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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품격] 1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5.04.15|조회수1,910 목록 댓글 0

[신사의 품격] 14

 

 

 

 

 

 

 

 

 

 

S#1. 도진의 자취방. 밤.

 

1994년 여름(8월 정도).

구식 선풍기 탈탈탈 돌아가고 있고, 구형 TV, 구형 컴퓨터, 구형 오디오, LP 판들, 구형 옷장 등등 보인다..

TV에선 드라마 ‘느낌’ 나오고 있고,

태산, 도진, 윤, 반바지에 반팔(혹은 나시) 차림으로 라면 먹으며 ‘느낌’ 보고 있다.

우희진 나오는 장면에서 세 남자 눈 못 떼고 있는데,

힙색 찬 정록, 방으로 들어오다 우희진 보고 얼른 TV 앞에 앉는다.

 

최윤 : (짜증) 아 비켜 안 보여! 내가 이 드라마,

정록 : 니가 뭐? 이 드라마 주인공이라도 돼? (하며 힙색에서 워크맨 꺼내며) 나 느낌 테이프 샀다?

         (플레이시켜 이어폰 도진에게 끼워주며) 여자들이 들으면 껌뻑 죽겠지. (김민종 흉내) 그대여, 나의 눈을 봐요~

         이거 부른 가수보다 내가 낫지 않냐?

최윤 : 확씨! 무슨 말 갖지도 않은 소릴 해!

태산 : 니가 왜 승질이야? 아는 사이야?

정록 : 그니까. 아, 니들 놀라지 마. 짠! (벽돌만한 핸드폰 꺼내며) 나 핸드폰 샀다아-

최윤 : (동시에. 흥분의 도가니) 오오오- 끝내 준다.

태산 : (동시에. 흥분의 도가니) 오오오- 짜세 나는데.

도진 : (동시에. 흥분의 도가니) 오오오- 죽인다.

정록 : 어제 커피 마시다 이거 딱 꺼내는 순간 여자들 다 쓰러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때 도진 툭툭! 던지듯 하자) 야, 야! 살살 만져!

태산 : (핸드폰 무게 가늠하며) 여기서 쫌만 얇고 가벼우면 딱 좋을 텐데.

정록 : (기막히다는 듯) 야, 여기서 더 어떻게 작아져. 왜 아주 버튼도 다 없애고 (아이폰처럼 엄지와 검지로 창 키우는 동작하며)

         이렇게, 하면 화면도 막 넓어진다 그러지?

도진 : 하여튼 쓸데없는 생각은 1등이지. 왜 아예 핸드폰으로 TV도 보고 음악도 듣고 서로 얼굴 보면서 통화한다 그러지?

최윤 : 방도 좁은데, TV도 확 줄여서 벽에 걸어라 왜? 에어컨도 천장에 달고?

태산 : 야, (도진에게) 넌 어제 컴퓨터 본체를 책만한 두께로 축소시켜서

         (대학 노트 집어서 무릎에 놓고 노트 겉표지 노트북처럼 열며) 이렇게 만들면 좋겠다고 했어, 안 했어! 일명 노트 북.

도진 : 그거야 웃자고 해본 소리지.

최윤 : 차라리 물을 사 먹는다 그래라!

세남자 : (말도 안 되는) 미쳤냐! 물을 사 먹게!

 

네 남자 서로 막 비난하고.. 그 위로,

 

도진NA : 웃자고 해보는 소리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공상이 곧 혁신의 시작이라는 걸..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S#2. 정록 카페.

 

카페 내부를 훑는 카메라. 그 위로...

 

도진NA : 우린 지금 이렇게 만났을지도 모른다.

 

네 남자들 보면, 아이폰 광고 배경음악(개콘에서 쓰던 것) 깔리며,

테이블에 얇아진 핸드폰들 놓고, 청바지에 블랙 터틀넥, 뉴발란스 운동화에 동그란 안경,

즉 네 남자 모두 ‘스티브잡스’ 패션으로 앉아 담소 나누고 있다.

그 위로, “신사의 품격” 타이틀 뜨고..

 

 

S#3. 이수 학교 근처 일각. 낮. (동협 일당 담 넘던 담벼락 앞 도로 정도)

 

도진의 차 세워져 있고. 도진은 없다.

이수, 조수석 창에 코 박고 차안 들여다보고 있다.

 

이수 : 가방도 놓고 어디 간 거야. (하는데)

 

그때, 이수 얼굴 옆으로 얼굴 들이밀며 이수랑 똑같은 자세로 차안 들여다보며

 

도진 : 뭐 훔칠만한 거 있어요? (하는)

이수 : (헉!! 놀라서) 아우 깜짝이야. (곱게 눈 흘기며) 어디 갔다 와요?

도진 : (양손에 든 커피 보여주며) 커피 사러. 점심은 맛있게 먹었나 우리 애인?

이수 : (커피 받으면 좋지만 튕기며) 뭐 자기 없으면 밥도 못 먹을까봐?

도진 : 뭐 먹었나 우리 애인?

이수 : (피식..) 당신 애인 오징어 덮밥 먹었구요, 20분 후면 5교시 수업이라 빨리 들어가 봐야 되거든요?

도진 : (놀리는) 20분이나 남았어요? 내 인생에서 20분이나 할애할 만큼 예쁘진 않은데.

이수 : 어머. 살다 살다 별소릴 다 듣는다 진짜!

도진 : 어, 더 못생겨졌다. 어디 컴컴한 데로 갈래요? 야외라서 확 티가 나네.

이수 : 아우 진짜! (눈 흘기는데)

도진 : (그런 이수 이마 근처에 손차양 만들어서 햇빛 가려주는)

이수 : (!!..) 뭐하는 거예요?

도진 : 잡티 생기지 말라고. 가뜩이나 안 예쁜데.

이수 : (예뻐하는 도진이 마음 알겠고.. 귀엽게 입 삐죽하고..) 근데 어디 가요? (차 눈짓) 차에 비행기표 있던데.

도진 : 아... 전에 봤던 그 아이가 가요. 난 서이수 두고 어디 못 가지.

이수 : ...간대요?

도진 : 안 간대도 보내야죠. 아직 어리고.. 걱정도 되고..

이수 : (!!!...) ...누가 걱정되는데요? 첫사랑.. 김은희씨?

도진 : ..당신이요.

이수 : !!

도진 : 신경 쓰고 있잖아요. (보고 웃어주는)

이수 : .... (날 신경 쓰고 있었구나.. 고맙고...)

도진 : 보내고 올 테니까, 기다려요. 저녁 먹읍시다.

이수 : 오늘요? 지금 봤는데 또요?

도진 : 하루에 밥 몇 끼 먹어요.

이수 : 세 끼.

도진 : 밥도 세 끼 먹는데 하루에 두 번 보면 안돼요?

이수 : 무슨 논리가 그래요?

도진 : (차문 열며) 혼자 있을 때 피식피식 웃으라고. 기막혀서. (차에 올라 시동 거는)

이수 : (기막혀 피식)

도진 : 봐요. 내 말이 맞죠? 갑니다. 이따 봐요. (손 흔들며 가는)

 

이수, 행복한 얼굴로 멀어지는 도진 보는데...

 

 

S#4. 레지던스/ 거실. 낮.

 

도진 : (방 문 열어 보면 아무도 없고, 다른 방도 문 열었다가 아무도 없는 듯 다시 닫는. 거실 돌아다니며 짐 찾는) 아, 이 자식!

         (태산에게 전화하는) 야, 얘 튀었다. 짐도 싹 다 들고 나갔어.

 

 

S#5. 홍대. 낮. (13부 엔딩에 이어서..)

 

네 남자 콜린 앞에 서서 콜린 쳐다보고, 콜린도 네 남자 보는. 긴장감 흐르고..

 

콜린 : 마침 네 분에게 드릴말씀이 있어요, 제가 한국에 온 목적에 대해서.

일동 : (뭐지?)

콜린 : (네 남자 둘러보다가) 네 분 중에, 내 아빠가 있다던데, 누구세요?

일동 : !!!

태산 : 얘 뭐래는 거야. 왜, 엄마는 없냐?

최윤 : 너 더위 먹었어?

정록 : 혹시.. 난가?

일동 : (보면)

정록 : 난 이런 얘기 들으면 왜 꼭 난 거 같지?

