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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3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433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35











S#1.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


심퉁, 아랫방 툇마루 앞에서 방쪽을 살핀다.

옥매향,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심퉁쪽으로 다가온다.


옥매향 : (낮게) 심퉁아, 어케 됐네?

심퉁 : 길상총각이 들어갔으니까 괜찮을거여유.

옥매향 : 기래?..(아랫방 쪽을 본다)



S#2. 동 자운아 기방 아랫방 안


난정, 정렴을 노려보고 앉았다.

정렴, 길상과 딱부리의 등장에 당황한 표정으로 서있다.


길상 : (딱부리에게) 분명 이 점백이 도령이 계집구실 못하게 해달라고 네게 은자를 건넸더냐?!

딱부리 : (정렴 힐끗보며) 맞수, 이 점백이 도령이 틀림없수.

정렴 : ..저,점백이?! 네, 감히 누굴 모함하는게냐?

딱부리 : (염낭 꺼내며) 도령한테 받은 돈이우. 돌려드리겠수. (염낭을 툭 던지면)

정렴 : (얼떨결에 염낭을 받아드는데)..?!

난정 : (쏘아보며 버럭) 네 이래도 시침을 잡아 뗄 셈이냐?!

정렴 : (움찔)...!

난정 : 어찌할까?! 네 금부에 끌려가 치도곤을 맞겠느냐?! 아니면?!

정렴 : (겁에 질려)..아, 아니면?

난정 : 당장 이 자리에서 평생 사내구실을 못하게 해줄까?!

정렴 : (털썩 무릎을 꿇으며) ...나,난정아 요,용서해 다오, 우린 피를 나눈 동기간 아니냐?!

난정 : (어이없게 보며) ..피를 나눈 동기간?!

정렴 : ..내 죽을죄를 졌다.. 어머니께오서 친정으로 내치심을 당하신 후에 내가 눈이 뒤집혔었나보다.

난정 : (보다가)..허면 내게 몇가지 약조해주실 수 있겠소?

정렴 : 약조..?

난정 : (쏘아보며) 왜요?! 못하시겠소?!

정렴 : 아, 아니다.. 내 뭐든 네가 시키는대로 하마.



S#3. 동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


옥매향과 심퉁, 아랫방안을 엿듣고 있는데 아랫방문이 열리고 잔뜩 풀이 죽은 정렴이 나온다.

옥매향, 정렴을 잔뜩 노려보는데

정렴, 옥매향을 보고 흠짓하다가 고개를 푹 숙인채 중문밖으로 나간다.

길상과 딱부리, 정렴의 뒤를 따라 나간다.

옥매향, 그들을 보다가 아랫방 안으로 들어간다.



S#4. 동 자운아 기방 아래채 방 안


옥매향, 방으로 들어와 난정의 앞에 앉는다.


옥매향 : 난뎡아, 어케 했길래 저 개탸반이 꼬리사린 강아디 꼬낙서니로 나가는거이네?

난정 : (미소)..걱정마, 앞으론 두 번 다시 너한테 해꼬지를 못할테니!

옥매향 : ...?!



S#5. 자운아 기방 대문 앞


정렴, 대문밖으로 나오고 그 뒤를 딱부리와 길상이 쫓아나온다.

딱부리, 길상에게 허리를 숙이고 간다.


정렴 : 허면, 나도 가보겠네. (돌아서서 가려는데)

길상 : 도련님!

정렴 : (돌아보며)..?

길상 :  호패 좀 잠시 빌릴수 있을까요?

정렴 : ..호, 호패를?

길상 : (날카로운 눈빛)...

정렴 : (겁에 질려 품에서 호패를 꺼내주며) 예,예 있네.


길상, 호패를 받아들고 보다가 공중으로 휙-던져올린다.

길상, 순식간에 등에 찬 환도를 뽑아 휙- 칼질을 하고 칼집에 넣는다.

두동강이로 잘려져 나가는 호패.


정렴 : (겁에 질려 침꼴깍)...!

길상 : (오금박듯) 만에하나 도련님께서 난정이와 한 약조를 어기신다면 이놈이 세상 끝까지라도 쫓아갈 것이요!

정렴 : 아, 알았네. (도망치듯 간다)

길상 : (그 뒷모습을 보며)...!



S#6. 편전 외경


조광조, 편전계단을 올라가는 모습 위로.


대전내관(E) : 전하, 사헌부 대사헌 조광조가 면대를 청하고 있사옵니다.



S#7. 동 편전 방 안


중종, 잔뜩 쌓인 상소를 보다가 흠짓 놀라 방문 밖을 돌아다본다.


중종 : 정암이 면대를?!.. (표정 수습하며) 들라해라.

조광조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고 앉는다)

중종 : 대사헌 어인 일이요?!

조광조 : 전하, 지금 조정은 삼사 대간들의 사직요청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대사성의 사직요청으로 성균관 유생들이 권농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사옵니다.

중종 : ('알고있다')...

조광조 : 전하, 결단을 내리시옵소서! 전하께오서 삼사의 주청을 가납치 않으시오면

            전국의 선비들과 유생들이 삼사의 주청에 합세하여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사옵니다.

중종 : 정암, 지금 과인을 위협하는게요?!

조광조 : 위협이라니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전하께오선 지금 가짜공신 일흔 여섯명을 지켜주시기 위해

            조선의 수천, 수만의 선비와 유생들에게 등을 돌리려 하시옵니까?!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과인에게 조금만 더 상량할 여유를 주시오!

조광조 : 전하, 그리하오면 실기하시옵니다! 어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으려 하시옵니까?!

중종 : ...

조광조 : (독촉하듯) 전하!

중종 : ...

조광조 : ...

중종 : (한숨)..과인은 군주의 자리가 이리도 미약한 것인지 미처 몰랐구려... 알았소, 내 정암의 뜻대로 따르리다.

조광조 : (뭉클하여 조아리며)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의 결단은 이 나라 역사를 바른 길로 물꼬를 틔우신

            영명하오신 결단이시옵니다. 신을 비롯한 조선의 선비들과 유생들은 전하의 우악하오신 성은에 감읍할 것이옵고

            만백성이 전하를 우러를것이옵니다.

중종 : (보다가)...헌데 대사헌.

조광조 : 예. 전하.

중종 : 대사헌은 목자득국(木子得國)이란 말을 들어보았는가?

조광조 : (흠짓 보며)..예에?

중종 : 태조대왕께오서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창건하실 당시 백성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던 글귀라 들었소.

         대사헌도 알고있소?

조광조 : 예, 전하. 신도 들어보았사옵니다.

중종 : 대사헌 생각엔 목자득국 이란 글귀를 누가 지어냈다고 생각하는가?

조광조 : 신의 생각엔 누가 지어냈는지는 알수는 없사오나 새왕조 태동의 기운을 알리는 징조이옵고,

            새왕조에 대한 백성들의 염원을 담은 글귀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 ..새 왕조 태동의 기운을 알리는 징조이자 백성들의 염원을 담았다?

조광조 : 예, 신은 분명 그리 생각하옵니다. 하온데 어찌...?

중종 : 아니오, 과인이 문득 생각나는 바가 있어 하문한 것이오.

         과인이 승지를 불러 삼사의 주청을 가납하는 전교를 내리도록 할테니 이만 물러가시오.

