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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우비] 0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3.08.26|조회수413 목록 댓글 0

[도쿄 여우비] 03

 

 

 

 

 

 

 

 

 

 

 

 

 

1. 타이틀
비가 내린다. 여우비.햇살 속에서 눈물처럼 떨어지는 빗줄기 위로

수진  (소리) 세상에서 제일 슬픈 여우비가 내립니다.
현수  (소리) 여우를 위해 햇빛을 내주는 구름의 사랑도 내립니다.


2. 기차역
CF촬영 현장, 촬영 스탭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파란 우산 펼쳐 든 채 촬영기다리는 수진, 초조한 기색 역력하다.
저만치 보이는 플랫폼. 기차 문 서서히 닫히려면
죽을 힘을 다해 기차로 도망치는 수진, 아슬아슬 닫히는 기차 안으로 뛰어든다.
치익 닫히는 기차문, 서서히 플랫폼 출발한다.

3. 동, 기차안
역을 빠져나가는 기차.
문에 기대 선 채 창밖 내다보면 모두 그저 수진을 보기만 할 뿐
아무도 쫓아오지 않는다. 그냥 자신들의 일만 하고 있는 스탭들.

수진  (미소로) 포기했나?

의자에 주저않아 창 밖 내다보는 수진, 그리움과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4. 다음 역
도착 알리는 안내방송 나오면 저만치서 기차 들어온다.

5. 동, 기차안,
내리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밝은 수진.

6. 동, 역 플랫폼
수진 플랫폼 빠져 나가는 순간 보디가드 둘이 잡아챈다.
기차 안으로 도망치려고 저항하는 수진, 하지만 보디가드의 힘을 못 당하고
끌려나오면 그대로 치익 닫히는 기차문, 역을 출발해가고.
수진, 출발하는 기차의 움직임에 허망한,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고,
보디가드의 손길이 느슨해지면 와락 밀쳐내곤 달려가면
얼른 달려와 잡아채는 만희, 플랫폼 길목 막고 선다.
수진 절박한 눈동자 흔들린다.

수진  오빠...나..보내줘.응?
만희  (보면)
수진  (웃으며) 나 가야돼. 나 그 사람 없으면 못 살아, 오빠(침 삼키며)
         나...
만희  (가만히 수진 손잡고 데려 가려면)
수진  (다급한) 나 못 헤어져요. 못 견디겠어. 그 사람 없이는...(목소리 떨리며)
         못 살아 오빠.
만희  (덤덤히 다시 끌고 가려면)
수진  (팔 빼내려 안간힘, 아픈 이 악물며) 아거, 놔...놔, 갈 거야!!
         (빠져나가지 못하는 / 발버둥) 왜 이래 정말? 미치겠다구...
         그 사람 없으면 죽을 것 같애. (잡고 있는 만희 팔 때리며)
         그냥 이렇게 살게 내버려 두라구요!
만희  (담담히 보면)
수진  (가슴 부여잡으며) 숨을....못 쉬겠어...숨이...안 쉬어져...나 숨 좀 쉬게....
         나...보내줘 (그제야 토해내듯 왈칵 울음 쏟는다) 나 그 사람 없으면 죽어.
         죽을 거 같애...제발...오빠..
만희  세상에 사랑 안 해본 사람 있을 거 같애? 헤어질래면 다 죽을 거 같애.
         죽을 만큼 사랑하고, 죽을 만큼 보고 싶고, 죽을 만큼 잊고도 싶은게 사랑이야.
         별 건 줄 알어? 잊고 나면 추억뿐인거야.
수진  (펄쩍 펄쩍 뛴다. 숨을 못 쉰다. 제대로 소리도 못내는) 아냐, 아니야, 난 아니야.
         (그제야 토해내듯 왈칵 울음 쏟는다) 그 사람 없으면 정말 죽어...
만희  (쓰러질 듯 한 수진의 어깨 다부지게 잡고) 죽을 거 같아도 버텨,
         시간 지나면 다 잊혀지고 덮여진다잖아! 니 인생은...?니 인생은 어떡할래?
         니 인생도 잊혀져? 덮여져? 이 바보야!!
수진  (오열로 몸부림친다) 내 인생 없어도 좋아, 엉엉...묻혀도 좋아, 나 다 필요없어.
         그 사람한테...가게만 해줘, 다 필요 없어(오열하면)
만희  가. 너 이제 배우 할 수 있어. 너 이제 진짜 배우 된 거야.
         그 느낌으로 돌아가서 좋은 배우 되면 돼.
수진  (오열로 고개 저으면)
만희  그 사람, 니 인생에 가장 큰 선물 줬다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슴에 묻어.
        (안아 주며) 그럼 돼. 그럼 되는 거야!!

수진, 그래도 무너진다. 쓰러진째 오열하는 수진,

7. 골목 어귀
머리 감싼 채 우두커니 앉아 있는 현수,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그 앞으로 느리게 다가오는 발, 상길이다.

상길   ......형!
현수  (아무 반응 없다)
상길  ...죽을...죄를...(목이 잠긴다) 졌어...!
현수  (여전히 아무런 반응 없다)
상길  나...때려주라...! (목이 메ㅓㅇ) 나두 내가...싫다,형. 나 좀...때려주라.
현수  (어렵게 고개 든다. 숨 내쉬며 하늘 보는데 눈물 그렁해 있다)
상길  (눈시울 붉히며) 나...
현수  (말 막듯 일어서며) 말 시키지마. (한숨) 뵌느거 없다.(가려면)
상길  (잡으며) 형.
현수  (확 밀치고 본, 뭐라 해주고 싶지만 참고, 돌아서려는데)
상길  참지 마.형. 참아줄만한 놈 ...아냐. 그냥...아파 뒤지게 ...쳐주라
         한대만 이래도 쳐줘,형(그렁해 보면)
현수  (돌아서며) 한 대 갖고 분 안풀려. 그래서 참는 거야 (자전거 챙기며)
         니가 잘 한 짓 같기도 하구.(긴 한숨) 그래도 당분간은 내 눈에 띄지 마라.