도진 : (사람들 북적거리고 덥고 골 아픈) 야, 덥다. 일단 데리고 가서 얘기하자. (시계보고) 비행기도 이미 놓쳤어.

태산 : (콜린에게) 너 얼른 짐 챙겨.

 

 

S#6. 홍대 일각/ 혹은 주차장. 낮.

 

콜린 앞세우고 도진 차 향해 걸어가는 네 남자.

콜린, 기타에 짐에 다 들고 앞서 걷고 있다. 저만치 모자, 액세서리 등등 파는 행상 있고..

(네 남자 대사 중간에 모자 파는 행상 앞 지나갑니다)

 

정록 : 그래도 짐은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태산 : 짐을 들려야 도망을 치더라도 더디지. (콜린에게) 도망치면 죽는다? 쭉 가. 쭉- 직진. 왼발! 왼발!

정록 : (윤에게) 너냐?

최윤 : 나일 수가 없다. (태산에게) 너야?

태산 : 장난해? 제발 좀 은희를 버려보기라도 했음 좋겠다 내가.

정록 : 여인숙 창밖으로 눈이 하염없이 내렸다며!

태산 : 너야말로 섬에서 배 끊겼다며.

정록 : 배 끊겼을 땐, 딴 애랑 있었고. (다시 윤이에게) 그럼 너 맞네. (E) 너 춘천행 기차 탔다며! 노래도 불렀다며.

도진 : ....

최윤 : MT가느라 탔어, MT. 약 40명이 같이. 노랜 나만 불렀겠냐?

태산 : 됐어! 이러지 말고 우리 다 피 뽑으러 가자! 싹 다 가!

정록 : 무섭게 피를 왜 뽑아! (식겁) 나 이런 일로 피 뽑은 거 알면 박민숙한테 바로 사살이야. 이건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최윤 : 피 안 뽑아도 돼. 요즘은 머리카락 하나면 끝나.

태산/록 : (멈칫!! 하는)

 

 

S#7. 도진 차 안. 낮.

 

뒷좌석, 어느새 모자 사서 쓴 정록과 태산. 그 사이에 콜린 앉아 있다.

윤은 조수석에, 도진 운전 중이다. 자못 긴장감 흐르는 분위긴데...

정록과 태산은 서로 눈빛으로만 “너야?” “아니거든?” 하다,

 

정록 : (태산 어깨에 떨어진 머리카락 발견하고 잽싸게 머리카락 집어 들더니 콜린에게 내밀며) 이거 너 가질래?

 

태산, 헉!! 잽싸게 정록 손에 든 머리카락 뺏으려는데, 정록 재빨리 피하고,

태산과 정록 콜린 가운데 두고 옥신각신이고,

콜린 그런 둘 한심하단 표정으로 보고...

윤은 고개 돌려, 도진은 룸미러로 그런 둘 보다 동시에 고개 절래절래..

 

최윤E : 그러니까,

 

 

S#8. 레지던스/ 거실. 밤.

 

네 남자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콜린. 옆에 기타와 짐 놓여 있다.

 

최윤 : 넌 우리 중에 니 아빠가 있다고 생각한다?

콜린 : (끄덕)

정록 : 누군데 그게.

콜린 : 저야 모르죠.

태산 : 니가 모르면 누가 알아!

콜린 : 아빠가?

최윤 : 장난하지 말고. 그래서 작정하고 찾아온 거야?

콜린 : 그런 건 아닌데, 막상 와보니까 찾고 싶어서요.

도진 : 친아빠가 있다는 건 언제 알았는데.

콜린 : 열 살 때? 친구들이 우리 엄마 아빠 사이에선 내가 나올 수 없대요. 아빠가 금발에 백인이거든요.

네남자 : !!!

태산 : ..충격이 컸겠네.

정록 : 은희가 유부녀구나..

콜린 : 충격은 아저씨들이 받으신 거 같네요.

최윤 : 그럼 그동안은 왜 안 찾았는데.

콜린 : 굳이 그럴 이유가 없었으니까.

네남자 : (!! 보면)

콜린 : 날 낳는 건 엄마의 선택이었고, 각자의 삶이 있는 거니까. 키즈 축구교실도 매주 같이 가주고,

         엄마한테 혼나고 쫓겨나면 같이 계단에 쪼그려 앉아 주는 멋진 아빠도 계시고. 또 크느라 바쁘기도 했구요.

태산 : 그 얘긴 그러니까, 니가 지금 찾고 있는 아빤 니 존재를 모른단 얘기야?

콜린 : 네. 그렇다고 손목을 긋거나 마약을 하진 않았으니까 안심하세요. 학굔 며칠 빠지긴 했지만.

네남자 : !!! (잠시 할 말을 잊은)

최윤 : 그럼 이제 와서 찾는 이유가 뭔데.

콜린 : 어느 날 세수하다 얼굴을 보니 잘생긴 거예요, 내가 너무.

네남자 : (허!)

콜린 : (쓸쓸한) 그래서 찾고 싶어졌어요. 내가 누굴 닮아 이렇게 잘생겼는지.

         (말은 농담이었지만.. 살짝 울컥..) 얼마나.. 어디가.. 어떻게..

정록 : (일어나며) 너 아주 나라고 대놓고 공개를,

태산 : (콜린에게 시선 둔 채) 이정팔 앉어.

정록 : (바로 앉는)

최윤 : 엄만 뭐래. 엄마한테 아빠가 누군지 안 물어 봤어?

콜린 : 그랬다면 이런 과정이 필요 없었겠죠?

세남자 : (그런 콜린 보는데..)

도진 : 너.. 몇 월생이야.

세남자 : (?!! 도진 보면)

도진 : 여권 꺼내봐.

콜린 : (가방에서 주섬주섬 여권 꺼내 내미는)

도진 : (열어보면 94년 9월생이고.. !!! 말없이 여권만 보는...)

최윤 : (도진 손에서 여권 뺏어서 보는) 너 94년생이야?

정록 : (헉!) 94야?

태산 : 너 95라며.

도진 : 아무래도, (덤덤) 내가 얘 아빤 거 같다.

세남자 : (헉!!!)

콜린 : !!!

 

 

S#9. 이수 집/ 이수 방. 밤.

 

침대에 앉아 편한 차림으로 책(나는 기다립니다) 보고 있는 이수. 침대 한쪽에 도진 오면 입고 나갈 옷 골라 세팅해 놓았고..

이수, 책에서 시선 돌려 골라놓은 옷 보고 괜히 신난.. 그러다 핸드폰 보는.. 아무 연락 없는..

시계는 7시 47분 정도..

 

이수 : 아.. 배고픈데.. 더 늦을래나?

 

 

S#10. 레지던스/ 거실. 밤.

 

도진, 콜린 보고 있고, 콜린 삐딱하게 도진 보고 있다.

세 남자, 그런 도진과 콜린 보며 불편한 침묵 흐른다.

 

태산 : (침묵 깨며) 나 참.. 야, 너 자꾸 은희랑 뭐 히스토리 있는 것처럼 몰고 가는데, 솔직히 우리 대학 땐 내 인물이 젤 나았거든?

정록 : 그래, 사실 은희가 누굴 좋아했는진 은희만 알지. 최근에도 은희 나만 만나고 갔는데, 그럼 내가 얘 아빠겠네?

최윤 : 최근? 최근에 언제.

정록 : (헉!!) 어? 아.. 그게.. 실은 리치에서 들킨 그날, 나 사실 은희 만났어.

태산 : 진짜야?

정록 : 진짜야. 얘 한국 오고 연락 안 된다고 얘 찾아오면 연락 달라고 부탁하고 갔어. 근데 은희가 말하지 말랬단 말야.

콜린 : 엄마 왔다갔어요?

태산 : 얌마. 넌 그걸 이제 말하면 어떡해!

최윤 : 됐어. 지금 상황 달라질 거 없어. (하고 도진 보며) 너 좀 전에 뭔 소리야. 근거 있는 소리야?

도진 : ...(착잡함 감추고 덤덤하게) 미안한데, 자리 좀 비켜줄래?

세남자 : !!!

 

 

S#11. 레지던스/ 복도. 밤.

 

멘붕 상태의 태산, 윤, 정록 나오는.. 멍한 발걸음으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가 싶더니,

세 남자 짜기라도 한 듯 문 앞으로 몰려가 문에 귀 바짝 대고 듣는.