조광조 : 예. 하오면 신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일어나서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조광조를 미소로 보다가 문득 굳어지는 표정)..!


중종, 연상서랍을 열어 <走肖爲王> 나뭇잎을 꺼내들고 굳은 표정으로 들여다 보는 얼굴위로.


해설(NA) : 목자득국(木子得國)이란 '목자가 나라를 얻는다'는 뜻이지만 <走肖爲王>과 같은 파자(破字)의 원리로 풀이해보면

                목(木)과 자(子)가 합쳐져 이(李)가 되니 곧 이씨가 나라를 얻는다는 뜻이 된다. 이 말은 고려말에 널리 퍼져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창건하는데 정당성을 부여해 주기도 했다. 중종 역시 같은 이유로 주초위왕을 보면서

                걷잡을 수 없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S#8. 대궐 일각


홍경주, 걸어오는데 저 편에서 조광조가 상기된 얼굴로 걸어간다.

홍경주, 멈춰서서 조광조를 보는데 급하게 다가오는 김승지.


홍경주 : 김승지. 대사헌의 얼굴에 어찌 저리 웃음꽃이 가득 피셨소이까?

김승지 : 남양군 대감 큰일 났사옵니다. 전하께오서 위훈을 삭제하라는 삼사의 주청을 가납해 주셨사옵니다.

홍경주 : 그래요?!..(비웃음)..편전으로 드십시다. (편전쪽으로 간다)



S#9. 동 편전 방 안


홍경주, 중종앞에 조아리고 앉아있다.


홍경주 : 전하, 신 홍경주 어명을 받잡고 입궐 하였나이다.

중종 : 남양군, 과인은 삼사에서 주청한 정국공신 일흔여섯명의 위훈을 모두 삭제하기로 정했소!

         남양군은 과인의 결정에 잘못이 있다고 보는가?

홍경주 : (흠짓하다가)..전하, 어찌 신하된 자가 군주의 잘잘못을 따질수 있겠사옵니까?

            신과 정국공신들은 오직 전하의 어의에 따를 뿐이옵니다.

중종 : 과인의 뜻에 따르겠다? 과인에게 잘못됨이 있어도 그러하겠는가?

홍경주 : 전하께오서는 이 나라의 군주이시자 주인이시옵니다. 감히 누가 상의 명을 거역하겠사옵니까?!

중종 : ('참으로 충신이로구나!' 보는)...!

홍경주 : (고개를 숙인채) 신은 전하께오서 영명하오신 판단을 하셨으리라 믿사옵니다.

중종 : 남양군. 과인이 정국공신들의 위훈을 삭제하려는 것은 과인이 결단을 내린 일이나 과인의 뜻이 아니오.

홍경주 : (영문 모르는 척 보며)..예에?

중종 : (연상서랍에서 봉서한 밀지를 꺼낸다) 받으시오.

홍경주 : (황공하게 두손으로 받으며) 전하,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중종 : 이 속에 과인의 진정한 뜻이 담겨있소. 남양군께서 과인의 심중을 잘 헤아려 줄 것이라고 믿소.

홍경주 : (진정한 뜻?!)..?!



S#10. 중궁전 방 안


윤비, 골똘한 생각에 빠져있다.



S#11. 후레쉬 백(34회 S#68의)


중종 : 소자, 중전의 석고대죄를 받은들 불편한 심기가 풀리지 않을 듯 싶사옵니다...

         중전의 죄를 따져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면 폐위시켜 사가로 내칠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하옵니다!



S#12.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표정이 굳어지는데.


엄상궁(E) : (방문밖에서) 중전마마, 엄상궁이옵니다.

윤비 : 들게.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린다)

윤비 : 무슨 일인가?

엄상궁 : 중전마마, 주상전하께오서 삼사의 주청을 가납하시어 정국공신 일흔여섯분의 위훈을 삭제하셨다 하옵니다.

윤비 : 뭣이라?! 뭣이라?! 그 말이 참이더냐?

엄상궁 : 예, 승정원에 전교를 내리셨다 하옵니다.

윤비(E) : (의혹의 표정)..이 어인 일인가?! 조광조를 두둔하셨다고 그리 진노하시던 전하께오서

              어인 연유로 삼사의 주청을 가납하시었을꼬? 어인 연유로..?

엄상궁 : 마마, 괜찮으시옵니까?

윤비 : 엄상궁, 큰방 상궁을 불러들이게.

엄상궁 : (흠짓 놀라) 큰방 상궁을 말씀이옵니까?

윤비 : (끄덕이며) 내 하문할 것이 있음이야.



S#13.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앉은 김상궁(큰방상궁)을 본다.


경빈 : 허면 전하께오서 삼사의 주청을 가납하시는 전교를 내리신 연후에 남양군 대감께 밀지를 내리셨단 말인가?

김상궁 : 예, 마마.

경빈 : (뭔가를 생각하다가)..김상궁.

김상궁 : 예.

경빈 : 당분간 조정이 급박하게 돌아갈 것일세. 전하께오서 누굴 만나시고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지 알아내어

         시시각각으로 내게 통기하여주시게. 아시겠는가?

김상궁 : 예, 분부대로 따르겠사옵니다.

경빈(E) : (미소)..드디어 밀지를 내리셨단 말이지? 밀지를?!



S#14. 대궐 일각


김상궁, 어디론가 급하게 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오상궁이 본다.


오상궁 : 마마님!

김상궁 : (멈춰서 보며) 자넨 중궁전 오상궁 아닌가?

오상궁 : (조아리며) 예, 중전마마께오서 마마님을 찾아계시옵니다.

김상궁 : (흠짓) 이 사람을?!.. (불안한 듯 어디를 힐끗 돌아본다)



S#15.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김상궁이 조아린 채 앉아있다. 한쪽 편에 엄상궁이 앉아있다.


윤비 : 김상궁은 전하를 가장 가까이서 또한 가장 오랜 세월 동안 뫼셔온 것으로 알고있네.

김상궁 : 황공하옵니다.

윤비 : 내 자네에게 물을 말이 있어 찾았네. 허니 전하와 이 나라 종묘사직을 위해서 숨김없이 말해주시게.

김상궁 : (긴장하는) 하문 하시옵소서.

윤비 : (김상궁을 보다가 연상서랍에서 <走肖爲王> 나뭇잎을 꺼낸다) .. 김상궁, 자네도 이것을 보았으리라 믿네.

김상궁 : (당황하여)..마,마마?!

윤비 : (똑바로 보며) 주초위왕이라고 새겨진 이 나뭇잎에 대해 전하께오서도 알고 계시는가?

김상궁 : (오랜 연륜답게 침착하다) 중전마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지밀 안의 일을 죽을지언정

            어찌 입밖에 발설할 수 있겠사옵니까?

윤비 : 죽을지언정 발설할 수 없다? 지밀안 일을 지밀 안주인인 내게조차 발설할 수 없다 이 말인가?!

김상궁 : 중전마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윤비 : 내 평성부원군이 생전에 자네를 각별히 아끼어 댁으로 자주 불러들였다고 들었네.

김상궁 : (낯빛이 변하는)...?!

윤비 : 또한 자네가 근자에도 경빈의 처소에 자주 발걸음을 한다고 들었는데 내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

김상궁 : (고개를 박으며) 중전마마, 차라리 쇠인을 죽여주시옵소서!

