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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1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8.27|조회수408 목록 댓글 0

[그 여자] 16

 

 

 

 

 

 

 

 

 

 

 

S#1   까페
15회와 연결해서...
세정    (자존심 꿀꺽 삼키고) 내가 빌면... 용서해줄건가요?
지수    (예상 못했던, 흠칫해서 보는)
세정    전에 그랬잖아요. 나한테 똑같이 갚아주겠다구 한거... 내 사과가 마음에
        차지 않아서 그런거 아닌가요?
지수    (얘 뭐야? 황당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세정    (열패감에 죽을 맛이다) 충분히 사과하면... (순간 탁 작정하고, 정색) 없던
        일로 할거냐구요?
지수    (괘씸한) 나한테 흥정해요, 지금?
세정    애초에 윤지수씨가 원했던 만큼... 무릎 꿇고 빌 상황은 아니니까요.
지수    (기막혀) 오세정씨 당신 자존심이 그렇게 대단해? 당신만 자존심 있는줄
        알아? 나두 자존심 있어요. 세상 모든 사람은... (강조하는) 다 자존심 있어.
세정    자존심 때문 아니라... 이미 할만큼 했잖아요. 도연씨 유혹해서 내 가정
        위협할만큼 했는데, (울분 누르며) 없던 일로 하겠다는 확답도 없이...
        무작정 빌어요? (울분에 자기도 모르게) 솔직히 그쪽한테 진 빚, 웬만큼
        다 갚은 기분이예요, 사실은.
지수    (화나는) 그래요? 그럼 뭐하러 나 찾아왔어요?
세정    계속 이렇게 지낼순 없으니까요. (약간 도전적인) 어디까지 할 작정이예요?
        당신이 당한 그대로 똑같이 겪게 해주겠다 그랬죠? 그럼... 내가 도연씨
        하고 이혼하면 그때 가서 도연씨 버릴건가요?
지수    (전혀 계획에 없던 다그침이지만 내심 흠칫 놀라 말문 막히는)
세정    그게 윤지수씨 복수 계획이예요? 결국 제일 상처받는건 도연씬데,
        (다그치듯) 도연씨가 무슨 죄죠?
지수    (발끈하는) 그럼 그때 난 무슨 죄였어요?
세정    그래요, 윤지수씨도 죄 없이 상처받았죠. 그래서 이러는거죠, 지금.
        근데, 죄 없이 상처 받아 복수까지 하면서, 죄없는 도연씨 이용해요?
지수    (오르는, 딱 굳어서 세정 본다)
세정    (그 표정에 멈칫하는데)
지수    (반격하는, 여유) 듣다보니 참 우습네. 내가 뭘 했다구 이래요?
        (진심) 나, 아무것도 한거 없어요.
세정    뭐라구요?
지수    복수랍시고 아무것도 한거 없다구요. 도연씨 이용한 적도 없구,
세정    (발끈해서 말 자르며) 아무것도 한게 없다구요? (오르는) 한게 없어요?
        출장지에서 나 보고 그냥 가버렸잖아요. 우리 결혼기념일인거 알고
        가게까지 도연씨 불러냈잖아요! 예전에 당한대로 고대로 했잖아요!
지수    (몰랐지만) 결혼기념일이었어요?
세정    (뒤늦게 자존심 상해 입 다무는)
지수    (예전 생각나는) 결혼기념일... (똑바로 보며) 불러내지 않았지만 그대로
        돌려주게 됐군요?
세정    (점점 더 약오르는) 생각보다 대단하네요, 윤지수씨. 할거 다 해놓고
        아무것도 한게 없어요? (울컥해서)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도연씨가 당신
        사랑한대요? (해놓고 아차, 당황해 입 다무는)
지수    (사랑 얘기에 내심 흠칫 놀라서 세정 보면)
세정    (할수없이) 그래요, 당신 사랑한대요.
지수    (보다가) 그래서요?
세정    그래서라뇨?
지수    (괴롭지만 태연히) 도연씨가 날 사랑한다... 그거 알려주러 왔어요?
세정    (조급함에 평정 잃었다) 앞으로 어쩔거냐구요!
지수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도연씨가 날 사랑하는게 오세정씨하고 무슨
        상관이예요?
세정    (멈칫하는)
지수    (똑같이 돌려주는, 조소) 사랑으로 결혼했어요?
        처음부터 도연씨 사랑없이 결혼했잖아요.
<프래쉬컷- 4회 까페 씬에서>
세정    (조소) 아줌마 가정이 정재민씨 사랑으로 이뤄졌어요? 사랑해서 한 결혼
        아니라고 들었는데.
세정    (현재. 모멸감에 확 굳어서 지수 보는)
지수    (차분히) 처음부터 없던 사랑을... 왜 나한테 돌려달래요?
<프래쉬컷- 4회 까페 씬에서>
세정    처음부터 없던 남편 사랑을, (웃긴다는듯) 왜 나한테 돌려달래요?
세정    (그대로 당하고 바들바들 떠는, 모멸감에 입술 깨물고)
지수    (마지막으로) 마음 안주는건 당신 남편인데, 남편 마음도 못 잡으면서
        왜 나 찾아와 이래요?
세정    (이 악물고) 지금... 나 갖고 놀아요? (분해서 해대는) 이거였어요? 똑같이
        해주겠다는게 이거였어? (나오는 눈물 참으려 애쓰는)
지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 도연씨한테 아무것도 한거 없어요.
세정    (안믿는, 있는대로 오른다) 아주 치밀하게 준비했군요, 윤지수씨.
        이럴려고 도연씨한테 말 안했어, 두고 두고 내 피말릴려구.
지수    끝까지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는거 여전하네. 도연씨... 참 안됐어요.
세정    (그 말에 홱 돈다) 누구 맘대로 도연씨야! 누구 이름을 불러 지금!
        (벌떡 일어서며) 웃기지 말아요! 더 이상 이렇게 안당해! 도연씨한테
        다 말하면 그만이야. 당신이 왜 도연씨 옆에서 뭐하구 있는지!
        왜 그러는지!... (떨며) 내가 먼저 말하구 말아요!
지수    (쏘아보며, 차분히) 해요!
세정    (끄떡없는 지수 보는, 순간 두려움 스친다)
지수    (평정 안 잃고 보는)
세정    (더 못견디고 휙 나가는)

S#2  까페 앞
열나서 나오던 세정, 문 앞에 버티고 서있는 민수 보고 멈칫한다.
세정, 좀전에 봤던 민수 의식 못하고 휙 가려는데

민수    (세정 팔 탁 잡는)
세정    (놀라서 돌아보면)
민수    잠깐 기다려.
세정    뭐야?
민수    (울분 누르며) 내가 맘 같아선, 지금 바로 너 아작내고 싶지만... 우리 언니
        수준에 맞춰준다. 우리 언니한테 어떻게 했는지 상태 보고 보내주든 말든
        할테니까 일루 와. (끌고 들어가려면)
세정    내가 당신 언니 어떻게 했을까봐 이래요, 지금? (열나서 해대는) 열배 백배
        더 독하게 다 돌려주고 있어, 당신 언니란 사람!
민수    (뭔 소린가? 멈칫하는데)
지수    (기진해서 나오는, 둘 보고 놀라 서면) 민수야.
세정    (팍 뿌리치고 가는)
지수    너 여기서 뭐해?
민수    언니 또 당할까봐 걱정돼서. 어떻게 된거야?

S#3  지수 가게
민수와 얘기하고 있는 지수.

