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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지켜라] 1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07.26|조회수470 목록 댓글 0

[보스를 지켜라] 16

 

 

 

 

 

 

 

 

 

 

#1. 거리

 

두 사람, 말없이 걷는다.

 

지헌 : (침묵 깨고) 나.. 노은설하고 연애, 휴업할까 해.

은설 : ...!! (그러나 예감했던 상황이긴 해서) ...

 

지헌, 멈춰서 은설을 보고. 은설, 지헌을 보며...

 

지헌 : 노은설이 원하면 노은설 동네로 가겠단 말, 지금은 지킬 수가 없게 됐어.

         그런데 노은설을 이딴 우리 동네로 데려오기도 싫거든.

은설 : ...

지헌 : 그래서.. 얼마가 될 진 모르겠지만.. 휴업할까 해..

은설 : ...

지헌 : 왜냐면, 난 아직 이 동네에서 할 게 있거든. 세상사람 다 못났다구 손가락질 하는 아들.. 죽어라 믿는 아버지한테

         최소한 뭐라도 하는 시늉은 해야 해.. 노은설 말처럼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도 해봐야하구..

         그리고 내발로 나가는 건 괜찮지만, (짐짓 피식) 내가 또 쫓겨나긴 싫거든.

은설 : .. 알았어. 그렇게 해.

지헌 : (예상치 못한 수긍에 조금 놀라지만 담담히 보는)

은설 : (보며) 얘기 끝났으면 갈게.

지헌 : (그 말에, 허 기막혀서, 잡는다) 그게 끝이야?

은설 : (본다) 나한테 선택권 있어?

지헌 : 선택권은 없어도 발언권은 있어.

은설 : 말은 해도 되는데, 소용은 없단 얘기잖아. 근데 왜 말해, 입만 아프게..

지헌 : ...

은설 : .. 됐어. 갈게. 차지헌 너도 가라...

지헌 : ...

은설 : (돌아선다)

지헌 : (어이없다. 아프고 화나고, 묘하게 배신감도 느끼고.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이 어이없어서 보다가.. 돌아서고 마는)

 

그렇게 반대방향으로 가는 두 사람.

 

 

#2. 근처 거리

 

은설, 걸어간다.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참으며. 애써 담담하게.

 

 

#3. 지헌차 세워진 곳

 

지헌, 온다. 은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저렇게 쉽게 수긍한 은설에게 화가 나기도 해서 신경질적으로 차문 열며.

 

 

#4. 거리

 

은설, 가다가 멈춘다. 도저히 이대론 아프고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돌아선다. 잠시 서있다 결심한 듯 달려가는 은설.

 

 

#5. 지헌 차

 

운전해 가다가 역시 안되겠다. 가다가 유턴하는 지헌.

 

 

#6. 원래 거리

 

은설, 달려오고 있는데 지헌의 차, 오고 있고.

두 사람, 서로를 발견한다.

지헌의 차 서고.. 은설, 다가가 문 열며.

 

은설 : 내려.

지헌 : (그러기 전에 이미 내리고 있고) 노은설 너 도대체 뭐야? 어떻게 그렇게 쉽게 받아들여?

         노은설한테 나, 그렇게 쉬웠어? 난 수도 없이 고민하고 고민해서 내린 결정인데, 노은설한테 난 고작 그 정도였어?

은설 : 그럼 어떡하라구, 그렇게 줄줄이 맞는 말만 하면서 끝내자는데, 내가 뭐라 그래?

         어거지 이유대면서 잡어? 옷자락이라도 잡고 질질 물고 늘어져?

지헌 : 끝내자곤 안했어, 휴업이랬잖아, 폐업이 아니라 개점 휴업 같은 거라구!

은설 : 그게 무슨 말안되는 말장난이니? 그런 말장난을 내가 왜 들어야 해?

지헌 : (보면)

은설 : 그래, 내가 너한테 미리 상의 못했던 건 백번 잘못했어. 그랬다구 니가 문 닫자면 닫구, 니 맘 풀려서 다시 문 열자 그럼 열구,

         그러야 돼? 아니, 싫어. 그냥 폐업할 거야.

지헌 : 노은설?

은설 : 내가 널 못믿었다구? 그런 넌 날 믿었니? 내가 실술했다 쳐. 나한테 변명할 기횐 줬어? 내가 어쩌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들어보려구나 했어? 그래놓구 다 내 핑계대면서 밀어내잖아. 이럴 거면 그렇게 들이대질 말지. 세상 다 줄 것처럼 굴질 말지.

지헌 : 내 입장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어.

은설 : 그래, 이해해. 그래서 더 화나구 열받어. 내가 뭘 어떡할 수가 없잖아..

지헌 : 그래서, 기어이 이렇게 진짜 끝을 내잔 거야? 그래, 노은설?

은설 : 니 맘 언제 풀릴까, 너 언제 그 복잡한 고민 해결하고 올까 기다리는 거 힘들 거 같아.

         너두, 이왕 맘 먹은 거 여지 두고 미적대지 말구 니 길 가.

지헌 : (상처 입기도, 또한 화나고 배신감으로.. 본다)

은설 : (역시 같은 심정으로 본다)

지헌 : .. 그래. 그러자.

은설 : .. 그래. 그렇게 해...

 

은설, 돌아선다.

지헌, 잡지 못한 채 보다가 거칠게 차에 오르고. 이내 은설의 옆을 지나쳐 가버리는 지헌의 차.

은설, 걷다가 멈춰서...

 

 

#7. 은설집 앞

 

명란과 나윤, 올라오고 있다. 손엔 가볍게 장바구니 정도.

 

명란 : 잘 만나고 왔나 모르겠네. 본부장군 만나러 가면서 느낌 이상하다구 불안해했는데.

나윤 : 됐어, 그렇게 좋아죽는데. 가만 보면 명란씨 은근히 걱정 많아.

명란 : 댁이 지나치게 없는 거지.

나윤 : (쳇하는데)

 

집 앞에 서성이던 기자 두 명 정도. 집으로 들어가는 둘 보고.

 

기자1 : 아, 실례합니다만 두 분 여기 사세요?

명란 : 그런데요?

기자1 : 그럼 혹시 DN의 노은설씨..라고 아시는지?

나윤 : (어머해서) 노은설씬 왜요?

기자2 : 좀 여쭤볼 게 있어서요. 저희 수상한 사람 아닙니다. (하며 명함 정도 내밀다가, 어? 해서) 근데 P기획 서나윤씨 아니세요?

나윤 : (감 잡고, 절래절래) 서나윤이 누군데요?! (하고 명란 잡고 들어가며) 들어가 명란씨.

 

 

#8. 은설집

 

나윤과 명란, 들어오면 은설, TV에서 펭귄 다큐멘터리 보며 그렁이며.

 

은설 : (보지 않은 채) 왔어?

 

두 여자, 놀라서.

 

명란 : 왜 그래? 본부장군이랑 무슨 일 있었어?

나윤 : (OL) 밖에 기자들 땜에 그래?

은설 : (대수롭지 않게, TV에 시선 고정한 채) 기자들 아직도 있어? 아까 들어오는데 막무가내로 잡아서

         내가 팔 좀 덜렁거리게 해줬는데.. 팔 멀쩡해?

나윤 : 멀쩡하던데? (명란 보며) 그랬지?

은설 : (TV 고정) 그래? 그럼 다른 기자들이 또 왔나부네. (하면서 슥 눈물 훔친다)

명란 : 기자들 땜에 그래? 내부고발 오해받아서?

은설 : 아니, 펭귄이 불쌍해서.

명란 : (벙)

나윤 : (역시 벙해서) 어? 뭐가 불쌍해?

은설 : 펭귄은 저렇게 얼음 위에서 안넘어지고 지탱하고 서있는 데만 갖고 있는 체력의 70프로를 쓴대.

         그냥 안넘어지고 서 있는 데만.. 말이 돼? 너무 불쌍하잖아.

나/명 : ...

은설 : (마침 화면 속 펭귄이 넘어진다, 저도 모르게 흑) 어뜩해, 넘어졌어... (서럽게 운다)

 

나윤과 명란, 그저 벙해서....

 

 

#9. 차회장 정원

 

송여사, 숙희, 무원 얘기 중이다.

 

송여사 : (전말 들은 후다, 기막히지만 한숨 삼키고) 그래서, 황관장이 요구한 게 뭐야?

숙희 : (쫄아서) DN 계열사를 욕심 내더라구요.

송여사 : (어이없어 보다가, 짐짓 손 확 치켜들며) 잘했다, 잘했어!

숙희 : (어머, 움찔) 이러심 안돼죠 어머니. 제가 봉만이두 아니구 저 어머니 며느리 숙희예요.

송여사 : 며느린 자식 아니야? 아주 그냥 봉만이 패듯 패줘야 말을 듣지.

숙희 : 팬다구 봉만이(시선에) 서방님, 말 안듣잖아요.

무원 : (안되겠다 싶어 막아주는) 제가 어머니 많이 혼냈어요, 할머니.

숙희 : (끄덕끄덕) 네, 저 얘한테 벌써 혼날만큼 났어요.

송여사 : 자랑이다, 자식한테 혼난 게 자랑이야.

숙희 : ... 자랑이라곤 안했는데요.

송여사 : (스읍 부라리고)

숙희 : (시선 떨구며) ...

 

그런 사이 무원의 핸드폰 울리고 보면, 나윤이다.

무원, 받지 않을까 망설이다가. “잠시만요” 하고 일어나 가는.

