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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대본

[추적자] 0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2.07.18|조회수488 목록 댓글 0

[추적자] 09











씬1. 몽타주 (밤)


// 어느 복도.

혜라가 기자들에 휩싸여 휘청이며 걸어가고 있다.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들. 들이미는 마이크.

혜라는 굳게 입을 다문 채 걸어가고 있다.


기자(소리) : (빠른 다급한) 대한국민당 강동윤 후보 캠프의 보좌관 신혜라씨가, 방금 경찰에 자진 출두했습니다.


// TV화면. PK준과 혜라의 사진이 나란히 보이고 있다.


기자(소리) : (빠른 다급한) 신씨는 자신이 PK준의 연인이었으며, 사고 당시 차량에 동승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 PK준 재판과정의 스틸사진들 컷컷컷.


기자(소리) : (빠른 다급한) 재판과정에서 신씨는 동승 사실을 밝히려 했지만


// 혜라의 정치적 행보 스틸사진 컷컷컷. (드라마 중에서 나온 것들 스틸. 유상증자 회의록 발표하는 모습 등등등)


기자(소리) : (빠른 다급한) PK준은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연인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이 사실을 함구했다고 합니다.


// 어느 건물 복도.

청년 당원 몇몇에게 이끌려 복도를 달려가는 홍석.


기자(소리) : (빠른 다급한) 현재 백홍석의 기자회견은 취소된 상탭니다.


// 어느 건물 복도 다른 곳.

다급하게 걸어오는 배상무와 수하들.


기자(소리) : (빠른 다급한) 백홍석은 신당 밖에 대기중인 특별수사본부에 인계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어느 건물 복도.

홍석을 끌고 가던 청년 당원들과 배상무 일파가 마주친다. 격전이 벌어진다.


기자(소리) : (빠른 다급한) PK준 팬클럽에서는 성명을 발표, PK준의 순수한 사랑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호소했습니다.


// 그 격전의 와중에 달아나는 홍석. 뒤쫓는 배상무.

저만치 복도의 끝에 유리창이 보인다.


기자(소리) : (빠른 다급한) 대한국민당 대변인의 공식 논평을 직접 듣겠습니다.


// 유리창을 열고 몸을 바깥으로 내미는 홍석, 매달린다. 아래를 본다. 3층 높이다.

달려오는 배상무가 홍석을 낚아채려는 순간, 손을 놓고 아래로 떨어지는 홍석.


대변인(소리) : (여자. 하이톤의 날카로운) 신당의 유태진 대표가, 강동윤 후보를 음해하기 위해,

                    법적 살인범 백홍석을 매수했다는 충격적인 정보가 입수됐습니다.


// 떨어지는 홍석. 나무에 한번 걸쳐서 충격이 완화된 채 바닥으로 구른다.

홍석, 달려간다.


대변인(소리) :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법정에서 선량한 시민을 살해한 범법자와 더러운 거래를 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 건물 근처 도로.

저만치에서 달려오는 조형사의 차. 홍석이 다급하게 타고 달아난다.


대변인(소리) : 신당과 유태진 대표는, 국민 앞에 사과를 해야 할 것이며,

                     법정 살인범 백홍석은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조형사의 차안, 거친 숨을 몰아쉬는 홍석의 모습에서 스틸.

타이틀 오른다. 추적자 제9화.



씬2. 최정우 검사실 (밤)


다급하게 들어오는 정우, 탁자로 다가간다.

지원, 자료철의 마지막 장을 읽고 덮는다.

그 자료를 집어 드는 정우. 지원, 그 자료를 누르며


지원 : (정우를 보며, 아직 정리되지 않은) .... 언제부터... 알고...

정우 : (자료철을 잡아채서 자기 자리로 가며) 설명할 시간 없어. 위로할 맘도 없구.

         (자리에 앉아 옆에 있는 서류철 급하게 뒤져서 보며) 원숭이한테 법복만 입혀도 유죄 받을 사건 뒤엎은 게,

         니네 언니고 니네 형부야. (책상 위의 전화기로 전화를 걸면서 보면, 지원은 그 자리에 그대로)

지원 : ... 쫌만 있을게요. 일어 날랬는데... (어색한 미소로) ... 힘이 없네.

정우 : (상대가 받은) 서지수 자금 추적 내역하고, PK준 자산변동 내역 가져와. (끊고 보면)

지원 : (일어서 있다) ... 난 어떡하면 될까요? (어색한 미소) 물어볼 사람이 그쪽 밖에 없네.

정우 : (서류를 뒤져보며 지원을 보지도 않은 채) 하나만 하자. 재벌집 막내딸이 되든 사회부 기자가 되든.

         (고개 들어 지원을 보곤) 기사를 쓰든, 집에 가서 대책 회의를 하든.

지원 : (어색한 미소. 하지만 그렁한 눈물, 혼잣말처럼) 모르겠다 정말.

정우 : (단호한) 어리광은 아빠한테 가서 부려.


지원, 정우의 차가운 얼굴을 잠시 보다가 힘없이 돌아서 나간다.

엇갈리며 들어오는 김계장, 정우에게 서류를 내밀며


김계장 : 이정도면 밀어붙여 볼 만한데요.

정우 : (서류를 뒤적이며 한 손으로 수화기를 든 손으로 전화기 버튼을 누르는, 상대가 받은)

         부장님. 신혜라 사건, 저한테 배당해 주십시오.


정우의 그 단호한 얼굴에서.



씬3. 당구장 문 앞 (밤)


영업정지 공고문이 붙어 있다. “사행 행위 및 도박행위를 조작하였으므로, 영업정지 30일에 처함”


용식 : (번호키를 누르며) 요그가 젤로 친한 친구 처제가 하는데랑께요. 근디 조형사님은 큐대는 잡을지 아시오?

조형사 : (픽 실소) 알다마가 500이다.

용식 : (허 놀라곤 문을 열고 들어가는)


홍석과 조형사가 다급하게 그 뒤를 따라 들어간다.



씬4. 당구장 안 (밤)


다급하게 들어오는 홍석. 걸어오던 그 기세로 저만치 벽에 붙은 당구장 경고문

“300이하 마세이금지 등등 십 여개의 경고사항이 적힌” (대형 전지 크기)을 뜯어내서 당구대 위에 뒤집는다.

하얀 뒷면. 카운터에서 매직펜을 가지고 온 홍석이 그 뒷면에 뭔가를 써나간다. 다급하다.

뭔가를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기분이다.

“PK준, 강동윤” 까지 쓰다가 매직펜이 잘 안 나오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홍석, 매직을 함부로 북북 그어보다가 바닥에 집어 던진다.

조형사가 다급하게 카운터에 가서 매직펜 몇 개를 가져다 준다.

홍석, 다시 다급하게 써 나간다. “서지수, 장병호, 윤창민, 효진”

그 들 사이에 줄을 긋고 한 명씩 이름을 짚어나가며 사고와 재판과정을 복귀해 나가는 듯 하다.

조형사가 “선배님” 하며 부르지만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듯한 홍석의 그 얼굴 위로 빠르게 들려오는,

사고와 재판과 지금까지의 과정들.


지수(소리) : (1부 씬20) 사람이지? 죽었을까? 어떡하지?

PK준(소리) : (2부 씬79) 누구신가?

장병호(소리) : (3부 씬21) 전면 무죄를 주장합니다.

효진(소리) : (3부 씬21) 아저씨들을 만났어요.

창민(소리) : (6부 씬36) 나 다시 시작하고 싶어.

동윤(소리) : (6부 씬8) 따님과 사모님의 죽음, 이 나라를 위한, 의미있는 희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수(소리) : (7부 씬29) 당... 당신 누구야!

황반장(소리) : (8부 씬45) 홍석아... 미안하데이.

유태진(소리) : (8부 씬52) 백선생. 고생 많았습니다.

장병호(소리) : (8부 씬32) 기자회견을 준비하겠습니다.

대변인(소리) : (9부 씬1) 법정 살인범 백홍석은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등등의 소리들이 각각의 이름을 짚으며 뭔가를 복귀해 가는 듯한 홍석의 얼굴 위로 빠르게 들려온다.

// 시간 경과.

조형사와 용식이 저만치 떨어진 당구대에서 당구를 치고 있다.

용식이 삑사리를 내고는 당구알 카운터기 옆에 서서 보는 곳.

홍석이 여전히 뭔가를 적어나가고 지우고 적고 지우고 있다.

카운터기 용식은 30, 조형사는 500 이다.

조형사는 노련하게 하나씩 다마를 맞춰나가고 있다.


용식 : 근디요. 조형사님은 백형사님하고 무신 사이다요? 사실요. 요게 쉬운 일이 아니지라. 아, 탈옥을 하는디 잘못 도왔다가

         커플로 쇠고랑 찰지도 모르는디.

조형사 : (다마치며) 선배님하고 나. 딱 그 정도 사이다.

용식 : 아따. 무신 말이랑가요?

조형사 : (다마치며) 용식아. 처음 이혼할 때, 도장 찍고 나오는데, 젠장. 신혼집에 있는 내 물건 가지러 못 들어가겠더라.

            (저만치에서 뭔가를 적고 지우는 홍석의 얼굴 위로 소리만) 벽에 걸린 결혼사진 볼 자신도 없고.

            그놈하고 같이 누웠던 침대도 볼 자신도 없고. (다시 다마치는 조형사) 그때 누가 내 물건 다 챙겨다 줬는지 아냐?