천천히 자전거에 올라타 페달 밟는다.
상길, 떠나가는 현수의 뒷모습 바라보다 괴로운 듯 훌적인다.

8. 기차역
CF촬영장. 모두들 숨죽인 채다. 돌아가는 카메라. 모니터 화면에 잡힌 수진,
빗속에 파란 우산 든 채 눈물 그렁해 서 있다.
힘겹게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수진  오카에리 (눈물 뚝 떨어지면)
감독  (E)컷! 오케이!

스탭들의 박수소리 터져 나온다. 여전히 우산 든 채 서 있는 수진,
감독,너무나 기뻐 수진에게 달려온다.

감독  최고야. 최고였어. 수진 양 해냇어.
수진  (눈물 멈추지 못한다)
감독  (커다란 꽃다발 안겨주며) 잘했어요. 아주 잘했어! 굿!!
         하하하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 너무 좋았어.

수진, 그대로 쓰러진다. 입을 막은 채 아무리 참아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그 모습에 조용해지는 스탭들, 그저 울고 있는 수진만 바라본다.
오래도록 멈추지 않는 수진의 눈물만.

9. 수진의 차안/공항 가는 길
달리는 차 안, 그저 말없이 창 밖만 보고 있는 수진, 힘이 없다.
그 옆에 앉은 만희도 창 밖만 보며 말이 없다.

수진  (창밖에 시선 둔채) 오빠두...죽을 만큼 사랑...했었어?
만희  (대답 없이 얇은 한숨만)
수진  (가만히 돌아보며) 어떻게 ...잊었어?
만희  (돌아보면)
수진  (웃는데 다시 눈물 그렁 맺혀온다)
만희  발광했지, 누구처럼
수진  (아픈 쿡, 웃는다)
만희  (같이 웃으며) 발광하고 날뛰고 술 쳐먹고 아무나 보면 시비 걸고, 패고...
         욕하고.(창 밖 본다) 그래서 난 지랄하는 놈들 좋아해. 아픈 거니까.
수진  (보면)
만희  (창 밖에 시선 둔 채) 지랄 떨어도 돼. 받아 줄게
수진  도와 줘(한숨) 아직은 겁나...벅차서(창밖으로 돌리는 시선, 붉어지다)

그저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도쿄 거리만 바라보는 수진,
현수와 추억의 거리도 스쳐간다.

수진  (보일 듯 말듯 미소로 손 흔드며) 돌아올게요. (다시 눈시울 붉어지며)
         기다려줘요,꼬옥!!(애써 미소로 레인보우 브릿지 풍경 바라보는데)

10. 벚꽃 공원
함께 여우비 피하던 공원에 앉아 있는 현수.
가만히 호주머니에 낡은 노트 꺼낸다.
표시 붙여진 페이지 펼치면 현수가 정리했던 글씨들, 그리고 빈 공간에 낙서한
수진의 글씨가 보인다.
"정현수 나쁜 놈" 가만히 웃은 현수.
표시된 다른 페이지 펼치면
"무지 무지 사랑하는 나의 현수씨"라고 써있는 수진의 글씨.
현수, 또 쿡 웃는다. 쓸쓸히 또 표시도니 다른 페이지 펼치면
"(수진 목소리) 여우비가 내립낟. 여우와 구름은 너무 너무 사랑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우는 호라이에게 시집을 가버렸습니다.
혼자 남은 구름만 햇님 뒤에 꼭꼭 숨어 몰래 울었습니다. 그래서 구름도 없는데
햇빛 쨍쨍한 하늘로 비가 내립니다. 여우비는 제일 슬픈 비입니다.
아~~~불쌍한 구름!!" 이라고 써놓은 수진의 글씨.
현수 눈시울이 붉어진다. 눈물이 점점 그렁해지는 현수,
싫은 듯 손바닥으로 지긋이 눈자위 툭, 툭, 쳐본다.
후드득 눈물 떨어진다.

11. 공항 전경
굉음을 내면 활주로를 박차고 오르는 한국 비행기, 하늘을 가르며 날아간다.

12. 도쿄 외각
도쿄 시내와 다른 한적한 풍경

13. 000가게 건물 전경.
건물 앞, 세워진 작은 짐차. 이삿짐 실려있다.

14. 동, 000가게
현수, 넋을 잃은 채 서 있다.
보면, 이미 다른 사람이 가게를 낸 상태다.

현수  뭐야 이게? (다급히)사장 어딨어요? 아무도 없어요? (버럭) 여기 내 가게야.
        뭐하는 겁니까? 허락도 없이.
사장  (나오며) 또 시작이네. (짜증난 듯) 사기친 놈들한테 가서 말해요.
         난 아무 상관없으니까.
현수  (어리둥절) 사기라나?
사장  이 건물 소개한 사람 잇을 거 아니예요? 그 사람한테 가서 물어보세요.
현수  (어이없는) 무슨 소리야, 당신?  (다급히 계약서 꺼내 보이며) 여기...
사장  (말 자르며) 부도 난 건물이였어요. 명의가 바꿨다고.(계약서 가리키며)
         이 사람, 이제 이 건물 사장 아니야. 감방에 있는데 어떻게 도장을 찍어요?
         사기 당한 거지.
현수  (정신이 혼미하다) 자, 잠깐만, 잠깐만.(어지럽다)
사장  (쯧쯧, 들어가려면)
현수  (붙잡는, 하지만 정신 없다) 아저씨, 나는...(힘들다) 이 가게...내가 있어야 돼요.
         (숨 몰아 쉬며) 되찾을 방법....좀 가르쳐줘요.
사장  (툭 쳐낸다) 난 그딴 방법 몰라요.
현수  (버럭, 한굴말로/일본말) 나...여기 있어야 된다구요. 버티고 여기 있어야 돼!
         다른 데 필요 없고, 여기! 이 가게라야 된다구요. 바로 여기!
사장  (한숨) 경찰 부릅니다.
현수  (뛰쳐나가며) 상길이 이 개자식...