 

 

S#12. 레지던스/ 거실. 밤.

 

도진 : (콜린 보는)

콜린 : (도진 보는)

도진 : 엄마한테 전화 해.

콜린 : (보는)

도진 : 지금.

콜린 : 진짜.. 내 아빠예요?

도진 : (자기 핸드폰 꺼내 건네며) 엄마 번호 찍어.

콜린 : (그런 도진 보는데....)

도진 : (그런 콜린 보고...)

 

 

S#13. 레지던스/ 복도. 밤.

 

여전히 귀 대고 듣고 있는 세 남자.

 

정록 : 들려?

최윤 : 쉿!

 

하는데, 철컥! 문 열리고 도진 나오는.

세 남자 헉!! 안 듣고 있었던 척 딴 짓하는.

도진, 전혀 관심 없이 엘리베이터 향하며

 

도진 : 먼저 간다.

세남자 : (바로 동시에 문 열고 다시 들어가려는데)

도진 : (계속 엘리베이터 향하며) 걘 오늘 그냥 둬.

세남자 : (바로 동시에 도진 향해 오며) 너 진짜야?/정말이야?/어디 가는데. (등등 하는데)

도진 : (계속 걸으며) 나도 좀 놔두고.

 

세 남자, 복도 중간에 멈춰 선.. “어떡해야 해.” 서로 눈빛만 주고받을 뿐, 무엇도 할 수 없고...

엘리베이터 향해 가는 도진의 뒷모습이고...

 

 

S#14. 몽타주. 밤.

 

/14-1. 이수 집/ 대문 안.

이수, 정원 서성이며 도진 기다리는. 그때 차 소리 나자 반가운 얼굴로 시선 돌리는데, 쌩- 하니 지나가는 다른 차고..

이수, 후.. 용기내서 핸드폰 걸어 본다.

 

/14-2. 이수 집 근처 어딘가 일각.

차마, 이수 바라보지도 못하고 서 있는 도진.. 손에선 핸드폰 울리고 있다..

차마 받지 못하는 도진이고... 천천히 시선 돌려 핸드폰 걸고 있는 이수 보는데..

이수, 치.. 하며 발 콩콩 구르며 집으로 들어가고... 도진, 그저 지켜볼 뿐이고...

 

/14-3. 이수 집/ 이수 방.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며 잠 못 드는 이수고...

 

이수 : 못 오면 못 온다고 연락이나 하든가. 괜히 사람 기다리게...

 

/14-4. 이수 집/ 대문 앞.

차 안에 힘겨운 얼굴로 앉아 있는 도진.. 겨우 고개 돌려 불 켜진 이수 창문 보는데...

잠시 후, 이수 방 불 꺼지는.

참담한 얼굴로 불 꺼진 이수 방 보는 도진이고...

 

 

S#15. 도진아파트/ 도진 방. 밤.

 

어두컴컴한 방.. 도진, 침대 끝에 걸터앉아 두 손 깍지 낀 채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다.. 괴로움의 무게 고스란히 느껴지고...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핸드폰 들어 어딘가로 전화 거는 도진.

 

도진 : 나야. (사이) 김도진.

 

 

S#16. 아지트. 밤.

 

심각한 표정으로 바에 앉아 있는 태산과 윤.

정록, 두 사람 쪽으로 오며

 

정록 : 도진이 아직 전화 안 받아?

최윤 : ..어. 일단 둬 보자.

정록 : 사실 난 이런 상황이 닥칠 거에 대비, 진짜 상상 많이 해 봤거든. 근데 막상 “당신들 중에 내 아빠가 있다던데?” 하니까

         말문이 턱 막히는 거 있지.

태산 : 말문 안 막혔음 뭐라고 하려고 했는데.

정록 : (다스 베이더 톤) “암 유어 퐈더”

태산 : (기막혀 죽겠고..) 지금도 안 늦었어. 도팔이 자백 외엔 아무것도 확인된 거 없어 지금.

정록 : 너 말 이상하게 한다? 윤인 왜 제외시켜? 술은 몇 잔 비운 것처럼, 안준 몇 개 집어 먹은 것처럼, 얘 은근 범죄형이야!

최윤 : 그게 다 누구 때문인데!

정록 : 그래서 욕 바가지로 먹었잖아. 한 번 욕먹었으면 두 번 욕먹을 수 없다, 넌 변호사란 놈이 일사부재리의 원칙도 모르냐?

         하긴 이러니 은희가 널 안 좋아했지.

태산 : 은희는 널 별로 안 좋아했어.

정록 : 뭔 소리야. 은희랑 내가 같이 한 화장품 얘기가 얼만데.

최윤 : 시끄럽고 술이나 줘.

정록 : 네, 손님. (하고 가는)

 

/핸드폰 들어, ‘사모님’에게 전화 거는 손. 보면 승택이다.

카운터에 서서 그 얘기 다 들었고. 전화기 귀에 대며 조용히 돌아서는.

 

태산 : 도팔이 분위기로 봐선 그냥 의심 정도가 아닌 거 같지.

최윤 : (고개 끄덕이며..) 의심 정도로 그렇게 말할 놈은 아니잖아.

태산 : 은희는 그럼 걜 혼자 키운 거네 지금껏..

최윤 : 아빠 있대잖아. 외롭게 혼자 큰 건 아닌 것 같아 다행이긴 한데....

태산 : 은희 걔도 참.. 어떻게 혼자 낳아 키울 생각을 하냐.

최윤 : 갓 스물 넘었을 때 누가 너한테, 니 아이를 가졌어, 근데 낳을 생각이야 하면, 넌 어떻게 했는데?

태산 : 당연히 책임져야지!

최윤 : 글쎄.. 그건 지금 우리가 마흔 하나니까 할 수 있는 대답일 수도 있어.

태산 : !...

 

 

S#17. 정록 집/ 거실.

 

무선패드 충전기 위, 핸드폰 울리고. 액정엔 ‘스파이2’ 떠 있다.

핸드폰 집어 드는 손, 민숙이다.

 

민숙 : 여보세요. (사이) 안 바뻐. 전화기 충전 중이었어. 얘기 해. (사이. 표정 싸늘..) 그거, 확실한 얘기야?

E (학교 종소리)

 

 

S#18. 학교/ 야외 일각. 다음 날 낮.

 

점심시간인 듯 학생들 드문드문 장난치며 교정 지나다니고.

이수, 한적한 어딘가 앉아 핸드폰 들고 고민한다. 그러다 마음먹고 도진에게 전화하는.

하지만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꺼져 있는 핸드폰이고...

음성 남기는 이수.

 

이수 : (애써 밝은 척) 치, 전화를 여자가 받네요?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고? 어제 이 여자랑 데이트 했나?

         난 온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연락도 없고...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죠? 이거 들으면 연락 줘요.. 걱정 되니까.

         (하고 끊었는데 곧바로 전화 오는. 기대하고 보면, 메아리고. 받으며) 오냐. (사이) 나를? 날 왜?

 

 

S#19. 호텔 레스토랑 룸.

 

이수, 의아한 얼굴로 앉아 있다.

보면, 세라, 메아리 함께 앉아 있고, 상석에 민숙 앉아 있다.

테이블 위에 음식들 세팅되어 있고.

이수, 세라, 메아리, 의아한 얼굴로 민숙 보는데...

 

민숙 : 갑자기 모이라고 해서 놀랐겠지만, 소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세여자 : (뭐지? 긴장한 채 보면)

민숙 : 오늘 소집한 이윤, 나를 포함, 앞으로 우리 중 누군가에게 닥칠 시련에 대해 미리 스포일러를 하고자 함이에요.

         여기 모인 네 여자가, 이정록, 김도진, 임태산, 최윤에게 지분이 제일 많은 여자들이니까.

이수 : ?!!

메아리 : 오빠들한테 무슨 일 있어요?

세라 : 태산씨 망했대요?

메아리 : 그럼 내가 알겠죠. (하고) 여자 문제예요?

민숙 : 남자 문제야.

이수 : !!!

세라 :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서론이 길어요 긴장되게.

메아리 : (일단 신난) 저도 윤이 오빠 연인으로 인정해주시는 거예요?

민숙 : 넌 임소장 동생 자격으로 부른 거야. (하고) 김은희라고 알거야. 네 남자 첫사랑.

이수 : !!!

