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BS대본

[연인] 13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1.03.02|조회수582 목록 댓글 0

[연인] 13











S#1. 유진 오피스텔 침실(밤)


12부 엔딩에 이어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는 네 사람의 불꽃 튀는 시선.


세연 : 어디 나가는 길인가 봐?

유진 : 저녁 먹으러. (미주에게 시선) 오빠는 데이트중?

세연 : 커피 한잔 달라고 조르는 참인데 (미주 보는) 아직 대답이 없다.


미주, 마음 불편한...

강재, 차마 미주 못 보고 서 있는...


유진 : 여자들은 준비 없이 집에 가자 그럼 좀 그래. (미주 보며) 줄 거예요?

미주 : 네?

유진 : 세연 오빠 커피 줄 거냐고요. 안 줄거면 우리랑 같이 저녁 먹으러 안 갈래요?

세연 : (씁쓸) 나만 결정하면 되나? 이유야 어쨌건 셋 다 같은 마음인 것 같은데.


쿵쿵쿵!!! 각자의 이유로 가슴 철렁하는 강재, 미주, 유진.



S#2. 오피스텔 주차장(밤)


주차장으로 나오는 네 사람.

강재와 세연의 차 마주 보고 주차되어 있다.

앞서 걷던 강재와 세연, 거의 동시에 리모컨으로 차 문 열고 각자 자기 차로 가고.

미주와 유진, 나란히 걷다 각자 파트너에게로 가는데.

그런데 미주와 유진 멈칫하고 서로 의식하는... (미주는 강재 때문에, 유진은 마음 상해서)

강재는 운전석 문을 열고 세연은 조수석 문을 연 것이다!

강재, 지랄하네 하는 표정으로 운전석에 앉고 유진 옆에 타자마자 붕 출발한다.

미주 조수석에 타면 세연 문 닫아주고 차에 올라 출발하고.

미주, 마음 조금 무거운데...



S#3. 거리+강재의 차 안/세연의 차 안(밤)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 강재, 그러다 신호등 걸려 횡단보도에 선다.

그 옆에 세연 차 와 멎고 그 덕에 운전석 강재와 조수석의 미주가 마치 나란히 앉은 듯한...

하지만 절대 고개 돌리지 않는 두 사람, 그러나 서로를 의식하는...

세연과 유진도 그런 자기 파트너들을 의식하고.

말없이 앉아 있는 네 사람의 슬픈 얼굴.



S#4. 대게식당 안(밤)


앞 접시에 담아지는 게살, 세연이 미주의 접시에 살 발라 올려준 것이다.

미주, 앞에 앉은 강재와 유진 신경 쓰여 죽겠고.

유진 쓸쓸해져 고개 숙이고 먹기만 하고 시선 빼며 물 마시는 강재.


세연 : (미주 잔에 술 따라주며) 메뉴는 누가 정한 거야? 우리 아직 이런 거 먹는 모습 보여줄 만큼 진도 못 나갔어.

         미주 씨 나한테 예쁘게 보이느라 배고프잖아.


강재, 세연이 마음에 안 들어 죽겠고...


미주 : 내, 내가요? 왜요, (막 집어먹으며 버벅) 먹어요. 맛있는데 왜 뭐가요...

유진 : 내가 먹쟀어. 전에 먹고 싶댔었는데 오빠가 기억하고 있더라고.

세연 : 전에 먹고 싶다는 걸 왜 이제 사줘?


강재, 미간 찌푸리고 물 마신다.


유진 : 바쁘니까 그렇지, 회사일도 적응해야 하고.

세연 : 너는 뭘 편들어? 네가 이러니까 강재가 너 신경 안 쓰는 거야.


강재, 저도 모르게 인상 쓰고 시선 들어 세연 보면...


미주 : 세연 씨...

세연 : 여자들은 참 이상해. 백 번 잘하다 한 번 못하면 죽일 놈 취급이면서 백 번 못하다 한 번 잘해 주는 놈한테는 맥을 못 춰.

미주 : 그 한 번이 백 번 같은 마음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세연 : 백 번 같은 한 번이 어디 있어요? 한 번은 한 번이죠.


강재, 마음에 안 들어 죽겠고...


유진 : (강재에게 음식 밀어주며) 먹어, 식으면 맛없어. (세연에게) 오빠도.

세연 : 나는 됐어. 목사님께 대접 잘 받아 그런지 별로 생각 없다.

         (강재와 유진 표정 보고) 어, 신도 갔다오는 길이야. 인사도 드릴 겸.


강재 가슴 쿵!

미주, 당황해서 술 홀짝 마시는...


세연 : (빈 술병 들어 보이며) 더 할래요? 어차피 이 팀은 둘 다 못 마시니까 우리 둘이 마셔야 할 것 같은데.

미주 : 그래요, 더 마셔요.


강재, 그런 미주이 마음에 안 들어 죽겠고...


(시간 경과)

한 손에는 소주 한 손에는 게 다리 들고 깔깔깔 웃고 난리난 미주.


미주 : 진짜요? 진짜 원탁의 기사를 몰라요? 안 봤어요? (주제곡 부르는) ~희망이여! 빛이여! 아득한 하늘이여!

         나에 백마가 울부짖는다!~ 이 노래 몰라요?


유진, 담담히 미주 보고 강재, 미간에 주름 잡고 걱정스럽게 보는...

세연, 테이블 보며 술잔 만지작거리고 있고.


미주 : 어떻게 아더왕을 모르냐? 나는 ‘엑스칼리버’ 사료고 돈도 모았었구먼. 그럼 하록선장은요? 팬텀F 하록 몰라요?

         나디아는? 스머프는? 호호아줌마는? (주제가 부르는) ~방글방글 아줌마 투덜투덜 아저씨 아줌마가 펼치는

         꿈 속 같은 이야기~ 기억 안 나요?


일동 대답 없는...


미주 : 너무한다, 진짜. 아니, 어떻게 그런 걸 기억 못 하냐?

세연 : (신경질나는) 기억 못 하면 안 돼요?

미주 : 안 되죠, 기억해야죠. 한때나마 소중했던 건 잊으면 안 되는 거죠. 다 추억인데...


유진 불안한...


세연 :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미주 씨한테 소중하다고 다른 사람한테도 소중해야 해요?

         미주 씨 추억이면 다른 사람한테도 다 추억이에요?

미주 : 그, 그건 아니지만... 그렇지만... (하다) 아니에요, 술 마시죠. 소주에 설탕 탔나 봐요. 어쩜 이렇게 다냐?

