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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따다줘] 1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01.10|조회수600 목록 댓글 0

[별을 따다줘] 19

 

 

 

 

 

 

 

 

 

 

1. 씬. 병원 복도 (낮)

 

강하 : 사랑하는 여자는 놓아줄 수 있지만, 내 동생은 안 돼. 그러니까 너하고 결혼한다. 그럼 되는 거잖아?

준하E : 거기서 왜 내 얘기가 나와?

 

-강하, 재영 굳어져서 고개 돌리는. 준하 의아하고 복잡한 표정으로 서 있는.

 

준하 : (다가서며) 두 사람 결혼 문제에. 왜 내 얘기가 나오냐구? (강하에게) 왜 나 때문에 형이 재영이와 결혼해야 하는 건데?

         (강하를 거칠게 잡으면서) 무슨 말이야? 형? 무슨 말이냐구?

강하 : ....(시선조차 마주칠 수 없는)

준하 : 말을 해? 말을 하란 말이야?

강하 : ....

준하 : (강하를 놓고, 재영 앞으로 다가가서) 재영이 너 뭘 알고 있는 거야? 뭘 알고 있어서 형이 저 여잘 놔주고,

         너와 결혼해야 한다구 하는 거냐구?

재영 : (허탈하게) 나 그 얘기 못해. 그럼 나 이 사람과 결혼 할 수 없으니까. (힘 없이 걸어가는)

준하 : (그런 재영을 보는)

강하 : (난감한 표정으로 허공에 시선을 주고 서 있는)

 

 

2. 씬. 병원 일각 (밤)

 

-강하, 준하를 외면한 채 서 있는.

 

강하 : 못 들은 걸로 해줘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너한테 부탁하는 거다.

준하 : 형하고 내가 엄마가 다르다는 거, 모른 척 해달라는 거야?

강하 : (굳어지고)

준하 : (쓰게 미소 지으며) 근데, 어쩌지? 나 이미 오래 전에 알고 있었는데.

강하 : (충격으로 멍한 느낌 유지하면서)

준하 : 초등학교 5학년 때였을 거야. 그 때 형 아버지하고 대판 싸우고 가출 했다가 일주일 쯤 후에 잡혀 왔었잖아?

강하 : ....

준하 : 그 날 아버지하고 싸우면서 하는 말 들었어. 아버지한테 맞으면서 형이 대들었어. 차라리 엄마한테 가서 살겠다고.

         밖에서 낳아 온 자식이니까 밖에 나가서 살겠다는데 왜 자꾸 잡아오냐구.

강하 : (눈을 감고)

준하 : 그 날 내가 듣고 있는 거 엄마도 보셨어.

강하 : (눈을 뜨고 보는)

준하 : 알아? 형?

강하 : ....

준하 : 그 날부터 2층 화장실 형 혼자 쓰게 된 거?

강하 : ....

준하 : 엄마가 그러셨어. 형 혼자 울 데가 있어야 하니까 2층 화장실은 이제부터 형만 쓰는거야.

강하 : (눈물이 맺히는)

준하 : 엄마... 그렇게까지 형 많이 사랑하셨는데, 왜 한 번도 엄마라고 불러드리지 않았어?

         엄마, 형이 그러는 거 얼마나 안타까워하셨는지 형, 모르지?

강하 : 그럴 수 없었어.

준하 : (보면)

강하 : 마음 속으론... 날 낳아준 사람보다, 아니, 그 사람은 그냥 이름 뿐인 엄마였다. 진심으로 엄마라고 부르고 싶은 분은

         널 낳아주신 그 분 뿐이었어. 하지만... 너무 귀하고, 너무 곱고, 너무 착한 분이라서.... 나 같은 놈이 엄마라고 불러선

         안 될 거 같았다. 나 때문에 늘 힘들게 사시는 분한테. 차마 엄마라고 부를 수가 없었어. 그리고...

준하 : ...

강하 : 그 것까지 너한테서 뺏을 수는 없었어. 너랑 똑같이 그 분을 엄마라고 부르는 게, 염치 없었거든.

준하 : (다가가서 강하의 어깨를 잡았다 놓으면서) 또 이런 식으로 게임이 끝나는군. 형을 쫓아서 뛰느라 늘 허덕였는데.

         무서운 아버지와 싸우는 형이 멋있어 보여서 늘 나도 형처럼 되고 싶다 그랬어. 서로 미워 죽을 것처럼 으르렁거렸지만,

         아버지한테는 언제나 형만 보였어. 아버지한테 나 정말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 놈들이

         넌 왜 그렇게 네 형만 따라하냐고 비웃는데도 형만 따라 뛰었어. 근데 나 한 번도 형을 이긴 적이 없지.

         아니, 실은 이기고 싶지도 않았어. 앞서 뛰어가는 형을 따라 뛰는 게 늘 안심이 됐거든. 이번에도 형이 이겼어.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면 꼭 형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더라구. 그러니까 여긴 형이 있어. (돌아서는데)

강하 : (잡으면서) 이번은 아니야.

준하 : (미소 지으며) 근사하게 물러날 기회라도 좀 줘라. 형. (강하의 어깨 툭 치고 걸어가는)

강하 : (그런 준하를 아프게 바라보는)

 

 

3. 씬. 길 (밤)

 

-준하, 차를 멈추고 생각에 잠기는.

-미주, 그네에 앉아있는. 어린 준하 다가오는.

 

준하 :  (그 옆에서) 뭐해?

미주 : 형, 기다려.

준하 : 나... 기다려 본 적 있어?

미주 : (보고, 슬프게 미소 지으며) 넌... 기다리게 한 적 없어. 그래서 고마워.

준하 : (회상에서 깨어나 깊은 시선으로 창 밖을 보는)

준하 : (멀리 바라보면서) 엄마? 형이, 엄마라고 부르고 싶었대. 우리 엄마 좋겠다. 소원 풀어서...

 

 

4. 씬. 응급실 앞 (밤)

 

-강하, 걸어오면, 빨강. 응급실에서 나오는.

 

빨강 : 남이 이젠 조금 안정 됐대요.

강하 : 다행이군요.

빨강 : 남이도 안정됐으니, 이젠 가세요.

강하 : ....

 

 

5. 씬. 술집 (밤)

 

-재영, 술을 마시고 있는. 준하 다가와서 앉는.

 

재영 : (준하를 보고) 네가 올 줄 알았어. 어릴 때부터 그랬어. 내가 아무리 숨어 있어도 넌 꼭 날 찾아내서 달래줬지.

준하 : 넌 꼭 내가 찾아낼만한 곳에만 숨어 있었잖아.

재영 : (쓸쓸하게 미소 지으며) 왜 너일 수는 없었을까? 너였으면 좋았을텐데.

