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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5.03|조회수668 목록 댓글 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4











1. # 강진 주방 (13회 #69)


강진,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따라 돌아서는데........

영숙, 시금치를 다듬다가 멍하니 넋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다.


강진 : 군고구마 사다 드릴까요?

영숙 : (멍하게)

강진 : (영숙 앞으로 다가가 영숙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군고구마 드시고 싶다 그랬잖아요, 아까.....사다 드려요?

영숙 : (그제야 흠칫 생각에서 깨어나며)......어, 그래.

강진 : (빙긋 웃는데)


이때, 초인종 소리 울린다.


강진 : 제가 나가 볼께요.



2. # 강진 아뜨리에 현관 앞 (13회 마지막씬에서 연결된)


강진, 현관문을 열다가.....둔기로 한 대 맞은 듯 충격 받은 표정이 된다.

현관문 앞에 춘희가 서 있다. 뭔가를 단단히 결심한 표정의 춘희.

강진의 표정, 새파랗게 굳어 버리는데.


춘희 : (강진의 얼굴을 보자....가슴이 무너진다.....그러나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마치 며칠 여행 다녀온 사람처럼)

         오랜만이다.

강진 : (어이가 없다. 새파랗게 굳어서 춘희를 보는)

춘희 : 잘 지냈니? 아들아?

강진 : (현관문을 닫고 밖으로 나온다. 혹시 영숙이 듣기라도 할까봐...)

춘희 : 아우, 이 눔의 자식 인물 훤해진 것 좀 봐라. 누가 지 에미 아들 아니랠까봐 이 얼굴 동안인 것 좀 봐.

         나이가 들수록 니가 날 자꾸 빼 닮는 거 같애. 그치? (강진의 얼굴을 만지려고 손을 내미는데)

강진 : (그 손을 탁 잡는다. 새파랗게 여전히 굳어서)

춘희 : (당황했다. 무안하게 손을 내리며 이내 아무렇지도 않게) 아우 춰........언제까지 에미 이 추운데 세워 둘거야? 들어가자.

         (문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강진 : (서늘하게 굳어서 현관문 앞을 못 들어가게 막는...안에는 영숙이 있다.)

춘희 : (다시 당황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니 에미 얼려 죽일거야? 이 엄동설한에?


강진, 춘희의 손목을 탁 잡더니 다짜고짜 끌고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간다.


춘희 : 야아....강진아아......어디 가아아......(강진의 강압적인 힘에 어쩔 수 없이 끌려 가는)


강진, 춘희를 조수석으로 밀어넣고, 안전벨트까지 해주고 문을 쾅 닫아 버린다.

그리고는 운전석에 올라....차를 몰아 집 앞을 떠나는......



3. # 강진 차 안 / 거리


강진, 운전하고 있고, 춘희, 찢어지게 강진을 노려 보고 있다.


강진 : (아무 말 없이 운전해 가는...표정이 당혹스러움으로 굳어서)

춘희 : .........

강진 : 집이 어디야?

춘희 : (노려만 보는)

강진 : 집이 어디냐구?

춘희 : 집 같은 거 없다! 왜?!!

강진 : (속력 올려서 서늘한 표정으로 가는)

춘희 : (어이가 없어 노려 보는)

강진 : (그대로 서늘하게)



4. # 강진 주방


영숙, 주방을 행주로 닦으며 정리하다가.....문득 멍해지는 눈빛. 낮에 춘희를 만난 게 내심 큰 충격이었다.



5. # 호텔 앞 (별 네개 정도의) / 강진 차 안


강진의 차, 호텔 앞으로 와서 멎는다.

춘희, 기가 막힌 표정으로 호텔을 보다가...다시 강진을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는.

강진의 표정, 감정을 알 수 없게 무표정하게 굳어 있다.



6. # 호텔 방 안


강진, 춘희의 손을 끌고 호텔 방 안으로 들어선다.


춘희 : (강진을 노려 보며) 여긴 왜 데꾸 들어와?! 내 아들 집, 그 멀쩡한 대궐 같은 집을 두구 여긴 왜 데꾸 왔냐구?!!

강진 : 우리 집은 어떻게 알구 왔어?

춘희 : 어떻게 알구 왔는지 그게 뭐가 중요해?

강진 : 어떻게 알구 왔냐구?!

춘희 : 아들 집에 에미가 찾아온 게 뭐가 잘못된 거야? 남의 귀한 아들을 지 아들인 줄 착각해서 끼구 사는 그 년이 미친 년이지.

강진 : (흠칫....영숙과 함께 사는 걸 알고 있나?)

춘희 : 등신 같은 놈!

강진 : (흠칫)

춘희 : 왜 이러구 살어? 니가 왜 이러구 살어? 앞길이 구만리 같은 놈이 니가 왜...그 정신 나간 년 때문에 니가 왜....

         (하다가 강진의 매서운 눈빛에 움찔하며 말 꼬리를 흐린다)

강진 : ..........(춘희의 계속 되는 ‘미친 년’ 소리에 감정이 격해지려 하자 손 바닥으로 입가를 문지르고 있다...

         눈빛은 춘희를 매섭게 노려 보고)

춘희 : (그러다 갑자기 욱해서) 너 지금 에미 꼬나보냐?....왜? 미친년한테 미친 년이라 그래서 기분 나뻐?

         미친 년을 그럼 미친 년이라 그러지....(하는데)

강진 : (O.L. 건조하게) 정말 집이 없어? 있을 데가 없어, 정말?

춘희 : 그래, 없다! 어쩔래?

강진 : (푸후우 한숨 내 뱉고) 있을만한 데 알아볼테니까....당분간 여기서 지내. (돌아서 나가려는데)

춘희 : (강진을 잡으며) 나두 같이 가! 나두 니네 집에 갈거야....에미가 아들 집에두 못 가냐?!!

강진 : ..........(춘희의 당당함과 뻔뻔함에 기가 막히다)

춘희 : 나....니 에미야! 니 에미!! 설마 그동안 에미가 누군지도 까먹구 있었던 건 아니지?

강진 : (춘희의 손을 떼내며 다시 돌아서 가려는데)

춘희 : 니 에미라구! 내가!!!!

강진 : (걸음 멈추고 춘희 돌아보며...건조하게 말하는) ‘에미’라는 말이 어떤 경우 에 어떻게 쓰여지는 단언지 잘 모르겠지만,

         그거 이미 오래 전에 포기하고 떠나지 않았었나?

춘희 : (흠칫)

강진 : 삼년 전에 가정과 아내와 자식이 있는 남의 남자 손 잡구 산청 떠날 때,

         나한텐 사랑이 전부다!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다! 자식 따위도 다 필요 없다!....그렇게 결심하고 떠나지 않았었어?

춘희 : (당황한다...대꾸 할 말이 없다)

강진 : 삼년 전에 내가 신발 신겨서 보내줄 때, 세상에 모든 도덕, 양심, 타인이 받을 상처 따위 눈 감아 버리구, 귀 막아버리구....

         그렇게 보내 줄 때....이제 이 분을 다시 볼 일은 없을 거다...여기가 마지막이다....그렇게 생각하고 보내 줬었는데, 나는.

춘희 : (부들 부들 떨며...변명이든 뭐든 하고 싶은 데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다.)

강진 : 지난 삼년 동안 정말 연락 한통 없이, 부산이랑 내가 도저히 찾을 수도 없게 꽁꽁 숨어버렸을 때....

         그래, 우릴 버렸던 아버지와 다를 게 없는 사람이구나....여전히 당신 자신만 중요한 사람이구나...

         지 자식이 무슨 짓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어 조차 하지 않는 우리 아버지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사람이구나....그래, 그럼 우리가 접자. 깨끗이 접어 드리자.....그렇게 포기하고 정리를 했는데. 나는.

춘희 : (바들바들 떨며)

강진 : 내가 뭐....잘못했어?

춘희 :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

강진 : (보다가 돌아서 나가다가 문득 걸음 멈추고 다시 돌아보며.....건조하게) 냉장고에 술 있을 거야.

         잠 안 오면 맥주 한 캔만 마시구 자. (돌아서서 나가는)

춘희 : (참담하다.....)



7. # 호텔 방 문 앞


강진, 문을 탁 닫고 나온다.......가픈 숨을 몰아쉰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뻔뻔한 춘희에게 화가 나고, 3년 만에 돌아온 어미를 이렇게 밖에 대할 수 없는 스스로에게도 몹시 화가 난다.



8. # 지완 병원 앞


강진, 지완 병원 앞에 차를 멈추고 선다. 감정은 어느 정도 추슬러졌다. 멀건이 지완의 병원을 보는.



9. # 지완 병실 복도


강진, 지완을 찾아 걸어온다. 지나가던 인턴에게 “한 지완씨 어디 있습니까?” 묻는다.