         (소주 따르는, 안 나와서 막 흔드는) 어, 없네? 여기요! (하는데)

강재 : (저도 모르게 술병 확 뺏는) 그만 마셔요.


분위기 싸해진...

강재, 술병 집어던지듯 놓고 계산서 들고 나가는데...


유진 : (딱딱하게 굳은, 세연에게) 미주 씨 잘 챙겨, 많이 취했다.


하고 발딱 일어나 나가고 미주 실수했다 싶은데...

세연도 그런 미주 미운 듯 일어나 나가고.

먹다 남은 음식상 앞에 쓸쓸히 혼자 남아 있는 미주.



S#5. 대게식당 앞(밤)


문 앞에 서 있는 강재, 유진, 세연. 여전히 싸한, 다 다른 곳에 시선 주고 있는...

그때 살짝 비틀거리며 나오는 미주, 그러다 문턱에 걸려 휘청하는데.

세연이 미처 손 뻗을 틈도 없이 강재 확 미주 팔 잡는데...

신도에서처럼 강재와 미주의 눈빛 오가고 세연과 유진, 얼굴 빛 하얗게 변하는...


미주 : 아... 나 취한 거 아니고 문턱이, 얘가 나한테... (하는데)

강재 : (밀치듯 미주 확-놓고) 어떻게 할 거야, 대리 불러?

세연 : 대리를 부르든 걸어가든 내가 알아서 해, 신경 꺼.

유진 : (세연에게, 서늘한) 미주 씨는 어쩔 건데?

미주 : 저요? 아유, 제 걱정을 왜 해요? 저 안 취했어요. (세연 눈짓) 둘이 한잔 더 할래요?


세연, 기분 안 좋은...


강재 : (기분 더 안 좋은, 유진에게) 가. (차로 가는)

유진 : 새삼스레 내외할 건 뭐예요? 같이 가요, 바로 옆집인데.

강재 : (가다 유진 보고) 안 오고 뭐해?

미주 : 부르네요.


유진, 미주 빤히 보다 강재 따라가고 강재, 유진 차 타고 가버린다.

떠나는 강재 차 물끄러미 보는 미주, 그런 미주 보는 세연.



S#6. 거리+강재 차 안(밤)


말없이 운전하는 강재. 슬쩍 백미러 보면 쓸쓸히 서 있는 미주모습 멀어지는...

그런 강재 옆모습 보던 유진, 창밖으로 고개 돌리는... 정적... 그러다...


유진 : 오빠.

강재 : (앞만 보고) 말해.

유진 : (창 밖만 보고) 우리 둘이 가면 안 될까?

강재 : 뭐?

유진 : 이럴까 봐 같이 오자는 거야. 같이 오면 윤미주 씨 뒷자리에 앉지만... 이렇게 두고 오면 오빠 마음에 앉아 있으니까...

         두고 온 건 오빠니까... 미주 씨 내려놓고 가. 집에 갈 때는 우리 둘만 가자고...


강재, 너무 미안하고 할 말 없는...


유진 : 화내는 거 아니야. 죽고 못 살아 시작한 사이도 아니고 이제 와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느냐고 따지는 것도 아니야.

         8년이면 절절하던 사랑도 식을 시간이잖아. 그런데 가슴은 너무 아프다. 마음 가는 데 어쩌겠어... 이해하려다가도...

         오빠도 밉고... 그 여자도 밉고...


강재, 힘든...


유진 : 결혼도 아이도 원하지 않는 사람한테 아이로 발목 잡은 것도 알아. 만약... 아이만 없었다면 지금쯤 오빠는...


하는데 강재, 갓길로 끽 차 세우고 유진, 놀라서 보면...


강재 : 내려.

유진 : 오빠...

강재 : 내리라는 말 안 들려?

유진 : 나 화내는 거 아니랬잖아.

강재 : 화는 내가 나. 나한테 화가 나, 나한테! (버럭) 뭘 이해해? 아까 내 꼴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네가 너무 바보 같아 화나 죽겠어, 이 새끼야! 내려!!


너무 가슴 아파 말 안나오는 유진, 터져나오려는 울음 억지로 참으로 차에서 내리는데.

내리자마자 붕 가버리는 강재.

설마 갈 줄 몰라 눈물나는 유진인데...



S#7. 고급 바(밤)


미주와 세연 바에 앉아 있다.

미주, 멍하니 정신 놓고 버킷의 얼음 손으로 집어 자기 잔에 담는다.

얼음 넘치고 세연, 미주 하는 꼴 보고 있다.


세연 : 아직도 더 취해야 해요? 강재도 없는데?

미주 : (멈칫) 네?

세연 : 무슨 말인지 몰라요? 윤미주 씨 참 유치한 사람이네. 왜 사람 무시해요? 왜 나 이용합니까!

         그렇게 마음 다 들킬 거면 그냥 강재를 따라가지 왜 나랑 술은 한잔 더 하재요?

미주 : 그런 거... 아니에요. 나는 다만...

세연 : 유치한 거까지는 참았는데 비겁하기까지 하네요. 붙잡고 싶었던 게 나예요? 나, 미주 씨한테 많은 거 기대 안 했어요.

         내가 내 마음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저도 자기 마음 어쩌지 못하겠지. 그래도 똑똑한 여자니까 아이까지 있는 남자랑

         어쩔 수 없다는 거 알겠지. 최소한 노력은 하겠지. 노력하다 보면 달라지겠지. 딱 거기까지였어요.

         그런데 뭡니까? 여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자기는 좋아해 주는 사람 만나야 행복하다면서요.

         그런데 미주 씨는 왜 안 행복합니까? 조심히 가요, 오늘은 바래다줄 기분 아니니까.


미주 남겨두고 가버리는 세연.

미주, 오래오래 앉아 있는... 세연 말 다 맞아 자신이 우스운...

하나 주머니에 든 무언가 꺼내 보는데 실내화 꽃이고 눈물 핑 도는데...



S#8. bar 앞 거리(밤)


bar 나와 터덜터덜 걷는 미주.

그런 미주의 어깨 너머로 아직 안 가고 가슴 아프게 미주 뒷모습 보는 세연 보이고.



S#9. 고급 주얼리숍(밤)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강재, 저벅저벅 걸어와 진열장 앞에 서고.


직원 : 어서 오십시오.


강재, 슬픈 눈으로 진열장 내려다보는...


직원 : 혹시 찾으시는 거 있으십니까?


강재, 대답 없이 반지 보는...


직원 : 예물이세요, 커플링이세요?


먹먹한 표정으로 반지들 보고 있는 강재.



