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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품격] 12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5.04.15|조회수944 목록 댓글 0

[신사의 품격] 12

 

 

 

 

 

 

 

 

 

 

S#1. 정록 카페. 낮.

 

네 남자, 결의에 찬 진지한 얼굴로 모여 앉아 있다.

서로 눈빛 교환하더니 가방에서,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 테이블 위에 놓는다. 담배와 라이터들이다.

누군가의 주머니에선 라이터 세 개 나오고...

 

도진Na : 3년 어느 날 우린, 임신부도 청소년도 아니었지만 좀 더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 담배를 끊자는 윤이의 주장에 따라,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담배와 라이터들, 눈물을 머금고 종량제 봉투에 쓸어 담는 태산.

모두들 슬픔에 가득 찬 얼굴들이다.

 

 

/1-1. 시간경과 - 여러 날 후. 낮.

 

네 남자, 테이블 위에 음료 네 잔 각자 앞에 놓고 앉아 있다. 모두 신경 날카로워 보인다.

 

정록 : 점심 밥 뭐 먹을래. 빨리 정해.

태산 : 아, 대충 먹어!

도진 : 왜 신경질을 내에!! 왜 대충 먹어야 하는데.

최윤 : 아, 그냥 좀 빨리 정해! (정록에게) 야, 정하라고.

정록 : 니가 빨리하라면 내가 빨리 해야 돼? 너 지금 변호사라고 잘난 척 하냐?

태산 : (정록에게) 넌 공부 못한 게 그럼 자랑이냐?

네남자 : (서로 비난하며 완전 유치하게 말싸움 하는)

도진Na : 담배와의 결별은 마법에 걸린 여자들처럼 우릴 예민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서로 맘 확 상했다는 듯 서로에게서 시선 돌리고,

네 남자 동시에 빨대로 음료수 한 모금 마시곤, 담배 연기 내뿜듯 후~ 내뿜는다.

 

도진Na : 그래서 우린 각자 몰두할 것을 찾았다.

 

 

/1-2. 헬스장. 낮.

 

러닝머신 뛰고 있는 사람들, 그 사이로 태산도 보인다. 땀 흘리며 열심히 러닝머신 뛰고 있는 태산.

잠시 후 옆 러닝머신에 한 남자 올라오고.

 

도진Na : 태산이는 운동을 선택했다.

 

뛰고 있던 태산, 갑자기 홀린 듯이 러닝머신을 멈추더니 고개 돌려 방금 온 옆 사람 쳐다본다.

이내 이끌리듯 준비 운동하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몸 바짝 붙이고 킁킁, 냄새 맡는 태산.

옆 사람, 기겁해서 “당신 뭐야?” 하는데,

 

태산 : (황홀한 눈빛으로 남자 보며) 담배.. 피셨나 봐요..

남자 : (헉!!)

 

 

/1-3. 윤 로펌/ 윤 사무실. 밤.

 

윤, 책상에 앉아 멋지게 일하고 있는데, 앵글 넓어지면, 컴퓨터에 가려 안 보였던 군것질거리 책상 위에 산처럼 쌓여 있다.

보면, 모든 과자와 사탕, 모두 담배처럼 긴 막대 모양이고..

 

도진Na : 윤이는 군것질을 선택했다.

 

일하던 윤, 펜 놓으면 손 떨려오기 시작한다. 얼른 빼빼로 입에 물고 서류 들여다보는.

그러다 검지와 중지 사이로 담배처럼 빼빼로 입에서 빼고.

다시 물고 일 하다가, 일에 정신 팔린 듯 빼빼로 책상 어딘가에 비벼 끄는.

 

 

/1-4. 정록 집/ 침실. 밤.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있는 민숙과 정록.

잡지 읽고 있는 민숙. 그 옆에 착 달라붙어 조르는 정록.

 

도진Na : 정록인...

정록 : 자기, 안 졸려? (막 안기며) 그만 자자. 응? (잡지 집어 던지고 이불 확 덮는)

민숙 : (이불 박차고 나오며) 그냥 담배 펴!

정록 : 에잇! (다시 이불 속으로 민숙 끌어 들이고)

도진Na : 미성년자 관람 불가를 선택했다..

 

 

/1-5. 도진 아파트. 거실. 낮.

 

유카타 느낌의 샤워가운 입고 꿇어앉은 자세로 경건하게 화분 잎사귀 닦고 있는 도진.

 

도진Na : 나는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잎사귀 닦고 있던 도진, 어느 순간 광기로 번뜩이는...

 

(시간경과)

잎사귀 마구 뜯겨나간 화초.

앵글 넓어지면, 1/4로 오려진 A4용지 흩어져 있고, 화분에 있던 화초 잎사귀 빻고 있는 도진.

 

도진Na : 과정이 아름답진 못하였으나 어쨌든 우린, 금연에 성공했다.

 

“신사의 품격” 타이틀 뜨고...

 

 

S#2. 도진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앞. 밤.

 

버튼 누르고 내려오길 기다리는 이수. 기분 좋은 듯 고개 숙여 구두 보면, 도진이 선물한 구두고.

그 옆으로 또 하나의 신발 서고. 이수, 무심결에 쳐다보면, 콜린이다.

 

이수 : 어?!

콜린 : 어.. 또 뵙네요?

이수 : 여기 살아?

콜린 : 여기 살까요? (엘리베이터 타는)

이수 : (?!! 따라 타며) 너 근데 고딩이, 너 그때 클럽에서!

콜린 : 몇 층 가세요.

이수 : 8층.

콜린 : 같은 층이네요. (누르며) 클럽은 공소시효 지났으니까 넣어두세요.

이수 : 허...

 

 

S#3. 도진 아파트/ 복도. 밤.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이수와 콜린 내리는.

 

이수 : 너 또 그런 데서 걸리면 집도 알았겠다, 부모님한테 말씀드린다? 가. (하고 앞서 총총 가버리는)

콜린 : (풋 웃고 아파트 호수 확인하다 이수 방향으로 가는)

이수 : (도진 집 문 앞에 서서 벨 누르려는데)

콜린 : (그 문 앞에 나란히 서고)

이수 : 왜 따라와?

콜린 : 여긴가 봐요, 집이. (딩동, 초인종 누르는)

이수 : ?!!

 

 

S#4. 도진 아파트/ 거실. 밤.

 

도진 : 누구지?

최윤 : 올 사람 있어?

도진 : 아니? 누가 밥 시켰어?

태산 : 아니?

 

 

S#5. 도진아파트/ 복도. 밤.

 

11부 엔딩에 이어서..

도진, 현관문 열면, 이수 서있고.

세 남자, 도진 뒤로 서며 이수에게 인사하고..

 

도진 : 근데, 누구..

콜린 : (이수 뒤쪽에 서 있다 앞으로 나오며 네 남자 보는)

정록/윤 : (각자 알아보며 엇! 콜린 보는)

콜린 : 전 네 분 다 뵈러 왔는데요.

네남자 : ?!!

이수 : (뭐지?)

콜린 : 처음 뵙겠습니다. 김은희씨 아들입니다.

네남자 : (헉!!! 굳는)

이수 : (왜들 저러지?)

도진 : (!!!... 콜린 보는)

정록 : (!!) 은희 아들이라고?

최윤 : 니가?

태산 : 김은희? 우리가 아는 그 김은희?

콜린 : 문전박댄가요?

최윤 : 너 내 사무실, (하다 말 돌리며) 아래 까페에 메아리 만나러 왔던 걔잖아.

태산 : 메아리?

정록 : 일단.. (세 남자 눈치 보며) 들어오게 하지? 딱 보니 닮았네, 은희랑.

이수 : (은희가 누굴까? 이 남자들 왜 이럴까?)

도진 : (신발신고 현관 나오는)

이수 : (긴장하고 보면)

도진 : (문잡고 서서 콜린에게) 들어가.

콜린 : (이수에게) 그럼, 또 봬요. (하고 들어가는)

이수 : (나.. 나는? 싶은데)

도진 : (문 닫고 저벅저벅 엘리베이터 향해 가는)

이수 : !!!

 

 

/5-1. 엘리베이터 앞. 밤.

 

이수, 뭔가 불안한 느낌으로 도진 뒤따라 엘리베이터 앞으로 오면,

 

도진 :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고 이수 돌아보더니) 미안해요.

이수 : !!!

도진 : 생각지도 못한 방문객이 왔네요.

이수 : !!! (여전히 굳은 얼굴로 도진 보다가...) 누군..데요?

도진 : 나중에요.

E (띵! 엘리베이터 멈추는 소리)

 

 

S#6. 도진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앞. 밤.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 굳은 표정의 이수와 도진 서 있는.

이수 내리는데, 도진 그대로 서 있는.