 

 

#10. 은설집 마당 + 차회장 정원 일각

 

나윤, 마당에 나와서 무원과 전화 중인.

 

나윤 : (빼꼼, 대문 밖을 살피며)

무원 : 왜?

나윤 : (소곤) 어, 무원아. 있지, 여기 집 앞에 기자들 와있다? 노은설씨 막 캐러 왔나봐.

무원 : (걱정으로) 알았어, 가능한 빨리 수습할 테니까 노은설씨한테 걱정 말라고 전해줘.

나윤 : 응, 그리고 있잖아, 노은설씨가 이상해.

무원 : 이상하다구? 뭐가?

나윤 : 있지, 펭귄이 넘어졌다구 막 울어.

무원 : .. 뭐?

나윤 : 이상하지, 그치?

무원 : ... (무슨 일이지.. 싶은데, 지헌 막 들어오는 거 보고는) 알았어, 일단 끊어. (끊는)

나윤 : (씨이) 맨날 먼저 끊어.

 

/차회장 정원 쪽

지헌, 들어오다가 무원, 일별하곤 그냥 봤단 시늉만 하고 들어가는데.

무원, 지헌도 이상하다 싶다. 부러 막고.

 

무원 : 아는 척도 안해?

지헌 : 왔냐? (해주곤 피해 가는)

무원 : (다시 막거나, 잡거나) 무슨 일이야?

지헌 : 피곤해, 비켜. (정말 피곤한 듯 말하고 가는)

무원 : (본다)

 

지헌, 집쪽으로 가고.

그 사이 계속 혼나고 있던 듯 고개 푹 떨구고 있던 숙희와 쯔쯔 “그 욕심을 어쩌면들 좋을까” 하고 있는 송여사.

지헌, 그들에게 가볍게 목례하듯 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무원, 보는데 정말 무슨 일이 있구나 싶다. 따라 들어가는.

 

 

#11. 지헌방

 

지헌, 들어오고 곧 무원, 따라 들어온다.

 

지헌 : (옷 벗어 의자 정도에 홱 던지며) 나가.

무원 : 무슨 일이야 도대체?

지헌 : 나가랬어.

무원 : 어떻게 나가?

지헌 : 왜 못나가? 나가는 법 몰라? (가서 문 열어준다) 됐지? 나가.

무원 : 노은설씨랑 싸우기라고 한 거야?

지헌 : 그래, 그랬어. 됐어?

무원 : .. 너 설마..

지헌 : 그래, 그랬어! 됐어?!

무원 : .. 미쳤구나 너..

지헌 : 나 원래 미친 놈인 거 몰라?

무원 : .. 알아.

지헌 : 알면 나가, 미친 놈 상대하지 말구... (힘없이 안쪽으로 들어간다)

무원 : (마음 안좋아 나가려다가) 노은설씨, 보호하려 그런 거야?

지헌 : (피식 자조적인) 그런 멋진 이유 아니야.

무원 : ... 그런 이유 아니면 가능한 빨리 머리 식히고 정신 차려. 간다.

 

무원, 나가고. 지헌, 침대 정도에 누워서...

 

 

#12. 은설집 마당

 

평상에 앉은 세 여자. 맥주캔 하나씩 정도 들고 있을 수도.

 

명란 : 진짜 본부장군이랑 헤어질 거야?

나윤 : 지헌이 걔 진짜 왕재수다. 휴업은 무슨 휴업이야?

은설 : (남일 말하듯 담담히) .. 난 이해 가는데... 비서가 여자친구고 그 여자친구가 사실이든 아니든

         내부고발자란 소리 듣는 마당이잖아.. 아버지도 그렇게 되고..

나윤 : (은설이 이해가면서도 짐짓 쳇) 그 와중에 편들고 싶어?

명란 : (역시 이해가면서도) 지 아버지 그렇게 된 거야, 잘못했으니까 받을 벌 받는 거 아니야.

나윤 : (명란에게) 안헤어진단 소리야. 그냥 연인들 흔한 싸움 그런 거 있잖아.

은설 : .. 아니, 헤어질 거야.

둘 : (동시에) 왜?!

은설 : 이해는 가두.. 화는 나니까.. 서운하구.. 아프니까.. (하고 두 사람 향해 애써 부러 씩) 내가 좀 쫀쫀하거든.

둘 : ...

 

동 잠시 후.

명란은 은설에게 기대 졸고 있고. 나윤은 아예 명란의 다리를 베고 누워있고.

은설은 혼자 멍하니 아픈 얼굴로 앉아서...

 

 

#13. 지헌방

 

지헌, 혼자 앉아서... 아무리 다잡으려 해도 어쩔 수 없는 후회와 아픔으로...

 

 

#14. DN 전경

 

 

#15. 비서실

 

은설, 박스에 짐 넣고 있다.

양과장, 안타까운 얼굴로 발령장 든 서류봉투 내미는.

 

양과장 : 노은설씨가 갈 곳이야.

은설 : (받아들고 꾸뻑)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추와 강에게도 꾸뻑) 선배님들한테도 실례 많았고 감사했습니다.

추/강 : (좀 안됐긴 한 얼굴인데)

김비서 : (어리둥절한 얼굴로 급히 들어오며) 뭐예요?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은설 : 오셨어요, 선배님?

김비서 : 아니, 내가 막 방금 전화받구 오긴 왔는데요, 내가 왜 도로 차본 비서야? 나 싫어요. 나 또 차본 비서하기 진짜 싫어요.

은설 : (작게 웃고)

 

 

#16. 무원방

 

은설과 무원, 마주 앉아있다.

 

무원 : 발령 받아들이지 않아도 돼요. 차라리 사푤 써요.

은설 : 사푤 쓰면요? 저 이번 일 소문나서 다른 데 취직 안될 걸요? 나름 말짱할 때도 안됐는데, 이런 오해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되겠어요? 근데 제가 또 먹고 살려면 월급은 받아야하거든요.

무원 : (안타깝지만 미소로)

은설 : (웃으며 농담처럼) 맘 같아선 부당발령이다, 노동청 같은 데 확 제소해 버리고 싶은데요, 그냥 참고 버티려구요.

         이게 제 오기라면 오기예요.

무원 : (은설의 씩씩함이 좋다) 그럼 나도 섣불리 도움 주겠다 그런 말 안할게요. 괜찮죠?

은설 : 네.

무원 : 지헌이하고 일도 안물어볼게요.

은설 : ..네.

무원 : 이건 물어볼게요. 놀러가도 돼요?

은설 : (웃는다) 네. 오세요.

무원 : (역시 웃어 보이며)

 

 

#17. 지헌 룸

 

텅빈 방. 은설, 들어온다. 방안을 살핀다. 그동안의 일들이 생각난다.

문득 쭉 훑는데 은설의 눈에 보이는 과거의 지헌과 은설.

 

-2회 #5 처음 이 방에 들어와 지헌의 주의사항을 들으며 따라다니던 은설의 모습 짧게.

 

은설, 저도 모르게 쿡 웃고 보다가 시선 따라가고.

사라지는 환영. 이내 쇼파 쪽에 다시 나타난다.

 

- 2회 #33 지헌이 은설에게 어색하게 약 발라주고 확 떨어지던 두 사람의 모습 짧게 나타났다 사라지고.

 

그리운 미소로 보는 은설, 이번엔 화이트보드 쪽이다.

 

- 4회 #23 지헌이 은설의 얼굴에 다가가고 놀란 은설이 지헌을 확 밀치고 꺽던 모습들 짧게.

 

은설, 살짝 물기 어리지만 미소로... 그러다가 문득 책상 위의 태블릿 PC 들어오고.

 

 

#18. 비서실 앞 엘리베이터

 

은설, 소지품 넣은 박스 안고 와 기다리고 있는데 문 열리고. 안에 지헌이 탄.

두 사람, 서로 놀라지만 담담히 서로 보고 선.

은설, 이내 사무적으로 까딱 인사하고 시선 비끼고.

지헌도 어색함과 풀리지 않은 화로, 받아주듯 사무적으로 살짝 까딱해주고 시선 비낀다.

그렇게 내리려 하는 지헌과 타려는 은설, 서로 방향 부딪치고. 피하다가 또 부딪치고.

결국 은설이 방향 바꿔서 타고 지헌도 내리는.

지헌, 그대로 그냥 비서실로 걸어가다가 안되겠다, 돌아오는.

그러나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중이다..

닫히기 직전 살짝 시선 마주치지만.. 이내 닫혀버리는 문.

지헌, 그대로 서서...

 

 

#19. 엘리베이터

 

은설, 표정 풀어지며.. 먹먹한 한숨 삼키며...

 

 

#20. 비서실

 

엘리베이터에 서있던 지헌, 역시 한숨 삼키고 비서실로 가면.

은설 자리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 김비서.

지헌, 진짜 은설이 자리에 없구나 실감난다. 지헌, 기분 털 듯 부러 미간 찌푸리며.

 

지헌 : .. 보기 참.. 안좋군 김비서.

김비서 : (울컥)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했다가 비서들의 시선에) 거예요? 왜 또 제가 이 자리에 앉아야하는 거죠, 도대체 왜?

지헌 : (양과장에게) 이 사람 그냥 짤라 버리고 새 비서 뽑으면 안돼요, 양과장님? 비서실이 영 칙칙하잖아요.

양과장 : 아, 네.. 그렇게 조치할까요?

지헌 : (피식 웃듯하고 들어가면)

김비서 : (씨이, 뭐야아? 싶어서)

 

 

#21. 회의실

 

송여사가 상석에 앉아있고 숙희, 지헌, 무원 외 이사진들 참석한 이사회.