10. # 지완 병실 복도 한적한 곳


지완, 차트를 꼭 끌어 안고 복도 바닥에 주저 앉아 고개를 연신 앞 뒤 좌우로 주억거리며 졸고 있다.

강진, 지완 앞으로 와서 선다.


강진 : 한 지완!

지완 : (정신 없이 잠들어 있고)

강진 : (한동안 물끄러미 지완을 보다가...지완의 옆으로 나란히 앉으며....

         주억거리는 지완의 머리를 조용히 자신의 어깨에 얹고는......가만히 앞만 보며 앉아 있는)

지완 : (계속 곤히 잠들어 있다가......꿈을 꾼 듯 오만상 찌푸리다가....흠칫 잠에서 깨어난다....멍한 표정 짓다가.....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다가....강진임을 알고는 당황한다.) ....강진 오빠.

강진 : (피식 웃고) 인턴이란 자식이 빠져 가지구....여기가 니가 맨날 와서 땡땡이 치는 장소냐?

지완 : (어이 없고 반가와서) 웬일이예요? 우리 병원엔?

강진 : .......그냥.....지나가다가.....

지완 : (물끄러미 보는)

강진 : 딱 삼 초만 앉아 있다 갈게.....(벽에 등을 기대며 눈 감는)

지완 : (의아한 표정으로 강진을 한참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강진 : (눈 감고 있다가.....지완의 시선을 느끼고 눈을 뜨다가....자신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지완의 눈빛에 흠칫 당황하는)

지완 : 무슨 일...있어요?

강진 : 아니.

지완 : 무슨 일 있는 거 같은데?

강진 : 아니.

지완 : (몸을 강진이 있는 곳으로 기울이며 고개만 돌려 강진을 밑에서 위로 올려다보며 눈빛 마주치고...

         얼굴이 닿을 듯 가까이 있다.) 에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일?

강진 : (지완과 시선을 가깝게 마주치고 있는.....한순간 눈빛이 흠칫 떨리는....)

지완 : (강진과 눈빛을 마주쳤을 때....순간 가슴이 쿵! 하는 떨림을 다시 느끼는...스스로의 감정에 당황하며 얼른 몸을 일으킨다.)

강진 : ......(마음을 들켰다는 것에 역시 당황했다) 삼초 지났다. 갈게..... (벌떡 일어선다)

지완 : (강진의 팔을 탁 잡는)

강진 : (흠칫 보는)

지완 : 이거 처음인 거 알아요?

강진 : .......

지완 : 그때 그냥 가버렸을 때 말구, 우리 병원에 이렇게 나 만나러 와준 거.....처음인 거 알아요?

강진 : (당황하다가....) 자구 싶음 들어가서 자. 찬데서 졸다 입 돌아간다. (돌아서는)

지완 : 오빠!

강진 : (그대로 가는)

지완 : 강진 오빠!

강진 : .......

지완 : (벌떡 일어나는) 차 강진!!

강진 : (뒤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가는)

지완 : (당혹스럽다.)



11. # 병원 앞


강진, 병원 문을 열고 나가며......잠깐 센치해지고 약해져서 지완을 찾아왔던 자신의 감정에 스스로 당황하며

손바닥으로 입가를 문지르며 걸어간다.



12. # 지완 병실 복도 한적한 곳


지완, 꿈쩍도 않고 당혹스럽게 서 있는. F.O.



13.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아침)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스며들고 있다. 강진, 의자에 앉은 채 잠들어 있다.

영숙, 와서 강진을 깨운다.


영숙 : 지용아....지용아......(하며 강진을 흔드는)

강진 : (흠칫 눈을 뜬다)

영숙 : 여기서 잤니? 방에서 안 자구 여기서 잤어?

강진 : (얼굴을 부비는.....춘희와 지완....어젯밤 일로 마음이 복잡하다.)

영숙 : 자, 쥬스.....(금방 갈은 쥬스를 강진에게 내밀며 환하게 웃는다)

강진 : (차마 쥬스를 받지 못하고 멀건이...환하게 웃는 영숙의 얼굴만 보는)



14. # 지완 병원 인턴실


지완, 잔뜩 졸린 얼굴로 하품을 하며 휘적휘적 안으로 들어선다.

한쪽에서 가운을 입고 있던 인턴, 지완을 보는.


인턴 : 밤 꼴딱 샜지?.....수고했다....좀 자, 인제. (밖으로 나가는)

지완 : (눈을 반쯤 감고 고개 끄덕이며 침대로 기어 들어가는)


지완, 눈꺼풀이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데.......어젯밤 강진과의 일이 문득 떠오르는.


강진(E) : 딱 삼 초만 앉아 있다 갈게.



15. # 플래시백 (#10. 지완 병실 복도 한적한 곳)


강진 : (지완과 시선을 가깝게 마주치고 있는.....한순간 눈빛이 흠칫 떨리는)

지완 : (강진과 눈빛을 마주쳤을 때....순간 가슴이 쿵! 하는 떨림을 다시 느끼는...스스로의 감정에 당황하며 얼른 몸을 일으킨다.)

강진 : ......(마음을 들켰다는 것에 역시 당황했다) 삼초 지났다. 갈게..... (벌떡 일어선다)

지완 : (강진의 손을 탁 잡으며)

강진 : (흠칫 보는)

지완 : 이거 처음인 거 알아요?

강진 : .......

지완 : 그때 그냥 가버렸을 때 말구, 우리 병원에 이렇게 나 만나러 와준 거.....처음인 거 알아요?

강진 : (당황하다가....) 자구 싶음 들어 가서 자. 찬데서 졸다 입 돌아간다. (돌아서는)



16. # 지완 병원 인턴실


졸려서 눈을 거의 감은 지완의 얼굴 가득 환한 미소가 번진다.

지완, 흐흐흐 웃다가 얼굴이 발개지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 쓰는.



17.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강진, 이층에서 내려 오는데.

재현, 우정을 끌어 안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용채와 경수도 싱글벙글 하고 있고.


재현 : (아이처럼 우정의 머리를 툭툭 치며) 우리 우정이가 해낼 줄 알았다! 크게 한번 사고 칠 줄 알았어!!

우정 : (웃고는 있지만 재현이 머리를 계속 치자 약간은 기분이 나쁜)

재현 : (용채와 경수에게) 내가 얘기 했었나? 얘네 오빠랑 언니는 대학에다 말 사주구 강당 지어주구 간신히 대학에 들어갔는데,

         얘는 백프로 지 대가리루 일본 명문 대학 차석 입학까지 했다구.

우정 : (웃고는 있지만 이를 악무는 느낌으로) 됐다. 거기까지.

재현 : (우정을 떼내며 우정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우정아! 기분도 째지는데 오라버니랑 축하의 뽀뽀나 한번 하자. (하는데)

강진 : (커피 들고 작업실로 오며) 무슨 좋은 일 있어?

우정 : (손바닥으로 재현의 얼굴을 밀며 찌그러뜨리며 ‘확’하는 표정 짓는)

재현 : 우리 우정이가 한 건 또 지대로 해냈다?! (대견하다는 듯 우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유, 우리 이쁜 강아지!

우정 : (재현을 노려 보며 강진을 향해선 머쓱하게 웃는)

강진 : (커피를 마시며 무슨? 하는 표정으로 우정과 재현을 번갈아 보는)

재현 : 왜 그때 우리가 포기했던 거 있잖아....그게 그러니까....(정확한 명칭이 생각나지 않는데)

용채 : 청담동 사옥 신축 껀요. 세경에서 하는.

재현 : 그래! 그걸 우리 우정이가 따왔다는 거 아니냐? 그 깐깐한 노친네한테!! 완전 미친 능력 아니냐?

우정 : (괜히 스윽 뺨 위에 브이자를 그려 보이는)

재현 : (강아지처럼 우정의 머리 계속 쓰다듬으며) 우리 기특한 막내, 대표님께서 격한 칭찬 한번 해주셔야죠.

강진 : (생각하다가) 근데 그거....그때 무슨 문제가 있어서 포기했던 거지?.....그때 그 집 어머니가.....

         (하다가 문득 호텔에 둔 춘희가 생각난다)

우정 :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

재현 : 왜 말을 하다 말어?

강진 : (다시 정신 차리며) ....아냐....저기, 나 좀 나갔다 올게....(옆에 둔 외투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재현 : 급한 일 아니면 칭찬은 좀 해주구 나가지! 우정이가 니 칭찬 들을라구 마스카라두 새로 바르구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정 : (재현의 옆구리를 꼬집으며.....강진이 서운하다......)



18. # 호텔방 (춘희를 들여 보냈던)


강진, 호텔 방 문 열면, 청소부가 방 안을 청소하고 있다. 춘희의 모습은 없다.

강진, 당황한다.



19. # 호텔 로비


강진, 당혹스런 표정으로 프론트 앞에 서 있다.