S#10. 미주 오피스텔 복도(밤)


저벅저벅 걸어오는 강재, 그러다 우뚝 멈추는데...

막 열쇠로 문 열려던 미주 본 것이다.

미주 한 손에 종이봉투 들려 있는데 미주도 강재 보고 가슴 철렁한...

두 사람 숨 막히게 보는데...

그러다 표정 지우며 걸어와 유진의 문 앞에 서는 강재.

미주 섭섭한...

열쇠 돌리지만 잘 안 돌아가고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들리는데.

그 순간 번호 틀렸다는 효과음.

미주, 멈칫 놀라고 강재 보면 강재도 좀 놀란 듯. 다시 번호 누르지만 번호 틀렸다는 효과음.

강재, 뭐지 싶고 미주, 유진이 번호 바꿨구나 싶은데...

쾅쾅쾅! 문 두드리는 강재. 반응 없고 다시 쾅쾅! 반응 없고...

미주, 무언가 이상한 느낌 드는데...


강재 : 자니? 유진아! 박유진!


미주, 듣고 있기 힘들고 열쇠는 안 돌아가는...


강재 : (딩동딩동!) 문 열어! (쾅쾅쾅!) 문 열어봐!



S#11. 유진 오피스텔 거실(밤)


비디오폰 그런 강재 모습 보고 있는 유진, 미운 표정 역력하고.


강재 : 열어! 할 말 있어! (사이) 유진아!


열림 버튼 누를까 말까 하다 차마 못 누르고 마음 접은 듯 돌아서는데...


(강재) : 결혼하자!


유진, 고개 확 돌려 강재 보는...



S#12. 미주 오피스텔 복도(밤)


후두두둑! 미주의 발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군밤들.

미주, 봉투 들었던 손 늘어뜨려져 있는... 놀란 눈으로 강재 뚫어져라 보는데

강재, 눈길도 주지 않고 서 있는... 가슴은 미어지는...

미주,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은 않은... 한참을 서 있다 발 밑에 뒹구는 군밤 보는...

천천히 쪼그려 앉아 군밤 줍는데 왈칵 눈물나고 그대로 일어나 열쇠 마구 돌리는데 잘 안 열리고 후둘둘 떨며 막 돌린다.

철컥 열림과 동시에 문 열고 들어가 버리는 미주.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 돌리는 강재. 떨어져 있는 군밤만 보이고 슬픈...

그 순간 유진의 집 문 삐걱 열리는데...



S#13. 미주 오피스텔 현관 안(밤)


문에 기대 서 있는 미주, 자기가 본 것 믿기지 않는...

툭툭 떨어지는 눈물이고 자신의 감정 부인하고 싶어...


미주 : 어머, 미쳤나 봐... (눈물 마구 닦는) 나 왜 이래... 웬일이니, 정말 미쳤나 봐...

         남이야 결혼을 하든 말든 유치하고 비겁한 주제에... 어머, 나 왜 이래... 정말 미쳤...


하지만 감정 수습 안 되고 그대로 주르르 무너지는... 결국 엉엉 울고 마는 미주.

다리 사이에 얼굴 묻고 오래오래 우는 미주.



S#14. 유진 오피스텔 거실(밤)


마주보고 서 있는 유진과 강재.

강재 쓰러져 있는 트리에 시선 가 있고.

천천히 걸어가 아기 신발 집어들고 유진, 차마 찔려서 고개 돌리는데...


강재 : 나한테 가족은 원탁의 기사보다도 하록 선장 보다도 더 만화 같았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나한테 가족은 그래. 그런데 누구나 한 번쯤은 만화 속 주인공을 꿈꾸잖아. (아기 신발 보는) 그동안 속상하게 한 거,

         혼자 힘들게 한 거... 갚으며 살게. 사는 날까지 다 갚으며 살게.


유진, 터져나오는 울음 손으로 막는...


강재 :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 내미는, 반지 케이스) 너무 늦어서 미안하지만...


유진, 후두둑 눈물 떨어지는...


강재 : (유진의 손에 반지 끼워주는) 우리... 결혼하자.


유진, 참지 못하고 엉엉엉 아이처럼 흐느껴 우는데...

그런 유진 가만히 바라보는 강재.

그렇게 오래오래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S#15. 오피스텔 전경(다음 날 아침)



S#16. 오피스텔 야외 주차장(아침)


한 손에는 스타킹 두 개, 한 손에는 1000ml 우유 들고 부은 눈 부기 빼며 터덜터덜 걸어오는 미주. 어깨 축 쳐진...

그러다 우뚝 멈추는데, 강재 차 발견한 것이다. 물끄러미 보는, 미운...


미주 : (푹푹 걸으며) 나쁜 놈... (차 지나쳐 가며, 계속 화나는) 나쁜 놈... 나쁜...


하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멈추고. 그러더니 홱 고개 돌려 강재 차 다시 보는.


(시간 경과)

주위 살피며 강재 차 뒷유리에 무언가 붙이는 미주. 그러더니 확 째려보더니 냅다 튀는...



S#17. 강재 차 안(아침)


강재, 아무것도 모르고 운전하고 그러다 신호 걸리자 양 옆에 차 와 멎는다.

차 안 운전자들 모두 강재 흘깃흘깃 보며 웃는데.

강재, 모르고 있다 눈치채고 왜들 저래 싶은데 신호 바뀌고 옆의 차들 출발한다.

커플이 타고 있던 차 뒷유리에 ‘아기가 타고 있어요’ 보이는...

강재도 출발하고.

그런데! 강재 차 뒷모습 잡으면 ‘조폭이 타고 있어요’ 붙어 있는데...



S#18. 호텔 강재 룸 거실(아침)


넥타이 매다 놀란 눈으로 휙 돌아보는 강재.


강재 : 뭐?


상택, ‘조폭이 타고 있어요’ 종이 들어 보이는...


강재 : (빠르게 다가와 종이 낚아채 보는, 황당한) 이게 내 차 뒤에 붙어 있었단 말이야?

상택 : (피식) 끼어들 때 편하셨겠습니다.

강재 : (인상쓰는) 편하겠으면 형 차에 갖다 붙이든가.

상택 : 다른 여자가 쓴 거 붙이고 다니면 민지 엄마 삐칩니다. 윤 선생님한테 뭐 잘못하셨습니까?

강재 : (잘못이라는 말에 가슴 쿵! 얼굴 표정 변하는) 어...

상택 : (농담했다 오히려 놀란) 네?

강재 : 형은 아침부터 왜 왔어?

상택 : 백 이사님이 숙제 내주셨대서요. (책자와 서류파일 내놓는) 이번 재개발 입찰에 참여할 도급순위별 건설회사 리스트입니다.

