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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44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595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44











S#1. 정윤겸 사랑채 외경


배서방이 걱정스럽게 방쪽을 바라보고 섰다.



S#2. 동 정윤겸 사랑채 방 안


정윤겸, 앞에 서있는 난정을 무섭게 쏘아본다.

난정, 피하지 않고 정윤겸을 마주 본다.


윤원형 : (어색함을 벗어나려는듯)..도총관대감, 시생 대감께 인사를 드리러 왔다고 여쭸사옵니다만..

정윤겸 : 아니오! 내 핏줄에게 할 말이 있소이다.

윤원형 : ...

난정 : ..하실 말씀이라니요?

정윤겸 : 난정아, 네 이 무슨 못된 짓거리란 말이냐?!

난정 : 아버님! 여식이 부모님 슬하를 떠나게 되어 인사를 여쭈러 온 것을 어찌 못 된 짓거리라 말씀하시옵니까?

정윤겸 : 뭣이라?!

윤원형 : ('아버님?!' 정윤겸과 난정을 아슬아슬하게 보는)...?!

난정 : 아버님, 소녀 승후관 나으리와 혼례를 올릴것이옵니다.

정윤겸 : 혼례?! 네 지금 혼례라 하였느냐?!

난정 : 그렇사옵니다.

윤원형 : 예, 시생이 이번에 난정이를 소실로 맞게 되었사옵니다.

            장인어른, 우선 절부터 받으시옵소서. (다시 허리를 숙이려는데)

정윤겸 : (버럭) 승후관! 지금 이사람을 능멸하려는 것이요?!

윤원형 : (움찔하여 엉거주춤 선채 보는)..예에? 능멸이라니요?! 시생은 도총관대감께 예의를 갖추고자 함이옵니다.

정윤겸 : 그 입 다무시오! 어찌 첩실따위를 들이는 일에 예의를 빙자하여 이사람을 욕보이려 하시는가?!

윤원형 : ('낭패한')..욕을 보이다니요?

난정 : ..나으리.

윤원형 : 지금 사람을 세워놓고 무얼 하시는겝니까? 우선 앉기나 좀 합시다. (앉는다)

정윤겸 : 당장 저 애를 끌고 이 방에서 나가시오!

윤원형 : (어쩔줄 몰라 난정을 힐끔보는데) ..아니, 이거 문전박대를 하셔도 되는 것이옵니까?

난정 : 아버님!

정윤겸 : 아버님이라니?! 네 정녕, 그 발칙한 주둥이를 부셔놓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난정 : (똑바로 보며) 소녀의 어미는 평생 대감마님만 받들며 모진 뒷방살이를 참아 오셨사옵니다.

         하온데 대감마님께오선 그런 소녀의 어미를 안해로 생각지 않으신단 말씀이옵니까?!

정윤겸 : (고개를 휙-돌려버린다) 어허, 당장 물러가라지 않았느냐!

난정 : (어금니를 물며)..이년, 대감마님의 뜻을 잘 알았사오니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일어선다)

윤원형 : ...

난정 : 대감마님과 이년, 비록 귀천은 다르다 하오나 대감마님께오선 분명 이년을 낳아주신 아버님이시옵니다.

         이년, 자식된 도리로 아버님께 예의를 갖추고자 하오니 부디 물리치지 마시옵소서.


난정, 정윤겸에게 큰 절을 올린다.

정윤겸, 몸을 휙-돌려 벽쪽을 보고 앉는다.


난정 : (모욕감에 보다가)..이년 자식된 도리를 다했사오니 가겠사옵니다. (윤원형에게) 가시지요, 나으리.

윤원형 : (정윤겸에게 조아리며) 그래, 가세나..(못마땅한) 음!


난정과 윤원형, 방밖으로 나간다.


정윤겸 : (두사람이 나간 방쪽을 돌아보는)...!



S#3. 동 정윤겸 사랑채 마당


윤원형, 절뚝거리는 난정을 부축하듯이 마당으로 내려선다.

배서방을 비롯한 정윤겸네 하인들이 난정과 윤원형을 힐끔 보고 섰다.


윤원형 : (하인들 보며) 무슨 구경이라도 난게냐?!


하인들, 찔끔하여 흩어지는데 옥련, 양평댁을 거느리고 안채쪽에서 급하게 사랑채 쪽으로 온다.


옥련 : (난정앞에 멈춰서서) 난정아, 네 또 무슨 요망한 짓거릴 하러 이집에 발걸음을 한게냐?!

난정 : (휙-쏘아보는) 뭐라?!

옥련 : (그 눈빛에 움찔)...?!

난정 : 옥련아, 아버님 얼굴이 수척해지셨더라. 아버님 봉양 잘 하거라.

옥련 : 뭐, 뭐야?! 아버님?! 네년 따위가 감히 뉘게다...?!

윤원형 : (옥련을 보며)..어허, 사대부가 규수 말버르장머리가 어찌 이리 개차반이실꼬?

옥련 : (부끄럽고 분하여 휙-안채쪽으로 가버린다)...

윤원형 : (난정을 보며) 가세나.


윤원형, 절뚝이는 난정을 부축하여 대문쪽으로 간다.



S#4. 동 정윤겸 사랑채 방 안


정윤겸 : (깊은 한숨을 내쉰다)..음!



S#5. 어느 길


윤원형의 사인교와 난정이 탄 가마가 오고 있다.

윤원형, 난정이 탄 가마옆에 붙어서 걷고 있다.


윤원형 : 난정아, 도총관대감께오서 네 아버님이라고 진즉만 알려 줬어도 이리 당혹스럽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

난정(E) : ...

윤원형 : (가마창에 바짝 대고) 난정아, 난정아, 네 괜찮은 것이냐?.. (대답이 없자)..그래, 네 속도 편치는 않겠지.



S#6. 동 흔들리는 가마 안


난정, 무섭게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다.


난정(E) : 그깟 정씨문중이 무얼 그리 대단해서 이년을 박대하시는 것이옵니까?! 이룰것이옵니다..이룰것이옵니다.

