀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S#30. 건축과 과사무실

 

조교(20대 후반) 앞에 서있는 고평중.

 

조교 : 정인영이 우리 후배긴 한데, 어떻게 아시는 사이세요?

고평중 : 그게... (사정 말할 수 없고) 꼭 좀 물어볼 게 있어서 그럽니다.

조교 : (이상한 듯 훑어보고) 그냥 알려드릴 순 없구요, 연락처하고 성함 알려 주시면 인영이한테 전해 드릴께요.

고평중 : (난처한) 남길 연락처가 없는데...

조교 : (이상한 듯 보며) 연락처가 없어요?

고평중 : (누가 봐도 수상할 만하다) 그럼 내가 낼 모레 다시 올 테니까

            (딸 친구라) 인영이한테, 고은성이 하고 관계 된 일이라고 전해줘요.

조교 : 고은성이요?

 

 

S#31. 인영 회사 앞

 

나오면서 전화 받는 인영.

 

인영 : (황당한) 허름한 아저씨? 그런 사람이 왜 날 찾아와? (잠시, 놀라는) 고은성? 고은성은 내 고등학교 친군데?...

         (잠시, 놀라는) 은성이하고 관계된 일이라고 했다구요?... (갸웃하는)

 

 

S#32. 점장실

 

마주 앉아있는 넷.

 

점장 : (시계 보며) 며칠 동안 사장님 연락 없는 거 보니까, 그건 결재 안 해주실 모양이네요.

은성 : (실망해서) 그냥 원래대로 설렁탕만 입찰해야겠네요...

환 : 대체 뭘 추가했는데요?

점장 : 선우환씨, 사장님 댁에서도 별 말씀 없었어요?

환 : 저하곤 일 얘기 안하십니다.

점장 : (안됐다는) 고주임만 괜히 며칠 동안 준비한다고 바빴네요.

은성 : (애써 웃으며) 괜찮아요.

점장 : (시계 보며) 그럼 출발해요, 두 사람.

수재 : 점장님, 저도 같이 가면 안 될까요?

점장 : 수재씨가 왜요?

수재 : 요새 이 형님 누님, 완전 파트너 의식이 없잖아요. 완전 서로 소 닭 보듯 하면서 1박 2일을 어떻게 보내요?

         제가 가서 분위기도 맞춰 드리고,

환 : (얼른) 됐어!

수재 : (멈칫하면)

환 : (은성 탁 보며) 갑시다! (휙 나가는)

수재 : (웃으며) 진짜 따라가면 맞아 죽겠네.

은성 : (당황해서) 수재씨!

 

 

S#33. 사장실

 

새 제안서에 따른 추가 서류 내미는 팀장.

 

팀장 : 지시하신 대로 새로 작성한 운영신청서하고 제안섭니다.

할머니 : 아무한테도 보고 안 했지?

팀장 : 예, 제가 직접 했습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할머니 : 좋아, 이걸 선발대에 보내야 하는데... (속으론 계산이지만 툭 던지듯) 유승미 보내.

팀장 : 유승미씨요?

할머니 : 프리젠테이션 하는 것도 보고, 입찰 일 경험도 쌓고, 젊은 직원 일 가르쳐야지.

 

 

S#34. 진성 본사 사무실

 

일이 손에 안 잡혀서 초조하게 앉아있는 승미.

 

팀장(E) : 현장 설명회하고 다음날 미팅이니까 1박 2일 가야죠.

승미 : (둘이 보내는 여행이다. 불안해 어쩔 줄 모르는데)

팀장 : (서류 봉투 들고 다가온다) 유승미씨.

승미 : (퍼뜩 정신 차리고 일어서는) 네, 팀장님.

팀장 : 급하게 가게 해서 미안한데, 출장 좀 가야겠어요.

승미 : 출장이요?

팀장 : (서류 봉투 보이며) 동해 입찰 서류에 추가할 게 생겨서 갖다 줘야 하는데,

         사장님이 (미안한 듯) 승미씨 보내라고 하시네요.

승미 : (뜻밖인) 사장님이요? (반가운) 저를요?

팀장 : 입찰일도 배울 겸 유승미씨 보내래요.

승미 : (밝아지는, 바로) 몇 시까지, 어디로 가면 돼요?

 

 

S#35. 고속도로 + 환 차 안

 

운전하는 환. 은성, 옆에서 전화 받고 있다.

