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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0.05.03|조회수1,039 목록 댓글 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6











1. # 영숙방 (15회 마지막씬에서 연결된)


강진 : (방안의 모습을 보고 어이 없어 하며, 지완을 보며) 무슨...짓이야?

지완 : (강건한 표정으로) 오늘부터 엄마, 내가 모시구 살거야! 그렇게 알어!!

영숙 : (어리둥절해 하고)

강진 : 한 지완!!

지완 : (강진을 보며) 너만 잘나구, 너만 대단하니? 한 지용?!!.......

         지난 13년 동안 내가 너 따라 잡아 볼려구 얼마나 죽을 각오로 죽을 힘을 다해서 살아 왔는지 알어?......

         너, 이제 그만 비켜! 꺼져!! 엄만 내가 모실거야!! (다시 짐을 싸기 시작하는데)


강진, 짐을 싸고 있는 지완의 팔을 탁 잡는다.


지완 : (흠칫 노려 보는데)

강진 : 짐 풀어!......(당황해 있는 영숙에게 시선 주며) 어머닌...(다시 지완을 보며) 내가 모셔!

지완 : (어이 없어서 노려 보는)

강진 : (어떤.....굳은 결심을 한) 내가 모셔....어머닌!!

지완 :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보다가 영숙을 보며) 나랑 갈거지?....나랑 갈거지? 엄마?

영숙 : (당혹스런 표정 짓고 있다가).....여기 있을 거야, 난.

강진 : (흠칫)

지완 : (그렇게 말했는데도.....영숙이 야속한) 엄마!!!

영숙 : (강건하게) 여기....니 오빠 옆에 있을 거야.

강진 : (영숙의 의지가......내심 당혹스럽다)

지완 : 엄마 자꾸 이러면.....나 다시는 여기 안 와!

강진 : !

지완 : 엄마 다신 안 볼거라구! 다신 안 올거라구!!!

영숙 : 지완아.

강진 : ........

지완 : 나랑 갈거야? 말거야?....갈거야?!! 말거야?!!!

강진 : .......

영숙 : (보다가)......여기....있을거야.

지완 : (영숙을 야속하게 보다가......강진을 먹먹한 눈빛으로 보는) 오빠가 끊어. 오빠가 정리 해줘.

         오빠가 엄말 좀 설득해 줘.....응?!!

강진 : (눈빛이 흔들리지만).....(대답 못하는)

지완 : (먹먹한 표정으로 보다가 휙 돌아서 방을 나가 버린다)

강진 : (마음이 아프고)

영숙 : (당혹스럽지만......애써 견디는)



2. # 강진 아뜨리에 마당


지완, 눈가가 벌게져 입술 불끈 깨물고 마당으로 나온다.

강진, 지완을 뒤따라 나온다.


강진 : 지완아!

지완 : (걸음을 멈추더니....강진을 돌아본다.)....이번 주말에 이삿짐 트럭 불러서 올거야.

강진 : (당혹스럽게 보는)

지완 : (강건한 표정으로) 와서 엄마 모시고 갈테니까.....안 가시겠다 그럼 내가 업어서라두 갈테니까...그렇게 알어요.

         (휙 돌아서 가버리는)

강진 : (더 이상 지완을 부르지도 잡지도 못한다. 나에겐 아직 풀어야 될 숙제가 있어, 지완아.....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지완 : (그대로 차에 올라 타 차를 출발 시켜 간다)

강진 :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



3.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1층


숙직실에서 부스스 흐트러진 머리로 나오는 우정, 핸드폰을 하고 있다.


우정 : (졸려서 비몽사몽) 어...야근 했어. 새벽 다섯 신가 여섯 신가 잤나?.......(머리 흩트리며) 아우. 정신 하나두 없지, 뭐.


착잡한 표정으로 2층에서 내려오는 영숙, 주방쪽으로 가는.

우정, 영숙과 눈 인사하고 하품하며 계속 핸드폰하며.


우정 : 아니, 그건 차 강진하구 의논해봐야지......뭐? 지금? (작업실 둘러보는) 여기 없는데? ....

         (하다가 에이프런 두르고 있는 영숙에게) 어머니! 차 강진 어딨어요?

영숙 : (냉장고에서 콩나물 꺼내며....지완 생각에 표정은 착잡해져).....모르겠는데....밖에 한번 나가 봐요.

우정 : 네.....(계속 핸드폰 하며 화장실쪽으로 가며) 지금 차 강진 작업실에 없거든.....

         나중에 보면 전화 하라고 전해주....(께....하려다...화장실 문 열고 들어가려다 갑자기 둔기로 한 대 맞은 듯한 표정이 된다.

         흡하며 자신의 입을 가리는....‘차강진’이라고 말 실수를 했다. 당황하며 영숙을 조심스럽게 보는)

영숙 : (태연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콩나물을 삶기 위해 냄비에 물을 끓이고 있다)

우정 : (영숙의 태연한 표정이 오히려 몹시 당혹스러운!!!)



4. # 강진 아뜨리에 마당


강진, 석고상 마냥 마당을 떠나지 못하고 서 있다. 지완의 차는 이미 떠나버렸는데도.

우정, 심난한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를 흩트리며 밖으로 나온다.

스스로 정리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다가 강진 옆으로 다가오며.


우정 : 저기....대표님.

강진 : (보는)

우정 : 좀 전에 황당한 일을 하나 겪었는데.....말을...해줘야 될 거 같애서.

강진 : (무슨? 하는 표정으로 보는)

우정 : 한 지완 어머니가....대표님을 차 강진으루 아시는데? 한 지용이 아니구?

강진 : (흠칫)

우정 : 내가 깜박하구 말 실술 했어...차 강진 어딨냐구 물었더니 밖에 나가 보라구.....

         전혀 당황하시거나 의아해 하시지도 않구....분명히 차강진으로 알고 계셨어.

강진 : (점점 모든 것이 또렷해 온다. 결국 우정이한테까지 들켰구나.......)

우정 : (별로 놀라지도 않는 강진의 표정에) 알구 있었어?

강진 : (아뜨리에로 들어가려는데)

우정 : (강진을 잡으며) 정신, 돌아오신 거야? 그럼?

강진 : (말을 못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우정 : (이게 무슨 일인가....혼란스럽다)



5. # 강진 주방 / 아뜨리에 작업실


강진, 안으로 들어서는데.....영숙,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다.

강진, 그런 영숙을 물끄러미 보는.

이때, 냄비가 부글부글 끓어 넘치기 시작한다.

생각에 잠겨 있던 영숙, 흠칫하며 엉겁결에 맨손으로 냄비 뚜껑을 열려다가 ‘아! 뜨거’ 하며 손을 덴다.

영숙, 아픈 표정 지으며 어쩔 줄 몰라하고.

강진, 그대로 영숙에게 가서.....영숙의 손을 잡더니.....차가운 물속에 담궈준다.


영숙 : (강진을 보는)

강진 : 잠깐만 이러구 계세요......(영숙의 덴 손을 살펴 보며) 물집이 생기겠는데, 이거.....

         (마치 자기가 아픈 듯 인상 찌푸리며) 많이 따가우시죠?