윤비 : 내 중궁의 자리에 있다하나 어찌 큰방 상궁을 함부로 치죄할수 있겠는가?

김상궁 : ...

윤비 : (김상궁을 뚫어질 듯 보다가) 다시 한번 묻겠느니 전하께오서 이 나뭇잎에 대해 아시고 계시는가?!

김상궁 : (낭패한)...!

윤비 : (버럭) 전하께오서도 아시고 계시는가 물었다!!

김상궁 : 예, 전하께오서도 아시고 계신줄로 아옵니다.

윤비 : ..음!

김상궁 : ...!

윤비 : 허면 자네가 이 나뭇잎에 대해 전하께 고한 일이 있던가?

김상궁 : 천부당 만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기필코 그런일이 없었사옵니다.

윤비 : 기필코 그런 일이 없다?

김상궁 : 예, 쇠인이 어찌 중전마마의 함구령을 어길수 있겠사옵니까?

윤비 : 허면 누가 이 나뭇잎에 대해 전하께 고하였단 말인가?

김상궁 : 쇠인은 들은바도 없고 아는바도 없사옵니다.

윤비 : 들은바도 없고 아는바도 없다?.. 알았네, 물러가게.

김상궁 : 예. (일어나 뒷걸음질로 방밖으로 나가는데)..

엄상궁 : (김상궁과 팽팽한 눈빛을 교환한다)

김상궁 : (엄상궁을 곱지 않게 보는)...

윤비 : 엄상궁, 당장 세 빈들을 불러들이게.

엄상궁 :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김상궁 : (나가면서 흠짓)...!



S#16.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 (금이를 휙-보며) 뭬야, 중궁전에서 찾으신다?!

금이 : 예, 당장 중궁전으로 들라하십니다요.

경빈 : 호호호. 중전마마께오서 조광조와 함께 썩은 배에 오르시려 하시는게지!

금이 : ...예에?

경빈 : 아니다, 어서가자구나. (일어서며) 중전마마를 기다리게 해서야 되겠느냐?!

금이 : ...?



S#17. 대궐 일각


희빈, 잔뜩 굳은 표정으로 향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오고 있다.

창빈, 맞은편에서 오다가 희빈과 마주친다.


창빈 : 희빈, 중궁전에 드시는겝니까?

희빈 : 예, 중전마마께오서 또 어인 연유로 부르시는지 이 사람은 불안합니다.

창빈 : 희빈 마음이 결백하다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뭐 있겠습니까?

희빈 : (방귀뀐 놈이 화내듯) 이 사람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이 없습니다.

창빈 : (미소) 예, 허니 인상 좀 펴세요, 고운 얼굴에 주름살지겠습니다.


희빈, 창빈과 나란히 중궁전쪽으로 간다.



S#18. 중궁전 뜰 앞


희빈과 창빈, 다른길에서 오는 경빈과 마주친다.

경빈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희빈은 뭔가 불안한 표정이고,

창빈은 경빈의 미소짓는 얼굴을 외면한 채 중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위로.


경,희,창빈(E) : 중전마마, 찾아계시옵니까?



S#19.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아있는 경빈, 희빈, 창빈의 얼굴을 날카롭게 본다.

경빈은 여유있고, 희빈은 좌불안석이고, 창빈은 담담하다.


윤비 : (무겁게 입을 떼는) 빈들은 내 앞에서 한 맹세를 기억하시는가?

경,희,창빈 : 예.

윤비 : (연상위에 <走肖爲王> 나뭇잎을 내보이며) 빈들은 내 앞에서 이 나뭇잎과 무관함을 소명했고,

         만에 하나 이것과 연관이 있음이 밝혀졌을 시에는 목숨을 맡기겠다고 맹세 하였느니! 아직도 그 맹세엔 변함이 없는가?!

경,희,창빈 : 예, 마마!

윤비 : 내 궐내에 함구령을 내렸건만 이미 전하께오서 이 나뭇잎에 대해 알고 계시다고 들었네.

희빈 : (불안한 표정을 감추느라 굳어지는)..!

윤비 : 나는 이번 일을 전하께 고한 자가 후원 나뭇잎 마다 꿀로 글짜를 써 일을 꾸민 자와 동일인이라 확신하네.

경,희,창빈 : ...

윤비 : (경빈을 보다가) 또한 전하께 이번 일을 고한 자는 여기 앉아 있는 세 빈들중 한명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누구인가? 어서 나서게.

경,희,창빈 : ...

윤비 : 정녕 내 손에 회초리를 쥐어야 바른 말을 토하겠는가?!

희빈 : (움찔)...!

창빈 : 신첩, 아뢰옵기 황송쩍사오나 중전마마께오서 성급하신 판단을 하시는 것은 아니온지 심히 우려되옵니다.

윤비 : 성급한 판단이라?

창빈 : 예, 마마. 신첩의 소견엔 이번 일이 전하께 알려지면 조정이 발칵 뒤집어질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되옵니다.

         조정이 혼란에 휩싸이면 후궁전의 누구에게도 득이 될 리가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온데

         감히 누가 전하께 고하겠사옵니까? 마마께오서 다시한번 상량해 주시옵소서.

희빈 : (약간의 안도)..

윤비 : ('일리는 있다')..허나!

희빈 : (움찔)...?!

윤비 : 내 바로 그 자를 찾아내어 어떤 이득을 보려하는지 알아내려 함이오!

경빈 : 신첩, 중전마마께오서 영명하오신 판단을 내리신것이라 사료되옵니다. 마마께오서 함구령을 내리신 이후에

         전하께오서 어느 처소로 납시셨는지를 알아 보시오면 답이 나올것이라 사료되옵니다.

희빈 : ..겨, 경빈?! 허면 이 사람이 전하께 고하였단 말이오?!

경빈 : 사리를 따져보면 그렇다는 말이지요.

희빈 : 뭐요?!

윤비 : (경빈과 희빈을 살핀다)...

희빈 : (윤비앞에 납짝 엎드리며) 중전마마, 신첩 억울하옵니다. 신첩이 그런짓을 하였다면

         당장 이 자리에서 천벌을 받겠사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흐흑..

경빈(E) : (싸늘한 미소) 희빈, 잘도 꾸며대시는구려!

윤비 : 희빈은 정녕 이 나뭇잎에 대해 전하께 고한 일이 없단 말인가?!

희빈 : 예, 신첩 정녕 그런 일이 없사옵니다.

윤비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는 없음은 빈들도 잘 알고 있을게야! 이번일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언젠가 반드시 드러날 것이야.

경빈(E) : 흥, 그 전에 중전마마께오서 궐밖으로 내쳐지실 줄은 어찌 모르시나이까?

윤비 : 내 빈들에게 분명 일러두겠네. 내명부가 조정일에 나선다면 필시 전하께오서 정사를 돌보시는데 발목을 잡게 되고

         누를 끼칠 것이 자명한 일이야! 허니 빈들은 전하를 위해서 또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조정일에는 나서지 않는 것이

         올바른 본분일 것일세!

경,희,창빈 : ...

윤비 : 앞에 앉아 있는 빈들중에서 무슨 속내를 가지고 이번 주초위왕을 꾸민 자가 있다면! (쏘아보며) 당장 접도록 하게!