 

은성 : (놀라) 사장님이 결재 해 주셨어요?

점장(휠) : 방금 전화 받았으니까, 두 번 째 제안서로 미팅 준비해요.

은성 : (마음 급한) 그럼 서류는요?

점장(휠) : 본사 직원이 갖고 간대요, 현장 설명회장 앞으로 간답니다.

환 : (힐긋 보는)

은성 : (끄덕이며 듣다가) 네... 네, 그럼 이걸로 진행할께요. 네... (끊는)

환 : 할머니가 결재하셨대?

은성 : 방금 전화하셔서, 현지 음식 결합한 걸로 진행하라고 하셨대요.

환 : 그럴 거면 미리 얘길 해 주지! (하다) 서류는 누가 갖고 온대?

은성 : (급하게 가방에서 제안서 꺼내며) 본사 직원이 10분 전에 설명회장 앞으로 온대요.

 

 

S#36. 대리점 앞

 

영문 모르겠는 얼굴로 핸드폰 귀에 대고 나오는 백성희. 앞에 백성희 차 세워져 있다.

뒤에서 막 도착하는 택시.

 

백성희 : 어디길래 차키를 갖고 나오래? (돌아보는데)

승미 : (택시에서 여행가방 들고 내리는)

백성희 :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출장이라니?

승미 : 오빠 동해 출장 가면서 빠진 서류 있는데, (희망으로) 할머니가 나 보고 갖다 주라고 하셨대.

백성희 : (뜻밖인) 할머니가 너한테? 근데 환이가 동해 출장 갈 일이 뭐가 있어?

승미 : (차키 잡아채듯 집어 들며) 입찰 땜에, (하다 급한 차로 가며) 오빠 은성이랑 벌써 가고 있어, 나 빨리 가야 돼,

          나중에 얘기할게.

백성희 : (놀라) 은성이랑 갔다구?

 

 

S#37. 휴게소 주차장

 

와서 서는 환 차. 은성과 환, 차에서 내린다.

 

환 : (식당 보고) 뭐 먹을 거야?

은성 : 난 밥 생각 없으니까, 가서 먹고 와요.

환 : 뭐?

 

 

S#38. 휴게실 간식 코너

 

호두과자 한 손에 들고 떡볶이 코너 앞으로 가는 은성. 환, 황당한 듯 팔짱 끼고 서서 그런 은성 보고 있다.

 

은성 : 떡볶이 1인분 주세요. (옆에 버터구이 오징어 보고) 오징어도 한 마리 주세요.

환 : 밥 생각 없다면서 많이도 산다.

은성 : 고속도로 타면, 이런 거 먹어줘야 돼요. (하다) 얼른 밥 먹고 와요.

환 : 됐어! 혼자 밥을 먹으래. (차로 가버리는)

은성 : (어? 보는)

 

 

S#39. 고속도로 + 환 차 안

 

떡볶이 찍어서 먹는 은성. 환, 운전하면서 힐긋 쳐다본다.

 

환 : 진짜 치사한 건, 니가 나 이상이야. 기어이 사람을 굶기냐?

은성 : 밥 먹고 오랬는데 자기가 안 먹어놓곤... (또 먹는)

환 : 측은지심은 다 얼루 갔는지, 혼자 잘도 먹는다.

은성 : 이런 거 안 먹는다면서, (하다) 호두과자 먹을래요?

환 : 달아서 싫어.

은성 : (떡볶이 내밀며) 자요.

환 : 운전하면서 떡볶일 어떻게 찍어 먹냐?

은성 : (눈치 못 채고) 그럼 오징어 먹든가.

환 : 냄새나서 싫어! 떡볶이 먹을 거야.

은성 : (그제야 눈치 채고 보는, 난감하게 보면)

환 : 줘 봐, 얼른!

은성 : (당황해서) 찍어 먹어요.

환 : 떡볶이 찍어 먹다 사고 나면, 니가 내 인생 책임 질 거야?

은성 : (보다가 할 수 없이 이쑤시개로 찍어서 환 입 가에 대주며) 자요. (하는데 설레면서 손 떨린다)

환 : (넙쭉 받아먹는, 기분 좋아 슬며시 웃고)

은성 : (얼른 손 치우는, 어색해서 얼른 차창 밖 보는데)

환 : 먹을 만하네, 더 줘봐.

