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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0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5.03|조회수1,020 목록 댓글 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09











1. # 인트로


1. 파출소에서 강진의 펜던트 때문에 지용이 죽었다고 울먹이던 지완.

2. 강진의 손바닥에 약도를 그려주면 데이트 신청을 하던 지완.

3. 삼켜지지 않는 음식들을 억지로 먹으며 토하고 고통스러워 했던 지완. 그런 지완을 안타깝게 보며 뱉으라고 말하던 강진.

4. 쓰러져서 병실에 누워 있던 지완을 마음 아프게 바라보던 강진. 강진에게 너를 못 삼켜서 병이 난거라고 말하던 노교수.

5. 강진에게 니가 놓으라고 지완이는 절대로 놓을 수 없다고 말하던 태준.

6. 지완이 보는 앞에서 우정과 키스를 하며 눈물을 흘리던 강진. 하얗게 질려서 그런 강진과 우정을 보던 지완. F.O.



2. # 판자촌 할머니방 (1년 후, 낮)


화면 밝아지면, 환하게 과장해서 웃고 있는 지완.


지완 : 하나두 안 아프다니까요!!........저 지금 웃구 있는 거 보이시죠?....... 애들 장난이라니까요, 이거는.


카메라 빠지면, 지완의 모습이 드러난다.

지완, 팔에다 침을 두 세개 개 꽂고 잔뜩 불안해하는 할머니에게 보여 주고 있다. (할머니는 누워서 지완을 보고 있다)

판자촌 노인들에게 의료 봉사를 나온 날이다.


지완 : (자신의 팔에 꽂힌 침을 빼며) 자아! 제가 이렇게 시범을 보여 드렸으니까.....인제 할머니도 맞으셔야 돼요오?.....

         (대롱침 비닐을 벗기며) 할머닌 저를 자꾸 돌팔이로 알고 계신데....제가 진짜 제 자랑 같애서 말을 안해서 그렇지.....

         (국가 기밀(?) 말하듯) 이번 학기엔 장학금도 받았답니다, 제가......

         (다시 표정 당당해져) 제가 진짜 제 자랑 같애서 말을 안할라 그랬는데.......

         여기 의료 봉사 나오는 애들 중에 제가 젤 짱이예요!! 할머닌 복 받으신 거야.

할머니 : (그 말에 옷을 걷어 올려 배를 내놓는다.)... 알았어. 놔봐, 그럼.

지완 : (씨익 웃고, 할머니의 배를 장난스럽게 쓰다듬고 할머니의 손가락에 자신의 새끼 손가락 걸며)

         정말루 안 아프게 해드리께요, 제가...... 도장! 꾹!!



3. # 판자촌 할머니집 마당 (낮)


조악한 마당. 고무 장갑을 끼고 에이프런을 한 지완, 추위에 바들바들 떨며 빨래줄에 빨래(할머니의)를 널고 있다.


지완 : 제가 겉으론 비리비리 해 보여두 힘두 열라 쎄구요, 빨래 하는 걸 워낙 좋아해갖구 제 별명이 인간 세탁기잖아요....

         (할머니 방 돌아보고) 그니까 미안해 하지 말구 빨래거리 있으면 그냥 내 놓으세요, 앞으룬!....아셨죠? 할머니?!!


지완, 문득 고개를 돌리다가 한쪽 다라이에 놓인 이불 빨래(세탁된)를 보고는 엄두가 안나 잠깐 푸우 한숨 뱉고

아직 물이 뚝뚝 흐르는 이불을 힘겹게 드는데.


태준(E) : 그거, 내가 좀 도와주면 안돼?


지완, 돌아보면 태준, 대문을 들어서며 씨익 웃고 서 있다.


지완 : (피식 웃는...편한 친구를 만난 듯한 미소로) 여긴 또 어떻게 알구 왔어요?

태준 : 카페 사장님한테 물어봤지....도와줘두 돼?....(눈치 살피는 시늉하며) 콜?

지완 : (빙긋 웃으며...) 콜!!


태준, 환하게 웃으며 들고 있던 가방은 아무데나 던져놓고 이불 빨래를 잡는다.

태준과 지완, 이불의 끝을 각각 잡고 비틀며 물을 함께 짠다.


태준 : (기분이 잔뜩 달떠 있다) 나....축하 좀 해줄래?

지완 : ?

태준 : (싱글 벙글) 접때 내가 자연사 박물관 현상 공모, 얘기한 적 있지?.....내가 일등 먹었대.

지완 : 우와아.....정말요?

태준 : (기분이 몹시 좋아 고개 끄덕이며) 공식적인 발표는 이틀 후에 날건데 미리 살짝 귀뜸을 해주더라구....

         거기 담당자가 대학 선배거든.

지완 : 완전 잘됐아아!! 축하해요!!!

태준 : 니 덕분이야.

지완 : 내가 뭘 했다구...(멋쩍은 듯 뿌우 입술 내밀고) 자, 인제 빨래 줄에다 널면 되겠다.

태준 : (이불을 지완과 함께 빨래 줄에 넌다. 추워서 손을 호호 불며 남아 있는 이불의 물기를 다시 짜며)

         인제 됐어! 인제 살았다!!....그 공사 우리 아뜨리에가 맡게 되면 다시 일어나는 거 시간 문제야.....

         은행 대출금이랑 사채 쓴 것도 완전히 다 갚을 수 있구, 그동안 계획했던 것도 다 생각대로 진행 시킬 수 있....

         (하다가 눈에 뭔가 들어간 듯 아앗! 하며 한쪽 눈을 손바닥으로 가린다)

지완 : (이불의 물기 짜다가 태준을 보며) 왜 그래요?

태준 : 몰라. 눈에 뭐가 들어 갔나봐.....아우우....(하며 눈을 마구 비빈다)

지완 : 어, 그거 자꾸 비비면 안되는데......잠깐만요.....(하며 태준 앞으로 다가와 태준의 얼굴을 잡고 눈을 살펴 보다가

         태준의 키가 커서) 일루 좀 앉아 봐요.

태준 : (몸을 굽혀 앉는다)

지완 : (고무 장갑을 벗고 태준의 얼굴을 잡고 눈을 살펴 보며 후후 불어 준다)

태준 : (입가에 씨익 미소가 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우리가 대단히 친한 사인 줄 알거야?

지완 : (미안하고 멋쩍은 듯 웃고) .....어때요?....아직도 불편해요?

태준 : (눈 깜박여 보고)....아냐....인제...괜찮아진거 같애.....거 신기하네?

지완 : (다시 고무 장갑끼고 일어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다시 이불의 물을 짠다)

태준 : 모레....내 생일인데.....

지완 : (멈칫하며 보는)

태준 : 밥 한번만 같이 안 먹어 줄래?........(소심하게) 다른 날두 아니구.... 생일인데.

지완 : ..........(대답 않고 있다가....이불 빨래의 물을 짜며) 그래요....같이 먹어요....

         근데요오....(태준 보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기 먹어두 돼요?.....소고기?



4. # 고급 일식집 앞 (낮)


재현의 차, 와서 멎는다. 재현이 운전하고 있고, 강진은 조수석에 타고 있다.


강진 : (어이없는 표정으로 일식집을 보며) 여기서 점심을 먹자구?....... 너 여기가 얼마나 비싼 집.....

         됐어, 임마. 차 돌려.......무슨 점심 한끼 먹는데......그냥 회사 앞에 있는 국밥집이나 가자.

재현 : (차에서 내리며 빨리 내리라고 손짓 고개 짓하는)

강진 : (황당한)



5. # 일식집 로비 (낮)


재현, 있는 힘을 다해서 강진의 손을 억지로 끌고 들어선다. 기모노 차림의 종업원들 나와 인사하고.


강진 : (야 임마! 하며 끌려 가다가 재현의 손을 당겨 멈추고 서며).....나 좀 있다 클라이언트랑 약속 있어.

재현 : (그제야) 회장님 기다리고 계셔!

강진 : 뭐?

재현 : 이 우정 아버지! 범서 그룹 회장님!....안에서 사윗감 만날려구 기다리고 계신다구!

강진 : (황당하고 어이 없어) 뭐어?!!

재현 : 사실대로 말하면 니가 분명히 안 온다 그럴거 같애서 구라 좀 쳤다, 짜식아.

강진 : (기가 막힌)

재현 : 보자아...우리 신데렐라....(하며 강진의 옷 매무새를 만져 준다. 넥타이도 다시 다듬어 주고)

강진 : (표정 굳어지며 재현의 손을 탁 쳐내버린다)

재현 : (개의치 않고) 뉘집 자식인지 세수대야 하나는 끝내 준다, 진짜.

         (손 바닥에 침을 퉤퉤 뱉어 강진의 머리도 단정하게 만져 주려는데)

강진 : (다시 그 손을 확 쳐 내며 돌아가려고 입구 쪽으로 가는데)

재현 : (얼른 뛰어 와서 팔을 벌려 강진 앞을 막아선다) 너 못 데꾸 오면 우정이가 나 팬다 그랬어.

강진 : (기가 막힌 표정으로 노려 보는데)

재현 : 이 우정이 너 찍은 거 우리 회사에 소문 쫙 난 거 알잖아......회장님 한테 대놓구 그랬대.

