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BS대본

[찬란한 유산] 2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8.17|조회수985 목록 댓글 0

[찬란한 유산] 25

 

 

 

 

 

 

 

 

 

 

S#1. 주총 회장

 

24회와 연결해서...

 

사회 : 그럼 진성 식품 대표이사 해임을 위한 제 5차 임시주주 총회를 개최 하겠습니다. (하는데)

준세 : (문 열고 들어오는, 싸늘하게 굳은 얼굴이고)

할머니 : (들어오는 준세 보는, 준세가 웬일로? 하다가 박변 보면)

박변 : (준세 보자 안도하는 웃음 짓는)

할머니 : (설마?... 하다가 상황 파악하고 충격 받는)

준세 : (차갑고 차분한 얼굴로 할머니 보는, 정중히 고개 숙여 목례하는)

할머니 : (굳은 얼굴로 준세 보는)

준세 : (비어있는 박변 옆자리로 가서 앉는)

공장장 : (놀라 할머니에게) 사장님, 박이사 아들이 여길 왜?... (하다 헉! 굳어지는)

박변 : (준세에게 작게) 애비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 인석아... (안도의 웃음 짓는)

할머니 : (박변의 계획 알았다. 절망으로 눈감는, 주먹 쥔 손 떨리고)

 

 

S#2. 주총 회장 로비

 

직원 921명의 동의서와 135명의 주식 위임장 든 서류 봉투 들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뛰어오는 은성, 급하게 버튼 누르는데

환, 뒤에서 뛰어온다.

 

은성 : (돌아보며) 지금 오는 거에요? 몇 장이나 더 걷었어요?

환 : (헐떡이며) 스물일곱 장.

은성 : 그럼 총 938명이네?

환 : (2시 10분 가리키는 시계 보며) 너무 늦은 거 아냐?

은성 : 아직 투표 시작은 안 했을 거에요. (엘리베이터 열린다. 타며) 얼른 타요.

환 : (따라 타는)

 

 

S#3. 주총 회장

 

사색된 할머니 쪽과 여유 있는 박변 쪽 사람들.

준세, 들고 있는 해임 찬성에 체크 된 투표용지 들고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사회 : 그럼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 (하는데)

환 : (앞서 뛰어 들어오며) 잠깐만요!

은성 : (뒤이어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주주들 : (시선 둘에게 쏠리는)

준세 : (둘 보고 흠칫 놀라는)

사회 : 뭡니까?

환 : 진성식품 직원 대표로 왔습니다! 잠깐만 발언 기회를 주십시요!

할머니 : (뭉클해서 환과 은성 보는)

박변 : (환 보고 놀라는, 얼른 옆에 앉은 김이사 보면) 김이사 의장! 투표 진행해요!

환 : (절박한) 진성 식품 주주 135명의 위임장을 가지고 왔습니다!

소액주주 : (뒷줄에 앉았다가) 직원 대표라는데 들어봅시다!

사회 : (할수 없다는 듯 보면)

환 : (들고 있던 동의서 들어 보이며) 진성식품 직원 80프로인 938명이, 회사 자금난 극복을 위해서, 앞으로 6개월 간

      월급 30프로를 삭감 한다는 동의서를 썼습니다! (다른 손에 들고 있던 위임장 들어 보이며) 이건 우리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직원들이 사장님 해임에 반대하는 위임장입니다. 총 3만 주도 되지 않지만, 직원 135명의 마음입니다!

      (주주들 둘러보다 준세 보는, 깜짝 놀라는)

은성 : (준세 보는, 놀라서 눈 커지고)

준세 : (안 피하고 버티고 보는)

은성 : (오빠가 어떻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보는)

준세 : (외면하는데 괴롭다. 흔들리고)

환 : (정신 차리고 주주들 둘러보며) 결혼 자금부터 퇴직금까지 반납하겠다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간절한) 이 직원들 마음을

       헤아려서, 장숙자 사장님의 해임을 고려해 주십시오! (메이는) 직원들이 원하고 사랑하는 사장님입니다...

할머니 : (시큰해서 눈물 어리는)

주주들 : (웅성거리는데)

환 : (꾸벅) 부탁드립니다! 재고해 주십시요!

은성 : (같이 깊이 고개 숙이는)

준세 : (괴로워 미치겠는)

박변 : (못 참고) 투표 시작 합시다!

사회 : (분위기 둘러보고) 그럼, 투표를 재개하겠습니다.

 

박변 쪽 대주주와 중소 주주들은 끄떡없고, 뒤에 앉은 소액주주들은 흔들린다. ‘이거 다시 바꿔 써도 되나?’ 하고 고치기도 하고...

오빠가 왜?...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은성 보는 준세, 흔들린다.

시선 피하다 박변과 눈 마주친다. 흔들리는 아들 눈빛에 눈빛으로 경고하는 박변.

처연히 앉아있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 애타게 보는 환 보는 준세...

극심한 갈등으로 망설이는 준세, 손에 들고 있던 해임 찬성표 달달 떨린다.

흔들리지 말라는 듯 그런 준세 팔뚝 탁 잡는 박변, 준세 본다.

긴장한 표정으로 둘의 신경전 보는 은성.

아픈 눈으로 아버지 보다가 환 손에 들린 동의서 뭉치 보는 준세, 팔목 잡힌 손에 힘줘서 투표용지 구긴다.

충격으로 준세 보는 박변.

 

 

S#4. 주총 회장 앞

 

감격스런 얼굴로 주총 회장 나오는 할머니와 환, 은성. 뒤이어 공장장과 오이사 등 할머니 쪽 사람들 우르르 나온다.

표집사, 기다리고 섰다가 얼른 다가온다.

환, 안도감으로 은성은 안도감과 준세 문제 섞여 복잡한 표정이다.

 

공장장 : 축하드립니다, 사장님!

기타 주주들 : (축하드립니다, 사장님... 거의 동시에 인사하고)

할머니 : (웃으며) 다들 고맙소.

표집사 : (밝은 분위기 보고 감격해 다가오는) 사장님!

할머니 : (웃으며 끄덕이는, 잘됐다는) 그래. (환과 은성 돌아보며) 고맙다. (하며 환과 은성 양팔로 동시에 꽉 끌어안으며)

            이것들이 날 살렸어.

환, 은성 : (졸지에 서로 얼굴 가까이 맞대지는, 당황해 서로 쳐다보는)

 

 

S#5. 주총 회장 안

 

사람들 모두 빠져나간 주총 회장. 박변과 준세만 남아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 있는 박변. 준세, 일 저질러놓고 복잡한 심정으로 앉아있다.

 

박변 : (배신감과 분노로 떨며) 너... 어떻게 이럴 수 있냐? (버럭)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니가 애비 뒷통수를 쳐? 애비를 배신했어!

준세 : (고개 숙이며 참담한) 죄송합니다, 아버지.

박변 : (분노로 준세 멱살 잡아 일으키는, 눈에 핏발 서서) 너 이 자식, 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여자 때문에, 계집아이 때문에

          니 애비 목을 쳤어! (준세 팍 밀쳐내는)

준세 : (비틀했다가 아버지 보는) 은성이 때문이 아니에요! (눈물 어려) 부끄러웠어요.

박변 : (멈칫하면)

준세 : (절절한) 환이하고 은성일 보는 순간, 부끄러웠어요. 아버질 배신하고, 아버질 짓밟고는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알았어요. 내가 평생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 살겠구나... (눈물 어려) 그럴 순 없잖아요, 아버지.

          그건 사는 게 아니에요, 내가 나 자신을 경멸하면서 어떻게 살아요?

박변 : (버럭) 그래서 애빌 죽였어!

준세 : (같이 버럭) 아버질 살렸다고 생각해요!

박변 : (기막혀) 뭐?

준세 : 할머니를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저버리고, 벼랑 끝으로 달려가는 아버지셨어요!

박변 : 억지 쓰지 마!

준세 : (눈물 어려) 저라고 쉬웠겠어요? 고통스럽고 괴로웠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었어요.

박변 : (분노로 준세 뺨 확 후려치려다 참으며 주먹 쥐는, 주먹 쥔 손 떨리는)

 

 

S#6. 주총 건물 앞

 

나오는 할머니, 환, 은성, 표집사. 앞에 할머니 차 세워져 있다.

준세가 걸려서 뒤돌아보는 은성. 그런 은성 보는 환.

 

할머니 : 공장부터 가자, 직원들 보고 싶다.

환 : (말리는) 다음에 가, 오늘은 너무 긴장하셨잖아. 아직 무리하시면 안 돼.

표집사 : (안 된다는) 어르신 어제 한숨도 못 주무셨습니다.

할머니 : 잠깐 들렀다 갈 기력은 있어. 성철아, 공장이다!

표집사 : (못 말린다. 할 수 없이 뒷문 열면)

할머니 : (은성 돌아보며) 은성이 애썼다.

