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BS대본

[여인천하] 03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438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36











S#1. 중궁전 앞 뜰


승후관복을 입은 난정이 부채를 촤륵-펴서 얼굴을 가린채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2. 중궁전 방 밖 복도


난정, 부채로 얼굴을 가린채 방문쪽으로 걸어온다.

엄상궁, 얼굴을 가린 난정을 '누구지?'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난정, 다가와 멈춰선다.


난정 : (부채를 접고 얼굴을 보인다)

엄상궁 : (난정을 알아보고 흠짓 놀라는)...?!

난정 : (조아리며) 여쭈어주시옵소서.

엄상궁 : (표정 수습하고)..중전마마, 정아무개 들었사옵니다.



S#3.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반갑게 방문쪽을 돌아본다.


윤비 : 어서 들라하게!

엄상궁 : (E) 예.


방문이 열리면 난정, 방안으로 들어온다.


윤비 : (난정을 돌아보다가 움찔 놀라 굳어지는)...!

난정 : (선채 조아리며) 중전마마, 이년의 불경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중궁전을 감시하고 있는 눈과 귀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었나이다.

윤비 : ..내려와 앉거라.

난정 : (윤비 앞으로 다가와 앉는다)

윤비 : ..오라버니의 관복이더냐?

난정 : 예, 마마.

윤비 : (인상이 펴지며 미소)..난정아, 네가 사람을 참으로 놀라게 하는구나?

난정 : (조아리며) 황공하옵니다.

윤비 : (방밖을 보며)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예.

엄상궁 :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 조아리며) 찾아 계시옵니까?

윤비 : 내 몸이 불편하여 자리를 펴고 누워야 할 것이야. 허니 중궁전 안으로 아무도 들이지 말게! 내 말뜻을 알겠는가?

엄상궁 : (알아듣고) 예,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난정아, 내 너를 어찌 불러들였는지 알겠느냐?

난정 : (고개를 숙인채)...이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사옵니다.

윤비 : ..짐작을 하고 있다?

난정 : ..이번에 전하께오서 조정암 나으리와 대간들의 위훈삭제 주청을 가납해주신 일 때문으로 짐작하고 있사옵니다.

윤비 : ('역시!')..네 어찌 그 일을 알고 있느냐?

난정 : (고개 숙인채 떨리는 목소리).. 입궐 전에 승후관 나으리께오서 귀뜸을 해주셨사옵니다.

윤비 : 그래?..(의아하게 보며) 난정아, 네 지금 우는것이냐?

난정 : (고개 숙인채 울먹이며)... 황공하옵니다..

윤비 : 고개를 들어보거라.

난정 : (고개를 들면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있다)

윤비 : 네 무슨 연유로 눈물을 보이는 것이냐?

난정 : ..곧 조정에 회오리가 몰아칠 것이온데 백척간두에 위태롭게 서계신 중전마마의 처지를 생각하니

         이년 눈물이 멈추지가 않사옵니다.

윤비 : ..회오리리니?! 전하께오서 위훈삭제 주청을 받아들이시어 조정의 분란이 무마 되어가거늘

         어찌 회오리가 몰아친단 말이더냐?

난정 : ..중전마마, 이번에 주상전하께오서 위훈을 삭제하신 일은 전하의 진정한 어의가 아닌줄로 알고 있사옵니다.

윤비 : 뭐라?! 진정한 어의가 아니다?

난정 : 지금 조정안팎의 정국공신들이 의기투합하여 조정암 나으리를 찍어내기 위한 거사를 모의하고 있사옵니다.

윤비 : (놀라) 거사?!!

난정 : 뿐만아니오라 그 거사 뒤에는 주상전하께오서 계신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윤비 : 뭣이라?! 전하께오서!

난정 : 예!

윤비 : (버럭) 네 이년! 네 어찌 감히 불경한 혀를 놀리는게냐?!

난정 : 마마, 이년의 말씀을 들어보신 연후에 이년의 혀를 자르시던 목을 치시던 중전마마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윤비 : ...?!!



S#4. 경빈처소 방 안


경빈과 심정이 바짝 마주 앉아 나지막하게 말을 나누고 있다. (*발이 내려져 있지 않다)


경빈 : 화천군, 내일밤이라 하셨습니까?

심정 : 예, 내일밤 이경에 신무문으로 입궐하여 전하를 알현한 연후에 주초의 무리를 도모할 것이옵니다.

경빈 : (끄덕이며)..예, 이번 일은 서두르는게 좋습니다. 지체 되면 조광조에게 거사 계획이 새어나갈 수도 있고

         무엇보다 전하께오서 언제 마음이 바뀌실지 모르는 일입니다. 이 사람이 사약방 내관들에게 손을 써서

         내일밤 이경에 신무문을 열어 놓도록 하겠습니다.

심정 : 하온데 이번 거사에 걸림돌이 있사옵니다.

경빈 : 걸림돌이라니요?

심정 : 병조판서 이장곤 말이옵니다.

경빈 : 이장곤이라면 조광조의 측근이 아닙니까?

심정 : 예, 이장곤이 병조판서뿐 아니라 판의금부사까지 겸임하고 있사오니 그자를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군사들을 풀 수도 없고 조광조와 죄인들을 잡아온다 하여도 의금부에 가둘수가 없사오니 낭패가 아니옵니까?

경빈 : 화천군 너무 염려마세요. 전하께오서 남양군에게 주초의 무리를 도모하라는 밀지까지 내리셨다면

         필시 무슨 생각이 계실겝니다.

심정 : 그럴까요?

경빈 : (미소) 이 사람은 전하를 믿습니다.



S#5. 중궁전 방 안


윤비 : 뭐라? 허면 내일밤 거사가 벌어진다는 말이냐?!

난정 : 예, 예조판서와 화천군께 거사의 택일과 방위를 잡아준 술사에게 들은 말이오니 틀림없을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 ..술사에게 들었다?

난정 : 중전마마께오서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사오나 마마께오서 사가에 계실적에 왕후의 자리에 오르실 것을 예견했던

         방백인이란 술사이옵니다.

윤비 : (뭔가 생각하는 얼굴위로 빠르게 스쳐가는)



S#6. 후레쉬 백(8회 S#93의)


방백인 : (땅바닥에 큰절을 하며) 중전마마, 절받으시옵소서! 중전마마께 문후 드리옵니다!



S#7.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 (다시 난정을 휙-보며) 헌데 어찌 이번 거사 뒤에 전하께오서 계신다는 것이라 생각하느냐?

난정 : 마마, 이번 거사를 주도하고 계신 예조판서와 남양군, 화천군대감께오선 비록 공신들의 영수들이시긴 하오나

         거사의 명분도 약할뿐 아니오라 당장 군사를 일으킬만한 조정의 세도 없사옵니다.

윤비 : ('헌데 어찌 거사를?')...헌데?

난정 : 헌데 그 분들께오서 이렇듯 거사를 서두르고 있다면 이는 분명

         전하께오서 어떤 언질이나 밀명이 계셨을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 ..밀명?!

