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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5.03|조회수1,301 목록 댓글 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0











1. # 강진 오피스텔 앞 (낮, 9회 마지막씬에서 연결된)


지완 : (입술 불끈 깨물고) 그래, 한번 해보자!.....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니들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끝까지 한번 가보자, 그래!!! (현관문을 쾅 걷어차고는 돌아서 가려는데)


이때, 현관 문 열리며, 강진(와이셔츠 차림), 나온다.

지완, 문 열리는 소리에 돌아보다가....강진과 시선을 마주치고는 원망스럽게 노려 보는.


강진 : (초췌해진 지완을 보다가.....건조하게) 밥은 먹구 다니냐?

지완 : (찢어지게 노려보는)

강진 : (계속 감정없이 건조하게 말하는) 그래, 뭐 끝까지 해보는 건 좋은데....

         우리하구 붙을라면 웬만한 체력 갖군 어림두 없을걸?......손가락 하나 갖구 툭 밀면 바루 쓰러져 버릴 거 같은 게

         엇다 대구 까불어?

지완 : (기가 막혀서 노려 보는)

강진 : 가서 밥도 더 많이 먹구 잠두 더 많이 자구.....제대루 준비해서 다시 와서 덤벼!.........

         미안한데, 나, 너 하나두 안 무서워.

지완 : (어이가 없어 식식거리며 노려 보는데)

우정(E) : 한 지완씨 때문이니?


강진, 돌아보면 저 앞에서 우정이 서늘한 표정으로 걸어와 선다.


강진 : !

지완 : (당황하는)

우정 : (지완에게 짧게 서늘한 시선주고 다시 강진을 보며) 박 태준 살리려구 그렇게 어이없게 자살 행위 한 거,

         여기 서 있는 이 친구 때문이야?!!

강진 : (당황하는...)

지완 : (그게 무슨 말인가.....)

우정 :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문득 한 대 맞은 듯 표정 서늘해지며).....니가 사랑하고 있다는 그 여자가......

         (지완을 보며) 혹시....얘니?

지완 : (당황한.....강진을 보는)

강진 : (.....역시 당황하며....지완의 시선을 피하는)

우정 : (강진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지완임을 확신하고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허!허! 헛웃음 웃는, 꽤 큰 충격이다)

         ......한 지완이었단 말이지? 그 여자가? 허어어.......허어어.......

지완 : (당혹스런 표정으로 강진을 보는)

강진 : (당황해서....차마 지완을 못 보고 고개 돌리고 있다가.....흠칫 표정이 굳는다)


저 앞에서 형사 두 명, 강진의 사진을 확인하며 강진을 향해서 걸어와 선다. (형사 한명은 커다란 압수용 박스를 들고)


형사1 : 차 강진씨죠? (신분증 보여 주며) 중앙 지검에서 나왔습니다.

강진 : (표정이 싸늘하게 굳고)

우정 : (당황하고)

지완 :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는)

강진 : (순간 걱정스러워져 지완을 본다.)

지완 : (얼떨떨한 표정으로 안색이 창백해져 강진을 보고 있는)

강진 : (마음이 무너진다...다시 시선 외면하는)



2. # 강진 오피스텔 침실


형사2, 박스에다 강진의 컴퓨터 하드 디스크와 디스켓, 통장, 계약서, 각종 서류들을 쓸어 담고 있다.



3. # 강진 오피스텔 거실


멍한 강진, 집을 떠나기 위해 외투를 갖춰 입고 있다. 형사1, 강진의 옆에 서서 강진을 감시하고 있다.

강진, 문득 생각이 든 듯 책상 서랍을 열어 펜던트를 꺼내서 보다가...호주머니에 넣고는.....

잠깐 생각하다가.....핸드폰을 꺼내서 든다.



4. # 강진 오피스텔 앞


지완, 굳게 닫힌 문 앞에 당혹스런 표정으로 서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얼떨떨하고 당혹스런.

우정, 머리를 쥐어 잡고 잔뜩 괴로운 표정으로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다가...지완을 노려 본다.

이때, 우정의 핸드폰 울린다. 우정, 핸드폰 들어 발신자 확인하면 ‘차 강진’이라고 뜬다.

우정,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핸드폰을 열어 귀에 댄다.


우정 : 여보세요.

강진(F) : 아무 말 하지 말구, 내가 하는 말만 들어주세요.

우정 : !

지완 : (여전히 현관문만 당혹스럽게 보고 있는)



5. # 강진 오피스텔 안


강진, 핸드폰 하고 있다. 형사1은 여전히 강진을 감시하고 있다.


강진 : (차분하고 담담하게) ....지완이 좀....데려가주세요.



6. # 강진 오피스탈 앞


우정 : (어이없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귀에다 댄 채 지완을 보고 있다)

지완 : (여전히 현관문만 응시하고 있는)



7. # 강진 오피스텔 안


강진 : 빨리...어디든지 좀....데려가주세요...부탁합니다. 이사님.



8. # 강진 오피스텔 앞


우정 :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가 신경질적으로 탁 끊어버리고는

         억장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지완을 노려 본다)

지완 : (여전히 현관문만 응시하며 강진이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9. # 강진 오피스텔 안


강진 : (핸드폰을 힘없이 끊는다)

형사2 : (박스에 물건들을 가득 담아 들고 나오며) 옷 다 입으셨음 그만 가시죠.

강진 : 잠깐만요......잠깐만 좀 기다려 주세요.



10. # 강진 오피스텔 앞


지완 :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안으로 들어가려고 현관문 고리를 잡는데)

우정 : (갈등하다가)....갑시다, 그만.

지완 : (보는)

우정 : 가자구요, 그만.

지완 : (당혹스럽게 보는)

우정 : (지완의 팔목을 탁 잡으며 끌고 가는데)

지완 : (얼떨결에 잠깐 끌려가다 우정의 손을 탁 뿌리친다) 무슨 일이예요? 대체?.....

         저 형사들은 뭐구....강진 오빠한테 무슨 일이 생긴거예요? 지금?!!

우정 : (밉게 보다가....지완의 팔을 다시 잡고 끌고 가려는데)

지완 : (다시 탁 뿌리치며) 가구 싶음 혼자 가요! 강진 오빨 만나야겠어요.......

         (현관문 앞으로 다가가 현관문을 두드린다) 오빠! 강진 오빠! 강진 오빠아!!

우정 : (결국 참지 못하고 터지는) 너한테 안 보여주구 싶대잖아!!!

지완 : (흠칫 우정을 돌아보는)

우정 : 형사들한테 끌려 가는 꼴 너한테 보여주기 싫대잖아!!

         나한테 널 데리구 저 안 보이는 딴 데루 가라잖아, 그래서!! 차 강진 저 거지같은 새끼가!!

지완 : !!!! (쿵!!! 눈빛이 무섭게 흔들리는)

우정 : 거지 같은 자식....그걸 나한테 부탁해?.......잔인한 새끼.....이 거지 같은 자식.....(식식거리는)

지완 : (당혹스러운!!!)

우정 : 아, 몰라! 니 맘대루 해!! 차 강진 끌려 가는 꼴이 그렇게 보구 싶음 두 눈 크게 뜨고 지켜 보든 말든 니 맘대루 해!!

         (휙 돌아서 가버린다)

지완 : (당혹스럽게 우정을 보다가.....강진의 현관문을 무너지는 표정으로 보는)



11. # 강진 오피스텔 안


강진, 그대로 서서 지완이 떠나가길 기다리고 있다. 형사들도 옆에서 의아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고.



12. # 강진 오피스텔 앞


무너지는 표정으로 강진의 현관문을 지켜 보던 지완, 결국 천천히 발걸음 돌려서....휘적휘적 오피스텔 앞을 떠나간다.....



13. # 강진 오피스텔 지하주차장


강진, 형사들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주차장 쪽으로 나온다.

형사1, 강진의 한쪽 팔을 잡고 가고, 형사2, 박스에 강진의 물건들을 챙겨서 간다.

형사3은 운전석에 앉아 있다가 형사2의 박스를 받아 트렁크에 싣는다.

형사1, 강진에게 타라고 등을 떠밀고,

강진, 자동차 문 앞에서 잠깐 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돌리다....흠칫하는 표정 짓는다.

바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우정의 차가 서 있다.

우정, 운전석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강진을 보고 있다. 원망과 미안함이 뒤섞인 표정.

강진, 혹시 지완이 근처에 있나 걱정스런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다가.....

지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우정을 담담하게 보다가.....차에 오른다.

형사1, 2는 강진의 양 옆으로 탄다.

우정의 눈빛이 극심하게 흔들린다.

차 안에 탄 강진, 답답한 표정으로 눈을 감는다.

