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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따다줘] 18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01.10|조회수457 목록 댓글 0

[별을 따다줘] 18

 

 

 

 

 

 

 

 

 

 

1. 씬. 야외 장소 (밤)

 

-17회 연결 상황에서.

 

빨강 : 그런 걸 다 기억하는데...... 어떻게 그래요?

준하 : (멍하니 보는)

빨강 : (눈물이 흘러내리는) 아직도 그런 걸 다 기억하면서 어떻게 팀장님 마음을 받아요? 그럴 수 없는 거잖아요?

         아무리 그러려고 해도 그렇게 안 되는데.....

준하 : (그런 빨강이 안타까워서 조심스럽게 감싸 안는)

빨강 : (눈물을 흘리는)

준하 : 어쩌면 나 재영일 진심으로 사랑한 게 아닌지도 모르겠어요. 난 언젠가부터 재영이에 대해선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됐는데.... 어떡해요? 이렇게 많이 마음 아프면서, 이렇게 하나하나 다 기억하면서..... 아파서 어떡해요?

빨강 : .....

준하 :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을 텐데. 그런데..... 너무 많이 아프네요, 나도.

 

 

2. 씬. 준하의 차 (밤)

 

-준하, 운전석에 앉아있고, 그 옆에 빨강.

 

빨강 :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저 오늘 주책 너무 많이 부렸죠?

준하 : (미소 짓고) 빨강씨가 담아두고 있던 말 했으니까, 나도 그래볼까요?

빨강 : (보면)

준하 : 우리 비밀 결사대 조직원들이잖아요? 조직원들끼리는 비밀이 없어야 하니까.

빨강 : .....

준하 : (시선 앞으로 돌리면서, 가슴 아픈 느낌 실어서) 우리 아버진, 많이 냉정한 분이셨어요. 난 아버지가 늘 무서웠는데,

         형은 그러지 않았어요. 형은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늘 아버지와 전쟁을 했어요. 집에 들어가는 게 싫을 정도로

         아버지와 형의 전쟁은 독한 구석이 있었어요. 그 틈에서 우리 엄마, 많이 우시며 사셨어요.

빨강 : .....

준하 : 아버지와 형 틈에서 눈치를 보시면서 늘 남몰래 우셨죠. 집에 들어가기 싫었지만, 엄마 때문에 그럴 수 없었어요.

         나라도 엄마 얘기를 들어주지 않으면 너무 외로우실 테니까. 그래서 재영이였나 봐요. 그 앤 무슨 일이 있어도

         울지 않았거든요. 울지 않는 여자가 있다는 게 신기했고, 그래서 그 애가 마음에 들었어요.

         (빨강에게 시선 돌리면서 겸연쩍은 듯 씩 웃으며) 나 알고 보면 진짜 불쌍한 사람이에요.

빨강 : (미소 짓는)

준하 : 우리 엄마만 해도 그래요. 당신 얘긴 내가 들어줬는데, 이상하게 형만 이뻐하신 거 있죠? 늘 형만 기다리고.....

빨강 : 어디 멀리 가고 그러셨나보죠? 변호사님?

준하 : 매일 밤늦게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또 아버지랑 매일 밤 한판씩 붙고.

빨강 : 변호사님 모범생 타입이신데.

준하 :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사람이 변했어요. 참혹한 전쟁터에서 돌아온 사람처럼, 지쳐버린 거죠.

빨강 : 어머닌 언제 돌아가셨어요?

준하 : 아버지 돌아가시고 1년도 안 되서, 돌아가셨어요. 원래 심장이 안 좋은 분이셨거든요.

         아버질 두려워하면서도 많이 사랑하셨던 거 같아요. 아, 이 얘기까지 다 털어놓으니까 정말 속 시원하다.

빨강 : (미소 짓는)

준하 : 빨강씨, 조금만 빨리 나타나지 그랬어요? 그럼 답답해하면서 사는 시간 훨씬 줄어들었을 텐데.

         그래도 못 만난 것보단 훨씬 나으니까 이제야 나타난 거 용서해줄게요.

 

 

3. 씬. 은말의 집 앞 (밤)

 

-준하의 차에서 내리는 준하, 빨강.

 

준하 : 앞으로 울고 싶으면 많이 좀 애용해줘요.

빨강 : 저 앞으론 오늘 같은 날 없을 거예요.

준하 : 참지 말아요. 억지로 참으면 병 생겨요. 비밀 결사대 동지 뒀다가 뭐하겠어요? 그럴 때라도 써먹어야지.

빨강 : (미소 짓는)

준하 : 그러다 어느 날 아, 이 사람이 내 얘기 다 들어주는구나. 이 사람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래질 날이 올지도 모르잖아요.

빨강 : .....

 

 

4. 씬. 강하의 방 (밤)

 

-강하, 소파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들어오는 준하.

 

준하 : (앉으며, 강하가 들고 있는 술잔 뺏어서 쭉 마시는)

강하 : (보고)

준하 : 형?

강하 : 왜?

준하 :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강하 : 뭘?

준하 : 재영이하고 결혼?

강하 : .....

준하 : 형, 재영이 사랑하지 않잖아? 사랑하는 사람 따로 있잖아?

강하 : (일어서며) 가서 자라.

준하 : 아버지하고 미친 듯이 싸울 때처럼 그래봐.

강하 : (보고)

준하 : (일어서서) 아버지한테 이길 수 없다는 거 알면서도 형, 늘 무턱대고 덤벼들었잖아?

         난 왜 형이 빨강씨는 안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강하 : 난 속물이니까.

준하 : 그런 핑계 대지 말고, 정말 이유가 뭐야?

강하 : 그게 이유야.

준하 : 나 때문인 거야?

강하 : (보면)

준하 : 그럼, 그러지마, 형. 나 물러나는 거 습관인 놈이잖아.

강하 : 가서 자라니까. (돌아서는데)

준하 : 빨강씨.....

강하 : (멈칫하고)

준하 : 형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 형 자신도 모르는 습관들을 다 알고 있어.

강하 : (흔들리지만 억지로 참으면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가서 자라니까.

준하 : 나 좀 봐달라고 애원했어. 그런데 그렇게 안 된대. 그래지질 않는대. 그만큼 형을.....

강하 : (자르며, 톤 높여서) 제발 좀 가서 자라구.

준하 : 난 형한테 기회를 준거야.

강하 : (보면)

준하 :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구. 그러니까 놓치지 마.

강하 : 그런 기회.....나 필요 없어.

준하 : 그럼 이제부터 빨강씨 옆에 있는 사람은 나인 거야.

강하 : .....

준하 : 부탁할게, 다시는 빨강씨 흔들지 말아줘. (나가는)

강하 : (괴로운 심정으로)

 

 

5. 씬. 회사 전경 (낮)

 

-정회장, 강하 앉아있는.

 

정회장 : 빨강이를 상속인으로 해서 유언장을 다시 작성해다오.

