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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30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5.31|조회수1,376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30











S#1. 난정 초가 마당


당골네 : (방안을 엿듣고 있다) ...?!



S#2. 동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박씨를 싸늘한 눈빛으로 마주 쏘아본다.

박씨, 분을 주체하지 못해 부들부들 떨며 난정을 노려본다. (*29회 S#58 엔딩씬에서 박씨의 대사 삭제)

난정과 박씨, 서로를 팽팽하게 노려본다.

박희량, 당황스러워 어쩔줄 모르는데.


난정 : (냉소) 마님, 두눈으로 똑똑히 보시고 귀로 똑바로 들으셨을테니

         이년이 박도령한테 먼저 꼬리를 쳤다는 말씀은 못하시겠지요?

박씨 : ...

박희량 : ('함정이었단 말인가?!') ..?!

박씨 : (박희량을 휙- 노려보며) ..자네.. 이런 짓거릴 하고도 사람인가?!

박희량 : ...그, 그게 아니라..?!!

박씨 : 그 입 다물게!


박씨, 난정을 한번 쏘아보고는 방 밖으로 휙- 나가버린다.

박희량, 허탈하여 멍할 뿐이다.



S#3. 동 방 밖 마당


박씨, 대문 쪽으로 가다가 쭈빗대며 눈치를 보던 당골네를 휙- 노려본다.


당골네 : (움찔 놀라 시선을 피한다) ..?!


박씨, 당골네를 보다가 몸을 돌려 대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당골네,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다시 방문 쪽으로 다가서서 엿듣는다.



S#4. 동 난정 초가 방 안


박희량 : 허면 이 자리가 낭자가 나를 이용하기 위해 꾸민 일이란 말이요?

난정 : ('이제야 아셨나요?'의 미소) ...

박희량 : (가증스럽게 보며) ..내 사람을 잘못 보았구려... 낭자는 참으로 잔혹한 사람이요.

난정 : 잔혹이요?! 잔혹한게 뭔지나 아시고 하시는 말씀이시옵니까?! 이년 이 나이 들도록 마님한테 사람 대접 못받고

         개, 돼지, 밥버러지 취급 받으며 살아왔어요! 헌데 이년 보고 잔혹하다구요?!

박희량 : ...?!

난정 : (버럭) 당장 내 집에서 나가요!!


박희량, 난정을 보다가 방 밖으로 나간다.


난정 : (방 밖 보며) 아주머니!

당골네 : (방문 안으로 얼굴을 쏙 들이밀며) ..왜..?

난정 : 대문 앞에다 소금 좀 뿌리세요.

당골네 : ...소, 소금?!

난정 : (명령조) 어서요!

당골네 : ..그, 그래.. 내 시키는대로 하마.. (방문을 닫는다)

난정 : (냉랭한 눈빛) ...!



S#5. 중궁전 방 안 (29회 S#55 연결씬)


윤비, 경빈을 쏘아보고 있다.

희빈과 창빈, 금원군 봉성군, 영양군, 덕흥군이 숨소리를 죽인 채 앉아있다. (*방을 뛰쳐나간 복성군 자리만 비어있다)


윤비 : (입을 떼는) 경빈, 복성군이 사리에 어긋난 말을 하지 않았다니?!

         허면 장차 원자를 제치고 후궁전 소생의 왕자가 대통을 이을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이신가?!

희빈 : (조마조마하여 경빈을 본다) ...?!

창빈 : (경빈의 얼굴을 보는) ...

경빈 : (침착한) 신첩의 소견으로는 복성군은 중전마마께오서 앞으로 생산하오실 대군아기씨를 염두에 두고

         말씀을 올린 것으로 사료 되옵니다.

윤비 : 뭐라 대군아기씨?!

경빈 : 예, 조종조의 선례를 따져보아도 정비 소생이신 대군들 중 장자분께오서 대통을 이으신 것보다

         그렇지 않으신 전례가 더 많지 않사옵니까?!

윤비 : ('네가 교묘하게 빠져나가는구나') ...?!

경빈 : (미소) 중전마마, 신첩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면 마마께오서 우매한 신첩을 깨우쳐 주시옵소서.

윤비 : (한방 먹은) ...!!



S#6. 동 중궁전 앞 뜰


경빈, 의기양양하게 앞장 서고 희빈과 창빈이 각기 금원군과 봉성군, 영양군과 덕흥군을 데리고 나온다.

경빈, 금원군과 덕흥군을 돌아보며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희빈 : 경빈, 왜 그리 웃으시는 게요?

경빈 : 신동소리를 들으시는 금원군과 덕흥군의 총명함을 내 눈으로 직접 보니 대견해서 그럽니다. 호호,

         중전마마 앞에서 충성맹세를 하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었습니다. 가관!

희빈 : 뭬요, 가관?! 경빈 말 다하셨소?!

창빈 : 희빈, 참으세요. 왕자들이 보고 있으십니다.

희빈 : (금원군과 봉성군의 시선을 의식하고 눌러 참는다) ..!

경빈 : 가자, 금아!

금이 : 예.

경빈 : 호호. (웃으며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간다)

희빈 : (경빈의 뒷모습 보다가) 하긴, 경빈이 저리 기고만장할 만도 하오. 오늘 복성군이 중전마마 안전에서 눌리지 않고

         당당히 말씀을 올리는 것을 보니 전하의 장자다운 구석이 있습디다!

창빈 : 이 사람은 걱정입니다. 복성군이 이리 장성했다간 언제고 큰 사단이 벌어질 듯 싶어요.

희빈 : 사, 사단이요?!

창빈 : (걱정되는) ...이사람은 자꾸 폐주 연산이 생각납니다.



S#7.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박상궁이 앉아있다.

자순대비의 품에는 원자가 약과를 들고 먹고 있다.


자순대비 : 허면 중전께서 빈들의 왕자 다섯 분을 불러다가 원자에 대한 충성맹세를 받으셨다 이 말이더냐?

박상궁 : 예. 복성군께오서만 거부하셨사오나 나머지 네분 왕자분들께오서는 원자마마께 충성을 맹세하였사옵니다.

자순대비 : (흠짓) 복성군이 거부를 했다?

박상궁 : 예, 마마.

원자 : 할마마마, 복성군 형님이 화를 내고 나가셨사옵니다.

자순대비 : (미소) 그랬습니까, 원자?!

원자 : 예, 할마마마.

자순대비 : (표정 굳어지며 생각하는) ...음?! 복성군이 거부를 했다..?



S#8. 경빈 처소 방 안


경빈의 웃음소리와 함께..

경빈, 복성군의 손을 쥐고 앉아있다.


경빈 : 아주 잘 하셨습니다. 근자에 오래된 체증처럼 꽉 막혀 있던 에미의 속이 다 후련해졌습니다.