난정 : 예, 전하께오서 분명 이번 거사에 대해 먼저 아실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윤비 : (생각하다)..헌데 전하께오서 조광조를 찍어내려는 심중이 계셨다면 어찌 이번에 공신들의 위훈을 삭제하셨더란 말이냐?

난정 : 아무리 군주라 한들 힘과 명분 없이 어찌 강한 신하를 꺽을 수 있겠사옵니까?

윤비 : ..?!

난정 : 지금 조정의 공론은 조정암 나으리에 의해 주도되고 있사옵고

         조정신료들까지도 조정암 나으리에게 기울어져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윤비 : ...

난정 : 전하께오서는 위훈을 삭제하여 조정암나으리와 대간들을 어루시면서

         뒤로는 공신들의 힘을 빌려 조정암을 찍어내려고 하시는게 분명하옵니다.

윤비 : ...!

난정 : 하오니 마마, 부디 이년의 말을 깊이 헤아려 주시옵소서.

윤비 : 난정아, 네 말이 참이라 해도 내 믿고 싶지가 않구나..

         그리 어지신 성품을 지니신 전하께오서 어찌 그런 일을 벌이시겠느냐?

난정 : 마마, 전하의 성품이 모질어서가 아니라 군주의 자리란 그런 것이옵니다.

         이년은 그런 것이 군주의 두 얼굴이며 정치라 알고 있사옵니다.

윤비 : (탄식)...음!



S#8. 중궁전 외경


엄상궁과 오상궁이 중궁전 돌계단 윗 마루를 지켜서 있다.

조상궁, 중궁전쪽으로 걸어온다.


조상궁 : (다가서며) 엄상궁, 어찌 예까지 나와계시오?

엄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몸이 불편하시어 자리에 드셨소이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분부가 계셨소.

조상궁 : 그래요? 어쩐다, 대비마마께오서 중전마마를 찾으시는데..

엄상궁 : 중전마마께오서 찾아뵐 형편이 되시지 못하오니 조상궁이 대비마마께 잘 말씀드려 주시오.

조상궁 : ...그러지요.. (돌아서다가 뭐가 미심쩍은지 중궁전쪽을 힐끔 돌아본다)



S#9. 중궁전 방 안


난정 : 중전마마께오서 이번 일에서 존체를 보존하시려면 두가지 방도가 있사옵니다.

윤비 : 두가지 방도라?

난정 : 예, 그 첫째는 일전에 말씀 올렸듯이 경빈마마와 손을 잡으시는 것이옵고!

윤비 : 난정아, 아직도 그 말을 입에 달고 있는게냐?!

난정 : 중전 마마, 경빈마마의 손을 잡으신 연후에 경빈마마께오서 벼랑 끝에 서있게 되는 날이 왔을때

         그 손을 놓으셔도 늦지는 않을것이옵니다.

윤비 : ('무서운 아이다!')...!

난정 : 하오면 이번 거사가 끝날때까지는 중전마마께오서 눈을 감으시고, 귀를 덮으시고, 입을 다무셔야 하옵니다!

         숨소리조치 내지 마시옵소서! 그래야 살아 남으시옵니다.

윤비 : ...

난정 : 마마, 참으시옵소서. 참으시옵소서! 참는 것이 이기는 길이옵니다.

윤비 : (보다가)..난정아..만에 하나 네 말대로 거사가 일어나 조정암과 사림들이 조정에서 찍혀져 나간 연후엔

         조정의 모습은 어찌 되겠느냐?

난정 : ...

윤비 : 공신들이 조정의 세를 잡는다면 후궁전의 기세 역시 하늘을 찌르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야.

         그리되면 나는 지금보다 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야!

난정 : 마마, 그때 일은 그때가서 생각하시어도 늦지 않사옵니다. 우선은 이번에 급한 피바람 부터 피하셔야 하옵니다.

윤비 : ..음!

난정 : 마마, 이년 목숨을 걸고 중전마마를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윤비 : 허..네 무슨 힘으로..?

난정 : (간절하다) 중전마마, 부디 이년의 충심을 믿어주시옵소서!

윤비 : (눈을 감는다)...!!



S#10. 조광조 사랑채 외경



S#11. 동 조광조 사랑채 방 안


조광조, 갖바치와 당추 앞에 놓인 찻잔에 차를 따라주고 있다.


조광조 : (농조) 허허, 문상을 오셨다는 분들께서 어찌 곡도 안하시고 말씀도 없으신게요?

당추 : (한숨)..곡을 하고 염불을 하여 나으리의 마음이 바뀌신다면 몇일 아니라 몇 년을 못 하겠사옵니까?

조광조 : (보는)..?

갖바치 : (무겁게 입을 여는) 나으리께서 조정에 출사하신 몇년동안 풍속이 진작되고 조정의 기풍이 일변하였사옵니다.

            허니 지금쯤 조정에서 물러나시어 낙향을 하시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나으리께서 도학정치의 초석을 놓으셨사오니

            이제는 초야에 묻혀 이 나라를 끌고 나갈 인재들을 기르심이 옳을줄 싶사옵니다.

조광조 : (미소) 갖바치 선생 말씀이 옳소이다. 이사람도 낙향하여 후학을 양성하면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외다.

당추 : 하오면 무엇을 망설이시옵니까? 당장이라도 사직을 하시고 저희와 작반하여 내려가시지요.

조광조 : 허나 아직은 때가 이르오! 아직은 이사람이 전하를 보필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오.

갖바치 : 나으리, 나으리 아니면 안된다면 독선을 버리시옵소서!

조광조 : 뭐요? 독선?!

갖바치 : 전하께오서는 나으리가 아니 계시어도 큰 과오없이 정사를 돌보실 것이옵니다.

            허니 한걸음 물러나시어 이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시라 이 말씀이옵니다.

조광조 : 선생, 내 한번도 나 아니면 이나라에 도학정치가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 본 일이 없소.

            이 사람은 오직 전하께오서 올바른 정치를 펼쳐나가시는데 이 한몸을 다 바치겠다는 충정뿐이오!

갖바치 : 연못물이 너무 맑아도 고기가 살지 못하는 법이옵니다. 나으리의 그 과하신 충정 때문에

            전하께오서 나으리를 의심하신다면 어쩌실겝니까?

조광조 : 선생, 말씀을 삼가시오! 아무리 격의 없는 친구라고는 하나 전하를 욕보이는 말을 내 용납지 않을것이외다!

당추 : 고정하시옵소서, 아우님 말은 나으리께오서 조정에 정적을 많이 만드셨사오니

         만에 하나 소인배들이 나으리를 모함할수도 있다는...

조광조 : 전하께오서 소인배들의 간계에 속으실 리가 없소. 또 신하된 자의 도리는 성심을 다할 뿐이외다.

갖바치 : 나으리 정녕 격류를 거슬러 헤엄을 치려고 하시옵니까?

조광조 : 그런 말을 하려거든 당장들 돌아가시오!

당추 : ..음!


갖바치, 보다가 일어나 조광조에게 큰 절을 두 번 올린다.


