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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2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02.21|조회수882 목록 댓글 0

[신의] 22

 

 

 

 

 

 

 

 

 

 

#1. 우달치 병영 마당

 

마당이 거의 비어있다.

우달치 한명이 연습용 무기를 잔뜩 들고 구보로 지나쳐간다.

저기 보이는 대문. 보초 두명이 지키고 있다.

그 중의 보초 한명이 뭔가 이상해서 걸어 나와 주위를 살핀다. 아무 이상은 없다.

그러나 그 보초의 머리 위 (숙소 쪽?) 이층 난간 혹은 지붕 위로 이동하고 있는 마부.

숙소의 방문 중에 하나가 열린다. 순간. 마부가 이동하는데. (예전에 칠살의 움직임처럼)

스륵 연기처럼 이동하여 다음 칸으로 착지해 내린다.

바로 그 옆의 방문에서 나온 우달치는 그 움직임을 느끼지 못했다.

 

 

#2. 최영의 방

 

은수가 배양액에 매달려 있다.

옆의 화로에는 단지에 끓는 물. 은수가 집게로 끓는 물에서 소독한 접시를 하나씩 꺼내고 있는 중.

저만치 옆에서는 대만이 이상한 자세로 앉아서 졸고 있다.

그러다 대만이 눈을 번쩍 뜬다. 튀어 오르듯 일어나며 문을 향한다.

은수가 이상해서 그런 대만을 돌아본다.

다음 순간 문이 조용히 열린다. 거기 마부가 우두커니 서서 은수를 본다.

순식간에 튀어나와 그 앞을 막아서는 대만. 마부가 공격해오자 피하고 구르며 호각을 불어댄다.

그들이 싸우는 와중에 탁자가 엎어지고 뭔가가 떨어져 부서진다.

은수가 순간. 배양액 그릇들을 돌아본다. 마음이 급한데.

대만이 마부를 상대하며 외친다.

 

대만 : 도망쳐요.

 

은수가 급한대로 배양액 접시를 집으려 하지만 마부가 공격해 들어온다.

급해서 옆으로 도망치는 은수.

거의 동시에 문으로 달려 들어오는 우달치 두명. 그 중의 하나는 점오. 동시에 마부를 공격한다.

은수가 다시 배양액 쪽으로 다가서 간신이 하나를 집는다.

우달치들의 공격을 피하며 마부가 이쪽으로 온다.

대만이 달려들어 은수를 밀어낸다.

우달치와 마부가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배양액을 늘어놓았던 탁자가 엎어지고 접시들이 다 깨진다.

은수 미칠 것 같지만, 손에 하나의 접시를 들고 문 쪽으로 도망치려 한다.

우달치들이 마부를 간신이 막고 있다.

은수가 마악 문을 나서려는데. 마부의 공격에 뒤로 밀리던 우달치 하나가 은수를 친다.

은수가 그만 엎어져 넘어진다. 손에 들고 있던 접시가 와작 깨져버린다.

순간 은수 정신없이 쏟아진 것들을 두 손으로 쓸어담으려 애쓰지만. 소용없다.

대만이 달려와 은수를 이끌고 밖으로 도망친다.

은수가 끌려 나가며 뒤를 본다. 뒤이어 도망쳐 나오는 우달치가 쏟아진 배양액을 밟아 버린다.

 

 

#3. 최영의 방 앞 복도

 

안에서 뛰쳐나온 점오와 다른 우달치가 문을 닫아버리며.

 

점오 : 저 놈이 내공을 쓴다. 지원이 필요해.

 

다른 우달치 하나가 지원요청하러 달려가고.

대만이 은수를 잡아당기며.

 

대만 : 빨리요.

 

은수가 반은 넋이 나가서 대만에게 끌려 도망치며 또 돌아본다.

 

 

#4. 최영의 방 안

 

격투로 엉망이 된 방 안에서 마부가 이리저리 다니며 무언가를 찾는다.

(원래 여기까지 온 목적이 은수의 하늘 물품을 찾는 것이었다)

마부가 지나간 지점에 박살이 나서 깨져 흩어져 있는 배양액 접시들이 보인다.

마부가 뭔가를 발견했다. 거기 면포에 가지런히 늘어져 있던 수술도구.

마부가 둘둘 말아 품에 넣는다.

 

 

#5. 궁의 회랑

 

간격을 두고 지키고 있는 우달치들. (21부 앤딩 씬의 바로 앞 상황)

그 중에서 돌배가 슬쩍 돌아보는 곳. 저만치의 최영이 혼자 우두커니 서있다가 저쪽으로 간다.

// 구석진 자리로 들어서는 최영. 품을 뒤져 종이를 꺼낸다. 펼쳐본다.

은수가 만들었던 달력이다. 이제 달력은 15에서 30까지는 다 엑스표시가 되어있다.

최영이 1의 글자 위에 손가락으로 엑스 표시를 해본다. 도로 접어서 품에 넣는다. 초조함. 시간이 자꾸만 줄어든다.

상념을 떨치고 다시 걸어 나간다.

// 통로 중간에 선 최영이 편전 쪽을 바라보며 버티고 선다. 칼을 든 손을 들어 좀 움직여본다. 아직 괜찮다.

 

 

#6. 편전

 

옥좌 앞에 서서 비어있는 편전을 바라보고 있는 공민. 옆을 본다.

거기 노국이 궁녀와 무각시들과 함께 서 있다.

공민이 노국의 앞까지 와서.

 

공민 : 왕비에게 그런 짓을 하고.. 우리 아이에게 그 짓을 한 놈. 만나러 갑니다.

노국 : 예.

공민 : 나두 몇 번이나 생각했어요. 당장 달려가서 죽이고 싶다. 죽이라고 명하고 싶다. 그런데 참고 있습니다.

노국 : 알고 있습니다.

공민 : 사람들이.. 대장마저도 이해해주지 않아요. 그냥 명을 내리면 되지 왜 굳이 이래야 하는지.

노국 : 제가 압니다. 저는 이해시키셨어요.

공민 : 돌아오는 것이 많이 늦어질지 모릅니다.

노국 : (공민의 옷깃을 바로 잡아주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웃어 보인다)

 

 

#7. 궁의 회랑

 

공민이 도치를 뒤에 충석을 옆쪽에 거느리고 나선다.

거기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달치들이 공민의 좌우 뒤쪽으로 붙으며 함께 걷는다.

좀 더 걸어온 곳에 최영이 기다리고 있다가 충석의 반대편으로 가서 서며 공민을 호위한다.

그렇게 그들이 걸어온다. 지나간다.

 

 

#8. 곤성전 회랑

 

최상궁이 무각시 둘을 데리고 급히 나온다.

거기 대만이 초조해서 서있다가 최상궁을 본다.

최상궁이 대만의 옆에 있는 은수를 본다. 난간에 기대 앉은 은수는 반은 넋이 나가서.

최상궁이 놀라서 다가선다.

 

최상궁 : 의선?

 

은수가 최상궁을 보더니 그대로 아기처럼 안겨든다. 마지막 남았던 희망인 배양액을 다 잃어버린 직후다.

최상궁이 놀라서 어색하고 뻣뻣해진 채로.

 

최상궁 : (대만에게) 무슨 일이냐.

대만 : 그게요. 그 삿갓놈이 와서요. 그게.. 지금은 갔습니다.

최상궁 : 저놈은 맨날 말이 반토막이라서.. 이보세요. 의선. 뭐가 어찌 된 겁니까.

 

그러나 은수는 상궁의 품에 고개를 박은 채 훌쩍거린다.

최상궁이 은수의 등을 어색하게 두들겨준다.

 

 

#8-1. 최영의 방

 

최상궁, 대만과 함께 들어서는 은수. 싸움이 벌어졌던 방은 난리가 나있다.

은수가 급히 배양액이 있던 곳으로 와본다. 다 깨지고 남은 것이 없다.

탁자 위에 엎어져 깨진 접시를 만져보다가 은수가 다리 맥이 풀려 기대선다.

최상궁이 손에 걸리는대로 이것저것 치우며.

 

최상궁 : 해독제 만들던 것이..

은수 : 남은 게 없어요. 하나도.. (울컥.. 울고 싶어지는데)

대만 : 의선. 도구가 없어졌습니다. 여기.

 

대만이 수술도구가 있던 자리를 가리킨다.

 

은수 : 날 죽이러 온 게 아니고. 내 수술도구를 가지러 왔었나 보네요. (울먹) 그냥 달라 그러지.

최상궁 : 아무래도 궁에서부터 미행을 한 거 같습니다. 의선을 만나자고 했을 때부터 그럴 작정이었나봅니다.

 

하며 바닥에 엎어져 있는 상자를 뒤집혀져 있는 상자를 치우다가 멈칫.

그 상자는 전에 최영이 충석에게 맡겼던 것.

최상궁이 매희의 두건을 집어 올린다. 펼쳐서 자세히 보다가 아차해서 은수를 돌아본다.

은수가 보고 있다.

최상궁이 얼른 두건을 둘둘 마는데.

 

은수 : 그거 혹시.. 그 사람. 검에 매어놨던 거에요? 정혼자였던 분 꺼?

최상궁 : ..글쎄요.