영숙 : ........괜....찮아. (당황하며 강진에게 잡힌 손을 빼는)

우정 : (들어서다가 그런 강진과 영숙의 모습을 혼란스럽게 본다)

강진 : 잠깐만요.......(하며 자기 책상으로 가서 책상을 뒤져 화상 연고와 일회용 밴드 꺼내서 영숙에게 온다)

영숙 : (물 속에 손을 집어 놓고 있는)

강진 : (영숙의 손을 잡아 연고를 발라주려는데)

영숙 : 됐어. 괜찮아. (하며 손을 빼려는데)

강진 : (그런 영숙의 손을 놓치지 않고 후후 불어 가며 영숙의 손에 정성껏 화상 연고를 바르고 일회용 밴드를 발라준다)

영숙 : ........(서늘한 표정으로 강진을 보는)

우정 : .........(그런 영숙의 표정을 놓치지 않는다.)

강진 : 오늘은 부엌 일하지 마세요......(하며 어질러진 부엌 정리하다가) ......지완이한테 전화라두 좀 해주세요.

영숙 : (흠칫)

강진 : 섭섭했을 거예요. 똑같은 자식인데.....

영숙 : (O.L.) 내가 귀찮니?

강진 : 그런 얘기가 아니예요, 어머닌 제가 얼마든지 모시구 살 수 있어요.

         전 다만....어머니가 지완일 조금 더 인정해주시구 조금 더 따뜻하게 대해주셨음......

영숙 : (O.L) 내 자식은 내가 알아서 해!

강진 : (순간 멈칫하는)

영숙 : (당혹스러움을 수습하려) 나, 올라 가서 좀 쉴게........(이층 쪽으로 가는)

강진 : ..........

영숙 : (가려다 문득 걸음 멈추고 돌아보며, 다시 못 박듯) 지용아!

강진 : !

영숙 : 넌 내 아들이야! 무슨 일이 있어두 내 옆에 있어......아무데두 누구한테두 가지 말구 내 옆에 있어!!....알았지?

강진 : ..........(차마 대답을 못하는).....

우정 : (한 켠에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혼란스럽게 보는)



6. # 지완 인턴실


지완, 가운으로 갈아 입고 있다. 멍하게 허탈해진.....단추를 잠그는 손길이 가늘게 떨린다.

이때, 지완의 핸드폰 울린다. 지완, 핸드폰을 열어 귀에 댄다.


우정(F) : 한지완씨? 저 이 우정인데요..

지완 : ?



7. # 지완 병원 휴게실


지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맞은 편에 앉은 우정을 보고 있다.


지완 :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고) 뭐라 그러셨어요? 방금?

우정 : (자판기 컵 만지작거리며) 한 지완씨 어머니가 정신이 돌아오신 것 같다구요!

지완 : (의자에서 벌떡 일어선다. 당장이라도 달려갈 듯)

우정 : 근데, 거짓말을 하구 계세요.

지완 : (흠칫 당황하며 보는)

우정 : 무슨 이윤진 모르겠는데......정신이 돌아온 걸 숨기구 계신 것 같더라구요, 아까보니까.

지완 : (어이 없어) 무슨 말이예요? 그게?!!

우정 : 그러니까.....나두 그게 이해가 안돼서 한 지완씨한테 좀 물어볼라 그랬는데.....자기두 되게 황당해 하는구나?

지완 : (어이가 없는)

우정 : 근데, 차강진두 장단을 맞춰주구 있더라구....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주구 있더라구요.......

         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이야, 그건?

지완 : (표정...당혹스럽게 굳어지는)

우정 : 내가 보니까 의도적으로 차강진을 괴롭히고 있는 거 같은데......누군가 막아줘야 되는 거 아닌가?

         한 지완씨가 막아 줘야 되는 거 아니예요?

지완 : (당혹스러운)......



8. # 병실 복도


혼란스럽고 심난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지완. 문득 떠오르는.



9. # 플래시백 (15회 #46)


영숙 : (강진을 흐뭇하게 보며) 우리 아들 잘 생겼지? 춘희야?......얼마나 착하구 효잔지 몰라....

         3년 동안 지 에미 병수발 하며 한번도 힘들단 소리두 안 하구.

영숙 : 참! 너두 그때 아들이 있다구.....그랬었던 거 같은데......니 아들은 뭐하니?

영숙 : 아들이 어디서 뭘하구 있는 지 그것도 몰라? 엄마가?

영숙 : (마치 농담하듯이) 그럴 거면 자식은 왜 낳니?

영숙 : (격앙되지 않게 담담하게) 그럴거면 자식은 왜 낳았냐구? 책임지지도 못할거면서?



10. # 플래시백 (16회 #1)


지완 :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보다가 영숙을 보며) 나랑 갈거지?....나랑 갈거지? 엄마?

영숙 : (당혹스런 표정 짓고 있다가).....여기 있을 거야, 난.

영숙 : (강건하게) 여기....니 오빠 옆에 있을 거야.



11. # 병실 복도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 멈춰선 지완.



12. # 강진 아뜨리에 마당 (밤)


지완의 차, 와서 멈춰선다.

지완, 운전대 잡은 채 집 쪽을 당혹스럽게 본다.



13. # 강진 이층 응접실


영숙, 행주로 테이블을 닦는데.....핸드폰 울린다.

영숙, 핸드폰을 받는.


영숙 : 네.

남자(F) : (15회 강진과 통화 하던 산청 납골원의) 안녕하세요. 여기 산청 납골원인데요.

영숙 : 네. 안녕하세요.

남자(F) : 얼마 전에 문자 드렸는데 연락이 없으셔서요.....작은 아드님이 전화를 주셔서 대충 설명은 드렸는데....

영숙 : (당황하며 O.L.) 작은 아드님이라뇨?.....제 아들은 지용이 밖에 없는데......무슨 말씀이시죠? 그게?

재현(E) : 너, 미친 거 아냐!!



14.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지완, 아뜨리에 안으로 들어서다 멈칫 선다.

강진과 재현은 지완이 들어온 지 모른 채 얘기하는.


재현 : (기가 막혀서 버럭) 야, 이 또라이 자식아! 이렇게 기막히구 좋은 기회를 또 놓쳐? 너 대가리 어디 고장난 거 아냐?!!

강진 : (들은 체도 않고 컴퓨터 화면만 보며)

재현 : (강진 옆으로 와서 사정하는) 딱 일 년만 눈 감고 중국에 갔다 오면 우린 그때부터 팔자가 바뀐다니까!

         자잘하게 빌라 같은 거 말구 우리두 해외 프로젝트 좀 해보자!!

강진 : (계속 컴퓨터 화면만 보며) 난 못 가니까 그렇게들 아쉬우면 니가 가!

지완 : (보는) ......

재현 : (미치겠는) 야 자식아!! 내가 갈 수 있었으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갔다. 그 쪽에서는 너만 원하잖아. 너만!!

강진 : 아, 진짜 정신 사나워 죽겠네. 퇴근 안해?

재현 : 어머니 때문에 못 가냐? 아픈 어머니 두구 갈 수가 없어서?

지완 : !

재현 : 아, 진짜 그놈의 어머니! 어머니!

강진 : 입 닥치구 퇴근이나 해!

재현 : (성질 나서 버럭) 어머니! 어머니! 그 놈의 어머니 때문에 놓친 알토란 같은 기회가 도대체 몇(개야?...하려는데)

강진 : (노기 띤 표정으로 재현을 노려 보며)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찢어지든가!!

재현 : (식식거리며 노려 보다가) 그래! 찢어져! 찢어져, 새끼야!