15. 빠찡코 안
눈 뻘개서 빠칭코하는 상길, 돈 다 잃고 돈 가방 뒤집어보지만 텅 비었다.

16. 빠찡코
다급히 들어오는 현수, 두리번거리며 상길 찾는다 (다른 곳)

17. 역 앞 거리
상길이 삐끼 하던 거리로 달려오는 현수, 두리번거린다.
삐끼하고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확인하고, 찾아 헤매고...

18. 카페 안.
은비  어제밤 늦게 나타나 엉엉 울면서 술만 계속 마시더니 갑자기 뛰쳐나갔어요.
         연락도 안되구....집에도 없고. 상길오빠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된거지?
         현수 오빠 아는 거 있어요? 무슨 일 있어요?
현수  (괴로운 듯 얼굴 감싸다 그냥 돌아선다)

19. 유키스시집 안 전경
텅 비어 있는 스시 집.
온통 빨간 차압 딱지로 덮여있다.
그 모습 황망히 바라보던 사장 다나카, 그대로 쓰러진다.
가게 문 열고 들어오는 유키, 멍하게 서 있다.

20. 절 전경
일본식 절, 그 위로 들려오는 염불 소리.

21. 절 안
천도 영전에 놓여있는 사장 다나카의 영정.
그 앞에서 잘하는 현수와 유키, 현수, 낯 빛 잃은 채 무릎 꿇어 절하는데
같이 절하던 유키.바닥에 엎드린 채 그대로 엉엉 운다.
무릎 꿇은 채 입술 꽉 깨물던 현수, 그이 눈에서 눈물 뚜, 떨어진다.

22. 절 밖
절 밖 풍경.
그 앞으로 힘없이 걸어 나오는 현수와 유키.

유키  (애써 웃으며) 할아버지...가게 넘어갈 때도 ...오빠 걱정 뿐이었어.
현수  (보지 못한다)
유키  할아버지가 버텨야...오빠 쓰러지지 않고 일 할 수 있다구...(애써 웃으며)
         이 바닥에선 망한 요리사 아무도안 쓴다구...버틴다고 그러더니...(울먹)
현수  (아픈 듯 유키 어깨 감싸준다)
유키  나...보호소 가서두 재밌게 잘 살게.
현수  미안하다, 유키...꼭 데리러 갈께
현수  (고개 떨구는데)
유키  (E) 차 왓다. 오빠. 나 갈게?
현수  (황급히 보며) 조심해 유키.
유키  응 ( 뛰어가 아동 보호소 사람 내린 택시에 오르려면)
현수  유키?
유키  (돌아본다)
현수  아프지 말구.
유키  싱겁긴. (웃으며 차에 올라탄다)

출발하는 차, 유키, 창 밖으로 손 내밀어 흔들어 보인다.
바라보며 같이 손 흔들어주는 현수, 저만치 사라지는 차 뒷모습만 바라보다
고개 떨군다. 아픈 미소가 스미고,

23. 공중 전화 부스 안
전화기 옆 메모판 위로 우루루 쏟아지는 동전.
동전 다 쏟아내는 현수, 수화기 집어 들고 잠시 심호흡 한다.
동전 하나 들어 빠르게 전화기 버튼 누르는 현수, 통화음 기다린다.

현수  여보세요. 한국이죠?저...방송국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CUT. 다급히 버튼 누르는 현수의 손.

현수  여보세요? 방송국이죠? 이수진이란 배우 전화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CUT. 전화기에 동전 집어넣는 현수의 손, 급한지 파르르 자꾸만 떨린다.

현수  거기, 탤런트 협회실이죠?

CUT. 손에 든 수화기로 전화기 몸체 마구 두들기는 현수

현수  (버럭) 수진이 번호 좀 가르쳐 주라구, 좀!!
        (화 삭이다 동전 본다. 동전 많이 줄엇다. 심호흡 길게 하고 다시 동전 집어든다)

CUT. 통화 중인 현수 다급하다.

현수  그 기획사 소속이라고...이수진요. 네. 급하게 통화할 일이 있어서 그럽니다.
        전화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안되겠는지)
        그럼 매니저 전화번호라도 가르쳐 주세요.
        (버럭) 매니저 잇잖아요. 그 남자. (사이, 흥분 갈아 앉히며) 이름은....모릅니다.
        (끊어버렷는지 다급히) 여보세요? 여보세요?

다시 길게 호흡하는 현수, 동전도 이제 딱 3개 남았다.
동전 가만히 집어드는현수, 입술 지긋이 깨물곤 동전 집어 넣는다.
다시 전화 버튼 누르면 울리는 통화 연결음. 입술이 바싹 바싹 타 들어간다.
딸깍 소리와 함께 "네,000기획삽니다" 소리 들려온다

현수  (다급히) 메모만 해주세요. (동전 두개 연거푸 넣으며) 가게가 없어졌어요.
         수진이, 아니 이수진 배우한테 거기선 못기다(리다고...)

뚜,뚜, 그대로 끊긴다. 동전이 떨어졌다. 황망히 그 모습 바라보기만 하는 현수,
맥이 쭈욱 풀린다. 현수,
그대로 쭈르르 미끌어져서 앉는다. 툭, 허공으로 떨어지는 수화기. 흔들거리고.
현수, 그저 황망한 시선으로 거리 어딘가면 바라본다.

현수  (멍한) 기다릴 데가....없어졋다고...좀 전해주세요....연락할 데도 없다고...
        좀 전해달라구요....(울컥) 좀 도와주라...그것도 안돼냐? ...그 정도도...
        나 좀....살려주라...미치겟다...제발...

뒷 머리만 콩콩 찍는 현수, 눈물이 뚝 떨어진다.F.O

24. 공항 활주로.
화면 밝아지면 굉음을 내며 경쾌하게 착륙하는 한국 비행기

25. 고급 호텔 앞
고급 호텔 전경.

26. 호텔 레스토랑입구
유스케와 통역이 기다리고 있다.
문 열리면 들어서는 수진, 어색한 표정 둘러보다 뻘쭘하게 웃는다.
유스케, 그런 수진의 모습에 웃는다.