희빈 : ..!

윤비 : 허면 내 이번 일은 불문에 부칠 것이야. 허나 내 명을 듣지 않겠다면 내 손으로 빈들의 세치 혀를 잘라낼 것이야!

경,희,창빈 : (섬뜩)...!



S#20. 동 중궁전 방 밖 복도


중종, 대전내관과 김상궁을 거느리고 방쪽으로 오다가 멈춰선다.


중종 : (인상을 찌푸리며) 세치 혀를 자르겠다?

엄상궁 : (보고 흠짓놀라)..중전마마, 주상전하 납시셨사옵니다.

중종 : (굳은 표정으로 방문을 확 열고 들어간다)...!


엄상궁과 김상궁의 눈빛이 부딪친다.



S#21. 동 중궁전 방 안


중종, 방안으로 들어오면 윤비와 경빈, 희빈, 창빈, 일어서서 중종을 맞이한다.


윤비 : 전하, 납시셨사옵니까?!

중종 : (버럭) 중전! 중전이 어찌 과인을 이리 기망한단 말이오?!

윤비 : 전하, 기망이라니요?

중종 : 과인이 중전에게 그리도 자중, 또 자중하라 일렀거늘 어찌 빈들을 불러들여 주초위왕에 대해 추궁을 하는게요?!

윤비 : 전하, 신첩은..

중종 : 그 입 다무시오!

윤비 : 전하!

중종 : 다무시오! 중전이 지금 하시는 일이 조정일에 간여를 하는 것임을 어찌 모르신단 말이오?!

         중전께선 여기 있는 빈들을 나무라시지만 말고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시오! 과인의 눈과 귀를 가리려고 하는자가 누구인지,

         또한 과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과연 누구요?! 과인에게 누를 끼치고 있는 자가 중전 자신임을 어찌 모르신단 말이오!

윤비 : (충격)...!!

경빈 : (고소한 미소)...

희빈 : (안도)...

창빈 : (안스럽고)...

중종 : 중전, 정녕 폐서인을 자초하시려는게요!!

윤비 : ...!!

중종 : 빈들은 물러들 가시오!

경,희,창빈 : ...

중종 : 어서요!

경,희,창빈 : 예. (조아리고 방문 밖으로 나간다)

중종 : (윤비를 쏘아보며) 과인이 분명히 말해두리다. 중전께서 한번만 더 조정일에 나선다면

         내 정녕 가만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오! 과인의 말을 명심하시오! (휙-나가버린다)

윤비 : (정적속에서)...!



S#22. 빈청 안


탁자위에 <走肖爲王>이 새겨진 나뭇잎 몇 개가 놓여있다.

정광필과 안당, 김전과 김안로, 이장곤이 심각하게 앉아있다.


정광필 : 주초위왕이라..누가 이런 짓거릴 했는지 심상치가 않습니다.

안당 : 허허, 조정에 큰 사안이 있을때마다 화살에 매어져 대궐벽에 날라와 박히는 익명서와 매한가지 아니겠사옵니까?

김전 : 허나, 이것이 지밀주변 후원에서 발견되었다면 필시 궐안 사람의 소행일터인데 만에 하나 전하께오서 아시게 되신다면?

안당 : 하오나 전하께오서 이미 위훈을 삭제하신다는 전교를 내리시지 않으셨사옵니까? 의정부 신료들만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이번 일은 잘 무마 되리라 생각되옵니다.

정광필 : 이조참판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김안로 : 시생은 근자에 들어 빈청에 정국공신들께서 나오시지 않는게 마음에 걸리옵니다.

김전 : 그 무슨 뜻이냐?

김안로 : 조정의 일들이 궐밖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말씀드리는 것이옵니다.

이장곤 : (감았던 눈을 번쩍 뜬다)...!

김전 : 궐밖에서?

정광필 : 궐밖에서 조정일을 논의한다..!

이장곤 : 음!



S#23. 몽타쥬


1) 남곤 사랑채 방 안

-남곤이 고형산(*60대 후반)과 60대의 도포짜리들과 둘러앉아 뭔가를 심각하게 논의중이다.

고형산을 비롯한 도포짜리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2) 어느 정자 위

-심정이 성운(*30대)과 낮게 말을 주고 받는다.

성운,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심정, 성운과 손을 맞잡는다.



S#24. 조광조 사랑채 방 안


조광조를 중심으로 김식, 김정, 김구, 윤자임, 기준, 박세희, 박훈이 앉아있다.


조광조 : 전하께오서 우리들의 주청을 들어주셨으니 이제는 우리 사림들이 나서서 조선을 도학의 나라로 올려 세워야할 것이오.

김식 : 암, 이번에 전하께오서 참으로 힘드신 결정을 내리신 것일세. 어찌되었던 전하를 보위에 추대한 정국공신들 아니던가?!

         그들을 잘라내시다니 (눈물 글썽) 이 사람은 전하에 대한 감동이 북받쳐 올랐다네.

김구 : 그러기에 전하께오서 성군의 자질을 갖추셨다는게 아니겠사옵니까?

조광조 : 허니 우리들이 전하께오서 천세만세에 길이 빛날 성군이 되시도록

            전하를 받들어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외다.

일동 : (끄덕이며)..!

김정 : (심각해지며) 헌데 소문을 들으셨소?

조광조 : 소문이라니요?

김정 : 정암을 조정에서 찍어내기 위한 거사에 대한 소문말이오.

조광조 : 허허, 전하께오서 위훈삭제에 대한 삼사의 주청을 가납해 주셨소이다. 이런 판국에 거사라니 당치도 않소이다.

            소인배들이 사랑채에 모여 앉아 뒷공론이나 하는것이겠지요.

김구 : 이 사람도 그런 소문을 들은 것 같사옵니다!

조광조 : 허허, 이사람은 소인배들이 그 어떤 책동을 부린다해도 외눈 하나 깜짝 안할것이옵니다.



S#25. 중궁전 방 안


윤비, 찻잔을 앞에 놓고 골똘하게 생각에 잠겨 있는데.


엄상궁 : (보며) 마마, 다(茶)가 식었사옵니다. 다시 다려 올리겠사옵니다.

윤비 : ..엄상궁, 내 사가 둘째 오라버니께 기별을 넣어 난정이를 들라하게.

엄상궁 : 난정이 혼자 말씀이옵니까?

윤비 : (끄덕이며) 그리하게. 서둘러주게.

엄상궁 : 중전마마, 지금 금족령이 내려있사옵고 중궁전을 엿보는 눈이 많을진대 난정이를 혼자 들게 하시옵니까?

윤비 : ...

엄상궁 : 쇠인 생각엔 때가 좋지 않은 듯 싶사옵니다.

윤비 : ..음!..자네말에도 일리가 있네. 허나 한시가 급한 일이야.

         또한 난정이가 총명한 아이니 그리 기별을 전하면 알아서 할걸세.

엄상궁 : 예.

오상궁(E) : 중전마마, 원자아기씨 드셨사옵니다.

윤비 : 오, 어서 뫼시어라.

오상궁(E) : 예.


방문이 열리면 원자가 들어와 윤비에게 쪼르르 달려간다.

그 뒤로 따라들어오는 박상궁(보모상궁)이 윤비에게 조아린다.


원자 : (윤비에게 안기며) 어마마마.