용식 : 백형사님?

조형사 : (끄덕이며 초크칠을 하곤) 두 번째 이혼할 때, 부동산 컨설턴트라고 믿었던 놈이 알고보니 떳다방 업주더라.

            (저만치 뭔가를 적고 지우는 홍석의 얼굴 위로 소리만) 결혼 두 달만에 그놈이 내 통장 들고 떠버렸다.

            지방까지 찾아가서 내 통장 찾아주고, (다시 다마치는 조형사의 모습) 나 대신 그놈 패 준 사람이 누군지 아냐.

용식 : 고것도 백형사님?

조형사 : (끄덕이곤) 이혼할 때마다 불러 앉혀 놓고 인생 똑바로 살라고 밤새 타이르고 혼낸 사람은 누군지 아냐?

용식 : 고것도 (하는데)

조형사 : (OL) 아니. 그건 우리 아버지다.

용식 : .....

조형사 : (다마치며) 우리 선배님. 한 번도.... 나 혼낸 적이 없다. 비웃은 적도 없다. 그냥... 내 편이 돼 줬다.

용식 : ...

조형사 : 그래서 나도 우리 선배님... 편이 돼 주는거다. 용식아. 선배님하고 나 딱 그 정도 사이다. 그리고 용식아.

용식 : (보면)

조형사 : 내가 이겼다! (손 내밀면)

용식 : (불퉁해서, 주머니에서 꺼낸 500원 짜리 내미는)

조형사 : (챙겨서 주머니에 넣는)

용식 : 아따. 눈까플이 천근이여. (다이 위의 공을 한 쪽으로 밀며) 조형사님은 여잔께 포켓볼 다이 위에서 주무쇼잉.

         지는 사구다이에서 잘탱께. (으아아하 품하며 당구대 위에 드러눕는)

조형사 : (홍석을 걱정스럽게 보다가 포켓볼 다이에 드러눕는)


조형사와 용식 코를 골며 자고 있다. 묘한 하모니.

저만치 홍석이 쓰고 있는 흰 뒷면. 사건 연루자들의 이름과 관계를 줄로 그어놓은.

그리고 그 줄 사이에 연관된 내용들이 적혀 있다. “사고, 재판 조작, 매수” 등등.

각각의 이름을 보며 많은 방법을 생각한 듯, 이름들 위에 매직으로 수십 번은 반복해서 친 듯한 원이 그려져 있다.

더 이상 안 나오는 매직...

홍석, 두어 번 더 힘없이 슥슥 그어보다가 힘없이 툭 던진다. 그리고 근처 소파에 털썩 앉는다.

더 이상 뭘 할 수 있을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마음이다. 그 홍석의 얼굴에서.



씬5. 검찰 취조실 (밤)


혜라, 홀로 앉아 있다. 낯선 분위기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자, 정우다. 서로 마주보는 잠시.


정우 : (탁자 위에 자료철 내려놓으며) 법무부에 공식 항의는 했습니까? 청평별장에서 본 것 같은데. 우리.

혜라 : (멈칫, 그제야 알아보았다. 약간의 당황을 숨기고, 당당한) 한번 실수로 젊은 검사의 앞길을 막을 순 없죠.

         공식 항의는 보류했어요. (보다가) 검찰로 송치될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우 : (맞은편에 앉는, 옅은 미소로) 법이 항상 당신네들 생각대로 움직이는 건 아니죠.

혜라 : (당당한, 옅은 미소) PK준 재판, 오래전에 끝났어요. 전 동승했을 뿐이고. PK준하고 전 6개월 전부터 연인이었어요.

정우 : (자료 뒤적이며 심드렁) 그렇겠죠.

혜라 : (정우의 반응에 약간은 멈칫) 서로 통화한 핸드폰은 캠프 공용폰이구요. 조사 빨리 끝내주세요.

정우 : (자료 뒤적이며 심드렁) 그러죠.

혜라 : 주말 제주도 일정엔 후보님과 동행해야 됩니다.

정우 : (자료 보며 심드렁) 그건 안되겠네.

혜라 : ... 이건 정치적 사건이에요. 상대 정당에서 저와 PK준의 관계를 악용, 우리 후보님을 (하는데)

정우 : (OL 자료 뒤적이며) 열 일곱 살 수정이가 죽었어. (고개 들며) 그 어머니는 투신 사망했구.

         (단호해지는) 아버지는 진실을 밝히겠다고 탈옥까지 했어. 이게 팩트야. ... 여기 ... 어디에... 정치가 있지?

혜라 : ... (멈칫, 예상 밖의 상황이다. 당황스러움을 감추는)

정우 : 내가 몇 년 동안 몸통은 안 건드리고 꼬리만 잘랐거든. 그래서 꼬리들의 운명, 습성 이런 거를 아주 잘 알아.

         그렇게 생각했겠지. PK준의 차에 동승한 걸로 무슨 죄가 되겠냐. 신문 몇 개 돌려서 사랑하는 여자를 지킬라다가 죽은

         순애보의 주인공으로 PK준의 얼굴에 분 좀 발라주고, 숨겨진 연애사 만들어서 증권가 찌라시에 올리면

         하루 만에 인터넷에 쫙 깔리고, 며칠만 조사받고 나가면 대선 캠프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런 계획이었겠지?

         근데 여름방학 생활 계획표도 계획대로 안되는데, 어디 인생이 계획대로 될 리가 있나. (보다가) 밥 먹고 합시다.


정우, 탁자 위의 벨을 누르면 수사관이 들어온다.


정우 : 난 육개장. 이쪽은 꼬리곰탕.

수사관 : (나가는)

혜라 : (보는, 아직 가늠이 안되는 사람이다)

정우 : 충고 하나 할까? 어떤 약속을 받고 왔든, 당신이 왔던 그 자리로 다시 못 가. 한번 잘린 꼬리는 다신 몸통에 못 붙거든....

         근데 꼬리들이 그걸 몰라요. 쯔쯔.

혜라 : (당황, 가늠해본다. 이 사람과 이 사람의 말의 의미를)

정우 : 자. 시작해봅시다. (자료 펼치며)

혜라 : (당당) 좀 이따 변호사가 올 거예요. 그 전엔 사건관련 질문엔 대답하지 않을 겁니다.

정우 : (자료철 탁 덮으며) 오케이! 사건하고 관계없는 질문 하나 합시다.

혜라 : ...

정우 : (보다가, 단도직입적으로, 기습적으로) 강동윤과 서지수. 두 사람 대신 자수한 기분. 어떻습니까?

혜라 : (둥! 놀라는데)

정우 : 이런. 벌써 놀라면 안되는데.


정우, 손가락으로 자료철을 툭툭 쳐 보이는 그 모습에서.



씬6. 당구장 안 (아침)


용식의 이빨 가는 소리에 깬 조형사. 이씨하며 일어나 귀를 막다가 저만치 보면,

홍석이 소파에 멍하니 지친 얼굴로 앉아 있다.

조형사, 배를 만지며 홍석에게 다가간다.


조형사 : 아 속이 쓰립니다. 요럴 땐 잠복근무 마치고 먹던 할매집 설렁탕 한 그릇 뚝딱하면 좋은데. (하며 홍석의 옆에 앉는)

홍석 : (잠시 추억에 젖은 듯) ... 진국이지. 미연이하고 수정이가 참 좋아했는데.

조형사 : 선배님 맨날 두 그릇씩 포장해 갔잖아요.

홍석 : ... 신길동 골목에 순대집은 요새도 새벽 장사 하나?

조형사 : 합니다. 흐흐흐. 그집 아줌마 선배님이 총각인지 알고, 간하고 천엽 써비스루 엄청 줬는데.

홍석 : 흐흐흐. 고거 먹을라고 총각행세 하다가 미연이한테 들켜서 일주일 내내 거실에서 잤는데.

조형사 : 그 아줌마 지난달에 재혼했습니다. 길 건너 김밥집 주인하구요.

홍석 : ... 순대집에 외상값 2만원 있는데...

조형사 : ... 제가 갚겠습니다.

홍석 : (보는)

조형사 : (씽긋 웃는데 왠지 슬퍼 보이는) ... 반장님하고 ... 선배님하고... 저. 다시는 설렁탕도 순대에 소주도 못 마시겠죠?

홍석 : ... 어.


조형사, 울먹일 것 같은 얼굴이다.

홍석, 옅은 미소로 그런 조형사의 머리를 장난스레 헝클어주는데

용식이가 으아아 하품하며 일어나 배를 긁으며 리모컨으로 TV를 켠다.


조형사 : 용식아. 라면 끓여라. (하다가 보면)


홍석이 TV를 보고 있다.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 화면에는 홍석의 아파트 전경이 보이고 있다.


앵커(소리) : 범죄 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PK준의 유가족이 백홍석씨의 보유재산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받아들여졌습니다. 백씨의 아파트는 산정가액 1억8천 만원 중, 대출금 5천 만원을 제외한 1억2천8백 만원 상당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PK준의 유가족은, 오늘 중으로 아파트 집기를 철거하고 매각한 자금은

                 PK준 음악기념관 설립에 보태기로 했습니다.


조형사, 황당해서 보면 홍석, 메마른 얼굴로 그 뉴스를 보고 있다.



씬7. 서회장 서재 (낮)


서회장이 통화중이다.


