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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0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5.03|조회수882 목록 댓글 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04

 

 

 

 

 

 

 

 

 


1. # 강진 오피스텔 (3회 마지막씬에서 연결된)

 

강진 : (지완의 기척을 느끼며...시선은 신문에 두고) 일어났어요?
지완 : ......내가.....왜......여기......여기 있어요?
강진 : (그제야 지완을 돌아보며 담담한 표정으로) 그러게요......우리가 인연이 깊나 보죠.
지완 : (당혹스러운데)

 

이때, 초인종 울린다.
강진, 화면 확인하고, 현관 문 열어준다. 문 앞에 태준이 서 있다.

 

태준 : 차 잘 썼어요. 고마워요. (차 키를 강진에게 내밀다가 지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지완아!!
지완 : !!! (태준을 보고 몹시 당황하고)
태준 : 니가 여기 왜 있어?
지완 : (당황해서 말을 못하는)
강진 : (담백하게) 박 팀장님 집 앞에서 잠들어 계신 걸 모른 체 할 수가 없어서 모셔 왔습니다. 몸두 많이 아프신 것 같애서.
지완 : ! (강진을 보는)
강진 : (한쪽에 놓인 지완의 겉옷을 다정스레 지완의 어깨에 덮어주고 지완의 머리에 손을 대 보며) 아직두 열이 많이 나네.
지완 : !!!
태준 : !!!
강진 : (두 사람의 당황한 표정 느끼지만, 담백하고 태연하게 태준보며) 바루 병원부터 모시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표정과 말은 담백하나 눈빛은 서늘한.....비꼬는) 아, 바쁘십니까?
지완 : !!! (당황해서 하얘지는)
태준 : !!! (표정이 서늘해지는)
강진 : (표정과 어투는 여전히 뻔뻔할 만큼(?) 담백한) 바쁘시면 제가 모시고 갈까요?
지완 : (도를 넘는 강진의 도발에.....창백해지는)
태준 : (표정 당혹스럽게 굳었다가....강진을 애써 담담하게 보며) 번번이 차팀장한테 폐가 많네요, 내가. 나중에 술 한 잔 살게요.

         (지완 보며) 가자. (당황해서 하얗게 얼어붙은 지완의 손을 잡고 끌고 나가는)
지완 : (강진을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며 태준의 손에 끌려 나가는)
강진 : (표정 없이 담담하게 보는)

 

태준과 함께 지완이 끌려 나가고, 현관문 쾅 닫힌다.
강진, 여전히 아무런 감정 없는 사람처럼 담담하게 서 있다가...지완이 누웠던 침실 쪽으로 온다.

흐트러진 이불과 물수건, 물이 담긴 작은 대야 등이 그대로 놓여있다. 그리고 베개 옆으로 떨어져 있는 지완의 머리핀.
지완의 머리핀을 집어 들어 보는 강진의 표정, 쓸쓸하다.

 

 

2. # 태준 오피스텔 앞

 

태준, 지완의 손을 끌고 자신의 집 앞으로 오더니 두 손바닥으로 지완의 머리와 뺨에 손을 대 본다.

 

태준 : 정말 열이 많이 나네......많이 아파?
지완 : (여전히 표정엔 당혹스러움이 남아 태준을 보는)

 

 

3. # 태준 침실

 

태준, 옷을 갈아입고 있다. 강진의 말을 떠올리며 눈빛이 서늘하다.

 

지완E : 못 먹어서 그래요. 배가 고파서.
태준 : (지완의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4. # 태준 거실 / 주방

 

지완, 냉장고 문을 열고, “와아, 먹을 거 많네.” 하며 말라붙은 식빵, 물러 터진 과일들,

유효 기간 지난 주스와 삼각 김밥, 캔 맥주 등을 닥치는 대로 꺼내서 식탁에다 놓는다.
 
지완 : (어떤 일도 없었다는 듯 밝게) 먹으면 다 낫는 병이예요. 괜찮아요. 인제 하나도 안 아퍼요.....

         (식빵과 과일들과 삼각 김밥 봉지를 뜯으며) 아침은 먹었어요? 같이 먹을래요?....

         (하며 식빵과 과일, 삼각 김밥등을 입 속에 넣는데)
태준 : (방에서 단추 채우다 말고 나오며) 유효 기간 지난 거야. 먹지 마.
지완 : (그래도 입속에 우걱우걱 쑤셔 넣으며 목에 메이자 캔 맥주도 따서마신다)
태준 : (지완쪽으로 와 지완이 먹던 식빵과 삼각 김밥을 휙 뺏으며, 버럭) 상한 거라구! 먹지 말라구!!
지완 : (입에 있던 음식 꾹 삼키고, 멀거니 보다가...) 번번이 폐가 많네요. 나중에 술 한 잔 살께요......

         할 말이 그거 밖에 없었어요?
태준 : (당혹스럽게 보는)
지완 : 내가 있는데 니가 왜 병원엘 데려 가, 임마!! 건방진 자식이 어디서 주제 넘게......

         까불지 말라구, 오바하지 말라구 주먹이라두 한방 먹였어야 되는 거 아녜요?
태준 : .........
지완 : 나한테두 더 화를 내구 소리를 질러야지. 넌 대체 뭐하는 기집애야?

         미련하구 둔하구 얼빠지구 멍청한 건 예전부터 알구 있었지만 거기가 어디라구 어디 알지도 못하는 남자 집에서!

         정신이 있는 기집애야? 없는 기집애야?!! 너, 죽을래?!! 다그치구 혼내구 윽박 지르구....그래야 되는 거 아녜요?!!
태준 : .......(당혹스럽게 보는)
지완 : 그래야 나두 지랄을 하지! 약혼식장엔 왜 안 왔어? 전화는 왜 씹어? 나 버리구 대체 어디 갔는데?!!

         다른 좋은 여자 생겨서 그 여자랑 도망이라두......(더 말하려다) 준비 되게 많이 했는데 다 까 먹었다. 아, 쪽팔려.....

         생각나면 나중에 다시 말할께요. (벌떡 일어서더니 현관 쪽으로 가는데)
태준 : 지완아! (지완의 팔을 잡는데)
지완 : (태준의 손을 휙 쳐내며 약간 격앙되어) 생각나면 나중에 내가 다시 와서 다 말한다구요!

         (말을 하며 점점 격앙돼 목소리 높아지며) 열심히 생각해서 내가 말할 때까지 좀 기다리라구요!!.........

         (감정 누르며)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거면 붙잡지 마요! 다시 붙잡기만 해봐! 정말 확 패 버릴거니까!!

 

지완, 현관으로 걸어나와 대충 신발 껴 신고, 문 쾅 닫고 나가 버린다.
태준, “한 지완!” 부르며 따라 나가려다 문득 걸음을 탁 멈춘다. 지완이 내뱉고 간 말을 떠올리는.

 

지완E :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거면 붙잡지 마요!
태준 : (차마 지완을 잡지 못하고 당혹스럽게 서 있다. 차마 붙잡지 못하고)

 

 

5. # 일각 오피스텔 복도

 

금방 눈물이라도 터뜨릴 것 같은 지완, 애써 참으며 엘리베이터쪽으로 온다.
걸어오던 지완, 문득 발걸음 멈추고 태준의 오피스텔 쪽을 돌아본다.

 

지완 : (당혹스러움과 서운함에....중얼거리는) 잡지 말랬다구 진짜 안 잡냐?

 

지완, 힘이 쑥 빠져 엘리베이터쪽으로 가려다가 문득 자신의 신발을 내려다 본다.
정신없이 나오느라 신발을 짝짜기로 신었다. 한 발엔 지완의 신발, 한 발엔 태준의 슬리퍼.
지완, 다시 태준의 집으로 돌아가려다 그만 둔다.

 

 

6. # 엘리베이터 앞

 

지완,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멀건이 한심하게 신발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누군가의 손이 지완의 어깨를 스쳐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지완, 인기척에 돌아보면, 출근 중인 강진이 바로 지완의 뒤에 닿을 듯 서 있다.

 

지완 : (흠칫 놀라서 강진에게서 떨어지는)
강진 : 병원, 박 팀장이랑 같이 안 가요?
지완 : (애써 굳건하게) ....다 나았어요....아픈 적도 없었구요!
강진 : (피식 쓰게 웃고.....엘리베이터 숫자판을 보는)
지완 : (긴장한 채)

 

 

7. # 엘리베이터 안

 

지완, 한쪽 구석에 긴장해서 서 있고, 강진, 자동차 키홀더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며 앞 쪽으로 서 있다.
이때, 키홀더가 바닥에 떨어진다.
강진, 키홀더를 주우려다 짝짜기로 신은 지완의 신발을 본다.
지완, 당황해서 한쪽 발을 한쪽 발 뒤로 감추는.