은성 : 아니에요, 저 별로 한 거 없어요...

할머니 : 조만간 보자, 연락하마. (타는)

은성 : 네, (꾸벅하며) 안녕히 들어가세요. (한걸음 물러서는데)

환 : (은성 보는)

할머니 : (일부러 불러들이는) 환아, 안타고 뭐하냐?

환 : (할 수 없이 옆 좌석에 타는, 다시 은성 쪽 보는)

표집사 : (막 차 출발하고)

은성 : (다시 목례하고 얼른 돌아서서 건물 안으로 향하는)

환 : (준세에게 가는 구나, 덜컥해서 보는)

 

 

S#7. 주총 안

 

조심히 문 여는 은성, 실내 텅 비어있다. 걱정스런 은성, 핸드폰 꺼내 준세에게 핸드폰 하는데 꺼있다는 안내 나온다.

맘 안 좋은 얼굴로 핸드폰 내리는 은성.

 

 

S#8. 한강 변 + 준세 차

 

거칠게 다가오는 준세 차, 한쪽에 끽 선다.

결단을 내리긴 했지만 아버지를 무너뜨린 자책감에 고통스러운 준세, 핸들 감싸고 얼굴 묻는다.

 

 

S#9. 사무실

 

승미, 초조한 얼굴로 앉아서 3시 30분 가리키는 시계 보는데...

 

팀장 : (책상에서 전화 막 끊고 웃으며 일어서는) 우리 사장님 해임 안됐답니다!

승미 : (놀라서 팀장 보면)

직원1 : (반가워서 벌떡 일어서며) 팀장님, 진짜요?

팀장 : 아슬아슬하게 부결 됐대요.

직원들 : (와!- 축하의 박수 치는, 일어서는 사람도 있고)

승미 : (사색되는, E) 어떻게 된 거야? 그럴 리가 없는데...

 

 

S#10. 대리점

 

믿기지 않는 얼굴로 핸드폰 받고 있는 백성희.

 

백성희 : 해임이 안됐다구? 승미야, 너 뭐 잘못 안거 아냐?... (화내듯) 그럴 리가 없 으니까 하는 말이지! (잠시, 급한) 끊어 봐.

            (끊는, 사색으로) 이게 무슨 소리 야? 해임이 안 되다니... (얼른 박태수 찾아 버튼 누르는데 꺼있다는 안내 나온다.

            쿵... 하는)

 

 

S#11. 회사 옥상

 

핸드폰 두 손으로 꼭 쥐고 두려움에 떨며 앉아있는 승미.

 

<24회 66씬 중에서>

승미 : 내일... 할머니가 대표이사에서 해임되지 않으면, 이 이중장부는 외부에 공개 될 거에요.

준세 : (그제야 승미 뜻 알고 기막혀) 승미씨, 지금 날 협박하는 거에요?

 

승미 : (현재, 더럭 겁나는, 두려움에 눈 감는)

 

 

S#12. 공장

 

박수치고 기뻐하며 할머니 에워싸고 있는 직원들.

환과 표집사, 공장장, 뒤에 떨어져 서있다. 뭉클해서 할머니와 직원들 모습 보고 있는 환.

 

현실 : (훌쩍이며) 사장님 잘못 되시면 어떡하나, 겁나서 죽는 줄 알았어요.

인성 : 사장님 저는요, 손자 분 설득에 넘어갔어요.

할머니 : (눈물 어려 직원들 향해 고개 숙이는)

환 : (그런 할머니 보고 깜짝 놀라는데)

현실 : (놀라) 사장님 왜 이러세요?

할머니 : (고개 들고) 모두 고맙소... (벅차서) 이 장숙자, 여러분이 해 준 어려운 결정...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테니...

            (하다 기세 등등) 다들 나 죽을 때까지 내 잔소리 들을 각오들 해!

직원들 : (와 웃고)

환 : (그런 할머니 모습 찡해서 보는)

 

 

S#13. 환 집 거실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소파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할머니, 영란, 환, 정.

 

정 : (좋아서) 할머니, 맨날 직원이 가족이다 가족이다 그러드니, 직원들 의리 좀 있네?

영란 : (좋아서) 그럼 우리 환이가 어머니 살린 거네요? 환아, 어떻게 직원들 설득 할 생각을 다 했어?

환 : 나 혼자 한 거 아냐. 2호 점 식구들하고 고은성이 먼저 의견 낸 거야. 거기에 직원들이 동참해 줬고, 다 같이 한 일이야.

할머니 : (흐뭇한) 직원들은 마음을 내줬고, 환이하고 은성인 그 마음을 모아줬고... 환이하고 은성이가 큰일 해줬어.

영란 : 은성이야, 경영권 넘어가면 지 앞으로 회사 안 올까봐 기를 쓴 거죠.

환 :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 커져) 그런 거 아냐!

할머니 : (그런 환 보는)

정 : 오빠 왜 소리까지 지르면서 은성이 편을 들고 그래! (하다 어? 환 보는)

영란 : (뭔가 이상한) 그러게, 은성이가 뭔데, (하다 뚝 멈추고 환 보는)

환 : (시선들에 당황해) 왜?

정 : 에이 아니지?

영란 : 말두 안 돼!

환 : (피하듯 일어서며) 할머니, 나갔다 올게.

영란 : 어딜 또 나가?

환 : (핑계 대는) 2호 점 식구들한테 인사해야지. (나가는)

영란, 정 :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서로 쳐다보는데)

할머니 : (핸드폰 울린다. 받는) 여보세요?... 그래 오이사, 어떻게 됐어? (잠시, 굳어지며) 장부를 찾았어?

 

 

S#14. 환 집 앞

 

나오면서 ‘고은성’ 찾아서 버튼 누르는 환, 벨만 울리고 받지 않는다.

 

<25회 6씬에서 ‘다시 안으로 들어가던 은성’>

 

환 : (신경 쓰이는) 뭐하느라고 전화도 안 받아! (급하게 가는)

 

 

S#15. 2호 점 매장

 

들어오는 환. 점장, 웃으며 다가온다.

 

점장 : (뜻밖인) 내일이나 볼 줄 알았는데? 사장님 모시고 들어간다면서요?

환 : 할머니 모셔다 드리고 다시 나왔어요. 직접 인사 드려야 할 거 같아서요.

점장 : 우리 사장님 지키자고 한 거지, 선우환씨 할머니 도와드린 거 아닙니다. 따로 인사 받을 이유 없어요.

환 : 점장님 쓸데없이 까칠한 거 아십니까?

점장 : 그게 내 매력이랍니다, 우리 마누라님이. (환 어깨 탁 치고 일하러 가는)

수재 : (다가오며) 형님! 축하 회식하러 왔어요? 주임님은요?

환 : 고주임 여기 안 왔냐?

수재 : (벙해서) 같이 온 거 아니었어요?

환 : (시무룩해지는)

 

 

S#16. 준세 레스토랑

 

걱정스런 얼굴로 혜리와 얘기하고 있는 은성.

 

혜리 : 그러니까 주총까지는 아버지 편을 들려고 왔다가, 너하고 선우군 보고나서 맘을 바꾼 거야?

은성 : (끄덕이는) 어...

혜리 : (기막힌) 준세씨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가 있어?

은성 : (맘 아픈) 오빠 많이 힘들겠지?

혜리 : 말이라고 하냐? 자기 손으로 자기 아버지 등에 칼을 꽂았는데?

은성 : 아까 주총회장에서 본 오빠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 (맘 아픈) 너무 힘들어 보였어...

혜리 : 나긴 난 인간이다, 솔직히 나 같음 그렇게 못해.

은성 : (보면)

혜리 : 안 그래? 내 아버지 회사 짤려, 거기에 횡령으로 쇠고랑 차는 거 뻔히 알면서 무조건 정의의 편에 서? 너 같음 그럴 수 있어?

은성 : (생각해 보는, 막상 입장으로 대입해 보자 갈등되는 듯 보면)

혜리 : (나무라듯) 그러니까 망치질을 하드라도 나중에 하지, 선우군하고 쎄쎄쎄 할 것도 아니면서 준세씰 그렇게 밀어 내냐?

은성 : 준세 오빠 위해서 그런 거야...

혜리 : (속상해서) 정말 준세씨 위해서 그런 거야? 그 사람한테 갈려고 그런 거 아냐?

은성 : (서운한) 아닌 거 알면서 그래?

혜리 : (타박처럼) 준세씨 불쌍해 그래! (안됐다는) 원래 힘들 때 좋아하는 사람 더 생각나고 위로 받고 싶은 건데...

은성 : (미안해지는, 고개 숙이고)

혜리 : (속상해 혼잣말처럼) 그 놈의 방은 괜히 해줘가지고, 할머니 통해 그 인간 하고 엮이게나 만들고,

은성 : (?) 혜리야, 너 그게 무슨 말이야? 방을 해주다니?