              언젠가는 정씨문중이 이년 발밑에 엎드리는 날이 오도록 반드시 이뤄내고야 말것이옵니다.



S#7. 중궁전 외경



S#8.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원자를 안은채 분노한 얼굴로 앞에 앉은 박상궁을 본다.

원자의 뺨이 벌겋게 부풀어 올랐다.


윤비 : 뭣이라?! 복성군이 원자에게 손찌검을 했단 말이냐?!

박상궁 : (고개를 방바닥에 조아리며) 모두가 쇠인의 불찰이옵니다. 쇠인을죽여주시옵소서.

윤비 : (분노를 삼키듯)..음! (원자의 뺨을 어루며).. 어찌 이지경이 되도록...!

원자 : 어마마마. 소자는 괜찮사옵니다.

윤비 : (안스럽게 보는)..원자..

원자 : ...복성군 형님을 나무라지 마시옵소서.

윤비 : (끄덕이며) 이 에미가 알아서 할테니 이만 물러가세요.

원자 : 예. 어마마마.

윤비 : 박상궁, 원자를 뫼시게.

박상궁 : 예. 원자아기씨, 일어나시옵소서.


원자, 일어나서 박상궁과 함께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뭔가를 생각하다 휙-방문쪽을 돌아보며 말한다.


윤비 : 엄상궁, 들게!

엄상궁(E) : 예.

엄상궁 : (방문 열리면 들어와 서며)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당장 복성군을 찾아 들이게!

엄상궁 : 예.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E) :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복성군..네 감히..!



S#9. 희빈 처소 마당


향이, 급한 걸음으로 일각문 안으로 뛰어들어온다.


향이 : (처소쪽으로 들어가며) 희빈마마!



S#10. 동 희빈 처소 방 안


희빈과 창빈, 다과상을 놓고 앉아있다. 그 앞에 향이가 앉아있다.


희빈 : 뭐야, 복성군이 원자아기씨한테 손찌검을?!

향이 : 예, 중전마마께오서 대노하시어 복성군을 찾아 들이라 하셨답니다.

희빈 : (싫지 않은)..그래?

창빈 : 큰일입니다. 원자아기씨를 애지중지하시는 중전마마께오서 복성군을 가만 놔두시진 않으실텐데요..

         더구나 형제간에 손찌검을 했다니 작은일이 아닙니다.

희빈 : 그러시겠지요. 중전마마께오서 경빈을 마뜩치 않게 보시니 애들 싸움이 어른들 싸움으로 번지겠지요.

창빈 : 아니되겠습니다. 희빈, 중궁전으로 드십시다.

희빈 : 중궁전으로 들자니요?

창빈 : 우리 두사람이 중궁전에 들어 중전마마의 노여움을 가라않혀 드리자 이 말씀입니다.

희빈 : 가시려거든 창빈 혼자 가시구려. 이 사람은 남의 일에 끼어 들어 감놔라 대추놔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창빈 : 허면 가뜩이나 조정이 어수선한 판국에 내전에서 이런 사단이 벌어졌는데 팔짱만 끼고 구경하시겠다는겝니까?

희빈 : (찻잔을 들어 마시는)...

창빈 : (보다가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희빈(E) : (쌩끗 웃는 얼굴위로) 호호, 중전과 경빈이 서로를 물어 뜯고 피를흘리면 흘릴수록

             우리 금원군이 보위에 한걸음씩 더 다가서는 일인데 내 어찌 나서겠소?



S#11.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앞에 앉은 조상궁에게 말한다.


자순대비 : 조상궁, 어서 나가 복성군을 불러 들이게!

조상궁 : 복성군이라 하셨사옵니까?

자순대비 : 어허, 중궁전보다 한걸음 먼저 복성군을 찾아 대비전으로 데려오라 이 말일세.

조상궁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마마. (일어나 급하게 방밖으로 나간다)

자순대비 : 허어, 그리 얌전하던 복성군이 어찌 이리 비뚤게 변했을꼬?..어찌..



S#12. 중궁전 복도


복성군, 당당한 걸음걸이로 방문쪽으로 걸어온다.

복성군 뒤로 오상궁이 따르고 방문 앞에 엄상궁이 서 있다.


복성군 : (엄상궁에게) 중전마마께 고하여라!

엄상궁 : ('고하여라?')..예..(방문에다) 중전마마, 복성군 들었사옵니다.

윤비(E) : (방문안에서) 들이거라!

엄상궁 : 드시지요.


복성군, 심호흡을 하고 결연한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간다.



S#13. 동 중궁전 방 안


복성군, 방안으로 들어와 윤비가 앉아있는 쪽으로 다가가 선다.

윤비, 연상앞에 앉아 뭔가를 골똘하게 생각중이다.


복성군 : 중전마마, 소자를 찾아계시옵니까?

윤비 : (고개를 들어 복성군을 보는)..지금 소자라 하였는가?

복성군 : 예에? (윤비의 눈빛에 흠짓)...!

윤비 : 나는 너같은 자식을 둔적이 없느니!

복성군 : (기가 질리는)...!

윤비 : (다시 시선을 돌리며)..엄상궁.

엄상궁(E) : (방밖에서) 예.

윤비 : 내 명 없이는 중궁전 안으로 누구도 들여서 아니 될 것이야!



S#14. 동 중궁전 복도


엄상궁 : (조아리며) 예,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복도 밖으로 걸어간다)



S#15. 동 중궁전 방 안


복성군, 긴장한채 윤비를 바라보고 섰다.

윤비, 다시 침묵에 잠긴다.


복성군 : (불안한)...?!



S#16. 대궐 후원 일각


경빈,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산책중이다.


경빈 : 일기가 화창하여 거닐기에 좋구나.

금이 : 마마의 전정 역시 오늘 일기처럼 해가 밝게 비출것이옵니다.

경빈 : 암, 그래야지..(기분 좋은 표정으로 앞장서서 걷는다)


나인 하나가 급하게 달려와 금이의 귀에 뭐라고 속닥인다.