강하 : (보고)

정회장 : 재영이와 똑같은 자격으로, 알겠냐?

강하 : 네. 그러겠습니다.

정회장 : 강하야?

강하 : 네.

정회장 : 뭐 한 가지만 물어도 되겠냐?

강하 : (보면)

정회장 : 난 어제 같은 네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네가 어제처럼 말을 많이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강하 : (당황하고)

정회장 : 빨강이 녀석이 널 그렇게 만든 거냐?

강하 : ......

정회장 : 혹시 그 녀석에게 다른 마음이 있는 게 아닌지 알고 싶구나.

강하 : 회장님?

정회장 : 그래.

강하 : 전 재영이와 결혼합니다.

정회장 : 참 이상한 느낌이 든다. 그 말이 꼭 화약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들겠다는 말처럼 들리니 말이다. 내가 잘못 본 거냐?

강하 : 네.

정회장 : 그럼 다행이다만, 신중하게 생각하거라. 서로를 위하는 마음 없이 하는 결혼은 서로에게 모두 불행이란 걸 잊지 말아라.

강하 : .....

 

 

6. 씬. 회사 복도 (낮)

 

-빨강, 남이 안고, 옆에 파랑이 서있고, 은말, 진주, 장수 모여 있는.

 

진주 : 다시 회사 다니기로 한 건 정말 잘한 거야, 너.

장수 : 근데, 남이랑 파랑이 데리고 다니면서 일 할 수 있겠어요?

빨강 : 파랑인 곧 학교 갈 거니까 그때까지만 데리고 다니면 되구, 남이는 데리고 다녀 버릇해서 이젠 힘든 줄도 모르겠어요.

 

-재영, 걸어오다가 빨강을 보고.

 

재영 : 진빨강씨?

빨강 : (인사하는)

재영 : 우리 얘기 좀 할까요?

빨강 : .....

 

-그 모습 걸어오다가 보는 준하.

 

 

7. 씬. 회의실 (낮)

 

-재영, 빨강, 들어오는.

 

재영 : 진빨강씨 참 놀라운 재주가 있는 사람이에요.

빨강 : .....

재영 : 동생을 다섯이나 데리고 가정부랍시고 강하 오빠 집에 밀고 들어와서 눌러 앉은 것도 참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었네요.

빨강 : .....

재영 : 우리 할아버지 마음까지 얻은 걸 말하는 거예요.

빨강 : .....

재영 : 할아버지가 신분을 숨기시고 맺은 인연이라고 하셨지만, 참 말도 안 된다는 생각 안 들어요?

빨강 : 무슨 말씀이신지?

재영 : 빨강씨 아버님과 맺은 인연이라죠? 그런데 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 전혀 귀뜸도 안 해줬다 그거잖아요?

         그게 가능한 일일까요? 병원 건물까지 내주시면서 뒤를 봐주셨는데, 그냥 넝마 할아버지로만 알았다, 그거죠? 지금?

         누가 들어도 참 어이없는 말이다 그러지 않겠어요?

빨강 : 어떻게 생각하시든 그게 사실이에요.

재영 : 우리 좀 더 솔직해지는 게 어때요? 우리 할아버지 환심 사서 원하던 걸 얻게 된 마당에

         조금 솔직해진다고 뭐가 문제겠어요?

빨강 : 전 솔직한 건데요.

재영 : 정말 진빨강씨가 원하는 게 뭐예요?

빨강 : ......

재영 : 진빨강씨가 얼마나 대단한 야심간지를 알아야 나도 대처를 하지 않겠어요? 진빨강씨처럼 어리숙한 사람이

         JK의 지분을 갖게 된 마당에 JK의 후계자인 나한테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게 예의란 생각은 안 들어요?

빨강 : JK의 지분이라뇨?

재영 : 정말 그렇게 순진한 척 할 거예요?

빨강 : 정말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구요.

재영 :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주제에 우리 할아버지 상속인이 됐으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거예요? 지금?

빨강 : 제....제가 할아버지 상속인이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지금?

재영 : 참, 사람 질리게 하는 재주 있어요, 진빨강씨?

빨강 : 죄송하지만, 나가봐야겠네요. (돌아서서 나가는)

재영 : 진빨강씨? 진빨강씨?

 

-준하, 들어오는.

 

준하 : 무슨 일이야? 빨강씨한테 또 무슨 얘길 한 거야?

재영 : .....

준하 : 네가 그러지 않아도 많이 괴로운 사람이니까, 그만해라.

재영 : 너.....

준하 : (보면)

재영 : 진빨강, 저 여자하고 결혼해라.

준하 : (굳어져서 보는)

재영 : 저 여자, 이제 전국 실적 최하위 FC가 아니야. 우리 할아버지 상속인 중에 한 사람이야, 저 여자.

준하 : 뭐라구?

재영 : 그래, 그 방법이 제일 안전하겠다. 저런 여자한테 JK의 지분이 넘어간다는 게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

         그러니까 준하 네가 결혼해. 그게 제일 안전해. 그럼 네가 저 여자 지분도 관리할 수 있고.

준하 : (믿기기 않는 눈길로 보는)

재영 : (간절하게) 그래줘, 준하야. 너 저 여자 좋아한다고 했잖아? 그럼 문제없는 거잖아?

준하 : ......

 

 

8. 씬. 회장실 (낮)

 

-정회장, 앉아있는데, 울리는 핸드폰.

 

정회장 : 여보세요?

빨강E : 할아버지? 아니, 회장님? 지금 어디 계세요?

 

 

9. 씬. 강하의 사무실 (낮)

 

-강하, 일하고 있으면, 들어오는 준하.

 

준하 : 빨강씨가 회장님 상속인이 될 거란 말이 무슨 소리야?

강하 :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준하 : 재영이한테 들었어.

강하 : .....

준하 : 그게 무슨 말이냐구? 어떻게 빨강씨가 회장님 상속인이 돼?

강하 : 회장님 뜻이다.

 

 

10. 씬. 회장실 (낮)

 

-정회장, 앉아있고, 들어오는 빨강.

 

정회장 : 앉거라.

빨강 : 제가 할아버지, 아니 회장님 상속인이 된다던데, 어떻게 된 거예요?

정회장 : 누구한테 들었냐? 강하가 그러디? 아직은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빨강 : 정재영실장님한테 들었어요.

정회장 : 그랬구나.

빨강 : 제가 왜 회장님 상속인이 돼요? 제가 뭐라구요?

정회장 : 앉거라, 앉아서 얘기하자.

빨강 : 저 로또 맞는 건 싫다고 했잖아요? 할아버지. 회장님. 아, 그냥 할아버지라고 할게요.

         할아버지 소리가 입에 붙어서 회장님 소리가 잘 안 나와요.

정회장 : 그러렴. 나도 회장님보다는 할아버지가 더 정겹다.

빨강 : 저도 모르게 무슨 일을 하시는 거예요?

정회장 : 앉으라니까.