 

이사1 : 여론이 심각합니다. 뭔가 도려낼 건 도려내고 수습할 건 수습하는 모양새라도 보여야 진정되지 않겠습니까?

지헌 : (남 얘기 듣듯 앉아있고)

무원 : (나서서) 차지헌 본부장 놓고 하시는 말씀이시라면, 아시다시피 혐의 없음 판명으로 불기소 처분 받았습니다.

이사2 : 그거야 법적인 거구, 여론 재판에선 그렇지 않잖아요.

숙희 : (그런 사이, 참 어쩌지도 못하고, 좀 찔리기도 해서 앉아있는데)

송여사 : 이렇게 하죠. 차지헌 본부장은 당분간 강촌 캠퍼스에서 진행 중이던 사업 조신하게 맡아하고,

            차지헌 본부장이 담당하던 나머지 계열들은 당분간 임시로 차무원 본부장이 대행하는 걸루요.

무원 : (좀 놀라고)

숙희 : (역시 어머, 놀라고)

지헌 : (담담한)

송여사 : (이어서) 나머지 자세한 사항은 차회장 공판 끝나는 대로 판결 보고 결정하도록 합시다.

숙희 : 그렇게 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 같네요. 다들 그러시죠?

무원 : (마음 좀 불편하고)

지헌 : (역시 표정 없이) ...

 

 

#22. 회사 복도

 

회의실에서 나와 걸어가는 지헌과 무원.

 

무원 : 이사회 결정 무조건 따를 필요 없어. 굳이 춘천 내려갈 필욘 없단 얘기야. 본사에 있으면서도 업무, 충분히 가능하잖아.

지헌 : (기분 여러모로 가라앉았지만, 부러 기분 털려고 혹은 감추려고 대꾸해 주는) 왜, 나 없으면 서운해?

무원 : 어. 안잘난 니가 옆에 있어서 잘난 내가 더 돋보인 건데, 이제부턴 그냥 나 혼자 알아서 돋보여야 되잖아.

지헌 : 시끄럽고 좋으면 좋다고 말해. 내가 맡던 DN 백화점 및 DN 놀이공원 및 그 외 중요한 본사 사업들, 다 니가 맡게 됐잖아.

무원 : (짐짓) 그보단 책임이 막중하지. 그 동안 니가 잘 못한 것들 다 바로잡아야하니까.

지헌 : (역시 짐짓) 우쭐하지 마, 어디까지나 너 임시 대행이니까. 곧 돌아와서 나 없는 새 니가 벌인 무모한 짓들,

         나야말로 다 바로잡아줄게.

무원 : 글쎄, 과연.

지헌 : (그러건 말건, 피식하곤 복잡한 얼굴로 가며)

 

 

#23. 차회장 병실

 

차회장, 태블릿 PC로 게임하고 있다가, 놀라서.

 

차회장 : 뭐? 노비설 어디로 보내? 지방 물류센터?

장비서 : 그런데요, 회장님? 뭐가 잘못..됐는지..?

차회장 : (버럭)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딴 델 보내면 어떡해! 노비서 걔가 아무리 무식하게 힘이 쎄도 여자애야.

            근데 거기서 뭘 하란 거야?! 걔보구 그 무거운 짐을 날르라구, 어?!

장비서 : (헉) 죄송합니다. 전 그 정돈 해야 알아서 떨어져주겠다 싶어서..

차회장 : (그 말에) ..

장비서 : 당장 발령지 바꿀까요?

차회장 : ... 아니야, 잘했어. 마음 독하게 먹어야지. (하면서도 착잡해서, 에잇, 다시 게임 다다닥하는)

 

그러고 있는데 문 살짝 열리며 숙희가 고개 쏙 디민다.

 

숙희 : 봉만아.

차회장 : (보고, 열 치솟으며) 뭐야?! 숙희 니가 여길 어디라구 와?!

숙희 : (들어온다, 꽃다발 들고) 왜? 병문안도 못오니?

차회장 : 양심이 있으면 못오지 어떻게 와?

숙희 : 팔팔하네? 이렇게 팔팔한데 아픈 척하고 드러눠 있기도 힘들겠다.

차회장 : 너 왜 왔냐, 그냥 가. 너 보니까 내가 막 아플라 그래.

숙희 : 알았어.. 이거라두 받어. (꽃 건네면)

차회장 : 이건 또 뭐야? 너 지금 축하한다 그거니? 나 이렇게 된 거 꼬시다 그거야?

숙희 : 어머, 봉만이 너 진짜 꼬였다.

차회장 : 숙희 너 뒤에서 일 꾸민 거, 어떻게든 관련 있는 거 내가 몰라?!

숙희 : 얘, 난 아니야. 아니라는데 왜들 그래 진짜?

차회장 : (꽃다발 확 뺏어서 짐짓 들면)

숙희 : 어머, 좋은 맘으로 와도 이러네?

차회장 : 아유, 이걸!

숙희 : 어머머머, 또 칠라 그러네. 그래, 쳐. 그렇게 소원이면 쳐봐. (얼굴 디미는)

차회장 : (아유 싶어서, 치는 건 아니고 꽃다발로 살짝 건드리면)

숙희 : 야!

 

 

#24. 은설집

 

은설은 은설 짐 싸고 나윤은 나윤 짐을 싸고 있다. 나윤의 짐은 죄 옷밖에 없다.

 

명란 : (은설 짐 싸는 거 도우며, 서운한데) 이렇게 동시에 둘 다 나가냐..

나윤 : (안타까워서, 울먹울먹할 듯해서) 그러니까 은설씨 그냥 사표내. 그리구 우리 회사 다님 되잖아.

은설 : (피식) 나윤씨 회사 가서 뭐하라구? 내가 할 수 있는 거 있어? 그리구, 나윤씨 엄마가 참 가만있으시겠다.

나윤 : .. 울 엄마 몰래 어떻게 되지 않을까? 아니, 내가 울엄마 이기면 돼. 걱정마, 응? 그니까 가지마, 응?

은설 : 됐네요. 정 시켜주고 싶음 명란이나 좀 시켜주지.

나윤 : 솔직히 은설씨도 딱히 할 일은 없는데, 명란씨는 더 없지, 광고회산데.

명란 : (우씨) 왜 없어?! 하다 못해 경비나 그런 거라도 시켜주면 해, 나는!

나윤 : (어머) 명란씬 너무 다혈질이야. (하곤) 알았어, 생각해볼게.

         건 그렇구 명란씨 나랑 같이 살자니까, 여기 이렇게 좁은 데 살지 말구.

명란 : 그거 무느님이 댁 얻어준 거라며? 그럼 속셈 뻔하잖아. 근데 내가 거길 어떻게 끼냐.

나윤 : 그런 거면 소원이 없게? 아니야. 걔 그냥 친구로서 돈 꿔준 거야.

명란 : (에효) 댁도 안됐어 가만 보면. (하는데)

은설 : 다 쌌다. 이제 부칠 거 부치고 가면 끝이네.

나윤 : (그 말에 본다, 눈물 그렁그렁 맺히는) .. 미안해, 울엄마 땜에...

명란 : (역시 눈물 맺힐 거 같지만 참으려하며) 김비서군이 그러는데.. 본부장군도 당분간 춘천인지 어딘지 가 있는다더라.

은설 : ... 그래? (하는데)

나윤 : (은설, 와락 안으며) 은설씨이... (운다)

은설 : (그렁해지지만, 웃으며, 밀며) 쫌, 달라붙지 좀 마라.

나윤 : (그러건 말건 안은 채)

명란 : (그런 둘 안고, 그렁그렁)

은설 : (안긴 채, 씨이, 눈물 날 것만 같고)

 

세 여자, 그렇게 부둥켜 알고 울며.. 그러다 서로의 모습 보며 웃고... 그러다 또 울고... 그렇게 울고 웃으며.

 

 

#25. 고속버스

 

은설, 타고 가는. 좀 쓸쓸히, 그러나 애써 마음 다부지게 잡듯 창밖 보며.

 

 

#26. 지헌 차

 

김비서, 운전 중이고 지헌, 뒷좌석에 앉아서.

지헌, 역시 창밖 보며.

 

 

#27. 바닷가 마을

 

시골버스 와서 선다. 간단한 짐 정도 들고 내리는 은설.

 

 

#28. 물류센터 내 사무실

 

테이블 서넛 들어찬 작은 사무실.

직원은 한명만 있고 나머진 자리 비워진 상태 정도.

은설이 들어온다.

 

은설 : (꾸뻑) 안녕하세요? 서울 본사에서 발령 온 노은설입니다.

직원 : 얘기 들었어요. 따라와요.

은설 : 네?

직원 : (나가고)

은설 : (갸웃하며 따라가는)

 

 

#29. 물류센터

 

물류센터 구석에 옹색하게 놓인 책상, 의자.

직원이 은설을 데리고 와서 선.

 

은설 : (황당하다) 이게 제 자리라구요?

직원 : 아까 봤다시피 사무실이 작아서 책상 더 못넣어요.

은설 : ...네에..

직원 : (좀 안됐게 보고) 문책성 인사죠? 어차피 그렇게 내려온 사람치고 일주일 넘기는 사람 못봤어.

은설 : ...

직원 : 어차피 며칠 앉았다 갈 자리니까 그냥 불편해도 지내요. (하고 가는)

은설 : (뒤에 대고, 오기 일어서) 보시게 될 거예요.