금이 : (화들짝 놀라 경빈 옆으로 다가선다) 마마, 큰일났사옵니다!

경빈 : 무슨 일이길래 그러느냐?

금이 : 복성군께오서 중궁전에 불러가셨다 하옵니다.

경빈 : 뭬야?! 복성군이 무슨 일로?!

금이 : 복성군께오서 원자아기씨께 손찌검을 하셨다하옵니다.

경빈 : 손찌검?!..(당황하여)..아니돼! 지금 중전에게 맞서서는 아니 되는 것을..아니되는것을..이 일을 어쩐다?


경빈, 몸을 돌려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금이, '마마-'부르며 그 뒤를 따른다.



S#17. 중궁전 방 안


복성군, 정적속에서 여전히 윤비 앞에 서있다.


복성군 :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고 입을 떼는)..중전마마..

윤비 : (휙-보며 말을 자르는) 복성군! 네 정녕 단매에 죽고 싶은 것이냐?!

복성군 : (놀라) 예에?

윤비 : 네 어찌 일개 후궁 소생이 적통인 원자에게 감히 불경한 짓을 했느냐?! 그러고도 살아남길 바랬더냐?!

복성군 : (입술을 깨물며) 중전마마! 말씀이 지나치시옵니다.

윤비 : 뭐라?! 지나쳐?!

복성군 : 소자 비록 후궁 소생으로 적통 대군은 아니오나 이 나라의 군주이신 아바마마의 장자이옵니다.

            중전마마께오서 아무런 연유도 없이 소자를 핍박하시고 미워하시는 것은 아바마마께 누가 되는 일이라 사료되옵니다.

윤비 : (어이없어 보는) 복성군, 네 잘못을 뉘우치지 않겠다는 것이냐?!

복성군 : 소자, 아무런 잘못이 없사옵니다.

윤비 : 잘못이 없어?! 네가 원자의 뺨을 치고 보모상궁에게까지 위해를 가해놓고도 이제 와서 발뺌을 하는것이냐?!

복성군 : 중전마마, 소자는 원자에게 버릇을 가르친 것이옵니다.

윤비 : 버릇을 가르쳐?!

복성군 : 예, 원자가 천방지축한 성정을 소자가 몇 번 타이른 적이 있었사옵니다. 하오나 원자가 소자의 말을 따르지 않길래

            소자, 이번에 따끔하게 버릇을 가르친 것 뿐이옵니다. 형으로써 아우에게 버릇을 가르친 것이 무슨 죄가 되옵니까?!

윤비 : 그렇다고 아직 철없는 원자의 뺨을 쳤단 말이냐?!

복성군 : 철이 없다니요?! 원자가 비록 어리다고는 하오나 이나라의 대통을 이을 대군이 아니옵니까?!

            훈육이 잘못되었다면 바로 잡아야지요!

윤비 : (한방 먹은)..?!

복성군 : 소자생각엔 원자의 성정이 저리 버릇없게 된 것은 모두가 중전마마의 지나친 괴이심이 과하신 탓이거늘

            어찌 소자의 잘못만 추궁하시옵니까?!

윤비 : 뭣이라?!

복성군 : 일전에 중전마마께오선 소자의 훈육을 잘못시켰다고 어미의 손으로 소자의 종아리를 치게 하시지 않으셨사옵니까?!

            원자의 훈육이 잘못되었다면 중전마마께오서도 원자의 회초리를 치셔야 마땅하실 것이옵니다.

윤비 : 복성군! 네 지금 내 버릇도 가르치려 함이더냐?!

복성군 : (윤비의 눈빛을 마주보는)...!

윤비 : 어허, 감히 뉘게다 눈을 치켜뜨는게냐? 네 에미가 그따위로 가르치더냐?!

복성군 : (어금니를 무는)...!

윤비 : 네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감히 발칙한 주둥이를 놀려 나를 기망하려 드는게냐?!

         네가 종아리가 부러지도록 회초리를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복성군 : 중전마마, 소자는 중전마마의 회초리가 무섭지 않사옵니다!

윤비 : 뭣이라?!

복성군 : (결연한)...소자, 중전마마의 회초리가 무섭지 않다고 말씀드렸사옵니다.

윤비 : (가늘게 보는)...그래?

복성군 : 예!

윤비 : 네 이놈! 네 아직도 에미의 토혈이 묻은 수건을 가슴 속에서 씻어내지 못했느냐?

복성군 : (움찔)...!

윤비 : 참으로 용렬하구나! 내 회초리로 네 종아리를 쳐서라도 사람을 만들어보고자 하였다만,

         네가 그럴만한 그릇이 못되는구나.

복성군 : 그리 단정하여 말씀하시지 마시옵소서!

윤비 : 네 무서운 놈이구나! 될만한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했거늘!

         네 에미를 닮아 총기는 있으나 덕이 없으니 보위에 오른다 한들 연산군의 전철을 밟는 폭군밖에 더 되겠느냐?!

복성군 : ..!!

윤비 : 버릇을 가르친다는 명분 아래 형제들을 참살하고 에미를 핍박한 신료들을 박살내겠지.

         나 역시 네 에미를 핍박했다는 명분으로 가장 먼저 철퇴를 들어 내려칠 것이고. 아니 그렇겠느냐?!

복성군 : ...!!

윤비 : 참으로 소름이 끼치는구나! 그 얼굴을 돌리거라!

복성군 : ...

윤비 : 어서!

복성군 : (분을 누르며 고개를 돌린다)...



S#18. 중궁전 앞


엄상궁이 중궁전 앞을 지켜서 있다.

경빈,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급하게 중궁전 앞으로 다가온다.


경빈 : (중궁전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엄상궁 : (경빈 앞을 막아서며) 못 들어가시옵니다.

경빈 : 뭬야? 감히 늙은 상궁년이 뉘 앞을 막아서는게냐?!

엄상궁 :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중전마마의 지엄한 명이 계셨사옵니다.