빨강 : 제가 앉고 서는 게 지금 문제가 아니잖아요? 할아버지?

정회장 : 아, 그 놈 참. 결국 늙은일 일어서게 만드네. (일어서서) 빨강아?

빨강 : 네.

정회장 : 넌 나한테 친손주나 다름없다. 친손주한테 할애비가 재산 물려주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니냐?

빨강 : .....

정회장 : 할애비 마음이 그러니까 넌 모른 척 하고 있거라.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빨강 : 싫어요.

정회장 : 이건 로또하곤 다른 거야.

빨강 : 저한텐 그게 그거예요. 우리 엄마, 아빠랑 맺은 인연 때문에 저한테 그러시겠다는 거잖아요?

         제가 이 악물고 노력해서 얻은 게 아니잖아요? 그걸 제가 왜 받아요?

정회장 : 좋은 일에 쓰면 되지 않냐? 내가 물려주는 재산으로 호의호식하면서 살지 않으면 되지 않냐구?

빨강 : 싫어요. 저요, 제가 노력해서 번 돈으로 제 동생들이랑 호의호식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러니까 할아버지 재산은 할아버지가 알아서 좋은 데 쓰세요. 저 머리 아프게 만들지 마시구요.

정회장 : 뭐가 그렇게 머리가 아파. 넌 가만히만 있으면 되는데.

빨강 : 그 돈으로 제가 무슨 짓을 할지 겁난다구요.

정회장 : ......

빨강 : 저 예전에 어떻게 살았는지 아시잖아요? 초록이가 할아버지랑 넝마 주워서 모은 저금통까지 훔쳐 가지고 나가서

         파마나 하던 인간이에요. 저. 명품 가방 하나 사자구, 카드빚까지 지면서 산 인간이라구요, 저란 인간이.

         근데 하루아침에 공돈이 생겨 봐요. 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정회장 : 그렇게 살지 않으면 되지.

빨강 : 제 자신을 못 믿겠다구요. 저요, 그때, 아무한테도 말 못했지만, 그런 제가 저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밤마다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머리가 아팠다구요. 그런데 지금은 안 그래요. 돈도 없고, 살 방도 없지만,

         속은 편하다구요. 열심히 일해서 돈 벌면 형편도 풀리겠지, 그 생각만 하고 사니까 진짜 속은 편하다구요.

         그러니까 제발 저 좀 가만 내버려두세요. 네, 할아버지? 제발요.

정회장 : ......

 

 

11. 씬. 인구의 사무실 (낮)

 

-인구, 민경, 재영 앉아있는.

 

인구 : 너 지금 뭐라고 하는 거냐?

재영 : 진빨강, 준하와 결혼 시키면 깨끗이 해결될 일이예요.

민경 : 그 애를 준하와 결혼 시키겠다는 거야? 지금?

재영 : 그럼 명분뿐인 상속인이 되는 거예요. 준하는 늘 저와 생각이 같은 애였으니까,

         진빨강이 함부로 우리 회사 지분 휘두르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민경 : 그건 네 생각이지. 준하가 그 애와 결혼하겠다고 하겠니?

재영 : 할 거예요.

 

 

12. 씬. 회장실 (낮)

 

-강하, 들어오는. 빨강, 정회장 앉아있고.

 

강하 : (빨강을 보고, 의아한)

정회장 : 앉거라.

강하 : (빨강의 맞은편에 앉는)

정회장 : 내가 빨강이 이 놈 등쌀에 살 수가 없구나.

빨강 : 아니, 할아버지랑 저랑 둘이서 해결하면 될 일에 왜 원변호사님은 부르고 그러세요.

정회장 : 강하가 내 유언장 작성하는 변호사니까 부른 거 아니냐?

빨강 : 그. 그런 거예요? 할아버진 글자 모르세요? 유언장 하나 쓰는 것까지 뭘 남한테 시키고 그러신대요?

정회장 : 나 같이 출세한 사람은 유언장도 원래 폼나게 고문 변호사한테 시키고 그러는 거다.

빨강 : 좋으시겠어요, 출세하셔서.

정회장 : 좋다, 됐냐? 아니꼬우면 너도 출세해서 유언장 강하한테 써달라고 해라.

강하 : (불러놓고 자기들만 떠드는 이 사람들이 희한한 느낌으로) 저 무슨 일로 부르신 건지?

정회장 : 아, 빨강이 저 놈이 자꾸 말을 시켜서 깜빡했구나. 내 유언장 말이다. 상속인으로 빨강이 저 놈 넣기로 했던 거

            없던 일로 하자.

강하 : (빨강을 보는)

정회장 : 저 놈이 지가 벌어서 잘 먹고 잘 살테니 끼어들지 말라고 얼마나 큰소릴 치는지, 내가 두고 볼 생각이다.

빨강 : 그렇다고 앙심까지 품고 그러진 마세요.

정회장 : 돈 주겠다는데도 싫다고 길길이 뛰는 놈한테는 나도 내 아까운 돈 안 줄 거다.

빨강 : 생각 정말 잘 하셨어요.

정회장 : 이젠 네가 하자는 대로 했으니 됐지?

빨강 : 네.

정회장 : 그럼 나가서 열심히 일해 떼돈 벌거라.

빨강 : 네, 그럼 전 돈 벌러 갈게요. (일어나서 인사하고 나가는)

정회장 : (흐뭇한 표정으로 미소 짓는) 그 놈 참 고집하곤.

강하 : 그럼 예전 유언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정회장 : 아니다.

강하 : 네?

정회장 : 저 녀석 모르게 극비리에 작성해 놓거라. 우리 애들한테 먼저 말한 게 실순 거 같다. 내가 생각이 짧았어.

            우리 애들한테는 저 녀석이 껄끄러운 존잴 거란 생각을 못했구나, 아무도 모르게 너하고 나만 아는 일로 하고,

            새로운 유언장을 하나 만들어봐라.

강하 : 알겠습니다.

 

 

13. 씬. 회사 복도 (낮)

 

-준하, 남이 안고 있고, 그 옆에 파랑이. 은말 서있는.

 

은말 : 남이 이리 주세요, 원팀장님. 점심 드시러 가셔야 하잖아요?

준하 : 남이하고 저 친해요, 그렇지? 남아?

파랑 : 아저씨?

준하 : 응?

파랑 : 변호사 아저씨는 어디서 일하세요?

은말 : 그건 왜?

파랑 : 저 변호사 아저씨 잠깐만 보고 오면 안돼요?

준하 : .....

 

-걸어오는 빨강.

 

은말 : 왜 이제야 와?

빨강 : 중요한 일 좀 해결하고 오느라구. (준하 보고) 왜 남이를?

준하 : 우리 남이 제가 안아주는 거 좋아해요. 파랑아, 우리 짜장면 먹으러 갈까?

 

 

14. 씬. 회사 복도 (낮)

 

-엘리베이터 앞. 준하, 남이 안고, 파랑, 빨강 서있는.

