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BS대본

[찬란한 유산] 27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8.17|조회수1,245 목록 댓글 0

[찬란한 유산] 27

 

 

 

 

 

 

 

 

 

 

S#1. 공항 일각

 

26회와 연결해서...

 

고평중 : (눈물 가득해 나타나는) 은성아...

은성 : (아빠 보는, 믿기지 않는 듯 멍해서 보는)

고평중 : (감격으로 미어지는) 은성아... 아빠야...

환 : (놀라서 은성 돌아보는)

은성 : (멍해서 보다가 아빠 확인하는, 그래도 믿기지 않는 듯) 아빠... (눈물 어려 고평중 보다가 다리에 힘 풀려 그대로 주저앉는)

환 : 은성아! (얼른 은성 부축하는)

고평중 : (달려오는) 은성아! (은성 손잡는)

은성 : (환 부축으로 겨우 버틴 채 자기 손잡는 고평중 손 본다. 아빠 실체 느끼고, 떨리는) 아빠...

         (한 손으로 아빠 얼굴 만지며) 정말 우리 아빠네...

고평중 : (은성 와락 껴안으며) 은성아!

은성 : (동시에) 아빠!... (고평중 꽉 껴안는)

준세 : (찡해서 부녀 보는)

환 : (아빠라니?... 충격으로 부녀 보는데)

은성 : (안은 채 울며) 아빠 어떻게 된 거에요, 어떻게 된 거야...

고평중 : (울며) 미안하다, 미안해... (딸 머리 쓰다듬고)

은성 : (포옹 푸는, 울먹이며 궁금한) 어떻게 된 거에요? 살아계시면서 왜 연락 안했어?...

고평중 : 연락을 안 한 게 아냐... (하다 퍼뜩 정신 돌아오는) 그보다 너 공항엔 왜 온 거야? 아무도 모르게 떠나려고 했다면서?

은성 : (멈칫 보다가) 은우, 우리 은우 만나러요...

고평중 : (놀라) 은우?

환 : (역시 놀라서 은성 보는)

준세 : (다가와서) 은성아, 은우라니?

은성 : 그 사람이, 승미 엄마가 은우 찾았다고, 그래서 은우 데리고 떠나기로 했어요...

고평중 : (반색하는) 은우를 찾았다구?

 

 

S#2. 거리 + 백성희 차 안

 

천천히 차 몰고 가면서 은우 찾고 있는 백성희, 거의 미칠듯한 기분이다.

12시 45분 가리키는 시계 보는 백성희, 너무 늦었다.

한쪽에 차 세워놓고 급히 핸드폰에서 ‘은성’ 찾아 누르는데 꺼있다는 안내 나온다.

 

백성희 : (덜컥) 벌써 비행기 탄 거야?... (낭패스런) 안 되는데... (뒤로 기대 눈 감는)

 

 

S#3. 사장실

 

할머니 책상 앞에 서있는 점장. 놀란 얼굴로 은성 사직서 펼쳐 들고 점장 보고 있는 할머니.

할머니 책상 위에 승미 사직서도 놓여있다.

 

할머니 : 은성이가 어제 밤에 와서 사직서를 내고 갔다고?

점장 : 예, 갑자기 일자리가 구해졌다면서 사장님께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할머니 : (의아한) 아니 그저께 나 찾아왔을 때 그런 말 없었고, 환이도 암말 않던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점장 : 선우환군도 출근해서 사직서 얘기 듣고는, 놀라서 고은성씨 찾으러 나갔습니다.

할머니 : 우리 환이가?

점장 : 네...

할머니 : (느낌 이상한) 그래 알았어. 점장 회의 참석 해.

점장 : 그럼 가보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는)

할머니 : (승미 사직서 집어 들며) 유승미도 사직서를 내고, 은성이도 말없이 사직서를 냈어?... (굳어져 생각에 잠기는)

 

 

S#4. 공항 로비 일각

 

공항 로비 구석 자리에 앉아서 은우 때문에 다급하게 얘기하고 있는 은성, 고평중, 준세.

은성, 그간의 고평중 상황 간략하게 들은 뒤다. 환, 약간 떨어져 앉아서 세 사람 얘기 듣고 있다.

분위기에 끼어들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승미와의 관계와 세월이 있어서 내용 자체가 충격인 환.

 

고평중 : (분노로) 떠나지 않으면 은우를 평생 못 보게 한다고 했다구?

준세 : 승미 엄마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그 말을 믿었어?

은성 : (확신으로) 거짓말 아니었어요. 도쿄에서 은우 못 만나면, 내가 돌아오지 그냥 가겠어요?

         내 뒷 비행기로 은우 데리고 온다고 했어요.

고평중 : 그게 사실이면 그 사람하고 은우 지금 공항에 와 있어야 돼.

준세 : (얼른) 전화해 봐.

은성 : (급하게 가방에서 핸드폰 꺼내 켜는)

준세 : 아버님 만났단 말은 하지 말고, 확인만 해봐.

은성 : (핸드폰에 ‘승미 어머니’ 부재 통화 세 통화 보는, 통화 버튼 누르는)

 

 

S#5. 거리 + 백성희 차 안

 

화난 얼굴로 실장과 통화하고 있는 백성희.

 

백성희 : (소리 지르는) 왜 못 찾아! 당신 차에서 도망친 애를 여태 못 찾았다는 게 말이 돼?

            (하는데 통화 대기음 들린다. 내리고 보면 ‘은성’ 떠있다. 얼른 눌러서 받는, 다급한) 은성아, 너 지금 어디야?

은성(휠) : 공항이에요, 확인 전화했어요. 은우하고 공항에 와 있는 거죠?

백성희 : (급하게) 은성아, 비행기 타지 마. 은우가 많이 아파서 오늘 못 가게 됐어.

은성(휠) : (놀라) 은우가 아프다뇨? 어디가요?

백성희 : 열감기가 심해서 오늘 못 데려가니까 일단 돌아와. 은우 상태 보고 다시 연락할 테니까 돌아와서 기다려.

            (그 와중에도 단속하는) 우리 약속 잊지 말고,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

 

 

S#6. 공항 로비 일각

 

앉아있는 넷. 고평중, 화난 얼굴로 벌떡 일어선다. 따라 일어서는 셋.

 

고평중 : (분노로) 당장 승미 집으로 가자. 갑자기 아프다는 게 말이 돼?

준세 : 은성이한테도 비행기 타지 말라는 거 보면, 정말 은우가 아픈 걸 수도 있어요.

고평중 : 그래도 일단 가봐야지! (하다 멈칫) 은성아, 너 승미 이사한 집 아냐?

은성 : 승미네 이사했어요?

고평중 : 나 못 찾아오게 할려고 이사 했다드라.

환 : (또 놀라는)

 

<22회 15씬에서 ‘빚쟁이가 엄마 또 찾아와서... 집 팔았어’ 하던 승미>

 

환 : (기막힌데)

은성 : (핸드폰 울린다. 보지도 않고 얼른 받는) 여보세요?

할(휠) : (화난) 은성이 너 지금 어디야!

은성 : (할머니 목소리 듣자 울컥해서) 할머니...

환 : (은성 보는)

 

 

S#7. 사장실

 

놀란 얼굴로 통화하고 있는 할머니.

 

할머니 : 은성아, 너 지금 뭐랬냐? 아버지를 만나다니?... (잠시, 놀라는) 뭐라구?

 

 

S#8. 승미 집 거실

 

초췌한 얼굴로 환 선물 담긴 박스 들고 방에서 나오는 승미, 현관으로 나간다.

 

 

S#9. 공항 일각

 

서있는 넷.

 

고평중 : (난감한) 너하고 할머니 얘기는 오면서 박사장한테 들었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오란다고 가? 은우부터 찾아야지.

은성 : 은우 때문에라도 꼭 오라고 하셨어요.

준세 : 아저씨, 지금 상황에서는 할머니 도움 받는 게 좋아요. 할머니, 보통 어르신 아니에요.

고평중 : (갑작스런 상황이라 망설이는데)

환 : (처음으로 고평중에게 말 건네는) 괜찮습니다, 가셔도 돼요.

고평중 : (그제야 환 존재 의식되는) 그러고 보니 아까 우리 은성이랑 같이 있던데...

환 : (여태까지는 인사할 틈이 없었다. 꾸벅 인사하며) 처음 뵙겠습니다, 선우환 이라고 합니다.

고평중 : (영문 모르고 인사하는) 아 예... (은성 보며) 누구냐?

은성 : ...할머니 손자에요.

고평중 : 할머니 손자?