혜리 : (멈칫했다가) 이젠 뭐 숨길 이유도 없네. 너 그 부암동 방... 준세씨 아니면 못 얻었어.

은성 : (기겁해 놀라) 뭐?

 

 

S#17. 한강 변 + 준세 차 (저녁)

 

차 세워놓고 강물 바라보고 서있던 준세, 핸드폰 켠다. 부재통화 ‘은성’ 7통에 ‘환’ 2통, ‘혜리’ ‘형진’ 등 들어 와 있다.

‘아버지’ 찾아 누르고 기다리는 준세, 핸드폰 꺼있다는 안내 나온다.

준세, 걱정과 아픔으로 ‘아버지...’ 하며 핸드폰 내리는데 벨 울린다. 발신인 ‘유승미’ 떠있다.

 

준세 : (승미가 왜 했는지 안다... 잠시 보다가 받는) 네, 박준셉니다.

승미(휠) : (떨리는) 저... 유승미에요...

 

 

S#18. 술집 (밤)

 

준세와 마셨던 허름한 술집에서 혼자 술 마시고 있는 박변. 백성희, 급하게 들어온다.

 

박변 : (백성희 보는)

백성희 : (보고 다가와서 앉는, 굳은) 어떻게 된 거에요?

박변 : 들으신 대로... 제 아들놈이 기권표를 던졌어요.

백성희 : (이해할 수 없는) 그러니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구요? 장사장이 해임되지 않으면 박이사님이 어떻게 되는 줄 알면서,

            아들이 어떻게 아버질 칠 수가 있어요?

박변 : (자조적인) 내가 내 아들을 너무 몰랐어요...

백성희 : (오르는) 그걸 말이라고 해요? 이 일이 어떤 일이었는데, 이 큰일을 앞두고, (미치겠다) 열 번 백번 단속을 했어야죠!

박변 : 난 준세한테 진 게 아니라, 장사장한테 졌어요.

백성희 : (멈칫 보면)

박변 : (자조적인 웃음) 그 양반, 30년 세월... 헛산 게 아니었어요.

백성희 : (현실적인 걱정)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에요?

박변 : (백성희 보는, 걱정 말라는) 성희씨는 이번 일하고 아무 상관없습니다.

백성희 : (무슨 뜻인지 몰라서 보면)

박변 : 어떤 벌을 내리시든 나 혼자 갑니다, 성희씨는 깨끗하게 덮을 거니까 그건 걱정 말아요.

백성희 : (뜻밖인 듯 보면)

박변 : (연민으로) 간절히 원하는데 항상 뜻대로 안 되는 사람한테... 구정물까지 뒤집어쓰게 하고 싶진 않네요.

백성희 : (자기 상황에 대한 동정이다. 자존심 상해 굳어지는)

박변 : 성희씨, 날 남자로 믿지 않기 잘했어요...

백성희 : (무슨 뜻인지 아는, 더 미치겠고)

 

 

S#19. 바 (밤)

 

혼자 앉아서 술 마시고 있는 준세, 적당히 취해있다. 겁에 질린 얼굴로 다가오는 승미.

 

준세 : (마시다 기척에 돌아보는)

승미 : (뭐라고 말 못하고 보면)

준세 : 앉아요.

승미 : (앉는)

준세 : (술 따라주며) 승미씨가 우리 아버지 이중장부로 날 협박했던 거, 아무한테 도 말 안 할 거니까, 그거 마시고 가요.

승미 : (멈칫, 대답 대신 마시고)

준세 : 그 말하고 싶어서, 핸드폰 못 끊고 울었던 거 아닌가?

승미 : (사정하러 왔다가 너무 쉽게 넘어가자 안 믿기는) 정말 말 안 할 거에요?

준세 : 안 해요. (이후 적당히 술 따라 마시면서 얘기하는 걸로 해주세요)

승미 : (의아한) 근데... 왜 말 안 해요? 내가 그 장부 경찰에 넘길까 봐요?

         환이 오빠가 알면, 그거 빌미로 나 떼 내고 은성이한테 갈까 봐요?

준세 : (고개 젓는) 둘 다 아닌데... 말할 필요가 없는데 뭐 하러 말을 해요?

승미 : 그게 무슨 말이에요?

준세 : (승미 보며) 승미씨 그 장부 넘길 생각 없을 거고, (쓸데없다는) 환이 마음 은 이미 은성이한테 가버렸는데,

         그 앞에 승미씨 더 처참하게 만들어 뭐하겠어요?

승미 : (눈물 그렁해지는, 술 잔 들어 마시는, 따라서 또 마시고)

준세 : (그런 승미 보며 기막힌 듯) 하루하루... 숨은 제대로 쉬고 살아요?

승미 : (눈물 툭 떨어지는, 잔에 다시 술 따라 마시고)

준세 : (취기라) 그러다 숨 막혀 죽기 전에... 털어놓지 그래요?

승미 : (버티며) 뭘요?

준세 : 더 버티는 건... 어리석은 짓이에요. 후회만 늘어나요... (다시 한잔 마시고 자기 상황에 빠져드는)

승미 : (글라스에 따라 마신다. 탁 내려놓으며) 후회는... 선택할 수 있었는데 잘못된 결정을 했을 때 하는 거에요...

준세 : (승미 보는)

승미 : (취기에 복받쳐서, 이미 속을 들킨 준세라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던 심정 토로하는) 준세씨가 날 얼마나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고 있는지 알아요. 은성이는 날 얼마나 파렴치하게 생각할지... (메여서) 환이오빠는... 나한테 얼마나 실망했을지,

         아니 얼마나 정 떨어졌는지 두렵고, 겁나고..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어떻게 털어놔요?.. 털어놓을 수 있는 일이.. 아닌데...

         (눈물 후두둑 떨어지는)

준세 : (고개 들고 승미 보는)

승미 : (취한 울며) 그래서 나는요, 그냥 이대로 있는 거 밖에는... 할 게 없어요. 이젠 환이오빠한테 전화도 못하겠구요,

         보고 싶은데... 보러도 못 가고... 내일 아침에 눈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잠드는데...

         눈 뜨면... 제일 먼저 오빠 생각이 나요...

 

 

S#20. 거리 (밤)

 

휘청휘청 걷는 백성희, 마지막 희망 갖고 한 일이 또 실패했다.

 

<22회 24씬에서>

승미 : 환이 오빠가 포기가 되는 사람이면 엄마... 내가 그 짓을 했겠어?

         (비난하듯) 날 이 꼴로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나한테 포기하란 말이 나와?

 

백성희 : (딸 생각에 아득해지며 휘청하는, 길가 전봇대 정도 잡고서는)

 

 

S#21. 승미 집 거실 (밤)

 

기진해서 앉아있는 백성희, 막막한 심정인데... 승미, 취해서 비틀 들어온다.

 

백성희 : (보고 놀라 일어서며) 승미야?

승미 : (완전 취했다. 다가오며) 엄마...

백성희 : (승미 잡고) 어디서 이렇게 술을 마셨어? (소파에 앉히는)

승미 : (앉아서 백성희 목 끌어안는, 애증의 감정으로) 엄마, 우리 엄마...

백성희 : (딸 감정 느끼고 괴로운) 왜 이래? (피하려고 떼 내며) 꿀물 타다 줄게. (일어서는데)

승미 : (엄마 손 잡는)

백성희 : (멈칫하면)

승미 : 어디까지 말할까...

백성희 : (흠칫해서 돌아보면)

승미 : (눈물 어려) 오빠는 내가 알아서 정리하라는데... (자조적인) 아버지 보험금 얘기까지 해?

         아니면 아버지 살아계시다는 말까지 해?... 아 또 있네... 은우, (하는데)

백성희 : (못 견디고) 그만 해!

승미 : (멈칫해서 보면)

백성희 : (자기도 미치겠지만 누르고) 취했다, 일어서. (팔 잡아 일으키며) 방으로 들어가.

 

 

S#22. 승미 방 (밤)

 

취해서 쓰러진 승미 이불 덮어주는 백성희, 승미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 본다.

자신의 행위로 인해 상처받은 딸 가슴 아픈 백성희, 떨리는 손으로 눈물 닦아주다가 훅 운다.

 

 

S#23. 부암동 방 (밤)

 

잠들어 있는 혜리. 잠 못 들고 뒤척이며 생각에 잠겨있는 은성.

 

혜리(E) : 너 제일 비참하고 맨바닥일 때, 기반 갖고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사람이야.

 

<3회>

-아, 그리고 동생 사진 있죠? 한 장 줘요. 전단지부터 만듭시다, 하던 준세.

-전단지 만들어 주고 이사 도와주던 준세.

-오빠 하나 뚝 떨어졌다 생각해! 하던 준세.

 

<4회 40씬에서>

준세 : 여기 진성설렁탕, 진성 식품.

준세 : (입사 지원서 담긴 서류봉투 내밀며) 나이나 학벌 성별 차별 없이 능력으로 직원 인정해주는 회사야.