준하 : 난 형이 아니니까.

재영 : 준하야?

준하 : .....

재영 : 아무리 비참해도 나 너 이용할거야. 그래서 네가 궁금해하는 거 절대 얘기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뭔지 제발 알고 싶어하지 마.

준하 : 미안하지만, 나 아주 오래 전에 이미 알고 있었어. 형이 나와 엄마가 다르다는 거.

재영 : (멍하니 보는)

준하 : 그러니까 너 나 이용 못 해. 그래서 형 너한테 오지 않을거구.

재영 : 정말 비참하다. 끝까지 붙잡고만 있으면 이기는 카든 줄 알았는데. (술을 마시는)

 

 

6. 씬. 삭제

 

 

7. 씬. 응급실 앞 (밤)

 

-강하, 빨강 앉아있는.

 

강하 : 이젠 남이 혼자 지켜야 할 겁니다. 준하가 올 때까지.

빨강 : (보면)

강하 : 난 늘 그 녀석한테 뺏기만 하는 놈이었어요. 이번까지 뺏을 수는 없습니다. 그 녀석도 얻지 못할 수 있지만,

         그럼 나도 가지려 하지 않을 겁니다. (일어서서 걸어가는)

빨강 : (입술을 꾹 깨물며 고개를 돌리는)

강하 : (아픔 심정을 겨우 참으며 걸음을 옮기는)

 

 

8. 씬. 정회장 서재 (밤)

 

-정회장, 복잡한 심정으로 앉아있는.

 

정회장 : (울리는 핸드폰 보는, 원강하라는 이름 보고 급하게 받는) 강하냐? 어떻게 된 거냐? 얼마나 다친 거야?

 

 

9. 씬. 병원 입구 정도의 장소 (밤)

 

-정회장, 차에서 급하게 내리는. 강하, 다가가는.

 

정회장 : (급하게 강하 위 아래로 살피는) 다친 게 아닌 거냐?

강하 : 아닙니다.

정회장 : 그런데 왜 병원에 있어?

강하 : 남이가 많이 아픕니다, 회장님.

정회장 : 남이가 아프다니?

강하 : 지금은 빨강씨 혼자 남이를 지키고 있습니다. 빨강씨 혼자 두고 갈 수가 없어서 회장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정회장 : ....강하야?

강하 : 네.

정회장 : 넌 왜 여기 있는 거냐?

강하 : ....

정회장 : 약혼식에도 오지 않았던 거, 여기 있을 수 밖에 없어서냐?

강하 : 죄송합니다, 가보겠습니다. (돌아서는)

정회장 :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10. 씬. 응급실 앞 (밤)

 

-정회장, 급하게 걸어오면. 빨강, 고개 숙이고 눈물을 참고 있는.

 

정회장 : 빨강아?

빨강 : (고개 들고 보고 일어서는) 할아버지?

정회장 : 이놈아? 왜 이렇게 미련해? 진작 나한테라도 말을 했어야지.

빨강 : (정회장에게 기대는)

정회장 : 됐다, 빨강아. 됐어. 이 할애비가 무슨 일 있어도 남이 잘못 되게 하지 않는다. 이 할애비만 믿어.

빨강 : (울면서 정회장에게 기대 있는)

정회장 : (다독이며) 얼마나 무서웠냐? 미련한 녀석 같으니라구.

 

 

11. 씬. 포장마차 정도의 장소 (밤)

 

-강하, 술을 마시고 있는.

 

준하E :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면 꼭 형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더라구. 그러니까 여긴 형이 있어.

강하 : 이번은 아니야. 이번엔 그렇게 안 해. (괴로운 심정으로 술을 마시는)

 

 

12. 씬. 술집 앞 (밤)

 

-재영, 깔깔거리며 자조적으로 웃고 있는. 준하, 그런 재영을 보고 있는.

 

재영 : 진짜 웃기지, 너무 싱겁게 진 거지? 나?

준하 : 넌 할 만큼 했어. 할 만큼 다 해보고 졌으니까 된 거지 뭐.

재영 : (준하를 멍하니 보면서) 그럼 넌?

준하 : ...

재영 : 넌 할 만큼 못해봤다는 거잖아? 지금 그 말은?

준하 : 가라. 나도 술 취해서 너 데려다 줄 수 없겠다. (비껴가려고 하면)

재영 : (준하 막아서면서) 원준하?

준하 : 가라니까.

재영 : 너... 그 여자 정말 사랑한거니? 그런거야?

준하 : 그게 무슨 소용이야? 그 여잔 형밖에 안 보는데. (허탈하게 걸어가는)

재영 : (허탈한 느낌으로) 너까지인 거야? 너까지?

 

 

13. 씬. 강하의 집 앞 (밤)

 

-강하, 담에 기대 서 있는.

12회 1씬. 빨강에게 키스하려고 했던 장면. 빨강을 끌어안고,

13회 마지막 씬. 널 어떡해야 하냐고 했던 장면.

걸어오는 준하.

 

준하 : (멍하니 강하를 보는) 왜 여기 있어?

강하 : (눈을 뜨고 보는)

준하 : (다가서며) 왜 여기 있냐고 형이? 그 여잔 어떡하고 형이 지금 여기 있냔 말이야?

강하 :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준하 : (거칠게 잡으며) 그 여자 혼자 두고 온 거야?

강하 : 들어가자. 아님, 네가 가주든가?

준하 : (주먹으로 강하의 턱을 갈기는)

강하 : (비틀거리다가 몸 가누는데)

준하 : (그런 강하의 얼굴을 다시 주먹으로 갈기는)

강하 : (돌아갔던 얼굴, 돌리면서) 더 칠래?

준하 : (이를 악물고 보는)

강하 : 그럼 그러든지...

준하 : (강하의 멱살 잡으면서) 나 그만 비참하게 해줄 순 없어? 형이 이런다고 뭐가 달라져?

강하 : 모르겠다. 하지만 그 여자 옆에 있을 순 없었다.

준하 : 왜? 염치가 없어서 엄마를 엄마라고 부를 수 없었던 그 심리가 또 발동한 거야?

강하 : (뿌리치면서)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 여자 옆에는...

준하 : (거칠게 잡고 흔들면서) 끼어든 놈 자존심 이렇게 뭉갤래? 끼어들었던 건 나야.

         끼어들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놈이 나라구. 그러니까 제발 이젠 난 상관 말고 둘이서 좀 알아서 해.

강하 : 내가 어떻게?

준하 : ....

강하 : 너한테 내가 또.... 어떻게?

준하 : 두 사람 이대로 끝낼 거면, 나 이제 형 안 볼 거야. (집으로 들어가는)

강하 : .....