경빈 : (휙- 엄상궁의 따귀를 치는데)..

엄상궁 : (막으며 경빈의 손을 움켜쥐고 쏘아보는)..중전마마께오서 계신 교태전앞에서 이 무슨 완패막심한 짓이옵니까?!

경빈 : 뭬야?! 당장 이 손 놓지 못할까?! (돌아보며) 금아! 금아!


금이와 경빈처소 상궁나인들이 경빈쪽으로 다가서는데 중궁전 상궁나인들이 그 앞을 막아선다.

경빈, 낭패한 표정을 짓는다.



S#19. 중궁전 복도


상궁 하나가 방문앞에 서있는 오상궁에게 뭐라고 속삭인다.


오상궁 : (방쪽에다) 중전마마, 오상궁이옵니다.



S#20.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 무슨 일이냐?

오상궁(E) : (방문밖에서) 경빈이 중전마마를 뵙겠다고 중궁전앞에서 실갱이를 벌이고 있다하옵니다.

복성군 : (방문쪽을 돌아보며)...?!

윤비 : ..경빈을 들이게.

오상궁(E) : 예.

윤비 : 복성군, 네 진정 전하의 장자의 예우를 받고 싶다면 에미 치마폭에 싸여 이리 저리 휘둘리지 말고

         성군들의 덕을 배우고 닦아야할 것이야!

복성군 : ...!



S#21. 동 방밖 복도


경빈, 허겁지겁 방문쪽으로 걸어온다.


오상궁 : 중전마마, 경빈 들었사옵니다.

윤비(E) : 들라해라.



S#22. 동 중궁전 방 안


경빈,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와 윤비와 복성군을 본다.


윤비 : 경빈, 복성군이 걱정되어 드셨는가?

복성군 : (반갑다)..어마마마..


경빈, 복성군의 뺨을 찰싹-친다.


복성군 : (황당한)..어마마마!

경빈 : 그 입 다무시오!

윤비 : (보는) 경빈, 내 앞에서 그 무슨 짓거리인가?!

경빈 : (윤비앞에 납작 엎드리며) 중전마마, 신첩의 무례를 용서하여주시옵소서!

         하오나 신첩 복성군이 원자아기씨께 불경한 짓을 했음을 들었사옵니다.

윤비 : ...

경빈 : 중전마마께오서 복성군과 복성군의 훈육을 잘못시킨 신첩에게 어떤 벌을 내리 신다 하여도 달게 받을것이옵니다.

윤비 :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

경빈 : 예, 신첩의 손으로 복성군의 종아리를 치시라면 칠것이고, 중전마마께오서 신첩에게 회초리를 치시겠다면

         종아리를 걷어올리겠사옵니다.

윤비 : 되었느니! 복성군을 데리고 물러가게.

경빈 : 마마..

윤비 : 어허, 물러가라지 않았는가?!

경빈 : 예. (복성군과 함께 방밖으로 나간다)

윤비 : (빙긋 미소)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한다고 했던가?! (경빈이 나간 방문쪽을 보는)..



S#23. 대궐 일각


경빈과 풀이 죽은 복성군이 걸어오고 있다.

그 뒤를 따르는 금이와 상궁나인들.


경빈 : 복성군, 많이 아프시었소?

복성군 : ...어마마마, 소자의 뺨을 어인 연유로 때리신 것이옵니까?

경빈 : 지금은 중전마마와 맞설때가 아니오. 다 복성군을 위해 한 일이니 이 에미를 너무 원망마시오.

복성군 : ...


경빈과 복성군이 어디론가 간다.



S#24. 편전 외경



S#25. 편전 방 안


중종, 연상앞에서 생각에 빠져있다.


중종(E) : 정암, 조정에서 그대의 뿌리가 이리 깊고 그늘이 이리 크게 드릴워져 있을줄은 과인도 몰랐구려...

              과인이 그대를 내친 것이 과인이 용상에 앉아있는 동안 돌이킬수 없는 허물이 될지도 모르겠소..

              아니 분명 그렇게 될것이오. 허나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온 듯 싶구려.

중종 : (결심한 듯 방밖을 돌아보며) ..밖에 승지 있느냐?

김승지(E) : 예.

김승지 : (방문이 열리면 들어오며) 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좌의정 안당과 우찬성겸 병조판서 이장곤을 파직하라!

김승지 : (놀라 흠짓 보다가 조아리며)..예.

중종 : 또한 원방 안치한 조광조는 사사하고 김정, 김식, 김구는 절도에 안치하라!

         윤자임, 기준, 박세희, 박훈은 극변에 안치하라!

김승지 : (휘둥그레지는)...!

중종 : (눈을 감는다)...!



S#26. 빈청 안


홍경주, 남곤, 심정, 고형산, 홍숙, 성운, 방유령, 손주등이 초조하게 앉있는데

김승지, 빈청안으로 들어온다.


홍경주 : (보며) 김승지, 어찌 되었소?

김승지 : 조광조를 사사하라는 전하의 어명이 계셨소이다.

남곤 : 그래요?! 허허허!

홍경주 : 그래요?! 허허허!

심정 : (홍경주에게) 이거 감축드리옵니다.

홍경주 : 암요, 드디어 우리의 일이 결실을 맺는구먼요! 허허허!


홍경주와 일동이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서로의 손을 맞쥐고 환호작약한다.



S#27. 조광조 능주 귀양지 초가 마당


조광조와 당추, 삿자리 위에 앉아있다.


당추 : 나으리, 헌데 어이하시어 이리 북향을 보고 앉아 계신것이옵니까?

조광조 : 이사람, 전하께오서 계오신 대궐쪽 바라보며 어명을 기다리고 있소이다.

당추 : (흠짓) 어명이요?

조광조 : 전하께오서 한때 소인배들의 간계에 속으시어 이사람을 내치셨지만 반드시 이 사람을 다시 불러주실 것이외다.

당추 : 진정으로 그리 생각하시옵니까?

조광조 : (결연하게) 전하께오선 누구보다도 영명하오신 분이오. 이사람은 전하를 믿소이다.