은수 : 나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정말 알고 싶은 게 있는데..

최상궁 : 말씀하세요.

은수 : .. 그 사람 정혼자였다는 분. 돌아가신 뒤에 그 사람 많이 힘들어했다구 했죠.

최상궁 : ..그랬습니다.

은수 : 얼마나 많이 힘들었어요? 얼마나 오래?

최상궁 : .. (경계하는) 알고 싶으신 게 무엇인지요.

은수 : (깨진 배양액이 있는 데를 가리키며 횡설수설) 저기 깨져버린 거요. 내 해독제.

         다시 배양을 시작하면 시간이 좀 많이 걸려요. 하늘문 열리는 날까지 도저히 안 될 거에요.

         그럼 방법이 돌아가는 거 포기하고 계속 해보는 건데. 그게.. 안될 수도 있거든요.

         안되면.. 죽어야 되요. 내가. (정신이 헤매고 있다)

 

최상궁이 은수를 옆의 의자에 앉게 해준다.

 

은수 : 근데 그렇게 내가 죽으면 그 사람 어뜩해요? (멍해서 최상궁을 보는)

최상궁 : ... 남을 생각이십니까?

은수 : 그럼 내가 미친 거에요? (울먹해서) 미친 거죠? 근데 이대로 가버리면 내가 진짜로 미칠 거 같아서 그래요.

         매일매일 그 생각만 할 거에요. 이 사람. 괜찮을까? 정말 괜찮나? 괜찮은 건가.

최상궁 : .. (은수의 머리를 넘겨주며) 직접 물어보세요. 그 놈이 워낙 지 얘기를 남한테 해 본적이 없어서 많이 서툴겠지만.

            물어보세요. 그럼 대답할 겁니다. 의선한테는.

 

 

#9. 정동행성 앞

 

자막 정동행중서성 (征東行中書省) : 고려에 설치한 원의 내정간섭기구

 

 

#10. 정동행성 회의실

 

기철이 손유와 마주 앉아있다. 저쪽에는 덕흥이 서 있고.

손유가 탁자 위에 내려놓는 화려한 문서철.

 

손유 : 덕흥군마마를 왕으로 책봉한다는 칙서입니다.

기철 : (손을 내밀며) 진작에 주셨으면 만사 간단했을 것을.

손유 : (칙서를 손으로 덮어) 덕흥군마마 여쭙지요.

덕흥 : 말씀하세요.

손유 : 고려의 왕에 오르게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실 생각입니까.

덕흥 : 약속대로 고려를 원에 드리면 되겠습니까.

손유 : 그 다음은.

덕흥 : 그 다음은 내가 승상이 될 것이니.. 아. 이번에 수고한 덕성부원군 그에 맞는 보상을 해주고.

손유 : 그리고.

덕흥 : 단사관께서도 뭐 필요한 게 있습니까? 말씀을 하세요.

 

손유가 문서철을 내밀어 준다. 기철이 받아 덕흥에게 넘겨준다. 덕흥이 만족해서 안을 살핀다.

기철이 손유를 살펴보며.

 

기철 : 방금 저 대답에 만족하신 겁니까?

손유 : 만족합니다. 기득권 나누기에 정신없는 분들이 이 땅을 다스리는 한. 원나라에 해가 되진 않을테니까요. (일어서려는데)

기철 : 고려사람이라고 들은 거 같은데.

손유 : 그랬습니다. 예전에.. 희망을 갖고 있었을 땐 그게 중요했지요.

         (좀 웃는) 한때는 잘만하면 고구려 땅을 다시 찾을 수도 있다. 그리 믿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내가 잘만 하면.

기철 : (이해 안되서) 고구려 땅.

손유 : 허나... 세상은 언제나 부원군 같은 분들이 갖고 계시더군요. 나머지는 그저 끌려갈 뿐.

         그렇다면 땅의 이름 따위는 상관없지 않나.. 그런 결론을 내게 되었지요.

         (일어서며) 추국장엔 참여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돌아서 나온다. 문가에 이르기 전에 잠깐 선다.

뒤에 있는 이들이 보이지 않게. 잠시 허리춤에서 꺼내어 보는 것. 회중시계다. (근대사회에서 사용했음직한)

시간을 확인하고는 나간다. (손유는 근대 정도에서 타임슬립한 인물? 알 수 없음)

 

 

#11. 행성 회랑

 

공민이 우달치들의 호위를 받아 걸어오고 있다.

충석 돌배 덕만 등의 모습도 보인다. (최영 포함 일곱명)

최영이 걸어오며 주위를 살핀다. 원의 복장을 한 병사들과 기철의 사병들이 섞여서 빈틈없이 지키고 있다.

걸어가면서.

 

공민 : 대장.

최영 : 예 전하.

공민 : 오늘 아주 험하게 될 수도 있는데.

최영 : 그럴 거 같습니다.

공민 : 인사는 하고 왔습니까. 의선에게.

최영 : 돌아갈 생각이라서요. 인사 같은 건 따로 안했습니다.

공민 : (보는)

 

최영 그저 묵묵히 주위를 살피며 걷고 있다.

 

 

#12. 행성의 추국실

 

공민의 일행이 들어선다. (회의실과 공유해 사용해도)

이미 기다리고 있던 기철과 덕흥. 원나라 관료 복장의 사내들도 몇 명 기철 쪽에 자리하고 있다.

(양쪽으로 나눠지게 자리가 마련되어진)

공민을 보더니 다들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공민이 한쪽 자리에 착석한다. 우달치들이 반원을 그리며 둘러싸 선다.

최영은 슬쩍 빠져나와 창문 쪽으로 간다. 밖을 내다보며 상황을 점검하고.

그 와중에 기철이.

 

기철 : 주상전하께서 이렇게 친히 왕림하여주셔서..

공민 : 앞말. 생략하겠습니다.

기철 : (고개 숙여보이는)

공민 : 덕흥군. (미움으로 보며)

덕흥 : 예 전하.

공민 : 마지막 기회를 주겠어요. 왕비 납치의 죄를 받아 주살되거나. 이 땅을 떠나세요.

덕흥 : (웃더니) 전하. 이곳은 추국장입니다. 죄인으로 잡혀온 자의 죄가 있는지 없는지 어찌 억울한지 하나하나 헤아리셔서..

공민 : 내가 지금 용서해주겠다고 말하는 겁니다. 다 용서해 줄테니. 이 땅을 떠나되, 왕족의 이름은 삭제하겠다.

         다시는 왕의 자리를 탐하지 말라. 그것으로 이 나라 안에서 한 백성끼리 피를 흘려 싸우는 일은 없게 하자.

덕흥 : (한숨을 쉬더니) 덕성부원군. 진행하시게.

기철 : (일어서며 손유에게 받은 칙서를 보이며) 원나라 단사관이 전한 황제의 칙서입니다.

         오늘 이후로 고려의 왕위는 여기 덕흥군 마마께 넘겨졌습니다.

         원황제의 뜻에 거역하는 자는 원의 반역자며 또한 이 나라의 반역자가 되는 것이구요.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우루루 들어오는 원의 병사들. 기철의 쪽으로 주욱 선다.

 

최영 : (공민의 옆으로 붙는다)

공민 : (일어선다) 덕흥군.

덕흥 : 예 조카님.

공민 : 기어이 피를 흘릴 겁니까? 숙부의 피가 아니니 괜찮다는 겁니까?

덕흥 : 그리 피가 싫으면 저항하지 마시든가.

공민 : 지금 편전에 중신들이 모여 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물어볼 생각입니다. 나와 숙부님. 중에 어느 왕을 택할 것인지.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서..

기철 : 중신이고 백성이고 저는 그런 성가신 건 싫고. 이렇게 하겠습니다.

         선왕께서 이번 왕위 계승에 불만을 품고 주상께 반역한 바. 어쩔 수 없이 시해하였다.

 

원의 병사들이 검을 빼드는 와중에 덕흥군이 재빨리 문 밖으로 나간다. 다른 원의 관료들도 우루루 나간다.

기철도 문 쪽으로 이동하며 본다.

최영이 검을 뽑는다. 다른 우달치들도 뽑는다.

 

공민 : 숙부.. (소리 질러)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앞으로 나서려는데)

최영 : (얼른 앞을 막으며) 얘기가 통할 자들이 아닙니다.

공민 : 숙부. 내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세요.

 

하는데 찔러오는 원군의 칼.

최영이 공민을 뒤로 돌리며 받아채어 반격한다.

 

최영 : 모시고 나가겠습니다.

공민 : 아닙니다. 대장. 난 아직.. 남아있어야 합니다.

최영 : 돌배.

돌배 : 예.

최영 : 앞 서.

 

최영과 돌배가 맨 앞으로 나서고. 우달치들이 뒤에서 반은 공민을 에워싸고 입구로 이동한다.

입구 바로 앞에서 기철이 보고 있다. 최영이 그 앞에 마주 선다. 일전을 생각하고 있는데.

기철이 한 손을 올린다. 냉기가 서리는데. 최영도 칼을 옆으로 뻗는다. 내공을 올릴 생각인데.

무슨 생각인지 갑자기 기철이 몸을 돌려 나가버린다. (내공을 올리는데 문제가 있는)

최영이 의아해하는데. 옆에서 공격해오는 병사들. 일단 벤다. 튀는 피.