         잘난 놈이랑 일하려니까 아주 벨이 꼬이고 사지가 뒤틀려서 더 이상은 못해먹겠다! (외투 들고 홱 나가는)


재현, 나가다가 서 있던 지완과 마주친다.

당황한 재현, 지완의 시선을 외면해 버리고 나간다. (영숙과 지완에 대한 원망이 있다).

강진, 문득 돌아보다....지완과 시선을 마주치고는 당황하는.


지완 : (강진 앞으로 다가오며...답답하고 안쓰럽다) 차강진! 정말 너 대가리 고장 난 거 아냐?

         그 좋은 기회를 왜 놓쳐? 미친 거 아냐?

강진 : 언제 왔니?

지완 : 딱 일년만 중국 갔다오면 팔자가 바뀐다며? 당연히 가야 되는 거 아냐?!!

강진 : 내 일이야. 내가 알아서 해.

지완 : (보다가....담담하게) 나 낼 바루 엄마 모시구 갈거야.....주말까지 기다릴 것도 없어. 낼 이삿짐 다 옮길거야. 그렇게 알어.

강진 : 어머니가 안 가시겠다잖아!

지완 : (강진의 말을 따라하는) 내 일이야. 내가 알아서 해.

강진 : (어이 없다는 듯 보는)

지완 : 내 엄마야. 내가 알아서 한다구! (이층으로 가려는데)

강진 : (지완의 팔을 탁 잡으며) 한 지완!

지완 : (강진의 손을 뿌리치며) 왜 이러구 살어? 대체 왜 이렇게 등신처럼 살어?!!

         니가 뭘 잘못했는데! 대체 뭘 그렇게 대단하게 잘못했는데!!!

강진 : .....조용히 해.

지완 : 언제까지 그 빌어먹을 죄책감에 짓눌려 살거야!!

강진 : 어머니 들으셔!! 목소리 낮춰!

지완 : (아랑곳 않고 더 큰소리로) 그렇게 살아주면 엄마가 너한테 고마워 할 거 같니?

         그렇게 참아주구 속아주면 우리 엄마 속이 풀릴 거 같애? 그 미움이 사라질 거 같애?

강진 : (멈칫....당황하는.....혹시 지완이가 뭔가 알고 있나?)

지완 : (강진이 너무 마음 아파 울음이 터진다) 나한테 먼저 얘길 했어야지....

         엄마 정신 돌아왔다구 나한테 먼저 얘길 했어야지이!!!!

강진 : !!!!!

지완 : 왜 그렇게 오빠 혼자 속 앓이를 해? 내가 있는데...나한테 말을 하지이이!!!

강진 : !!

지완 : 왜 이렇게 바보 같이 살어? 왜 이러구 사냐구!!

강진 : !!

지완 : 왜 이러구 사냐구우!!!

강진 : (결국 터져 나오는)......널 포기 못해서!

지완 : !

강진 : 니가......포기가 안돼서!

지완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다가.....서러운 눈물이 터져 나온다)

강진 : (마음 아프게 지완을 보다가....지완을 가만히 끌어 안는다.)


이때, 영숙, 계단을 통해 일층으로 내려 오다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당황하며 멈추어 선다.

서글프게 울고 있는 지완을 두 팔로 그저 꼭 안아주는 강진.. 마음이 아프다.

그 둘만의 서러운 눈물들이 서러운 마음들이 부딪힌다.


영숙 : (주먹을 꾹 쥔다. 덜덜덜 떨려오는) 늬들...! 늬들 지금 뭐하는 거니!


강진, 지완 소리에 순간 멈칫.. 돌아보며....서로 떨어진다.

영숙, 덜덜 떨려오는 분노로 그 둘을 노려보는.


지완 : 엄마!

영숙 : 너 지금 내 딸한테 뭐하는 짓이야!!

강진 : (당황하는)

영숙 : (강진의 옷깃을 잡고 흔들며) 이 가증스런 놈! 이 가증스런 자식!!

강진 : ! (그저 담담히....)

지완 : (놀라서 영숙 말리며) 엄마아!!

영숙 : 내 앞에서 착한 아들인척 온갖 연기를 다 하더니 내 딸한테 이게 뭐하는 짓이야! 무슨 짓이야, 이게!!

강진 : (흔들리는 대로...가만히)

지완 : (영숙을 막으려 끌어 안는) 그만 해, 엄마! 강진 오빠한테 그만 해!!....

         엄마, 오빠한테 이러면 안돼! 오빠가 엄마한테 어떻게 했는데, 이럴 자격 없어, 엄마!!..

영숙 : 뭐어?!!!

지완 : 오빠 그만 용서해.

영숙 : 어떻게 용서해? 이 자식을 어떻게 용서해? 저 놈 에미가 니 아버지 잡아 먹구, 저 놈이 니 오빨 잡아 먹었어!

         내가 어떻게 용서를 해?!!!

강진 : .........

지완 : (당황하며...) 그거 강진 오빠 잘못 아냐, 엄마......강진 오빠 엄마 잘못도 아냐!

         내 잘못도 아니구, 엄마 잘못도 아빠 잘못도 아냐!! 그냥 사고였어! 사고처럼 일어난 일이었어!!!

강진 : ........

지완 : (영숙을 안으며) 엄마 이제 그만 하자. 그만 해요, 우리......제발...그만 하자. 그만 하자아.....

영숙 : (지완을 거칠게 뿌리치며) 시끄러!!....나쁜 년!! (하며 그대로 이층으로 올라가 버린다)

지완 : 엄마!!! (하며 따라 올라 가려는데)

강진 : (지완의 팔을 탁 잡으며) 내가 말씀 드릴께. (지완의 손을 놓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지완 : (걱정스럽게 보는)



15. # 영숙방


영숙, 분해서 식식거리며 침대에 앉아 있다..

강진, 방문 열고, 들어서며......영숙을 본다.



16. # 강진 이층 거실


지완, 거실로 올라 와 영숙방을 본다.



17. # 영숙방


강진, 영숙을 보다가.....영숙 앞으로 와서 무릎을 꿇는다.

영숙, 시선을 돌려 버린다.


영숙 : 가증스러운 놈! 누가 차 춘희 자식 아니랠까봐! 가증스러운 것들!!

강진 : ........

영숙 : 언제부터 알고 있었니? 내가 정신 돌아온 거 알면서 왜 말 안했어?

강진 : ........

영숙 : ......내가 어떻게 하나 두구 보고 있었어?.....니 의도가 뭐야? 니 의도가 뭐냐구?!!!

강진 : (담담하게) 기다렸습니다.

지완 : !

강진 : (또박 또박하게) 어머니가 먼저 말씀해 주시길 기다렸어요......

         왜 거짓말을 하고 계신건지, 왜 저희들을 계속 속이고 계신건지, 뭘 어쩌시겠다는 건지.....

         아직도 마음이 덜 풀리신 건지, 아직도 화가 많이 나 계시는 건지.....아직도 용서가 안되시는 건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숙 : (서늘하게 노려 보는)....

지완 : ........

강진 : 이제 그만 가야 되는 건지....여기서 그만 포기해야 하는 건지....여기서 그만 비켜나야 되는 건지.....

         더 가서는 안되는 길인지....처음부터 가지 말았어야 하는 길인지....고민하고 있었어요.

지완 : ........

영숙 :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는)

강진 : 내가 어떡해두 더 이상은 안되는 일인지,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내가 아무리 죽을 힘을 다해두.....절대로 달라지지도 바뀔 수도 없는 일인지......절망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지완 : ........