서회장 : 태진아. 강물이라꼬 다 바다에 가야되는 건 아이다. 호수도 되고, 저수지도 되고, 그카이

            (하다가 말을 멈추는. 상대가 말을 하는 듯한, 곤란한, 듣는데)

영욱 : (달려 들어와) 아버지!

서회장 : (영욱을 보며, 한손으로 송화기를 막는)

영욱 : 혜라, 조사를 맡은 검사가 동윤이하고 지수까지 파는 것 같습니다.

서회장 : (보는,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송화기를 떼곤) 아이고 친구 좋다는게 뭐고.

            그래. 물길을 한번 뚫어보자. 욕봐라. (끊는) 누고?

영욱 : 서울지검 최정우 검사랍니다. 그 아이 재판 담당 검사였구요. 몇 달 동안 이 사건을 조사해온 모양입니다.

         자료도 증거도 충분하구요. (들뜬) 동윤이 자식. 혜라 하나로 사건 막으려다가 (하는데)

서회장 : (OL) 피라미 한 마리가 흙탕물 일으켜봤자 을매나 오래가겠노? 니가 함 휘져 주라.

영욱 : 네.


서회장, 뭔가 새로운 활로를 찾은 듯한 그 모습에서.



씬8. 부부세족 행사장 (낮)


실내. 대 여섯 정치 커플이 있고 기자들이 있다.

사회자가 마이크로 행사를 진행중이다. 뒤쪽에는 “부부세족 행사” 플랜카드가 걸려 있다.

나란히 서 있는 동윤과 지수 부부.

저만치에서 다가오던 민영.


민영 : (동윤에게, 낮게) 검찰쪽에서 이상한 루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윤 : (보는)

사회자 : (일각에 마련된 연단에 서서) 자. 의자에 가서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지수와 아내들, 대 여섯 개의 의자가 놓인 가운데로 가서 앉는다.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들.

신발을 벗고, 앞에 놓인 대야 물에 발을 담그는 지수가 잠시 보면...

저만치 민영이가 동윤에게 뭔가를 보고하고 있다.


사회자 : 자, 이제 오래 전 청혼하던 그때 그 마음으로 아내의 앞에 몸을 숙여주세요.


동윤과 정치인들, 각자의 아내 앞에 가서 몸을 숙이거나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아내들의 발을 씻어주기 시작한다.


지수 : (자신의 발을 씻는 동윤을 보며, 낮게) 무슨 일이야?

동윤 : (발을 씻어주며, 낮게) 담당 검사가 혜라에서 멈추지 않을 거 같애.

지수 : (놀라는)

동윤 : 최정우라고. 그 아이 재판 담당했던 검사야.

지수 :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향해 미소지으며, 낮게) 검사 바꾸자. 장관부인하고 오늘 바자회에서 만나. 내가 손을 (하는데)

동윤 : (발을 씻어 주며) 당신 손이 닿는 곳은 장인어른 손도 닿아.

지수 : ... 어쩌지? (하는데)

사회자 : (다가와 지수에게 마이크를 대곤) 올해가 결혼 15주년이라고 알고 있는데 혹시 청혼하실 때,

            강동윤 후보는 뭐라고 하셨습니까?

지수 : (미소로) 기억나죠. 이렇게 말했어요. (동윤의 목소리를 흉내내듯) 나하고 결혼하고 싶으면 오늘내로 말해!

주변 : (낮은 웃음이 번진다)

지수 : (미소로) 전 청혼을 받은 게 아니라 당했다고 생각해요.


다들 낮게 웃는 분위기.

사회자가 다른 곳으로 가자마자


지수 : ... 혜라가 입을 열면... 우린... (불안한)

동윤 : (세족을 마치고 수건으로 지수의 발을 정성스레 닦아주며, 낮은) 독일대사관 만찬 일정은 취소하겠어.

지수 : (보는)

동윤 : 저녁식탁에서 할 얘기가 있어. 장인어른하고.


지수의 발을 다 닦곤, 다정하게 지수의 신을 신겨주는 동윤의 모습에서.



씬9. 홍석의 아파트 앞 (낮)


사다리차가 서 있다. 저 위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집안 가구와 비품들.

저만치 주차된 차 안. 조형사가 운전석에 있고 용식은 밖에 나가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고,

조수석의 홍석이 내려오는 비품과 가구들을 보고 있다.

// 침대가 내려온다. 그 위로 짧은 플래시.

3부. 그 침대에서 수정이가 자고 있던 모습 잠시.

// 식탁이 내려온다. 그 위로 짧은 플래시.

4부. 식탁에 차려진 미연의 마지막 식사 잠시

// 소파가 내려온다. 그 위로 짧은 플래시.

3부 미연이 홍석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툭탁거리는 모습 잠시.

// 그리고 여러 가구와 비품들이 내려오는 모습과, 그것을 바라보는 메마른 홍석의 얼굴이 교차되다가 큰 화분이 내려온다.


조형사 : 후.. 저 화분.. 선배님 집들이 선물로 제가 산건데. (하며 보면)


홍석, 모자를 푹 눌러쓴 메마른 얼굴로 이제는 완전히 비어버린, 남의 집이 되어버린, 자신과 미연과 수정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씬10. 지원의 방 (밤)


지원, 침대에 앉아 복잡한 얼굴로 뭔가를 생각중인데 달려 들어오는 민성.


민성 : 이모. 밥 먹어. 난 벌써 다 먹었다.


대답없는 지원.

민성, 벽에 걸린 카메라를 들어 그런 지원을 렌즈로 본다.

렌즈로 보이는 지원의 얼굴. 아직은 그 무엇도 판단할 수 없는 복잡한 얼굴이다.



씬11. 서회장네 식당 (밤)


서회장과 동윤, 지수 그리고 영욱이 식사중이다.


동윤 : (뭔가 결연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장인어른.

서회장 : (못 들은 듯) 아이고. 오늘은 나물 무침이 간이 싱겁다. 안성댁아. 요 간 좀 다시 봐 온나.

안성댁 : (나물무침 들고 가는)

동윤 : 장인어른 (하는데)

서회장 : (개의치 않고, 식사하며) 영욱아. 청문회 준비는 잘되가나?

영욱 : (식사하며) 네. 청문회 소환 대상자들 모아서, 어제 리허설 마쳤습니다.

동윤 : (천천히 누르듯) 장인어른 (하는데)

서회장 : (개의치 않고 식사하며) 전자의 김사장하고, 자동차 박전무는 빠져나가기 어려울끼다.

영욱 : 그분들 명의로 차명 예치된 주식들, 적당한 시기에 양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오증권 김상무도 (하는데)

서회장 : (인자하게) 김상무는 노모하고 안사람이 병환중일끼다. 가는 빼주그레이.

영욱 : 네. 대신 민상무를 (하는데)

지수 : (그런 서회장을 내내 바라보다가) 아빠!!!


그 소리에 모두가 멈칫한다. 잠시의 정적.

서회장, 다시 이내 식사를 하는데


지수 : 할 말 있대요 그이가.

영욱 : (분노를 누르며 낮게) 아버지 말씀 아직 안 끝났다 지수야 (서회장을 보면)

서회장 : 그카고 영욱이 니 소환일정은 태진이가 메칠 늦춰주기로 했으이 그래 알고

영욱 : 네.

서회장 : (그제야 동윤을 바라보는)

동윤 : (단호한) 최정우 검사, 교체해 주십시오.

서회장 : 하이고. 사우 만나러 2층까지 왔다 갔다 하는 늙은이가 뭔 힘이 있다꼬.

동윤 : 최정우 검사 윗 라인들. 한오장학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회장 : 하이고. 장학생은 무신. 나랏일 한다고 고생하는 사람들, 어깨 좀 두드리 준기다. (식사하는)

동윤 : 신혜라 보좌관이 오늘까지 나오지 않으면, 처남이 이 식탁에 앉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일 겁니다.

영욱 : 야! 강서방!

지수 : (OL) 오빠!

영욱 : (분노를 삭히며 지수를 보는)

지수 : (팽팽하게 영욱을 보는)

영욱 : (지수에게) 최정우 검사를 교체하고 혜라를 빼주면 니들은?

지수 : 내일도 오빠는 이 식탁에 앉을 수 있겠지.

영욱 : ... 싫다면?

지수 : 이런 문제, 좋다 싫다 그런 말은 아빠만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영욱 : (분노를 참으며 지수를 보는)

지수 : 아빠! (하는데)

서회장 : (지수를 외면하곤 동윤에게) 동윤아. 니는 내한테 이래 말했다. 유태진이 신당 창당도 막아주고

            우리 영욱이 감옥소도 보내고. 그래해야 니가 청와대 드가면 사면시켜주겠다고. 그칸데 지금은 무신 검사 하나 바꾸고,

            니 보좌관만 빼주면 영욱이가 구속 안되게 해주겠다. 이거가?

동윤 : 네!

서회장 : 와?

동윤 : (담담한) 제 처남이니까요.

영욱 : (허! 어처구니없어 들고 있던 수저를 탁 내리는)

서회장 : (식사하며) 꺼낸 패를 거두는 거 보이, 밑천이 꺼진 모냥이네.

지수 : 아빠! (하는데)

서회장 : (지수를 외면하곤, 동윤에게) 동윤아. 40년 전에 중동 붐이 있을 때, 공장 하나를 지러 안갔나.

            근데 이스라엘인가 그하고 전쟁이 일어난기라. 자재 값은 오르제, 인력은 없제. 하! 계산이 안 나오는기라.