잠시 후, 강진이 탄 차, 출발해서 떠나기 시작한다.

눈가가 벌게진 우정, 차마 보기가 힘들어 시트에 머리를 기댄다.

강진이 탄 차, 출구 쪽으로 가는데, 출구 기둥 모퉁이에 지완이 몸을 숨기고 서 있다.

지완, 차마 나서지 못하고, 몸을 숨긴 채, 떠나가는 강진의 차를 아프게 지켜 보고 있다.

강진이 탄 차 백미러에 지완의 모습이 잠깐 비친다. 강진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

강진이 탄 차, 주차장을 빠져 나가고, 지완, 그제서야 밖으로 걸어 나온다.

강진이 떠나고 난 텅 빈 공간을 망연자실하게 응시하고 있던 지완....문득 고개를 돌려 우정의 차가 있는 곳을 본다.

시트에 기대 눈을 감고 있던 우정, 천천히 눈을 뜨고 차를 출발시켜 가려고 하다가 뭔가 발견하고 흠칫 표정이 굳는다.

저 앞으로 지완이 우정의 차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우정, 서늘하게 지완을 노려 보는데, 지완, 우정의 차 앞으로 와 우정의 차 유리창을 쾅쾅쾅 두드린다.

우정, 여전히 밉게 노려 보며 어쩔 수 없이 차 문을 내린다.


지완 : 설명을 좀 해주세요....강진 오빠한테.....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아까 말씀하신 게 무슨 뜻인지.....

         얘기를 좀 해주세요.

우정 : (밉게 노려보고만 있는)

지완 : 아까......태준씰 살리려구 강진오빠가 자살 행윌 했다는 게.....그게 대체 무슨 뜻인지....얘길 좀....(해주세요...하려는데)

우정 : (여전히 밉게 노려보다가 차 문을 다시 올리는데)

지완 : (손을 집어 넣어 유리문이 못 올라오게 유리문을 누르며) 얘길 좀 해 주세요, 제발!!

우정 : (입술 불끈 깨물고 계속 유리문 올리려는데)

지완 : (완강하게 힘주어 유리문을 누르고 있다...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우정 : (노려 보다가 차에서 내려 선다. 차문을 신경질적으로 쾅 닫아버리고)

지완 : ........

우정 : (노려 보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길해 드릴까요?

지완 : ........

우정 : 차 강진 저 개떡같은 자식이 박 태준을 살리려구 무슨 짓을 했는지....무슨 닭대가리 같은 짓을 했는지......

         그것부터 얘기할까요?

지완 : ..........(당혹스럽게 보는)

우정 : 차 강진 저 개떡 같은 자식이 한 지완이란 기집애 때문에.....

         철천지 웬수 박태준을 위해서 무슨 새대가리 같은 짓을 했는지......그것부터 얘기할까요?

지완 : ........(계속 당황한 표정으로)



14. # 형사 차안 (강진이 탄) / 달리고 있는


형사들 틈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던 강진, 천천히 눈을 뜬다. 갑작스레 닥친 상황에 당황하고 놀라던 지완이 걱정스럽다.

강진, 다시 괴롭게 눈을 질끈 감는다.



15. # 강진 오피스텔 주차장


아직 주차장을 떠나지 못하고 건물 기둥 앞에 넋을 놓고 주저 앉아 있는 지완. 우정은 떠나고 없다.

한 대 맞은 듯 멍하니 넋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다.


우정(E) : 박태준 구할려다 차 강진 인생두 완전히 끝장났어요.....어때요? 기분이?.....이제 속이 후련해요?


자괴감으로 입술을 불끈 깨무는 지완, 자신이 강진에게 뱉았던 송곳 같은 말을 떠올린다.


지완(E) : 니네 같은 놈들은 절대루 가만 두면 안돼!!



16. # 플래시백


1. 9회 #38. 경찰서 안

강진 보란 듯이 태준을 꼬옥 끌어안던 지완. 서늘하게 굳어 지완을 바라보던 강진.

2. 9회 #40. 경찰서 내부 계단

지완 : 태준씨 억울하게 당한 거, 니네들이 한 더럽구 비열하구 비겁한 짓, 내가 싹 다 밝혀 낼거야!!

강진 : (가슴이 턱 막히는 것 같다....그러나, 다시 서늘함으로 견디며)

지완 : 힘 좀 있다구 가진 게 좀 있다구....힘없고 약한 사람들 맘대루 짓밟구 함부루 빼앗는 니네 같은 것들은

         절대루 가만 두면 안돼!!

강진 : .........

지완 : 니네 같은 것들을 가만 두면 그래두 되는구나 생각하구, 잘못한 것도 모르구......

         제 2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구, 제 3의 피해자를 만들구......내가 할 거야! 내가 다 할거야!!!

강진 : (가슴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지완의 말을 들으며 계단을 내려가는)



17. # 강진 오피스텔 주차장


지완, 그런 줄도 모르고.....그런 줄도 모르고.....괴로운 표정으로 귀를 꽉 막는다. F.O.



18. # 검찰청 마당 (낮, 다른 날)


재현이 운전하는 우정의 차, 와서 멎는다.

심난한 표정의 재현, 차에서 내려 문을 열어주면, 우정, 차에서 내린다.


우정 : 넌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재현 : (코트 저고리에서 캔커피 꺼내서 우정에게 주며) 이거 강진이한테 좀 전해 주십시요....

         그리구,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도 꼭 전해주십시요.

우정 : (서늘하게 보다가 거칠게 받아 쥐고....출입문쪽으로 가다가 뭔가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계단에 지완이 바들바들 떨며 고개를 떨구고 웅크리고 앉아있다.

우정, 그런 지완을 서늘한 표정으로 보다가....지완을 스쳐 검찰청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지완, 우정이 자신을 스쳐간 것도 모르고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다는 듯 계속 웅크리고 앉아 있는.



19. # 검찰청 면회실


몹시 지치고 피곤한 표정의 강진(노타이의 와이셔츠 차림, 수염도 약간 자라고 초췌한),

담담한 표정으로 캔커피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정, 그런 강진을 몹시 속상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우정 : 내가 분명히 경고했지? 여긴 정글 밀림보다 더 무서운 데라구.

강진 : (우정을 담담하게 보는)

우정 : ...너 같은 순진한 애기 하나 없애는 건 문제두 아냐.

강진 : (피식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며) ...그러게요. 제가 범서를 너무 우습게 봤습니다.

         사람 하나 잡는 기술이 얼마나 치밀하고 교묘하고 용의주도한지 새삼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우정 : .....그냥 죽을래?

강진 : ........

우정 :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해두 어차피 넌 내부고발자야.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널 받아주는 회산 어디에도 없어....

         넌 이제.....끝이야!!

강진 : ........(피식 씁쓸하게 웃고 캔커피를 따서 마시기 시작한다)

우정 : 나하구 미국으루 가자. 미국이 싫으면 프랑스도 좋구, 프랑스가 아니면 호주도 좋구, 캐나다두 좋구.......

         니가 가구 싶은데 어디든 가자.

강진 : .........(계속 커피만 마시고 있는)

우정 : 거기 가서 나하구 살자. 학교도 더 다니구, 공부두 더 하구.

강진 : ........

우정 : 니가 같이 간다면 난 다 버릴 수 있어.

강진 : (커피를 마시다....내려 놓는다)

우정 : 나하구 같이 가자, 차 강진!....같이 가자!!

강진 :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우정 : (흠칫)

강진 : ......그러고 싶지 않아요.

우정 : (당혹스럽게 표정 굳어지며) ....왜? 한 지완, 그 기집애 때문에?

         너, 약 먹었니?! 총 맞았어?!! 한 지완, 박태준이 여자야! 그깟 기집애가 뭐라구,

         그 근본도 모르구 카페에서 써빙이나 하는 한지완 그 따위 기집애가 대체 뭐라구....(하다가 입을 다문다)

강진 :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 보고 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무섭고 차가운 눈빛으로)

우정 : (강진의 눈빛에 기가 막히고 참담해진다.) 왜? 듣기 싫니? 한 지완 그 기집애 씹는 건 또 듣기 싫어?

강진 : ..........(계속 매서운 눈길로 보는)

우정 : 한마디만 더 하면 한 대 치겠다?

강진 : (매서운 눈빛을 거두고 커피 캔을 우정 앞으로 밀어주며 일어서는) 잘 마셨습니다....

         나가실 때 쓰레기통에 좀 버려 주실래요?



20. # 검찰청 마당 (날이 너무 추우면 로비로 옮기셔도 무방합니다^^)


우정, 참담함과 기막힘을 간신히 누르며 빈 커피캔을 들고 나온다.