환 : (다시 한번 꾸벅 인사하고)

고평중 : (환 보고 준세 보는)

 

 

S#10. 도로 + 준세 차 안

 

운전하는 준세 옆자리에 앉아있는 환. 은성과 고평중, 뒷자리에 앉아있다.

은성과 고평중, 고평중의 중간 과정 얘기하고 있다. 복잡한 심정으로 앉아있는 환.

 

고평중 : (계속 분노 감정) 처음엔 너하고 은우가 미국 간걸로 철썩 같이 믿었지. 그런데 니가 애비 살아있는 게 알려져서,

            보험금 뺏길까봐 겁난다는 메일을 보내고는 연락을 끊어버리니까, 도리어 이상한 거야.

은성 : (놀라) 아빠한테, 내가 보낸 메일이 왔다구요?

준세 : (믿을 수 없는) 은성이 이름으로 메일이 왔던 거에요?

고평중 : 예, 은성이 이름으로, 은성이가 쓴 거처럼 메일이 왔습디다. (은성 보며) 넌 줄 알고 몇 번을 주고 받았어.

환 : (계속 알게 되는 사실마다 충격이다! 뒤돌아보는)

은성 : (경악하는) 어떻게 그렇게까지, 누가 그걸, (하다 환과 시선 마주치는)

둘 : (동시에 승미 떠올리고 충격 받는)

환 : (자기가 부끄럽다, 얼른 고개 돌리는)

고평중 : (회한으로) 진작 박사장한테 속내 털어놨으면, 너 그런 고생 안 시켰을 텐데...

은성 : (뒤늦게 생각난) 그럼 그동안 준세 오빠하고 쭉 알고 지냈던 거에요?

고평중 : (끄덕이는) 박사장이 일자리도 주고, 신세 많이 졌지...

준세 : 신세는요...

환 : (준세 형과? 묘한 열패감으로 준세 보는)

 

 

S#11. 거리

 

지친 걸음으로 걷고 있는 은우, 차타고 오면서 기억했던 코너 건물들 기억 더듬어 하염없이 영석 바 동네 향해 가고 있다.

 

은우 : (저만치 보이는 코너 건물 가리키며, 촬영현장에 맞게 해주세요) 주유소! 주유소에서 돌았어! 누나 기다리고 있으랬는데,

         은우 나빴어... (걸어가며) 꼼장어 집, 싱싱마트, 맛있는 베이커리...

 

 

S#12. 거리

 

있는 대로 화난 얼굴로 실장 쏘아보고 있는 백성희.

남자 몇 명, 실장에게서 복지관 앞에서 나오는 은우 찍은 사진 받아들고 흩어진다.

 

실장 : (조아리며) 죄송합니다, 차를 도로 중간에 세우는 바람에 쫓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백성희 : (열나서) 죄송으로 되는 일이 아냐! 당신이 뭘 망쳤는지 알아? 오늘 밤 안으로 못 찾아내면... (독기로) 당신, 가만 안 둬.

실장 : (백성희 기세에 쫄아서) 꼭 찾겠습니다...

백성희 : (미치겠다. 확 돌아서고)

 

 

S#13. 환 집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할머니 놀란 얼굴로 보고 서있는 영란과 표집사, 고평중 상황 간단하게 들은 뒤다.

 

영란 : (너무 놀라 말 더듬는) 그그그 그러니까 어머니, 서, 성희가 했던 말이 다 거짓말인 거네요?

할머니 : (기막힌 듯) 보험금 문제만 걸려있는 줄 알고 조용히 처리할려고 했더니...

표집사 : 이건 상상 이상, 아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네요.

할머니 : (단속하는) 은성이 아버지 왔을 때 호들갑 떨지 말라고 미리 말해두는 거니까,

            에미 은성이 방 좀 치워두고 성철인 방으로 좀 와. (일어서고)

영란 : (더 놀라) 은성이 아버지가 우리 집엘 와요? 왜요?

할머니 : 그럴 일이 있어. (하다 뭔가 생각난 듯) 에미가 도와주면 되겠구나.

영란 : 제가 뭘요?

 

 

S#14. 환 집 앞

 

와서 주차하는 준세 차. 차에서 내리는 넷.

고평중, 내려서 집 규모 뜻밖인 듯 본다.

 

환 : 들어가세요. (대문 열어주고 물러서면)

준세 : 들어가세요, 아저씨.

은성 : (아빠 어깨 감싸며 들어가자는) 아빠.

고평중 : 그래... (들어가는)

준세, 은성 : (급한 마음에 환 의식 못하고 들어가면)

환 : (보다가 돌아서는, 승미 생각에 얼굴 확 굳어지고)

 

 

S#15. 동네 길

 

올라오는 배신감과 분노로 굳어서 걸어 내려오는 환.

 

<15회 5씬에서>

승미 : (다시 앞 보며 담담한) 은성이가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

 

환 : (현재, ‘승미’ 찾아서 핸드폰 하는, 컬러링 들으며 기억 떠올리는)

 

<20회 26씬에서>

환 : 고은성이 정말 그렇게 했어? (안 믿긴다는) 협박... 까지 했어?

승미 : (덜컥하는, 예민해지는) 오빠 지금... 우리 엄마 말이 거짓말이라는 거야?

 

<19회 67씬에서 ‘가려고 일어나서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 숙이던 승미’>

 

환 : (현재, 음성 메시지로 넘어간다는 안내 나오자 음성 메시지 남기는) 유승미, 메시지 확인하는 데로 영석이 가게로 와...

      (강조하는) 바로 와라. (끊는, 분노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S#16. 환 집 거실

 

들어오는 고평중, 은성, 준세. 할머니, 맞이하고 섰다.

영란과 표집사, 할머니 지시로 나오지 않은 채 주방에서 살짝 내다보고 있다.

 

은성 : (메여서) 할머니, 저희 아빠세요.

고평중 : (꾸벅 인사하며) 처음 뵙겠습니다, 고평중이라고 합니다... 은성이 애빕니다.

할머니 : 반갑소, 난 은성이 할미요.

고평중 : (뜻밖인 듯 보면)

할머니 : 상황이 예사롭지 않으니, 속사정은 나중에 나누고, 우선 대책부터 얘기 합시다.

 

<시간경과>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할머니와 은성, 고평중, 준세.

 

준세 : 승미씨 문제도 있지만, 아저씨가 자수하신다고 하니까, 은성이하고 은우를 떠나보낼 생각을 한 거 같애요.

할머니 : 승미 엄마 입장에서야 손해 볼 게 없지.

은성 : 아버지가 자수하면 어차피 다 토해내야 할 보험금, 애들 몫 줘서 쫓아 보내면, 승미 엄마는 자기 몫만 토해내면 되고,

         부녀 인연 가로막았던 거며, 은우 버렸던 거며 은성 아버지 한테 끝까지 감출 수 있으니까.

고평중 : (분노로 달달 떨리는)

은성 : (아빠 손잡는)

고평중 : (분노 누르고 마음 초조한) 그런데 왜 저희를 오라고 하셨는지...

할머니 : 이번엔 은우를 놓치지 말아야 할 거 아니요? 은성이가 아버지 만난걸 알면, 도리어 은우를 안 내놓을 수도 있거든.

은성 : (놀라) 은우를 안 내놓다뇨?

할머니 : 쥐도 도망치다 막다른 벽에 막히면 돌아서 문다는데... 승미 엄마, 겪어봐서 알겠지만 예사 사람 아니잖냐.

준세 : 그럼 어떡하시려구요?

할머니 : (계획 있는) 정말 데리고 있는지 확인부터 하고... 돌아서 물 엄두도 못 내게 기부터 꺾어야지.

            그런 다음에 뒤에서도 쫓고, 앞에서도 막아야지...

 

 

S#17. 거리 + 백성희 차 안 / 주방

 

차 안에서 초조하게 은우 찾았다는 연락오기 기다리고 있는 백성희. 핸드폰 울리자 보면 ‘영란’ 떠있다.

 

백성희 : (상황이 상황인지라, 혹시? 약간 긴장해서 받는) 어, 영란아.

영란(휠) : 어 성희야 난데, 너 지금 어디니?

백성희 : (예민해지는) 그건 왜?

영란(휠) : 아니 우리 어머니가, 너 좀 집으로 오라고 하셔서.

백성희 : (뚝 굳어지는) 니 시어머니가 날 왜? (이하 커트 백)

영란 : (천연덕스럽게) 은성이가 갑자기 없어졌는데,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졌대.

백성희 : (안도하는) 그래? 그런데?

영란 : 그래서 너한테 뭘 좀 물어 보실려나 봐. 은성이 갈만한 데나 뭐 이런 거.

백성희 :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아?

영란 : 나도 그렇게 말씀 드렸어. 물어보실 거면 승미 부르시라구.

백성희 : (놀라) 승미?