27. 동, 레스토랑 VIP 테이블
함께 식사하고 있는 수진과 유스케. 그리고 만희와 통역

유스케 감사합니다. 제 회사 광고 모델을 흔쾌히 수락해줘서.
수진  (통역 듣고, 히죽) 아, 네.뭘요?
만희  (눈짓)
수진  (우아한 미소로) 별...말씀을요.
유스케 (웃는) 사실은 제가 수진씨 팬이에요.
수진  (어리둥젤?) 한게...없는데?
유스케  그 광고 하나로 지금 일본이 떠들썩합니다.
수진  (감사히 인사하며 웃는) 거짓말
만희  (눈짓)
유스케 짧은 광고 속에서 그렇게 강력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흔치 않거든요.
           사실은 제가 수진씨를 추천햇어요. 우리 히사 이미지 잘 어울린다고.
수진  (먹으며 어색)아, 예...!
유스케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면, 한성진사장과 결혼설은...?
만희  (조금 당황) 아...일방적인...구애였습니다. 수진씨가 당연히 거절했구요.
유스케 (웃으며) 이해해요. 수진씨 같은 분이라면 일방적일만 하죠.
수진  (침이 꿀떡 넘어간다)
유스케 (분위기 어색해진 듯) 자회사로 기획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같이 하고 싶은데.
수진  (생각, 조금 흥분) 도쿄에서...살아요, 그럼?
유스케 원하시는 데로.
수진  (미소로 만희 보면)
만희  (정중히) 감사합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요.
유스케  (끄덕이면) 물론이지요.

수진, 몰래 한 숨 내쉰다. 그러다 창 밖 내다보는 그녀의 시선,
창밖으로 보이는 도쿄 거리에 한 동안 멈춰진다.

28. 건물 쇼윈도 앞(오전)
허망한 표정으로 길을 걷는 현수. 몰골이 말이 아니다. 주저 앉는다.
쓰레기통 뒤지고 있는 현수, 먹다 남은 빵조각이며 음료수 호주머니에 찔러넣고
돌아선다. 버려진 빵조각 먹으며 걸어가는데 현수, 그대로 멈춰선다.
어딘가 바라보는 현수의 눈이 금새 그렁해지고.
보면, 쇼윈도에 설치한 TV. 그곳에 수진의 CF장면이 나온다.
그렁해진 눈으로 주저하다 다가가는 현수,
무릎까지 꿇어 점점 가까이 다가간다.
주춤거리는 손길로 그녀의 얼굴을 차가운 쇼윈도 유리 위로 어루만지면,
화면 속 수진, 눈물 그렁한 눈으로 말한다.

수진  다다이마!

뚝, 떨어지는 수진의 눈물. 현수, 마치 실제인것처럼 그 눈물 닦아주는 현수.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현수  오카에리!

고개 떨구는 현수, 울지 않는다.
한참을 고개 떨군 채 움직임 없던 현수, 다짐한 듯 고개 든다.
다리에 힘주며 일어서는 현수, 어금니 꽉 깨문다.
힘겹게 애써 미소 지으며 현수, 걸어간다.

29. 숙소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수진, 일어 공부에 한창이다.
들어오는 만희, 스케줄 표 건넨다.

수진  (받아보고) 우아~~뭐가 이렇게 많아? 올 때는 이 만큼 아니었잖아.
만희  유스케 사장이 힘을 써주네. 너 직접 만나보니까 더 신뢰가 간다고.
         리무진은 원하면 언제든지 쓰래.
수진  내가 무슨 신뢰! 리무진은 과하다 됐어. (스케쥴 표 보며 휴~) 힘들겠다.
        (스케쥴 표 보다) 근데 오빠.
만희  왜?
수진  나, 딱 한시만만 주라. 자유시간
만희  (노려본다)
수진  딱 한시간 주면, 힘든 내색 안하고 다 해낼게. 다 소화할 게. 더 잡아도 돼.
         응 오빠?

30. 사진 찍는 거리.
경쾌한 음악과 함께 빠르게 스케치되는 화보 촬영 분위기.
-메이크업 하는 수진. 그녀의 얼굴을 터치하는 현란한 손놀림.
-번쩍 번쩍 터지는 플래시 불빛.
-전용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수진.

만희  (커피 건네며)피곤해?
수진  할만 해. 걱정하지마 (커피 마신다)
스탭  야쿠사상, 하이리마스.
수진  네...!(웃으며) 이 말은 나 잘 알지?
만희  (웃는)

31. 000가게 건물 앞 풍경
도쿄 외각, 현수의 꿈이었던 건물 전경. 그 위로 햇살 비춰진다.

32. 수진의 차 안
달리는 수진의 차 안, 창 밖을 내다보는 수진의 표정이 꿈에 부풀었다.
자꾸만 심장이 두근거리는 듯 심호흡하는 수진, 얼굴이 발개진다.

33. 000가게 건물 앞.
수진의 차 와 멈춘다.
문 열리면 내리는 만희. 다급한 마음에 매니저 밀쳐내듯 화급히 내리는 수진.
건물 한반 올려보곤

수진  오빠...나 지금...괜찮지?
만희  (끄덕)
수진  (건물 시선 박힌 채) 나...진짜 잠깐만 있다 나올 거니까 들어오지마.
만희  (보면)
수진  응?
만희  (한숨) 알았어.

수진. 기대에 부풀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조금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던 만희. 한숨 한 번 내쉬곤 차에서 신문 꺼낸다.
차에 기대 선 채 신문 읽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수진 터덜터덜 도로 나온다.
만희 왜?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수진,웃는다.

수진  오빠...나 바본가봐.
만희  (보면)
수진  바보 맞나 봐, 나...머리 무지 나쁜 가봐....여기 아닌가 봐...
만희  (무슨 소린가 보면)
수진  내 기억이...틀렸나보.(그러다 다시 건물 돌아보며) 아닌데...여기 맞는데...
         오빠 여기 맞는데....(울컥) 어디 갔지?
만희  .......!