복성군 : 어마마마께오서 기뻐하는 모습을 뵈오니 소자 참으로 기쁘옵니다.

경빈 : 암요, 복성군은 이 에미의 자랑이십니다. 오늘 일로 후궁전 왕자들 중 알갱이와 쭉쟁이가 판가름 나지 않았습니까?!

복성군 : 과찬이시옵니다.

경빈 : 아닙니다. 복성군이 내 배로 낳은 자식이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보위에 오르셔도 되실 만큼 아주 의젓하십니다!

복성군 : ...

경빈 : 복성군, 원자를 제끼고 꼭 보위에 오르셔야 합니다. 그것이 이 불쌍한 에미의 원입니다.

복성군 : (결연하게) 소자, 피묻은 수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사옵니다.

            소자, 반드시 보위에 올라 어머니의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드릴 것이옵니다!

경빈 : (흐뭇하고 대견하게 보며 끄덕인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S#9. 중궁전 방 안


연상 앞에서 생각에 잠겨있는 윤비의 얼굴 위로 후레쉬 백 되는.



S#10. 후레쉬 백 (29회 S#55의)


복성군 : 중전마마, 아무리 원자가 적통 대군이라고는 하오나 장차 누가 세자에 책봉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옵니다!

복성군 :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을 생산 하시오면 그 대군 아기씨께오서 세자에 책봉 될 수도 있음이라 사료되옵니다!



S#11. 후레쉬 백 (28회 S#51의)


난정 : 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지 않으시겠다는 뜻을 대궐과 조정에 분명히 밝히시옵고, 또 그대로 행하시온다면

         사람들은 원자마마를 위하시는 중전마마의 덕을 칭송할 것이오며, 조정의 경계심도 풀어질 것이옵니다.



S#12.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긴숨을 내쉬며 생각에서 깨어난다.


윤비 : (방문쪽을 돌아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예.

엄상궁 : (방문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대전에는 기별을 넣었는가?

엄상궁 : 예, 마마. 큰방 상궁에게 두차례 기별을 넣었사옵니다.

윤비 : 헌데 어인 연유로 전하께오서 중궁전에 발걸음을 아니하시는 겐가?!

엄상궁 : 전하께오서는 삼사에서 올린 상소를 보고 계신다 하옵니다!

윤비 : ..상소?!



S#13. 편전 방 안


중종, 읽던 상소를 쾅- 덮는다.


중종 : (노기) 이런 무엄한 자들이 있나?! 과인을 보위에 추대한 정국공신들 중 태반이

         부정한 수법으로 녹훈 되었다고 모함을 하다니?!

김승지 : ...!

중종 : (김승지를 휙- 보며) 어찌 승정원에서는 내용을 살피지도 않고 과인에게 이런 상소를 가져왔는가?!

김승지 : 망극하옵니다, 하오나 삼사에서 합계로 올린 상소문이옵고 상소의 내용 또한 하도 엄중하와

            전하께오서 친견하심이 가할 줄로 사료 되었사옵니다.

중종 : 음! 허, 어이하여 삼사에서 합계하여 비방문 같은 상소를 올렸단 말인가?!



S#14. 동 편전 방 밖 복도


조광조, 대전내관이 서있는 쪽으로 다가와 선다.


대전내관 : 전하, 대사헌 조광조 들었사옵니다.

중종E : 들라하라!

대전내관 : 예. (조광조 보며) 드시지요.



S#15. 동 편전 방 안


조광조, 방안으로 들어와 중종 앞에 조아리고 앉는다.

김승지, 조광조를 곱지 않은 눈길로 힐끗 본다.


중종 : 오, 대사헌 마침 잘 드시었소! 과인이 삼사에서 합계로 올린 상소를 읽다가 홧증이 치밀던 참이었소.

조광조 : (상소의 내용을 안다) ...!

중종 : 과인을 보위에 추대한 정국공신들을 비방하는 것은 필시 과인을 욕보이려 함과 같소!

         과인은 상소를 올린 이들을 엄중하게 문책하려 하는데 대사헌의 뜻은 어떠하오?

조광조 : 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상소문에 적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옵니다.

중종 : 뭐, 뭐라? 지금 뭐라 하시었소, 대사헌?

김승지 : ...!


조광조, 진지하게 중종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는 모습 위로.


해설NA : 중종 반정을 성사시킨 박원종, 성희안, 유순정 등의 반정의 주역들은 당시 무소불위의 권세를 휘둘렀다.

              반정에 아무런 공도 없었던 자들도 이들에게 뇌물을 바치거나 청탁을 통해,

              또는 단지 그들과 친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신에 책봉되었다. 심지어는 반정 당일 도성에 없었던 자나,

              축하연에 참석했다가 공신에 오르는 자까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공신의 숫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었고

              이들에게 녹봉과 토지가 과도하게 지급되어 부와 권세가 편중될 수 밖에 없었다.

중종 : (연상을 탁 치며) 입 다물라! 대사헌은 어찌하여 군주의 권위에 흠집을 내려는 자들의 주청에 동조한단 말인가?!

조광조 : 전하, 위훈을 삭제하라는 삼사의 주청은 전하를 추대했던 공신들의 옥석을 가려내어

            전하의 권위와 위엄을 더욱 드높일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부디 깊이 살피시옵소서!

중종 : (굳은 표정) ...!

조광조 :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S#16. 빈청 안


정광필, 안당, 이장곤, 남곤, 심정 등이 김승지를 주시하고 있다.


김전 : (김승지에게) 허면 대사헌이 전하께 삼사에서 합계로 올린 위훈삭제 상소를 가납해 달라는 주청을 드렸단 말인가?

김승지 : 예, 하오나 전하의 진노가 크시었사옵니다.

정광필 : 허 삼사에선 어쩌자고 조정 논의도 거치지 않고 그런 상소를 드렸단 말인가?

안당 : (심각한 혼자말) ..음! 이번 일은 소격서 혁파 때처럼 그냥 넘어가지는 못할 것인데.. 너무 성급했구먼.

이장곤 : (남곤에게) 예판께오선 이번 삼사의 주청을 어찌 생각하시옵니까?

남곤 : (여유) 어찌 생각하다니요?

이장곤 : 조광조가 사림의 영수라면 예판대감께오선 정국공신들의 영수가 되시지 않사옵니까?

            허니 사림들의 위훈삭제 주청에 대해 대감의 심중을 듣고 싶다이 말씀이옵니다.

남곤 : 공신책봉 과정에서 잘못됨이 있었다면 당연히 바로 잡아야지요! 아니그렇소이까 화천군?

심정 : 암요, 이 사람의 훈작이 떨어져 나간다 할지라도 바로 잡아야지요!

일동 : (남곤, 심정의 의외의 반응에) ...?!

남곤,심정 : (의미심장한 미소를 나눈다) ...