 

 

#13. 정동행성 마당 일각

 

들려오는 호각 소리.

우달치 복장의 대원 다섯명 한조가 대기하다가 그 소리를 듣는다. 그 중의 하나가 호각을 분다. (일정한 리듬이 있어도 좋을 듯)

그들이 일제히 한곳으로 달린다.

기철의 사병들이 마주 달려온다. 우달치들이 공격하며 계속 달린다. 이동하는 게 목적.

 

 

#14. 행성 외부 일각

 

금군의 지휘관 천막이 쳐져 있고. 안재와 지휘관들이 초조하게 기다리는 중.

그러다 안재가 손을 든다. 모두 조용히 시키고 기다린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일정한 리듬의 호각소리.

 

안재 : 안에서 상황이 벌어졌다. 대치중이야.

장교 : 언제 기습합니까.

안재 : 아직 아니다. 명이 올 때까지 대기.

장교 : 언제까지요.

안재 : (버럭) 대기하래잖아. !

 

 

#15. 개경 궁의 전경

 

도치소리 : 현재 주상전하께서는 정동행성에 억류되어 계십니다.

 

 

#16. 편전

 

중신들이 모여서 놀라 듣고 있다.

 

도치 : 덕성부원군 이하 권문세족들이 덕흥군을 옹립하고자 정변을 일으켰습니다.

         전하께선 십수명의 우달치군의 보호를 받고 계실 뿐입니다.

 

 

#17. 편전 뒤 복도

 

 

#18. 편전

 

중신들이 모두 돌아본다. 거기 들어서고 있는 노국공주. 모두 놀라서 일제히 절을 한다.

노국의 옆에서 궁녀가 받들고 따르는 것. 옥새함.

환관 둘이 길다란 탁자를 들고 와서 가운데 놓는다.

도치가 그 위에 명령서를 얹는다. 노국이 옥새를 받아 옆에 놓는다.

 

노국 : 전하께서 행성으로 가시기 전에 여러 중신들께 전하라 하신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명령서를 가리키며) 이것은 군의 출병을 명하는 교지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옥새입니다.

         전하께서는 중신들께 옥새를 맡긴다 하셨습니다.

 

중신들이 웅성거린다.

 

노국 : 만약 전하께서 일을 당하게 되시면 중신들께 그 뒷일을 감당케 하라 하셨습니다.

익재 : 저희 손으로 정동행성을 치라 명하란 말입니까?

노국 : 그렇습니다.

목은 : 그럼 저희들더러 옥새를 찍으라는 것입니까?

 

노국이 초조해서 보는데.

대신들은 서로 얘기하느라 정신없다. 이게 무슨 뜻인가. 전하께서 왜 이러셨나.. 따지는 중.

 

 

#19. 편전 뒤쪽

 

 

#20. 행성 내 통로 / 낮

 

최영과 돌배가 앞장 서서 길을 열며 진행하고 있다.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우달치들과 공민.

한쪽에서 우루루 기철의 사병들이 달려들어온다.

최영이 그쪽으로 달려가며 막아서다가 다른 한쪽을 본다. 거기도 한 떼의 원의 병사들이 달려온다.

그러나 이윽고 합류하는 다섯명의 우달치들. 원병을 뒤에서부터 공격하며 다가온다.

공민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쪽의 건물(별채)을 가리킨다.

 

공민 : 우리는 저쪽으로 간다.

최영 : (돌아보며) 입구는 이쪽입니다.

공민 : 나가지 않겠어요. 여기 머물 것이야.

최영 : 전하.

 

공민이 고집스레 그쪽으로 이동한다.

최영이 다급해서 앞의 적을 베고 공민 쪽으로 달려간다.

적들이 공민을 노리지만 공민은 줄기차게 그 건물 쪽으로 간다.

최영과 우달치들이 급히 공민을 에워싸며 적들과 공방을 한다.

 

최영 : 명이 왔으면 벌써 왔어야 합니다.

공민 : 올 겁니다.

 

최영. 울화통이 터지며 옆에서 덕만을 찌르려던 적을 대신 막아서 베어 넘긴다.

 

 

#21. 편전

 

노국이 초조해서 보는 가운데. 중신들은 아직 논쟁 중이다.

 

중신 : 일단 행성 쪽에 사람을 보내서 정확하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봐야 할 것입니다.

목은 : 전하께서 생사까지도 위험하신 상황입니다. 뭘 더 알아봅니까.

익재 : 여러 중신들께서 우려하시는 거 압니다. 우리가 오늘 정동행성을 친다는 것은 원나라를 치겠다는 이야기.

         원하고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인데. 내 손으로 그 결정을 하고 싶지 않다는 거 아닙니까.

 

밖에서 금군 하나가 달려와 목은에게 전한다.

 

목은 : 원나라의 칙서가 도착했답니다. 덕흥군에게 왕위를 내어주었답니다.

 

여기저기 탄식하는 소리.

 

이색 : 제대로들 생각하십시오. 원에서 내려준 왕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지지하여 모신 왕이십니다.

중신 : 주상께서도 원래는 원에서 내려주신 왕이잖습니까.

목은 : (벌컥) 출병 안합니까? 전하께서 위험하시다구요.

 

또 시끄럽게 중구난방 떠든다.

노국이 옥새 옆에 꼿꼿이 서서 그런 그들을 보고 있다. 마음은 휘청이면서.

 

 

#22. 금군 천막

 

안재가 초조해 미치려 하며 서성인다. 부하 하나가 달려온다.

 

부하 : 안에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안재 : 전하께선.

부하 : 모르겠습니다.

안재 : 이 영감들은 대체 언제 결정을 내겠다는 거야.

부하 : 명이 없이 그냥 들어가면 안되겠습니까? 저 안에 우달치는 열둘 뿐입니다.

 

 

#23. 별채 내부

 

문을 벌컥 열며 들어서는 우달치들. 공민을 모셔 들인다.

먼저 들어선 자들은 안에 위험이 없는지 칼을 들고 살피고.

 

 

#24. 별채 외부

 

최영이 문 앞에 서서 적들을 막는다.

마지막으로 달려온 우달치가 허벅지를 베이며 비틀 다리를 꺽자 그의 옷깃을 잡아서 간신이 안으로 집어넣는다.

서너개의 창이 한꺼번에 찔러오는 것을 한번에 막아낸다. 호흡이 아까부터 거칠어져 있다.

그러다 순간 검을 잡은 자기 손을 본다. 창을 막고 있는 검을 잡은 손이 떨리고 있다.

간신이 창을 떨쳐내고 얼른 검을 왼손으로 바꿔 잡는다. 그러느라 왼손에 잡았던 검집은 떨구었다.

검을 내놓은 오른손이 아직도 떨린다.

다음에 들어오는 공격을 왼손으로 막아낸다. 먼저 들어갔던 돌배가 뒤에서부터 창을 찔러 다른 자의 공격을 막아내준다.

돌배가 하나를 찌르고. 최영이 왼손으로 하나를 베어 겨우 일시적인 평화를 찾는다.

거친 숨을 쉬며 최영이 주위를 둘러본다. 이곳 별채까지 오는 길에 즐비한 시체들.

자기 왼손에 들린 검에서 피가 주룩 흘러내리고 있다. 검을 떨쳐 피를 떨궈 내고. 땅에 떨궜던 검집을 찾아 든다.

떨리는 손으로 검을 집에 넣는다. 손이 떨려서 두어번 헛손질을 하고야 검을 넣었다.

문득 돌아보면 돌배가 그런 최영을 보고 있었다. 놀란 눈.

 

 

#25. 별채 내부

 

들어서는 최영. 돌배와 덕만이 후다닥 문 양쪽을 지키고. 부상 당한 두어명을 동료가 봐주고 있다.

안 쪽에 서있는 공민에게 가더니 그 앞에 한 무릎을 꿇는다.

다른 우달치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창문 등을 경계하고 있다.

 

최영 : 현재 금군 구백명이 이 정동행성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공민 : 압니다.

최영 : 그들은 명 하나면 행성을 바로 접수할 수 있습니다.

공민 : 그러겠지요.

최영 : 헌데. 전하의 작전에 따르면 중신들이 전하의 옥새로 출병을 명해줘야 한다는 거 아닙니까.

         설마 자기네 왕을 사지에 버려두고 모른 척 하겠느냐. 그리 생각하신 거지요?.

         허나 그 중신들.. 지금쯤 덕흥군와 전하를 놓고 저울질하느라 머리가 터지고 있을 겁니다.

공민 : 그렇게 약한 사람들이라서 오늘이 필요한 거에요. 저 사람들이 계속 이렇게 흔들리면 난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최영 : 너무 오래 끌면 제가.. (하기 어려운 말) 지켜드릴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손 상태가 불안해서 초조해하고 있다)

공민 : 내 백성들을 전쟁터로 몰아넣는 일입니다. 난 허락이 필요해요.

최영 : (한숨 쉬어 보더니) 중신들을. 백성을 믿으십니까?

공민 : ... 대장.

최영 : 예 전하.