걸어가는 직원들 아기 안고 있는 준하를 힐끔거리는.

 

빨강 : 이리 주세요, 남이. 사람들이 이상하게 봐요.

준하 : 이상하게 보면 어때요? 보라고 해요.

파랑 : 누나? 나 변호사 아저씨 만나고 가면 안 돼?

준하 : 정말 이럴 거야? 파랑이 너? 아저씨가 맛있는 짜장면 사주겠다는데, 계속 변호사 아저씨만 찾으면 이 아저씨 삐친다.

파랑 : 죄송해요. 제가 워낙 변호사 아저씨랑 친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 좀 해주세요.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내리는 강하.

 

파랑 : (반색하며) 아저씨?

강하 : 어, 파랑아? 회사엔 웬일로?

파랑 : 누나 따라 왔어요. 오늘부터 저 누나랑 회사 다녀요.

강하 : 어, 그래.

파랑 : 우리 짜장면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가세요, 아저씨?

강하 : (빨강과 준하를 보는) 미안하다, 아저씬 바쁜 일이 있어서 같이 못가겠다.

파랑 : 점심시간 아니에요? 점심시간엔 밥 먹는 거 아니에요?

강하 : 바쁜 일이 있어서 지금은 밥 먹을 시간이 없다. (걸어가는)

파랑 : 아저씨? 아저씨?

준하 : 파랑아, 엘리베이터 타자.

 

 

15. 씬. 삭제

 

 

16. 씬. 강하의 사무실 (낮)

 

-강하, 창가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는. 들어오는 재영.

 

재영 : 퇴근하고 시간 있지?

강하 : (돌아보면)

재영 : 약혼 날 며칠 안 남았어. 퇴근하고 엄마 멀티샵에 가서 약혼식에 필요한 것들 좀 보자구.

강하 : .....

재영 : 그래줄 거지?

강하 : 알았다.

재영 : 말 잘 들어주니까 너무 고맙다.

 

 

17. 씬. 중국집 (낮)

 

-빨강, 남이 안고, 파랑, 준하 일어서 있는.

 

준하 : 그러지 말고, 남이랑 파랑이 놀이방에 데려다주자니까요.

빨강 : 같이 다녀도 돼요.

준하 : 빨강씨 때문이 아니라, 남이랑 파랑이가 힘들어서 그래요.

빨강 : 저 그냥.....

준하 : 말 좀 들어요. 무슨 누나가 돼가지고 동생들 생고생을 시키려고 그래요? 빨리 돈 많이 벌어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남이랑 파랑이 데리고 다니면서 일하는 건 아니죠. 안 그래요? 그리고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거라구요.

         한 달 치 회비 다 냈는데, 그 돈 그냥 날린다는 게 말이나 되요? 진짜 계산 그렇게 못해서 어쩌려구 그래요?

 

 

18. 씬. 길 (낮)

 

-준하의 운전하는 차, 그 옆에 앉은 빨강.

 

빨강 : 여기서 세워주세요.

준하 : 퇴근하고 내가 남이랑 파랑이 놀이방에서 찾아올 테니까 그냥 집으로 와요.

빨강 : 아니에요. 고객분하고 미팅 하나만 하면 되니까 우리 애들은 신경 쓰지 마세요. 가세요. (내리려고 하는)

준하 : 빨강씨?

빨강 : 네?

준하 : 그냥 당분간은 일만 열심히 해요. 그럼 다른 생각 안 날 테니까. 그동안은 나 친구로 옆에 있어 줄게요.

빨강 : .....(내리는)

준하 : (걸어가는 빨강을 깊은 시선으로 보는) 형한테 나 마지막 기회를 줬던 거야. 그러니까 이젠 미안해하지 않을게.

 

 

19. 씬. 커피숍 정도의 장소 (낮)

 

-호준(50대 정도의 남자) 앉아있고, 그 옆에 검은 양복의 남자들 셋 정도 서있고.

빨강, 인사하며 앉는.

 

빨강 : (명함 주면서) 전화 주셨던 JK 생명 FC 진빨강입니다.

호준 : (명함 보고)

빨강 : 근데 어떻게 절 아시고?

호준 :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FC라고 소문이 쫘합디다. 그래서 연락을 했소. 내가 이번에 생명 보험을 하나 들까 싶은데.....

 

-호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는.

 

빨강 : (멍하니 보고 있는)

호준 : 이 정도 계약이면 아가씨한테도 수당 좀 나오는 거겠지?

빨강 : 아, 네? 네.

호준 : 이런 걸 일석이조라 하는 거지, 아가씨 좋고, 나도 좋고. 그럼 난 여기서 또 다른 약속이 있는데 그만 가 봐요.

빨강 : 네, 고객님, (일어서서 인사하며) 정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호준 : 잘 가요. 또 봅시다.

빨강 : (걸어가면)

호준 : (옆에 있는 남자에게) 진짜 전국 실적 최하위 맞냐?

남자 : 네. 형님.

호준 : 그렇게는 안 보이는데, 틀림없는 거지?

남자 : 그렇습니다.

호준 : (의미심장한 미소로 끄덕이는)

 

 

20. 씬. 사무실 (낮)

 

-팀장, 앉아서 계약서 보고, 빨강 그 옆에 서있는.

 

빨강 : 워낙 큰 계약이라 신중하게 생각해보시라고 여러 번 말씀 드렸는데도 그냥 계약하시겠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었어요.

팀장 : (서류 보는)

여자 : (책상 옆에서 넘겨다보면서) 있으나마나 미스진이 요즘은 펄펄 난다.

팀장 : (일어서서 손뼉 딱 치는) 다들 주목.

 

-일하던 직원들 팀장을 보는.

 

팀장 : 오늘 이후로 진빨강씨를 있으나마나 미스진으로 부르는 사람은 내가 눈여겨 볼 테니 알아서들 해요.

         본인은 있으나마나 한 사람 아니란 자신감으로 진빨강씨를 그렇게 부르는 걸 테니, 내가 예의 주시하겠다는 뜻입니다.

빨강 : (흐뭇한 미소 짓는)

 

 

21. 씬. 멀티샵 (낮)

 

-재영, 민경과 열심히 물건 고르는. 강하, 무심한 표정으로 따라다니는.

 

재영 : 전에 봤던 구두는 어느새 안 보이네. 상품 회전 진짜 빠르다. 쇼핑하는 재미 쏠쏠하겠는데?

민경 : (구두나 커프스 버튼 정도 보여주면서) 마음에 드나?

강하 : (건성으로) 네.

민경 : (그런 강하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무시하는)

재영 : (강하의 눈치를 보면서) 이건 어때?

강하 : (건성으로) 좋아. 나 화장실 좀...... (걸어가는)

재영 : (안타까운 심정으로 보는)

민경 :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은 표정을 하는 구나.

재영 : (화가 나서) 엄마?

민경 : 정말 너 꼭 저런 애랑 결혼을 해야겠니?