영란 : 근데 우리 어머니 이상한 게, (이상하다는 듯) 은성이 말고도 승미 모르게, (강조하는) 승미 알면 안 된다고,

         꼭 너한테 물어보실 게 있으시댄다?

백성희 : (덜컥해서) 우리 승미... 모르게?

영란 : 어어, 그러면서 늦어도 괜찮으니까, 오늘 꼭 좀 오라시는데 올래?

백성희 : (망설이는) ...

 

 

S#18. 영석 바 동네 거리

 

지쳐서 발 질질 끌면서 걸어오는 은우, 26회 66씬에서 실장 차타고 가면서 인상 깊게 찍어뒀던 건물 저만치에 보인다.

어? 가리키며 씩 웃는데 너무 다리 아프다. 쪼그리고 앉는 은우.

 

 

S#19. 영석 바

 

착잡한 기분으로 들어오는 환. 영석, 등 돌리고 통화하고 있다.

 

영석 : (몇 번 전화 받았던 듯 난처한) 예 선생님, 영재 아직 못 찾았어요.

환 : (멈칫 서는)

영석 : (펄쩍) 아우 아니에요, 신고는 무슨, (얼른)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끊고 돌아서는데)

환 : (놀라 다가서며) 무슨 소리야? 영재 잃어버렸어?

영석 : (갑자기 들키고 당황해서) 어? 어...

환 : 언제, 어디서 없어졌는데?

영석 : (얼결에) 아침에 복지관 가는 길에.

환 : 뭐? 이 자식아, 그 때부터 지금이 언젠데, 왜 신고를 안 해! (핸드폰 열면)

영석 : (놀라 환 손 잡는) 야 하지 마!

환 : (멈칫, 의아한) 하지 말라니?

영석 : (난감한, 할 수 없이) 저기 그게... (머리 긁적이는) 아-

환 : 뭐야? 왜 그래?

영석 : 그게 사실은, 걔 내 사촌동생 아냐.

환 : 니 사촌동생이 아냐? 그럼 누구야?

영석 : 원래 떠돌아다니던 애래. (변명하는) 피아놀 하도 좋아하길래, 한번 치게 해 주고 보내려고 했는데 애가 안 가잖아.

환 : (경악하는) 뭐? 모르는 애였어?... (하다 멈칫하는)

 

<프래쉬 컷- 은우 목에 걸렸던 목걸이와 은성 목에 걸렸던 목걸이>

 

환 : (혹시?... 얼른 핸드폰 꺼내드는, ‘은성’ 찾아 누르려다 멈칫한다)

은성(E) : 은우가 아파서 못 데리고 나온대요.

준세(E) : 은성이한테도 비행기 타지 말라는 거 보면, 정말 은우가 아픈 걸 수도 있어요.

환 : (확신 없는, 혼잣말) 이 와중에 무작정 불렀다가 아니면 뭐야 그게...

      (하다 뭔가 생각난 듯 영석 보는) 승미 오면, 기다리라고 하고 전화해라. (나가는)

 

 

S#20. 영석 바 인근 골목

 

이쪽저쪽 두리번거리며 은우 찾는 환.

 

 

S#21. 몽타주

 

-피아노 학원 앞. 들어가는 환.

-피아노 학원. ‘키 이만하고 안경 쓴 자폐 아이 안 왔어요?’ 묻는 환.

-골목길. 이리저리 둘러보며 ‘피아노!-’ 부르는 환.

 

 

S#22. 환 집 앞

 

차에서 내려서 대문으로 걸어오는 백성희, 멈춰 선다. 대문 쳐다보며 생각에 잠기는 백성희.

 

백성희 : (E) 승미 알면 안 되는 일... (오기 전에 추측한, E) 승미 아빠하고 사별이 아니라 빈손으로 이혼한 걸 알아낸 거야.

            그래서 내 경제력을 추궁하시겠다?... (마음 다지는, E) 피해 갈수 없는 일이네... (표정 여유 있게 짓고 벨 누르는)

 

 

S#23. 환 집 거실

 

내심 긴장해서 들어오는 백성희. 할머니, 소파에 앉아서 신문 읽고 있다.

 

영란 : (맞이하고 서있는, 막상 보니까 연기 안 된다) 왔니?

백성희 : (웃으며) 어.

영란 : (표정 관리 안 되는) 어머니 저기 계셔, 가봐. (돌아서며 으... 하면서 주방으로 들어가고)

백성희 : (그런 영란 느낌 이상한 듯 보고 할머니 쪽 보는데)

할머니 : (천연덕스럽게 신문 내리며) 어서 오시게.

백성희 : (소파로 가는, 긴장 늦추지 않지만 예의바른) 안녕하셨어요?

할머니 : 덕분에, 앉아요.

백성희 : (앉으며) 편찮으셨는데 못 찾아뵀어요, 안정 취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서요.

할머니 : (그렇다는 듯 웃으며) 안정 좀 취하고 싶은데, 일 하나 지나면 또 하나, 쉬질 못하게 만드네.

백성희 : (궁금한) 뭔지 모르겠지만 저까지 사장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일이 있나 봐요.

할머니 : (정색하고) 있지, 것도 아주 크게 불편하게 만들었지, 승미 엄마가.

백성희 : (멈칫하는, 정면으로 치고 나가려고) 저한테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

할머니 : 나 혼자 할 얘기가 아니고... (2층 쪽 쳐다보면)

고평중, 은성 : (2층에서 내려오는)

백성희 : (할머니 시선 따라 갔다가 고평중과 은성 보고 기겁해서 놀라는)

고평중 : (분노 누르며 백성희 보는)

은성 : (원망으로 눈물 그렁해 백성희 보는)

백성희 :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도저히 영문 몰라 할머니 보는)

 

 

S#24. 주방

 

주방 쪽에서 내다보고 섰다가 그 순간 자기도 모르게 옆에 서있는 표집사 손잡는 영란.

표집사, 놀라서 손보는데 영란, 의식 못하고 꼭 쥐고 있다.

 

표집사 : (좋지만 나가야 하는데, 아쉬운 듯 손 빼려면)

영란 : (손 보고 표집사 보며) 그냥 좀 있어, 떨려서 그래.

표집사 : (안타까운) 저도 그러고 싶지만... (손 빼며) 아시잖아요, 나가야 한다는 거.

영란 : 어? (하다 생각난) 어...

 

 

S#25. 환 집 거실

 

백성희 맞은편에 와서 앉는 고평중과 은성.

생각도 못한 상황 맞이하고 어쩔 수 없이 사색 되서 둘 보는 백성희, 어떻게 된 거냐고 물을 수도 없이

손에 있는 대로 힘주고 버티고 있다.

 

할머니 : 어떻게 부녀 상봉이 이루어진 건지 어지간히 궁금한가 보네, 승미 엄마.

백성희 : (할머니 보는)

고평중 : (겨우 분노 누르느라 이 악물고) 은우 어딨어!

백성희 : (고평중 보는, 아득해지고)

은성 : (이 악물고) 우리 은우 어딨어요?

백성희 : (일단 시선 돌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상황 빠르게 정리하는)

할머니 : (속 다 안다는) 이제 다 끝났으니까, 정리합시다, 승미 엄마.

백성희 : (눈 내리깔고 순간 갈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할머니 : (좋게) 우선 급한 게 은우니까, 은우 어딨는지 부터 말해 보시게.

백성희 : (도저히 또 잃어버렸다는 말은 할 수 없다. 판단한 순간 시선 할머니 향하는, 표정과 말투 차분해지며) 제가 왜...

            환이 할머니한테 은우 얘길 해야 되죠?

할머니 : (뜻밖의 대꾸에 너무 기막혀) 하!-

고평중 : (화나는) 여기 은우 아빠 누나 있어! 말 해! 은우 어딨어!

백성희 : 몰라, 은성이 보낼려고 했을 뿐이야.

은성 : (기막혀) 거짓말 말아요!

고평중 : (분노로) 당신 끝까지 이럴 거야? 멀쩡히 살아있는 날, 내가 그렇게 은성이 은우 애타게 찾았는데!

            천륜을 끊어놓고, 그걸로 모자라 은우를 또 빼돌릴 생각을 해?

백성희 : (이미 다 끝났다. 냉정하게) 누가 천륜을 끊어? 죽은 사람한테 천륜이 어딨어?

고평중 : (경악해서) 뭐?

백성희 : (모든 일의 시작은 고평중이라는 원망 있다) 당신 죽은 사람 아니었어? 당신이 선택했고, 당신이 시작한 일이야.

            (차게) 당신이 죽은 척만 안 했으면, 나도 이런 일 따위 시작 안했어!

