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050
S#1. 난정 초가 마당
난정, 당황하여 윤원형을 보는데 윤원형, 난정과 길상 쪽으로 다가와선다.
윤원형 : 난정아, 무슨 일이라도 있는게냐?
난정 : (시선 피하며) ..아,아무것도 아니옵니다.
윤원형 : (난정의 얼굴 살피며)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네 어찌 나를 똑바로 보지 못하는게냐?
난정 : (흠짓)...!
윤원형 : (길상의 굳은 얼굴을 보며).. 자네가 말해보게. 대체 무슨 일인가?
길상 : ...!
난정 : (길상의 말을 가로막듯이 윤원형을 보며) 나으리, 실은 이년이 속이 답답하여 술을 한잔 했사옵니다.
윤원형 : 뭐라, 수울?!
난정 : 예..혼례를 앞둔 계집이 대낮에 술냄새를 풍기며 다니는 것은 나으리의 체통을 깍는 짓거리라며
오라비한테 꾸지람을 듣고 있던 참이옵니다.
길상 : ...?!
윤원형 : 음..! (보다가)..그래 술을 마시니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리더냐?
난정 : ..송구하옵니다.
윤원형 : (길상을 보며) 처남, 난정이를 너무 꾸짖지 말게. 난정이가 오죽했으면 술까지 마셨겠는가?
길상 : ...!
윤원형 : (안스럽다는 듯) 지금 난정이 머릿속을 들여다 보면 실타래가 난마처럼 얽혀있고
가슴속에도 큰 바윗돌 몇 개가 짓누르듯 답답할걸세. 그깟 내 체통 좀 깍이기로서니 무얼 그리 대수겠나?
허니 처남이 이해를 하게.
난정 : ...!
윤원형 : 난정아, 잠시 들어가자구나. (방안으로 들어간다)
난정, 길상을 매섭게 보고는 방안으로 들어간다.
길상 : (혼자 남겨진 느낌)...!
S#2. 대비전 외경
엄상궁과 오상궁, 그리고 중궁전 상궁나인들이 시립해 섰다.
윤비 : (E) 대비마마, 어인 연유로 신첩에게 재진맥을 받으라 하시옵니까?!
S#3. 동 대비전 방 안
윤비, 자순대비를 굳은 얼굴로 바라본다.
자순대비 : 중전, 중전께서도 잘 알고 계실게요. 중전의 회임은 국가의 막중대사입니다.
허니 실낱만한 의구심도 없어야 될겝니다. 해서...
윤비 : 마마, 하오시면 신첩의 회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계신 것이옵니까?
자순대비 : 이 늙은이가 어찌 중전을 믿지 못하겠소? 허나..
윤비 : ('허나?!')..
자순대비 : 지금 궐내에 불경한 소문이 번지고 있습니다.
윤비 : 신첩이 거짓회임을 하였다는 소문을 말씀하시는겝니까?
자순대비 : (흠짓) 허면 중전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었소?
윤비 : 신첩의 복중 태아에 관한 일을 신첩이 어찌 모르겠사옵니까? 아마도 신첩의 회임을 시기하는 사특한 무리들이
신첩과 신첩의 복중태아를 음해하기 위해 퍼뜨린 악성 유언비어라 생각하옵니다.
자순대비 : 그래요, 이 늙은이 생각도 중전과 같소. 지난번 양어의가 중전을 진맥하면서 맥을 달리 짚었던 것이
빌미가 된 것이겠지요.
윤비 : 마마, 신첩 생각엔 사특한 무리들이 어떤 간교한 유언을 퍼뜨릴지라도 대응을 하지 않는 편이 좋을듯 싶사옵니다.
자순대비 : 대응을 하지 말라니요? 허면 중전께서는 저들이 요망한 혓바닥을 놀려
왕실의 위엄과 체통을 깍아 내려도 좋다는 말씀이시오?!
윤비 : 하오나 신첩이 진맥을 다시 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신첩은 물론이고 왕실의 위엄이 크게 훼손되는 일이라 생각하옵니다.
자순대비 : ('그것은 그렇다')..음!
윤비 : 마마, 어차피 달이 차고 신첩의 배가 불러오게 되면 저들도 입을 닫게 될 것이고
소문도 잠잠히 묻히게 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자순대비 : (저으며) 그건 그렇지가 않습니다!