재영 : 왜 이래? 엄마? 엄마라도 나 좀 마음 편하게 해주면 안 돼?

민경 : 내가 마음 편하게 해주면 너 마음 편하겠니? (딱하게 보고 못마땅해서 걸어가는)

재영 : (속이 상하고)

 

 

22. 씬. 멀티샵 일각 (낮)

 

-강하, 어두운 표정으로 서있는. 그 위로 떠오르는.

 

준하 : 빨강씨..... 형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 형 자신도 모르는 습관들을 다 알고 있어.

강하 : (흔들리지만 억지로 참으면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가서 자라니까.

준하 : 나 좀 봐달라고 애원했어. 그런데 그렇게 안 된대. 그래지질 않는대. 그만큼 형을.....

재영E : 여기서 뭐해?

강하 : (돌아보면)

재영 : (다가오며) 레스토랑에서 밥 먹자. 쉐프님이 특별히 직접 해주신대.

강하 : (걸음을 옮기는)

 

 

23. 씬. 놀이방 내 (밤)

 

-빨강, 잠든 남이를 안는. 파랑 옆에 서있고,

원장 남이 머리 만지면서.

 

원장 : 근데 남이가 컨디션이 좀 안 좋은 거 같아요.

빨강 : 네? (잠든 남이 들여다보면서)

원장 : 똥 색깔도 그렇고, 오늘은 이유식 먹고 두 번이나 토했거든요. 다른 날 같으면 낮잠 잠깐 자고 열심히 놀았는데,

         오늘은 통 놀지도 않고.

빨강 : (남이 머리 쓰다듬으면서) 갑자기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가 봐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걱정스러운)

 

 

24. 씬. 옥탑 (밤)

 

-빨강, 잠든 남이 안고, 파랑과 같이 올라오는. 집 안에서 들리는 시끌벅적한 소리.

 

빨강 : (의아하게 보면서 다가가는)

 

 

25. 씬. 옥탑방 (밤)

 

-은말, 정회장, 준하, 진주, 주황, 노랑, 초록. 둘러앉아서 고기 굽고 정신이 없는.

아이들 GPS 상자 꺼내보고 신기해하는.

 

은말 : 회장님께서 이렇게 누추한 데까지 찾아오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정회장 : 빨강이 놈이랑 우리 애들이 여기 살고 있다니 어쩝니까? 아쉬운 사람이 찾아와야죠.

은말 : 근데 이 고기, 한운가 봐요?

정회장 : 좋은 걸로 달라고 했는데, 맛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빨강, 남이 안고, 파랑과 들어오는.

 

은말 : 마침 오는구나. 어서와. 회장님이랑 팀장님 오셨다.

빨강 : 웬일들이세요?

정회장 : 고기 좀 사왔다. 그것까지 뭐라고 할 건 아니지? 그럼 너 너무 빡빡한 거다.

진주 : (얼른 빨강 옆으로 다가가서) 회장님하고 너랑 그런 인연일 줄 누가 알았니? 나 여기 와서 회장님이라고 하시는데

         놀라자빠질 뻔 했다. 너 이제 앞길 쫙 열렸다, 빨강아.

빨강 : 그럴 일 없을 테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주황 : 팀장님이 우리 주려고 이런 거 사오셨어.

빨강 : (앉으며, 아이들이 들고 있는 거 보는)

주황 : 이게 휴대용 GPS라는 거래.

빨강 : (준하와 아이들 번갈아 보면서) 이게 뭐하는 거예요?

준하 : 우리 집에서도 나와 있는데, 애들이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궁금하잖아요. 이렇게 하면 니들이 어디 있는지

         찾아 볼 수도 있고, 또 이렇게 하면 니들이 뭐하나 소리도 들을 수 있어. (핸드폰 들며) 들어볼래?

파랑 : (도깨비 팬티 부르며 소리 들어보는) 와, 진짜 신기하다. 내가 노래하는 거 다 들려.

정회장 : 거 참 희한한 것도 다 있구만.

준하 : 참, 빨강씨 것도 있어요. (빨강에게 건네는)

빨강 : 전 애도 아닌데 뭐하러 제 것까지.

노랑 : 역시 우리 팀장 아저씨는 생각이 너무 깊으세요. 그리고 이것도 사오셨어. 우리 사진 넣으라고 액자도 사오셨어.

정회장 : 나도 고기 많이 사왔는데, 너무 팀장 아저씨, 팀장 아저씨만 하는 거 아니냐?

초록 : 할아버진 쪼잔하게 왜 그러세요?

정회장 : 그러니까 고기 먹으면서 맛있다고 좀 해줘라.

 

-모두 웃으며, 어서 고기 먹자 어쩌고 떠들어대는.

 

 

26. 씬. 놀이방 앞 (낮)

 

-빨강, 정신없이 뛰어오는.

 

 

27. 씬. 놀이방 내 (낮)

 

-빨강, 우는 남이를 안고 있는. 원장. 걱정스럽게.

 

원장 :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 할 거 같아요. 오늘은 네 번이나 먹는 족족 토해내요.

빨강 : (걱정스럽고)

 

 

28. 씬. 병원 진료실 (낮)

 

-울고 있는 남이, 의사에게 검진 받고 있고, 그 옆에서 안절부절하는 빨강.

 

 

29. 씬. 은말의 집 앞 (밤)

 

-은말, 준하, 아이들 서있는.

 

은말 :  빨강인 늦는다고 하고 나도 큰 아들 집에 일이 있어서 지금 가야 하는데....

준하 :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세요. 아이들은 제가 우리 집에 데리고 가 있겠습니다.

은말 : 팀장님께 진짜 신세를 너무 지네요.

준하 : 저 그런 말씀 하시면 진짜 섭섭한데요. 우리 애들하고 저 그런 사이 아니거든요.

 

 

30. 씬. 거실 (밤)

 

-태규, 초록 붙잡고 펄쩍 펄쩍 뛰고 있는.

 

준하 : (핸드폰 중) 남이 데리고 병원 갔다고 하던데, 남이 안 좋아요? 애들 지금 우리 집에 데리고 왔으니까 제가 갈게요.

         어느 병원이에요?

 

 

31. 씬. 병원 복도 (밤)

 

-검사실 앞. 걱정스러운 느낌으로 검사실 보면서 통화중인 빨강.

 

빨강 : 아니에요, 오실 거 없으세요. 그렇게 나쁜 편 아니니까, 그냥 좀 토하고 그래서...

 

-간호사, 또는 검사실 직원 나오면서.

 

간호사 : 진남이 보호자분?

빨강 : 네? 끊어야겠어요. (전화 끊으며 얼른 달려가는)

 

 

32. 씬. 거실 (밤)

 

-준하, 핸드폰 보면서 걱정스럽고. 태규와 아이들 둘러 앉아있는.

 

초록 : (전자 앨범 보여주면서. 아이들 사진이 돌아가고 있는) 멋있죠?

태규 : 나 주려고 가져온 거야? 역시 초록이 너 밖에 없다.