 

 

14. 씬. 삭제

 

 

15. 씬. 삭제

 

 

16. 씬. 삭제

 

 

17. 씬. 옥탑방 (밤)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밥 먹고 있는.

 

은말 : (핸드폰 중) 무슨 일이야? 빨강아? 어제도 집에 안 들어오고?

 

-아이들 모두 다가 앉는데.

 

 

18. 씬. 중환자실 앞 (밤)

 

-빨강, 전화 중. 정회장 옆에 서 있는.

 

빨강 : 그냥 남이 데리고 출장 갔다고 해줘. 은말씨. 나중에 다 얘기할 테니까 지금은 우리 애들한테 그렇게만 말해줘.

         알았지? 은말씨?

 

 

 

19. 씬. 옥탑방 (밤)

 

-은말, 아이들 밥상 앞에서.

 

주황 : 무슨 출장을 또 가요?

은말 : FC는 출장 갈 일도 있고 그런 거야. 어서들 먹어.

주황 : 남이 데리고 출장 간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은말 : 남이 맡길 데가 없어서 그런가보지 뭐. 어서들 먹어, 어서.

 

 

20. 씬. 회사 복도 (아침)

 

-걸어오는 강하,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재영.

 

강하 : ....

재영 : ....

강하 : (다가가는) 얘기 좀 하자.

재영 : 무슨 얘기?

강하 : .....

 

 

21. 씬. 회사 일각. 옥상 정도의 장소 (낮)

 

-강하, 재영 서 있는.

 

강하 : 어젠 미안했다. 다시는 그런 일 없을거야.

재영 : ....

강하 : 그냥 바로 결혼식 하자.

재영 : (쓰게 미소 짓는)

강하 : 네 남자로 살아줄게.

재영 : (뺨을 갈기는)

강하 : .....

재영 : 이 정도는 해도 되는 거잖아? 나?

강하 : ....

재영 : 준하가 다 알았는데 뭐하러 나랑 결혼해?

강하 : 너만 한 파트너가 없으니까.

재영 : 준하를 위해서겠지? 준하가 그 여잘 사랑하니까? 아니야?

강하 : 그냥 결혼하자. 다른 거 다 무시하고.

재영 : 근데 어쩌지. 이젠 내가 싫어.

강하 : (보는)

재영 : 남편 등만 바라보면서 사는 건 내 성격에 맞지 않아. 미안해, 처음으로 부탁이라는 걸 해준 거 같은데, 들어줄 수가 없다.

         (가려다가 멈추면서) 그리고.... 오빠한테 죽어라 목매면서 깨달은 건데. 사랑이라는 거, 밀어준다고 해서

         이뤄지는 거 아니더라. 그러니까 준하 더 이상 우습게 만들지 마. 오빠한테 우스운 꼴 수없이 당하며 산 내가

         마지막으로 충고하는 거야. (걸어가는)

강하 : .....

 

 

22. 씬. 회사 복도 (낮)

 

-걸어오는 강하. 인구, 준하 걸어오는.

 

인구 : 진짜 니들 왜 그러냐? 미국 지사로 못 가서 왜들 난리냐구? 재영이 때문에, 가뜩이나 머리 아픈데 너까지 좀 이러지 마라.

         (강하보고) 너 어떻게 된 거냐?

강하 :  ....

인구 : 약혼식에 안 나타난 놈이 회사엔 왜 나타나?

강하 : 죄송합니다.

인구 : 재영인 너하고 결혼 없던 걸로 하겠다고 하던데, 문제가 뭐야? 니들?

강하 : 죄송합니다.

인구 : 그리고, 준하 얜 또 왜 이래? 난데없이 얜 왜 또 미국지사로 보내달라고 성화냐구?

강하 : (준하를 보는)

 

 

23. 씬. 준하의 사무실 (아침)

 

-준하, 들어오는, 따라 들어오는 강하.

 

강하 : 너 무슨 생각이야? 네가 왜 미국 지사로 가?

준하 : 빠져주려면 제대로 빠져줘야 할 거 아냐?

강하 : (팔 잡으면서) 준하야?

준하 : 나 이제 형 동생 아니야.

강하 : 너 왜 이래?

준하 : 형한테 개무시 당하고 사는 거, 이젠 질려서 못하겠다. 나 때문이라면서 억지부리는 형, 징그러워서 더는 못 보겠다구.

강하 : 네가 이래도 난.....

준하 : (강하의 어깨를 거칠게 잡으면서) 나....그냥 형 동생 하게 해주라. 부탁 좀 하자, 형. 나 밀어낼래?

강하 : ...(돌아서는)

준하 : 형한테 내가 중요한 것처럼 나한테도 그래. 나.... 형 인생 망치는 동생 놈 하기 싫다.

강하 : (나가는)

 

 

24. 씬. 응급실 앞 (낮)

 

-빨강 서성이고 있으면, 다가오는 정회장.

 

정회장 : 빨강아?

빨강 : 네.

정회장 : 병원에 얘기해서 병실 하나 마련했으니까 거기 좀 올라가서 쉬거라.

빨강 : 아니에요.

정회장 : 이러다 너까지 쓰러질까봐 그런다.

빨강 : 전 괜찮아요. 제가 어떻게 병실에 가서 쉬고 있어요.

정회장 : 그러지 말고.... (하는데 울리는 전화벨) 그래? 나다. 뭐라구? 그 애들이?

 

 

26. 씬. 경찰서 입구 (낮)

 

-정회장, 차에서 내리는. 다가서는 강하.

 

정회장 : 어떻게 된 거야?

강하 : 중국에 입국하려다가 송환됐다고 합니다.

정회장 : 중국?

강하 : 위조 여권으로 입국하려다가....

 

 

27. 씬. 경찰서 조사실 (낮)

 

-오정애, 성호,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앉아있는.

경찰, 정회장, 강하 들어오는.

 

정애 : (겁에 질린 표정으로 보는)

성호 : (경찰에게) 저흰 어떻게 되는 거예요?

경찰 : 이 분들이 오정애씨와 김정호씨에 물어볼 게 있다니까 아는대로 말씀들을 해보세요.

         (정회장에게 의자 빼주면서) 앉으셔서 말씀하시죠.

정회장 : (두 사람을 보면서 의자에 앉으며 두 사람 번갈아 보는)

 

-정애, 성호, 누군가 하는 얼굴로.

 

정애 : 누구신지?

정회장 : 나.... 정인혁이 애비 되는 사람이요.

정애 : 네?

정회장 : 정인혁이라고, 25년 전에 고향인 섬으로 의료 봉사를 갔던....

정애 : (갸우뚱하면서) 글쎄....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 분이 왜요?

정회장 : 그 아이를 모르오?