윤비 : 원자, 그동안 잘 지내셨소?

원자 : 예, 어마마마, 소자 어마마마와 후원에 나가 꽃구경을 하고 싶사옵니다.

윤비 : 이 어미도 그러고 싶지만 전하께오서 금족령을 내리셨으니 중궁전 밖으로는 나갈 수가 없구려.

원자 : 어마마마, 소자가 아바마마께 말씀을 올리겠사옵니다.

윤비 : (저으며) 아니오, 원자.. 그러지 마시오..(글썽) 에미는 원자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족합니다.

원자 : 어마마마, 왜 우시옵니까?

윤비 : 원자가 이 어미를 잊지 않고 발걸음을 해주니 기뻐서 그러오..

         (껴안으며) 이 에미 없으면 원자가 이 풍상한설을 어찌 겪어내실꼬?

박상궁 : (윤비를 유심하게 보는)...!



S#26.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의 무릎 위에 원자가 앉아있고 그 앞에 박상궁이 앉아있다.


자순대비 : 뭐라? 중전께오서 원자를 안고 눈물을 보이셨단 말이냐?

박상궁 : 예, 대비마마..원자아기씨께오서 어찌 풍상한설을 겪어내실까하는 걱정을 하셨사옵니다.

자순대비 : 음!..참으로 큰일이로구나. 주상께서 진노를 푸시지 않는다면 중전께 큰 화가 미칠수도 있음인데..

               이 일을 어쩌면 좋을꼬?

원자 : (자순대비를 보는)...?



S#27. 어느 정자 위


난정과 길상이 앉아있다.


난정 : 길상아, 너한테 신세만 지는구나.

길상 : 네 이복오라비가 어인 까닭으로 너를 해꼬지를 하려는게냐?

난정 : (씁쓸한 미소)..이 조선땅에서 첩실로 태어난 팔자때문이겠지.

길상 :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나를 불러. 만사 제쳐놓고 달려 올테니까.

난정 : (보다가) 길상아.

길상 : (보는)...왜?

난정 : 만약, 만약에 말이야.. 나하고 조정암 나으리 모두에게 위험이 닥치면 어찌 할거니?

         누구를 먼저 구하려고 올거냐 이 말이야.

길상 : (피식 웃으며) 실없긴?.. 그런 일은 없을거야.

난정 : (진지하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길상 : (보다가)..알고 싶니?

난정 : (끄덕)..그래.

길상 : 만일 너하고 조정암 나으리 모두에게 위험이 닥친다면... 너를 구하러 달려 갈거야.

난정 : ...허면 조정암 나으리는 어쩌고?

길상 : 내 소임을 다하지 못했으니.. 목숨을 내놔야겠지.

난정 : ...!!

길상 : ...그만 가봐야겠다..(일어서는데)

난정 : 길상아, 너 정말 조정암 나으리 일에 손을 뗄 생각이 없는게야?

길상 : 나중에 또 보자. (정자 아래로 내려가는데)

난정 : 몸조심해. 사람 목숨은 하나뿐이야!

길상 : (돌아보고 씩 웃어주고는 몸을 돌려 가버린다)

난정 : (불안한 느낌)...!



S#28. 백치수 사랑채 외경


송서방(E) : 길상이를 찾아서 데려 오란 말씀이시옵니까?



S#29.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백치수와 송서방이 앉아있다.


백치수 : (끄덕이며) 그래, 화급을 타투는 일일세. 대사헌영감 주변에 있을테니 속히 길상이를 찾아 데려오도록 하게!

송서방 : 예, 어르신!

능금(E) : 백도주 어른, 나 능금이요!

백치수 : (방문쪽 보며) 들어오너라. (송서방 보고) 자넨 나가보게.


능금이 들어오고 송서방이 방문 밖으로 나간다.


백치수 : (냉랭하게) 무슨 일이더냐?

능금 : (앉으며 노려본다) 길상이가 장삿길 떠난게 아니라면서요?

백치수 : 음!..맞다, 내 길상일 조정에 계신 분의 호위로 보냈다.

능금 : 어찌 그러실수 있소?! 재물 몇푼에 사람의 목숨을 사서 도주 어른 마음대로 놀릴수 있는거요?!

백치수 : 네 상관할 바가 아니니 썩 물러가거라. (장부를 보는)

능금 : 알았소. 내 아주 짐싸서 이 객주 떠날거요.

백치수 : (고개들고 보는)..뭐라? 내 재물을 털어먹겠다던 네가 겨우 요거밖에 안되는 것이더냐?!

능금 : 재물?! 재물만 많으면 뭐하오? 사람을 눙치고 어루고 속여 먹는거 이젠 넌덜머리가 나우!

         길상이만 돌아오면 짐싸서 송도로 돌아갈거요. 그리아시우! (벌떡 일어나서 나가려는데)

백치수 : 능금아!

능금 : 난 사람을 팔고 사는 물건보듯 하는데서 더 지낼 맘 없소! 그 많은 재물 옆에 끼고 도주 어른 혼자 잘먹고 잘사시우!

         (휙-방밖으로 나간다)

백치수 : ...



S#30. 홍경주 사랑채 외경



S#31. 동 사랑채 방 안


홍경주 앞에 남곤과 심정이 앉아있다.


홍경주 : (중종의 밀지를 펴들며) 이것이 전하께오서 내리신 언문 밀지올시다.

남곤 : 무어라 쓰시었사옵니까?

홍경주 : 이 사람은 밀지를 읽는동안 통분하여 눈물이 흘렀소. 두분 대감께서 직접 읽어 보시구려.


홍경주, 밀지를 건네주면 남곤이 밀지를 펴들고 보는 위로.



S#32. 편전 방 안 (밤)


중종, 황촛불 아래서 <走肖爲王> 나뭇잎을 보며 언문밀지를 써내려가는 모습 위로.


중종(E) : 근자에 주초의 무리가 정국공신들의 훈작을 깍는 것은 강상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 주장하나

              실은 과인의 날개와 깃을 꺽은 연후에 반역을 일으켜 주초를 따르는 무리가 조광조를 추대하려 함이 분명해 졌도다.

              조광조가 현량과를 설치한 것도 이제 생각해보니 자기의 세력에 날개를 달아주고자 함이 자명해졌노라.

              조정의 크고 작은 벼슬과 공론이 주초의 무리에서 나오게 되니 삼사는 물론 대신들까지 조광조를 우러러 보고 있다.

              또한 대궐 지밀 주변의 후원에까지 주초위왕의 글자를 써서 민심이 조광조에게 돌아가게 만들었도다.

              주초의 무리가 반역을 일으킨다면 그대들은 어육이 될 것이요, 과인 역시 폐주의 비참한 말로를 걸을것이 자명하거늘

              과인이 어찌 분루를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조정에 과인의 충신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과인의 충성스러운 남양군에게 이르노니 믿을 만한 사람들과 힘을 합쳐 주초의 무리를 도모하여

              주초의 무리에게 둘러싸여 고립무원되어 핍박받는 과인과 위태로운 이 나라 종묘사직을 구하도록 하라.



S#33. 동 홍경주 사랑채 방 안


남곤과 심정, 눈물 글썽한 눈으로 밀지를 연상위에 놓는다.


홍경주 : (울음이 북받치는) 전하의 뜻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외다.

