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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지켜라] 1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07.26|조회수808 목록 댓글 0

[보스를 지켜라] 14

 

 

 

 

 

 

 

 

 

 

#1. 극장 앞

 

나오는 무원과 나윤. 두 사람 별 말 없다.

나윤, 뭔가 말 하려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무원 : (불쑥) 서나윤, 나한테 돌아오고 싶어?

나윤 : ...!! (예기치 못한 질문에 얼결에 대답하는) 어.

무원 : (본다)

나윤 : (그렁) 그럼 안돼?

무원 : (보며) ...

 

 

#2. 극장 앞 일각

 

벤치 정도에 앉은 무원, 나윤.

나윤은 눈에 물기 없어지고 애써 자세 꼿꼿 자존심 지키고 앉은.

두 사람, 말 없다.

무원, 먼저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고민인데.

 

나윤 : 대답이 없네. 안되나보구나? (하며 본다) 노은설씨 때문이니?

무원 : 그런 건 아니야.

나윤 : 그런 건 아닌데, 어쨌든 안된다, 그거긴 하네?

무원 : 그렇게 간단하게만 말할 수 있는 문젠 아니지만/

나윤 : (OL) 결론은 하나잖아. 된다 안된다.

무원 : ..결론만 원하는 거야?

나윤 : 안원해, 이미 아니까. (하고 일어난다, 눈물 날 거 같아서 보이기 싫은 맘에 부러 더 일어나 고개 돌리고) 갈게.

         어설픈 친절로 따라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간다)

무원 : (보며, 마음 안좋아서) ...

 

나윤, 돌아서가자마자 얼굴 일그러지며 눈물 흐른다.

그렇게 시야도 흐려져서 걸어가다가 앞에 서로 마주보고 얘기하느라 앞 잘 안보고 오던 커플의 여자와 부딪치는.

나윤과 커플, 양측 다 잘못인.

여자, “뭐야?”, 남자도 여자 어깨 감싸며, “괜찮아?” 하곤, “뭡니까?! 좀 똑바로 보고 다니지”

 

나윤 : (씨이, 울며)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죄송하다구요, 됐어요?

 

커플, 벙찌다. 뭐야, 싶어 보다가 지나쳐가며.

두 사람, 작게 소곤거리는. “왜 저래?”, “실연당했나봐” 정도하는데.

무원, 어느새 와서 똑같이 해준다.

 

무원 : (나윤 잡고) 괜찮아? (하곤 커플에게) 뭡니까?! 좀 똑바로 보고 다니지.

커플 : (벙해서 보면)

무원 : 똑바로 안보고 다닌 이 여자 사과 세 번이나 했어요. 똑바로 안보고 다닌 그쪽은 안합니까? (서늘히 보는)

 

커플 남자, 기세게 “..죄송했습니다” 하고 가는.

여자, 그런 남친 팔꿈치로 못마땅해 퍽치며 가고.

 

무원 : (커플 가자, 나윤 제대로 보며) 다시 물을게. 괜찮아?

나윤 : 안괜찮아, 근데 상관마.

무원 : ..차 갖고 올게. 기다려.

나윤 : 됐어.

무원 : 기다려줘, 어?

나윤 : ...

무원 : (대답으로 알고) 금방 올게. (간다)

나윤 : (남아서) 이 와중에 왜 친절하고 난리야. (하다가, 아 눈물, 싶어서 거울 꺼내 보고, 눈물 번진 거에 기겁해서)

 

 

#3. 동 잠시 후

 

무원의 차 온다. 그러나 나윤 없는.

무원, 나윤에게 핸드폰 거는데 꺼져있는.

무원, 갔구나 싶어서... 출발하는데.

좀 구석께 가서 화장 수정 마쳐가던 나윤, 어어? 보고 달려온다.

그러나 무원, 그런 나윤 못본 채 출발하는.

나윤, “야, 차무원! 나 안갔어!“ 쫓지만. 무원, 가는.

나윤, 씨이.. 또 얼굴 구겨지며... “나 안갔는데...”

 

 

#4. 은설집

 

명란, 아령 들고 운동 중인데 문 발칵 열리며 나윤 나타나는.

명란, 헉 놀라서 아령 놓칠 뻔하며.

 

명란 : 에이 진짜! (하는데)

나윤 : (이미 한껏 운 엉망인 얼굴로) 명란씨이이이이. (달려와 안긴다)

명란 : (자포자기 한숨) 그래, 불러라. 불러도 불러도 대답 있는 이름이지 내가. (아령 침대에 던지고 안아주며) 근데 왜 또 이러는데?

나윤 : (매미처럼 딱 들러붙어 엉엉 울며 말하느라 부정확한 발음으로) 나아.. 무원이한테 들이댔다가.. 채였는데...

         나는 너무 챙피하구.. 나는 너무 속상하구.. (못잇고 엉엉)

명란 : (톡톡 두들겨주며) 알았어, 알았어. 근데 인간적으로 너무 축축하다..

나윤 : (떨어져, 명란 축축해진 옷 손으로 슥 닦아내주며) 미안해.... 명란씨이... (하고 숟가락 꺼내 냉동실에 넣는다)

명란 : 뭐하는 거야, 숟가락을 왜 냉장고에 넣어?

나윤 : (훌쩍이며) 아침에 눈 붓는데 여기 아이스마스크 없잖아. 이거 넣어놨다가 눈두덩이에 대면 붓기 빠져.

명란 : 미쳤어?! 365일 밥 퍼먹는 숟가락을 어따 갖다대겠다구?! (도로 꺼내놓으면)

나윤 : (또 울먹) 그럼 나 내일 어뜩하라구우...

 

 

#5. 무원집 무원방

 

무원, 들어온다. 옷 벗어 침대에 홱 던지며 걸터앉는.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어째야하나 복잡한데...

 

 

#6. 춘천 캠퍼스 전경

 

 

#7. 영빈관 지헌방

 

침대에 마주 앉아, 은설 손바닥 마사지 해준다.

은설, 보며. “아직도 안와?” 지헌, 고개 젓고. “안와”

동 잠시 후 두 사람, 태아자세로 마주 본.

 

은설 : 이래두?

지헌 : 이래두.

은설 : (보다가) 그럼 이러구 있자, 잠 올 때까지.

지헌 : 이러면 올 것도 같은데. (하곤 은설에게 입을 맞추는)

 

은설, 당황하지만.. 두 사람, 예쁘게 입맞추고. 그리고 서로를 보는. 그러다 웃음 나고.

 

은설 : (그렇게 웃고서..) 있지.. 우리 동네로 올까.. 그렇게 물었었잖아.

지헌 : (본다)

은설 : 만약에 내가 정말 그걸 원한다면.. 경영권 따위 다 버리고.. 우리 동네로 올 수 있어?

지헌 : (그런 은설을 보다가) 있어, 전적으로 노은설 생각 따르겠다고 얘기했어 벌써.

         뭐 먹고 살 거냐면서 오지 말랬던 건 노은설이지.

은설 : 그래.. 그랬었지? (하고 짐짓 웃으며) 안되겠다, 진짜 뭐 먹고 사냐?

지헌 : 걱정 마, 현재 갖고 있는 내 통장, 주식 이런 거 다 갖구 갈 거거든. 노은설한테 안얹혀도 돼. 어뜩할까, 갈까 당장?

은설 : (보다가) 내가 전에 어떤 회장이 됐음 좋겠다 얘기했던 거 기억나?

지헌 : 휠체어 안타구, 직원들 뺑이치게 안시키고, 노은설 같은 학생들 장학금 많이 주고/

은설 : (미소) 다 기억하네?

지헌 : 당연하지, 난 누구처럼 머리가 돌멩인 아니니까.

은설 : (짐짓 째리고는) 헷갈려, 그렇게 회장돼서, 이번에 커피숍 알바 장학제도 만든 것처럼 좋은 회장이 됐음 싶기도 하구,

         회장이구 나발이구 다 때려치고 그냥 꼴린대로 멋대로 편하게 살았음 싶기두 하구.

지헌 : ...

은설 : 근데 중요한 건.. 차지헌 본부장님이 뭘 원하는가지.

지헌 : 알았어, 그 문젠 내가 신중히 생각해볼 테니까 노은설은 그만 생각하구,

         (은설의 멱살 짐짓 가볍게 잡아 당기며) 무슨 일이지, 노은설?

은설 : (살짝 컥하며) 뭐가?

지헌 : 무슨 일 있잖아. 없다고 어설프게 뻥칠 생각 말구, 솔직하게 말해.

은설 : 알았어 뻥 안칠게. 솔직히 내가 좀 머리 복잡할 일이 있는데, 지금은 말하기 그래.. 나중에.. 조금만 나중에 얘기할게.

지헌 : (보다가) 역시 미친 게 분명해. 이렇게 초지일관 말 안듣는 여잘.. (하다가 그대로 확 당겨서 꽉 안는다)

은설 : (잠시 놀랐지만, 그대로 같이 지헌 안아주며 참으려지만 숨이 막히고. 밀어내며) 내가 웬만하면 이거라도 들어주려 그랬는데,

         너무 숨막히잖아.

지헌 : ... 알았어, 살살.. (다시 살살 안아주고)

 

그렇게 두 사람, 살짝 안고 있다가.. 서로 보고.. 가볍게 입 맞추며... 서로 마주보고 웃고... 또 가볍게.

그러다가 은설, 진지하게 다가오는 지헌의 모습을 보며 풋 웃음이 터지고 만다.

지헌, 스읍, “뭐지?” 하면 은설, 꾹 참는데.

지헌, 째리다 다시 다가가자 은설, 풋 터지고.

지헌, 결국, “야! 이 돌멩아!” 은설, “미안, 아니 근데 폼 잡으니까 너무 웃기잖아”

지헌, 확 밀어버리고 삐져서 돌아누우면.

은설, 미안해서.. “미안...” “잘못했어, 반성할게” 하며 건너가 지헌의 앞쪽에 눕고.

지헌, 흥, 째리고. 그러다 같이 웃음 터지고.

그런 와중에 막 웃으며 입맞춤 하는 등등의 예쁜 모습들.