영숙 : .......(바들바들 떠는....눈빛은 여전히 강진을 노려 보는)

강진 : 근데요....어머니.....

영숙 : ........

강진 : 저 여기서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여기서 놓구 싶지가 않아요.

영숙 : ........

강진 : 그 미움....그만 거둬 주세요.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더 하겠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다 하겠습니다.

영숙 : .........

강진 : ......용서해 주세요....용서하기 힘드시겠지만.....용서해 주세요.

지완 : !

영숙 : .......(서늘하게 노려 보는) 용서?.....

강진 : .......

영숙 : (비꼬듯) 내가 어떻게 용서를 해줄까?....내가 어떻게 해줘야 니가 용서라구 생각할까?

강진 : ........

지완 : ........

영숙 : 도대체 넌 무슨 생각으로 지난 3년 내 옆에 있었던 거니?

         그래, 니가 말한 그 용서를 받을려구 그랬니? 단지 그것 뿐이었어?

강진 : 네. 그것뿐이었습니다.

영숙 : 아니잖아. 너 지완이에 대한 마음, 접지 못해 그런거잖아.

강진 : 접었습니다.

지완 : .........

강진 : 접을 수 있다구 생각했고, 접었습니다....접고 살아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완 : ........

강진 : 정말 한동안은 그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영숙 : .........

강진 : 그런데........(더 말을 하려는데....목이 메인다)......접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접을 수 있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그 마음을 깨닫는 데 삼년이 걸렸습니다.

지완 : ..........(눈가가 다시 벌게지는)

강진 : 하루에도 수천 번씩 저를 다그쳤어요.....미친 놈! 니가 왜 이러구 살어?

         니가 한지용으로 살면 지완이도 포기해야 되는데.......지완이까지 포기해야 하는데.....왜 이렇게 등신 머저리처럼 살어?!

         니 어머니가 저지른 죌 니가 왜 속죄하구 살어?! 세상에 어떤 미친 놈, 개 또라이가 너처럼 살어?!!

지완 : ........

강진 : 차라리 나두 도망 가 버리자! 내 어머니처럼 지완이 아버지처럼.... 이번 생애 한번만, 딱 한번만 날 속이지 말구,

         나만 생각하구, 내 감정에만 충실하구......지완이만 보구....그렇게 살아보자, 나두.....

         하루에도 수 만번씩 지완이 손을 잡고 도망쳤어요...

영숙 : .......(강진을 본다.)

강진 : 정말 도망 치고 싶었어요. 그 상처가 없었다면....버림 받는 게 어떤 건지 그 상처를 몰랐다면.....도망....쳤을거예요...

영숙 : ! (눈가가 붉어지는)

지완 : ........

강진 : 절 잡고 있는 어머니 손이 조금만 덜 따뜻했어두....어머니가 해주신 밥이 조금만 덜 따뜻했어두....

         기꺼이....도망...쳤을 거예요.

영숙 : !!

강진 : (영숙을 보며) 지난 3년.....어머니에겐 어떤 시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저한텐 그래두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어머니 때문에 때때로 고통스럽구 아프긴 했지만.....그래두 견딜만 했어요. 어머니 때문에........전...그랬었어요.

영숙 : .........(눈물이 흐른다.)

지완 : .......(눈물이 흐른다.)

강진 : (눈물이 흐른다).......

영숙 : (강진을 보다가.....눈물 훔치고.......잠깐 숨 돌리고).....그래, 용서...... 알았다. 해주께....

강진 : (멈칫)

지완 : !

영숙 : 그래, 내가 용서할테니까........

강진 : ..........(긴장된 표정으로 다음 말을 기다리는)

영숙 : 지완이는 놔!

강진 : !!!! (당황하며 창백해지는!!)

지완 : !!

영숙 : 우리 지완이만 놓구 가!

강진 : 어머니!!

영숙 : (O.L.) 그럼 너, 니 에미 차 춘희, 내가 다 용서할게.

강진 : (청천 벽력 같은 말에 무너진다.......손바닥으로 눈 자위를 꾹 누른다....눈물이 흐른다)

지완 : (온 몸에 힘이 풀리는 듯 무너지듯 주저 앉는다)

영숙 : 내가 다 용서한다구! 우리 지완이만 놓구 가라구!!!

강진 : (O.L.) 그럴 수 없습니다!!!

영숙 : (당황해서 보는)

지완 : !

강진 : 이젠 그렇겐 못합니다. 지완이 놓을 수 없습니다!!

지완 : !!

영숙 : (표정이 굳어지는)

강진 : 그것만은 안되겠어요, 어머니......지완이만은 안됩니다....그것만은 도저히....안되겠습니다.

         지완이 없인 이제 제가 살 수가 없습니다!!

지완 : !

영숙 : 그렇다면 나두 널 용서 못해. 니가 지완이만 놓는다면 다 끝나! 니네 집이랑 우리 집이랑 이 지긋지긋한 악연도 다 끝나!!

         다, 모조리 다 용서할테니까 우리 지완이는 포기하구....내 눈앞에서 없어져 줘!....제발!

강진 : 어머니!!!

영숙 : 사랑이 끝난다구 인생이 끝나는 게 아냐!! 그런 거 없어도 얼마든지 살아 가! 살아 갈 수 있어!!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아 가!

강진 : .........

영숙 : 내가 다 잊으께. 깨끗이 잊구 다 용서할게. 앞으루 생각두 안할테니까, 기억조차 안 떠올릴테니까....

         (사정하듯이) 강진아! 제발 가!.......제발 가라, 강진아.....


강진, 모든 게 끝난 것처럼........어깨에 힘이 툭 떨어진다......무슨 말인지 알겠다.......눈을 꼬옥 감는다.........

그 모습, 길게 보여지는...................



18. # 강진 이층 거실


지완, 멍하니 시선을 떨구고 주저 앉아 있다. 문 소리 들려 고개 돌리면, 밖으로 나오는 강진.

지완, 시선을 들어서 강진을 본다. 강진, 지완을 아프게 본다.

두 사람 서로 아프게.....서럽게......마주 보고 있다. 다가서지도 못하고.....서로를 위로하지도 보듬어주지도 못하고.......

강진, 지완을 보다가.....애써 외면하며 발걸음 돌려서 간다.

지완, 엉거주춤 일어서며 강진을 뒤쫓아 가려고 하는데. 영숙, 나오며.


영숙 : 가지 마!

지완 : (흠칫 돌아보는)

영숙 : (강건한 눈빛으로) 다 끝났어, 지완아.....가지 마.

지완 : (먹먹하고 야속한 눈빛으로 영숙을 보는)



19. # 거리


수 많은 인파 속을 휘적휘적 걸어가는 강진. 반은 넋이 나간 듯.....쓰러질 듯 휘적휘적........하염 없이 걸어가는.

그러다 힘없이 툭 주저 앉는........멍한............

그 옆으로 수 많은 사연의 사람들......무심하게 지나가는........



20. # 춘희방


춘희, 혼자서 화투패 떼고 있는데, 벨 소리 들린다.


춘희 : 누구세요?


이어서 거칠게 문 쾅쾅 때리는 소리 들린다.


춘희 : 누구시냐구우!!!



21. # 춘희 집 앞


춘희, 현관문 열어보면 춘희 얼굴 앞으로 휙 내밀어 지는 소주병.

지완, 소주병을 들고 서 있다.


지완 : 저랑 소주 한잔 하실래요?