윤비 : ...!
자순대비 : 만에 하나 소문이 왕실이나 조정에까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중전께서 큰 구설에라도 오르게 되신다면
잉태하신 태아에게도 좋지 못할 것입니다. 허니 중전께서 재진맥을 받으시고 회임을 하셨음을 명백히 밝히시어
잡소리를 불식시키도록 하세요.
윤비 : 마마..
자순대비 : 중전, 내키시지 않더라도 이 늙은이의 뜻에 따라주세요. 아니, 꼭 따라주셔야 합니다!
윤비 : ...!!
S#4. 대비전 마당
윤비, 심각한 표정으로 대비전에서 나온다.
엄상궁과 오상궁, 윤비의 옆에 다가와선다.
윤비 : (E) 재진맥.. 재진맥이라...?!
엄상궁 : 중전마마, 안색이 미령해 보이시옵니다.
윤비 : 난 괜찮네.. 교태전으로 가세.
윤비, 앞장서서 가면 엄상궁과 오상궁, 중궁전 상궁나인들이 뒤를 따른다.
S#5.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 중전, 모두가 중전의 자업자득이신게요. 중전, 이런 꼬락서니가 될줄도 모르고
천길 벼랑위에서 칼을 물고 외줄타기를 하셨소?! 호호호.
S#6. 난정 초가 마당
길상, 부엌쪽에서 바가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데.
난정 : (E) (방안에서) 나으리,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이제와서 신방 차리는 것을 그만두시자니요?!
길상 : (움찔 놀라 방문쪽을 보는)..!
S#7. 동 난정 초가 방 안
윤원형, 착잡한 얼굴로 난정의 시선을 피한채 앉아있다.
난정 : (원망스럽게 보며) 나으리, 이제 와서 이년을 헌짚신짝 처럼 버리시겠다는 말씀이시옵니까?!
윤원형 : (보며) 난정아, 내 그런 뜻이 아니란 것은 너도 잘 알고 있지않느냐?
난정 : 나으리!
윤원형 : 난정아, 지금은 때가 좋지 못한 듯 싶구나.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 일로 전전반측하고 계시옵고
도총관 대감 역시 금부옥사에 갇혀 계신터에 혼례를 올릴수는 없는 일이다.
난정 : 나으리 생각이 정 그러하시다면 혼례는 치루지 않으시더라도 신방만은 꼭 차리셔야 하옵니다!
윤원형 : 난정아, 만약에.. 만에 하나 말이다..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 일이 밝혀지면
우리 가문이 문을 닫게 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지 않겠느냐?
난정 : ...!
윤원형 : 나야 가문과 함께 이 한목숨 버리면 그만이지만 난정이 너는 무슨 죄가 있겠느냐?
이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 내 어찌 전정이 구만리같은 너를 소실로 맞아 들일수 있겠느냐?! 허니..
난정 : 나으리! 만에 나으리께 변고가 생긴다면 (결연한) 이년도 나으리를 쫓아 세상을 버릴 것이옵니다!
윤원형 : ...!
S#8. 동 난정 초가 마당
길상 : (방문 앞에서 듣다가)...!!
S#9. 동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 (강렬하게 보는)...!
윤원형 : 난정아, 그런 섬뜩한 소리 말거라. 나같이 못난 사내를 위해 네가 세상을 버리겠다니?!
난정 : 나으리 이년을 살리시려면 나으리께오서 사셔야 하옵니다! 나으리께오서 사실려면 중전마마께오서 사셔야 하는것이고요!
윤원형 : (한숨)..그걸 누가 모르겠느냐만.. 내게는 중전마마를 지켜드릴 방책이 없구나..
난정 : 나으리, 당장 이년과 입궐을 하시지요!
윤원형 : 입궐?!
난정 : 예, 중전마마를 뵈옵고 오늘이라도 낙태를 천명하시라 다시 한번 간청을 올려보자 이 말씀이옵니다!
윤원형 : 난정아, 내 안그래도 아까 중전마마를 뵙고 그 말씀을 드렸다.
난정 : ...하온데요?
S#10. 중궁전 방 안 (I49회 S#45. 연결씬)
윤비, 윤원형을 보고 말한다.