갖바치 : (보며) 문상을 마쳤으니 이만 물러가옵니다. (방밖으로 나간다)

조광조 : (휙-노려보는)...!

당추 : (바랑에서 술병을 꺼내들며) 나으리, 소승과 곡차나 한잔 나누시지요.

조광조 : ...?

당추 : 이 다음에 하직할 틈이 있을지 없을지 몰라 이별주나 나누고자 온것이옵니다.

조광조 : ..!



S#12. 조광조 집 근처 골목


갖바치, 오던 성큼성큼 되돌아 걸어간다. 갖바치의 핏발선 눈에 눈물이 맺혀있다.

갖바치, 눈물을 감추려는 듯 하늘을 보며 장탄식을 내뱉고는 걸어간다.

그 옆을 스쳐 지나가는 송서방.



S#13. 조광조 집 중문 앞


길상, 중문 안에서 갖바치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돌아서는데.


송서방(E) : 이보게, 길상이.

길상 : (돌아보면 송서방이 서 있다).. 아저씨, 여긴 어찌..?!

송서방 : 도주 어른께서 급히 찾으시네!

길상 : ...?!



S#14. 백치수 사랑채 외경


길상(E) : 예에? 조정암 나으리의 호위를 그만두라니요?!



S#15.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백치수 앞에 길상이 앉아있다.


백치수 : 지금껏 맡은바 소임을 잘 해냈으니 이제는 내곁으로 돌아오라 이 말일세.

길상 : (뭔가 생각하는)...

백치수 : 그동안 애 많이 썼네. 당분간 푹 쉬게.

길상 : 어르신, 그럴수는 없사옵니다!

백치수 : (보며) 내 말을 거역할 셈인가?!

길상 : 아직은 조정암 나으리를 더 뫼셔야 할줄 아옵니다.

백치수 : 더 뫼시야 하다니?.. 그 까닭이 뭔가?

길상 : 이놈, 조정 돌아가는 사정은 알지 못하오나 정암 나으리의 신상에 좋지 못한 조짐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옵니다.

         허니 당분간 아니 며칠만 더 나으리의 뒤를 따르고 싶사옵니다.

백치수 : (보다가)..자네 짐작이 맞네! 그래서 자넬 불러들이려는게야!

길상 : ...?!

백치수 : 그 분 곁에 있다가는 언제 개죽음 당할지 모르는 일일세. 허니 내 시키는대로 하게!

길상 : 어르신!

백치수 : 어허, 자네 목숨을 내 손에 맡겨둔 일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길상 : ...!



S#16. 남소문 객주 마당


길상, 생각에 잠겨 힘없이 대문 안으로 들어온다.

달래, 창고쪽에서 나오다 길상을 보고 반갑게 달려온다.


달래 : 오라버니!

길상 : 오, 달래야..잘 지냈니?

달래 : 예, 오라버니도 별고 없으셨소?

길상 : (끄덕끄덕)..능금이는?

달래 : 방에요. 또 뭐에 심사가 뒤틀렸는지 송도로 간다고 짐을 싸고 있소.

길상 : (아랫방쪽을 돌아보는)...!



S#17. 동 남소문 객주 아랫방 안


능금, 씩씩대며 보따리를 싸고 있다.

능금, 입고 있던 비단치마를 만져보다가 휙- 치마와 저고리를 벗어버린다.

능금, 속옷차림으로 보따리를 싸는데.


길상 : (방문 열고 들어오는) ..능금아, 뭐하고 있니?

능금 : (길상을 돌아보고) 기, 길상아!


능금, 벌떡 일어나 길상의 목을 껴안는다.


능금 : (글썽) 길상아, 너 무사했구나. 내가 니 걱정 얼마나 했는줄 알어?

길상 : (떼어내며)...헌데 짐은 왜 싸는거야?

능금 : 백도주 아주 몹쓸 사람이야. 재물 좀 있다고 사람을 자기 맘대로 부려 먹으려고 그러잖아!

         너한테도 위험한 호위 일이나 시키고!

길상 : ('알고 있었구나!')..!

능금 : (눈물 쓱 닦으며) 길상아, 우리 이 객주에서 나가자! 이 객주 뜬다고 설마 우리 세사람 목구멍에 풀칠 못하겠니?

길상 : ...어서 옷이나 입어. 다 큰게 홀랑 벗고 있긴?!

능금 : (그제서야 속옷 차림임을 알고) 에그머니나?! (몸을 감싼다)



S#18. 대궐 일각


난정, 부채로 얼굴을 가린채 걸어가고 있다.

맞은편에서 나인 둘이 걸어오다가 난정의 관복을 보고 멈춰서 조아린다.


난정 : (가려다가 보며 굵은 톤으로) 이보게, 말 좀 묻겠네.

나인1 : (더욱 조아리며)..예.

난정 : 경빈마마께서 계신 연경당이 어디쯤 있는가?

나인1 : (조아린채) 뒤편 돌담길을 돌아가시오면 되옵니다.

난정 : 고맙네. (휘적휘적 간다)


나인1,2 , 난정의 뒷모습을 돌아보며 갸웃하다가 간다.



S#19. 경빈 처소 일각문 안팎 마당


난정, 일각문 앞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난정, 일각문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움찔 놀라 몸을 숨긴다. 금이, 마루에 앉아있다.


난정 : (조심스럽게 일각문 안을 엿보는데)..


경빈의 방쪽에서 심정이 나온다.

금이, 잽싸게 숨겨둔 심정의 신발을 댓돌위에 올려놓는다.

심정, 금이에게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고 일각문 밖으로 나온다.

심정, 주변을 둘러보며 빠른 걸음으로 어디론가 간다.

난정, 담벼락 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심정의 뒷모습을 유심히 본다.


난정 : ...!!



S#20. 어느 길


관복을 입고 부채로 얼굴을 가린 난정을 태운 사인교가 어디론가 간다.

임서방이 사인교 옆을 따르고 있다.


난정 : (뭔가를 생각하는 표정)...!



S#21. 난정 초가 마당


관복을 입은 난정, 방쪽으로 걸어간다.


난정 : 나으리, 난정이옵니다.



S#22. 동 난정 초가 방 안


윤원형, 장기판앞에서 혼자 장기를 두다가 멈추고 방문쪽을 본다.


윤원형 : 오, 어서 들어오너라.

난정 : (방안으로 들어오는)..

윤원형 : 그래 대궐안에서 뉘게 들키지는 않았더냐?

난정 : (앉는)..예.

윤원형 : 헌데 중전마마께오서 무슨 일로 너를 급히 불러들이셨다더냐?

난정 : 나으리, 지금 중전마마께오선 바람 앞에 촛불이시옵니다.

윤원형 : 뭐,뭐라?

난정 : 하온데 마마께오서 이년을 믿지 못하시고 아직 마음을 정하시지 못하고 계시오니

         이년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사옵니다.

윤원형 : 난정아, 허면 내가 입궐하여 중전마마를 만나뵈오면 어떻겠느냐?