지완, 여전히 계단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우정, 지완을 서늘하게 노려보다가 커피 캔을 옆에 있는 휴지통에 신경질적으로 던져 버리고 지완 옆으로 다가간다.


우정 : (말투가 곱지 않다. 빈정거리는) 차강진이 보면 가슴이 찢어지겠네. 이렇게 추운 날 무작정 웅크리고 앉아서.

지완 : (흠칫 돌아보다가...우정을 보고 당황하는)

우정 : 차 팀장 만나러 왔어요?

지완 : .......안 만나겠대요....변호사가 세 번이나 얘길 했는데.....안 만나겠대요, 강진 오빠가.

우정 : 만나주지도 않을 건데 왜 여기서 이러구 있어요? 미련 곰탱이처럼?

지완 : ........만나셨어요? 강진 오빠?

우정 : (서늘하게 보다가 다시 계단을 내려가는데)

지완 : (우정의 팔을 붙들며) 도와 주세요!

우정 : ........

지완 : 강진 오빨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이사님 밖에 없어요. 도와 주세요.

우정 : (밉게 노려 보는)

지완 : 도와 주세요.

우정 : 내가 왜요?

지완 : ........

우정 : (이를 악무는 느낌으로) 나 아닌 다른 여자 땜에 우리 회사에, 내 아버지한테 비수를 들이댄 놈한테

         (자기도 모르게 감정 격해져) 내가 왜요?!!!

지완 : ........강진 오빠....차강진씨하구 전 아무 사이두 아니예요....오해하시는 것처럼 그런 사이....절대 아니예요.

우정 : (픽 어이없다는 듯 웃고 지완이 잡은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너 지금 누구 갖구 노니?!!

         이것들이 오냐오냐 해주니까 사람을 완전 졸루 보구...

지완 : (O.L.) 전 지금 태준씰 만나구 있는 사람이예요! 아시다시피!!

우정 : (서늘한 눈길로 노려보는)

지완 : .........도와 주세요. 강진 오빠랑 이사님 서로 좋아하시잖아요.

우정 : (노려 보는)

지완 : 강진 오빠 사랑하시잖아요!!

우정 : (어이 없다는 듯 보다가....도발하듯) 차 강진....살려줄테니까......박 태준이랑 헤어질래?

지완 : (흠칫)

우정 : 박 태준이랑 헤어질 수 있냐구? 차 강진 살려주면?

지완 : ......(대답 못하는)

우정 : (서늘하게 보다가...걸음 옮겨서 가려는데)

지완 : .......헤어질께요. 헤어질 수 있어요.

우정 : (지완의 순진함에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픽 웃고).....아니다. 박태준 하구 결혼을 하는 건 어때?

지완 : (흠칫)

우정 : 차 강진이 더 이상 쳐다도 못 보게 꿈두 못 꾸게 아예 결혼을 해버리는 건 어때?

지완 : (우정의 조롱을 깨닫고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려 오는)

우정 : 그건 못하겠어?....그래, 그건 못하겠지? (서늘하게 보다가 몸을 돌려 걸어가는)

지완 : (걸어가는 우정의 등을 보다가......)....할께요.

우정 : (그 말에 걸음을 멈칫 멈추고 지완을 돌아보는)

지완 : (이를 악무는 느낌으로) 태준씨랑 결혼, 할께요. 할 수 있어요......

         또 뭐 더 원하는 거 없어요? 다 말해 보세요. 뭐든지 할께요.

우정 : (어이 없는 표정으로 보는)

지완 : 뭐든지 할께요! 말씀만 하세요!!.........(결연한 표정)

우정 : (서늘하게 보다가)....꺼져!!!

지완 : (흠칫)

우정 : 꺼지라구! 차강진 옆에서!!

지완 : ......

우정 : 앞으로 차 강진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라구!!!

지완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다가.............알겠다는 듯 고개 끄덕이고.....가방을 들고...걸음을 옮겨 가기 시작한다.)

우정 : (서늘한 표정으로 노려 보는)

지완 : (검찰청 마당을 휘적휘적 떠나가는......)

우정 : (가는 지완의 모습을 서늘한 표정으로 보며....핸드폰을 들어 태준에게 전화하는)

         ..........박 태준씨! 저 이 우정인데요....뭘 하나 알려드려야 할 게 있어서 전활 드렸어요.....

         (지완의 모습, 점점 더 멀어져 간다)....간만에 술이나 한잔 할까요? 우리?



21. # 클럽 바 (조용한 바, 밤)


태준(여전히 면도를 하지 않아 수염은 까칠하고 초췌한), 당혹스런 표정으로 우정을 보고 있다.

태준 맞은 편의 우정, 태준의 잔에 양주를 따라준다.


태준 : (몹시 놀라고 당황한....) 뭐라 그랬어, 방금?!! 차 강진이 지금 검찰에 있다구?

우정 : 박 태준한테 뺏은 걸 돌려 주라구 우리 회장님을 협박했거든.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겁대가리도 없이.....

태준 : (자신을 살리려 강진이 그런 일을 했다는 게 충격이다!!)

우정 : (양주 스트레이트잔 단숨에 비우고) 거지 깽깽이 같은 것들이 쌍으루 얼마나 진상들인지.....

         차 강진하구 한 지완 사이, 넌 언제부터 알구 있었니?

태준 : (강진 생각에 아직 당혹스럽게 굳어 있는)

우정 : 등신 같이.....니 여자 하나 못 지키구 뭐했어, 넌?!!!

태준 : (당혹스럽게 표정이 굳어 있다. 자신을 위해 자살 행위를 한 강진을 생각하고 있다)

우정 : 뭐했냐구? 박 태준씨?!!

태준 : .......(여전히 그 생각에 빠져)

우정 : 사람 말 안 들려?!!

태준 : (우정을 똑바로 보며)......차 강진이 먼저였어.

우정 : 뭐?

태준 : 나보다 차 강진이 먼저였다구!

우정 : ?

태준 : (스트레이트 잔 반만 비우고)........옛날에 한 시골 마을에....한 소년과 소녀가 있었어.

우정 : (? 태준의 뜬금없는 말에 황당한)

태준 : (양주잔 만지작거리며) 소년한텐 아버지의 유품같은 펜던트가 있었는데.....소녀 때문에 그 펜던트를 물 속에다 빠뜨렸대.

우정 : 난데 없이 무슨 얘기하는 거야, 지금?

태준 : (개의치 않고 계속 얘기하는) 소녀는 그 펜던트를 꼭 찾아 주구 싶어서 오빠한테 부탁을 했는데.....

         그 펜던트를 찾으러 물 속으로 들어갔던 오빠가 죽어버렸어.

우정 :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서며) 너까지 왜 이래, 오늘?!!.....누가 지금 그딴 얘기 듣고 싶대?!!

태준 : 소녀는 그 충격으로 부모와 고향을 떠났고, 소년과도 안타깝게 헤어지고 말았대.

우정 : (기가 막힌 표정으로 노려보다가 코트와 핸드백 챙겨서 나가려는데)

태준 : (가는 우정의 등에다 대고) 난 지금 차 강진과 한 지완의 얘기를 하는 거야!

우정 : (흠칫! 돌아보는) 뭐?

태준 : (씁쓸하게 남은 양주 잔을 마신다) 흥미 있어?...계속...들어볼래?

우정 : (당혹스럽게 보는)


시간 경과.

양주 병, 깨끗이 비어 있다.

다시 자리에 앉은 우정, 모든 얘기를 다 듣고 둔기로 한 대 맞은 표정이다.

태준, 생수를 따라서 우정 앞으로 놓아준다.


우정 : 닭 대가리들......

태준 : (피식 쓰게 웃고) 내 말이....(자신의 잔에도 생수를 따른다)

우정 : 새 대가리들......

태준 : (수긍한다고 고개 끄덕이는)

우정 : (단호한 표정으로) 어쨌든 걔들은 안되는 거네, 그럼.......어차피 안 되는 거네....운명은 우리 편이구 게임은 끝난거네.

태준 : (물끄러미 우정을 보는)

우정 : 너, 한지완이랑 결혼해라, 그냥.

태준 : (어이 없는)

우정 : 그리구 난.....난.....기다리지 뭐.....사람 마음이 간사한 게.....저 사람 아니면 죽을 것 같던 마음두 언젠가 끝이 나더라.....

         차 강진두 언젠가 끝이 나겠지 뭐. (핸드백과 코트를 다시 챙겨 든다)

태준 : (씁쓸하게 보는)

우정 : (가려다 다시 돌아보고...계속 걸렸던 말을 하는) 초라하게 보이구 싶은 거 컨셉 아니면 면도 좀 해, 자식아.....

         내가 너한테 사줬던 면도기가 열 개두 넘는데 그건 다 국 끓여 먹었니?