이장곤 : ..음!!



S#17. 대궐 일각


남곤과 심정, 걸어온다.


남곤 : 전하께오선 절대 자신을 추대한 공신들을 내치지는 않을 것이외다! 허니 이번에야 말로 조광조와 사림들을 찍어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외다.

심정 : 예, 이제껏 팔짱만 끼고 구경하던 조정 밖의 공신들까지 득달까지 달려들테니 오히려 잘 된 일이외다.

남곤 : 서둘러 경빈마마를 찾아뵙시다.



S#18.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발 건너편에 앉은 남곤과 심정을 보고 말한다.


경빈 : 이 사람이 일전에 말씀드린 때가 가까워 온 것 같습니다.

남곤, 심정 : 예, 조광조와 사림들이 제 스스로 무덤을 판 격이지요.

경빈 : 허나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으니 경거망동 하시면 아니되십니다.

남곤 : ..?!

경빈 : 지금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조광조에 의해 대감들께서 외꼭지처럼 도려져 나갈지도 모를 일입니다.

심정 : 하오면 언제?

경빈 : 기다리시면 아시게 될 겝니다! 또하나 이번 일에는 남양군대감의 역할이 중요하십니다.

남곤 : 남양군대감이라니요? 신은 마마의 뜻을 모르겠사옵니다.

경빈 : 지금 정국일등공신들 중에 살아계신 분은 남양군대감 한 분 뿐이십니다. 전하께오서 공신책봉과정에 대해 묻는다면

         누구를 찾으시겠습니까?

남곤,심정 : ...?!

심정 : 신, 마마의 깊은 의중을 미쳐 짐작치를 못했사옵니다.

경빈 : (미소) 또한 이 사람은 중궁전의 견제 때문에 처신이 불편합니다. 남양군께오서는 희빈의 아버님이 되시는 분이니

         조광조를 도모하는데 꼭 필요한 분이십니다.

남곤,심정 : (끄덕이는) ...!



S#19. 갖바치 외경


당추E : 내 이만 암자로 돌아가 봐야 겠네!



S#20. 동 갖바치 방 안


당추, 행장을 차리고 있고 그 앞에 갖바치가 앉아있다.


갖바치 : 형님, 조정에 큰 회오리 바람이 닥칠텐데 어찌 암자로 돌아가십니까?

당추 : 허허, 땡초가 속세 재미에 빠져 암자를 너무 오래 비웠두었네. 신비마마께오서 어찌 지내시는지 걱정도 되고..

갖바치 : 형님은 조정의 앞날을 어찌 내다보시옵니까?

당추 : 조정암께오서 쓰러지시면 조선땅에 두 번 다시는 도학정치를 이루지 못할 걸세!

갖바치 : ...이사람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당추 : 허나 조정이 무너지고 임금이 쫓겨난다고 해서 나라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백성들이 있고 산하가 있는 한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갖바치 : 음!



S#21. 동 갖바치 대문 앞


당추 : 이 땡초가 암자 방 하나를 비워 놓을테니 태백성 별빛이 흐려지거든 잠시 뫼시고 들르게나.

         아무튼 격류는 피하고 볼 일이니 말일세.

갖바치 : 그러지요. 살펴가시오, 형님.


갖바치, 돌아서 가는 당추의 뒷모습을 지켜본다.



S#22. 동 갖바치 마당


갖바치, 들어와 평상에 앉아 우국(憂國)의 깊은 생각에 잠긴다.


방백인 : 형님, 무슨 생각을 그리 깊이 하시오?

갖바치 : (깨어나며) 자네 왔는가?

방백인 : (옆에 털썩 앉으며) 형님, 몸조심 하셔야겠수.

갖바치 : 그 무슨 소린가, 뜬금없이?

방백인 : 조정 높으신 분들께서 형님을 주시하고 있소.

갖바치 : (농조) 허허 왜, 갖신이라도 한 켤레씩 맞춤해 주시려는가?

방백인 : 이놈 말 흘려듣지 마슈, 조정암 나으리와 함께 있다간 괜한 날벼락 맞기 십상이요!

갖바치 : 자네야 말로 혹세무민하지 말게!

방백인 : 혹세무민이라니요?

갖바치 : 이 사람아, 술사가 권세가집에 드나들어서 좋을게 없네! 권세가들이 술사의 길흉화복 점궤를 쫓을 때

            혹세무민이 되는 게야. 내 말 명심하게!

방백인 : ...

당골네 : (대문 안으로 쭈빗대며 들어선다) ..

방백인 : 이 여편네, 쥐구멍에 풀빵구리 드나들 듯 요즘 웬종일 어딜 쏘다니는 게야?!

당골네 : 그게.. 저..

난정 : (당골네 뒤를 따르듯 대문 안으로 들어오며) ...아저씨!

갖바치 : 오, 난정이 왔느냐? 조금만 일찍 걸음을 했더라면 당추스님을 뵈었을걸 그랬구나.

난정 : 예에.. 실은 오늘은 방백인 아저씨한테 사주를 보러왔어요.

갖바치 : (놀라) 사주?!

난정 : (미소) ..예, 사주요!

방백인 : 허면 들어가자. 대신 복채는 가져왔겠지?



S#23. 동 갖바치 아랫방 안


난정 앞에 갖바치와 방백인, 그리고 당골네가 앉아 있다.


갖바치 : 난정아, 이 아저씨는 네가 주어진 운명을 바꾸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네 어찌 사주니 팔자니 하는 것을 믿는단 말이더냐?

방백인 : (농조) 형님, 거 참, 왜 남 장사하는데 훼방을 놓으슈?

난정 : (쌩끗 웃으며) 저도 팔자 같은 것은 믿지 않아요.

방백인 : 뭐라, 믿지 않는다?!

갖바치 : 허면 무엇 때문에 사주를 본단 말이냐?

난정 : 하지만 타고난 운명은 믿어요!

갖바치 : 팔자는 믿지 않으나 운명은 믿는다?!

난정 : 제가 서출로 태어난 것이나 아저씨가 갖바치 백정으로 태어나신 것 모두 정해진 운명이잖아요!

         어차피 그 운명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생이라면 그 운명을 어찌 타고났는지 알고 싶은 게지요!

갖바치 : 음!

난정 : (미소) 게다가 방백인 아저씨는 관상만 보고도 중전마마가 되실 분을 맞추셨잖아요!

방백인 : 암, 게다가 내 사주 보는 눈은 관상보다 한수 위니 다른 돌팔이 따위와는 견줄 수 없지.

당골네 : 소 뒷걸음질로 쥐 한 번 잡은 걸 가지고?!

방백인 : 시끄러, 이 여편네야!..

갖바치 : (일어서며) 허면 갖신 밑창이나 갈고 있으련다.

방백인 : (갖바치가 방 밖으로 나가면) 헌데 누구 사주를 보러 왔느냐?