난정 : 나으리께오선 내일 밤까지는 두문불출 하고 계시어야 하옵니다. 그것이 중전마마를 돕는 길이옵니다.

윤원형 : 허, 참! 명색이 오래비 된 자가 중전마마께 도움을 드릴수 없다니 답답하구나.

난정 : 나으리, 앞으로도 중전마마와 나으리의 전정에는 첩첩산중이 가로막고 있사옵니다.

         나으리께오서는 나중에 중전마마를 도와 큰 일을 하시면 되옵니다.

윤원형 : 음!

난정 : 허나, 만일 중전마마께오서 이번 고비를 넘으시지 못하신다면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게 되시옵니다.

윤원형 :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다?!

난정 : (결연한) 허나 너무 걱정마시옵소서! 이년의 목숨이 붙어있는 한, 이년이 중전마마를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윤원형 : (섬뜩한 느낌)...!



S#23. 홍경주 사랑채 외경



S#24. 동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와 남곤, 심정이 앉아 있다.


홍경주 : (명단을 읽으며)..호조판서 고형산, 한성부좌윤 손주, 병조참판 방유령, 호조참의 윤희인,

            병조참의 김근사, 병조참지 성운... (명단을 내려놓으며) 거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너무 적은 것 아니오?

남곤 : 비록 내놓고 수결하지는 않았지만 모두들 이번 위훈삭제로 인해 비분강개하고 있었사옵니다.

         우리가 앞장서서 불을 당기면 모두들 거사를 지지할 것이외다.

심정 : 남양군 대감, 도총관을 만나셨던 일은 어찌 되었사옵니까?

홍경주 : 도총관을 거사에 끌어들이지는 못했소이다. 허나 그자는 무관의 본분을 지킬것이니 어명이 없는 한

            조광조의 편에 서서 군사를 동원하지는 않을것이외다. 것보다는 병조판서 이장곤을 거사에 끌어들이는 것이 시급하오.

            예판께서 병판을 만나보시었소?

남곤 : 병판이 어명을 받고 입궐을 했다하여 만나지는 못하고 돌아왔소이다.

홍경주 : 어명을 받고 입궐을 했다?

심정 : 남양군 대감, 너무 심려마시옵소서. 전하께오서 우리 뒤에 계시오니 병조판서도 어쩌지는 못할 것이외다.

홍경주 : ...!



S#25.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차를 마시며 뭔가 벼르는 듯한 표정이다.


경빈(E) : 흠, 내일 밤이 지나면 교태전의 주인이 바뀌게 될 것이야.



S#26. 희빈 처소 방 안


희빈과 창빈이 다과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희빈(E) : (만면에 미소) 만일 중전께서 폐서인이 되신다면 중궁전은 내 차지가 될 것이야.

창빈 : (희빈 보며) 희빈, 이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번 주초위왕의 일은 경빈이 꾸민 짓인 듯 싶소.

희빈 : 경빈이요?! (생각하는 척) 여우같은 경빈이니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지요.

창빈 : 헌데 경빈이 무슨 이득을 보겠다고 그런 짓거릴 했는지 이 사람은 그 속내가 짐작이 안갑니다.

희빈 : 창빈, 경빈이 무슨 꿍꿍이 속이건 우리야 굿이나 보면서 떡이나 먹으면 그만 아니겠소?

창빈 : 하지만 이번일로 내명부가 조정일에 휘말릴 것 같아 이 사람은 가슴이 조마조마 합니다.

희빈 : ...?!



S#27. 대비전 외경


자순대비(E) : 뭐라? 중전께서 자리보전을 하고 계시단 말이냐?



S#28.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조상궁이 앉아있다.


조상궁 : 예, 중궁전 상궁에게 그리 들었사옵니다.

자순대비 : 허, 주상께서 중전을 심하게 나무라셨다니 그 때문에 충격이 크셨던게로구나.. 내 중궁전에 나가봐야겠구나.

조상궁 : 대비마마, 중전마마께오서 내의원에서 올린 탕약을 드시고 쉬시고 계실테니

            지금은 걸음을 안하시는 편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자순대비 : ..그럴까?..중전께서 아무리 거세보이셔도 아녀자는 아녀자인게지.. 음!



S#29. 중궁전 방 안


윤비, 한손으로 이마를 괸채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윤비(E) : 정녕 전하께오서 조광조를 찍어내기 위한 공신들의 거사를 뒤에서 주도하고 계신단 말인가?.. 아니야, 그럴리 없어..

              성정이 어지신 전하께오서 어찌 그런 일을 벌리실 수 있단 말인가? 아니야, 아닐게야!


윤비의 얼굴위로 움찔 떠오르는.



S#30. 후레쉬 백(35회 S#7의)


난정 : 마마, 전하의 성품이 모질어서가 아니라 군주의 자리란 그런 것이옵니다.

         이년은 그런 것이 군주의 정치라 알고 있사옵니다.



S#31.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 (방문쪽을 돌아보며) 엄상궁.

엄상궁(E) : 예.

엄상궁 : (방문 열리면 방 안으로 들어와 서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전하께오선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엄상궁 : 주상전하께오선 편전에서 병조판서를 면대하고 계신다 들었사옵니다.

윤비 : 병조판서를?!



S#32. 편전 방 안


중종, 이장곤과 면대하고 있다.


중종 : 병판, 병판이 보시기에 이 나라 민심이 어찌 돌아가고 있소?

이장곤 : 아직 백성들의 궁핍과 곤궁함이 가신 것은 아니오나 전하께오서 밝은 정치를 펼치고 계시오니

            머지않아 태평성대가 도래할 것이라 생각들은 하고 있사옵니다.

중종 : 허면 백성들이 과인을 칭송하지는 않는다는 말이구려.

이장곤 : 망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백성들은 전하의 신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사오나

            아직은 지방수령들의 탐학이 근절되지 않고 있사오니 안타까울뿐이옵니다.

중종 : ...음!

이장곤 : 신은 전하의 덕이 조선팔도에 비치게 되면 근절될 것이라 믿사옵니다.

중종 : 경은 백성들이 조정암을 우리 상전이라고 칭송한다던데 그런 소문을 들어본 바가 있는가?

이장곤 : (당혹스럽다)..저,전하.

중종 : 들어본 바가 있는가 물었소!

이장곤 : 전하, 신도 들어본 바가 있사옵니다.

중종 : 들어본 바가 있다?

이장곤 : 하오나 조정암 역시 전하의 신하이옵니다. 조정의 신하가 백성들에게 칭송된다면

            그 역시 전하의 위엄을 높이는 일이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 병판! 병판이 폐주 연산 시절에 폭군을 몰아내기 위한 거사를 준비했음은 과인은 물론 온 조정이 다 아는바이오!

이장곤 : 망극하옵니다.

중종 : 만에 하나 누군가 과인을 몰아내기 위해 거사를 모의한다면 병판은 그들을 어찌 하겠는가?