길상 : (닭한마리를 들고 마당으로 들어온다)..

당추 : (길상 보며) 아우님은 만나보았는가?

길상 : 예, 헌데 갖바치 어른께선 오시지 않으시겠답니다.

당추 : 허어, 그 사람 고집두...

조광조 : 놔두시오, 얼마 안있어 도성으로 돌아가면 내 갖바치 선생이 지어준 이 갖신을 신고 직접 찾아 볼것이오.

당추 : ...음!



S#28. 능주 어느 곳 (혹은 강이 보이는 곳)


갖바치, 감회에 잠긴채 강을 바라보고 서있다.


갖바치(E) : 나으리, 기억나시옵니까?! 이놈을 처음 만나셨을 때 물으셨지요!


조광조가 갖바치를 보고 말한다. (12회 S#35의)

조광조 : 길을 묻고 싶어 왔소!

갖바치 : 길이라니요?!

조광조 : 낡은 정치를 갈고 폐습을 타파할 개혁의 길 말이오.


갖바치, 현실로 돌아와 서있다.


갖바치 : 나으리, 그런 길은 아무 곳에도 있지 않사옵니다. 나으리께오선 길 없는 길을 찾아 헤매신 것이옵니다..

            하오나 나으리께서 걸어가신 발자국들을 후대사람들이 쫓아 걸을것이오니 그곳으로 길이 날것이옵니다...

            그 길이 바로 나으리께오서 찾으신 개혁이 길이 될 것이옵니다...!



S#29. 난정 초가 외경


윤원형(E) : 난정아, 입 좀 떼거라.



S#30. 동 난정 초가 방 안


윤원형, 난정의 종아리 상처위에다 약을 발라주고 있다.


윤원형 : 네 어찌 도총관대감댁에서 나온뒤로 한마디도 벙끗하지 않는것이냐?

난정 : (치마를 내리고 앉으며)..나으리께 송구스럽사옵니다.

윤원형 : 괜찮다. 도총관께서 겉으로는 화를 내셔도 속으론 나같은 파락호에게 딸자식을 시집보내는 심정이 오죽하셨겠느냐?

난정 : ...나으리께오서 이해해 주시니 이년 마음이 가벼워지옵니다.

윤원형 : 오냐, 허면 내 이만 파락호 노릇을 하러 가야되니 일어나마. (일어서는)

난정 : 나으리.

윤원형 : (보는) 왜그러느냐?

난정 : 이년과 신방을 차리시기 전에 혼례를 치루시겠다는 약조 변함이 없으신 것이지요?

윤원형 : 암! 내 사모관대를 쓰고 정식으로 너를 맞을것이라 하지 않았느냐?

난정 : 하오면 오늘밤 이년 어미가 있는 집으로 발걸음을 해 주시옵소서.

윤원형 : 그건 또 왜?

난정 : 장인과 상견례를 하셨으니 이번엔 장모를 뵈어야지요.

윤원형 : (농조) 이번에도 문전박대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구나?

난정 : (굳는)

윤원형 : 오냐, 내 알았느니. 내 느즈막히 들리도록하마. (방밖으로 나간다)

난정 : ...!



S#31. 갖바치 마당


방백인, 앞치마를 걸치고 부엌에서 밥소반을 들고 나온다.

난정, 쩔뚝거리며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난정 : 아저씨!

방백인 : (밥소반 재빨리 뒤로 감추며) 오, 난정이 왔느냐?

난정 : 몸이 편치않으시다더니 아주머닌 어딜가셨나요?

방백인 : (아랫방쪽을 턱짓하며)..들어가보면 알게다.



S#32. 동 갖바치 아랫방 안


벽쪽에 못보던 탱화가 걸려있고 그 앞에 향불을 피운 소반이 놓여있다.

당골네, 소반앞에서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난정과 방백인, 방안으로 들어온다.


난정 : (당골네 보고) 무얼하시는거에요?

방백인 : 며칠째 신내림을 받는다고 저 짓이지 뭐냐?

당골네 : (휙-도끼눈으로 보며) 고, 주둥이!

방백인 : 알았어, 임자.

당골네 : (다시 웅얼웅얼 부들부들거리는)...

방백인 : (난정에게 낮게) 부정 태우면 안되니 앉거라.

난정 : (앉으며)..지난번 말씀드린건요?

방백인 : (서랍을 열고 봉투를 꺼내온다) 예, 있다.

난정 : (봉투를 꺼내보면 '亥時'라고 쓰인 종이가 들었다)...!

방백인 : 내 합궁일시를 스무여샛날로 맞추느라고 고생깨나 했구나.

난정 : 애쓰셨어요. (은자 몇냥을 꺼내준다)

방백인 : 내 댓가를 받으려는 것은 아니었는데...(받아 넣는다) ..내 승후관나으리의 사주를 보아하니

            팔난봉은 피할 수 없는 팔자시더구나.

난정 : ...

방백인 : 허나 다행인 것은 네가 그 시에 합궁을 하면 차후로 승후관께서 어느 밭에다 씨를 뿌리시던 간에

            네 밭에서만 싹이 트고 열매를 맺게 될게다.

난정 : 고마워요, 아저씨!



S#33. 난정모 집 마당


난정, 쩔뚝거리며 들어와 툇마루에 앉는다.

난정, 품에서 봉투를 꺼내들고 그 속에서 '亥時'라고 적힌 종이를 꺼내본다.


난정 : 어느밭에다 씨를 뿌리시던 내 밭에서만 열매를 맺는다..! (다시 종이를 봉투에 넣는데)

난정모 : (삯바느질 보퉁이들고 대문안으로 들어오며) 난정아, 언제왔느냐?

난정 : (일어서며) 방금이요.

난정모 : 그래 국사당 굿구경은 잘했니?

난정 : 예. (보퉁이를 받아들며) 이리 주세요.

난정모 : 다음부턴 미리미리 얘기하고 나가거라, 그래야 에미가 걱정을 안하지.