민수    그래서 걔가 그렇게 파랗게 독올라서 나왔구나? 언니한테 고대로 당해서.
지수    (아직도 긴장 안풀린, 양팔 감싸면서) 모르겠어, 그럴 작정했던건 아닌데...
        내 머리 속에 박혀있었나봐. 그냥 막 말이 나오드라.
민수    잘했어! 증말 잘했어!
지수    (혼란스런) 잘한건지 모르겠어... 그 여자... 더 오해만 하구 갔어.
민수    지 자존심만 우선인 애라며? 언니 앞에서 팔팔거렸지만 가면서 생각할거
        아냐, 그때 언니 심정 어땠는지. 어쩜 이제야 지가 얼마나 나빴는지
        알수도 있어.
지수    그래... 어차피 이번 프로 끝나면 다 끝인데 뭐. 속끓이고 힘들어봤자
        그때까지니까.
민수    근데 구피디가 언니 사랑한대잖아! 언니 사랑한다고 와이프한테
        고백했다는게 큰일이다.
지수    (혼란에) 그러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 도연씨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자기 와이프한테.
재민    (약국 쇼핑백 들고, 눈치 살피며 들어오는)
지수    (흠칫 놀라고)
민수    (보고 동시에 벌떡 일어서는)
재민    (얼른) 좀 어떤가 해서...
지수    (외면하는)
민수    (앞 막아서며) 제발 좀 그만 하실래요? 정교수님?
재민    미안하다, 다인엄마. (쇼핑백 내밀며) 마시는 우황청심환하구, 많이 놀란거
        같애서. 그리구 영양제야... (안 받을거 같아서 옆에 내려놓고 나가는)
민수    (쇼핑백 들고 쫓아나가며) 이거 필요없어요! 갖구 가세요!
재민    (못 나오게 가게 문 닫고 휙 가버리는)
민수    (난감하게 지수 돌아보는)
지수    (외면한채 그대로 있고)

S#4 거리
온 몸에 힘 빠진채 핸드백 길게 늘이고 정처없이 걷는 세정, 참담하다.

<프래쉬 컷- 4회 까페 앞 씬에서>
‘세정씨가 정리해줘요’ 하면서 빌듯이 떨던 지수 손.
세정    (현재. 자책감 든다)
지수(소리) 그 쪽도... 언젠가 결혼을 할거고, 그럼 그 때 내맘 알거예요.

이제 정말 알겠는 세정, 휘청 발 꺾이면서 비틀하며 멈춰선다.
후회와 모멸감 뒤섞여 어쩔줄 모르겠는 세정.

S#5  방송국 편집실 (저녁)
핸드폰 통화하고 있는 도연.

도연    손 좀 어떤가 해서 전화했어요. 아직 많이 아퍼요?

S#6  지수 가게 (저녁)
세정에게 들은 얘기 때문에 부담스런 지수, 거리 두면서 전화 받고 있다.

지수    아니예요, 많이 다친것두 아닌데요, 뭐.
도연(휠) 그게 왜 많이 다친게 아니예요? 손 못 움직여서 불편하죠?
지수    아뇨, 이렇게 신경 안 쓰셔도 괜찮아요. 그리구 손님 때문에 길게 통화
        못하겠어요... (끊는)
민수    (들어오며) 누구야?
지수    아냐... 왜 또 왔어?
민수    언니 걱정돼서. 오늘은 빨리 문 닫고 들어가자, 언니 너무 피곤해 보여.
지수    (그럴까?... 생각하고)

S#7  편집실 (저녁)
핸드폰 들여다보며 갸웃하는 도연, 뭔가 다른 느낌이 신경 쓰이고.

S#8  지수 아파트 앞 (저녁)
민수와 걸어오던 지수, 세탁기 들여가는 인부들과 선녀 본다.

선녀    조심, 조심해서 들이세요.
민수    언니, 저거 우리 엄마하구 다인이 아냐?
지수    그러게, 근데 저게 뭐니?

S#9  지수집 다용도실 (저녁)
돌아가는 세탁기 보고 좋아서 서있는 선녀. 문가에 서서 들여다보고 있는 지수.

지수    좀 나와보라구요, 얘기 좀 하게.
선녀    (딴말하는) 이거 시험 끝나면. 얘 이게, 공기루 옷냄새 싹 빠지는거야.
        (돌아가는거 기웃해서 보고) 어머 어머 신기해.
지수    (못참고) 갑자기 웬 세탁기냐구? 엄마 이거 혹시,
선녀    니들도 그 코트 갖고오라니까? 냄새 싹 없애주께.
지수    어디서 났냐니까요!
선녀    (그제야) 어디서 나긴? 내가 샀다니까.
지수    엄마가 무슨 돈이 있어서요?
선녀    할부로, 무이자 할부로 샀어. 12개월.
지수    (안믿는) 카드 전표 줘봐요.
선녀    (기겁해서) 카드 전표?

S#10  재민집 거실 (저녁)
싱크대에 서서 커피 두잔 타서 탁자로 들고오는 재민.
옆에 코트 벗어놓고 심드렁하게 앉아있는 서운.

재민    (놓고 앉으며) 자요, 드세요.
서운    뭐냐.
재민    우리 세련된 어머니가 고기 드시면 또 꼭 커피는 드시잖아요.
서운    커피 한잔으루 세탁기하고 쌤쌤하자 이거냐?
재민    왜 그러세요?
서운    누구는 좋겄다! 딸 잘둬서 뒤늦게 사위한테 온갖 호강을 다 받구.
        (커피잔 들려는데)
재민    (서운 손 끌어다 꼭잡는)
서운    (뜬금없는) 왜 이러냐?
재민    (서운 손 꼭 잡고 쓰다듬으며) 뭐하러 이렇게 못난 아들 낳았어, 그러게.
        내가 진짜요... 엄마 아들하기 참 미안한 놈이예요...
서운    (뭉클하지만) 얼씨구?
재민    나같은 아들 뒤치다꺼리나 시키구... 정말 죄송해요.
서운    (아들 기죽는건 싫다) 별수있냐? 그게 에미 팔잔걸. 그래서 하느님이
        에미를 만드신거란다. (손 빼고 커피 마시고)
재민    무슨 말이예요?
서운    (또박또박 말하는) 모든 인간을 하나 하나 다 보살피자니 너무 바쁘시잖냐. 
        그래서 하느님 대신으루다 뼈꼴 빠지게 뒷바라지 하라고 어머니!를
        만드신거랴.
재민    (찡해서 웃는) 그런건 또 어디서 들었어요?
서운    선녀씨네 가게 라디오서 들었다, 왜!
재민    선녀씨요?

S#11  지수집 선녀방 (밤)
심각하게 얘기하고 있는 선녀와 지수. 선녀, 진지하게 지수 설득하고 있다.

선녀    엄마가 무작정 너 정서방하고 재결합하라는거 아냐. 정서방, 정말 반성하고
        변했다는 믿음이 오니까, 어? 너 남자들 바람나서 마누라 속 썩은
        간장처럼 만들어놓고도 배째라로 나오는 인간들 부지기수야.
지수    그래, 알아요. 다인아빠 변한거 나두 알아. 근데,
선녀    내말 좀 더 들어봐. 그리구... 다인이두 있지만, 다인인 둘째치구 엄만
        정말... 너 나처럼 사는거 싫어. (글썽해서) 꼭 나 땜에, 왜 그런거 있잖니?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구... 꼭 평생 너두 엄마처럼 혼자서, 외롭게 살거
        같애서 불안해 죽겠어.
지수    (몰랐던, 놀라고)
선녀    내가 널 몰라? 니가 팔자 고치겠다구 어디 나가서 남잘 만날 애야?
        그래두 다인아빠만큼 익숙하고 편한 사람이 어딨어?
지수    엄마 말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이젠 내 얘기 좀 들어요.
선녀    그래, 얘기 해.
지수    엄마 부부 사이에... 아무리 바람이 나고 눈이 뒤집혔어도... 정말 건드리지
        말아야할 마지막 선이라는게 있어.
선녀    아 그럼 있지.
지수    다인아빤... 그걸 건드렸어.
선녀    (몰랐던) 아니 그게 뭔데?
지수    엄마 딸 사이도 마찬가지야.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라는게 있어요.
선녀    (정색하는 지수 반응 심상치않은) 그게 무슨 말이야?
지수    저런거 받는거! 저 세탁기 얼마 줬어요? 얼마야?
선녀    ...얼마면?
지수    (아무렇지 않게) 갖다 주게. 어차피 세탁기 고장 나서 새로 살려고 했잖아.
        뭐 보니까 신제품으로 잘 골랐드라구. 돈만 돌려주면 되겠어요.
선녀    (난감해서 보고)

S#12  세정집 거실 (밤)
들어오는 도연. 세정, 소파에 앉았다가 일어나서 다가온다.