직원 : 그 여자 분, 어제 저녁에 바루 퇴실하셨는데요?

강진 : (기가 막히고 당혹스럽다. 또 어디로 가버리신 건가.....)


강진, 밖으로 터덜터덜 나오는데....문득 떠오르는.


부산(E) : 형은....엄마 안 보고 싶어?



20. # 플래시백 (13회 #55. 병원 복도)


부산 : 엄마 안 보구 싶냐구, 형은?!!

강진 : ....(부산이 난데 없이 이런 말을 왜 하나...의아하지만) 갑자기 엄마 얘긴 왜 꺼내?

부산 : 형은 엄마 안 보고 싶냐구우!!!



21. # 호텔 로비


강진, 잠깐 눈빛이 흔들리다가 그대로 밖으로 나간다.



22. # 부산 카페


강진,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선다. 서빙하고 있던 미스신, “어머, 강진아!” 하며 반갑게 맞으면

강진, “부산이 어딨어?” 하며 눈길로 부산을 찾는다.

주방에서 와플을 구워서 나오는 부산, “혀엉~”하고 반기는데, 강진 표정이 무섭게 굳어 있는 걸 보고는 흠칫 당황한다.


강진 : (부산 앞으로 다가가 서며) 형 눈 똑바로 봐. 거짓말 할 생각 말구.

부산 : (어리둥절)

강진 : 엄마......만났지, 너?

부산 : (당황하는) 아...아니...

강진 : (부산의 표정 보고는 확신한다) 차마담 지금 어딨어?

부산 : 몰라.....진짜 몰라 난...그때 미스 신 누나만 보구 난 안 봤어.. 진짜야. 난 안 봤어. 난 아직 엄마 용서 안했어, 형.

미스신 : (저 눔 새끼가....하는 표정)

강진 : (서늘하게 굳어서 미스 신을 보는) .....차마담 어딨어?

미스신 : 몰라. 내가 어떻게 알어? 몰라. 난!

강진 : 누나!!

미스신 : 니네 엄마 안 보고 싶다며? 생각도 안 난다며?......지 엄마가 듣는 지도 모르구 벼라별 소리 다 씨부릴 땐 언제구,

            새삼스레 왜 찾아? 지금 와서?!

강진 : (흠칫) 무슨 소리야?

미스신 : 그때 지완이네 병원에서 니들 둘이 니 엄마 안 볼거라구 쌩 난리 부루스를 출 때 다 듣구 있었어. 우리 언니!...

            이 청개구리 새끼들아!!!

강진 : (기가 막힌)

부산 : (어이 없는)

강진 : .......지완이네 병원엔 왜 있었어?...차마담, 어디 아퍼?

미스신 :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세요?.....니 어머닌 따로 있잖아. 그 미친 여자.

강진 : (버럭) 차마담, 어디 아프냐구?!!!

미스신 : (강진의 표정에 얼른 쫄아 들며 얌전하게) ....허리. 디스크.....자세한 건 지완이한테 물어봐.

강진 : (그럼 지완이도 알고 있었단 말인가?.....기가 막히다)

미스신(E) : (강진의 표정 위로 들리는) 난 니 엄마가 지금 어디 있는 지, 무엇을 하며 살구 있는 지 그것만 알어.



23. # 춘희 커피 노점 앞


춘희, 손님들에게 열심히 커피를 팔고 있다....그런 춘희를 한쪽에서 지켜 보고 있는 어떤 시선....지완이다.

지완, 춘희를 보며 못마땅해 인상 찌푸리고 있는.

손님들이 가고, 춘희의 핸드폰 울린다. 춘희, 핸드폰을 받는다.


춘희 : 네.....길 다방 차마담입니다.....아, 네. 과장님.......잠깐만요. 제가 좀 적을께요.

         (수첩 꺼내서 적으며) 커피 네 잔 하구, 유자차 두 잔, 쌍화차....(하는데)


이때, 누군가의 손이 춘희의 핸드폰을 휙 채서 간다.

춘희, 흠칫해서 돌아보면.....지완이다. 지완, 춘희의 핸드폰을 탁 닫아버린다.


춘희 : 야!!

지완 :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어.....시간 들여서 돈 들여서 실컷 고쳐주면 뭐해?

         이렇게 퇴원해서 다 도루 아미타불을 만들어 버리는데....

춘희 : (기가 막혀) 야아....

지완 : 아줌마가 마징가 제튼 줄 알아요? 무쇠팔, 무쇠 다리, 로케트 주먹이야? 아줌마가?!.....

         이 추운데 길 바닥에 이렇게 오래 서 있는 게 디스크에 얼마나 나쁜 지 알아요?

춘희 : (O.L.) 남이야 팥으로 메주를 쑤든 전봇대로 이빨을 쑤시든 니가 무슨 상관이야?!....나 먹구 살아야 돼! 걸거치지 말구 비켜!

지완 : 이러다가 다시 병 나서 입원하면 우리 병원 이미지만 나빠지거든요? 아줌마 땜에?

춘희 :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다가) 그럼 니가 나 먹여 살려! 나 일 안해두 되게 먹여 살려봐, 니가!

지완 : 어떻게 먹여 살리면 되는데요?.....일단 밥부터 먹을까요?

춘희 : (황당한 표정으로 지완을 보는)



24. # 식당


지완, 춘희 앞으로 냅킨을 놓고, 그 위에 수저를 놓아준다.

춘희, 어이 없는 표정으로 지완을 보고 있다.


춘희 : 너, 내가 안 밉니?

지완 : 미워요. 미운 놈한테 떡 하나 더 주는 거예요.

춘희 : 내가 강진이 에미라서 참아주는 거니?

지완 : 네. 강진이 오빠한테 고마워 하세요.

춘희 : (어이 없다는 듯 보다가).....너 그러다 홧병 난다?

지완 : 고양이가 쥐 생각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춘희 : (어이 없다는 듯 보는)

지완 : (춘희에게 호락호락한 상댄 아니다)


이때, 종업원, 곰탕을 가져와 두 사람의 앞으로 놓아주고 간다.


춘희 : 니들은 안돼.

지완 : (곰탕에 소금을 치다가 춘희를 보는)

춘희 : 니네 정신 나간 엄마, 정신이 다시 돌아온대두.....강진이랑 너, 허락 해줄거 같어?

         정신이 돌아 오면 더 길길이 뛸 걸? 차 강진이 누구야? 차 춘희 아들인데.

지완 : (보는)

춘희 : 나두 니들 반대야!!

지완 : (어이 없다)

춘희 : 뻔뻔하지, 나?......이렇게 된 게 다 누구 때문인데.......나이든 년만 아니면 머리채라두 잡구 싶지?...

         할 수 없어, 그래두...난 강진이 에미니까 우리 아들만 생각할거야.

         우리 아들 앞길만 생각하구, 우리 아들 행복만 생각할거야.

지완 : (당혹스럽게 보는)

춘희 : 백번을 생각하구 천번을 생각해두 니들은 악연이야.....하늘이 경고를 하면 알아 들어. 피할 수 있으면 피해 가.....

         사랑이 밥 먹여 주니?

지완 : (묵묵히 들어주다가 숟가락 들며) 질문 하나 해두 돼요?

춘희 : ......해.

지완 : 그래서 후회하세요?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신 거?

춘희 : (흠칫)

지완 : 후회 하시냐구요? 평생 우리 아버지.......한 준수씨만 사랑하신 거?!!

춘희 : (잠깐 당황하다가) 그래. 후회 한다! 후회 해!! 뼈에 사무치게 후회 한다! 어쩔래?

지완 : 저도 나중에 후회하께요, 그럼!

춘희 : 뭐?

지완 : 나중에 나중에 아줌마처럼 뼈에 사무치게 후회하구 반성하께요!!

춘희 : (어이가 없고)

지완 : 근데요, 지금은 안 그럴래요. 나중에 후회할 게 무서워서 그게 두려워서 도망 안 칠래요, 지금은..

춘희 : 야!!!!

지완 : (지지 않고 맞 받아치는) 아줌마!!

춘희 : .....(기가 막히다는 듯 보는데) !

지완 : 곰탕이나 드시죠. 다 식는데....(벅벅 곰탕을 먹기 시작하는)

춘희 : (일어서며) 너나 많이 처 먹어.....우리 강진이 제자리로 돌려 줄 사람은 너 밖에 없어.

         니가 먼저 니 길을 가. 그럼 우리 강진이두 우리 강진이 길을 갈거야.

지완 : ! (흠칫....춘희 보는)

춘희 : 밥 값은 내가 계산 할게....남에 장사하는 데 또 깨빡 놓기만 해봐. (계산대로 가서 현찰로 밥값 계산하고 나가 버리는)

지완 : (춘희를 야속하게 보다가.....말 없이....식은 곰탕을.....먹는데)



25. # 춘희 커피 노점


춘희, 자리로 돌아와 다시 커피를 팔기 시작한다. 푸후우 깊은 한숨 내뱉고, 얼른 기분 추스르며 호객하는 춘희.