할머니 : (상상 초월 반응에 기막혀 보다가 버럭) 도저히 못 들어주겠네!

백성희 : (멈칫해서 보면)

할머니 : (뒤밟을 준비를 시킨 터라 너무 쉽게 보내도 안 되는, 진심으로 화도 나고) 남편 죽으면, 보험금 혼자 챙기고

            애들 내쫓아도 된다고 누가 그래!

백성희 : 누구도 그 입장이 아니면, 그럴만하다 아니다, 할 수 없습니다.

할머니 : 은우 버린 것도 그럴 만 해서 그랬나?

백성희 : (은우만큼은 들키고 싶지 않은) 제가 은우 버린 거... 보셨어요?

할머니 : (기막혀) 그래, 승미 엄마 증거 좋아하는 사람이지?

백성희 : (더 버틸 수 없는, 고평중 보는) 자수한다고 했지? 재산 처분하고 있으니까, 연락 해. (일어서는데)

은성 : (따라 일어서며) 아니에요!

백성희 : (멈칫해서 은성 보면)

은성 : (절박한) 여태까지 당신이 했던 모든 말은 거짓말이었지만, (확신으로) 은우 얘긴 진심이었어요...

         승미 얘기할 때 느꼈어요, 진심이었어요.

백성희 : (흔들려서 은성 보는)

은성 : (간절한 눈물 어려) 그러니까 제발... 은우 어딨는지 말해줘요.

백성희 : (잠시 보다가, 그러려는 계획) 그래, 은우 어딨는지 알게 되면... 꼭 말해줄 게.

             그런데... 지금은 어딨는지 몰라서 말 못해주겠다.

은성 : (화내는) 분명히 당신 입으로 그랬잖아요! 도쿄에서 은우 못 만나면 내가 미국 갈 애냐구요!

백성희 : 도쿄에서 사람 시켜서, 너 필라델피아까지 가게 만들려고 했어.

은성 : 뭐라구요?

백성희 : (피하듯 나가려는데)

고평중 : (무섭게) 이봐, 나 이제 살아있다.

백성희 : (보면)

고평중 : (할머니 계획 있는지라 이 악물고) 은우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백성희 : (흠칫했다가 나가는)

 

 

S#26. 환 집 앞

 

꼿꼿하게 걸어 나오는 백성희, 차로 간다. 차 문 열면서 휘청 주저앉을 뻔 하다가 겨우 버티고 일어선다.

차에 타는 백성희, 덜덜 떨리는 손으로 시동 걸고 출발해서 가면... 할머니 차로 백성희 뒤따르는 표집사.

 

 

S#27. 환 집 거실

 

이런 상황이 됐는데도 뻗대는 백성희 모습에 분노와 울분 어쩌지 못해 주먹 쥐고 참고 있는 고평중.

은성, 역시 충격으로 앉아있다. 할머니, 복잡한 심정으로 보고 있다.

슬그머니 와서 앉는 영란.

 

할머니 : 잘 참았소... 나도 승미 엄마 머리채 휘어잡아 패대기치고 싶은 거 참느라, 어금니가 다 아픈데, 두 사람은 오죽 하겠어?

            (다독이는) 그래도 은우가 먼저니까, 분풀이 화풀이는, 은우 찾고 합시다!

영란 : 표집사가, 어머니 분부대로 특별 실종 신고도 했대요!

할머니 : 승미 엄마가 데리고 있는 게 확실하면, 길어도 내일 모레면 은우 찾을 수 있을 게야.

영란 : (기막혀) 어쩜 인간이 저럴 수가 있어요? 은성아, 내가 정말 그동안 너 오해해서 너무 미안하다...

은성 : (고개 숙이는) 아니에요...

영란 : (타박처럼) 아니 은성이 아버지, 같이 살면서 성희가 저런 앤 줄 전혀 모르셨어요?

할머니 : (타박처럼) 에미 넌 왜 몰랐어?

영란 : (찔끔해서) 전 어쩌다 만나는 친구였잖아요...

고평중 : (회한으로) 은성아, 미안하다... 애비가 널 볼 면목이 없다...

은성 : (맘 아픈) 아빠 잘못 아닌데 왜 그래요?...

할머니 : 사람이 그래서 무서운 거야, 속을 들여다 볼 수가 없어서...

 

 

S#28. 골목길

 

지친 걸음으로 걸어오던 환.

 

환 : (멈춰서는, 걱정에) 은우든 피아노든 자식아, 그만 좀 헤매고 나와라... (하다 어? 하는)

 

E 작게 들리는 ‘그리운 누나’ 피아노 소리.

 

환 : (기웃 듣다가 반색하는, 어디서 나나... 몇 걸음 가다 보면 작은 동네 교회 보인다)

 

 

S#29. 교회 안

 

문 열고 들어오는 환. 은우, 아무도 없는 교회 한쪽에 놓인 피아노 치고 있다.

은우 발견하고 안도하는 환, 성큼 성큼 은우에게 간다.

 

은우 : (혼자만의 연주에 빠져있는데)

환 : (혹시... 불러보는) 야, 고은우!

은우 : (피아노 치다가 멈추는)

환 : (반응에 어? 하는, 얼른) 니네 누나 고은성이야? (하다) 고은성이지!

은우 : (환 보는) 누나... 기다려야 하는 거야.

환 : (점점 확신으로, 은우 목걸이 다시 찬찬히 보는데 눈물 어린다. 감격) 임마, 너였어?... (은우 와락 끌어안는)

은우 : (짜증내는, 손 버둥대며 밀어내는) 이거 아냐- 형아 비켜-

환 : (더 끌어안는, 메여서) 야 이 자식아...

 

 

S#30. 외곽 일각 (저녁)

 

샛강 정도 보이는 외곽 일각. 한쪽에서 환에게 받은 물건들 태우고 있는 승미, 한 손에 핸드폰 열쇠고리 쥐고 있다.

이미 가방이며 구두 등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고 그 위로 환 앨범에서 사진하나 씩 떼서 마지막으로 한 번 보고 불 속에 넣는다.

하나씩 넣을 때 마다 마치 자신의 신체 일부가 타들어가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울음 참는 승미,

앨범에 마지막으로 남 은 환 독사진 한 장 떼어낸다.

떨리는 손으로 불 속에 넣으려다 차마 못 넣는 승미, 사진 끌어안고 아프게 운다.

옆에 놓인 가방에서 핸드폰에 매달린 열쇠고리 그대로 있고... 끝내 환을 다 버릴 순 없는 승미다...

 

 

S#31. 승미 집 앞 + 환 차 안 (저녁)

 

비틀비틀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는 백성희.

저만치에 세워진 환 차 안에서 백성희 보면서 통화하고 있는 표집사.

 

표집사 : 다른 데 안 들리고 곧바로 집으로 들어갔는데, 이사한 집 같습니다. 전에 살던 아파트가 아닙니다, 어르신.

할(휠) : 그래, 알았어. 어디로 다시 나가는지 잘 지켜.... 그래, 수고 해줘. (끊는)

 

 

S#32. 승미 집 거실 (저녁)

 

거의 사색으로 들어오는 백성희, 들어오자마자 가방 팽개치고 승미 방으로 간다.

 

 

S#33. 승미 방 (저녁)

 

평소의 그녀답지 않은 급한 손길로 트렁크 꺼내는 백성희, 옷장 문 열어서 승미 옷 몇 벌 골라서 급하게 담는다.

서랍장에서 속옷과 평상복도 담고 화장품도 정신없이 집어넣는다.

 

 

S#34. 환 집 주방 (저녁)

 

식탁에 앉아서 저녁 먹는 할머니, 고평중, 은성, 영란. 고평중과 은성, 거의 먹지 못하고 있다.

 

은성 : 오늘 밤만 신세지고 내일은 아빠랑 부암동으로 갈게요.

할머니 : 니 친구랑 같이 사는데 어딜 아버질 모시고 가? 우선 여기 있어.

은성 : 혜리가 친구 집에 잠깐 가있어 준대요.

할머니 : (안 된다는) 내가 그 방 안 살아봤냐? 우리 둘이 살면서도 오가면서 엉덩이 부딪히고 그랬잖아.

은성 : 그래서 빨리 정들었잖아요.

고평중 : (딸에게 이런 꼴로 나타난 자책감에 고개 숙이는)

영란 : (그런 고평중 보는, 얼른) 은성 아버지, 저희 집에 계셔도 돼요?

고평중 : 아닙니다, 전 자수하고 뒤처리 끝날 때까지 지금처럼 지내도 됩니다.

할머니 : 내일 당장 자수하고 신원 회복부터 합시다. 그래야 은성이한테 제대로 애비노릇하지.

고평중 : 마음은 그러고 싶은데, 은우가 걸려서요...