윤비 : 오라버니, 내 이번에 낙태를 천명하여 화급을 피한다 한들 달라질 것을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낙태를 천명하면 사람들의 의심을 더 사게 될 뿐 아니라 중궁전의 신망이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윤원형 : 하오나 마마, 지금은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부터 끄셔야 하옵니다.
윤비 : (저으며)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윤원형 : 때가 아니라니요? 이러다 실기하오시면...?
윤비 : 오라버니, 이번 화급은 내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니 누구도 이사람을 구해줄 수도 없고
또한 죄를 대신 받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윤원형 : 마마!
윤비 : 내게도 생각이 있습니다. 허니 오라버니께선 이 사람 걱정은 접어두시고 난정이와 신방차리는 일에 마음을 쓰세요.
윤원형 : 마마, 지금 마마의 처지가 풍전등화와 같사온데 시생보고 신방차리는 일에 마음을 쓰라니요?!
윤비 : (입을 닫는)...
S#11. 동 난정 초가 방 안 (현실)
윤원형 : (비장한)..중전마마께오서 그리 말씀을 하신 연후에
내가 중궁전에서 나올때까지 함구하신채 한말씀도 하시지 않더구나.
난정 : (뭔가 생각하는)...
윤원형 : (한숨) 마마께오선 너와 신방차리는 일에 마음을 쓰라 하셨지만 중전마마의 처지를 알면서도
내 어찌 그리 할 수 있겠느냐.. 허니 난정아..
난정 : (눈을 빛내며 바짝 다가앉는) 나으리!
윤원형 : (갑작스러운 태도에 흠짓) ..왜 그러느냐?
난정 : 분명 중전마마께오서 누구도 마마를 구해줄 수도 없고 또한 죄를 대신 받을수도 없을 것이라 말씀하셨사옵니까?
윤원형 : 그래, 분명 그리 말씀하셨다.. 중전마마께오서 모든 책임을 지시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더구나..
난정 : (혼자 되뇌이는) ..누구도 구해줄 수 없고 죄를 대신 받을 수 없다..?
윤원형 : (난정을 의아하게 보는)...?
난정 : ..어쩌면 어쩌면...?
윤원형 : 헌데 네 갑자기 왜 그러느냐?
난정 : ..아, 아니옵니다!..
S#12. 중궁전 방 안
윤비, 약사발을 들어 마시고 있다.
윤비, 입맛이 쓴지 찡그리며 약사발을 내려놓고 엄상궁이 건네준 당과를 받아 입에 넣는다.
윤비 : 내 지금 마신 탕약이 오라버니께서 가져오신 약인가?
엄상궁 : 예, 그러하옵니다.
윤비 : 내의원에서 지어올린 약보다 쓰구먼!
엄상궁 : 하오면 다음부터는 내의원에서 올린 탕약을 드시겠사옵니까?
윤비 : (미소) 아닐세. 옛말에 이르길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이롭다고 했으니
(배를 쓰다듬듯이 만지며) 복중의 태아에게도 더 좋을게야.
엄상궁 : ...
윤비 : 엄상궁, 자네도 거짓회임에 대한 소문을 알고 있는가?
엄상궁 : (당황하여)..예에?..예에...
윤비 : 헌데도 알면서도 어찌 내게 고하지 않았는가?
엄상궁 : (조아리며)..마, 망극하옵니다..
윤비 : 허긴, 내게 아뢰기가 민망하였을테지.. 허나 차후론 아무리 내게 거슬리는 말이라 할지라도
숨기지 말고 고해야 할 것이야! 알겠는가?
엄상궁 : 명심하겠사옵니다.
오상궁 : (E) (방밖에서) 중전마마.
윤비 : 무슨 일이냐?
S#13. 동 방 밖 복도
오상궁 앞에 원자와 박상궁이 서있다.
오상궁 : 원자 아기씨 드셨사옵니다.
윤비 : (E) (방안에서) 오, 어서 뫼시어라!
S#14.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표정이 환해지면서 기다리듯 방문쪽을 보면 방문이 열리고 원자가 윤비앞으로 쪼르르 와서 선다.
그 뒤로 들어와 조아리는 박상궁.
원자 : (숙이며) 어마마마, 회임을 감축드리옵니다.