민숙 : 근데 그 아들이 나타났고 김도진, 임태산, 최윤, 이정록 중에, 그 아이 아빠가 있다네?

이수 : !!!

세라/메알 : 뭐라구요? / 아빠요?

민숙 : 아직 넷 중 누군진 몰라. 하지만 여기 모인 우리가 네 남자의 배우자 혹은 연인이란 이유로 가장 크게 상처 받는 건

         확실하잖아? 물론, 이 사태를 겪고도 여전히 배우자이거나 연인일진 모르겠지만.

일동 : !!!

민숙 : 각자 뭐 짚이는 거 없어? 누구 아들인지? 대충 윤곽이 나와야 나머진 발 뻗고 자지.

세라 : 태산씨는, 아닐 거예요.

메아리E : 무슨 근거로요?

이수 : (멍한..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세라 : 넌 니 오빠였음 좋겠니?

메아리 : 윤이 오빠보단 울 오빠가 낫죠. 안 그래도 울 엄마아빠가 빨리 장가가서 손주 안기라고 닦달인데

            누구 땜에 못 가고 있거든요. (비아냥) 그럼 손주는 일단 생긴 거네.

세라 : (얄밉고..) 니가 잘 모르는 모양인데, 원래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가는 법이거든?

메아리 : 고양인 그렇겠죠. 근데 우리 윤이 오빤 호랑이니깐! (하고) 근데요, 콜린 걔.. 닮은 걸로만 치면

            사실 도진 오빠 닮은 거 같은데... (이수 눈치 보면)

이수 : (!!!..) ..나도 걔 봤는데, 안 닮았어. 잘 생기면 뭐 다 도진씨 닮았냐? (말은 그렇지만.. 가슴 떨려 미치겠고...)

메아리 : 그럼 록이 오빤가? (민숙 눈치 보며..) 걔한테 젤 잘해준 건 록이 오빤데.. 불러다가 막 불편한 거 없냐고 묻고..

민숙 : (담담하게) 난 아니라고 한 적 없는데?

세여자 : !!!

민숙 : 네 남자 중 한 명이면 25%의 확률인데, 적어도 25%만큼은 의심해야지. 지금 나만 내 남편인 거 같은 거야?

세여자 : (적막) ....

세라 : 만약 그렇다면, 이해할 수 있어요 언닌?

민숙 : 남편 이해하고 사는 여자가 어딨어. 사니까 이해하는 거지. 열 받는 건 그 다음이고.

세여자 : !!!

 

 

S#20. 이수 집/ 거실. 밤.

 

이수, 세라, 멍- 하니 앉았고 메아리 혼자 쫑알거리고 있다.

 

메아리 : 내가 걔 땜에 뒷목 잡을 일 있을 줄 알았어. 쪼끄만 게 얼마나 싸가지가 바가진데요. 만약 걔가 진짜 윤이 오빠 아들이면

            난 진짜 멘붕이지. 나 이제 겨우 스물넷인데 걜 내가 어떻게 키워! 울 오빤 또 어떻게 설득하고!!

세라 : (쫑알거리는 메아리 보다가) 어떻게 헤어지지가 아니라, 어떻게 키워야 너는?

         어려서 좋겠다 넌. 뭘 모르니 사는 게 얼마나 편할까?

메아리 : 지금 말 다했어요?

세라 : 어쨌든 태산씨는 아니야. 확실히 감이 아니야 난.

메아리 : 감이든 배든, 사실 언니가 왜 신경 써요? 울 오빠랑 헤어진 거 아니었어요? 울 오빠 또 머리 잘랐던데!

세라 : (!!.. 일부러 화제 바꾸며) 넌 어떡할 거야? 만약 걔가 도진씨 아들이면? 싸가지가 바가지면 성격은 딱 김도진인데.

이수 : ......

메아리 : 쌤 걱정 마세요, 울 오빨 거예요.

세라 : (메아리 확 째리는)

메아리 : (같이 째리는)

이수 : ...(그저 공허하게 앉았고....)

 

 

S#21. 도진아파트/ 도진 방. 밤.

 

면도도 안한 까칠한 얼굴로 침대에 등 기대고 앉아 이수 음성 녹음 듣고 있는 도진...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죠? 이거 들으면 연락 줘요.. 걱정 되니까."

천천히 핸드폰 든 손 내리는 도진.. 텅 빈 눈동자고...

그렇게.. 오래오래 앉아 있는 도진이고....

 

 

S#22. 도진아파트/ 야외 일각. 밤.

 

콜린과 복도에서 부딪혔던 날 앉았던 벤치에 멍- 하니 앉아 있는 이수... 무릎 위엔 핸드폰 놓여 있고...

도진의 아파트까지 오긴 왔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저 처연히 앉아 있을 뿐이고...

 

 

S#23. 한식당. 다음 날 낮.

 

콜린, 들어와 두리번거리는. 저만치 창밖 보며 기다리고 있는 도진 보인다.

콜린, 뚜벅뚜벅 걸어가 도진 앞에 틱 앉는.

콜린 기척에 시선 돌려 콜린 보는 도진. 둘 사이 미묘한 기류 흐르고.. 테이블엔 한정식 세팅되어 있는.

 

도진 : 한식 시켰는데.

콜린 : ..뭐든 잘 먹어요..

도진 : ...(잠시 보다 수저 드는)

콜린 : (따라 수저 드는)

도진 : (국 저으며) ...잠은 좀 잤니.

콜린 : 전 잤는데.. 아저씬 못 잔 거 같네요.

도진 : ...... (국 조금 떠 입에 넣는..)

콜린 : ...... (밥 푹 떠먹는)

도진 : ...... (그저 국만...)

콜린 : (밥 먹다가 그런 도진 흘깃 보면)

도진 : (국 저으며...) 지금 아빠는.. 뭐하는 분인데.

콜린 : 파일럿이요.

도진 : ......

콜린 : 저랑 엄말... 많이 사랑하세요.

도진 : ....(수저 놓고 콜린 보며) 엄마 들어올 거야, 오늘.

콜린 : !!!

도진 : 만나고 연락할게.

콜린 : (도진 보는) ....진짜 내 아빠예요?

도진 : (그저 콜린 보는데...)

 

 

S#24. 호텔 커피숍. 낮.

 

은희 : ..오랜만이다.

 

보면, 은희와 마주 앉은 남자, 도진이다.

 

도진 : (먹먹히.. 은희 보고 있고..)

은희 : 한 청년이 중년이 될 만큼... 긴 시간이었네.

도진 : (보는...)

은희 : 넌 더 멋있어졌다. 늙을수록 멋있어지는 남자가 좋더라 난.

도진 : ...어떻게 된 거야.

은희 : (담담히 웃는) ...콜린이, 결국 니들을 찾아 갔구나. 첫눈에 알아 본 거야?

도진 : 전혀.

은희 : ..그래? 니들 중 누가 아빤지는 말 안했어. 모른 척 할 기회 준건데, 그냥 밝히지 말지. 니가 아빤 거..

도진 : 어떻게 된 거냐고! 멋대로 사라져서 멋대로 결정하고 나 아주 우스운 놈 만들었으면, 최소한 자초지종은 알려줘야 하잖아.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은희 : 갑자기 사라진 건, 일단 도망친 거야. 겁이 났으니까. 처음엔... 그 아일 안 낳을 생각이었거든.

도진 : !!!

은희 : 근데, 낳고 싶어지더라. 한두 살만 많았어도 그런 결정 안했을 것 같은데, 그땐 그랬어..

도진 : 그랬으면 적어도 난 알았어야 하잖아, 난!

은희 : 말했으면, 넌 낳자고 했을까?

도진 : !!!

은희 : 일이 이렇게 돼서 정말 미안해. 진짜야. 미안해. 그때 난 단지, 너무 어렸었고.. 사랑에 빠졌던 거뿐이야.

도진 : !!!

은희 : 이제와 그 아이 존잴 니가 알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 너한테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단 뜻이야. 진심이야.

도진 : 후.. (화 못 참겠다는 듯 일어서며) 다시 연락할게. (레지던스 명함 틱- 던지며) 여기 있어 당분간. 내가 가랄 때까지.

         그 아이 있는 곳이야.

 

가버리는 도진.

은희, 담담한 얼굴로 그대로 앉았고...

 

 

S#25. 레지던스/ 거실. 낮.