이장곤 : (납짝 조아리며) 전하, 신이 폐주 연산을 축출하기 위해 거사를 준비했던 일은 폐주의 폭거로 백성들이 원성이

            극에 달한 것을 참지 못했던 까닭이옵니다. 지금 전하께오선 밝은 정치를 펼쳐나가시고 계시옵니다.

            누군가 그런 역모를 꾸미고 있다면 신, 신명을 다바쳐 그들을 토멸하여 전하를 지킬것이옵니다.

중종 : 과인이 병판의 그 말을 믿어도 되겠소?

이장곤 : 전하, 신 이장곤은 오직 전하의 충성스런 신하일뿐이옵니다.

중종 : (내려와 이장곤의 손을 잡으며) 고맙소, 과인은 병판을 믿겠소.

이장곤 : ...?!



S#33. 어느 길


김안로, 황서방이 인도하는 사인교를 타고 간다.

잔뜩 굳어있는 김안로의 얼굴위로.


박서방(E) : 대감마님, 희락당대감 오셨사옵니다.



S#34. 윤임 사랑채 마당


박서방 뒤편에 김안로와 황서방이 서있다.


윤임처 : (방문을 열고 나오며) 대감오시옵니까?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김안로 : 예. (들어가려다 말고 윤임처 돌아보며) 지난번 이사람의 질녀를 만나셨다지요? 그 아이가 어찌 지내고 있사옵니까?

윤임처 : 잘 지내고 있으니 너무 심려마세요. 질부가 사대부가의 훈육을 잘 받은지라 잘 해나갈 것이옵니다.

김안로 : 정부인께오서 가끔씩 발걸음을 하여 그 아일 살펴주셨으면 합니다.

윤임처 : 그리하지요.

김안로 : 고맙사옵니다. (고개를 조아리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윤임처 : ...!



S#35.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김안로, 심각한 표정으로 윤임앞에 앉아있다.


김안로 : 요즘 조정 돌아가는 공기가 심상치 않사옵니다.

윤임 : 심상치 않다니요?

김안로 : 남양군과 화천군, 예조판서가 궐밖에서 사람들과 회합이 잦사옵니다. 아무래도 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소이다.

윤임 : 허허, 희락당대감께오서 너무 과민하신 듯 싶소이다.

김안로 : ...?

윤임 : 이사람 생각에는 이번에 전하께오서 공신 일흔여섯명의 위훈을 삭제하신 일로 조정의 대세는

         조광조에게 기울어졌다고 보오이다. 남양군이나 화천군은 이빨 빠진 호랑이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어찌 전하의 총애를 등에 업고 있는 조광조와 맞설 수 있겠소이까?

김안로 : 허나 전하께오서 주초위왕이 새겨진 나뭇잎을 보시고도 아무런 말씀을 하시지 않으시는것도 그렇고..

            이사람은 전하의 심중을 알수가 없사옵니다.

윤임 : 허허, 그런 걱정을 하시다간 흰머리만 느실뿐이오이다.

김안로 : ...

윤임 : 이 사람은 오히려 중전마마께오서 걱정이외다. 전하께오서 근자에 중전마마를 보시는 눈이 곱지가 않으시다는

         풍문이 들려오니 이러다 괜히 원자아기씨한테까지 장기튀김되지 않을까 말이오이다.

김안로 : 음!



S#36. 윤원형 집 대문 안 마당


윤원형이 탄 사인교가 대문 안으로 들어온다.



S#37. 동 안채 사랑채 방 안


윤지임, 머리에 천을 두르고 누운채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그 앞에 윤원로가 앉아있고 윤원형이 머리맡으로 바짝 다가앉는다.


윤원형 : 아, 아니, 아버님, 대체 어디가 어떻게 편찮으신 것이옵니까?

윤원로 : 아버님께오선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프신게야..

윤원형 : 아버님, 마음이 아프시다니요?

윤지임 : ..중전마마께오선 구중궁궐 심처에서 고립무원되시어 저리 혼자 속을 끓이고 계신데

            애비란 작자는 날마다 밥투정 반찬투정만 하고 있었으니! 참으로 한심하구나..

윤원형 : 아버님!

윤지임 : 원로야.

윤원로 : 예, 아버님!

윤지임 : 원형아.

윤원형 : 예, 소자 여기 있사옵니다.

윤지임 : 이 애빈 평생 군졸노릇을 했다. 그러다 늙으막에 겨우 끄트머리 남양호반인 군기시 별좌 자리를 꿰어찬게지..

            이 애비가 지금은 부원군 대감이란 소리를 듣고 있지만 배운것도 없고 아는것도 없다.

            내가 지나가면 딸 잘둔탓에 딸년 팔아 국구됐다고 등 뒤에서 손가락질 하는것도 다 안다.

윤원로 : 아버님, 언놈이 감히 손가락질을 한단 말씀이옵니까!

윤원형 : 형님, 아버님 말씀을 자르지 마시오.

윤원로 : 어, 알았다.

윤원형 : ...!

윤지임 : ...이 애빈, 중전마마를 지켜드릴 만한 힘이 없구나..

            허나 너희 두 형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중전마마를 지켜드려야 한다.

윤원로 : 아버님, 걱정마시옵소서. 소자 성심을 다해 중전마마의 받침목이 되겠사옵니다.

윤원형 : 소자 역시 아버님뜻에 따를테니 어서 훌훌 털고 일어나시옵소서!

윤지임 : 오냐, 오냐.. 한치 건너 두치란 말이 있느니.. 중전마마를 진정으로 생각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너희 두 동기간 밖에 없는게야. 알겠느냐?!

윤원로,원형 : (결연한) 예!



S#38. 동 사랑채 밖 마당


윤원형과 윤원로가 마당으로 내려선다.


윤원로 : 원형아, 아무래도 내 처가로 들어가봐야겠다.

윤원형 : 형님, 처가에는 왜요?

윤원로 : 네 형의 처가댁이 대대로 삼한갑족의 사대부가 아니더냐?

            내 처가쪽 사람들중에서 중전마마를 받쳐줄 사람들을 찾아보도록 하마.

윤원형 : 형님, 잘 생각하시었소. 이제 우리도 철든 행동을 할때가 된 듯 싶소.

윤원로 : 철든 행동이라?.. (생각하며).. 아,알았다! 당분간 내 발걸음을 하지 못하더라도 아버님을 잘 뫼시도록 해라.

윤원형 : 아버님은 염려마시고 잘 다녀오시우!

윤원로 : 오냐. 나중에 보자. (몸을 돌려 가는데)

윤원형 : 형님, 외척으로 몸을 낮추는 것을 잊지마시오.

윤원로 : (돌아보며 씩 웃어주며 허리를 납짝 숙이고 대문쪽으로 간다)

윤원형 : (윤원로의 뒷모습을 보다가 초당쪽을 힐끗 본다)..



S#39. 동 윤원형 별채 초당 앞마당


윤원형, 초당 툇마루로 올라선다.


윤원형 : 부인, 나요!


방문이 열리고 배천댁과 탄실이가 나오며 윤원형에게 조아린다.


배천댁 : 드시지요.