강진 : (키홀더 주워 몸을 일으키며) 허겁지겁 나왔어요? 박 팀장이랑 다투구?
지완 : (당황해서) 아니거든요! (노려보는)
강진 : (멀건이 보다가 키홀더 만지작거리며 숫자판에 시선 주고 있는)
지완 : (노려보다가) ....내가 몇 번째 여자예요?
강진 : (고개 돌려 지완을 보는)
지완 : 정신 잃고 잠들어 있다는 이유로, 물어보지도 않구 침대로 데려왔던 여자, 몇 사람이나 돼요?
강진 : .....(담담하게) 안 세봐서 모르겠는데요.
지완 : (강진의 말에 자신이 더 당황한다)
강진 : 침대로 데려 와 무슨 짓을 했는진 궁금하지 않아요?
지완 : (다시 급 당황한...반격할 말을 못 찾는다)
강진 : (담담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숫자판만 보고 있는)
지완 : .......선수예요?
강진 : 선수처럼 보여요?
지완 : 언제부터 이러구 살았어요?
강진 : 그것도 계산을 안 해 봐서 모르겠구요.
지완 : (점점 기가 막히다) 내가 만만해 보여요?
강진 : (지완을 다시 돌아보며 유들유들하게) 난 어떻게 보여요? 가까이서 보니까 잘 생겼죠? 되게 근사하죠?
지완 : (기가 막혀) 무례하시네요!! 난 그쪽 회사 동료의 약혼녀예요!!
강진 : 그 약혼식, 못하지 않았던가요?
지완 : (급 당황해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 지르는) 어쩌자는 거예요? 어쩌자는 거냐구요, 지금?!!!

 

이때, 엘리베이터 1층에서 멎고,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지완 : (강진을 찢어질 듯 노려보다가 내리려고 하는데)
강진 : (한쪽 팔로 입구를 탁 막으며) 유혹을 좀 해볼까 하구요.
지완 : !
강진 : 정식으로. 선수답게.
지완 : (하얘지며...당황하는) ...나....나 누군지 몰라요?...몰라요? 누군지?!!!
강진 : (알지, 너무 잘 알지....그 말에 약간 표정 긴장되는)
지완 : 난 당신 동료 박태준씨 약혼녀..
강진 : (O.L.) 그럽시다. 정 그렇게 우기고 싶다면 박태준 약혼녀라구 치구! 그게 뭐요? 선수가 상대 가리는 거 봤어요?
지완 : (숨이 턱 막히는 당혹스런 표정으로 보는)
강진 : (뚫어질 듯 보는...자신을 계속 태준의 약혼녀라고 말하는 지완에 대한 서운함과 속상함이 있다)

 

 

8. # 오피스텔 앞

 

지완, 후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옮기며 걸어간다.
당장이라도 주저 앉을 것만 같지만, 혹시 강진에게 들킬까 있는 힘을 다해 걸음을 옮겨가는.
한 아이가 자동차 다니는 도로에 앉아 강아지와 놀고 있다.
이때, 빵하고 크락션 소리 들린다.
지완, 고개 돌려 본다.
강진의 차가 주차장에서 나오고 있다. 아이, 강아지와 함께 얼른 비켜서고.
지완, 강진을 노려보는데, 강진, 지완에겐 시선도 안 주고 그대로 차를 몰아서 가버린다.
강진의 차가 사라지자마자 그제야 스르르 무너지듯 주저앉는 지완.

 

지완 :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9. # 태준 오피스텔 드레스룸

 

거울 앞에 선 태준, 넥타이를 매고 있다.
지완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상황에 대한 답답함, 자괴감으로 갑자기 넥타리를 거칠게 풀어버리는.

 

 

10. # 태준 거실

 

태준, 출근 준비 마치고 양복저고리 들고 나오는데, 전화벨 울린다. 전화기 앤서링으로 전환되고.

 

태준F : 박태준입니다. 메시지 남겨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태준, 현관 쪽으로 와 신발을 신으려는데, 한쪽만 남아 있는 지완의 신발과 자신의 슬리퍼를 본다.
태준, 흠칫 눈빛이 흔들리는데, 전화기를 통해 우정의 목소리 들린다.
 
우정F : 짐은 다 챙겼어?....다른 건 내가 다 준비해 뒀으니까 당장 입을 옷 몇 가지만 챙겨서 와....

           여보세요....집에 없어?.....여보세요....태준아.
태준 : (전화 받지 않고 멍하니 굳은......)

 

 

11. # 오피스텔 앞

 

지완, 좀 전의 자세 그대로 일어날 줄 모르고 주저 앉아 있다.
잠시 후, 지완 바로 옆으로 강진의 자동차가 다시 돌아와 멈춘다.
강진, 운전석에서 내려 지완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온다. 강진의 손에 쇼핑 봉투가 들려 있다.
지완,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당황한다.
강진, 쇼핑 봉투에서 새 신발을 꺼내더니 몸을 굽히고 앉아 지완의 발 앞에 새 신발을 놓아준다.

 

지완 : (당황해서 보는)
강진 : (빙긋 지완을 향해 가볍게 미소 짓고는 다시 차에 올라타 차를 출발시켜 간다)
지완 : (당황해서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다.....강진의 차가 사라지자 강진이 놓고 간 새 신발을 당혹스럽게 보는)

 

 

12. # 강진 차 안 / 거리

 

운전해 가는 강진, 미소가 어렸던 표정이 한순간 쓸쓸해진다.

 

 

13. # 강진 회사 주차장 / 강진 차 안

 

강진, 표정이 쓸쓸하게 굳어 있다. 강진의 차, 주차장 안으로 들어선다.
주차 위치를 찾는 강진의 눈에 우정이 보인다.
우정, 자신의 차 앞에 서서 경비(60대 정도 보이는)를 질책하고 있다.
경비, 어쩔 줄 몰라 하며 연신 우정에게 굽신거리고 있다.
우정을 보는 강진의 표정, 차갑게 굳는다.

 

우정 : (경비를 질책하는) 내가 몇 번을 얘기했어요! 내 차 멋대로 구석으로 옮겨 놓지 말라구!!
경비 : (어쩔 줄 몰라하며)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우정 : (O.L. 범퍼 쪽 가리키며) 여기 흠집 난 거 보여요? 안 보여요?!! 어떡하실 거예요, 이건?!!
경비 : ....그....그건....제가 책임지구.....
우정 : 어떻게 책임지실건데요? 이 차가 얼만지 알아요? 아저씨 월급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애요?!!
강진E : 대충 하시죠!
우정 : (흠칫해서 돌아보면)
강진 : (차에서 내려 우정을 보고 있다. 대화를 계속 듣고 있었던 듯)
우정 : (강진을 알아보고 표정 일그러지며) .....뭐라고 그랬어요? 지금? (경비는 당황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고)
강진 : 적당히 하라고 했습니다. (범퍼를 자세히 뚫어지게(?) 살피며) 자세히 뚫어지게 안 보면 잘 보이지도 않는 흠집을 가지구

         너무 소란을 피우시는 거 같애서요.
우정 : (기가 막힌다) 야!!!
강진 : 나이도 젊은 분이 부모 잘 만나 무슨 특권을 어떻게 가지셨는지 모르겠지만,

         부모같은 어른 그쯤 잡으셨음 그만 넘어가시죠.
우정 : (부들부들 떠는 O.L.) 너, 내가 누군지 몰라? 번번이 너, 알구 이러는 거야? 모르고 이러는 거야?!!
강진 : (깍듯하게 말하나 뼈가 있는)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신지...아니까 이렇게 꼬박꼬박 존대해 드리는 거구요....

         몰랐다면 안하무인에 개싸가지에 자기 욕심을 위해선 다른 사람의 인생 따윈 어떻게 짓밟아도 상관 없구,

         타인의 상처나 불행 따윈 안중에도 없는....당신 같은 여잔 사람 취급도 안했을겁니다.
우정 : (숨이 넘어갈 것 같은 분노) 너!!!.....이 새끼 너....지금 말 다했어?!!!
강진 : 생각나면 또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중하게 꾸벅 인사하고 등을 돌리고 가 버린다)
우정 : 야! 거기 서! 거기 서어!! 거기 안 서, 이 자식아!!
강진 : (돌아보지 않고 꿋꿋하게 등을 보이고 가는)

 

 

14. # 우정 사무실

 

우정, “건방진 새끼!!” 연신 중얼거리며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노기를 어쩌지 못하고 있다.

거칠게 머리를 흩트리다가 책상 위에 놓인 커피 잔을 집어 던지는데.
동시에 문 열리고, 재현, 들어선다.
재현, 반사적으로 몸을 굽혀 커피 잔을 피하고, 커피 잔 그대로 벽에 부딪혀 박살이 난다.
재현, 너무 놀라 몸을 굽힌 채 달달 떨며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는데.

 

우정 : 차 강진인지 뭔지 하는 새끼 당장 짜를거야! 당장 해고야, 그 새끼!!
재현 : (달달 떨며 흠칫 놀라는)
우정 : 작은 아버지 로마에서 돌아오시면 바루 보고 할거니까 준비 해줘.
재현 : (엉거주춤 일어서며) 그 자식이 또....이사님 심기 불편하게 했습니까? 아, 머리 나쁜 새끼 진짜.....