초록 : 아니요. 오빠 주려는 게 아니구요. 변호사 아저씨 결혼 선물로 드리려구요.

준하 : (앨범을 보는)

초록 : 그동안 우리 여기서 살게 해주셨는데, 결혼 선물도 안 드릴 수 없잖아요. 오빠?

태규 : 응?

초록 : 이제 변호사 아저씬 결혼 하시니까 팀장 아저씨만 재끼면 돼요. 잘하는 거예요? 알았죠?

태규 : (준하 보면서) 그러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초록 : 남자가 왜 그래요? 용기를 가져요, 용기 내 파이팅 하는 거예요.

태규 :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파이팅.

 

-들어오는 강하.

 

파랑 : (얼른 달려가면서) 아저씨?

 

 

33. 씬. 강하의 방 (밤)

 

-강하, 책상 앞에 앉아있고, 주황, 노랑, 초록, 파랑 서있는.

 

주황 : (전자 앨범 주면서) 결혼 축하드려요. 별 거 아니지만 저희 마음이니까 받아주세요.

초록 : 나중에 결혼사진으로 바꾸시면 돼요.

강하 : (어색하게) 고맙구나.

주황 : 그럼 쉬세요. (인사하고 나가는. 노랑, 초록, 인사하고 따라 나가는)

강하 : (멍하니 서있는 파랑을 보면서) 넌 왜 안 나가냐?

파랑 : 정말 결혼 하실 거예요? 그 얄밉게 생긴 아줌마랑?

강하 : 응. 할 거다.

파랑 : 그럼 저 이젠 아저씨랑 잘 수 없는 거죠?

강하 : ......

파랑 : 우리 누나랑 결혼 하시면, 저 아저씨랑 잘 수 있는 건데.

강하 : ......

파랑 : 아저씨, 정말 나빠요. 우리 누나 좋아하면서. 전 다 안단 말이에요. (울면서 나가는)

강하 : (마음이 아픈)

 

 

34. 씬. 응급실 (밤)

 

-침대에 잠들어 있는 남이, 그 옆에 빨강, 의사 차트 보면서.

 

의사 : 담도 폐쇄증입니다.

빨강 : 담..담도 폐쇄증이요? 그게 뭔가요?

의사 : 간단하게 말하면 선천적으로 담도가 생성 되지 않아 담즙이 장으로 배출 되지 못하고 정체된 간에 손상을 줘서

         결국엔 사망에 이르는 병입니다.

빨강 : (휘청하면서) 아니에요. 그럴 리 없어요. 우리 남이가 얼마나 건강한데요.

         잘 놀고, 잘 먹고, 지금까지 큰 병 한번 앓은 적 없어요.

의사 : 이 병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던 아기에게 뒤늦게 발견되곤 합니다.

빨강 : (의사에게 매달리며)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빨리 치료 좀 해주세요, 선생님.

의사 : 그게 워낙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상태라서, 지금으로써 최선의 방법은 이식 수술 밖에는 없습니다.

         형제분이시니 우선 조직검사를 해보시죠.

빨강 : ......

 

 

35. 씬. 검사실 (밤)

 

-빨강, 채혈을 하고 있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36. 씬. 병원 복도 (밤)

 

-간호사와 얘기하고 있는 빨강.

 

간호사 : 어떡하죠? 입원실이 모두 차서 지금으로썬 입원을 할 수 없는데.

빨강 : 그럼 그냥 데리고 가란 말씀이세요? 나쁜 상태라면서요? 근데 어떻게 그냥 데리고 가요?

간호사 : 지금은 조금 안정된 상태니, 오늘은 집에 데리고 가셨다가 다시 오셔야 할 거 같아요. 죄송합니다.

 

 

37. 씬. 은말의 집 앞 (밤)

 

-준하, 차 옆에 서있는, 빨강, 맥이 풀린 모습으로 남이 안고 걸어오는. 남이 잠든 상태.

 

준하 : (다가서며) 왜 이렇게 늦었어요?

빨강 : .....

준하 : 남이 괜찮아요?

빨강 : 치료를 좀 받아야 할 거 같아요.

준하 : 어디가 얼마나 안 좋은 거예요?

빨강 : 그냥 좀.....

준하 : 애들은 자고 있어요.

빨강 : 고맙습니다. 저 피곤해서 올라가야겠어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준하 : (걱정스러운)

 

 

38. 씬. 옥탑방 (밤)

 

-빨강, 잠든 남이 머리 쓰다듬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 잠들어 있고.

 

 

39. 씬. 강하의 방 (밤)

 

-강하, 아이들 사진이 돌아가고 있는 전자 앨범을 손으로 어루만지고 있는.

빨강의 사진 위에 손끝을 대보려다가, 괴로운 심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40. 씬. 병원. 진료실 (낮)

 

-의사와 마주 앉아있는 빨강.

 

의사 : 조직 검사 결과 누나 분께선 이식을 해주실 수 없겠네요.

빨강 : (절망스러운)

 

 

41. 씬. 병원 복도 (낮)

 

-간호사, 빨강 얘기하고 있는.

 

간호사 : 입원실도 입원실이지만, 수술을 해주실 소아과 담당 선생님께서 세미나 참석으로 당분간 진료를 하실 수 없거든요.

빨강 : 그럼 어떡해요?

간호사 :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제가 소개해드릴게요. 그런데 입원을 해도 이식 수술이 가능한 기증자를 찾는 게 급선무예요.

            그쪽 병원으로 가서 가족분들 빨리 조직검사부터 받게 하세요.

빨강 : .....

 

 

42. 씬. 입양 기관 사무실 (낮)

 

-빨강, 남이 안고 애가 타서 직원에게 매달리고 있는.

 

빨강 : 친부모나 형제를 찾아야 해요. 제발 좀 알려주세요.

직원 : 아, 그게 사정은 딱하시지만, 이 아기가 처음 맡겨졌던 고아원이 지금은 없어진 상태라서.

빨강 : 제발 방법을 좀 찾아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제발이요. 제발.....

 

 

43. 씬. 강하의 사무실 (낮)

 

-강하, 일하고 있으면, 그 옆에 서있는 재영.

 

재영 : 내일이 약혼식인데,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해서 쉬어.

강하 : .....

재영 : 그래줄 거지?

강하 : 알았다. 나가봐라.

재영 : 어쨌든..... 고마워.

강하 : 나가봐.

재영 : 일찍 퇴근하는 거야?

강하 : .....

재영 : (마음이 쓰이지만, 나가는)

강하 : (괴로운)

 

 

44. 씬. 삭제

 

 

45. 씬. 옥탑방 (밤)

 

-은말, 아이들 잠들어 있고, 빨강, 남이 안고 앉아서 다독이고 있는.

 

빨강 : (입술을 깨물며 겨우 울음을 참고 있는)

 

 

46. 씬. 은말의 집 앞 골목 (밤)

 

-강하의 차. 운전석에 앉아, 은말의 집을 바라보고 있는 강하.