         차 팀장까지 반대하면 자긴 바로 이민 가버릴 거라구. 평생을 혼자 살면서 다신 한국에 안 돌아올거라구.

강진 : (황당하고 어이 없는)

재현 : (강진의 양복을 괜히 매만져 주며) 범서 그룹 사위 되면 너, 나 잊으면 안된다?......

         대학 다닐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너한테 마누라처럼 헌신한 거 절대루 잊으면 안돼?

강진 :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 짓다가.....피할 수 없는 일이다 생각하고 결심한 듯 룸 쪽을 보는)



6. # 일식집 룸안 (낮)


우정부와 우정, 앉아 있다.

우정부, 못마땅함에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 있고, 우정, 물을 마시며 우정부의 표정을 살피며 시계를 본다.

이때, “손님 오셨습니다.” 하는 소리 들리고, 문이 열린다.

강진,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선다. 곧이어 문은 닫히고.


우정 : (환하게 웃으며) 왔어? 자기야?

강진 : (우정에게 짧게 기막힌 시선 주고는 우정부를 보고 정중하게 목례한다)

우정부 : (서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강진을 보는)

우정 : 일루 와서 앉어.

강진 : (우정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우정부를 보며 공손하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10분 후에 클라이언트와 미팅이 있어서

         무례를 무릅쓰고 그냥 선 자리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정 : (당황해서) 야아.

우정부 : (미간이 짧게 흔들리고)

강진 : 이사님께서 저에 대해 무슨 말씀을 어떻게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저하고 이사님은 회사에 돌고 있는 소문처럼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

우정 : !! (당황해서 우정부의 표정을 살피는)

강진 : 그리고, 앞으로도 이사님과 부하직원 이상으로 관계가 진전될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우정 : (기가 막혀) 차 강진!!

우정부 : (그대로 표정 굳어서)

강진 : 그러니까 회장님께서도 저와 이 우정 이사님에 대해서 앞으로 어떤 얘길 들으시더라두 그냥 무시해 주십시오.

우정 : (허어!!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오는)

우정부 : (표정 싸늘하게 굳어서)

강진 : 다시 한번 무례를 사과드립니다. 그럼 전 일이 있어서 이만...(꾸벅 정중하게 다시 인사하고 돌아서서 나간다)

우정 : (우정부를 곤혹스럽게 보고, 벌떡 일어서며) 차 강진! 너 지금 감히 누구 앞에서!!.....

         야 이 건방진 자식아!!!! (하며 따라 나가려는데)

우정부 : (굳어 있다가.......피식 웃는다)

우정 : (흠칫 보는)

우정부 : (웃음 소리가 점점 커지며 껄껄 웃는....강진이 맘에 든다.)

우정 : (웃고 있는 우정부를 당혹스럽게 보는)



7. # 일식집 로비 / 입구 (낮)


강진, 종업원에게 “택시 한 대만 불러 주시겠어요?” 말하며 로비 입구 쪽으로 걸어 나오는데,

우정, 룸에서 나와 뛰다시피해 강진을 가로 막고 선다.


강진 : ........

우정 : (환하게 웃으며) 잘했어. 정말 탁월한 컨셉이었어......(고개 끄덕이며) 그래애, 이런 컨셉두 있었구나아.

강진 : .........(가끔 우정이 황당하긴 하지만 우정에게 더 이상 적의는 없다. 오히려 고맙고 편한 친구 같다.)

우정 : (기분이 좋아) 박 태준보다 확실히 한 수위네, 자기가......

         우리 회장님, 차 팀장이 마음에 드시나봐 웬일루.....(흐흐흐 웃으며) 노친네가 늙으시나.

강진 : (보다가.......편하고 순하게) .....제 사과가 아직도 부족합니까?

우정 : (흠칫!)

강진 : 다시 사과 할까요?

우정 : (자존심이 상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보며) 뭐?....그 날 그 키슨 니 실수였다구.....오해하지 말라구.....

         니가 수 백번도 넘게 말한 거?

강진 : .........

우정 : (잠깐 속상해 있다가) 차 팀장, 남자 아냐? 야망 같은 거 없어?

강진 : ..........

우정 : 그래, 난 뭐 싸가지 없구, 성질 더럽구, 나이두 많구, 대단히 그렇게 이쁘지두 않구 여자로써 그다지 매력두 없다구 쳐......

         근데 날 가지면 넌 범서를 가질 수가 있어. 그 대단한 범서그룹이 니께 될 수도 있단 말이야....

         눈 딱 감고 니가 날 가지면....(하는데)

강진 : (편하게 말하는 O.L.) 아마 이사님을 좋아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우정 : (흠칫)

강진 : 이사님이 먼저였다면....이사님을 여자로써 좋아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랬을 거 같애요.

우정 : ....무슨.......뜻이야?

강진 : 범서 그룹 자제분으로서가 아니라 그냥 여자 이 우정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아름답단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우정 : ........(눈빛 짧게 흔들리다가) 그거 말구.....내가 먼저였다면....나를 좋아할 수도 있었다는 말.....

         그럼....나보다 먼저인 여자가....있다는 얘기네?

강진 : .........(부정하지 않고 편한 표정으로 보는)

우정 : 자기, 사랑하는 여자 있어?

강진 : .........

우정 : 어떤 여잔데?

강진 : .........


이때, 종업원 와서 “손님! 택시 도착했습니다.” 말한다.

강진, 목례하고 가려는데, 우정, 강진의 팔을 탁 잡으며.


우정 : 내가 더 노력하면....그 여자한테서 차 팀장 뺏을 수 있어?

강진 : .......(순하게 보는)

우정 : 내가 더 애쓰구 잘하면......차 강진, 그 여자한테서 뺏을 수 있냐구? 일 퍼센트의 가능성이라두 있어?

강진 : (피식 웃으며.......우정의 손을 떼내며 부드럽지만 단호하게).....아뇨.



8. # 지완 카페 외경 (밤)


블라인드 내려져 있고, CLOSE 팻말 걸려 있다. 카페 안은 불이 켜져 있는.



9. # 지완 카페 (밤)


지완, 여사장과 함께 바닥에 신문지 펴놓고 앉아 깍두기를 담기 위해 무를 깍뚝 썰기하고 있다.

지완은 무 껍질을 열심히 벗기고 있는.


여사장 : 내가 보기엔 그래두 박팀장 같은 사람 없더라. 범서 나와서 자기 개인 아뜨리에두 만들구....

            워낙 능력이 출중해서 금방 일어설거야. 박 팀장은.

지완 : .......

여사장 : 그만 튕기고 좀 받아주라구. 그만큼 지극 정성이면 하늘두 감동하겠다.

지완 : (계속 일하며....피식 씁쓸하게 웃는)

여사장 : 차 팀장 봐라. 너한테 잠깐 껄떡대는 거 같더니 이 우정 이사랑 언제 또 그렇구 그런 사이가 되갖구

            우리 가게엔 아예 발걸음도 뚝 끊어버렸잖아. 일 년째.

지완 : ..........

여사장 : 하기사 재벌 사위가 될려면 관리를 하긴 해야겠지?

지완 : (눈빛이 무섭게 떨리다가 칼 놓고 벌떡 일어서며 밝게) .....제가 지금 김치 부침개를 완전 죽이게 부칠라 그러는데....

         한 입 드실래요?....막걸리랑?



10. # 지완 카페 앞 (밤)


남자의 구둣발이 서 있다. 카메라, 구둣발을 따라 올라 가 보면 강진이다.

강진, 지완의 카페를 한동안 쓸쓸하고 애틋하게 바라보다가......천천히 발걸음 돌려 카페 앞을 떠난다. F.O.



11. # 준수 한의원 앞 (낮)


화면 밝아지면, 춘희, 앞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다.


춘희 : 내가 요즘 온 몸에 힘이 하나두 없구 여기 저기 아프구 살두 빠지구.......그래서 보약 한재 좀 지으러 왔다.

         한 준수 너 보러 온 게 아니구 보약 한 재 지으러 왔다구!.....왜? 내 돈 주구 보약도 못 짓냐? 민주 국가에서?!!


카메라 빠지면, 준수 한의원 대문 앞에 혼자 서서 혼잣말(?)하고 있는 춘희 모습 보인다.


춘희 : (준수가 할 말을 미리 해보는) 한약방이 여기 밖에 없냐? 딴데 가서 지어! 딴 데 가서!! 산청에 널린 게 한약방인데!!......

         이럴거라는 말이지, 이 냉정한 자식이.....아, 뭐 쌈빡한 거 없나?


춘희, 야속한 표정으로 비죽이며 준수 한의원을 본다.


춘희 : 죽을 때까지 아는 체도 하지 말자구? 북두 니가 치구 장구도 니가 치냐?

         그럼 왜 들쑤셔 놔? 잘 참고 있는 사람 괜히 마음 설레게 해놓구.....서울은 왜 데꾸 가? 데이튼 왜 하자 그래?

         어차피 안 될 일이면 희망 같은 걸 왜 줬냐구? 왜?!....나쁜 놈아!!....

         (푸후 땅이 꺼 질 듯 한숨 뱉고) 어떻게 우연히 마주쳐지지도 않냐? 아아, 보구싶어 돌아버리겠네, 진짜.


춘희, 준수 한의원을 애틋하게 보다가.....다시 힘없이 발걸음 돌려서 간다.