            하루라도 속히 공신들을 규합하여 주초의 무리를 찍어내십시다.

남곤 : 남양군 대감, 이번 일은 공신들의 힘만으로는 벅찬 일이옵니다.

홍경주 : 예판, 그 무슨 말씀이시오? 이제와서 발을 빼시려는게요?

남곤 : 발을 빼려는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은 전하의 뜻에 따라 조정에서 반역의 무리를 찍어내는 일이라 이 말씀이외다.

홍경주 : ...?!

심정 : 예판의 말씀은 지금 조정신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도리어 우리가 찍혀져 나갈수도 있음을 우려하시는겝니다.

홍경주 : 허면 어쩌잔 말이요?

남곤 : (도포 소매속에서 명단을 꺼내며)...우선 여기 적힌 조정신료들을 설득하여 일을 함께 도모해야 합니다.

홍경주 : (명단을 보며 입속으로 중얼중얼거리며 보는)...영의정 정광필.. 지중추..안윤덕..공조판서..김전..호조판서..고형산..

남곤 : 그 명단중 대부분은 벌써 우리와 한배를 타기로 결의를 했사옵니다.

홍경주 : (눈이 휘둥그레지며) 병조판서 이장곤?! (놀라) 아, 아니 병판 이장곤까지 함께요?! 이 자는 조광조의 측근 아니오이까?!

심정 : 병조판서를 우리쪽에 끌어들이지 못하면 승산이 없사옵니다.

         병판없이 어찌 군사를 동원하여 주초의 무리를 잡아들일 수가 있겠소이까?

홍경주 : 음..병판이 우리에게 동조해 줄지 모르겠소?

남곤 : 화천군에게 계책이 있다니 믿어봐야지요.

홍경주 : (심정을 보는) ...정말 계책이 있으시오?

심정 : 믿으시옵소서, 우리에게는 전하의 밀지가 있지 않소이까?



S#34. 홍경주 집 근처 골목길


남곤과 심정, 사인교를 나란히 타고 오고 있다.


남곤 : 화천군, 정말 생각대로 병조판서를 끌어들일 수 있겠소?

심정 : 진인사대천명이란 말도 있지 않소이까? 대감께오선 길시과 방위부터 잡으시는 편이 좋겠소이다.

남곤 : (끄덕이며 어딘가를 향해) 삼아-


어느새 나타난 중치막이 남곤의 사인교 옆에 붙어선다.


중치막 : 찾아계시옵니까, 대감마님.

남곤 : 눈에 띄지 않게 방백인이를 데려오너라.

중치막 : 예. (순식간에 사라진다)



S#35. 윤원형 집 대문 밖


윤임이 탄 사인교와 윤임처가 탄 가마가 계단을 올라간다.

박서방이 그 옆을 따르며 소리친다.


박서방 : 이리오너라-이리오너라-


대문이 열린다.



S#36. 동 윤원형 대문 안 마당


윤임의 사인교와 가마가 대문안으로 들어선다.

임서방과 하인들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임서방(E) : 대감마님, 판부사대감 내외분께오서 오셨사옵니다요.



S#37.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윤지임과 윤원로, 윤원형의 앞에 윤임이 앉아있다.


윤지임 : 판부사대감께오서 동부인까지 하시어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윤임 : 허허, 오랜만에 인사도 여쭐겸 또 안심도 시켜드릴겸 걸음을 했사옵니다.

윤지임 : 안심이라니요?

윤임 : 이번에 전하께오서 조정암과 사림들의 뜻을 받아들여 위훈을 삭제 하셨다니 앞으로 중궁전에 대한 전하의 노여움도

         차차 풀릴 것이옵니다.

윤지임 : 중궁전에 대한 노여움이라니요?!

윤원로 :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허면 전하께오서 중전마마를 보시는 눈이 곱지 않으셨단 말씀이시옵니까?

윤임 : 허어, 이거 모르고 계셨사옵니까? 이사람이 큰 결례를 하였사옵니다.

         (윤원형 보며) 이 사람은 작은 조카님께서 벌써 말씀드려 아시는줄 알았사옵니다 그려.

윤원형 : (당황하여) 아버님, 소자도 금시초문이옵니다.

윤지임 : 몰라?! 이놈아, 판부사께서 말씀을 아니 하셨다면 중전마마께오서 때 아닌 삭풍을 맞고 계신 판에

            아비란 작자는 팔자 좋게 금강산 구경이나 다니고 있을뻔 했구나!

윤원형 : 아버님, 어찌 소자가..

윤원로 : 시끄럽다, 이놈! (윤임에게) 판부사대감 자세히 말씀 좀 해주시지요. 중전마마께오서 지금 어떤 처지시옵니까?

윤임 : 허어, 이거 괜한 말씀을 올렸나 보옵니다.

윤지임 : 대감! 누구 속 터져 죽는 꼴을 보고 싶으시옵니까?

윤임 : 예, 말씀 올리지요, 이 모두가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밝히신 연후의 일이지요.

윤지임,원로 : ('회임을 않겠다?' 휘둥그레져서 서로의 얼굴을 보는)...!

윤원형 : (낭패한) 음..!



S#38. 동 윤원형 별채 초당 방 안


김씨와 윤임처가 앉아있다.


김씨 : 허면 중전마마께오서 원자아기씨를 위해서 회임을 하지 않겠다고 하셨단 말씀이옵니까?

윤임처 : 그렇다네. 원자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시는 그 날까지는 회임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밝히셨다네.

김씨 : (뭔가 생각하는)...?!

윤임처 : 허니 중전마마를 너무 섭섭해하지 말게나.

김씨 : 제가 정치를 모르는 아녀자의 몸이오나.. 정치란 것이 참으로 무섭사옵니다. (눈물 글썽)..

         어찌 아녀자로 태어나 회임까지 아니하시겠다는 것인지...

윤임처 : 언젠가 원자아기씨께오서 세자에 책봉되시면 중전마마의 높으신 덕을 후세사람들은 물론이고 백성들도 칭송할걸세.

김씨 : ...

윤임처 : 것보다도 자넨 언제 조카님과 합방을 할텐가?

김씨 : (보는) 예에?

윤임처 : 자네 요즘 조카님이 기생아이한테 푹 빠지시어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들었네.

            조카님 마음을 잡으려면 자네가 얼른 합궁택일부터 해야 할 것이야.

김씨 : ...!



S#39. 동 윤원형 안채 중문 안 마당


윤임의 사인교와 윤임처의 가마가 대문 앞에 서 있다.

윤원형이 배웅중이다. 그 뒤편에 임서방과 배천댁, 탄실이가 서있다.


윤임 : 내 괜한 말을 꺼내어 평지풍파를 일으킨 듯 싶구먼.

윤원형 : 아니옵니다. 언제고 아셨을 일이 아니옵니까?

윤임 : 조정이 조용해지면 술이나 한잔 하세나.

윤원형 : 그럽지요.

윤임 : (박서방보고) 가세 박서방.

박서방 : 예, 어서들 뫼시게. (사인교와 윤임처의 가마가 출발한다)

윤임처 : (가마에서 얼굴 내밀고)..조카님, 조강지처의 마음을 아프게 하시면 아니되십니다.

윤원형 : 예.


윤임의 사인교와 가마가 떠나간다.