춘희 : 거기 검정 코트 오빠들! 한잔만 하구 가요!!.....우리 집 커피는 둘이 마시다 둘이 다 죽어두 몰라.

         한잔에 천원, 세잔 사면 오백원 깍아 드리께. (아픈 허리를 만지며, 추운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발을 동동거리며)


그런 춘희를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어떤 시선... 강진이다. 강진,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26. # 근처 주차장 (지하나 혹은 지상)


지완, 자신의 차에 앉아서 생각에 잠겨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시트에 머리를 기댄 채 멍한 표정으로. 춘희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춘희(E) : 니들은 안돼.

춘희(E) : 나두 니들 반대야!!


지완, 푸후우 한숨 내뱉고 차를 출발시켜 가려다 문득 옆 자리를 보는데, 한약 상자가 놓여 있다.

한약 상자 겉에 ‘차 춘희님’이라고 쓰여 있다. 춘희에게 한약 상자를 전해 준다는 게 깜박 잊었다.



27. # 춘희집 일각 (늦은 오후)


춘희, 슈퍼에서 소주 한 병과 두부를 사들고 나온다. 아픈 허리에 손을 얹고 휘적휘적 집으로 걸어가는.

강진, 아프게 표정이 굳어 춘희의 뒤를 터덜터덜 따라간다.

춘희, 허름한 다세대 주택의 반 지하방에 들어가면 방에 불이 켜진다.

강진, 춘희 집 앞에 와 선다. 초라하게 살고 있는 춘희의 모습에 가슴이 무너진다.

지완, 춘희 집 근처로 걸어오다가....뭔가를 발견하고 당황하며 걸음을 멈춘다.

춘희 집 입구 턱에 강진이 주저 앉아 있다....온 몸에 힘이 풀린 듯.....이마에 손을 대고 눈을 감고.

지완, 그런 강진의 모습을 당혹스런 표정으로 보다가....발걸음 돌려서 가려다....다시 강진을 보고는 강진에게 다가간다.

지완, 일어날 줄 모르고 주저 앉아 있는 강진 앞으로 가 앉으며....이마에 얹고 있는 강진의 손을 가만히 잡는다.

강진, 눈 앞에 앉은 지완을 보고 당황하며 놀라는.


지완 : 어우. 손이 완전 얼음장이네.....장갑이나 좀 끼구 다니지. (하며 강진의 손을 꼬옥 잡아 입김을 호 불어주는)

강진 : (눈빛이 극심하게 흔들리며 당황하고!!)

지완 : (입김을 계속 따뜻하게 불어 넣어주는)

강진 : (당혹스러움으로.....지완을 보는)

지완 : (강진을 향해 빙긋이 웃고....다시 강진의 손에 입김을 불어주고)

강진 : (어떤 미동도 않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28. # 강진 아뜨리에 마당 / 강진 차 안 (밤)


강진의 차, 와서 멎는다. 강진의 표정, 넋이 나간 듯 멍하다......

강진,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한동안 앉아 있다가.....힘겹게 몸을 일으켜 차에서 내린다.

강진, 아뜨리에를 향해 걸어가는데. 이때, 차 크락션 소리 들리고.

강진, 돌아보면, 지완의 차, 아뜨리에 앞으로 와서 멎는다.

강진, 당혹스럽게 보는.


지완 : (차에서 내리며 강진을 향해 밝게 웃는) 나 오늘 집에서 자구 갈려구.

강진 : !!



29. # 영숙 방


지완, 잠옷으로 갈아입으며 잠든 영숙을 멀건이 바라보다가...이불을 다독여 덮어준다.



30.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강진, 책상을 짚고 서서 도면 펼쳐 놓고 보며 색연필로 체크하고 있다.

시선은 도면을 향하고 있지만, 정신은 다른 데 가 있는 듯 멍하다.

잠옷 차림의 지완, 냉장고를 열어 캔 맥주 두 개를 꺼내 강진 앞에 뚜껑을 따서 하나 놓아주고,

자기는 강진 뒤쪽으로 와 책상에 걸터 앉는다.


강진 : (등 뒤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완의 시선을 느끼며...긴장해 있는)

지완 : (맥주 캔 따며.....) 그래....그랬구나.....오빠가 그래서 병원으로 날 찾아왔었구나.

         인제야 한 큐에 정리가 되네. (캔 맥주 마시는)

강진 : (도면에 시선 준 채....표정은 긴장해 있는)

지완 : ........엄마 만나구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나두 힘들었는데, 오빤 얼마나 힘들었을까.....그쵸?

강진 : .........

지완 : 근데....마음이 힘드니까 생각나는 사람이 나였다는 거 아니예요? 그러니까? (기분 좋아서)

강진 : (흠칫)

지완 : 그 순간에 나한테 밖에 올 데가 없었구나....나한테 와서 쉬고 싶었구나....

강진 : .........(눈빛이 흔들리는)

지완 : 차 강진! 너, 다 들켰어!!

강진 : !!

지완 : 딱 걸렸어! 다 죽었어!!

강진 : !!!

지완 : 지금부터 OX 퀴즈를 내겠습니다.


지완, 책상에서 내려 오더니 강진의 등 뒤로 가서 선다.


지완 : (강진의 등에다 대고 손가락으로 OX를 그리며) 맞으면 오! 틀리면 엑스로 대답해 주세요.

강진 : .........

지완 : 지금 이대로도 살수 있다는 말은 쌩 구라다!

강진 : .......

지완 : (손가락으로 자기가 O를 그리고)....오?.....그럴 줄 알았지.

강진 : ........

지완 : 지금 이대로도 견딜 수 있다는 말은 개 뻥이다!

강진 : ........(눈빛이 흔들리는)

지완 : (손가락으로 자기가 역시 O를 그리고)...이것도 역시 오!......그럴 줄 알았어.

강진 : ..........

지완 : (등에다 ‘바.보. 날. 사. 랑. 하. 지?' 라고 쓴다. ‘바보, 날 사랑하지?’라는 말, 지완의 마음의 소리로 들린다.)

강진 : (눈빛이 심하게 떨린다)

지완 : 맞으면 오! 틀리면 엑스로 대답해 주세요!!

강진 : (가만히 있는)

지완 : 아, 뭐야아....오야? 엑스야?

강진 : (옆에 자료 쌓인 것 정리하며.....펜을 닫고 몸을 일으키며....지완을 돌아보지 않고) 피곤해서 난 먼저 잔다.....

         일층 불, 니가 다 끄구 올라 와. (하며 지완을 보지 않고 그대로 이층으로 올라간다)

지완 : (강진의 가는 뒷 모습을 보며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리는)....피이.... 겁쟁이....


지완, 자기와 강진의 맥주 캔 챙겨서 가려다......뭔가 발견하고 눈빛이 심하게 떨린다.

강진이 펼쳐 놓았던 도면을 보면, 머그컵 입구 정도 크기로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지완, 눈가가 기쁨으로 벌게져 온다.



31. # 영숙방


영숙은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다.

침대에 누운 지완, 강진의 동그라미에 대한 먹먹함으로 자꾸만 자꾸만 눈가가 벌게진다. 표정은 웃고 있지만.



32. # 강진방


강진, 팔 베개를 한 채 잠들지 못하고 누워 있다.

당혹스럽게 굳어 있던 강진.....눈을 감으며 팔목을 눈 위에다 퍽 올린다. F.O.



33. # 춘희 집 일각 (아침)


강진의 차, 와서 멎고 강진, 차에서 내린다.

강진, 차에서 쌀, 가루비누, 휴지, 각종 식료품 등이 담긴 커다란 비닐 봉투를 두 손에 한 아름 들고 내린다.



34. # 춘희집 앞


강진, 가져온 식료품 봉투를 춘희집 앞에다 놓고는....얼마간 바라보다가.... 집 앞을 떠나온다.



35. # 춘희집 일각


강진, 차 키를 눌러서 차 시동을 걸고 운전석에 오른다.



36. # 춘희집 앞


춘희, 현관문 열고 나오다가....집 앞에 놓인 식료품 봉투들을 보고는 당혹스러운 표정 된다....

누가 놓고 갔나 두리번거리다가 계단 위로 허리를 잡고 열심히 올라가는.



37. # 춘희 집 일각


춘희, 밖으로 나와서 보면......아무도 없다.



38. # 지완 병원 외경 (낮)



39. # 병원 진료실


과장, 추나 베드에 환자 눕혀 놓고 추나 치료중이다. 지완, 바로 옆에 붙어 서서 열심히 듣고 있(는 것 같)다.

주변에 지완 외에도 두어 명의 인턴들 더 서 있고.

입 꼬리가 자꾸만 올라가는 지완. 마음이 잔뜩 달 떠 있다.