은성 : (또? 넉살에 당황해 환 보는)

 

 

S#40. 고속도로 + 백성희 차

 

운전하는 승미, 가속 페달 있는 대로 밟는다. 160 키로를 넘어서는 계기판.

동해에 둘만 두고 싶지 않은 절박함으로 속도 내는 승미.

 

팀장(E) : 두 사람은 일찍 출발했다니까, 승미씨 일찍 도착하면 고은성씨한테 전화해요.

 

 

S#41. 고속도로 + 준세 차 안

 

불안함 감추고 은성과 통화하는 준세.

 

준세 : 잘 가고 있어? 어디 쯤 가고 있어?... (잠시) 여유 있게 출발했구나? 그래, 그럼 끝날 때 쯤 그 앞으로 갈게.

 

 

S#42. 환 차 안

 

준세 올 줄 전혀 몰랐다가 놀란 얼굴로 통화하는 은성 보는 환.

 

은성 : 넉넉하게 네 시면 끝날 거에요. 어, 있다 봐요. (끊는)

환 : (황당한) 준세 형이 온다구? (하다 오르는) 야, 넌 출장을 놀러가는 걸로 아냐? 박준세를 왜 불러!

은성 : (환 마음 아는지라, 화는 안내고) 준세오빠도 일 땜에 오는 거에요. 크루즈 레스토랑 동업 제의 받았대요.

환 : 뭐?

은성 : 그래서 그 일 볼 겸 온다구요.

환 : (멈칫하지만 그래도 기분 나쁜) 그게 그거지! 자기 일 보는데, 왜 남 일하는 날 따라와!

은성 : 회사 일 끝나고 만나는 건데 뭐가 문제에요?

환 : (더 말 못하고 확 굳어져 은성 보는)

은성 : (시선에 덜컥하는데)

환 : (더 이상 말 못하고 앞 보는, 입 꾹 다물고)

 

 

S#43. 해안 도로 + 환 차

 

환과 은성, 서먹한 분위기로 말없이 가고 있는데 해안도로로 접어든다.

그림 같이 예쁜 차창 밖 풍경에 자기도 모르게 와- 하는 은성.

은성 쪽으로 펼쳐진 바다 보는 환, 차창 열면 바닷바람과 예쁜 바다풍경 쏟아져 들어온다.

싱그러운 바람에 저절로 웃음 나는 은성과 환.

 

은성 : (풍경에 취해 다 잊고 웃으며 환 쳐다보며) 바다 너무 예쁘죠?

환 : (웃으며) 그러네. (하며 은성 보다 멈칫)

은성 : (웃다가 멈칫하는, 얼른 고개 돌리고 차창 밖으로 손 내미는)

환 : (자기도 한 손 차창 밖으로 내민다)

둘 : (그렇게 현실을 잊고 자연과 둘만의 분위기에 취해서 가는)

 

 

S#44. 망상 해수욕장 주차장 + 환 차 안

 

차에서 내리는 둘.

 

환 : (시계 보며) 시간 남네, 뭐할래?

은성 : 어디 가서 제안서나 읽든가.

환 : (타박하듯) 며칠을 들여다 봐놓고 아직도 못 외웠냐?

은성 : 시간이 남으니까 그러죠.

환 : (바닷가에 세워져 언뜻 보이는 모래 조각 보며) 저거 뭐야?

 

 

S#45. 망상 해수욕장

 

모레 조각들 펼쳐진 바닷가. 신기한 듯 걸어오며 구경하는 은성과 환.

(둘, 모레조각 보며 저거 뭐 아냐? 신기하다... 등 처음엔 어색하게 시작해서 점점 즐기는 분위기 현장 대사로 넣어주세요)

 

환 : (사진 찍는 여행객들 보다가 백팩 정도에서 카메라 꺼내들며) 서 봐.

은성 : (? 하다가 카메라 보고) 됐어요.

환 : (성큼 가서 은성 팔 덥석 잡아 조각 앞에 세우며) 서 있어.

은성 : 됐다니까요!

환 : 늙으면 추억으로 산다며? 사진이 있어야 보면서 추억하지. (뒤로 와서 조준하는)

은성 : (환 앞에 서있기 머쓱하다. 포즈 못 잡고 어색하게 머뭇거리는)

환 : (렌즈 통해 은성 보는, 연사로 찍고 또 찍는다)

은성 : (찌푸리며) 찍었어요? 빨리 찍어요?