난정 : (품에서 종이를 꺼낸다) ..이분의 사주를 보아주세요. (건네주면)

방백인 : (받아들고 보는) ..계축년.. 시월 스무닷새.. 묘시라.. (癸丑 十月 丙戌 卯時) ..

난정 : (보는) ...

방백인 : 헌데 내 예전에 이 사주 임자를 만나뵌 적이 있는 듯 하구나!

난정 : 그걸 어찌 아세요?

방백인 : 내 한번 본 관상이나 사주는 절대 잊지 않지! 네 어렸을 적에 이분을 이끌고 내게 찾아온 적이 있지?

난정 : ..그 분 사주가 어떠세요?

방백인 : 일인지하 만인지상! 그 때 본 관상과 똑같구나.

난정 : ..?!

당골네 : 임자, 틀림없소?

방백인 : 암, 사주와 관상이 일치하는 걸 보면 틀림없고 말고!

난정 : (야릇한 미소가 번지는) ..?!

방백인 : 헌데 난정아, 너 이 분과는 어떤 사이가 되길래 사주까지 보느냐?!

난정 : 나중에 말씀드릴께요.. 헌데 아저씨, 조정암 나으리 상은 어떠세요?

방백인 : 조, 조정암 나으리?

난정 : 예, 태백성 꼬리가 짧다는 뜻이 뭔가요?

방백인 : (당황하는) ..그, 그건 말이다?!



S#24. 동 갖바치집 앞


조광조, 갖바치집 대문쪽으로 걸어온다.

조광조, 대문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멈칫서서 골목쪽을 돌아본다.


조광조 : 이보게, 잠시 나오게나! (길상은 인기척도 없다) 하루종일 내 뒤를 쫓느라고 제대로 끼니조차 때우지 못했을텐데

            이 집에서 요기나 하면서 기다리게나. (길상은 묵묵부답) ..자네도 배를 채워야 나를 지켜주던지 말던지 할 것이 아닌가?!

            괜찮네 믿을만한 집이니 예서 잠시 쉬게나.

길상 : (조광조 등 뒷편에서) 나으리.

조광조 : (놀라 휙- 돌아본다) ..허어, 어느새 뒤편에 있었구먼.

길상 : 이 집 주인도 이놈을 눈치챈 듯 하오니 나으리 말씀대로 잠시 들어가 목이나 축이겠사옵니다.

조광조 : 뭐라, 갖바치선생이 자네를 알아보았단 말인가?

길상 : 예..

조광조 : 음.. 잘됐네, 얘기가 길어질지 모르니 들어가세나!


조광조,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길상, 그 뒤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간다.



S#25. 동 갖바치 마당


조광조와 길상, 대문 안으로 들어온다.

갖바치, 평상에서 갖신 밑창을 손보다가 조광조를 보고 일어선다.


갖바치 : (길상을 보고) 나으리, 오늘은 동행이 계십니다?

조광조 : 이 총각 말로는 선생께서 알아보셨다던데 그게 참말이오?

갖바치 : 이판대감께오서 나으리의 신변을 걱정하시어 따르게 한 것으로 짐작하옵니다만..?

조광조 : 이판대감..? 역시 그랬구려.

갖바치 : 들어가시지요.

조광조 : 이 총각에게 요기할꺼리나 마련해 주시면 고맙겠소, 하루종일 내 뒤를 따르느라고 허기가 졌을게요.

갖바치 : 그렇게 하지요..


아랫방문을 열고 난정과 당골네가 나온다.


갖바치 : (난정을 보고) 난정아, 벌써 가려느냐?

길상 : ('난정아' 소리에 난정쪽을 휙 돌아보는) ...?!

난정 : (미소) 예, 아저씨.. 다음에 또 찾아뵐게요.

갖바치 : 그러려므나.

난정 : (조광조에게 조아리고 가려다가 길상을 보고 당황하는) ...?!

길상 : ('난정아' 말이 입에 맴돈다) ...!

난정 : (표정을 수습하며 대문 밖으로 총총히 간다)

당골네 : (난정의 뒤를 쫓아 대문쪽으로 나간다)

길상 : (난정의 뒷모습을 시선으로 쫓는) ...


갖바치, 조광조를 따라 방으로 가다가 길상을 의미심장하게 돌아본다.

대문쪽을 바라보는 길상의 뒷모습.


길상 : (입속으로 되뇌이는) 난정아..!



S#26. 동 갖바치집 대문 앞 길


난정과 당골네, 걸어간다.

난정, 가다가 갖바치 집 대문쪽을 돌아보는 얼굴 위로.


난정E : (의혹에 찬) 객상들을 따라 장삿길을 떠났다던 길상이가 여긴 어인 일일까?! 그것도 조정암 나으리와 함께?!

당골네 : (난정을 돌아보며) 난정아 뭐하는 게야?


난정, 장옷을 휙- 뒤집어 쓰고 당골네를 따라간다.



S#27. 중궁전 뜰 앞


경빈과 복성군, 금이를 거느리고 중궁전쪽으로 가고 있다.


복성군 : (불안한 듯) ..어마마마, 중전마마께오서 어인 연유로 부르시는 걸까요?

경빈 : 중전께오서 충성맹세를 거부한 복성군의 진의를 물으시려는 게지요. 심려 마시고 지난번처럼 당당하게 말씀드리세요.

복성군 : 예.


경빈과 복성군, 중궁전으로 들어가는 모습 위로.


경빈E :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S#28.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경빈과 복성군을 곱지않게 본다.

복성군, 이번에는 웬지 위축되는 듯 윤비와의 시선을 피하는데.


경빈 : ..중전마마..

윤비 : (방 밖을 휙- 돌아보며) 엄상궁, 들이게.

엄상궁E : 예.


방문이 열리면 엄상궁, 뭔가를 두 손으로 받쳐들고 들어온다.

엄상궁, 그 뭔가를 방바닥에 내려놓으면 목침과 회초리다.

경빈, 회초리임을 알아보고 움찔 놀라 윤비를 보는데.


윤비 : 복성군, 종아리를 걷거라.

복성군 : (울상되어) ..마마..

경빈 : 중전마마, 어찌 복성군에게 회초리를 치려 하시옵니까?!

윤비 : 복성군, 어서 종아리를 걷지 못할까?!

복성군 : ..예.. (쭈빗 일어서는데)

경빈 : 마마, 복성군이 충성맹세를 하지 않은 연유에 대해서는 신첩이 말씀드렸다고 사료되옵니다. 하온데 어찌..?!

윤비 : 내 회초리를 치려함은 복성군이 충성맹세를 거부했기 때문이 아니야.

경빈 : 하오시면..?

윤비 : 복성군은 전하께오서 총애하는 장자이니 또한 이사람의 장자도 되느니라!