         제가 가서 몇 대 팰테니까 마음 푸시구.
우정 : (O.L. 버럭) 내가 농담하는 것처럼 보여? 너도 같이 짤릴래?!!!
재현 : (예사롭지 않은 우정의 노기에 더 이상 대꾸하면 안되겠다....보다가 목례하고 후우 한숨 뱉고 돌아서 나가려는데)
우정 : 내가 안하무인에 개 싸가지니?
재현 : (걸음 멈추고, 돌아보는)
우정 : 내 욕심 땜에 다른 사람 인생 맘대루 짓밟구, 다른 사람 상처나 불행 같은 거 안중에도 없는....그런 사람이야, 내가?
재현 : (곤혹스러운....대답 못하는)
우정 : 그런 사람이냐구, 내가?!!
재현 : .....(망설이다가) 계급장 떼구 대답해두 됩니까?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으루.
우정 : 그래.
재현 : 응. 너, 그래.
우정 : (눈빛이 무섭게 흔들리는)
재현 : 차 강진 그 자식 성질 머리가 더러워서 그렇지, 틀린 말은 절대루 안 해. 목에 칼이 들어와두.
우정 : (O.L.) 계급장 다시 붙여!
재현 : (입 꾹 다무는)
우정 : 내가 언제 그랬어? 누구 인생을 그랬어? 내 욕심 때문에 누굴 상처주구 불행하게 했어, 내가?!!

         니가 봤니? 봤어?!! 봤으면 이름 대봐! 누군지 이름 대봐!!!
재현 : (우정의 날카로운 눈빛을 받으며 망설이다가) ......물망초...지완 언니.........요.
우정 : (흠칫)

 

 

15. # 지완 카페 / 지완 카페 앞

 

지완, 물걸레로 카페 바닥을 박박 닦으며 열심히 청소 하고 있다.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히자 고개를 거칠게 저으며 떼어내고, 신나는 음악 틀어 놓고 일에만 전념해 있는.
지완, 바닥 청소를 마치고, 세제로 유리창을 벅벅 닦다가 의아한 표정 짓는다.
유리창 밖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우정과 시선을 부딪친다.

 

우정 : (지완과 시선을 부딪치자 어색하게 미소 짓는)
지완 : (어리둥절한 표정 지으며 밖으로 나온다) .....저희 카페에 오셨어요?
우정 : .......(여전히 미소로 보며) 네.
지완 : 죄송한데요...12시부터 오픈이거든요? 커피랑 베이글은 지금 바루 테이크아웃 되구요.
우정 : 한 지완씨죠?
지완 : ?.......누구시죠?
우정 : 걱정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씩씩하네. 좀 덜 미안해두 되겠다.
지완 : ?
우정 : 이렇게 일하구 얼마나 받어요?
지완 : (경계하는) 누구...신데요?
우정 : 다른 직장 내가 알아봐 줄까요? 원하는 데 있음 얘기해요. 훨씬 페이두 세구 일도 수월한데 어디든지....

         돈이 필요하면 돈을 얘기하구. 학교 휴학하고 있다면서요? 등록금이 필요하면...(하는데)
지완 : (O.L.) 누구시냐구요?!!
우정 : 박태준 애인이요.
지완 : (당황하다가...생각하는) .......혹시....이....이우정 이사님인가요?
우정 : (빙긋 웃고) 내 이름 들어봤구나. 태준이가 얘기했어요?
지완 : (당황하는)
우정 : 보상을 하고 싶어요. 한지완씨가 원하는 거 뭐든지.
지완 : ......(온 몸이 달달 떨려온다) 왜요?
우정 : 그냥.....미안하니까.
지완 : ......뭐가요?
우정 : 뭐 그냥.....이것 저것.....약혼식날 태준이랑 나, 같이 있었어요.
지완 : (쿵 가슴이 내려앉는다.....)
우정 : 태준이랑 다시 시작할 생각이예요. 이게 사과할 일인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안해요.
지완 : (기가 막히고 허탈한.....어찌할 바를 몰라 피하듯 카페로 들어가려다가 다시 돌아보며)

         ....제가 떼를 쓰고 어거질 피우면 어떻게 돼요?
우정 : ?
지완 : 순순히 놔줄 수 없다구, 태준씨 그렇게 순순히 가게 내버려두진 않을 거라구, 적어두 지금은 안된다구,

         떼를 쓰고 붙잡고 매달리면 어떻게 돼요?
우정 : (여유만만했던 미소가 순간 사라졌다가....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는다)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는 게 낫지 않겠어요?
지완 : (참담함에 걸레를 쥔 손이 바들바들 떨려온다.)

 

 

16. # 회의실

 

태준, 노트북을 큰 화면으로 연결시키고, 중국 개발업자들(3회에 등장한) 앞에서 자신의 프로젝트를 파워포인트로 설명중이다.
팀원 네 사람과 이사급 임원 셋, 중국 개발업자 세 사람과 통역, 앉아 있다.

 

태준 : 이제는 하이테크적인 도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U-city를 지향해야 합니다.

         IT와 건축이 하나가 되는 거죠. 이곳은 smart-city라고도 불릴 수 있는데....(하는데)

 

이때, 중국 개발업자1, 손을 들어 태준의 말을 제지한다.

 

태준 : (무슨 일인가...긴장하는, 이사들과 팀원들도 긴장하고)
통역 : (중국 개발업자와 얘기를 잠깐 나누고 태준에게 말하는) 어제 약속과 다르다고 합니다. 이 컨셉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태준 : 무슨 말씀이시죠? 미팅 날짜가 하루 늦춰지긴 했지만, 분명히 이 컨셉으로 얘기한 게 맞는데요.

 

중국 개발업자, 답답한 듯 가방에서 냅킨을 꺼내 테이블 위에 퍼즐을 맞추듯 늘어 놓는다. (강진이 KTX에서 그렸던 그림이다)
그림이 그려진 냅킨 아홉장 정도 쭉 깔리면서 도시의 형상이 담긴 스케치가 나타난다. 그러나, 중간에 한 장이 비었다.

 

태준 : (저게 뭔가....표정이 당혹스럽게 굳은)
통역 : 어제 만났던 담당자가 보여주었던 그림이랍니다. 실수로 한 장을 잃어버리긴 했습니다만

         이 컨셉이 마음에 들어서 다시 미팅 날짜를 잡은 거랍니다.

         (중국 건설업자가 통역에게 명함 한 장을 내밀면, 명함을 보고) 차강진씨를 불러 주십시오.

 

팀원들과 이사들, 이게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하고.

 

태준 : (표정이 싸늘하게 굳는다)

 

시간 경과.
제도 펜을 쥔 강진의 손이 냅킨 위에 건물의 한 부분을 그리고 있다. (전체 그림에서 비어 있었던)
강진, 냅킨에 그림을 완성시켜 빠진 조각에다 맞춘다. 완벽하게 하나의 건물 형체가 나타난다.
태준, 강진을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고.
중국 개발업자들, 몹시 흡족한 표정이다. (강진이 하는 말을 통역이 중국업자들에게 계속 얘기해준다)

 

강진 : 에코 시스템적인 미래 도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숩니다. 프라이부르크시가 가장 가까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프라이부르크시는 40개 이상의 생명 공학 연구소가 있는 등 환경 친화적 생태도시로 유명하죠.

         (무언가를 찾다가 마침 중국 개발업자들을 위해 준비한 녹차를 발견하고는 뚜껑을 열고 차 잎을 냅킨 위에다 뿌린다)

         이렇게 Green-city가...되는 겁니다.

 

중국 개발업자들,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 끄덕이며 자기들 끼리 뭔가 의논한다.
 
강진 : (머쓱한 미소 지으며 그림 그리느라 옆에 풀어 주었던 시계를 차는)
태준 : (싸늘하게 굳은, 강진 옆에 가까이 서 있다. 앞을 보며 말하는) 무서운 사람이네요, 차 팀장.....

         도움을 요청한 사람 뒤통수나 치구.
강진 : (역시 태준을 보지 않고 앞을 보며 말하는)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죄송합니다.

         박팀장님의 컨셉으론 저들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태준 : !....도대체 나한테 왜.... (매섭게 강진을 노려보는) 나한테 유감 있어요?
강진 : (태준을 미소 머금고 담담하게 보며) 그렇게 보였습니까?
태준 : (싸늘하게 노려보는데)
중.개1 : (자기들끼리 회의 마치고는 일어서더니 강진에게 악수 청하듯 손을 내밀며, 중국말로)

           우리는 차강진 팀장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강진 : (그 손을 잡지 않고 난처한 웃음 짓다가....어떻게 할까요? 하는 표정으로 태준을 보는. 마치 약 올리듯)
태준 : (창백해 있다가 중국 건설업자들을 향해 중국말로) PT를 시켜주십시오.
강진 : (태준을 보는)
태준 : (한국 말로) 좀 전에 모델로 제시한 프라이부르크시는 독일입니다. 중국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내용물과 맞지 않은 예쁘기만한 포장지는 활용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감언이설을 경계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통역은 계속 중국 건설업자들에게 통역하고)
강진 :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는)

 

중국 개발업자, 악수 청하던 손을 내리고 당혹스럽게 태준을 보고 있다.