태준 : (흠칫...눈빛이 흔들리는)

우정 : (애써 냉정한 표정으로 보다가 돌아서려는데)

태준 : 우정아!

우정 : (돌아보는)

태준 : 내가 놓을 테니까....너두 놓을래?

우정 : (흠칫 돌아보는)

태준 : 내가 지완이 놓을 테니까.....너두 차 강진 놓을래? 그만?

우정 :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노려 보다가....대답 않고 휙 돌아서서 나가는)

태준 : (씁쓸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22. # 지완 카페 앞 (밤)


지완, 차마 카페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카페 앞에 쪼그리고 멍하니 앉아 있다. 찬 바람을 맞으며.



23. # 검찰청 조사실 (밤)


조사관은 자리를 비웠다.

몹시 지쳐 보이는 강진, 의자에 기대 눈을 감고 앉아 있다가........문득 호주 머니에서 펜던트를 꺼내서....멀건이 본다.



24. # 지완 방


작은 스탠드 불만 켜진 방.

지완, 멍한 표정으로 안으로 털레털레 들어서다가.....문득 강진이 만들어 준 창문을 본다.

지완, 가방은 던져 두고 창문 앞으로 다가간다.

마치 강진을 대하듯 창문에 애틋하게 손을 대고 있다가....창 밖에 휘영청 떠 있는 달과 별을 본다.

지완의 두 눈이 촉촉하게 젖어 온다.



25. # 검찰청 조사실


강진도 창문 앞에 서서 지완이 보고 있는 그 달과 별을 보고 있다.

강진의 표정....한 없이 쓸쓸하고 애잔하다. F.O.



26. # 검찰청 마당 (아침, 다른 날)


화면 밝아지면, 강진, 출입문 열고 밖으로 나온다. 몹시 피곤하고 수염도 길어 까칠하고 초췌해 보이는.

강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겨울 햇살이 따갑게 눈에 와 박힌다.

강진, 햇살의 따가움에 눈을 찡그리는데.


태준(E) : 오늘 눈 온다 그랬는데, 일기예보에서....


강진, 고개를 내리고 보면 저 밑 계단 아래서 태준이(말끔하게 면도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태준의 손엔 까만 비닐 봉지 쥐어져 있고)


강진 : (담담한 표정으로 보는)

태준 : (시익 웃으며 강진 보는) 근데, 별루 눈 올 하늘은 아닌 거 같죠? 오늘 같은 날은 펑펑 눈이나 좀 맞았으면 좋겠구만...

강진 : ........

태준 : (강진에게 다가가서 비닐 봉지를 내민다)

강진 : (받아서 열어보면 따끈한 두부가 들어 있다. 피식 씁쓸하게 웃는)

태준 : (같이 피식 웃으며) 자연사 박물관 프로젝트, 다시 돌려 받았어요. 범서에서 포기했대요.

강진 : (보는)

태준 : 차 팀장 덕분이예요.

강진 : (피식 웃고는) 두부, 잘 먹을께요. (태준을 스쳐서 가는데)

태준 : (가는 강진의 등에 대고) 다 잃어서 어떡해요? 차 팀장?

강진 : (잠깐 걸음 멈추고 선....돌아보지는 않는)

태준 : 차 팀장 덕분에 난 다시 되찾았는데.....차 팀장은 다 잃어버려서 어떡해요?

강진 : (피식 쓴 웃음 짓고...태준을 돌아보지는 않고...그대로 걸음 옮겨서 가는)

태준 : (가는 강진의 등을 씁쓸하게 보는데)


가는 강진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시선이 있다.

우정, 자신의 차안에서 걸어가는 강진을 지켜보고 있다.


우정(E) : 살려 주세요, 회장님.



27. # 플래시백 (우정부 사무실, 낮)


우정,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서류철에 결재 싸인을 하고 있던 우정부, 어이없는 표정으로 우정을 보고.


우정 : 이번 한번만 봐주세요......아버지.

우정부 : (잔뜩 못마땅한 표정으로 노려 보며) 쯧쯧쯧......

우정 : 차 강진, 박태준.....이번 한번만 딱 봐주시면......정말 이번 한번만 봐주시면.....

우정부 : (O.L.) 나가!!!

우정 : 회장님!!!

우정부 : (인터폰 들며) 김 비서! 들어와서 이 우정 이사 좀 끌어내 가.

우정 : 아버지!!!

우정부 : (인터폰에다 대고) 뭐해? 빨리 들어와서 이 기집애 안 치우구!!!

우정 : (이를 악 무는 느낌으로) 차강진이 갖구 있던 로비 자료 지금 저한테 있어요!!

우정부 : (흠칫 보는)

우정 : 끝까지 회장님이 안 봐주시겠다면.....그 자료.....제가 언론사에 보낼 수도 있어요.

우정부 : (기가 막혀서) 뭐어?

우정 : 전 한다면 해요...회장님께서 돈 주구 떼 놓은 박 태준 때문에 죽을려구두 했었는데, 무슨 짓인들 못하겠어요?

우정부 :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우정을 보는데)

우정 : (일어나며 결연한 표정으로) 전 한다면 해요, 아버지!.......저 꼴통인 거 아시죠?!!



28. # 검찰청 마당 (아침)


우정, 눈가에 눈물이 그렁해서 멀어지고 있는 강진의 등을 본다. (바로 앞으로 강진을 보고 있는 태준의 등도 함께 보인다)

잠시 후, 강진의 모습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우정, 빠앙 크락션을 울린다.

태준,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다가....우정과 시선을 마주친다. 편안하고 담담한 눈빛으로 우정을 보는.

우정, 태준에게 핸드폰을 건다.

태준, 핸드폰 벨 소리를 듣고 코트에서 핸드폰 꺼내서 본다. ‘우정이’ 라고 떠 있다.


태준 : (핸드폰 폴더를 열고 귀에다 댄다. 시선은 우정을 보고)

우정 : (핸드폰을 하며) 넌.....세상에 사랑이 있다구 생각하니?

태준 : (대답 않는)........

우정 : 난.....

태준 : ......

우정 : 난.......있을지도....모른다구....생각해.

태준 : ........

우정 : (태준을 향해 편안하게 웃는다....눈물이 흐르지만)

태준 : (우정을 향해 연한 미소를 짓는)



29. # 지완 카페 (낮)


손님은 없는 한적한 카페.

지완, 테이블에 앉아 귀를 막고 열심히 자료를 외우고 있다. 복잡한 생각을 떨치려고 안간힘을 다해 매달리고 있는.


지완 : (눈 꼭 감고 큰 소리로 외우는) 갈근탕은....갈근 네 냥에 마디 제거 한 마황 둘......아니 세 냥......

         껍질 제거한 계지, 작약, 구운 감초..... 각각 두 냥...아니 세 냥.,...아니 두 냥......

         (하다가 다시 자료를 보고 스스로가 한심해져 테이블에 쿵 머리를 찧는다) 돌대가리.....이런 머리루 니가 뭘해?

         (계속 머리를 테이블에 찧으며 스스로를 자학하는) 밥통 같은 게.....등신 같은 게......머저리 같은 게.....(하는데)


이때, 누군가의 손이 지완의 머리와 테이블 사이로 스윽 들어온다.

지완, 누군가의 손등에 머리를 찧다가....감촉에 흠칫하며 고개를 드는데...... 태준이 서 있다.


지완 : (당혹스럽게 태준을 보는)

태준 : 차 팀장, 방금 나왔어.

지완 : (흠칫)

태준 : 자책 그만 하구 가서 만나구 와.

지완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다가....아무 말도 못 들었다는 듯 다시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자료를 외우기 시작하는)

         껍질 제거한 계지, 작약, 구운 감초....각각 세 냥....아니 두 냥....아니 세 냥......

         자른 생강 세 냥.....조깬 대추 열 두 개.....아니 열 한 개....

태준 : (지완의 귀를 막은 손을 떼낸다)

지완 : (보는)

태준 : 그때, 차 팀장두 들었어. 파출소에서.

지완 : ?

태준 : 자기 펜던트 찾아줄려다 니네 오빠가 죽었다는 거.

지완 : (쿵!!! 기함하는)

태준 :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내가 차강진을 만날 수가 있냐구....니가 울먹이던 소리도 다 들었어.

지완 : !!!!

태준 : 술 취한 널 니 방까지 업어다 준 사람두 차 팀장이야.

지완 : (당황하며...안색이 창백해지는!!)

태준 : 니가 쓰러져 있을 때 병원에두 왔었어.

지완 : (두 눈이 벌게지며......온 몸이 바들바들 떨려 온다)

태준 : 내가 차 팀장한테 그랬어....니가 놓으라구....지완인 지가 죽는다 그래두 절대루 차 강진 못 놓는다구.....