공민 : 난 이제.. 내가 백성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영 : (물끄러미 보는)

공민 : (손을 뻗어 최영의 팔에 얹더니) 이런 내 고집 때문에 그대가 또 피를 보게 해서.. 면목이 없어요

최영 : ... 알겠습니다. (일어선다. 부하들에게) 장기전에 대비한다. 셋 중 하나는 뒤로 빠져 힘을 비축하고.

         전원 실내에서 전하만 지킨다. 입구는 내가 맡을 거니까.

우달치들 : 예에.

돌배 : 대장 혼자..

최영 : 내가 한다.

 

하면서 입구로 간다.

 

 

#25-1. 별채 앞

 

최영이 나와 선다. 뒤로 문을 닫고. 검을 뺀다. 검을 늘어뜨리고. 기다린다.

그가 바라보는 저 앞. 기철의 사병들 몇이 길에 쓰러져 있는 시체들을 끌어내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최영을 본다. 최영이 물끄러미 보자 얼른 시선을 피한다.

최영이 문득 하늘을 본다.

 

 

#25-2. 최영의 방

 

아직 엉망인 최영의 방.

은수가 물건들을 치우고 있다. 옆에서 대만이가 돕고 있고.

대만이는 힐끔거리며 은수의 눈치를 본다.

은수는 이제 울지는 않고 있는데. 우울하다. 깨져있는 배양액 접시들을 내려다본다.

점오가 큰 자루를 들고 오더니 깨진 접시들을 치우기 시작한다.

은수가 움직여서 다른 쪽으로 간다. 최영의 옷가지가 헝클어져 떨어져 있다.

주워 드는데 뭔가가 굴러 떨어진다. 주워든다. 아스피린 병이다.

우두커니 보다가 열어본다. 두 알의 아스피린이 남아있다.

기울여 털어보았더니 바삭바삭 형태를 알 수 없이 마른 꽃잎이 손바닥에 떨어진다.

목이 메는 기분이 되면서 마른 꽃잎의 냄새를 맡아본다. 그러다 묻는다.

 

은수 : 얼마나 위험해요. 우리 우달치들?

대만 : 괜찮습니다. 대장이 같이 있습니다.

점오 : 방금 소식을 들었는데요. 상대는 차륜전을 쓰는 거 같습니다. 우리가 수가 적으니까요.

         계속 적을 보내면. 아무리 대장이라도 힘에 한계가 있고. 그럴 때 고수를 투입하면.. 안 좋습니다.

은수 : 그럼.. 피를 많이 흘리겠네.

대만 : 괜찮습니다. 대장이니까.

점오 : (대만 한 대 때리려 하고)

대만 : (펄쩍 피하고. 뭐어)

 

은수, 아스피린 병을 도로 닫고. 옆 장 위에 올려놓는다.

그런 은수를 기웃거리면서.

 

대만 : 무슨 생각하십니까?

은수 : 그냥.. 여기서 산다는 건 이런 거겠구나.. 그 사람은 내내 이러구 살았구나.. 그런 생각. (웃어주는데 아련하다)

 

 

#26. 감옥 복도

 

// 입구 쪽.

금군들이 지키는 가운데 들어서고 있는 양사. 혼자 오는 중이다.

// 옥문 앞

양쪽에 금군이 둘 버티고 선다.

 

양사 : 화수인. 천음자. 계신가.

천음자 : (문 안쪽에 서며) 왜 이제야 와.

 

 

#27. 감옥 내부

 

화수인이 늘어져 앉아있다. 기름에 젖은 옷이 아주 기분이 안 좋은.

 

화수인 : 왔음 빨리 꺼내줘야지. 뭐하는 거야.

 

 

#28. 옥문 밖

 

화수인의 말에 금군 둘이 바로 무기를 뽑아 양사를 겨눈다. 양사가 두 손을 든다.

천음자가 재빨리 문에서 멀어진다.

 

양사 : 아니 내가 무슨 재주가 있어서 탈옥을 시킨단 말인가.

 

하는데 양사의 양손에서 나오는 녹색의 독연기. 양쪽의 금군이 목을 움켜쥐며 쓰러진다.

양사가 감추고 있던 피리를 옥창살로 넣어주며.

 

양사 : 덕흥군 마마께서 황제의 칙서를 받으셨다고 하네. 금군을 죽여도 뒤는 봐주실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하더니 재빨리 입구 쪽으로 도망친다.

 

 

#29. 감옥 내부

 

피리를 받아든 천음자가 문을 향한다. 화수인이 재빨리 일어나 반대쪽으로 붙는다.

천음자가 피리를 분다. 목표는 철문의 잠금쇠. 짧은 음파가 쉬잇 나가고 덜컥, 잠금쇠가 망가져버렸다.

천음자가 발로 철문을 밀어 차서 연다.

밖에서 금군이 공격해 들어온다. 천음자가 제압하고 그의 칼을 빼앗더니 뒤로 던져준다.

화수인이 받아든다.

 

 

#30. 감옥 복도

 

달려 들어오는 금군들.

감옥에서 나오던 천음자가 하나를 맡고 그 뒤에 나온 화수인이 두 번째의 배에 검을 찔러넣는다.

화수인은 사람을 죽인 거보다 자기 옷에서 나는 기름냄새가 더 기분 나쁘다.

 

 

#31. 편전 /

 

탁자 옆에 서있던 노국. 무릎에 힘이 빠지며 살짝 휘청이지만 다시 똑바로 선다.

여전히 삼삼오오 핏대 높혀 싸우고 있는 중신들.

목은이 가운데로 나서며 소리를 높혀.

 

목은 : 그럼 이렇게 하십시다. 출병 명을 내리자는 분들은 이쪽으로 서시고 반대하시는 분들은 이쪽으로 서시는 겁니다.

         수가 더 많은 쪽을 따르자는 겁니다.

중신 : 수가 많다고 옳다는 법은 또 어디 있는가.

 

다시 떠든다.

 

 

#32. 편전 뒤 /

 

 

#33. 별채 앞 / 문

 

앞에 최영이 혼자 서 있다. 한 손에는 칼을 늘어뜨리고.

최영이 슬쩍 뒤 쪽으로 신경을 쓴다. 집 뒤에서부터 돌아 습격을 하러 오는 사병들.

최영이 한숨을 쉬고 칼을 두 손으로 움켜잡는다. 달려오며 공격해오는 자를 벤다.

최영의 얼굴에 일직선으로 피가 튄다.

다른 적이 공격해 온다. 막고 베면서. 이 부분은 뭔가 무의식 속에서 계속 싸우는 느낌.

또 하나를 베어 쓰러뜨리고 주위를 둘러 본다.

섣불리 덤벼들지 못하며 저만치에서 노리고 있는 사병들.

최영이 자신의 검을 내려다본다. 피가 맺힌 검날.

 

 

#34. 행성 회의실

 

덕흥이 초조해서 거닐다가 돌아본다. 거기 기철이 털외투를 둘러쓰고 웅크려 앉아있다.

 

덕흥 : 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 건가. 옥좌가 비어있는 지금 어서 궁으로 들어가야지.

기철 : 못 갑니다.

덕흥 : 어째서.

기철 : 금군이 이 행성을 포위 중이니까요.

덕흥 : 내가 왕이야. 금군은 왕의 군대고.

기철 : 금군들 있는데 가서 그리 말해보시지요.

덕흥 : 그럼.. 어째야 하는가.

기철 : 지금 왕이 죽어줘야지요.

덕흥 : 그런데 최영 그 악귀 같은 놈이 막고 있고. 헌데 졸개들만 계속 보내서 그 놈을 죽일 수 있을 거 같은가.

기철 : (벌컥) 그럼 졸개라도 보내야 그자를 묶어놓지. 내가 직접 가서 잡을 수 있다면..

         (하다 말을 멈춘다. 지금 숨쉬기가 좀 어려운 상태다)

덕흥 : (그런 기철을 살피는데)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양사.

 

양사 : 우리 사병 오백이 더 오는 중입니다. 박대가댁 사병 삼백. 개암성에서 사백을 보내온다 하고요.

기철 : 도착은?

양사 : 우리 애들은 한식경이면 도착합니다. 나머지는 아마 해 질 무렵에는 도착할 듯 싶습니다.

기철 : (덕흥을 보며) 들으셨습니까? 이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며 외투를 더 둘러쓴다)

 

 

#35. 별채 내부

 

돌배와 덕만은 공민의 양 옆에. 나머지 우달치들은 방의 창문?등의 옆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마다 검을 빼들고 있는 중.

그 중앙에 혼자 앉은 공민이 초조함을 애써 누르고 있다.

 

 

#36. 편전

 

/ 다들 지쳐서 이리저리 앉아 수군거리는 중신들.

익재가 노국을 돌아본다. 노국은 아까의 자세 그대로 꼿꼿하게 서있다.

익재가 일어서 노국의 앞에 선다.

 

익재 : 왕비마마.

 

그 말에 모두 쳐다본다.

 

익재 : 옥체를 생각하셔서 이만 들어가 계시면..

노국 : 차라리. 버린다 말을 해주세요. 차라리 그대들의 주상전하. 버릴 터이니 그리 알라 말을 해주세요.

         전하께서는 지금도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계실 것인데. 하루밤. 백날밤이라도 기다리실터인데.