 

 

#8. 춘천 호숫가 근처 새벽

 

호숫가. 손잡고 호숫가 거니는 지헌과 은설.

 

 

#9. 무원집 주방

 

숙희, 잘 못잔 얼굴로 힘없이 앉아있고 무원이 와서 앉는.

무원, 힘없이 깨작거리는 숙희를 보며.

 

무원 : 잘 못주무셨어요?

숙희 : (보며) 그런 아들도 얼굴 안좋아. 잠 설쳤어?

무원 : (피식 웃고) 뭐.. 계속 복잡할 일들이 생기네요.

숙희 : 그래, 사는 거 참 복잡해. 이래서 늙는 거야.

무원 : (보다 웃고) 젊어지시는 비결 있는데.

숙희 : (보지도 않고) 나 할 거 다 하구 있어, 주사두 맞구 침두 맞구, 이게 최대치야.

무원 : (웃고) 심플하게 사시면 되잖아요, 작은 아버지 뒷통수 이렇게 칠까 저렇게 칠까 고민 안하시구 정정당당히. 그럼 되잖아요.

숙희 : (치이, 째리며) 그런 얘기 할거면 관둬. 귀에 딱지 앉아.

무원 : 그냥 절 믿으세요. 어머니 방식으로 얻어낸 자리,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네?

숙희 : 아, 몰라. 밥 맛 떨어지게 얜. (하며 먹는)

무원 : (웃고, 먹으며)

 

 

#10. 차회장집 식탁

 

송여사, 차회장 식사 중이다.

송여사, 말이 없는.

 

< 인서트 - 13회 #34 >

은설 : 회장님.. 저한테 정말 좋은 분이세요. 이렇게 절 이뻐해주실 수가 없어요. 근데요 할머님.

송여사 : (보고)

은설 : 만약.. 인간적으론 이렇게 좋은 분이지만.. 법적이나 사회적으로 옳지 않은 뭔갈 했다면요.. 그리고 그걸 안다면..

         그때 전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송여사, 복잡한.. 얼굴로, 밥 깨작거리는.

차회장, 그런 송여사를 보며 좀 이상하다 싶어서.

 

차회장 : 엄마, 식탁머리에서 그렇게 인상 쓰고 깨작거리면 복 달아나고 죄받는다며?

송여사 : 신경 끄고 먹기나 해, 복이 달아나건 죄를 받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차회장 : 어떻게 신경을 안써요, 내 엄마가 복 달아나고 죄받는다는데. 아들 된 도리가 아니지.

송여사 : (그저, 조용히 먹는) ...

차회장 : 엄마, 오늘 진짜 이상하시네? 말씀도 없으시고.

송여사 : ...

차회장 : .. (갸웃) 난 엄마가 너무 조용하면 불안하드라.

송여사 : (못참고) 그럼 뭐 언젠 내가 떠벌이였어?!

차회장 : (움찔하면서도) 과묵한 타입은 아니시지 뭐..

송여사 : (못참고) 못닥쳐! 조용히 못쳐먹어?!

차회장 : (움찔하고 조용히 먹는)

송여사 : (숨 고르고 먹는)

차회장 : ... (눈치 보며 먹다가, 정말 이상하다 싶어서 슬쩍) 노년.. 우울증이라는 게 있다던데.. 엄마, 한번 진단이라도/

송여사 : (젓가락 확 치켜들며) 내가 진짜 이 눔을!

차회장 : (순발력 있게, 옆자리로 옮겨앉고 밥그릇도 옮기고, 진짜 왜 저러시나) ...

 

 

#11. 차회장 정원

 

송여사, 막 집안에서 나오고 장비서도 별 생각 없이 정원으로 올라오는.

(장비서, 걱정과 고민으로 하룻밤 새 많이 상했다. 박상무 닮아가는 중)

 

송여사 : 장비서, 나 좀 봐.

장비서 : (허걱, 놀란다)

송여사 : 귀신 봤어, 왜 놀라?

장비서 : 네? 안놀랐는데요 여사님. (얼른 웃으며) 그리고 귀신이시라니요 참 농담두/

송여사 : (OL) 아니 맞어, 나 귀신이야. 그러니까 귀신 속일 생각 말고 존말로 물어볼 때 이실직고해. 뭔 일이야?

            차회장 또 뭔 일을 벌이고 있어?

장비서 : 네? 무슨 말씀이신지 도통../

송여사 : (스읍, OL) 비서가 모르면 누가 알어?! 어디 귀신 앞에서 헛수작이야! (깡패포스로 눈 부라리며 다가가면)

장비서 : (울상, 뒷걸음질) 저는.. 전 정말 암 것도 모르는데요? (하는데)

차회장 : (나오며 보고) 엄만, 왜 또 장비선 잡고 그래요? 아침부터 죄 없는 나 막 잡드니, 나 하나론 모자라셔?

            장비서, 내 비서야. 엄마 비서처럼 막 쓰면 안돼지.

송여사 : (그런 차회장 째린다)

차회장 : (흠칫) 왜요?

송여사 : (됐다 싶어서, 으이그, 째리며 집으로 들어가는)

차회장 : (보며) 왜 저러시지 진짜?

장비서 : (안도의 한숨)

차회장 : (그런 장비서 봤다, 뭔가 이상한) 장비서, 뭐 나 모르는 거 있어?

장비서 : 네? 설마요, 회장님 모르시는 건 저도 모른다, 가 제 좌우명입니다.

차회장 : (미심쩍어 보며) 나한테 뭐 숨겼다 걸리면 뒈진다 알지? (나가는)

장비서 : (헉해서) 네. (하곤 얼른 말 돌리며 따라가는) 참 회장님, 드디어 마지막 봉사 일정이 나왔습니다.

차회장 : 그으래? (했다가) 안믿어, 내가 언제 끝나냐고 물어볼 때마다 맨날 거의 끝난다 끝난다 그랬었잖아.

장비서 : (씨익) 그거야 회장님 힘내시라고 응원격려차 드렸던 선의의 작은 거짓말이었구요, 이번엔 진짭니다.

차회장 : 진짜라구? 진짜 맞어? (좋아서)

 

 

#12. 차회장 차

 

차회장, 감회 어린 얼굴로 앉아있다.

 

차회장 : (혼잣말) 마지막 봉사라... (감격 어리며 그 동안의 봉사가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인서트 - 짧게짧게 스쳐가는>

- 치매 노인 발 씻겨주는 차회장

- 기저귀 빠는 차회장

- 교통정리 하는 차회장

- 껌 떼는 차회장

- 둘리 춤추는 차회장

- 밥차에서 밥 퍼주는 차회장

- 병원밥 나르는 차회장

- 도배하는 차회장

- 풀 뽑는 차회장

 

차회장 : (눈물이 그렁하다)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군...

장비서 : (같이 그렁해서 돌아보며) 네, 회장님.

 

 

#13. 춘천 회사 본관 건물 앞 정도

 

직원들과 인사하고 나오는 은설과 지헌. “수고하셨습니다”, “올라가서 연락드리죠” 등등 하며.

두 사람 나오면, 차 대놓고 기다리고 있는 김비서.

 

김비서 : (흥) 나 왔다갔다 하느라 무지 피곤하거든, 차본 니가 운전하지?

지헌 : (훗) 너 서울 가는 척 하고 돌아와서 숙소에서 잤단 얘기 직원들한테 다 들었거든.

김비서 : (흠칫) 야, 내가 두 사람 편하게 할 거 다하라구 몰래 숨어있느라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 (하고) 그래서, 뭐했어 두 사람?

 

지헌, 은설 순간 좀 화르륵하는.

 

지헌 : (퍽 치며 차에 오른다) 김비서, 진짜 죽는다.

은설 : (팔꿈치로, 딴엔 가볍게 친다고 치며) 선배님, 그런 거 아니거든요? (오르고)

김비서 : (억! 아파서)

 

 

#14. 도로 + 지헌 차

 

김비서 운전 중이고 지헌과 은설, 뒷좌석에 손 잡은 채 나란히 머리 기대고 잠든.

 

김비서 : (룸미러로 보며) 쯔쯔.. 밤새 뭘 했길래..

 

그러는데 핸드폰 진동음에 흠칫 깨는 은설. 지헌이 깰까봐 조심스레 움직여 핸드폰 보면 간사의 문자.

“시민연대 간사 안영삼입니다. 노은설 비서님이 옳은 선택을 하실 거라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정도의 문자 메시지.

은설, 기댄 채 잠든 지헌을 보고.. 복잡한 심정으로 문자 삭제 버튼 누른다.

 

은설 : (기분 털 듯 김비서에게) 피곤하시죠, 선배님? 운전 교대할까요?

김비서 : 벌써 서울 들어왔거든요?

은설 : 벌써요? (미안해서) 미안해요.

김비서 : 됐어요, 그냥 도착할 때까지 푹 자요. 무지 피곤해 보이는데.

은설 : ... (괜히 창밖으로 시선 돌리며, 이 일을 어쩌나 해서) ...

 

 

#15. 갤러리

 

숙희와 황관장, 앉아있다.

 

황관장 : 이번에 뭐 또 터지면, 차오라버니 못버텨. 최소 물러나는 시늉이라도 해야해. 그럼 회장 자리 공석이잖아. 언니가 앉어.

            내 지분도 좀 보태구, 나도 손쓸수 있는 사람 꽤 있거든. 다 합치면 승산있다니까.

숙희 : (보다가) 그래서 니가 얻는 건 뭔데? 너 이러는 진짜 속셈이 뭐냐구?

황관장 : ...

숙희 : 말해. 너 속없는 애라고 믿을 정도루 나 천치는 아니거든?

황관장 : 우리 서회장님이 DN에 욕심나는 계열사가 있나봐. 우리 회장님이 막 딴 기업이랑 시장 나눠 갖는 거 싫어하시잖아.

숙희 : (어이없다) 뭐어?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니?

황관장 : 어머, 왜 그래? 상황판단 잘해. 언니한테 손해 아니야. 수십갤 얻구 하나 잃는데, 아니 정당한 대가 받고 팔란 건데,

            뭐가 손해야?

숙희 : (보며) ...