환 : (그 자연스런 순간 카메라에 찰칵 담는, 내리며) 촌스럽기는, 폼이 그게 뭐냐?

은성 : (기막혀 하- 하고 다가오며) 그럼 폼 잡아 봐요, 얼마나 잘 잡나 보게. (카메라 탁 채는)

환 : (당황해) 됐어!

은성 : 그러면서 나한텐 왜 찍으래?

환 : (카메라 도로 채며) 자체가 화본데 뭘 사진을 찍어?

은성 : (기막혀 입 벌어지는)

 

 

S#46. 바닷가 일각

 

차 세워놓고 바닷바람 맞으면서 시계 보는 준세, 미리 왔지만 끝나기 기다리고 있다.

불안하고 착잡한 눈으로 바다 바라보고 서있는 준세.

 

 

S#47. 동해 일각

 

크루즈 입찰 건물 앞 주차장. 백성희 차, 급하게 와서 서고 승미, 차에서 내린다.

급한 마음에 직전에 통화한 통화 버튼 누르면서 주위 둘러보면 근처에 서 있다가 핸드폰 받으려던 대리 기사와 눈 마주친다.

 

대리 : 서울로 차 보내시는 분?

승미 : 네. (급하게 뒷좌석에서 가방 꺼내는)

대리 : (다가오면)

승미 : (차 키 건네며) 주소는 아까 알려드린 번호로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엄마 핸드폰 번호에요.

대리 : 요금도,

승미 : (마음 급한) 가서 받으세요. (돌아서서 둘러보는, 핸드폰으로 ‘환이 오빠’ 찾아 단축 버튼 누르는,

         잠시, 막 컬러링 들으며 둘러보다 뚝 굳어지는)

은성, 환 : (저만치서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환 : (막 핸드폰 꺼내드는데)

승미 : (순간 울컥하며 눈 뒤집히는, 핸드폰 탁 닫으며 다가가는)

은성 : (먼저 승미 보고 뚝 굳어지는)

환 : (끊어진 승미 핸드폰 보고 다시 주머니에 넣는데)

승미 : (다가가며) 오빠.

환 : (승미 보고 기겁해서 놀라는) 어?

승미 : (웃으며) 놀랬지?

환 : (얼른 은성 보고 다시 승미 보며) 니가 여기 웬일이야?

승미 : 사장님이 (강조하는) 나한테 추가 서류 갖고 가라고 하셔서 왔어.

환 : (뜻밖인) 할머니가 너한테 가랬어?

은성 : (할머니가 승미 편을 들었다. 쿵... 해서 보는)

승미 : (여유) 그러니까 왔지. 안 그럼 내가 이 시간에 여길 어떻게 와?

은성 : (어두워지는)

환 : (그런 은성 힐긋 보는)

승미 : (일 치르고 환 앞에서 처음 은성과 만나는 자리다) 은성아.

은성 : (굳어져) 그래.

승미 : (천연덕) 우리, 일 때문에 온 거니까 편하게 지내자.

은성 : (기막혀 보는)

승미 : (미안한 듯) 사장님이 가라시니까, 나도 어쩔 수 없잖아...

은성 : (참담함 누르고 버티려 애쓰는) 그래, 알았어... (눈물 나려는 듯 해 고개 돌리는)

환 : 여기까진 어떻게 왔어?

승미 : 택시 타고 왔어, 시간 늦을까봐.

은성 : 먼저 들어가 있을께요. (건물 쪽으로 가는)

환 : (그런 은성 신경 쓰여 보고)

 

 

S#48. 크루즈 사무실

 

입찰 관계자들 수 십 명 앉아있고 크루즈 담당자, 현장 설명회하고 있다.

앉아서 듣고 있는 은성, 환, 승미.

은성, 내일 미팅에 대비해 다이어리에 적으며 열심히 듣고 있다. 환도 내용에 몰두해 있고

승미, 그런 환과 은성 번갈아 본다. 일에 빠져있는 두 사람에 비해 혼자만 동떨어진 느낌이다.

 

 

S#49. 사무실 앞

 

나오는 셋. 준세, 차 옆에 서 있다가 함께 나오는 승미 보고 깜짝 놀란다.

둘 사이에 끼어서 어색하고 풀죽어서 걸어오고 있는 은성.