         난 못 보겠습니다. 그러니 차라리 버리세요. 취할 용기도 없고. 버릴 용기도 없으십니까?

 

노국이 익재를 똑바로 보고 중신들을 하나씩 둘러본다.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피하는 중신들.

 

 

#37. 금군 천막

 

안재가 돌아본다. 거기 달려들어오는 금군 전령. 두 손으로 교지를 받들어 건넨다.

안재가 옆에 세워두었던 칼을 들어 나가며.

 

안재 : 작전 개시다. 전하를 모시러 간다.

 

 

#38. 행성 회의실

 

덕흥이 돌아본다. 웅크리고 있던 기철이 고개를 든다.

순간 문이 열리며 달려 들어오는 양사.

 

양사 : 금군입니다.

기철 : 그럴 리가 없다. 그들이 감히 행성을 칠 리가 없어. 포위만 하구 있을 것이다.

양사 : 이미 성문이 뚫렸습니다.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나리.

기철 : 아니야. 가서 잘 봐라. 포위만 하구 있을 것이야. 그자들에게 그런 배짱이 있을 리가 없어..

 

말하다 보면 덕흥군은 이미 문 쪽으로 나가고 있다.

 

양사 : 나리. 몸도 안 좋으신데 이러다 포위되면..

기철 : 내가.. 누구한테.. 왜..

 

양사가 억지로 기철을 일으킨다.

 

양사 : 이리.. 빨리..

 

 

#39. 행성 내 복도

 

슬슬 도망쳐 오던 덕흥군이 멈춘다. 거기 금군들이 달려들어오고 있다.

얼른 뒤돌아 다른 길을 찾는 덕흥.

 

 

#40. 행성 내 다른 곳

 

금군들이 달려 들어오고 있다. 사병들이 쫓겨서 달아난다.

뒤쳐진 사병 두엇이 금군들에게 맞으며 무릎을 꿇는다.

 

 

#41. 별채 앞

 

최영이 우뚝 서서 보고 있다.

그 앞에 달려 올라오는 금군들. 맨 앞에 안재.

안재가 주위를 둘러본다. 시체들..

 

안재 : 전하께선.

최영 : 덕흥군은.

안재 : 찾는 중이야.

 

최영이 등 뒤에 지키고 있던 문을 열어주며.

 

최영 : 놈을 잡으러 갔다고 전해줘.

 

하더니 달려내려간다.

 

 

#42. 별채 내부

 

공민이 고개를 들어본다. 안재와 금군들이 우루루 들어오더니 반 무릎을 꿇는다.

 

안재 : 전하를 뫼시러 왔습니다.

공민 : 출병 교지를 받고 온 겁니까.

안재 : 받잡고 왔습니다. 중신 모두가 한마음으로 전해온 출병 교지라 들었습니다.

         현재 전하의 금군이 행성 내의 모든 건물을 접수하는 중입니다.

 

공민이 그제야 무너지듯 안심을 한다. 그러다 입구 쪽을 본다.

 

공민 : 대장은 어디 갔는가.

 

 

#43. 행성 내 복도

 

금군이 달려서 지나친 곳에 숨어있던 덕흥이 슬그머니 나타난다.

뒤를 보며 도망치다가 헉. 다시 앞을 보면 거기 기다리고 있는 마부. 덕흥의 등을 밀어 간다.

앞을 막는 금군 두명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44. 행성 마당

 

달려온 최영이 사방을 둘러본다. 오가는 금군들. 포로가 되어 끌려가는 원의 병사들.

어지러운데 덕흥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아 보인다.

그러다 문득 최영이 자기 손을 내려다 본다. 옷소매에도 손등에도 피가 튀어있다.

최영의 얼굴에도 피가 튀어있다.

 

 

#45. 최영의 방 / 밤

 

은수가 달려 나간다. 문을 벌컥 열고 달린다.

방안은 이미 다 치우고 난 뒤의 상태라 깨끗하다.

 

 

#46. 우달치 병영 / 밤

 

안에 남아있던 점오나 대만을 비롯한 우달치들이 우루루 달려나온다.

정문이 활짝 열린다. 열린 문으로 오늘 싸웠던 우달치들이 들어오고 있다.

안에서 기다리던 우달치들이 일제히 절을 한다.

최영이 가운데 서서 오고 있다. 그러다가 최영이 보는 곳.

거기 장교홀 문이 열리며 달려 나오는 은수. 넘어질 뻔 해서 간신히 선다. 최영을 보고 있다. 웃고 있는데 금방 울 거 같다.

최영이 그쪽으로 간다. 다른 우달치들은 서로 수고했니 마니.. 쳐주면서 인사 중.

그러나가 슬쩍슬쩍 하나둘씩 돌아보는 곳.

최영이 은수 쪽으로 가고 은수가 기다리고 서있다.

최영이 은수 앞을 지나쳐서 장교홀 쪽으로 간다. 은수가 어어.. 해서 어색하니 보고 있다.

은수가 우달치들을 돌아본다. 모두 못 본 척 해준다.

은수가 최영을 따라 들어간다. 남은 우달치들. 괜히 흐믓하다.

 

 

#47. 최영의 방 / 밤

 

먼저 들어서는 최영. 조금 뒤 그 뒤를 따르는 은수.

최영이 전혀 은수를 바라보지 않고 있어서 좀 어색하다.

최영이 검을 탁자 위에 던져 놓는다. 탁자에 대충 얹혀졌던 검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거칠게 들리는 소리.

은수가 놀라서 검을 보고 최영을 보지만. 최영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은수가 검을 집어들어 탁자에 얹어 놓아준다.

최영이 문갑 쪽으로 가서 새옷을 꺼내고 있다. 은수가 따라간다.

 

은수 : 도와줄게요.

 

갑옷을 벗겨 줄 생각으로 다가섰는데. 최영이 반사적으로 피하며 멀어진다.

 

은수 : 갑옷 벗는 거.

최영 : 됐습니다.

 

최영이 새 옷을 들고 다시 문 쪽으로 간다. (피칠갑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게 하고 싶지 않다)

최영이 문을 여는데.

 

은수 : 그러지 마요.

최영 : (멈칫)

은수 : 등 돌리고 피하고. 나한테 그러지 마요.

 

최영이 머뭇거리다가 은수를 향해 돌아 선다.

은수가 다가선다. 다친 데가 없는지 살핀다. 얼굴에 묻어있는 피를 봤다. 손으로 닦아내려고 하는데.

최영이 그 팔목을 잡아서.

 

최영 : 내 피가 아닙니다.

은수 : 알아요.

최영 : 오늘 상대한 적들. 전부 일반 병사들이었어서 베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은수가 최영의 목에 팔을 둘러 안는다. 잠시 서있던 최영이 은수를 마주 안는다.

최영은 겨우 숨이 쉬어지는 기분으로 은수에 목덜미에 묻어 눈을 감는데.

은수는 마음이 더욱 아파졌다.

 

 

#48. 곤성전 노국의 처소 / 밤

 

노국과 공민 둘만 있는 시간. 노국은 차를 잔에 따르고 있다.

 

공민 : 덕흥군은 결국 잡지를 못했어요. 잡았으면 이제야말로 죽일 명분이 되었는데.

         왕을 죽이려 했으니 더 빠져나갈 곳이 없었는데..

노국 : (잔을 내밀어 주는)

공민 : (받고서도 계속. 마음 속의 걱정 때문에 수다스러워진) 행성은 완전히 접수했다 합니다.

         그 성을 이제 무엇으로 쓸지 생각 중인데 무엇이 좋을까..

 

말하다 보면. 옆에 앉은 노국이 빤히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

 

노국 : 오늘의 걱정은 무엇입니까. 전하.

공민 : (웃는) 낮에는 중신들의 마음을 움직이더니 밤에는 왕의 마음을 엿보려 하십니까?

노국 : 전하.

공민 : ... 내가 최영, 그 자에게 몹쓸 짓을 했어요.

노국 : 다쳤습니까?

공민 : 더 많은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 대장에게만 피를 보게 했어요. 나는 명분을 챙기고. 그 댓가는 대장이 치루었지요.

         내 마음이 도무지 편치가 않아요.

 

 

#49. 단사관 거처 / 밤

 

상자에 자신의 문방구들을 챙겨 넣고 있는 손유. 그 앞의 덕흥군.

 

덕흥 : 떠나다니. 어째서. 나는 고려의 왕이지 않소. 황제가 주신 칙서가 있고. 그대 단사관이 나를 인정하는데.

손유 : 바로 떠나십시오. 날이 밝으며 왕의 군사들이 여길 뒤지러 올 것이라.

덕흥 : 이보시오. 단사관. 아직 내겐 패가 남아 있어요.

손유 : 남은 게 있으면 저쪽에 넘기시고.

 

방의 저쪽에 앉아있는 기철. 그 뒤에 배석한 양사.

기철이 음울하게 이쪽을 보고 있다.

 

손유 : 다시 돌아오려면 늦지 않게 떠나야 할 겁니다.

덕흥 : 다시.. 돌아온다고?

손유 : 지금의 주상을 견제할 분이 달리 없습니다. 그래서 살아남게 해드리는 것. 기회를 잡으세요.

 

얘기하며 내려다보는 것. 천으로 둘둘 만 것이다. 풀어보면. 마부가 가져온 은수의 수술도구다.