이수, 두어 걸음 걷다 멈칫.. 안 내렸어.. 이사람!! 천천히 돌아보면,

 

도진 : (여전히 엘리베이터 안에서. 8층 누르고) 전화할게요.

이수 : !!!

 

그런 두 사람의 시선 사이로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이수, 알 수 없는 열패감에 그대로 섰는데, 막 닫히려던 엘리베이터 문 다시 열리는.

이수, 순간 기대감에 도진 보면,

 

도진 : 구두 예뻐요. 오늘 날도 좋았고. 그럼 가요. (하곤 희미하게 웃어주는)

이수 : !!!

 

이수, 뭐라 말도 못하고 그저 보는데, 문 닫힌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표정 굳어 서있는 이수고....

 

 

S#7. 도진아파트/ 거실. 밤.

 

윤, 태산, 정록, 나란히 앉았고, 콜린, 맞은편에 앉아있다.

심각한 세 남자의 얼굴.. 도진은 일각에서 물 잔에 비타민 넣으며 세 남자와 콜린의 대화 듣고 있고..

 

태산 : 니가 진짜 은희 아들이야? 몇 살인데.

콜린 : 95년생인데요.

도진 : (!!...)

최윤 : 우리 미팅한 게.. 대전엑스포 할 때니까 93년돈데, 니가 95년이면..

태산 : 그때 그렇게 우리 버리고 사라져서 니네 아빨 만난 거야?

콜린 : 불같은 사랑이었다고만 들었어요.

도진 : ..... (물 잔에 비타민 풍...)

세남자 : (좀 실망한 느낌들..) 그, 그래...?

태산 : 근데 아까 우리 메아리 얘긴 뭐야?

콜린 : 일본에서 한국 오는 비행기 안에서 만났어요.

태산 : 아... 그럼 엄마는 일본에 계셔?

콜린E : 네.

도진 : ..... (물 마시는...)

최윤 : 근데 넌 왜 한국에 있어.

정록 : 가출 한 거지. (콜린에게) 가출했지.

콜린 : 여행인데요.

최윤 : 95년생이면 고등학생 아냐? 학교는 어쩌고 여행이야.

콜린 : 일본은 고등학교가 의무교육이 아니라서요.

정록 : 넌 왜 이렇게 공격적이야. 애 놀라게. 근데 우린 왜 찾아 왔는데?

콜린 : (쿨 하게) 돈이 다 떨어져서요. 한국에 맘 붙일 곳도 없고, 눈 붙일 곳도 없구요.. 당분간 신세 좀 지려구요.

최윤 : (뭐지? 이 자식?)

태산 : 은희가 우리 찾아가보래?

콜린 : 엄만 저 여기 온 거 모르세요. 근데 네 분 말씀은 많이 들었어요.

태산 : (냉큼) 누구, 네 명 중에 정확히 누구.

정록 : 록이? 정록이? 록사마? 그 중 하나지.

도진 : (그제야 다가오며) 니들은 안 피곤하냐? (콜린에게) 잘 왔어. 반갑다. 은희 아들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넌,

         우리한테 신세질 수 있어. 편하게 지내다 가. (태산에게 콜린 턱짓하며) 레지던스에 두자.

콜린 : 호텔에 있으라구요?

도진 : 왜, 현금 필요해?

콜린 : 아뇨. 전 사실 (태산 보며) 이 분 집에서 지내고 싶은데..

일동 : !!!

콜린 : 엄마가 네 분 사진 보면서 (태산 사랑스럽게 보며) 아저씨 얘기 제일 많이 했거든요.

태산 : (바로 일어나며) 일어나자. 가자. (좋아 죽는) 아니, 뭘 또.. 대를 이어서 내 얘길 하고 그래, 은희는.

정록 : 이. 정. 록,을 잘못 들은 거 아니고?

태산 : 야야 나라잖아 나! (윤이 록이 보며) 뭐? 춘천행 기차? 배가 끊겨? (도진 보며) 넌 어떻게 애를 호텔에 두자고.

         (콜린에게) 피곤하지. (E) 얼른 가서 쉬자.

최윤 : (콜린과 메아리 만나는 거 봤기 때문에 마음 안 좋고...)

정록 : 그래, 조심해서 가. 또 보자.

도진 : 넌 왜 안 가.

정록 : 야, (서러운) 나도 맘 붙이고 눈 붙일 데 완전 필요하든?

 

 

S#8. 도진아파트 일각 벤치. 밤.

 

이수, 뭔가 쌔한 기분으로 넋 놓고 앉아 있다. 그러다 자기 발 내려다보는. 도진이 선물한 구두 신고 있고. 왠지 서러운...

도진 아파트 올려 보는데....

 

메아리E : 김은희요?

 

 

S#9. 이수 집/ 거실. 밤.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이수, 오늘 입은 옷 옷걸이에 걸어서 옷장에 넣다가,

 

이수 : 어. 김은희. 알아?

메아리 : 드라마 유령 작가요? (뿅) 아, 소간지~

이수 : 말고. (옷 걸고) 좀 더 사적으로 얽힌 사람 중에 그런 이름 몰라?

메아리 : 설마 오빠들 첫사랑은 아닐 거고.

이수 : 오빠들 첫사랑?

메아리 : 대학 때 미팅에서 처음 만났는데, 넷 다 아주 좋아 죽었나 봐요. 근데 어느 날 홀연히 연락도 없이 떠났대요. 미국으로.

이수 : 떠났다고?

메아리 : 네. 그러니까 지금껏 못 잊고 아련아련이죠 전부. 아.. 그런 걸 배워야 되는데.

            아직도 자길 더 좋아했네 어쨌네, 이름만 나와도 막 싸우고 난리예요. 유치하게.

이수 : (생각에 빠진) 그랬구나..

메아리 : (은희 얘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참 쌤.. 제가 저번에 애처럼 군 거.. 죄송해요. 저 진심으로 도진오빠랑 쌤 응원합니다.

이수 : (딴 생각 중이고) 맞는 거 같다... 그 여자..

메아리 : 무슨 여자요?

이수 : 김은희.. 네 남자의 첫사랑... 그 여자 아들이 나타났어..

메아리 : (?) 아들이 나타나요?

 

하는데, 세라 방에서 머리 묶으며 나온다.

이수는 자기 생각에 빠져 있고 메아리, 좀 뾰로통하게 보면,

 

세라 : (메아리에게) 밥 시킬 건데 저녁 먹고 갈 거야?

메아리 : 그냥 갈 건데요.

세라 : 그래, 그럼. (이수보며) 넌 저녁 약속 있다고 쫙 빼입고 나가더니 왜 밥도 굶고 들어왔어?

이수 : ..있잖아, 너 혹시 태산씨한테 첫사랑 얘기 들은 적 있어?

세라 : (신경 곤두서는) 짝사랑도 모자라 이제 첫사랑까지 알아야 해? 왜, 임태산 첫사랑 만났대?

이수 : 아니. 네 남자의 첫사랑이 한 여자라길래.. 넌 아나 싶어서..

세라 : 이건 또 뭔 소리야? 어떻게 네 남자의 첫사랑이 한 여자야?

메아리 : 되-게 예뻤나보죠.

세라 : (이걸 확 흘기는데)

이수 : (그때, 테이블 위 핸드폰 울리는. 혹시 도진인가 싶어 표정 긴장한 채 보면, ‘엄마’ 뜨는. 표정 차갑게 굳는!!!)

세라 : 누군데 그래?

이수 : ...엄마.

세라 : (!!..) ..잘 지내신대?

이수 : .... (핸드폰 소파에 툭 던지고 메아리에게) 조심히 가. 안 나간다. (방으로 가는)

메아리 : (의아한.. 세라에게 소근) 우리 쌤 왜 저래요? 엄마랑 사이 안 좋아요?

세라 : 안 좋으면.

메아리 : 물어도 못 봐요?

세라 : (지나가는 말처럼) 너네 오빤 요즘 어떻게 지내?

메아리 : (?) 울 오빠답게? 왜요?

세라 : 물어도 못 봐? 조심히 가. (방으로 들어가는)

메아리 : (이씨.. 세라 째려보는데 이수 핸드폰 ‘드륵’ 진동 오자) 아.. 이 몹쓸 호기심..

 

하면서 이수 핸드폰 가까이 가서 슬몃 액정 보면, ‘엄마’ 떠있고 [통화 좀 하자] 문자 온.

무슨 사연이지? 의아한 얼굴의 메아린데...

 

 

S#10. 태산 집/ 거실. 밤.

 

메아리 현관문 들어오면, 태산, 콜린에게 집 구조 설명하다 메아리 본다.

 

태산 : 일찍일찍 안 다닐래?

메아리 : 이수 쌤이랑, (하다 콜린 발견하고 헉!!) 너 뭐야. 니가 왜 여기 있어?