            얼매를 받아야 이문이 남을는지... 전쟁이 끝나고 모래바람이 가셔야 계산이 나오는 거 아이겠나.

동윤 : ...

서회장 : 쪼매만 기다려보자. 유태진이가 청와대 드가믄 청문회고 특검이고 다 없든 소리가 될 거 아이가.

지수 : (OL) 동윤씨가 이겨요 아빠. 이길 거예요.

영욱 : (OL) 지수야! 아버지 얘기 하시는데

지수 : (OL) 혜라, 저하고 동윤씨에 대해 쉽게 입 안 열어요.

서회장 : (식사하며) 하이고. 쉽게 여는 입에서 뭐가 나오겠노? 어렵게 여는 입이 판을 흔드는 벱이지.

지수 : (OL 서회장에게) 검사 바꿔주세요.

영욱 : (OL) 지수야.

지수 : (OL) 혜라 나오게 해주세요.

영욱 : (OL) 지수야!

지수 : (OL) 언론에 루머 흘리는 것도 그만하시고. (하는데)

동윤 : (OL 담담한) 여보. 그만해.


동윤이 탁자 위로 올려진 지수의 손을 잡으면 그제야 멈추는 지수.

서회장, 식사를 하며 동윤이 잡고 있는 지수의 손을 흘깃 본다.


동윤 : 지금 저는 장인어른께 타협안을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서회장 : (식사하며) 동윤아. 내는 지금 니 타협안을 거절하고 있는기다.

동윤 : (후우 낮은 한숨을 쉬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서회장이 받는다.


서회장 : 어. 뭔일이고? 아이고. 지수 계좌에서 PK준 금마 자금 흐름이 밝히짓다꼬?

동윤 : (둥! 놀라는)

지수 : (둥! 놀라는)

서회장 : 우야기는. 느그 사훈이 정론직필 아이가? 그 사훈 내가 써준 거 알제? 하이고. 신문쟁이 펜 돌리는 걸 우예 말리겠노.

            그래. 욕봐라이. (끊는)


동윤과 지수는 잔뜩 굳은 얼굴이다.

안성댁이 나물을 가져와 서회장의 앞에 놓는다.


서회장 : (나물 먹어보곤) 하이고. 인자 간이 딱 맞네.


서회장은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고, 동윤과 지수는 굳은 얼굴로 그런 서회장을 보고 있고,

영욱은 동윤과 지수를 분노로 보고 있다. 그 모습에서.



씬12. 검찰 취조실 (밤)


탁자 위에 놓인 MP3를 누르면 발라드곡 하나가 흘러나온다.

전주를 하나 들려주곤 MP3를 끄는 정우.


정우 : PK준 마지막 앨범에 있는 노랩니다. 연인하고 여행을 가서 작곡한 거래나? 그 연인이 당신입니까?

혜라 : (보는)

정우 : 어디로 여행을 갔습니까?

혜라 : (당황을 감추고)... 골드코스트. 밤바다를 보며 만들었죠. 그이가.

정우 : (끄덕이며) 이 세상에서 이 노래를 처음들은 사람이 당신이겠군.

혜라 : ... 아마도.

정우 : 어떡하지? 이 노래 PK준 노래가 아닌데.

혜라 : (둥! 놀라는)

정우 : (MP3를 틀어 다시 전반부를 들려주는, 혜라를 빤히 보는)

혜라 : ... 착각했네요. 아니네요.

정우 : (MP3를 끄며) 어쩌지 PK준 노래가 맞는데?

혜라 : (둥! 몰리는 기분이다)

정우 : (몰아치는, 일어나서 혜라 앞으로 몸을 기울이곤) PK준 고향이 어디지? 학교는. 친구 관계는.

         그 사람 노래, 한번이라도 들어봤나?


잠시의 정적. 혜라, 당황했다. 앞에 놓인 물을 한 모금 천천히 마신다.


혜라 : (진정을 찾고) 저는 사고 차량에 동승했습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그 뿐이에요.

정우 : (털썩 앉으며) 당신 아버지 신정석 사장.

혜라 : (둥!)

정우 : 믿었겠지. 몸통이 자기를 지켜줄 거라고.

혜라 : ...

정우 : 5년 전, 신정석 사장이 바로 이 조사실, 바로 그 의자에 앉아서 조사를 받았어. 그리곤... (혜라를 보는)

혜라 : ... (보는, 약간의 동요)

정우 : 신혜라씨. 그게 꼬리들의 운명이야. 왜 남의 꼬리가 될라구 그래요? 따로 떨어지면 지가 몸통이 되는데.

혜라 : ...


정우, 근처에 놓인 서류와 자료들을 가리키며 다시 거세게 밀어붙인다.


정우 : 유럽투어 비용, 주상복합 팬트 하우스, 골프 회원권 2개, 마카오 콘도. PK준 재산증식 내용입니다.

         희한하지. 서지수의 계좌 자금 흐름과 정확하게 일치해. PK준의 연인은 당신인데,

         왜 돈은 서지수 계좌에서 나갔을까......요?

혜라 : (당혹스러운)

정우 :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기지개하곤) 또 밥 때네. 먹고 합시다.

         (벨 누르면 들어오는 수사관에게) 난 설렁탕. 이쪽은 이번에도 꼬리곰탕.


혜라의 그 당혹스런 모습에서.



씬13. 강동윤의 서재 (밤)


동윤, 책상 앞 전화기로 통화중이다.


동윤 : 수사 중 인지한 사실을 언론에 알리는 건 불법입니다. 또 하나! 수사검사를 당장 교체하세요.

         신혜라 보좌관은 단순 교통사고 동승잡니다. 그런데 제 아내의 계좌까지 추적하는 건 조사범위를 벗어난 행위죠.

         (언성이 약간 높아지는) 이것보세요 김총장. 총장 임용 청문회 때, 내 힘이 없었으면 당신은 (하다가 듣는)

         이건 정치적 모략입니다. 일국의 대선 후보와 그 부인을 음해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검찰이 그 장단에 맞춘다.

         (듣는, 설득하는) 저의 사법개혁안 중에서 대검 중수부 해체조항을 삭제하겠습니다. (듣는, 상대가 곤란하다고 한 듯)

         원칙이라... 다음엔 그 원칙이 저를 위해서 적용 되도록 만들죠.


동윤, 쾅!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문이 열리고 담담하게 들어오는 지수, 이미 뭔가 대책을 세워놓았다.


지수 : (다가오며) 마이너 신문은 막았어. 메이저는 통제가 안되네.

동윤 : 한오미디어 당신회사잖아. 전직원 동원해서

지수 : (OL, 담담한) 했어. 그래서... 마이너는 겨우 막은 거야. (근처 소파에 앉는)

동윤 : (다가가 맞은편에 앉으며) 한 시간 만에 뉴스가 나와.

지수 : 호주의 별장도 마카오 콘도도 내 계좌에서 나온 돈으로 구매했다. (피식) 한 시간 뒤에는 또 무슨 기사가 날라나?


뭔가를 준비한 듯 담담하게 앉아 있는 지수의 모습에서.



씬14. 서회장 서재 (밤)


책상에 앉은 서회장.

영욱, 근처에 서서 핸드폰 통화중이다.


영욱 : 사고 당시에 운행한 차량, 그것도 지수 계좌에서 나간 자금으로 구매한 거야. 그래. 유럽 투어 비용도 마찬가지구. 그래.

         (끊는, 서회장에게 다가가며) 언론에서 후속취재를 안합니다. 받아쓰기만 하네요.

서회장 : 받아쓰기만이라도 하는 게 어디고. 받아쓸 거 멫 개 더 던져주라. 아 그라고 그룹 홍보팀 아들 야근하는데 가갔고

            악수나 한번 해주고, 순대국집 데려가서 소주나 한잔씩 따라주라.

            가들은 그거를 평생의 자랑처럼 얘기하고 다닌다이가.

영욱 : 네.

서회장 : 곧 모래바람이 가실끼다. 우짜믄 동윤이도 지수도, 이 모래바람에 쓸려갈 지 모르것다.


뜻밖의 최정우의 조사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도 있다는 기대로, 깊숙이 의자에 앉는 서회장의 모습에서.



씬15. 강동윤의 서재 (밤)


지수가 소파 앞 탁자에 서류 몇 장을 툭 내민다.


지수 : 신사동에 빌라 하나랑 청담동 패션골목의 작은 건물이야.

동윤 : (보는)

지수 : 혜라 줘.

동윤 : (그 의미를 아는)

지수 : 내일 중으로 아트홀에서 고소할거야. 혜라. (동윤을 보며) ... 횡령혐의로.

동윤 : (복잡하다...) 지수야...

지수 : 다른 방법이 있나. 내 계좌에서 돈이 나간 건 사실이구, 그럼 내 계좌를 관리하던 사람이 횡령하는 수밖에.

동윤 : ...

지수 : 혜라 입 막아줘. 당신은 할 수 있어. 그 아이한테 당신, 그런 사람이야.

동윤 : (복잡한 얼굴로 보는)

지수 : (도도하게 보는)

동윤 : 사람들이 믿을까? 계좌에서 수십억이 빠져나갔는데, 당신이 몰랐다는 거.

지수 : (픽 옅은 실소) 사실 몰라. 예전에 올케가 몰디브에 섬 하나 산다고 50억인가 가져갔거든.

         오빠랑 이혼하구 몇 년 있다 돌려주더라구. .. 뭔 돈인가 한 참 생각했네.