빨강과의 기억들이 이어지는.

 

강하 : 원강하? 너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냐? (눈물이 맺히면서) 그냥 오늘 하루만이야. 그냥 오늘 하루만은 이러는 거......

         봐주자, 원강하. 다시는 오지 않을 거니까. 다시는 오면 안 되니까.

 

 

47. 씬. 옥탑방 (밤)

 

-빨강, 남이 안고 있는데, 핸드폰 울리는.

 

빨강 : 여보세요? 네? 제가 진빨강인데요. 아, 네? 정말이세요? 거기 가면 만날 수 있는 거예요? 어디요?

 

 

48. 씬. 은말의 집 앞 골목 (밤)

 

-강하, 우두커니 은말의 집을 바라보며 운전석에 앉아있는데.

빨강, 남이를 안고 집에서 뛰어나오는.

 

강하 : (굳어져서 보는)

 

 

49. 씬. 길 (밤)

 

-빨강, 남이 안고 정신없이 뛰어와서 택시를 잡는. 강하의 차 다가오는데.

 

빨강 : (택시에 올라타는)

강하 : (영문을 몰라 하면서도 쫓아가는)

 

 

50. 씬. 고아원 앞 (밤)

 

-빨강, 택시에서 잠든 남이 안고 급하게 내려서 뛰려는데.

강하, 차 급하게 멈추는.

 

빨강 : (놀라서 보는데)

강하 : (차에서 내려 빠르게 다가오는)

빨강 : (멍하니 보는데)

강하 : (고아원 팻말 보고, 빨강 보고,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빨강 : 변....변호사님....여길 어떻게?

강하 : (이를 악물면서 빨강의 뺨을 때리는)

빨강 : (고개 돌아갔다가, 굳어져서 보는) 왜....왜 이러세요?

강하 : 그깟 자존심이 그렇게 중요해? 그렇게 사는 게 힘들면 회장님한테나 나한테라도 도와달라고 해야지.

         아니, 나는 자격이 없으니까 준하한테라도 말을 해야지. 겨우 생각해낸 게 남이 고아원에 맡기는 거야?

빨강 : 아무 것도 모르면서 나서지 말고 가세요.

강하 : (빨강, 어깨 거칠게 잡으면서) 회장님 유산 물려주겠다고 하시는 것도 거절하더니. 남이 고아원에 맡길 생각이나 하는 게

         말이 돼? 이 여자야? 도대체 왜 이러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인간이야? 당신?

빨강 : (울음 터트리면서) 우리 남이가 아프단 말이에요. 우리 남이가 아프다구요.

강하 : (멍하니 보는)

 

 

51. 씬. 고아원 사무실 (밤)

 

-여직원(30대 정도), 빨강, 남이 안고 앉아있고, 그 옆에 강하, 앉아있는.

 

빨강 : 늦은 시간에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워낙 급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직원 : 아이가 아픈데 시간이 무슨 문제겠어요?

빨강 : 우리 남이, 맡겨졌던 고아원에 계셨다고 하던데....

강하 : (빨강을 보고)

직원 : 네. 제가 그때 그 고아원에 근무 했어요.

빨강 : 남이 친부모님이나 친형제를 찾아야 하거든요.

강하 : (굳어져서 빨강을 보고)

빨강 : 간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저는 조직이 맞지 않아요. 동생 애들도 검사는 안 해 봤지만, 친형제가 아니니

         조직이 맞지 않을 확률이 크고. 맞는다 해도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이라 수술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직원 : 그런데 어떡하죠?

빨강 : .....

강하 : .....

직원 : 남이는 연고 없이 고아원 앞에 버려졌던 아기거든요. 제가 처음 발견했어요.

         메모 한 장 없이 고아원 앞에 있는 걸 발견했는데. 이런 경우는 연고자를 찾기가 너무 힘들거든요.

빨강 : (절망스러운)

 

 

52. 씬. 고아원 앞 (밤)

 

-빨강, 잠든 남이 안고 나오고, 그 옆에 강하 걸어 나오는.

 

강하 : 친형제가 아니란 말이죠?

빨강 : .....

강하 : 동생들을 모두 부모님이 입양을 했단 말인 거죠? 지금?

빨강 : .....

강하 : 그럼 빨강씨도?

빨강 : 전 친딸 맞아요.

강하 : 왜 얘기 안했습니까?

빨강 : 그런 얘기를 뭐하러 해요? 우리 애들 내 친동생 아니다, 그런 말을 왜 해야 하는데요?

강하 : ......근데, 아픈 애기를 왜 이렇게 안고 돌아다닙니까?

빨강 : 병원에 입원실도 없고, 수술 담당 선생님이 출장 가셔야 해서 내일 다른 병원으로 가려고 그랬어요.

         여기 남이 데리고 온 건, 우리 남이를 보면 가여운 마음에 친부모를 알려줄까 해서구요.

         규정상 그런 건 절대 알려줄 수 없는 거라구 해서.

강하 : 대체 왜 그러는데요?

빨강 : (보면)

강하 : 그런 걸 왜 혼자만 알고 끙끙거리냐구요? 입원실이 없으면 있는 병원을 찾으면 되는 거지.

         입원실 없다고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게 말이 됩니까? 누구한테라도 도움을 구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빨강 : 무슨 도움을 어떻게 구해요? 이식 수술 밖에는 길이 없다는데? 그럼 친부모를 찾는 게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강하 : 친부모 아니면 이식 수술 못한다고 누가 그래요?

빨강 : ......

강하 : 세상을 다 뒤져서라도 찾아내면 될 거 아닙니까?

빨강 : (멍해지는데. 남이 갑자기 울면서 토하기 시작하는, 놀라서) 남아? 남아?

강하 : (놀라고)

 

 

53. 씬. 삭제

 

 

54. 씬. 병원 응급실 (밤)

 

-남이. 의료진에게 응급 처치 받고 있는.

빨강,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울면서 어쩔 줄 모르는. 강하, 그런 빨강이 가슴 아파, 어깨를 감싸 안는.

 

빨강 : (아픈 남이를 차마 볼 수 없어서 강하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우는. 그러다 다시 남이를 보고. 안타까워서 어쩔 줄 모르는)

강하 : (빨강의 어깨를 더욱 힘껏 잡는)

 

 

55. 씬. 병원 전경 (새벽)

 

 

56. 씬. 중환자실 (새벽)

 

-남이, 잠들어 있고, 그 옆에 안타까운 표정을 서있는 빨강과 강하.

 

 

57. 씬. 중환자실 앞 (새벽)

 

-빨강, 강하 걸어 나오는.

 

빨강 : (비틀거리는)

강하 : (빨강을 잡고)

빨강 : (의자에 주저앉는) 우리 남이 어떡해요?

강하 : (옆에 앉아 빨강의 어깨를 잡으며) 우리 남이 어떻게 되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빨강 : (입술을 떨면서 울음을 참는)

강하 : 어떻게 되지 않을 거라구요, 우리 남이.