         준공실적, 부채비율, 성공사례 등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겁니다.

강재 : (서류 보는) 대학은 괜히 다니는 게 아닌가 보네.

상택 : (피식) 이건 재개발 예정지에 살고 있는 사내 직원 명단입니다. 부동산이나 슈퍼 현황은 다행히 그 동네가 반도 형님 구역이라

         반도 형님네 애들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타이핑은 민지 엄마가 했고요.

강재 : (미안한) 월급은 내가 받는데 왜 형수를 시켜? (서류와 ‘조폭’ 종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다시 넥타이 매는)

         식사 한번 같이 하시자고 해.

상택 : 후회하실걸요. 민지 엄마 식성 무지 특이하거든요.

강재 : 괜찮아. 키싱구라미 먹으러 가자는 여자도 있는데, 뭘...

상태 : 키싱...구라미요?


강재, 대답 대신 넥타이 매며 거울에 비친 ‘조폭’ 쪽지 물끄러미 보는데...



S#19. 오피스텔 주차장(아침)


미주와 순정 나온다.

미주, 고개 삐딱하게 힘없이 걷는데 순정, 그런 미주 눈치 보며 걷고.

미주, 자기도 몰래 망신당할 강재 상상하며 히죽 웃는...


순정 : (이 여자 왜 이래 하는 표정으로) 뭐냐, 형부랑 싸웠냐?

미주 : (이런 씨...) 야, 누가 형부야? 누가! 내 호적 아직까지는 심플하거든?

순정 : 그럼 뭔데? 생리하냐? 밤새 찔찔 짜더니 왜 갑자기 급반전 썩소모드냐고.

         찔찔 짤 때가 났지 히쭉 웃으니 불안해 죽겠다, 아주.

미주 : 불안할 거 없다. 울어도 답 안 나오는 거 웃고 살기로 했... (하다 인상 확 구기는) 는데 저 뭐냐!


하고 보면 미주 차 앞에 겹치기 주차되어 있는 봉고차.


미주 : 아, 진짜... 이 동네 윤미주 안티 있냐? 으씨... (순정에게 키 던지며) 시동 걸어.


하고 미주 봉고차 미는데 낑낑 잘 안 밀리는...

그때 누군가 턱 차에 손 짚는데 반지 껴진 손이고 미주, 놀라 보면 유진이다.


유진 : 도와줄게요.

미주 : 그래주면 고맙고요. (하며 강재도 있나 싶어 조심스럽게 뒤돌아보면)

유진 : 오빠는 새벽에 갔어요, 옷 갈아입고 출근한다고.


미주, 마음 들켰다 싶은...

두 여자 차 밀고 차 안의 순정, 유진 보며 눈 흘기고.

미주의 눈에 유진의 반지 자꾸 보이는데 유진, 그런 미주 보면...


미주 : 예...쁘...네...요. 축하해요...

유진 : (빤히 보다) 아침 먹었어요?



S#20. 유진 매장(낮)


예쁜 빵과 주스 두 잔 놓이고 미주, 커피 놓고 가는 석현과 눈인사 나누는데.


유진 : 오빠가 좋아하는 빵이에요. 오빠 원래 밀가루 음식 잘 안 먹는데 내가 오빠 생각하면서 만들었대니까 먹더라고요. 들어요.

미주 : 싫어요. 유진 씨는 꼭 뭐 먹으라 그래놓고 체할 얘기 하더라고요.

유진 : (피식) 그랬나요?

미주 : 할 얘기 뭔데요?

유진 : (웃음기 가신, 미주 똑바로 보며) 아까 한 말이요.

미주 : 무슨 말이요?

유진 : (반지 낀 손으로 주스잔 들며) 축하한다는 말이요. (마시는) 진심 아니죠? 괜찮아요, 속아줄게요. 속아줄 테니까...

         (사이) 미주 씨도 속아줘요.

미주 : 무슨... 뜻이에요?

유진 : 오빠 마음, 사실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마음은 윤미주에게 있으면서 반지는 박유진한테 줬다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사실이더라도... 속아달라고요.

         부탁해요. 부탁...

미주 : (슬프게) 유진 씨 나쁜 사람이네요. 속아달라고요? 부탁한다고요? 그게 왜 부탁할 일이에요, 당당할 일이지.

         내가 부끄러워했으면 좋겠어요? 전에 그랬죠? 나더러 왜 그렇게 착하냐고. 그런데 나, 안 착해요.

         유진 씨는 겨우 내가 문 닫는 소리가 싫다지만 나는... (사이) 유진 씨가 싫어요. 차 잘 마셨어요. 일어날게요.


미주, 일어나 담담히 나오고 유진, 담담히 앉아 있는데.



S#21. 유진 매장 앞(낮)


문 열고 나오는 미주, 또각또각 걸어가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은 힘든...

그러다 어느 차 앞 지나가는데 차 안의 운전자 슬쩍 외면하고 있다.

미주 지나가고 보면 태산이다.



S#22. 유진 매장 건너편+태산 차 안(낮)


태산, 멀어지는 미주 뒷모습 보다 창가에 앉아 있는 유진 보는데. 살짝 미주가 미운...

다시 고개 돌려 유진 오래오래 바라보는 태산, 마음 아픈...

그때 휴대전화 울린다.


태산 : 어, 나다. 어디? 인천창고? 확실한... 아니다, 지금 갈게.


시동 걸려다 유진 한번 다시 보는. 그러더니 시동 걸고 차 돌려 가는 태산.

유진, 태산 차 떠나면 쓸쓸히 고개 돌려 창 밖 보는데...



S#23. DO산업개발 영업본부 사무실(낮)


턱! 동훈 책상에 놓이는 보고서.

동훈, 의아한 눈으로 보며...


동훈 : 뭡니까, 이게?

강재 : 이번 재개발 입찰에 참여할 도급순위별 건설회사 리스트입니다.

         준공실적, 부채비율, 성공사례 등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겁니다.


동훈, 서류 보고 놀라는...


강재 : 이건 재개발 예정지에 살고 있는 사내직원 명단 그리고 이건...

동훈 : 하강재 씨 슈퍼맨입니까?

강재 : 내가 스판 바지 위에 팬티 입는 놈으로 보입니까?

동훈 : 그럼 하강재 씨 능력에 이걸 다 했다는 걸 믿으라는 말입니까?

강재 : 유능한 부하를 두는 것도 능력이거든요.