 

승미 : 오빠, 내일 미팅 잘해야겠다. 우리 경쟁업체 사람들 다 왔나봐.

환 : 잘 할 거야. (준세 온다는 게 신경 쓰여서 둘러보다 준세 보는)

준세 : (어떻게 된 거야? 다가가며 웃는) 잘 끝났어?

은성 : (준세 반가운) 언제 왔어요?

승미 : (어떻게 된 거지? 준세 보는)

준세 : 금방. (승미 보며 웃음 사라지는) 오랜만이에요, 승미씨. 같이 오는 줄 몰랐는데?

승미 : 뒤에 합류했어요, 사장님이 보내셔서.

준세 : (사장님이? 걱정에 은성 보면)

승미 : 근데 어쩐 일이세요?

준세 : 아 나요? 오늘 크루즈 시범 운항 있는 날이라서, 은성이하고 좀 둘러보고 상의할 게 있어서 왔어요.

환 : (상의? 은성 보는)

은성 : (몰랐다) 그럼 크루즈 타 볼 수 있는 거에요?

준세 : (웃으며) 어. (시계 보고) 지금 가야하는데, (환 보며) 니들은 어떡할래?

승미 : 오빠 우리는, (하는데)

환 : 우리도 가도 되지?

준세 : (잠시 망설이다가, 치사해지기 싫다) 가도 되고, 안 가도 되고.

환 : (바로) 그럼 가지 뭐. 입찰 성공하기 전에 미리 봐두면 낼 미팅 때도 도움 되겠네.

승미 : (가고 싶지 않은, 속상해서 환 보는)

준세 : (쿨 하게) 그럼 가자!

 

 

S#50. 크루즈

 

배에 오르는 넷. 모두 규모에 놀라서 배 둘러본다.

 

은성 : 우와-

준세 : 생각 보다 크고 멋있지?

은성 : 사진만 봤을 땐 이 정돈 줄 몰랐는데.

준세 : 이리 와, 안내 해 줄게.

은성 : (멈칫, 환과 승미 돌아보면)

승미 : (마음 다졌다, 먼저 웃으며) 우리도 보자, 오빠.

환 : 봅시다!

 

 

S#51. 크루즈 몽타주

 

은성 데리고 다니면서 크루즈 내부 곳곳 보여주는 준세.

(선주룸, 나이트클럽 등 현지에서 촬영해야 하는 곳으로 해 주세요)

 

 

S#52. 바다

 

파도 가르며 바다로 향하는 크루즈.

 

 

S#53. 선수 갑판

 

바닷바람 맞으며 뱃전에 서있는 넷. 크루즈 분위기에 심각한 상황 잠깐 잊은 듯 즐거운 분위기로 바다 바라보고 있다.

그 와중에 은성 얼굴에 튄 바닷물 손으로 닦아주는 준세 보는 환. 춥다고 환 팔짱 끼는 승미.

은성, 되도록 승미 쪽 안 쳐다보고 팔 벌리고 바람 맞기도 하고...

 

 

S#54. 크루즈 데크 레스토랑

 

찻잔 놓고 앉아있는 넷.

 

환 : (둘러보며) 이걸 형이 한다구?

준세 : 일본 노선하고 러시아 노선하고 둘 중에 하나를 맡을까 하는데, 은성아, 어디가 좋겠니?

은성 : 네?

준세 : (일부러 환 있는데서 말하는) 난 서울 가게도 있고, 니가 혜리씨하고 이거 맡아주면 좋을 거 같애서.

환 : (이건 또 무슨 소리야? 확 준세 쳐다보는)

은성 : 여길요? (둘러보는)

승미 : (솔깃해서 은성 보는)

준세 : 한 달만 있으면 2호 점 일 끝나잖아. 더 이상 진성 일은 안하기로 했으니까, 새 진로 찾아야지.

환 : (부글거리는, 굳어지고)

은성 : 그렇긴 하지만... (환과 시선 마주치고)

준세 : (그런 은성 보는)

승미 : (관심으로 은성 보는)

준세 : 당분간 여행 삼아 왔다 갔다 하면서, 마음도 털고 니가 개발한 메뉴도 선보여 봐.

         혜리씨도 있으니까 중간 중간 니 볼일도 다 볼 수 있어.

은성 : (관심 가는) 크루즈 레스토랑... 멋지긴 하다.

환 : (도저히 더 못 듣겠다. 벌떡 일어서며) 배고파서 못 있겠네.