         헌데 어찌 어미에게 소리를 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단 말이냐?!

경빈 : ...?!

복성군 : ...

윤비 : 내가 친어미였더라도 네 그리 했을 것이더냐?!

복성군 : ..마마 ..소자가 잘못했사옵니다.

윤비 : 잘못을 안다면 어서 종아리를 걷고 목침에 올라서거라!

복성군 : (어쩔수 없이 종아리를 걷고 목침에 올라선다) ...

경빈 : 중전마마, 죄가 있다면 훈육을 잘못 시킨 신첩에게 있사옵니다. 하오니 신첩이 복성군 대신 회초리를 맞겠나이다!

윤비 : (경빈을 보며) 대신 맞겠다?

경빈 : 예, 마마!

윤비 : 이번 일은 분명 훈육을 잘못 시킨 경빈에게도 죄가 있음이야. 허니 경빈은 그 죄로 복성군의 회초리를 치게!

경빈 : 예에?

윤비 : 종실의 큰 인재가 될 왕자가 그리 참을성이 없어서야 어찌 하겠누! 어릴 때 신중한 자세를 훈육치 않으면

         장차 스스로 불효하고 불경한 데 빠지게 될 터이니 차후 그런 일이 없도록 내 앞에서 복성군을 훈육시키라 이 말일세!

경빈 : ...!

윤비 : 어서 회초리를 들어 복성군의 종아리를 치지 않고 뭣하는 게냐?!

경빈 : 마마...

윤비 : 경빈은 복성군의 전정을 망칠 셈인가?!

경빈 : (떨리는 손으로 회초리를 들고 윤비를 본다)

윤비 : (명령하는 눈빛) ..

경빈 : (복성군의 회초리를 찰싹 친다)

복성군 : (이를 물고 참는다)

윤비 : (보는) ...


경빈, 눈물을 글썽이며 복성군의 종아리를 찰싹찰싹- 내려친다.

복성군, 종아리에 회초리 자국이 나면서 흐느낌을 터뜨린다.

경빈, 몇 대 더 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복성군을 안고 흐느낀다.


윤비 : (보다가) ..이만하면 복성군도 잘못을 깨달았을 것이야.. 물러들 가게.


윤비, 고개를 돌리면 경빈, 복성군을 안은 채 눈물젖은 원망의 눈빛으로 윤비를 노려본다.



S#29. 난정 초가집 마당


윤원형, 방문을 빼꼼 열고 아무도 없는 방안을 들여다 본다.

윤원형, 부엌 등을 둘러본다.


윤원형 : (갸웃하며) 에잉, 난정이 이 애가 신방 차릴 생각은 않고 대체 어딜 쏘다니는겐지?!


윤원형, 못마땅한 듯 입맛을 다시다가 대문 밖으로 나간다.



S#30. 윤원형집 대문 앞 길


김안로의 사인교가 계단을 올라 대문쪽으로 가는 모습 위로.


임서방E : 대감마님, 이조참판대감께오서 오셨사옵니다.



S#31.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 옆에 윤원로가 건너편에 김안로가 앉아있다.


윤지임 : 참판대감께오서 무슨 바람이 불어 예까지 걸음을 하셨사옵니까?

김안로 : 부원군대감께 문후도 여쭈고 질녀가 시아버님과 시댁식구들에게 잘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서 겸사겸사 들렀사옵니다.

윤지임 : 며늘애가 들어오고 난 이후로 집안 기풍이 일변하였지요. 역시 삼한갑족의 가문에서 훈육을 받고 자라서인지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김안로 : 허허, 과찬이시옵니다.

윤원로 : 제수씨 걱정은 붙들어 매시옵소서. 곳간 열쇠를 받으신 후로는 이 집 안주인 노릇을 톡톡히 하시고 계시옵니다.

김안로 : 예에? 톡톡히라니요?

윤지임 : 아, 아니옵니다. 넌 고 입 좀 다물지 못해?!

윤원로 : 예, 아버님! (김안로 보며) 하온데 참판대감.

김안로 : 예.

윤원로 : 일전에 원형이에게 승차에 대해 넌지시 일러 주셨다지요?

김안로 : 허허, 그런적이 있었지요. 헌데 조카사위님이 거절을 하셨지요.

윤원로 : 원형이 그 애가 좀 우둔한데가 있어서 그랬을겝니다. 하루라도 빨리 조정에 들어가서

            중전마마를 보필해 드려야 도리인데 말씀이옵니다.

김안로 : ...

윤원로 : 참판대감, 원형이는 원형이고, 어찌 이 사람은 승차가 아니되겠사옵니까?

김안로 : 이 사람도 그러고는 싶지만 지금 조정 돌아가는 형편이 좋지가 않습니다.

윤원로 : 예에? 좋지 않다니요?

김안로 : 지금 조정에 들어오셨다가는 뜻을 펴보시기도 전에 험한 꼴을 당하실까 그게 걱정입니다.

윤원로 : 그, 그렇사옵니까? 허면 나중에라도 꼭 좀 청을 드리겠사옵니다.

김안로 : 궐안이 조용해지면 이 사람이 힘을 써보지요.

윤원로 : 고맙사옵니다.

윤지임 : 대감, 며늘애를 만나보시지요. 초당에서 기다리고 있을겝니다.

김안로 : 예.

윤지임 : (방밖에다) 배천댁- 참판대감 초당으로 뫼시게.

배천댁E : (방밖에서) 예.



S#32. 동 윤원형 큰 사랑채 마당


김안로, 방에서 나오면 배천댁이 고개를 조아린다.

김안로, 신발을 신고 댓돌을 내려서다가 돌아보는 얼굴 위로.


김안로E : 중전마마의 큰 오래비는 생긴대로 미욱한 자로구만!


김안로, 미소를 지으며 배천댁을 따라 초당쪽으로 간다.



S#33.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김안로와 김씨가 마주 앉아있다.


김안로 : 시집살이에 어려움은 없느냐?

김씨 : 예, 가풍이 친가와 다른 점은 있사오나 차츰 적응해가고 있사옵니다.

김안로 : 조카사위는 어떠하냐? 중전마마께오서 원로보다는 네 신랑에 대한 믿음이 크시어 자주 불러 들이신다고 들었다.

김씨 : 대기만성인줄 아옵니다. 서방님께오서 앞으로 과거공부에 전념하시오면 나라에 큰 동냥이 되실 것이옵니다.

김안로 : 대기만성이라? ..허허, 조카사위가 혼례전부터 기방출입이 잦고 도포를 맡기고 외상술을 먹는 등

            파락호처럼 굴긴 했지만 내 눈에도 호락호락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구나.

김씨 : (보는) ...?

김안로 : 지난번 팔도에서 진상한 봉물짐을 돌려주라는 어명도 구휼미방책으로 넘긴 사람이 아니더냐?