할머니 : 은우는 내가 어떡하든 찾는다니까! 승미 엄마 손에 없으면, 광고라도 낼 거요.

            은우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에 진작 안한 게 후회 돼.

 

 

S#35. 환 집 뜰 (저녁)

 

은우 데리고 대문 들어오는 환. 은우, 넓은 정원 보자 표정 밝아진다.

환, 은우 찾았다는 기쁨에 승미에 대한 충격은 잠시 잊은 상태.

 

환 : (웃으며) 여기가 니 누나랑 형이 살던 집이다.

은우 : (가리키며) 이뻐-

환 : 여기 니 누나 있어, 스파이.

은우 : 스파이도 이뻐.

환 : (찡한) 그래, 스파이 이쁘지... 니 누나도 이쁘고. 빨리 들어가자.

은성, 고평중 : (막 현관에서 나오는)

고평중 : 여기서 우리 딸이 살고 있었구나...

은성 : (아빠 팔짱 끼고 데크 내려가며) 할머니가 참 잘해주셨어요...

환, 은우 : (막 올라 온다)

은성 :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은우 보고 깜짝 놀라 멈칫 서는)

고평중 : (동시에 놀라 서는)

은성 : (믿기지 않는 듯) 은우야...

고평중 : (역시 기겁해 놀라) 은우야!

은우 : (은성과 고평중 번갈아 가리키며 신기한 듯) 누나! 아빠!

은성 : (한걸음에 내려와 은우 끌어안는) 은우야!... (끌어안으면서 주저앉는)

고평중 : (뒤따라가 은성과 은우 같이 얼싸 안는) 이 자식아...

환 : (맞구나, 찡해서 보는)

은성 : (아버지 만나고도 맘 놓고 못 울었던 울음 터진다. 펑펑 울며) 은우야... 은우야...

고평중 : (너무 감격해서 찢어지게 아프게 울고)

은우 : (뿌리치는) 답답해-

은성 : (그 바람에 포옹 풀리며 도리어 웃음 나는) 아빠, 우리 은우 맞아, 은우 맞아... (은우 얼굴 만지는)

고평중 : (참았던 아픔 터진 듯 혼자 주저앉은 채 꺽꺽 우는)

은우 : (그동안 그리웠던 듯 눈물 어려서 웃는) 누나... (약속 인사하자고 손 내미는)

은성 : (미어지는 마음으로 약속 손가락 인사하는)

환 : (자기한테도 그랬던 기억 떠올라 아... 보는)

은우 : (목걸이 들어 입 맞추고)

은성 : (맞다는 듯 끄덕이며 목걸이 들어 입 맞추는, 또 터질듯한 울음 참고)

 

 

S#36. 환 집 거실 (저녁)

 

소파에 앉아있는 할머니와 고평중, 은성, 은우, 환.

 

할머니 : (환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니가 쟤를 어떻게 찾았어?

환 : (뭉클해서 보며) 벌써 찾았는데... 몰라보고 있었어...

은성 : (생각난 듯 환 돌아보며) 우리 은우 어디서 찾았어요?

환 : 그 때 갔었던 영석이 바에 있던 애가 은우였어.

은성 : (의아한) 사촌동생이라고 했잖아요.

환 : 어, 그랬는데, (하는데)

은우 : 누나 만날려면 말하면 안 되는 거야. 전화하면 누나 못 만나.

은성 : (놀라 은우 보는, 다급히) 은우야, 누가 그랬어? 누가 그렇게 말했어?

은우 : 엄마...

은성 : (확인하고 울컥하는)

환 : (엄마 소리에 흠칫하는)

고평중 : (눈에 불나는) 은우야, 정말 엄마가 그랬어?

은우 : (일어나서 이 곳 저곳 둘러보며 2회, 75씬에서 외웠던 백성희 정보 그대로 말하는) 엄마 핸드폰 번호는, 011, ***, ****!

         엄마 차는 번호는, 46 라, ****!

환 : (깜짝 놀라는)

은우 : (차종 얘기하는) sm 520. 백마 아파트.

할머니 : (역시 놀라서 은우 보는)

은성 : 승미네 전에 살던 집에, 그 사람이 전에 쓰던 핸드폰 번호에요.

고평중 : (설마 했다가 억장 무너지는) 니 말이 맞았구나... 그 사람이 버렸어.

은성 : (분노 터지는) 이래놓고, 이래놓고 나한테... (감정 못 이겨 가슴 부여잡고 신음하는) 아...

환 : (자기도 모르게 몸 앞으로 하며) 괜찮아?

은성 : (가슴 짚은 채) 할머니, 나 이대로 못 있겠어요.

환 : (멈칫하는)

은성 : 아저씨한테 승미네 집 어딘지 좀 물어봐 주세요.

고평중 : (벌떡 일어서며, 떨리는) 그래, 가자!

할머니 : (이해된다) 환아, 승미 집에 태워다 줘.

환 : (당황해서 할머니 보면)

할머니 : (환 심정 안다) 데려다만 주고 와...

영란 : (주방 입구에서 놀라서 손으로 입 막고 보고 있고)

 

 

S#37. 거리 + 환 차 안 (밤)

 

복잡한 심정으로 운전하는 환. 은성, 환 옆 좌석에 앉아있고 고평중과 은우, 뒷자리에 앉아있다.

은우,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간판 불빛들 보고 있고 고평중과 은성 모두 굳은 얼굴이다.

 

환 : (은성 보는데)

은성 : (낮게, 묻는 게 아니라 확인하는) 그 바... 승미도 간적 있죠?

환 : (멈칫하는, 대답 쉽게 안 나온다)

은성 : (들을 필요 없다는 듯 고개 돌리는)

환 : (그런 은성 보다가 퍼뜩 뭔가 떠오르는)

승미(E) : 오빠한테 할 말도 있는데, 좀 볼 수 있어?

환(E) : 지금 영석이 가게야, 이리로 올래?

승미(E) :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26회 1씬에서>

환 : (튀어 나오며) 한 영재! (은우 잡으며) 같이 가야지 임마!

은우 : (가게 가리키며) 쪼코우유 저기서 사는 거야.

승미(E) : 오빠 미안해, 친구들이 붙잡아서 못 가겠어.

환 : (현재, 그 때 봤구나... 충격 받고 은성 보는)

 

 

S#38. 승미 집 거실 (밤)

 

캄캄한 거실. 처연히 들어오는 승미, 자기 방 열린 문에서 새나오는 불빛 본다.

 

 

S#39. 승미 방 (밤)

 

백성희, 큰 캐리어에 승미 짐 꽉 채우고 꽉 꽉 누르며 지퍼 잠그고 있다. 옆에 손으로 드는 옷가방 하나 더 놓여있고...

 

승미 : (들어서다 그런 엄마 보고 놀라 멈칫 서는) 엄마 뭐해? 벌써 짐 싸는 거야?

백성희 : (참담한, 눈물 젖은 눈으로 돌아보며) 너 지금 당장 나가, 떠나.

승미 : (영문 몰라)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백성희 : (급하게 캐리어 끌고 나가며) 빨리 나와!

승미 : (심상치 않은 기색에 더 놀라서 보는)

 

 

S#40. 승미 집 거실 (밤)

 

백성희, 기진해서 소파에 앉아있고 승미, 얘기 다 듣고 경악해서 엄마 보고 있다.

 

승미 : (미칠듯한 심정으로 해대는) 엄마 뭘했다구? (억장 무너지는) 내가 은성이 한테 은우 보내주고 떠나자고 했지,

         은성이 떠나게 해달라고 했어?

백성희 : (마음 찢어지는) ...미안해...

승미 : (감당하기 힘든) 엄마는 정말 왜 그래... (터지는) 왜 이런 사람이야? 왜 하필 엄마가 내 엄마야?

백성희 : (치명적으로 찔리고 딸보는, 어쩔 수 없이 아프다. 얼핏 눈물 어리는)

승미 : (원망으로 제정신 아닌) 왜 엄마 같은 사람이 내 엄마여서 날 이렇게 미치게 만들어? 돈이 그렇게 포기가 안 돼?

         (울며 악쓰듯) 내가 환이 오빨 포기 했는데, 엄만 왜 돈을 포기 못해! 왜 못해!

백성희 : (버럭) 돈 때문 아니었어!

승미 : (멈칫하면)

백성희 : (항변하듯 진심 토로하는, 눈물 어려) 한번은 엄마로서... 너만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어.

승미 : (처음 보는 엄마 모습에 멈칫하는)

백성희 : 은성 아빠가 자수 한다길래, 자수하면 은성이 찾는 거 시간문젠데, 널 환이 앞에 만신창이로 내놓고 싶지 않았어.