태산 : 구면이라며? 오빠 친구 아들이야. 잠시 여행 중인데 당분간 같이 지낼 거야.

메아리 : (엇!) 그럼 얘가 그 오빠들 첫사랑 아들이야?

태산 : (?)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콜린 :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누나.

메아리 : 정식 같은 소리 한다. 우리가 밥을 같이 몇 번을 먹었는데. 그리고 너 말 까더니 왜 이래? 누나? 오빠, 얘 좀 이상해.

태산 : 넌 손님한테! 우리 메아리가 나랑은 다르게 성격이 막.. 온순하진 않아. 외탁해서 그래.

         암튼, 여기 있는 동안은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

콜린 : 그래도 누나도 계신데 서로 조심할 건 조심해야죠.

태산 : 역시 은희가 잘 가르쳤구나. 방은 저 방 쓰면 돼.

메아리 : 저기 윤이 오빠가 쓰던 방이잖아!

태산 : 윤이 오빠가 위인이냐? 생가 모셔놓게? 들어가.

콜린 : 그럼 전. 반가웠어요, 누나. (방으로 들어가는)

메아리 : 허- 이중인격 돋네.

태산 : 넌 어딨다 왔다고? 이수씨네 갔었어?

메아리 : 뭐가 궁금한데? 안 그래도 세라 언니가 오빠 잘 지내녜.

태산 : (!!) ..그래서, 뭐라고 했어.

메아리 : 안 가르쳐줘! (휙 돌아서 가는)

태산 : (따라 가며) 야. 딴 말은 없었어? 그게 끝이야?

 

 

S#11. 골프연습장. 다음날 낮.

 

세라, 샷 날리면서 태산의 말들 회상한다.

/너나 나나 결혼을 했어도 두 번은 했을 나이야.

/그러자.. 결혼할 생각이었다면, 나도 너 안 골랐겠지.

마음 무겁고.. 신경질적으로 샷 날리는...

 

후배F : (클럽들 맨 채) 어우, 언니 그러다 어깨 나가겠어요.

 

보면, 골프 경기 때 겐세이 놓던 여자 후배다.

짜증 확 이는 세라.

 

세라 : 가던 길 가. 내가 말 걸기 전엔 말 걸지 말고.

후배 : (세라 옆에 자리 잡으며) 이 자리 온 건데. (백에서 클럽 꺼내며 혼잣말처럼) 저 힘으로 야굴 하지 왜 골플 해?

         야구가 선수생명이 좀 더 길지 않나?

세라 : (클럽 탁 잡고 서며) 그만 깝치지? 나 니 선밴데?

후배 : (계속 혼잣말처럼) 지가 나한테 뭘 해줬다고 선배야.

세라 : (!!!) 너 방금 뭐랬냐?

후배 : (계속 혼잣말처럼 약 올리는) 하긴 내가 성적이 더 좋으면 뭘 해. 돈은 지가 훨씬 많이 벌겠지.

         CF에 화보에 회장님들이랑 라운딩도 돌고. 같이 잠은 안자나 몰라. 하룻밤에 얼말까.

세라 : (하-! 들고 있던 클럽으로 후배 배 쪽 쿡 찌르며) 야.

후배 : (하- 그제야 돌아보며) 지금 나 쳤어요?

세라 : (다시 조금 더 세게 찌르며) 그래 쳤다. 방금 한 말 다시 말해봐.

후배 : 지금 나 쳤냐고!

세라 : (얼굴 싸-하게 변하더니 클럽 확 집어던지고 후배한테 성큼성큼 다가가 머리채 잡고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다시 말해 보라니까?

후배 : 아악! 이게 진짜!

 

하더니 후배 세라와 육탄전 벌이는!! 사람들 모여들고...

 

세라 : (덤비는 후배 두 팔 꽉 잡고) 좀 젊다고 체력으로 해보겠다? 이래서 체대 나온 것들 무식하단 소릴 듣는 거야. 알어?

 

하며 후배 휘두르는데, 열 받은 후배, 퍽! 머리로 박치기 공격하는.

세라, 눈에 맞아 악! 하며 비틀 하는데, 후배, “너 오늘 죽었어!” 하며 세라 멱살 확 잡는데,

그런 후배 손 누군가 탁! 낚아채 확 꺾는.

 

후배 : 악! (하며) 놔! (하며 보면)

민숙 : (후배 팔 더 꺾으며) 전직 현직 필드 요정들의 번외 경긴가? 재밌네.

후배 : 악! 이거 안 놔? 아줌마 뭐야!

민숙 : 내가 누군지 궁금해? 곧 알게 돼. 김사장!! 김사장 어디 있어!!! 여기 물 관리 이따위로 할 거야!!

         (웅성거리는 주변 보며) 아는 얼굴들이 많네요? 계속 구경 하실 건가?

 

일부 사람들 웅성거리며 사라지는.

후배, 헉!! 이 아줌마 뭐지?

민숙, 그런 후배 확! 밀어 버리고 세라 보면,

세라, 아픈 와중에도 왜 날 도와주지?

 

 

S#12. 안과. 낮.

 

눈 시퍼렇게 멍들어 치료 받고 있는 세라. 그 옆에 민숙 서 있다.

 

의사 : (세극 등 장비로 눈 살피며) 흰자위에 멍이 들었네요. 눈 전방에도 출혈이 좀 있고. 1주일간은 안대하시고

         (처방전 쓰며) 처방해 드리는 약 잘 드시고 무리한 운동은 피하시구요. 고개를 좌우로 흔드셔도 안 됩니다.

세라 : ..그럼 눈물은요?

민숙 : (!!.. 보는)

의사 : ?

세라 : 아니에요.. (스스로가 한심하고.. 씁쓸하고...)

 

 

/12-1. 대기실. 낮.

 

처방전 기다리며 앞만 보고 앉아 있는 세라와 민숙. 그러다,

 

세라 : 저 왜 도와주셨어요?

민숙 : 그럼 거기서 모르는 사람 도와줘? (그때 핸드폰 알람 울리고. 알람 끄는)

세라 : 바쁘시면.. 가셔도 돼요.

민숙 : 알람이야. 보약 먹을 시간. (일어나며) 가는 건 알아서 가. 데려다 주고 그럴 사인 아니잖아, 우리가.

         (접수 카운터 턱짓) 처방전 나왔다. (하고 쌩- 가는)

세라 : (그런 민숙 뒷모습 보다가 툭- 뱉듯) 고마웠어요.

 

들은 척도 안하고 걸어 나오는 민숙이고...

 

 

S#13. 정록 집/ 침실. 낮.

 

정록, 조심스럽게 옷장 서랍 열고 속옷들 꺼내는. 가방에 속옷들 넣고, 옷장 열어 옷들 챙기는.

그러면서도 이따금씩 민숙 올까 싶어 뒤돌아본다.

 

 

/13-1. 주방. 낮.

 

식탁 위에 가방 놓여 있고, 냉장고 문 열어 한약 박스 보는.

한약 박스 두 개고.. 하나엔 박민숙, 다른 하나엔 이정록 적혀 있다.

자기 박스 꺼내 박스 안 들여다보면 대여섯 개 밖에 안 남았고. “뭐야 다 먹었네..”

다시 냉장고 안 민숙 박스 보면, 수두룩하게 남은. “자긴 왜 안 먹어..”

냉장고 문 닫고, 자기 박스의 한약 팩 가방에 우수수 쏟아 넣고 가방 들고 나가려다,

 

정록 : 아차! 공복에 한 봉! (하고 팩 뜯어 마시는데, 도어키 따는 소리 들리고 헉!! 팩 입에 물고 어떡하지? 어디로 숨지?

         우왕좌왕 하는데 민숙과 눈 딱 마주친)

민숙 : 뭐하는 거야? 남의 집에서?

정록 : (얼른 팩 입에서 빼고) 아이, 여보도 참.. (민숙 화내려는 순간, 눈치껏 얼른 가방 들며) 나가. 나가는 길이야. 옷.. 챙기러 왔어.

민숙 : (정록 손에 들린 한약 보고, 식탁에 놓인 한약 박스 보고) 밖에 있어도 몸 생각은 참 끔찍해?

         몇 개 안 남았던데. 열심히도 챙겨 드셔서. 무슨 약인 줄은 알고 먹니?

정록 : 몸에 좋은 약이잖아. 보약.

민숙 : (..그럼 그렇지..) 그래서, 그거 챙기러 온 거야? 몸 축날까봐?

정록 : 그럼. 열심히 먹어야지. 열심히 먹어야 애기 생기지.

민숙 : (!!) 뭐?

정록 : 이거 애기 생기는 약이잖아.. 그래서 열심히 먹은 건데?

민숙 : !!!

정록 : 당신은 몇 개 안 먹었더라? 하나 따 줘?

민숙 : (눈물 보일까 외면하고 서며) 안 가니?