윤원형 : 알았네! (방으로 들어간다)



S#40.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온다.

김씨, 윤원형의 관복을 개키고 있다가 일어선다.


윤원형 : (앉으며) 부인, 숙모님께오서 다녀가신 뒤로 회임불공에 대한 오해가 풀리시었소?

김씨 : ...

윤원형 : 내 실은 부인께 청이 있어 발걸음을 했소이다.

김씨 : 청이라니요?

윤원형 : 내 부인의 친정어른들을 만나 뵙고 싶은데 부인께서 자리를 마련해 주실 수 있겠소?

김씨 : 자리를 마련해 달라니요?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원형 : 부인의 조부께오선 공조판서로 계시고 숙부께오서는 부마댁에다 이조참판의 자리에 계신 쟁쟁한 가문이 아니오?

            허니 내 부인의 친정댁 분들과 친해두면 나중에 출사를 했을때도 덕을 좀 보지 않을까 해서요.

김씨 : 소첩은 출가외인이옵고 이미 윤씨댁 사람이옵니다.

윤원형 : ...?!

김씨 : 또한 소첩은 서방님께오서 과거에 입격하시어 출사를 하신다 해도 조정일에 깊히 관여치 않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 생각하옵니다.

윤원형 : 부인, 그건 또 무슨 말이요?

김씨 : 중전마마께오서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에 책봉되시는 그 날까지 회임을 하시지 않으시겠다는 뜻을 밝히셨다지요.

         소첩 그 말씀을 듣고 참으로 가슴이 미어졌사옵니다.

윤원형 : 음!.. 거야.. 다 깊은 뜻이 계신게지요.

김씨 : 조정의 정치라는 것이 인륜을 끊어야 할만큼 그리 비정한 것이라면

         소첩은 서방님께오서 조정에 나가시지 않는편이 낫다는 생각이 드옵니다.

윤원형 : ...?!



S#41. 갖바치 마당


당골네, 절구질을 하고 있고 방백인이 툇마루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고 있다.

난정, 대문 안으로 들어온다.


당골네 : 난정아..

난정 : 갖바치 아저씨께오선 돌아오셨나요?

당골네 : 오시긴 오셨는데.. 방구석에 틀어박혀 나오시질 않는구나.

난정 : ...방백인아저씬 왜 저러세요?!

당골네 : 천기를 누설했다고 몇일간 묵언으로 지내야한데나 뭐래나?

방백인 : (눈을 꽉 감은 불상같은 모습)..

난정 : (갖바치 방쪽으로 가며)..아저씨.



S#42. 동 갖바치 방 안


난정, 방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갖바치, 눈을 감은채 결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난정 : (앉으며)..아저씨..

갖바치 : (슬픈 표정으로 눈을 뜨며)...

난정 : (분위기에 압도되는)..?!

갖바치 : 난정아, 중전마마를 지킬수 있는 방책을 일러 달라고 왔느냐?

난정 : ...

갖바치 : 네 앞에 놓아두었으니 가져가거라.

난정 : (방바닥을 보면 봉서가 한 장 놓여있다)...

갖바치 : 그 방책으로 중전마마께오서 화를 피하실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내 우둔한 머리로는 그 방법밖에는 없을 듯 하구나.

난정 : ..고마워요. (봉서를 들어 보려는데)

갖바치 : 난정아, 내 지금은 방해받고 싶지 않구나.

난정 : 예, 허면 나중에 다시 찾아뵐게요.. (봉서를 가슴에 묻고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갖바치 : (탄식을 내쉬며 다시 눈을 감는다)...!



S#43. 빈청 안


정광필과 안당, 이장곤이 앉아있다.


안당 : 거사라니? 대체 병판께서는 그런 소문을 어디서 들으시었소?

이장곤 : 벌써 저자거리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사옵니다.

정광필 : (고개를 저으며) 괜히 누군가가 퍼뜨리는 음해일게요. 거사의 명분이 없는데 누가 거사를 일으키겠소이까?

안당 : 맞소이다. 병판께오서 이리 굳건히 버티고 계시온데요. 감히 누가 궐안을 넘볼수가 있단 말이오이까?

         영상대감 말씀마따나 어느놈이 음해를 하기위해 퍼뜨린 헛소문 일겝니다.


정윤겸, 빈청안으로 들어온다.


정광필 : 어서오시오, 도총관대감.

정윤겸 : (자리에 앉으며) 대감들께오서 이 사람을 어찌 찾아계시옵니까?

안당 : 도총관, 혹시 거사에 대한 소문을 들어보시었소?

정윤겸 : (흠짓)...?!

이장곤 : (놓치지 않고 보는)..!

정윤겸 : 이 사람은 금시초문이옵니다.

정광필,안당 : (안심된다는 듯 끄덕이는)..



S#44. 빈청 밖 일각


정윤겸, 걸어가는데 이장곤이 뒤따라 나온다.


이장곤 : 도총관대감!

정윤겸 : (돌아보는)...!

이장곤 : (다가와 보며) 근자에 들어 남양군이나 화천군을 따로 만나신적이 없으시오이까?

정윤겸 : 병판께오서는 이사람이 거사에 끼어들까봐 걱정이시옵니까?!

이장곤 : 만에 하나 도총관께서 그럴 리는 없겠지만 우리 두사람이 말머리를 맞주보고 설 일이 있어서는 아니될것이외다!

정윤겸 : 허허,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이 사람은 오직 전하를 위해서만이 군사를 움직일 것이옵니다.

이장곤 : (손을 맞쥐며) 이 사람은 도총관을 믿겠소이다.

정윤겸 : ...!



S#45. 갖바치 대문 앞


당추, 걸어오다가 멈춰서서는 한숨을 내쉬고는 대문안으로 들어간다.



S#46. 갖바치 방 안


당추, 방안으로 들어오다가 결가부좌를 튼 갖바치를 본다.


당추 : (짐짓 농조) 허허, 이 사람 자네가 무슨 까까머리라고 결가부좌를 틀고 있는가?

갖바치 : (눈을 뜨고) 형님, 내 반백년을 살아오면서 이리도 가슴속이 울렁거리는 적은 한번도 없었소.

당추 : (앉으며) 자네, 조정암에 대한 사랑이 너무 과했던게야.

갖바치 : (뭉클하다)...!

당추 : (술병꺼내며) 자, 마시세나. 술이나 한사발 들이키면 속이 좀 풀리겠지.

갖바치 : (결가부좌를 풀고 당추 앞으로 간다)...

당추 : 혹시 모르지? 우리 두사람이 우둔한 머리를 맞대고 있으면 조정암을 살릴 비책이라도 생길줄 누가 알겠는가?

갖바치 : (씁쓸한 웃음) 허허, 비책이요?

당추 :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것을 하나하나 꺼내보세나.

갖바치 : 내 아까 난정이에게 방책을 써주었소.

당추 : (흠짓 보며) 방책이라니?!



S#47. 동 갖바치 마당


당골네, 절구질을 멈추고 이마의 땀을 닦다가 흘깃 방쪽을 돌아본다.