직원 : (돌아보면)

은설 : 일주일 넘기는 사람, 보시게 될 거라구요. (웃어 보이고) 근데 그럼 전 뭘 하면 되나요?

직원 : (참 뭘 모른다 싶고, 더 안됐다 싶지만) 기다려 봐요. (간다)

은설 : ...

직원 : (간다)

은설 : ...

 

은설, 일단 가방 놓고 자리에 앉는다. 처지가 참 한심하다 싶다.

 

은설 : (속상해서) 그냥 콱 노동청에 제소 해버릴까부다 진짜루.

 

그렇게 앉아서 기다리는 은설. 시간경과 아무도 일을 시키지 않는다.

스마트폰 이것저것 보거나, 책을 보거나.. 낙서를 하거나 등등하지만 시간은 자꾸 가고 또 가고..

그러나 아무도 은설에게 일을 시키긴 커녕 말도 붙이지 않는.

주변엔 짐을 옮기는 직원들 간간히 보이고.

은설, 보다 못해 일어선다.

 

은설 : (짐 막 나르는 직원 하나 도우며) 제가 좀 도와드릴게요.

 

그렇게 직원과 함께 짐을 나르고 나면.

 

직원2 : (안스러운 맘에) 본사서 온 직원이죠? 기다려봤자 일 안시켜요. 그렇게 사람 고문하는 거야 원래.

은설 : 아.. 그래요?

직원2 : 그냥 그러니까 알아서.. 알죠? (관두란 뜻)

은설 : ... (다른 짐 가리키며) 이것도 나르실 거죠? 제가 할게요. 제가 또 한 힘 하거든요. (하고 드는)

 

 

#30. 춘천 회사 전경

 

지헌의 차, 들어온다.

 

 

#31. 춘천 회사 (지헌이 쓸)

 

지헌과 김비서, 막 건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춘천 쪽 직원 두엇 지헌을 따르며.

 

지헌 : (걸어가며) 우선 현재 개발 진행 상황부터 보고 받도록 하죠.

직원 : 현재 주력 개발 중인 걸로 일전에 보고 드렸던 스마트 CEO 관련 진행사항부터 보고 드리겠습니다.

지헌 : 현재 진척 단계는 어느 정도죠?

직원 :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로 곧 내부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동시에 실 구매자 가능 타겟에 솔루션 컨셉을 설명하고 여러 요구 의견들을 수렴해..

 

 

#32. 산 (낮)

 

망태기 짊어지고, 약초 캐러 다니는 중인 노봉만. 망태기는 두 개. 하나는 약초용, 하나는 쓰레기용.

약초가 보이면 기쁘게 캐 넣고. 쓰레기가 보이면 짜증스레 “왜 쓰레기들은 버리고 지랄일까” 하며 줍고,

간간히 신문이 있으면 “오오, 신문이군!” 하며 기쁘고 소중히 쭉쭉 펴 옆구리에 낀다.

그렇게 약초도 캐고 신문도 득템하는 노봉만.

 

 

#33. 산 일각 혹은 노봉만 집

 

막 득템한 신문을 보는 노봉만. (그 동안 모아놓은, DN 관련, 은설 나왔던 신문들 스크랩 있어도 좋고)

DN 차회장 비자금 관련 신문이다. 차회장, 지헌의 얼굴이 실린.

 

노봉만 : (놀라서) 이게.. 뭐야?

 

 

#34. 은설집

 

명란, 혼자 처량하게 밥 비벼 먹고 있다. 맛있게 먹어 보려지만 맛없는데...

 

명란 : 왜 이렇게 넓냐 집이...

 

문 벌컥 열리며 들이닥치는 노봉만.

명란, 숟가락 막 넣다가 놀라서.

 

명란 : 아, 놀랐잖아요, 아저씨!

노봉만 : 등치도 큰 게 왜 이렇게 새가슴이야? 맨날 놀라? (하고) 은설인? 회사 갔나?

명란 : .. 은설이 회사에 안갔구요 여기두 없어요.

노봉만 : 뭐? 그럼 어딨는데?

명란 : ...

 

 

#35. 법원 전경

 

판사 : (E)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6. 법원 복도

 

차회장, 휠체어에 앉아있고 장비서, 밀고 있다. 그런 위로 이어지는.

 

판사 : (E, 이어지는) 5년간 위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3천억 원과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차회장 : (심기 불편) 차라리 벌금을 더 때리지 무슨 봉살 또 하라는 거야?!

            내가 그 180 시간을 어떻게 채웠는데, 200시간을 더하라니 말이 돼?! 200시간이 얼마나 긴지, 지들이 알어, 어?!

장비서 : 전 압니다, 회장님.

차회장 : (에이씨 울상) 경영권 내논단 말은 괜히 해서. 나 그거 취소하면 안돼?

장비서 : 여론이 무섭습니다, 회장님.

차회장 : 여론은 무슨! 그거처럼 금방 식는 게 어딨다구? 근데 그딴 거에 이렇게 휘둘려야해?!

장비서 : 그러니까 그냥 시늉만 하시다 보시면 금방 새해 밝고 그럼 금방 신년맞이 특별 사면 될 거고

            물러나셨던 자리도 되찾으시지 않겠습니까?

차회장 : (씨이) 광복절은 왜 지나버려서!

장비서 : 고정하시고, 대국민 사과 위해 마음 가다 듬으셔야죠 회장님.

차회장 : 것도 그래, 내가 왜 국민한테 사괄 하나?! 하면 지헌이나.. 노은설 (하다가) 노은설 걘 빼구, 하여튼 관계자한테 해야지.

 

 

#37. 법원 앞

 

차회장, 휠체어에 숙연한 얼굴로 앉은 채 대국민 사과중이다.

그 앞에 무수한 카메라들, 터지는 플래쉬들.

 

차회장 : 몸이 불편한 관계로 이런 모습으로 사과를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저는 오늘 DN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여러모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반성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또한 야기되었던 법적 도덕적 책임 역시 (하는데)

노봉만 : (E) 어디서 신성한 국민 앞에서 구라를 치시요!

차회장 : ..!!!

 

기자들 또한 웅성, 뭔가 돌아보면.

기자들 틈에, 작은 키로 인해 가려진 채 뒤에 서있던 노봉만의 추상 같은 모습 드러난다.

기자들, 뭐야? 싶어 보고.

 

차회장 : (입모양 절로, 저런 씨이, 하는데)

노봉만 : (호령) 부끄러운 줄 아시오, 차봉만씨!

차회장 : (못참고 울컥) 저.. 저 땅콩 같은 게! (하며 벌떡 일어나는)

 

기자들, 놀란다. 벌떡 일어선 차회장에게 쏟아지는 플래쉬들.

“어떻게 되신 겁니까?”, “역시 와병중이란 건 일종의 쇼였습니까?” “해명해 주시죠, 차회장님” 등등 기자들의 질문.

차회장, 뒤늦게야 실수했단 걸 알고.. 약한 모습으로.. 슬쩍 앉아보지만...

 

장비서 : (차회장 귓가에) .. 이미.. 늦으셨습니다, 회장님.

차회장 : ......

 

 

#38. 지헌 사무실 춘천 쪽

 

지헌, 컴퓨터로 인터넷 기사 보는.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 있는 차회장의 사진과 기사. “대국민 상대 병상 쇼, 들통나다” 정도의 헤드라인.

 

지헌 : (어이없다) 또 한 건 하셨네.

김비서 : (문 열고 들어오며) 회의 시간이야.

지헌 : 김비서 너 직원들 앞에서도 반말하면 끝이다?

김비서 : 너나 좀 정신 차려. 너 원래 이런 애 아니거든? 도대체 왜 그러는데? 왜 맨날 회의 또 회의야?

            너 까먹었니? 니가 젤 싫어하던 게 회의하고 일하구 그러던 거였어.

지헌 : (씩) 심심해서. 그런 거라두 안함, 할 일이 없잖아.

김비서 : 옛날엔 어떻게 살았니?

지헌 : 시끄럽잖아, 왜 잔소리야, 김비서가 노은설도 아니구.

김비서 : 말 잘했다, 노은설씨 때문이지? 나 명란씨한테 다 들었거든?

지헌 : (일어나 나가며, 짐짓 김비서 배를 퍽, 쎄게는 아니고 치고 간다)

김비서 : 야, 너 죽을래?! 거기 못서?! (하는 순간)

지헌 : (선다) 섰어, 왜?

김비서 : ...

지헌 : 뭐?

김비서 : ... 잘못했어. 가자. (어깨 동무 하고 나가고)

지헌 : (쳇, 나가주며)

 

 

#38-1. 몽타쥬

 

- 사무실 듀얼모니터 놓고 스마트 CEO 개발과정 설명해주는 직원들.

- 동 혹 다른 사무실 (다른 날) 태블릿 PC 놓고 솔루션 테스트하는 모습들.

지헌, 문득문득 생각에 빠진 듯하지만 이내 다시 집중해 설명 듣고.

지헌, 직접 테스트해보며. (제작사에 문의해주세요)

 

 

#39. 춘천 호숫가 혹 연못가 (다른 날)

 

지헌, 김비서 그리고 직원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지헌 : 기업 ERP 데이터를 보다 쉽게 볼 수 있도록 디자인 면에서 조금 더 보강하면 좋을 거 같은데 고려해봐 주세요.

직원 : 네, 알겠습니다.

 

지헌, 그렇게 걸어가다 문득 보는데.

환영처럼 보이는 지헌과 은설, 호숫가 거닐던 모습. (14회 #8)

지헌, 저도 모르게 멈춰서...