34. 000역전 앞
사람들로 북적이는 역전 거리.
이제 막 노숙자 티를 벗은 현수, 자기 키보다 더 높은 광고 피켓 들고 호객행위
중이다. 현수의 표정 활기 넘친다. 열심이다.

현수  오세요, 오세요, 제일 싼 식당입니다. 100미터 전방...갖은 뷔페가 천 엔~~~
         자...오세요, 오세요.

35. 예전 유키 스시집 앞
멍한 얼굴로 서 있는 수진, 이해가 안 가는 표정으로 다시 돌아온다.
믿겨지지 않는 듯 그대로 주저 앉는다.
만희, 다가와 수진 어깨에 손 올리려면
확, 쳐대는 수진. 그대로 꼼짝도 않고 앉아 있는다.

만희  일단...가자. 일어나 (팔 잡아 주려면)
수진  (훽 뿌리치며) 이러고 있을래.
만희  (난감하다. 다시 일으키려면)
수진  (또 뿌리친다) 있을 거야. 이러구.
만희  (후~한숨 뿜으면)
수진  (앉은 채)
만희  (보면)
수진  예전에도...이렇게 앉아서 기다리면...그 사람 왔었어.(목소리 떨린다)
         내가 이렇게만 하고 있으면....골목이...울리게...뛰어왔었어....
만희  ....!
수진  그 사람 웃으면 ...디게 이쁘다...? 어깨도 ...넓다...? 품에 안기면.....
         진짜 편안해...꼭 안아주면....너무 따뜻해서...(그러다 눈물 그렁해)
         근데 왜 꿈만 같지...? (목이 메여) 왜 다 사라졌지...? 어떻게 그

엉엉 소리내 우는 수진, 무릎 끌어 안은 채 서럽게 한참을 운다.
골목 한 켠에 숨어서 보고 있는 그림자, 상길이다.
폐인이 다 된 모습의 상길, 먼발치 울고 있는 수진바라보다
괴로운 듯 그대로 고개 떨군다.

36. 수진의 차 안.
달리는 차 안.
수진 그저 멍한 시선으로 창 밖만 바라본다.
호주머니에서 가만히 단추 꺼낸다. 손에 올린 채 아픈 시선으로 내려 보던 수진
소중하게 꼭 쥐는데 후드득 여우비 내린다.
창문 너머로 손 내미는 수진, 그녀의 손바닥 위로 여우비 떨어져 내린다.

37. 0000역전 거리.
커다란 피켓 기둥에 몸 기대 졸고 있는 현수, 피곤한 표정 역력하다.
그렇게 선 채 꼬박 꼬박 졸던 현수 위로도 후드득 여우비 떨어진다.
빗방울이 차가운 듯 힘겹게 눈 뜨는 현수, 하늘 올려본다.
그 빗방울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스미는 현수,
눈에도 보일 듯 말 듯 눈물 고여 온다.
지나던 사람들, 여우비에 몸 피애 우르르 사라지면
텅 비어지는 역전 광장.
혼자 선 채 여우비 맞고 있던 현수, 고개 들면 그의 시선으로 보이는 광고판.
그 곳에 광고 속 수진이 현수를 향해 보이는 듯 하다.
눈물 그렁한 눈으로 바라보는 수진의 모습에 현수, 파르르 입술이 떨린다.
마치 그런 수진에게 인사하듯 아픈 미소로 가만히 확성기 입에 대는 현수.
CF속 수진 향해 나직이 노래 불러준다. 수진이 좋아 했던 "사랑아 어떻게."

(노래)"떠밀 듯이 나를 밀어 낸 니가 떠난 거리에서면 숨을 쉴 수 없어...
일년이란 시간 흘러도 아직도 여전히 걸을 때 마다 아파 지칠 때도 됐는데...
놀라 잠을...깨는 내 눈물 마르지가 않아 내방 가득히 젖어 있는
I LOVE YOU 내 가슴 지금도 터질 듯 한 말...사랑아 어떻게 됐는데.."

그렇게 조그맣게 부르던 현수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온다.
현수의 노래 소리, 점점 커지면 오열로 변해간다.

38. 거리 골목
다크 서클이 낀 얼굴로 멍하니 골목에 앉아 있는 상길.
손에 편지 들고 있다. 이때 갑자기 상길의 뒤통수 누군가 가격한다.
휘청하며 몸이 기우뚱하며 뒤돌면 양아치 1이 방망이 들고 서 있다.
다시 어이없는 양아치2,3의 가격
말도 못하고 눈 부릅뜬 채 천천히 쓰러지는 상길의 허망한 눈빛만.

클로즈업 된 TV화면. 거칠게 잡히는 누군가의 시체, 상길이다.
처참하게 깨진 뒤통수. 피로 얼룩진 채 살폿 눈 뜨고 있다.
그 위로 울리는 기자의 목소리.
"오늘 저녁 5시경 시내 골목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20대 남성의 변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상길  (목소리) 형...미안해...미안하단 말 밖에 할 수 없어서 더 미안해.
         나 형한테 빚진 거 지금은 이거 밖에 없지만 꼭 갚을께.

화면에 클로즈업 되는 상길의 편지와 만엔 커다랗게 보인다.
F.O

39. 카페
피아노에 앉아 멍하게 앉아 있는 은비. 후드득 눈물이 떨어진다.

상길  (목소리) 형. 나 너무 나쁜 놈으로만 기억하지 말아줘.
         나 형 너무 좋아 하는 거 알지? 사실 은비가 좀 더 좋지만 헤헤.
         형이랑 수진이, 유키. 그리구 다나카 할아버지...은비 다 보고 싶다.
         형! 나 여기 동경에서 꼭 성공할거야! 그때까지 형 건강해야 돼!
F.O

40. 도쿄 전경
화면 밝아지면 빠르게 보여지는 도쿄 전경.
그 위로 자막 2005년 동경.
최고의 한류 스타로 떠오른 수진의 다양한 모습이 TV로 보인다.