동윤 :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복잡하다)

지수 : 산 정상이 저 앞인데, 포기할 순 없잖아. 배낭하나 내려놓고 올라가자 여보. (하는데)


민영이 다급하게 달려 들어온다.


민영 : 자체 조사결과 지지자의 10프로 이상이 부동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수 : (어서 결정하라는 듯) 여보.

민영 : 여론조사에서도 PK준과 사모님이 연관됐을 거라는 여론이 절반이 넘구요. 그리고 (하는데)

지수 : (OL) 민성이 영어 숙제 좀 도와줘.

민영 : 네. (나가는)

지수 : (설득하듯) 당신은 보좌관을 잃지만, 난 아빨 잃었어. 그러니까 얻어야지, 더 큰걸.

동윤 : (결심했다. 전화하는) 내일 교통사고 피해자 구제 대책, 어디서 발표하기로 했지? ... 장소를 바꿔야겠어.

         (뭔가를 결심한 동윤의 그 단호한 얼굴에서)



씬16. 당구장 안 (밤)


불 꺼진 당구장 안.

조형사는 포켓볼 다이에 대자로 뻗어서 자고 있고, 용식은 사구다이에 새색시처럼 웅크리고 자고 있다.

저만치 일각. 홍석이 앉은 소파 근처 묵음의 TV 화면에서 나오는 빛이 홍석을 비추고 있다.

홍석은 황반장이 찍어다준 미연과 수정의 납골당 사진을 들여다본다. 매만진다. 그리움... 그리고 무력감...

그러다가 고개 들어서 보는 묵음의 TV.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데서.

TV 속의 뉴스. 그 화면. 자신이 들고 있던 사진과 동일한 수정과 미연의 납골당 사진이 TV에 보이고 있다.

그 아래 자막. “강동윤 후보, 내일 낮. 백수정양 납골당 참배 예정”

둥! 홍석의 손에서 툭 사진이 떨어진다.

TV 화면이 바뀐다. 환하게 웃거나 경선에서 승리한 뒤 주먹을 불끈 쥐는 6회 씬48의 동윤의 모습이 TV 자료 화면으로 보인다.

그 아래 바뀌는 자막. “보좌관의 잘못에 대한 도의적 책임지겠다”

바뀌는 자막 “교통사고 피해자 구제대책도 현장에서 발표 예정”

홍석,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분노로 입술을 깨물며 그 동윤을 보고 있다.

(시간경과)

다소 차가워진 홍석, 안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본다. 탁! 탄창을 확인한다. 다섯 발의 총탄이 남았다.

다시 탁! 탄창을 집어넣는데서.

(시간경과)

홍석, 결연한 얼굴이다. 이미 뭔가를 결심한 듯 하다.

A4용지에 볼펜으로 뭔가를 써 나간다. “나 백홍석은” 까지 쓰는 글자가 보인다. 마치 유서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이다.

불 꺼진 당구장, 저만치 홍석이 뭔가를 써내려가는 모습에서.



씬17. 서회장 저택 인서트 (아침)



씬18. 강동윤의 서재 (낮)


동윤과 지수가 있고, 민영이 보고 중이다.


민영 : (동윤에게) 11시, 유럽주요언론 한국 특파원 간담회 2시에 백수정양 납골당 참배 예정입니다.

         (지수에게) 11시 여류문학가협회 모임이 있습니다.


동윤과 지수, 외출복 차림이다. 끄덕이곤 나가려는데

지원이 들어온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동윤과 지수 앞에 선다.

지원의 얼굴은 평소와 다르게 냉랭하다.


동윤 : (민영에게) 나가서 기다려.

민영 : 네. (나가는)

동윤 : (다정하게) 사회부 선배랬나? 전에 부탁한 단독 인터뷰. 주말에 시간 비워 두께.

지원 : (냉랭한) 취소했어요 인터뷰.

동윤 : (보는)

지원 : 뉴스 봤어요. 백수정 ... 납골당 참배 간다는.

동윤 : (아직 냉랭함의 의미를 가늠할 수 없는) 그래.

지원 : 거기서 교통사고 피해자 구제 대책도 발표하구.

지수 : (지원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싶어서 보는)

지원 : (동윤과 지수를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한) 저! ... 백홍석씨 만났어요.

동윤 : (둥! 놀라는)

지수 : (놀란) .. 지.. 지원아.

지원 : (단호한) 언니 자수해. 형부도 그만둬요. 여기서.

동윤 : (머리 아프다. 잠시 얼굴이 찡그러진다)

지수 : (다급한) 지원아. 사실은... 그게 아니구..

지원 : (단호한) 언니. 나 다 알아.

지수 : ...

지원 : (동윤을 보며, 단호한) 아빠도 오빠도 형부 미워했지만... 알죠? 난 형부 이해하고 좋아한 거.

동윤 : ...

지원 :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당당했고 열심히 살아 온 거, 알아요.

         ... 지난 몇 년 우리집에서 형부 생일 챙긴 거... 나잖아요.

동윤 : (착 가라앉은) 알아.

지원 : (단호하던 말투가 점점 떨려오며 점점 눈물 젖어드는) 우리 형부 안됐고, 불쌍하고, 무시당하고,

         열심히... 정말 열심히 산 거... 내가 아는데

지수 : (지원의 손을 끌어당기며) 일단 앉자 지원아. 앉아서 얘기해.

지원 : (손 뿌리치곤, 대사 이어지는) 모른 척 할까? 눈도 감고 귀도 막고 아무것도 못 보고, 아무 것도 못 들은 것처럼...

         그냥 그럴까... 밤새 생각했는데요.

동윤 : 처제 (하는데)

지원 : (울먹이며) 내가 봤어요. 형부. .. 언니, 나 봤어. 백수정 그 아이 아버지가 검찰에서 영장 하나 발부해 달라구.

         제발 자기 딸 죽인 뺑소니범 잡고 싶다고, 울면서 매달리는 거 봤어. 그래서 나.. 수정이 장례식장에도 갔었다.

         참 초라하더라. 엄마가 빈소에 앉아 있는데, 국화 하나 놓고 인사하는데, 국화보다 더 가녀리게 보이더라. ... 근데...

         (울음 터지는) 그 애 엄마도 죽었잖아. .. 언니가.. 형부가... 죽인 거잖아. (통제할 수 없는 울음이 엉엉 터지는)

지수 : 지원아.

지원 : (엉엉 울며) 어떡해... 내가 봤는데.. 형부. 그만 둬요. 언니, 자수 하자. 응?


동윤, 자신의 앞에서 울음을 우는 지원을 보다가 얼굴이 단호해진다.


동윤 : (단호한) 처제! 기사 써.

지원 : (울먹이며 둥! 보는)

동윤 : (단호하게 지수에게) 기사는 당신이 막아.

지원 : (울음을 그치며 보는)

동윤 : (단호한) 처제! 경찰에 신고해!

지원 : (보는)

동윤 : (단호한) 그건 내가 막지.

지원 : ...

동윤 : (단호한) 자. 이제 우는 거 말고, 뭘 할 수 있지?


지원, 울음이 그쳐가며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동윤을 본다. 지금까지 보아 온 형부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원 : ... 형부는 ... 어떤 사람이죠?

동윤 : (단호한) 다정한 형부. 개혁의 기수. 가난한 집의 아들. 그리고 아내의 뺑소니 사고를 숨겨서라도

         권력을 가지고 싶어하는 정치인. 이게 전부 나야. 처제는 하나만 봤던 거구.

         사람에겐 앞도 있고, 옆도 있고, 뒤도 있어 처제.

지원 : (그런 동윤이 무섭게 느껴진다. 지수를 보며)... 언니... 자수하자.

지수 : ... 늦었어.. 지원아.

지원 : (지수에게) 그럼... 아빠한테 말할거야. 아빠가 알면... 언니랑 형부는 (하는데)

동윤 : (OL 단호한) 장인어른도 알고 계셔.

지원 : (둥!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동윤을 보는)

동윤 : (단호한) 사고가 난 그날, 가장 먼저 알고 계셨던 분이 장인어른이야.

지원 : (충격이다) 아.. 아빠가

동윤 : (단호한) 처남도 알고 있어.

지원 : 오.. 오빠도...

동윤 : (단호한) 장인어른한테도 다양한 모습이 있지. 자상한 아버지, 산업화를 이룬 기업인, 대한민국을 주무르는 황금의 주인,

         자신이 키운 고양이가 죽으면 눈물을 흘리지만,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이 죽으면

         보상금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냉혈한.

지원 : ....

동윤 : 처제는... 장인어른과 나... 두 사람의 보고 싶은 모습만 봤던거야.

지원 : ...

동윤 : 어른이 되면, 상대방의 보기 싫은 모습도 볼 수 있어야지.

지원 : ...

동윤 : 이게 장인어른이고, 이게 나야.

지원 : (충격으로 멍한)

동윤 : (지수에게 다정하게) 여류문학가 모임 장소가 인사동이랬나? 나가지.

지수 : ... 지원아. 나중에 얘기하자. (하곤 나가는)

동윤 : (나가려다가 지원의 옆에 멈춰 서서) 처제. 이건 어른들의 싸움이야... 가서 민성이하고 놀아줘.


동윤, 나간다.

서재에 홀로 선 지원이 충격으로 털썩 근처 소파에 주저 앉는다. 그 믿을 수 없는 지원의 얼굴에서.