 

태준 : 누구의 컨셉이 더 상황에 맞고 실용적인지 일주일 후 PT를 통해 당당하게 경쟁하게 해주십시오.
강진 : (일주일이란 말에 잠깐 어이없는 표정 짓다가 이내 미소 지으며 중국 업자들을 향해, 중국말로)

         그렇게 하시죠. 그 편이 저도 마음 편할 거 같습니다.
재현E : 어떻게 일주일만에 PT를 해? 미친 거 아냐?

 

 

17. # 화장실 세면대 앞

 

강진, 세면대 물을 틀고 손을 씻는다.
화장실 쪽에서 들려오는 재현의 목소리.

 

재현E : 박 팀장이야 답사부터 해서 이미 준비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던거구,

 

 

18. # 화장실 안

 

재현, 변기에 앉아 용변을 보고 있다.

 

재현 : 넌 지금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어떻게 그걸 일주일 만에 하냐구? 한 달을 줘도 모자랄 판에...(끄응 힘주고)

 

 

19. # 화장실 세면대 앞

 

강진 : (비누 묻혀 손 닦으며) 요즘 뭐 별 할 일도 없는데....한번 붙어 보지 뭐.
재현E : 하긴 뭐 이기면 뭐하구 지면 뭐하냐? 어차피 짤릴텐데.
강진 : (흠칫)

 

 

20. # 화장실 안

 

재현 : (화장지 떼며) 니 얼굴 보고는 죽어도 말 못하겠으니까 잘 들어.....

         이 우정 이사가 너 짜를거래. 사장님 돌아오시면 바루.

 


21. # 화장실 세면대 앞

 

강진 : (멀건이 거울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고) 신성이 그렇게 우스운 데야? 그 여자 권력이 그렇게 대단해?
재현 : (물 내리는 소리 들리고 화장실에서 나오며) 작은 아버지 권력, 고모 권력, 아버지 권력 총 동원하겠지 뭐.

         (세면대로 와 손을 씻으며) 벌써 지 아버지한테 일렀을 거야. 정신 차리구 제대로 살 테니까 어떤 새끼 하나만 짤라 주세요.
강진 : (페이퍼에 손 닦으며) 그럼 나두 우리 엄마한테 이를 거야.

         어떤 기집애가 날 짜르려고 하는데 엄마가 와서 손 좀 봐주세요.
재현 : (어이 없는 표정으로 강진을 보는) 농담이 나오냐?
강진 : (흐응 웃고 페이퍼 버리며....표정....서늘해지는)

 

 

22. # 준수 진료실

 

커피 잔에 따라지는 커피. 춘희, 진료 의자에 앉아 보온병의 커피를 커피 잔에 따르고 있다.
준수, 자신의 자리에 앉아 그런 춘희를 당혹스럽게 보는.

 

춘희 : 프림하구 설탕 어떻게 넣어?
준수 : (굳은) 차 배달, 시킨 적 없는데?
춘희 : 돈 안 받어. 그냥 서비스야.....배달 갔다가 마침 두 잔 정도 남았길래...(하는데)
준수 : (O.L.) 환자 봐야 돼. 좀 나가줘.
춘희 : 나 환자야.
준수 : !
춘희 : 나두 아퍼!! 그 코끼리 같은 건달 놈한테 개 맞듯이 얻어 맞는거 니 눈으로 직접 봤잖아!

         창자가 터진 건지 갈비뼈가 부러진 건지 속이 미슥거리구 온 몸이 쑤시구 눕지도 자지도 못해.
준수 : ........
춘희 : 볼래? 보여주까? (블라우스 단추를 푸는데 가슴 팍에 멍 자욱이 하나둘 씩 보인다)
준수 : (단추를 푸는 춘희 손을 탁 잡으며) 다른 병원으로 가....양의한테 가서 엑스레이 찍구 정밀 검사 받구
춘희 : (O.L.) 싫어. 니가 해줘. 얼마만큼 다쳤는지 니 눈으로 직접 보구 니가 치료 해줘.
준수 : 차 춘희!
춘희 : (진료 침대쪽을 보며) 저기 가서 누우까? 저기 가서 누워? (블라우스 단추 풀며 진료 침대쪽으로 가는데)
준수 : (약간 언성 높아져) 다른 병원 가란 소리 안 들려? 예약 환자들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춘희 : 나두 아프댔잖아. 나두 아프다구 진짜!!
준수 : (춘희에게서 시선 거두고 차트 넘겨 보며 밖에다 대고) 윤 간호사! 다음 환자 들어오시라 그래!
춘희 : 내가 아예 다리라도 부러뜨리고 오면 치료해 줄래? 정말루 창자라도 터져서 오면 치료해 줄거야?
준수 : (무시하고 차트에만 시선을 둔 채) 윤 간호사!!
춘희 :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표정)

 

 

23. # 준수 한의원 마당

 

마당 한쪽 구석에 있는 벤치에 진경(간호사복 차림)과 부산이 앉아 있다.
부산, 하트 모양의 초콜릿 상자를 진경에게 내민다.

 

부산 : 나 제빵 학원 다니는 거 알지? 이거 내가 직접 만든 거야. 니 생각하면서.
진경 : (샐쭉) 내 생각을 니가 왜 해?
부산 : 난 요즘 온통 니 생각 밖에 없어.
진경 : 미안한테 요즘 난 온통 다른 남자 생각 밖에 없어.
부산 : (알고 있다는 듯) 누구? 차 강진? 우리 형?
진경 : ....(당황하다가 뻔뻔하게) 어.
부산 : 너, 거울 안 봐? 니 주제에 감히 무슨 깡으로 우리 형을 넘봐?
진경 : (벌떡 일어서며) 내 주제가 왜? 내 주제가 어때서?!!!

 

이때, 춘희, 한의원 마당으로 나오며 지붕 쪽을 올려다본다.

 

부산 : 엄마!
진경 : (금방 간드러지는) 어머니이....
춘희 : 옥상 어딨어? 옥상?.....(두리번거리고 찾으며 밖으로 나가는)
부산 : 엄마 먼저 갈래? 난 진경이한테 작업 좀 하구 금방 따라 갈께.
진경 : (밉게 노려 보는)

 

 

24. # 일각 이층집 옥상

 

춘희, 옥상 난간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간다. 그대로 돌진하듯이 걸어 와 난간 쪽에 발을 턱 올린다. 뛰어 내리기하도 할 듯.
춘희, 문득 아래쪽을 내려다 보다가 저도 모르게 순간 흠칫 멈추며.

 

춘희 : (중얼거리는) 죽으면 어떡하지?......(살짝 겁이 난다. 아래를 내려다 보며 가늠(?)해 본다.)

         다치기만 해야 되는데..... (움츠려 들었다가 다시 용기내) 뭐 죽기야 하겠어?....

         (다시 뛰어내리려고 폼 잡다가...다시 멈추고) 이러다 죽으면 어느 년놈들 좋으라구.
 
춘희, 홧김에 올라오긴 했지만....난간에다 발을 올렸다 내렸다... 막상 뛰어내리지 못하고 갈등하며 망설이고 있다.
잠시 후, 준수, 춘희를 쫓아 옥상으로 올라온다.

뛰어 내리려고 갈등(?)하는 춘희의 뒷모습을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는.

 

춘희 : (고개를 쭉 빼고 아래를 한번 더 내려다 보고는......아무래도 무섭고 자신이 없다. 포기하고 내려가려고 돌아서다가

         자신을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준수의 시선과 마주친다. 흠칫 당황하는)
준수 : 왜 돌아 서? 안 떨어질 거야?
춘희 : (준수의 말이 야속해 노려 보는)
준수 : 떨어지면 치료해 줄려구 대기하고 있었는데....무섭냐?
춘희 : (기가 막혀) 왜 따라 왔어? 나 밀어버릴려구 따라 올라 왔냐?
준수 : 그래, 니가 혹시 무서워서 안 뛰어내린다 그럼 내가 밀어 줄려구 올라왔다.
춘희 : (기가 막히다) 떨어져서 아예 죽어버렸음 좋겠지? 다리 부러지고, 갈비뼈 부러지구 그런 거 말구

         확 디져버렸음 좋겠지? 아예 니들 눈 앞에 안 띄게.
준수 : .........
춘희 : 그래서, 어제두 그 코끼리같은 놈한테 차라리 맞아 죽어버려라 그러구 도망가 버린거지?
준수 : .......그래.
춘희 : (원망스럽게 보다가 다시 휙 돌아서더니 난간 위로 올라선다) 이리 와서 밀어 그럼.
준수 : .........
춘희 : 여기 저기 박살만 나구 명줄은 살아서 내 새끼들 고생시키게 하지 말고, 단숨에 가게 제대로 정확하게 밀어.
준수 : ........
춘희 : 어서 밀어!...한번 죽인 년, 두 번은 못 죽이겠냐? 어서어!!!
준수 : (보다가....춘희쪽으로 다가온다. 정말로 밀기라도 할 듯이...그러나 차마 밀지 못하고(?) 있는)
춘희 : 여기 서 있는 사람 차 춘희 아니다아? 니가 아는 차춘희는 30년 전에 산청 떠날 때 그때 니가 죽였어.....