         니가 멈추라구....부탁했어, 내가.

지완 : (두 눈에 눈물이 가득해.....한대 맞은 듯 충격 받은 표정으로 태준을 본다)

태준 : 미안하다. 진작 얘기 못해서.....

지완 : (멍하니 보다가....자리에서 일어선다....휘청거리며 주방쪽으로 걸어 가다가

         갑자기 바닥에 주저 앉더니 절규하기 시작한다.) 아아아아 아아악.....

태준 : (가슴 아프게 보는)

지완 : (참고 참고 참았던 울음이 결국 터지고 만다. 어린 시절 지완처럼 바닥을 구르며 가슴을 치며 비명 같은 울음을 우는)

         아아아아아악............

태준 : (눈이 벌게져 보는)

지완 : 아아아아악!!!..........아아아아악!!!!.......



30. # 강진 오피스텔 안 (낮)


강진,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선다. 엉망이 된 집 안을 휘 둘러 보다가.....

몹시 피곤한 듯 소파에 털석 앉으며 손바닥으로 얼굴을 부비는데....핸드폰 울린다.

강진, 발신자 확인하면 ‘어머니’ 라고 뜬다.


강진 : (애써 밝은 목소리로) 하이...차마담.

춘희(F) : 하이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너 대체 뭐하는 자식이야? 에미가 전활해두 며칠 째 전화두 안 받구.....

강진 : 미안.......일이 좀 있어갖구 내가 좀 바빴어.

춘희(F) : 그래, 잘 났다, 자식아! 니 팔뚝 굵다, 새끼야!!

강진 : (힘없이 웃고) 왜 그래, 또?.....무슨 일루 이렇게 심사가 뒤틀리셨나? 우리 차마담께서.



31. # 춘희 방 (낮)


춘희, 방 벽에 기대 앉아 소주 마시며 핸드폰 하고 있다.

며칠 사이의 마음 고생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화장을 하지 않은 말간 얼굴이다.


춘희 : (툭) 뇌종양 걸리면 무조건 얄짤 없이 다 죽냐?



32. # 강진 오피스텔 안 (낮)


강진 : (피곤해서 당장 쓰러질 것 같지만...) 뜬금없이 웬 뇌종양이야?....(농담 하는) 차 마담, 뇌종양 걸렸어?



33. # 춘희방 (낮)


춘희 : (혼잣말처럼) 차라리 내가 걸려 버렸음 좋겠다.....(하다가 비죽이며) 나...산청에 괜히 돌아왔나봐.....

         비렁뱅이루 살아두 산청엔 절대 돌아오는 게 아닌데......무서워....너무 무서워.....강진아.



34. # 강진 오피스텔 안 (낮)


강진, 춘희의 얘기를 들으며 핸드폰을 귀에다 댄 채 피곤한 듯 눈을 감는다.



35. # 강진 오피스텔 앞 (낮)


택시 와서 멎고, 지완, 택시에서 내린다.

한 차례 감정의 폭풍이 지나고 안정을 찾은 지완, 강진의 오피스텔을 올려다 본다.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려 온다.



36. # 강진 오피스텔 욕실 (낮)


강진, 욕실 거울 앞에 서서 면도를 하고 있다.



37. # 강진 오피스텔 1층 엘리베이터 앞 (낮)


지완,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려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참지 못하고 다시 바닥에 주저 앉는다.



38. # 강진 오피스텔 안 (낮)


트렁크에 짐을 싸고 집안의 짐들도 대충 정리한 강진, 코트 차림으로

거실에서부터 침실까지 자신의 흔적이 남았던 곳을 휘 둘러 보고 있다.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39. # 강진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낮)


강진,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강진,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엘리베이터 문, 다시 닫히고.

이때, 다른 엘리베이터 문 열리며 지완이 내린다.



40. # 오피스텔 지하주차장 / 강진 차 안 (낮)


강진, 자신의 차에 올라 타.....차를 출발 시켜 간다.


지완(E) : 잘못했어요.....내가 잘못했어요.......



41. # 강진 오피스텔 앞 (낮)


지완, 강진의 오피스텔 문을 안타깝게 두드리다가.


지완 : 미안해요......정말 미안해요......(울음이 새어 나오는) 내가 잘못했어요, 오빠.......내가 다 잘못 했어요.........

         미안해요....미안해요.......



42. # 춘희집 앞 / 다방 앞 (밤)


이미 영업을 마친 상태라 불이 꺼져 있는 춘희의 다방 앞.

강진의 차, 와서 멎는다. 강진, 차에서 내려 담담하게 춘희의 다방을 바라본다. F.O.



43. # 춘희집 외경 (이른 아침)


어둠이 걷히고 새벽의 푸른 여명이 스며들고 있는 이른 아침.


춘희(E) : (잠꼬대하는) 안돼....한 준수.......안돼......



44. # 춘희 방


춘희, 잠꼬대하고 있다.


춘희 : (마치 무언가를 붙잡듯이 손을 휘저으며) 나두 데꾸 가......나두 데꾸 가, 한 준수.........(하다가 흠칫하며 잠에서 깬다)


춘희, 얼굴에 식은 땀이 가득하다. 심난한 표정으로 깊은 한숨을 뱉는다......

그러다 술 마신 속이 쓰린 듯 있는 대로 찌푸리는.


춘희 : 부산아!.....엄마 술 국 좀 끓여 줘.....부산아!!!



45. # 부산방 앞 / 부산 방


춘희 : (방에서 나와 부산 방문을 휙 열며) 부산아!! 엄마 술국....(하다가 흠칫하는 표정이 된다)


부산 방에 강진이 자고 있다. 부산은 몸부림치며 벽 한쪽에 붙어 자고 있고.


춘희 : (얼굴을 흔들며 정신 차리려 애쓰며) 내가 아직 꿈에서 덜 깼나..... (방으로 들어서며 의아한 표정으로 잠든 강진을 본다.

         쪼그리고 앉아 강진의 뺨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이게 왜 강진이루 보여?

         (정신을 차리려고 자신의 뺨을 톡톡 때리고) 이 놈에 술을 끊던지 해야지.....아주 별 헛게 다 보이네, 인제. (일어서려는데)

강진 : (눈 감은 채) 별 헛게 다 보이는 게 아닐 걸?.....지금 눈 앞에 보이는 근사한 남자가 차마담 아들 강진이가 아마 맞을 걸?

춘희 : (흠칫해서 강진을 보는)

강진 : (천천히 눈을 뜨고 춘희를 향해 시익 웃는다)

춘희 : (놀라서) 어? 진짜 강진이네?!!......언제 왔어?

강진 : (벌떡 일어나 앉으며) 차 마담 지켜 줄려구 밤을 달려서 왔지.

춘희 : (어이 없는)

강진 : 뭐가 대체 무서운데? 누가 차마담한테 뭐라 그랬어? 어떤 자식이야? 데꾸 와봐.

춘희 : (눈가가 벌게지는)

강진 : (춘희를 끌어 안아 토닥여 주며)....회사에서 내가 너무 쉬지 않구 일만 했다구 아주 긴 휴가를 줬거든, 차마담?....

         누가 차마담을 무섭게 겁줬는지 한 놈 한 놈 나한테 다 꼰질러 봐....시간두 많은데 그 자식들 내가 싹 다 죽여버릴거니까.

춘희 : ...........(눈가가 그렁해진)...미친 놈.

강진 : (씁쓸하게 웃는)

춘희 : ........



46. # 마을 다리 일각 (낮, 지용이 죽은, 펜던트를 빠뜨렸던)


강진, 자전거를 타고 와 다리 중간 쯤에서 멈춘다. 자전거에서 내려서는데 문득 들려오는 듯한.


어린지완(E) : 오빠두 다 알면서 참구 있는 거잖아요. 다 알면서. 다 알지만 어쩔 수가 없어서.


강진, 흠칫하며 소리 나는 곳(?)으로 고개 돌리는.



47. # 플래시백 (2회 #1)


종규를 향해 분노에 찬 주먹을 날리던 강진. 열심히 강진을 말리던 지완.

강진에게 목을 졸리며 강진의 목에 걸린 펜던트를 잡아 채던 종규. 그대로 강물 속으로 떨어지던 펜던트.

사색이 되어 굳어버린 강진.



48. # 플래시백 (2회 #5. #6)


강물 속으로 다이빙하던 강진. 사람 살리라고 외치던 지완.

물속에서 걸어나와 강물을 향해 외치던 강진. “내놔!! 내 펜던트 내놔!!! 어서 내놔!!! 내 펜던트 내놔아!!!!!!”