정록 : ...가야.. 되는 거구나. (들고 있던 한약 식탁 위 컵에 기대 세워놓고)

         그래 그럼, 가야 될 때를 알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야 잘 봐.. (가방 들고 축 쳐진 어깨로 가는)

 

그때, 정록이 세워놓은 한약 팩 물기 때문에 미끄러지며 툭- 민숙의 발밑으로..

정록 나가고, 띠리리! 문 잠기는.

민숙 왈칵 눈물 쏟아지는. 입술 물고 소리 안 내는. 민숙의 발을 적시고 있는 한약 물에서..

 

 

S#14. 화담건축사무소/ 도진 사무실. 낮.

 

도진, 테이블에 엉덩이 걸치고 앉아 물끄러미 무언가 생각중이다.

 

/오래전 첫 미팅.. 눈부시던 은희의 모습..

은희 : (8부 1씬) 반갑다. 은희야. 김은희.

 

도진, 담담한 표정으로 은희 생각하는데, 그때,

 

태산E : 참 예뻤는데.

도진 : (돌아보며) 뭐?

태산 : (들고 있던 도면 내려놓으며) 너 은희 생각하고 있던 거 아냐?

         (옛날 생각나는) 은희 땜에 죽겠단 애들 내가 정팔이 포함 여럿 살렸는데.

도진 : 죽겠다고 한강 젤 많이 간 게 너거든?

태산 : (새삼스럽고..) 하하. 옛날 얘기다 참... 근데, 기분이 좀 그렇지 않냐? 우리 넷이 그렇게 좋아했는데,

         어느 날 연락 딱 끊고 사라졌잖아. 대체 어떤 놈이랑 결혼한 걸까?

도진 : ...그러게. 걘, 어때?

태산 : 은희 아들? 잘 지내. 아주 자기 집이야. 근데 걔 진짜 가출이면 어떡하냐?

도진 : 넌 가출하면 엄마 친구네서 자냐?

태산 : 은희랑 똑 닮아 천방지축일 수도 있지. 근데 은희한테 연락은 해줘야 하는 거 아냐?

         몇 년 전까진 정록이랑은 연락하는 거 같던데.

도진 : 우리가 우리 손으로 그 자식 핸드폰을 시원하게 초기화 했잖아.

태산 : 아.. 그랬지, 참. 암튼, 시간 빠르다.. 은희가 애 엄마라니..

도진 : 부러우면 애부터 낳든가 그럼..

태산 : 앤, 나 혼자 낳냐? 결혼도 안 한단 여잔데. (일어나며) 현장 갈래. 답답해.

도진 : 주말에 춘천 현장은 나 혼자 갔다 올게.

태산 : 진짜야? 진짜지? (후딱 챙겨 나가며) 진짜다?

도진 : 다녀와.

 

하고, 일하려는 듯 책상에 앉는. 책상에 그리다 만 주택 스케치 보이고..

그러다 핸드폰 확인해 보면 아무 연락 없고.

 

도진 : 궁금할 텐데 꽤 잘 참네...

 

피식 웃고 다시 작업(후에 프로포즈 시 쓸 도면입니다) 몰두하는데...

 

 

S#15. 학교/ 교무실. 낮.

 

이수, 방금 수업하고 돌아온 듯 책상 앞에 앉는. 앉자마자 충전해놓은 핸드폰 확인하면, 아무 메시지도 와있지 않다.

속상하고.. 전화 해보려다 괜한 자존심에 틱- 핸드폰 던지는데, 핸드폰 옆으로 책(원더보이) 한권 놓인다.

이수, 뭐지? 시선 들면, 동협 서 있다.

동협, 얼굴에 아직 좀 상처 있고, 손엔 붕대 감았다.

 

이수 : (책 들어 보이며, 좀 화난) 내가 분명,

동협 : 선물이에요.

이수 : (얘가 진짜!) 이거 내가 너 필사하라고 준 거잖아. 근데 무슨 선물.

동협 : 새 책이에요. 쌤 책은, 제가 가질게요.

이수 : (책 윗부분 보면-보통 이름 쓰는 곳- 자기 싸인 없고...) 그래도 필사는 해야 돼.

동협 : 읽을게요, 그냥.

이수 : 못 믿어. 알바빈 입금 됐어?

동협 : 돈보다 몸 걱정이 먼저 아니에요?

이수 : 몸이 그 지경이 되도록 번 돈인데, 당연히 돈이 먼저지.

동협 : (풉) 입금 됐어요. 그래서 (책 가리키며) 선물.

이수 : 고마워. 그럼 이제부터 니가 생각해보기로 한 거 생각해 보는 거지? 나한테 뭐해줄 건지.

동협 : 애인?

이수 : 덜 다쳤지? 나머지 한 손도 못쓰게 해줘? (책 정리하며 목소리 깔고) 쌤 애인 있다. 소문 못 들었어?

동협 : ..생각해 볼게요.

이수 : (보다가) 그래. 보호자의 이름을 걸고 지켜볼 거야.

동협 : 그러세요. (꾸벅 하고 가는)

이수 : (동협 돌아서자마자 핸드폰 다시 확인하지만 아무것도 없고..) 후...

 

 

S#16. 이수 집/ 이수 방. 밤.

 

이수,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이루는. 핸드폰 보면, 아무 연락 없고...

벌떡 일어나 스탠드 불 켜고 핸드폰 든 채 방 왔다 갔다 하는.. 그러다 핸드폰 툭 책상에 놓고 창문 쪽으로 의자 짚고 서는.

핸드폰 옆엔, 책 놓여 있고. <모르는 여인들>이다.

은은한 스탠드 불빛에, 블루 계열의 반팔 원피스 입은 이수, 마치 <모르는 여인들> 표지 같고.

그때, 딩동! 문자 메시지,

이수, 얼른 확인하면, [못 자고 있죠. 불쑥 찾아왔으니까 조금만 설레고 얼른 나와요. 집 앞이에요.]

도진이다. 심장 쿵!! 하는 이수고...

 

 

S#17. 이수 집 대문 앞. 밤.

 

이수, 겉옷만 걸치고 나오면, 도진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잠시 서로 바라보는..

이수 천천히 도진에게 다가가면...

 

이수 : (섭섭한 마음이고) 어떻게.. 연락 한 통 안 해요?

도진 : 방금 서이수씨 핸드폰에 도착한 메시지는 누가 보냈나.

이수 : 하루 종일 말이에요.

도진 : 내 생각 좀 했어요?

이수 : (밉게 보며)

도진 : 연락 없어서 상처 받고 전전긍긍도 좀 하고, 원망도 좀 하고?

이수 : 했죠.

도진 : 집착하는 스스로도 발견했겠고?

이수 : 완전 많이요.

도진 : 근데 그러면서도 먼저 연락할 생각은 안 해봤고?

이수 : 나한테 복수하는 거예요, 지금? 상식적으로 그렇게 보낸 사람이 먼저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도진 : 좀 걸을래요?

이수 : (밉게 보는)

도진 : 싫으면 여행 가든가.

이수 : 어우 진짜.

도진 : (어깨 으쓱 하고 앞서 걷고..)

이수 : (그런 도진 뒷모습 보는데)

도진 : (걸으면서 돌아보지는 않고 손 잡자는 듯 손만 내미는)

이수 : (씨.. 보다가 종종종 걸어가 그 손잡으면)

도진 : (이수 손 꼭 잡고 걷는데...)

 

 

S#18. 이수 집 인근 길. 밤.

 

이수와 도진 손 꼭 잡고 천천히 밤길 걷는다.

 

도진 : 궁금하죠. 은희가 누군지.

이수 : (!!!) ..궁금하죠. 네 남자 분들께서 하도 임팩트 있는 얼굴들을 하셔서.

도진 : 우정에 금이 갈 뻔 한 치정의 주인공이라.

이수 : (!!) 진짜.. 첫사랑이에요?

도진 : 무슨 첫사랑을 스무 살 넘어서 해요. 열두 살 때나 하는 거지.

이수 : 어련하실까.

도진 : ...20년 전에... 누군갈 좋아했었어요. 좀 진지하게. 그 친구 아들이래요, 어제 그 아이가.

이수 : 거기까진 나도 다 알구요.

도진 : 그게 다예요.

이수 : 다일 리 있나.

도진 : 궁금한 게 뭔데요.

이수 : (보는)

도진 : (보는)

이수 : 아직.. 못 잊었어요?

도진 : 어떻게 잊어요.

이수 : !!!

도진 : 단지 매일 생각나진 않을 뿐이지.

이수 : !!!

도진 : 난 나 망하게 하고 내뺀 친구, 그때 회사 떠난 직원들, 고등학교 때 학주 선생님, 대학교 때 외상 술 주던 파전 집 이모,

         첨 베티 오던 날 날씨, 다 기억하는데? 내 가방에 원피스 올 풀려 하의 실종된 여자도.