 

콜린, 현관문 열어주면 은희 들어오고. 은희, 콜린 가만히 쳐다보는.

콜린, 은희의 시선 피해 뒷머리 긁적이는.

 

은희 : 나쁜 놈.

콜린 : (일어. 애교) 네 달 만에 보는 건데 첫인사가 좀 그렇다.

은희 : 사내자식이 치사하게 전화도 안 받고.

콜린 : (일어) 엄마가 더 치사하거든? 카드는 왜 정지시켜.

은희 : 뭘 잘 했다고. 사춘기 때도 안하던 반항을 왜 다 커서 하냐고.

콜린 : (일어) 십대의 반항에 무슨 이유가 있어.

은희 : (콜린 원망스럽게 보면)

콜린 : (일어) 화 많이 났네 우리 엄마.

은희 : 말이라고 해? (콜린 지나쳐 들어가는데)

콜린 : ...난 첫눈에 알아보겠더라.

은희 : (!! 멈춰서는)

콜린 : 보는 순간 알겠더라. 근데 진짜 그 사람이 내 아빠더라.

은희 : 인물은 그 사람이 낫지.

콜린 : 결혼 안 한 것 같던데. 애인은 있는 것 같고.

은희 : (돌아서며) 근데.

콜린 : 그냥 그렇다고. 오늘 만난다고 하던데.. 만났어?

은희 : 넌 알 거 없어.

콜린 : 내가 왜 알 거 없어. 내가 당사잔데.

은희 : 당사잔 나야. 넌 그냥 내 아들이고. 너 엄마가 지금 니 아빠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콜린 : 알아.

은희 : 아는 놈이 이래? 너 지금 이러는 거 아빠에 대한 배신인 것도 알아?

콜린 : ...알아.

은희 : (보다가) 이제 속이 시원해?

콜린 : 난 시원한데.. 엄마가 걱정이지. 나 뭐하나 물어봐도 돼?

은희 : 뭐.

콜린 : 엄만.. 나 낳은 거 후회한 적 없어?

은희 : (보다가) 있어. 딱 한 번.

콜린 : (!) 언제?

은희 : ..오늘.

콜린 : !!

은희 : (쓸쓸한 시선이고....)

 

 

S#26. 태산 집/ 태산 방.

 

메아리, 태산이 모아 놓은 옛날 사진들 담긴 박스 엎어놓고 무언가 막 찾는.

그러다 네 남자와 은희, 함께 찍은 사진 발견하고. 콜린이 갖고 있던 사진과 같다.

 

메아리 : 네 남자와 한 여자... 이 여자네, 김은희씨.

 

 

S#27. 이수 학교 근처 일각. 낮.

 

퇴근하는 길인 듯 담벼락(동협 일당 담 넘던) 앞 지나가고 있는 이수.. 여전히 마음 지옥인 듯 처연한 표정이고...

멍 하니 걷다 걸음 멈추는... 도진의 차 서 있던 자리고...

이수, 도진의 마지막 모습 떠오르는...

/자신의 얼굴 옆으로 불쑥 얼굴 들이밀던 도진의 모습...

눈물 핑- 도는 이수고... 도진의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연락이 없고...

이수, 눈물 꾹 참으며 다시 걷는데...

 

 

S#28. 도진아파트/ 거실. 밤.

 

도진 들어오면, 대기 중이던 세 남자 도진에게 달려드는.

 

최윤 : 은희 만났어?

도진 : ..어. (소파 테이블로 오는)

태산 : 맞대?

도진 : ..음. (테이블에 핸드폰 올려놓고 재킷 벗어 소파에..)

정록 : 맞어?

도진 : 맞어. (주방으로..)

 

순간 벙찐 듯한 세 남자,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모르고..

도진만 냉장고에서 음료 꺼내 마시는. 그 동선 지켜보는 세 남자.

 

도진 : (시선 느끼고 물컵 든 채 세 남자 보는)

세남자 : (걱정스런 표정으로 도진 보는)

도진 : 왜, 관객이 세 명이나 되는데 춤이라도 춰?

태산 : 괜찮냐..?

도진 : (손에 든 물컵 엄지로 만지며) 괜찮은 척하다 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최윤 : 뭐 필요해. 위로 필요하면 위로 해주고 농담 필요하면 농담 해줄게.

도진 : ..지금 말고. 나중에.. 서선생 만나고 나면.. 그때...

세남자 : !!!

정록 : ...안 그래도 박민숙이랑 홍프로, 메아리, 서선생까지, 넷이 만났대.

도진 : !!

최윤 : 대충은 아나봐. 넌 줄은 모르고...

도진 : ...많이 놀랐겠네.. 그 여자..

세남자 : ....

 

그때, 정록, 태산, 윤의 핸드폰 동시에 울리는... 각자 액정들 보면, ‘마눌느님’ ‘마이홍’ ‘메아리’고..

테이블 위 도진의 핸드폰만 조용하고..

도진 그런 자기 핸드폰 보는데...

정록, 태산, 윤, 괜히 도진에게 미안해 각자 핸드폰 무음으로 돌리는데,

 

도진 : 난 괜찮으니까 다들 가서 나라고 얘기해. 오해 없도록.

 

하고 덤덤한 얼굴로 잠깐 보더니 방으로 들어가는.

세 남자, 걱정스러운 눈빛이고.. 마음 무겁다...

 

 

S#29. 아지트. 밤.

 

윤, 메아리 마주 앉아 있다.

 

메아리 : (제발) 콜린 걔.. 오빠 아들이에요?

최윤 : 어른들 일이야.. 니가 상관할 바 아냐.

메아리 : 오빠 일인데 내가 어떻게 상관을 안 해요! 기예요, 아니에요!

최윤 : (보다가) 내 아들이면.

메아리 : 어떡해.. 어쩐지 눈이 우기 같더라니..

최윤 : (맙소사...) 임메알, 오빠가 지금 이래저래 마음이 안 좋거든? 그러니까,

메아리 : 오케이! 알았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빤 아무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어흑... 키울게요!

최윤 : (헉!!) 뭐?

메아리 : 걱정 마요 오빠... 눈높이 교육, 흑... 잘 할게요...

최윤 : (어이없고) 널 정말 어떡하면 좋을까.

정록 : (두 사람 얘기 들은 듯 다가오며) 야, 그만 까불고 들어가. 안 가면 태산이 부른다?

메아리 : (냉큼 일어나며) 가지 말래도 갈 거예요. 안주도 맛없는데!

정록 : 확! 영업 비밀이라니까!

메아리 : (윤에게) 오빤 정말 아무 걱정,

정록 : (핸드폰 들고 괜히) 어, 태산아.

메아리 : (헉!) 갑니다. (꾸벅 하고 가는)

최윤 : (어이없는 상황에서도 메아리 귀여워 웃음 나고...)

정록 : (그런 윤이 놀리는) “오빤 아무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어흑...키울게요!”

최윤 : 넌 제수씨 호출 안 가냐?

정록 : 갈 거야, 지금. 근데, 너 잘 생각해라.

최윤 : 뭘.

정록 : 메아리. 이쁘지, 어리지, 돈 많지, 티는 안 나지만 배웠지, 너만 좋대지, 심지어 아들까지 키워 준대지..

         (자식아) 넌 마, 로또 연짱 열 개 맞은 거나 똑같은 거야. 알어? 간다. (가는)

최윤 : (쓸쓸하고...) ...그래서 더 안 되는 거야. (술 털어 넣는)

 

한쪽에서 승택, 민숙한테 문자 보낸다. [윤이 형 아들로 밝혀졌습니다. 그 아들을 메아리가 키운답니다.] 보내고, 윤, 예의주시하는.

바로 민숙에게 답장 오는. 보면, [니네 사장은 널 왜 뽑았니? -사모님]

이게 무슨 말이지? 갸우뚱한 승택.

 

민숙E : (싸늘한) 진짜 아니야?

 

 

S#30. 정록 집/ 거실. 밤.

 

민숙, 의심 가득한 얼굴이고.

정록, 민숙 앞에 속 터지는 얼굴로 서있다.

 

정록 : 아니라고 했잖아. 나 정말 아니야, 여보.

민숙 : 그럼 누구 아들인데.

정록 : (말하기 어렵고..) 나는 아닌 것까지만 하면 안 될까?