41. 리무진 안.
수진, 차에 오르면 안에 타고 있는 유스케 웃고 있다. 통역없다.
서서히 출발하는 리무진.
유스케, 와인 정도 따라 수진에게 건네며
수진, 이젠 일어를 제법한다.
미소로 하지만 다부진 목소리로 변했다.

수진  다음부턴 이러지 마세요. 저 부담스러워요.
유스케  제 일이예요.
수진  그럼, 직원 보내세요. 직접 나오시지 말구요.
유스케  (미소) 친구 아닌가요,우리?
수진  (웃는다)
유스케  좋은 친구가 먼길 왔는데 당연히 제가 모셔야죠.
수진  (사무적인 미소) 네. 고맙습니다.
유스케  나두 고마워요. (잔 내밀며) 건배하죠.
수진  (건배하곤 한입 마신다. 미소로 시선 돌려 창 밖 내다본다)

스쳐가는 동경의 풍경만 바라보는 수진.

42.라디오 방송국 전경.
거리에서 라디오 부스가 훤히 보이는 방송국.
부스 앞으로 사람들 지나가며 구경한다.

43. 라디오 부스 안
자리에 앉으면 수진 활짝 웃는다.
보면,통 유리 너머로 거리 환히 보인다.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 수진 향해 손도 흔들고 구경도 한다. 통역 동석

DJ   우리 프로 유명해요. 구경 많이 올 거예요.
수진  영광이에요. 이런 자리에 앉아보구.
DJ   저희가 영광이죠.

미소로 보는데 ON-AIR 표시에 불 들어온다.

DJ   (신나게) 즐거운 오후가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정말 정말 특별한 게스트
       한 분을 모셨습니다. 직접 소개를 해주시죠.
수진  안녕하세요. 배우 이수진입니다.

44. 동, 부스 밖 거리
사람들 부스 앞에 선 채 구경하고 있다.
디카로 사진도 찍고 서로 수진에 대해 얘기도 하며 웃고 재밌어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 수진의 라디오 프로 듣고 있는 듯 이어폰 끼고 있다.
수진의 반응에 같이 반응하는 사람들.

모여 있는 사람들 뒤로 다가와 서는 남자. 현수다.
숨 듯 사람들 등 뒤에 선 현수, 부스 안으로 보이는 수진의 모습만 한없이 바라본다.
변해 있는 수진, 순수하던 모습에서 이미 화려한 배우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잠시 눈을 감던 현수, 아픈 듯 엷은 미소가 스민다.
심호흡 하곤 다시 눈을 뜨는데 수진의 시선이 창 밖을 향한다.

45. 동, 부스 안
창문 너머 얼른 등 돌려 서는 현수의 모습 보인다.
음악이 나가는 중아다. 잠시의 휴식.
수진, 창 밖으로 내다보며 흥미로운 시선으로 사람들 구경한다.

DJ  답답하지 않아서 죻죠?
수진  (끄덕인다)

현수를 보지 못한 수진, 사람들에게 가볍게 손 흔들며 호응해준다.

수진  재밌네요, 여기.(웃는다)

46. 동, 부스 밖
사람들 등 뒤에서 선 채 부스와 등 돌려 선 현수,
심장이 멎은 듯 식은 땀이 흐른다.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는 현수, 어렵게 고개 돌리면
DJ와 얘기하며 웃는 수진의 모습 보인다.
그녀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현수, 애써 웃는데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47. 동, 부스 안
수진  (까르르 웃으며) 그 배우하곤 만난 적도 없어요.
DJ   아~~믿을 수 없는데. 얼굴이 붉어진 의미는 뭘까요?
수진  (까르르 웃으면)

48. 동, 밖
이어폰 낀 사람들도 까르르 웃는다.
사람들 틈에 현수, 혼자서만 웃지 못한다.
환한 수진의 웃음에 아픈 미소로 눈을 감는 현수, 그대로 고개 떨군다.

49. 동, 안
수진, 웃으며 창 밖 보는데 표정 굳어진다.
사람들 너머로 스쳐가는 남자의 옆모습, 현수처럼 보인다.
벌떡 일어나는 수진.

50. 동, 밖
최대한 고개 숙인 채 걷고 있는 현수, 가능한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간다.

51. 동, 안
어쩔 줄 몰라 주춤거리던 수진, 그대로 뛰쳐나간다.
놀라는 DJ 당황해 어쩔 줄 모르고.

52. 동, 부스 밖
미친듯이 뛰어나오는 수진, 현수를 찾는다. 두리번 거리고 그러다 현수가 가버린 길쪽으로
달려갈 태세인데 만희와 방송 관계자들 당황해 수진 막아선다.

수진  (사람들 가볍게 밀치며) 잠시만요 비켜주실래요.

53. 거리.
걸어가던 현수 "잠시만요" 라는 수진의 목소리에 몸 그대로 꺾어 골목 모퉁이 돌아선다.

54. 동, 골목 한켠.
건물 외벽에 휘청하듯 그대로 기대서는 현수,
힘겨운 듯 하늘 올려보는데 호흡이 자꾸만 가빠온다.

55. 동, 부스 밖
사람들 틈에서 허둥 거리는 수진,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만희  (다급히) 왜 이래? 도대체
수진  봤어요. 그 사람이었어. 그 사람 맞아요. 어딨지?....그 사람 같았는데...
        (골목 너머만 본다) 아니었나? 잘못 봤나? 왜 이렇게 어지럽지?
만희  (어깨 도닥이며) 헛 걸 보고 그래?
수진  (정신 차리려는 듯 눈 깜빡이다) 오빠...속이...너무...울렁거려.
만희  (보면)
수진  (그대로 푹, 쓰러진다)
사람들  (놀라는 시선으로 벙해 보고)

56. 골목 한켠.
와락 입을 막는 현수, 그 위로
"앰블란스 불러" "비켜요, 비켜" "이봐, 물" 등등의 다급한 소리 들려오고
온몸 파르르 떤 채 죽을 힘으로 입을 가리는 현수, 참고 또 참아보지만
그의 눈에서 뚝, 뚝, 뚝, 한없이 눈물이 떨어진다.
그 앞을 무심히 지나는 사람들, 그리고 자동차들만.