과장 : 추나란게... 손으로 밀고 당기면서 비뚤어진 부분을 바로 잡아주고.... 경락과 기혈이 잘 통하게 하여

         통증을 줄여주는 치료법입니다... 환자분은 지금 천골이 오른쪽으로 회전 변위되어 있는 상태라..(하다 지완을 슬쩍 보면)


지완, 듣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지만 정신은 딴 데 가 있다. 저 혼자서 자꾸만 생글거리고 있는.


과장 : (지완을 잠깐 못마땅하게 보다가).....틀어진 골반을 교정합니다. 자아..불편하시면 말씀하세요..

         (하다가 지완에게 버럭) 한지완! 너 지금 제대로 보고 있는 거야?

지완 : (넘치는 행복감에 무조건 대답하고 보는..활짝 웃으며 발랄하게) 네!! 물론입니다! (하며 팔로 동그라미(O) 그려 보인다)



40.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회계장부를 보고 있는 강진의 눈빛, 매섭다.

강진 앞으로 우정과 재현 서 있다. 재현은 강진의 눈치를 보고 있고, 우정은 태연한 표정이다.

용채는 한 편에서 회의 준비하며 살벌한 분위기에 눈치보고 있다.


강진 : (재현을 보며) 영업비로 천 만원은 뭐야?

재현 : (눈치 보며 우정에게 네가 말하라고 쿡쿡 찌르는)

우정 :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려는) 아, 그거....말 그대로 영업비야.

강진 : 무슨 영업비요? (재현 보며) 우리 회사가 언제부터 그렇게 나도 모르는 비싼 영업을 했어?

재현 : (말 못하고)...저기 지금 박 태준네 도착할 거거든. 일단 이 이야긴 나중에.

강진 : (O.L.) 지금 설명을 해봐!

재현 : (우물쭈물 우정 보는) 그게......우정이가 쓸 데가 있다구......

우정 : 청담동 빌라 건! 그 건 때문에 내가 좀 썼습니다....뭐가 잘못 됐습니까?

강진 : ......(흠칫 표정 서늘해지며 우정을 보는....그제서야 감이 오는)

우정 : (당당하게) 그 프로젝트 따낼려면 미니멈 그 정도 투자 정돈 하는 건 당연한 거야...(하는데)

강진 : 그 돈으로, 로비했습니까?

우정 : 아, 진짜 성격 한번 빠듯하시네, 우리 대표님 .....그 정도 돈은 여기선 그냥 불문율 같은 거야.

강진 : (갑자기 싸늘해져 O.L.) 이 우정씨! 이거 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습니까?!

우정 : (당황하는)

재현 : (새파래지고)


용채, 회의 준비하다가 멈춘다. 그 때 마침 경수의 안내를 받아 들어서던 태준과 성민, 뭔가 살벌한 분위기를 눈치챈다.

태준, 앞으로 나가려는 경수를 제어한다. 입구에 서서 들어오지도 못하는 세 사람. (강진들 쪽에서 태준이 잘 안 보인다)


강진 : (우정 노려보며) 결국 당신이 한 영업이란 게 돈 멕여서 오래된 관계 끊고 프로젝트 하나 따온 거였어요?

         그럼 우리가 범서랑 다를게 뭐가 있습니까? 범서나 우리나 똑같은 쓰레기 아닙니까?!!

우정 : (충격 받은)

재현 :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며) 아니, 그게.....물론, 그게....(하는데)

강진 : (O.L.) 시끄러! 입 닥쳐, 넌!

재현 : (입 오므리고)......

강진 : (우정 보며) 그 돈 다시 받아서 오구, 그 프로젝트 캔슬 하세요!


강진, 장부를 쾅 책상에 내려 놓는다.

우정, 억울하고 속상해서 눈 벌게지더니 그대로 휙 돌아서 밖으로 나가버린다.

재현은 우정을 부르지도 못하고 강진의 눈치만 보고 있고.

우정, 밖으로 나가다가 한쪽에서 엉거주춤 난감한 표정으로 서 있는 태준과 시선을 마주친다.

우정, 태준을 보자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입술 불끈 깨물고 밖으로 나가 버린다.

태준, 당혹스럽다. 우정을 뒤쫓아 가는.

재현, 그제서야 성민을 봤다.


재현 : (성민과 눈 인사하며) 오셨어요? 좀 앉으세요. (민망하고) 회사 분위기가......참.....단정하고 올바르죠?

강진 : (성민과 눈 인사하고, 화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재현 : (강진을 흘겨보며) 회의 분위기 차암 예술이겠다.....

         (소리 낮춰) 너 박 태준한테 잘하면 맞을 수도 있어. 이 우정 괴롭혔다구.

강진 : 뭐?

재현 : 접때 우정이 좀 이불 안 덮어줬다구 우리한테 소리도 질렀어. 박태 준.

강진 : (어이 없다는 듯 보다가) 삼십분만 쉬었다 회의 시작하겠습니다.



41. # 아뜨리에 마당


마당 한 구석에 씩씩거리며 서 있는 우정, 억울하고 속상해서 눈가가 벌게져 있다.

태준, 우정 옆으로 다가와서 손수건 내민다.


우정 : (손수건 받으며, 태준에게 그런 모습 들킨 게 쪽팔리기도 하고, 강진에게 심한 말을 들은 게 속상하기도 하고,

         눈물이 울컥 나는게 부끄럽기도 하고) 하, 진짜, 내가......아씨, 거지같이 눈물은 또 왜 나아.

태준 : (우정 보다가 피식 웃고) 진짜 신비한 동물의 세계다. 천하의 이우정이 이렇게 깨지기도 하구.

우정 : (태준 노려 보며) 고소하니?

태준 : 고소한 건 아니구, 좋다. 이우정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직장 상사한테 혼나서 울고 속상해하고.

우정 : (밉게 흘기며 손수건에다 코 팽 푼다.)

태준 : 하필이면 혼 낸 사람이 차 강진이라서 그게 좀 안돼서 그렇지.

우정 : ......(밉게 보며 코푼 손수건을 둘둘 말아서 태준에게 신경질적으로 던져 버리는) 염장을 질러라. 염장을 질러.

태준 : (픽 웃으며) 사실은....니가 너무 깨지니까 화는 좀 나더라. 솔직히.

우정 : !

태준 : 화가 나더라구, 이상하게....(하다가) 들어가자....(하며 앞서서 걸어 가다가 문득 걸음 멈추고 우정을 돌아 보며)

         너 혹시 짤리면 우리 회사 올래?

우정 : !

태준 : 우리 회사에 오면 니가 로비하구 다니는 거 눈도 감아주구, 표창장도 주구, 인센티브도 줄 건데.

우정 : (기가 막히다는 듯이 보다가 피식 웃는데.....)



42.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회의 테이블에 모두들 쭉 둘러앉아 있다. 강진과 마주보는 위치에 태준 앉아있고, 그 옆에 우정 있다.

우정, 강진의 눈치를 보며 약간 주눅이 들어 있고, 태준, 그런 우정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며 강진과 번갈아 본다.


강진 : 일단 오늘은 어떤 컨셉이 좋을지, 브레인 스토밍부터 시작해보죠.


다들, 갑작스런 강진의 말에 앞에 놓여진 자료를 들여다보느라 바쁘다. 아무도 쉽게 처음 말을 꺼내지 못하는.

우정, 강진을 뚫어지게 보다가 손을 번쩍 든다.


강진 : (불편했던 마음은 털고 우정을 보는)

우정 : 어, 그러니까, 브레인 스토밍이니까, 아무 말이나 막 하자면...... 왜 공부만 해야하죠?


다들 뜨아해서 우정 본다.


우정 : 놀 수도 있잖아요? 그런 센터에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만 잔뜩 있는 것도 갑갑할 거 같은데.

         우리 농어민들, 쉽사리 리조트 같은데 가지도 못할테구. 이왕이면 휴양시설도 같이 마련해놓으면 좋지 않을까요?

재현 : 막내야!!! 너, 완전 서울 사람이지?

태준 : (흠칫! 재현이 우정에게 말하는 호칭이 거슬린다)

우정 : (보는)

재현 : (우정에게 편하게 장난하듯이) 덱끼! 쌀이 쌀나무에서 나는 줄 아는 도시 촌놈이 뭘 안다구.....

         (하다가) 손님들 커피 떨어지셨다. 리필이나 좀 해드려라!

우정 : (자식이...하는 표정 짓다가 빈 커피잔 챙겨 드는데)

태준 : (우정의 팔을 탁 잡으며 우정을 말린다) 하지 마.

우정 : ! (당황하고)

강진 : (열심히 자료 보고 있다가 고개 들어 보는)

재현 : ?

태준 : (재현에게) 너무 말이 심한 거 아닙니까? 이 우정씨가 현재 여기서 직위가 어떻게 되는 진 모르겠지만,

         한땐 우리들의 상사셨던 분인데....너무 함부로 대하는 거 아닙니까?