그러다 강 기슭에 휙 쓰러지던 강진. 그런 강진을 다리 위에서 보고 있던 지완.



49. # 마을 다리 일각 (낮)


강진의 손바닥 위에 놓여 있는 펜던트.

강진, 예전의 일들이 마치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 회한에 젖어 펜던트를 보고 있다.

지완에게 그 숱한 아픔과 상처와 고통의 시간을 주고,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온 펜던트를 보고 있는 강진, 마음이 다시 쓰려온다.


지완(E) : 완전 까먹구 있었어.....펜던트 찾아줄래다가.......강진오빠 펜던트 찾아줄래다가.....우리 오빠가 죽었는데.......

              완전 까먹구 있었어......


눈가가 벌게진 강진, 지용이 빠져 죽은 강물을 다시 바라본다.

카메라, 무심하게 흐르는 강물을 한동안 비추다 다시 다리 위를 비추면......

강진이 서 있던 그 자리에 지완이 서서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지완, 담담하게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50. # 준수 한의원 앞 (낮)


지완, 한의원 앞으로 와 선다. 열려 있는 대문을 먹먹한 눈빛으로 보다가....집 안으로 들어선다.

오래 전 떠나온,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집을 떨리는 눈빛으로, 감회 서린 눈길로 보는.



51. # 준수 한의원 진료실 (낮)


준수, 한 노인(60대, 남, 엄살이 심한)을 진료하고 있다.

노인, 진료대 위에 누워 있다. 팔, 다리, 손에도 침(급체관련 혈)을 맞은 상태다.


노인 : 아이구우.... 원장니임.... 저 좀 살려주세요.... 밤새도록... 토하다가.. 설사하다가....인제는 하늘두 돌구....땅두 돌구....

         (울먹) 이러다가 나 죽는 거 아니예요? 아이구 나 죽네....아이구 나 죽네에..

준수 : (다정하게) 그냥 체한 거라고 말씀드렸죠? 돌아가시긴 왜 돌아가십니까? 저보다두 오래오래 사실거니까 걱정 마시구...

         자아 이제 두군데만 더 맞으시면 됩니다....(하는데.....쥐고 있던 침이 툭 바닥으로 떨어진다.)


준수, 당황해서 보면 자신의 손이 허공에서 멈추어져 있다. (마비 증세가 또 왔다)

준수의 표정이 당혹스러움과 충격으로 굳어진다.

준수, 얼른 표정을 수습하고, 다시 시도 하는데...이번에도 침을 놓친다.

손을 주무르는 준수. 몹시 당혹스럽지만..환자를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겨우 침을 쥐는데 그것조차 위태롭게 흔들린다.

이때, 어떤 손 하나가 준수의 손을 감싸듯 침을 빼간다.

준수, 당황해서 보면.....지완이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준수 : (당혹스럽게 지완을 본다.)

지완 : (애써 냉정한 표정 지으며 환자 앞으로 나선다. 준수를 보지 않고 준수에게 묻는) 이 분, 급체라구 하셨죠?

준수 : (눈빛이 심하게 흔들린다....첫 눈에 지완을 알아본다)

지완 : (여전히 준수를 보지 않고 환자를 살피며 준수에게 묻는) 합곡이랑 태충혈.....공손혈에 투침하셨구요.....

         (다시 준수를 보지 않고 준수에게 묻는) 이 분.....혈압이 높으신가요?

준수 : (지완임을 알지만).....그래요.

지완 : (고개 끄덕이고 여전히 환자에게 시선주고 살피며 다시 준수에게 물어보는)..내관(팔 안쪽)혈에 놓으려고 하셨던거 맞죠?

준수 : (지완을 알아보고 눈가가 붉어진다)......

지완 : (환자 앞이라 태연하고 냉정하다.)....그럼....내관혈, 투침하겠습니다.


지완, 환자에게 능숙하게 침을 놓는다.

그런 지완의 모습을 눈시울이 붉어져 바라보는 준수, 가슴이 콱 막힌다. 놀라움과 반가움과 대견함과 먹먹함으로....

투침이 끝나고, 지완, 천천히 고개를 들며 준수를 본다. 지완의 눈가도 벌게져 있다....

그러다 얼른 다시 고개를 떨구는.....아버지가 자신을 알아봐 줄지.....용서는 해줄지....무섭고 두려운데.....


준수 : (먹먹하게 보는)

지완 : ........(고개 떨구고)

준수 : (결국).......지완....이냐?

지완 : ......(고개 떨군 채).....네.

준수 : (먹먹하게 지완을 보다가 노인에게 가서)...이 젊은 친구가 침을 아주 제대루 잘 놨으니까 곧 괜찮아지실겁니다, 어르신.....

         잠깐 눈을 감고 안정을 취하고 계십시오.

지완 : .........(눈가가 그렁해진) 죄송해요, 아버지.

준수 : (지완 보지 않고 노인만 살피며 다정하게 모포를 엎어주는)

지완 : ......죄송합니다.

준수 : (여전히 노인에게만 시선 준 채)

지완 : .....잘못했습니다.

준수 : (돌아서서 먹먹한 표정으로 지완을 본다)

지완 : ........

준수 : ......오면 온다구 말을 하지.....마중 나갔을텐데, 그럼...

지완 : (준수의 말에 가슴이 콱 막힌다!!!)

준수 : (지완의 얼굴을 대견하게 쓰다듬다가....지완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지완 : (눈물이 흐른다)


이때, 진료실 문 열리며 영숙, 대추차를 끓여서 쟁반을 받쳐 들고 들어오다가 준수와 지완을 의아한 표정으로 본다.


준수 : (지완에게서 떨어지며)......여보....우리 지완이가 왔어.

영숙 : (흠칫하며 지완을 보는)

지완 : (.....그렁한 눈으로 영숙을 보는)

영숙 : (몹시 당황하며......무너지는 표정으로 보다가 대추 차 쟁반은 테이블에 올려 놓고 휙 돌아서 나가 버린다)

지완 : .........(가슴 아프게 보는)



52. # 준수 방 (낮)


영숙, 숨이 쉬어지지 않는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 와 털썩 주저 앉는다.

잠시 후, 방문 열리고 지완, 들어선다.

지완, 영숙의 등을 보다가....가져온 매를 영숙 앞으로 놓아주고, 자신도 그 앞으로 가 바짓단을 걷고 선다. 매를 때려 달라고.

영숙, 억장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지완을 보다가...입술을 깨물며 떨리는 손으로 매를 든다.


지완 : (담담하게 서 있는)

영숙 : (.......입술을 깨물며 매로 지완의 종아리를 때리기 시작한다)

지완 : (몹시 아프지만.....내색하지 않고)

영숙 : (가슴이 무너지지만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계속 때리는)


지완의 종아리에 울긋 불긋 매 자국이 나기 시작한다.

지완, 신음 소리 내지 않으려 애쓰며 있는 힘을 다해 참고 있고.

이를 악물고 지완의 종아리를 때리던 영숙, 지완의 종아리에 핏멍이 들자.... 결국 힘 없이 매를 놓는다.

지완, 몸을 굽혀 앉으며 매를 주워 영숙의 손에 꼭 잡혀 준다.


지완 : 아직 멀었어, 엄마......더 디지게 패야지.....다 죽게 패버려, 아주.

영숙 : (눈물이 그렁해서 보는)

지완 : (다시 영숙 앞에 선다).....당분간 밖으로 걸어나가지도 못하게.....기어나가지도 못하게....아작을 내버려, 그냥.

영숙 : (다시 매를 들어 지완을 때리려다가......결국 매를 집어 던져버리고) 뭐하러 왔어?

         그냥 영원히 돌아오지 말지, 왜 왔어? 왜?!!! 영원히 오지 말지, 왜 왔어?!!!!!....(하다가 결국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한다)

지완 : (그런 영숙을 맘 아프게 보다가.....따뜻하게 영숙을 안는다).....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늦게 돌아올 생각은 아니었는데.......너무 늦어서....미안해.....정말 죄송해요......엄마.....


이때, 방문 열리며, 준수의 모습이 나타난다. 준수, 모녀의 모습을 먹먹한 눈빛으로 보는.



53. # 산청 시골길 (낮)


산청의 겨울 시골 길.....강진의 차가 달리고 있다.

강진, 운전석에 타고 있고, 부산, 형이 좋아서 싱글벙글거리며 조수석에 타고 있다.



54. # 산장 앞 (낮)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외곽의 통나무집.

강진의 차, 와서 멎는다. 강진과 부산, 함께 내린다.


강진 : 이 집이야.

부산 : (의아한 표정으로 통나무집을 눈길로 휘 둘러보는) 이 집이 누구집인데?

강진 : 우리 집.

부산 : 엉?