은성 : (환 보는)

준세 : (그런 환 힐긋 보고) 우리 생각만 했네. 나머진 나중에 우리끼리 얘기하자. (일어서며) 가자.

승미 : 오빠 숙소 어디 예약해 놨어?

준세 : 내가 잡아놓긴 했는데, (환과 승미 보며) 두 사람 맘에 들지 모르겠네.

환 : (놀라) 우리 둘? (준세와 은성, 자기와 승미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둘 둘 쓰자는 거야?

준세 :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는)

 

 

S#55. 오토 캠핑장 (저녁)

 

양 옆으로 세워진 캐러번 가리키는 준세. 셋, 짐 가방 들고 서있다.

 

준세 : 환이하고 내가 이쪽 쓰고 은성이 혼자 이거 쓰면 되겠다 했는데,

        (승미 보며 씁쓸한) 정 불편할 거 같으면, 다른데 방 있나 알아봐 줄께요.

승미 : (작정한 뒤라) 전 괜찮아요. (은성 보면)

은성 : (대답 대신) 가방 좀 두고 나올께요. (문 여는, 이후 들어가고)

준세 : 손만 씻고 나와, 저녁 먹자. (자기 가방 환에게 툭 주며) 가방 갖다 두고 차로 와, 이런데 와서는 남자들이 밥 하는 거야.

         (차 쪽으로 가고)

환 : 나두 할라 그랬어!

 

 

S#56. 오토 캠핑장 일각 (밤)

 

테이블에 간단한 샐러드와 밥, 국, 와인 등 놓여있고 그 옆 바비큐 그릴에서 스테이크 고기와 조개 굽고 있는 준세.

은성, 준세 옆에서 접시 들고 서 있다.

환, 팔짱 낀 손에 접시 든 채 불편한 느낌으로 서 있고 승미 역시 서로 말없이 보고 서있다. 불편한 분위기의 넷이다.

 

은성 : (미안한) 그냥 사먹지, 여기까지 와서 요리를 해요...

준세 : 바다 보면서 먹는 스테이크가 얼마나 맛있는데.

승미 : (어떡하든 은성과 준세 분위기로 엮으려는) 두 사람 데이트에 우리가 눈치 없이 낀 느낌이네요. (와인 보며) 와인까지...

준세 : (농담처럼) 난 승미씨 온 거 보고 두 사람이 알아서 빠질 줄 알았는데.

승미 : (멈칫하는)

환 : (듣기 싫은) 이거 언제 익어?

준세 : 다 됐어, 접시 줘봐.

환 : (접시 내밀면)

준세 : (수습하는) 환이도 오는 거 알고 준비한 거에요. (스테이크 놓으며) 은성이 거. 잠깐, (조개도 집어 놓는데)

환 : (무심코) 얜 조개 못 먹어.

준세 : (멈칫했다가) 은성이 조개 못 먹어?

은성 : 어, 조개 알러지 있어요. (하다 멈칫하는)

 

<10회 9씬에서 ‘조개 알러지 있어요’ 하던 은성>

 

은성 : (그걸 기억해? 놀라서 환 보는)

승미, 준세 : (동시에 환 보는)

환 : (시선에 당황해 접시 테이블에 놓는)

은성 : (그런 환 돌아보는, 덜컥해지는)

 

<시간경과>

테이블에 앉아서 스테이크 먹는 넷, 서로 말 꺼내기 불편해 조용히 먹기만 한다.

 

승미 : (은성 보다가) 미안해, 은성아.

은성 : (멈칫, 보면)

승미 : 아무래도 내가 오해한 거 같애.

은성 : (털어놓는 건가?) 무슨 뜻이야?

승미 : 니가 나쁜 맘으로 그런 게 아니라, 넌 정말 착각했을 수도 있는데...

은성 : (뚝 굳어지는)

준세 : (황당한 듯 승미 보는)

승미 : (계속하는) 엄마가 니 오해 풀려고 준비하고 있어. 차용증들도 다 찾아놨고, 채권자들하고도 연락하고 있어.

환 : (얘가 왜 이래? 놀라서 보는)

은성 : (기막혀) ...그래?

준세 : (못 참고 굳어서) 승미씨, 그만 해요. 그런 얘기, 이 자리에서 할 얘기 아니지 않나?