57. 벚꽃 공원
도쿄 타워가 보이는 공원. 반짝이는 햇살 아래, 활짝 만개한 벚꽃 길.
수진과 현수가 함께 거닐던 그 길 위로
떨어지는 벚꽃 잎이 햇빛 속으로 한없이 흩날린다.

58. 호텔 방안
침대에 누워있는 수진, 링거 꽂고 있다.
수진의 상태 확인하던 의사, 고개 끄덕인다.

의사   과로예요. 푹 쉬면 나을 겁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유스케  고마워. 나중에 신세 갚을께.
의사  네.(나간다)
매니저  (걱정스런 시선으로 보고)
뮤스케  (미로소) 일정은 취소했어요. 그냥 푹 쉬어요. 가고 싶은데 있으면 그냥 놀다 오자구.
수진  (미소로 보기만)
유스케  환자는 좀 쉬게 해줘야지?
수진  (미소로 끄덕)

유스케, 의사와 함게 나간다.

만희  (걱정스런) 푹 쉬어. 너무...무리하게 일 시킨 거 같아 미안하다.
수진  (미소로 고개 젓는다)
만희  그래, 쉬어라. 푹, 자구. 자고 나면 좋아질 거야
수진  (또 끄덕)

만희, 수진에서 손 인사하고 나간다.
쿵, 문이 닫히면 그제야 수진의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어진다.
다시 꾹 참아보는 수진, 그저 아무 움직임 없이 천정만 바라보는데
다시 눈물 흘러 내린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듯 베개에 얼굴 묻는 수진, 서럽게 흐느낀다.

59. 유스케의 차 안
창 밖으로 보이는 추억의 걸. 조금씩 조금씩 다가온다.
유스케와 함께 타고 있는 수진,
큰 썬글래스와 모자까지 눌러 쓴 채 그저 다가오는 그 모습만 한 없이 내다본다.

60. 추억의 거리
거리 (앞 신과 다른) 를 느리게 달려오는 자전거, 현수다.

61. 벚꽃 공원
혼자서 벚꽃 길 걷고 있는 수진, 추억에 젖은 듯 한없이 걷고 있다.
그러다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면
저만치서 느리게 달려오는 자전거 현수다.
현수도 추억 젖는 듯 자전거 멈추는 현수, 가만히 벚꽃 올려본다.

62. 역 앞 거리.
자전거를 끌고 걸어오는 현수.
돌아서면 수진과 함께 상길 도와 휴지를 나줬던 곳에 머문다.
한참을 서 있는 현수, 두 사람을 생각하면 괴로운 듯 고개 젓는다.
아픈 미소로 자전거에 올라타는 현수, 출발해 떠나가면
아케이드 골목에서 걸어 나오는 수진,
그녀도 현수가 섰던 자리에 가 선다.
그러다 잠시 그 자리에 앉는 수진, 그저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63. 유키 스시집 앞 골목
유스케의 차가 서 있다.
스시집 앞에 잠시 쭈그려 앉아보는 수진, 그렇게 하늘 올려본다.

수진  (미소) 동경의 하늘이 .....예쁘네요.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던 수진, 가만히 일어선다.
그리고 2층을 올려본는 그녀, "빨리 안 뛰어(1부)" 외처던 현수 목소리 들리는 듯 한 착각,
쿡 웃는 그녀의 눈가에 살폿 눈물이 스친다.

유스케  (E) 수진.
수진  (돌아보면)
유스케  (차에 탄 채, 창문 너머로 ) 이제 그만 가요. 너무 많이 걸었어.
수진  그래요.

차로 걸어가면, 유스케 문 열어준다. 올라타는 수진.

64. 공원 공터
수진이 자전거를 배웠던 작은 공터.
현수, 수진이 탔던 것처럼 자꾸만 빙빙 맴돌며 타고 있다.
"현수씨, 나 중심 잡았어. 와아~" 소리치던 수진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현수, 눈을 감는다. 감은 채 맴맴 돌던 현수, 빠져나간다.

65. 동, 스시집 앞 골목
자전거 세워진 스집 앞.
수진이가 앉았던 자리에 현수도 쭈그리고 앉아있다.
그러다 아늘 올려보는....아픈 미소가 스민다.

66.유스케의 차 안
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
수진 활짝 열린 창너머로 거리의 풍경 바라보는데
유스케 선물 꾸러미 어렵게 수진에게 건넨다.
수진 바라보면 고급 반지 케이스다.

유스케  나하고....함께 해주겠어요?
수진  (당황한다)
유스케  (답을 기다리듯 보고)
수진  (보며)
유스케  무리한 얘길...했나요?
수진  (미소로) 너무 갑작스럽네요. 시간을....좀 주실래요? 아직은....
유스케  (끄덕인다)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진심이니까..
수진  (고마운 미소로 시선 돌린다. 그대로 눈을 감는 수진)

67. 골목
페달 밟고 있는 현수의 발.
그의 자전거, 지름길 같은 골목을 달리고 있다.

68. 동, 도로
잘 정돈된 도로, 그 위로 유스케의 차가 달려간다.
도로와 붙어 있는 좁은 골목.
그 옆을 지나는 유스케의 차.
동시에 골목을 빠져나오는 현수의 자전거.
자전거와 자동차가 나란히 달린다.
열린 차 창문으로 보이는 수진, 눈 감은 채 여전히 움직임이 없다.
그 옆으로 나란히 달려가는 현수, 그저 정면만 응시한 채 쓸쓸히 달려간다.
그렇게 나란히 달려가던 두 사람,
사거리에서 좌,우로 갈라져 달려간다.
그렇게 멀어지는 두 사람.

69. 추억의 거리 전경
두 사람이 머물렀던 도시의 전경.
공원 내 벚꽃 나무 길.
하늘거리며 날아오르는 꽃 눈이 한 없어 공중으로 흩날린다.