 

김비서 : (E) 본부장님? 안가세요?

지헌 : (깨어나면)

 

김비서와 직원들, 앞서 걷다가 멈춰선 지헌을 의아한 듯 보고 있다.

 

지헌 : (짐짓) 내가 원래 걷다가도 깜빡씩 조는 사람이라서요.

 

김비서, 혼자 끄덕끄덕하고 다른 직원들은 가볍게 웃으며. 그렇게 걸어가고.

 

 

#40. 백화점

 

나윤과 명란, 주방용품이나 인테리어 소품 정도 쇼핑중이다.

이미 두 사람의 손엔 각자 큰 쇼핑백, 비닐백 등 들린.

 

명란 : (쿠션 보고) 오오, 이거 괜찮네. 괜찮지?

나윤 : 명란씬 안목은 별루 없는 거 같애. 소울 메이트론 괜찮은데 쇼핑 메이트로선 좀 그렇다.

명란 : (쿠션 거칠게 내려놓으며) 나 댁이랑 소울 메이트였던 적 없거든?

나윤 : (쳇하고) 이런 건 무원이랑 골라야하는데.

명란 : 제발 그래라, 맨날 나 이렇게 끌고다니지 좀 말구.

나윤 : (후우) 나 무원이랑 왜 이렇게 진전이 없을까?

명란 : 집도 있겠다, 그냥 확 그래버려.

나윤 : 그래버려? 뭘? (했다가, 깨닫고) 어머, 그런 건 데이트 폭력이야 명란씨.

명란 : 이미 그런 사이였다며?

나윤 : (끄덕) 건 그런데...

 

하며 한숨 후루룩 쉬다가 문득 저만치 지나가는 무원과 양과장을 본다.

 

나윤 : (반색하며) 무원이다. (명란 보며) 죽자 살자 이 백화점 다닌 보람 있어, 명란씨. 쟤가 현장시찰 무지 좋아하는 애거든.

명란 : (어이없다) 뭐야, 이 목적으로 나 끌고 다닌 거야?

나윤 : 겸사 겸사지. (하곤 살짝 애원하듯) 나 먼저 가도 돼? 미안.

명란 : 가, 가서 영영 오지 마라.

나윤 : ...

명란 : 아, 얼렁 가!

나윤 : (씩 웃고, 명란의 짐까지 낚아채 든다)

명란 : 뭐야, 이건 나 사준 거잖아.

나윤 : 나중에 집으로 갖다 줄게. 이렇게 무거운 거라도 들고 있어야 엉겨 붙지. 갈게. (해맑게 가고)

명란 : (쯔쯔) 용쓴다.

 

 

#41. 백화점 일각

 

무원과 양과장, 뭔가 매장 보며 얘기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

나윤, 부러 반대방향으로 총총 돌아서 무원과 정면으로 마주칠 수 있게 돌아가서

무원, 못본 척하고 짐짓 물건 무거운 척하며 걸어가는데.

 

무원 : (그런 나윤 봤다, 속셈 보여서 못본 척 지나치며) 현재도 괜찮지만, 이보단 좀 더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양과장 : 네, 이실장님한테 의견 전달하겠습니다.

 

나윤은 무원 지나쳐서 씨이..

나윤, 다시 무원이 간 방향으로 가며 부러 부딪친 척.

 

무원 : (보면)

나윤 : 어머, 무원아? (하고 웃는)

무원 : 니가 웬일이야 여긴?

나윤 : 웬일이긴, 니가 나 모른 척 하니까, 나라도 아는 척하자 그러구 도로 돌아왔지. (하고 째리며) 일부러 모른 척한 거 맞지?

무원 : 그런 넌, 일부러 여기 온 거지? 나 시찰하는 거 알구?

나윤 : 아니, 이왕 돈 쓸 거 니네 DN 좋으라고 여기서 쇼핑한 건데? 한마디로 나 소중한 고객이야.

무원 : 고마워. 앞으로도 많이 사줘. (하고 양과장에게) 가세요.

양과장 : 네.

 

무원과 양과장, 간다.

 

나윤 : 차무원. (하는데)

양과장 : (돌아보며) 본부장님 지금 업무중이십니다.

나윤 : (씨이 싶지만, 할말 없다) .. 언제 끝나는데요?

무원 : (나윤이 안보이게 고개 돌린 채 웃고 마는)

 

 

#42. 나윤 아파트

 

무원이 짐 들고 와 내려준다.

 

무원 : 됐지? VIP 고객 서비스, 확실하게 했어.

나윤 : 이젠 내가 서비스할게. 뭐 마실래? 시원한 거? 따뜻한 거?

무원 : 시원한 거.

나윤 : 응, 알았어.

 

무원, 어딘가 쇼파가 있다면 쇼파 정도에 앉고.

나윤, 후다닥 가서 음료수 꺼내들고 가다가 문득.

 

명란 : (E) 명란 집도 있겠다, 그냥 확 그래버려.

 

나윤, 꿀꺽 긴장으로 침 넘어가며.. 그러다가 결심한 듯.

 

나윤 : 그래.. 그래버리자.

 

나윤, 무원에게 당당하고 도발적으로 걸어가고.

무원, 앉아 있다가 무심히 보는데.

 

나윤 : 일어날래?

무원 : 어?

나윤 : 일어나. (무원의 셔츠 정도 잡아 일으키고)

무원 : 뭐하는/

나윤 : (무원 말 끝나기 전에 입 맞춘다)

무원 : (당황해서 살짝 밀어내려하지만.. 결국 나윤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 열정적으로 입 맞추며 방으로 향한다. 방문 거칠게 열고 침대로 향하고.

그렇게 침대에 눕다가 나윤, 침대 머리맡 모서리나 그런 곳에 머리를 살짝 부딪치며. 아!

나윤의 아! 소리와 함께 현실로.

무원이 음료수 든 채 멍하니 선 나윤의 머리를 손가락 살짝 콩 때린.

 

나윤 : (상상이었구나 싶고, 이내) 뭐하는 거야?!

무원 : 너야말로 입벌리고 서서 뭐하는 거야?

나윤 : (헉) 벌리긴 뭘 벌려? 안그랬거든 나?

무원 : (가늠하듯 본다)

나윤 : (당황) .. 왜?

무원 : (점점 얼굴 가까워지는, 보며)

나윤 : (흡, 긴장해서 몸 살짝 뒤로 밀리는데)

무원 : (슥 떨어지며) 설마 이상한 맘 먹었거나, 혹은 이상한 상상을 한 건 아니겠지?

나윤 : (거짓말 티난다) 아니야!

무원 : 앞으론 허락 맡고 상상해라. (하고 손에 든 음료수 집으며) 잘 마실게.

나윤 : ...

무원 : (나가는)

나윤 : (무원 나가면 절망과 챙피함으로 주저앉으며)

 

 

#43. 아파트 앞

 

무원, 나온다.

 

무원 : (가다가 문득 돌아보고 피식) 놀려먹는 재미는 있어..

 

기분 괜찮게 가는 무원.

 

 

#44. 꽃동네

 

차회장, 조신하게 서있고 1회에 나왔던 꽃동네 직원, 그런 차회장을 쯧쯧 보듯하며.

 

직원 : 또 오셨네요, 회장님.

차회장 : ... (어쩔 수 없이 인사는 해야겠고, 고개를 숙이는 듯 안숙이는 듯 애매하게 인사하고) 잘.. 부탁드립니다...

 

동 잠시 후 앞치마 차림의 차회장, 무념무상의 얼굴로 기저귀 빨래 중이다.

그러고 있는데 급히 달려오는 장비서.

 

장비서 : 회장님.

차회장 : (끙 빨래한 거 들고 일어나며) 잘 왔어, 장비서. 여기 잡아봐. 좀 짜게.

장비서 : 네? 네. (얼결에 잡으면)

차회장 : (비틀어 짜는데)

장비서 : (아, 해서) 지금 이걸 짜실 때가 아니구요 회장님. 오늘 이사회에서 회장님 권한대행으로/

차회장 : (OL) 권한대행 뭐? 그거 어머니가 하시기로 한 거 아니야?

장비서 : 그게요..

차회장 : (심상찮다 싶어서) 그게 뭐? 뭐어?!

 

 

#45. 회의실

 

이사회 열리고 있다.

송여사, 상석에 앉아있고 숙희, 무원, 지헌까지 참여한. 그 외 이사진들 보이고.

 

송여사 : 모두 아시겠지만, 차봉만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뭐 그게 일시적일지 영구적일진 모르는 일이겠지만,

            어쨌든 빈 회장자릴 채워야지 않겠습니까? 근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인물 찾고 검증 받고 정식 절차 다 밟자면

            세월아 네월아인 일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권한대행을 맡고 있기엔 여기 이 몸뚱이가 너무 늙었어요.

            아주 잠깐 하고 있는데도 아주 진이 빠집디다.

일동 : (그 말에 가볍게 웃는)

송여사 : 그래서 내 대신 신숙희 사장을 권한대행에 위촉했으면 합니다.

숙희 :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흠칫 놀라서) 뭐라구요? 지금 뭐라 그러셨어요, 어머니?

 

동시에 무원도 놀라고. 지헌도 조금은 놀라지만 별 표정변화 없이.

 

송여사 : (짐짓) 꼭 한번 못알먹고 이 늙은이 두 번 말하게 해. 이래서 내가 진이 빠진다는 겁니다.

일동 : (또 가볍게 웃고)

숙희 : (혼자만 그렁그렁) 어머니이...