         그니까, 맘 편하게 밀어.
준수 : (눈빛이 흔들린다....마치 밀기라도 할 듯 춘희의 등에 손을 가져가다가

         갑자기 춘희의 옷 끝을 잡아 움켜 쥐고 난간에서 끌어 내리더니 춘희의 손목을 끌고 옥상을 내려가려 계단 쪽으로 가는)
춘희 : (끌려가며) 왜 안 밀어? 밀라니까 왜 안 밀어? 왜 안 밀어어어.

 

 

25. # 준수 한의원 앞

 

준수 차, 세워져 있다.
준수, 춘희의 손목을 끌고 내려와서는 조수석에다 춘희를 거칠게 밀어 넣어 태우고, 운전석에 오른다.
준수, 흘기는 춘희에게 시선도 안주고 차를 출발시켜 간다.
이때, 저 편에서 택시 한 대가 오고 있다. 택시 뒷좌석에 영숙이 타고 있다.
준수와 차와 택시, 서로 스쳐 지나간다.
영숙의 표정이 충격으로 굳으며 휙 뒤를 돌아본다.

 

영숙 : 잠깐만요. 잠깐만 차 좀 세워봐요.

 

영숙이 탄 택시, 끼익 멎고 영숙, 택시에서 내린다.
영숙, 멀어져 가는 준수의 차를 무너지는 눈빛으로 본다. 분명히 준수와 춘희의 모습을 본 것 같다.....

 

 

26. # 준수 차안

 

준수, 운전하고 있다. 춘희, 옆자리에서 식식거리며 준수를 흘겨보고 있다.
준수와 춘희는 택시 뒷좌석의 영숙을 보지 못했다.

 

준수 : 벨트 해.
춘희 : 왜 안 미냐구?
준수 : (차를 멈추고 한 손을 뻗어서 춘희의 벨트를 해준다)
춘희 : 겁나냐? 살인죄로 잡혀 갈까 겁나?
준수 : 그래. 겁나. (차를 출발 시켜 간다)
춘희 : 사내 자식이 소심하기는....고발 안하께....고발 안하께에.....

         절대로 책임을 묻지 말라고 우리 새끼들한테 유서로 남기께, 내가.

 

 

27. # 마을 길 / 준수 차 안

 

준수의 차, 달리고 있다.

 

춘희 : (계속 준수를 노려 보고 있다가....문득 생각이 든 듯) 나 파묻으러 가지?

         쥐도 새도 모르게 아무도 모르는 데 나 파묻으러 가지?
준수 : 알았냐? (계속 운전해 가는)
춘희 : (기가 막힌)

 

 

28. # 병원 앞 (관내의 큰 병원) / 준수 차 안

 

준수의 차, 주차장으로 와서 멎는다.

 

춘희 : (어리둥절한) 뭐야? 여긴 병원이잖아.
준수 : 엑스레이 한번 찍어보자. 어제 맞은 거 뭐가 어떻게 부러지고 고장이 났는지......

         (어딘가로 핸드폰 한다) 어, 김 원장! 나 한 준순데....어, 그래.....지금 병원에 있지?
춘희 : (아....그래서......가슴이 먹먹해 온다. 눈빛이 떨린다)

 

 

29. # 강진 사무실

 

강진, 책상 위에 태양열 및 천원자원 이용 건축물 사례 사진들 쫙 펼쳐 놓고 보며 체크하고 있다.
두 손으로 책상을 짚고 서 있는 상태라 넥타이가 책상에 자꾸 닿고 있다.
강진, 옆에 있는 필통에서 지완이 떨어뜨리고 갔던 머리핀을 꺼내 들더니....얼마간 보다가.....

넥타이를 올려 지완의 핀을 고정 시키고는 계속 일에 열중한다.

 

 

30. # 대중 목욕탕 여탕

 

색을 맨 지완, 생각에 잠겨 털레털레 여탕 안으로 들어선다.
옷장 앞으로 가서 겉옷(윗옷)을 하나하나 벗는 지완.
런닝(혹은 끈 나시)만 남고 나자....비로소 보여 지는 펜던트. 바로 그 강진의 펜던트(집 모양의)다!
지완, 무심한 표정으로 펜던트를 벗어서 옷장에다 넣는다. 늘 습관처럼 걸고 있었던 물건인 듯 무심하게.
지완, 바지를 벗으려다 말고 옷장 안의 펜던트를 다시 꺼내서 멀건이...표정없이....바라본다.

 

 

31. # 도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우정의 차.

 

 

32. # 우정 차 안

 

설렘과 흥분으로 한껏 들떠 있는 우정, 열심히 차를 운전해 가고 있다.

 

우정 : (이어폰으로 핸드폰하며) 좀만 기다려. 금방 갈게.........10분만....5분만.....3분만......3초만 기다려, 자기야.

 

 

33. # 우정 아파트 (태준과 함께 살 집으로 마련해두었던)

 

70평 정도의 럭셔리한 아파트. 마치 신혼집처럼 꾸며져 있다.
태준, 집안을 둘러보고 있다. 으리으리한 수입 가구들과 전자 제품들.
럭셔리한 침대에 배게도 두 개가 놓여 있고, 욕실엔 샤워 가운도 두 개 걸려 있고, 새 칫솔도 두 개가 놓여 있다.
드레스룸 옷장을 열어보면 남자 와이셔츠와 양복도 좌르르 줄 맞춰 걸려 있고,

포장도 뜯지 않은 남자 속옷들과 양말들도 놓여 있다.
주방엔 밥통과 냄비, 세트로 된 두 벌의 숟가락과 젓가락, 두 개의 밥공기, 국 공기,

커플 머그잔(태준과 우정의 사진이 인쇄된)이 놓여 있다.
태준이 오래 전부터 꿈 꿔 왔던 바로 그 공간이다.

 

태준 : (착잡한......표정 굳어서......)

 

이때, 현관문 키 열리는 소리 들리고. 한껏 상기된 우정, 뛰어 들어온다.

 

우정 : (태준을 보고는 환해져서.....달려와 태준을 꽉 끌어 안으며) 왔구나..왔구나........우리 집 맘에 들어?

         (두리번거리며) 짐은 어딨어?
태준 : (씁쓸한 미소로 우정을 보는)
우정 : 안 갖구 왔어? 그래 암것도 갖구 오지 마. 내가 다 준비해뒀다니까......볼래?

         (하며 태준의 손을 끌고 드레스룸 쪽으로 가려는데)
태준 : (못 가게 우정의 팔을 잡으며) 봤어.
우정 : 봤어?.....(환하게 웃으며) 그니까. 내가 거짓말 한 거 아니지?

         우리 둘이 살려구, 너랑 같이 살고 싶어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태준 : (빙긋이 웃고, 우정의 얼굴을 잡더니 가만히 바라본다)........
우정 : 이제 어디 가지 마. 내 옆에만 있어....알았지?
태준 : (가만히 손을 내리더니 우정의 손목을 본다. 아직도 붕대가 감겨 있다).......다신 이딴 짓 하지 마.
우정 : ...(머쓱하게 웃는) 알았어. 안 해.
태준 : ....니가 진짜 죽는다 그래도 이젠 다시 안 와.
우정 : (멈칫) .....그게 무슨....소리야?
태준 : 할 만큼 했어. 너하구 나 이만했음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
우정 : (긴장하며 굳어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
태준 : 적어도 넌 할 만큼 했어. 나 같은 놈 땜에 목숨까지 걸어보구.
우정 : (버럭) 알아듣기 쉽게 말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지금!!
태준 : 니네 아버지한테 돈 받았다.
우정 : !
태준 : 너하구 헤어지는 댓가로 널 포기하는 댓가로 오래 전에 돈 받았어.
우정 : (하얗게 굳는)
태준 : 꽤 많은 돈을 받았는데 다 써버려서 돌려 줄 수도 없어.
우정 : (하얗게 굳어 있다가....간신히 말하는)...꽤 많은 돈 얼마? 얼마나 받았는데?
태준 : 나 같은 놈은 평생 만져 볼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왜 진작 안 받았을까 후회될만큼 아주 많이.
우정 : (충격으로....)
태준 : 미안하다.....(보다가 돌아서려는데)
우정 : (갑자기 발악하듯) 왜 받어? 그런 돈을 왜 받어? 어쩌자구 그런 돈을 받어!!!
태준 : .........
우정 : 그 돈 받아서 뭐할려구? 뭐할려구 그랬는데?!
태준 : (그대로 현관 쪽으로 가는)
우정 : (기가 막힌) 죽어 버릴거야.
태준 : (고통스런 눈빛으로 우정을 돌아 보는)
우정 : (태준 쪽으로 다가가 태준의 손을 꽉 잡는다) 죽어 버릴거야. 너 이대로 가면.
태준 : 맘대루 해.
우정 : 박 태준!
태준 : 아까 말했지? 니가 죽는다 그래도 다신 안 온다구. 니가 죽었다 그래두 안 와. 다신.
우정 : (태준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이 빠진다)
태준 :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우정 : (참담한....) 이것 밖에 안되니?
태준 : ......
우정 : 너하구 내 사랑이 그깟 돈 따위로 포기될 만큼 이것 밖에 안됐어?!!
태준 : .....(우정을 보지 않고 현관문 고리 잡은 채) 그러게...이것 밖에 안됐네.... (그대로 현관문 열고 나간다)
우정 : (쿵....현관문 닫히는 소리 들으며.....충격으로 멍하니)

 

 

34. # 우정 아파트 앞 (노을녘)

 

태준, 멍하니 털레털레 걸어가고 있다. 이때, 태준의 핸드폰 울린다.
태준, 걸음을 멈추고 발신자 번호 확인하고 핸드폰을 받는다.