 

<5회에서... ‘은우 액자 걸어놓은 레스토랑’>

<12회에서>

준세 : (망가진 은성 얼굴 보고 대뜸) 이 꼴로 나왔어?

은성 : (빈 수레 보고) 오빠가 배달했어요?

사장 : 어제도 했어요. 어디서 이런 남자친굴 구했어?

 

<12회 28씬에서 ‘우는 은성 감싸주던 준세’>

 

은성 : (현재, 준세에게 받은 일들이 너무 많다... 맘 아파 흔들리고)

 

 

S#24. 준세 집 (밤)

 

만취한 상태로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준세.

 

형진 : (놀라서 다가오며) 형? (하며 잡는)

준세 : (형진에게 푹 안기듯 쓰러지는)

형진 : (받아 안으며) 어- 이 형 왜 이래? (침대로 데려가서 눕히는)

준세 : (풀썩 눕고)

형진 : 형 무슨 일 있어? 안 그러더니 요새 왜 이렇게 자주 술을 마셔?

준세 : 형진아... 괴롭고... 외롭다...

형진 : (황당해서 보는)

 

 

S#25. 환 방 (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불안으로 왔다 갔다 하고 있는 환. 핸드폰으로 ‘은성’ 찾아 누르려다가 참는다.

핸드폰 휙 침대에 던지는 환.

 

 

S#26. 가판대 (다음날, 아침)

 

‘직원이 지킨 대표이사’ ‘진성 식품 대표이사 해임 부결’ 등 헤드라인 적힌 신문들 꼽혀있다.

 

 

S#27. 환 집 거실

 

티 테이블에서 신문 읽고 있는 할머니. 환, 같이 앉아서 신문 읽고 있다.

 

환 : (밝은) 회사 이미지 금방 회복 되겠네.

할머니 : 니 얘기도 있다? 장사장의 손자 선우모씨는 할머니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유학 중 급히 귀국해,

            (하다 환 보며) 너 억지로 유학 중단시켜 끌려 온 거 아니었냐?

환 : (긁적이며 능청) 무슨 소리야? 할머니 경영권 지킬려고 급히 귀국했는데.

할머니 : (능청에 피식 웃고) 있다 퇴근하면서 은성이 데리고 와.

환 : (솔깃해서) 은성이?

 

E 현관 벨 울린다.

 

환 : 이 아침에 누구야? (일어서는)

 

<시간경과>

초췌한 얼굴로 들어오는 준세. 할머니, 맞이하고 서있다. 환, 한걸음 뒤에 서있고.

 

준세 : (꾸벅하며) 아침 일찍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할머니 : 들어와. (방으로 가는)

준세 : (따라 들어가고)

 

 

S#28. 할머니 방

 

먼저 들어오는 할머니. 준세, 뒤따라 들어온다.

 

할머니 : (앉으며) 앉아...

준세 : (무릎 꿇는)

할머니 : (멈칫 보면)

준세 : (고개 깊숙이 숙이며) 죄송합니다...

할머니 : 아니다, 어제 어려운 결정 해줘서 고맙다. (짠한) 갈림길에 서서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을꼬...

준세 : (울컥해서) 아버질... 용서해 주세요, 할머니. (할머니 보며 간절한) 할머니와는 다른 방식이지만,

         아버지에게도 진성은 아버지 인생의 전부셨어요. 그래서... 어리석은 판단을 하신 거에요.

할머니 : (가만히 보는)

준세 : 아버지가... 조용히 회사를 떠날 수 있게만 도와주세요...

할머니 : (보다가) 박태수 썩을 놈, 아들 하난 잘 키웠다니까.

 

 

S#29. 환 집 거실

 

소파에서 얘기하고 있는 영란, 정, 환.

 

정 : 엄마, 그럼 박이사 아저씬 어떻게 되는 거야?

영란 : 횡령으로 깜빵 보내야지!

정 : 준세 오빠 불쌍해서 어떡해?... 자기가 아빠 배신해서 깜빵 가는 거잖아.

영란 : (괘씸한) 아무리 준세가 그랬대두, 박이사 이대로 봐줄 순 없어. 민석씨가 자길 얼마나 믿었는데,

         그 친구 어머니 뒷통수를 쳐?

정 : (풀죽어) 이제 나 준세 오빠 포기해야겠다... 완전 원수 집안 로미오와 줄리엣이야...

영란 : 로미오하고 줄리엣, 걔들은 서로 끔찍이 사랑했거든? (더 부아나서 타박하는) 짝사랑을 해도 왜 하필 배신자 아들이야?

환 : 엄마, 준세 형 아니었으면, 어려운 상황이었어.

영란 : (영문 몰라) 니가 직원들 마음 모아다가 주주들 설득한 거라며?

환 : 준세 형이 설득당해 준 거야.

영란 : (놀라) 그랬던 거야?

준세 : (방에서 어두운 얼굴로 나오는)

 

 

S#30. 환 집 뜰

 

착잡한 얼굴로 나오는 준세. 환, 맘 안 좋은 얼굴로 뒤따라 나온다.

 

환 : (뭔가 위로를 해줘야 하는데 선뜻 안 나오는, 궁금했던 다른 얘기 먼저 꺼내는) 어제 은성이 만났어?

준세 : (멈칫 서는) 아니.

환 : 통화는 했어?

준세 : (돌아보며) 누구하고 통화할 기분이 아니었어.

환 : 아니 형은 왜 애를 걱정을 시키고 그래!

준세 : (멈칫하면)

환 : 형 걱정 많이 할 거라구. 그리고 (시선 돌리며) 고마워.

준세 : 고맙단 말 들을 일은 아니지... 우리 아버지가 먼저 잘못하셨으니까... 내가 대신 사과한다.

환 : (그런 준세 짠한, 어깃장 놓듯) 항상 잘났지, 박준세!

준세 : 또 시비냐?

환 : (처음으로 본심 말하는) 어떤 순간에도 정도를 걷지, 형은. 그래서 형이 재수 없는 거야, 너무 잘나서.

준세 : (환 느낌 전해진다. 보다가 의미 있는) 난, 거리낌 없이 감정 드러내는 니가 부럽다.

         전부터 그랬는데... (돌아서며) 요즘은 더 부러워... (가는)

환 : (맘 안 좋은 눈으로 보고 섰는)

 

 

S#31. 박변 이사실

 

테이블 탁자 위에 개인 물건들 정리한 박스 놓여있고 박변, 책상에 사직서 놓고 방 둘러보고 있는데...

비서, 노크에 이어 들어온다.

 

박변 : (기다리고는 있었지만 긴장해서 보면)

비서 : (조심스런) 이사님, 사장님 출근하셨습니다.

박변 : (끄덕이며 사직서 들고 일어서는, 박스 가리키며) 이것 좀 내 차에 갖다 주겠나?

비서 : (맘 안 좋은) ...이대로 가시는 겁니까?

박변 : (다가와서 어깨 툭 치며) 그동안 고마웠네. (나가는)

 

 

S#32. 사장실

 

책상에 앉아서 문 쪽 쳐다보고 있는 할머니. 박변, 사직서 들고 들어온다.

 

할머니 : (뚫어지게 박변 보는)

박변 : (고개 숙여 인사하고 다가오는, 책상 위에 사직서 놓고)

할머니 : (말없이 이중장부 파일 책상에 탁 올려놓는)

박변 : (보는, 담담히) 지금 자수하러 갈 겁니다.

할머니 : (웃긴다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하는구만. 실패는 했지만, 후회는 안한다 이거냐?

박변 : (입으로 사과할 일 이상이다)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한... 어떤 처벌이라도 받겠습니다.

할머니 : (버럭) 처벌!!!

박변 : (할머니 기색에 흠칫해서 보면)

할머니 : 이 놈아, 니가 받을 벌, 이미 준세가 받았어!

박변 : (영문 몰라 보면)

할머니 : 자식을 도둑질에 끌고 나오는 부모가 어딨어! 니가 그러고도 부모야?

            자식 가슴에 피멍들게 하고 그 회한을 어찌 감당할려고 그런 일을 벌여?

박변 : (맞는 말이지만 대답 못하는) ...

할머니 : 준세를 봐서... 넘어 갈 테니, 회사 돈 돌려놔.

박변 : (뜻밖인 듯 보면)

할머니 : (맘 안 좋은) 회사 이 만큼 크는데 니 공이 컸던 건 알아. 나 혼자서는 어림없었지...

박변 : (울컥해서) ...사장님...

할머니 : (마지막 인사처럼) 그동안... 애썼다, 가봐. (의자 돌려 앉는, 맘 안 좋고)

 

 

S#33. 진성 본사 앞

 

걸어 나오는 박변, 멈춰 선다. 천천히 진성 건물 돌아보는 박변, 나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곳이다... 회한으로 쳐다보고...

 

 

S#34. 2 호 점 매장

 

들어오는 환. 점장과 수재, 카운터에서 얘기하고 있다.