 

 

#46. 회사 로비

 

차회장, 앞치마 차림으로 분기탱천해 급히 들어온다.

장비서, 뒤에서 숨찬 듯 쫓으며.

직원들, 차회장 차림에 수근대며 시선 집중하고, 웃는 직원들.

왜 저래, 자신이 마치 쪽팔린 듯 보는 직원들 등등.

차회장, 분노에 그런 모습들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엘리베이터로 직행하는.

 

 

#47. 회의실

 

송여사, 마무리 발언 중이다.

숙희는 애써 눈물 참으려지만 역시 그렁그렁. 손으로 남 안보는 새 살짝 씩 닦아내며.

 

송여사 : 물론 주총을 거쳐야겠지만, 이미 개인적으로 주주들 의견을 모아본 바, 큰 반대는 없을 거라고 여겨집니다.

            그 외 다른 것들은 현 체제를 유지하고, 추후 변화는 (숙희 보며) 신회장대행이 알아서 잘 하리라(하는데)

 

문 벌컥 열리며, 앞치마 두른 차회장 들어오며.

 

차회장 : 엄마,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말씀이세요?!

 

일동, 그런 차회장 보며 벙쪄서.

 

 

#48. 회장실

 

차회장과 송여사, 얘기 중이다.

 

차회장 : 엄마, 진짜 왜 이래? 어떻게 숙희 고걸 회장 자리에 앉혀, 어떻게 내 자리에 앉혀요?!

송여사 : 니 자리 내 자리가 어딨어? 앉으면 그 사람 자리지. 그리고 회장 아니야, 회장 권한대행이지.

차회장 : 엄마, 내 엄마 맞아? 내 엄마 아니지, 어?!

송여사 : 안타깝게도 니 엄마 맞다.

차회장 : (씨이) 맞는데 어떻게 그래?! 숙희 고게 나한테 어떤 짓을 했는데, 어떻게 엄마가 날 이렇게 배신해...

송여사 : 그럼 어뜩해? 숙희 고게 그렇게 그 자리 한번 앉아봐야 그 놈의 욕심을 풀겠는데, 한을 풀겠는데.

            그래, 원껏 해봐라. 자리 무서운 것도 알아라. 그런 맘이야 내가. 에미 맘 모르겠어?

차회장 : 몰라, 엄마 맘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아. 그냥 엄만 날 배신한 거예요. 박상무도 노은설도 엄마도 그냥 날 다 배신한 거야.

송여사 : (안타깝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해서 쯧쯧하는데)

숙희 : (조심스레 들어오며) 저 들어가도 돼죠, 어머니?

차회장 : 어딜 들어와?!

숙희 : 좀 들어오면 안돼요? 앞으로 내가 쓸 방이잖아요, 서방님.

송여사 : (가만있으란 듯 눈짓하고)

차회장 : 뭐?! 누가 쓸 방?! 야, 너 진짜 한 대 맞아야 안까불래?

숙희 : 너 그렇게 기어이 날 한 대 쳐야겠니, 그래?!

송여사 : (스읍) 이것들이 툭하믄 에미 앞에서 막말들을 해?!

차회장 : 아우 저걸..! 아우 내가 진짜...! (분 끓어오르다가 갑자기 가슴께 잡는)

송여사 : (당연히 또 엄살인 줄 알고) 고만해.

숙희 : 그래, 서방님 너무 남발해요.

차회장 : 아니야! 나 진짜루 또 아픈 거야! (아파하며)

송여사 : (긴가민가 헷갈리는데) 정말 아퍼?

숙희 : 그런 거 아니구요 저만 보면 아프니 뭐니 말도 안되는 엄살이에요. (하고) 나이가 몇인데.

차회장 : (씨이, 가슴 잡고 째리고)

 

 

#49. 회사 복도

 

지헌, 걸어가고 있는데 무원이 빠르게 걸어와 쫓으며.

 

무원 : 곧 본사로 돌아오게 할게.

지헌 : (대꾸 않고 가는)

무원 : 할머니 결정, 어머니하고 나 시험하시려고 한 거야. 물론 난 그 시험 통과할 테지만, 여하튼 오해는 마.

지헌 : (보지 않은 채 가며) 그딴 거 안하는데?

무원 : ... 그래.. 그럼 이 오해도 안하겠지? 나 노은설씨 만나러 갈 거야.

지헌 : (어쩔 수 없이 표정 잠시 굳는데)

무원 : 니가 너무 방치해서 나라도 좀 어떻게 해보려구. 거기 그렇게 둘 순 없잖아. 죄도 없는 사람을.

지헌 : ...

무원 : (도발하는) 나 인수합병에 재능 있는 거 알지? 간 김에 노은설씨 인수, 다시 시도 할 수도 있어. 것도 괜찮지?

지헌 : (애써 무시하듯 가며) ...

 

 

#50. 지헌룸

 

지헌, 들어온다. 의자에 몸 깊숙이 묻는.

그랬다가 책상 위 태블릿 PC들고 인사파일 찾는. 은설의 발령정보.. **시 물류센터.

보다가 끄고 PC 확 놓으려다 문득 눈에 띄는 파일.

제목, ‘공황 재발작시’ 정도 쓰여 있는.

지헌, 못보던 거다. 뭐지 싶어 보는. 클릭해보면. 은설의 동영상 나오는.

<은설이 녹음하던 #17 이후의 은설 상황과 적당히 교차로 보여지며>

실제의 은설은 태블릿 PC 앞에 놓고 녹음중인.

동영상 화면 속 은설은, 화면을 향해 각도 잡고.

 

은설 : 혹시라도 공황 장애가 재발작할 시 이걸 보고 그 동안의 노력을 다시 기억하고 다시금 극복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녹음하는 겁니다.

 

화면 속 은설, 노래 부르기 시작한다. 남행열차. 삑사리가 나기도하고, 민망해하면서도 부르는 은설.

지헌, 화면 속 그런 은설을 놀라서 보다가 풋 미소가 나고.. 이내 살짝 물기 어리는데.

그렇게 노래 끝나고.

 

은설 : 혹시라도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 만의 하나 이거 봤다고 새삼 감동 먹고 돌아오진 마세요. 그런 뜻으로 한 거 아니니까.

         그냥.. 이별에도 선물은 필요하다 주의라서 한 거니까.. 만약 말 안듣고 막무가내로 온다, 그랬다간 최소 온몸의 뼈란 뼈

         이산가족 될 각오는 하길. 그럼 여기까지...

 

그렇게 동영상 끝나고.

지헌, 피식 어이없는 듯 웃고.

 

지헌 : 하여튼 노은설...

 

그리곤 이내 그리워지는. 그러나 마음 다잡듯 PC 내려놓으며.

 

 

#51. 고속 도로

 

지헌 차, 달리고 있다. 김비서, 운전 중이고.

지헌, 창밖 보며 앉아있다.

 

지헌 : 돌려.

김비서 : 응? 뭘 돌려?

지헌 : (스읍) 지금 돌릴 건 차 밖에 없거든?

김비서 : 야, 여기 고속도로야. 어떻게 돌려? 그리고 춘천 거의 다 와 가거든? 싫어, 안돌려.

지헌 : 돌리기 싫어? 그럼 내릴래?

김비서 : 야! 어디로 돌릴지 말해야 돌리지!

지헌 : (흥, 피식하고) *** (지명은 촬영 장소나, 아님 추후 보완)

김비서 : ..! 거기 노은설씨 발령 간 데잖아, 맞지?

지헌 : (대꾸 않고 창밖 보는)

김비서 : (피식, 조소) 이럴 걸 뭐하러들 그러는지.

지헌 : 근무환경 조사차 가는 거야.

김비서 : 알았어, 내가 속아주는 셈치고 돌려줄게.

지헌 : (짐짓 스읍 보곤, 이내 창밖 돌리고) ...

 

그렇게 달리는.

 

 

#52. 물류센터

 

은설,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당근이 든 박스를 들고 나르는 은설. 내려놓고 보면, 당근 박스 옆엔 마늘박스가 있는.

 

은설 : (무심히 보다가 문득 엷게 미소 피는)

 

<인서트 - 2회 #8>

지헌 : (익힌 당근 손가락으로 통 튀기며) 익힌 당근 싫댔잖아. (통마늘 튀기며) 통마늘 싫어! (마늘 은설의 이마에 가 맞는다)

 

은설 : (저도 모르게) 차지헌 싫어하는 거 다 있네.

 

하며 그리운 미소 짓다가, 이내 정신들듯, 내가 왜 웃어?! 웃음기 지우고, 기억 지우고 다시 더 씩씩하게 일한다.

 

직원 : (그런 은설에게 다가와) 은설씨, 누가 찾아왔는데?

은설 : 네?

직원 : 남자야. (씩 웃고 가는)

 

은설, 그 말에 순간 가슴이 철렁한다. 지헌일까...?

은설, 입구 쪽으로 나가는데...

앞에 서있는 남자. 역광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고... 천천히 들어오는 얼굴. 무원이다.

은설, 역시 지헌은 아니구나 싶은. 차라리 잘됐구나 싶기도하고.

무원을 보자, 따스한 미소 피며.

무원, 역시 안스러운 맘 감추며 미소로...

 

 

#53. 바닷가

 

은설과 무원, 거닌다.

 

무원 : 덕분에 오랜만에 바다를 보네요.

은설 : (웃고) 저도 이렇게 맨날 바다를 볼 수 있는 건 좋아요. 나쁜 일에도 꼭 좋은 점 하나씩은 있어요.