방문앞으로 당골네의 얼굴이 바짝 다가온다.



S#48. 동 갖바치 방 안


당추 : (놀란 눈으로) 뭐라?! 허면 난정이가 지금 중전마마의 안위를 생각하고 있단 말인가?!

갖바치 : (술 한잔 마시는)...

당추 : 허, 드디어 난정이한테 걱정하던 일이 생기는구먼.. 나무관세음보살..

갖바치 : 형님, 우리가 조정암을 걱정하는 것이나 난정이가 중전마마를 걱정하는 마음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오.

당추 : ...음!

갖바치 : 오히려 물불을 가리지 않고 중전마마를 위해 목숨까지 걸고자하는 난정이가 부럽소이다.

당추 : ..일전에 내 면벽수도를 하고 있을 때 난정이가 암자로 찾아왔었다네.

갖바치 : 그래요? 무슨 일로요?

당추 : 나중에 삼이 말을 듣자니 암자에서 회임불공을 드리려고 했다는구먼.

갖바치 : (놀라) 회임불공이요?

당추 : (끄덕이며) 난정이가 누구의 회임불공을 드리려고 했는지 궁금하더니만

         이제보니 모두 중전마마를 위한 회임불공을 드리고자 함이었구먼.

갖바치 : (뭔가 생각하는) 중전마마를 위한 회임불공이라..?


갖바치, 갑자기 껄껄껄 웃음을 터뜨린다.


당추 : 이 사람, 왜 이러시는가?

갖바치 : 허허, 난정이가 나보다 한치 멀리 보고 있는게 대견해서 그렇소이다.

당추 : 한치를 더 멀리보다니?

갖바치 :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S#49. 난정 초가 외경


난정의 신발이 댓돌위에 놓여있다.



S#50. 동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갖바치가 준 봉서를 꺼내들고 겉봉을 찢고 글짜가 쓰여진 종이를 꺼낸다.

난정, 종이를 펼쳐보다가 흠짓 놀란다.

<INSERT> 종이에 달필로 쓰여진 - 懷妊 -이란 글씨.


난정 : (진지하게) 회임?! 회임이라?! 갖바치 아저씨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셨단 말이지?

         중전마마의 회임만이 중전마마를 구한다?


난정, 얼굴 한가득 웃음을 터뜨린다.



S#51. 자운아 기방 외경 (밤)


가야금소리와 사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S#52. 동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 (밤)


안채방쪽에서 떠들썩한 웃음소리와 가야금소리가 들려온다.

김안로와 윤임, 심퉁의 인도를 받으며 중문 안으로 들어온다.


심퉁 : (아랫채 방쪽으로 가며) 아랫방으로 드셔유.

윤임 : (안방쪽 돌아보며) 안방에는 누가 와 계시느냐?

심퉁 : 지는 잘 모르겄구먼유.


윤임과 김안로, 안방쪽을 힐끗 보다가 아래채 방안으로 들어간다.

심퉁, 눈치를 살피다가 후원쪽으로 재빨리 간다.



S#53. 동 자운아 기방 후원 (밤)


옥매향, 정자위에 앉아 가야금 줄을 고르고 있다.


심퉁 : (뽀르르 달려오며) 매향아씨.

옥매향 : (돌아보며) 심퉁아. 어케 됐네?

심퉁 : 안채에는 지난번 오셨던 늙은 대감들께서 들어계시고유,

         방금전에 판부사 대감하구 참판대감께서 아랫방으로 드셨구먼유.

옥매향 : 기래?..어카면 됴티? 몰래 손님방에 들어갔다가 오마니께서 아시면 펄펄 뛰실텐데..

심퉁 : 걱정마서유, 지가 술심부름 하면서 대감들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아다 드릴께유.

옥매향 : ...기래, 고맙구나야.



S#54. 동 기방 아래채 방 안 (밤)


윤임과 김안로, 술상앞에 앉아 있는데.


자운아(E) : 대감마님, 댜운아 이옵네다.

윤임 : 들어오게나.


자운아, 방문을 열고 들어오고 그 뒤로 향월(*), 춘월(*) 두기생이 따른다.


윤임 : 자운아, 이거 섭섭하구먼. 안채에 누가 드셨길래 우릴 이리 홀대하는겐가?

자운아 : 홀대라니요?! 당티도 않습네다.

김안로 : 안채에 들어계신 대감분들이 뉘신가?

자운아 : (미소) 장통교 기방 법도를 잊으셨습네까?

김안로 : 허허, 손님 신상에 대해서는 절대 듣지도 뱉지도 생각지도 않는다?!

자운아 : 아시면서 와 물으십네까? (기생들 보며) 뭣들하고 섰네? 날래 닌사 녀쭈라우!


향월과 춘월, 윤임과 김안로에게 큰 절을 올린다.


향월 : 향월이라 하옵니다.

춘월 : 춘월이라 하옵니다.

자운아 : 향월이는 판부사대감 곁에 앉고 튠월이 넌 참판대감 곁에 앉으라우.


향월과 춘월, 자운아의 지시에 따라 윤임과 김안로 옆에 앉는다.


윤임 : (향월이가 탐탁치 않은 듯) 자운아, 매향이는 안채로 들었는가?

자운아 : 매향이래 당분간 손님방에는 들어오디 못할거야요.

윤임 : 무슨 연유로?

자운아 : 고 에미나이래 아딕 딱디가 덜 떨어뎠시오. 아딕 딘따 기생될려면 멀었으니 당분간은 매향일 찾디 마시라요.



S#55. 동 자운아 기방 안채 방 안


홍경주, 남곤, 심정, 김전이 술자리에 앉아있고 탄금이의 가야금에 향심이가 춤을 추다가 마무리 인사를 올린다.

홍경주와 김전 옆에 기생1, 2가 앉아있고 심퉁이가 빈술병을 치우고 있다.


홍경주 : (김전을 보고) 공판대감 오늘 하루는 골치 아픈 조정일을 훌훌 털어버리시고 맘껏 대취해 보십시다.

김전 : (농조) 허허, 이 늙은이가 오랜만에 기방에 들러 화향을 맡으니 정신이 다 어찔하외다.

         (보며) 헌데 대감들께서 어찌 이 사람을 찾으셨소이까?

남곤 : (기생들을 보고) 너희들은 잠시 물러가 있거라.

기생일동 : 예.


향심이, 기생들을 데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심퉁도 빈술병들을 챙겨들고 나간다.


홍경주 : (진지하게 보며) 공판대감.

김전 : 말씀하시지요!

홍경주 : 조광조를 찍어내는 거사에 의기투합하십시다!

김전 : (놀라)..?!



S#56. 동 자운아 기방 안채 방문 밖 마당 (밤)


심퉁, 안채 방안을 엿듣다가 흠짓 놀란다.

심퉁, 다시 방문에 귀를 가까이 대는데.


자운아(E) : (아랫방안에서) 심퉁아-심퉁아-

심퉁 : (마당으로 내려서며) 지, 여깄구먼요!