 

환 : (들어오면서 은성 찾아 휘- 보는데 없다. 입으로는) 선우환 출근했습니다.

점장 : (수재와 마주 보고 웃고) 사장님은 어때요?

환 : 오늘부터 출근하셨어요. (둘러보며) 주인님은 아직 출근 안했나...

수재 : (피식 웃으며) 형님의 주인님은 안 나왔고 우리의 주임님은 나왔는데요?

환 : 뭐?

수재 : 형님은 고주임, 할 때는 제대로 하시는데, 왜 주임님은 샐까요?

점장 : 그런 걸 무의식의 발로라고 한다더군요. (가는)

환 : 무의식의 발로?

수재 : 무의식 상태에서 주인님으로 모시고 싶다는, 뭐 그런 거?

환 : (놀림 보다 마음 급한) 왜 안 보여?

 

 

S#35. 옥상

 

은성 보려고 급하게 올라오는 환. 은성, 등 돌린 채 통화하고 있다.

 

은성 : 준세 오빠 아직도 출근 안 했어?

환 : (멈칫 서는)

혜리(휠) : 이형진 말로는 새벽에 들어왔다가 아침 일찍 또 나갔대.

은성 : (놀라) 또 나가다니, 어딜? (걱정에) 어디 간단 말도 못 들었대?

환 : (다가오며) 형 멀쩡하니까 걱정 마.

은성 : (갑자기 나타난 환 보고 흠칫 놀라는데)

환 : 오늘 아침에 우리 집에 왔다 갔다.

은성 : (놀라) 준세 오빠가 집에 왔었어요? (하다 핸드폰에) 혜리야, 끊자. 있다가 전화할게. (끊고, 급하게)

         오빠가 그 쪽 집엔 왜 왔어요? (하다 짐작 가는, 맘 아파) ...빌러 온 거에요? 아버지 때문에?

환 : (여기까지는 애써 참고, 담담히) 그래.

은성 : (준세 짠해서 눈물 어리는) 오빠 어땠어요? 괜찮아 보였어요?...

환 : (은성 눈물에 확 오르는, 누르고) 멀쩡했어.

은성 : (그렁해서) 할머니한테, 식구들한테 야단 듣진 않았어요? (눈물 툭)

환 : (은성 눈물에 확 뒤집힌다) 너 지금 울어?

은성 : (눈물 나오는 줄 몰랐다. 닦는데)

환 : (터졌다) 너한테 준세 형이 뭔데 울어? 너한테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냐?

은성 : (당황하지만) 자기 손으로 아버지 매장 시킨 거나 마찬가진데, 얼마나 힘들겠어요.

환 : 힘들어 울면 준세 형이 울어야지 니가 왜 울어! (버럭) 울지 마! 내 앞에서 준세 형 때문에 울지 마!

은성 : (화내는 환 벙해서 보다가) 맘 아파서 그래요. (속상한) 준세 오빠가 나한테 어떤 사람이냐구요?...

         나도 모르게 방값 빌려주고, 이사 도와주고, 만두 수레도 끌어주고, (메여서) 우리 은우 전단지 만들어 주고 그거 같이

         붙여주고, 나 아프면 우유 배달도 몰래 해주고, 밥도 해주고, 내가 필요하면 얘기 들어주고, 언제나 달려와 주고...

환 : (그 정도였어? 충격 받고 보는)

은성 : (맘 아픈) 내가 제일 어렵고 힘들 때, 티 안내고 도와준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저렇게 힘든데... 어떻게 맘이 안 아파요?

환 : (충격으로) 그랬어?

은성 : (그제야 환 표정 보이는, 멈칫 보는)

환 : (자기는 그 정도로 해준 게 없다. 묘한 열패감으로) ...그 정도였어?

은성 : (당황해서 보면)

환 : (화낼 수도, 수습할 수도 없다) 할머니가 퇴근하고 오랜다! (휙 돌아서 내려가는)

은성 : (잡으러 한 걸음 가다가 멈추는, 미안한 눈으로 환 보는)

 

 

S#36. 매장 계단

 

열 받은 얼굴로 계단 내려오던 환, 멈춰 선다.

 

환 : (기막힌) 뭐? (생각나는 대로 더듬는) 이사, 만두, 전단지에 (어처구니없는) 우유배달? (부아 나는) 뭐 그렇게 해준 게 많아!...

      (준세 무게감에 불안해지 는) 아- 준세형 진짜...

 

 

S#37. 주방

 

손님 상 요리 준비하는 영란과 표집사.

 

영란 : (투덜대는) 아니 내가 왜 은성이를 위해서 음식을 해야 돼?

표집사 : 어르신을 위해 애쓴 손님을 위해서 하시는 겁니다.

영란 : 애쓰긴? 어머니 유언장 남아있는 한, 난 절대 걔 못 믿어.

표집사 : 그러다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있다가 은성양 오면, 사과하세요.

영란 : 사과? 무슨 사과?

표집사 : 유승미 모녀 사건 때 뺨 때리셨잖아요.

영란 : 어머머 그 때는 걔가 맛을 짓 했잖아? 우리 식구 다 속였는데!

표집사 : (확 언성 높여) 맛을 짓이라니요?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잘못입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영란 : (어느새 표집사에게 기죽어 가고 있다) 나두, 때린 게 잘한 거라고 생각은 안 해.

표집사 : 그럼 사과하시면 되겠네요.

영란 : (멈칫, 눈치 보며) 꼭 사과까지 해야 돼?

표집사 : (의미 있는)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사과하세요. 지난 번 가출 때도 제 말씀 안 들으셨다가, 후회 많이 하셨습니다.

영란 : (생각나는) 어머 어머 그거? (겁주는 말투 흉내 내는) 나갈 땐 맘대로 나가 도 들어올 땐 맘대로 못 들어온다- 이거?

표집사 : 네.

영란 : (어느새 꼭 해야 할 것 같은) 아 씨, 그 때 쫌 참을 걸...

표집사 : 고추장 퍼올 테니까, 더덕 두드려 놓으세요. (나가는)

영란 : (바로) 더덕 어딨지? (찾다가 멈칫하는) 아니 근데 내가 왜 표집사 시키는 대로 다 네 네하고 있어?...

 

 

S#38. 2호 점 앞

 

퇴근해서 나오는 은성.

환, 미리 나와서 한걸음 앞에 서 있다가 은성 나오자 화난 걸음으로 앞서 간다. 난감하게 보다가 따라가는 은성.

 

 

S#39. 버스 정류장

 

먼저 오는 환. 벤치에 승객1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서 한자리만 남아있다.

승객2,3, 정류장 부스로 걸어오자 얼른 벤치에 앉는 환. 뒤이어 오는 은성, 한쪽에 서면.

 

환 : 이리 와!

은성 : (보면)

환 : (손가락으로 부르며) 오라구!

은성 : (주위 사람들 있어서 할 수 없이 가는) 왜요?

환 : (일어나서 자기 앉았던 자리에 은성 잡아 앉히는)

은성 : (벙해서 보면)

환 : (시비 걸듯) 하나 했다?

은성 : (영문 몰라) 하나? (물어보려고 일어서며) 뭘 했다구요?

환 : (어깨 잡아 다시 앉히며) 앉아있어, 다리 아퍼.

은성 : (벙해서 보다가 알아채는, 아... 환 행동 웃기면서도 찡해지고)

 

 

S#40. 환 집 거실

 

은성과 환, 들어오고 영란, 맞이하고 섰다.

 

은성 : (영란 보자 긴장해서 인사하는) 안녕하셨어요?...

영란 : (어색한) 어 그래...

표집사 : (쓱 다가오며) 왔어요?

은성 : 안녕하셨어요?

환 : 할머닌?

표집사 : (영란 탁 쳐다보며) 방에 계신다.

영란 : (조건반사처럼) 저기 얘!

은성 : 네?

영란 : 저기 말야, 그 때... (뺨 때리는 손짓 시늉하며) 이거... 딱 이거는, 내가 좀 심했어... 미안하다...

은성 : (생각도 못했다가 사과 받고 당황해) 네...

할머니 : (방에서 나오며) 왔냐?

은성 : (고개 숙여 인사하는)

 

<시간 경과>

소파에 모여 앉아서 할머니 말씀 기다리고 있는 영란, 환, 은성, 정.

 

할머니 : 니들도 다 알게 됐지만, 나는 병이 있어. 이제 앞으로 조금 씩 조금 씩... 변해 갈 거야... 실수가 잦아질 거고...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픈) 기억도 조금 씩 사라질 거야.

환 : 할머니, 초기부터 꾸준히 치료받으셔서 괜찮잖아. 우리도 속여 넘겼으면서 그래?

할머니 : 그래도 시간이 많은 건 아냐. (한번 둘러보고) 니들이 애써서 내가 회사를 정리할 시간을 얻었으니, 정리를 해야지.