이때, 담벼락 한 켠에서 그런 춘희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준수의 모습이 있다.

외부 진료를 다녀오는 길인 듯 손에는 진료 가방 들려 있다.


준수 : (가는 춘희를 아프게 보다가...뭔가 결심하는)



12. # 준수 방 (낮)


영숙, 빨래를 개다 말고 신문을 보고 있다. 네댓 종류의 중앙 일간지에 각각 지완을 찾는 작은 박스 광고(심인 광고)가 실려 있다.

어린 지완의 사진을 가만히 쓰다듬는 영숙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하다.

이때, 밖에서 문 여는 소리 들린다. 영숙, 신문들을 얼른 옆으로 치우고, 눈물도 재빨리 삼키고 일어선다.

준수, 방문 열고 안으로 들어온다.


영숙 : (아무렇지도 않게) 다녀 오셨어요? (준수의 코트를 받아서 건다)

준수 : (어설프게 치워진 신문을 보다가....) 신문 보구 전화 온 데 없었어?

영숙 : ..........없었어요.

준수 : (영숙을 보다가)....지완이가 아직두 그렇게 미운가?

영숙 : ......

준수 : (바닥에 앉으며 영숙이 개고 있던 빨래를 개어주며) 지용이가 죽은 건 지완이 때문이 아냐.....

         지완인 그때 저두 당황해서 저 때문에 지 오빠가 죽었다구....지가 지 오빨 물 속으로 밀어넣었다구 횡설수설 했지만......

         그냥 그건 우리 지용이 운명이야. 거기까지 밖에 못 살 우리 지용이 운명.

영숙 : (듣고 싶지 않다. 눈물이 나려는 것을 애써 삼키며) 차 끓여 올께요. (돌아서려는데)

준수 : 배달 시켜 먹자.

영숙 : ?

준수 : (영숙을 향해 따뜻하게 웃으며) 오랜만에 다방 커피 한번 배달 시켜 먹어보자, 우리.

영숙 : ?.... 다방 커피요?



13. # 춘희 다방 (낮)


춘희, 입이 함지박만큼 벌어져서 미스 신을 보고 말하는.


춘희 : 다시 한번 말해봐......명의 한의원에서....그러니까 한 준수 한의원에서 커피 배달을 시켰다구?

미스신 : (소파에 앉아 매니큐어 칠하며) 응. 세 잔만 갖다 달래. 언니가 직접 배달 해 달래던데?

춘희 : (한준수를 볼 기회가 생겼다. 믿기지가 않아서) 다시 한번 말해 봐!

         정말루 명의 한의원에서 나한테 직접 배달을 해달라 그랬다구?

미스신 : 그렇다니까!! 것도 원장님이 직접 전화하셨어.

춘희 : 다시 한번 말해봐! 한 준수가 직접 나한테...

미스신 : (O.L. 못 참고 짜증내며) 내가 앵무새냐?!!....사람 입 아프게 몇 번을 물어! 몇 번을!!

춘희 : (가슴이 벅차서 어쩔 줄 몰라하는)



14. # 준수 한의원 앞 (낮)


인조 털이 달린 촌스런(?) 코트를 화려하게 떨쳐 입은 춘희, 한의원 앞으로 와서 선다.

한 손에는 보온병 들고, 사정없이 뛰는 가슴을 간신히 쓸어 내리며.



15. # 준수 한의원 응접실 (낮)


춘희, “커피 배달 왔습니다.” 요조숙녀(?) 처럼 말하며 안으로 들어선다.

준수, 책을 보며 바둑을 두고 있다.

춘희, 준수를 보자 가슴이 사정없이 뛰며 저도 모르게 얼굴이 상기 된다. 얼마나 그리웠던 얼굴인가.....넋을 놓은 듯 보는.


준수 : (바둑 두다가...춘희를 담담하게 보며) 여기 두 잔만 놓구, 한 잔은 우리 조간호사한테 줘.

춘희 : (표정 관리하며 괜히 샐쭉) 죽을 때까지 아는 체두 않겠다더니 무슨 바람이 불었냐? 갑자기?

준수 : (계속 바둑을 두며) 죽을 때가 다 됐나부지 뭐.

춘희 : (피식 웃고 준수 맞은 편 의자에 앉는데)

준수 : 거긴 우리 집 사람 자리야.

춘희 : (흠칫)

준수 : 우리 집 사람이 앉을 자리라구!......커피 배달 왔으면 커피나 따라 놓구 가, 넌.

춘희 : (기가 막혀 둔기로 한 대 맞은 듯) !!!!

준수 : (밖에다 대고) 여보!! 밖에 없어?.......커피 왔는데, 어서 들어오지?

춘희 : (충격으로!!!)



16. # 준수 한의원 응접실 밖 (낮)


영숙, 밖에 서서 준수와 춘희의 대화를 듣고 있다.

갑작스런 준수의 도발(?)에 영숙도 당황해서 차마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17. # 준수 한의원 응접실 (낮)


준수, 계속 책 보고 바둑만 두고 있다.

춘희, 표정이 창백해져 준수를 원망스럽게 보다가....다시 일어서서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보온병을 열고 잔에 커피를 따르고....프림과 설탕을 넣고는....

준수 앞으로 한잔, 준수 맞은 편 자리 앞에 한잔을 놓는다.

준수, 무심한 표정으로 바둑을 두다가 맞은 편에 놓인 커피잔을 보며.


준수 : 우리 집 사람은 블랙으로 먹는데?

춘희 : (흠칫)

준수 : 왜 물어 보지도 않고 타?......다시 타!

춘희 : (어처구니가 없다)



18. # 준수 한의원 응접실 밖 (낮)


영숙, 역시 당혹스럽다....준수가 갑자기 왜 저러나?


준수(E) : 다시 만들라구! 우리 집 사람 껀!!



19. # 준수 한의원 응접실 (낮)


춘희 : (억장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준수를 보고 있다.)

준수 : (바둑에 다시 시선을 주고 있다가....춘희가 꼼짝도 않고 있자) 사람 말 안 들려?

춘희 :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다시 새 잔에 보온병의 커피를 붓는다....

         좔좔좔 따라지는 커피가 잔을 넘쳐 밖으로 흘러 나오기 시작한다.)

준수 : (어이 없는 표정으로 보다가 춘희의 팔을 탁 잡는다) 손님 입맛 하나두 제대로 못 맞추면서 그딴 자세로 무슨 다방을 해?

춘희 : (눈이 벌게져 준수를 노려 보는)

준수 : 차라리 술집을 하는 게 낫지 않아?

춘희 : (기가 막혀) 한 준수!!!

준수 : 배운 게 도둑질이라구 니 어머니처럼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은데?

춘희 : (가슴이 무너진다) 너....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한 준수....너, 어떻게 나한테.....

준수 : (전혀 흔들리지 않는 표정으로) 넌 지금 니가 이렇게 된게 계속 내 탓이라구 말하는데....웃기지 마. 원래 이게 너야.

         니 인생은 원래 이렇게 정해져 있었어. 니가 아무리 여상을 졸업하구, 우체국을 다니구......

         나한테 맞춰 보겠다구, 니 운명을 벗어나 보겠다구 발버둥을 쳐두......그 피가 어디가겠...(어? 하려는데)

춘희 : (눈가가 벌게져 앞에 놓인 뜨거운 커피를 준수의 옷에 확 끼얹어 버린다)

준수 : (전혀 표정의 동요 없이) 난 말이야.....그때 너하구 같이 서울로 떠나지 않은 걸......그 기차를 같이 타지 않은 걸......

         아주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어. 세상 사람들이 전부 달려 들어서....정신 차리라구....

         춘희하구 넌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구....날 붙잡아 준 걸 아주 고맙게 생각하구 있어.

춘희 : (준수를 원망스럽게 노려 보며 있는 힘껏 입술을 깨문다......참으려 하지만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준수 :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표정이 서늘하게 굳은)



20. # 고급 레스토랑 외경 (밤)



21. # 레스토랑 화장실 (밤)


깔끔하게 차려 입은 지완, 세면대 앞에 서서 손을 씻고 페이퍼를 뽑아 손을 닦으려는데.

이때, 화장실 문(내부 화장실) 두드리는 소리 들리며.


우정(E) : 밖에 누구 없어요?...거기 밖에 누구 없어요?!!

지완 : (갸웃하다가 소리가 나는 화장실 문 앞으로 다가간다)....왜 그러세요?



22. # 화장실 안 (밤)


난처한 표정으로 변기에 앉아 있던 우정, 다행이다 하는 표정 지으며.


우정 : 저기...미안한데요.....여기 화장실에 휴지가 다 떨어져서 그런데.....

         사람을 좀 불러 주든가...혹시 휴지 갖구 있는 거 있어요?



23. # 화장실 밖 (밤)


지완 : 휴지요? 잠깐만요.......(가방을 열심히 뒤적거리는데 휴지가 쉽게 눈에 띄지 않자......가방을 아예 확 엎어버린다.

         소지품들 와르르 바닥으로 쏟아지고 그 속에 휴대용 화장지도 보이다.) 아, 있다......

         (몸을 굽혀 화장실 문 밑으로 화장지를 통째 밀어 넣어준다) 여기요......



24. # 화장실 안 (밤)


우정 : (밀어 넣어진 휴대용 화장지를 끄응...집어 들며) 고마워요....