            내 보기엔 외척이기 때문에 총명함을 감추고 있는 듯 보이는데 가까이서 지켜보니 어떻더냐?

김씨 : 숙부님! 이 몸은 출가외인이옵니다. 서방님과 친정을 택하라면 저는 서방님을 택할 것이옵니다.

         ('떠보지 말라는') 제 뜻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김안로 : 허허, 그래, 알았느니라. 헌데.

김씨 : ...?

김안로 : 듣자니 중전마마께오서 그만두라고 분부하신 회임불공을 네가 고집하여 하는 연유가 무엇인지 그 까닭을 알고 싶구나?

김씨 : 여인된 몸으로 후사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사옵니까? 저는 윤씨 가문의 사람으로써

         이 나라의 국모이시자 시누이이오신 중전마마께오서 크신 자리에서 무탈하시기만 축수발원 드릴 뿐이옵니다.

김안로 : ...음.. 알겠다!



S#34. 윤원형집 대문 앞 길


윤원형, 힘없이 대문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가는데 대문이 열리면서 김안로의 사인교가 나온다.


윤원형 : 처숙어른!

김안로 : 오, 마침 잘 만났네. 하마터면 내 자넬 못보고 돌아갈 뻔 했구먼.

윤원형 : 예, 시생에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시옵니까?

김안로 : 저녁때 장통교 기방으로 오게나. 내 판부사대감과 함께 기다리고 있겠네.

윤원형 : 장통교 기방이요?!

김안로 : 왜, 아직도 중전마마께오서 기방금족령을 풀어주시지 않았는가?

윤원형 : 아, 아니옵니다. 허면 시생 이따 뵙겠사옵니다.

김안로 : 허면 기다리고 있겠네.

윤원형 : 예. (조아리며) 살펴 가시옵소서.

김안로 : (교꾼들에게) 가세.

윤원형 : (고개를 들고 김안로의 사인교가 떠나가는 모습을 가는 눈으로 보는) ..?!



S#35. 정윤겸집 앞 길


난정과 당골네, 길 옆에 서있다.


당골네 : (걱정되는) ..난정아, 정말 고해도 될까?

난정 : (돌아보며) 허면 이제와서 제 청을 들어주지 못하시겠다는 겝니까?

당골네 : (난처한) ..그런게 아니라 금부에 끌려가면 어쩌냐?

난정 : (단호한) 나만 믿으세요,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요.


정윤겸, 관복차림으로 사인교를 타고 대문쪽으로 온다.

난정, 보고는 정윤겸이 탄 사인교 앞으로 나선다.


난정 : 대감마님.

정윤겸 : 음! 내 두 번 다시 네 얼굴을 보지 않겠다고 했거늘 어찌 길을 막아선단 말이냐?!

난정 : 대감마님께 여쭐 말씀이 있어 왔사옵니다.

정윤겸 : ...?!



S#36. 동 정윤겸 사랑채 방 안


정윤겸 앞에 난정과 당골네가 앉아있다.


정윤겸 : (크게 놀란) 뭣이라?! 난정이를 배고 있던 장흥댁을 벼랑에서 밀쳤다?!!

당골네 : (조아리며 눈물) 이년 죽고도 남을 대죄를 지었사옵니다! 하오나.. 안방마님의 지엄한 분부가 계시어

            이년도 어쩔 수가 없었사옵니다.. 흐흑..

정윤겸 : (치미는 분노가 신음되어 나오는) ..음!!

난정 : ...!



S#37. 동 정윤겸 안채 방 안


박씨, 양평댁을 휙- 돌아본다.


박씨 : 뭬야, 지금 사랑채에 난정이와 당골네가 와있단 말인가?

양평댁 : 예, 마님.

박씨 : (어금니를 물며) 이것들이 감히?!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S#38. 동 정윤겸 사랑채 마당


난정과 당골네, 사랑채 방을 나와 대문쪽으로 가려는데 박씨, 급하게 다가온다.


박씨 : 네 이년들! 또 무슨 작당질을 하러 예까지 발걸음을 한게냐?!

당골네 : (움찔 겁에 질려 난정 뒤로 움츠린다) ...

난정 : 이년이 무슨 작당질을 하러 왔는지는 대감마님께 여쭈어보시지요. 대감마님께 다 말씀드렸으니까요.

박씨 : 뭬야?

난정 : 허면 이만.. (공손히 숙이고 대문쪽으로 간다)

당골네 : (급하게 조아리고 도망치듯 난정의 뒤를 따른다)

박씨 : 저, 저.. (하다가 사랑채 방쪽을 불길한 느낌으로 돌아본다)



S#39. 동 정윤겸 사랑채 방 안


정윤겸, 분노를 참아내는 듯 양미간이 움찔거린다.

정윤겸, 주먹을 불끈 움켜쥔다.


정윤겸 : ...!



S#40. 자운아 기방 대문 앞 (저녁)


심퉁, 대문 앞에 매달린 청사초롱에 불을 켜고 있다.



S#41. 동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


자운아, 아랫채 툇마루에 힘없이 앉아 한숨을 푹 내쉰다.

옥매향, 후원쪽에서 나오다가 자운아를 보고 다가온다.


옥매향 : 오마니, 와 기리 풀기가 없시오?

자운아 : 에미도 모르갔다, 뇨듐들어 까닭없이 삭신이 노골노골 한게 몸에 힘이 들어가디가 않아..

옥매향 : 오마니, 고거이 큰 병이야요.

자운아 : 큰 병?!

옥매향 : 기래요, 오마니 병이래 텨녀 에미나이들이래 걸리는 상사병이야요!

자운아 : 요 에미나이래, 에미 놀리는게 길케 재밌네?

옥매향 : (미소) 오마니, 너무 걱뎡마시라요. 파릉군 나으리께서 오마니 맘을 아시니끼니 언뎨고 돌아오실거야요.

자운아 : (한숨 폭 내쉬며) ..나으리께서 니년 맘을 아시는디 모르시는디..



S#42. 어느 길 (INSERT)


파릉군, 천서방이 이끄는 당나귀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S#43. 동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 (저녁)


자운아, 그리움의 눈길을 접으며 일어서는데.


심퉁 : (중문 안으로 들어오며) 마님, 승후관 나으리 오셨어유.

자운아 : ...승후관나으리?! (돌아보면)

윤원형 : (들어오며) 허허, 잘들 있었는가?

옥매향 : 나으리, 난뎡이도 없는 여긴 어인 발걸음 이십네까?

윤원형 : 숙부님과 처숙부님을 뵈러 왔다.. 내 너무 일찍 걸음을 했나?

옥매향 : ...?!



S#44. 동 자운아 기방 안채 외경 (밤)



S#45. 동 자운아 안채 방 안 (밤)


윤원형, 윤임, 김안로와 자운아, 옥매향, 탄금이 향심이가 술상에 앉았다.