동훈 : (빈정상한) 아, 그래요? 그 말 하니까 생각났는데 로비에 분양대행사에서 보낸 퀵 와 있거든요? 하강재 씨가 좀 갖다줄래요?

강재 : 틀렸습니다.

동훈 : 에?

강재 : 시켜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겁니다. 갔다 오죠. (하고 가는)

동훈 : 야! 저게 정말...

경란 : (흠모하는 눈빛) 전직 깡패만 아니면 딱 내 이상형인데...

동훈 : 유경란 씨! 일 안 합니까, 일! (하고 서류 막 펼치며) 오타만 있어봐, 아주!



S#24. DO산업개발 로비 일각(낮)


퀵 봉투에서 사진과 어떤 서류 꺼내는 손, 윤이다.

윤, 휴대전화 목에 끼고 있고 좀 화려한 귀걸이 하고 있다.


윤 : (서류 보고 놀란) 사망신고서? 이 여자 죽었어요?

(양 사장) : 30년도 더 됐나 봐. 제사상 받는 양반을 찾아내라니 내가 골이 좀 아팠어.

                그거 보면 출생증명서 한 장 있을 거야. 죽기 전에 아이를 하나 낳은 모양인데...

윤 : (놀란) 아이를 낳아요? 이 여자가?

(양 사장) : 호적상은 처녀인데 사내아이를 하나 낳았대나 봐. 병원에서 바로 고아원으로 보내진 모양인데

               옮겨다니기도 수십번이지만 열대여섯에 고아원 뛰쳐나간 후로는...

윤 : 이름 알아요? 그 사내아이 이름!

(양 사장) : 원장 성에다 돌림자인데, 고아원 기록에는 보자... 하강재?

윤 : 화, 확실해요? 하강재 확실해요? (사이) 알았어요, 다시 연락하죠.


하고 끊고 혼란스러운... 그럼 세연과 형제인가? 눈 커지는데 로비 들어오는 미주 보인다.

윤, 눈길로 미주 쫓는데

힘없이 걷던 미주와 엘리베이터쪽에서 걸어오던 강재 서로 보는... 둘 다 멈칫하고 서먹한...

미주, 그냥 가려는데...


(강재) : 늦잠 잤습니까?


미주, 멈추고 천천히 고개 돌려 조금 원망스럽게 보면...


강재 : 아니면 왕진도 다닙니까? (머쓱한, 어제 일 때문이구나 싶고) 잠깐 얘기 좀...

미주 : 부탁이 있는데요. 나한테 말 걸지 말아 주실래요?


그 순간 엘리베이터 열리고 미주 타고 슬로우로 닫히는 문.

닫히는 문 틈으로 서로의 얼굴 보는 두 사람.

문 닫히고 석고처럼 굳은 강재의 얼굴만 비춰지고.

그런 강재의 어깨 너머로 멀찍이 서서 보고 있는 윤 보인다.

윤 휴대전화 울리고 번호 보더니 눈썹 살짝 치켜 올리며...


윤 : 안녕하셨어요.



S#25. 카페 안(낮)


양금, 신경질적으로 다리 떨며 기다리고 손에 엄청 촌스럽고 큰 반지 껴 있다.

그때 윤 들어오고 고개 까딱하고 앉으려 의자 뒤로 빼는데...


양금 : 야!


윤, 멈칫! 왜 이래 하고 보면...


양금 : 너 당장 그 귀걸이 안 빼? 네 꼴이 지금 대표이사 비서 꼴이니?

윤 : (시큰둥하며 자리에 앉는) 아줌마 꼴도 뭐 퍽 훌륭한 꼴은 아니세요.

양금 : (허걱!) 뭐, 뭐야?

윤 : 반지를 낀 건지, 반지에 끼인 건지.

양금 : 너... (반지 낀 손 감추며) 너 뭐 잘못 처먹었니?

윤 : 섭섭해서 그러죠. 입 떡 벌어질 얘기 들고 나왔는데 앉자마자 구박이시니.

양금 : 꼴값하고 있네.


윤, 예상 밖이라 놀라 보면...


양금 : 일 시켰으면 해 오는 게 당연하지 어디다 대고 생색이야, 생색이? 뭐하는 년이야? 어디 살아?

윤 : 아, 그 일요. (잠시 생각) 그 일은 아직이요. 대신 더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 드릴게요.

양금 : 재미없기만 해 봐, 너 아주 내 손에...

윤 : 세연 씨 결혼할 여자요, 그 여자 다른 남자랑 연애하던데?

양금 : 깨춤 추고 자빠졌네. 야, 시킨 일이나 제대로 해, 이년아! 윤 선생이 너 같은 줄 알아?

윤 : 물론 아니죠. 저 같으면 깡패는 안 만나거든요.

양금 : 뭐, 깡패?

윤 : 하강재라고 아시죠? 둘이 같이 해남도 왔던데. 같은 호텔 묵고 같이 놀러도 다니고. 방은 따로 썼으려나? 따로 썼겠죠?

양금 : (부들부들 떨며) 너, 너... 어디 갖다 붙일 게 없어 하강재야? 왜 하필 하강재야! 윤 선생이 뭐 아쉬워 깡패 새끼를 만나!

윤 : (양금 반응 재미있는) 그걸 왜 저한테 물으세요, 직접 물어보셔야지. (발딱 일어나며) 간수 잘 하셔야겠어요.

      이리저리 굴러먹는 며느리 싫어하시잖아요. 그럼 또 봬요.


하고 생긋 웃고 가버리는 윤.

양금, 미주에 대한 배신감에 무서운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앉아 있는데...



S#26. 미주 진료실(낮)


수술복 입은 미주와 순정 같이 들어온다.


순정 : (계속 캐물은 듯) 입에 본드 발랐어? 아니면 나 답답해 죽는 꼴 볼래?

미주 : (목 뒤 치며) 세미나 누가 간대? 오늘 조회 때 별 얘기 없었어?

순정 : 아, 좀 말 돌리지 말고! 뭐래, 뭐래? 그 불여시가 언니한테 무슨 볼일인데?

         아니, 자기가 왜 언니 아침을 챙겨? 언니가 뭐 먹자고 그러면 바로 걸려든다는 건 또 어떻게 알았을까?

미주 : 커피 내려놨니? (하며 나가는)

순정 : 어머, 뭐야 저 분위기? 혹시 맞고 온 거 아니야?



S#27. 희망성형외과 복도(낮)


커피 따르고 있는 미주, 강재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듯.

후~ 깊은 숨 쉬는, 그러다 씁쓸히 웃기도 하는... 그러다 머그잔 들고 돌아서다...