무원 : (안스러워서) 씩씩한 건 좋은데, 내 눈엔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 쓸 데 없는 시위로 보여요.

은설 : (그 말에 엷게 웃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무원 : (본다)

은설 : 첨엔 좀 오기 같은 게 발동해서 어디 해보자 이런 맘이었거든요. 나두 한번 불쌍해져보자 원하는 대로,

         이런 맘도 솔직히 있었구요.

무원 : 불쌍해져서.. 회장님이나 지헌이가 맘 풀고 데리러 와주길 바란 거예요?

은설 : (웃는다) 그런 맘도 쪼끔은 있었던 거 같아요. (하고) 근데 이젠 아니에요.

무원 : (보다가) 곧 재발령 내줄게요. 그 동안 회장님 발령이라 손 못댔었는데, 이젠 가능하게 됐거든요.

은설 : (보고 그저 웃어 보이고)

무원 : (역시 미소 짓고)

 

두 사람, 걸어가며.

 

 

#54. 물류센터 근처 주차장

 

지헌의 차 도착한다.

 

지헌 : (내리며, 왠지 좀 쪽팔린 기분이어서 변명조가 되는) 그냥 근무 환경이 어떤가 대충 확인만 하고 올 거니까 기다리고 있어.

김비서 : 걱정말구 대충 확인 잘~ 하구 와.

지헌 : (괜히 못마땅하게 보며) 요즘 너무 건방져, 김비서. (하고 간다)

김비서 : (지헌 가면) 쯔쯔. 유치하고 귀여운 자식.

 

 

#55. 물류센터

 

지헌, 좀 뻘쭘한 기분, 동시에 설레고 긴장된 기분으로 조심스레 들어오는데,

사람들 무거운 물건을 끌고 나르는 모습들에 놀란다.

은설이 이런 일을 하는 건가? 싶은.

(거기다 농산물까지 있는 곳이라 온도가 낮고, 오한이 느껴진다. - 섭외된 곳이 조건에 맞을 경우)

지헌, 좀 충격으로 서 있다가 이내 사람들 틈에서 은설을 찾기 시작하는데, 보이질 않는다.

여긴 없는 건가? 돌아서려는데 물류센터 쪽으로 오고 있는 은설과 무원의 모습.

지헌, 좀 놀라고 당황스럽고. 얼결에 자기도 모르게 숨고 만다.

은설은 그런 지헌 못보고, 무원은 막 부산스럽게 당황하다 쏙 숨는 지헌을 보고 결국 왔구나 싶어 피식 웃는.

 

무원 : (지헌 들으란 듯) 들어가요.

은설 : 밥이라도 먹고 가심 좋을 텐데..

무원 : 금방 또 올 건데요 뭐. 그 동안 지헌이 자식 따위 깨끗이 지우면서 기다리고 있어요. 데리러 올게요.

은설 : (웃으며, 농담조로) 벌써 진작에 다 지웠거든요.

지헌 : ...! (숨은 채 울컥하는데)

무원 : (짐짓) 역시 훌륭해요. (하고) 갈게요.

은설 : (미소로) 네, 조심히 올라가세요.

무원 : (티나지 않게 지헌 쪽 보고 작게 웃곤 간다)

 

은설, 무원 가는 거 보곤 다시 일터로 돌아가며, “죄송합니다” 하며 물건 나르고.

지헌, 은설의 모습에 무원의 말에, 짜증과 속상함으로 숨은 채.

 

 

#55-1. 물류센터 앞

 

무원, 나온다. 피식 웃음 나서 돌아본다.

그리고 돌아서 가는 무원, 잘됐다 싶으면서도 왠지 조금 쓸쓸해지긴 하는데...

 

 

#55-2. 물류센터

 

지헌, 숨은 채.. 은설의 모습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보단 아까 무원과 은설의 모습에 점점 열이 받아오는데.

은설, 힘겹게 뭔가 일을 하고 있다.

지헌, 그 모습에...!! 더는 못보겠어서 나서서 도와주려는데.

은설, 물건을 떨어뜨려 손이나 발 같은 델 찧거나, 어딘가 부딪치거나.

지헌, 나가려는 순간.

 

은설 : (속상하고 아프다, 짜증으로) 차지헌 이 인간 땜에 진짜!

지헌 : (나가다 움찔)

은설 : (괜히) 내 눈에 띄기만 해봐. 내가 너 제대로 아작 내준다.

지헌 : ..! (나가려던 몸 다시 슬쩍 숨기고)

은설 : (씨이, 하며 물건 또 들고가는)

지헌 : ....

 

 

#56. 지헌 차 있는 곳

 

지헌, 먹먹하고 복잡해서 오는데...

그렇게 생각에 빠져 와서 섰다가 뭔가 이상하다. 두리번거리는. 있어야할 차가 없다. (가능한 주변이 텅 비었으면)

다시 확 돌아보는. 분명 여기가 맞는데.

지헌, 이런, 싶어서 핸드폰 찾는데, 지갑도 핸드폰도 아무 소지품도 업다.

지헌, ...!! 혹시나 싶어 여기저기 다니며. “김비서!” “김비서?” 찾지만 없는.

잠시 후. 지헌, “어떻게 된 거야, 김비서 이자식!” 그러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쭈뼛 다가가 점잖게 말한다.

 

지헌 : 실례합니다, 혹시 공중전화 요금이나 핸드폰을 잠시 빌릴 수 있을까요?

 

 

#57. 지헌 차 + 지헌 있는 쪽

 

김비서, 음악 틀어놓고 신나게 목으로 춤추며 따라하며, 뒷좌석에 놓인 지헌의 핸드폰 울리고 있지만 모르는.

그 사이 노래 끝나자, 비로소 울리는 거 알고. 마침 신호 정도 걸려, 받는.

 

김비서 : 네, 차지헌 본부장 핸드폰/

지헌 : (OL) 김비서 너, 어디야?!

김비서 : 나? 서울 가는 길인데?

지헌 : 뭐? 어딜 가? 내가 여깄는데 가긴 어딜가, 김비서가?!

김비서 : 내가 보기 하도 답답하고 한심해서 사랑의 메신져 역할 좀 할려 그래. 고맙지?

지헌 : (어이없는) 그렇더라도, 최소한 핸드폰, 지갑은 놓고 가야지! 당장 차 못돌려?!

김비서 : 응, 못돌려. 그럼 노은설씨한테 잘 빌붙었다가 와. (끊고, 아예 전원 끊고 뒷좌석으로 집어 던져버리는,

            다시 음악에 리듬타고)

지헌 : (어이없다) 죽었어, 김비서!

 

 

#57-1. 차회장 병실

 

차회장, 실제로 아프기도 하고 엄살 붙어 더 아픈 얼굴로 침상에 누워있고 송여사와 장비서, 그 앞에 있는.

 

장비서 : (막 핸드폰 끊으며) 차지헌 본부장 전화가 안되는데요?

차회장 : 지헌이 놈도 못보고 가야하는 거야?

송여사 : (쯧) 누가 들음 어디 수술장에라도 들어가는 줄 알겠다. 고작 검사 받으러 가면서 엄살은!

차회장 : 엄마, 내가 막 기계 들어가구 몸 번쩍번쩍 사진 찍구 이런 거 진짜 싫어하잖아요.

송여사 : (쯔쯔) 내가 늙은 애를 키우고 있지. 어떻게 된 게 겉만 늙어, 속도 좀 같이 나이 먹어봐, 어?

차회장 : ...

장비서 : (시간 확인) 시간 되셨습니다, 회장님. 곧 모시러 올 겁니다.

차회장 : .. 엄마, 나 갔다 올게요.

송여사 : (아이구 싶으면서도) 겁먹지 말구 잘 하구 와.

차회장 : (끄덕이고) 이게 다 숙희 때문이야.

송여사 : (에휴)

 

 

#58. 물류센터 근처 일각

 

지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물류센터로 당당히 향하다가 돌아서고.

그랬다가 다시 향하는데 은설이 나온다.

지헌, 흠칫하고.

은설, 놀라지만 이내 차분히 지헌 쪽으로 오는.

 

지헌 : (자신에게 오는 걸로 알고) 저기.. (하는데)

은설 : (그대로 모른 척 스쳐지나간다)

지헌 : ..?!

은설 : (가고)

지헌 : ... (서 있다가 따라가는데)

은설 : (일각에 놓여있던 작은 박스나, 청소도구 정도 집어 들고 돌아선다)

지헌 : (흠칫, 서고)

 

그 바람에 코앞에 마주 서게 되는 둘.

은설, 그제야 지헌을 짐짓 싸늘히, 표정 없이 보고.

지헌, 그런 은설의 시선을 보며.

 

지헌 : 저기.. (다시 말을 붙이려는데)

은설 : 오른 쪽이요, 왼쪽이요? (어느 쪽으로 갈 거냐고 묻는)

지헌 : ... 오른 쪽으로 갈게.

 

그리곤 지헌, 오른 쪽으로 피해가려는데.

은설, 왼쪽(자기 기준에서)으로 움직이고 그 바람에 부딪칠 뻔.

은설, 이내 실수 깨닫고 씨이 싶은데.

 

지헌 : 이렇게 마주보고 있잖아, 내가 오른쪽이라면, 노은설도 오른쪽으로 가야지. 그래야 안부딪친다는 거 몰라?

은설 : 죄송하네요. (하고 반대편으로 움직이는데)

지헌 : (얼른 막아선다)

은설 : (참고 피하려는데)

지헌 : (또 막고) 저기, 내가 현장 시찰을 왔는데..