이수 : (!! 먹먹히 보면)

도진 : 이십년 쯤 후, 만약 서이수란 여자가 내 곁에 없대도, 난 다 기억 날 거 같은데?

이수 : (!!.. 픽 웃고) 그건 또 그러네.

도진 : 뭔 질투를 이렇게 하다 마나. 난 차도 박았는데.

이수 : 질투하면 뭐 해. 한 남자의 추억 속에 있는 첫사랑을 무슨 수로 이겨요.

         단지, 지금 보다 더 드문드문.. 생각나게 하는 수밖에 없지. 잊혀지지 않는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나만 현재니까.

도진 : (보다가..) 그럼, 내 미래도 돼보는 건 어때요?

이수 : 1분 후 미래? 그 정도까지는 보장할게요.

도진 : 짝사랑 매뉴얼에 튕기라는 조항은 없었는데.

이수 : 응용력이 남다른 편이라. (새침하게 일갈하고) 지금 그 아이는 어디 있어요?

도진 : 태산이 집에요.

이수 : 태산씨 집에요?

도진 : 그리 가겠대요. 은희가 정말 좋아한 건 태산이였나 봐요. 상당히 무시했었는데.

이수 : 그렇다니까요? 태산씨가 그렇게 여자들한테 매력이,

도진 : (확 째려보는)

이수 : 하하.. (어색하게 웃다가.. 무마하려고 볼에 뽀뽀 쪽 하는)

도진 : (!! 좋아서) 방금 뭐 한 거예요?

이수 : (귀찮다는 듯) 대충 때운 거죠. (하고 냉큼 총총총 앞서가는..)

도진 : (천천히 따라 가며) 잡히면 내가 가만 안 둘 텐데?

이수 : (앗! 더 빠르게 걷고..)

도진 : (그런 이수 귀엽고..)

 

 

S#19. 이수 집/ 이수 방. 밤.

 

스탠드 불만 켜놓은 방.

이수 침대에 모로 누워 있고, 도진,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이수 머리 쓰다듬어주고 있다.

 

이수 : (잠이 들랑 말랑) 그만 가요. 세라 깨서 보면 어떡해요.

도진 : 그러게 기습뽀뽀를 왜 하나 겁도 없이. 지금 내 손의 악력 느껴져요? 난 이렇게 내 욕망을 분산시키는 중이에요.

         힘 다 빠질 때까지 쓰다듬어야지.

이수 : 대머리 되겠네...

도진 : 그럼 차야지.

이수 : (졸려) 차지 말지.. 난 배 나와도 좋아할 건데..

도진 : (그런 이수 사랑스럽고..) 옆으로 좀 가 봐요. (하며 이수 쭈욱- 밀고 이수 옆에 눕는)

이수 : (헉!!) 지금 뭐하는 거예요. 세라 깨면 어떡할라고!!

도진 : (이수 옆에 찰싹 붙은) 서이수씨만 조용하면 안 깰 텐데..

이수 : (살짝 밀어내며) 아, 빨랑요!

도진 : 빨랑 뭐, (꼭 안으며) 이렇게?

이수 : (헉!) (일어나서 도진 일으키며) 일어나요 얼른!

도진 : 여행 가게?

이수 : 아우, 진짜! (때릴 듯 베개 확 집어 들면)

도진 : (이수 팔 당겨 눕히고 자기 팔 베어주며) 자요, 얼른. 자면 간다니까.

이수 : (흡! 도진 팔 편하게 베지도 못하고 목으로 버티고..)

도진 : (피식.. 손가락으로 이수 이마 꾹 눌러서 편하게 베게 하는)

이수 : (편하게 베는.. 나 이 남자 많이 좋아하는 구나...)

도진 : (팔베개한 손으로 이수 어깨 감싸 토닥토닥하는..)

이수 : (심장 미친 듯이 쿵쾅쿵쾅!)

도진 : 무슨 심장이 이렇게 미친 듯이 뛰나.

이수 : (헉!) 내 심장, 아니거든요?

도진 : 누구 꺼든.

이수 : (!!.. 행복하고...) 나 맞는 거 같기도 하고...

도진 : 하하. (마주보며) 난 니가 노련한 척 안 해서 좋아요.

이수 : (흡! 놀랐지만..) 순진한 척이라곤 생각 안 해봤어요?

도진 : 그건 그거대로 좋고.

이수 : (보는)

도진 : (보는)

이수 : 부탁이 있어요. (엄마와의 트라우마 인 듯...) 내가 먼저 김도진씨 싫어하기 전에.. 나 싫어하지 마요.

도진 : 그럴게요.

이수 : 정말이에요?

도진 : 여자들은 왜 그렇게 의심이 많나 몰라.

이수 : 남자들은 보통 어제는 기였는데 오늘은 아니라고 하니까. 근데 둘 다 진심이라는 게 문제죠.

도진 : 그럼 오늘도 기지만 내일도 길 거다, 모레도 글피도, 근 한 달 정도는 기야. 그러니 한 달은 안심해도 좋다, 라고 해야 하나?

이수 : 좀 낫죠.

도진 : 알았어요. 그럼 근 한 달은 서이수를 사랑하는 걸로. 향후 일정은 한 달 뒤에 알려줄게요.

이수 : 하하. 한 달 간의 미래네, 나. 가요. 졸려. 나 예민해서 누가 좀만 부스럭대도,

도진 : (말 막으며 어깨 토닥토닥하며)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이수 : (행복한 미소.. 잠 청하는...)

 

(시간경과)

곯아떨어진 이수.. 도진, 잠든 이수 확인하고,

 

도진 : 예민하셔? (하다) 내 옆에서 잠이 와? 으휴...

 

살짝 팔 빼고, 이불 당겨 덮어주고는 침대 빠져나와 책상에 걸쳐둔 자켓 집어 드는데,

자켓 옆 쇼핑백에 든 붉은 색 얼핏 보인다.

도진, 쇼핑백 당겨 보면, 올 풀린 빨간 니트 원피스 들어 있다. 앞 판의 올 다 풀어 공처럼 둥글게 말아 놓았다.

도진, 원피스 보며 무언가(프로포즈 도면에 쓰입니다) 쓰임새 생각난 듯, 공처럼 말아 놓은 붉은 실 집어 들어 가방에 넣는데...

 

 

S#20. 이수 집. 세라 방. 밤.

 

눈 시퍼렇게 멍 올라온 세라. 심란한 표정으로 거울 보며 계란 문지르고 있는데,

전화 진동하고. 보면 태산이다. 잠시 망설이다 받는.

 

세라 : ...여보세요.

태산F : 어디야.

세라 : 무슨 일인데.

태산F : 잠깐 보자.

세라 : 당분간은 안 돼. 사정이 좀 있어.

 

 

S#21. 이수 집 대문 앞. 밤.

 

세라 집 앞에서 세라 방 보며 통화중인 태산이고...

 

태산 : (마음 상한) 무슨 사정! 이런 식으로 변명 대가면서 피하는 거, 홍세라 방법 아니잖아.

/세라 : (빡 치고) 맞아. 싫음 싫다지 왜 피하겠어. 뭐 겁나는 일이라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싶음, 그럼 그렇게 생각해. (끊는)

 

디리릭, 끊기는 전화.

태산, 하.. 마음 무겁고, 미치겠는데,

그때, 이수 집 현관문 열리고 도진 살금 나오는!

 

태산 : (어?) 너.. 뭐냐? 왜 거기서 나와?

도진 : 나 이 집 여자 중 한 명이랑 연애하는 거 그새 까먹었냐? 넌 왜 이러고 있어.

태산 : 난 이 집 여자 중 한명이랑 냉전중이거든.

도진 : 이 집 사는 여자들이 대체로 녹록치가 않지.

태산 : 설계 문젠가?

도진 : 구조 문제 아닐까?

 

나란히 서서 집 보고 선 도진과 태산이고.

 

 

S#22. 태산 집/ 거실. 다음날 낮.

 

콜린, 거실 소파에 다리 꼬고 앉아 제 집처럼 편하게 기대 노트북으로 인터넷 신문 보고 있다.

메아리, 방에서 나와 그 꼴 보고 헉!

 

메아리 : 아주 니네 집이다?

콜린 : 그렇게 생각하고 쓰래서.

메아리 : 존댓말 한다며!

콜린 : (인터넷 하며) 니네 오빠 없잖아.

메아리 : (약 올라 죽겠고) 어우 어우! 저걸 어떡하지 저걸? (다가가 노트북 확 접어 뺏어 치우며) 너 솔직히 말해.

            너 우리 오빠들이랑 무슨 관계야. 접근한 목적이 뭐냐구!