         (궁시렁 거리며 티슈를 툭툭 뽑으며) 거지 같은 자식들....휴지 하나 제때 제 때 안 갈구 뭐하는 거야?



25. # 화장실 밖 (밤)


지완 : (피식 웃으며 바닥에 쏟아진 소지품들을 가방에다 다시 넣는다)



26. # 레스토랑 안 (밤)


지완, 레스토랑 자기 자리 쪽으로 걸어온다. 저 앞으로 열심히 메뉴판을 보고 있는 태준의 모습이 보인다.

지완, 태준의 맞은 편 자리로 와서 앉는다.


태준 : (지완을 향해 빙긋이 미소 짓고) 이 집 오늘 안심 스테이크가 좋대는데....안심 스테이크, 괜찮아?

지완 :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태준 : (근처에 서 있던 종업원에게 경쾌하게 손들어 보이며) 여기요!! 아까 그걸루 줘요, 그럼!

         (하고는 지완을 향해 미소 지으며) 바쁠텐데 시간 내줘서 고마워.

지완 : (연한 미소 머금고) 생일 축하해요....(옆 자리에 두었던 선물 상자를 태준에게 내민다)...이거 넥타인데.....

         마음에 안 들면 바꿔두 돼요.

태준 : (감격해서) 바꾸긴 왜 바꿔? (포장지를 뜯어서 넥타이를 꺼내서 보며) 우와아.....색깔 죽인다.

         맨날 맨날 이거만 하구 다녀야지....(하다가) 아니다, 지금 당장 해야겠다. (하더니 하고 있던 넥타이를 푼다)

지완 : (피식 웃는....웃음 끝에 쓸쓸함이 느껴진다)



27. # 동 레스토랑 안 (밤)


우정, 한 손엔 지완이 준 티슈 들고 핸드폰 하며 온다.


우정 : 어디야? 차 팀장?......도착했어?......클라이언트는 한 삼십분 늦는대는데....이 자식 아무래두 양다릴 걸친 거 같애.

         일단 들어와. 만나서 얘기...(해...하려다 말을 멈춘다. 바로 멀지 않은 눈 앞에 태준과 지완이 앉아 있다. 당황하는!!!)


태준, 싱글벙글 웃으며 지완이 선물한 넥타이를 매려다....문득 고개를 돌리다가......우정과 시선이 마주친다.


태준 : (표정 싸늘하게 굳어지며 당황해서.....하려던 행동을 멈추고...)

지완 : (당황한 태준의 표정을 보고 태준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다가....우정의 모습을 보고는 역시 당황하는!!!.....

         우정의 손에 들린 자신의 티슈도 본다.)

우정 : (당황한 표정 얼른 수습하며 핸드폰에 대고 태연하게)....빨리 들어와....(하고 태준과 지완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코트와 핸드백을 놓아 두었던 자신의 테이블-태준의 테이블에서 가깝다-로 가 앉는다.

         당혹스러움 감추려고 물을 마시고 입술을 손등으로 거칠게 닦는데...그 바람에 립스틱이 입가로 번진다.)

태준 : (담담하려 애쓰며 지완을 향해 애써 미소까지 지어주며 선물한 넥타이를 매는데....쉽게 매어지지가 않는다)

지완 : (태준의 마음을 읽는다...밝게) 넥타이 매는 거 여전히 잘 못하는구나.

         (앞으로 몸을 당기라고 손짓하며)....일루 와 봐요. 내가 매줄게.

태준 : .....(지완이 넥타이를 잘 맬 수 있게 지완쪽으로 몸을 내밀어 준다)

지완 : (태준의 넥타이를 다시 매주기 시작하는)

우정 : (태준쪽으로 잠깐 시선을 돌렸다....다시 서늘한 표정으로 앞만 보고 있는)


이때, 서류 봉투를 든 강진, 레스토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서 온다.

우정을 찾으며 두리번거리다가 몹시 당황하는. 강진의 눈 앞으로 지완이 보인다.

지완, 열심히 태준의 넥타이를 매주고 있다. 앞으론 이렇게 이렇게 매라고 자상하게 얘기까지 하며. 마치 다정한 연인처럼.


강진 : (얼음처럼 굳어서 그런 지완의 모습을 보는데)

우정 : (손을 들어 보이며 강진을 부르는) 자기야! 여기!!

지완 : (우정의 소리에 고개 돌리다가.....강진과 시선을 마주친다. 급 당황하는!!!!)

강진 :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차마 표정 정리 못하고....얼어붙은 듯 지완을 보는!!!)

태준 : (강진을 서늘한 눈빛으로 보고 있는)

우정 : (밝은 표정으로) 여기!! 자기야!!!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강진 : (이내 표정 수습하고 지완의 테이블을 스쳐 우정이 있는 쪽으로 간다.

         우정의 맞은 편 의자에 앉는...온 몸이 떨려 오지만....)

우정 : (강진을 향해 마치 연인처럼 일부러 끈적하게(?) 웃으며) 밖에 되게 춥지?

         (몸을 앞으로 쭉 빼서 강진의 얼굴에 두 손바닥을 대며) 와아...우리 자기 얼굴이 완전 얼음장이네.

지완 : !!

태준 : !!

강진 : (얼핏 표정 굳어 있다가...자신의 얼굴을 잡은 우정의 손을 떼내는)

우정 : (협조(?)를 안해 주는 강진이 당혹스러운데)

강진 : (우정의 손을 떼내고는....자신이 손을 뻗어서 우정의 얼굴을 잡고는 우정의 입술 가에 번진 립스틱을

         엄지 손가락으로 닦아준다. 우정을 뚫어질 듯 바라보며 입가엔 연한 미소도 머금고. 마치 연인처럼)

우정 : ........!! (예상치 못했던 강진의 행동에 당황하는....눈빛이 흔들리는)

지완 : !!! (가슴이 무너진다. 강진 쪽을 얼른 외면하며 감정을 꾹 누르며 다 매어진 태준의 넥타이를 매만진다. 손 끝이 떨린다.)

         내가 잘 골랐네, 진짜.....태준씨한테 완전 어울린다.

태준 : (지완의 떨리는 손끝을 느끼고 있다. 그 손을 따뜻하게 잡고 웃어주며) 그러니까.....

지완 : (애써 웃고 있지만....칼 끝에 찔린 상처를 죽을 힘을 다해 감추고 있는 당혹스러움이 여실히 묻어난다.)

         나, 다른 거 또 시켜두 돼요? (하며 메뉴판을 본다. 표정 관리가 힘든 탓이다.)

강진 : (신경 끝에 걸린 지완을 애써 무시하며 우정의 입가를 닦고 있던 손을 내리고는

         서류 봉투를 열어서 서류들을 검토하기 시작한다. 역시 표정 관리가 힘들어서...)

우정 : (그런 강진을 그윽하게(?) 바라보는데)


이때, 테이블에 놓여 있던 태준의 핸드폰이 울린다.


태준 : (발신자 보고 핸드폰을 받는) 여보세요........미안한데.....바쁜 일 아니면 나중에 다시 전화하면 안될까?........

         (하다가 한대 맞은 표정되며!!!) 뭐?!!!!!.......(목소리가 충격으로 떨린다) 다시 한번 말해봐! 범서 건축이 뭐어?!!!

지완 : .........(메뉴판 보다가...?)

태준 : (갑자기 휙 고개를 돌려 우정쪽을 매섭게 노려 본다)


태준의 눈에 비친 강진과 우정, 서류를 보며 다정스레(?) 얘기 나누고 있다.


태준 : (그들을 노려 보는 눈빛에 무서운 분노가 어렸다. 핸드폰에 대고) 니가 잘못 들은 거 아냐?.......확실해?!!!

지완 : (무슨 일인가?)

태준 : (핸드폰을 탁 끊고 벌떡 일어나더니 우정 테이블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간다.)

지완 : ?!!! (무슨 일인가 당혹스러운)


태준, 우정의 테이블 앞으로 와서 선다.


태준 : (치솟는 분노를 간신히 누르고 있는) 대체 어떤 대단한 빽을 쓴 거야?!! 무슨 뇌물을 어떻게 먹인거야?!!

우정 : (고개 들어 의아한 표정으로 태준을 보는)

강진 :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태준을 보는)

지완 : (당혹스럽다)

태준 : 자연사 박물관 현상 공모, 분명히 내가 일등이었어. 근데 하룻밤 새 갑자기 일등이 범서가 됐대!!

         (버럭) 니들 대체 무슨 더러운 짓을 한 거야?!!

강진 : (흠칫! 당황하는)

우정 : (주변을 눈길로 둘러 보고) 소리 좀 낮추시죠, 박태준씨.

태준 : (극도로 흥분한) 이 드런 새끼들! 대기업이란 작자들이 로비나 하구 뇌물이나 쳐 바르구......

         이 개자식들!! 니들이 사람이야?!!!

강진 : !

지완 : !

우정 : (극도로 당황했지만 서늘하게) 지금 사람들 다 쳐다보고 있거든요.....

         쫓겨나구 싶지 않으면 조용히 좀 하시죠, 박태준(씨....하려는데)

태준 : (O.L. 더 소리 지르며) 내가 그걸 어떻게 따낸건데!!.....지난 일년 간 내가 어떻게 준비해서 어떻게....