춘희 : (큼큼 냄새 맡아 보고) 너 벌써 한잔 걸쳤냐?

지완 : 와아, 아줌마 개코다......사실은 한잔이 아니구 한 병 마셨어요.

춘희 : 아이구, 그러셨어요. 잘 나셨어요.



22. # 춘희 방


개다리 소반에 술상 차려져 있다.

지완, 소주병을 따서 춘희 앞으로 놓아주고, 다른 병을 따서 자기 앞으로 놓는다.


춘희 : 너 이거 어디서 배워 먹은 주도냐?.....어디서 족보도 없는 병나발이야?

지완 : (소주를 병 째 들어 마시고) 어떻게 사셨어요? ....살아...지셨어요?

춘희 : 뭐가? (소주 술 잔에 따르며)

지완 : 우리 아버지랑 헤어져서 다른 남자 만나 강진 오빠 낳구 부산이 낳구 살아지셨어요?

춘희 : (보다가.....술을 마시고) 살았으니까 여기 있지.

지완 : 아....다행이다. 그럼 나두 살아지겠구나....살 수 있겠구나, 나두......

춘희 : (흘끗 보는)

지완 : 근데, 산청엔 왜 돌아왔어요? 다 큰 아들 둘씩이나 데꾸 뭐하러 우리 아버지 앞에 다시 돌아 오셨어요?

춘희 : 보구 싶어서....못 잊어서.....죽을 거 같애서......

지완 : 아, 클났네.......그럼 나두 언젠가 강진오빨 찾아 가겠네......

         아, 아줌마처럼 진상 떨면 안되는데...멋지게 잊어줘야 되는데.....

춘희 : 뭐 이 년아?....진상?!!.......그게 사랑이지, 어떻게 진상이냐?

지완 : 진상이지, 그게 어떻게 사랑이야?.....구질구질하게.....다 끝난 거 가지구......

춘희 : 그게 어떻게 끝이 나? 그게 쉽게 끝이 나? 죽기 전엔 안 끝나.

지완 : 그럼 날 더러 어떡하라구! 죽을 때까지 이 맘으루 살라구!! 어떻게 살아, 이 맘으루!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어떻게 살아아아!!!

춘희 : (빤히 보는) 넌 나하구 다르잖어. 난 먹구 살게 없어서 다방 레지 전전했지만 넌 의사 선생님이잖아.

         강진이보다 훨씬 좋은 놈 만나 강진이 보란 듯이 살어. 그럼 돼.

지완 : 그래두 안 잊혀지면 어떡해요?

춘희 : 그래두 잊어! 안 그럼 너두 나처럼 나쁜 년 되구 몹쓸 년 돼! 여러 사람 상처 주구, 자식 새끼 가슴에 피멍 들이구....

지완 : (O.L.) 후회 하세요?.....다시 그 순간이 오면 우리 아버지랑 도망 안 갈 자신 있어요?

춘희 : (보다가 소주를 병째 들어 마신다)

지완 : 만약에 그 순간이 다시 오면 한번만 참아 줄래요?.....나하구 강진 오빠 생각해서 딱 한번만....꾹 참아 줄래요?

춘희 : (그런 지완을 미안하고 짠한 마음으로 본다)....

지완 : 한번만......참아줘요...........정말 한번만.......참아주면 좋겠다......

         (하더니 그대로 취기를 못 견디고 풀썩 옆으로 쓰러져 버린다)

춘희 : ........(안스럽게 보며) 진상은 니가 진상이다, 이 년아.



23. # 춘희 집 일각


강진의 차, 와서 멎는다. 강진, 차에서 내리며 춘희의 집 쪽을 본다.



24. # 춘희 방


지완, 술에 취해 잠들어 있다. 강진, 그 모습을 멀건이 바라본다.


춘희 : (앉아서 소주잔 홀짝이며) 데꾸 가.....

강진 : .........

춘희 : 새파랗게 젊은 년, 주사 피는 꼴 도저히 못 봐주겠다....데꾸 가.

강진 : .......(시선은 지완을 주며) 얼마나 많이 마셨어?

춘희 : 나하군 한 병!.....오기 전에 전작이 있더라, 근데....

강진 : (지완에게만 시선을 주고 있다)....지완이가 찾아와서 뭐래?

춘희 : 살아지더냐구 묻더라.

강진 : 그래서? 뭐라 그랬어?

춘희 : 살아지더라구 그랬다.

강진 : (알아 들었다는 듯이 고개 끄덕이고......지완을 담담하게 보는)



25. # 강진 차 안 / 고수부지 (밤)


강진의 차 조수석에 앉아 곤한 잠에 빠져 있는 지완.

잠시 후, 지완, 숙취 때문에 머리를 잡고 표정 찌푸리며....잠에서 깨어난다.

차 안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다가.....자신의 몸 위에 덮인 강진의 코트를 당혹스럽게 보다가......

문득 앞을 보면......강물 앞에 서 있는 강진의 뒷모습이 보인다.

강진,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고 강물을 보며 상념에 잠겨 서 있다.

지완, 어이가 없다.....당황하는....



26. # 고수부지


지완, 강진의 코트를 들고 강진이 있는 곳으로 걸어와....강진에게 코트를 내민다.

강진, 지완을 돌아보는....표정이 담담하다.


지완 : 어떻게 된 거예요?

강진 : (코트 입으며) 너야 말루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

지완 : .......그러게......(주위를 둘러보다가 다시 두통에 인상을 찡그리는데)

강진 : (그런 지완을 물끄러미 보다가)....술 좀 깼니? 이제 집에 갈까?

지완 : (보는)

강진 : 집에 들어가면 엄마한테 잘 해드려. 성질 피지 말구, 화 많이 내지 말구, 술 먹구 주사 부리지 말구.

지완 : .....응..

강진 : 당분간은 엄마 방에서 같이 자. 사람이 옆에 없으면 불안해 하셔.

지완 : ......응....

강진 : 어머니 약 떨어지셨는지 잘 체크하구......아 참....낼 모레 병원 가는 날이다. 잊지 마.

지완 : ........(눈가가 벌게지는) 응.

강진 : 너 인턴 얼마 남았다 그랬지?

지완 : 올해면....끝나요.

강진 : (고개 끄덕이는) 다 왔네.........가자. (차로 가려는데)

지완 : (강진의 등에 대고) 우리 그럼.......앞으로 다시 못 보는건가?

강진 : (지완을 돌아보고.....아프지만)..........음.

지완 : 전화도 하면....안되구?

강진 : (가슴이 무너진다) ......음.

지완 : 밥두... 같이.....못 먹는거구?

강진 : ........(차마 대답을 못한다)

지완 : (눈가가 벌게진 채 감정을 누르려고 하늘을 본다)

강진 : (그런 지완을 아프게 보는)

지완 : .....(목이 메인다....있는 힘을 다해 말하는) 손두 못 잡는 거구?

강진 : (보다가........지완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지완 : (눈물이 툭 흐른다)...이젠 두 번 다신....이렇게....안지도 못하는 거네.....

강진 : (천천히 떨어져서 지완의 얼굴을 본다)

지완 : 그럼 이제 이 말두 두 번 다신 못하겠다.

강진 : ........

지완 : .......(아픔을 삼키며 담담하게) ......사랑해요.

강진 : ........(눈가가 벌게진 채)

지완 : 사랑한다, 차강진.

강진 : (벅차 오르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지완에게 뜨겁게 키스한다.)