미주 : 엄마야! (커피 살짝 엎지른) 앗! 뜨겁다...


하고 밉게 보면 문 앞에 강재 서 있고 두 사람 눈빛 오가는...


강재 : 얘기 좀 합시다.


미주, 담담해지려 애쓰는...


강재 : 잠깐이면 됩니다.


미주, 보다가 시선 내리고 눈 깜빡깜빡, 그러다 다시 시선 들어 강재 보면...


강재 : 옥상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하고 돌아서는데)

미주 : (감정 느껴지지 않는) 싫어요, 추워서.


하고 강재 스쳐 가려는데 턱! 미주 손목 잡는 강재.

미주, 놀라지도 않고 담담히 잡힌 손과 강재 얼굴 번갈아 보면...


강재 : 장갑 빌려줄게요.



S#28. DO건설 옥상정원(낮)


가죽장갑 내미는 손, 강재다.

미주, 팔짱끼고 서서 강재가 내민 장갑 물끄러미 보는데.


<인터컷>

유진, 손에 강재의 커다란 장갑 끼고 밝은 표정으로 무어라 무어라...


미주, 옛날 기억 떠오르자 장갑에서 시선 돌리며...


미주 : 됐어요, 남이 끼던 거 안 껴요. 할 얘기 뭔데요?


강재, 여전히 장갑 내밀고 있는...


미주 : (일부러 시계 보는) 예약환자 있어요. 얘기해요, 얼른. 듣고 내려가게.


강재, 잠시 미주 보고 서 있다 장갑 다른 손으로 옮기고 빈 손 내미는...


미주 : (의아한) 뭐요, 어쩌라고요?

강재 : 잡아 줄게요, 손... 우리... 손 정도는 잡아도 되는 거잖아요...


미주, 헉! 숨 못 쉬겠는...


강재 : (슬픈) 이 정도 마음은... 들켜도 되는 거잖아요...


미주, 가슴 아픈...


강재 : 나쁜 놈인 거 알지만...


미주, 눈물 핑...


강재 : (슬프게) 한 번만... 잡아봅시다...


미주, 헉! 눈물 뚝뚝...


강재 : (슬프게) 밉겠지만... 한 번만요...


강재, 천천히 미주 손 잡는... 미주, 눈물 마구 떨어지는...


강재 :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미주 : (슬프게 보는) 미안하면... 정말 미안하면...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해요. 여자한테 그건... 안녕이거든요...

         고마워요, 정리할 수 있게 해 줘서... 그리고... 앞으로는 장갑 끼고 다닐게요.


하고 담담히 돌아서서 타박타박 걸어 나오는 미주, 돌아보지 않고 걷는.

어깨 너머로 그런 미주 보고 있는 슬픈 강재.



S#29. DO산업개발 엘리베이터 안(낮)


담담히 서 있는 미주, 애써 입술 꼭 깨문. 그러다 서서히, 서서히 얼굴 변하더니...

결국 쏟아져 나오는 울음 어쩌지 못해 아이처럼 엉엉 우는 미주.



S#30. DO산업개발 옥상(낮)


장갑 꼭 쥔 채 미주 있던 자리 내내 보고 있는 강재. 미주 잡았던 손 주먹 꽉 쥐어보는, 눈시울 붉어지는,

눈물 흘리지 않으려 이 악무는... 눈물 꾹 참다 장갑 휴지통에 버리고 돌아서는 강재.



S#31. DO산업개발 영업본부 사무실(낮)


강재, 힘없이 들어오는데 직원들 바짝 쫄아 있다.

왜 그런가 보면 태산 서 있고.


강재 : 어쩐 일이야, 여기는?

태산 : 물건 찾은 것 같습니다.

강재 : 찾았어?

태산 : 주류업체 바꾸는 조건으로 일신 애들이 술창고 하나는 내줬답니다. 인천입니다.


직원들 바짝 쫄아 두 사람 보는...

강재, 굳은 얼굴로 휴대전화 꺼내 건다.


강재 : 어, 형. 난데, 퇴근 후 시간 좀 비워야겠다.


강재 대사와 맞물려 굳은 강재 얼굴 위로 신나는 음악 흐르는...



S#32. 창배 나이트 홀(밤)


음악소리 요란하고 입구 등지고 서서 인상 찌푸리고 홀 둘러보는데 손님 몇 없는...

지배인 오라고 손짓하고 허겁지겁 달려오는 지배인.


창배 : 야, 수질 관리 안 해? 안 할 거야? 이래서 전기세나 나오겠냐?

지배인 : 죄송합니다. 신경 쓰고 있는데...


하는데 창배 옆으로 쟁반 들고 지나가던 웨이터(현기) 멱살 낚아채 지배인 앞에 디밀며...


창배 : 신경? 이게 신경쓴 거냐? 얘 봐라, 이런 애가 술 갖다주면 먹을 맛이 나겠니?

현기 : (바짝 긴장한) 모,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창배 : 이게 사과해서 될 일이냐? 될 일이야? (하다) 그런데 너, 못 보던 얼굴이다?


하는데 현기, 창배 어깨너머 입구로 시선 주는...

창배, 이게 어디를 봐 하며 고개 돌리는데 천수 목 잡고 들어오는 강재. 뒤에 줄줄이 부하들 들어오고.

강재, 천수 창배 앞으로 휙 밀면 천수 ‘형님’ 하며 창배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는...


창배 : (미간 찌푸리며) 너 왜 자꾸 남의 식구한테 손을 대냐?

강재 : 인천 어디 창고에 갔더니 거기 있기에 마침 오는 길이라 데려왔습니다.

창배 : 주, 주류창고면... (사이) 다 알고 왔다는 얘기네?

강재 : 네.

창배 : 하, 이거 참... 그래서 어쩌자고? 피 한번 보자고? 우와, 하강재 엄청 컸네.

강재 : (낮게) 주둥이 닥쳐!

창배 : 뭐, 뭐? 그런데 이 새끼가! (하며 손 올리는 순간)


강재, 발로 창배 종아리 가격해 그대로 무릎 꿇리는...


창배 : (놀라 살기 띤 눈으로 보며) 네가 아주 돌았구나? 발모가지 보존하고 싶으면 지금 치워라, 어?


하는데 창배 코앞에 쌓이는 골프채들.

어떤 것들은 헤드 깨져 있고 비닐에 싼 약들도 함께 투두둑 쏟아진다.

창배, 매섭게 노려보다 일어나려 하면...


강재 : (더 세게 누르며) 전에 경고했지? 목숨 간수 잘 하라고, 약 들여온 증거 있으면 너는 내 손에 죽는다고.