세정    (차분한) 늦었네요.
도연    어... 안잤구나.
세정    어, 자기 기다렸어. 할 얘기 있어서.
도연    (멈칫하는, 긴장해서 세정 보면)
세정    (서글픈 미소로 도연 보고) 겁나요?
도연    아냐, 앉자. (소파로 가서 앉는)
세정    (맞은 편에 앉는, 도연 물끄러미 보며) 이렇게... 우리집 소파에서 자기
        마주 보고 앉으니까 참 이상하다... 내 자린 항상 자기 옆이었는데.
도연    (맘 안좋은, 천천히 끄덕하고)
세정    (그런 도연 간절한 마음으로 본다)
도연    (얘기 하라는, 시선 피하지 않고 보고)
세정    (이윽고, 천천히 끄덕이며) 그래요, 얘기하께. 나... 내가 했던 약속,
        지킬거야.
도연    (예상과 너무 다른 말에 놀라서 보는데)
세정    (떨리는) 지킬려구, 그 약속... 결혼이 마음까지 소유하는건 아니라고 했죠?
        내가. 그래서 당신 마음은 관여하지 않겠다구, 또 날 사랑하라는 강요도
        않겠다구... (떨리는) 또 뭐라 그랬드라...
도연    (당황스런) 세정아.
세정    아! 그건 도연씨뿐 아니라 나두 마찬가지라구... 그랬네. (이어서 얼른)
        그러니까 자기... (있는대로 고통 누르고) 그 여자... 윤지수 사랑해.
        사랑할수 있는데까지 사랑해요.
도연    (황당해서) 세정아, 너 지금,
세정    (벌떡 일어서며) 여기서 더 몰지는 마. 그러진 말아요, 제발.
        (씩 웃으며) 잘 자요. (침실로 가버리고)
도연    (당혹스러워 일어서는, 몇걸음 침실 쪽으로 가다 멈춰선다)

S#13  세정집 서재 (밤)
난감한 얼굴로 들어오는 도연, 책상에 가방 놓으며 그대로 멈춘다. 예상 밖의 세정 반응이 당혹스런 도연, 해서 들어오는? 책상에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도연.

S#14  지수방 (밤)
씻고 들어오는 지수, 노트 펼쳐놓고 엎드려 잠든 다인 본다.

지수    (웃으며) 어유 그새 잘거면서... (엎드린 다인 바로 눕히며) 다인아, 바로
        누워 자야지.
다인    (잠결에 바로 누워 자고)
지수    (머리 쓸어주고 이불 잘 덮어준 다음 노트 치우려다 멈칫한다.
        노트 들여다보면 다인 일기장이다. 읽는)
다인(소리) 아빠가 조금씩 조금씩 좋아진다. 아직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그리구
        조금씩 조금씩 불쌍해진다.
지수    (덜컥하는, 계속 읽는)
다인(소리) 그리구 조금 있으면 아마 엄마도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엄만
        착하고 마음도 여리고 정이 많으니까. 어쩌면 아빠 바램대로 예전처럼,
지수    (쓰다가 만 부분까지 읽고 다인 본다. 다인의 마음 엿보고 괴로운, 노트
        덮으며 긴 한숨 내쉬고)

S#15  정선집 침실 (밤)
웃으면서 핸드폰 문자 보고 있는 정선.

명진(소리) 놀이공원 싫으면 눈썰매장 갈래요?
정선    (웃으며) 아유 애 같이... (현관벨 울린다. 미운 듯 흘겨보며 일어서는)
<시간경과>
석주 앞서 들어오며 얘기하고 있는 정선.

정선    비밀번호 눌러 열고 들어오든다, 꼭 자는 사람 깨워 문 열게 만들어.
        (돌아서며) 시도 때도 없이 깨있다 문 열어주는 사람이이예요?
석주    (능청) 자다 깬 얼굴도 아니구만. 반짝반짝 아주 생기까지 돈다?
정선    (얼른) 자다 깨 열받아 그런거야.
석주    (윗옷 벗는데)
정선    (자기도 모르게 콧노래 흥얼거리며 화장대 거울 보는 )
석주    (윗도리 건네며) 콧노래까지? 당신 요새 뭐 좋은 일 있냐?
정선    (받으며) 좋은 일 있든 말든.
석주    (별생각없이 놀리듯) 연애라두 하냐?
정선    (장으로 가다가 멈칫, 뜨끔해서 돌아보면)
석주    그래 눈치껏 해봐라, 어디. 근데 사고는 치지 마. (셔츠 단추 풀며) 돈 바른
        티 줄줄 내고 다니니까 아마 제비는 여러 마리 날아올걸?
정선    (모욕감에 굳어지면)
석주    장인어른 당원 중에 오산 정회장 있지? 언제 모임에 나오시나 물어봐.
        몇 번 언질을 드렸는데 통 자리를 안마련하신다, 느이 아버지.
정선    (얄미워서 한마디 하려는데 핸드폰 문자 알림음 들린다)
석주    (돌아보며) 당신 핸드폰 아냐? 이 밤에 무슨 문자야?
정선    (놀라서 얼른 핸드폰 집어들어 보는 척하며) 어 세정이,
석주    참, 외삼촌한테 얘기했어?
정선    (놀라) 어? 어 그게... 외삼촌 유럽으루 출장 가셨어. 담주에 온대요.
석주    (낭패스런) 아 이거 급한건데. (확 보며) 줘봐, 도연이 몰래 무슨 작전짜나
        함 보자! (와서 볼 듯이 손 내밀면)
정선    (내심 기겁하지만 탁 피하며) 왜 이래? 세정인 프라이버시도 없어?
        (얼른 핸드폰 든채 윗도리 장에 넣는)

S#16  지수집 지수방 (다음날)
뜻밖이라는 듯 다인 보고있는 지수.

지수    왜 밖에서 하재? 엄마 저녁에 너 생일파티 해줄려구 메뉴 다 짜놨어.
다인    (다른 계획 있는) 그냥... 엄마 힘들잖아.
지수    뭐가 힘들어? 우리 딸 생일인데.
다인    사실은... 저기 우리 학원 옆에 새로 패밀리 레스토랑 생겼잖아.
        거기 한번 가보고 싶어서.
지수    거긴 담에 가두 되잖아.
다인    혜림이가 거기서 생일 파티 했는데 좋았대.
지수    그래? 너두 그런데서 하구 싶었어?
다인    (엄마 속이는게 미안해서) 어...
지수    알았어, 그럼 엄마 가게 나가있을테니까 12시 10분 전까지 가게루 와.
다인    어.

S#17  세정집 거실
출근 차림으로 2층에서 내려오는 도연. 세정, 소파에서 통화하고 있다.

세정    (싹싹한) 네, 그럼 올라오실 때 꼭 미리 전화주세요 아버님?
도연    (멈칫하고)
세정    (웃으며) 예, 들어가세요... (끊는)
도연    아버지 전화니?
세정    (보고, 별일 아닌듯) 어, 담주에 어머니 첫기일인거 알죠?
도연    어...
세정    (일어서며) 어머니 제사, 우리 집에서 지내기로 했어요.
도연    (놀라는) 뭐?
세정    아버님두 우리 집 한번두 못 보셨잖아. 그래서 올라오시라구 했어.
        (도연이 뭐라 그럴까봐) 어머 나 늦겠다! (침실로 들어가며) 다녀와요!
도연    (당혹스럽게 보고)
세정    (침실문 열며 잠시 멈칫, 어머니 기일인데 어쩔거냐... 들어가고)

S#18  방송국 일각
창가에서 왔다 갔다하며 고민하고 있는 도연, 어느 순간 걸음 멈춘다.
뭔가 결심한 듯 몸 돌려 창밖 바라보는 결연한 도연의 표정.