잠시 후, 강진과 지완, 서로에게서 떨어지며.......있는 힘을 다해 담담하게 서로를 본다.


강진 : (애써 미소 지으며) 잘 살자, 우리.

지완 : (애써 웃으며) 응.......잘 살아요, 우리. (눈물이 툭 흐른다)

강진 : ..........

지완 : ..........


고수부지 야경 속의 두 사람의 모습, 아련히....여운으로 보여지는. F.O.



27. # 강진 아뜨리에 외경 (아침, 1년 후)


‘차&서’ 간판, ‘이&서’로 바뀌어 있다.



28. # 강진 아뜨리에 작업실


영숙, 식탁에 앉아 야채를 다듬고 있다.

재현, 커피 머신에서 커피 따르며 영숙을 본다.


재현 : 저희 새 사옥 계약 했거든요? 보름 후에 입주하기루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루 불편하셨을 텐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어머니....(꾸벅 인사하는)

영숙 : (빙긋이 웃으며) 감사는 뭘요.....그동안 정두 많이 들었는데......섭섭하네....

         서 대표네만 불편하지 않다면 계속 같이 지내두 좋을텐데.


영숙, 문득 아뜨리에 쪽을 보는데....이제 강진은 없다. 용채도 있고, 경수도 있는데.


재현 : 만남 후에 이별이 있구, 이별 후엔 만남이 있듯 다시 만나게 되겠죠.

영숙 : (빙긋이 웃는)

재현 : (영숙에게 빙긋 웃어 보이고 작업실로 나오며) 아, 근데 이 우정 얘는 왜 아직 출근을 안 한거야?

         (용채와 경수보며 괜히) 이 우정 전화 받은 사람 없어? ....(핸드폰 꺼내 우정에게 전화를 거는) 너 오늘 디졌어, 이 우정!!



29. # 우정 오피스텔 방 (원룸형)


침대 옆에 놓인 협탁 위에 핸드폰이 울린다.....남자의 손이 울리는 핸드폰을 집어든다. 태준이다.


태준 : (침대에 엎드린 채 잠에서 채 깨지도 못하고 핸드폰 귀에 대고 습관적으로)...네.....박 태준입니다.

재현(F) : (놀란) 누구시라구요?....어? 난 이 우정 핸드폰으로 걸었는데...


태준, 그 말에 당황해서 눈을 번쩍 뜨며 얼른 핸드폰을 닫아버리고.....주위를 둘러본다.

낯선 방안......저 쪽 소파에 우정이 외출복 차림 그대로 자고 있다.

우정을 본 태준, 급 당황하는.

태준, 방 한 켠 의자에 걸쳐져 있는 태준의 코트, 양복 수트 상의, 넥타이를 본다.

이때, 우정의 핸드폰 다시 울린다. 태준, 당황하며 핸드폰 밧데리를 빼 버린다.

태준, 머리를 쥐어잡고 어제 일을 떠올리려 하나.....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태준, 우정을 보다가.....일어나서 이불을 가지고 가 우정에게 덮어준다. 우정, 곤히 잠들어 있는.

태준, 우정 옆에 쪼그리고 앉으며 우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 주는데.

우정, 흠칫하며 눈을 뜬다. 자기 눈 앞에 닿을 듯 가까이 있는 태준을 보고 당황하는데.

태준은 오히려 우정보다 더 당황한다.


우정 : 깼어?

태준 : (당황하며 괜히) 내가 여기 왜 있어?

우정 : (벌떡 일어나 앉으며 얼굴 부비며) 어제 니가 마신 술집 주인이 나한테 전화했더라. 술 먹고 뻗었다구 너 업어 가라구.

태준 : 아아.

우정 : 근데, 너, 내가 니 핸드폰 번호 1번이냐?

태준 : ....어.

우정 : 왜애?

태준 : 그냥......습관적으루.

우정 : 너 그거 오바야. 사람들 오해해.

태준 : (피식 웃다가.....) .....너 혹시 막간을 이용해서 나 덮친 거 아니지?

우정 : 뭐어?!! (잠이 확 깨는 듯) 야!!!

태준 : (괜히 자신의 옷을 들추며 점검(?)하는)

우정 : 야!! 이 자식이 사람을 뭘루 보구.....

태준 : 자는 거 보구 뽀뽀같은 거라두 혹시 안했냐? .....나 자는 거 되게 섹시한데?

우정 : (기가 막히다는 듯 보다가 쿠션 들어서 태준을 때리는) 야! 나가!! 나가!! 이 변태 자식아!!!

태준 : (우정의 손길을 피하며 웃다가 문득 우정의 원룸의 눈길로 둘러보며) 와, 집 좋네?

우정 : 뭐?

태준 : 여기 들어와서 살쟀음 내가 살았을텐데.

우정 : ?!!

태준 : 예전에 니가 나랑 살려구 마련했었던 그 80평 아파트 말구 여기 들어와 살자 그랬음.....

         배신 같은 것도 안 때리구 기꺼이 살았을텐데, 내가.

우정 : (그 말이....아프다)

태준 : ......그때 니 제안.....지금도 유효한데, 나는.

우정 : (멀건이 보는)

태준 : (머쓱한 표정 지으며) 이건 완전 오바지?

우정 : ..........

태준 : (벌떡 일어서며) 더 얘기 했단 한 대 맞겠다......출근 하자.

우정 : 박 태준!

태준 : 그래, 내가 오늘 흥분해서 좀 많이 갔다.....니네 집에 나 들여준 거 고마워서 오바를 좀 심하게 했어......

         미안하다. 어쩔래?

우정 : 그거.....오바 아닌데....

태준 : (흠칫해서 보는)

우정 : (태연한 표정으로) 오바 아냐, 그건.

태준 : (표정이 환해지는)

우정 : (멋쩍게 웃는)



30. # 부산 카페 앞 (낮)


춘희, 커피와 와플을 막 배달하고 들어오는 중이다.

한 젊은 남자 둘, 카페를 그냥 지나치려고 하자, 춘희, 얼른 그들에게 소리친다.


춘희 : 거기 우윳 빛깔 오빠들! 여기 와플 끝내주게 맛있는데! 한번 들어와서 맛 좀 보구 가!!


남자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춘희를 지나쳐 가버린다.


춘희 : (그들의 뒤통수에 대고) 담에 꼭 한번 들러줘, 오빠.....내가 서비스 기똥차게 잘해주께.....



31. # 부산 카페


춘희, 안으로 들어서며, 미스 신, 돌아버릴 것 같은 표정으로 춘희를 맞는다.


미스신 : 미쳐! 미쳐!! 언니 땜에 내가 미쳐!!...... 또 배달 나갔지?

            여긴 그런 다방하구 완전 급이 다른 데란 말야! 배달 같은 거 안 한다구!

춘희 : 호강에 받쳐서 요강에 똥 싸는 소리 하고 앉았네.

         서어비스업을 한다는 사람이 손님이 부르면 어디든 무조건 달려 가야지. 뭔 소리야?

미스신 : 돌아 버리겠네, 진짜.


이때, 얼굴에 걱정이 잔뜩 묻은 진경, 문을 열고 들어선다. 춘희를 보고는 꾸벅 인사 하고 눈으로 부산을 찾는다.


춘희 : 부산이 찾어?


춘희, 부산이 있는 곳을 손으로 가리키면 부산, 가게 한켠에 놓인 화초를 정성스레 닦고 있다.