자운아(E) : (아랫방안에서) 아래채로 술 더 들이라우.

심퉁 : 알았시유. (부엌 쪽으로 가는데)

난정 : (중문 안으로 들어오며) 심퉁아.

심퉁 : 난정아씨.

난정 : (안채와 아래채를 둘러보며 낮게) 매향이는 손님방에 들었니?

심퉁 : 아니유, 후원에 계셔유.

난정 : (의아) 후원에?



S#57. 동 자운아 기방 후원 (밤)


난정, 정자쪽으로 다가온다.


난정 : 매향아.

옥매향 : 난뎡이 왔구나.

난정 : 방마다 손님들이 꽉 들어계신데 왜 혼자 후원에 나와있는거니?

옥매향 : 오마니가 손님방에 들어가는걸 금하셨어!

난정 : ..그래?

옥매향 : 아무래도 오마니가 눈티 태신거같아. 난뎡아, 미안하다.

난정 : 미안하긴?! (생각하다가) ..매향아, 니가 손님방에 들어가지는 못해도

         어느대감이 어느대감과 술자리를 하시고 계신지는 알수 있겠지?

옥매향 : 기럼, 기거야 심퉁이가 알아 볼 수 있을거이야.

난정 : 그래, 그럼 됐어.



S#58. 동 자운아 기방 안채 방안 (밤)


김전, 심각하게 밀지를 보고 있다.


김전 : (홍경주 보며)..어필이 틀림없소?

홍경주 : 전하께오서 이 사람의 손에 친히 쥐어주신 것이오이다.

김전 : (생각하는)...

남곤,심정 : (긴장하여 보는)..!

홍경주 : (간절하게) 대감!

김전 : 음! 정녕 전하의 뜻이시라면 신하된 도리로 전하의 뜻에 따를수 밖에요!

홍경주 : (김전의 손을 쥐며) 고맙소이다, 대감께오서 합세해 주신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보다 더 든든하외다.



S#59. 동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 (밤)


김안로, 아래채 방문을 열고 나온다.

안채방문을 열고 김전과 심정이 나와 마당으로 내려선다.


심정 : 측간은 후원에 있사옵니다. 이사람과 함께 가시지요.

김전 : 고맙소이다.

김안로 : (김전을 보며) 숙부님!

김전 : (김안로를 보고 당황하여) ..네, 네가 여긴 웬일이냐?

김안로 : 숙부님이야 말로 이 기방엔 어인 일이시옵니까?

김전 : (무마하듯) 허허, 내 오랜만에 술 한잔 마시러 왔느니라.

김안로 : (심정을 노려보다가)...예..


난정, 후원 중문 뒤로 몸을 숨기고 이 모습을 지켜보고 섰다.


난정 : ...!



S#60. 조광조 사랑채 외경 (밤)



S#61. 동 조광조 사랑채 방 안 (밤)


조광조와 이장곤이 마주 앉아있다.


이장곤 : 정암, 분명 공신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음이야. 조심해야하네.

조광조 : 병판대감..이사람이 어찌 모르겠사옵니까? 조정에 출사하여 지난 네해 동안 정적도 많이 만들었고,

            누군가 이 사람을 찍어내고 싶을만큼 원한도 많이 샀을겝니다.

이장곤 : ...!

조광조 : 이사람이 지금껏 목숨을 부지할 수 있던 것은 모두다 전하께오서 미열한 시생을 총애하셨기 때문이옵니다..

            이사람이 화를 당한다면 그것은 소인배들의 모략때문이 아니라 전하께오서 이사람을 내치시고자 하시는

            어의가 계실 때 일것이옵니다.

이장곤 : ..음!

조광조 : 허나, 시생은 전하를 믿사옵니다. 전하께오선 시생을 내치시지는 않을것이옵니다.

이장곤 : ...!



S#62. 편전 외경 (밤)



S#63. 동 편전 방 안 (밤)


중종, 술을 마시고 있다.

중종, 앞에 놓인 <走肖爲王> 나뭇잎을 바라보는 얼굴위로.


중종(E) : 정녕 조정암이 과인의 자리를 찬탈하고 보위에 오르려는 역심을 품고 있단 말인가?!

             정암, 그대는 참으로 역심을 품고 있는가?! (저으며) 아니야.. 정암이 그럴 리가 없어.

             과인이 정암을 얼마나 총애하였는데 과인을 배신한단 말인가?!.. 과인이 성급하게 밀지를 내린 것은 아닐지..?


중종, 급하게 술한잔을 마신다.



S#64.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앞에 앉은 엄상궁을 보고 말한다.


윤비 : 엄상궁, 오늘밤 전하께오서 어디서 침수를 드시는가?

엄상궁 : 전하께오선 강녕전 침소에 계신다 하옵니다.

윤비 : 허면 오늘밤에는 후궁전으로 발걸음을 하시지 않는다고 하던가?

엄상궁 : 예, 그리 들었사옵니다.

윤비 : (뭔가 석연치 않은)...?!



S#65. 편전 방 안 (밤)


중종, 술을 따르는데 빈병이다.


중종 : (취기 오른)..김상궁!

김상궁(E) : 예, 들여가옵니다.


방문이 열리고 경빈이 소반에 술병을 받쳐들고 방안으로 들어선다.


중종 : (움찔 놀라) 경빈! 어찌하여 강녕전까지 발걸음을 하였는가?

경빈 : (다소곳하게 앉으며) 전하, 신첩 전하께 아뢸 말씀이 있사와 들었나이다.

중종 : 아뢸말?! 말해보시오!

경빈 : 전하, 대사헌 조광조는 전하의 보위를 찬탈하고자 역심을 품고 있사옵니다.

중종 : 경빈!

경빈 : 전하! 조광조를 찍어내시지 않으시오면 전하께오서 위태로워지시옵니다!

중종 : ..?!



S#66. 난정모 집 외경 (밤)



S#67. 동 난정모 방 안 (밤)


난정과 난정모가 이불을 펴고 있다.


난정모 : 난정아, 이 에미는 참으로 모르겠구나.

난정 : 무엇을요? 어머니.

난정모 : 정렴도련님께서 어찌 이 에미앞에 무릎까지 꿇고 용서를 빌었는지 그 까닭을 모르겠구나!

난정 : (희미한 미소)..아마 미친게지요.

난정모 : 난정아! 그 무슨 소리냐?! 정렴도련님께오선 신분으로 따지면 네 상전이고 핏줄로 따져도 네 오라버니가 되는 분이시다.

난정 : 알았어요 어머니..(일어나서) 자리끼 떠올게요. (방밖으로 나간다)

난정모 : (보는)...



S#68. 동 난정모 집 마당 (밤)


난정, 부엌 물독에서 바가지로 물을 떠서 대접에 담는다.

난정, 자리끼 대접을 들고 방쪽으로 들어가려는데 뒤편에서 사내의 그림자가 불쑥 나타나 난정의 입을 틀어막는다.

난정, 놀라 자리끼 대접을 떨어뜨린다.

놀란 눈으로 사내를 돌아보는 난정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