윤원형, 대문이 닫히면 사랑채 쪽으로 돌아서는데.


임서방 : (다가오며 낮게) 서방님, 궐에서 마마님이 나오셨사옵니다.

윤원형 : 마마님이?

임서방 : 작은 사랑에 뫼셨사옵니다.



S#40.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윤원형 앞에 오상궁이 앉아있다.


윤원형 : 허면 중전마마께오서 난정일 혼자 들라 명하셨사옵니까?

오상궁 : 예, 지금 중전마마께 금족령이 내려계시옵고 중궁전을 지켜보는 눈이 많다고 하셨사옵니다.

윤원형 : 허, 그런 판국에 난정일 혼자 들라니요?

오상궁 : 난정이가 총명하니 그리 전하면 알아들을 것이란 말씀을 하셨사옵니다.

윤원형 : (갸웃)..알았소이다.



S#41. 남곤 집 사랑채 외경


방백인(E) : 예에? 내일 밤 입궐 길시와 방위를 정해 달란 말씀이옵니까?



S#42. 동 남곤 사랑채 방 안


방백인, 앞에 앉은 남곤과 심정의 표정을 살핀다.


방백인 : 하온데 어찌하여 대감들께오서 야심한 밤에 입궐하시려는 겝니까요?

남곤 : (버럭) 그거야 자네가 알 것 없고! 하겠는가 말겠는가?!

방백인 : (눈치를 보며)..하오나 천기를 누설하는 일이오라..

심정 : (묵직한 염낭을 방백인 앞에 툭 던진다)

방백인 : (그제서야) 예, 합지요. 점바치가 택일하고 방위잡는 일이 업이니 천기를 누설한들 무슨 대수겠습니까?!


(시간경과)

방백인, 혼신의 힘으로 주문을 외우며 뭔가를 중얼중얼거리고 있다.

남곤과 심정이 방백인을 주시하고 있다.

방백인, 붓을 들어 앞에 놓인 종이에다가 뭔가를 휘갈겨 쓴다. (* 乙巳, 亥時, 北位라고 쓴다)


방백인 : (종이를 들어 남곤에게 건네며) 예, 있사옵니다.

남곤 : (받아들고 보며)..음! 틀림없겠지.

방백인 : 이놈이 천기를 누설하였사오니 그 시를 놓치시오면 대감들에게나 이놈에게 액운이 닥칠것이옵니다.

남곤 : 액운이라니?!

방백인 : 하루 아침에 충역이 갈릴수도 있다 이 말씀입지요.

남곤 : ('이놈이 알고 있구나!') 뭐라, 충역이 갈려?!

심정 : (노려보며) 만에 하나 자네가 잡소리라도 흘린다면?!

방백인 : (결연하게) 이놈 세치 혀를 자르겠사옵니다.

남곤 : 그 말 내 귀에 담아 두겠네!

방백인 : 예. (방문 밖으로 나간다) 허면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심정 : (종이를 보며) 북쪽이라면 신무문이 아니옵니까?

남곤 : (끄덕이며) 저 치가 돌파리는 아닌게요. 궐문중에서 신무문 열쇠만은 사약방에 있으니

         입직 승지들이 모르게 입궐할수 있을거외다!

심정 : ...음! 헌데 내일밤이면 너무 촉박한게 아닐지요?

남곤 : 쇠뿔도 단김에 뽑으랬다고.. 지체하면 주초의 무리들이 눈치를 채릴 수 있으니 서두르는게 좋을 듯 싶소.

심정 : 허면, 이 사람이 입궐하여 경빈마마께 말씀을 올릴테니 대감께오서 병조판서를 만나 설득을 해보시지요.

남곤 : 그럽시다.. 헌데 지금 남양군께오서는 뉘를 만나시는지?

심정 : 도총관댁으로 가셨을거외다!



S#43. 정윤겸 사랑채 외경


정윤겸(E) : 예에? 오위도총부 군사들을 동원하여 달라니요?!



S#44. 동 정윤겸 사랑채 방 안


정윤겸과 홍경주가 마주 앉아있다.


홍경주 : 이사람과 도총관은 병인년 폐주를 몰아낼때 갑옷을 입고 말머리를 같이 하여 섰던 사인데 무엇을 숨기겠소이까?!

            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리다!

정윤겸 : (긴장하여 듣는)...

홍경주 : 이번에 조정에서 조광조를 찍어내려 하외다.

정윤겸 : 허면 남양군께오서 반정을 일으키려 하시옵니까?!

홍경주 : 반정이 아니라 전하의 뜻을 충정으로 받들고자하는 거사외다!

정윤겸 : 음! 반정이든 거사든 이 사람은 전하의 어명이 없이는 군사를 움직일수가 없소이다!

홍경주 : 도총관!

정윤겸 : 이 사람, 귀를 씻고자 하니 이만 물러가시지요!

홍경주 : (보다가 도포 소매에서 밀지를 꺼내며) 전하의 어필로 써주신 밀지요!

            이 안에 주초의 무리를 도모하라는 명이 계셨소이다.

정윤겸 : (눈길도 안주며) 옥새가 찍히지 않은 밀지 한 장 때문에 군사를 움직여 이 나라의 종사를 위태롭게 할 수는 없소이다!

홍경주 : 허어, 어찌 전하의 뜻을 모르시는게요?!

정윤겸 : (방밖에다) 배서방- 남양군께오서 돌아가신다니 뫼시게!



S#45. 동 방밖 사랑채 마당


배서방 : (사랑채 방쪽으로 오며) 예, 대감마님. (홍경주의 갖신을 똑바로 해놓는다)



S#46. 동 정윤겸 사랑채 방 안


정윤겸, 고집스럽게 시선을 돌리고 있고

홍경주, 그 모습을 보다가 어쩔수 없다는 듯 '끙-' 일어선다.


홍경주 : 도총관, 반드시 후회하실 날이 있을거외다.

정윤겸 : (휙-보며) 남양군대감! 만에 하나 대감께오서 군사들을 움직여 범궐코자 한다면

            이 사람은 목숨을 걸고 그 반역의 무리를 토벌할 것이외다!

홍경주 : 음! (휙-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정윤겸 : ...!



S#47. 동 사랑채 방밖 마당


홍경주, 신발을 신고 '끙-' 불편한 신음을 토하며 대문쪽으로 간다.

그 뒤를 따르는 배서방.

옥련, 안채쪽에서 홍경주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뭔가 불길한 표정으로 사랑채 방쪽을 돌아 본다.



S#48. 동 정윤겸 사랑채 방 안


정윤겸, 생각에 잠겨있는 얼굴위로.


정윤겸(E) : 허,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어찌 한다..?



S#49. 난정모 집 마당


난정모, 빨래를 널고 있는데 달래, 새끼줄로 묶은 생선을 가지고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달래 : (난정모 보고) 아주머니!

난정모 : (돌아보고 반가운) 달래야, 이게 얼마만이냐? 참, 잘 왔다.

달래 : (손에 쥔 새끼줄 내밀며) 아주머니, 이거요.

난정모 : 아유, 이리 귀한 걸, 어찌 가져왔누?

달래 : 객주에서 일해서 얻은거니까, 저녁상에 올리세요.

난정모 : 참으로 고맙구나..

정렴 : (대문 안으로 들어서며) 장흥댁!