우정 : (당황) 야아...

재현 : (태준의 부릅 뜬 눈에 당황하며) 아니.....그게.....저는....얘랑 저랑은 원래 친구라서....

강진 : (물끄러미 보는)

태준 : 여기가 사석입니까? 앞으론 주의를 좀 해주시죠. 한때 직장 상사로 모셨던 분인데 제가 영 듣기가 껄끄럽고 불편해서요.

재현 : (깨갱).....네.

우정 : (당혹스러우면서도.....태준이 새삼 고맙고...)

태준 : 잠깐 오분만 휴식 하시죠. (하며 일어나다가 문득 강진을 보며) 이 우정씨......그냥 나 주면 안됩니까?

강진 : (당혹스럽다)

우정 : (태준의 급작스런 말에 급 당황해서 눈이 동그래진!!!)



43. # 강진 아뜨리에 마당


태준, 회의 마치고 성민과 걸어 나오는데. 우정, 뒤따라 나오며.


우정 : 박태준!!

태준 : (돌아 보는)

우정 : 너 오늘 여러 가지루 심하게 오바다.

태준 : (피식 씁쓸하게 웃고)....그러게......왜 그랬을까? 내가?

         (하고는 다시 돌아서서 자기 차 쪽으로 간다. 웃음 끝에 살짝 쓸쓸함이 있다.)

우정 : (가는 태준을 당혹스럽고 심난한 표정으로 보는)



44. # 지완 병원 휴게실


지완과 진경, 나란히 턱을 괴고 어딘가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 빵과 우유를 우걱우걱 먹으며.

두 사람의 시선이 향하는 곳. 건너편 테이블에 한 커플(20대초)이 붙어 앉아 도시락을 나눠 먹고 있다.

오른팔에 기브스를 한 여자 환자의 입에 반찬을 넣어 주는 남자. “맛있어?” 하고 물어보면 여자는 끄덕이고.

남자가 멸치 반찬 집으면 여자가 고개를 저으며 “시져...쪼거 불꼬기”하고 어리광을 부린다.


진경 : 팔을 다친 게 아니라 혓바닥을 다친 거 아냐?

지완 : 와아. 물도 먹여준다. 저건 그냥 스트로우 꽂구 지가 먹으면 되는 거 아냐?

진경 : 말 마라! 아까보니깐 팔 다친 애를 업구 들어 오더라.

지완 : 왼 팔은 멀쩡하구만....포크는 쓸 수 있잖아.

진경 : 아이구 아이구.. 물이 뜨겁 댄다. 불어 달랜다. 조댕이 홀랑 뎠나부다 야.

지완 : 어머 근데 왜 물을 안 불구 입술을 불려구 그래? 오우 오우....


지완과 진경, 눈 꼴셔 못 봐주겠다는 듯 ‘우웩’ 하며 토할 것 같은 표정 짓는다.



45. # 강진 대학 강의실 앞


강진, 강의를 마치고 학생들과 함께 나온다. 학생들 강의실을 나오면서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인사한다.

강진, 인사 받아주며 걸어가는데, 강진의 핸드폰에 문자 알림음 들린다.

강진, 핸드폰 확인해 보면 지완에게 온 문자다.

[과장님 심부름으로 자료 찾으러 학교에 왔음. 근데 배 무지 고파 쓰러지겠음.

강의 끝난 거 알고 있으니 구내 식당으로 오삼^^-지완-]

강진, 지완의 문자를 확인하며 입가에 연한 미소가 번진다.



46. # 구내식당 앞 + 안


구내식당 앞으로 걸어오던 강진, 흠칫 놀라며 걸음을 멈춘다.

저 앞 복도 벽에 지완, 오른 쪽 팔꿈치에 보호대(기브스)를 두르고 서 있다가 강진을 발견하고는 환한 미소를 짓는다.


강진 : (당황하는) 팔이 왜 이래? 다쳤어?

지완 : (고개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뭐 살짝 부러졌나 봐요.....아우, 배고파.

강진 : (당혹스럽게 지완을 보는)


강진, 두 개의 식판을 들고 지완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온다.

지완의 맞은 편 의자에 앉으며 식판 하나는 지완 앞으로 놔주고, 하나는 자신의 앞으로 놓는다.


강진 : 잠깐만 물 좀 갖고 올게. (식수대쪽으로 가는)


강진이 물을 가지러 간 사이, 지완, 왼손으로 젓가락을 들어 서툰 젓가락질을 계속 연습해 본다.

잠시 후, 강진이 물 두 잔을 가지고 테이블 쪽으로 오자 지완, 왼손으로 서툰 젓가락질을 시작한다. 계속 반찬을 흘려 대며.

강진, 물 잔을 놓고 자리에 앉으며 그런 지완을 물끄러미 본다.


지완 : (입으로 가져 가려다 흘리고...또 흘리고.....낭패한 표정 지으며) 왜 이렇게 안돼지?......배 고파 죽겠는데....

강진 : (낭패한 표정으로 지완을 보는)

지완 : (조심스럽게....눈빛으로 먹여 살라는 듯 입까지 살짝 벌리며 모션하는데)

강진 : (지완의 모션을 눈치 못 채고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간다)

지완 : (살짝 벌렸던 입을 다물며 무안해서 주위를 살피는)


잠시 후, 다시 나타난 강진, 지완의 왼손에 포크를 쥐어주고는 지완 앞으로 앉아 밥을 먹는다.


지완 : (1단계 계획 실패다.....표정)

강진 : (아무것도 모르고 자기 밥 먹으며....지완이 너도 먹으라고 눈짓 해 보이는)

지완 : (어쩔 수 없이 포크로 먹으며.....속으로 한숨이 절로 난다)



47. # 휴게실 근처 복도


강진, 커피 두 잔을 사서 지완이 있는 곳으로 와서.....한 개를 지완에게 내미는데, 지완에게는 손이 없다.

지완의 왼손엔 서류 봉투가 들려 있다. 지완, 이제야 원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 듯 빙글거리며 강진을 본다.

입을 벌리고 먹여달라고 모션을 하는 지완.

강진, 지완의 모션을 미처 읽지 못하고 지완의 왼손에 들린 서류 봉투를 자기가 빼앗아 들고 지완의 왼손에 음료수를 쥐어준다.

지완에게 따라 오라고 하고 자기가 앞서서 도서관쪽으로 가는 강진.

지완, 2단계 계획도 실패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푸후우 한숨 내뱉는.



48. # 도서관


지완, 원하는 책들을 왼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강진, 이번엔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원서를 들어주며 지완을 뒤쫓아 다닌다.

지완, 아주 고소해죽겠다. 그러다 지완, 오른쪽 위에 놓여있는 책을 가리키는데,

자신도 모르게 기브스한 오른쪽 팔을 쭉 들어올린다.

지완의 거짓말이 들통 났다. 강진과 지완, 서로를 멀건이 바라본다.


지완 : ........

강진 : ........

지완 : 아니....그러니까.....(하다가) 그래, 안 다쳤어. 안 다쳤어. 누군 뭐 밥도 먹여주구 물두 먹여 주구 그러길래....

         장난 좀 쳤어요. 됐어요?!!

강진 : (멀건이 보다가 들고 있던 무거운 원서들을 지완의 팔 위에 툭 올려 놓는다)

지완 : (말 없이 그 책을 고스란히 받아든다)

강진 : (휙 몸을 돌려 돌아서 가는데.....피식 웃음이 흐른다. 지완이 귀엽다)

지완 : (뒷 모습을 보이며 가는 강진에게 그제서야) 아니이...내가 뭐 일부러 그럴라구 그랬던 게 아니구요오.....

         (변명하며 강진을 졸졸 쫓아간다. 원서를 낑낑거리며 무겁게 들고)



49. # 강진 아뜨리에 마당


아뜨리에 마당으로 들어서는 발......춘희다.

춘희, 아뜨리에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미스신 과의 전화를 생각하는.


미스신(F) : 강진이, 언니한테 안 왔어? 걔가 그래두 지 엄마 찾을려구 우리 가게까지 왔더라.



50. # 플래시백 (#36. 춘희집 앞)


춘희, 나오면....집 앞에 식료품 봉지들 가득 놓여 있었던.



51. # 강진 아뜨리에 마당


춘희, 그래도 바로 들어서지 못하고 망설이며 서 있는데.

이때, 현관문 열리고, 우정, 나온다.


우정 :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춘희를 보며).....누구시죠?

춘희 : 그러는 아가씬 누구신데에?

우정 : 전 여기 직원인데요....

춘희 : 아아......난 강진이 엄.....(하다가 결심한 듯) 강진이 엄마예요.

우정 : (흠칫! 당혹스러움에 표정 굳어지는)



52.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춘희, 우정의 안내를 받아 아뜨리에로 들어선다.