씬19. 어느 한적한 지방 도로 + 용식의 차 안 (낮)


용식이 운전하고 조형사가 조수석에, 홍석이 뒷좌석에 앉아 있다.


조형사 : 야. 우리 용식이가 가출한지 17년째라 이 말이냐?

용식 : 그렇지라. 고등학교띠 수학여행가서 술 먹고 친구랑 싸웠는디, 술 깨고 본 께 친구가 아니고 교장선상님이었지라.

         고날도 하이방을 기리갖고, 아고. 울엄니는 아즉도 지가 수학여행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안하요.

조형사 : (으이그 하며 용식의 뒤통수를 툭치는)

용식 : (어울리지도 않게 회한에 젖은) 설악산으로 수학여행간다고, 엄니가 오징어 사오랬는디. 후우.


조형사가 뒤돌아보면 홍석은 창밖을 보고 있다. 메마른 얼굴이다.


조형사 : (홍석에게) 평일이라서 사람도 없을 겁니다. 밖에서 코 보겠습니다. 천천히... 만나고 오세요.


홍석, 아무 대꾸 없이 창밖을 보는 그 메마른 모습에서.



씬20. 검찰 취조실 (낮)


혜라가 핸드폰을 받고 있다. 옆에는 변호사가 앉아 있다. 정우는 없다.


동윤(F) : 대선은 지금 캠프 인원으로 치룰 수 있어.

혜라 : ...

동윤(F) : 국정 운영도 인력 풀은 충분하고.

혜라 : ... (동윤이 말하는 의미를 알고 있다)

동윤(F) : (단호한) 5년 뒤에 퇴임하면, 한오그룹 지분구조를 바꿀거야.

혜라 : ... 네.

동윤(F) : (단호한) 그때 니가 그룹전략 조정실을 맡아주면 좋겠다.

혜라 : ...



씬21. 강동윤의 대선 캠프 집무실 (낮)


혜라(F) : ... 몇 년 동안... 감옥에 있으란 말씀입니까?

동윤 : (책상 앞 의자에 앉은, 당당하고 단호한) 아트홀 비서실에서 내일 횡령혐의로 고소할거야.



씬22. 검찰 취조실 (낮)


혜라 : (후우... 숨기지 못하는 한숨. 그리고 조금의 떨림) ... 후보님.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동윤(F) : (단호한) 혜라야. 선택은 선택지가 있을 때 하는 거야.

혜라 : ...


정우가 들어온다. 핸드폰을 끊곤 변호사에게 건넨다.


정우 : (혜라의 맞은편에 앉으며) 숨소리 들으니까 알겠고, 표정보니까 꼬리 잘렸네.

         횡령혐의 쓰래지? 몸통들 하는 짓이 원래 그렇습니다. (하는데)


그 혜라의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 7부 씬4의 지수 : 그 사람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우리가 결정해.

// 9부 씬20의 동윤 : 5년 뒤에 퇴임하면, 한오그룹 지분구조를 바꿀거야. 그때 니가 그룹전략 조정실을 맡아주면 좋겠다.


정우 : (양손 탁자에 올려 깍지 끼곤) 자. 서지수 계좌에서 나간 돈이 왜 PK준 쪽으로 흘러갔을까요?

         PK준 고향도 모르고, PK준 노래 한번 안 들어본, PK준 연인 신혜라씨.


혜라, 갈등하던 얼굴이 뭔가 결정한 듯 이내 담담해진다.


혜라 : (옅은 미소로)... 전 사고 차량에 동승했을 뿐입니다. 그거 말곤 할 말이 없네요.

정우 : (예상과 다른 답변이다. 후우 한숨 쉰다. 이내 진정하곤, 서류 다시 펼치며 단호하게) 다시 합시다! 처음부터! 한 줄 한 줄!


정우의 그 결연한 얼굴에서.



씬23. 강동윤의 대선 캠프 집무실 (낮)


동윤,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다. 생각에 잠긴 동윤의 그 얼굴 위로 플래시 되는

// 5부 씬26의 혜라 : 잃은 건 생각하지 않습니다. 얻은 것만 바라보겠습니다.

동윤, 마음 한 켠이 복잡하다. 그 책상위에 펼쳐진 신문들.

제목들. “PK준과 서지수. 과연 무슨 관계?”, “강동윤 후보, 지지율 폭락” 등등의 제목이 보인다.

동윤, 머리 아픈데 민영이 들어온다.


민영 : 납골당 참배, 출발하실 시간입니다.

동윤 : (이내 털고 힘차게 일어나) 기자들은?

민영 : 메이저, 마이너, 인터넷 언론까지 모일 겁니다. 저희가 발표할 교통사고 피해자 대책과

         신혜라 보좌관에 대한 도의적 책임발표면, 분명 여론의 변화가 있을 겁니다.

동윤 : 가지!


힘차게 걸어가는 동윤의 모습에서.



씬24. 도로를 달리는 용식의 차 (낮)


메마른 얼굴의 홍석이 창밖을 보고 있고,

납골당에 가는 의미를 모르는 용식과 조형사가 서로 장난치며 환하게 웃고 떠들고 있다.



씬25. 도로를 달리는 동윤의 차 (낮)


동윤을 태운 차와 경호차량, 취재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씬26. 납골당 건물 주차장 (낮)


용식의 차가 도착했다.

모자를 눌러쓴 홍석이 내린다. 건물을 향해서 걸어 간다.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살피는 조형사와 용식.



씬27. 납골당 안 복도 (낮)


홍석, 주변을 살피며 걸어간다.

저만치 보이는 미연과 수정의 납골함. 벌써 마음이 울컥하는 기분이다.



씬28. 도로를 달리는 동윤의 차 (낮)


동윤 일행의 차량 행렬이 위풍당당하게 달리고 있다.



씬29. 납골당 안 (낮)


홍석, 떨리는 손으로 미연과 수정의 납골함 유리를 만진다.

그 사진, 그 유골함, 그리고 그 안의 작은 소품들.

미연의 유리창으로 납골함을 만지는 홍석.

// 3부 씬15의 미연 : 내가 어쩌다 이런 남자랑 결혼했을까.

미연, 웃던 모습 짧게.


홍석이 유리창으로 수정의 납골함을 만진다. 그 위로 짧게 플래시되는

// 1부 씬6의 수정이 아빠에게 사랑해 하트 날리는 모습 짧게.


눈시울이 붉어진 홍석이 미연의 유골함과 그 사진을 보고 말한다.


홍석 : ... 미연아. .. 어제.. 우리집이 .. 없어졌다. ... 우리 둘이... 중고가게 돌아다니면서 산 식탁도,...

         당신이랑 나 결혼할 때 장모님이 해주신 장롱도, 그리고 ... 작년 연말에 상여금 받아서 바꾼 소파도, 다 ... 없어졌다.

         다 없어지고... 미연아... 나만 남았다. ... 수정아... 아빠도 갈게...


홍석이 그 유리창 너머 아내와 딸을 만지는데서.



씬30. 납골당 건물 앞 (낮)


동윤의 차가 도착한다.

내리는 경호원들. 뒤따라 도착하는 취재 차량들.

동윤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씬31. 몽타주 (낮)


// 저만치 주차된 차.

근처에서 주변을 살피다가 동윤 일행을 발견한 조형사가 놀란다. 홍석이 여기에 온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선배님 찾아야 돼. 말려야 돼.” 하며 달려가는 조형사.

// 동윤이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납골당 건물쪽으로 걸어간다. 뒤따르는 기자들.

// 납골당 안.

미연과 수정의 납골함. 그 유리를 다시한번 만진 홍석이, 아내와 딸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선다.

홍석의 손에는 어느새 권총이 들려 있다.

// 납골당 건물로 가는 동윤 일행과

// 납골당 안에서 나오는 홍석. 마지막을 각오한 그 메마른 얼굴이 교차되다가

// 동윤 일행이 납골당 건물 안으로 가는데, 경호팀장이 보았다. 저만치서 건물쪽으로 달려오는 조형사를!!!

경호팀장, 빠르게 손으로 몇몇 경호원을 지시하며 쫓으라는 명을 내린다. 조형사의 뒤를 쫓는 경호원들.

조형사, 그들에게 쫓겨 납골당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옆으로 달아난다. 그 뒤를 쫓는 경호원들.

잠시 그 혼란의 와중.

동윤 일행이 멈춰있는데...... 그 위로 들리는 소리!!!!!!!


홍석(소리) : 강동윤!!!!!!



씬32. 납골당 건물 안 (낮)


홍석이 권총을, 동윤을 향해 겨눈 채 걸어 나오고 있다.

일순간의 대혼란. 경호원들도 일체 총을 꺼내 홍석에게 겨눈다.


홍석 : (뇌까리듯) 니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니가 아무리 높이 있어도, 기어서라도 갈라고 했다. 강동윤.


주변의 기자들, 여기저기 흩어지며 피한다.

그 와중에도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TV 뉴스용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다.



씬33. 납골당 근처 (낮)


조형사의 뒤를 쫓던 경호원들이 지나간 자리. 풀 숲속에서 조형사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민다.

조형사, 용식의 차쪽으로 달려간다. 탄다. 본다. 저만치 보이는 홍석과 동윤의 대치를.



씬34. 납골당 건물 앞 (낮)


동윤, 뜻밖의 상황에 당황했다.

홍석이 동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그 잠시의 대치. 바라보는 두 사람.