난정모 : (경계하듯 보며)..도련님, 어찌 자꾸 쇤네 모녀를 위협 하시려는겝니까?

정렴 : (망설이며 보다가 무릎을 털썩 꿇고 고개를 숙인다)... 내 잘못했네! 지난 잘못을 다 용서해 주게.

난정모 : (어리둥절)..예에? 도련님 어찌 이러시옵니까? 얼른 일어나세요.

정렴 : (이를 물고 보며)..난정이가 들어오면 내 분명 자네에게 용서를 빌었다고 전해주게! (일어서서 휙 대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난정모 : ('무슨 일인지?')...?!

달래 : ...?



S#50. 동 난정모 집 대문 앞


정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여 대문밖으로 나와 어디론가 간다.

박희량, 뒤편 담벼락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정렴의 뒷모습을 본다.


박희량 : (난정모 집쪽을 돌아보며)...!



S#51. 갖바치 마당


난정,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난정 : (두리번거리며) 아무도 아니 계신가?

당골네 : (뒷곁에서 나오며) 오, 난정이 왔구나?!



S#52. 동 갖바치 아랫방 안


난정과 당골네가 마주 앉아있다.


난정 : 사람들로 넘쳐나던 집안이 오늘따라 어찌 이리 조용해요?

당골네 : 이 댁주인하고 땡초스님은 조정암댁에 문상간다고 나가셨다.

난정 : (의아) 조정암께오서 상을 당하셨대요?

당골네 : 거야, 내 어찌 아누? 그냥 귀동냥 한게지... 우리 바깥 양반이야 또 어디가서 술이나 푸고 있겠지, 뭐!

방백인(E) : 임자, 임자!

당골네 : 으휴, 뭣도 제 말하면 온다고 난정아, 저 이가 양반은 아닌게 분명허지?

난정 : (미소)..

방백인 : (방문 열고 들어오며) 서방이 왔는데 어찌 코빼기도 안보이는거여?! (난정보고) 난정이 왔느냐?

난정 : 예, 아저씨.

방백인 : 이 여편네야 냉수나 한 사발 퍼와.

당골네 : 에휴, 이 웬수. 임자두 이댁 주인처럼 점잖은 선비분들과 사귀어 두셨으면 좀 좋우?

            나중에 정승 판서를 하실분들하고 아니우?!

방백인 : 정승판서?! 헹, 내일밤이면 그 양반들 모가지가 날아갈 판인데!

난정 : (흠짓 보며) 그 양반들 모가지가 날아가다니요?! 아저씨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방백인 : (당황하여)..아,아니다.

난정 :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S#53. 난정모 집 대문 앞 길


난정,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는데.


임서방 : (난정의 앞을 막으며) 난정아.. 우리 서방님께오서 기다리고 계신다.

난정 : (생각에서 깨어나며)...!



S#54. 난정 초가 마당


난정, 대문 안으로 들어와 방문 앞에 선다.


난정 : 나으리, 난정이옵니다.

윤원형(E) : 오, 어서 들어오너라.

난정 : (방안으로 들어간다)



S#55. 동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윤원형 앞에 앉아있다.


난정 : 뭐라구요?! 아니 중전마마께오서 금족령을 당하셨단 말이옵니까?

윤원형 : 그래, 중궁전을 지켜보는 눈이 많다고 하시면서 널 혼자 입궐하라고 명하셨다.

            내 머리로는 중전마마께오서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신지 모르겠구나.

난정 : (뭔가 눈을 빛내는)...!

윤원형 : 난정아, 너는 무슨 짐작이라도 가느냐?

난정 : 나으리, 이년이 중전마마를 찾아뵈온 연후에 말씀드리겠사옵니다.

         헌데 이년이 남들 눈을 피해 입궐을 하려면 나으리께오서 도와주셔야 하옵니다.

윤원형 : ...?!



S#56. 조광조 집 근처 골목길(32회 S#11의)


갖바치와 당추, 걸어가고 있다.

갖바치, 착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푹 내쉰다.


당추 : (보며) 아우님, 한숨소리에 땅 꺼지겠네!

갖바치 : (만감이 교차한다)...가십시다.


길상, 한 곳에 숨어 당추와 갖바치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는 위로.


조광조집사(E) : 영감마님, 웬 중과 갖바치가 영감마님을 뵙겠답니다요.



S#57. 조광조 사랑채 방 안


조광조, 연상앞에서 상소를 쓰고 있다가 방문밖을 흠짓 본다.


조광조 : (반갑게) 어서 뫼시어라!

조광조집사 : (E) (방문 밖에서) 예.


조광조, 붓과 상소문을 치우는데 갖바치와 당추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당추 : 나으리, 기별도 안드리고 불쑥 찾아와 송구스럽사옵니다.

조광조 : 격의없는 친구간에 기별은 무슨요? 어서들 앉으시오.

당추 : 예, (앉으며) 헌데 우리 두사람이 하시던 일을 훼방을 놓은 것 같사옵니다.

조광조 : 허허, 이사람이 전하께 올릴 상소문을 쓰고 있었소이다.

갖바치 : 상소요?

조광조 : 앞으로 이 나라 도학정치를 위한 이사람의 개혁의 포부를 조목조목 밝히고자 함이요.

당추 : ..음!

갖바치 : ...!

조광조 : 헌데 갖바치 선생과 당추선사는 어인 일로 발걸음을 하시었소?

당추 : 문상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조광조 : (의아하여) 문상이라니? 누가 상이라도 당했단 말이오?

갖바치 : 정암 나으리의 문상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조광조 : (놀라) 뭐요? 내 문상?!



S#58. 중궁전 방 안


윤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윤비 : (방밖을 보며) 엄상궁!

엄상궁(E) : 예.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방안으로 들어와)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난정이가 입궐하였다는 기별은 없는가?

엄상궁 : 예, 아직은 없사옵니다.

윤비 : ..그래?

엄상궁 : 너무 심려마시옵소서. 오상궁을 마중 내보냈사오니 난정이가 입궐하는대로 데려올 것이옵니다.

윤비 : ...



S#59. 대궐 합문 앞 마당


합문 앞을 별감들이 지키고 섰다.

승후관복을 입은 누군가가 부채로 얼굴을 가린채 들어온다. (*난정이다.)


별감 : 뉘신지요?


난정, 승후관 표신(標信)을 들어 내보인다.

별감, 조아리면 난정, 부채로 얼굴을 가린채 합문 안으로 들어간다.



S#60. 근처 일각


난정, 걸어오는데 반대편에서 금이가 쪼르르 오다가 승후관복을 보고는 한쪽으로 비켜서서 조아린다.

난정, 태연하게 금이 앞을 지나쳐 걸어간다.

금이, 승후관복이 지나가면 고개를 들고 가려다가 뭔가 이상한지 흠짓하여 돌아본다.

그러나 승후관복을 입은 난정은 이미 저만치 중궁전쪽으로 가고 있다.

금이, 갸웃하다가 몸을 돌려 제 갈길로 간다.



S#61. 중궁전 앞 뜰


관복을 입은 난정이 중궁전으로 들어가려다 멈춰서서 뒤를 휙-돌아본다. (*그제서야 부채를 거둔 난정 얼굴이 드러난다)

윤원형의 관복과 사모을 차려 입은 난정의 돌아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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