은설 : (그래서? 보면)

지헌 : .. 불의의 사고가 생겼어.

은설 : (그 말에 걱정은 된다, 티는 안내려며) .. 사고요?

지헌 : 어, 그래서 현재 내가 지갑도 핸드폰도 없거든. 혹시 가능하다면(하는데)

은설 : (어이없다, 비껴가며, OL) 불가능합니다, 죄송하지만.

지헌 : (보며, 미치겠는데) ...

 

 

#59. 물류센터 일각

 

은설과 일하는 사람들 함께 저녁 먹고 있다.

솥뚜껑 같은 거에 삼겹살 구워먹는데 사람 수에 비해 턱없이 작아 보이는 양이다.

나머진 물류센터에 있는 온갖 야채들.

지헌은 조금 떨어진 채 옹색하게 있는.

지헌, 배가 고프다. 그러나 보면 지는 거다 싶어 외면하고 있는.

은설은 무시한 채 사람들과 어울려 먹는.

 

은설 : 이번 상추 진짜 좋아요, 그쵸?

아줌마 : 상추만 좋아? 은설씨 애인도 상추처럼 싱싱하니 좋아보이네.

은설 : 애인 같은 거 아니에요, 아줌마.

지헌 : (그 말에)

아저씨 : 어이, 일루 와봐요.

지헌 : .. 저요?

아저씨 : (오라고 까닥까닥)

지헌 : (쭈뼛 오고, 아저씨 손짓에 옹색하게 끼어앉는)

아저씨 : (쌈 싸서 지헌의 입에 넣어준다) 여기 노양 애인인데 쌈은 한번 싸줘야지.

은설 : 그런 거 아니라구요. 그리구 그걸 왜 줘요? 고기도 별루 없는데 아깝게.

지헌 : (흡, 불시에 먹은 채, 좀 빈정 상했다, 입에 쌈 한가득 물고) 네, 그런 거 아니구 저 본사에서 시찰 온 본부장입니다.

         (하고 먹다가) 저 비계 안먹거든요? (하는데)

아줌마 : (고추 입에 넣어주는) 고추가 좋아, 이것도 먹어봐요.

지헌 : (얼결에 넣고) 저 고추 못먹어요.

은설 : (어이없게 보며, 쌈 싸서 입에 넣는)

 

 

#59-1. 나윤 아파트

 

나윤, 혼자 밥 먹고 있다. 쇼파에 앉은 채 TV 보며. 초밥이나 포장 볶음밥 같은 류.

혼자 먹는 밥이라 그다지 맛있진 않지만 나름 열심히 먹는.

막 마지막 밥 먹고 국물까지 쭉 마시는데 핸드폰 온다. 무원이다.

 

나윤 : (먹던 중에 받는) 어.

무원 : (F) 밥 먹었어?

나윤 : ..! (얼른 꿀떡 삼키고, 입가 스윽 닦으며) 아니, 아직 못먹었어. 배고파 죽을 거 같아.

 

 

#59-2. 식당

 

무원과 나윤이 밥 먹고 있다.

 

나윤 : (배부르지만, 아닌 척 힘겹게 먹는다)

무원 : (보고) 배고파 죽을 거 같다며?

나윤 : (싱긋) 그럴수록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지, 안체하게. 물 잔에 띄운 버들잎 몰라? 그런 이치야.

무원 : (아닌 거 같지만, 피식하고 먹고)

나윤 : 근데 웬일이야? 니가 먼저 밥 먹자구 전화를 다 하구.

무원 : 그냥.. 좀 쓸쓸해서. 어디까지나 친구로서.

나윤 : ... (쳇, 한숨 삼키며 먹는)

무원 : (보다가, 웃고, 표정 지운 채) 뭐 더 시켜줄까?

나윤 : (흠칫) 어?

무원 : 어떡할래? 뭐 더 먹을래? 아님 그만 먹을래?

나윤 : (얼른) 그만 먹을래.

무원 : (피식 웃고 마는)

 

 

#60. 은설 하숙집 앞

 

은설, 걸어온다. 어쩔 수 없이 졸졸 따라오는 지헌.

은설, 홱 째려보면. 지헌, 쫄리지만 뭐? 하듯 보며.

 

 

#61. 하숙집

 

허름한 은설의 하숙집.

은설, 이불 편다. 까는 요 하나 피고 떨어뜨려 덮는 이불 펴고.

그 사이 지헌, 속상하다. 이런 곳에서 머물다니.

 

은설 : 이불 딸랑 한 채니까, 그거 갖고 깔든 덮든 알아서 하시죠, 본부장님.

지헌 : ... (속상하다) 왜 이런 부당한 걸 받아들이나?! 노은설, 바보야?! 미친 똥머리 정신은 어디 갔지?!

은설 : 이런 부당한 발령 내신 게 본부장님 아버지시거든요.

지헌 : .. 올라가는 대로 발령 다시 내줄게.

은설 : 됐습니다, 차무원 본부장님이 이미 그렇게 해주신다고 했거든요.

지헌 : 그걸 왜 걔가 해?! 됐어, 내가 내줄 거야.

은설 : 그러시든지요, 난요 본부장님 비서만 아님 뭐든 다 할 수 있거든요. 잘 부탁할게요.

지헌 : 그렇게 삐딱하게 나올 거야?

은설 : 그럼 내가 똑바로 나가게 생겼니? (홱 보면)

지헌 : 지금 화난 게 누군데 그러지, 노은설?! 내가 쪽팔려서 말 안하려 그랬는데 아까 다 봤어.

         고새를 못참고 차무원이랑 그렇게 희희낙락거려놓고 나한텐 이게 무슨 태도지, 너무하잖아.

은설 : 남이사, 내가 누구랑 희희낙락을 하든 말든, 그쪽이 무슨 상관인데?!

지헌 : 왜 상관이 없어, 난 처음부터 휴업이랬잖아, 폐업 아니구! 노은설한테 바보 취급당하는 내가 한심해서,

         애처럼 징징대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멋진 남자가 되자, 그래서 돌아가자, 그랬던 거였다구!

은설 : 멋진 남자? 여전히 징징대면서 거기다 핸드폰도 지갑도 없이 와서 민폐만 끼치면서.

지헌 : .. 그건.. 말했잖아. 어디까지나 사고라구!

은설 : (무시하고 등 돌린 채 눕는다) 됐구 잠이나 주무세요, 본부장님. 한가하게 시찰 다니시는 댁하고 달리 하루 종일 몸 쓴 전

         무지 피곤하거든요.

지헌 : ... (피곤하다니 더 말 못붙이겠고.. 눕는다, 역시 등 돌린 채)

 

서로 떨어져 등 돌린 채 누운 두 사람. 잠을 청하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러나 말없이 잠든 척하며...

시간경과.

은설, 설풋 잠이 든듯하다.

지헌이 조용히 몸을 돌려 은설을 향해 눕고...

시간경과.

지헌도 그렇게 잠들어있고.

자다가 살짝 잠이 깬 은설, 가만 돌아 누워본다. 잠든 지헌을 보는..

그렇게 은설도 잠 들며.

 

 

#62. 동 아침

 

지헌, 잠들어있다 흠칫 깨면. 은설이 발로 건드리며,

 

은설 : 일어나요, 늦었어요.

지헌 : (누운 채) 이게 무슨 짓이지?

은설 : (안되겠다, 이불 홱 들면)

지헌 : (또로로 구르고) 이봐, 나 본사서 시찰 나온 본부장이야.

은설 : (무심히 이불 개며) 나 서울로 배송 가거든요. 차 얻어 타고 싶으면 그 입 다물고 후딱 일어나 준비하시죠.

지헌 : (째리며)

 

 

#63. 물류 트럭

 

은설, 운전 중이고 지헌, 조수석에 불안해서 손잡이 잡고 앉은.

그렇게 도로 달리고.

두 사람, 별 말 없다. 서로 앞만 본 채.

 

 

#64. 서울 어느 거리

 

서울로 들어선 트럭.

 

은설 : 서울 왔으니까, 여기부턴 혼자 갈 수 있죠?

지헌 : .. 이렇게 그냥 가라 그건가?

은설 : (보지 않은 채) 본부장님 힘들게 맘 먹었잖아요.

지헌 : (본다)

은설 : 가요, 그러니까.

지헌 : 후회했어, 노은설 너한테 그딴 말 내뱉었던 순간, 바로 후회했어.

은설 : ...

지헌 : 노은설은 아니었나? 정말 괜찮은 거야?

은설 : ... (끄덕) 괜찮습니다.

지헌 : 그래.. 그럼, 됐어.

 

그렇게 말없이 조금을 더 가다가 은설, 차를 세운다.

지헌, 말없이 내려서 간다.

은설, 그런 지헌의 뒷모습을 보며 착잡하다.

지헌 역시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지만 가는. 은설이 마음을 돌려 잡아주길 바라며..

 

은설 : (저도 모르게) 괜찮긴 개뿔.. 뭐가 괜찮아..

 

하며 고개를 숙이고. 그 바람에 클락션, 지나치게 뻥! 울리는. (첨밀밀 패러디)

그 바람에 돌아보는 지헌.

은설, 헉 고개 들고 어떡해, 쪽팔려서.. 얼굴 구겨지고.

지헌, 그런 은설의 얼굴을 보며 씩 웃으며.

지헌, 은설을 향해 한발 막 움직이고 은설, 두근 그런 지헌을 보며.

그런 두 사람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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