 

 

#16. 회사 화장실

 

장비서, 손 씻고 있다. 문득 거울을 보는데 푸석푸석한 머리, 허연 입술, 다크 써클. 몰골이 말이 아니다.

그런 장비서 옆에 와서 서는 박상무. 역시 장비서와 비슷한 몰골의.

 

박상무 : (이유 알기에) 장비서, 얼굴이 왜 그래요?

장비서 : 아.. 그냥 잠을 좀 설쳤더니..

박상무 : (아니란 듯) 그거, 속이 썩어가는 증상이에요. 오장육부가 말라가면, 그게 얼굴에 그렇게 드러나.

장비서 : (못마땅해서 대꾸 않는데)

박상무 : 내가 이런데 좋은 약 좀 몇 개 아는데 좀 권해줘 봐요?

장비서 : (그 말에, 귀가 살짝 쫑긋해지긴 한다) 그러..실래요?

박상무 : 그러죠 뭐. 내가 몇 개 비서 통해 보낼게요. (하고 나간다. 살짝 고소해서)

장비서 : (에효, 거울 속 자신 한번 보고, 애써 머리 만져보고 한숨으로 나가는)

 

 

#17. 박상무 방 + 황관장 차

 

박상무, 황관장과 통화 중이다.

 

박상무 : 어떻게 되셨습니까, 신사장님이 움직이시겠답니까?

황관장 : 신사장이 원래 은근히 맹탕이에요, 사람이 판단력, 결단력이 없어.

            물을 땐 확실히 물고 뜯길 땐 확실히 뜯겨야 한단 걸 몰라요.

박상무 : (죽상) 저.. 정말이지 더 버티기 힘듭니다.

황관장 : 어머, 어쩌겠어요? 그래도 버텨야지. 나 직접 발 담그긴 싫거든요.

박상무 : 그럼..?

황관장 : 지금 열심히 푸쉬중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봐요. 그럼. (끊는)

박상무 : (끊기고, 씨이 머리 흐트러뜨리고, 뭔가 건강음료 종류 팩 집어서 먹으려 흔드는)

 

 

#18. 은설집 앞 도로

 

지헌 차 막 도착했다.

은설과 김비서 내렸고, 지헌 운전석으로 옮겨 타며.

 

지헌 : 수고했어, 두 사람. 가서 푹 쉬어. (하고 미소로) 특히 노은설.

김비서 : (궁시렁대며 째리고)

은설 : (미소로) 본부장님도 수고하셨어요, 조심히 가요.

지헌 : (아쉬운 듯 보고 오른다)

김비서 : (역시 벨 꼴려서)

 

은설, 손 흔들어주면 지헌, 아쉬움 떨치고 간신히 출발하고.

 

김비서 : 가세요. (쩝, 가는데)

은설 : 선배님, 먼저 가세요. 전 뭐 좀 장볼 게 있어서.. 그럼. (꾸뻑하고 가는)

김비서 : 그럼 그러세요. (가면)

은설 : (김비서 가는 거 확인하고, 주변 홱홱 지켜보는 사람 없나 확인 조심하며, 공중전화로 비장하게 가는)

 

 

#19. 시민단체 사무실 + 공중전화

 

은설, 공중전화로 간사에게 전화 건다.

 

간사 : (받는) 네, 안영삼입니다.

은설 : 저 노은설인데요.

간사 : (반가워서) 네, 노은설 비서님. (하는데)

은설 : (OL) 죄송한데, 오늘은 제 용건만 말씀드릴게요. 그냥 들어만 주세요.

간사 : 네.. 말씀하세요.

은설 : 일단, 저한테 막 연락하지 말아주세요. 이거 음모라고 말씀드렸죠? 그렇게 막 연락하심, 그 기록 다 나중에 남잖아요.

         그리고 이제부터 말씀드리는 거 메모하셨다가 꼭 지켜주세요.

간사 : 네, 말씀하세요. (뭐 정보라도 주나 싶어, 펜, 메모지 급히 찾아 드는데)

은설 : 우선, 또 절 사칭한 연락이 올시 꼭 녹음을 하시고 발신번홀 확인해주세요.

간사 : 네..?

은설 : 그리고 그 즉시 저에게 연락주세요, 가능한 추적 안되는, 예를 들어 공중전화 같은 걸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간사 : (점점 벙쪄지는)

은설 : 그리고 뭔가 제 이름으로 물건이 배달 된다 그러면, 꼭 저에게 그대로 넘겨주세요.

         참고로 수상한 사람이 얼쩡거릴 확률 좀 높거든요. 주의해주신다면 그 또한 감사하겠습니다.

간사 : 저기../

은설 : (OL) 제 이런 부탁, 웃긴 거 알아요. 그치만 이건 옳은 일이 아니에요, 왜냐면 누군가가 나쁜 목적을 갖고 하는 짓이거든요.

         대신 주제넘지만 제가, 어뜩해서든 간사님 최종목적인 깨끗한 기업 경영이 이뤄지도록 윗분들 잘 보좌하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끊는)

간사 : (어이없는) 뭐야...

은설 : (끊고, 긴장의 한숨 후루룩, 축 쳐져서 나오다가 또 정신 바짝 들며 주변 휙휙 살피며)

 

 

#20. 은설집

 

은설, 책상에 앉아 메모 중이다. ‘회장님이나 내가 위기에 빠지면 좋아할 사람 목록’ 써놓고 고심.

 

은설 : 일단 배신자부터..

 

CG 뿅 박상무 얼굴 나타나며. ‘박상무님’ 적고.

은설, 고심하는데 숙희의 얼굴 CG로 뿅.

은설, 마음 무겁다. 고개 젓는다.

 

은설 : 차무원 본부장님 엄만 아니었음 좋겠는데... (그러나 신사장님 적고, 황관장 얼굴 CG 뿅 나타나며, 괴롭지만)

         두 분 친구니까 같은 편이겠지..

 

하며 황관장님, 적는데 문 열리며 나윤, 들어온다.

은설, 흠칫하며 메모 덮고, 아무렇지 않게 돌아보며.

 

은설 : 왔어?

나윤 : (흥, 하듯 흐느적 흐느적 들어오는데)

은설 : (문득 살짝 의심의 눈빛으로 보며, 자기도 모르게) 아이스크림은 아니지?

나윤 : 뭐가?

은설 : (머리 휙휙 젓는다, 콩 때리며) 아니야, 그냥 내가 좀 미쳐가고 있거든.

나윤 : (쳇) 너무 좋아서 미쳤나부지. 각방 안썼지?

은설 : (에이) 그런 거 아니거든?

나윤 : 좋겠어, 난 뻥 채였는데.

은설 : 어?

나윤 : 채였다구, 무원이한테. 이게 다 노은설씨 때문이잖아.

은설 : ..어?

 

 

#21. 지헌집 지헌방

 

지헌, 앉아있다. 생각하는.

 

<인서트 - #7>

은설 : 헷갈려, 그렇게 회장돼서, 이번에 커피숍 알바 장학제도 만든 것처럼 좋은 회장이 됐음 싶기도 하구,

         회장이구 나발이구 다 때려치고 그냥 꼴린대로 멋대로 편하게 살았음 싶기두 하구.

지헌 : ...

은설 : 근데 중요한 건.. 차지헌 본부장님이 뭘 원하는가지.

 

지헌, 앉아 있다가 일어나 나가는.

 

 

#22. 차회장 정원

 

차회장, 의자에 앉아 원고 자필 작성 중이다. (마지막 봉사 위한)

 

지헌 : (나온다) 뭐하세요?

차회장 : 어, 뭐 좀 정리할 게 있어서. 스마트 센터 일을 잘 보고 왔어?

지헌 : 뭐 대충요. 나중에 정리해서 보고 드릴게요. (하며 앉고)

차회장 : 그래. (하곤) 뭐 할 말 있어?

지헌 : (끄덕이고) 저한테 재산 증여 하신다던 거 준비 중이세요?

차회장 : 너 지금 재산 빨랑 내노라고 온 거냐? 자식 다 도둑놈이라드니.

지헌 : 제 말대로 제대로 법적절차 다 밟고 계신지 궁금해서요.

차회장 : (뜨끔하지만, 거짓말하는) 아직.. 시작 안했어 제대로.

지헌 : 저도 제대로 아직 제가 뭘 하고 싶은지 마음이 안섰는데요.

차회장 : (보면)

지헌 : 일단 지금 첫 번짼 노은설한테 쪽팔리고 싶지 않다, 그거거든요?

차회장 : 뭔 소리야?

지헌 : 아버지가 만의 하나 제 의사 상관없이 막 불법 같은 거 하고 그러심, 제가 노은설한테 얼마나 쪽팔리겠어요?

         그러니까 절대 그러심 안된다구요.

차회장 : .. 그래, 니 그 맘 알겠어, 아는데 솔직히 까놓고 현실이란 게/

지헌 : 아 좀, 솔직히 아버지나 나나 멋진 구석 같은 거 없잖아요.

차회장 : 왜 없어 임마?! 난 있어.

지헌 : 뭐.. 없지만 있다 치구, 그럼 더 멋져지면 안되요, 아버지두 나두? 돈도 많으시면서 그러시면, 안쪽팔리세요?

차회장 : 근데 이 자식이 어디 아빠한테 자꾸 쪽팔리다 그래?!

지헌 : 아, 알았어요. 죄송해요 건. 저 어쨌든 아버지 믿어요. (하고 가는)

차회장 : ... 저거 뭐 알어? (착잡한) .. (그러다가 신경질) 왜 내내 안믿다 이 타이밍이 믿구 난리야 저 놈은 에이... (속상한데)

 

지헌, 들어가면..

송여사, 어딘가 숨어서 보는 듯하게 모습 드러내고 차회장 보고 서서...

 

 

#23. 은설집 근처 높은 곳

 

은설과 나윤, 앉아서 얘기하는.

 

나윤 : 나.. 지헌이가 나 싫고 노은설 댁 좋달 때 쫓아다니면서 진짜 자존심 많이 상했거든.

         근데 무원인.. 왜 백만밴 더 상하는 거 같지? 지헌이 때보다 더 좋아해선지 덜 좋아해선지 헷갈려.