정애 : 글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강하 :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김성호씨 친부에 대해서 혹시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정애 : 그건 왜요?

정회장 : 혹시 이 청년의 생부가 정인혁이라는 사람 아니오?

정애 : (놀라서) 네?

정회장 : 제발 사실대로 얘길 해주구려. 내가 정인혁이 애비 되는 사람이요. 이 청년이 내 아들 핏줄이 맞지 않소?

정애 : 뭘 잘못 아신 거 같네요.

강하 : 숨기실 필요 없습니다. 그냥 사실대로만...

정애 : 아니에요. 하늘에 맹세코. 성호 아버진 죽었어요.

강하 : 그럼 왜 고향을 떠나신 겁니까?

정애 : (울면서) 결혼한 사람이라서... 그래서 우리 성호가 사생아라는 사실이 알려질까 봐서...

 

 

28.씬. 경찰서 입구 (낮)

 

-정회장, 강하 걸어 나오는. 정회장 비틀하는.

 

강하 : (부축하는) 회장님?

정회장 : 저 아이가 우리 인혁이 아들이 아니라면....그럼...어떻게 되는 거냐? 강하야?

강하 : 혹시 모르니까 유전자 검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회장 : (주저앉는)

강하 : 회장님?

 

 

29. 씬. 병실 (낮)

 

-정회장, 누워있는. 의사, 간호사 옆에 서 있고, 강하 옆에 서 있는.

 

의사 : 체력이 많이 떨어지신 상태시니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회장님. 쉬십쇼. (간호사와 나가는)

정회장 : 강하야?

강하 : 네.

정회장 : 중환자실 앞에 빨강이 있을 거다. 가봐주렴.

강하 :   ....

 

 

30. 씬. 삭제

 

 

31. 씬. 중환자실 앞 (낮)

 

-빨강, 면회복 갈아입고 평상복 차림으로 나오는. 서 있는 강하.

 

빨강 : (멍하니 보는)

강하 : (다가서는)

빨강 : 왜....오셨어요?

강하 : ....

빨강 : 오시면 안 되는 거잖아요?

강하 : (빨강의 어깨를 잡는)

빨강 : 변호사님?

강하 : 준하가....형 안 하겠다고 하네요. 빨강씨 혼자 놔두면....

빨강 : (눈물이 맺히고)

강하 : 나 그 자식 형 안 하면, 안 되는 놈이거든요.

빨강 : (눈물이 떨어지는)

강하 : (빨강을 조심스럽게 안으면서) 아니요, 이거 다 핑계에요. 안 오겠다고 이 악물면서도, 오지 말아야지, 그러면서도

         결국엔 오고 말았을 거예요. 그냥...준하 자식이 등을 떠밀어줘서 조금 더 빨리 온 것 뿐이에요.

빨강 : ....

강하 : 미안합니다. 너무 많이 망설여서. 지금이라도 왔으니까. 용서해줘요.

빨강 : (눈물을 흘리면서, 강하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

강하 : (빨강의 머리를 감싸 안으면서) 이젠 안 갈게요. 아무데도....

 

 

32.씬. 옥탑방 (낮)

 

-주황, 전화하고 있고, 그 옆에 노랑, 초록, 파랑.

 

주황 : 여보세요?

 

 

33. 씬. 사무실 (낮)

 

팀장 : (전화 중) 진빨강씨요? 진빨강씨 결근했는데, 무슨 일이시죠?

 

 

34. 씬. 회사 복도 (낮)

 

-은말, 진주 걱정스럽게 얘기하고 있는.

 

은말 : 그냥 어디 좀 가 있는 거라는데,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서 어린 걸 데리고 집에도 못 오고 있는지

         내가 속이 터져서 못살겠다.

진주 : 나도 전화하면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하지, 진짜 얘 무슨 일 있는 거야?

 

-주황, 노랑, 초록, 파랑 걸어오는.

 

주황 : 할머니?

 

-은말, 진주 돌아보는.

 

은말 : 아니, 너희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진주 : 어떻게들 왔어?

노랑 : 언니, 회사에 전화해봤더니 결근이라고 해서요.

초록 : 우리 언니한테 무슨 일 있는 거죠? 어른들이 우리만 속이고 있는 거죠? 그렇죠?

파랑 : 우리 누나 어디 있어요? 네? 어디 있어요?

 

-준하, 걸어오는.

 

준하 : 너희들?

 

 

35. 씬. 중환자실 앞 (낮)

 

-빨강, 중환자실 앞에 서 있고, 그 옆에 강하.

-준하, 은말, 진주,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뛰어오는.

 

주황 : 누나?

 

-아이들 언니, 누나, 동시에 부르는.

 

빨강 : 너희들 어떻게 왔어? (준하를 보는)

은말 : (빨강, 때리면서) 이 매정한 것아. 이런 일이 있으면 말을 했어야지.

진주 : 너 정말 왜 그러니? 어떻게 이런 일을 숨겨?

 

-준하, 뒤에 서 있다가, 강하를 보는.

 

강하 : (준하를 보면)

준하 : (미소 짓고 돌아서서 걸어가는)

주황 : (그 사이 주황 빨강 앞에 나서면서) 누나 왜 그래? 남이가 누나 동생만 돼?

노랑 : 진짜 언니 나빠.

초록 : 남이가 아픈데 우리만 모르고 있었다는 게 말이 돼?

파랑 : 남이 어딨어? 누나?

빨강 : (무릎 꿇고 앉으면서, 동생들 끌어안으며)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주황 : 잘못한 거 알아? 우리 무슨 일이든 다 같이 겪었잖아?

초록 : 언니, 이건 진짜 배신이야, 배신.

파랑 : 남이 어딨는데?

 

 

36. 씬. 중환자실 (낮)

 

-주황, 빨강, 남이 옆에 서 있는.

 

주황 : 남아? 남아? 형 왔어. 큰형 왔어.

빨강 : 남아. 큰 형만 들어왔어. 다른 누나들이랑 파랑이 형은 아직 어려서 못 들어왔어. 그래도 밖에 다 있어.

         누나들이랑 파랑이 형이 전해달래. 우리 남이 파이팅.

주황 : (남이 손 잡고) 우리 남이 파이팅하는 거야.

 

 

37. 씬. 중환자실 앞 (낮)

 

-강하, 은말, 진주,, 노랑, 초록, 파랑 서 있는.

 

은말 : 근데, 어떻게 변호사님께서 여기 계세요?

진주 : 근무 시간이신데?

강하 : (어색하게 미소 짓는)

파랑 : 아저씨?

강하 : 응? 그래.

파랑 : 아저씨, 우리 누나 사랑하는 거 맞죠?

강하 : ....

 

-은말, 진주 놀라서 눈 커지는.