춘희를 보는 우정의 표정, 당혹스럽다. 춘희 역시 당혹스러워 하고 있지만, 담담하려 애쓰며.

어딘가로 핸드폰을 하던 재현, 춘희를 보자 누군가 긴가민가 하다가.....춘희를 알아보고는 당황해서 벌떡 일어선다.


재현 : 어...어머니!

춘희 : (재현을 보는)

재현 : (당황하고 있다) 아....안녕하세요. 저....(영숙이 없나 주위를 슥삭 살피고) 강진이 친구 재현입니다......

         예전에 대학 다닐 때 산청에 갔을 때 뵀었는데......

춘희 : 아아....반가워요...

우정 : (당혹스럽고)


용채와 경수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춘희를 보는데.

이때, 영숙, 이층에서 내려 오다가 춘희와 마주친다. 춘희를 알아보고는 안색이 창백해져 당황하는 영숙.


우정 : (춘희와 영숙을 번갈아 보며 곤혹스럽고...당혹스럽고)

춘희 : (애써 반갑게 웃으며) 영숙아.

영숙 : ......(당황하는) 어.

춘희 : (매끄러운 변명을 열심히 생각하며) 우...우연히 니 딸 병원에 입원했다가.......니 소식 들었어...

         그때, 대학에두 그래서 찾아갔던 거구.

영숙 : ........(춘희에게 경계심이 있다. 많이 당황하고 있다) 어.

우정 : (이 일을 어떡해야 하나......난감한)

춘희 : 그래서.....이 근처 지나다가.....우연히 생각 나서 들른거야. 너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영숙 : (어쩔 수 없이).......으응.

춘희 : 언제까지 여기 세워 둘거야?....차 한잔......안 줄거야?

영숙 : (춘희가 몹시 당혹스럽다)

우정 : (자기가 괜히 혼란스러움에 머리칼을 흐트려 버리는)



53. # 강진 대학 도서관


강진, 전공책들 쌓아 놓고 도서관 바닥에 주저 앉아 읽고 있다.

지완도 강진 옆에서 책을 읽다가......갑자기 강진의 무릎을 베고 누우며..... 책을 본다.

강진, 흠칫하며 지완을 보다가....다시 당혹스런 감정의 떨림을 느끼고......빙긋 웃으며 다시 책을 본다.

책을 보고 있기는 하나, 눈에는 당연히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

지완도 마찬가지다.

강진의 가방에서 진동으로 해둔 핸드폰이 울리지만, 강진, 눈치 채지 못한다.



54.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재현, 핸드폰을 내리며 전화를 안 받는다고 우정에게 고개를 젓는다.

우정, 시한 폭탄같은 춘희의 출현에 불안한 표정으로 이층을 올려다 본다.



55. # 영숙방


춘희, 영숙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여다 본다.


춘희 : 와아....좋다.....여기가 니 방이니?

영숙(E) : (밖에서).....어.

춘희 : (부러움과 어처구니 없음과 속상함이 범벅된 표정으로 보는)



56. # 강진 이층 거실


영숙, 몹시 날이 선 표정으로 강진의 와이셔츠를 다리고 있다. 춘희가 몹시 거슬리고 신경 쓰이지만.....말리지도 못하고.


춘희 : (영숙 방에서 나와 강진 방 앞으로 와 서며) 여긴 누구 방이야?

영숙 : (돌아 보며....대답하기 싫지만) 우리 아들 방.

춘희 : (잠깐 눈빛이 반짝하는) 구경 좀 해두 돼?

영숙 : (싫지만......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춘희 : (다짜고짜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영숙 : (.....짜증이 나지만.....화도 못 내고)



57. # 강진 방


춘희, 안으로 들어서서 애틋하게......강진 방을 살펴 본다.

강진의 베개와 이불에도 가만히 손을 얹어 보며....자책과 애틋함으로.....



58. # 강진 대학 도서관


지완, 강진의 무릎을 밴 채 아예 책을 얼굴에 덮고 있다.

강진, 책을 읽고 있다가 문득 지완을 본다. 지완의 얼굴 위에 덮힌 책을 걷어내면

지완,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잠들어 있다.

강진, 빙긋 웃다가 책을 다시 지완을 얼굴에 덮어주며, 읽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다.



 59. # 강진 이층 응접실


영숙, 강진의 와이셔츠를 다리고 있다.

춘희, 강진 방 구경을 마치고 영숙 옆으로 와서 앉는다.


춘희 : 니네 집 진짜 좋다....아들이 건축가라 그런가...(표정에 뼈가 있다)

영숙 : (춘희가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뭘....(하다가) 내 정신 좀 봐.... 오랜 만에 친구가 왔는데.....다림질만 하구 있네.

         (다리미를 끄려고 하는데)

춘희 : 아냐. 끄지 마. 계속 해.......할 일도 없는데 구경이나 하지 뭐.

영숙 : 그럴래? (하며 계속 다림질을 하는데)

춘희 : 누구....와이셔츠니?

영숙 : 우리...아들.

춘희 : (와이셔츠에 시선 주며) 난 한번도 안 다려줘 봤는데..

영숙 : (다리다가 보는)

춘희 : 우리 아들 와이셔츠.....난 한번도 안 다려줘 봤어.

영숙 : .......(계속 다리는)

춘희 : 인 줘봐. 나두 한번 다려 보게.

영숙 : 괜찮아. 내가 하면 돼.

춘희 : 인 줘보라구... 나두 좀 다려 보게. (하며 와이셔츠를 채서 가져 오려는데)

영숙 : (와이셔츠를 잡으며) 됐어. 우리 아들꺼야. 내가 하면 돼.

춘희 : (기가 막혀 흠칫) 나두 잘 할 수 있어. 한번 해 보자. 나두. (끌어 당겨 뺏으려 하는데)

영숙 : (와이셔츠 꼭 잡고 자기도 모르게 약간 감정 격앙되어) 내 아들 거야! 손 대지 마!!!

춘희 : (점점 기가 막히지만 지지 않고) 손 좀 댄다구 닳니? 닳어?!......인 줘봐. (와이셔츠를 잡아 당기며) 이리 좀 줘 봐아...

영숙 : 싫어! 싫어! (고집스럽게 잡고 있는)

춘희 :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가)....그래, 너 가져라! 너 다 가져!! 다아 가져!!! (하는 일어서는데)

영숙 : 너, 니네 집에 안 가니?

춘희 : (흠칫 보는)

영숙 : 그만 가줘, 춘희야.

춘희 : (기가 막힌)

영숙 : 그만 나가 줘. 우리 집에서.....우리 지용이 아버지 돌아오시기 전에 나가 줘! 제발!!

춘희 : (기가 막혀 시비 거는).....그렇게 겁나니? 내가 한 준수 꼬셔서 도망이라도 갈까봐 그렇게 겁나?

영숙 : (순간 눈빛이 부르르 떨리는).....우리 지용이 아버지 니 깟게 꼬신다구 따라 갈 사람 아냐.

춘희 : 니 깟게?.....너 지금 니 깟게라 그랬니?

영숙 : 우리 지용이 아버지하구 니가 어울린다구 생각하니? 그렇게 니 주젤 몰라?

춘희 : (억장이 무너진다)

영숙 : 기차역에 너 만나러 안 나간 거, 내가 잡은 거 아냐....지용이 아버지가 안 나간거야....

         너하구 도망칠 자신이 없다구.....도망가서 살 자신이 없다구, 우리 지용이 아버지 스스로 안 나가구,

         그날 나한테 온 거야.......알어?

춘희 : (부들부들 떨며 입술 불끈 깨무는)

영숙 :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차춘희! 우리 지용이 아버지, 이제 너 봐두 끄떡도 안해!! 너 같은 건 안중에도 없어!!

춘희 : (이를 악 물고 있다가 결국 터지는) 너야 말루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거 같은데, 서영숙!....

         나, 한 준수랑 삼년 전에 산청 떠났었어.

영숙 : (흠칫)

춘희 : 니가 기억하고 있는 시간 훨씬 뒤에 한 준수랑 나, 같이 떠났었어.

영숙 : (눈빛이 심하게 흔들린다) 거짓말 하지 마!!

춘희 : 거짓말 아냐!!

영숙 : 거짓말!!......(갑자기 허둥대며) 지용아!! 아버지한테 전화 좀 해봐!! 아버지한테 전화 좀 해봐아, 어서!!!....지용아!!!

춘희 : 한 준수는 죽었어!!!

영숙 : (흠칫)

춘희 : 죽었다구, 한 준수는!!!

영숙 : (안색이 창백해져 춘희를 보는)

춘희 : 나 때문에 너...한 준수 임종도 못 지켰잖아. 나 때문에.......