난정 : 그럴게요..

난정모 : (쩔뚝이는 난정의 다리를 보고) 난정아, 네 다리가 왜 그러느냐?

난정 : 조금 접질렀어요..괜찮으니 들어가세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난정모 : 그래..(방으로 들어간다)



S#34. 동 난정모 방 안


난정모, 난정을 놀란 얼굴로 바라본다.


난정모 : 뭐야, 스무여샛날 혼례를 치룬단 말이냐?

난정 : 예. 허니 그리 알고 계세요.

난정모 : 어찌 그리 촉박하게 날을 잡았누? 마련할 것도 많을텐데.

난정 : 제가 다 알아서 할테니 어머닌 아무 걱정 마세요.

난정모 : ..대감마님께오서 네가 시집가는 것을 아시면 얼마나 대견해 하실까..

난정 : (보다가)..어머니, 저녁에 승후관나으리께오서 오실거에요.

난정모 : 뭐라, 승후관께서 어찌 이 누추한 곳까지 발걸음을 하신단 말이냐?

난정 : 장모한테 인사를 여쭙겠다고 하셨어요.

난정모 : 장모?!..네 지금 장모라 했느냐?

난정 : (미소) 예, 어머니. 사위한테 술상이나 마련해주세요.

난정모 : (싫지않은)...!



S#35. 자운아 기방 안채 마당


심퉁, 아래채 방앞 툇마루에 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옥매향, 중문안으로 들어온다.


옥매향 : 심퉁아.

심퉁 : (걸레질 멈추고 보며) 아씨, 섭섭해유.

옥매향 : 섭섭하다니? 뭐이가?

심퉁 : 요즘 이년을 떼어놓고 혼자만 다니시잖아유.

옥매향 : (웃음) 닐이 기렇게 돼서기래. 긴데 기방이 와이리 됴용한거이네?

심퉁 : 파릉군나으리께선 입궐하셨구유, 마님은 안방에 계셔유.

옥매향 : 기래?..(안방쪽으로 가며) 오마니! 내레 매향이야요.

자운아(E) : (안방에서 대답이 없다)

옥매향 : (갸웃하며 안방으로 들어간다) 오마니!



S#36. 동 자운아 안채 방안


자운아, 심각한 얼굴로 멍하게 생각에 빠져있다.


옥매향 : (방문열고 들어오며 농조) 오마니, 닙에 풀칠을 하셨시오? 계시면서 와 대답을 안하시는거야요?

자운아 : (깊은 한숨)...

옥매향 : (옆에 앉으며) 오마니, 무슨 걱뎡이라도 있으신거야요?

자운아 : (옥매향의 얼굴을 본다)...

옥매향 : 오마니, 답답하구만요. 날래 말씀 해보시라요.

자운아 : ..아무래도 니번에 나으리께서 무사하시디 못할 것 같아서 기래..

옥매향 : (놀라) 아바디가 무사티 못하다니요? 기게 무슨 말이야요?!

자운아 : (다시 한숨을 내쉬는)...



S#37. 윤임 사랑채 외경


박서방과 황서방이 한편에 서서 수군거리고 있다.



S#38.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처, 찻잔에 차를 따라 소반 위에 올린다.

침묵하고 있는 윤임과 김안로.


윤임처 : (두사람을 보다가) 하오면 소첩 이만 나가보겠사옵니다. (일어서는데)

윤임 : (눈을 뜨며) 부인. 내 부인의 얼굴을 뵙기가 부끄럽구려.

윤임처 : 예에?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윤임 : 아니오, 나가보시구려.

김안로 : ...


윤임처, 방밖으로 나간다.



S#39. 동 윤임 사랑채 방 밖 마당


윤임처, 사랑채 방에서 나와 안채쪽으로 가려다가..


윤임처 : (박서방 돌아보며) 박서방.

박서방 : (달려와 조아리며) 예, 마님.

윤임처 : 대감의 심기가 불편하신데..요즘 조정에 무슨 좋지 않은 소식이라도 있는가?

박서방 : 조정암나으릴 사사하라는 어명을 내리셨답니다요.

윤임처 : (흠짓) 조정암을?! (사랑채 방쪽을 돌아보는)...!



S#40.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 깊은 한숨을 내쉰다.


윤임 : 참으로 부끄럽고도 부끄러운 일이외다. 조광조 같은 큰 선비의 방패막이가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죽이는데 한 몫 거들었으니..

김안로 : 마음을 굳게 잡수셔야 하옵니다. 우리 두사람은 원자마마를 보위해야할 대의가 있지 않사옵니까?!

윤임 : (끄덕이며)..그래야지요..헌데 조정이 온통 공신들 판이 될것인데 우리라고 무사하겠소이까?

김안로 : 당분간은 이사람 숙부님께오서 방패막이가 되어 주실 것이옵니다.

윤임 : 그 후에는 어쩌고요?

김안로 : 남양군과 화천군 양쪽 모두 희빈과 경빈의 소생으로 왕세자로 올리기 위해 서로를 견제할 것이옵니다.

            그 틈새에서 숨을 쉬자 이 말씀이옵니다.

윤임 : 만에 하나 경빈과 희빈이 의기투합하여 원자를 찍어내려 하면 어찌되는 것이오이까?

김안로 : 산중에 두 마리 호랑이가 살지 못하는 법이옵니다. 그런 심려는 마시옵소서.

윤임 : 음!

김안로 : 이번 일이 일파만파로 번지지 않고 이쯤에서 마무리 되어야 할터인데 그것이 걱정이옵니다.



S#41.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 남곤, 심정이 껄껄껄 웃고있다.


홍경주 : 허허허, 과연 전하께오선 명군이시오, 명군! 전하께오서 이 늙은이 앓던 이를 쏙 빼주시오니

            참으로 우악하오신 성은이오이다.

심정 : 이번 참에 조정에서 주초의 무리를 싹 몰아내야할 것이옵니다.

홍경주 : 암요, 도학이네 뭐네 글줄깨나 읽었다고 입방정 떨던 것을 모조리잡아다 매를 치고 귀양을 보내야지요.