윤비 : 고맙습니다, 원자. 에미한테 오세요.
원자 : (윤비의 무릎위에 앉는다) 어마마마, 소자가 대군아우가 생기는 것이옵니까?
윤비 : (미소로 끄덕이며) 암요, 그래야지요.
엄상궁 : ...
S#15. 빈청 안
김전과 남곤, 우의정 이유청(*), 그리고 좌, 우찬성과 좌,우참찬등의 복장을 한 의정부 대신(*노회한 인물들로)들이 앉아있다.
김전 : 도총관이 비록 어명을 거스른 죄가 크다고는 하나 승정원을 통해 어명을 받은 것은 아니니
밀지에 쓰인 어필을 판별하지 못했다하여 역심을 품었다고 할 수는 없을 듯 싶소이다.
남곤 : ...
김전 : 또한 도총관이 그동안 무관으로써 세운 공적도 있으니 고신을 진탈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으면 어떻겠소이까?
여러분들의 뜻은 어떠하시오?
신료들 : (실권자인 남곤의 눈치를 보는)..
김전 : (남곤을 보며) 좌의정은 어찌 생각하시오이까?
남곤 : 영상대감 말씀대로 가산을 적몰하는 것은 면케해주더라도 형장은 쳐서 일벌백계로 삼아야 하지 않겠소이까?
신료들 : (끄덕이며 동의하는)
김전 : 허어, 날개가 꺽인 사람에게 형장까지 쳐서 욕을 보일 것은 무에 있소이까? 허니..
남곤 : (말을 자르며) 이사람은 영상대감께 의견을 말씀 드린 것 뿐이옵니다. 음!
김전 : ...허면 이사람에게 맡겨주세요.
S#16. 대궐 일각
김전, 착잡한 표정으로 걸어오다가 멈춰서서 하늘을 본다.
김전 : 허허,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가 참으로 허망하구먼..
김안로 : (E) (뒷편에서) 숙부님!
김전 : (돌아보며) 이제 입궐하는게냐?
김안로 : (다가오며) 숙부님, 소문 들으셨사옵니까?
김전 : 소문이라니? 무슨..?
김안로 :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셨다는 소문 말씀이옵니다.
김전 : (충격) 뭐,뭐라?! 거짓회임?! 너 그,그게 무슨 소리냐?! 응?!!
S#17. 홍경주 사랑채 외경
홍경주(E) : (방안에서) 만에하나 소문처럼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것이라면!
S#18. 홍경주 사랑채 방 안
홍경주 앞에 앉은 고형산(*)등 홍경주 또래의 도포짜리들을 둘러본다.
홍경주 : 이나라 조정과 왕실은 발칵 뒤집어질 것이요!
고형산 :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노릇이지요!
홍경주 : 중전마마께오서 폐서인 당하실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할터이니
그때 여러분들이 이 늙은이를 도와주셔야겠다 이 말씀이외다.
고형산 : 허면?
홍경주 : (끄덕) 예..우리 희빈마마께서 교태전에 들어가시게 된다면 여러분들의 가문은 대대손손 광영을 누리게 될것이외다.
일동 : (결연하게 끄덕거리는)..
홍경주 : (미소)..
S#19. 희빈 처소 방 안
희빈, 경대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도취한 듯 본다.
향이, 경대를 희빈의 눈높이에 맞춰들고 있다.
희빈 : 향아, 어떠하냐? 재색으로 보나 후덕함을 따져보아도 여우같은 경빈보다야 내가 교태전에 앉을만 하지 않느냐?
향이 :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희빈 : (자신감 있는 미소)...!
S#20. 경빈 처소 외경
남곤 : (E)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신게 틀림없사옵니까?
S#21.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내려진 발 너머로 남곤과 심정이 앉아있다.
경빈 : 이사람은 분명 그럴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남곤 : (끄덕이며) 음!
심정 : 하오나 만에하나 중전께오서 진짜 회임을 하신것이시오면..?
경빈 : (미소로 저으며) 이사람도 혹시나 하여 신중에 신중을 기해 생각한 연후에 얻은 답입니다.
중전마마께오선 분명 회임을 하신게 아닙니다. 중전의 자리를 지키시고자 거짓회임을 꾸며 안간힘을 쓰시는게지요.