은설 : 그걸 왜 비교해? 그리고 비교한다고 뭐 아나?

나윤 : (째리듯 보면)

은설 : 경험상.. 지나고 나야 아는 게 있드라. 난 내가 차지헌을 꽤 늦게 좋아하기 시작한 줄 알았거든.

         차지헌보단 차무원 본부장님이 더 멋지다.. 그랬기도 했었구.

나윤 : 근데?

은설 : 근데.. 어쩌면 차지헌이 날 좋다고 막 들이댈 때부터 나도 차지헌을 조금쯤이라도 좋아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피식) 어디까지나 어쩌면이지만...

나윤 : 요점이 뭐야, 요점이. 지금 누가 자기 연애담 얘기하래?

은설 : 참 못알아먹어. (하고) 요점은, 그때 난 몰랐는데 지금 난 알겠는, 그런 게 있다 그거다, 왜?

나윤 : (보면)

은설 : 나윤씨도 그렇잖아. 차무원 본부장님한테 이럴 줄 모르고 뻥 찼는데, 이렇게 됐잖아. 뭐 그런 얘기지. (하고 웃으면)

나윤 : 재수 없어 하여튼. (째리면)

은설 : (같이 째리고) 난.. 차무원 본부장님 개인적으로 불쌍하거든.

나윤 : 무원이가 왜? 댁한테 차여서?

은설 : 그래서가 아니라, 혼자서 너무 잘하니까, 오히려 다 그냥 방치하는 거 같아. 나도 결국 방치했구..

나윤 : ... (듣고 보니 불쌍한데)

은설 : 아, 차무원 본부장님이 하고 싶어하지만 잘 못하는 거 있어.

나윤 : 뭔데?

은설 : 노는 거.

나윤 : 노는 거?

은설 : (끄덕)

나윤 : (보며) ...

 

 

#24. P기획

 

무원과 나윤, 앉아있다.

 

무원 : (서류 덮으며) 괜찮아, 디벨롭 시켜봐.

나윤 : 당연하지, 괜찮을 거라고 했잖아 내가.

무원 : 그래.. (하고 좀 어색해서) 얘기 좀 하자.

나윤 : 그래, 이후 스케쥴 있어?

무원 : 한두 개 있긴 한데/

나윤 : (OL) 아주아주 중요한이 앞에 붙는 스케쥴이야?

무원 : 그건 아닌데 왜?

나윤 : (OL) 아님 됐어, 따라와. (일어난다)

무원 : 어?

나윤 : 넌 무조건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해. 나한테 상철 줬으니까, 대갈 치러야지. 따라와, 스케쥴 전부 취소하고. (나간다)

무원 : (어이없어 보며)

 

 

#25. 회사 옥상

 

은설과 장비서, 아무도 없는 옥상이지만 조심스레 얘기 나누고 있다.

 

장비서 :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누가 시민단첼 끌어들이겠어, 뭘 어떻게 알구?

            (하곤 의심의 눈빛으로) 혹시 노비서가 혼자 끌어들이고 괜히 연극하고 그런 거 아니야?

은설 : (OL) 장비서님.

장비서 : 여러모로 노비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내 입장에선.

은설 : 그럼 전 장비서님 의심해요? 장부 봐버린 저 짤라 내려고 그런 수 쓰신 거라구요? (짐짓 부러 의심하듯 본다)

 

그렇게 찰나 서로를 의심, 불신으로 보는 두 사람.

 

장비서 : ..알았어, 어차피 좋든 싫든 한 배 탔는데, 우리끼리 자중지란하지 말고 진정하자구.

은설 : (끄덕이고) 그리고 저 회장님 좀 뵈야겠어요.

장비서 : (허걱) 뵙긴 뭘 봬, 왜, 뭔 말을 하려구?!

은설 : 아무리 생각해도 회장님이 지금 벌이신 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게 회장님도 사시고 저도 사는 길 같거든요.

장비서 : 내가 할게, 내가 회장님 관두시게 설득할게. 약속해.

은설 : .. 꼭이에요, 네?

장비서 : 알았다구.

은설 : 저기.. 그리고 차지헌 본부장한테 솔직하게 다 말하면 안되나요?

장비서 : (펄쩍 뛴다) 미쳤어? 두 분 부자사이, 알지? 요즘 간신히 봉합돼서 조용히 잘 지내시는데, 이거 차본이 알았단 큰일나.

            와장창 깨져서 다신 안붙어. 이건 송여사님도 마찬가지야. 다 정리하고 나서, 말을 해도 그때 하자구, 응?

은설 : ... 네...

 

 

#26. 회장실

 

차회장, 책상에 앉아 결재 서류 보고 있는데 장비서, 들어온다.

장비서, 은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듯 뭔가 할 말 있는 듯 보면.

 

차회장 : (고개 들어 본다) 뭐 할 말 있어, 장비서?

장비서 : 아 네.. 회장님.. 마지막 봉사 가실 시간이십니다.

차회장 : (기분 좋다) 거 마지막이란 말 들어도 들어도 괜찮아.

장비서 : 괜찮으십니까? 한 번 더 리바이벌 해드릴까요, 회장님?

차회장 : 됐고, 노은설이나 좀 불러와봐.

장비서 : (흠칫, 기절할 듯) 네?!

차회장 : (수상하게 본다) 장비서, 수상해.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장비서 : (시침) 네? 제가요? 제가 뭘요, 회장님?

차회장 : (가늠하듯 보면)

장비서 : (시침 떼고 뭘요? 하듯 미소로)

차회장 : (넘어가주는) 뭐긴 뭐야, 노은설 불러오라구.

장비서 : 아, 그러셨죠? (하는데)

차회장 : 됐어, 내가 불러. (키폰 들며)

 

 

#27. 엘리베이터

 

차회장과 은설, 장비서 탔다.

 

은설 : 날라리들 상대하시는 법이요?

차회장 : 내가, 마지막 봉사로 소년원 강의를 하거든. 날라리 분야는 노은설이 꽉 쥐고 있잖아.

은설 : 네, 그렇긴 하죠. 근데 소년원에 있다구 다 날라린 아닐텐데.. 물론 날라리가 많긴 하겠죠,

         것도 보통 날라리라기보단 상날라릴까, 하여튼 그런 친구들 상대로 강연을 하시려면, 결코 꼰대처럼 가르치시거나

         권위적이시거나 그러지 마시고 친구처럼 편안한 화법으로 얘기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차회장 : 이건 뭐 강연이래서 쉬울 줄 알았더니, 차라리 길바닥 껌 떼는 거 더 쉽겠어.

은설 : (웃고, 슬쩍 눈치 보고) 그냥, 평상시 회장님 삶을 그대로 보여주신다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회장님 누구보다 깨끗하고 정직하신 분이시잖아요.

차회장 : (살짝 뜨끔하지만) 그렇게 생각해?

장비서 : (헉, 뭔 말을 하려나 걱정으로 뜨끔)

은설 : 그럼요, 기업 운영하시는 분들 솔직히 안그러기 쉬운데 회장님은 다르시잖아요.

         불법, 비리, 편법 승계, 이런 거 절대 안하시고 안하실 분이시잖아요.

차회장 : 뭐.. 그래야겠지. (찔리는)

은설 : (믿는다는 간절한 눈빛과 미소로 보면)

차회장 : (그 시선에 미소 지어보이고, 고개 돌리고 뜨끔, 괜히) 엘리베이터 속도가 좀 느려진 거 같아, 장비서. 손 좀 보라 그래.

장비서 : 네, 회장님.

은설 : (또, 신뢰 가득한 미소로 보면)

차회장 : (그 시선에 또 미소 지어보이고 고개 돌리고, 에이 불편한)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은설, 뒤에서 꾸뻑. “그럼 다녀오세요, 회장님”

차회장, 끄덕이고 내리며. 불편했던 숨 크게 쉬며.

장비서, 그런 은설 못마땅하게 찌릿 째리고 따라 내리며.

 

 

#28. 회사 로비

 

차회장과 장비서, 나온다.

 

차회장 : (아주 살짝 통증이 오는 듯 가슴께 잡는다) 찔려서 죽을 뻔했네. 이래서 양심이 무서운 거야. 바로 통증이 와, 장비서.

장비서 : (다른 이유로, 심장께 잡고) 네, 회장님. 저도 여기가 철렁철렁 아픕니다.

 

두 사람, 그렇게 걸어가며.

 

 

#29. 회사 복도 + 남자화장실 앞 (#29,30 합침)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착잡한 얼굴로 걸어가던 은설. 문득 앞에 걸어가고 있는 박상무를 본다.

박상무, 손으로 입가 가린 채 조심조심 핸드폰하며 간다. 한눈에도 딱 은밀한 비밀통화처럼 보이는.

은설, ??!! 조심스레 박상무를 미행하며 어떻게든 통화내용 들어보려 하지만 쉽지 않고.. 그렇게 미행하는데.

복도 꺾어져오던 지헌이 그런 은설을 본다. “노은..” 부르려다가 행동이 수상해 관두고

은설이 주변 살피자 흠칫 얼결에 몸 숨기고 보는.

그렇게 은설은 박상무를, 지헌은 은설을 미행하는 상황.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박상무, 느낌 이상하다. 왠지 미행당하는 느낌.

박상무, 차마 뒤를 돌아볼 순 없고.. 가다가 남자화장실로 쏙 들어가는.

그러자 은설, 후다닥 달려가 얼른 남자화장실 벽에 붙어 선다.

은설, 그런 채 안 슬쩍슬쩍 갸웃거리며, 누가 나올 때마다 흠칫 벽에 딴짓하듯 납작 붙어 서서.

그리곤 또 스윽 귀 쫑긋하며 남자화장실 쪽으로 머리 슬쩍 디밀어보는데.

지헌, 더는 못봐주겠다.

화장실 안 훔쳐보는 은설의 뒷덜미를 확 잡아끌고 간다.

은설, 헉! 저도 모르게 놀란 비명 입으로 틀어막고 끌려가는.