S#19  건물 실내
혜진과 파티 예정 장소 둘러보고 있는 세정.

세정    너무 썰렁하구 휑한데?
혜진    이 회사 빈 사무실인데 호텔 행사장 대여비 아낀다구 여기 쓰겠대요.
세정    (끄덕이며) 뭐 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필요한거니까. 저기 저 한쪽
        벽 커튼으로 쫙 막구, (천정 보며) 천정에도 천 좀 드리우고 그래야겠다.
혜진    (메모하며) 네.
세정    (핸드폰 울린다. ‘남편’ 보고) 잠깐만, (몇걸음 떨어져 받는, 긴장) 나예요...
        (잠시, 뜻밖인) 점심 약속?
도연(휠) 어, 점심 약속 없으면 같이 점심 먹자.
세정    (밝아지는) 아니 점심 약속 없어. 어디루 가요?... (잠시) 어 거기? 알지.
        그럼 있다 봐요. (끊는)
혜진    (다가오며) 집에서 매일 보면서 밖에서 또 만나요?
세정    (웃으며) 담주에 시어머니 제사, 우리 집에서 모시자고 했거든, 고마운거지.
        (계산대로 되간다... 안도하고)
      
S#20  레스토랑
약간 상기돼서 들어오는 세정, 창가에 앉아있는 도연 보고 멈춰선다.
문득 불안한 느낌에 천천히 다가가면 세정 보고 담담히 미소 짓고 손드는 도연.
그 미소에 약간 안도하는 세정, 얼른 다가가고.

S#21 패밀리 레스토랑
다인 선물 든 쇼핑백 든 지수, 다인 손잡고 웃으며 들어온다.
저만치 생일 파티 코너 앞에 나와 서있는 재민.

지수    어디 보자, 어디 앉을까? (둘러보는데)
재민    (일어서며 손 들고)
지수    (재민 보고 놀라 멈칫, 다인 보면)
다인    (미안한) 엄마 아빠랑 같이 생일 파티 하고 싶어서... (눈치 보는)
다인(소리) 근데 엄마, 아빠랑 친구처럼은 지낼수 있는거지?
지수    (얼른) 그랬어? (웃으며) 가자. (자리로 가고)
재민    (내심 긴장해서) 어서와...

S#22  레스토랑
식사하고 있는 세정과 도연.

세정    제기부터 사야겠어. 그리구 이번에 아버님 오시면, 아예 어머니 제사
        앞으루두 우리가 모시겠다구 말씀드릴려구.
도연    그러지 마. 아직 아버지 살아계시잖아.
세정    어차피 언젠간 우리가 모셔와야하는데 뭘. 자기 외아들이구
        며느리 나 하나밖에 더 있어?
도연    (무슨 말인가 하려다 다시 먹는)
세정    (예민하게 눈치 채는, 포크 멈추며) 왜 암말 안해?
도연    먹어, 먹고 얘기하자. (먹고)
세정    (순간 이상한 느낌에 정색하고) 아니 지금 얘기해요. (물 마시고)
도연    (같이 포크 놓고 물 마시는)
세정    (느낌 안좋은) 자기 나한테... 다른 용건있어? 그래서 밖에서 보잰거야?
도연    세정아.
세정    (긴장해서 보고)
도연    (마음 다지고) 지난번에 너한테 내 감정 얘기하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생각해보자 그랬지?
세정    (굳어지는, 미리) 난 아직 충분히 생각 못했어. 그러니까 그 얘기라면
        하지마.
도연    아니 해야겠어.
세정    (멈칫해서 보면)
도연    (마음 결정했다, 연민 섞인 담담함으로) 니가 결정해서 말해주기 기다렸어.
        너... 자존심 강하구 자기애도 강한 사람이니까, 나하고 사이에서 니가
        원하던 결혼생활 불가능하다는거 알면... 니가 먼저 결정해서 통보할거구
        그러는게 맞다고 생각했어.
세정    (설마했었다... 서서히 굳어지는) 결정하다니, 뭘? 통보하다니! 뭘!
도연    우리... 헤어지자.
세정    (뒷통수 한대 있는대로 맞은 충격) !
도연    (맘 안좋지만) 이렇게 살면 안되는거잖아.
세정    (떨리는) 헤어져?... 이혼하자구? 자기 지금... 나한테 이혼하자는거야?
        윤지수 사랑해서, 그래서 이혼하자는거야?
도연    그 사람 때문이기도 하지만 꼭 그 사람 때문만은 아냐. 알잖아.
세정    (기막힌듯) 자기두 별수 없구나? 다른 남자들하구 다른거 하나 없네.
        다른 여자 사랑한다구 이혼을 해? (퍼붓는) 자기 이정도 밖에 안돼?
        원래 이렇게 감정 헤픈 사람이었어? 이렇게 헤펐어?
도연    (묵묵히 세정 분풀이 듣는, 안쓰럽고 미안하고)
세정    (흥분해서 계속하는) 그 여자 하나였다며, 오직! 온 마음 다해서 사랑한
        여자, 그래서 다른 누구도 사랑할 자신 없게 만든 여자! 들국화 여인 하나
        라며! (웃긴다는) 근데 이젠 또 윤지수를 사랑하는걸 멈출수가 없어?
        그래서 윤지수한테 갈려구 이혼까지 해?
도연    전에 그랬잖아, 나한테 도저히 어쩔수 없는게 있다구.
세정    (너무 흥분해서 제대로 안들린다, 계속하는) 그 여자가 당신 안 받아들이면
        어쩔건데? 어? 그럼 그 담에 다시 돌아올려구? 바람난 남자들이면 한번씩
        다 하는 그런 뻔한 짓하는 뻔한 남자였어, 자기?
도연    (황당한) 남자를... 그렇게 잘 아니?
세정    (그 말에 멈칫하는)
도연    (안타까운) 내가 잘한다는게 아냐. 그렇지만 니 식으로 해석하진 마.
        지수씨가 안 받아들여도 상관없어. 그냥... 옆에 있을거야.
세정    (기막혀) 그게 말이 돼?
도연    난 돼... 우린 돼...
세정    (충격과 모멸감에 파르르해서 도연 보는)
도연    그리구 이건... 전적으로 내 감정으루, 나 혼자 결정한거야.
        (지수에게 뭐라 하지 말라는) 지수씬 아무것도 몰라.
세정    (멍해서 도연 보는)

S#23  패밀리 레스토랑 일각
생일 파티 분위기 내는 갖가지 풍선 등 장식되어있다.
다양한 음식과 촛불 밝힌 케익 놓인 테이블. 생일 고깔모자 쓴 다인, 지수, 재민 뒤에 둘러서서 생일 축하 노래 불러주는 파티 스텝들. 지수와 재민, 웃으며 손뼉치고 있고 다인, 좋아서 엄마 아빠 번갈아본다. 이윽고 노래 끝나고...