콜린 : 비행기에서 먼저 말 건 사람이 누군데. 클럽 화장실에 먼저 갇힌 사람은 누구고.

메아리 : 그것까지 다 계획된 거 아니야?

콜린 : 지가 무슨 대통령 딸인 줄 아나봐?

메아리 : (헉! 뒷목 잡으며) 아, 뒷목.

콜린 : 너무 열 받지 마. 정든다.

메아리 : (헉! 2연타 그때 핸드폰 울리자 핸드폰 꺼내며) 아, 뭐 저런 천인공노할, (액정 확인하고) 어? 전화 왜 했지? 왜 했지?

            (바로 연약한 목소리) 여보..세요..

콜린 : (갸웃..) 흥미롭네.

최윤F : 난데, 혹시 집이니?

메아리 : (왜 묻지?) 네.. 왜요?

최윤F : 혹시 그 남자애랑 같이 있으면 좀 바꿔줄래? 걔 전화번호를 몰라서..

메아리 : (실망) 그것 땜에 전화한 거예요? (사이) ...후. (핸드폰으로 콜린 툭- 치며) 야.

콜린 : 나?

 

 

S#23. 윤로펌/ 윤 사무실. 낮.

 

콜린F : 여보세요.

최윤 : 우리 할 얘기가 좀 있는 거 같은데, 좀 만나지?

/콜린 : 그러세요. 어디신데요? 나갈게요.

최윤 : (당황) 아냐. 내가 거기로 갈게. 마침 근처야. (사이) 그래. (끊고, 소지품 챙겨 완전 바쁘게 나가고...)

E 딩동! 딩동!

 

 

S#24. 태산 집/ 거실. 낮.

 

윤, 집으로 들어오면, 콜린과 메아리 서있다.

메아리 그새 예쁜 옷 갈아입고, 잔뜩 기대한 얼굴로 서있고..

 

메아리 : 오빠...

콜린 : 근처에 계시다더니 좀 걸리셨네요.

최윤 : (저 자식이..) 선약이 좀 길어져서. (메아리 보며) 태산이 방에서 잠시 얘기 할게.

메아리 : (혹시나 끼려고) 차는 뭘로 가져가요?

최윤 : 됐어. 넌 들을 필요 없는 얘기니까 여기 있어. (콜린에게) 올라가자. (가는)

콜린 : (따라 올라가고)

메아리 : (이씨..)

 

 

/24-1. 태산 방. 낮.

 

최윤 : (자리 잡고 앉으며) 너 그때 내 사무실 찾아와서 한 얘기,

콜린 : (맞은편에 앉으며) 한국에선 변호사가 방문 상담도 하나 봐요?

최윤 : 묻는 말에만 대답해. (그때 촉!) 임메알! 내려가!

 

 

/24-2. 계단. 낮.

 

메아리, 계단 살금살금 오르려다 헉!! 그대로 살금살금 뒤로 후진하는!

 

 

/24-3. 다시 태산 방. 낮.

 

최윤 : 얼마 전 알게 된 생부와, 우리랑 뭐 연관성이 있는 거야?

콜린 : 저희 엄마 많이 좋아하셨나 봐요?

최윤 : 여권 내놔 봐.

콜린 : 사생활 침해 같은데.

최윤 : 너 정말 95야?

콜린 : 혹시 제 아빠세요?

최윤 : !!!

콜린 : (보는)

최윤 : 너랑 농담 하자고 온 거 아니야. 말 돌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콜린 : 도움 받을 일 생기면 그때 말씀 드릴게요. 그전까진,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은 누설 안 하셔야 하는데..

         형법317존가? 그렇다던데?

최윤 : (!!! 보다가) 한국엔 언제까지 있을 건데.

콜린 : 아저씨들한테 달렸죠. 저야 신세지는 입장이니까.

최윤 : (보다가) 내 연락처 메아리한테 받아놔. 할 말 생기면 바로 연락해. (일어서는) 너 근데, 오늘 하루 종일 집에 있을 거야?

콜린 : 별 약속 없으면 아마?

 

윤, 대답 듣자마자 계단 내려가는.

콜린, 왜 물은 거야? 따라 내려가고..

 

 

/24-4. 태산 집 거실. 낮.

 

메아리, 과일 들고 계단 올라가려는데, 윤과 콜린 내려오는.

 

메아리 : (아씨, 못 들었다..) 벌써 얘기 끝났어요?

최윤 : (메아리 지나쳐 가며) 넌 몇 시 출근이야.

메아리 : 오후 타임이라 점심 먹구요.

최윤 : (콜린 신경 쓰여서) 오늘.. 길 되게 막히던데 좀 일찍 나가든가. (지나가는 말처럼) 가는 길이니까 내가 태워, (하는데)

메아리 : (말 끝나기도 전에 전력질주로 방으로 튀어 들어가 자기 가방 들고 나오는)

최윤 : (띵! 좋고.. 현관 나서는..)

메아리 : (완전 신나 따라 나가고..)

콜린 : (별로 기분 안 좋은 표정으로 그런 두 사람 보는데....)

 

 

S#25. 윤 차안 + 정록 카페 앞. 낮.

 

앞만 보고 운전하는 윤, 메아리 그저 좋고..

 

메아리 : 맨날 지나는 길인데.. 오늘 따라 완전 동화 같네. 히히.

최윤 : (심장 쿵.. 괜히 사이드 미러 보며) 내가 한 얘기 생각해봤어?

메아리 : 치, 왜 그 말 안 나오나 했다. 당연히 생각했죠. 난 맨날 오빠 생각만 하니깐.

최윤 : (!!..) 그럼 답도 냈겠네.

메아리 : 냈죠. 오빤 못 된 말 할 때 그런 표정을 짓는구나, 일부러 나 상처 받으라고 그런 톤으로 말하는구나,

최윤 : (끙..) 내가 한 ‘말’은,

메아리 : 알죠. 오빠 말 종합하면 ‘까불지 말고 꺼져’ 잖아요. 그래서 생각했죠. 아, 사람한테 상처를 주면 자꾸 생각이 나는구나.

            나도 누군가가 내 생각을 했으면 좋겠을 때 상처를 주면 되겠구나.

최윤 : 너 인마 내 요지는 그게 아니었잖아.

메아리 : 내가 지금 뭐 요지를 몰라서 이래요? 나이가 어려, 과거가 없어, 도진 오빠보다 잘생기길 했어, 무슨 자신감이야 대체?

            내가 눈이 삐었지. 이런 아저씨가 뭐가 좋다고. 완전 어이없음.

최윤 : (!!! 놀라서 보면)

메아리 : 다 왔네요. 차 세우세요.

최윤 : (!!!.. 표정 관리 안 되고.. 굳은 얼굴로 정록 카페 앞에 차 세우면)

메아리 : (씩-웃으며) 어때요? 완전 상처 받았죠? 메아리가 자꾸자꾸 생각나겠죠? (방끗, 문 열고 내리며) 좋은 하루 되셔요, 어르신.

            (메롱 하고 총총총 뛰어가는)

 

윤, 된통 당했지만, 그런 메아리 너무 사랑스럽고.. 메아리 뒷모습 보는데...

 

 

S#26. 정록 카페 안. 낮.

 

메아리 신난 느낌으로 유니폼에 앞치마 두르며 나오는데, 콜린 들어오는.

 

메아리 : (인상 확 구기며) 야, 너 나 왜 따라다녀? (하는데)

정록 : (일각에서) 어, 왔어.

콜린 : (메아리 스쳐 정록에게 가는)

메아리 : (뭐야? 둘이 왜 만나?)

 

(시간경과)

콜린과 정록 마주앉아 있다.

메아리 콜린 앞에 음료수 내려주며 둘 얘기에 귀 쫑긋.

 

정록 : (메아리 의식하며) 어때? 태산이네 집은 지낼 만 해?

콜린 : 잠자리 가리는 스타일은 아니라서요.

정록 : 어! 나도 그런데. 나도 아무데서나 잘 자. 지금도 도진이네서 자잖아.

         암튼, 집주인 중에 키 (키 완전 작게 잡으며) 요만한 여자 주인 있잖아.

메아리 : (옆 테이블 닦다가 이씨!)

정록 : 걔가 뭐라고 하면 나한테 말해. 내가 따끔하게 충곤 못해도 같이 개겨줄 순 있어.

콜린 : (메아리 보며) 네.

메아리 : (“까불어!” 눈 부라리고 가는)

정록 : 근데, 엄마가 태산이 얘길 젤 많이 한 거.. 확실해? 나 아니야? 잘 생각해봐..

콜린 : 연락처는 딱 하나, 아저씨 연락처뿐이었어요.

정록 : (좋은..) 뭐 또 그렇게 못 잊을 남자라고.. (때는 이때다 자기 핸드폰 들며) 엄마 번호가 뭐더라?

콜린 : 싫은데요?