화장실 안의 박상무, 단발마의 은설의 “헉” 소리 듣고 흠칫, 뭐야?! 그리곤 조심스레 고개 빼고 밖을 내다본다.

지헌에게 질질 끌려가는 은설이 보인다.

박상무, 흠칫해서.. “뭐야...?” 하다가 또 더 흠칫. “설마 날 의심하는 건가, 노은설 저게...? ”

확신은 안서지만 갸웃갸웃하며. 질질 끌려가는 은설을 보며..

 

 

#31. 회사 지헌 룸

 

지헌, 은설 끌고 들어온다.

 

지헌 : 말해, 무슨 일인지 들어야겠어.

은설 : 뭘요?

지헌 : 뭘요? 참 뻔뻔하군 노은설. 그럼 가르쳐주지. 노은설은 방금 박상무님 뒤를 졸졸 쫓고 추잡스럽게 남자화장실을 훔쳐봤어.

         이유가 뭐지?

은설 : (당황) 그게.. 그냥.. 박상무님 전화통화 내용이 재밌어서..

지헌 : (OL) 무슨 내용이었는데?

은설 : 그게.. 뭐 어떤 여자랑 하는 거 같긴 했는데.. 들릴랑 말랑 좀 감질맞아서..

지헌 : 내가 참 한심하지 노은설은?

은설 : 얘기가 왜 글루 튀어요?

지헌 : 나두 알아, 노은설한테 나 찌질이 초딩인 거.

은설 : 그건 맨날 나한테 돌멩이라 그러니까 그랬던 거지.

지헌 : 나는 노은설이 도무지 말안되는 얘길 해도 바보처럼 믿고, 고민거릴 털어놀 의논 상대조차 안되고,

         비밀을 지켜줄 거란 최소한의 신뢰도 없는 입싼 남자야.

은설 : 그런 게 아니라/

지헌 : (OL) 한마디로 노은설은 날 눈꼽만큼도 신뢰안하고 있어.

은설 : 말했잖아, 조금만 기다려 달라구, 사정이 있다구.

지헌 : 왜 맨날 기다리래? 지겨워, 기다리는 거, 혼자 걱정하는 거, 진짜 짜증나.

은설 : .. 미안해요.. (하며 안아주는데)

지헌 : 회사에서 스킨쉽 금지라며? (하며 삐져서 밀치면)

은설 : (홱 밀려나며 뒷걸음질 치다 테이블 같은 것 정도에 부딪치며 주저앉는) 아!

지헌 : 어?! 괜찮아, 노은설?!

은설 : (씨이, 아프다) 모서리에 엉덩이 박혔잖아요.

지헌 : (걱정되고 미안하면서도) 엉덩이를 왜 갖다 박아, 모서리에?

은설 : (씨이, 보며) 미안하네요, 나 혼자 그냥 막 갖다 박아서.

지헌 : (걱정되지만, 역시 씨이 보며) 봐봐, 괜찮아?

은설 : (어이없어서) 뭘 봐, 보긴?! (툭 지헌 손 정도 쳐내고)

 

두 사람, 그렇게 서로 짐짓 씨이 째리며.

 

 

#32. 한적한 곳

 

황관장차 서있고, 뒷좌석에서 접선 중인 황관장과 박상무.

 

박상무 : 아무래도 그냥 저질러야겠습니다. 노은설 고게 눈치가 제대로예요.

            뭘 얼마만큼 아는진 모르겠지만, 더 끌단 되려 당할 거 같습니다.

황관장 : (짜증난다) .. 그래요, 뭐 어쩌겠어. (보며) 단, 신중하게 움직여요. 알죠?

박상무 : (훗) 제가 또 한 신중, 합니다.

 

 

#33. 시민단체 사무실

 

간사, 책상 위에 놓인 두툼한 서류봉투를 보고 있다.

 

간사 : 이거 언제 온 거지? 누가 갖다놨어?

직원 : 좀 전에 퀵서비스로 온 건데요?

 

간사, 보다가 뜯기 시작한다. DN 비자금 장부 사본들.

 

간사 : ...!!! (넘겨보다가, 직원에게 건네며) 가능한 방법 총동원해서, 진위 확인하구 긴급회의 할 거니까, 다 소집시켜.

 

 

#34. 소년원 사무실 정도

 

차회장, 앉아있고 장비서 옆에 서있는.

차회장, 자필 원고 마지막으로 읽어보며.

 

차회장 : (그러다 문득, 또 흐뭇) 마지막 봉사군, 장비서.

장비서 : 네, 마지막 봉사십니다 회장님.

차회장 : (끄덕끄덕) 그래...

 

 

#35. 소년원 강의실 혹은 교실 같은 곳

 

차회장, 들어온다. 장비서는 뒷문 정도로 들어오고, 직원도 한명 정도 따라 들어오는.

방엔 한눈에도 불량해 보이는 남학생들 4-50명 앉아 있다가

차회장이 들어오건 말건 별 관심 없거나 불량한 자세로 삐딱하게 보거나, 게임하거나 혹은 아예 엎어져 자거나 등등.

 

차회장 : (못마땅하지만, 자애의 마음으로 누르며, 친구처럼 편안하게) 오늘 여러분에게 깨끗한 삶에 대한 강연을 할

            DN의 차봉만이에요. (가볍게 목례하는데)

학생들 : (별 반응 없다)

직원 : (보다가, 뭔가 쾅쾅) 이 자식들이, 똑바로 못앉어. 인사 못해?!

 

학생들, 그제야 건성으로 차회장 보며 건방지게들 인사하거나.

누군가, “차라리 연예인을 불러주지” 그 말에 쿡 웃음 나며. “그래, 유이 불러요 유이”, “야, 티아라가 짱이지”, 등등 하는.

직원, 또 “이 자식들이!” 하는데, 차회장 손짓한다. 직원에게 됐다고 나가보시란 듯.

직원, .. 결국 알겠단 듯 까딱하고 나가고.

직원들 나가자, 학생들 태도 더 불량해진다.

 

차회장 : 자, 그럼 깨끗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그 얘기부터 하자면, 나는 바로 개개인의 올바른 가치관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비록 여기 여러분들은 이미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래도 난 아직 여러분이 깨끗한 도화지다,

            그 정도 얼룩은 싹 지우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영혼들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차회장 그렇게 연설하는 사이,

학생들 안듣고 한무리 오토바이 절도 경험담 얘기하는. (학생들, 목소리 너무 크진 않게)

“오토바이 주인이 쌩 또라이였다니까. 걸리지만 않았어두 내가..” 등등하고 있고.

또 다른 무린, 서로 주먹질 노하우 나누며, “이렇게, 이렇게 훅을 해야지“ 등등하고 있고.

 

차회장 : (열받지만, 꾸욱 누르고 다시 시작) 그러기 위해선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갖고,

            그 반성을 통해 새 사람으로 태어나자는 결연한 의지로.. (그러나, 귓등으로도 안듣는 아이들에게 열받아 결국 울컥,

            연설문 탕 덮고) 얌마, 니들 해도해도 너무 하잖아. 그리고 너 임마, 오토바이 훔친 게 자랑이냐? 남의 걸 왜 훔쳐, 왜?!

            반성은 못할 망정! (그리고 또 다른 애에게) 야, 주먹 잘써봤자, 깡패 밖에 더 돼?! 범죄자 밖에 더 되냐구, 임마?!

            갱생을 하려는 의지들이 없어 새끼들이!

 

학생들, 벙찌고 어이없어서, 험악해지며 보는데.

 

차회장 : 그리고 임마, 어른이 말을 하면 최소한 듣는 시늉은 해야하는 거야. 늬들 내가 누군 줄 알어?! 나 DN 차봉만 회장이야,

            나 아무데서나 강연하고 그런 사람 아니거든?!

 

학생 하나가, 열받아 의자 퍽 밀치며 일어나는데.

다른 학생 하나가 잡는다. 참으란 듯. 그리고 차회장에게,

“알거든요?! 아저씨 깡패회장이잖아, 우리처럼 범죄자잖아요, 아저씨도. 근데 뭘 이래라저래래 훈계질이야, 오바 쏠리게?!”

 

차회장 : (뜨끔하지만, 열받기도 해서) 뭐, 임마?! 뭐.. 뭐가 쏠려?! 아유 저 자식을! (하며 팔이라도 걷으면)

 

학생 일동, 붙기라도 할 듯 험악하게 일어나 보는.

 

차회장, ...!! 불량학생들이 단체로 노려보자, 어쩔 수 없이 쫄린다.

뒤에 서있던 장비서, 오금이 저리고.

 

차회장 : .. 그러니까 내 말은.. 나처럼 되지 말라구 그러는 거잖아. (하고) 근데 니들 자꾸 이러면

            니네 주려고 책이랑 옷이랑 먹을 거랑 이것저것 싸들고 왔는데 안줘, 안주고 도로 갖고 간다?

 

학생 하나. “우리가 그지예요, 어?!” 다른 학생들도, 열받아서.

 

차회장 : .. 누가 그렇대...? (하고 다시 연설문 편다) 그럼.. 계속 해볼까..?

            어.. 결연한 의지로 노력하면, 얼마든지 내 자신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고...

 

그런 사이 학생들, 피식 보곤 다들 또 자기들 할 일 하고.

 

 

#36. 소년원 앞

 

차회장, 뭔가 허탈하고 우울한 얼굴로 나와서 차로 향한다.

장비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따르고.

장비서, 차 문 열어주면 차회장, 우울하게 오르며....

 

 

#37. 몽타쥬

 

- 길거리

나윤이 무원이 별 목적 없이 걷고 있다.

나윤, 고심 중인데 뭘 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나윤 : 이제 뭐하지? (심각한데)

무원 : 이제까지도 한 거 없어. 뭐하지 뭐하지, 하면서 계속 왔다갔다 중이야, 너. 진짜 뭐하잔 거야, 지금?

나윤 : ...

무원 : 혼자 방황해, 갈게. (돌아서는데)

나윤 : (옷자락 꾸욱 잡는)

무원 : (어이없어 보면)

나윤 : (가지 말란 듯, 애처럼 애원하듯 보고)

무원 : .. 서나윤?