70. 츠키지 시장 전경.
시끌벅적한 어시장 풍경

71. 동, 장내 시장 안.
경매 끝난 생선들 박스 채 이동한다. 전쟁터 같다.
그 틈의 작업복 차림의 현수, 리어커에 생선 박스를 나르며 열심이다.
부리나케 리어커 끌고 가며

현수  비켜요. 비켜...비켜 주세요.

72. 츠키지 장내 시장 앞.
빈 타레트 타고 달려오는 현수.
비닐 앞치마 두른 시장 사람들. 옹기종기 모여 커피 마시고 있다.
지나는 현수 부르는 시장 사람 1

배달꾼1  (손짓) 커피 한 잔 해.
현수  (내리며) 많이 팔았어요?
아저씨 2  어, 어서와
배달꾼1  (커피 리어커 향해) 메구미!

메구미, 이미 벌써 커피 탔다. 얼른 리어커에서 나와 현수에게 커피 잔 내밀면
현수, 꾸벅 절하고 받는다.
메구미, 쑥스럽게 현수 모습 바라보다 돌아서면

배달꾼1  메구미..너무하는 거 아냐?
현수  (보면)
배달꾼1  우리는 대충 타서 주는 거 같더니 왜 현수 한테는 손에까지 쥐어줘?
              사람 차별이야?
배달꾼 2  (킥킥웃는)
현수  (괜히 어색해지는, 조금 몸 틀어 커피 마신다)
메구미  (그 모습에) 제가...언...제요?(얼른 리어카 쪽으로 가버린다)
배달꾼2  (끽킥 웃으며) 현수, 메구미가 자네 좋아하나봐
배달꾼1  (사람2보며) 에이, 메구미가 아깝지. 나이차이가 너무 난다.
배달꾼2  무슨 소리야. 나이가 무슨? 현수 만한 신랑감이 어딨어.
현수  (그저 커피만 마신다.)잘 마셨습니다.(타레트 타고 가버린다)
배달꾼1  (허걱) 안 뜨겁나?
배달꾼1  혀 디었겠는데?
메구미  (안타깝게 떠나는 현수 뒷모습 바라보다) 정말 왜그러세요?
            아저씨 땜에 현수씨 화났잖아요.
배달꾼1  뭘? 우리가 뭐 어쨌어?
배달꾼2  아니, 뭐 했어. 우리?

둘, 동시에 현수 바라보면
타레트 타고 그대로 가버린다.

73. 시장 근처 거리
붉은 등 내걸린 조그만 신사 앞.
그 한켠에 쭈그리고 앉아 오니기리도시락을 먹고 있는 현수.
먹던 현수, 멈춘다. 보면 메구미. 현수 옆에 물 한잔 내려놓고 웃는다.

메구미  물도...마시면서 드세요. 보면, 늘....그렇게 드셔서.
현수  (그저, 꾸벅) 고맙습니다.
메구미  (꾸벅 인사하곤, 부끄러운 듯 빠르게 시장 쪽으로 가버린다)

현수, 그냥 젓가락으로 다시 집어 먹는다. 그러다 잠시 멈추는.
답답한 듯 머리만 쓸어 넘기다 다시 먹는다. 그저 옆에 놓여만 있는 물.
고개 숙인 채 먹던 현수, 그저 손바닥으로 눈자위 한번 누른다.
그러다 , 고개 드는 현수, 눈가가 촉촉히 젖었다.
아련하게 어딘가 바라보는 그의 시선.

보면, 현수의 시점으로 보이는 길 건너 시장 길.
환상인 듯, 수진과 현수가 걸어온다.
풍선 두부 같이 나눠 먹으며 걸어오는 수진과 현수.
장난치고, 먹여주고, 웃고, 입 맞추는 그들의 모습이 현수를 향해 점점 다가오는데
현수의 시점을 가리며 지나는 타렌,. 그들의 모습도 사라진다.
F.O

74. 기자 회견 장 안.
F.I 2007년 4월.
(1부) 기자 회견 장.
활짝 웃는 수진 위로 터져 나오는 플래시 불빛

기자  도쿄를 다시 찾은 기분이 어때요?
수진  너무 행복해요. 도쿄에 오면 늘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기자  유스케 사장 때문인가요?
수진  (그저 웃는)
기자  이번 결혼설과 관련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수진  (그저 미소로) 며칠 후에 있을 공식 발표에서 말씀드릴께요.
        지금은 제 영화에 대해서만 (웃음) 질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녀의 얼굴 위로 연신 터지는 플래시 불빛.

75. 신문 가판대.
신문대에 꽂힌 각종 신문들. 뽑아드는 샐러리맨1.2
1면마다 앞 신의 수진과 유스케의 데이트 장면이 실려 있다.

76. 도쿄 외각 (오전)
도쿄 시내와 조금 다른 풍경의 거리. 그 위로 유스케의 리무진이 달려간다.

77. 유스케의 차 안.
달리는 유스케의 차 안.
미소로 수진의 손 가만히 잡아주는 유스케

유스케  (한국말) 고생 했어요. 아침부터 힘들죠?
수진  아뇨. 재밌었어요.
유스케  오후에 모임까진 밥 먹을 시간 없을거야. 뭐 좀 먹어야죠?
수진  (끄덕이며) 배고파요.
유스케  그래? 어디...갈까요?
수진  지금부터 가다가 보이는 첫 번째 식당요.
유스케  그래요. 첫번째. (웃는다)
수진  (같이 웃고)

달려가는 유스케의 리무진.

78. 식당 앞.
유스케의 차가 멈춘다.
내리는 수진과 유스케. 유스케 수진 호위하며 식당 문 열어 준다.

79. 식당 안.
문 열리면 들려오는 주인의 목소리 "이랏샤이마세"
웃으며 들어서던 수진, 그대로 멈춰 선다.
등 돌려 일하던 주방장, 손님 향해 몸 돌리는데, 현수다.
서로를 바라보는 수진과 현수, 그대로 얼어붙는다. 그저 놀란 시선 위로.

(3부 엔딩)

 

 

 

 

 

 

 

 

 

 

 

 

 

 

 

 

 

 

 

 

 

 

 

 

 

 

 

첨부파일 도쿄 여우비 3회.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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