재민    자, 얼른 촛불 꺼.
다인    같이 꺼.
지수    (난감해서 보면)
재민    (지수 반응 겁나서 보면)
다인    같이 끄자, 엄마. 어?
지수    (웃으며) 그래. 시작!
셋      (같이 끄고)
스텝들  (박수 쳐주고 생일 축하한다고 말도 하고 폭죽도 터뜨리고...)
다인    (좋아서 돌아보며 싱글벙글하는)
지수    우리 꼬맹이, 이제 열 세살 됐네?
다인    어, 그러니까 인제 꼬맹이 아냐, 진짜!
재민    (뿌듯한) 금방 사춘기 될거 아냐, 이녀석. (지수 보면)
지수    (다인 앞이라 편하게) 벌써 사춘기 시작인거 같애요. 맨날 순정 만화
        보면서 공상하구.
다인    (그런 둘 보며 좋다) 인제 먹자, 엄마 아빠.
스텝1   사진부터 찍어야죠.
지수    사진이요?... (내키지 않아 흐려지는, 얼른 추스르고) 자 사진찍자 다인아.
        (다인 옆으로 다가앉고)
재민    (얼른 일어나 둘 뒤로 와서 서는)
스텝1   자 찍습니다. 치즈- (화목한 가족같은 세사람 모습 찍는)

S#24  레스토랑 앞
충격 받은 얼굴로 뛰쳐나오는 세정, 차로 간다. 키 꺼내는데 손 달달 떨려 키 떨어뜨린다. 집으려는데 제대로 집을수가 없다. 겨우 집어들고 리모컨으로 차문 열고 탄다. 떨리는 손으로 키 꼽고 시동 거는 세정, 온몸이 떨려서 운전할 수가 없다.
다시 차 밖으로 나가는 세정, 주위가 빙빙 돈다. 정신 차리려 애쓰는데 뒤이어 나오는 도연 보인다.
도연, 그런 세정 보고 놀라서 다가오는데 도저히 도연 마주볼 자신 없는 세정, 휘청휘청 걸어서 서있는 택시로 가서 탄다. 출발하는 택시.
다가오다 멈춰서 심란하게 보는 도연.

S#25  정선집 거실
떨리는 걸음으로 들어오는 세정.

정선    (팔짱 끼고 선채, 못마땅한) 일루 출근하니? (하다 사색된 얼굴 보고 어?)
세정    (떨리는 두손 마주잡고 들어오며) 언니...
정선    (놀라) 세정아, 너 왜 그래? 어디 아프니?
세정    (겨우 소파로 가서 쓰러지듯 앉으며) 헤어지재...
정선    (뒤따라오다 놀라) 뭐라구? 너 뭐라 그랬어? (앉고)
세정    (기막힌, 눈물 어려) 도연씨가... 이혼하재.
정선    (놀라) 이혼? 어쩜 도연씨 그렇게 일사천리니? 사랑한다, 그러구 바로
        이혼하자야? (심각해지는) 윤지수 정말 무서운데 있구나... 정말 자기 당한
        대로 너한테 다 돌려주네?
세정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제...
정선    (상황 심상치않다) 지금이래두 가서 무릎 꿇고 빌어. 너 내가 그랬잖아?
        자꾸 뻗대다가 다인엄마한테 더 당한다구.
세정    (뚝 굳어지며) 아니 그건 못해. 윤지수... 나한테 몇배루 갚았어.
        (떨리는) 도연씨... 얼마나 어렵게 얻은 사람인데, 그런 사람한테 그 여잘
        사랑해서 이혼하잔 말까지 들었어. 다른 여자두 아니구 윤지술!
정선    (냉정하게) 그럼 도연씨한테 말해. 그거밖에 없네. 과거 실토하구,
        도연씨두 윤지수 복수심에 희생양이다, 털어놔.
세정    (미치겠는) 유부남하구 연애한거 때문 아니라 그랬잖아!
정선    그래에, 강사장 친구 남편인거 알면서도 꼬여내 연애한거, 거기다 재민씨
        이혼 진행하는거 알면서도 쥐고 있었던거, 도연씨 알면 실망 또 실망하겠
        지. 그렇지만 이혼은 안할거 아냐. 적당히 줄여서 말해.
세정    (고개 젓는) 도연씨한테 들키고 싶지 않아... (눈물 어리는) 정말 평생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인데, 그런 파렴치한 꼴 다 들키면... 도연씨 나 절대
        사랑 못해. 언니두 알잖아.
정선    파렴치했다구는 생각하니?
세정    (멈칫했다가, 후회로, 진심) 나 그때... 참 건방졌어. 윤지수라는 여자
        입장에서... 한번두 생각 안했어. 애정 없이 결혼한 부부, 가정을 위한 부부
        루 살아놓구 나 찾아와 따지는게 불쾌했어. 그 여자 심정이 어떨지... 생각
        안했어. 내 감정만 생각했어.
정선    당하구 나니까 후회되니?
세정    그 동안두 후회 안한건 아냐. 결혼해보니까... 가끔 정교수네 생각났어.
        내가 심했구나, 진작에 놔줄걸... 싶었구..
정선    (듣다가) 여전히 니 입장에서 반성하구 후회했구나. 너 그 누구한테두
        숙이기 싫은 그 자존심이 더 앞설만큼, 딱 그만큼.
세정    (맞다, 고개 떨구고)
정선    (던지듯) 어떡할래?
세정    (불안한 눈으로 보다가 뭔가 생각난, 가방 들고 일어서는)
정선    (놀라) 얘!
세정    이러구 있을때가 아냐. 언니 나 가보께. (급하게 나가고)
정선    (일어나서 따라가며) 어쩔려구? 뭘 또 어쩔려구?

S#26  지수 아파트 앞
와서 서는 재민 차. 다인, 기분 좋은 얼굴로 내린다.

지수    있다 보자?
다인    어, 아빠 안녕. 엄마 가게까지 꼭 데려다줘?
재민    (웃으며) 걱정마, 나중에 또 보자.
다인    (들어가면)
지수    (웃음기 싹 가신다)
재민    (보며) 고마워... 다인이 기분 맞춰줘서.
지수    내 딸이야.
재민    어쨌든... 그리구 지난번 일은 정말 미안하다. 내가 너무 섣불리 생각했어.
        당신 나한테 아직까지 그런 독한 원망 남은줄 몰랐어, 미안해.
지수    (냉정하게) 알았으면 앞으루 섣부른 행동 하지 말아줘요.
재민    근데 정말 이해가 안된다. 대체 왜, 아니 어떻게, 그 자식이 누군지 알면서
        일할 수가 있어?
지수    상관 말구, 나서지두 말아요.
재민    정말 세정이 말처럼... 갚아주고 싶어 그러는거 아냐?
지수    아니라니까! (하다 멈칫)
다인    (현관에서 빼꼼히 엄마 아빠 내다보고 있다)
지수    얼른 가요, 다인이 봐.
재민    (보는, 웃으며) 어 자식... (손 들어보이고 출발하고)
지수    (가방에서 봉투 꺼내 적당한데 놓으며) 세탁기 값이예요.
재민    꼭 이래야겠어? 그것두 못받겠어?
지수    나 거지 아니야. 남한테 천원두 거저 안 받어. (외면하고)
재민    (더 말하려다 참는, 운전하고)
      
S#27  교수실
재민, 막 들어오는데 세정, 앉아있다.

재민    (흠칫 놀라서 보면)
세정    (일어서는) 죄송합니다, 급해서 연락 못 드리고 왔어요.
재민    (세정 때문에 지수한테 실수했다, 화나는) 너 정말... 나 이렇게 우롱할래?
        나하구 애엄마 갖구 장난치지 말랬지!
세정    (자기 볼일 급한) 윤지수씨가 뭐래요?
재민    (세정 한심하다는) 복수 같은거 아니니까 안심하라고 전해달래. 됐어?
세정    그 말을 믿으셨어요?
재민    뭐?
세정    아무 이유없이 제 남편하구 일할수 있냐구요? 상식적으루 말 돼요?
        더구나 도연씨한테 제 얘기 한마디 안하구, 그럴수 있어요?
재민    그 사람 나름대로 이유 있어! 너 제발 저려 어지간히 불안하겠지만,
        (기막힌) 오세정 이렇게 자존심 없는 여자였나? (책상으로 가는데)
세정    (아직까진 다 털어놓지 못하겠는) 정교수님은 괜찮으세요?
재민    (멈칫하는, 무슨 뜻인지 안다. 화나서 돌아보며) 무슨 말야?
세정    부인이... 제 남편하구 일하는데... 맘 편하시냐구요.
재민    (울컥 분노하는) 아니? 편할 리가 있나. 그래서 낼이라도 니 남편 만나서
        해결할려구. 구도연 본인만 모르는 내 추접한 과거 털어놓구 다인엄마
        빼올거야.
세정    (더럭 놀라는) 안돼요! 절대 안돼요.
재민    (차갑게) 니 사정 봐줘야 하니?
세정    (어쩔수 없는) 윤지수씨 사랑한대요.
재민    (놀라는) 뭐?
세정    (입술 깨물고) 그래요, 제 남편이요... (외면하며 말해버리는) 윤지수씨 사랑
        해서... (재민 보는, 스스로의 모멸감에 눈물 어려) 이혼하재요.
재민    (경악해서 입 딱 벌어지는) 이혼?
세정    (빠르게 말해버리는) 윤지수씨가 저 땜에 이혼한거 알면, 그땐 아무 거리낌
        없이 애엄마한테 가요, 도연씨. (절박한) 정교수님두 그럼 안되잖아요.
재민    (충격에 세정 멍해서 보고)

S#28  지수 가게
나가는 손님에게 ‘안녕히 가세요’ 하는 지수. 손님과 맞물려 들어오는 재민.