우정 : (벌떡 일어나더니 코트와 핸드백을 챙겨 든다) 우리 딴 데로 가자!! (가려는데)

태준 : (우정의 팔을 탁 잡으며) 다 가졌잖아, 니넨! 그 프로젝트 아니어두 먹구 사는 거 지장 없잖아!

         뇌물 먹이구 로비해서 이렇게 드럽게 안 뺏어두....

강진 : (O.L.) 뇌물인지 로빈지 실력인지 어떻게 압니까? 증거 있어요?

태준 : (강진을 흠칫 노려 보는)

우정 : ........

지완 : (불안하게 보고 있는)

강진 : (일어서더니 우정의 팔을 우왁스럽게 잡고 있는 태준의 손을 거칠게 떼내고 우정을 자기 등 뒤에다 세운다.

         마치 우정을 보호 하듯이)

우정 : (강진을 보는)

지완 : !!!

태준 : (핏발 선 두 눈이 무섭게 떨린다)

강진 : 그 프로젝트 준비했던 사람들, 우리 회사 최고의 에이스들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로비와 뇌물이 아니어두 박 태준씨와 경쟁해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사람들이었어...(요...하려는데)

태준 : 뭐 이 자식아!! (강진의 멱살을 잡는)

지완 : (당황해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는)

강진 : (전혀 표정의 동요 없이) 자격지심 있어요?

태준 : 뭐!!!

강진 : 좀 짜치지 않냐구....박태준이 따내면 실력이구 대기업이 따내면 로비에 뇌물이구....그런 초딩적 흑백 논리.

우정 : ! (강진에게 감동(?)하고 있다)

태준 : 이 새끼가 진짜....(멱살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강진 : (전혀 표정의 동요 없이 태준을 보다가....지완을 보며) 이렇게 다투단 곧 주먹질까지 오갈 거 같은데....

         파트너 되시는 분이 좀 말려주시죠. 그렇게 보구 계시지만 말구.....파트너 분의 말은 들으실 거 같은데.

지완 : (억장이 무너진다......차 강진 너....참 잔인하다)



28. # 지완 카페 (밤)


지완, 떨리는 손으로 만들어진 핫초코를 쟁반에 놓으며 태준에게 가져간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태준, 두 눈에 핏발이 선 채 분노로 바들바들 떨고 있다.


지완 : (태준 앞으로 핫초코를 놓아주며) 이것 좀 마셔요....

태준 : (이를 갈며 부들부들 떨고 있는)

지완 : .........(태준의 손을 끌어 컵을 잡게 해준다. 그리고 그 손을 자신의 손으로 따뜻하게 덮는다)

태준 : (보는)........

지완 : (미소 지어주며 밝게) 배 고프죠? 뭐 다른 거 먹을래요? 말만 해요. 내가 다 해줄게....와플? 샌드위치? 파스타?

태준 : (보다가....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옆에 있는 코트를 챙긴다)

지완 : 어디 갈려구요?

태준 : 어떻게 된 건지 다시 자세히 알아봐야겠어.

지완 : (걱정스럽게 보는)

태준 : (나가려다가.....지완을 돌아보고) .......너한테 다시 청혼할 생각이었어.

지완 : !

태준 : 이번 프로젝트 잘되면....내가 더 떳떳해지면......너한테 정식으로 청혼할 생각이었어.

지완 : ..........

태준 : .....너하구 다시 시작하구 싶었어....(눈가가 벌게져서) 그럴려구...했었는데......

지완 : .......(태준이 안쓰럽다)

태준 : (다시 울컥 치솟는 분노를 삼키며 그대로 휙 돌아서 밖으로 나간다)

지완 : .........(마음이 아프다.)



29. # 우정 아파트 정문 앞 / 강진 차 안 (밤)


강진의 차가 와서 선다. 우정, 조수석에 타고 있다.


강진 : (찜찜함이 있다).....사실...입니까?

우정 : .......뭐가?

강진 : 박태준이 말한 뇌물과 로비.....사실이예요?

우정 : (피식 웃고) 것도 모르구 아까 그렇게 내 편을 들어 준거야?

         사실이면 어떻구 사실이 아니면 어때? (자신도 사실은 찜찜함은 있다)

강진 : (표정 싸늘하게 굳어) 사실 입니까?!!!

우정 : ........(강진의 매서운 눈빛에 어쩔 수 없이) 메이비.

강진 : (기가 막힌다.) 왜요? 범서가 왜 그런 짓까지 하면서...

우정 : 아흔 아홉 개를 가진 사람이 꼭 한 개를 가진 사람 꺼까지 뺏어야 되냐구?

강진 : ........

우정 : 그게 세상이야.....아프리카 정글만 무서운 줄 알어? 여긴 더 무서운 데야. 이 순진한 사람아.

강진 : (기가 막힌다)......박 태준.....한때 목숨까지 걸 정도로....사랑했던 사람 아니었습니까?

우정 : (피식 비웃고).....넌 세상에 사랑이 있다구 생각하니?

강진 : !

우정 : 난 없다구 생각해....그냥 그건 자기 최면같은 거야.

강진 : .......

우정 : 그래서, 난... 너두 언젠가 나한테 올거라구 생각해.

강진 : (흠칫)

우정 : 니가 하는 사랑이란 것도 난 안 믿으니까.

강진 : ........

우정 : (갑자기 강진의 뺨에 쪽 입맞추고) 잘자! 오늘 진짜 고마웠다, 자기야. (차에서 내린다)

강진 : (그대로 굳어서)

우정 : (강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집쪽으로 가는...돌아서며 표정 약간 씁쓸해지는)

강진 : (우정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허탈하게 털썩 시트에 머리를 기댄다.

         자신의 말에 당혹한 표정을 짓던 지완의 표정이 자꾸만 떠오른다)



30. # 지완 카페 (밤)


지완, 멍하니 넋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다. 문득 떠오르는 잔인했던 강진의 기억들....



31. #플래시백


1. 8회 마지막씬. 강진 오피스텔 현관)

지완을 굳은 표정으로 보다가 지완이 보는 앞에서 우정에게 키스하던 강진.

2. 9회 #27. 레스토랑

우정의 얼굴을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우정의 립스틱을 다정하게 닦아주던 강진.

우정을 잡은 태준의 손을 거칠게 떼어내며 우정을 자신의 등 뒤로 보호 하던 강진.

지완을 바라보며 면도칼 같던 말을 내뱉던 강진.


강진 : 이렇게 다투단 곧 주먹질까지 오갈 거 같은데....파트너 되시는 분이 좀 말려 주시죠. 그렇게 보구 계시지만 말구.....

         파트너 분의 말은 들으실 거 같은데.

지완 : (억장이 무너진다......차 강진 너....참 잔인하다)



32. # 강진 차 안 / 지완 카페 앞 (밤)


강진, 차안(지완 카페 앞에 차를 세워 두고 있다)에 앉아 역시 자신의 잔인함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강진, 문득 고개를 돌려 지완의 카페를 본다. 열린 블라인드 사이로 멍하니 넋을 놓고 앉아 있는 지완의 모습이 보인다.



33. # 지완 카페 (밤)


지완, 표정이 서늘해진다. 강진의 잔인함을 생각하며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힘껏 입술을 깨무는....



34. # 강진 차 안 / 지완 카페 앞 (밤)


지완을 가슴 아프게 보던 강진, 자괴감에 핸들에 머리를 쿵 박아버리는...... F.O.



35. # 지완 카페 (아침)


화면 밝아지면, 지완, 심난한 표정으로 유리창을 닦고 있다가...태준에게 핸드폰을 한다. 핸드폰 꺼져 있다는 안내음 들린다.

지완, 안되겠다 싶어 에이프런을 벗으며 태준을 찾아 나설 생각을 하는데.

이때, 카페 문 열리며 여사장 다급하게 들어선다.


여사장 : 클났다!! 큰일 났어! 박 팀장!!!

지완 : (무슨 소린지 모르고) 네?

여사장 : 박 팀장, 경찰서에 잡혀 갔어! 지금!!

지완 : (흠칫!! 황당하고 기가 막혀) 경...찰서요?

여사장 : 응.....오늘 아침에 박 팀장이 범서 건설에 찾아와 갖구 다 죽여버리겠다구 가만 안 둔다구

            책상을 뒤엎고 난동을 부리고 난리도 아니었나봐.

지완 : (쿵!!!!!)

여사장 : 기물 파손이랑 폭행이랑 이런 걸루 경찰서에 잡혀 갔대, 좀 전에.

지완 : (어이가 없어....안색이 창백해지는!!!)

여사장 : 무슨 일이라니 도대체.....그 얌전한 샌님같은 사람이.....너 뭐 아는 거 없어?

지완 : !!!!



36. # 경찰서 앞 (낮)


지완, 헐레벌떡 뛰어 경찰서 앞으로 와 선다. 안색이 창백해져 기가 막힌 표정으로 경찰서를 올려다 보는.



37. # 경찰서 계단 (낮)


지완, 다급하게 계단을 올라가는데. 성민, 계단을 내려오다가 지완과 마주친다.

성민, 지완을 알아보고..목례를 하는.


지완 : ......어떻게 된 거예요? 태준씨?

성민 : (참담한) 그냥 당하긴 억울하니까 항의라도 할려구 찾아왔던 건데....