영란 : 벌써 새 구상 끝나셨어요?

할머니 : 니들 내 유언장 조건 기억하지? 은성이, 2호 점 매출 20프로 달성했으니까, 자격 생겼어.

            은성이, 다음 주부터 본사 출근해서 업무 배워.

모두 : (깜짝 놀라는)

은성 : (생각도 못했다가 한방 맞은 듯 할머니 보고)

환 : (설마... 했다가 역시 놀라서 할머니 보는)

정 : 할머니, 갑자기 치매 심해졌나 봐?

환 : (나무라는) 선우 정!

정 : (찔끔해서) 말이 안 되는 소릴 하시잖아.

할머니 : 내 생각은 그동안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어.

영란 : (일깨워주려는) 어머니, 얘는 어머니 얼굴 알고 접근한 애에요?

할머니 : (단호한) 아니야.

영란 : (답답한) 그때 성희하고 승미가 했던 말 잊어버리신 거에요? 어머니 사진이랑 환이 사진이랑 다 봤다잖아요?

할머니 : 내 사진이랑 환이 사진 은성이한테 보여주는 거, 니 눈으로 봤어?

영란 : 아뇨?

할머니 : 그럼, 내가 은성이랑 처음 만나는 건 봤어?

영란 : 당연히 못 봤죠.

할머니 : 근데 왜 내 얼굴 알고 접근한 애라고 우겨?

영란 : 성희가 보여 줬다잖아요! 거기에다 거짓말이란 거짓말은 다 했다잖아요.

할머니 : 그러니까 너는 니 친구 말만 들은 거잖아.

정 : 할머니 그럼 얘 말을 믿는 거야?

할머니 : 니들은, 니들이 믿고 싶은 사람 말을 믿어. 난 내 느낌을 믿을 테니까.

은성 : (믿는다는 할머니 말 직접 듣고 울컥하는)

환 : (그런 은성 보는)

할머니 : 은성이, 다시 짐 챙겨서 들어와.

환 : (들어오라는 말에 밝아져서 보는)

영란 : 어머니, 잠깐 잠깐 잠깐요!

은성 : (더 듣고 있을 수 없다) 죄송하지만, 제 얘기 먼저 들어주세요.

환 : (은성 보면)

은성 : 이미 할머니께도 병원에서 가족들께도 말씀드렸는데... 저 그거 안 받아요.

할머니 : (멈칫 보는)

은성 : 할머니 전, 작은 일은 열심히 책임감 있게 해낼 자신 있는데요, 회사는 자신 없어요...

         회사는 돈이 아니라 책임과 희생이라는 걸 알았어요... 전 그런 능력도 없고, 무섭고 겁도 나요.

         할머니처럼 그렇게 살 자신 없어요... (꾸벅하며) 감사했었고, 죄송합니다.

환 : (진심이었구나... 보는)

할머니 : (예상 밖 반응에 당황해 은성 보는)

영란 : 너 진심이니?

은성 : 네... (할머니 보며) 그러니까 할머니, 그 유언장 하루라도 빨리 취소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정 : (이상하다는) 야, 근데 너 할머니 회사 받을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녔어?

은성 : (당연하다는) 할머니가 억울하게 경영권 뺏기시게 생겼으니까 그랬지?

할머니 : (일어서며) 은성이만 따라 와. (방으로 가는)

 

 

S#41. 할머니 방 (밤)

 

마주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할머니와 은성.

 

할머니 : (심각한) 너 지난번에 나한테 유산 안 받겠다고 했을 때, 오해 받기 싫어서 했던 말 아니었어?

은성 : 그 전부터 망설이고 있었어요.

할머니 : 은성아, 나는... 니가 내 뒤를 이어줬으면 좋겠어.

은성 : 죄송해요, 할머니... 저 정말 자신 없어요.

할머니 : (난감한) 너 이러면 할미 대책 없어져. 처음엔 유언장으로 내 확고한 결심 알리고, 너 내 옆에 붙여놓고 가르치다가

            차차 내 지분 양도해 줄 생각이 었는데, 이번 일로 온 세상이 내 병 알았어, 시간이 없어.

은성 : (할머니 손잡으며) 저 말고... 있을 거에요. 할머니 손자도 철 들었구요, 직원 중에도 할머니 생각하고 똑같은 사람도

         있을 수 있구요... 이번에 보셨잖아요? 직원들이 얼마나 할머닐 사랑하고, 회사를 아끼는지요...

할머니 : (듣다가 답답한 듯) 아 왜 돈을 마다해!

은성 : 돈이면 제가 왜 안 받아요? 회사니까 그러죠... 이번 주총 일 겪으면서 더 확실히 알았어요.

         전 할머니처럼 직원들 사랑하면서 살 자신 없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소박하게, 맘 편하게 살고 싶어요.

할머니 : (알겠다는) 유언장 때문에 아귀다툼 겪더니, 혼이 쏙 빠졌구나.

은성 : 죄송해요...

할머니 : 그럼 이제부터 뭐하고 살 거야?

은성 : 할머니가 2호 점 매출 달성하면, 끝까지 은우는 찾아주신다고 하셨으니까, 그 약속 믿고 이젠 제 인생 준비해 볼려구요.

할머니 : (놀라) 그럼 회사도 그만 두겠다는 거야?

은성 : 할머니 회사는 정말 좋은 곳이지만, 저한테는 아빠 속이면서 전공까지 바꾼 꿈이 있잖아요...

할머니 : 메뉴개발?

은성 : (웃으며) 네, 한국 음식의 세계화요.

할머니 : (결심을 굳혔구나... 심각하게 은성 보는)

 

 

S#42. 환 집 앞 (밤)

 

어둠 속에 서있는 승미, ‘오빠 보고 싶다...’ 혼잣말하며 환 그리운 듯 집 바라보고 있는데...

대문 열리는 소리 들린다. 놀라서 얼른 몸 숨기는 승미.

대문 열고 환과 은성 나온다.

 

은성 : 갈께요, 들어가요.

환 : 너 정말 할머니 유산 안 받을 거야?

승미 : (어둠 속에서 둘 얘기 듣다가 놀라는)

은성 : 안 받는다고 했잖아요. (핸드폰 울린다)

환 : (동시에 궁금한) 그럼 뭐할 거야?

은성 : 잠깐만요, (핸드폰 받는) 혜리야...

혜리(휠) : 은성아, 준세씨 방금 가게에 왔어.

은성 : (반색하는) 오빠 가게 나왔어?

환 : (뚝 굳어지는)

은성 : 어 그래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끊다가 환 보는, 멈칫하는)

환 : (좋게) 가봐, 가서 준세 형 위로해 줘.

은성 : (환 반응 뜻밖인 듯 보는데)

환 : (일부러 신세로 유도하는) 신세 많이 졌다며? 그럼 갚아야지. 가, 데려다줄게. (한걸음 앞서는데)

은성 : (환 따라 몸 돌리며) 괜찮아요, 혼자 갈 수, (하다가 숨어있는 승미 보는, 흠칫 놀라 굳어지는)

승미 : (들킬까 눈감고 떨고 있는데)

은성 : (승미 심정 기막히다. 얼른) 아니에요, 밥 많이 먹어서 정류장까지 뛰어야겠다. (얼른 뛰어서 가는)

환 : (아쉬운) 돌팅이... (혼잣말) 아- 멋있는 척 하기 되게 힘드네... (멀어지는 은성 보다가 안으로 들어가는)

승미 : (떨던 긴장 풀리면서 자리에 무너지듯 쪼그리고 앉는, 참담하고)

 

 

S#43. 환 동네 길 (밤)

 

피하듯 뛰어오던 은성, 발걸음 늦춘다. 숨 가라앉히며 뒤돌아보는 은성.

 

<25회 42씬에서 어둠 속에서 숨어있던 승미>

<17회 63 씬에서 ‘환이 오빠는... 나한테... 물이고.. 공기고.. 땅이야...’ 하던 승미>

<24회 21씬에서 ‘은성아 나 좀 살려줘...’ 하던 승미>

 

은성 : (복잡하고 괴롭다. 발에 힘 빠져 터덜터덜 걷고) ...

 

 

S#44. 환 집 거실 (밤)

 

들어오는 환. 할머니, 티 테이블에서 차 마시고 있다.

 

할머니 : 은성이 안 데려다줬어?

환 : (와서 앉으며) 무슨 여자애가 그렇게 독립적인지.

할머니 : (피식 웃고)

환 : 할머니 그럼 회사 문제는 어떻게 할 거야? 고은성, 진심인 거 같든데.

할머니 : 넌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유학마저 하겠다면 보내주고.

환 : (뜻밖인) 유학?

할머니 : 니 마음가짐 달라진 거 할미가 인정하니까, 공부 뒷바라지는 해줘야지.

환 : 나 유학 안 가요. 회사 들어 갈 거야.

할머니 : 회사? 우리 회사?