심정 : ...!
경빈 : 좌의정 대감.
남곤 : 예, 마마.
경빈 : 중전이 폐서인 되어 궐밖으로 내쳐지는 즉시 이사람을 교태전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밀어주셔야 합니다.
남곤 : 예! 염려마시옵소서. 신들을 믿으시옵소서!
경빈 : 그리만 되면 우리 복성군도 당당한 대군이 되시는겝니다. 허면 두분 대감께오서 기세를 몰아 왕세자책봉에 대해
공론을 일으키시어 우리 복성군이 왕세자로 책봉받을 수있게 해주셔야 합니다.
남곤 : 믿으시옵소서!
심정 : 하온데 마마, 도총관은 어찌 해야되올지요?
경빈 : 도총관이요?
심정 : 예, 신이 금부옥사에까지 발걸음을 하여 설득을 했사온데 고집이 쇠심줄 같은 위인이라
호락호락 뜻을 꺽지는 않을 듯 싶사옵니다.
경빈 : 일이 지체되더라도 도총관을 대감들쪽에 서시게 해야 합니다.
남곤 : 마마, 도총관은 이미 깃이 꺽여 쓸모가 없는 사람인데 어인 연유로 도총관에게 연연하시는 것이옵니까?
경빈 : 이 사람은 중전마마께서 지니신 것중 유독 탐나는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을 취하기 위해서는 도총관은 꼭 필요한 인물입니다.
남곤,심정 : ...?
S#22. 난정 초가 방 안
난정 : (골똘한 생각에 잠긴채 혼잣말).. 어쩌면..어쩌면.. 중전마마께오서?!..
(자신의 생각에 스스로 놀란듯) ..설마, 설마..그럴 리가.. 그럴 리가..?!
S#23. 윤원형 대문 앞
임서방, 짐꾼들이 짐을 대문안으로 옮기는 것을 지휘하고 있다 (*임서방은 윤지임과 윤원로를 데리고 먼저 퇴궐한 탓에 없다)
윤원형, 길상을 거느리고 임서방 쪽으로 다가온다.
임서방 : (윤원형 보고) 나으리, 이제 오십니까요?
윤원형 : (물건들을 보며) 임서방, 아직도이던가?
임서방 : 예, 대갓댁에서 보내신 하례물이 끊이지 않아 곳간이 넘칠지경이옵니다.
윤원형 : 어느댁에서 보내셨는지 잘 적어놓도록 하게.
임서방 : 예.
윤원형 : 임서방, (길상을 칭하며) 이 총각한테 방하나 내주게. 우리집 사람이니 잘 지내도록 하게나.
임서방 : 예, 그리합죠. (길상 보고) 예서 잠시 기다리게.
윤원형 : (길상에게) 허면 나중에 보세나. (계단을 올라 대문쪽으로 걸어간다)
길상 : ...
S#24. 동 윤원형 대문 안 마당
윤원형, 짐꾼들이 드나드는 대문안으로 들어온다.
윤원형 : (한편에 세워진 여성용가마를 보고 초당쪽 돌아보며)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 후론 숙모님 발걸음이 잦으시구만...
(씁쓸한 표정으로 안채 큰 사랑채쪽으로 간다)
S#25.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김씨, 충격을 받은 듯 윤임처를 본다.
김씨 : 예에?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신게 아니라니요?!
윤임처 : 소문이 그렇다는 말일세. 그 소문에 대해 조카님한테 들은 바가 없는가?
김씨 : (완강하게) 금시초문이옵니다! 오늘 서방님께오서 아버님과 시아주버님을 뫼시고
중전마마께 회임경하 인사를 드리러 입궐까지 하셨는데.. 그럴리 없사옵니다.
윤임처 : (김씨의 눈치를 살피는)..
김씨 : 중전마마의 회임을 투기하는 몹쓸 사람들의 농간일테지요!
윤임처 : 그 진위여부를 떠나 궐안은 물론이고 대갓댁 외명부들까지도 그리 믿고 있으니 큰 일 아닌가?
김씨 : ...
S#26. 동 윤원형 안채 큰사랑채 방 안
윤지임과 윤원로가 장기판을 벌이고 있다.
윤원로 : (말을 탁 놓으며) 아버님, 장군이옵니다, 장군!