         힘 없구 빽 없다구 그냥 앉아서 죽을 수만은 없으니까...(목이 멘다)

지완 : 경찰에다 말하면 되잖아요. 범서에서 뇌물 먹이구 로비 했다구 말하면 되잖아요!

성민 : (고개 저으며) 심증만 갖구 어떻게요?.....박 팀장님한테 일등이라구 말해준 사람두 이제 와서 말을 바꿨나 보던데.

지완 : ........(숨이 콱 막힌다) 태준씬 어떻게 되는 거예요. 그럼?

성민 : 다 끝장 난거죠, 뭐.....이번 일만 잘 됐으면 빚두 갚구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데....끝장 난거죠, 다.

지완 : (어이가 없다)

성민 : 전 빨리 변호살 알아봐야 돼서요....(꾸벅 인사하고 다급하게 뛰어 내려간다)

지완 : (기가 막힌다)



38. # 경찰서 안 (낮)


지완, 경찰서 안으로 들어선다. 태준을 찾아서 두리번거리며 오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선다.

저 앞으로 태준의 모습의 보인다.

피의자 의자에 앉아 고개 떨구고 있는 태준......예전의 댄디했던 모습은 간 데 없고 몰골이 참담하다.

와이셔츠는 풀어 헤쳐서 단추도 떨어져 나가고, 머리는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 참담하고 허탈한 표정이다.

지완, 가슴이 무너진다.....천천히 태준의 앞으로 다가가 선다.


지완 : 태준씨....

태준 : (흠칫....지완의 소리를 듣지만....그대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지완 : 태준씨이.....나 줌 봐요.

태준 :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든다.....두 눈에 쏟아질 듯 눈물이 가득 차 있다)

지완 : (태준의 눈물에 당황하며.....자신도 두 눈이 벌게진다)

태준 : (씁쓸하게 미소 띠고) 인제 다 끝났다......박 태준, 이제 확실히 완전히 다 끝난 거 같다...

지완 : (가슴이 메어진다)

태준 : 겨우 이럴려구....겨우 여기까지 올려구 그렇게 난리를 치구 발버둥을 쳤나?......

         참 짜친다....누구 말대루 박 태준 참 짜친다. (웃으려 하는데.....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지완 : (손을 내밀어 태준의 눈물을 닦아주다가.....그대로 선 자세에서 위로 하듯 따뜻하게 태준을 안아 준다)

태준 : .........(감정을 누르려 입술을 깨무는)

지완 : (눈물이 나올 것 같아 고개 돌리다.....흠칫 표정이 굳는다)


저 앞으로 강진이 가픈 숨을 몰아쉬며 경찰서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강진, 지완과 태준의 모습에 당황한다.

지완, 강진을 서늘하게 노려보다가......태준을 더 꽉 끌어 안는다.

너는 내가 지키겠다는 듯이....강진 보란 듯이 더 꼬옥 태준을 끌어안는.

강진, 그런 지완을 서늘하게 보며.....가슴에 또 다시 면도칼을 쌓는다.



39. # 경찰서 내부 계단 (낮)


강진, 멍하니 허탈한 표정으로 계단을 털레털레 걸어 내려 온다.

지완, 경찰서 사무실에서 나와 강진의 등을 노려본다.


지완 : 내가 할 거예요!!

강진 : (흠칫 멈춰서며 돌아보는)

지완 : 태준씨가 못하면 내가 할 거예요!!

강진 : .........

지완 : 태준씨 억울하게 당한 거, 니네들이 한 더럽구 비열하구 비겁한 짓, 내가 싹 다 밝혀 낼거야!!

강진 : (가슴이 턱 막히는 것 같다....그러나, 다시 서늘함으로 견디며)

지완 : 공모 심사했던 사람들두 한명 한명 다 찾아 다닐거야! 그게 몇 명이든! 며칠이 걸리든!!

강진 : .......

지완 : 언론사에 제보두 하구, 시민 단체두 찾아가구, 인터넷에두 올리구, 일인 시위두 하구......

         내가 할 수 있는 건...내가 할 수 없는 것도 다 할거야!!!

강진 : (서늘하게 보다가 다시 돌아선다. 무너질 것 같은 표정으로 계단을 천천히 내려 간다)

지완 : 니네 같은 놈들은 절대루 가만 두면 안돼!!

강진 : ........

지완 : 힘 좀 있다구 가진 게 좀 있다구....힘없고 약한 사람들 맘대루 짓밟구 함부루 빼앗는 니네 같은 것들은

         절대루 가만 두면 안돼!!

강진 : .........

지완 : 니네 같은 것들을 가만 두면 그래두 되는구나 생각하구, 잘못한 것도 모르구......

         제 2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구, 제 3의 피해자를 만들구......내가 할 거야! 내가 다 할거야!!!

강진 : (가슴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지완의 말을 들으며 계단을 내려가는)

지완 : (식식거리며 강진의 등을 분노로 노려 보며 서 있다.)



40. # 경찰서 앞 (낮)


강진, 경찰서 밖으로 나와 씁쓸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러다.....뭔가 결심한 듯 표정이 서늘해지는.



41. # 카메라 매장 앞 (낮)


강진, 한 카메라 매장 앞으로 와 선다. 매장 안에서 재현이 카메라를 고르고 있다.

강진, 재현을 보며 서늘한 표정으로 잠깐 생각하다가....매장 안으로 들어선다.



42. # 카메라 매장 안 (낮)


강진 : (들어서며) 재현아!!

재현 : (카메라 조작하고 있다가 돌아보며) 어, 강진아.

강진 : 카메라 사러 왔어? (눈길로는 휘 카메라를 구경하는 척 하는)

재현 : 어.....이번에 강릉 공사 갈 때 새 걸로 갖구 나갈려구......너두 한 대 사.....니 꺼도 완전 꼬졌잖아.

강진 : (카메라를 둘러보며) 그럴까?

재현 : 여기 신제품 좋은 거 대따 많아. 최신 제품은 다 있어. (직원에게) 우리 둘이 같이 사면 쫌 깍아주나요?

         (하며 강진을 따라 카메라 구경하며 걷는데)

강진 : (시선은 카메라에 둔 채) 내가 범서 그룹 사위가 되면 넌 뭐 시켜주까?

재현 : (흠칫!!) 너, 결심한 거야?!!

강진 : (씨익 재현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재현 : 잘했어, 임마! 니가 구푼이가 아닌 이상 당근 빠따 그래야지!!......

         (괜히 강진의 옷을 털어주며 아부하는) 내가 카메라 하나 사주까? 그냥?

강진 : 그래서 말인데 재현아.

재현 : (완전 납작 엎드린 표정되어) 응. 말만 해.

강진 : A에서부터 Z까지 범서 그룹의 모든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미리 공부를 좀 해두구 싶은데......

         (다시 카메라 구경하는 척 하며) 니가 좀 도와줄래? 니가 그래두 회장님쪽의 측근이라면 최측근이잖아.

재현 : 와아. 이 짜식 벌써부터 짱구 굴리는 것 좀 봐라....역시 니가 포인트를 아는구나.

         수석이 이게 고스톱 쳐서 딴 수석이 아니라니까.

강진 : (피식 웃고 카메라 구경하며) 내가 A에서부터 Z까지라 그랬지? 범서의 음지부터 양지까지.....

         (판매대에 놓인 카메라를 조작해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지듯) 이번 자연사 박물관 프로젝트 같은 거....

         로비는....누구 담당이냐?



43. # 준수 한의원 (낮)


준수,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준수 시선에 비친 하늘이 갑자기 두 세겹으로 뿌옇게 겹쳐서 보였다가....다시 정상으로 보인다.

준수, 이제 시력에도 이상이 오고 있다. 쿵! 다시 가슴 한 켠이 무너진다.



44. # 준수 한의원 응접실 (낮)


부산, 와플을 접시에 담아 테이블 위에 펼쳐 놓고 있다. 영숙과 진경, 앉아 있다.


부산 : 이건 호두 와플이구요, 이건 딸기 와플, 이건 땅콩 와플.....(영숙을 보며) 제가 만든 거예요. 드셔 보세요.

영숙 : .......(부산이 껄끄럽다. 당황했지만) 뭘 번거러운데 우리 꺼 까지 해서 왔어?

부산 : 앞으로는요 저를 그냥 아들처럼 생각해 주세요. 진경인 며느리처럼 생각해 주시구.

진경 : (흘겨 보는)

영숙 : (착잡한 표정으로 부산을 보는)

부산 : 우리 엄마두 예전에 그러셨어요. 지완이네 엄마가 그렇게 좋으면 그 집 가서 그 집 아들 하라구....

         전요, 솔직히 말하면 우리 엄마 아들이 아니구 이 집에 아들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땡 잡았을까 맨날 부러웠거든요.

영숙 : (어이가 없다.)

부산 : 혹시요......생각이 있으시면 저를 그냥 입양하셔도 되는데......

         어차피 우리 엄마한텐 우리 형이 있으니까 전 그냥 이 집에 와서 살아두... (하는데)

진경 : (결국 참지 못하고 부산의 뒤통수를 치며) 고마해라, 고마해.... 돼지 우리에 돼지를 한 마리 더 키우는 게 낫지,

         널 미쳤다구 입양하냐? 돼지는 키워서 잡아 먹기라두 하지.