진경, 춘희의 눈치를 살피며 부산에게 다가온다.


부산 : 어, 진경아.

진경 : (부산의 손을 끌고는 한 쪽으로 데려 간다)

부산 : ....왜?

진경 : (혹시 누가 볼까봐 옆을 슥삭 살피고).......의사 선생님이 너 좀 보재.

부산 : 무슨 의사 선생님?

진경 : .....산부인과.

부산 : ?

진경 : (한숨을 푹 내쉬며).....2주 됐대.

부산 : 뭐가 2주가 됐어?....(하다가 무슨 뜻인지 알고 눈빛이 흔들리는) !!!!

진경 : .....(울먹이며) 어뜩해.....나 어뜩해애.......무서워....나 무서워, 부산아.

부산 : (표정이 환해지며.....눈에 눈물이 그렁해지는)

진경 : 책임져! 책임져어!!!

부산 : (결연하게) 응! 책임 질께! 꼭 책임 질거야, 내가!!!

진경 : (부산이 갑자기 큰 소리를 내자 당황해서 부산의 입을 막는데)

부산 : (눈물이 쏟아질 듯 그렁해서) 꼭 책임질게.....절대루 안 버리구, 절대루 상처 안주구, 이름두 지어주구, 진짜루 이뻐해주구,

         진짜 진짜 좋은 아빠 될게....(자기 서러움에 눈물이 터지는)

진경 : (부산 말에 찡해지는) 부산아아.....(하며 부산을 안아 다독여주는)


저편에서 춘희, 의아한 표정으로 부산과 진경을 보고 있는.



32. # 강진 대학 외경



33. # 강진 대학 강의실


강진, 편하게 테이블에 걸터앉아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강진 : 여러분 마음 속에 있는 ‘집’이라는 것의 의미는.....어떤 것입니까? (학생들 쭉 둘러보고는) 저는....어렸을 적부터

         이곳 저곳 이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한 군데에 굳건하게 뿌리 내리고 살지를 못했어요.....

         (일어나서 학생들 앞으로 걸어오면서) 아주 깊은 산 속에 가보면 커다란 나무들이 있죠? 그 뿌리들은 보이진 않지만

         강하고 깊고 단단합니다.....저에게 있어 집은 그런 뿌리입니다. 누구나......자기만의 뿌리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겁니다.

         누구한테는 단순한 주거의 공간이지만 누구한테는 소망이고 누구한테는 가족이며 누구한테는 안식일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 보며)......바로 그 누군가의 뿌리를 제대로 내리게 하기 위해서.....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



34. # 지완 병원 복도


지완, 복도 한 복판에서 인턴을 혼내고 있다.

저편에서 과장이 어쭈!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한지완! 많이 컸다 하는 표정)


지완 : (복도가 떠나가라) 얘가 얘가.. 빠져두 단단히 빠졌네...어디 인턴이 회진 시간에 구석에서 짱박혀 갖구 잠을 자?

         내가 인턴일 때는 말이야. 하루 이십사시간 중에 이십사시간을 병동을 돌았어.

인턴 : (고개 푹 숙이고 있고)

지완 : 내일까지 동의보감 손으루 다 요약해서 제출하구! 진료실 부항기두 다 소독해놔! 알았어? (하는데)


저편에서 실실 웃으며 보고 있던 과장, 사라지면.


지완 : (인턴에게 어깨동무 하면서 작은 목소리로)....라구 하면 열라리 재수 없겠지?

         (인턴 데리고 가며) 그니까아.. 졸아두 좀 과장님한테 안들킬 만한데서 졸아야지.....

         내가 끝내 주는데 아는데....학교 갔다 와서 소개 시켜주께, 내가.



35. # 강진 대학 도서관


강진, 쭉 손가락으로 원서들을 훑으며 지나가다가 한 권을 뽑는다. 그 자리에 서서 책을 펼쳐서 본다.

도서관 입구로 들어서는 지완, 강진이 있는 쪽이 아닌 다른 쪽으로 걸어가서 책을 고른다.

몇 권을 고른 채 손에 무겁게 들고 강진이 있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강진, 보던 책을 다시 집어 넣고 고개를 돌리는데......

걸어오던 지완, 강진을 발견하고는 멈춰선다. 강진도 지완을 발견했다.

둘, 서로를 잠깐 응시하는......

두 사람 모두 당혹스러울 정도로 표정이 담담하다. 참 많은 연습을 한 듯.......애써 참고 견디고 있는 듯......

지완, 모르는 사람처럼 그대로 강진을 지나쳐 걸어간다.

강진도 지완을 지나쳐 다른 방향으로 걸어간다.

둘, 그대로 가던 길을 간다.



36. # 아뜨리에 외경 (밤)



37. # 아뜨리에 계단 / 아뜨리에 작업실


영숙, 수건을 개서 안고, 계단을 내려 온다. 일층으로 내려서는데, 훌쩍이는 울음 소리가 들린다.

영숙, 의아한 표정으로 내려오다가 뭔가를 발견하고 당황한 표정 된다.

지완, 예전 강진의 책상에 앉아 훌쩍이며 울고 있다. (불은 다 꺼져 있고, 강진 책상 앞에 스탠드만 켜져 있는)

지완,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키려 입을 손으로 막고 있지만.....참아도 참아도 참아지지 않는......

통곡에 가까운 울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영숙, 철렁 무너지는 표정으로 지완을 보는. 저 아이가 저렇게 힘들었나......괜찮다고 생각했는데......저렇게 고통스러웠나.....



38. # 춘희 집 앞 (춘희와 부산과 강진이 함께 사는 / 아파트 혹은 단독 주택)


춘희, 시장을 봐서 오다가.....서 있는 강진의 차를 발견한다.

강진의 차, 주차장 가로등 밑에 서 있다.

춘희, “강진아! ”하며 반가와서 환하게 웃으며 차가 있는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다.

차 앞으로 다가 갔던 춘희, 뭔가를 발견하고 당황하며 발걸음을 멈춘다.

운전석에 앉은 강진, 핸들에 엎드려 있다. 핸들에 엎드려 있는 강진의 어깨가 심하게 떨리고 있다.....강진이 울고 있다.

춘희, 그런 강진의 모습을 무너지는 마음으로 지켜 보는데..... F.O.



39. # 부산 카페


영숙, 부산 카페 앞으로 와 선다. 몹시 오랜만에 와 보는 듯.....감회 서린 눈빛으로 휘 둘러보다가....안으로 들어서는데.

서빙을 하고 있던 부산, 영숙을 보자 표정이 환해지며.....


부산 : 어! 아줌마!!.....이게 얼마 만이예요? 잘 지내셨어요? 그동안?

영숙 : (어색하게 웃으며) .....그래......어머닌......어디 계시니?


영숙, 한쪽 구석 자리 테이블에 앉아 있다.

춘희, 쟁반에 커피와 와플을 받쳐와서 영숙의 앞으로 놓아주고.....영숙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춘희 : ......안 나올 줄 알았는데......기대두 안 했는데.....

영숙 : (건조하게) 무슨 일루.....보자 그랬니?

춘희 : 너, 우리 부산이 와플 좋아한다며? 우리 부산이가 너 좋아한다구. 지가 직접 구워서 종류 별루 포장해 놓겠다구

         갈 때 꼭 가져가라 그러더라.

영숙 : ........와플 때문에 불렀니?

춘희 : 지완인.....잘 지내니?