승미 : (당황해서) 전 은성이하고 오해 풀고 싶어서,

환 : (당당하게 은성 편드는 준세 보는)

승미 : (멈칫하는)

은성 : 그래, 알았어... (모멸감 누르고) 근데, 나도 준비하고 있어.

승미 : (멈칫했다가 끝까지 부드럽게) 그래, 뭘 하든 니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

은성 : (기막혀 승미 보는)

승미 : (해놓고 떨리는 마음 감추려 와인 잔 들어 쭉 마시는)

환 : (당혹스런 상황이다. 자기도 잔 들어 마시고 내리다 보면)

은성 : (분한 것 참고 칼질하는데 손 달달 떨린다)

준세 : (보고) 이리 줘. (접시 들어다 잘라주는)

환 : (보기 힘들다. 외면하는)

 

 

S#57. 환 집 할머니 방 (밤)

 

티 테이블에서 머리 아픈 듯 찡그리며 머리 만지고 있는 할머니.

표집사, 두통약과 물컵 놓인 쟁반 들고 온다.

 

표집사 : (쟁반 놓고 약 내밀며) 어르신, 어서 드세요.

할머니 : (약 먹고 물 마시는) 왜 없던 두통이 생기나 모르겠네.

표집사 : 요새 너무 신경을 쓰셨잖아요.

할머니 : 그러게, (헛웃음 웃는) 과부하 걸렸나보네...

표집사 : 근데 방금 정이 들어오면서 하는 말이 준세군도 동해에 갔답니다.

할머니 : (뜻밖인) 준세도?

표집사 : 그쪽에 레스토랑 동업 제의가 있어서 갔답니다.

할머니 : (신기한) 그래?... (웃긴다는) 넷이 다 모였다 이거지? (흥 웃는)

표집사 : (걱정에) 다들 어쩌고 있는지 참...

할머니 : 어쩌고 있겠어? 피 멍 들게 부딪히고들 있겠지.

표집사 : 환이가 제일 힘들 겁니다.

할머니 : (마음 편하지 만은 않은) 그래도 어쩌겠어? 지 몫인 걸... 젊은 애들은 피가 너무 뜨거워서, 잘못 건들면 터져...

            지들끼리 부딪혀 정리 돼야 미련도 없지...

 

 

S#58. 은성 캠핑 카 (밤)

 

잠들어 있는 승미. 은성, 잠에서 깨서 침대에 앉아있다. 시계 보면 새벽 3시 50분이다.

일어나서 조용히 나가는 은성.

 

 

S#59. 바닷가 (이른 새벽)

 

아직 캄캄한 바닷가. 혼자 바닷가에 누워서 하늘 보고 있는 환.

은성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 들린다.

 

환 : (소리에 힐긋 보면)

은성 : (생각에 빠져 주위 의식도 못하고 환 쪽 지나쳐 걸어간다)

환 : (몸 일으키는) 저게 어두운데 겁도 없이... (일어서는, 은성 보고 서있고)

 

 

S#60. 승미 캠핑카 (이른 새벽)

 

퍼뜩 잠에서 깨는 승미, 옆 침대 보면 은성 없다. 어? 몸 일으키는 승미.

 

 

S#61. 준세 캠핑카 (이른 새벽)

 

잠들어 있는 준세, 환 침대에 놓인 핸드폰 소리에 잠에서 깬다. 일어나 앉아서 보면 환은 없고 핸드폰만 놓여있다.

 

준세 : (일어나서 핸드폰 집어 들고 보면 ‘승미’ 떠있다. 잠시 망설이다가 받는) 박준셉니다.

승미(휠) : (놀라) 왜 준세씨가 받아요?

준세 : 환이가 없어서요.

 

 

S#62. 캠핑카 앞 (이른 새벽)

 

옷 갈아입고 나오는 준세. 승미, 초조한 얼굴로 서있다.

 

승미 : (다급한) 오빠 언제 나갔어요?

준세 : (초조한 승미 기색 난감한) 모르겠는데 이 시간에 왜요?

승미 : 깬 김에 오빠랑 일출 볼려고 했는데... (사색으로) 은성이도 없어요.

준세 : (놀라서 승미 보는)

 

 

S#63. 묵호 등대 앞 구름다리 (이른 새벽)

 

흔들리는 다리 양 옆으로 잡고 조심조심 걸어서 건너는 은성, 다리 다 건너서 사라지면 환 나타난다.