나윤 : .. (간절히 주변 둘러보다가, 한 커플이 들어오자, 환해지며) 저 사람들 무조건 따라하자. 너도 나두 잘 놀 줄 모르니까,

         그냥 따라해, 응?

무원 : (어이없어서) 뭐?

나윤 : (무원 끌고 커플들, 거리 두고 쫓아가면)

무원 : 너 진짜 왜 이러는데, 어?

 

- 커플 따라 하기 작전 커플이 길가다가 가판 떡볶이나 터키 아이스크림 같은 거 먹으면. 옆에 서서 같이 먹고.

무원은 계속 어이없고. 나윤의 등쌀에 쫓아하는.

- 커플이 미관광장 같은 공터에서 음악 틀어놓고 춤추는 청소년 댄서들 사람들 틈에 섞여 구경하면,

나윤도 무원 끌고 가 구경한다.

나윤, 와아 감탄하며 살짝 동작 정도 어설프게 따라해 보이며 무원 보고 웃고.

무원, 어이없지만 웃음 나고.

- 작은 서점. 예술 서적 파는 서점류의 예쁜 서점.

커플이 들어가 책을 고르고. 책장 사이에 기대어 마주 앉듯 해, 각자 책 보고.

나윤, 무원을 끌고 와.. 책도 보고 등등.

무원, 약간 포기 상태로 자신이 볼 책들, 진지하게 보면.

나윤, 옆에 와서 “뭐 봐?” 괜히 들러붙어 보는데.

문득 보면, 커플, 주변 살짝 살피곤 가볍게 서로 쪽 뽀뽀한다.

보는 무원과 나윤. (서점, 어려우시면 그냥 길거리로 하셔도 됩니다)

 

나윤 : (쳇, 부럽다) 저런 건 우리도 좀 했었는데 그지?

무원 : (어이없어서 보면)

나윤 : (보며, 좀 민망하긴 해서) 뭐, 했었잖아. 아니야?

무원 : (안되겠다, 책 덮어 꼽고는 나윤 손잡아서 끈다) 따라와.

나윤 : (끌려가며) 왜에?

 

 

#38. 공원

 

무원이 나윤을 데리고 와 앉히고 옆에 앉는다.

 

무원 : 도대체 이러는 목적이 뭐야, 서나윤? 왜 이러는진 알아야 맞장굴 쳐주든 말든 할 거 아니야?

나윤 : 그냥 놀잔 거였는데?

무원 : 그냥 놀잔 거였다구? 바쁜 사람, 스케쥴까지 다 엉망으로 만들면서?

나윤 : 별루 안중요한 거였다며?

무원 : 그래. 알았어. (보고) 이제부터 얘기 좀 하자. 먼저 니 감정에 대한 내 입장 얘기부터 할게. 들어.

나윤 : 나부터 하면 안돼?

무원 : .. 해봐.

나윤 : 지헌이한테 목매다가 너한테 갑자기 이러는 거, 우스워 보인다는 거 알아. 근데.. 그런 거 아니, 너?

         그때의 난 몰랐는데 지금의 난 아는 게 있단 걸.

무원 : .. 무슨 소리야?

나윤 : 무슨 소리냐면, (좀 정리 안돼지만) 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감정이 있다 그 얘기야...

         그러니까.. 나도 내가 지금 너한테 왜 이러는진.. 나도 잘 모르겠단 얘기야. 너도 그럴 걸? 넌 지금 니 감정 100% 확신하니?

무원 : (보며)

나윤 : 못하지? 내가 귀찮은지 조금은 좋은지.. 아직도 노은설이 없으면 안될 거 같은지, 없어도 될 거 같은지..

         너도 지금 현재 니 감정 다 알진 않을 걸?

무원 : 그래.. 그건 맞아. 인정할게.

나윤 : 그러니까 어쩌면 니가.. 너도 미처 모른 채 날 전처럼 좋아하고 있을 확률도 있어.

무원 : (피식 보면)

나윤 : 그래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난 계속 이렇게 너랑 놀고 또 끈덕지게 들이댈 거다, 그런 얘기야. 이게 결론이야.

무원 : 서나윤..?

나윤 : (짐짓 도도하게) 됐어, 얘기 끝났지? (일어나며) 데려다줘.

무원 : (보다가) 그래, 들이대는 건 니 자유니까 넌 들이대고, 난 내 맘대로 반응하면 되는 거지? (하며 간다)

나윤 : (보다가 따라가며) 그렇긴 한데.. 그래도 집엔 데려다 줄거지, 응? 그치? (하며 쫓고)

무원 : (피식 웃음 나며, 못말리겠단 듯 고개 짐짓 설래설래 저으며) ...

 

 

#39. 은설집 앞

 

지헌의 차 들어오고 은설, 내린다.

 

지헌 : (내리지 않고, 보지도 않은 채, 짐짓 삐져서) 그럼 가지.

은설 : (어어, 해서 얼른 창문에 얼굴 들이밀고) 이대로 그냥 간다구?

지헌 : 어.

은설 : (안되겠다, 지헌 쪽으로 가 끌다시피 하며) 내려 봐요, 잠깐 얘기하구 가.

 

지헌, 못이기는 척 은설에게 끌려나오는 사이.

무원의 차 도착한다.

 

은설 : 삐진 거 풀고 가. 내가 진짜 조만간 다 말하구, 반성하고, 혼도 나구 그럴게. 어? 어?

지헌 : (흥, 부러 더 삐진 척) 내가 말했지, 노은설. 난 원래 인내심 따위 없던 사람이라구.

         노은설이 도대체 왜 이런 건지 말해주기 전까지, 날 믿어주기 전까지, 난 계속 삐져있을 거야.

은설 : (후우, 한숨으로 고개 쳐지는데)

지헌 : (이 와중에도 그런 은설이 예쁘다. 괜히, 흥, 부러 이마에 살짝 손가락 튕기는. 별루 아프지 않게)

은설 : 아!

지헌 : 엄살이 심하잖아.

은설 : 아파서가 아니라 놀라서 그런 거지.

지헌 : (쳇) 어쨌든 난 계속 삐져있을 거라고 얘기했어. 그러니까 처신 잘해, 노은설. 진짜로 화내기 전에, 알았어?! (하고 돌아서는데)

 

그 사이 도착해서 막 내리다 호기심에 보고 듣던 나윤, 불쑥 끼어들며.

 

나윤 : 왜, 왜 삐졌는데?

 

지헌과 은설, 흠칫 놀란다.

 

지헌 : 나윤이 넌 또 뭐야, 놀랐잖아.

나윤 : (그러건 말건 고소해서) 두 사람 싸웠어, 그래? (무원 보며) 싸웠나봐.

무원 : (어이없다 무시하고, 은설에게)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분명히 지헌이가 잘못했죠?

지헌 : (씨이) 아니거든?!

은설 : 네, 건 아니에요.

무원 : 그래도 니가 잘못한 거야. 왜 삐져, 초딩도 아니구. 아, 초딩 맞나?

지헌 : 야!

나윤 : (보다가 벨 꼴린다) 됐어, 니들 가. (하고 은설 손 확 잡아끌며) 뭐해요? 안들어가? (끌고 가는)

은설 : (어어, 끌려가며 지헌에게) 조심히 가. (무원에게) 조심히 가세요.

 

두 남자, 그런 은설, 나윤, 보다가.

 

무원 : 근데 왜 싸운 건데?

지헌 : 그런 넌 나윤이랑 사겨?

 

 

#40. 은설집

 

들어오는 은설과 나윤.

 

나윤 : (계속 고소한 모드로) 근데 진짜 두 사람 왜 싸웠는데?

은설 : (귀찮다) 아 그냥 내가 좀 뭐 잘못했어. 됐어?

나윤 : 그러니까 뭘 잘못했는데?

은설 : 고만하구, 나.. 나윤씨 엄마 좀 만나볼 수 있을까?

나윤 : 노은설씨가 울 엄말? 왜?

은설 : (보며) ...

 

 

#41. 은설집 앞 계단

 

지헌과 무원, 앉아있다.

 

무원 : 뭐, 노은설씨 그럴만 하지. 너 믿고 의지할만한 남잔 아니잖아.

지헌 : (씨이) 그렇게 되려고 무지 노력중이야. 왜 그래?

무원 : (놀리듯) 글쎄..

지헌 : 넌 나윤이랑 어떡할 건데?

무원 : (막막한 한숨) 글쎄..

지헌 : 나윤이 쟤가 또 대놓고 끈질긴 건 알고 있지?

무원 : (한숨)

지헌 : (톡톡 두드려준다) 그냥 포기하고 끌려가.

무원 : 타이밍이 어긋나도 너무 어긋났어. (하곤) 뭐가 이렇게 맨날 복잡하냐.

지헌 : (그 말에) .. 그러게...

 

두 남자, 각자의 이유로 한숨 쉬다가 서로를 보곤 짜증나서.

 

지헌 : 간다. (일어나고)

무원 : 나도 가, 임마. (일어나 가며)

 

 

#42. 차회장 정원

 

차회장, 의자에 착잡한 얼굴로 앉아 있다... 생각 많은... 고민에 고민하듯...

 

<인서트>

지헌 : 아버지가 만의 하나 제 의사 상관없이 막 불법 같은 거 하고 그러심, 제가 노은설한테 얼마나 쪽팔리겠어요?

 

차회장 : ...

 

<인서트>

은설 : 그냥, 평상시 회장님 삶을 그대로 보여주신다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회장님 누구보다 깨끗하고 정직하신 분이시잖아요.

 

차회장 : ...

 

<인서트>

학생 : 알거든요?! 아저씨 깡패회장이잖아, 우리처럼 범죄자잖아요, 아저씨도.

 

차회장, ..... 그러다가 생각털 듯, 한숨 삼키며 일어나 들어간다.

 

 

#43. 차회장 욕실

 

막 세수 마친 차회장, 거울 마지막으로 보고 나가려다가 다시 돌아와 거울 속의 자신을 본다.

거울속 봉만이 묻는다. (CG, 이하 거울 속 차회장은 봉만으로)

 

봉만 : 차봉만이 너, 진짜 안쪽팔리냐?