영숙 : (커피 마시며) ......응.

춘희 : 우리 강진이두 잘 지내.

영숙 : (커피를 마시는 눈빛이 살짝 흔들린다)

춘희 : 지완인.....잘 웃니?

영숙 : (흠칫 보는)

춘희 : 우리 강진인......잘 안 웃어.

영숙 : .......(춘희를 보고 있는)

춘희 : 지완인......행복하니?

영숙 : ........

춘희 :  우리 강진인......불행해.....죽어라 애는 쓰고 있는 거 같은데......별루 행복해 보이지가 않어.

영숙 : ........

춘희 : 지완인.....안 우니?

영숙 : 춘희야.

춘희 : ........우리 강진인.....울어, 가끔.

영숙 : (커피 잔을 꼭 잡는다...)

춘희 : 강진이......일주일 후에 한국 떠나.

영숙 : (보는)

춘희 : 어디 중동쪽에 공사를 맡았다구 하는데......한 삼년 쯤 걸릴거래.

영숙 : ........

춘희 : 부산이 말로는.....말은 삼년이라 그랬는데.....아마 한 동안 안 돌아올거라 그러더라구.

영숙 : .........

춘희 : 일주일 후에 떠나면......한동안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 거라구.....작정을 하구 안 돌아오려나봐, 그 자식.

영숙 : .........(표정에 당혹스러움이 스친다. 커피를 마시는 손이 가늘게 떨린다. 춘희도 눈치 챌 만큼)

춘희 : 와플, 식겠다......먹어.....우리 부산이가 너 땜에 특별히 설탕도 안 넣구 만든 건데.



40. # 아뜨리에 주방 / 작업실


영숙, 와플 상자를 들고 생각에 잠겨 들어선다. 문득 떠오르는.



41. # 플래시백 (12회 #57 강진 주방)


영숙을 도와 야채를 다듬던 강진, 영숙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던.


강진 : 그래서, 세종대왕께서 암행으로 민정 사찰을 나섰던 거죠. 그러다 어떤 주막에 들렀는데...

         그 주막에 주인이 붙여 놓은 글귀를 본 거예요. ‘손님은 왕이다!’......

         근데, 그걸 본 호위 내시가 새파랗게 질려 갖구 임금님한테 이렇게 고했대요....“전하아!! 결국 들키고 말았나이다!!”

영숙 : (까르르 재밌게 웃는)



42. # 플래시백 (13회 #66 강진 대학)


영숙의 머플러를 고쳐 매주고, 팔짱을 끼라고 오른 팔을 내어주던 강진.



43. # 플래시백 (16회 #5 강진 주방)


화상을 입은 영숙의 손을 걱정하며 후후 불며 화상 연고를 바르고 일회용밴드를 붙여 주던 강진.



44. # 아뜨리에 주방 / 작업실


영숙, 예전의 강진의 책상을 멀건이 본다. 영숙의 눈에 한 순간 강진이 앉아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강진, 문득 고개 돌려 영숙을 향해 “어머니” 하며 환하게 웃는다.

영숙도....저도 모르게 환하게 웃다가.....표정이 다시 굳어진다.

강진의 자리엔 이제 강진이 없다.........



45. # 아뜨리에 외경 (밤)



46. # 영숙방


영숙, 잠들어 있는 지완을 멀건이 본다. 지완, 무서운 꿈을 꾸는 듯 표정을 잔뜩 찌푸리고 있다.

영숙, 지완에게 다가가........지완의 손을 꼬옥 잡아주고.......아이처럼 지완이덮은 이불을 토닥토닥 토닥여 준다.

잠든 지완의 표정.....이내.......편안해진다.

영숙, 그런 지완을 애잔하게 보는. F.O.



47. # 산청 춘희 다방 앞 (낮)


강진, 춘희 다방 앞으로 와 선다. 여전히 산호 다방 명패가 붙어 있고....영업중이다.

강진, 감회 서린 눈으로 다방을 보는.



48. # 산청 다리


강진, 다리 위에 서서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한쪽으로는 강진의 차가 서 있고.

강진의 손에 펜던트가 들려 있다. 그 동안의 갖가지 회한이 밀려오는......

강진, 미련 없이 펜던트를 강물에 던져 버린다. 숨을 깊게 내 쉬고 후련한 표정이 되는 강진.....

문득 어떤 예감에 시선을 돌리면 바로 앞으로 지완이 서 있다.


지완 : (빙긋이 웃으며 강진을 보고 있는)

강진 : (당황하며......눈빛이 흔들리는)

지완 : (미소 지으며) 혹시....여기 사시는 분이신가요?

강진 : ........아뇨. 지금은 아니구.....예전에 살았었죠.

지완 : (고개 끄덕이며) 그렇구나.....나두 그런데.....혹시 그럼 이 동네 사시는 분 중에 차 강진씨라구 아세요?

강진 : .......알죠.....무슨 일이신데요?

지완 : 우리 엄마가 그 분에게 안부를 좀 전해 달라구 하셔서요.....

         외국으로 떠나기 전에 밥 먹으러 한번 오라구.....우리 집에.....

강진 : (눈빛이 흔들리는).......

지완 : ........(강진이 말 없이 자신을 보고만 있자 괜히 무안해져서)....... 음.......뭐 하실 말씀 없으시면......전 그만.....가 보구요.

강진 : (말 없이 보는)

지완 : (뻘쭘한) .....하실 말씀......없어요?

강진 : (지완을 바라보는 위로 마음의 소리 들리는 E) 잘 지냈니?

지완 : ........(계속 멀쭘한 입안에 바람을 넣어 풍선을 만들며)....정말루..... 할 말.....없어요?

강진 : (지완을 바라보는 위로 계속 마음의 소리 들리는 E) 보구 싶었어.

지완 : (푸후우 입김 내뱉으며 강진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강진 : (계속 들리는 마음의 소리 E) 다행이다. 건강해 보여서....정말 다행이다.

지완 : (야속한 듯 보며 뿌우 입 내밀고).....하실 말씀이 없으신 거 같은데....그만.....가 보겠습니다, 전....그럼....

         (꾸벅 인사하고 뿌우 입술 내밀고 돌아서서 간다)

강진 : (담담하게 등을 보이고 걸어가는 지완을 바라보는 위로 들리는)

강진(NA) : 언젠가 지완이가 나에게 물었다.


지완, 어? 안 따라와....밉게 노려 보다가 다시 삐진 듯 터벅터벅 걸어가는.

강진, 그런 지완을 담담하게 바라본다.


강진(NA) : 시간을 돌려 우리에게 다시 선택이 순간이 온다면.....그땐 어떤 길을 가겠냐고.


지완, 다시 휙 강진을 노려 보다가 무척 서운한 표정으로 노려 보며 입술 뿌우 내밀고 다시 등을 돌리고 걸어간다.


강진(NA) : 나는 지완이에게 대답했다. 시간을 돌려 우리에게 다시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나는 여전히 똑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지완의 모습,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강진(NA) : ....저 아이만 있다면......내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 저 아이만 있다면.....

                기꺼이....기쁘게....그 길을 다시 갈 것이라고.


강진, 지완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씩씩하게 확신에 찬 표정으로.

강진의 얼굴에 미소가 어린다.

지완, 강진이 뒤따라 오는 줄도 모르고....서운해서 입술 뿌우 내밀고 가는.

지완을 향해 걸어가는 강진의 모습...지완의 모습 부감으로 보여지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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