다시 둘둘 말면서 문쪽을 향해 손짓을 한다. 문가에서 기다리던 마부가 온다.

손유가 상자를 넘기며.

 

손유 : 이분. 장사까지만 모셔다 드리면 거기 기다리는 자들이 있을 거네 그리고 이것.

         (수술도구를 상자 위에 얹는다) 장사에 가면 큰 대장간이 있을 것이니 거기에 들러 이것들은 녹여달라 이르게.

         혹시 중간에 빠지는 것이 없도록 녹여지는 것을 끝까지 확인하고.

마부 : (고개를 숙여보이고 가는)

손유 : (덕흥에게) 따르십시오.

 

덕흥이 갑자기 기철 쪽으로 가더니.

 

덕흥 : 부원군.

기철 : (음울하게 보기만)

덕흥 : 부원군의 물건. 화타의 유물이라 불리는 것. 어디 있는지 알려드리지.

기철 : (앉은 자세가 달라지는)

덕흥 : 대신 내 원을 한가지 들어주시게.

기철 : 말씀하시지요.

덕흥 : 그 년놈을 반드시 처리해주게. 다음에 내가 돌아올 때엔 그것들이 이 땅에 없기를 바라네.

기철 : 누구를 말하는지는 알겠습니다만..

덕흥 : 그 여인. 또 하나의 하늘물건을 가지고 있네.

기철 : 하늘.. 물건.

덕흥 : 그 안에는 서책과 같은 종이가 있고. 그 종이에는 자네가 하늘글자라 하는 것이 쓰여져 있으며.

         내용은 일종의 예언이었네.

기철 : (완전히 바로 앉았다) 그 안이라 하면..

덕흥 : (손가락으로 필름통의 길이를 재어 보이며) 요만한 통 안에 들어있었는데

         그 통의 재질은 내가 일찍이 본 적이 없는 거였어.

기철 : 하늘세상 따위.. 헛것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덕흥 : 그것이 하늘인지 땅의 숨겨진 어느 나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러한 곳이 분명 있으며. 그곳의 출신인 그 요망한 계집이 예언을 한다는 것 또한 틀림없어.

 

그렇게 말하는 이들을 저만치에서 단사관이 조용히 보고 있다.

 

덕흥 : 유물 세가지 중에 하나, 여인에게 준 나머지는 내가 태워버렸네. 그 외의 것들은 가장 안전한 곳에 두었지.

 

 

#50. 공민의 집무실

 

밤이라 어둡고 아무도 없다. 순찰하는 우달치 하나가 문을 열고 불을 든 채 안을 들여다보고 다시 나간다.

그 공간에 있는 임금의 책상. 그 아래. 공간. 그리고 그 옆의 바둑판.

 

 

#51. 병영 외경 / 밤

 

 

#52. 최영의 방 / 밤

 

침상에 마주 앉은 은수와 최영(최영은 갑옷을 벗고 씻은 다음)

은수가 최영의 손에 자기 손을 걸어 악력을 보는 중.

 

은수 : 힘 주고.. 당겨봐요. 음.. 그냥 튼튼하고 착한 손인데. 이상하네. 기구가 있어야 제대로 검사를 해볼텐데.

         혹시 신경 쪽의 이상인지. 아니면 심리적인 건지..

 

은수가 최영을 본다. 최영은 순하게 은수를 보고 있다.

 

은수 : 누워봐요.

최영 : 누우라고.

은수 : 치료해주는 거니까. 말 좀 들으시라고.

 

최영을 밀어서 눕게 하더니 자긴 옆에 편히 앉아서.

 

은수 : 얘기해봐요.

최영 : 얘기를 누워서 합니까?

은수 : 영화 보면 다 그렇게 해요.

최영 : (일어나려는 것을)

은수 : (다시 눌러 눕히며) 그 다음엔 마음을 편히 하는 게 중요해요.

최영 : 마음을 편히.. (한 손을 내민다)

은수 : (잡아준다)

최영 : 됐고. 다음.

은수 : 이제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에요.

최영 : 무슨.

은수 : 아무거나. 하고 싶은 얘기 없어요?

최영 : (생각해보지만..)

은수 : 검은 어때요.

최영 : 검.

은수 : 아까 당신이 던져버렸던 검.

최영 : (보는)

은수 : 그랬어요. 아까. 언제나 제 몸처럼 들고 다니지 않았나? 그걸 이렇게 휙. 던져버리던데?

최영 : ... 무거워졌나.

은수 : 검이 무겁다구요?

최영 : 그럴 수 있습니까? 갑자기 검이 무거워지는 거.

 

은수 손을 놓고 일어나더니 저 옆에 놓여져있던 최영의 검을 들어본다.

 

은수 : 무겁구만.

최영 : ?

은수 : 검은 원래 무거운 거잖아요. 그게 뭐.

 

최영, 일어나 앉는다.

 

은수 : 설마 그동안 검의 무게를 못 느꼈던 거에요?

 

최영이 손을 내민다. 은수가 두 손으로 검을 그 손에 올려놓아준다.

최영이 검을 움직여본다. 그런가? 그렇게 검을 새삼스럽게 보며 만져보고 있는 최영을 보는 은수.

 

은수 : 스승님의 검이라구 했죠?

최영 : 예.

은수 :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나.. 엿들었는데.

최영 : (멈춘.. 보면)

은수 : 예전에 임금님하고 얘기할 때 엿들었어요.

최영 : ...

은수 : 미안해요. 그날 어쩌다보니까..

최영 : (손을 내민다) 일루 와봐요.

 

은수가 다가선다.

최영이 은수의 손을 잡아 자기 앞에 앉히더니 은수의 뒤에서부터 팔을 둘러 은수가 검을 잡게 해준다.

은수의 두 손으로 검을 잡아 수평으로 들게 하며.

 

최영 : 이건 귀검이라 부릅니다. 보통 검은 사람을 베면 금방 날이 상하는데. 이놈은 차돌을 쳐도 흠이 안 나요.

         웬만해선 피도 잘 묻지 않는데 어제는 피가 맺히는 걸 봤습니다. (은수의 두 손을 잡아 날을 반쯤 빼본다)

         검을 뺄 때 시끄럽지 않고. (완전히 뺀다. 은수의 손을 감싸 검을 들어 본다)

         어두운데서 보면 은은하게 빛이 나요. 달빛처럼.

은수 : 그니까 내가 이걸로 당신 찌른 거네.

최영 : 이놈이 아니라면 임자 힘으로 내 갑옷을 뚫지는 못했지. 이 놈이.. 우리 스승님도 찔렀어요..

 

최영이 역시 은수의 손을 잡은 채 검을 두어번 허공을 그어보이고 다시 검집에 넣는다.

 

은수 : 많이.. 힘들었어요? 스승님 그렇게 돌아가시구?

최영 : 예. (여전히 은수를 뒤에서 감싼 채)

은수 : 그래서 자꾸 잔 거에요? 꿈에서 보려고?

최영 : 첨에는 몇번 나오더니 영 안 나오던데요. 내내 기다렸구만.

은수 : (어쩐지 울고 싶은 기분) 지금도 기다려요?

최영 : (웃는) 요즘은 정신이 사나워서 꿈 속까지 신경 못 씁니다.

은수 : 만약에..

최영 : 예.

은수 :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직도 그렇게 자고 있을 거에요?

최영 : 모르겠습니다. 임자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어떨지.. 전혀.

 

최영은 미소 짓고 있는데. 그 앞에 감싸인 은수는 웃지 못하고 있다.

그 뒤에서 최영의 미소도 사그라들면서 말한다.

 

최영 : 임자에게 독을 준 놈. 잡지 못했습니다. 임자를 위협하는 놈도 놓아 줘야 했습니다.

         이 검이.. 베어야 할 것은 못 베고.. 가엾은 것들만 벱니다.

 

은수의 무릎에 놓여진 귀검. 은수가 그 검을 가만가만 쓸어본다.

그들이 있는 저쪽 탁자 위. 몇 개의 배양액 접시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53. 궁 전경 / 낮

 

 

#54. 장교 작전 회의실

 

공민이 장교들을 본다. 최영과 안재가 맨 앞 양쪽에.

 

공민 : 결정이 늦었습니다. 덕성부원군의 본가를 비롯한 부원세력 세도가 여섯 가문을 쳐서 대역죄로 다스려주세요.

         또한 영빈관을 비롯한 친원의 장. 어떤 곳도 예외는 없으니 제대로 뒤져서 덕흥군을 찾아내 주세요. 이상입니다.

모두 : 명 받듭니다.

 

일제히 외치고 우루루 몰려나간다.

최영이 몸을 돌리려는데.

 

공민 : 대장.

최영 : 예 전하.

공민 : 의선 돌아가는 날이 얼마나 남았지요?

최영 : .. 열사흘 남았습니다.

공민 : 오늘 덕흥군 쫓는 일까지만 하고 함께 있도록 해요.

최영 : (언뜻 대답 못하는)

공민 : 해독제 만들던 게 다 수포로 돌아간 거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요. 함께 있어요.

 

최영.. 놀라서 본다.