            그랬는데... (자조적인) 이렇게 돼버렸어.

승미 : (졌다는 듯, 톤 낮춰진) 그게 왜 날 위하는 거야... 내가 원하는 게 아닌데...

백성희 : (정신 차리고) 그러니까 지금 떠나. (절박한) 여기서 엄마 때문에 당하지 말고 떠나, 승미야. 뒷감당은 내가 다 할 테니까,

            (협탁 정도에 뒀던 승미 여권과 카드, 현금 봉투 등 건네며) 뉴욕 가 있어, 너 글루 유학 가고 싶어 했잖아.

승미 : (기막힌) 엄마 이제는... 떠나도 떠나는 게 아니야...

백성희 : (미치겠는) 너 여기서 나 때문에 당하는 꼴 못 보니까, 그렇게 해줘.

승미 : (고개 젓는) 은우 어디쯤에서 잃어버렸는지라도 말해 줘...

백성희 : (굳어지며) 그건 안 돼. 은성 아빠는 자기가 시작한 일이니까 괜찮지만, 은우는 안 돼...

            (자조적인) 내 입으로 은우를 또 잃어버렸다는 말을 해? 죽어도 못해.

승미 : 그럼 은우가 또 길거리 헤매게 만들 거야?

백성희 : 찾고 있어! 내가 찾아서 보내주든가, 차라리 내가 키우든가!...

승미 : (기막혀) 엄마... (힘없어 앉은 채 엄마 앞으로 오는) 엄마 정말 왜 이래... (엄마 팔 붙잡고 우는)

 

 

S#41. 승미 아파트 앞 (밤)

 

서있는 환 차. 환, 차 옆에 서있고 고평중, 은우 데리고 들어가고 있다.

 

은성 : (뒤따라가려다 돌아보며) 먼저 가요.

환 : (은성 심정 충분히 이해하지만 당하는 승미도 편치 않은, 대답 못하고)

은성 : (안으로 들어가고)

환 : (복잡한 심정으로 보고 섰는)

 

 

S#42. 승미 집 거실 (밤)

 

캐리어와 가방 현관 쪽에 놓여있고 백성희, 승미 가방 든 채 버티는 승미 팔 끌고 현관으로 가고 있다.

어떡하든 딸에게 참담한 수모는 피하게 하려는 절박함으로 거의 제정신 아닌 백성희.

 

승미 : (버티며) 엄마 정말 왜 이래에- (엄마 팔 확 뿌리치면)

백성희 :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가 줘 승미야, 부탁이야... (하다 캐리어 보는, 가방 먼저 내놓으려고 집어 들고 현관문 확 여는데

            동시에 현관 벨 울리는)

고평중, 은성 : (은우 앞세우고 서있다)

백성희 : (동시에 은우 보고 헉 놀라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승미 : (은우 보고 기겁해 놀라) 은우야...

은우 : (승미 보고 신기한 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누나! (쓱 들어오는)

은성, 고평중 : (뒤이어 화난 얼굴로 들어온다)

백성희 : (사색돼서 뒷걸음질 치는데)

고평중 : (분노로 백성희에게 다가가며) 니가 사람이냐? (백성희 때리려 손 쳐드는데)

은우 : (놀라 아빠 팔 잡으며 찡그리는) 엄마야!

고평중 : (그 말에 놀라 팔 든 채 멈추는)

백성희 : (역시 엄마란 말에 쿡 찔리는데)

은우 : 때리면 아파, 엄마 아프면 안 되는 거야...

은성 : (은우에겐 엄마다. 충격으로 눈물 어려 은우 보고 백성희 보는)

승미 : (끔찍한 상황에 눈감는)

고평중 : (쳐다보는 은우 시선에 주먹 꽉 쥐고 참다가 손 내리는, 기막힌) 들었냐? 당신한테 엄마란다.

은우 : (해맑게 백성희 보고 웃으며) 엄마, 은우 엄마 말 잘 들었어요...

백성희 : (어쩔 수 없이 뜨거운 울음덩이 올라오는, 은우 보는, 참느라 핏발서고)

은우 : 누나 만나려면 엄마 말 들어야 돼.

백성희 : (자기가 했던 말 그대로 하는 은우 보는, 아득해지는, 눈 감는데)

고평중 : (폭행 대신 피토하는 울음으로) 야 이 사람아!-

승미 : (도저히 못 보겠다. 뛰쳐나가는)

은성 : (나가는 승미 보는, 뒤따라 나가고)

 

 

S#43. 승미 집 앞 (밤)

 

환, 못 돌아가고 서성이고 있는데 울면서 뛰어나오는 승미 본다.

자기 못보고 가는 승미 보다가 막 따라가려는데 뒤이어 나오는 은성 보고 멈칫하는 환.

역시 잔뜩 격앙된 얼굴로 승미 뒤쫓아 가는 은성. 그런 둘 당혹스럽게 보는 환.

 

 

S#44. 아파트 일각 (밤)

 

뛰어와서 벤치에 무너지듯 앉는 승미, 소리도 못 내고 참담한 울음 쏟아내는데.

 

은성 : (화난 얼굴로 다가온다)

승미 : (기척에 돌아보는, 은성 보고 일어서는)

은성 : (굳은) 너... 우리 아빠한테 니가 메일 보냈어?

승미 : (끔찍한 현실과 마주하고 차마 입 안 떨어져 보는)

은성 : 우리 아빠한테, 내 이름으로 니가 메일 보냈냐구!

승미 : (보다가) 그래...

은성 : (확인하고 그대로 승미 뺨 있는 대로 후려치는)

환 : (막 오다가 보고 놀라 멈춰서는)

승미 : (맞고 돌아간 얼굴 그대로 있는)

은성 : (부들부들 떨리는)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어떻게 살아있는 아빠를 못 만나 게 해!

         그걸로 모자라서 이번엔 은우하고 날 미국으로 보낼려고 했니? 아빠하고 영원히 못 만나게?

승미 : (은성 보는) 이번엔 아냐, 너한테 은우 보내주자고 했어...

은성 : (멈칫해서 보면)

승미 : (처연한) 니가 할머니하고만 엮이지 않았으면, 진작 말했을 거야... 니 아빠가 살아 계시다고 실토하는 게...

         나한테 어떤 의민지 알아? 환이 오빠하고 끝이란 얘기야.

환 : (흠칫해서 승미 보는)

은성 : (너무 기막힌) 우리 아빠가 살아있는 걸 알면서도 감추고, 만나지 못하게 한 게 다 선우환 때문이라구?

         그 사람 하나 때문이라구?

승미 : 너 아버지 소중하지?... 나한텐 오빠가 그런 사람이야.

은성 : (그 정도였어? 충격으로 승미 보는)

승미 : 니네 아빠... 참 좋은 사람이야. 엄마 재혼 전에 몇 번 만난 니 아빠... 너무 좋드라, 다정하고 따뜻하고...

         (메여서) 내 친아빠랑 너무 달랐어, 새아버지가 되는 게 좋았어.

은성 : (보는)

승미 : 근데 새 아버지 집에는 니가 있었어. 아버지랑 너무 친해서, 둘이 따로 만나 외식하고,

         아무리 늦게 퇴근해도 니 방에서 30분은 너하고 얘기하고... 내가 들어갈 틈 같은 건 없었어.

은성 : 아빠가 너를 냉대한 건 아니잖아!

승미 : 냉대하진 않으셨어, 재혼한 아내 딸로 성의를 다하셨지. 그래서 더 비참했어, 난 엄마한테 얹혀서 신세지는 기분이었어.

         (그때 서러움 생각나는) 친구 한번 집에 데려올 수 없었고, 너랑 같은 집에 사는 거 감추려고 학교도 항상 30분 먼저 갔어.

은성 : 그게 지금 우리 얘기하고 무슨 상관이야?

승미 : (얘기만 해도 가슴 아픈) 환이 오빠는... 나처럼 외롭고 거친 사람이었어. 사람들은 오빠가 건방지고 못됐다고 싫어했지만,

         (메이는) 그런 사람이... 나한테는 안 그랬어. (눈물 흘리는) 그래서 더 좋았어.

         세상에 나를, 다른 사람보다 특별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 얼마나 소중한지 넌 모르지?

환 : (승미 마음 깊이 그 정돈 줄 몰랐다. 충격이고)

승미 : (메여서) 오빠 한 사람이었어... 오빠 없는 내가 상상이 안 됐어...

은성 : (그 깊이에 충격 받는, 굳어지는) 그러니까... 그 사람 때문에... 넌 모든 걸 알면서 감췄다는 거니? (억장 무너지는)

         선우환, 그 한사람 때문에...