 

 

S#64. 등대 (새벽)

 

파르스름한 새벽빛에 잠겨있는 바다 바라보고 있는 은성. 승미 때문에 억울하고 분하고 준세 때문에 미안하고 가슴 아프면서도

환에게 향하는 마음 때문에 괴로운 은성, 손에 들고 있는 목걸이 내려다본다.

망설이다가 혼자 목걸이 목에 거는 은성, 등대 창에 비춰보며 눈물 어린다.

목걸이 만지며 돌아서다가 깜짝 놀라는 은성. 아래쪽에서 등대로 향하고 있는 환 보인다.

순간 어쩔 줄 모르는 은성, 환과 마주치면 안 되는데... 당황하는데

환, 위쪽 쳐다본다. 얼른 물러서는 은성.

 

 

S#65. 등대 밑

 

등대 쳐다보는 환 눈에 몸 숨기는 은성 보인다. 등대 입구로 들어가는 환.

 

 

S#66. 등대 위

 

원형 계단 올라오는 환 모습 힐긋 내려다보는 은성, 다른 길도 없는 상황이다.

자기 마음 때문에 환과 단 둘이 마주치기 두려운 심정인 은성, 어뜩해... 하는데 환, 등대로 올라온다.

자기도 모르게 얼른 옆으로 비켜서 숨는 은성.

이미 은성 본 환, 원형 등대 반대 쪽에서 은성 서있는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온다.

환이 자기를 못 본 걸로 알고 있는 은성, 얼른 피해서 계단 쪽으로 살금살금 돌아가는데

환, 갑자기 반대편에서 은성 앞에 확 나타난다.

 

은성 : (놀라서 멈추는데)

환 : (대뜸) 하지 마!

은성 : (벙해서 보는데)

환 : (더는 못 숨기고 마음 터트리는) 박준세하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구!

은성 : (놀란 채 눈물 어리는, 주춤 한걸음 물러서는)

환 : (화난 듯 한걸음 다가오며) 같이 레스토랑도 하지 말고, 다니지도 말고, 아무 것도 하지 마!

은성 : (떨리는) 왜 이래요...

환 : (눈물 그렁해) 내 옆에 있어라, 너.

은성 : (가슴 쿵해서 보는)

환 : (버럭) 내 옆에 있어!

은성 : (퍼뜩 정신 차리고) 저 사람들 두고...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요?

환 : (멈칫하면)

은성 : (안타까움에 쏟아내는) 우리 사이에 뭐가 있는지 알아요? 승미가 있고, 준세 오빠가 있고, 날 끔찍한 사기꾼으로

         알고 계시는 할머니, 어머니, 정이가 있어요! (눈물 어려, 내막 말 못하고 억장 무너지는) 우리 은우가 있고, 아빠가 있어!

환 : (순간 현실 느껴지는, 멈칫하는데 은성 목에 걸린 목걸이 보인다)

은성 : 그러니까 그만 해요! (휙 돌아서 계단 뛰어 내려가는)

 

 

S#67. 등대 안

 

계단 원형 계단 빠르게 뛰듯 내려가는 은성 내려다보는 환, 미칠 듯한 기분이다.

 

 

S#68. 흔들다리

 

막 동트기 시작하는 해. 달려온 은성, 눈물 참으며 양쪽 난간 잡고 건너간다.

 

은성 : (중간 쯤 가는데)

환 : (뒤에서 소리) 거기 서!

은성 : (뚝 멈춰서는, 거칠게 다가오는 환 때문에 다리 흔들린다. 돌아보면)

환 : (거침없이 성큼 성큼 걸어오면서) 그런 게 다 무슨 상관이야!

은성 : (자기도 모르게 몸 돌려 환 쪽으로 향하고 양 난간 잡고 보는)

환 : (눈물 어려) 내가 너 믿는데! 좋은데! 갖고 싶은데!

은성 : (순간 꼼짝도 못하고 눈물 어려 환 보는데)

 

순간 은성 앞으로 와서 은성 머리 잡고 끌어당기면서 입맞춤 하는 환.

떠오르는 일출 속에서 입맞춤하는 둘에게서 엔딩.

 

<21회 끝>

 

 

 

 

 

 

 

 

 

 

 

 

 

 

 

 

 

 

 

 

 

 

 

 

 

 

 

 

 

첨부파일 찬란한유산21.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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