 

파랑 : 그렇죠?

강하 : 그래, 맞다.

은말 : 진, 진주야, 나 물 좀....

진주 : 나부터 좀 갖다줘봐.

 

 

38. 씬. 병원 복도 (낮)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인구, 민경. 재영.

 

인구 : 진짜 우리 아버지 너무하시네. 어떻게 입원하신 걸 김박사 전화를 받고 알게 하시냐?

         진짜 내 얼굴 깎아내리자고 작정하지 않으시고선 이러실 수 없어.

민경 : ...

 

-다가오는 민철. 이민철이란 이름표, 검사복 입고. 동료와 얘기하며 걸어오다가.

 

민철 : 누나?

민경 : 어. 연수 갔다던데?

민철 : 며칠 전에 왔어. 안녕하셨어요? 매형?

인구 : 응. 처남도 잘 있었지?

재영 : 삼촌 안녕하셨어요?

민철 : 재영이 귀국했구나? 더 이뻐졌다, 넌. 참, 누나, 나 이번에 검사실 실장으로 승진했어.

민경 : 축하한다.

민철 : 근데 무슨 일로?

민경 : 아버님께서 입원하셨어.

민철 : 아니, 사돈어른께서 어디가 안 좋으셔서?

민경 : 노환이시지 뭐. 일 봐라.

민철 : 나도 사돈어른께 가서 인사는 드려야지.

민경 : 그럴 거 없어. 바쁜데 일 해.

 

-인구, 민경, 재영 걸어가는.

 

민철 : (씁쓸한 표정으로 서 있는)

인구 : 당신 동생한테까지 왜 그래? 인사하고 싶다는데? 난 재영이 약혼식에도 당신 친정 식구 부르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렸는데.

민경 : (냉정하게) 어차피 안 하게 된 결혼 부르지 않은 게 다행이죠, 뭐.

재영 : .....

 

 

39. 씬. 병실 (낮)

 

-정회장, 누워있고, 인구, 민경, 재영 들어오는.

 

인구 : 아버지? 진짜 왜 이러시는데요? 입원을 하셨으면 전화라도 해주셨어야죠.

정회장 : 전화 안 해도 이렇게 알고들 오지 않냐? 조용히 생각 좀 하려고 했더니만 뭐하러들 와?

 

-민경, 핸드폰 울리고.

 

민경 : (나가는)

 

 

40. 씬. 병원 복도 (낮)

 

-민경, 핸드폰 받는.

 

민경 : 무슨 일이야? (굳어지면서) 뭐라구?

 

 

41. 씬. 병원 입구 정도의 장소 (낮)

 

-민경, 서성이고 있으면, 도식, 택시에서 급하게 내리는.

 

도식 : (뛰어오는)

민경 : 오정애가 돌아왔다니?

도식 : 위조 여권이 문제가 됐어.

민경 : (화를 폭발하면서) 그러니까 제대로 하라고 했잖아?

도식 : 급하게 출국시켜야 해서 어쩔 수 없었다.

민경 : 경찰서에 있는 거야? 지금?

도식 : 근데 문제가 생겼다.

민경 : 또 무슨 문제가 생겨?

도식 : 중국에서 오정애 모자를 도와주기로 했던 사람과 오늘 오전에서야 연락이 되서 경찰로 찾아갔을 땐 이미...

민경 : 이미 뭐?

도식 : 네 시아버지가 다녀가신 뒤였어, 원강하 변호사하고.

민경 : (어깨 툭 떨어지고)

도식 :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거 같다.

민경 : .......

 

-그 모습, 멀리서 걸어오다가 보는 장수.

 

장수 : (도식을 보고, 놀라고, 그러다 그 옆에 서 있는 민경을 보고 더욱 놀라는)

 

 

42. 씬. 검사실 (낮)

 

-강하, 은말, 진주, 검사 받고 있는...

 

빨강 : (민철에게) 저도 검사 받고 싶은데.

강하 : 검사 받아봤다면서요?

빨강 :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다시 한 번만 잘 좀 검사해주세요.

민철 : 검사 받겠다는 분들이 진짜 많으시네요. 아깐 원준하씨란 분도 검사 받고 가셨는데.

빨강 : ...

강하 : ...

 

 

43. 씬. 중환자실 앞 (낮)

 

-주황, 노랑, 초록, 파랑 서 있고,, 강하, 은말, 진주, 빨강 걸어오는.

 

주황 : 우리도 검사 받으면 안 돼?

노랑 : 그래, 언니 우리도.

빨강 : 안 돼, 너흰 너무 어려서.

주황 : 그럼 나라도?

강하 : 성인이라야 가능한 거야. 기다려보자. 여러 군데다 부탁을 해놨으니까 좋은 소식 곧 올 거다.

 

-장수, 뭔가 이상한 느낌으로 갸웃거리면서 걸어오는.

 

진주 : 이차장님?

장수 : 진주씨?

진주 : 빨리도 오셨네요, 어서 가서 검사 좀 받아보세요.

장수 : 아, 네. 그런데 빨강씨?

빨강 : ....

 

 

44. 씬. 병원 일각 (낮)

 

-장수, 진주, 빨강, 강하 서 있는.

 

장수 : 어떻게 그 트럭 운전사가 우리 사장님 사모님과 아는 사인지 정말 이상하지 않아요?

빨강 : ....

강하 : (뭔가 가닥이 잡히는 듯 한 느낌으로)

 

 

45. 씬. 병실 앞 (낮)

 

-인구, 민경, 재영 병실에서 나오는, 강하 걸어오는.

 

인구 : 진짜 우리 아버지 해도 너무 하시네. 옆에 있는 것도 귀찮다 그거시지.

민경 : (강하 보고) 무슨 낯으로 원변호사가 여길 와요?

강하 : ....

재영 : 엄마?

민경 : 그렇게 망신을 줬으면 이런 데는 나타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재영 : 그러지 마. 엄마.

민경 : (재영을 날카롭게 보는)

재영 : 우리 문젠 우리가 알아서 해결했어. 강하 오빠 잘못 없으니까 강하 오빠더러 뭐라고 하지 마.

민경 : 넌 이 지경이 되서도 원 변호사 역성을 들고 싶니?

재영 : 잘못 없으니까 없다고 하는거야. 화를 내려면 나한테만 내. 엄한 사람한테 그러지 말고.

인구 : 회장님 입원하신 건 어떻게 알고 왔냐? 아버님이 넌 오라고 전화 하셨디?

강하 : .....

민경 : (불안하기만 한)

강하 : 그럼... (병실로 들어가는)

인구 : 재영이랑 결혼 안 하게 됐는데도 왜 그렇게 강하만 이뻐하시는지.