창배 : 너 이 새끼!


하며 부들부들 떨며 노려보는데 ‘형님’ 하며 창배패들 달려나온다.

순간 강재 발 밀치며 도망치며 소리치는 창배.


창배 : 뭐해, 새끼들아. 쳐!


치열한 접전.

꺄악! 비명 지르며 달아나는 손님들. 난장판 되는...

그러다 다 창배패들 다 때려눕히고 창배와 천수만 끌고 나가는 강재 일행.



S#33. 부둣가(밤)


툭툭툭 쌓이는 골프채. 그 옆에 꿇려져 있는 창배와 천수.

강재, 기름 확 끼얹고 창배, 미치겠어서 일어서려 하면 상택, 어깨 눌러 앉힌다.

강재, 지포라이터 켜는 순간...


창배 : 자, 자, 잠깐만 이 새끼야. 너 이게 다 얼마인 줄이나 알아? 알면 너 그렇게는 못 한다.

강재 : 알면.

창배 : 알아? 그래, 반! 아니, 3분의 2... 그래, 3분의 2 줄게. 너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냥 눈! 그래, 눈만 딱 감고 있어.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어?


강재, 관심 있는 듯 빤히 보면...


창배 : 진짜야. 너 내 말은 곧 맹세인 거 몰라?

강재 : 3분의 2?

창배 : (화색) 그렇다니까. 단박에 회장님 되는 거야, 너.

강재 : (씩 웃는, 라이터 끄는) 그 정도면 괜찮겠네.


상택, 의아하게 강재 보는...


창배 : (감격) 강재야, 인마! 아, 자식 진짜 말귀도 잘 알아먹고... 바닥이 너무 차서 그만 일어나야겠다. (일어서는데)


태산과 상택 다시 꿇리고 설마 하며 강재 보면...


강재 : 너무 상심 마세요, 형님. 형님은 3분의 1만 잃으셨습니다.

창배 : 그래, 나는 3... 뭐?


하고 강재 보면 표정 없이 라이터 칙 켜더니 휙 던지고 그대로 돌아서 가는.

창배 으아! 비명 지르며 강재 따라가지도 그렇다고 불 끄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창배 : 너 이 새끼, 죽여버릴 거야!


악쓰며 겉옷 벗어 마구 불 꺼보는데 너울거리는 불빛에 멀어지는 강재 보이고.



S#34. 어느 들길+강재 차 안(밤)


쓸쓸히 창 밖 보고 있는 강재.


태산 : 이제 한시름 놓겠습니다.

강재 : 받은 건 두 배 갚아주라는 말 남창배한테 배웠어. 시름 놓을 겨를 없을 거야. 나이트에 박아놓은 애들 잘 챙겨.

태산 : 알겠습니다.

상택 : 그럼 저는 밀린 것 좀 해치우겠습니다. (노트북 꺼내는)

강재 : 뭘 해치우는데 연장이 컴퓨터야?

상택 : 일해야 월급 받죠. (노트북 가방에서 무선 인터넷 모뎀 꺼내는) 아까 나오는데 급한 결재 있대서 메일로 보내라고 했거든요.

강재 : (모뎀 보며) 그건 뭐야? (미주 얼굴 스치는) 전에... 윤 선생도 쓰던데.

상택 : 무선 인터넷 모뎀입니다. 시골이나 운전중이나 어디서든 인터넷이 되는 겁니다. (인터넷창 띠우는) 차차 배우시면 됩니다.

강재 : 이제는 안 가르쳐줄걸...

상택 : 네?

강재 : 아니야. 그러고 있으니까 진짜 이사님 같네. 형은 괜히 불렀나 보다.


하며 쓸쓸히 다시 창 밖으로 고개 돌리는 강재.

그런 강재 보는 상택.



S#35. 강재 호텔 룸 침실(밤)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강재. 미주 생각에 마음 혼란스러운...

그러다 침대 머리 맡 가습기 보고 켜 보는데 김 폴폴, 끄는... 다시 켜보는데 김 폴폴...

물끄러미 가습기 보는 강재.



S#36. 미주 오피스텔 부엌(밤)


맨손으로 설거지 하고 있는데 그러다 멈추고 거품 묻은 자기 손 물끄러미 본다.

손가락 가만히 꼼지락 해 보는데 강재가 잡았던 손이고, 강재 목소리 들리는...

“나쁜 놈인 거 알지만... 한 번만... 잡아봅시다.”

목소리만으로도 심장 덜컥하는 미주.



S#37. 유진 오피스텔 거실(밤)


트리 옆에 앉아 자기 손에 낀 반지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유진.



S#38. 휘트니스클럽(밤)


미주 때문에 마음 심란한 듯 죽어라 달리고 있는 세연.

그러다 속도 낮추더니 결국은 멈춰 서고 미주에게 심했나 후회스런 얼굴인데.



S#39. DO산업개발 전경(다음 날 낮)



S#40. 세연 사무실(낮)


결재서류 위에 사인하고 있는 세연.

그때 문 벌컥 열고 양금 들어오는...


세연 : 웬일이세요, 전화도 없이?

양금 : 등신. 등신 중에 상등신!


하더니 홱 돌아 나가는.

황당한, 왜 저래 싶어 따라 나가는 세연.



S#41. 세연 비서실(낮)


문 벌컥 열고 나오는 양금 쫓아나와 팔 잡는 세연.

윤, 흥미롭다는 듯 두 사람 보고 서 있고.


세연 : 밑도 끝도 없이 뭐야?

양금 : (팔 뿌리치는) 등신더러 등신이라는데 밑이고 끝이고 왜 필요해, 왜! (윤 턱짓하며) 너한테는 얘가 딱이다, 아주.

세연 : 뭐야, 뭔데 이래?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게 말을 해야지.

양금 : 무슨 말을 해? 손에 쥐어준 떡도 뺏기는 주제한테! 회사나 잘 지켜, 죽 쒀서 개 주지 말고. 개 줄 죽이면 아예 쑤지도 마!

         (홱 나가는)

세연 : 엄마! (황당해서 보다) 왜 저래? 너 알아?


윤, 글쎄 하는 표정으로 어깨 으쓱하는.

세연, 이해할 수 없는 얼굴로 서 있다 사무실로 들어가면...

윤, 서랍 열어 봉투 꺼내 열면 출생신고서 나오고.


윤 : (출생 신고서 보며) 둘이 이복형제라는 얘기인데...



S#42. 미주 진료실(낮)


미주, 책장에 기대서서 의학서적 보고 있다. 그러다 강재 생각에 멍해지는데...