동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듯 눈을 질근 감는데, 언뜻 그 위로 떠오르는 짧은 플래시

// 7부 지수가 납치당하는 장면 한 컷

// 7부 동윤이 홍석과 통화하는 장면 한 컷 (분할 화면으로 두 남자의 얼굴이 있던 모습)

// 8부 신당 당사, 장병호와 홍석이 함께 있는 한 컷.

뭔가를 결행할 듯이 눈을 뜬다.


홍석 : (총을 겨눈 채) 강동윤! 재판은 아직 안 끝났다!


순간!!! 강동윤이 경호원들에게 큰 소리로 외치며 명령한다.


동윤 : 총기 내리세요! 어서! (경호원들이 망설이자) 어서!

경호원들 : (어쩔 수 없이 총기를 내리는)


동윤,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간다. 홍석을 똑바로 보며 버티고 선다.


동윤 : (당당하게) 쏘세요 백홍석씨. 나를 죽일 순 있어도 진실을 숨길 순 없을겁니다.

홍석 : (부들부들 떨리는) 강동윤. 넌 내 딸을 죽였어.

동윤 :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겠죠. 무엇을 준다고 하던가요. 무죄? 사면? 아니면 돈.

홍석 : 닥쳐!!!

동윤 : 당신은 내 아내를 납치했어. 나한테 요구했지!

홍석 : (OL) 넌 내 요구를 거부했어.

동윤 : (OL) 네. 거부했습니다. 당신은 유상증자 비밀회의록을 공개하지 말라고 했지요. 하지만 저는 공개했습니다.


근처에 흩어져 있던 기자들, 뜻밖의 정보에 놀라서 웅성거린다. 순간!!!


홍석 : 닥쳐!!! (하며)


홍석이 권총을 쏜다. 45도 발사하는 위협사격. 탕!

// 인서트. 저만치 건물 뒤를 달려가던 조형사를 쫓던 경호원들. 그 총소리에 놀라 다급하게 돌아오고 있다.


동윤 : (당당한) 누구야? 한오그룹 유상증자 비밀회의록이 공개되면 안되는 사람.

         당신을 매수해서 이 더러운 일을 시킨 사람이 누구야.

홍석 :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다시)


탕! 45도 위협사격을 한다.

그 소리에 혼비백산 하는 사람들.


홍석 : 단 한번이라도, 단 한마디라도 진실을 말해. 강동윤. 넌 재판도 조작했어.

동윤 : 그 재판 변호사가 누구였지?

홍석 : (OL) 장병호 대법관! 너의 그 더러운 (하는데)

동윤 : (OL) 장병호는 유태진 신당 대변인이야. 당신은 재판을 조작한 사람의 손을 잡고

         신당에 가서 또 뭘 꾸민거지? (하는 순간)


홍석의 뒤에서 총을 겨눈 채 조심스레 다가가는 경호원들.

저만치 차 안에서 그 모습을 안타깝게 보고 있던 조형사가

경호원이 홍석을 향해 총을 발사하려는 순간, 크락션을 누른다. 빠아앙!!!

요란하게 울리는 크락션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홍석.

그 순간, 동윤의 옆에 있던 경호팀장이 권총을 꺼내 발사한다. 탕!!!

홍석의 복부에 명중하는 총탄. 헉!! ... 피를 흘리며 비틀.

총을 들어 위협하며 탕! 탕! 탕! 세 번의 위협사격으로 바로 옆 언덕까지 비틀거리며 걸어간 홍석이 언덕을 굴러 떨어진다.

쫓아가는 경호원들.

저 만치에서 보고 있던 조형사가 다급하게 차를 몰고 달려와, 굴러 떨어진 홍석을 태우고 달려간다.

뒤쫓는 경호 차량들. 무전을 치는 경호원들. 그 급박한 상황들.

경호원들이 동윤을 호위해서 차에 태우려 하면, 손으로 막아 거부하는 동윤. 기자들 앞에 나선다.


기자 : (다급한) 서지수씨가 납치당했었다는 게 사실입니까?

동윤 : (힘찬, 당당한) 방금 백홍석도 납치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제보자로부터 유상증자 비밀회의록을 넘겨받은 뒤,

         많은 협박과 위협을 겪었습니다. 아내가 납치를 당했고 신당에서 거짓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고,

         또 아내와 PK준의 관계를 거짓으로 꾸며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했고, 이번에는 저에게...

         (격정으로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듯) 총을...

기자 : 이게 다 한오그룹의 계획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동윤 : 전 정치에 입문한 뒤, 단 한번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말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제가 아는 모든 사실을 말했습니다.

         이제 국민 여러분이 진실을 밝혀 주십시오.



씬35. 도로 + 조형사의 차 안 (낮)


용식이 운전하고 있고 뒷좌석의 조형사가, 홍석의 복부에서 흐르는 피를 옷을 찢어 막으며 울먹이고 있다.


조형사 : 선배님!!! 아., 선배님...

홍석 : (헉헉 거친 숨을 쉬며) 조형사.. 나 살아야겠다. .. 저놈.. 이렇게 두고 못 죽겠다 나.


달려가는 용식의 차와 뒤를 쫓는 경호차의 모습에서.



씬36. 달리는 동윤의 차 안 (낮)


동윤이 전화로 빠르게 지시하고 있다.


동윤 :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 유상증자 비밀 회의록을 공개한 것에 대한 보복이란 정보를 흘려.

         증거도 보내! 없으면 만들어!!! (끊는)


동윤, 뭔가 반전의 계기를 잡은 그 얼굴에서.



씬37. 몽타주 (밤)


자료화면 위로, TV 뉴스화면 소리가 깔린다.

// 서회장 저택의 다양한 컷컷 인서트. 그 위로


기자(소리) : 유상증자 비밀회의록 공개를 둘러싼 한오그룹 가족간의 불화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 7부. 혜라가 유상증자 비밀회의록을 발표하는 묵음의 장면 위로


기자(소리) : 대한국민당 강동윤 후보가 유상증자 비밀회의록을 입수하자


// 4부 씬1 구속되던 홍석의 모습 위로


기자(소리) : 한오그룹 측은 법정살인으로 쫓기는 백홍석을 매수해서


// 서지수의 얼굴. 패셔너블한 사진들 몇 장 위로


기자(소리) : 서지수를 납치, 회의록의 공개를 막으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동윤이 8부 기자회견 하는 장면 위로


기자(소리) : 이런 압력에도 강동윤 후보가 회의록을 전격 공개하자,


// 8부 엔딩씬 백홍석과 유태진 그리고 장병호가 있던 기자회견장 모습 위로


기자(소리) : 강동윤 후보를 정치적으로 매장시키기 위해, 거짓 기자회견을 열려는 시도를 했으며


// 각종 신문 기사들 (9부 씬23 동윤이, 보던 신문 제목들 위로)


기자(소리) : PK준과 서지수의 루머를 확산하고


// 9부 씬32 홍석이 총을 들고 동윤을 향해 가는 위로


기자(소리) : 급기야 강동윤 후보의 저격까지 시도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씬38. 서회장 서재 (밤)


묵음의 TV. 동윤이 홍석의 총구 앞에 서서 당당히 뭔가를 말하는 모습 잠시.

서회장이 리모컨으로 TV를 끈다.


서회장 : (옆에 선 영욱에게) 영욱아. 내는 한번도 겁이라는 걸 내본 적 엄따. 내가 회사를 차리고, 군인들이 한강을 두 번이나

            넘어왔지만, 금마들 총이 내 머리를 겨눌거라 생각을 해본적은 엄따. 그칸데 영욱아. 우짜믄 동윤이 점마가

            우리 한오를 무너뜨릴지 모른다는 생각이든데이. 시상 사람들이 다 동윤이 점마 입만 보고 안있나.

            점마가 니하고 내가 요걸 다 꾸밌다 한마디만 하믄... ... ... 백홍석이 금마를 찾아래이. 우짜든 판을 뒤집어야 된데이.

            그룹 정보팀. 특수본. 한오그룹 구정물 한 방울이라도 튄 놈 다 불러가 백홍석이 금마를 찾아야 된데이.

영욱 : (결연한) 네. (나가는)

서회장 : (책상 위 울리는 전화벨, 받는) 누고? (하는데)


영욱이 나가고 서재의 문이 닫히는데서.



씬39. 서회장네 거실 (밤)


서재에서 나오는 영욱. 현관에서 들어오는 지수. 거실의 가운데쯤에서 마주친다.


영욱 : (분노를 참으며 설득하려는) 지수야. 우리 그룹이 무너질지도 몰라. 니가 강서방을 좀. (하는데)

지수 : (OL) 미디어랑 백화점은 계열 분리 했는데. 우리 그룹이 아니라 오빠 그룹이겠지.

영욱 : (참았던 분노가 조금 드러나며) 이게 다 지수 너 때문이야.

지수 : (OL) 아니. 오빠 때문이야. 오빠가 동윤씨 절반이라도 능력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영욱 : (분노가 조금 더 드러나며) 그런 놈을 니가 집안에 들이는 바람에 (하는데)

지수 : (OL) 말조심하자. 이런 생각이 드네. 만약 오빠가 동윤씨처럼 이발소집 아들로 태어났다면,

         지금쯤 면도 거품이나 만들고 있겠지. 동윤씨, 그 밑바닥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사람이야. 그 사람이 내 남편이야.

         나한테 부탁하지 말고, 동윤씨한테 꿇어. 무릎!


지수와 영욱이 팽팽하게 보는데서.