 

 

46. 씬. 병실 (낮)

 

정회장 : (고개를 돌리면서) 뭐라구?

강하 : 그 날 오정애씨를 만나러 가는 길에도 재영이 어머님을 뵌 것 같습니다.

정회장 : .....

강하 : 오정애씨가 급하게 중국으로 가게 된 배경에 재영이 어머님이 무슨 역할인가를 하신 게 아닌가 싶구요.

정회장 : ...

강하 : 또...

정회장 : 또... 뭐냐?

강하 : 진빨강씨 부모님 교통사고에도 연관이 있으신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정황이 있습니다.

정회장 : (손이 떨리는) 무... 무슨 말이냐?

강하 : 그 교통사고를 낸 트럭 운전사로 의심이 되는 사람과 재영이 어머님이 만나는 걸 본 사람이 있습니다.

정회장 : (눈을 감으면서 비틀하는)

강하 : (다가서며) 회장님?

정회장 : (손을 뻗어서 괜찮다는) 강하야?

강하 : 네. 회장님.

정회장 : 이 일은... 너와 나만 알고 있는 걸로 하자구나.

강하 : ...

 

 

47. 씬. 식당 (밤)

 

-설렁탕 정도. 은말, 진주, 장수, 강하, 빨강, 동생들 앉아있는.

 

빨강 : (물끄러미 그릇만 바라보고 있는 동생들 보고) 뭣들 해? 안 먹을거야?

주황 : 우리 입맛 없어, 누나.

빨강 : 입맛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느네들이 언제 입맛 없은 적이 있다구.

노랑 : 그래도 남이가 아픈데 우리가 어떻게 밥을 먹어?

빨강 : 그럼 다 같이 굶어 죽을래? 쓸데없는 소리들 하지 말고 어서들 먹어. 밥 먹고 기운 내서 남이한테

         파이팅 해줘야 할 거 아냐? 어서들 먹어, 어서들. (수저 들고 국 먹으면서) 자, 누나 하는 거 따라 해, 어서. 말들 안 들어?

파랑 : 대빵이 먹으라잖아? (수저 들고 밥 먹는)

 

-주황, 노랑, 초록도 먹는.

 

강하 : 자식들 대빵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구나.

빨강 : 떠들지 마시고, 변호사님도 드시기나 하세요. 뭣들 해요, 다들 드시지 않구.

은말 : 먹는다 먹어. 애가 왜 겁을 주고 그런다니.

 

-진주, 장수도 눈치 보면서 밥 먹는.

 

강하 : 저 그리고 할머님?

빨강 : 떠들지 마시고....

강하 : (톤 높여서) 할 말은 좀 합시다.

빨강 : 왜 소리는 지르고 그러세요?

강하 : 할 말도 못하게 하니까 그런 거 아닙니까?

진주 : (장수에게) 둘이 연애 하는 거 맞는 거 같아요. 사랑사움도 막 공개적으로 하고 그러는 거 보면.

장수 : (놀라서) 네? 두 분이 연애를....

은말 : 저한테 할 말 있으세요? 변호사님?

강하 : 죄송하지만, 당분간 애들하고 우리 집에서 지내주시면 어떨까 해서요. 괜찮으시겠습니까?

은말 : 아, 그러믄요. 괜찮죠.

파랑 : 우리 그럼 다시 변호사 아저씨 집에 가서 살아도 돼요?

강하 : 응. 된다.

빨강 :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강하 : 조용히 밥이나 드세요, 댁은. 남의 말에 끼어들지 말고. 그리고 집에 가셔서 내일 태규도 좀 병원으로 보내주십쇼.

         한 사람이라도 더 검사를 받아봐야 할 테니까.

 

 

48.씬. 술집 (밤)

 

-재영, 술 마시고 있으면, 다가오는 준하.

 

준하 : 왜 또 불러?

재영 : 실연 동지끼리 위로나 하자구.

준하 : (쓰게 웃으며 앉는) 술맛은 제대로 나겠다.

 

-시간 경과.

술에 취한 준하와 재영.

 

준하 : 밥도 되게 못한다, 빨강씨. 계란 후라이도 못해. 연습을 하는데도 너무 못해. 빨강씨가 해준 밥 먹는 우리 형 표정을

         봤어야 하는데. 우리 형 빨강씨랑 결혼하면 진짜 고생 좀 할 거다. 알잖냐? 우리 형 입맛 까다로운 거. 깨소금 맛이지?

         혼자 까탈은 다 부리고 살다가 음식 솜씨 없는 와이프 만나서 고생할 거 생각하면 고소해 죽겠지?

재영 :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는) 차라리 너 미국이나 가라.

준하 : (보고 씩 웃으면서) 뭐하러?

재영 : 가겠다면서?

준하 : 형이 이젠 그 사람 옆에 있는 뭐하러 가? 나 미국 가면 형이랑 빨강씨 나한테 계속 미안해 할 텐데.

         옆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줘야지.

재영 : 너 아무렇지 않은 거 아니잖아?

준하 : 티 나냐?

재영 : (쓸쓸하게 미소 지으며) 응, 무지하게.

준하 : 연습 좀 열심히 해야겠다.

재영 : 우리 아주 오랫동안 술 마셔야 할 거 같지?

준하 : (재영의 잔에 건배하면서) 마시자, 정재영. 마시고 아예 죽어버리자.

재영 : (웃으며) 그럴까?

 

 

49.씬. 중환자실 앞 (밤)

 

-의사, 강하, 빨강 얘기하고 있는.

 

빨강 : 오늘은 한 번도 눈도 안 뜨는데.

의사 : 상태가 나빠지고 있어서 그런 겁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지켜보시죠. (중환자실로 들어가는)

빨강 : (입을 가리는)

강하 : (보면)

빨강 : (구토를 느끼면서 뛰어가는)

강하 : (따라가고) 괜찮아요?

 

 

50. 씬. 병원 복도 (밤)

 

-강하, 여자 화장실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면서 서성이고 있는.

 

 

51. 씬. 화장실 안 (밤)

 

-빨강, 변기 앞에서 토하고 있는.

 

 

52. 씬. 화장실 안 (밤)

 

-빨강, 울면서 입을 헹구고 있는.

 

강하E : 괜찮아요? 괜찮냐구요?

 

 

53. 씬. 병원 복도 (밤)

 

-화장실에서 나오는 빨강, 강하 다가서는.

 

빨강 : 너무 많이 먹었나 봐요, 이 죽일 놈의 식탐은 어째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다 형제 많은 집에서 산 후유증이라니까요.

강하 : (빨강을 감싸 안는)

빨강 : ....

강하 : 내 앞에서까지 씩씩한 척 하지 않아도 돼요.