남곤 : 남양군께오서 이번에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에 오르셔야지요.

홍경주 : (손을 내저으며) 아니오이다. 살 날도 얼마 안남은 늙은이가 무슨 벼슬 욕심이 있겠소이까?

            이사람보다는 두분 대감께서 정승반열에 오르셔야지요.

남곤 : 허허, 불민한 이사람이 어찌..

심정 : 남양군대감께오서 밀어올려주시겠사옵니까?

홍경주 : 당연히 그래야지요.

남곤,심정 : 고맙사옵니다.

홍경주 : (진지하게) 대신! 두분께서도 금원군을 보위에 올려 주신다는 약조를 버리시면 아니되실것이옵니다. 내 말 명심하세요!

심정 : (남곤을 보는)...

남곤 : 걱정마시옵소서. 그 약조는 금과옥조처럼 가슴속에 깊이 새겨두고있사옵니다.

홍경주 : (웃으며 그러나 날카롭게 남곤, 심정의 얼굴을 살핀다)



S#42. 어느 길


남곤과 심정, 사인교를 나란히 타고 온다.


심정 : 대감, 정말 경빈마마께 등을 돌리고 남양군과의 약조를 지키실겝니까?

남곤 :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오.

심정 : 허면 어쩌실 의향이시옵니까?

남곤 : 우선 조정의 요직과 삼사에 우리쪽 사람들을 심어놔야지요. 그런 연후에 조정의 공론으로 옭아매면

         남양군도 어쩌시진 못하실거외다.

심정 : ...음!



S#43. 편전 외경


정광필(E) : 전하, 이러실수는 없사옵니다!



S#44. 편전 방 안


중종 앞에 정광필과 김전이 앉아있다.


정광필 : 전하, 어찌 의정부 신료들이 참석치 않은 자리에서 국가의 막중대사를 처결 하셨사옵니까?!

중종 : 과인이 이미 용단을 내린 일이니 물러가시오.

정광필 : 전하! 하오시면 미신도 파직하여주시옵소서.

중종 : 뭣이라, 파직이요?

정광필 : 예, 전하와 조정의 공론에 거스르는 뜻을 가진 신이 어찌 조정신료들의 영수의 자리에 앉아있을수 있겠사옵니까?

중종 : 영상! 과인의 심기를 더 이상 어지럽히지 말고 물러가라 하지 않았는가?!

정광필 : (간절하다) 신을 파직시켜 주시옵소서, 전하!

김전 : (보는)...!

중종 : (고개를 돌리는)...



S#45. 편전 앞 마당


파릉군, 도포차림으로 결연한 표정으로 계단을 오른다.

그 뒤로 이하명, 이세진, 이학봉 그리고 십수명의 종친들도 도포차림으로 따른다.

파릉군, 강녕전 현판이 보이는곳에 앉으면 종친들이 따라서 앉는다.

편전 밖으로 나오려던 대전내관이 그 모습을 보고 황급히 편전안으로 뛰어들어간다.


파릉군 : (강녕전 현판을 노려보는)...!



S#46. 동 편전 방 안


중종, 대전내관을 놀란 눈으로 본다.


중종 : 뭣이라? 파릉군숙부와 종친들이?!

대전내관 : (숙이며) 예, 편전앞에 연좌를 하시어 침묵하고 있으시옵니다.

중종 : (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김전 : 허어, 어찌..종친들까지?

정광필 : ...!



S#47. 동 편전 앞 마당


파릉군과 종친들 앉아있는데 중종, 급한 걸음으로 나와 파릉군 앞으로 다가와 마주 앉는다.


중종 : 숙부, 그리고 종친들께서 어찌 이러시는겝니까?

파릉군 : (눈물 글썽) 전하! 신들은 종친이 아니오라 이나라의 선비로써 이자리에 앉아있는 것이옵니다.

            전하 청컨대 조광조에게 내리신 사약을 거두워 주시옵소서!

종친들 : 거두워주시옵소서!

중종 : 숙부께서 이러시면 이 조카의 마음이 찢어진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오이까?

파릉군 : 전하, 이나라는 도학의 나라이옵고 선비의 나라이옵니다. 선비들을 아끼셔야 할 전하께오서 어찌 이러실수 있사옵니까?

중종 : 숙부!

파릉군 : 전하, 부디 조광조를 사사하신다는 어명을 거두워주시옵소서! 그때까지 신들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것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종친들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괴롭다)...!



S#48.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앉은 엄상궁을 보고 말한다.


윤비 : 뭐라? 파릉군대감과 종친들이 편전앞에서 연좌를 하고 있단 말이냐?

엄상궁 : 예. 전하께오서 조정암을 사사하신다는 어명을 거두워 주시기 전엔자리를 뜨지 않을것이라 들었사옵니다.

윤비 : ..음!



S#49. 대비전 방 안


자순대비, 연상앞에 앉아 심각하게 혼잣말을 한다.


자순대비 : 허어, 이러다간 종친들에게까지 화가 미칠수가 있음이야.. 이 일을 어쩌누?



S#50.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어딘가를 보고 말한다.


경빈 : 암요, 영의정이든 종친이든 그 누구든지 우리 복성군이 보위에 오르는데 가시가 되는 자들은 다 찍어낼 것입니다. 호호호.



S#51. 윤원형 별채 초당 마당


윤원형, 초당 앞으로 급하게 다가온다.


윤원형 : (방쪽에다) 부인-부인-나요.

김씨(E) : (방안에서) 드시지요.


윤원형, 방문 앞으로 다가서면 배천댁과 탄실이 방문을 열고 나오며 조아린다.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간다.



S#52.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윤원형, 앞에 앉은 김씨에게 말한다.


윤원형 : 아버님께오선 편치 않으신 몸으로 어찌 출타를 하시게 두신게요?

김씨 : 소첩, 아버님을 극구 말려 보았사오나 오히려 꾸중만 들었사옵니다.