 

태준 : 네.....비서실장님......아뇨,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 이제 안 만납니다......

         회장님께 전해 주십시오. 우정이완 완전히 끝났다구.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다시는 만날 일 없을거라구....

         (더 이상 상대방 말 듣지 않고 핸드폰을 탁 끊어버린다..멍하고 허탈해지는..비참하고 참담하다..휘적휘적 걸음을 옮겨가는)

 

 

35. # 우정 아파트 안

 

우정, 충격으로 꼼짝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는.....

 

 

36. # 포장 마차 (밤)

 

태준, 미친 듯 소주를 마시고 있다.
태준의 테이블에 소주 빈 병 여섯 병 쯤 놓여 있다.

 

 

37. # 강진 사무실

 

강진, 기가 막힌 표정으로 팀원1을 본다. 야근을 하며 PT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강진 : 그걸 지금 말하면 어떡합니까?
팀원1 : (몹시 피곤에 절어 있는, 울상을 하고) 죄송합니다. 전 벌써 결재가 난 줄 알구....

          뉴욕 시간으로 오전 9시니까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저녁 11시까진 보내야 되는데....

          (곧 울기라도 할 듯) 앞으로 두 시간 정도 밖에 안 남았는데.
강진 : (돌겠다) 이 우정 이사한테 연락 해봤습니까?
팀원1 : 네....낮부터 계속 연락을 했는데....연락이 안 됩니다. 두 시간 전부턴 아예 핸드폰이 꺼져 있구요.
강진 : (미치겠네 하는 표정으로 머리를 부비다가.....재현에게 핸드폰을 한다...신호음 가고, 딸깍 받는 소리 들리고)

         이 우정 이사 어딨어?........연락이 안돼서 그래......엄청 급한 일이니까 갈만한 데 대봐.....

         (팀원1에게 결재 서류 달라고 입만 벌려 말하면 팀원1, 결재 서류를 강진에게 주고,

         결재 서류를 받아 들고 양복저고리 들고 나가다가 갑자기 버럭) 환장하게 급한 일이래잖아, 새꺄!!

         이 우정 어딨어? 갈만한 데 다 불러봐!!!

 

팀원1과 남아서 야근하던 팀원들(5명 정도), 갑작스런 강진의 고함 소리에 놀라서 일제히 강진을 보는.

 

강진 : (표정이 서늘하게 굳은)

 

 

38. # 몽타쥬

 

강진, 네 다섯 개 정도의 클럽들을 다니며 미친 듯 우정을 찾고 있다.
웨이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룸 문들을 벌컥벌컥 열어젖히고.
춤을 추는 사람들을 헤집고 다니다가....우정 비슷한 여자의 어깨를 탁 잡고 돌려 세우지만, 우정이 아니고.
초조한 듯 시계를 보는 강진....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클럽 비상 계단쪽에서 한 남자와 키스를 하고 있는 우정 비슷한 여자를 발견하고,

얼른 가서 떼어 놓고 보면, 이번에도 우정이 아니다.
강진, 이번엔 아예 여자 화장실까지 가서 “이 우정 이사님! 계십니까?” 소리 지르며

화장실 문을 쾅쾅 두드리며 대 놓고 우정을 찾는다.
볼 일을 보거나 옷을 갈아 입고 있던 여자들, 비명을 지르고.
초조한 듯 시계를 다시 보는 강진.....환장할 노릇이다.

 

 

39. # 다른 클럽 바

 

지친 표정이 역력한 강진, 핸드폰 하며 손목 시계를 초조하게 보며 클럽 안으로 들어선다.

 

강진 : 아직 연락 안 되지? 집에도 가 봤어?......알았어. 나두 열심히 뒤지구 있으니까.....

         (하다가 뭔가 발견한 듯 표정이 굳는다)

 

강진의 시선 앞으로 우정의 모습이 보인다.
우정, 바에 앉아 위스키를 마시고 있다. 괴로움으로 아예 들이붓듯 마시고 있는.

 

강진 :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다가 우정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간다)
우정 : (강진이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위스키를 잔에 가득 따라 마시려는데)
강진 : (위스키를 마시려는 우정의 팔목을 탁 잡는다)
우정 : (흠칫...보는. 강진임을 알고 기가 막혀 싸늘하게 굳는)
강진 : (말없이 서류 봉투에서 시안 결재서 꺼내 우정 앞으로 내밀고, 싸인 하라고 펜도 놓아준다)

         뉴욕 로이드사에 현지 시간 아홉시까지 시안을 보내야 되는데 이사님 싸인이 없어서 일이 전면 올 스톱 됐습니다.
우정 : (기가 막히다는 듯 노려보는) 지금 시간이 몇시야?
강진 : (시계 보며) 앞으로 30분 밖에 안 남았습니다. 시간 내 보내지 않으면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됩니다.

         위약금을 물 수도 있습니다.
우정 : (O.L. 버럭) 지금 시간이 몇 신데 회사 일을 여기까지 들구 와서 이 난리냐구?!!

         서 재현이 얘기 안했어? 내가 너 짜를 거라구, 얘기 안했어?!!
강진 : (개의치 않고) 저희 팀원 다섯 명이 지난 석달 휴일도 반납하고, 집에도 제대로 못 들어가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야근하며 만든 시안입니다. 싸인해 주십시오.
우정 : (노려보다가 가소롭다는 듯 비웃고 가득 찬 위스키 잔에 다시 위스키를 벌컥벌컥 따른다.

         위스키, 흘러 넘쳐서 결재서까지 흥건하게 적신다)
강진 : (그 모습을 보며 눈빛이 무섭게 떨린다. 위스키에 젖어서 엉망이 된 결재서를 채서 들어 보더니 한 손으로 구겨 버리고.....

         우정의 손목을 탁 잡더니 거칠게 끌고 나간다)
우정 : 이거 놔! 자식아!! 이거 안 놔!!!.....이거 놓으라고 새끼야!!......

         (강진의 손을 빼려고 하지만, 우악스런 힘에 그대로 끌려 나가는)

 

 

40. # 클럽 계단 있는 곳

 

강진, 싸늘하게 굳어 우정의 손을 우악스럽게 끌고 나오는데,

우정, 소리를 지으며 있는 힘을 다해 뻗대며 저항한다.

 

우정 : 이거 놔! 이거 놓으라구, 자식아!!!!이거 놔아!! 죽구 싶어?!!!
강진 : (우정이 있는 힘을 다해 뻗대자.....우정을 아예 어깨에 걸머지고 계단을 올라간다)
우정 : (강진의 등을 거칠게 치며) 야! 야 이 새끼야!!! 내려 놔! 안 내려 놔?!!
강진 : (다른 손으로 핸드폰 꺼내 통화 버튼 누르고) 어...난데.....이 우정 이사 찾았어.

         15분 내로 회사에 도착하니까 시안 결재서 다시 만들어 놔. (하는데)
우정 : (갑자기 오열을 터뜨린다)
강진 : (흠칫)
우정 : (술에 많이 취해서 울음을 터뜨리며 소리 지르는) 거지같은 새끼! 이 거지 같은 새끼들!!
강진 : !
우정 : 왜 나만 갖구 그래!.......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어?!!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내가!!!
강진 : ........
우정 : (소리내 우는) 어어어엉 어어어엉.
강진 : (우정의 뜻하지 않은 울음에 당황해서.....걸음을 잠깐 멈추고 서 있는)

 

 

41. # 회사(신성) 앞 근처

 

강진의 차, 회사 로비 근처에 서 있다.
울음을 그친 우정, 강진의 차 조수석에 반쯤 넋이 나가 허탈하게 널브러져 앉아 있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온 얼굴에 마스카라가 번져서 엉망이다.
강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 로비를 거쳐 자신의 차가 있는 곳으로 빠른 걸음으로 온다. 새로 뽑은 시안 결재서를 들고.
강진, 조수석에 앉은 우정에게 잠깐 시선 주고....운전석에 오른다.
결재서와 싸인펜을 우정 앞으로 놓아주는 강진.

 

우정 :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하는 표정으로 강진을 본다)
강진 : 싸인해 주십시오.
우정 : (보다가.......) 안해주면 날 죽이기라도 하겠다, 너?
강진 : ......(대꾸 않는)
우정 : (픽 쓰게 웃고....결재서에 휘갈기듯 싸인을 한다. 술기운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강진 : (우정이 싸인을 끝내자마자 결재서를 들고 나가려는데)
우정 : 오늘 나랑 같이 있자.
강진 : (흠칫 보는)
우정 : 니가 오늘 밤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너에 대한 해고 결정, 철회 할 수도 있어.
강진 : (멀건이 보는)
우정 : 돈두 주께. 니가 원하는 만큼......오늘 밤, 우리 같이 있자.
강진 : (멀건이 보다가...피식 웃고) 서 팀장 곧 올겁니다. 남자를 사고 싶다면 서 팀장한테 부탁 하십시오.