윤원형 : 숙부님, 시생을 어인 일로 부르셨사옵니까?

윤임 : 어인 일은? 그동안 격조했으니 숙질간에 술이나 한잔 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나누자는 게지.

윤원형 : ...

윤임 : (술병 들며) 자 한잔 받게나.

윤원형 : (두손으로 받으며) 예.

윤임 : 조카님 요즘 외척 노릇하시기 힘들지는 않으신가?

윤원형 : 예에?

김안로 : 삼사에서 올린 위훈삭제 상소 때문에 조정분위기가 심상치 않네.

윤원형 : 위훈삭제 상소요?!

김안로 : 훈구공신이니 사림들 중 어느쪽에 조정에서 찍혀나갈지 한치 앞도 내다보이지 않는 형국이라 이 말일세.

윤원형 : 조정이 어찌 돌아가건 시생이야 무슨 걱정 있겠사옵니까?

윤임 : 허, 걱정이 없다니?! 이럴 때 괜히 줄을 잘 못 섰다가는 썩은 동앗줄을 잡고 하늘을 오르는 격이라 이 말일세.

윤원형 : 이놈은 애시당초 하늘을 오를 마음이 없으니 금 동앗줄이든 썩은 동앗줄이든 골치 썩힐 일이 없습지요.

윤임,김안로 : (시선을 교환하며) ..?!

윤임 : 허허, 그도 그렇구만, 자 쭉 드시게!

윤원형 : 예. (술 향내를 음미하듯 들이마시고는 혀끝으로 할짝댄다)

일동 : (의아하게 보는) ...?

옥매향 : 승후관 나으리, 어띠 술댠을 핥으십네까?

윤원형 : (머쓱한) 중전마마께오서 술 석잔 이상은 절대 마시지 말라는 지엄한 분부가 계셨으니 따를 수밖에..!

김안로 : 허허.. 자넨 참으로 중전마마의 충신일세 그려.

윤원형 : (마시려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술잔 탁 놓으며) 자운아, 여기 사발 하나 내주게!

자운아 : 사발이요?


(짧은 시간 경과)

윤원형, 사발에 술을 콸콸 넘치게 따른다.

윤원형, 흡족한 듯 사발을 들고 마시려는데.


김안로 : 허허, 자네 어찌 중전마마의 명을 어기시려는가?

윤원형 : 술잔이던 사발이던 석잔만 넘지 않으면 중전마마의 분부는 지키게 되는 것 아니옵니까?

윤임 : 허허, 자네 말이 맞네!

윤원형 : (벌컥벌컥 사발술을 들이키고) 크- 이제야 술맛이 나는구먼요! 허허.


윤임과 자운아와 옥매향을 비롯한 기생들도 입을 가리고 웃는다.

김안로,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석연치 않은 표정이다.



S#46. 난정모 마당 (밤)


난정, 부엌에서 물대접을 들고 나와 방으로 가려는데

옥매향, 심퉁을 거느리고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옥매향 : 난뎡아.

난정 : (보고 의아하여) 매향아..?!

옥매향 : (방쪽을 둘러보면) 오마니 계시네?

난정 : ..김진사댁 삯바느질 가셨으니 늦게 오실 거야.

옥매향 : 기럼 방으로 들어가자우.

난정 : ...?



S#47. 동 난정모 방 안 (밤)


난정과 옥매향이 앉아있다.


옥매향 : 아까 승후관나으리가 기방에 오셨드랬어. 판부사대감과 턈판대감하고 세 분이서 술을 드셨어.

난정 : (미소) 매향아 그걸 알려주러 온거니?

옥매향 : 기것보다 오늘밤 기방에 오신 손님들 나누시는 말씀들이 심상티 않아서 너한테 알려 듀러 온기야.

난정 : ...?!

옥매향 : 삼사에서 님금님한테 상소를 올렸는데.. 고 상소때문에 됴뎡이 발칵 뒤딥어뎠다는 기야!

난정 : 상소?.. (바짝 앉으며) 매향아 자세히 말해봐.

옥매향 : 기러니끼니.. 삼사에서 위훈삭뎨 상소가 올라갔는데..

난정 : (집중하여 듣는) ...!



S#48. 중궁전 외경 (밤)


중종의 옥교가 서있는 위로.


엄상궁E : 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S#49. 동 중궁전 방 안 (밤)


중종, 자리에 앉으면 윤비, 다소곳하게 따라 앉는다.


중종 : (보며) 중전, 낮에 빈들의 왕자들을 불러들여 충성맹세를 받으셨다지요.

윤비 : 예, 그랬사옵니다.

중종 : (불쾌한) 중전께서 어찌 과인의 뜻도 묻지 않고 그리하실 수 있단 말이요?!

윤비 : 전하, 신첩이 잘못한 것이옵니까?

중종 : 중전께서 다른 왕자들의 충성맹세를 받으신 것은 원자를 과인의 대통을 이을 왕세자로 인정하심을

         만천하에 밝히신 것이요.

윤비 : 그렇사옵니다.

중종 : 허나 왕세자는 그리 정해지는 게 아니오. 왕세자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학식을 갖추었는지를 검증받고

         또한 왕실과 조정의 인정을 받아야 되는 것이요.

윤비 : 신첩의 좁은 소견으로 옳다고 생각하여 행한 일로 전하께 심려를 끼쳐드려 몸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중종 : ...음.

윤비 : 신첩은 정치는 모르옵니다. 하오나 모후가 없는 원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리 할 수 밖에 없었사옵니다.

중종 : 참으로 중전에게 다른 의중이 없으신 게요?

윤비 : 의중이라니요?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이시옵니다. 신첩은 원자가 장성하여 세자에 책봉되고

         장차 전하의 뒤를 이어 보위에 올라 전하의 업적을 이어 받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사옵니다.

중종 : ..중전의 갸륵한 마음씨를 과인이 어찌 모르겠소? 허나 이번엔 너무 앞서 나가신 듯 싶구려.

윤비 : 망극하옵니다.

중종 : 중전께서도 대군을 생산하시면 아실 게요. 왕세자를 책봉하는 일이 얼마나 중대하고

         또한 사소한 것 하나 하나 따져 볼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요.

윤비 : ...

중종 : 오늘은 과인이 피곤하구려. 어서 자리에 듭시다.

윤비 : ...

중종 : 허허, 중전께서 오늘밤도 과인을 내쫓으시지는 않으시겠지요?

윤비 : 전하, 신첩 전하께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중종 : 말씀해 보시오.

윤비 : 신첩은 원자가 왕세자에 책봉되는 그 날까지 회임을 하지 않을것이옵니다!

중종 : (믿기지 않는) 뭐요?! 중전 지금 뭐라 하시었소?!