강진 : 앞으로 엄마랑 형이랑 너랑.....함께 살게 될 집.

부산 : ?



55. # 산장 안 (낮)


강진, 어리둥절해 하는 부산과 함께 안으로 들어선다.

외부와는 달리 내부의 모습은 썰렁하고 엉망이다.

내부 공사를 하다 만 듯 칠하다 만 벽, 여기 저기 깍다 만 나무며, 대팻밥이며 말라 붙은 페인트 통이 널려 있다.


강진 : 이 집 주인이 원래 서울 사람인데 이민을 가면서 엄청 싼 값에 내 놓구 갔나 봐.

         형 그동안 번 돈 다 털어 넣으면 다행히 모자라진 않겠더라구.

부산 : (여전히 어리둥절한)

강진 : 우리 세 식구, 여기서 이제 같이 살자....여기서 결혼두 하구, 애두 낳구......

부산 : 형! 서울 안 가?

강진 : (피식 웃고 바닥에 널린 쓰레기(?)들을 치우며) 넌 진경이랑 결혼할 거야, 근데?

부산 : (몹시 부끄러워 하며) 응.....진경이한텐 나 밖에 없어. 우리 동네에서.

강진 : (피식 웃으며 다시 쓰레기들을 치우는)

부산 : 형은?......형두 결혼할 사람 있어?

강진 : (고개 저으며).....니가 이제부터 소개를 좀 시켜줘야지. 우리 동네 괜찮은 언니야들 많지?

부산 : 진짜 서울 안가구 여기서 살려구?

강진 : 우리 차마담, 요즘 부쩍 이사간다 떠난다 입에 달구 사시는데,

         그 연세에 가긴 어딜 가? 여기서 뿌리 내리구 살게 해드려야지.....

         (쓰레기 치우다 문득 떠오른 듯) 부산아! 이 참에 우리 차마담 시집이나 확 보내드리까?



56. # 복덕방 안 (낮)


춘희, 볼 일을 다 마친 듯 일어서며 복덕방 주인(김사장)에게 인사한다.


춘희 : (몹시 기운이 없어 보인다) 그럼, 잘 좀 부탁 드리께요, 김 사장님.



57. # 복덕방 앞 (낮)


춘희, 복덕방 문 열고 힘 없이 나오다가 준수를 발견하고 당황한다.

저 앞에서 준수, 외부 진료를 마치고 오다가 춘희와 시선이 마주친다.


춘희 : (준수를 보자 당황하며 얼른 시선 외면하며 가던 걸음을 돌려 가버린다)

준수 : (심난한 표정으로 보는데)


이때, 복덕방에서 김사장, 시장 바구니(춘희가 시장 본)를 들고 나온다.

김 사장, 준수를 보고 인사하고는 두리번거리며 춘희를 찾다가...저 앞으로 멀어져가고 있는 춘희를 발견하고.


김사장 : 차 마담!! 다방 인수할 작자가 방금 한 사람 나타났는데....

춘희 : (못 듣고 종종 걸음 치며 멀어져 가는)

김사장 : 아 참! (춘희를 향해 큰 소리로) 시장 본 것도 놓구 갔어어!!!

춘희 : (그대로 멀어지는)

준수 : ......(춘희 보다가 김사장 보고) 제가 지금 산호 다방쪽으로 가는 길인데....제가 갖다 드릴께요, 그거.

김사장 : 아이구, 그래 주시겠습니까? 한 원장님? (준수에게 시장 바구니를 내민다)

준수 : (시장 바구니 들다가....문득) 근데...좀 전에 다방 인수할 작자가 나타났다는 게......

김사장 : 아, 예....차마담이 다방을 내놨어요. 집하구......다방 나가는대루 이사 갈거래요..

준수 : (당황하는)



58. # 춘희 다방 (낮)


춘희, 장부 보며 열심히 계산하고 있다. 손님은 없다.

미스 신, 주방에서 나오며.


미스신 : 언니! 쌍화차랑 생강차랑 거의 다 떨어져 가는데.....빨리 배달해 달라구 전화해야겠어.

춘희 : 됐어. 전화 하지마.....다방 이제 그만 할거야.

미스신 : (황당해서) 엉?

춘희 : 너두 지금부터 다른 다방에 취직 자리.....(하다가 미스신 보고) 이제 너두 물 장사 그만 접구,

         멀쩡한 놈 만나서 시집이나 가....퇴직금은 섭섭지 않게 넣어서 줄테니까. (다시 장부 계산하고)

미스신 : (어리 둥절) 갑자기 뭔 소리야? 뚱딴지 같이? (하는데)


이때, 다방 문 열리며 준수(양손에 진료가방과 시장 바구니 들고), 안으로 들어선다.


미스신 : 어머, 어서 오세요! 한 원장니임!!

춘희 : (흠칫해서 고개 들다가....준수 보며 당황하는)

준수 : (춘희에게 짧게 시선 주고 미스 신 보며) 내가 차 춘희씨하구 할 얘기가 좀 있어서 그런데....자리 좀 비켜줄래요?

춘희 : !!



59. # 춘희 다방 앞 (낮)


미스 신, 추위에 바들바들 떨며 꿍얼거리고 있다.


미스신 : 만만한 게 나지, 만만한 게........(남자 손님 둘이 들어오려 하자) 손님! 저희 다방에 지금 내부 사정이 좀 있어서.....

            한 시간만 있다가 오실래요? 오빠아?



60. # 춘희 다방 안 (낮)


춘희, 차마 준수를 못 보고 고개 떨구고 있고, 준수, 굳은 표정으로 춘희를 보고 있다.


준수 : 지난번에 나 쓰러졌을 때....김원장이 너한테 얘길 했다며?

춘희 : ........

준수 : (푸후 한숨 뱉고.....) 그래, 나 뇌종양이다. 그렇게...됐어.

춘희 : ........(눈가가 벌게져 준수를 본다)

준수 : 우리 집 사람한텐 아직 얘기 하지 마.

춘희 : .........

준수 : (앞에 놓인 물잔에 물을 마시고) 너.....이사 가니?

춘희 : ........

준수 : 갑자기 왜?

춘희 : .....너, 나 때문에 그렇게 된거야.....내가 너 힘들게 해갖구.....니 머리를 하두 아프게 해 갖구.....니가 병이 난거야.

준수 : ........

춘희 : (눈시울이 붉어지는) 돌아오는 게 아니었는데.....이 산청 땅에 다시 돌아오는 게 아니었는데.....

         너 힘들게 하구 괴롭힐 생각이 아니었는데.....

준수 : .........

춘희 : 그냥......멀리서 바라보기만 할라구.....절대 귀찮게 안하구 바라보기만 할라구 그랬었는데......내가 잠깐 미쳤었나봐.

준수 : (눈시울이 붉어진다)

춘희 : 내가 없어지면 너 다시 괜찮아질지도 몰라. 병은 다 마음에서 온대잖아.

         눈 앞에 걸거치던 게 없어지면 정말 괜찮아질 수도 있어.

준수 : .........

춘희 : (눈물이 흐른다) 미안해, 한준수.......너 괴롭힌 벌은 내가 두구두구 받을게.....

         하느님이 혹시 까먹으면....내가 자진 신고를 해서라두 잊지 않구 꼭 받을게..

준수 : (눈물이 흐른다......)

춘희 : .........(입술을 깨물고, 있는 힘을 다해 눈물을 참는)



61. # 춘희 다방 앞 (밤)


지완(털 모자 정도쓰고, 목도리 둘둘 감고), 춘희 다방 앞으로 와 선다.....푸우....심호흡하고 다방을 바라보는.

다방 옆으로 강진의 차, 주차되어 있다. 지완, 강진의 차를 흔들리는 눈빛으로 본다.



62. # 춘희 다방 안


춘희, 멍하니 넋이 나가 생각에 잠겨 앉아 있고. 미스 신과 부산, 투닥거리며 고스톱 치고 있다.

주방 쪽에서 쿵쾅쿵쾅 망치 소리 들린다.

이때, 다방 문 열리며 지완, 들어선다.


미스신 : (“투고! 나 투고다? 점수 세봐” 하며 고스톱 치다가 일어서며) 어서 오세요, 손님.


춘희는 여전히 멍하니 앉아 있고, 부산은 머리를 쥐어 싸고 자신이 왜 졌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완, 소파로 와 앉는다. (주방 쪽에서 보면 등을 돌린, 입구 쪽을 보고 앉은)


미스 신, 지완 테이블에 물 잔을 놓아주며.


미스신 : 뭐 드리까요? 손님?

지완 : 우유 한잔 주세요. 따뜻하게요.

미스신 : 아아, 밀크요...잠깐만 기다리세요. (주방 쪽으로 가는데)


이때, 주방에서 강진, 미스 신과 스쳐 작업 마치고 나온다.