부산 : 너, 내가 지금 돼지 보다 못하단 얘기야?.....조 진경! 나 확 운다, 그냥!!

영숙 :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다가) 미안한데...내가 좀 머리가 아파서 그런데....좀 가줄래? 부산아?



45. # 준수 한의원 마당 (낮)


준수, 전정 가위로 분재를 다듬다가 가위를 툭 떨어뜨린다. 손에도 마비가 오고 있다.

준수, 당황하며 왼손으로 오른 손을 힘껏 주무르는데. 진경, 부산의 귀를 잡고 끌고 나오고 있다.


부산 : 아악! 야아...아퍼어. 아퍼어.

진경 : 아프라고 잡아 당기지. 간지러우라구 잡아 당기냐?

부산 : (진경 손을 탁 쳐내며) 너, 내가 돼지 보다 못하다는 말 취소해! 취소해, 당장!!

진경 : 취소 못한다! 왜?!!!

부산 : 너 접때 술 먹고 길 바닥에 오줌 싼 거 우리 형한테 확 일러버린다!

진경 : (당황해서 입을 확 막으며) 그래...그래....돼지 보다 니가 나아. 니가 훨씬 나아, 차 부산.

부산 : (얄밉게 노려보다가....준수를 발견한다. 진경의 손을 쳐내고) 안녕하세요! 원장님!!

준수 : (돌아보고....미소 지으며).....그래.

부산 :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고 가려는데)

준수 : .....어머닌 잘 계시냐?

부산 : 네!.....우리 엄마 요즘 완전 사람 됐잖아요.

준수 : (보는)

진경 : 맨날 밤마다 소주 한 병씩 까구 주무셨는데, 인제 그것도 안 까시구요.....집에 있는 술병도 다 치워버리셨대요.

준수 : ........

부산 : (고개 끄덕이며) 인제 쥐 잡아 먹은 거 같은 화장두 거의 안하시구요.

         다방에두 잘 안 나가구 맨날 방에만 쳐 박혀 있었는데......오늘은 강가에 나가 앉아 있더라구요? 아까 올 때 보니까?

준수 : ......(흠칫 보는)

진경 : 강가엔 왜? 이 추운데?

부산 : 나두 궁금해서 물어보니까.....강물이 따뜻해지길 기다리고 있대.

준수 : !

진경 : 이 겨울에 무슨 강물이 따뜻해져?....혹시 우리 동네 온천 나오나?

준수 : ........(부산의 말이 문득 불길한)



46. # 강가 다리 근처 (지용이 죽었던, 낮)


준수의 차, 와서 멎는다. 준수, 차에서 내려 다리 아래를 내려다 본다.

저 멀리 강 기슭에 춘희가 쪼그리고 앉아 있다. 화장도 하지 않은 맑은 얼굴로 멀건이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춘희.

준수, 기가 막힌 표정으로 춘희를 보는데.



47. # 강 기슭 (낮)


멀건이 강물을 바라보고 있던 춘희, 벌떡 일어서더니 강쪽으로 걸어간다.

쪼그리고 앉아 강물에 손을 넣어보다가...물이 찬지 얼른 손을 뺀다.


준수(E) : 여긴 또 왜 나와 있어?


춘희, 고개 돌려보면, 준수, 저 앞에서 춘희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춘희 : (눈빛이 무섭게 흔들린다)

준수 : 이 엄동설한에 왜 나와 있냐구, 여긴?

춘희 : 죽을라구 나왔다, 왜?

준수 : (어이가 없어 픽 웃는)

춘희 : 이 강에서 니 아들도 죽었지? 우리 엄마두 여기다 뿌렸는데....이 강이 우리하군 인연이 차암 깊네, 인제 보니까.

준수 : !

춘희 : 너랑 나두 여기서 처음 만났잖아. 물에 빠져 죽을 뻔 한 걸 니가 구해줬었지?

준수 : .......

춘희 : 여기서 죽으면 외롭진 않을 거 아냐....우리 엄마두 있구...너 닮은 니 아들두 있구.....잊지 못할 추억두 있....(하는데)

준수 : (춘희의 손을 덥석 잡더니 우왁스럽게 끌고 간다)

춘희 : 이거 놔!! 나 진짜 죽어버릴 거라니까!! 이거 놔아!!!



48. # 강가 다리 근처 / 준수 차 안 (낮)


준수, 춘희를 끌고 와서 조수석에 밀어 넣고, 자신도 운전석에 오른다.

춘희, 준수를 찢어져라 노려 본다.


준수 : 그 놈의 레파토리 그만 좀 바꾸지 그래?.....장난칠 게 없어 목숨 갖구 장난을 치냐? 대체 언제 철들래?

춘희 : (노려 보는)

준수 : 내가 한 말 때문에 쇼크 먹었냐? 그럼, 그럴수록 더 오길 내서 잘 살아야지!

         나 같은 놈은 깨끗이 잊구 보란 듯이 더 잘 살 생각을 해야지!! 나 따위가, 내가 대체 뭐라구...

춘희 : (O.L.) 내 인생 전부다! 왜?!!

준수 : 뭐?

춘희 : 한 준수 넌 내 인생 전부구 내가 사는 이유다! 어쩔래?!!

준수 : !!

춘희 : 난 그래도 니 맘에 내가 쥐톨만큼은 있는 줄 알았는데.....내가 너 좋아하구 그리워한 거 반에 반에 반에 반만큼은

         너두 비슷한 마음 일거라구 생각했는데......내가 살 이유가 없다, 인제!

준수 : 차 춘희!!

춘희 : 나두 국어는 배워서 주제 파악은 할 줄 안다, 자식아.....니가 도망 가자 그랬다구 도망가서

         영영 저 놈이랑 같이 아들 낳구 딸 낳고 살아야지 그런 욕심까진 안 냈다, 솔직히....그냥 한 준수랑 쪼끔만 살자.

         내가 작부 딸이라는 거 아무도 모르는데 가서 마음대로 손도 좀 잡아보고, 같이 밥도 지어서 먹구,

         내 손으로 빨래도 해서 입혀주고....그러고 난 다음에 너 한의원 집 사위로 보내줄려구 그랬다. 자식아....

준수 : .........(가슴이 무너진다...그러다....현기증을 느끼는...눈 앞의 사물들이 세네 개로 겹쳐지며 흔들린다.)

춘희 : (앞을 보며) 나두 산수를 배워서 분수는 안다구, 자식아.....

         너 같이 대단한 놈은 나한테 가당치도 않다는 거! 너 같이 잘난 놈은...

준수 : (자꾸만 눈앞이 흐려져 온다....정신을 차리려 애쓰지만....그래도 끼무룩 의식을 잃으며 차창 쪽으로 쓰러지는)

춘희 : (앞을 보고 있느라 옆에 있는 준수의 상태는 눈치 채지 못한다) 꿈도 꿔선 안된다는 거,

         너 같이 멋진 놈이랑 부부로 살다간 내가 경끼가 나서 명대로 못 살거라는 거.....내가 너보다 훨씬 더 잘 안다, 자식아.

준수 : (그대로 쓰러져 있는)

춘희 :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돌리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준수를 벙한 표정으로 본다)....한 준수.

준수 : ......(그대로 의식을 잃은 채)

춘희 : (어리둥절한....심각성은 전혀 눈치 못채고)......한 준수.......야......한 준수....


F.O.



49. # 범서 건축 외경 (아침, 며칠 후)



50. # 범서 건축 화장실


강진, 거울 앞에 서서 넥타이를 다시 반듯하게 매고 있다.

비장한 결전을 앞두고 있는 듯한 표정. 눈빛이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날카롭다.

강진, 잠깐 생각하다가 핸드폰을 한다.


강진 : 좀 전에 전화 드렸던 차강진입니다......회장님......들어오셨나요?



51. # 우정 사무실 (낮)


무섭도록 싸늘하게 굳은 우정, 급당황한 표정으로 전화 받고 있다.


우정 : 무슨 소리야, 그게?......차 강진이 누굴 찾아가 뭘 어쩌구 있다구?!! (버럭) 그 자식, 미친 거 아냐?!!!!



52. # 회장실 (우정부방) (낮)


우정부, 강진이 갖고 온 각종 서류들을 훑어보고 있다.

강진, 우정부 맞은 편 소파에 앉아 있다. 담담하려 있는 힘을 다하며.


우정부 : (마음을 알수 없는 표정....읽던 서류를 테이블에 탁 놓는다.) 이게 뭔가?

강진 : 자연사 박물관 프로젝트, 로비 자금이 오갔던 자료들입니다.

         김 현우 국회의원 비서관을 통해 세 차례에 걸쳐 총 1억원이 전해졌구...

우정부 : (O.L.) 그래서?

강진 : 뺏어온 걸 다시 돌려 주십시오.

우정부 : 왜?

강진 : 그건 강도 짓이니까요.

우정부 : (눈빛이 흠칫 흔들린다)

강진 : 뇌물과 로비로 비겁하게 뺏어왔던 프로젝트, 원래 주인에게....박태준에게 돌려주십시오.

우정부 : (서늘하게 보는) .....박태준과 자네가 어떤 관계지?

강진 : ........(말을 못하는)

우정부 : 못 돌려 준다면?

강진 : .........

우정부 :  못 돌려 준다면 어떡할건데?