승미 : (울며) 미안한데 은성아... 그 때는 어쩔 수 없었어...

은성 : (충격으로 승미 보는)

 

 

S#45. 승미 집 거실 (밤)

 

천연덕스럽게 이 방 저 방 열고 돌아다니고 있는 은우.

고평중과 백성희, 마주 앉아서 팽팽하게 얘기하고 있다. 죽어도 잘못했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은 못하고 겨우 버티는 백성희.

 

고평중 : 사람으로 할 짓이 있고 못할 짓이 있지, 그래도 7년을 가족으로 살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애들한테 이렇게까지 해!

백성희 : 내 자식 위해서 그랬어, 당신이 그랬던 거처럼...

고평중 : 뭐?

백성희 : 당신도 은성이 은우 때문에 죽은 척 한 거잖아. 우리 승미 때문이었어?

고평중 : (멈칫하는)

백성희 : 살 때도 그랬지, 공부는 승미가 더 잘했는데 유학은 은성이만 보냈어. 회사도 은성이한테 물려줄 생각했고.

고평중 : 은우 때문이잖아! 은성인 평생 은우 보살펴야 하니까!

백성희 : 그래 이해해, 당신 어쩔 수 없었다는 거... 그러니까 당신도 나 이해해. 내 딸 위해서 나도 어쩔 수 없었어.

고평중 : (너무 기막혀 말문 막혀 보는)

백성희 : (시선 외면하며) 어쩔 수 없는 건, 사람마다 다 다른 거야...

고평중 : (더 화나는) 은성이 은우 빈손으로 내쫓은 것도 어쩔 수 없어서 그랬냐? 보험금 그 돈이 얼만데!

백성희 : 어차피 죽지도 않고 돌아와서 토해내게 만든 보험금 얘기 뭐 하러 자꾸 해? 왜 빈손으로 내보냈냐구?

            당신하고 당신 자식들한테 최선 다한 7년에, 나하고 승미 인생 망쳐버린 대가로, 나눌 수 없는 돈이었으니까.

고평중 : 뭐?

백성희 : 내 기준에서 그랬어.

고평중 : (버럭) 무슨 기준!

백성희 : 내가 왜 당신하고 재혼했는지 몰라? 우리 승미한테 번듯한 아버지 되 주고, 나 초라하지 않게 만들 사람!

고평중 : (억장 무너지는) 그 정도로 돈이 중요했냐? 그래서 자기를 엄마로 알고 있는 애를 버릴 만큼, 돈이 중요했어?

백성희 : 은우... 당신하고 은성이 입장에서는 버린 거지만, 내 입장에서는 내가 키울 수 없는 아이,

            안전한 곳에 데려다 놓은 거 뿐이야.

고평중 : (더 화나는) 그래서 또 잃어버리고도 가만있었어!

백성희 : ...찾고 있었어.

고평중 : 못 찾으면! 장사장 손자가 은우 못 찾았으면 어쩔 뻔 했어?

백성희 : (흠칫 놀라는) 누가... 은우를 찾았다구?

고평중 : 왜, 기막히냐? 당신이 그렇게 승미하고 결혼시키고 싶어 했던 사람이 은우 찾아서?

백성희 : (더 이상 바닥일 수 없게 최악이다) ...

고평중 : (뼈아픈, 눈물 어려) 내 인생 가장 큰 실수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보험금 노린 거고,

            그 보다 더 큰 실수가, 당신을 만난거야.

백성희 : (더 이상 못 버티는, 눈물 툭 떨어지는)

 

 

S#46. 아파트 일각 (밤)

 

기막힌 심정으로 눈물 닦으며 걸어오던 은성, 굳어서 서있는 환 본다.

자기 가족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원인제공자인 환이다... 고통스런 눈길로 환 보는 은성.

환, 같은 심정으로 은성에게 더없이 미안하게 보는데...

은성, 시선 외면하며 스쳐 지나간다. 쿵... 해서 돌아보는 환.

 

 

S#47. 아파트 일각 (밤)

 

혼자 기력 없이 벤치에 앉아있는 승미에게 다가가는 환.

 

승미 : (자기 앞에 와 서는 환 다리 보는, 누군지 느끼지만 차마 못 쳐다보는)

환 : (기막힌) 유승미, 너 내가 아는 유승미 맞아?

승미 : (무슨 뜻인지 알기에 너무 아픈, 고개 떨구는)

환 : (팔 잡아 확 일으키며) 맞냐구!

승미 : (눈물 뚝뚝 흘리고 말 못하는)

환 : 너 돌았어? 어떻게 그런 짓을 해!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을 죽었다고 해! 어떻게 아버지하고 딸을 못 만나게 해!

      왜 그랬어? 왜 그랬어!

승미 : (대답 못하는) ...

환 : (기막힌) 나 때문이라구? (미치겠는) 너 내가 뭐라고, 뭐라고 이런 짓까지 해! 내가 뭔데!

승미 : (처연한, 자조적인) 그러게... 오빠가 뭐라고... 나는 그랬을까...

환 : (그 말에 억장 무너지는) 이 바보야! 세상에 비밀이 어딨어? (한편 연민으로 안타까운) 그러게 진작에 말하랬잖아!

      왜 안하고 있다가 이런 꼴을 당해!

승미 : 어떻게 말해, 오빠 이럴 거 아는데... 은성이한테 은우 보내주고 도망가려고 했는데... 들켜버렸네...

환 : (기막혀 보는데)

승미 : (눈물 그렁해 환 보는) 오빠, 가... 은성이랑 아버지랑, 은우랑... 데려다 줘야 하잖아...

환 : (너무 초라한 승미 모습에 더 이상 화도 못 내고 보는) ...

 

 

S#48. 환 집 거실 (밤)

 

잠든 은우 업고 지쳐서 들어오는 고평중과 은성. 할머니, 현관 앞에 서있다.

무겁게 고개 숙이는 고평중.

 

할머니 : (물어볼 분위기 아닌) 얼른 데려다 뉘어야겠네.

고평중 : 예... (은우 업고 2층으로 가고)

할머니 : (은성 보는, 조심스런) 환이는?

은성 : ...모르겠어요...

할머니 : (알겠다는) 그래, 너도 올라가 쉬어. 얘기는 내일하자.

 

 

S#49. 영석 바 (밤)

 

영석에 대한 화와 자기 자신에 대한 화로 꼭지 돌아 들어오는 환.

영석, 의자들 정리하고 있다가 돌아보는데 환, 그대로 달려들어 영석 후려갈긴다.

무방비 상태에서 맞고 테이블 위로 엎어지는 영석 멱살 잡아 일으키는 환.

 

환 : (분노로) 야 이 자식아! 니가 진작 말했으면, 그래서 은운 거 알았으면 여기 까진 안 왔잖아!

영석 : (맞고 정신없는) 환아... (하는데)

환 : 왜 애를 이용해! (한대 더 때리는)

 

 

S#50. 은성 방 (밤)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 은우. 고평중과 은성, 참담한 심정으로 은우 보고 있다.

 

고평중 : 미안하다, 자식들 이렇게 고생시킬 줄도 모르고 니들 위한답시고... 니들한테 너무 부끄럽다...

은성 : (메여서 아빠 손잡는) 아빠 괜찮아, 이렇게 다시 만난 게 어디야? 아빠 다시 만나서 얼마나 좋은데...

         아빠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요...

고평중 : (미안한 마음에 은성 손 꼭 잡고 쓰다듬는)

 

<시간경과>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은우. 은성은 바닥에서 잠들어있다.

잠들어 있는 아들과 딸 하염없이 내려다보고 있던 고평중, 일어나 나간다.

 

 

S#51. 환 집 뜰 (밤)

 

한쪽에 혼자 앉아서 후회와 회한으로 꺽꺽 우는 고평중.

할머니, 문 앞에 나와서 그런 고평중 짠하게 보고 서있다. 보다가 생각에 잠기고...

 

 

S#52. 환 집 외경 (다음날, 아침)

 

 

S#53. 2층 거실

 

수건 갖고 3층에서 내려오던 은성, 막 1층에서 올라오던 환과 마주친다. 서로 보고 멈칫하는 둘, 서먹하다.

 

환 : 아버님 잘 주무셨어?

은성 : 네...

환 : 은우는?...

은성 : 잘 잤어요...

환 : (마음 아프게 은성 보는)

은성 : (같이 잠시 아프게 보다가 시선 돌리고 욕실로 들어가는)

 

 

S#54. 몽타주

 

-경찰서 앞. 기다리고 서있는 박변과 준세. 고평중, 다가온다.

착잡한 표정으로 고평중 보는 박변. 웃으며 고평중에게 다가가는 준세.

-경찰서. 형사 앞에서 얘기하고 있는 고평중과 박변.