차회장 : 안쪽팔리긴, 쪽팔리지. 그 정도 양심은 있는 사람이야 나.

봉만 : (차회장 보는데)

차회장 : 나.. 솔직히 오늘 진짜 충격 먹었어. 고삐리 양아치들한테도 내 말이 안먹히는구나.. 나 너무 괴롭드라.

봉만 : 니가 인생을 잘못 살았단 증거야.

차회장 : 왜 이래? 나도 산다구 살았어.

봉만 : 그래, 그럼 니가 죽으면 넌 니 아들한테 어떤 아버지로 남을 거 같냐?

차회장 : .. (괴롭다) 쪽팔린 아버지겠지 뭐.

봉만 : 세상은 널 어떻게 기억할 거 같냐..

차회장 : .. 깡패.. 회장이겠지 뭐...

봉만 : 알긴 아는구나.

차회장 : (거울 속 자신을 째려본다) 아우 이걸..!

봉만 : (흠칫) 현실을 인정해라, 봉만아.

차회장 : (그 말에 거울 속 자신 바라보다가 축 쳐져서) 알았어어....

 

어느새 거울 속 봉만, 사라지고.

차회장, 그렇게 한참을 서서...

 

 

#44. 지헌집 지헌방

 

지헌, 감정 안좋아서 입간판 흥, 노려보고 있다.

 

지헌 : 노은설, 정말 맘에 안들어. (하는데)

차회장 : (문 벌컥 열며 들어오다가, 이런) 너 또 이거보고 있냐?

지헌 : 아, 진짜. 왜 맨날 이렇게 벌컥벌컥 들어오세요요?! 자꾸 이러심, 출입금지시킬 거예요, 아버지.

차회장 : (이런, 째리고) 시끄럽고, 니 맘대로 해.

지헌 : 출입금지 시켜요 그럼?

차회장 : 그게 아니라 임마, 니 뜻대로 깨끗하게 해줄게. 경영권 승곈지 뭔지, 재산 증연지 뭔지

            이제부터 100% 깨끗하게 할게 이 자식아. 어디 한번 해보자구! (하고 나간다)

지헌 : (벙쪄서) ... 왜 또 저러셔..? 안그래도 심난한데..?

 

 

#45. 차회장 차 (아침)

 

차회장, 심기 불편하다. 어제 지헌에게 한 말이 조금 후회되는.

장비서, 불편한 차회장이 신경 쓰이고 걱정되어 자꾸 눈치 보고.

 

차회장 : (한숨으로) 경솔했어.. 적당히 깨끗하겠다하면 될 걸 100%는 왜 붙였어 왜?

장비서 : (슬쩍)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회장님?

차회장 : 지헌이 놈한테 큰소릴 쳤어, 내가.

장비서 : (괜히 철렁, 은설이 지헌이에게 얘기했나 싶어) 왜.. 왜요, 회장님, 차지헌 본부장님 깨끗하라고 했습니까?

차회장 : (본다, 왜 저렇게 놀라나 싶어 짐짓) 그래, 그랬어.

장비서 : 뭐.. 다른 말은.. 없었구요?

차회장 : (이것 봐라 싶어서) 왜, 뭐 다른 말이 있어야하나?

장비서 : (얼른) 아니요, 아닙니다 회장님.

차회장 : (짐짓) 근데, 어쩌나. 다른 말이 있었어, 장비서.

장비서 : (헉, 그러나 애써 티 안내고 돌아보며) 무슨.. 말이요?

차회장 : (보며) 그건 이제부터 장비서가 얘기해야지.

장비서 : (헉) 네...?!!

 

 

#46. 회장실

 

차회장, 앉아있고 장비서, 그 앞에 겁먹어 앉은.

 

차회장 : (발 확 까면)

장비서 : (움찔 몸 뒤로하고)

차회장 : 다음엔 진짜로 깐다. 나한테 뭐 숨기면 뒈진다고 했지?! 나, 장비서 봐줄 만큼 봐줬어.

            내가 몰라서, 눈뜬 봉사라서 모른 척 한 줄 알아?! 장비서니까! 저러는 데 이유 있겠지, 말할 때 되면 하겠지!

            그런 맘으로 봐준 거야! 그러니까 더 못봐주기 전에, 말해. 장비서 손보기 전에 말하라구!

장비서 : (헉해서, 줄줄 이실직고한다) 그게요 회장님, 장부를 들켰습니다.

차회장 : ..!! 뭐..? 뭘 들켜?! 누구한테?!

장비서 : 노비서.. 한테 들켰습니다, 회장님.

차회장 : (기막힌)

장비서 : (꾸뻑) 죄송합니다.

차회장 : (못참고 에이, 발 날리면)

장비서 : (어깨께 살짝 맞고, 으어어! 엄살) 회장니임.

차회장 : 그래서였어.. 그래서 깨끗해라 어째라 그랬던 거였어 노비서가! (하고) 아우 쪽팔려, 쪽팔려서 죽을 거 같잖아! (노려보면)

장비서 : 근데.. 그게 다가 아닙니다, 회장님.

차회장 : 다가 아니면?

장비서 : 노비서가.. 시민단체랑.. 접촉을 한 거 같습니다.

차회장 : 뭐어?!

 

 

#47. 지헌 룸 + 차회장실

 

지헌, 스마트센터 자료 보고 있는데 키폰 온다.

 

지헌 : (회장실 확인하고) 왜요, 아버지?

차회장 : 노은설이 안받고 왜 니가 받아?

지헌 : 노은설, 친구 만나러 갔는데요? 그 봉숙인가 뭔가 하는?

차회장 : (그 말에) 뭐, 누굴 만나? 도대체 그딴 뻥 쳐대고 대체 어딜 간 거야?!

지헌 : 네? 뻥이요?

차회장 : 내가 봉숙이야, 내가 노은설 친구 봉숙이라구! 근데, 내가 여깄는데 누굴 만나러 갔냐구!

지헌 : ..?? 아버지가.. 뭐라구요?

차회장 : 됐고, 당장 잡아와 노은설, 당장!

지헌 : 도대체 무슨 일인데요? 아버지가 봉숙인 건 뭔 소리시고 잡아오란 건/

차회장 : (OL) 이유 필요 없어, 그냥 잡아오라면 잡아와.

지헌 : 저 바빠요. 복지후생 체크하러 현장 시찰가기로 했어요. 끊어요. (하고 끊는)

차회장 : 이 자식이! (에이, 전화기 집어던지듯 끊고)

지헌 : (역시 끊고 복잡한) ... 노은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48. 까페

 

간사 앉아있고 은설, 주변 경계하며 들어와서.

 

은설 : (앉으며) 회사 앞엔 오시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잖아요.

간사 : (그런 은설을 보고)

 

잠시 후. 테이블에 차 놓여있고.

 

은설 : (벙쪄서) 장부가.. 배달됐다구요?

간사 : 비서님이 보내신 거든 아니든, 비서님 신분은 철저히 비밀로 해드릴게요, 그러니까 걱정마시고/

은설 : (OL) 전 아니라구 몇 번을 말씀드려요.

간사 : .. 어쨌든 우리로선 해야할 행동을 할 겁니다.

은설 : (OL) 시간을 주세요.

간사 : 자꾸 이러시면/

은설 : (OL) 부탁이에요, 자진으로 신고하시게 설득할게요. 그러니까 조금만 시간 주시고 기다려주세요, 네?! 이렇게 부탁할게요,

         아니, 협박할게요! 꼭 기다리세요, 네?! (쾅 테이블 내려치며)

간사 : (뜨악해서 보며) ...

 

 

#49. 까페앞 + 도로 지헌차

 

지헌 차 까페 앞 지나가는.

지헌, 문득 창밖 보는데 은설이 나온다.

지헌, 어? 해서. 기사에게, “잠깐만요, 세워보세요” 하고 창문 열고 은설 부르려는데,

뒤이어 나오는 간사.

은설과 간사, 서로 인사하고 헤어지는 모습을 보며.

지헌, 보는데...??!!

/은설 쪽

은설, 축 쳐져서 어떡해야하나 복잡하고 두려운 심정으로 걸어가고.

간사,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다가 전화받는다. “어.. 뭐? 벌써 넘겼다구 중수부에?”

간사, 은설을 돌아본다. 쳐져서 걸어가는 은설의 뒷모습.

간사, 차마 말하지 못하고 그대로 가고.

/차 안의 지헌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복잡해져서...

 

 

#50. 회사 로비

 

은설, 고개 처져서 걸어 들어온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숨이 막혀오는데..

그런 은설의 시야에 들어와 멈춰서는 발, 고개 들어보면.

차회장과 장비서, 은설을 보고 있다.

 

은설 : (좀 놀랐다가)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회장님.

차회장 : 따라와. (돌아서 간다)

장비서 : (죽을 맛으로 따라가고)

은설 : (보다가, 결심한 듯 따라가며)

 

 

#51. 회장실

 

차회장과 은설, 마주 앉아있다.

 

은설 : (겁나고 맘 아프지만, 다부지게 맘먹고) 저.. 회장님 비밀 장부.. 봤습니다.

차회장 : 그래서?

은설 : (애원하듯 보며) 다 정리해주세요, 회장님. 탈세하신 거 자진 납부 하시구요, 다른 비리들도 다 정리하고

         검찰 같은 데에 자수..? 자수란 표현은 죄송합니다, 그치만.. 자진하셔서 다 밝히시고 그래주셨음 좋겠어요.

차회장 : 내가 왜 그래야하지?

은설 : 왜냐면.. 그 장부들이 곧.. 검찰에 들어갈 거니까요.

차회장 : (서늘히 보며)

은설 : (이어서) 그 전에 회장님이 움직이시면 아무래도 여러모로 정상참작 이런 것도 될 거고

         잘하면 큰 벌 안받으시고 해결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차회장 : (OL, 낮게 누른 채) 나가.

은설 : 회장님?

차회장 : 당장 나가. 내가.. 노은설이란 물건을 믿고 예뻐했던 만큼, 노은설 너에 대한 이 배신감, 이 분노,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크고 무서워. 내가 너한테 무슨 짓 하기 전에, 내가 널 어쩌기 전에, 내 눈앞에서 도망 가.