민숙 : 그걸 못 믿어서 이러는 거잖아 지금. 걔가 당신 아들 아닌 거, 증명 못하면 설득이라도 해.

정록 : 걔 잘생겼어.

민숙 : ...

정록 : 얼굴도 되게 작아. 쌍꺼풀도 있고.

민숙 : 됐어. 오해 풀렸어.

정록 : (띵!) ..어느 대목에서?

민숙 : 걔 레지던스에 있다며. 만약 걔가 당신 아들이었으면 당신은 걜 레지던스에 그냥 뒀을 리 없어.

         내 손 안 닿는 어딘가로 숨겼겠지.

정록 : 그럼, 완전 숨겼, (헉!)

민숙 : 괜찮아. 그게 이정록인데 어쩌겠어. 저녁 먹을 거야. 같이 먹든가.

정록 : (엇!!) 저녁 먹구, 자, 아니면 저녁 먹고, 가?

민숙 : (보다) 먹구 자.

정록 : 진짜? 아싸! 나 옷 갈아입고 올게. (냉큼 방으로 들어가는..)

민숙 : ...(쓸쓸히 섰다가..) 우리한테 아이가 있었으면... 당신은 어른이 됐을까...

 

민숙, 새삼 쓸쓸해지는데, 방문 다시 확 열리더니 정록 차 키 하나 들고 나오면,

 

정록 : (신난) 여보 이거 뭐야? 누구 거야? 혹시 내 선물이야?

민숙 : (보면 세라 차 키고) 갖다 놔. 당신 거 아냐.

정록 : 내꺼 아냐? 그럼 누구 건데! 혹시 여보 대학동창은 차 팔아?

민숙 : (주방 쪽으로 가며) 계속 떠들 거면 저녁 먹고, 가.

정록 : 갖다 놔, 갖다 놔. (하며, 차키 일단 주머니에 넣는)

 

 

S#31. 정록 빌라 주차장. 밤.

 

정록, 주차장 걸으며 차들 향해 차키 버튼 눌러보는.

 

정록 : 설마 딴 놈 사주는 거 아냐? 대체 어떤 놈을, (하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삑삑- 라이트 켜지는. 차 가까이 가며)

         뭐야, 정렬의 레드!, (하다, 갸웃) 는! (놀란) 이거 홍프로 찬데?

 

 

S#32. 어느 카페. 밤.

 

세라 한껏 차려 입은 채 앉아 있고. 태산 그 앞에 앉아 있다. 냉랭한 분위기 흐르고.

 

세라 : 머리 잘랐네?

태산 : 더워서.

세라 : 이쁘다.

태산 : (!!.. 보다가) 무슨 독한 소릴 하려고, 이렇게 차려 입고 나왔냐?

세라 : 이번엔 독한 소릴 들을 준비야.. 첫사랑 아들이 나타났다며.

태산 : (마음 복잡한) 우리 헤어진 거 아니었어?

세라 : 애 아빠 누군데?

태산 : 너랑 상관없는 이슈에 시간 낭비 말지?

세라 : (화나는) 대답하지? 나 확 뒤집어지기 전에?

태산 : (씁쓸한) 나 땜에 아직 뒤집히긴 하니?

세라 : (가슴 아픈.. 보는)

태산 : (역시 가슴 아픈.. 보는)

세라 : 내막은 몰라도 뭔가 큰 사건 겪고 있는 거면.. 옆에 있어주고 싶었어.

태산 : ..니가 왜.

세라 : 우리 사이에 사랑만 있었나? 우정 비슷한.. 의리 비슷한.. 뭐 그런 거야.

태산 : !!

세라 : 좀 더 솔직해보면, 그 일 핑계로, 나오라고 하면 나오지 않을까.. 그럼, 얼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랬어...

태산 : (보다가) 너 되게 비겁해. 결혼할 마음은 없고, 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 거잖아.

세라 : 비겁한 거 아는데, (눈물 터진..) 보고 싶은 걸 어떡해 그럼!

태산 : (가슴 아파 버럭!) 보고 싶을 줄 모르고 갔어 그럼?!!

세라 : 너무 갑자기 다 끝나버리니까.. 힘들어 죽겠어. 부탁이야. 우리 좀 천천히 멀어지자.

태산 : 난 헤어진 여자랑 친구로 남는 새끼들이 세상에서 젤 이해 안 되는 사람이야. 그냥, 급하게 멀어지자. 간다. (일어나 나가는)

세라 : 흐흐흑!

 

카페 창밖으로 멀어지는 태산 뒷모습 보며 눈물 참을 수 없는 세라고...

 

 

S#33. 이수 집/ 이수 방.

 

불쑥, 내밀어지는 은희와 네 남자의 사진.

메아리, 이수에게 은희 사진 보여준 것이다.

 

메아리 : 이 여자예요.

이수 : (!!!.. 사진 보는)

메아리 : 이쁘긴.. 이쁘죠.

이수 : (사진 속 은희 보며...) 음.. 네 남자가 반할 만큼...

메아리 : 참 남자들 심플해. 어떻게 예쁘면 바로 사랑해가 되냐.

이수 : (은희 얼굴 물끄러미....)

메아리 : 도진 오빠는.. 아직이에요? 연락 없어요?

이수 : ..살면서 터득한 게 있는데, 행복을 예감할 순 없어. 근데 불행은.. 예감할 수 있다? 슬픈 예감은 늘.. 틀린 적이 없으니까..

메아리 : !!...

 

그때, 이수 핸드폰 울리는..

이수, 심장 쿵.. 천천히 고개 돌려 액정 보면.. 도진이고...

 

메아리 : 도진오빠예요?

이수 : (잠시 울리는 전화 쳐다보다가 받는) 네.

도진F : 지금.. 잠깐 볼 수 있어요? 집 근처로.. 갈게요.

이수 : ..아뇨. 내가 갈게요. 기다리는 시간이, 지옥 같을 거 같으니까...

/도진 : (사무실이고. !!!... 가슴 무너지고..)

이수 : 어디로, 갈까요.

 

 

S#34. 화담건축사무소/ 사무실. 밤.

 

도진, 텅 빈 사무실 안에서 멍하게 앉아 있고..

그때 노크 소리 들리고, 이수 들어오는.

도진, 이수 보는. 천천히 일어나는.

이수, 도진 향해 걸어오는. 두 사람 시선 아프게 얽히고...

 

이수 : (애써 가벼우려고) 안 본 사이 핼쑥해졌어요.. 밥 굶고 다니는 거예요?

도진 : (보는.. 테이블로 오며) 앉아요.

이수 : (앉는..)

도진 : (앉는..)

이수 : 왜 연락 안했어요. 내가 자존심도 없이 전화를 몇 번을 했는데...

도진 : 미안해요.

이수 : ..괜찮아요, 바쁜 거 아는데..

도진 : 그거 말고.

이수 : ....

도진 : 내가 지금부터 할 얘기들에 대해, (사이) 미안해요.

이수 : !!

도진 : 나랑 살자는 말, 취소할게요.

이수 : !!!

도진 : (맘 무너지지만) 행복할 거란 약속도... 취소할게요. 최근에 알았는데, 난 그럴 자격 없는 놈이더라구요.

이수 : !!!

도진 : 난 그냥 나쁜 새끼니까, 가능하면... 잊어요.

이수 : (!!!!) 김도진씨.. 아들이에요?

도진 : ....네.

이수 : !!! (하얗게 굳는!!)

도진 : 한 여자를 평생 사랑할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자격이 없던 거였어요. 살면서, 겸손하지 않았던 벌,

         그래서 누군가를 울렸던 벌, 누군가를 상처 준 벌... 그 벌 주나 봐요, 그 아이가...

이수 : 진짜.. 김도진씨 아들이에요?

도진 : ..네.

이수 : (믿을 수 없는) 진짜예요? (북받치는) 진짜예요?

도진 : ....미안해요. 난 지금 그 어떤 논리도 없어요. 단지 내가 한 행동의 결과만 있을 뿐이죠.. 그러니까.. 무슨 수를 쓰든...

         나 같은 놈.. 잊어요..

이수 : ..그리구요? 좋은 남자 만날까요? 그럴까요?

도진 : 꼭.. 그러길 바래요.

이수 : 그게.. 다예요? (눈물 맺히는) 다른 할 말은... 없어요?

도진 : ...조심히.. 가요.