-은행. 화장기 없이 해쓱한 얼굴로 통장 몇 개 내밀며 ‘해지하고 다 찾아주세요’ 하는 백성희.

-경찰서 과학수사팀. 손가락 열 개 지문 찍고 있는 고평중.

 

 

S#55. 공원

 

은우 껴안고 ‘은우야-’ 하며 좋아하는 혜리. 은성, 벤치에 앉아있다.

 

혜리 : (포옹 풀고 은우 보며) 어이구, 몇 달 새 더 멋있어졌네?

은우 : 은우 멋있어.

혜리 : 무사히 돌아와 줘서 고맙다! (가방에서 큐빅 꺼내 내밀며) 선물!

은우 : (좋아서 받아들고 앉는데)

준세 : (다가오는)

은성 : (일어서며) 아빠는요?

준세 : 일 보고 계셔, 끝내고 이리로 오신다고 했어. (은우 보는, 뭉클한) 니가 은우구나?...

은우 : (힐긋 준세 보는)

준세 : (악수하자고 손 내밀며) 반갑다, 난... 누나 친구야.

은우 : (준세 손 한번 탁 치고 큐빅하는)

 

 

S#56. 부암동 방

 

들어오는 은성, 고평중, 은우.

 

은성 : (밝게 웃으며) 자- 우리 세 식구 보금자리를 소개합니다!-

은우 : (멋모르고 박수치는)

고평중 : (방 둘러보는, 좁은 방 마음 아픈데)

은성 : 아빠, 배고프죠? 내가 금방 밥 해주께.

고평중 : 니가 밥을 해?

은성 : (미안한) 아빠 나 전공 요리로 바꿨다고 했잖아...

고평중 : 참 그랬지?...

은성 : 잠깐만 기다려요. (싱크대로 가는)

 

<시간 경과>

밥상에 간단한 반찬과 김치찌개 놓고 식사하는 세 식구.

 

고평중 : (먹는데 목 메여서 못 먹는다)

은성 : (보는, 눈물 어려) 아빠...

고평중 : 너무 맛있어서 그래...

은우 : (김치찌개에서 돼지고기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며) 맛있어! 고기!

은성 : 누나가 내일은 갈비 해주께.

은우 : (신경 안 쓰고 또 먹는)

고평중 : 은성아,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정말 열심히 일할게. 신원회복만 되면, 아빠 경력이면 취직하기 어렵지 않아.

은성 : (끄덕이며) 아빠도 벌고 나도 벌고 그럼, 우리 금방 자리 잡겠다. (웃고)

 

 

S#57. 환 집 거실

 

할머니 앞에서 얘기하고 있는 박변. 영란, 환, 정, 앉아서 얘기 듣고 있다.

 

할머니 : (뜻밖이라는) 자네가 은성이 아버지 뒤를 봐준 거야?

박변 : 준세가 부탁하길래요... 사장님이 저 봐주셨으니까, 저도 빚 갚아야죠...

정 : 준세 오빠 진짜 여러 사람 살린다. 아저씨 살려, 은성이 아버지 살려.

할머니 : 시끄러워. (박변 보는, 궁금한) 그래 은성 아버진 어떻게 됐어?

박변 :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고 보험회사 측하고도 얘길 했는데, 고평중씨가 고의로 보험금을 노리고 벌인 사기가 아니고,

         자수했다는 걸 참작해서 보험금만 돌려주면 형사 고발은 하지 않겠답니다.

할머니 : 다행이구만.

환 : (안도하고) 그럼 바로 신원회복이 되시는 거에요?

박변 :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거쳐서 법원 판결 받아야 하니까, 시간은 좀 걸리지.

영란 : 그럼 성희는요? 은성이 대신 보험금 타낼려고 문서 위조까지 했잖아요?

정 : (당연히) 깜빵 가겠지!

박변 : ...백성희씨도 보험금만 전액 돌려주면 형사 고발 안하겠답니다.

할머니 : 전액 돌려줄 준비하고 있다니까, 고소는 안 당하겠네.

정 : 그러는 게 어딨어? 우리한테도 사기 쳤는데!

할머니 : 감옥 가야만 벌 받는 줄 알아?

정 : 그럼 어디 가서 벌을 받어?

할머니 : 평생 지옥도 있어... 돈에 목숨 건 사람은 돈 없으면 지옥이고, 사랑에 목맨 사람은 님 못 보면 지옥이지.

영란 : 딱 성희 모녀네요? 성희는 돈, 승미는 우리 환이.

환 : (듣기 괴로운 듯 일어나 2층으로 가는)

할머니 : (그런 환 보는)

 

 

S#58. 환 방

 

멍하니 앉아있는 환. 할머니, 조용히 문 열고 들어온다.

 

환 : (착잡하게 할머니 보는)

할머니 : 은성이가 아버지도 만나고 동생도 찾았는데 안 좋아?

환 : ...좋지...

할머니 : (옆에 앉으며) 근데 얼굴이 왜 그 모양이야?

환 : (괴로운) 아버지도 못 만나고 동생도 잃어버리게 된 게... 나 때문이니까.

할머니 : (환 마음 아는) 승미가 걸리냐?

환 : (자책으로) 내가 진작 처신을 잘했더라면, 이런 일 없었을 테니까. (괴로운) 내가 승미 내버려 뒀거든...

할머니 : (환 갈등 예상했던) 그래, 모든 행동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

환 : (할머니 보면)

할머니 : (답 안 주고 일어서며) 좋은 거든 나쁜 거든, 대가가 따라 와...

환 : (답답한) 할머니, 내가 어떡하면 돼?

할머니 : 그걸 내가 알아? 니가 알지... (나가는)

환 : (그런 할머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보는)

 

 

S#59. 승미 집 안방

 

핏기 없이 들어오는 백성희, 가방 툭 떨어뜨리고 침대로 가서 눕는다.

뒤따라 들어오는 승미, 엄마 가방 집어서 한쪽에 놓고 침대에 앉는다.

 

승미 : ...대리점 해지 계약하고 오는 거야?

백성희 : (눈감은 채) 어...

승미 : 그럼 아버지 보험금은 다 돌려줄 수 있는 거지?

백성희 : 어...

승미 : 그럼 엄마, 우리 이 집도 돌려주자.

백성희 : (눈 뜨고 승미 보는) ...그랬으면 좋겠어?

승미 : 그러고 떠나야 마음 편할 거 같애...

백성희 : (바로) 그래, 그렇게 하자... (눈감는)

승미 : (너무 선선히 대답하는 엄마 이상한) 정말 돌려줄 거야?

백성희 : 너하고 싶은 대로 해...

승미 : (불길한 느낌으로 엄마 보는)

 

 

S#60. 승미방 (밤)

 

스탠드만 켜있는 방. 복잡한 심정으로 침대에 앉아있는 승미.

 

 

S#61. 안방 (밤)

 

어둠 속에 앉아있는 백성희, 모든 걸 놓아버린 사람처럼 앉아있다.

 

 

S#62. 승미방 (이른 새벽)

 

앉아있다 그 자세로 옆으로 쓰러진 듯 이불도 안 덮고 잠들어있는 승미.

 

 

S#63. 거실 (이른 새벽)

 

아직 컴컴한 거실. 아무 것도 들지 않은 빈 몸으로 현관 나가는 백성희.

 

 

S#64. 승미방 (이른 새벽)

 

동시에 악몽 꾸는 듯 찡그리다가 퍼뜩 눈뜨는 승미.

 

 

S#65. 안방 (이른 새벽)

 

엄마 잠 깰까봐 살며시 문 열고 들여다보는 승미, 백성희 없는 빈방 보고 놀라서 들어와 불 켠다.

이불 안에 들어가 누운 흔적 없는 침대.

덜컥 불안해지는 승미, 둘러보면 어제 밤에 자기가 치워놓은 곳에 가방 그대로 있다.

얼른 가방 집어 들어 가방 안 뒤지는 승미, 핸드폰과 차키 꺼내든다. 쿵...하는 승미, 불길한 예감에 뛰쳐나간다.

 

 

S#66. 아파트 앞 (이른 새벽)

 

눈물 어려 ‘엄마!-’ 하며 뛰어나오는 승미, 멈칫 선다.

막상 나왔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는 승미, 겁에 질려 이리저리 둘러본다.

 

 

S#67. 아파트 옥상 (이른 새벽)

 

막 옥상 난간에 올라서는 백성희에게서 엔딩.

 

<27회 끝>

 

 

 

 

 

 

 

 

 

 

 

 

 

 

 

 

 

 

 

 

 

 

 

 

 

 

 

 

 

 

 

 

 

첨부파일 찬란한유산27.txt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