 

 

#55. 궁의 복도

 

화가 나서 걸어오는 최영. 주눅이 들어 따르는 대만.

 

대만 : 얘기하지 말라고 하셔서.. 안그래도 의선님 많이 우셨습니다. 의선님 우시니까 내가 말을 못하겠습니다.

최영 : 울었다구?

대만 : 막 울고. 또 울고. 저 그렇게 우는 사람 처음 봤습니다.

 

 

#56. 궁의 일각

 

최상궁이 한숨을 쉬어 본다.

 

최상궁 : 그 와중에도 니 놈 걱정만 하시더라. 떠나고 나면 너 괜찮겠냐고.

            그냥 남았다가 니 앞에서 죽으면 니가 어찌 되겠냐고. 당신이 어찌 될지는 안중에도 없고 너만 궁금해.

            그래서 내가 니놈에게 직접 물어보라 그랬는데. 물어보드냐?

 

최영,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저 먹먹해서 서있다.

 

 

#57. 최영의 방

 

은수가 배양액 접시의 뚜껑들을 연다. 그 안은 텅 비어있다.

바구니에 담긴 여러 종류의 흙을 하나씩 늘어놓다가 멈춘다.

콜록거리며 기침을 한다. 왜 이러지 멈췄다가 기침을 한다. 목이 간질거리고 가슴이 답답한 느낌.

흠흠.. 헛기침을 해본다. 걱정이 돼서 손목의 맥을 짚어본다.

 

 

#58. 단사관

 

거처 겉옷을 챙겨 입던 손유가 고개 들어 본다. 거기 들어서고 있는 최영.

 

손유 : 호군 최영.

최영 :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손유 : 예.

최영 : 정동행성을 접수하던 날 저녁, 검은 마차를 보았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덕흥군을 추적하던 중. 그 마차가 성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다 합니다. 단사관의 마차인 것. 확인했구요.

손유 : 그런가요.

최영 : 덕흥군을 빼돌리셨습니까?

손유 : 이미 원으로 보냈습니다.

최영 : .. 확인하겠습니다.

 

최영이 방의 구석구석을 뒤진다. 비밀 문이 없는지 벽들도 점검한다.

손유가 열려진 문 밖을 본다. 거기 복도를 이리저리 거칠게 이동하고 있는 우달치들.

 

손유 : (최영에게) 덕흥군에게 들었습니다. 비충독이라던데. 맞지요?

최영 : (멈췄다. 보는)

손유 : 그 독은 해독제가 없는 것도 알겠지요.

최영 : (불끈 .. 하지만 무시 하던 일 계속)

손유 : 의선 만나봤습니다. 하늘 사람이란 것도 확인했구요.

최영 : (뚜벅뚜벅 손유 앞으로 와 선다) 그래서요.

손유 : 어차피 죽을 사람이라 그냥 두었습니다.

최영 : (저도 모르게 검에 손이 갔다)

손유 : 내가 아는 바로는 그 여인 때문에 호군이 죽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옆에 두지 마십시오.

최영 : (더 바싹 다가와) 무슨 수작인가.

손유 : 고려에 대해 남아있는 일말의 충심으로 하는 말이외다.

최영 : 의선 때문에 내가 죽는다고?

손유 : 그럴 수도 있다고. 그리고 덕성부원군을 조심하시라고.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의 전부올습니다.

 

손유가 문 쪽으로 간다. 최영이 혼란스러워서 본다.

 

 

#59. 영빈관 복도

 

뒤늦게 달려 나온 최영이 손유를 찾는다.

우달치들이 이리저리 수색하느라 다니는 와중에 손유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60. 최영의 방 앞 복도

 

최영이 오고 있다. 이제 더 감추거나 눌러지지 않는 마음.

격한 마음으로 다가와 문을 열려다가 멈춘다. 문을 두 손으로 짚고 선다. 거친 호흡을 억지로 누르고 문을 연다.

 

 

#61. 최영의 방

 

최영이 다급히 찾지만 은수의 모습이 없다. 도로 나가려다가 다시 돌아본다.

배양액 접시가 있는 곳으로 간다. 흙주머니들이 옆에 여러개 놓여있다. 아까 은수가 작업하다가 포기한 지점 그대로.

접시의 뚜껑을 열어본다. 하나 하나. 모든 접시들은 텅 비어있다.

참고.. 누르던 감정들이 순간 차고 올랐다. 부들부들 떨다가 그 옆의 탁자를 집어 던져 버린다.

그 위에 있던 것들이 와장창 떨어져 깨진다.

 

 

#62. 궁의 회랑 정원 옆

 

은수가 더기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노국을 만나러 가는 중이다.

회랑에서 만나는 우달치들과는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은수는 화장품이나 약품이 든 바구니를 들고 있다. 문득 돌아본 정원의 화분에 노란 국화가 잔뜩 피어 있다.

 

 

#63. 노국의 처소

 

탁자 앞에 앉아서 노국의 맥을 짚어보는 은수.

그 옆에 선 최상궁이 애잔해서 은수를 보고 있다가 은수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외면한다.

 

은수 : 제가 배운 바대로라면 맥이 아주 힘차고. 막히는 데도 없고. 좋아요. (웃는) 아 이거..

         (하며 바구니 안의 화장품이며 비누 등을 내놓으며) 우리 왕비님하고 최상궁님 드릴 비누하고 화장품.

         세안하실 때는 요 비누를 쓰시고 세안 끝난 담에는 요거 바르시면 되요. 홍삼 넣어서 만든 비싼 거에요.

최상궁 : (은수가 안겨주는 것들을 당황해서 받고)

노국 : 벌써.. 준비하시는 겁니까?

은수 : (보는)

노국 : 이별 준비하시는 거죠. 언제 떠나시길래 벌써.

은수 : (보다가) 전에 물으셨던 거 대답 드릴게요.

         두분 아기씨 언제 생기는지.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알고 싶다 하셨지요?

노국 : (끄덕이는)

최상궁 : (걱정되서)

은수 : 만약에 제가 두분의 아기씨는 십년도 더 뒤에야 생긴다 하면 어쩌실 건데요?

 

노국과 최상궁이 서로 마주 본다.

 

은수 : 그럼 그동안은 서로 보지도 않으실래요?

노국 : (웃더니)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은수 : (노국의 두 손을 잡더니) 두 분.. 그렇게 오래 함께 있지 못하세요. 아무리 애써도 백년도 못되요.

노국 : (웃는) 백년..

은수 : 그러니까 하루하루.. 오늘처럼 사랑하세요.

노국 : 사랑..

은수 : 말로 잴 수 없을만큼 그저 좋은 거. 옆에 있어도 그리운 거. 그거. 사랑이요.

 

최상궁이 그리 말하는 은수를 안타까워서 본다.

 

 

#64. 노국 처소 앞

 

문이 열리고 나오던 은수가 멈춘다. 저만치에 최영이 기다리고 있다.

은수가 웃어 보이려다가 머뭇거린다.

최영은 마치 성난 사람처럼 은수를 보고 있다가 다가온다.

은수가 주위를 본다. 거기 무각시들이 다 둘을 구경하고 있다.

 

은수 : 대장?

 

조심스레 불러봤는데. 최영은 말없이 은수를 밀어 간다.

 

 

#65. 궁의 어느 방

 

은수를 들여보내고 문을 닫는 최영. 잠시 문을 향한 채 감정을 누르고 은수를 향해 돌아본다.

은수. 겁먹은 얼굴로 보고 있다.

 

최영 : 내 방에 있다 습격 받았단 얘기 들었습니다.

은수 : 아..

최영 : 해독제 만들던 거 다 깨진 거.

은수 : ... (난처)

최영 : 이제까지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

은수 : 그거..

최영 : 무슨 생각인 겁니까?

은수 : 아무 일 없던 걸로 할 생각인데...

최영 : 뭐?

은수 : 습격은 받았지만 우달치들이 지켜줘서 무사했구요. 해독제는 깨졌지만 다시 만들 거고.

최영 : 다시 만들어?

은수 : 응.

최영 : (울컥) 임자가 죽기 전에 되냐고!

은수 : 살아보겠다구 만드는 건데 왜 죽는 얘기부터 해요. 그르지 말구 가요. 우리 방에. (하며 나가려는데)

최영 : (그 어깨를 짚어 멈추게 하더니) 한번. 이번 한번만. 내 언약 깨자 했습니다.

         임자를 돌려보내겠단 내 언약. 깨면서 욕심냈어요.

         아무 대책도 없이. 지킬 수도 없는데. 임자 목숨 걸어가면서.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지금.

은수 : 무슨 약속을 혼자 해요. 내가 아니라는데.

최영 : 내가 전에 했던 말. 임자에게 남아달라 청하겠단 말. 거두겠습니다. 내가 잘못 생각했고. 잘못 말했습니다.

은수 : 이봐요.

 

제 어깨 위의 최영 손을 잡으려는데. 그 손을 빼내더니.

 

최영 : 먼저.. 가 있겠습니다.

 

하더니 나가버린다.

은수 답답해서 최영이 나간 문을 본다.

 

 

#66. 기철의 서재

 

몇몇 하인들이 서재의 짐을 싸느라고 부산하다.

양사가 옆에서 두터운 장부를 뒤적이며.