이수 : (그 말을 원한 게 아닌데..) 하... (눈물 억지로 참으며) 갈게요, 그럼.

 

이수, 돌아서 나가는. 발걸음 떨리고.. 흔들리는..

도진, 차마 그런 이수 보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 섰고... 그저, 이수 사라진 자리 멍하게 보다가.. 아차 싶은.

책상 위 인터폰 누르는.

 

경비F : 경비실입니다.

도진 : 지금 우는 여자 하나 내려갈 거예요. 운전 못하게 잡아두세요. (하고 바로 사무실 나가는)

 

 

S#35. 화담건축사무소 앞. 밤.

 

이수 차 세워져 있고, 경비, 이수와 실랑이하고 있다.

 

이수 : (이미 울음 범벅된) 주세요.. 제발..

경비 : 아유.. 소장님이 운전하지 마시래요..

이수 : 키 주세요.. 빨리요 아저씨... 엉엉...

경비 : (우는 이수 보고 어찌할 바 모르겠는) 거참.. 운전 못하시겠구먼..

이수 : 주세요... 제발요...

도진 : (저벅저벅 다가오며) 수고하셨어요. 일 보세요.

경비 : 아, 예. 여기. (하며 도진 손에 이수 차 키 건네고 가는)

도진 : (차키 받고) 택시 타고 가요. 잡아줄게요.

이수 : 줘요.

도진 : 지금 운전 못해요.

이수 : 키 줘요, 얼른!

도진 : 택시 타요.

이수 : 달라구요!

도진 : 그럼 데려다줄게요.

이수 : 됐어요, 됐다구요! 됐다는데 왜 이래요 정말!

도진 : 다친다고!

이수 : 다치든 말든 댁이 무슨 상관인데!

도진 : 말 좀 들어요.. (이수 팔 꽉 잡아 조수석 문 열고 이수 밀어 넣는)

이수 : (흐흐흑... 울음 터지고...)

 

 

S#36. 거리 + 이수 차 안. 밤.

 

앞만 보며 운전하는 도진, 창밖만 바라보는 이수.

이수, 계속 눈물 뚝뚝 떨어지지만, 소리 안 내려고 안간힘이고...

서로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달려가고....

 

 

S#37. 이수 집 앞 + 차 안. 밤.

 

도진, 차 세우고 이수 바라보면,

이수, 도진한테 시선 한 번 안 주고 차키 뽑아 그대로 내리는. 도진도 따라 내리면,

이수, 차 문 뽁뽁 잠그고 그대로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가려다 멈칫.

 

도진 : (!! 보면)

이수 : (자조) 갑자기.. 너무 행복하다 했어. 역시 이런 반전이 있었구나...

         (홱 돌아서더니 도진 향해) 내가 뭐 더 알아야 할 건 없어요?

도진 : ?!!

이수 : 더 밝혀질 과거 없냐고. 아들은 걔 하나 맞아요? 둘째는 없냐고 이 나쁜 자식아!

도진 : (!!!... 가슴 아프게 보면)

 

이수, 잠시 도진 보다가 집으로 들어가는.

도진, 그 모습 아프게 지켜보고 있고... 눈물 참는 듯 눈가 붉어지는데....

 

 

S#38. 이수 집/ 이수 방. 밤.

 

이수 : (손에 차 키 들고, 가슴 터질 듯) 아아..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이수, 외출복 그대로 가방 든 채 문가에 쪼그려 앉아 서럽게 서럽게 펑펑 우는데..

 

 

S#39. 학교/ 전경. 다른 날 낮.

 

 

S#40. 학교/ 성재 교실. 낮.

 

성재, 애들하고 장난치고 있는데, 동협 들어와 책상에 엉덩이 걸치고 앉으며,

 

동협 : 안녕 성재야. 잘 지냈니?

성재 : (헉) 필사.. 다.. 못했는데.

동협 : 잘했어. 그냥 책 돌려 줘.

성재 : 너.. 왜 그래.. 뭐 또 다른 거 시킬라고?

동협 : 그런 거 아냐. 이제부턴 내가 할라고.

성재 : (더 겁먹은) 내, 내가 뭘 또 잘못했는데!

동협 : (진심도 전달 안 될 정도로 난 개차반이었구나 싶고..) 잘못한 거 없어. 우리 성재는 수학 문제 풀 때 가장 빛나는 거 같아서.

         (하더니 성재 가방 뒤져 <칼의 노래> 두 권 꺼내 들며) 그래도 윤리 시간에 수학은 안 된다? (가는)

성재 : (???)

성재母E : 김동협! 김동협이 누구야!

 

 

S#41. 학교/ 교무실. 낮.

 

이수, 도진과의 일로 윤리 책 펴 놓고도 멍- 하니 시선 공허한데,

그때, 상현 교무실에 뛰어 들어와 이수 앞에서는!

 

상현 : (헉헉) 쌤! 동협이가 얻어맞고 있어요!

이수 : 뭐?!!

 

 

S#42. 학교/ 동협 교실. 낮.

 

아이들, 감히 말리지도 못하고 몰려 서 있고, 성재母, 동협의 따귀 올려붙인다!!

동협, 맞은 자세 그대로 버티고..

 

성재母 : 너 우리 아들 때렸다며. 필산가 뭔가도 시키고! 너 미쳤니? 미쳤어! (하며 따귀 한 대 더 올려붙이는!!)

동협 : (하.. 주먹 꽉 쥐고 성재母 노려보면)

성재母 : 어쭈, 니가 노려보면 어쩔 거야! 어쩔 거야! (하면서 다시 손 치켜드는데)

이수 : (뛰어 들어오며) 지금 뭐하는 거예요!

동협 : (!) .....

이수 : 제가 이 학생 담임인데요, 지금 뭐하는 겁니까, 교실에서.

성재母 : 이 깡패 같은 놈 담임이세요? 잘 오셨네. (버럭 버럭) 대체 교육을 뭘 어떻게 했길래 학교에서 폭력이 난무해!

            우리 성재가 누군 줄 알고 이딴 버러지 같은 새끼한테 맞게 뒀냔 말이야!

동협 : .....

이수 : 나가셔서 말씀하세요. 나오세요. 아이들 봅니다.

성재母 : 보라고 이러는 거잖아, 보라고. 그래야 다신 폭력을 안 쓰지!

이수 : 그만 하시죠. 폭력은 지금 어머님이 쓰고 계시거든요. (하는데)

성재E : 엄마.

 

하며, 성재와 박선생, 그 외 남자 선생님 들어와 성재 엄마 말린다.

 

박선생 : (성재母 팔 잡으며) 어머니 진정하시구요, 저랑 잠시 말씀 좀 나누세요.

성재 : (팔 잡아끌며) 아, 엄마 쪽팔리게 진짜! 나와 빨리.

성재母 : (끌려 나가면서도 동협에게) 너 이걸로 안 끝나! (이수에게) 당신도 마찬가지야!

이수 : (하....)

동협 : (이수 앞이고.. 분하긴 하고... 어쩔 줄 모르는데..)

학생들 : (눈치 보며 주섬주섬 움직이고..)

이수 : 다음 시간 뭐니. 준비들 해야지. (하고 동협에게) 넌 나 좀 보자.

동협 : (거칠게 가방 집어 들고 나가버리는!!)

이수 : 김동협! 너 어디가!

 

 

S#43. 야구장. 밤.

 

텅 빈 야구장.

이수 텅 빈 야구장 내려다보며 텅 빈 관중석에 앉아 캔맥주 마시고 있다. 이래저래 속상한 이수고... 그때,

 

태산E : 안주도 없이 먹을 만 해요?

이수 : (놀라 돌아보면 태산이고) 어...

태산 : 나만의 아지튼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이수 옆에 앉는..)

이수 : .....

태산 : ...괜찮아요?

이수 : ...안 괜찮아요. 우리 반 학생 하나는 다른 학생 엄마한테 뺨을 맞았고, 김도진씨는.. 날 찼거든요.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내 생각은 묻지도 않고, 그냥 뻥! 지가 뭘 잘했다고.

태산 : ...내가 도진이었어도 똑같이 했을 거 같은데.

이수 : (!!! 보면)

태산 :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것 자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곁에 있어 달라는 애원이니까.

         그건 너무 염치없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이수 : 시간을 좀 줬으면.. 김도진씨를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잖아요..