         그 쪽 전화번혼 그 친구가 빠삭하게 알고 있습니다. (내려서 차 문을 쾅 닫고 돌아서서 회사쪽으로 간다)
우정 : (이젠 더 이상 모멸스럽지도 않다.....돌아서 가는 강진의 등을 보며 흐..흐.......헛 웃음 흘리다가

         콘솔 박스에 머리를 쾅 박아버리는.....눈빛이 서늘하게 빛나는)

 

 

42. # 엘리베이터 안

 

결재서를 든 강진, 지치고 피곤한 듯 엘리베이터에 기대 있다. 피곤을 떨쳐 내려 얼굴을 부비다가.....눈을 감는.

 

 

43. # 지완 카페 앞 (늦은 밤)

 

네온사인들도 하나 둘씩 꺼지기 시작하는 늦은 밤.
지완, 가방을 매고 전공 책을 가슴에 안고 학교에서 돌아오고 있다.
생각에 잠겨 걸어오는데 한 취객이 비틀거리며 지완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간다.
지완, 휘청하며 자기가 오히려 “죄송합니다.” 인사하고 가다가 뭔가 발견하고 당혹스런 표정이 된다.
불 꺼진 카페 앞에 태준이 서 있다.
술에 몹시 취한 태준, 문을 두드리려다가 말고, 다시 용기 내 문을 두드리려다 말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완 : (그런 태준을 보다가.....카페 쪽으로 오는)
태준 : (지완을 보고는....당혹스런 표정되고)
지완 : (태준의 시선을 외면하며 카페 자물쇠를 연다)
태준 : .....술 한잔 할 수 있어?
지완 : ......(담담하게 말하는) 돈 많으세요? 영업 시간 지나서 되게 비싸게 받을 건데요?
태준 : ........
 


44. # 지완 카페

 

벽에 걸려 있는 시계 새벽 2시 30분을 넘어서고 있다.
태준, 양주를 병째 들어서 마시고 지완에게 시선을 준다.
지완, 한쪽 테이블에서 책 펴놓고 공부하고 있다. (계속 같은 페이지만 보며 공부 하는 척 하고 있다)

태준 쪽으로 시선도 주지 않는다. (마치 3회 #7의 느낌처럼)

 

태준 : (지완에게서 시선 거두고 다시 술을 마시고)
지완 : (그런 태준에게 시선 주었다가.....다시 공부하는 척하는)

 

 

45. # 강진 사무실

 

강진, 흘러내리는 머리를 머리 띠로 고정시킨다.
태양열 건축물 사례집 펴 놓고 설계도 그려가며 PT준비 하고 있다. 강진의 PT팀을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모두 퇴근했다.
피곤한 듯 연신 눈을 부비며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는.

 

강진 : (시선은 사례집에 두고) 성수씨! 나가서 커피 하구.....우리 저녁두 안 먹었지?.....김밥하구 요깃거리 좀 사 갖구 올래?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며 같이 준비하던 팀원들을 보는데)

 

팀원 둘, 꾸벅거리고 있거나 아예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

 

강진 : (그들을 보며 피식 웃는)

 

 

46. # 회사(신성) 앞

 

강진, 회사에서 나와 편의점 쪽으로 걸어가다가 근처 지완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을 본다.
강진, 저도 모르게 발걸음 멈추고 지완의 카페 쪽을 보는.

 

 

47. # 지완 카페

 

태준 테이블의 양주 병, 거의 3분의 1만 남았다.

 

태준 : (양주병 놓으며 결심한듯) ....할 말이 있어.
지완 : (계속 책에만 시선을 준 채 열심히 필기하는)
태준 :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결국 못하고 다시 양주만 꿀꺽 꿀꺽 마시는데)
지완 : (책에다 시선 주고 있는)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더 흐르고....
지완, 결국 참지 못하고 책을 탁 덮는다.

 

지완 : 그래, 가라! 가! 보내 줄테니까 가!......그렇게 괴롭고 힘든 척 안해두 구질구질하게 안 붙잡을테니까 안 매달릴테니까

         그 여자한테 가! 그 멋지구 잘나구 대단한 이 우정 이사님한테 가아!!
태준 : (흠칫 보는)
지완 : 너보다 백배 천배 잘난 남자 만나서 너 보란 듯이 천배 억배 잘 살테니까 걱정 말구 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내가 남자들한테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
태준 : .........
지완 : 그니까 편안하게 안심하구 가! 가시는 길에 진달래 꽃이라두 뿌려주구 싶은데.....진달래가 안 펴서 건 못 뿌려 주겠다!
태준 : (피식 쓰게...서글프게 웃는)
지완 : 가아! 빨리!! (눈물이 어린다) 보내줄테니까 가아! 꼴두 보기 싫으니까 가아아!!!!
태준 : (씁쓸한 웃음 짓다가 지갑에서 카드 꺼내서 테이블에 놓고는 그대로 넘어질 듯 휘청거리며 카페 밖으로 나가버린다)
지완 : (두 눈에 눈물이 가득 어려 야속하게 보는.....)
 


48. # 카페 앞 거리

 

태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휘청거리며 나온다.
태준의 시선에 세상이 어지럽게 흔들린다. 네온사인인지 차 불빛인지 분간이 안된다.
차들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는 도로 쪽으로 걸어가는.
한 켠에서 캔 커피와 김밥을 사 들고 오고 있는 강진의 모습이 보인다.
강진은 그런 태준을 보지 못하고 있다.

 

 

49. # 지완 카페

 

지완, 태준이 놓고 간 카드를 집어 든다.
분노는 분노고, 술이 많이 취했는데....문득 태준이 걱정 된다.

 

 

50. # 거리

 

태준, 비틀거리며 횡단보도로 들어선다. 신호등엔 빨간 불이 켜져 있다.
이때, 카드를 들고 태준을 쫓아오고 있던 지완, 태준의 모습을 보고는 당황한다.

 

지완 : 태준씨! 안돼! 빨간 불이야!!!
강진 : (회사쪽으로 걸어가다가 지완의 목소리를 듣고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본다. 그제야 지완과 태준의 모습을 보는) !!!!
태준 : (아무 소리도 못 들은 듯 휘적휘적 걸음 옮겨서 가는)

 

차들, 빵빵 크락션 울리며 아슬아슬하게 태준의 옆을 지나간다.
태준, 휘청거리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이때, 차 한 대가 태준을 거의 칠 듯이 스치며 지나가고,
태준, 그 바람에 휘청하다가 그대로 바닥으로 넘어진다.
기함하는 지완, 태준을 향해서 뛴다. 손에 들었던 태준의 카드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지완, 차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며 거리로 뛰어 든다.
지완의 몇걸음 앞으로 태준이 넘어져 있다.
이때, 저 편에서 제법 속력을 낸 차 한 대가 태준 앞으로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 속도라면 넘어져 있는 태준을 칠 것 같다.
지완, 달려 가서 눈을 꾹 감으며 태준 앞을 팔을 벌려 막아서는데,
이때, 동시에 지완의 앞으로 달려들어 지완을 꼭 껴안으며 지완과 차의 사이를 막아서며 지완을 보호하는 강진.
달려오던 차, 끼익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강진과 지완 앞으로 아슬아슬하게 멈춰선다.
강진, 그대로 지완을 꼭 껴안고 있고, 지완, 하얗게 얼어서 굳은 듯 서 있다.
두 사람의 발 밑으로 김밥과 캔 커피 구르고 있다.
차 운전자, 차창 밖으로 고개를 빼고, “이것들이 미쳤나! 죽을라면 혼자 곱게 죽어!!” 소리를 지르다가

다시 한번 빠앙 크락션을 신경질적으로 울리고 핸들을 돌려 강진과 지완을 비켜서 간다.
잠시 후, 신호등 파란 불로 바뀌고.
강진, 그제야 지완을 꼭 껴안았던 팔을 풀어준다.

 

지완 : (자신을 보호해준 사람이 강진이라는 걸 알고는 안색이 창백해지는)
강진 : (싸늘하게 굳어 지완을 보는)
지완 : ........
강진 : ........

 

지완, 애써 강진의 시선을 외면하며 태준을 본다. 태준, 거의 의식을 잃은 듯 보인다.
지완, “정신 차려, 태준씨....정신 좀 차려 봐요, 제발.” 하며 태준을 부축해 일으키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부축해서 함께 일어나려다 철퍼덕 사정없이 나동그라지는 지완. (이때, 바닥을 짚다가 손바닥에 찰과상을 입는다)

 

강진 : (그런 지완을 보며 표정이 무섭도록 싸늘해진다)

 

 

51. # 태준 오피스텔 침실

 

강진, 의식 없는 태준을 업어와 침대에다 눕힌다.
지완, 안색이 창백하게 굳어 뒤따라 들어온다. 한 손으로 까져서 피가 흐르는 다른손을 잡아 가리고 있다.