지수    당신 이렇게 여기 자꾸 오면, 나 아예 이사가!
재민    (하두 기막힌 심정이라) 어디루? 구도연 따라 갈려구?
지수    (굳어지며) 뭐요?
재민    (기막힌) 당신... 도대체 뭐야? 복수 아니라며, 아니라고 했잖아!
        근데 일을 이 지경까지 몰고 가? 그래서 당신한테 얻어지는게 뭐야?
지수    무슨 말인지 알아듣게 얘기해.
재민    그 자식이 세정이한테 이혼하자 그랬대!
지수    (기겁해서 놀라는)
재민    (기막힌) 당신이 원하는게 이거였어? 기어이 세정이 이혼시키는거?
        당신이 당한대로 그대로 갚아주는거였어?
지수    (안 믿기는, 떨리는) 그게... 정말이예요?
재민    (답답한듯) 그러게 왜 당신답지 않은 짓을 해? 이제 어떡할래?
지수    (의자에 풀썩 앉는, 끔찍한 상황에 고개 푹 떨구는데)
재민    (보다가) 지금 당장 일 그만둔다고 전화해.
지수    (숙인 채) 그만 가요.
재민    가긴 내가 어딜가? 이게 다 나 때문에 생긴 일인데. (답답한듯)
        그렇게 세정이가 미웠어? 아니 미웠겠지. 그럼 차라리 그자식한테 바로
        말해버리지 그랬어! 당신 이러면, 세정이랑 똑같애. 솔직히 구도연 그
        자식은 무슨 죄야? 당신이 자기 갖고 논거 알면 그 자식 어떻겠냐?
지수    (미치겠다. 자기도 모르게) 갖고 논거 아냐!
재민    아니면!... (하다가 퍼뜩, 굳어지는) 당신 그게... 무슨 말이야?
지수    (얼른) 당신하구 상관없는 일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가요, 좀!
재민    (다가와 앉는) 무슨 말이냐구? 당신 설마... (서늘해지는) 그래, 당신...
        죄없는 사람 갖구 놀 여자 아냐. 당신 성격에 그렇게 못하지.
        그럼 뭐야? 설마... 그 자식하구 같은 맘인거야? 그래서 그 자식이
        이혼하자고 나선거야? 이혼하기로 당신이랑 합의한거야?
지수    (그 말에 놀라 보는, 눈빛 흔들리고) 그건 아냐!
재민    (그 반응에 쿵... 하는) 그건... 아냐?...
지수    (못견디고 일어서는) 그만 좀 가라구요!
재민    (같이 벌떡 일어서며) 뭐야? 당신 마음이 뭐냐구!
지수    내가 왜 당신한테 그런 얘길해야 돼!
재민    (심증으로 확인하고 충격 받는)

S#29  포장마차 (밤)
소주 마시는 재민, 지수 마음 확인하고 충격과 배신감, 질투로 미칠 것 같다.
소주 마시고 또 따라 마시는 재민.

S#30  지수 가게 (밤) 
도연 이혼 얘기에 충격 받고 왔다갔다하고 있는 지수.

재민(소리) 그 자식이 세정이한테 이혼하자 그랬대!
지수    말두 안돼... 말두 안돼... (핸드폰 집어든다. 도연 번호 찾아서 떨리는
        손으로 누르려다 멈추는, 다시 놓는, 기진해서 의자에 앉고)

S#31  세정집 거실 (밤)
새벽 2시 가리키는 시계. 기진해서 들어오는 세정.
도연, 소파에 앉았다가 세정 보고 일어선다.

도연    파티가 늦게 끝났나봐.
세정    (끄덕이다 도연 보는) 왜 안 잤어? (자조적인) 당장 이혼도장 받을려구
        기다렸어요?
도연    너 시간 필요할거야, 재촉 안할께. 쉬어라. (서재로 돌아서려는데)
세정    (울컥해서) 그럼 평생 기다리면 되겠네?
도연    (멈칫했다가 돌아보는) 너 어리석은 사람 아니잖아.
세정    (그 말에 울컥해서) 자기... 정말 잔인한거 알아? 차라리 당장 도장
        찍으라구 내 목을 졸라! 다른 남자들처럼!
도연    쉬어.
세정    그 여잘 왜 사랑해? 어디가 그렇게 좋아?
도연    (보면)
세정    그 여자 사랑하는 이유... 세 개만 대봐요.
도연    (보다가) 모르겠어.
세정    (열나는) 몰라? 왜 몰라? 자기 인생에 대단한 두 번째 사랑인데
        왜 사랑하는지두 몰라?
도연    그 사람 보면... 허했던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뭔가가 차올라.
        충만하고 행복해.
세정    (억장 무너져서 보는)

S#32  방송국 회의실 (다른 날)
회의하고 있는 지수, 도연, 종배, 선경, 한선생.

종배    3월 방송분이니까 컨셉을 ‘웨딩’으로 잡으면 어때요?
지수    (굳은 얼굴로 거의 말없이 앉아있는 분위기)
도연    웨딩?
종배    왜 그런거 있잖아요, 결혼기념일 위한 부부 상차림.
선경    (손뼉 치며) 어머, 좋다 좋다.
종배    (씩 웃으며) 좋지?
한선생  괜찮네요? (샐쭉해서 지수 보며) 윤선생 또 반대하는거 아냐?
지수    (굳은채) 아뇨, 좋은데요.
도연    (왜 저러지? 뭔가 이상하고)
한선생  (꼬는) 왜요? 이번엔 특별한 컨셉 생각이 안나던가요?
지수    (예민하게 보는)
한선생  (그 눈길에 찔끔해서) 감독님 생각은 어떠세요?
도연    계절하구 맞구 괜찮은데요? (다시 지수 보면)
지수    (시선 내린채 노트만 보고 있고)
종배, 선경 (지수 이상하다, 서로 쳐다보고)
도연    그럼 낼 오전까지 한선생님 메뉴 정해주시겠어요?
         오후 쯤에 회의했음 좋겠는데요.
한선생  알았어요, 종배씨 메일로 보낼께요. 근데 회의 시간은요?
종배    오늘 지방 촬영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있다 밤에 전화 드릴께요.

S#33  방송국 외부 뜰
인적 없는 후미진 곳에 마주 서있는 지수와 도연.