태산 : 그 시간만큼, 멀어졌을 수도 있죠.

이수 : 1루, 2루, 3루를 안 밟고 어떻게 홈으로 가요. 그 정도 시간은 줘야죠.

태산 : 홈에 들어오긴 했는데, 쎄잎인지 아웃인지... 어떻게 알죠?

이수 : !!!

태산 : 내가 아는 도진이의 선택은 아마, 이수씨를 지키는 선택이었을 거예요.

이수 : ..무엇으로부터요?

태산 : 치기 어렸던, 자신의 스물두 살로부터요.

이수 : !!!

태산 : 록이가 기다려서 그만 가봐야 해요. 사실.. 여기 있을 것 같아서 들렸어요. 그냥 아무 말이나 해주고 싶었거든요.

이수 : ...고마워요. 난 정말 멋진 사람을 좋아했었어요.

태산 : 영광이었습니다. (웃어주고 가는)

이수 : (다시 혼자 남아 맥주 마시며 텅 빈 운동장 보는)

 

 

S#44. 아지트. 밤.

 

태산 : (들어오며) 왜 사람을 오라가라야!

정록 : 그럼 홍프롤 오라 가라 할까?

태산 : (!) 뭔 소리야.

정록 : 홍프로 차가 우리 집 주차장에 세워져 있어. 키는 우리 여보한테 있고..

태산 : 뭐?!

정록 : 그림이 안 그려지냐? 딱 봐도 담보잖아.

태산 : (!!) 담보?

 

 

S#45. 아트 갤러리. 다음날 낮.

 

어느 매장 한 곳에 마주선 민숙과 태산.

 

민숙 : 어떻게 아셨어요? 임소장이 아는 거 싫어했는데.

태산 : (놀란 얼굴이고..) 대체 얼마나.. 세라한테 그렇게 큰돈이 왜 필요했는지..

민숙 : 그건 홍프로한테 물으셔야죠. 자세한 건 안 물어 봤어요.

태산 : (하..)

민숙 : 은행권 대출은 이미 받을 만큼 받은 거 같던데. 어차피 아신 거 참고하시라고.

태산 : (맘 무거운, 농담처럼) 어떻게 된 여자가 갈수록 비싸지네요.

민숙 : 알다시피 홍프로 자존심에 날 찾아온 것만으로도 수치스러웠을 거예요. 그래서 차도 받아줬어요. 굳이 담보로 잡아달라길래.

         그냥 모르는 척 하시는 게 어떨까요.

태산 : 그건 지 자존심이구요. 전, 제 자존심 챙겨 가야겠습니다. 제가 갚을게요, 그 돈.

민숙 : ....(보는데...)

 

 

S#46. 태산 집/ 태산 방. 밤.

 

책상 위에 놓인 세라의 차키. 책상 앞에 앉아 세라 차키 바라보는 걱정스러운 태산의 얼굴....

 

 

S#47. 이수 집/ 이수 방. 밤.

 

이수, 침대에 멍한 표정으로 침대에 모로 누워 있다.

 

세라 : 머리가 어떻게 아픈데.

이수 : .....

세라 : (이수 이미 짚어보고) 열은 없구만. 몸살이야?

이수 : .....

세라 : 너 혹시 그 애가 도진씨 아들일까봐 이러는 거야?

이수 : ......

세라 : 난 차라리 태산씨 아들이면 좋겠다. 그런 약점이라도 있어야 내가 덜 꿀리지. 지금은.. (빚이며 여러 가지 고민)

         내가 너무 꿀리잖아...

이수 : ...너한테 그런 행운은 없을 거야. 김도진씨 아들이거든...

세라 : (!!) ...진짜야?

 

 

S#48. 신경정신과/ 진료실. 밤.

 

의사 : 수면제?

도진 : 잠을.. 못 자서요.

의사 : 왜 못 자는데.

도진 : 어떤 여자가.. 머릿속에서 안 떠나잖아요.

의사 : 기억이 안 나도 문제, 기억이 나도 문제, 넌 애가 왜 그 모양이냐. 확 사고 친다더니, 헤어졌어?

도진 : ....

의사 : 야, 사랑도 병이라니까. 근데 병이란 게, 앓을 만큼 앓아야 낫는 거야. 세상에 공짜 있냐? 그냥 앓어. 그래야 빨리 나아.

도진 : (밉게 보며) 무슨 의사가.. 보면 볼수록 돌팔이 같애..

 

 

S#49. 한식당. 다음 날 낮.

 

도진과 콜린, 또 마주 앉아 식사 중이다. 앞 씬에서 밥 먹었던 곳과 같은 식당이다.

 

콜린 : (밥 먹는 도진 보다가) 왜 자꾸 나랑 밥 먹어요?

도진 : ...노력중이거든. 친해지려고..

콜린 : 안 그래도 되는데.

도진 : 안 그래도 되는데, 난 지금 두 가지 생각밖에 못 해. 아들이 생겼다, 누군가를 잃었다.

콜린 : ...나 때문이에요?

도진 : 나 때문이야.

콜린 : (보다가) ..머리카락 하나만 주세요.

도진 : (!.. 보다가) 내가 그렇게 맘에 안 들어?

콜린 : 아저씬 저 맘에 드세요?

도진 : (!! 콜린 보는데...)

최윤E : 뭘 해달라구?

 

 

S#50. 윤 로펌/ 윤 사무실. 낮.

 

윤은 책상 앞에 앉아 있고, 의뢰인 자리에 콜린 앉아 있다.

 

콜린 : 유전자 검사요. (도진 머리카락 들어 있는 비닐팩 보여주는)

최윤 : (기막혀 보다가) 이 머리카락 어디서 났는데.

콜린 : 달라니까 주던데요?

최윤 : 도진이가?

콜린 : 네.

최윤 : 미리 해봤을 거란 생각은 안 해 봤어?

콜린 : (!!) 누가요?

최윤 : 내가. (하며 서류 건넨다) 나 니네 아빠 회사 변호사거든. 뭐든 확실한 게 좋은 거니까.

콜린 : (!! 보면 99.9% 친자의 확률이 높다, 문구 보이고)

최윤 : (그런 콜린 보며 도진에게 전화 거는) 너 사무실로 좀 와야겠다... 은희랑 같이.

 

 

S#51. 이수 집/ 거실. 낮.

 

딩동, 초인종 소리 나고.

거실 소파에 혼자 모로 누워있던 이수, 현관문 쳐다보는데,

쿵쿵! “서선생! 안에 있어? 서선생!” 박선생이다.

 

이수 : (박선생님? 의아한 표정으로 얼른 달려가 문 열어주는데) 어쩐 일이세요?

박선생 : 왜 전화를 꺼놨어! 우리학교 지금 신문에 나게 생겼는데!

이수 : 그게 무슨..

박선생 : 성재 엄마 지금 동협이 고소한다고 난리야! 그러게 동협이 며칠 정학 처리하고, 납작 엎드리라니까!

            변호사도 구했대. 이 일을 어떡할 거야!

이수 : !!!

 

 

S#52. 윤 로펌/ 복도. 낮.

 

이수, 정신없이 복도 걷는다. 여직원 하나 지나가면, 잡고 묻는.

 

이수 : 저기 죄송한데, 최변호사님 자리에 계신가요? 바쁘시면 기다릴게요..

직원 : 잠시 만요. 여쭤볼게요. (윤 사무실 쪽으로 가고)

 

이수, 초조한 얼굴로 돌아서는데, 은희와 도진 모퉁이 돌아 이수 쪽으로 오는.

이수, 심장이 멈추는 것 같고.

이수 발견한 도진, 걸음 멈추는!! 나란히 걷던 은희, 멈춰 서서 도진과 이수 번갈아 보는!!

세 사람 시선 마주치고....

 

도진 : 여긴 무슨 일로..

이수 : (도진 밉고) 김도진씨 인생에.. 아들만 나타난 건 아닌가 봐요? (하고 가려는데)

도진 : (그런 이수 손목 탁! 잡는)

은희 : !!

이수 : (화난 얼굴로 보면)

도진 : 소개할게요. 이쪽은 옛 여자 친구, 김은희.

이수 : !!!

은희 : ...반가워요.

이수 : !!!

도진 : 이쪽은... 서이수씨. 최근에, 내가 잃은 사람.

이수 : !!!

은희 : !!!

 

그런 세 사람에서 14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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