강진 : ......지금부터 생각해 볼 작정입니다. 이 자료를 바로 언론사로 보낼 수도 있구요.

우정부 : 지금 자네가 하고 있는 짓이 무슨 의민지....혹시 알고 있나?

강진 : ........알고 있습니다.

우정부 : (강진을 뚫어지게 서늘하게 보며)......우리가....안면이 있지?

강진 : ........

우정부 : .......자네 이름이......

강진 : (우정부를 똑바로 보며) 차 강진입니다.



53. # 회장실 (회장 부속실) 앞 / 복도가 있는 (낮)


강진, 지친 표정으로 문 열고 나오면, 우정이 문 앞에 기다리고 서 있다.


우정 : (기가 막힌 표정으로 강진을 찢어지게 노려 보고 있는)

강진 : (멀건이 보다가....돌아서 가려는데)

우정 : 니가 지금 무슨 짓을 한 지 알어?!!

강진 : (그대로 걸음 옮겨서 가는)

우정 : (버럭) 니가 지금 얼마나 엄청난 짓을 한지 아냐구?!! 이 닭대가리야!!

강진 : (그대로 걸어가는데)

우정 : (급한 걸음으로 와서 강진을 가로 막고 선다)

강진 : ........

우정 : 감히 누굴 협박해? 니가 이러고도 무사할 거 같애?

강진 : .......

우정 : 이러고도 무사할 거 같냐구, 니가?!!!

강진 : 상관 없습니다.

우정 : 뭐?

강진 : 상관...없습니다.

우정 : (기가 막힌다) 박태준을 살리겠다구 니가 죽어? 너, 박태준이 누군지 몰라? 박태준이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잊어버렸어?

강진 : .......

우정 : 박태준은 예전에 널 내쫓기 위해서...

강진 : (O.L.) 상관 없습니다.

우정 : (허! 기가 막히다)

강진 : (그대로 목례하고 가는)

우정 : (강진의 등에다 대고) 니가 왜 이러는지 설명을 해!

         내 대가리론 아무리 쥐어 뜯어두 모르겠으니까 설명을 하구 가라구! 이 새대가리야!!

강진 : (말없이 걸어가는)



54. # 태준 거실 (새로 이사간 오피스텔-사무실과 집을 함께 쓰는) (낮)


성민, 먼저 문을 열고 들어오면, 지완, 뒤이어 들어온다. 태준을 발견하고 기가 막힌 표정되는.

성민은 한숨을 쉬며 보다가 밖으로 다시 나가고.

태준,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눈 감고 있다.

태준 주위로 빈 소 주병과 맥주 캔, 빵 봉지, 빈 컵라면 어지럽게 널려 있다.

태준, 면도도 제대로 못하고, 거의 폐인 같다.

지완, 속상한 표정으로 태준을 보다가.....어지럽게 널린 빈 소주병과 맥주캔을 치우기 시작한다.


태준 : (눈 감은 채) 그만해.....됐어....그만해.

지완 : (태준을 보는)

태준 : (눈 감은 채)........가......가, 지완아.

지완 : (개의치 않고 계속 청소를 시작한다)

태준 : (천천히 눈을 뜨고....그런 지완을 젖은 눈으로 보는)

지완 : (입술 불끈 깨물고 계속 열심히 청소를 하는)



55. # 강진 오피스텔 거실 (밤)


작은 스탠드 하나만 켜진 거실.

강진, 휘청휘청 거실로 들어와 겉옷을 벗어 아무데나 던져 버리고는 몹시 힘겹고 지친 표정으로 소파에 털석 앉는다.

그러다....잠깐 생각하다 책장 서랍을 열어 펜던트를 꺼내서 본다.

펜던트를 손 안에 넣고 꼬옥 쥐는 강진....스스로를 다독이는. 잘했다, 차강진....잘했다.....후회하지 말자.

다시 손바닥을 펴서 펜던트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강진. F.O.



56. # 범서 건축 외경 (아침)



57. # 범서 건축 사무실 (낮)


출근하던 우정, 심난한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서다가 뭔가 발견하고 흠칫 걸음을 멈춘다.

강진의 자리, 내사과 직원들로 보이는 남자들이 (세명 정도) 박스에 강진의 물건들을 쓸어 담고,

강진 책상의 컴퓨터도 뽑아 옮겨가고 있다.

용채, 경수 등 강진 팀원들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고.

우정, 안색이 창백해지는.



58. # 강진 오피스텔 거실 (낮)


강진, 입은 옷 그대로 소파에 누운 채 잠들어 있다. 이때, 핸드폰 울린다.

강진, 여전히 눈은 감은 채 호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발신자 확인도 않고 받는다.


강진 : .........네.

재현(F) : 어떡해, 강진아! 너 큰일 났어, 임마!

강진 : ........(눈을 감은 채) 왜?........무슨 일인데?

재현(F) : 곤명 프로젝트 디자인 파일, 니가 다른 회사에 돈 받고 넘겨줬다구 내사과에서 나와 갖구 난리가 났어, 지금.

              니 컴퓨터랑 물건들도 싹 다 가져가구.

강진 : (흠칫! 눈을 뜬다)

재현(F) : 니가 산업 스파이라는데.....그럴 리가 없잖아.

강진 : (기가 막힌다...몸을 일으켜 앉는다.)

재현(F) : 형사들이 지금 너한테 가구 있을 거야......일단 몸부터 피하구 내가 번호 찍어 줄테니까 바루 변호사한테 가 있어.

강진 : (툭 힘없이 핸드폰을 떨어뜨리며......생각하는)

우정(E) : 니가 지금 얼마나 엄청난 짓을 한지 아냐구?!! 이 닭대가리야!! 니가 이러고도 무사할 거 같애?

강진 : (가만 있지 않을거라곤 생각했지만....손 쓸 틈도 없이 이렇게 빨리 보복 조치가 시작되는 건가......

         그들의 기동성(?)에 기가 막히고 씁쓸하고 어이가 없다......)


이때, 초인종 울린다. 강진, 일어나서 인터폰 화면을 본다......인터폰 화면에 지완의 얼굴이 비치고 있다.


강진 : !


초인종 다시 울린다. 강진, 그 자리에 굳은 듯 서서 인터폰 화면 속의 지완의 모습만 바라보고 있다.



59. # 강진 오피스텔 앞 (낮)


지완, 인터폰을 계속 눌러대다가 반응이 없자 현관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한다.


지완 : 안에 있는 거 다 알아요.....수위 아저씨한테 들었어요.....할 얘기가 있어요. 문 좀 열어봐요.....


이때, 저 앞에서 우정이 강진의 오피스텔을 향해 오다가 지완의 모습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춘다.



60. # 강진 오피스텔내 현관 (낮)


강진, 현관 앞으로 와 선다.



61. # 강진 오피스텔 앞 (낮)


지완, 쿵쿵쿵 문을 두드리다가....멈추고.


지완 : 공모 심사위원들이 아무도 만나 주질 않아요. 마치 약속이나 한 것 처럼....

         간신히 찾아가두 온갖 핑곌 대구 피해버리구....벌써 거기까지 손 썼어요? 거기까지 뇌물을 먹인거야?....

         (결국 터지는)....어디까지야? 니들이 손을 뻗친 데가 어디까지냐구, 대체?!!



62. # 강진 오피스텔 현관 (낮)


강진, 현관문을 잡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다.



63. # 강진 오피스텔 앞 (낮)


지완 : (입술 불끈 깨물고) 그래, 한번 해보자!.....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니들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끝까지 한번 가보자, 그래!!!(현관문을 쾅 걷어차고는 돌아서 가려는데)


이때, 현관 문 열리며, 강진, 나온다.

지완, 문 열리는 소리에 돌아보다가....강진과 시선을 마주치고는 원망스럽게 노려보는.


강진 : (초췌해진 지완을 보다가.....건조하게) 밥은 먹구 다니냐?

지완 : (찢어지게 노려보는)

강진 : (계속 감정없이 건조하게 말하는) 그래, 뭐 끝까지 해보는 건 좋은데....

         우리하구 붙을라면 웬만한 체력 갖군 어림두 없을걸?......손가락 하나 갖구 툭 밀면 바루 쓰러져 버릴 거 같은 게

         엇다 대구 까불어?

지완 : (기가 막혀서 노려 보는)

강진 : 가서 밥도 더 많이 먹구 잠두 더 많이 자구.....제대루 준비해서 다시 와서 덤벼!.........

         미안한데, 나, 너 하나두 안 무서워.

지완 : (어이가 없어 식식거리며 노려 보는데)

우정(E) : 한 지완씨 때문이니?


강진, 돌아보면 저 앞에서 우정이 서늘한 표정으로 걸어와 선다.


강진 : !

지완 : (당황하는)

우정 : (지완에게 짧게 서늘한 시선주고 다시 강진을 보며) 박 태준 살리려구 그렇게 어이없게 자살 행위 한 거,

         여기 서 있는 이 친구 때문이야?!!

강진 : (당황하는...)

지완 : (그게 무슨 말인가.....)

우정 :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문득 한 대 맞은 듯 표정 서늘해지며).....니가 사랑하고 있다는 그 여자가......

         (지완을 보며) 혹시....얘니?

지완 : (당황한.....강진을 보는)

강진 : (.....역시 당황하며....지완의 시선을 피하는데)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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