정록 : 와- 지 엄마 닮아 똑 부러지는 거 봐. 그래도 엄마 걱정하시지! 얼른!

콜린 : 엄마 연락처 때문이면 다음부턴 뵐 일 없어요. 잘 마셨어요. (가버리는)

정록 : 얘야, 헤이, 이보게 소년.

 

카운터에서 그런 둘 모습 유심히 보며 이수에게 문자 찍는 메아리...

[오빠들하고 걔네 엄마하고 연락하고 지내고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S#27. 이수 집/ 이수 방. 밤.

 

이수, 쇼핑백 앞에 둔 채 메아리 문자 확인하고 있다. [그냥 애가 좀 염치가 없는 듯.]

이수, 문자 내용에 살짝 피식.. 했다가, 그치만 그때 도진의 표정이...

/콜린 바라보던 도진의 표정...

이수, 살짝 심란하지만 다시 쇼핑백에 니트 원피스와 들어있던 실 뭉치(도진이 가지고 간) 찾는다.

 

이수 : 어디 갔냐? 분명히 여기 넣었는데.. (하며 책상 밑도 보는데, 쾅쾅!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

         반사적으로 고개 들다 책상에 머리 쾅!) 아! (하며 일어나는데)

세라 : (안대한 채 이수 등 뒤로 급히 들어오며) 잠깐 나 좀.

이수 : (책상에 박은 머리 비비며 고개 돌렸다 헉!!) 야, 너 눈 왜 그래?

세라 : 급해. (현관 쪽 눈짓하며) 태산씨야. 나 없다 그래.

태산E : (쿵쿵!! 두드리며) 홍세라! 좀 나와 봐.

세라 : 빨리.

 

 

/27-1. 거실. 밤.

 

세라와 이수 거실로 나와 현관 향해 서면,

 

태산E : 홍세라! 잠깐 나와 보라고.

세라 : (무겁게) 나 집에 없댔어. 대충 둘러대 줘. (하는데)

태산E : 너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니 차도 봤고 니 방에 불 켜진 것도 봤고, 아까 너 들어가는 것도 봤어. 잠깐 나와. 기다릴게.

이수 : (세라 쳐다보면)

세라 : 후.. 잠깐 나갔다 올게. (안대 벗고 일각에 둔 선글라스 찾아 나가는)

이수 : (벗어놓은 안대 보다 다시 현관 쪽 보며...) 언제 저런 거야..

 

 

S#28. 이수 집 대문 앞. 밤.

 

세라, 선글라스 낀 채 대문 나오자,

 

태산 : (선글라스보고, !) 뭐야, 오밤중에.. 성형했어?

세라 : 여잔 성형을 해도 선글라스 끼고, (선글라스 벗으며) 이 꼴이 되도 껴.

태산 : (확 도는 얼굴 만지며) 누가 이랬어! 어떤 새끼가 이랬냐고오!!

세라 : (그런 태산 손 치우려고 하면)

태산 : 아직은 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거야. 그게 오 분이든, 오 초든.

세라 : (!!..) 후배 기집애랑 싸웠어. (조수석 쪽으로) 문 열어. 헤어지더라도 어디 딴 데 가서 하자. 안에 메아리 있어.

태산 : 메아리? 그걸 이제 말하면 어떡해.

세라 : 그러게. 작년 당신 생일날 말해줬어야 했는데. 문 열어.

 

 

S#29. 이수 동네 일각/ 차안. 밤.

 

적당한 곳에 주차 되어 있는 태산의 차.

태산과 세라 앞만 보고 앉아 있다.

 

세라 : 며칠 생각을 해봤어. 곰곰이.

태산 : (보면)

세라 : 감정적으로 말고 이성적으로. 그러니까 오해 없이 들어 줘.

태산 : (보면)

세라 : 태산씨가 원하는 게 결혼이라면, 헤어지자 우리.

태산 : (하.. 시선 돌려 운전대만 잡고 있고..)

세라 : (자기도 가슴 아프고...)

태산 : 내가 먹여 살린대도? 평생 골프 즐기면서 살게 해 준대도.. 결혼 힘든 일인 거야?

세라 : ..나.. 먹여 살린 골프지만.. 먹고 살려고 골프채 든 적 없어..

태산 : 말 돌리지 말고, 마지막으로 물을게. 신중하게 대답해. 나랑 결혼하기 싫어?

세라 : ...미안..

태산 : (미치겠는) 여잔 다 이러냐? 아님 너만 이렇게 돌아버리겠는 거냐?

세라 : 나 지금 이 자리도 죽어라 올라왔어. 그렇게 죽어라 올라온 자리에서.. 밀려나듯 은퇴하고 싶지는 않아.

태산 : 누가 너 은퇴하래? 골프 선순 결혼하면 다 끝인 거냐?

세라 : 내가 자신이 없다고 내가! 내 실력이 그것밖엔 안 돼!

태산 : 내가 어떡하면 좋겠냐? 뭐 어떡할까? 진짜 우리 끝낼래? (진심) 이번엔 나.. 너한테 안 가. 다신 안 가. 알지.

세라 : (선글라스 다시 쓰고) ...집에 갈래. (내리는)

 

태산, 미동도 없이 앉아 있다가.... 시동 확 켜고 후진 기어 넣고 거칠게 붕- 후진해, 다시 붕- 세라 앞 지나 가버리는.

세라, 그 자리에 눈물 꾹 참고 서 있고....

 

 

S#30. 도진아파트/ 전경. 다른 날 낮.

 

화창한 풍경이고...

 

 

S#31. 도진 아파트/ 욕실. 낮.

 

샤워 마친 듯 가운 차림으로 전기면도 하며 거울에 자기 모습 이리저리 비춰보는 도진.

거실에서 울리는 듯 ‘아비정전’의 맘보 음악 나직하게 들려온다.

면도 끝내고 소독통에 면도기 꽂고 맘보 음율 휘파람으로 불며 젖은 머리 올백으로도 올려보고, 옆으로도 넘겨보고,

뭔가 들뜨고 신난 모습이고...

 

 

S#32. 도진 아파트/ 거실. 낮.

 

맘보 흐르는 거실..

윤, 주방에서 커피 타고 있고 욕실에서 나오는 도진.

도진, 그 음악에 맞춰 장국영처럼 맘보 추면서 거실 테이블로 오더니, 리모컨 집어 들어 오디오 볼륨 조금 더 높인다.

주방에서 그 꼴 다 지켜보는 윤이고...

도진, 맘보 추면서 작업실로 또 스텝 밟으며 가는.

윤, 그런 도진 뒤따라 가는.. 책상에서 도면 챙기는 도진이고...

 

최윤 : 뭔 일 있냐? 왜 이렇게 신났어?

도진 : 현장 가거든.

최윤 : 일하러 가는데 그렇게 신이 났다고?

도진 : 현장이 춘천이거든. 일단 서울에서 멀고, 낯설고, 밤은 깊을 거고, 낯선 타향의 밤은 설레니까.

최윤 : 오늘 안 와?

도진 : 내일도 안 왔음 좋겠다. (휘파람 다시 불고 신난..)

최윤 : (뜨악하게 보는데...)

 

 

S#33. 이수 집 앞 + 차 안. 낮.

 

도진 차 골목 올라오면, 이수 편한 차림에 반대쪽 보고 서있고.

클락션 살짝 울리면, 이수, 도진 쳐다보고 예쁘게 웃는.

행복감 느끼는 도진..

 

이수 : (문 열고 타며) 베티 안녕.

도진 : (엇! 긴장하며) 뭘 한 거죠? 방금?

이수 : (보면) 왜요..?

도진 : 갑자기 잘해주니까.

이수 : 김도진씨랑 헤어져도 베티랑은 연락하고 지내려고요.

도진 : 압류하겠단 소린가?

이수 : 집이랑도 친하게 지내야겠다. (안전벨트 하며) 근데 우리 어디 가요?

도진 : 가보면 알아요. (차 출발 시키는)

이수 : ?!

 

 

S#34. 춘천 가는 고속도로 + 차 안. 낮.

 

이수 : (주위 둘러보며) 어디 가는 건데요?

도진 : 여행.

이수 : (헉!) 뭐라고요?

도진 : 여행이 싫으면 서이수씨는 내 여행에 잠시 동행한 걸로 하죠.

이수 : 아니 대체 사람이, 왜 나한테 말을 안 해줘요?

도진 : 내가 여행가잔 말을 몇 번을 했더라.

이수 : 내가 오케이 안 했잖아요. 그래서 지금 어디 가는데요.

도진 : 춘천.

이수 : 춘천?! 당일치기죠?

도진 : 내가 그럴 놈 같아요?

이수 : 베티 스톱!

도진 : 베티 고속도로 타!

이수 : 김도진씨!