 

-뛰어오다가 그런 강하와 빨강을 보는 태규, 걸음 멈추면서 멍해지는.

 

강하 : (다독이는데)

태규 : (다가서면서) 큰 삼촌?

강하 : (무안한 느낌으로 빨강에게서 떨어지는)

태규 : 지...지금 두 사람...뭐하고 있는거야?

강하 : 밤엔 검사 안 되는데, 뭐하러 지금 나와? 내일 나오라고 은말 할머니가 그러셨을텐데.

태규 : (버럭) 두 사람 왜 그러고 있었냐니까?

 

 

54. 씬. 병원 일각 (밤)

 

-태규, 벽에 머리 찧으면서 발광을 하는.

 

강하 : 야, 임마. 그러다 진자 머리 깨져.

태규 : 난 정말 큰 삼촌은 그럴 줄 몰랐어.

강하 : 미안하다.

태규 : 큰 삼촌은 진짜 나빠. 작은 삼촌은 결투라도 신청했지만, 큰 삼촌은 뒤에서 호...호...호박..호박.. 아 그게 뭐더라.

강하 : 호박씨 까서 진짜 미안하다.

태규 : 나랑 작은 삼촌하고 결투하는 사이에 빨강이 마음이나 뺏고.

강하 : 그러면 안 돼, 너.

태규 : 뭐가?

강하 : 아주머니라고 불러야 하는 거야, 빨강이 빨강이 하면서 이름 부르면 막돼먹은 놈 되는 거야.

태규 : 싫어, 나 빨강이 빨강이 하고 부를거야. 나도 복수는 해야 하는 거잖아?

 

 

55. 씬. 중환자실 앞 (밤)

 

-빨강, 앉아있는데. 걸어오는 재영.

 

빨강 : (굳어져서 일어나는)

재영 : 강하 오빠는요?

빨강 : 잠깐...태규가 와서..

재영 : 잘 됐네요. 둘이서만 얘길 조금 하고 싶었는데...

빨강 : ...

재영 : 나 술 좀 많이 마셨는데. 그렇다고 주정하려고 찾아온 건 아니에요.

빨강 : 죄송해요.

재영 : 뭐가요?

빨강 : ....전부 다.

재영 : 참 드런 놈의 세상이죠?

빨강 : (보면)

재영 : 진빨강씨가 캔디도 아니고, 왜 다들 진빨강씨만 좋아하는데?

빨강 : 저 머리 쥐어뜯고 싶으면 그러셔도 돼요.

재영 : (보다가 피식 웃어버리는)

빨강 : (웃는)

재영 : (손 내미는)

빨강 : (보고)

재영 : 깨끗이 승복할게요. 제가 졌어요.

빨강 : (손 잡는)

 

-그 모습, 환자복 차림으로 걸어오다가 보는 정회장.

정회장, 돌아서려는데. 강하 걸어오는.

 

정회장 : (강하, 잡으면서) 우린 피해주자꾸나.

 

-정회장, 강하 걸어가는.

 

재영 : (손 놓으면서) 더 길게 싸워보고 싶었는데 봐주는 거예요.

빨강 : ....

재영 : 동생이 아픈 사람 붙잡고 나랑 더 싸워보자 그럴 순 없잖아요.

빨강 : 저 실장님이 맘 먹고 싸워보자 하셨으면 이길 수 없었을 거예요.

재영 : 아니요. 그렇진 않을 거예요. 처음부터 난 가능성이 1프로도 없었던 거니까. 원강하라는 남자, 지금까지 어떤 여자도

         여자로 본 적 없어요. 실은 나 그거에 매달렸던 거예요. 아무도 여자로 보지 않는 남자니까, 내 옆에 붙들어둘 수 있겠다.

         그랬는데... 진빨강씨 같은 말도 안 되는 복병이 나타날 줄 알았어야 말이지.

빨강 : .....

재영 : (빨강 어깨 툭 치면서) 그 남자, 평생 여자 때문에 속 썩이는 일은 없을 거예요. 갈게요.

         주정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주정만 하고 가는 꼴이네. (걸어가려면)

빨강 : 원팀장님....

재영 : (걸음을 멈추고)

빨강 : 저한테 왜 처음에 다가오셨는지 아세요?

재영 : (돌아보는)

빨강 : 실장님을 위해서셨어요. 변호사님 마음을 실장님께 돌려드리기 위해서...

재영 : ...

빨강 :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가장 많이 사랑하는 방법은 자신도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이세요.

재영 : (멍하니 보다가 돌아서서 걸어가는)

 

 

56. 씬. 삭제

 

 

57. 씬. 삭제

 

 

58. 씬. 강하의 방 (밤) -수정

 

-주황, 책상 앞에 앉아있고. 준하, 노랑, 초록, 파랑 그 뒤에 서 있는.

 

주황 : (모니터 터치하며) 이렇게 올리고.

준하 : 주황이 글 진짜 잘 쓰는구나.

주황 : (미소 짓고) 이 사이트에도 들어가 보자.

노랑 : 이거 보고 우리 남이 도와줄까?

주황 : 하는 데까진 해보는 거지 뭐.

 

 

59. 씬. 병원 전경 (낮)

 

 

60. 씬. 병원 복도 (낮)

 

-은말, 봉투 두 개 들고, 빨강과 강하에게 주는.

 

은말 : 갈아입을 옷이요.

강하 : 고맙습니다.

은말 : 근데 밤에 눕지도 못하고 계속 이렇게 앉아서들 새서 어쩐대?

강하 : 회장님이 병실까지 마련해두고 좀 가서 쉬라는데도 말을 죽어라 안 듣습니다. 말 듣다 죽은 귀신이 조상에 있는지.

빨강 : 출근하시라니까 왜 말을 죽어라 안 들으시는데요?

강하 : 출근 안 할 거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합니까?

빨강 : 그러면서 월급 받으시기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강하 : 별 걱정을 다 하십니다. 휴가 냈으니까 걱정 붙들어 매십쇼.

은말 : 그럼 계속들 싸우세요. (돌아서서 걸어가는)

빨강 : 여기 계셔 봐야 할 일도 없으니까 그냥 출근 하시라구요.

강하 : 마음에 없는 소리 좀 하지 마십쇼. 내가 옆에 있어서 든든하면서.

빨강 : 누가 든든하대요? 제가요?

강하 : 그냥 눈물나게 고마우면 그렇다고 하죠?

빨강 : 아이고, 눈물 나게 고마울 일도 없네.

강하 : (다가서서 빨강의 얼굴을 감싸 쥐고 입을 맞추는)

빨강 : (멍해지는)

강하 : (떨어지는)

빨강 : (멍한 상태로 있는)

강하 : 또 한 번 떠들어 봐요. 그럼 뽀뽀하고 싶어서 그런 거로 알 테니까.