도연    (이상한) 도대체 무슨 말 할려구 이래요? 회의 때 내내 이상했어,
        무슨 일이예요?
지수    도연씨... 정말 그랬어요?
도연    뭐가요?
지수    (원망스런) 부인한테... 이혼하자 그랬어요?
도연    (놀라) 어떻게 알았어요? 세정이 만났어요?
지수    아뇨, 통해서 알았어요. 대답해요, 정말 그랬어요?
도연    ...그랬어요.
지수    (확인하고 기막힌 듯 보는) 왜 그랬어요? 도대체 왜 그랬어요?
        무슨 생각으로 그랬어요?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요!
도연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얘기할테니까,
지수    (말 자르며) 그렇게 경솔한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쉽게, (화나는) 내가 정말
        도연씨 정말 잘못봤네요. 그런 사람인줄 몰랐어요.
도연    (굳어지며) 뭐라구요?
지수    (자기 가슴 치며) 내가 뭐라구, 내가 누구라구 나 때문에 이혼을 해요?
도연    당신이 나한테 어떤 사람인지 몰라요?
지수    몰라요! 아니 그게 무슨 상관이예요? 도연씨가 선택한 결혼이잖아요.
        이유가 뭐든, 어떻든! 그럼 책임져야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사람 기막히게
        만들어요!
도연    (안타까운) 제발 내 얘기 좀 들어요!
지수    남자들은 왜 다 그래요? 왜 그렇게 쉽게 이혼할 생각을 해요!
도연    (화나는) 지금 정교수하구 비교해요? 그 사람하구 난 달라요!
지수    뭐가 다른데요? 다인아빠도 그랬어요. 유일한, 진정한 사랑이라구!
도연    (무섭게 굳어지는, 낮은) 말... 다했어요?
지수    (달달 떨린다) 그러지 말아요... 취소해요, 아니라고 말해요, 아니라구.
도연    (애써 누르고) 나중에 얘기해요, 촬영팀 기다려요. (화난 듯 휙 돌아가고)
지수    (그대로 섰다)

S#34 방송국 앞
시동 걸린 방송국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촬영 감독, 종배, 선경.
도연, 굳은 얼굴로 옆좌석에 탄다. 심상치않은 눈치에 말없이 출발하는 종배.

S#35 핸드폰 대리점
종업원 앞에서 새 핸드폰 보고있는 정선.

정선    이거, 지금 바로 개통되죠?

S#36   정선집 거실
핸드폰 쇼핑백 들고 후다닥 급하게 들어오는 정선, 소파에 앉아서 쇼핑백에서
새 핸드폰 꺼내고 핸드백에서 자기 핸드폰 꺼낸다. 똑같은 기종의 핸드폰 두개
들고 보던 정선, 쓰던 핸드폰 모서리에 긁힌 자국 본다. 새 핸드폰 모서리 협탁
모서리에 문질러서 긁히게 만드는데 새 핸드폰 벨 울린다.

정선    (벨소리 구분해서 얼른 받는) 명진씨?

S#37  정선집 인근
지금까지의 분위기와 백팔십도 다른 캐주얼하고 귀여운 스타일의 옷차림으로
걸어오는 정선, 선그라스에 명진 스타일의 털모자까지 썼다. 혹시 아는 사람이
볼까... 두리번거리며 명진 차로 간다. 차 옆에서 정선 기다리고 섰던 명진, 다가오는 정선 알아보지 못한다.

정선    (뭐라고 할까? 기대도 되고 쑥스럽기도 하고... 슬며시 다가가는데)
명진    (정선 너머로 뒤만 본다)
정선    (알아보라고 몇걸음 뒤로 가면서 손 드는)
명진    (뭐야? 하다) 어?
정선    (수줍게 배시시 웃는)
명진    정선씨? (다가오며 활짝 웃는) 와... 다른 사람인줄 알았어요.
정선    어머, 이상해요? 그렇게 이상해요?
명진    이상하긴요? 너무 너무 귀여워요. 꼭 내 동생처럼 귀여워요.
정선    (싫지않은) 아우 무슨? 그냥 움직이기 편하게 입구 나오라길래...
명진    (끄덕이며) 잘했어요. 타요. (문 열어주고)
정선    (타며) 근데 우리 어디 가요?

S#38  호수공원
일인용 자전거 하나씩 놓고 서있는 정선과 명진.

정선    (심란한 듯 자전거 보는)
명진    (황당한듯) 자전거도 못타요?
정선    (그 말에) 왜 못타요? 피트니스 클럽에서 싸이클 전문으루 탔는데.
명진    (웃으며) 그거랑 이거랑 다른데?
정선    초등학교 때두 타 봤구. 봐요? (올라타는, 패달 밟는데 비틀비틀한다)
명진    어- 중심! 중심 잡아야죠! (쫓아가는데)
정선    걱정 마요! (얼만큼 가다가 콰당 넘어진다)
명진    괜찮아요?
정선    아... (무릎 아픈 듯 문지르고)
명진    못타면 못탄다 그러지. (정선 모자 앞으로 푹 끌어내리며 웃는)
<시간경과, 몽타주>
- 명진 자전거 뒤에 올라앉은 정선. 명진, 신나게 패달 밟고 달린다.
  명진 허리 끌어안은 정선, 주위 풍경까지 아름답게 느껴지는 듯 본다.
- 뒤에서 정선 자전거 잡고 가르켜주는 명진.
- 혼자서 제법 잘 타는 정선. 명진, 옆에서 계속 뛰면서 따라가고 있고.
- 명진과 자전거 시합하는 정선. 기를 쓰고 달리고 명진, 적당히 져주고.
  신나서 밝게 웃으며 달리는 정선의 행복한 얼굴.

S#39   노래방
곡 고르고 앉아있는 정선과 명진.

정선    아우 나 노래 못하는데.
명진    (번호 누르며) 내가 먼저 할테니까, 고르고 있어요. (반주 나오자 일어나서
        노래할 준비하는)
정선    (노래책 뒤적이다 반주음에 명진 보며 혼잣말) 또 뽕짝이야? (웃고)
명진    (‘검은 상처의 부르스’ 부르기 시작한다)
정선    (명진 멋진 목소리에 고개 들다가 서글픈 음률에 빠져드는) 어머...
        (거의 뿅가는 눈으로 명진 보다가) 이거 무슨 노래예요?
명진    (노래 쉬는 틈타서 손짓하며) 이리 와봐요.
정선    (? 일어나서 가면)
명진    (정선 감싸안는)
정선    (찔끔 놀라서 굳어지면)
명진    가끔 아버지가 술한잔 하고 오시면 테입 틀어놓고 두분이 이렇게
        춤췄어요. (정선 안은채 노래 계속하고)
정선    (묘한 선율과 분위기에 빠져) 사이 좋으셨구나.
명진    (노래하며 끄덕이고)
정선    지금두 그래요? 두분?
명진    (멈추고) 교통사고로 두분 같이 돌아가셨어요, 나 중3때.
정선    (놀라 쳐다보는) 중3때? 그럼 어떻게, 어디서 살았어요?
명진    (노래 멈추고) 외삼촌 집에서 얹혀살다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독립했어요. 그때부터 쭉 공사장에서 뼈굵었죠.
정선    (짠한) 어머... 근데 부모님이 남긴 재산 있었을거 아냐. 근데 왜?
명진    (씁쓸한) 외삼촌댁 들어갈 때 외삼촌이 관리했는데, 나올땐 없드라구요.
정선    그게 무슨 말이야? (하다가 눈커지는) 외삼촌이 빼돌린거예요?
명진    (그렇지만) 뭐 사정이 있었겠죠?
정선    (화나는) 어머 그런게 어딨어? 그런법이 어딨어!
명진    (얼른) 자! 정선씨 차롑니다!
정선    (가엾게 명진 보는)

S#40  종가집 마루 (혹은 방)
종부가 차려놓은 종가집 음식 큰 상에 가득하고 촬영감독, 촬영하고 있다.
음식 설명하는 종부. 선경, 옆에서 거들고 있고.
옆에서 지켜보는 도연, 우울한 표정이다.

S#41  종가집 뒤뜰 정도
초조한 얼굴로 지수 핸드폰 컬러링 듣고 있는 도연, 받을수 없다는 안내 이어지자 핸드폰 내린다. 다시 핸드폰 열어 전화하는 도연.

S#42  지수 가게
복잡한 심정으로 앉아있는 지수, 탁자에 놓인 핸드폰에 부재중 2통화 떠있다.
메시지 알림음 들린다. 보면 음성 메시지다. 망설이다가 음성 메시지 듣는 지수.