 

 

S#35. 춘천/ 위도 퀄즈 리조트 현장. 낮.

 

부지 걸으며 이야기 나누는 도진과 회장님. 조감도 보며 이야기 중이고.

도진과 회장님 뒤로 이사진과 비서진들 서 있다.

이수, 차 안에서 그 모습 지켜보고 있다.

 

회장님 : (섬 맞은 편 어딘가 가리키며) 저기가 호텔경영대학이 생길 부지야.

도진 : 학교도 지으시게요? 저 계속 잘 보여야겠는데요?

회장님 : (허허 웃으며) 여기에 퀄즈 리조트가 들어서면, 저기서 배워서 (섬 가리키며) 여기로 취직할 수 있게,

            교육이 곧 경력이 되는 커리큘럼이지. 스위스 최고의 호텔학교와 운영에 관한 협의도 끝나서 요즘 아주 신나.

도진 : 삼성동 홍보관도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그럼 홍보관 개관식 때 뵙겠습니다.

회장님 : 우리 퀄즈 리조트 딴 거 다 필요 없어. 놀기도 좋고 안전하고 멋도 있고, 난 딱 그 세 개면 돼.

도진 : 딱 그 세 개면 다 욕심내시는 겁니다. 그래서 전 죽겠구요.

회장님 : 하하. 그런가.

 

그런 도진의 모습 지켜보고 있는 이수고... 도진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35-1. 춘천/ 위도 퀄즈 리조트 현장 일각. 낮.

 

부지 걷는 이수와 도진.

도진의 환상 속 초원처럼 들풀들, 들꽃들 피어 있다..

 

도진 : 198, 584평 규모의 전 세계 유일무이한 테마파크 본 적 있어요? 요트 정박, 풀빌라, 수영과 스키가 동시에 가능한?

이수 : (치..) 가봤다고 자랑하는 거예요?

도진 : 나도 못 가봤어요. 아직 없거든요. 여기가 바로 그 현장이에요. 우리가 밟고 있는 이 섬 전체에 리조트와 테마파크가 들어서요.

이수 : 진짜요?

도진 : 그렇게 멋진 설계를 누가 하고 있다구요?

이수 : (피식..) 이렇게 멋진데 왜 아직 독신이었을까?

도진 : 남들보다 더 열심히 망하고.. 더 크게 성공하느라..

이수 : (!!.. 그간의 마음 고생 알겠고...) 여자관계 시원한 게 쫌 흠이긴 하지만 이렇게 멋진 남잔 줄 알았으면 진작에 넘어갈걸..

도진 : 키스하고 싶지만 참을게요. 참는 남자가 멋있다니까.

이수 : (웃으면)

도진 : (이수 어깨에 손 턱!)

이수 : (웃음 바로 가시며) 팔은 내리시지?

도진 : 그렇게 못 하죠. (더 꽉 안고 걷는...)

이수 : (싫은 척 하다 결국 안겨 걷는..) 일하러 왔으면서 여행이라고 뻥이나 치구.

도진 : 오- 완전 섭섭해 지금?

 

그렇게 티격태격 하는 두 사람 뒷모습 예쁘고...

 

이수E : 아니거든요?

도진E : 아니면 보트 탈래요?

이수E : 진짜?

 

 

S#36. 춘천/강. 낮.

 

시원하게 물살 가르며 달려가는 보트.

이수 태우고 선글라스 낀 채 능숙하게 보트 운전하는 도진.

도진, 일부러 운전 험하게 해서 이수 자기 쪽으로 확 쏠리게 하는.

이수, 어맛! 하며 도진 끌어안았다가 제 자리로 가려는데 또 비틀, 운전하는 도진.

이수, 다시 또 도진 끌어안고.

이씨! 하며 도진 보면, 도진 어깨 으쓱!

 

 

S#37. 춘천/ 호텔 레스토랑. 밤.

 

마주 앉아 식사하고 있는 도진과 이수.

 

도진 : (스테이크 썰며) 만약에 집을 짓는다면, 어떤 집에 살고 싶어요?

이수 : (!!.. 표정 굳는...) 그건.. 왜요?

도진 :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알면 그 사람 성향을 알 수 있거든요. 직업병 같은 거랄까?

이수 : .....

도진 : (표정이 왜 이러지? 싶은데...)

이수 : ...아무도 안 떠나는 집.

도진 : (뭔가 마음 쿵! 무언가 상처가 있구나 싶고..)

이수 : 잠깐 떠나더라도.. 결국엔 다시 돌아오는 집.. 그런 집이요.

도진 : (보다가..) 땅값 비싼 데 지어줘야겠네. 집값 오를 까봐 아무도 못 떠나게.

이수 : (슬픈 듯 미소 짓는... 나이프 포크 내려놓고 물마시면)

도진 : 다 먹었으면 올라가죠.

이수 : 어딜요? 라운지요?

도진 : 룸이요.

이수 : (띵!) 뭐요?

도진 : 건축가가 이 호텔을 밥 먹으라고 지었겠어요? 밥 먹으라고 짓는 건 식당이지. 술집에선 술 마시고 약국에선 약을 사고

         호텔에 왔으면 숙박을 해야죠.

이수 : 이럴 계획으로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거예요, 날?

도진 : 그걸 이제 알면 어떡하지 난?

이수 : (기막혀 “허-”하는데, 그때 문득 아침 상황 떠오르는!!!)

 

 

/37-1. 이수 방.

 

갈아입을 티와 반바지 든 채 속옷 서랍에서 맨 앞에 있는 브래지어와 맨 앞에 있던 팬티 집어 들고

샤워하려는 듯 방 나가던 자신의 모습. 팬티와 브래지어 짝 안 맞고...

 

 

/37-2. 다시 레스토랑.

 

이수 : (!!) 안 돼요. 절대 안돼요. 완전 안 돼요!

도진 : (픽 웃는) 그럼 언제 돼요.

이수 : 일단 오늘은 확실히 안 돼요.

도진 : 그럼 내일.

이수 : 그건 내일 얘기해요. 여섯시 넘었어요. 저 공무원이잖아요.

도진 : 주말이거든, 오늘? (하며 차키 휙 던지는)

이수 : (얼결에 받고) 나보고 운전하라구요?

도진 : 이렇게 큰 절망을 안겨놓고 운전까지 시킬라고? 베티랑 친해질 기회다 생각해요. (나가버리는)

이수 : (끙.. 따라 나가고...)

 

 

S#38. 이수 집 앞 + 차 안. 밤.

 

도진 차 들어오는. 이수가 운전하고 왔다.

도진은 조수석에 팔짱낀 채 오른쪽으로 누워 잠들어 있다.

이수, 주차하고 시동 끄고 도진 보면, 꿈쩍도 않고 잠들어 있다.

 

이수 : 저기요.

도진 : (꿈적도 않는..)

이수 : 다 왔거든요?

도진 : (죽은 듯 자는)

이수 : 진짜 자요? 안 일어나면 나 그냥 내려요?

도진 : (여전히 무반응이고)

이수 : (자나 안 자나 시험 하려고 운전석 문 열고 도진 보면)

도진 : (역시 무반응..)

 

이수, 그런 도진 잠시 보다가 무슨 생각인지 차에서 내려 차 문 닫고 차 앞 돌아 조수석 쪽으로 가서 유리 들여다보면,

잠든 도진의 얼굴 보인다.

이수, 미소 지으며 도진 잠든 모습 보다가 좀 더 유리에 얼굴 붙이고 도진 보는데,

그때, 보조석 창문 지잉- 내려가는.

이수, 헉!! 당황한 얼굴로 보면, 천천히 눈 뜨는 도진. 나른한 눈빛으로 이수 바라보는..

 

이수 : (괜히 민망해) 안 잤으면서 자는 척하구..

도진 : (잠긴 목소리..) 깬 건데 방금. (하면서 안전벨트 풀고 두 팔 조수석 창틀에 걸치고 두 팔에 턱 괴고 이수 올려다보는)

이수 : (그런 도진 물끄러미 보는데,)

도진 : (까끌한 목소리.. 깊은 눈빛...) 서이수..

이수 : !!!!

도진 : 나랑 살자..

이수 : (띵!) 뭐라구요?

도진 : (담담히.. 깊은 눈빛으로...) 같이 살자.

이수 : 지금 무슨,

도진 : 다음 생에선 누구랑 살든 상관 안 할게. 대신, 이번 생엔... 나랑 살자.

이수 : !!!

도진 : 2012년 7월 1일. (손목시계 보며) 현재시간 오후 9시 32분.

이수 : !!!

도진 : 이 시간 이후부터 같이 흘러가자 나랑.

이수 : !!!

도진 : 행복할 거야. 약속할게.

이수 : !!!

 

놀란 표정의 이수와 그런 이수 담담히 바라보는 도진의 얼굴에서 12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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