 

 

58. 씬. 삭제

 

 

59. 씬. 응급실 (낮)

 

-심폐소생술 받고 있는 남이. 그 옆에서 안절부절하는 빨강과 강하.

 

강하 : (빨강의 손을 잡아주는)

 

 

60. 씬. 응급실 앞 (낮)

 

-빨강, 강하, 힘없이 서있고, 의사 설명하는. (앞에 병원 의사 아님)

 

의사 : 워낙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서 저희도 최선을 다하곤 있지만 뭐라고 안심 시켜드릴 수 없는 상탭니다.

         계속 좀 지켜보시죠. (걸어가면)

 

-빨강, 강하. 어두운 표정으로 긴장해서 서있는.

 

 

61. 씬. 응급실 앞 (낮)

 

-강하. 핸드폰 중. 빨강, 힘없이 앉아있고.

 

강하 : 부탁 좀 할게요, 선배. 동문들 다 동원해서라도 좀 알아봐줘요. 부탁 좀 해요. 선배.

         (전화 끊고, 다시 거는) 어? 준호야? 나 강하다. 그래, 오랜만이지. 내가 부탁할 게 좀 있어서....

 

-시간 경과.

 

빨강 : (앉아있으면, 강하, 자판기 커피 빨강에게 내미는)

강하 : 빈속에 커피 좀 그렇지만. 밥 먹자고 해도 안 먹을 테니까. 이거라도 마셔요. 그렇게 멍하니 있지 말라구요.

빨강 : (커피 받으며) 고맙습니다. (그러다 퍼뜩) 변호사님?

강하 : .....

빨강 : 오늘......약혼식이시잖아요?

강하 : .....

빨강 : (일어서며) 가세요, 어서. 저 혼자 있어도 되니까. 어서 가세요.

강하 : ......(울리는 핸드폰. 혹시나 싶은 마음에 급하게 들여다보는데. 정재영이란 이름이 뜨는.

         한쪽으로 걸어가면서 핸드폰을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62. 씬. 약혼식장 (낮)

 

-재영. 약혼식 드레스 차림으로 핸드폰을 누르고 있는. 연결음만 나오는.

민경, 인구, 정회장, 준하. 불안한 심정으로 재영을 보고 있는.

 

태규 : (정회장 옆에서)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빨강이 친할아버지가 아니시고. 재영이 누나 친할아버지신데.

         우리 집에서 숨어 사신 거구. 그럼 이게 다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정회장 : 그런 건 나중에 설명해줄 테니 가만 좀 있어보게.

태규 : 재영이 누나 할아버지가 왜 빨강이 할아버지라고 하시고....

정회장 : (하얗게 질려 있는 재영을 보면서) 가만 좀 있으라니까.

민경 : (재영에게 다가오는) 어떻게 된 거야? 왜 안 나타나? 강하?

재영 : .....

인구 :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곧 손님들 들이닥칠 텐데. 신랑이 안 나타나면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 거냐?

준하 : (답답해서 핸드폰 꺼내드는)

 

 

63. 씬. 응급실 앞 (낮)

 

-빨강. 넋 놓고 앉아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는 강하. 울리는 핸드폰 보는. 준하라는 이름이 뜨고.

 

강하 :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전화 받는) 그래.

준하E : 형. 지금 어디야? 왜 아직 안 와?

강하 : 나.....병원이다. 네가 좀 와야겠다.

 

 

64. 씬. 길 (낮)

 

-준하, 운전하고, 그 옆에 재영. (드레스 차림 아님)

 

재영 : 얼마나 다친 거야?

준하 : 모르겠어.

재영 : 통화할 정도면 많이 다친 건 아니겠지?

준하 : 모르겠다니까.

재영 : 근데 왜 내 전화는 안 받았던 거야?

준하 : 모르겠다구, 모르겠어.

 

 

65. 씬. 병원 복도 (낮)

 

-급하게 걸어가는 준하와 재영.

 

 

66. 씬. 응급실 앞 (낮)

 

-빨강, 앉아있고, 강하 서있는데. 급하게 걸어오는 준하와 재영.

두 사람을 보고, 걸음을 멈추는 준하와 재영.

 

재영 : (너무 기가 막힌)

준하 : (복잡한 심정으로 보다가 다가서는) 뭐야? 형? 어떻게 된 거야?

강하 : 남이가 많이 아프다.

준하 : .....

강하 : (준하의 어깨 잡았다 놓으면서) 이젠 네가 옆에 있어줘라. (걸어가는)

준하 : .....

빨강 : (재영과 준하를 보고 일어서는)

재영 : (화가 나서 다가오려고 하는)

강하 : (재영의 팔을 잡는) 가자.

 

 

67. 씬. 병원 복도 (낮)

 

-강하, 강압적으로 재영의 팔을 잡고 걸어오는.

 

재영 : (팔을 뿌리치며) 진빨강 동생이 아픈데, 왜 오빠가 여기 있어? 약혼식에도 안 오고 왜 여기 있냐구?

강하 : 모르겠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근데 그냥 그래야만 했어. 갈 수가 없었다. 그 여자 혼자 두고.

재영 : (강하의 뺨을 때리는)

강하 : (참는. 맞을 만 하다고 인정이 된다)

재영 : 그걸 말이라고 해? 왜 그래야만 하는데? 저 여자가 뭐라구? 대체 오빠한테 저 여자가 뭐라구?

강하 : (톤 높여서) 모르겠다. 저 여자가 나한테 뭔지 나도 모르겠어. 근데 가지질 않았어. 저 여자 혼자 힘들어 하는데,

          너하고 약혼 하자고 갈 수가 없었다구.

재영 : (울면서) 그걸 말이라고 해? 이 나쁜 놈아? 내 앞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더 얼마나 날 비참하게 만들어야 만족할래?

         더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려는 거냔 말이야? 그만큼으론 안 되겠디? 그동안 내가 당한 걸로는 부족하냔 말이야?

         이 나쁜 놈아?

강하 : (힘없이) 약혼식 없이 그냥 결혼하자.

재영 : (허하는 느낌으로 보는) 또 선심 쓰니? 결혼만 해주면 될 거 아니냐? 그거지?

         아무리 비참하게 만들어도 결혼만 해주면 되지 않냐 그거지?

강하 : 그럼 뭘 바래?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는데? 사랑하는 여자는 놓아줄 수 있지만, 내 동생은 안 돼.

         그러니까 너하고 결혼한다. 그럼 되는 거잖아?

준하E : 거기서 왜 내 얘기가 나와?

 

-강하, 재영 굳어져서 고개 돌리는. 준하 의아하고 복잡한 표정으로 서있는.

 

준하 : (다가서며) 두 사람 결혼 문제에. 왜 내 얘기가 나오냐구? (강하에게) 왜 나 때문에 형이 재영이와 결혼해야 하는 건데?

 

-그런 세 사람의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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