윤비 : 신첩은 전하의 뒤를 이어 대통을 이을 왕세자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회임을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사옵니다!

중종 : (경악) 중전, 지금 제정신으로 하시는 말씀이오?!

윤비 : 전하, 신첩은 돌아가신 장경왕후께오서 세상에 남기신 단 한분의 핏줄인 원자를 지켜드리기 위해 중궁의 자리에

         들어온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사옵니다. 하오니 신첩의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분노) 연유가 어찌되었건 중전은 과인의 핏줄을 생산치 않겠다는 말씀 아니오?!

윤비 : 전하! 신첩의 뜻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중종 : 그리는 아니되오! 중전이 아무리 올바른 뜻을 가졌다해도 과인이 중전을 용납치 않을 것이요!

         (벌떡 일어나 노려보다가 휙- 나가버린다)

윤비 : 전하..!



S#50. 정윤겸 사랑채 마당 (밤) 


금방이라도 울듯한 옥련과 침울한 표정의 정렴이 방안을 엿듣고 있다.


정윤겸E : (방안에서) 부인, 장흥댁을 해치려 했다는 게 사실이오?!

박씨 : (방안에서) 대감, 소첩 죽을 죄를 지었사옵니다!

옥련 : (눈물 터지며) ..어머니..



S#51. 동 사랑채 방 안 (밤)


정윤겸, 앞에 조아린 채 글썽거리는 박씨를 노려본다.


정윤겸 : 부인, 사대부가에서 어찌 인륜을 저버리는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단 말이오?!

            그것도 내 핏줄을 잉태하고 있던 사람한테?!

박씨 : ...?!

정윤겸 : 그러고도 내겐 장흥댁이 야반도주를 했다고 하지 않았소?!

박씨 : (눈물) ..소첩, 대감께 큰 죄를 지었사옵니다. 하오나, 이 모두가 대감의 전정과 가문의 발복을 위해 한 일임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정윤겸 : 듣기 싫소! 내 당분간 이 집에서 부인의 얼굴과 마주치고 싶지 않소!

박씨 : ..대, 대감..?!

정윤겸 : 허니 당분간 친정에 가 있으시오! 내 기별을 할 때까지는 이 집에 발걸음을 해서는 아니될 것이오!!

박씨 : ...?!!



S#52. 난정모집 외경 (밤)



S#53. 동 난정모 방 안 (밤)


난정과 난정모, 이불을 덮고 나란히 누워있다.

잠든 듯 고른 숨소리를 내는 난정모와는 달리 난정, 말똥말똥 눈을 뜨고 생각에 빠져있다.


옥매향E : 삼사에서 님금님한테 상소를 올렸는데.. 고 상소때문에 됴뎡이 발칵 뒤딥어뎠다는 기야!

방백인E : 태백성의 꼬리가 짧아... 관상뿐 아니라 당추형님과 갖바치 형님께서도 항상 정암나으리의 불같은 성정이

              화를 부를지도 모른다고 걱정이시지!


난정, 벌떡 일어나 앉아 눈동자를 굴리며 뭔가를 생각한다.


난정 : ...!!



S#54. 윤원형 대문 앞 길 (새벽)


난정, 대문으로 연결된 계단을 올라간다.

임서방, 빗자루를 들고 대문을 열고 나오며 하품을 하다가 난정을 보고 흠짓 놀란다.


임서방 : 이른 새벽부터 여긴 어인 일이냐?

난정 : 급한 일이에요. 승후관 나으리를 뵙게 해주세요.

임서방 : ...?!



S#55. 윤원형 작은 사랑채 마당


임서방 : (방쪽으로 다가와 나즈막하게 고한다) 작은 서방님- 작은 서방님-



S#56.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로, 코고는 소리가 높고 윤원형, 뒤척이며 귀를 막다가 벌컥 일어난다.


윤원형 : 아, 거 참 되게 시끄럽네! (윤원로의 코를 움켜 쥐려다가 '내가 참고 말지' 하는 표정으로 노려보는데)

임서방E : 작은 서방님-

윤원형 : (방밖을 돌아보는) ...?



S#57.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마당


윤원형 : (방에서 나오면서 하품을 하며) ..무슨 일인가?!

임서방 : 밖에 난정이가 찾아왔사옵니다.

윤원형 : (화들짝 놀라) 뭬, 뭬야, 나, 난정이..?!



S#58. 동 윤원형 대문 앞 길


윤원형, 눈치를 살피며 대문 밖으로 나온다.


윤원형 : (돌아서 있는 난정을 보고) 난정아.

난정 : (휙- 돌아보며) 나으리!

윤원형 : (당황스러운 듯) 네 여긴 또 어찌 찾아왔느냐?!

난정 : 나으리, 이년 급히 중전마마를 뵈어야 하옵니다.

윤원형 : 뭬, 뭬야..?

난정 : 한시가 급한 일이옵니다.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뵙게 해주시옵소서.

윤원형 : ...?!



S#59. 중궁전 외경


윤원형과 난정이 중궁전 계단을 오르고 있다.



S#60. 중궁전 방 안


윤비, 밤을 새운 듯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다.


엄상궁E : 중전마마, 승후관 드셨사옵니다.

윤비 : (흠짓 보며) ..오라버니가? ..드시라해라!


방문이 열리면 윤원형과 난정이 들어와 윤비 앞에 조아리고 앉는다.


윤비 : 오라버니, 내 기별도 하지 않았건만 어찌 입궐 하셨습니까?

윤원형 : 마마.. 그게.. 저..

난정 : 중전마마, 이년 중전마마께 긴히 아뢰올 말씀이 있어 큰 불경을 범하는줄 알면서도 승후관 나으리께 청을 드렸사옵니다.

윤비 : 긴히 아뢸 말이라니?

난정 : 은밀히 아뢰올 말씀이옵니다.

윤비 : (난정을 보다가 윤원형에게) ..오라버니, 잠시 다른방으로 드시지요.

윤원형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그래, 은밀히 아뢸 말이 무엇이냐?

난정 : 중전마마, 삼사에서 전하께 공신들의 위훈삭제 상소를 올렸다 들었사옵니다.

윤비 : ('벌써 아는가?') 음!! ..그래서?

난정 : 그 일로 조정에 한바탕 피바람이 몰아칠 것이옵니다.

윤비 : ...?!

난정 : 중전마마, 거센 피바람을 피하시려면 박빈마마와 손을 잡으셔야 하옵니다.

윤비 : (찌푸리며) 박빈이라면 경빈을 이름이더냐?

난정 : 예. 경빈마마와 손을 잡으시옵소서!

윤비 : (보다가 버럭) 이런 발칙한?! 네년이 지금 정신이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난정 : (놀라) ...예에?!


윤비, 당장 불호령이라도 내릴듯 난정을 쏘아본다.

난정의 당혹스런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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