윤원형 : 허어, 아버님께오서 구종별배들도 거느리지 않으시고 대체 어디를 가신겐가?

김씨 : 아버님께오서 생각이 깊으신 분이니 너무 염려않으셔도 될것이옵니다.

윤원형 : 그럴까요?

김씨 : 하온데 서방님께오선 요즘 글공부는 손에서 놓으시고 어딜 그리 바쁘게 걸음을 하시는것이옵니까?

윤원형 : ..험,험, 내 요즘 고리타분한 책 속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값진 공부를 하고 있소. 허니 부인, 내 걱정도 마시구려. 허면?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김씨 : ...?



S#53.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가 고형산, 이유청(*), 홍숙, 성운등과 앉아서 낮게 속닥거리고 있다.


홍경주집사(E) : (방밖에서) 대감마님!

홍경주 : (방문쪽 보며) 무슨 일이냐?

홍경주집사(E) : 파산부원군께오서 대감마님을 뵙자십니다요.

홍경주 : 파산부원군께서?..(빙긋 미소가 스친다)



S#54. 동 홍경주 사랑채 방 밖


손에 꿀단지 보퉁이를 든 윤지임과 홍경주 집사가 서있는데 홍경주가 방문을 열고 나온다.


윤지임 : (조아리며) 남양군대감, 그간 기체 대안하셨사옵니까?

홍경주 : 어이구, 파산부원군께오서 이사람 댁에 어인 발걸음이시옵니까?

윤지임 : 오랜만에 문후도 드릴겸, (꿀단지를 보이며) 마침 집에 좋은 꿀이 있길래 맛좀 보시라고 가져왔사옵니다.

홍경주 : 허허, 이거 고맙소이다. 헌데 어쩌지요? 지금 손님들이 와계시니?

윤지임 : 이 사람이 때를 잘못 택했나보옵니다.

홍경주 : 아니올시다, 잠시 작은 사랑에 들어계시지요.

윤지임 : 예, 그리하지요.

홍경주 : (집사에게) 뫼시어라.

홍경주집사 : 예. (윤지임에게) 따라오시지요.


윤지임, 홍경주 집사를 따라 어디론가 간다.

홍경주, 그 뒷모습을 보며 빙긋 웃는다.



S#55. 동 홍경주 작은 사랑채 방 안(41회의 식객들 방)


도포짜리들이 모여 왁자지껄한 분위기.

윤지임, 방안으로 들어온다.

윤지임, 방안 낯선 분위기에 둘러보는데 한편 장기판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장기판 앞에서 윤원로가 누군가와 장기를 두고 있다.


윤원로 : (장기알 쾅 놓으며) 엣다, 장군 받으슈! 외통이요, 외통! 허허허!


상대편, 낭패한 표정을 짓는데.


윤원로 : 얼른 닷냥 내 놓으슈. (상대가 은자 닷냥을 건네면 받아쥐고)

            허허, 이러다가 내기돈 벌어 고래등만한 기와라도 사겠구먼!

윤지임 : (다가오며) 원로야, 네 여기서 뭘 하는게냐?!

윤원로 : (보고 놀라) 아,아버님!



S#56. 난정모 대문 앞 (밤)


윤원형, 임서방을 거느리고 대문앞으로 다가온다.


임서방 : 이리오너라! 이리오너라!

난정 : (대문을 열고 나와 조아린다)..어서 오시옵소서.

윤원형 : 오냐, 내 약조대로 발걸음을 했느니라.

난정 : (미소) 안으로 드시지요.



S#57. 동 난정모 마당 (밤)


윤원형, 난정을 따라 대문안으로 들어오는데

난정모, 부엌에서 나와 윤원형에게 조아린다.


난정모 : 승후관나으리께오서 이 누추한 곳까지 발걸음을 해 주시오니 광영이옵니다.

윤원형 : 허허, 장모께서는 문전박대를 안하시고 이리 반갑게 맞아주시니 고맙구려.

난정모 : 예에, 문전박대라니요?

난정 : (눈짓하며) 나으리.

윤원형 : 그래, 알았다. (난정모에게) 드십시다. (방안으로 들어간다)

난정모 : ..?!

난정 : 어머니, 들어가세요.

난정모 : 그,그래.. (방으로 들어간다)



S#58. 동 난정모 방 안 (밤)


윤원형, 서있는데 난정모와 난정이 들어온다.


난정모 : 누추하오나 앉으시지요.

윤원형 : 아니오, 이 사위가 장모께 절부터 드리리다.

난정모 : 절이라니요, 당치도 않사옵니다. 그리고 말씀 낮추시옵소서. 쇤네, 듣기가 민망하옵니다.

윤원형 : 첩장모는 장모가 아니랍니까? 허니 거북해 마시고 앉으시오.

난정 : 어머니, 나으릴 언제까지 서 계시게 하실거에요?

난정모 : (마지못해 엉거주춤 앉으며)..그,그래..

윤원형 : (큰 절을 올리며) 장모님, 사위 절받으시오.

난정모 : (황송한지 맞절을 하고 일어선다)..하오면 쇤네 진지상을 올리겠사옵니다. (황급히 방밖으로 나간다)

윤원형 : 난정아, 네가 누굴 닮아 절색인가 했더니 장모를 꼭 빼다박았구나.

난정 : (미소)..

윤원형 : 헌데 우리 혼례일은 언제로 택일을 했느냐?

난정 : 이달 스무여샛날이옵니다.

윤원형 : 이달 스무 여..(하다가 깜짝 놀라는) 뭐라?! 스무 여샛날?! 허면?

난정 : 예, 나으리께서 아우님과 합궁하시는 날도 그날 이옵지요!

윤원형 : (당혹하여)..네 어찌..사람을 이리 난처하게 만드느냐?!

난정 : 나으리께오서 아우님과 합궁을 하실지, 이년과 신방을 차릴실지는 나으리 마음에 달려있으니 뜻대로 하시옵소서.

윤원형 : 이 애...난정아..


난정, 고개를 외로꼬며 미소짓는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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