씬40. 최정우 검사실 (밤)


정우가 책상에 허탈하게 앉아 있는데 수사관이 들어온다.


수사관 : 신혜라씨, 방금 석방 시켰습니다. ... 위에서 워낙...

정우 : (아무 말 없이 허탈하게 앉아 있는)

수사관 : ... 저녁 뭐 시킬까요?

정우 : ... 이번에는 ... 내가 .. 꼬리곰탕.

수사관 : (나가는)


정우, 후우 한숨 한 번 쉬곤 다시 형형해진 눈빛으로 자료를 뒤져 나간다. 끝내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씬41. 강동윤의 대선 캠프 집무실 (밤)


동윤이 책상에 앉아 있는데 혜라가 들어온다.


혜라 : (다가와) 기소유예랍니다. 검찰 공무원들, 바람이 불면 풀보다 빨리 눕잖아요.

동윤 : (보는, 담담하지만 다소 미안한 마음이 있는)

혜라 : (담담한) 지금 후보님의 한 마디에 한오그룹 50년 역사는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이 나라를 움직이는 서동환 회장도 법적 처벌은 면할 수가 없구요. 백홍석 그 사람만 처리하면,

         후보님 앞을 가로막을 사람은 없습니다. 비선을 복구시켜 주세요.

동윤 : (끄덕이는)

혜라 : (나가려는데)

동윤 : (담담한) 미안했다. 혜라야.

혜라 : (돌아서서) 후보님.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실 이유, 없습니다.


혜라, 단정하고 담담하게 옅은 미소로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가는.



씬42. 용식의 차 + 지방 도로 (밤)


달리는 용식의 차. 기름 경고등이 뜨다가 푸드득 멈춘다.


용식 : (다급한) 아따. 지 지름이 요때 딱 (하다가 보면 저만치 수백 미터 앞 주유소가 보인다)

         지가 기름 한 말 사올텡께 쪼매만 기다리쇼잉. (하며 달려가는)


용식이 달려간 잠시 뒤. 조형사가 홍석의 배를 지혈하느라 애쓰고 있는데

저만치서 달려오는 경호팀의 차량 불빛이 보인다.

조형사, 홍석을 부축해서 산으로 올라간다.

도착한 경호팀. 멈춰진 차를 보곤, 산으로 오른다. 조형사를 뒤따른다.



씬43. 야산 일각 (밤)


홍석을 부축해서 가는 조형사. 그런데 저만치서 다가오는 경호팀들.

조형사, 돌아서서 다시 다급하게 가다보면 그쪽에서도 경호팀이 다가오고 있다.

앞뒤로 포위된 상태. 아래는 비탈길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

홍석, 뭔가를 결심했다. 주머니에서 접혀진 A4종이를 꺼내 조형사의 손에 쥐어준다.


홍석 : ... 조형사.. 헉헉.. 나는.. 살아야겠다... 그놈 이대로 두고.. 못 죽는다 나는.

조형사 : (당황, 울먹) 네. 삽니다 선배님. 살 겁니다 선배님.

홍석 : .. 저놈들한테 잡히면 안돼... 나는. (하고는 비탈 아래로 몸을 구른다)


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저 비탈.

경호팀들 몇몇은 비탈 아래로 달려 내려가고, 몇 명은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나무에 기대어 있는 조형사에게 다가온다.

조형사, 힘없이 홍석이 건네준 A4종이를 펼쳐본다.

거기 적힌 홍석의 글자 "나 백홍석은, 경찰 복무 당시 후배였던 조남숙 형사를 강제로 위협해서 끌고 다녔습니다."

그 글자가 홍석의 소리와 함께 들려온다.



씬44. 비탈 (밤)


비탈을 구르는 홍석의 모습 위로.


홍석(소리) : 조남숙 형사는 저에게 협조한 바가 없으며, 저의 인질이었습니다.



씬45. 야산 일각 (밤)


나무에 기대 앉아 그 종이를 보고 있는 조형사 위로


홍석(소리) : 저하고 있으면서 한 번도 경찰 복무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으며



씬46. 비탈 (밤)


비탈 어딘가에 멈추는 홍석.

저만치 수색하며 지나가는 경호팀들. 그 위로


홍석(소리) : 두 번이나 저를 강제 연행하려다가 실패했습니다.



씬47. 야산 일각 (밤)


나무에 기대 앉아, 그 종이를 보고 울먹이는 조형사의 모습 위로


홍석(소리) : 조남숙 형사에 대한 관대한 처분을 부탁드립니다.


조형사, 벌떡 일어난다. 홍석이 사라진 저 아래 비탈을 향해 외친다. “선배님.. 선배님.. ”

조형사, 비탈을 내려가려는데, 마악 다가온 경호팀들이 조형사를 제압, 그녀의 손에 수갑을 채운다.

몸부림치며 홍석이 사라진 비탈 을 향해 “선배님.. 선배님.. 선배님” 울먹이며 외치는 조형사의 모습에서.



씬48. 어느 비탈 아래 (밤)


등산로 초입 같은 분위기.

바위 뒤, 헉헉 거친 숨을 쉬고 있는 홍석의 눈에 저만치 공중전화 부스가 보인다.



씬49. 경찰서 앞 (밤)


퇴근하는 듯 나오는 황반장. 핸드폰이 울리자 받는다.


황반장 : 황일관입니더. (하는데 전화기에서 들리는 헉헉 거친 숨소리)... 홍... 홍석아.

홍석(F) : ... 반장님... 저.. 좀.. 살려주세요.

황반장 : (홍석의 그 목소리에 마음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어데고? 가꾸마. 뉴스봤다. 총 맞은데는 어떻노?

홍석(F) : .. 저 좀 살려주세요.. 반장님.

황반장 : (눈물 그렁해서) 어데고 홍석아. (하며)


다급하게 차에 올라타고 출발하는데 그 뒤를 따르는 차 한 대.



씬50. 어느 비탈 아래 (밤)


황반장 : (낮게) .. 홍석아... (하는데)


저만치 바위 뒤에서 들리는 거친 숨소리.

황반장이 다가가는데, 뒤에서 잡는 손. 사내들이다.

퍽! 황반장의 배에 꽂히는 주먹. 털썩 주저앉는 황반장.

그 앞에 나타난 여자, 혜라다.


혜라 : 황일관 반장님. 입금된 돈, 이제 사용하셔도 됩니다. 자제분들 훌륭하게 키우세요.


헉헉.. 거친 숨을 쉬는 황반장이 혜라의 지시로 사내들에게 끌려가는 홍석에게 손을 내밀지만,

차마 그 손이 닿지 못하고 털썩 기절해버린다.



씬51. 서회장네 식당 (밤)


서회장과 동윤, 지수 그리고 영욱이 식사중이다. 말 한미디 없이 냉랭한 분위기.

수저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밥 씹는 소리, 국 뜨는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식탁이 잠시 보이다가

동윤이 밥을 다 먹은 듯 수저를 내려놓으며 서회장을 보고 말한다.


동윤 : 내일 중으로 신당 창당을 무산 시켜 주십시오.

서회장 : (밥 먹으며) 그기 전부가?

동윤 :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에, 장인어른과 처남,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 주십시오.

서회장 : (개의치 않고 식사하는)

영욱 : (둥!) ... 동윤이... 너.

동윤 : 전문경영인을 전 계열사에 배치해 주십시오.

서회장 : (밥 먹으며) 바지사장 앉혀놓고, 청와대 드가서, 지분 조정 할라 그라나?

동윤 : (옅은 미소로 보는데)


혜라가 들어온다. 식당의 초입에 서서


혜라 : 백홍석 그 사람, 저희 손에 들어왔습니다.

동윤 : (담담하게) 서재로 가서 기다려. 곧 올라가지. (하는데)

서회장 : (OL 밥 먹으며) 욕봤다.

혜라 : (서회장의 곁으로 가 서서) 곧 수술에 들어갈 겁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동윤, 지수 : (둥! 충격이다)

서회장 : 아이고. 욕봤다. PK준 핸드폰인가 그거는 영욱이 니가 챙깄제?

영욱 : 네.


둥! 충격으로 놀라서 보는 동윤.

그런 동윤을 담담하게 보고 있는 혜라의 얼굴 위로 플래시되는.



씬52. 서회장 서재 (씬38의 연결)


서회장 : 그룹 정보팀. 특수본. 한오그룹 구정물 한 방울이라도 튄 놈 다 불러가 백홍석이 금마를 찾아야 된데이.

영욱 : (결연한) 네. (나가는)

서회장 : (책상 위 울리는 전화벨, 받는) 누고?

혜라(F) : 회장님. 신혜랍니다.

서회장 : (멈칫) 우짠일이고.



씬53. 검찰 취조실 (밤)


혜라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회장님 서재에서 뵙고 싶습니다.


뭔가를 결심한, 단호한 혜라의 얼굴에서.



씬54. 서회장네 식당 (밤)


서회장 : (밥 먹으며) 동윤아. 니한테는 우리 한오그룹을 무너뜨릴 입이 있지만, 내 한테는 핸드폰하고 백홍석이가 있다.

            오늘은 늦었으이 푹자고, 낼 다시 주판 함 놔보자.

동윤 : (차마 믿을 수 없는 얼굴로 혜라를 보면)

혜라 : (옅은 미소로, 동윤을 보며) 말씀 드렸잖아요. 후보님이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실 이유없다구.


그 혜라를 충격으로 보는 동윤의 모습에서. 9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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