환 : 하반기 모집 때 입사 시험 볼 거야.

할머니 : (심각하게) 환이 너 예전하고 달라진 거 인정해. 돈 벌기 어려운 것도 아는 거 같고 열심히 하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것만으로 안 돼. 우리 회사는 희생이 필요 해.

환 : 누가 회사 달래?

할머니 : (멈칫) 그거 아니면 왜 입사한대?

환 : 일해 보니까 재밌기도 하고... 그동안 일하면서, 회사 성장 아이디어도 이것 저것 생각나고, 일해 볼만 하겠다 싶어.

할머니 : (뜻밖인 듯 보다가 정색하고) 은근슬쩍 엉뚱한 희망 가져 봤자야.

환 : (어처구니없다는 듯) 할머니, 내가 그동안 할머니한테 당한 일을 생각해 봐. 설마 지금도 할머니가 어떤 분인지 모르겠어?

할머니 : 그럼 입사 때까진 뭐 할 거야?

환 : 2호 점 계속 나갈 거야.

할머니 : (신통해서 보는)

 

 

S#45. 준세 레스토랑 (밤)

 

들어오는 은성. 준세, 손님 없는 뜰 한쪽 테이블에 찻잔 놓고 혼자 앉아있다.

 

은성 : (다가가며 화난 듯) 왜 이렇게 걱정을 시켜요?

준세 : (은성 보는)

은성 : (앉으며) 이틀을 혼자 어디서 뭐하고 다녔어요?

준세 : (저조한) 내가 나이가 몇인데 내 걱정을 해?...

은성 : 어떻게 걱정을 안 해요? 그 큰일을 치렀는데... (맘 아프고 미안한) 오빠 왜 이렇게 날 자꾸 미안하게 만들어요?

준세 : (미안하단 말에 멈칫하는) 니가 왜 미안해?... 내가 그럴 수밖에 없어서 한 결정이야... 아버지도 나중엔 이해해 주실 거야.

은성 : (속상한) 고민할 때 미리 말이라도 하든가, 같이 술이라도 마셔 달라든가, (미안함으로) 나 힘들 땐 다 해주면서,

         오빠가 필요할 땐 왜 손을 안 내밀 어요? 나도 뭔가 도움이 되야죠...

준세 : (은성의 마음의 부담감 느끼는, 보고)

은성 : 이틀 동안 술만 마셨어요? 밥은 먹고 다녔어요?

준세 : (보다가) 재미없다, 은성아. 그만하자.

은성 : 네?

준세 : (애써 웃으며) 박준세, 자존심 있는 놈이다. 동정은 사절이야.

은성 : (황당한) 이게 왜 동정이에요? 나 힘들 때 오빠도 옆에 있어줬잖아요. 힘들 때... 사람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데요?

준세 : 은성아, 나는 내가 좋아했던 여자한테 했던 일들을... 신세 갚는 걸로 돌려받고 싶진 않아.

은성 : (당황해) 오빠....

준세 : (아프게 웃으며) 내가 너한테 해줬던 일들은, 내가 좋아서 한 거야. 너한테 알아달라는 생각, 안할 거니까... 부담 갖지 마.

은성 : (미안하고 아픈 맘으로 보는) ...

 

 

S#46. 승미 방 (밤)

 

침대에 앉아서 환 앨범 보고 있는 승미, 2008년 7월 18일 찍혀 있는 승미 생일 사진들 꼽혀져 있다.

생일 케익 나란히 후- 불고 있는 환과 승미. 촛불 끄고 나서 박수치고 웃으며 환 바라보고 있는 승미 사진 등 이다.

환 얼굴 조심스레 손으로 쓰다듬는 승미.

 

 

S#47. 승미 아파트 외경 (다음날, 아침)

 

 

S#48. 승미집 주방

 

정갈한 반찬들과 미역국 놓인 식탁. 식탁에 앉는 백성희와 승미.

승미, 미역국 의미 알지만 일부러 모른 척 수저 들고 먹는데...

 

백성희 : 생일 축하 해.

승미 : (몰랐던 척) 내 생일이었어? (미역국 먹는) 맛있네...

백성희 : 퇴근하고 백화점 가자, 옷 사줄게.

승미 : 옷 많아, 살 거 없어.

백성희 : 그럼 구두 살래? (슬쩍 떠보는) 아 참, 저녁에 약속 있겠구나...

승미 : (아니지만) 어.

백성희 : (더 묻고 싶지만 못하는)

 

 

S#49. 2호 점 매장

 

놀란 얼굴로 은성 바라보고 있는 점장.

 

점장 : 고주임, 진심이에요?

은성 : 사직서는 사장님께 제출하겠지만, 점장님께 먼저 말씀드리는 거에요. 그래야 직원 발령받든, 파트타임 구하든 하시죠.

점장 : 영문을 모르겠네. 이유 물어도 돼요?

은성 : (웃으며) 이제 이럴 때가 된 거 뿐이에요. 여기서 할 일이 다 끝났거든요.

점장 : (보다가) 그럼 근무는 사람 구할 때까지만 할 거에요?

은성 : 그래야죠, 근데 되도록 빨리 구해주세요. (인사하고 점장실 쪽으로 가면)

환 : (다가오는) 점장님, 오늘 제 월급날 아닙니까?

점장 : (피식 웃으며) 선우환씨 월급쟁이 다 됐어요, 월급날 체크하고.

         (안에서 봉투 주며) 사장님 입원 기간에 결근한 거 뺏습니다.

환 : (놀라) 그러는 게 어딨어요? 할머니 간병한 건데?

점장 : 우리는 철저하게 출결 카드에 의해서 급료 지급됩니다. (다른 데로 가고)

환 : (기막힌) 파트타임 비 얼마나 된다고, 아... (돌아서는)

 

 

S#50. 점장실

 

인터넷으로 직업 사이트에서 요리 관련 직원 모집 코너 검색하고 있는 은성. 환, 돈 봉투 들고 들어온다.

 

은성 : (하다가 환 보면)

환 : (돈 봉투 내미는) 자, 꾼 돈.

은성 : (보고 받는데 내용물 너무 얇다. 꺼내보면 5만원이다) 5만원?

환 : 할머니 병원 계실 때 결근처리 돼서 월급 줄었어. 나머진 담달에 줄게.

은성 : 총 23만원 남았으니까, 18만원 더 줘요.

환 : 다음 달에 준다니까?

은성 : (보다가) 다음 달에 나 여기 없으니까, 지금 다 줘요.

환 : (놀라) 그게 무슨 소리야?

 

 

S#51. 옥상

 

은성 팔 끌고 올라오는 환.

 

환 : (놓고 돌아서서 은성 보며) 말해 봐, 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여길 그만 둬? 왜 그만 둬!

은성 : (환 마음 알지만) 어차피 여기 매출 성공시키면 그만 두기로 한 거였어요.

환 : 지금은 그 때하고 상황이 달라졌잖아! 할머니도 나도 너 오해 안하잖아.

은성 : (진심) 그래서 2호 점 그만두는 게 아니에요. 이젠 할머니 회사 받을 것도 아닌데, 여기 계속 다닐 이유가 없어요.

         이젠 원래 하고 싶었던 일 할려구요. 요리 배우면서 일할 수 있는 곳 찾아 볼 거에요.

환 : (말은 맞는 말이지만) 그럼 우린 어떻게 되는 건데?

은성 : (멈칫해서 보는)

환 : (성질나는) 기다리라고 했잖아! 내 옆에 있으라고 했지!

은성 : (아픈) 기다리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환 : (멈칫하면)

은성 : (그러고 싶지만 복잡한 상황에 자조적인) 우리 둘이 있는 거? 사랑하는 거? 그걸 우리가 할 수 있을까요?

환 : 핑계대지 마, 너 도망가는 거야.

은성 : (속 들키고 멈칫하는)

환 : (지레짐작) 준세형 때문에 그래? 내가 준세 형한테 다 갚아주께! 준세 형이 너한테 해준 거 이상 내가 다 해주면 될 거 아냐!

은성 : (괴로운) 우리 사이엔 준세 오빠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환 : (보다가) 승미한테 얘기했어.

은성 : (놀라는) 얘길 하다니, 뭘요?

환 : 너에 대한 마음, 내가 알고 있는 진실... 말했어.

은성 : (덜컥해서) 승미... 한테요?

환 : 난, 승미한테 마음의 빚이 있어... 그래서 승미한테 정리할 시간을 줘야 돼. (은성 어깨 탁 잡으며) 그러니까, 믿고 기다려!

은성 : (마음은 그러고 싶지만 쉽게 대답 안 나오는, 환 보는) ...

환 : (확신 안 주는 은성 불안한 눈으로 보는)

 

 

S#52. 식당

 

밖이 내다보이는 유리문 달린 식당. 고평중, 혼자서 식사하고 있다.