 

양사 : 유동 재산의 대부분은 이미 원나라로 옮겨 놓았으니 그리 큰 타격은 없을 것이고요.

         여기 저택이나 토지들. 노비들.. 이것이 좀 많이 아깝습니다만...

기철 : 내 물건을 찾아가야지.

천음자 : 또 그 화타의 유물? 그거 어차피 수십년을 붙들고 있었으나 뭔지도 몰랐던 물건 아니오. 찾아서 뭐하게.

기철 : 내꺼니까.

화수인 : 주상의 방에 있는 걸 어찌 꺼내요. 그 놈이 참말을 했다는 건 어찌 믿고.

기철 : 참말을 했는지 거짓말을 했는지는 뚜껑을 열어보면 알 것 아닌가.

         (이미 그 물건에 정신이 팔려서) 꼭 하늘이 아닐 수도 있어. 그래. 이 땅에 있는 숨겨진 나라일 수도 있지.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양사 : 관군 쳐들어오기 전에 그만 움직이시는 것이.

화수인 : 왜애. 좀 천천히 가자구. 나 지난번 기름항아리 뒤집어쓴 빚은 갚아줘야지.. 열댓놈만 태우면 속이 좀 풀리겠는데.

기철 : 그 여인을 아무래도 만나야겠다.

화수인 : 찾을 수가 없다니깐. 전의시구 수리방이구 없다구. 궁 안에 집어넣어놨나 해서 궁인들을 뒤져봐도 다 모른대.

            하루 한번 왕비를 치료하러 온다는데. 들고나는 걸 본 이가 없다구. 깜쪽같이 변장을 하고 다니는 거 같은데..

기철 : 그 여인을 나오게 하려면 최영이 있으면 되지 않는가.

천음자 : 그 놈이라면 내 언제든지.. (일어서는데)

화수인 : 그 자.. 좀 이상하든데. (기억해보는)

 

 

#67. 회상 21부 #52

 

최영이 천음자의 공격을 튕겨내며 동시에 화수인에게 칼을 겨눈다.

// 최영이 자신의 손을 본다. 칼을 뻗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그것을 화수인도 눈치챘다. 화수인이 최영을 본다.

 

 

#68. 기철의 서재

 

화수인 : 최영, 그 자. 내가 상대할래.

천음자 : (돌아보는)

화수인 : 내가 할 거야. (웃는)

천음자 : 사형.

기철 : (보는)

천음자 : 왜 그 여인에 그리 집착하시오. 보아하니 딱히 갖고 싶은 것도 아닌 듯 한데.

기철 : (생각해보더니) 가질 수가 없어서인가? 그래서 내 이리 애가 타는가. (생각해보는)

 

 

#69. 궁 전경 / 밤

 

 

#70. 궁의 정원 근처 / 밤

 

충석이 걸어오다 보면 우달치 두명이 뭔가 숙덕거리고 있다. 하나의 등덜미를 쳐서.

 

충석 : 뭐하냐?

 

우달치들이 얼른 제자리로 간다.

충석이 돌아본다. 거기 우달치들이 보던 곳. 궁의 구석에 은수가 혼자 무릎을 안고 앉아있다.

충석이 다가가려다가 머뭇해서 돌아간다. 신경이 쓰인다.

// 은수 혼자 앉아있다. 손에는 아까의 국화 꺽은 것을 들고.

보다가 하나씩 꽃잎을 뜯어보기 시작한다. 뜯다가.. 꽃잎이 너무 많다. 포기하고.

 

 

#71. 회상 3회 22

 

(이하 회상들 아주 짧게짧게/ 최영의 지켜주는 모습을 보던 은수의 시선으로/ 대사 말고는 플래쉬컷의 느낌으로 부탁합니다)

최영이 은수에게 말하고 있다.

 

최영 : 그때까진 내가 지켜준다고. 그러니 나한테 딱 붙어 있으시라고.

 

 

#72. 회상 5회 (본 6회)

 

// 기철 집안 별채

// 화수인 앞에 방패를 찍어 막던 최영.

// 그런 최영을 뒤에서 보던 은수의 시선.

// 술잔을 대신 마시던 최영..

// 보던 은수

 

 

#73. 회상 8회 #46

 

비탈로 미끄러지던 발. 그 뒤에서 잡아주던 최영.

 

 

#74. 회상 6회 #31 야외 밤

 

최영이 검으로 땅을 찍어.

 

최영 : 멀어지면 그만큼 지키기가 힘듭니다.

 

 

#75. 궁의 정원 / 밤

 

문득 정신이 든 은수가 본다. 앞에 서 있는 충석.

 

충석 : 밤이 늦었습니다.

은수 : 아. 네.

충석 : 병영까지 모시고 가겠습니다.

은수 : 좀 더 있다 그냥 제가 갈게요. (그저 앉아있는)

충석 : (한숨 쉬더니) 대장이 표현을 할 줄 몰라서 그렇지, 알고 보면 성질이 그렇게 더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은수 : (짐짓) 글쎄요.

충석 : 혹시.. (용기내서) 그 방에 계시는 게 불편하면 따로 숙소를 알아보겠습니다.

은수 : 그럴까요..

충석 : 역시..

은수 : ?

충석 : 다들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대장 성격에 자기 침상을 내줄 리는 절대 없고.

         애들 말이 방에 들어가보면 매일 밤 의자 두 개 붙여놓고 주무시는 거 같다고. 간이 침상이라도 넣어드리자고.

         (흥분하다가.. 멈추고) 그냥 애들 말이..

은수 : (웃고 일어선다) 데려다 주세요.

충석 :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라도 말씀하십시오.

 

 

#76. 최영의 방 / 밤

 

문이 열리며 은수가 들어선다.

방 중앙에 최영이 뒷짐을 진 채 돌상처럼 서있었다.

 

은수 : 다녀왔습니다.

 

최영은 아무 반응이 없다.

은수는 저쪽으로 걸어가 수건이나 비누를 챙겨드는데.

 

최영 : 내일 떠나겠습니다.

 

은수.. 잠시 멈췄다가 챙겨들었던 것을 도로 내려놓더니 최영의 앞까지 걸어와 마주선다.

 

은수 : 아니요

최영 : 내일 아침. 일찍.

은수 : 아까 자기 말만 하구 갔으니까 이제 내 말 좀 들어줘요.

최영 : .. 듣겠습니다.

은수 : 난 내 약을 만들 거고. 여기 남을 거에요.

최영 : 안됩니다.

은수 : 난 남을 거고. 당신 옆에 있을 거고. 하루하루 갈 건지 말건지. 이딴 거 고민하느라 날려 버리지 않을 거에요.

최영 :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는 거요?

은수 : 알아요. 일이 제대로 안되면 내가 죽을 수도 있어요. 당신 눈 앞에서.

최영 : ....

은수 : 그렇게 되면 당신이 지켜봐줘요. 마지막까지 당신이 나 안아달라고. 혼자 놔두지 말고.

 

그 말에 어이가 없어 은수를 바라보던 최영이 그냥 문으로 간다. 벌컥 문을 열고 나간다.

 

 

#77. 최영 방 앞 복도

 

방에서 나온 최영이 걸어가다가 가던 길을 다시 돌아온다. 방으로 들어가더니 문을 쾅 닫는다.

 

 

#78. 최영 방

 

은수가 아까 그 자리에 버티고 서서 보고 있다.

최영이 은수의 앞에 가서 서며.

 

최영 : 짐싸요. 지금 당장 그 앞까지 가서, 열릴 때까지 기다릴 거니까.

은수 : 아무데도 안 간다니까요. 난 여기 있을 거라구.

최영 : 강제로 둘러 메구 가야겠나?

은수 : 그 다음에.. 그렇게 보내고 난 다음에 내가 어떨지는 생각해봤어요? 내 생각.. 해봤냐구.

최영 : 거기선 임자가 살 수 있다면서.

은수 : 그래요. 살겠지. 내 세상에 있는 내 방에 살면서. 매일매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맘에도 없는 말을 하루종일 떠들다가, 밤이면 또 아무도 없는 방으로 돌아오겠죠.

         잠들 때마다 한번쯤 불러볼 거야. 거기 있어요? (울컥해서) 알아요. 대답 같은 건 없다는 거.

         아침에 일어나면 또 하루를 살 거에요. 그렇게. 죽은 사람처럼. 그렇게 사는 거.. 어떤 건지 몰라요?

최영 : ..

은수 : 알잖아요. 당신도 그럴 거니까.

최영 : (지친 마음) 임자가 죽어가는 이 며칠. 난 옆에 있지도 못했어.

         내 여인을 살릴 약을 구하는 대신. 난 사람들을 죽이고 있었다구.

 

은수, 최영의 오른손을 보았다. 그 손이 경련처럼 떨리고 있는데. 정작 최영 본인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최영 : 이런 내가 어떻게 임자를 지켜. 어떻게 옆에 있으라고 하나.

 

은수가 최영의 떨리는 손을 두 손으로 잡는다. 그제야 최영도 자기 손의 상태를 보았다.

은수가 다급한 마음으로 최영의 손을 올려 입 맞춘다. 그 손을 자신의 가슴에 끌어안으며 최영을 본다.

최영이 혼란스러움과 당황함으로 은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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