            내가 노은설 너한테 주는 마지막 배려니까, 그만 입 다물고 사라져.

은설 : 제가 함부로 장불 본 건 정말 잘못했지만, 다른 오핸 말아주세요. 제가 결코 어디다 그 사실을/

차회장 : (OL) 사라지란 말 못들었어!!

은설 : ...!!!

차회장 : (배신감과 분노로) 당장.. 당장 사라져, 없애버리기 전에!!

은설 : ... (더는 말 못하고 일어난다. 진심 다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가는)

차회장 : (감정 추스르며, 가슴께 부여잡으며)

 

 

#52. 회사 복도

 

은설, 힘없이 그렁그렁해 오다가 박상무와 딱 마주친다.

박상무, 은설 보고.

은설, 꾸뻑하곤 그렁한 눈으로 살짝 쏘아보듯 보는데.

박상무, 조소하듯 지나쳐가며 작게 혼잣말. “그러게, 나대질 말았어야지”

은설, 그 말 듣는. 홱 돌아보며 확신. 저 인간이구나 싶은데.

 

은설 : (박상무 쫓아와서) 저 좀 보시죠, 박상무님.

박상무 : (은설의 기세에 괜히 쫄려서) 날 왜봐, 노비서가? (하고 가려는데)

은설 : (주변 홱홱 둘러보고 사람 없자, 박상무 잡아서 끈다) 좀 보시죠.

박상무 : 이봐, 왜 이래? 미쳤나? 이거 못놔?!

 

하며 뿌리치려다 아아! 괜히 손만 꺾이며 끌려가는.

 

 

#53. 회사 계단 참

 

은설과 박상무 마주 선.

박상무, 은설의 갈굼에 살짝 두렵다.

 

박상무 : 지금 이게 무슨 건방진 짓이야?!

은설 : 박상무님이죠?

박상무 : .. 뭐가?!

은설 : (가까이 다가가며) 이거 하나 똑바로 알아두세요. 제가요, 절대 당하곤 못사는, 아니 안사는 스타일이거든요.

박상무 : (뒷걸음질치며) 왜.. 왜이래?! (하며 내빼려는데)

은설 : (잡아서, 박상무 벽에 쾅 밀친다)

박상무 : (헉)

은설 : 만약에 박상무님이 아니시다, 그러면 그때 이 무례 백배사죄드릴게요. 만약, 이 모든 게 뭐 정의로운 그런 목적이었다,

         그래도 조금은 용서해드릴게요. 근데 건 아닌 거 같아, 그렇담 이렇게 나 팔아서 안그러시지.

         고로, 난 박상무님 결코 가만 안둡니다. 혹여 어디로 튀신다, 그래도 기필코 잡아내 처절히 응징해드릴 겁니다.

         지금 벌인 이 모든 짓, 두고두고 후회하게 만들어 줍니다, 내가 꼭!

박상무 : (질려서) ...

 

 

#53-1. 계단참 앞 복도

 

박상무, 문 벌컥 열며 도망치듯 튀어나와 다리 풀리며 서둘러 가는.

곧이어 나오는 은설, 후우.. 한숨으로 보다가 터덜터덜 걸어간다.

 

 

#54. 회사 지헌 룸

 

은설, 들어온다.

지헌 없는 텅빈 룸. 들어와서 막막한.. 한숨 쉬며 서서...

 

 

#56. 회장실

 

차회장, 지그시 눈 감고 있고.

장비서, 그저 그 앞에 죄인처럼 서있는.

 

차회장 : (눈 감은 채) .. 지헌이 모르게 하고, 노은설 치워버려.

장비서 : 얼마 전 회장님께서 정직원 발령을 내셨던 터라, 당장 해고는 어려울 거 같구요,

            스스로 물러날 법한 지방 한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차회장 : (대꾸 않고) 검찰 쪽에 손대봐. 정말 뭐가 들어간 건지 사태파악 해.

장비서 : .. 알겠습니다, 회장님. (나간다)

차회장 : (괴로운 심정으로 앉아서) ...

 

 

#57. 숙희 차

 

뒷좌석에 앉아있는 숙희와 무원.

 

무원 : (놀라서)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내부고발이라니요?!

숙희 : 내가 그런 거 아니야. 황관장 고게 박상무랑 그런 건데.. 어쨌든 나도 발은 못빼게 생겼어.

         둘 다 어떻게든 끝까지 나 물거 늘어질 거구/

무원 : (OL) 어머니!

숙희 : 난 그럴 생각 없었다니깐.

무원 : (막막한데)

숙희 : 어쨌든 아들은 모른 척하고 있어. 섣불리 아는 척 움직였단 괜한 오해받아.

무원 : (괴로움에) ...

 

 

#58. 황관장 갤러리

 

황관장과 나윤, 앉아있다.

 

황관장 : 얘기가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된 거야?

나윤 : 그냥 그렇게 아세요. 그러니까 무원이랑 나, 밀어줘요 전처럼.

황관장 : 무원이도 동의한 거야?

나윤 : 건 아직...

황관장 : 또 혼자 목매는 거니? 어머 기막혀..

 

그러고 있는데 성큼성큼 들어오는 무원.

 

나윤 : (보고, 반가워서) 어, 무원아? 니가 왜 와? (황관장 보며) 약속 있으셨어요, 무원이랑? (하는데)

무원 :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황관장 : (시침 떼고 앉았고)

나윤 : (뭔가 싶어 보는데)

무원 : 황관장님이 저지르신 짓, 황관장님이 수습하세요!

나윤 : (놀라서 보며) ...

 

 

#59. 갤러리 앞

 

무원, 나오고 나윤도 급히 따라 나온다.

 

나윤 : 뭐야? 무슨 일인데, 어?

무원 : (대답 없이 걸어가고)

나윤 : 뭔데, 무원아? 야, 차무원. 나 무섭잖아... 어? (따르며)

무원 : (그러나 그대로 걸어가며)

 

 

#60. 지헌 차

 

지헌이 운전 중이고 은설, 조수석에 앉았다.

각자의 이유로 복잡한 두 사람.

 

지헌 : 노은설, 아직도 기다려야하나?

은설 : (보면)

지헌 : 나한테 해줄 말 없어?

은설 : (뭐라 선뜻 말을 못하겠다가) 저기.. (하는데)

지헌 : (차 세운다) 내려, 내려서 혼자 가 오늘은.

은설 : (보는데)

지헌 : (팔 뻗어 차 문 열어준다)

은설 : ... (내리고)

 

지헌 차, 이내 출발한다.

은설, 혼자 남아서.

 

 

#61. 도로

 

은설, 힘없이 걸어간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 자신의 행동이 옳은 건지... 그렇게 모르겠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가며...

 

 

#62. 차회장 정원

 

지헌, 복잡한 얼굴로 들어오는데.

마당가 서성이고 있던 차회장, 지헌을 본다.

 

지헌 : 왜 또 이러구 계세요? 요즘 아버지 이상해요, 아세요?

차회장 : (보다가) 노은설이랑 헤어져.

지헌 : ...?! 무슨.. 말씀이세요?

차회장 : ...

지헌 : 무슨 일, 있죠 아버지? 노은설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구 저 모르는 뭐 있잖아요. 뭔데요 도대체?!

차회장 : 두 번 말 안한다. 그냥 그렇게 알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하고 들어가는)

지헌 : 아버지!

차회장 : (들어가고)

 

지헌, 따라가려다가 관둔다.

지헌, 뭔가 심상찮음을 느끼고... 정원 의자에 앉아서... 생각 가다듬으며.

은설에게 전화를 해보려는.. 그러나 관둔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앉아서...

 

 

#63. 회장실

 

차회장, 앉아있고 장비서 보고 중이다.

 

장비서 : (금방이라도 울컥 울음 치밀 것 같지만 애써 참아내며) 이미 정보가 중수부로 이첩돼 극비 내사가 실시됐었다고 합니다.

            빠르면 오늘 내일 압수수색 들어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회장님. (하고) 정말.. 죄송합니다.

차회장 : (그저) ...

장비서 : 일단.. 손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증거를 인멸하긴 했습니다만..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회장님.

차회장 : (역시 대답 없는, 통증에 그저 손으로 꾸욱 가슴께 누르며)

 

 

#64. 회사 앞

 

봉고, 승용차등 차량들 급히 와서 선다.

이어 내리는 검은 양복의 중수부 직원들. 급히 회사로 들어간다.

막는 경비에게, “압수수색 영장입니다” 보여주며.

 

 

#64. 압수수색 몽타쥬

 

-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양복들.

- 일부는 계단으로 올라가고.

- 사무실.

일반 직원들 일하고 있는데 들이닥치는.

중수부, 영장 보이며 “모두 그 자리에서 하시던 일 손 떼시고 물러나십쇼” 등등하고.

직원들, 당황하고 놀라며.

중수부, 서류 및 컴퓨터 압수하며.

- 비서실

중수부들 들이닥친다. 영장 내보이며, “압수수색 영장입니다, 협조하세요”

양과장, 추, 강비서 등 놀라고.

중수부 몇 명은 비서실 자료 확보하는 사이, 지헌방, 무원방, 박상무 방들 열어젖히고.

담담한 박상무. 놀라는 무원

그리고 지헌방에 함께 있던 지헌과 은설의 얼굴 차례로 보여지고.

(참고로 지헌과 은설이 같이 있던 전 상황은 15부 도입이 될 예정입니다)

- 회장실

담담하게 앉아있는 차회장과 눈 꾹 감고 서있는 장비서.

역시 문 벌컥 열리며. 중수부, 영장 내보이며, “비자금 조성 관련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 되었습니다” 하고 눈짓하면,

대기하던 중수부들 움직인다. 온갖 서류며 컴퓨터며 등등.

차회장, 표정 흔들림 없이 앉아서.

그런 은설, 지헌, 무원, 차회장 등의 얼굴에서 엔딩.

 

 

 

 

 

 

 

 

 

 

 

 

 

 

 

 

 

 

 

 

 

 

 

 

 

 

 

 

 

 

 

 

 

 

첨부파일 보스를지켜라14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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