강진 : (장갑 벗으며, 춘희 보며) 하수구 구멍이 꽉 막혔더라.....일단 임시로 뚫어는 놨는데 낼 아침에 한번 더 보께.

         (지완의 뒤통수를 보지만, 지완일거라고는 생각지 못한다)

지완 : (흠칫....강진의 목소리에 물잔 들어 마시려다가 멈추는....눈빛이 극심하게 흔들리는)

춘희 : (멍하니 자기 생각에 빠져 앉아 있는)

부산 : 형! 형두 껴!! 같이 고스톱 치자!! 미스 신 누나가 내 돈 다 따갔어! 씨이!

강진 : (피식 웃으며) 그럴까?.......차 마담은 같이 안 쳐?

춘희 : (생각에 빠져 멍하게)

강진 : (춘희의 얼굴 위에 손바닥을 흔들어 대며) 무슨 생각을 이렇게 골똘히 하시나?......

         (춘희의 어깨를 흔들며) 고스톱 치자구! 차 마담!!

춘희 : (그제야 생각에서 깨나며) 고스톱?

강진 : 응. 점 20원. 광박 피박 멍박 다 있구.

춘희 : ......(잠깐 생각하다가 준수 생각을 떨쳐 내려 벌떡 일어서며) 좋아.....

         (생각을 떨쳐내려 일부러 오바하며) 져도 돌려 주기 없기다? (부산의 테이블 쪽으로 간다)

강진 : 당근 빠따지! 사람을 뭘루 보구.....(소매를 걷으며 장난스럽게) 다 죽었어! 오늘!!

지완 : (가슴이 먹먹하다....물 잔을 꼭 쥔 채.....강진을 느끼고 있는)


시간 경과.

지완 테이블 위에 우유 잔 놓여 있다. (지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지완 뒤편 테이블에서 강진과 춘희, 부산, 미스신 고스톱을 치고 있다. (부산은 광 팔고 구경하고 있는)

춘희가 계속 따고 있고, 강진, 머리를 쥐어 싸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강진 : (잔뜩 고민스런 표정으로 화투만 보고 있는)

춘희 : 뭐해애? 고스톱 치는 사람 출장 갔냐?!!

강진 : 잠깐마안.......뭘 내줘야 되나.....아아....참.....어떤 것을 내줄까요. 알아 맞춰 봅시다.

지완(E) : 비풍초 똥팔삼.


강진, 낯익은 목소리에 흠칫해서 고개 돌려 보면, 지완, 어느 새 강진의 옆에 와서 서 있다.


지완 : (강진의 화투패에 얼굴을 박고 보며) 여기 풍 있네....풍 버려요. 풍!!

강진 : !!!!!! (지완이 여기 어떻게......당황하며 극심하게 눈빛이 흔들리는)


춘희, 미스 신, 부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완을 본다. 아직은 모두 지완을 몰라본다.


지완 : 그리구, 좀 전 판에 흔들어 놓구 그건 왜 계산 안해요?......(춘희 보며) 아줌마두 피박인데 그냥 지나가구......

         이 언니(미스신)두 광박인데 그냥 쌩까구....

강진 : (저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

지완 : 고스톱 판에선 아무리 에미 애비도 없다지만, 암만 그래두 어떻게 아들한테 뻥을 치냐? 와아, 살벌하다, 살벌해.

강진 : ........

춘희 : (기가 막혀) 야! 너 뭐야?!!......어디서 튀어 나온 개뼉다구야?!!

강진 : (숨이 막히는 것 같다. 벌떡 일어나며) 잠깐 바람 좀 쐬구 올께요. (그대로 밖으로 나간다)

지완 : .........(가는 강진을 보는)

춘희 : 야! 이래 놓구 나가면 어떡해?.......나 청단하구, 오광하구, 흔들고 쓰리고까지 했는데!!

미스신 : (이때다 싶어) 이 판, 무효야....무효!! (하며 화투판을 흐트려 버린다)

춘희 : 야 이년아! 판을 왜 엎어?!!!....(하다가 지완을 찢어질 듯 노려 보는) 너 뭐야?!! 어디서 튀어 나온 말 뼉다구냐구?!!!

지완 : (당혹스럽게 웃으며)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하며 강진을 뒤따라 밖으로 나간다)

춘희 : 허어....뭐 저딴 게 다 있어? 니들 쟤 아는 애니?!!



63. # 춘희 다방 앞


강진, 당혹스런 표정으로 표정 정리 못하고 서 있다.

지완, 다방 문 열고 나온다.


강진 : (지완을 당혹스럽게 돌아본다)

지완 : (멋쩍어하며) 아줌마 사실은 아까 두 번이나 오빠 속였어요. 자뻑 먹으면 원래 두 장 주는 건데 한 장만 주구.

강진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다가 휙 돌아서 가는,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지완 : (....그런 강진을 뒤 쫓아가는)



64. # 마을 길 (어릴 적 강진과 지완이 만났던, 중요한 그 장소)


강진, 굳은 표정으로 앞서 가고, 지완, 그 뒤를 졸졸 쫓아서 간다.


지완 : 내가 뭐 모자 사이를 이간질 하겠다는 게 아니구요.....고스톱도 일종의 게임이라면 게임인데

         정정당당하게 페어 플레이를 해야 되는 거 아니예요?

강진 : (굳은 표정으로 앞서서 걸어가는)

지완 : 그리구, 좀 전에 칠 때두 무조건 그렇게 그림만 맞추는 게 아니구, 상대방 패두 좀 봐가면서......

         상대가 뭘 노리구 있나 좀 봐가면서......아니이, 아줌마가 앞에서 청단을 하고 있는데,

         청단을 내주는 바보가 어딨어요? 금붕어 머리두 아니구..

강진 : (걸음을 멈추고 선다)

지완 : (갑자기 걸음을 멈추자.....내가 말이 심했나 눈치보며) 아니이 뭐....물론 금붕어 머리보단 좋겠지만.....

강진 : (다시 천천히 걸음 옮겨간다)

지완 : (강진의 뒷모습을 보고 걸어가며)......밥 먹었어요?....밥 먹을래요?

강진 : .........

지완 : 우리 밥 먹어요!!

강진 : .........

지완 : (강진 앞으로 뛰어가 강진을 가로 막고 선다) 밥 먹자구요!!

강진 : (굳은 표정으로 보는)

지완 : 나 인제 등신처럼 토하구 그런 거 절대 안해요.....내가 얼마나 씩씩하게 잘 먹는지 한번만 봐줘요.

강진 : ......(눈가가 벌게진다)

지완 : (역시 눈가가 벌게지며) 내가 얼마나 맛있게 잘 먹는지 한번만 좀 봐 줘요오.

강진 : .........

지완 : 그리구......나두 한번만 봐줘요.

강진 : .........

지완 : 오빠한테 퉁명스럽게 군 거, 못 되게 말한 거, 가슴에 못 박은 거....

         마음에두 없는 소리한 거, 거짓말 한 거.....한번만 봐줘요.

강진 : ........

지완 : (눈물이 흐른다) 등신같이 비리비리 해갖구 강진 오빠 마음 아프게 한 거, 속상하게 한 거, 돌아버리게 한 거......

         한번만 딱 한번만 봐줘요.

강진 : .........(눈물이 흐른다)

지완 : 한번만 딱......이번 한번만 딱.....(목이 메인다) 이번 한번만 접어주면.....정말루 이번 한번만 오빠가 접어주면.....(하는데)

강진 : (그대로 지완의 얼굴을 잡더니......애틋하게 바라본다.)

어린지완(NA) : 강진오빠!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 3반 한지완입니다.


지완을 애틋하게 보던 강진, 그대로 입맞춤 하는 위로.


어린지완(NA) : 미나리 꽝에서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우리의 인연을 예감했답니다.

                      드디어 내가 기다린 사람이 나타났다는 걸 알았어요.


두 눈에 눈물이 가득한 강진, 다시 잠깐 떨어져서 역시 눈물이 가득한 지완의 얼굴을 애틋한 미소를 지으며...뚫어져라 보다가.....

다시 뜨겁게 키스한다.


어린지완(NA) : 사랑했지만 어떤 오해 때문에 헤어진 안타까운 연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부모님과 세상의 반대로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던 비운의 커플이었던 것 같기도 하구....

                      오빠도 어쩌면 느끼고 계시죠?


하늘에서 눈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떨어질 줄 모르는 애틋한 두 사람의 모습, 부감으로 보여지며.


지완(Na) : 오빠도 저를 알아볼 날을 기다리고 있을께요. 절대로 지치지 않을 거예요. 1학년 3반 한지완 올림.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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