 

강진 : (태준을 보며) 술을 대체 얼마나 마신 거예요?
지완 : .......(멍해진 채....당황해서 아직 정신을 수습 못하고 있는)
강진 : (돌아 보며) 그 쪽은 거기서 뭐했어요?
지완 : ........
강진 : 박 팀장 구할려구 그 위험한 찻길에 뛰어든 거였어요? 목숨을 내놓구?
지완 : ........(말을 못하고 있는)
강진 : (지완을 더 이상 보기가 속상해 방에서 나오려다가 문득 발걸음 멈춘다.

         지완의 손을 탁 잡더니 지완의 한 손으로 가리고 있던 다른 손의 상처를 본다. 아직도 피가 나고 있다. 싸늘하게 굳는)
지완 : (당황하며 손을 얼른 가리는)
강진 : (화가 나서, 있는 힘을 다해 감정은 누르며) 등신 같다는 말, 많이 들어 보지 않았어요?
지완 : (흠칫) !
강진 : 밥통 같다는 말, 한심하다는 말, 팔푼이 머저리라는 말, 많이 들어봤죠?
지완 : (눈빛이 부르르 떨리는)
강진 : 이렇게 하면 박팀장이 옵니까?
지완 : ! (모멸감으로)
강진 : 이렇게 목숨 내놓고 구걸하면 박태준 잡을 수 있어요?
지완 : 잡아 볼려구요! 어떻게 해서든지!
강진 : !
지완 : 목숨을 내놓던 구걸을 하던 무슨 수를 써서든 잡을 수만 있다면 잡아 볼려구요!!
강진 : (상처를 받는)
지완 : 오늘 일은 정말 고마운데요, 도와주시는 거 끝나셨음 그만 나가주실래요?
강진 : ..........
지완 : 태준씨랑 둘만 있고 싶어요. 그만 나가 주세요.
강진 : (상처 받았다. 서늘하게 보다가.....밖으로 나가려다) 질문 하나 해두 됩니까?
지완 : ........
강진 : 저 친구 어머닌 어떤 분입니까?
지완 : (흠칫)
강진 : 박 태준 팀장 어머닌 어떤 사람입니까?
지완 : .......(강진의 질문의 의도를 알고 있다)
강진 : (더 말하려다 피식 자조하듯 웃고.....그대로 밖으로 나가 버린다)
지완 :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있는 힘을 다해 견디고 있는)

 

이때, 강진이 나가는 듯 현관문 닫히는 소리, 쾅 들리고.
태준은 여전히 잠든 듯 누워 있고.
지완, 두 눈이 눈물로 가득 차 있다.

 

 

52. # 강진 오피스텔 거실

 

강진,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선다. 작은 조명등만 켜져 있다.
강진, 불도 켜지 않고, 털썩 소파에 무너지듯 앉는다. 멍하니 넋 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는.
이때, 강진의 핸드폰, 울린다.
강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본다. 발신자, ‘어머니’다.
시계를 본다. 새벽 3시 40분을 훨씬 넘어 가고 있다.

 

강진 : (잠깐 망설이다가 핸드폰을 열고 귀에 대는)....왜 아직 안 자? 시간이 몇 신데?
춘희F : (목소리가 달 떠 있다) 그냥....잠이 안 와서....넌? 자고 있었어?
강진 : ......아니.

 

 

53. # 춘희 방

 

꽃무늬 잠옷을 입은 춘희,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있다.
달떠서 발개진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이리저리 비춰보며....표정에 10대 소녀 같은 설렘과 미소가 가득하다.

 

춘희 : (무선 전화기 들고 말하는) 잠이 안 와서 내가 아주 미치구 환장하겠다. 아들아.

 

 

54. # 강진 오피스텔 거실 / 춘희 방

 

강진 : (가슴에서 올라오는 숱한 힘든 감정들을 누르며) 차마담....내가 오늘은 좀 힘들구 피곤해서 노래 부를 기분이 아니거든?
춘희 : 내가 불러 주께, 그럼.
강진 : ........
춘희 : 엄마가 불러주께, 오늘은....내가 오늘은 컨디션이 노래가 절로 좀 될 거 같은 컨디션이다.
강진 : ........
춘희 : 오늘 하루 돈 버느라 피곤 했을텐데 푹 자라, 우리 애기....지금부터 자장가 나간다.
강진 : ........
춘희 : 아아, 마이크 테스트! (목청 잠깐 가다듬고, ‘그때 그 사람’ 부르기 시작하는)

         비가 오면 생각 나는 그 사람.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사람.
강진 : ........(멍하니 무표정하게 노래를 듣는)
춘희F : 사랑의 괴로움을 몰래 감추고 떠난 사람 못 잊어서 울던 그 사람.

 

 

55. # 태준 오피스텔 침실

 

지완, 물수건으로 태준의 얼굴과 손을 닦아주다가.....멍한 표정 되는. 강진을 생각하는.

 

춘희F : 그 어느 날 차 안에서 내게 물었지 세상에서 젤 슬픈 게 뭐냐고

 

 

56. # 우정 아파트

 

우정, 현관문 열고 들어선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거실 불을 켜고 주방쪽으로 간다.

냉장고 열어 생수를 꺼내다가 문득 커플 머그잔을 본다.
태준의 사진이 인쇄된 컵을 들어서 보다가 그대로 사정없이 바닥에 던져 버린다. 박살이 나는 머그잔.

 

춘희F : 사랑보다 더 슬픈 건 정이라며 고개를 떨구던 그때 그 사람.

 

 

57. # 준수집 마당

 

준수, 마당으로 나와서 새벽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먹먹한 눈빛.
그런 준수의 등을 몇 걸음 뒤에서 아프고 쓸쓸하게 바라보고 있는 영숙.

 

춘희F :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고 위로하며 다정했던 사랑한 사람.

 

 

58. # 강진 오피스텔 거실

 

강진, 핸드폰을 귀에 댄 채 소파에 누워 있다.

 

춘희F : 그러니까 미워하면 안되겠지 다시는 생각해서도 안되겠지 철없이 사랑인 줄 알았었네...

 

강진, 천천히 눈을 감는다. F.O.

 

 

59. # 강진 오피스텔 외경 (새벽)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여명의 새벽.
신문 배달원과 우유 배달원들 열심히 신문과 우유를 배달하고 있다.

 

 

60. # 태준 오피스텔 거실 (주방)

 

지완, 파를 썰어서 끓고 있는 황태국에 넣고, 가스 불을 끈다.
식탁 쪽을 돌아보면, 태준이 일어나 먹을 수 있게 반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다.

 

 

61. # 태준 오피스텔 침실

 

지완, 방문을 열어서 태준을 본다.
태준, 곤하게 잠들어 있다.
지완, 멀거니 보다가....조용히 문을 닫아준다.

 

태준 : ...........

 

 

62. # 태준 오피스텔앞 / 오피스텔 복도

 

지완, 현관문을 열고 나온다. 현관문 앞에 신문이 떨어져 있고.
지완, 엘리베이터쪽으로 간다.

 

 

63. # 엘리베이터 앞

 

지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려다 멈칫 손길을 멈춘다.

 

 

64. # 강진오피스텔 앞

 

지완, 강진 오피스텔 쪽으로 걸어온다. 문 앞에 와서 서며....문 밖 저쪽의 강진을 바라보듯이 표정이 안타깝다.
지완, 얼마간 그렇게 서 있다 천천히 돌아서는데....무언가를 발견한다.
현관문 앞에 우유와 신문(4종류)이 놓여 있다. 우유곽이 쓰러져 있다.
예전에 지완이 강진의 책상에 넣어주었던 그 우유다.
지완, 쪼그리고 앉아 우유곽을 바로 세워 놓아주는데.

 

강진E : 먹을래요?
지완 : (흠칫 놀라서 돌아보는)


지완 앞으로 강진이 서 있다. 조깅에서 돌아오는 듯 추리닝 차림이다.


강진 : (끼고 있던 MP3 이어폰을 벗으며) 먹어도 되는데....우리집 냉장고에 밀린 우유가 백개도 넘어요.

         (우유를 집어서 지완에게 주는) 드세요.
지완 : 아뇨. 괜찮아요. (당황하며 일어서는)
강진 : 지금 가는 거예요?
지완 : ......
강진 : 잠은 좀 잤어요?
지완 : (당황하는)
강진 : 난 못 잤어요. 잠이 안 와서 동네 길 좀 뛰다 오는 길이예요.
지완 : ....(당황해서 얼른 수습하는) 어젠 여러 가지루 정말 고마웠어요.

         감사하단 인살 제대로 못 드린 거 같애서 인사 드리러 왔었어요.
강진 : (피식 쓰게 웃고) 안 물어 봤는데요.
지완 : (당혹스럽게 보는)
강진 : 새벽부터 우리 집 앞에 왜 왔는지, 우리 집 문 앞을 왜 한참을 서성이고 있었는지, 안 물어봤는데요.
지완 : (당황하다가....가려는데)
강진 : (지완의 손목을 탁 잡는다)
지완 : (당황하는)
강진 : 너, 나 몰라?
지완 : (급 당황하는)
강진 : (약간 격앙돼서) 한 지완! 너 정말 나 몰라?!!!
지완 : !!
강진 : (결국 드러내고만....북받치는 감정을 있는 힘을 다해 참고 있는 표정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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