유리문 밖으로 전봇대에 콘서트 포스터 붙이려고 이전에 몇 겹으로 더덕더덕 붙여져 있던 전단지 떼어내는 남자,

바닥에 이전 전단지들 몇 장 떨어져 내린다. 그 사이에서 은우 얼굴 담긴 전단지 삐죽 나와 있다.

먹으며 무심히 보던 고평중, 다시 먹으려다 뚝 멈춘다.

고개 돌려 은우 전단지 보고 은우 얼굴 확인한 고평중, 벌떡 일어나 밖으로 달려 나간다.

 

 

S#53. 식당 앞

 

바닥에 떨어진 은우 전단지 집어 드는 고평중, 전단지 위에서부터 은우 얼굴까지는 그대로 있고

밑에 고은성에서 고은, 만 남아있고 이후부터 핸드폰 번호까지는 찢겨져서 없다.

 

고평중 : (충격으로) 은우, 우리 은우! (눈물 어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찢겨져 나간 부분 보는,

            얼른 쪼그리고 앉아 바닥에 흩어진 다른 전단지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뒤지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S#54. 대리점

 

기력 없이 멍하니 앉아있는 백성희, 핸드폰 울린다.

 

백성희 : (귀찮은 듯 안보고 집어 들어 받는) 네...

고(휠) : 지금 당장 나 좀 봐!

백성희 : (멈칫했다가 고평중 알아채고, 짜증 섞인) 왜 아무 때나 전화해서 나오래? (지친 듯) 지금 몸 안 좋아.

고(휠) : (버럭) 당장 나와!

백성희 : (흠칫 놀라는)

 

 

S#55. 공원

 

걸어오던 백성희, 벤치에 심각한 얼굴로 앉아있는 고평중 보고 멈칫 선다.

생각에 집중해 있는 고평중, 그간의 모습과 뭔가 다르다.

 

백성희 : (뭐지? 불길한 느낌으로 다가가면)

고평중 : (기척 느끼고 탁 돌아보는데 쏘아보는 눈빛이다)

백성희 : (도리어 표정 딱 다지는, 외면하고 앉으며) 무슨 일인데 아프다는 사람 끌어내?

고평중 : (바로) 나, 자수한다.

백성희 : (놀라 확 쳐다보는) 뭐?

고평중 : (생각 정리한 뒤라 단호한) 미리 말해주러 왔어. 자수할 거니까, 준비하고 있어.

백성희 : (사색돼서) 자수를 하다니?

고평중 : (접어뒀던 은우 전단지 펴서 내밀며, 떨리는) 은성이, 우리 은우 잃어버렸어.

백성희 : (헉, 놀라는)

고평중 : (예리하게 보며) 당신 몰랐냐? 은우 잃어버렸는데, 은성이가 당신한테 전화 안했어?

백성희 : (얼른) 안했어, 몰랐어...

고평중 : (확신으로) 아니, 했을 거야.

백성희 : 안했다잖아! 안했다는데, (하다) 그래서, 자수해서 이름 찾아서 은성이 은우 찾아다니겠다는 거야?

고평중 : 당연히 그래야지! (피맺힌 아픔으로) 우리 은우가 지 누나 손 놓쳤어! 은우야, 은우! 혼자서는 못 사는 애가

            (울듯) 혼자 떠돌고 있어!

백성희 : 그건 내가 하면 되잖아! 은성이도 찾고 있구, (하다 설득하는) 이름 찾는다고 당신이 할게 뭐있어?

            그깟 이름 석 자 찾자고 자수해서 나까지 빈털터리 만들면, 나도 더 이상 당신 도울 수 없어!

고평중 : (안 넘어간다) 당신 믿을 수 없으니까 자수하겠다는 거야.

백성희 : (뚝 굳어지는) 뭐라구?

고평중 : 은성이 친구 이혜리 연락처, 알아보기나 했어?

백성희 : 말했잖아! 이민 갔다구.

고평중 : 혜리, 고아야.

백성희 : (멈칫하면)

고평중 : (의혹으로 캐듯) 당신... 왜 은성이하고 나 연락하는 거 막냐?

백성희 : (보다가) 당신 정말 웃긴다. 심부름 센터 직원 실수 한번 갖고 연락을 막아?

            그래서 보란 듯이 자수할 테니까 돈 토해낼 준비를 하라구?

고평중 : 당신이 뭐 라든 자수 할 거니까,

백성희 : (o.l, 버럭) 자꾸 내 등 떠밀지 마!

고평중 : (흠칫 놀라서 보면)

백성희 : (이 악물고) 벼랑 끝으로 자꾸 몰면, 내가 당신 밀지 내가 떨어지겠어?

고평중 : (서늘한 느낌 느끼고 굳어서 백성희 보면)

백성희 : (원망으로 눈물 어려) 이 지경을 만든 게 누군데 자수를 해? 당신이 시작한 일이야, 알아?...

 

 

S#56. 영석 방

 

소파에 길게 누워서 팔로 눈 가리고 진빠져 쉬고 있는 환.

렌지에 은우가 올려놓은 물 냄비에서 물 끓고 있고 은우, 수납장 등 뒤지며 ‘라면...’ 하며 찾고 있다.

온통 꺼내놓은 물건들로 싱크대 주변 어지럽고...

 

은우 : (찾다가 못 찾고 와서 환 흔드는) 라면 형아, 라면 맛있는 거야.

환 : 피아노, 오늘은 형이 라면 끓여 먹을 기분이 아니다.

영석 : (들어오는)

환 : (눈감은 채) 형 속이 스파이 때문에 팔팔 끓어서... 뜨거운 거 못 먹는다...

영석 : 임마, 그럼 냉면 먹으면 되잖아! (사정하는) 환아, 어?

환 : (눈 뜨면)

영석 ; 도와주라, 좀! 손님들이 얘 연주 듣겠다고 기다리는데, 먹어야 나간다니까?

환 : (벌떡 일어서는) 자식아, 내가 얘 밥 먹이는 사람이냐?

영석 : 그럼 여기 왜 와서 이러구 있어?

환 : 혼자 생각 좀 할려고 왔다!

영석 : 그럼 얘를 빨리 내 보내!

 

<시간경과>

끓는 냄비에 냉면 넣어서 휘휘 젓는 환.

 

<시간경과>

냉면 놓고 먹고 있는 환과 은우.

 

환 : 그동안 잘 지냈냐?

은우 : (끄덕이고)

환 : 형은 선우환 일생에 가장 다사다난했다.

은우 : 형아는 스파이, 좋아해.

환 : 스파이 얘기하지 마!

은우 : (먹다가 말똥말똥 환 보면)

환 : 넌 말 잘 듣는 여자 만나라. 스파이, 엄청 말 안 들어. (핸드폰 울린다. 혹시? 하고 보는데 승미다. 잠시 망설이다가 받는)

      어 승미야.

승미(휠) : 오빠, 오늘 내 생일이야.

환 : (멈칫하는)

 

 

S#57. 사무실 / 영석 방 (저녁)

 

다 퇴근하고 텅 빈 사무실에서 통화하고 있는 승미, 말 던져놓고 극으로 긴장해서 핸드폰 손으로 꼭 쥐고 있다.

 

승미 : (잠시 대답 없는 환 때문에 표정 점점 울상 되는데)

환 : 생일이구나... 깜빡했네.

승미 : 오빠한테 할 말도 있는데, 좀 볼 수 있어?

환 : 할 말? (잠시 망설이다가) 지금 영석이 가게야, 이리로 올래?

승미 : 혼자 있어?

환 : 어.

승미 :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끊는, 가방 들고 일어서려다 다시 앉는, 가방에서 콤팩트 꺼내서 얼굴 다시 매만지고)

 

 

S#58. 영석 바 (저녁)

 

그리운 누나 연주하는 은우. 환, 옆에 앉아서 듣고 있다.

 

은우 : (막 연주 마치면)

환 : 한 번 더 쳐봐.

영석 : (다가오며) 너 오늘 왜 그러냐 진짜? 벌써 몇 번 째 이거만 치게 해?

환 : (퉁명) 몰라, 땡긴다. 다시 쳐라, 피아노.

은우 : 쪼코우유, 피아노 치면 쪼코유유 사주께... 약속 안 지키면 나쁜 사람이야.

환 : 쪼코우유? (하다 생각난) 아- (웃으며) 자식 진짜 기억력 좋네?

 

 

S#59. 영석 바 앞 (밤)

 

걸어오는 승미, 얼 만큼 떨어진 곳에 서서 다시 머리 매무새 가다듬는다.

후... 하고 한걸음 가는데 바 입구에서 웃으며 나오는 은우 본다.

어?... 했다가 은우 확인하고 놀라는 승미에서 엔딩.

 

<25회 끝>

 

 

 

 

 

 

 

 

 

 

 

 

 

 

 

 

 

 

 

 

 

 

 

 

 

 

 

 

 

 

 

 

 

 

 

 

 

첨부파일 찬란한유산25.txt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