그때 노크소리 들리고 화사하게 웃으며 양금 들어오고 험상궂은 남자 따라 들어오는데.


미주 : (좀 놀란) 오셨어요?

양금 : 방해한거 아니지? 홍 실장이 지금 시간이 좀 한가하대서.

미주 : 네, 괜찮아요. 앉으세요.

양금 : 앉을 것까지는 없고. 여기는 미스터 홍, 우리 집 기사야.

홍 기사 : (90도 인사하는) 식사하셨습니까?

미주 : 네? 네. (얼결에 같이 인사하고 의아하게 양금 보며) 무슨...

양금 : 진작부터 차 한 대 내주고 싶었는데 자기 성격에 옷도 안 받으면서 차 받겠어? 그래서 그냥 미스터 홍 붙여주는 거야.

         날 추운데 자기 편하게 출퇴근하라고.

미주 : 아, 아니요. 저 집도 그렇게 안 멀고 제 차도 있고... 아! 저 얼마 전에 타이어도 네 짝 다...

양금 : (정색) 닥터 윤.

미주 : (당황) 네?

양금 : 진짜 너무한다. 자식 가진 엄마 마음을 그렇게 모르겠어? 볼 때마다 예뻐 죽겠고 아까워 죽겠는데 돈이 없어, 마음이 없어?

         내가 예비 며느리한테 이 정도도 못 해?


미주, 뭐라 할 말 못 찾는...


양금 : 막말로 우리 세연이가 어디 모자라 아부떠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우리 집은 원래 여자 고생 안 시켜.

         우리 회장님은 지금도 나 금이야 옥이야 얼마나 위하시는데. 우리 세연이는 그런 회장님 똑 닮았고.


미주, 난감한...


양금 : (시계 보고) 나 그만 가야겠다. 마사지숍 예약했거든. (기사에게) 우리 닥터 윤 잘 모셔야 해? (하고 가는)


미주, 말려볼 틈도 없이 가버리는 양금이고 홍 씨와 미주 둘만 남은...

미주와 홍 씨 눈 마주치고 어쩐지 으스스한 분위기 느끼는 미주.



S#43. 세연 아파트 거실(밤)


세연, 물 부은 컵라면 들고 와 소파에 앉고 컵라면 테이블에 놓다가 멈칫!

미주가 선물한 수건케이크 본 것이다.

가만히 수건케이크 만져보는데 딩동!

누구일까 의아해하며 문 열면 미주 서 있는...


미주 : 근처에 볼 일 있어 왔다가... 지나가던 길에...

세연 : 무슨 볼 일인데 이 근처를 지나요?

미주 : 그렇죠. 실은 얘기 좀 하려고...


세연, 빤히 보다 벽으로 비켜서는...


미주 : (들어오는, 컵라면 보는, 마음 짠한) 저녁 안 먹었어요?


세연, 컵라면 턱짓하면...


미주 : 저렇게 멋드러진 주방에서 겨우 라면 물 끓인 거에요? 집에 뭐 있어요? 김치는 있죠? 김치볶음밥 좋아해요?



S#44. 세연 아파트 주방(밤)


김치냉장고 열어 김치통 꺼내고 칼 찾아 드는데.

세연, 삐뚜름한 고개로 미주 보는데.


미주 : 걱정 마요. 나 칼 쓰는 데는 선수잖아요. 내 동생들도 다 이거 해먹여 키웠어요.

세연 :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거예요?

미주 : 그런 거 아니에요. 미우면 때려줘야지 아까운 떡을 왜 줘요? 아직... 화난 거예요?

세연 : 안 볼 때는 보고 싶더니 얼굴 보니 화나네요. 화 풀어주러 일부러 올 사람 아닌데 왜 왔을까, 또 어떤 폭탄을 들고 왔을까,

         이런 여자가 뭐가 좋다고 보자마자 가슴 뛸까... 그러니까 왜 왔는지부터 말해요.

미주 : 낮에... 어머니 다녀가셨어요. 저한테 갑자기 기사를 붙여주신다네요. 요 앞까지 타고 왔어요.

         세연 씨 집 온 거라니까 그제야 가더라고요.


세연, 뭐지 싶은...


미주 : 저, 그 차 못 타요. 감사한 마음보다 부담이 더 큰 선물이라...

세연 : 우리 엄마한테 뭐 잘못했어요?

미주 : 제가요?

세연 : 그거 우리 엄마 수법이에요. 챙겨주는 척 기사 붙여주고 감시하는 거. 옛날에 유진이는... 대학 캠퍼스에서 머리채도 잡혔어요.

         아니면 진짜 며느리로 생각하시거나. 전자든 후자든 미주 씨한테는 나쁜 소식이네요. 엄마랑 얘기할 테니까 걱정 말고 가요.

         마음에도 없는 거 하느라 손에 김치 국물 배게 하지 말고. (하고 주방 나가 버리는)



S#45. 세연 아파트 거실(밤)


굳은 얼굴로 거실에 나오는 세연, 테이블 위 휴대전화 집는데...


(미주) : 잠깐만요.


세연, 돌아보면...


미주 : 나, 마음에 없는 거 하는 거 아니에요. 김치볶음밥에 어떤 마음을 담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나, 강세연 씨 안 싫어요.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무엇보다 나 좋아하는 마음 다 보이니까요.

         그런데 나도 잘 몰랐는데... 내가 하강재 씨를... 많이 좋아했었나 봐요. 미쳤다 싶죠?

         나도 알아요. 유진 씨도 있고... 아이도 있고... 정말 미쳤다 싶은데...

세연 : (차갑게) 그만해요. 솔직한 게 매번 면죄부입니까? 자기 마음 편하자고 왜 나한테 상처 줍니까?

         전에 그랬죠? 살면 얼마나 산다고 싫다는 사람 등 보며 사냐고. 나 이제 미주 씨 등 안 보고 싶어요. 그러니까 오지 말아요.

         그렇게 멀리 간 마음이면... 오지 말라고요.


그때 딩동!

세연, 성질난 듯 신경질적으로 문 보고 저벅저벅 걸어가 문 열면 윤 서 있다.


윤 : 마침 있었네. 할 얘기 있어. (세연 어깨 너머로 미주 보고) 왔어요?

세연 : 가, 나중에 해.

윤 : 지금 하자. (미주 보며) 윤미주 씨도 듣고 싶어할 얘기거든. 하강재 씨에 관한 얘기인 듣고 싶지 않아요?


놀라는 세연과 미주의 얼굴에서... 13부 엔딩!































첨부파일 연인 13.hwp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