영숙 : ..........(창백해진 채 바들바들 떠는데)

춘희 : (영숙 앞으로 다가가 무릎 꿇고 앉으며 영숙의 어깨를 잡고 영숙을 똑바로 보며) 정신 차려, 서 영숙!!

         도망 그만 치구, 정신 차리라구, 쪼옴!!.......정신 똑바루 차리고, 이 년, 이 죽일 년하구

         내 머리채두 잡구, 귀싸대기두 날리구.....너 억울했던 거, 서러웠던 거 분풀이 다 해봐!!

         다른 사람은 건드리지 말고, 오롯이 나한테만 다! 나한테만 다 니 분풀일 해봐!!!

영숙 : (바들바들 떨며 금방이라도 기절할 듯)

춘희 : 제발 정신 좀 차려서....니가 지용이로 알구 있는 내 아들, 우리 강진이 제대로 좀 살게 해주구,

         불쌍한 니 딸두 제대루 좀 살게 해주구......그 불쌍한 애들, 우리 때문에 숨도 못 쉬는 애들.....

         지들이 원하는대루 좀 살게 해주구....제발 그렇게 좀 해주자......

         내가 이렇게 빌게.....내가 이렇게 빌게, 영숙아......제발.....응?!!

영숙 : (숨어 멎어버릴 듯한 표정)



60. # 강진 대학 도서관


강진, 여전히 책을 보고 있고, 지완, 강진의 무릎을 베고 여전히 잠들어 있다.

이때, 드르륵! 드르륵! 하며 강진의 가방에서 핸드폰 진동음이 들린다.

강진, 책을 읽다가...그제서야 핸드폰 소리를 듣는..

강진, 가방을 열어 핸드폰을 꺼내면 발신자 이름 ‘재현이’라고 뜬다.


강진 : (핸드폰 손으로 가리고 목소리 죽여서) 도서관이야. 좀 있다 전화하께...

         (전화 끊으려다 상대방 이야기 잠깐 듣다가..........놀라는) 뭐?!!


강진, 안색이 창백해져 당황해 있다가....문득 자신의 무릎을 베고 잠든 지완을 본다.

강진, 어처구니가 없고, 기가 막히다.



61. # 강진 차 안 / 거리


강진, 운전석에 오르다가 조수석에 탄 지완을 본다. 지완, 걱정으로 하얗게 굳어 있다.

강진, 괴롭게 지완을 본다.


지완 : ....우리 엄마, 왜 쓰러지셨대요? ....괜찮으셨는데.....아까 통화두 했는데....

강진 : ....(괴롭다) 우리 엄마가....집으로 찾아 오셨대.

지완 : (당황하는) !!

강진 : (춘희가 또 영숙에게 무슨 짓을 했나....갑갑하다. 돌아버릴 것 같다.)



62. # 영숙방


강진과 지완, 영숙방 문을 연다.

영숙이 누웠던 흔적은 있지만, 영숙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강진과 지완, 어리둥절한.



63.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강진, 1층으로 내려온다.

우정과 재현, 경수, 용채 심난한 표정으로 앉아 있거나 서성이고 있다.


강진 : (몹시 당혹스런) 어머니가 없어지셨어.



64. # 부산 카페


춘희, 영숙에 대한 걱정으로 새파랗게 얼어 있다. 미스신, 따뜻한 차를 춘희 앞에 놓아준다.


미스신 : 자.....이것 좀 마셔, 언니.....강진이랑 지완이랑 거기 회사 사람들이랑 전부 찾아 나섰다니까 곧 찾을 수 있을 거야.

춘희 : (컵을 쥔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무슨 일.....설마 무슨 일......생긴 거 아니겠지?

미스신 : 별 일은 무슨 별 일?.......

춘희 : (그래도 바들바들 떨며).....그렇게 약한 앤 줄 몰랐어......정말루 몰랐어.

미스신 : 약하니까 미치지, 강했으면 미쳤겠어?

춘희 : 강진이가 나 가만 안 둘라 그럴텐데...어뜩하면 좋아.

미스신 : 토껴야지, 언니. 무조건 토껴...

춘희 : (괴로워 어쩌지를 못하는데)


이때, 카페 문 열리고, 부산(외출복 차림), 들어오다가......춘희를 보고 깜짝 놀란다.


미스신 : (부산을 보고) 와플 강습은 잘 받고 왔니?

춘희 : (부산을 보는)

부산 : (심통난 아이처럼 춘희를 흘겨 보고 있는)

미스신 : 엄마한테 인사도 안해?

부산 : (입 꾹 다물고 여전히 심통난 아이처럼)

춘희 :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해) 얜 왜 이렇게 폭삭 늙어버렸니?....엄마 때문에 속이 상해서 이렇게 늙어버렸니?

부산 : (흘겨보는)

춘희 : 그래....돌아오는 게 아니었는데....니들 앞에 나타나는 게 아니었는데......내가 미친 년이다. (벌떡 일어선다)

미스신 : 토낄라구? 어디루 토낄라구?

춘희 : 토끼는 년이 어디루 간다구 알려주구 토끼니? 나 같은 년 어디 가서 디지든 말든 니넨 관심 끊구 행복하게 살아, 앞으루....

         (부산의 얼굴을 만지며) 피부 맛사지라도 좀 받어. 니가 그래두 피부는 좋았는데....(가려는데)

부산 : (갑자기 팔을 벌려 춘희를 막는다)

춘희 : (흠칫하며 부산을 보는)

부산 : (눈물이 그렁해져)......가지 마.

춘희 : ........

부산 : 가지 마.

춘희 : (울컥하는)...사내 자식이 이렇게 마음이 약해 빠져 갖구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갈라 그래?

         끝까지 버텨야지, 자식아....너 같은 년도 엄마냐구 끝까지 원망하구 미워해야지, 자식아.

부산 : 몰라....나 그런 거 몰라.....가지 마. 엄마.

춘희 : ........

부산 : 우리 옆에 있어. 아무데두 가지 마!!

춘희 : (먹먹하게 보는)



65. # 강진 아뜨리에 마당 (밤)


강진의 차, 주차장에 와서 멎는다. 조수석에 지완, 허탈해서 앉아 있다.

강진, 운전석에 앉아 핸드폰 하고 있다.


강진 : 경찰서엔 내가 신고했어.......그래, 일단 난 우리 집 부근을 한번 더 찾아 볼게......그래, 고마워. 수고 좀 해줘.


강진, 핸드폰을 끊고 지완을 본다. 미안함과 자책으로.


지완 : (멍해 있다가.....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표정 지으며) 괜찮아요. 너무 걱정 하지 마요.

         우리 엄마 그렇게 약하신 분 아니예요.

강진 : (괴롭게 얼굴을 쓴다)

지완 : (자책하고 있는 강진이 더 마음 아프고.....자기가 더 미안하다) 엄마한테 아무 일도 없어요! 내기 해두 돼!

         걱정 하지 말라니까요!!!

강진 : ...........



66. # 강진 방


영숙, 말간 표정으로 강진 침대에 앉아 있다.

강진의 방, 여기 저기를 휘 둘러 보다가.....여기 저기 서랍장도 뒤져 보다가....뭔가를 발견하고는 몹시 놀라고 당황한 표정 된다.

영숙, 서랍 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강진의 가족 사진(어릴 때 춘희와 찍었던)이다.

영숙, 강진의 가족 사진을 멀건이 보다가...한순간 사진 속의 춘희를 향해 증오가 어리며.....눈빛이 무섭게 떨린다.

영숙, 기억이 돌아왔다......



67. # 강진 아뜨리에 일층 작업실


강진과 지완, 안으로 들어와 선다.


강진 : 난 다시 한번 찾아 보고 올테니까 넌 집에서 기다려. 혹시 돌아오실 지도 모르니까...(돌아서려는데)

지완 : (강진의 손을 꼬옥 잡으며) 미안해 하지 마요, 제발.....오빠 탓 아니야.

강진 : .........

지완 : 오빠 탓도 아니구, 오빠 엄마 탓도 아니구, 내 탓두 아니구......그냥 살다 보니까.....살다 보니까.....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강진 : ..........

지완 : 자책 같은 거 이제 그만 하자구요.....우리 지용이 오빠가 죽은 것두 내 탓도 아니구, 강진 오빠 탓도 아니구......

         그냥 살다보니까......재수가 없어서......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이 생긴 거예요.

강진 : ...........(눈빛이 흔들리는)

지완 : (마음 아프게 강진을 보다가 강진을 따뜻하게 안는다) 우리 잘못이 아니야.......아무 것두 우리 잘못이 아니야......

         우리 잘못이 아니야...

강진 : ..........


이때, 이층 계단을 내려 오는 인기척 소리에....강진과 지완, 당황하며 서로에게서 떨어져 서는데..

일층으로 내려와 선 사람.....영숙이다. 표정을 알 수 없는 담담한 얼굴로.

강진과 지완, 놀라며 당황하는데.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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