도연(휠) 나두 화날려구 그래요. (안타까운)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할 기회는
        줘야는거 아닌가? (버럭) 그때처럼! 또 후회하고 싶어요?
지수    (얼른 끊는, 마음 다지며 일어나서 물건들 정리하고)

S#43 국도 (저녁)
운전하고 있는 도연. 촬영감독, 옆좌석에 앉아있고 종배와 선경, 뒷좌석에서
끝말잇기 하면서 놀고 가고 있다. (애드립으로 해주세요)

도연    (마음 급한, 악셀 밟고)
촬영    구감독 오늘 운전 너무 터프하다?
종배    그러게요. 형, 천천히 좀 가자.
도연    내가 그랬나? 그래... (다시 속도 줄이지만 표정 어두워지며 생각에 잠기고)
종배    어디까지 했드라?
선경    카메라, 라에서 하면 돼.
종배    라면!
촬영    (뒤돌아보며) 건 아까 했잖아. (하고 앞 보는데)

갑자기 맞은편에서 사잇길에서 도연 차선으로 급하게 들어서는 트럭.
기겁해서 ‘구감독!’ 외치는 촬영감독. 뒤늦게 정신차리고 트럭 본 도연, 기겁해서
급브레이크 밟으며 핸들 오른쪽으로 확 튼다.

S#44 고기집 (저녁)
직원들과 앉아서 회식하고 있는 세정.

박실장  우리 사장님 이거 하난 감사하다니까? 파티 끝낸 다음날 꼭 고기루
        기운 챙겨주는거.
혜진    파티 끝나고 철수작업할 때 우리 보면, 정말 막노동이잖아요.
세정    (기운없는 미소) 그러니까 많이들 먹어.
박실장  아니 근데 왜 그렇게 안드세요? 술도 한잔 안하시구. 자요. (술병 들면)
세정    (됐다는 손짓) 아냐, 됐어.
혜진    어디 아파요?
세정    (더 못있겠다) 어, 몸살기가 계속 안 낫네. (둘러보며) 정말 미안한데,
        난 지금 좀 일어나야겠다. (지갑에서 카드 빼서 혜진 주며) 실컷 먹구
        2차 가구. (일어서고)

S#45  유흥가 거리 (밤)
기운 없이 걸어가는 세정, 웃고 지나가는 커플, 취한 일행들의 웃음... 모두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틈에서 자신만 외롭고 초라하다.

도연(소리) 우리... 헤어지자.
세정    (다시 떠올려도 가슴 아프다. 올라오는 울음 참는데)
도연(소리) 전에 그랬잖아, 나한테 도저히 어쩔수 없는게 있다구.
세정    (걸음 주춤한다. 무슨 뜻이지? 갸웃하는)

S#46  지수집 지수방 (밤)
잠옷 차림으로 잠든 다인 옆에 누으려던 지수, ‘아 회의...’ 하며 핸드폰 집어든다.

지수    (김종배 찾아 버튼 누르고 기다리는데)
선경(휠) (울음 가득한 소리) 선생님! (울고)
지수    선경씨가 받네, (하다가) 선경씨 왜 그래?
선경(휠) (울며, 횡설수설) 선생님 여기 지금 응급실이예요. 교통사고 나서 오빠랑
        감독님이랑 다 다쳤어요.
지수    (기겁해서 놀라는) 뭐?
선경(휠) (종배 때문인) 무서워 죽겠어요.
지수    (덜컥한다, 자기도 모르게) 구감독님은? (하다가) 거기 어디야? 어느
        병원이야?... (잠시) 가평 **병원? (하는데)
선경(휠) 선생님! 어떻게 됐어요? 깨났어요? (딸깍 끊어지고)
지수    선경씨! 선경씨! (핸드폰 내리는데 손 달달 떨린다)

S#47  지수집 거실 (밤)
정신없이 방에서 나오는 지수, 현관으로 달려나간다.

S#48  병원 로비(밤)
이마에 반창고 붙이고 핸드폰하며 걸어오는 도연.

도연    예, 형수님. 오감독님 아직 응급실에요... (하다가 멈칫)
지수    (사색돼서 정신없이 달려오는)
도연    (어? 하는 순간 바람처럼 도연 스쳐서 응급실로 뛰어가는)

S#49 병원 응급실 (밤)
미친 듯이 뛰어들어오는 지수. 선경, 응급병상 양쪽에 누워있는 종배와 촬영감독 옆에서 초조하게 서있다.

지수    (선경 보고 급하게 다가가는, 걱정에 평정 잃은) 도연씬? 도연씬 어딨어?
        (주위 둘러보는데)
선경    (너무 사색된 지수 보고 놀라) 선생님...
도연    (뒤에서 오고 있고)
지수    (보는데 눈감고 누워있는 종배와 촬영감독 밖에 안보인다. 덜컥하는,
        눈물나고 떨린다) 도연씨... 어떻게 된건데?... 어?
도연    (지수 마음 확인하고 찡해서 보는데)
선경    (오는 도연 보고) 저기요.
지수    (급하게 확 돌아서다 눈앞에 서있는 도연 보고 멈칫 서는, 식은땀에 눈물
        어린 눈으로 멍하니 도연 보는)
도연    (찡한...) 나 안 죽었어요.
지수    (무사한 도연 보고 온몸의 기운 다 빠진다. 풀썩 쪼그리고 앉는)
도연    (놀라) 지수씨!

S#50  세정집 거실 (밤)
들어오는 세정, 2층으로 간다... 그 위로

세정(소리)  그 여자 하나였다며, 오직! 온 마음 다해서 사랑한 여자, 그래서 다른
           누구도 사랑할 자신 없게 만든 여자! 들국화 여인 하나라며!

S#51  세정집 서재 (밤)
도연 책상에서 안 잠긴 서랍 열어 열쇠 찾고있는 세정. 그 위로...

세정(소리) 근데 이젠 또 윤지수를 사랑하는걸 멈출수가 없어?
도연(소리) 전에 그랬잖아, 나한테 도저히 어쩔수 없는게 있다구.
세정    (점점 뒤지는 손길 급해진다)

S#52  병원 앞 뜰 (밤)
갑작스런 상황에 마음 들킨 지수, 아차 싶고 무안함에 고개 푹 떨구고 나온다.
한걸음 뒤에서 따라 나오고 있는 도연.

도연    촬영감독님 부인 오실때까지 못가요, 난...
지수    (못 쳐다보고) 들어가세요.
도연    나 때문에 사고 났는데 나만 너무 멀쩡해 미안해 죽겠어요.
        지수씨 여기까지 왔는데, 데려다도 못줘요.
지수    무사한거 봤으니까 됐어요... 갈께요. (가는데)
도연    지수씨.
지수    (멈칫하는)
도연    사랑해요.
지수    (쿵해서 그대로 굳어지는)
도연    (흔들림없이 온 마음으로)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구... 앞으로도
        그럴거에요.
지수    (고통과 감동 섞인 괴로움으로 훅 눈물나는데)
도연    (다가와 뒤에서 지수 가만히 안는) 그러니까... 나 좀 믿어줘요.
지수    (더 밀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있는, 눈물 후두둑 떨어지고)

S#53  세정집 서재 (밤) 
옆에 망치 놓여있고 도연의 잠금 서랍 부서진채 열려있다.
서랍에서 사진 박스 집어드는 세정,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놓고 연다.
맨 위에서 나오는 수목원 사진들.
세정, 기막혀서 사진들 본다. 몇장 보고 다시 밑에 있는 사진들 집어드는데
등대에서 찍힌 지수 사진 툭 떨어진다. 힐긋 보다 어? 하고 집어드는 세정.

세정    이게 어디야?... (찬찬히 보는, 현재와 다른 지수 모습에 갸웃하다
        사진 뒷면 본다. 2003년 12월 9일이라고 써있다) 2003년 12월? (놀라서
        다른 사진들 본다. 남애항에서의 지수 모습 찍힌 사진들 보다 어느
        순간 뚝 굳어지는, 손이 떨린다) 윤... 지수였어? (다시 보고 확인하는, 경악
        해서 비명처럼) 들국화 여인이... 윤지수였어? (충격에 눈커지는데서 엔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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