빨강 : ....

강하 : 고마우면 고맙다고 해버리면 되지. 무안하면 너무 떠들어. 진짜 나쁜 성격이야.

         옷 갈아입고 올 테니까 반성 좀 하고 있어요. (걸어가는)

빨강 : (여전히 멍한 상태로 서 있는)

 

 

61. 씬. 병실 (낮)

 

-정회장,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강하 그 옆에 서 있는.

 

강하 : 김성호씨와 회장님의 유전자 검사 결과는 친자가 아니라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회장 : 그...그럼...대체 진 원장은 왜 그런 메시지를 남긴 걸까.

 

 

62. 씬. 멀티샵 식당 (낮) -수정

 

-민경 시연하고 있고, 쉐프 옆에 서 있는.

 

민경 : 내 입엔 딱 맞는데요. 쇼핑하다 지친 고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겠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입 닦는데 저만치 서 있는 도식 보이는)

 

 

63. 씬. 멀티샵 사무실 (낮)

 

-민경, 도식 들어오는.

 

도식 :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민경 : (보면)

도식 : 김성호가 네 시아버지 손자가 아니란 결과야.

민경 : (당황하는)

도식 : 이거 괜한 고생 한 거잖냐?

민경 : 확실해?

도식 : 확실해. 네 운이 아직은 다하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부턴 두 다리 쭉 벋고 자도록 해라. 간다. (나가는)

민경 : (긴장이 풀리면서 의자에 주저앉는, 핸드폰 울리는) 여보세요? 민철이 네가 웬일이니?

민철E : 이상한 일이 있어, 누나.

 

 

64. 씬. 병원 일각 (낮)

 

-민경, 검사지 보고 있는, 민철 그 옆에 서 있는.

 

민철 :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민경 : (믿기지 않는 눈길로 검사지를 들여다보는) 이...이...이게 무슨 뜻이니?

민철 : 누나 시아버님과 진남이란 아기 보호자인 진빨강이란 여자가 혈연관계라는 거야.

민경 : ...

민철 :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

민경 : (비틀하는)

민철 : (놀라서) 누나?

민경 :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멍해지는)

 

 

65.씬. 병실 (낮)

 

-민경, 들어서는. 정회장, 침대에 앉아있고, 강하, 빨강, 서 있는.

 

빨강 : 정말이예요? 할아버지?

정회장 : 그렇다는구나.

민경 : (빨강을 복잡한 시선으로 보는)

정회장 : 일본에 남이에게 이식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방금 전에 연락 받았다.

빨강 : (펄쩍 펄쩍 뛰며) 정말인거죠? 정말인거죠?

정회장 : 그렇다니까. 오늘 밤에 입국할테니까, 이젠 아무 걱정하지 마라.

강하 : (빨강의 손을 잡는)

빨강 :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 남이 이젠 살 수 있는 거죠? 그런 거죠? 할아버지?

 

 

66.씬. 병실 앞 복도 (낮)

 

-빨강, 강하, 민경 걸어 나오는.

 

민경 : 다행이네요. 마침 조직이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아서.

빨강 : 고맙습니다.

민경 : 원변호사?

강하 : 네.

민경 : 나하고 잠깐 얘기 좀 할까요?

 

 

67. 씬. 중환자실 앞 (낮)

 

-빨강, 뛰어오면, 은말, 진주, 장수, 동생들 서 있는.

 

빨강 : 우리 남이 수술 할 수 있어.

은말 : 정말이야?

빨강 : 응. 할아버지가 찾아내주셨어. 일본에 있대, 오늘 밤에 수술하러 올 거래.

 

-모두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하는.

 

 

68. 씬. 병원 복도 (낮)

 

-강하, 민경 서 있는.

 

민경 : 진빨강씨와 좀 특별한 사인 거 같은데, 내가 잘 못 본 건가요?

강하 : 아닙니다. 특별한 사이 맞습니다.

민경 : 우리 재영이와 결혼할 수 없는 이유가, 저 아가씨 때문이었다는 거군요?

강하 : 죄송합니다.

민경 : 원변호사?

강하 : 네.

민경 : 미국 지사 지원했었죠?

강하 :  ...

민경 : 우리 재영일 위해서 미국 지사로 가는 건 어떻겠어요?

강하 : ...

민경 : 진빨강씨와 결혼해서?

강하 :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민경 : 우리 재영이 생각을 좀 해달라는 거예요. 그처럼 목을 맸던 원변호사가 저 아가씨와 결혼해 사는 모습 봐야 하는

         그 애 심정 짐작이나 해요?

강하 : ...

민경 : 새끼 가진 어미로 부탁하는 거예요. 진발강시와 결혼해서, 미국으로 가줘요.

강하 : ...

민경 : 그래줄 수 있죠?

강하 : 아직은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 사람 어린 동생이 큰 수술을 받아야 할 입장이니,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생각해보겠습니다. (인사하고 돌아서서 가는)

민경 : 제발 좀 생각을 해줘요, 원변호사.

강하 : (걸어가는)

민경 : (초조해서, 주먹을 입으로 깨무는)

 

 

69. 씬. 수술실 앞 (낮)

 

-준하, 서 있는. 태규 뛰어오는.

 

태규 : 수술 시작했어?

준하 : 그랬을 거야.

태규 : 근데 작은 삼촌은 왜 여기 있어?

준하 : 그냥.

태규 : 빨리 가 보자.

준하 : 난 됐어. 너나 가봐라. (걸어가는)

태규 : (뛰어 들어가는)

 

-재영, 준하 앞으로 다가오는.

 

준하 : (보고)

재영 : 걱정은 되는데, 앞에 나설 용기는 아직 없는 거니?

준하 : 그냥 와졌어. 넌?

재영 : 네가 여기 있을 거 같아서. 네가 날 찾아내는 것처럼 나도 그래진다. 역시 우린 둘도 없는 친군가 봐.

         가자. 여긴 우리 자리 없을테니까 어디 가서 그 꼬마 수술 잘 되라고 기도나 해주자.

 

-돌아서서 나란히 걸어가는 두 사람.

 

 

71. 씬. 수술실 앞 (밤)

 

-수술 시간 오래 경과 되는. 정회장, 은말, 진주, 장수, 동생들, 강하, 빨강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의사 나오는. 모두 다가서고.

 

의사 :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동생들 환호하고. 빨강, 입을 가리면서 눈물 터뜨리는.

 

강하 : (그런 빨강의 어깨를 감싸는 모습에서)

 

 

 

 

 

 

 

 

 

 

 

 

 

 

 

 

 

 

 

 

 

 

 

 

 

 

 

 

첨부파일 별을따다줘19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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