윤지임 : (장기판 들여다 보며) 허, 외통일세?
윤원로 : 예, 외통이옵니다. 아버님.
윤지임 : 네 어찌 이리도 일취월장 했단 말이냐?
윤원로 : 대갓댁 식객노릇하면서 느는것이라곤 장기실력과 아첨 밖에 더 있겠사옵니까?.. 다시 한판 두시지요.
윤지임 : 오냐, 내 이번엔 너무 방심했느니라. (장기말을 정돈하는데)
윤원형 : (E) (방밖에서) 아버님, 소자 들어가옵니다.
윤지임 : 들어오너라.
윤원형 : (방안으로 들어와 앉으며) 아니 형님, 어찌 오늘은 남양군대감댁에 걸음을 아니 하시는게요?
윤원로 : 그 고린내 진동하는 방엔 무엇하러 가느냐?
윤원형 : 예에? 무엇하러 가냐니요?
윤원로 : 원형아,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시어 남양군대감이 아버님께 인사를 드리러 찾아오시는 걸 보지도 못했느냐?
윤원형 : 하지만 형님,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발걸음을 자르는것도 올바른 처신은 아닌 듯 싶소.
윤지임 : 그건 원형이 말이 옳은 듯 싶구나.
윤원로 : 아버님, 앞으로는 소자가 청탁을 받는 처지가 될터이니 당분간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윤지임 : (끄덕이며) ..따는..네 말도 옳구나.
윤원로 : 원형아, 오늘은 좌의정대감께 정치를 배우러 아니가느냐?
윤원형 : ...가야지요. 일촌광음불가경이란 말도 있으니 부지런히 배워야지요. (일어서서 방밖으로 나간다)
S#27. 동 윤원형 초당 마당
윤원형, 초당쪽으로 걸어오면 초당안에서 나오던 배천댁과 탄실이가 조아린다.
윤원형 : 숙모님께오서 벌써 댁으로 돌아가시었는가?
배천댁 : 예. 나으리.
윤원형 : 그래? (초당방쪽으로 가며) 부인, 나요.
S#28. 동 초당 방 안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와 앉으면 그 앞에 김씨가 앉는다.
김씨 : 서방님, 중전마마께오선 강녕하시옵니까?
윤원형 : 암요, 내 부인께서 지어오신 보약을 받쳤더니 중전마마께오서 부인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라 이르셨소.
김씨 : ...예에..
윤원형 : 헌데 부인 얼굴이 흐리신 듯 싶구려?
김씨 : 서방님, 중전마마의 회임에 대해서 불경한 말들이 있다는데 알고 계시는지요?
윤원형 : (흠짓하여) 불경한 말들이요?! (표정 수습하며) 감히 그럴 리가 있겠소?
숙모님께오서 괜한 말씀을 하시고 가신게로구려?
김씨 : 서방님, 소첩 중전마마를 뵈온지도 오래되었사옵고 회임을 경하인사도 드릴겸 내일 입궐하려 하옵니다.
윤원형 : ..그러시구려, 헌데 내 부인과 함께 입궐하고 싶지만 일이 좀 있어서..
김씨 : 판부사댁 숙모님과 함께 입궐할 것이니 염려 마시옵소서.
윤원형 : 판부사댁 숙모님과요?
김씨 : 예.
윤원형 : 부인, 나와 판부사대감과는 구촌숙질간이란 것을 아시지요?
김씨 : 예, 그리 들었사옵니다. 헌데 왜요?
윤원형 : 팔촌을 넘는 사이지요.
김씨 : ...?
윤원형 : 허니 판부사댁 숙모님께 깊은 속내까지 털어놓기엔 핏줄이 멀다는 이 말씀입니다.
부인께서 내 말이 무슨뜻인지 알아들으셨을 것으로 믿겠소.
김씨 : ...!
S#29. 어느 공터
각종 짐바리들이 쌓여있다.
그 앞에서 백치수와 능금, 송서방, 그리고 달래가 짐바리들를 보고 섰다.
백치수 : 송서방, 능금이에게 주게.
송서방 : 예, 어르신. (모닥불길속에 홰를 담궈 불을 붙인후 능금에게 건네준다)
능금 : (횃불 받으며)...
백치수 : (능금보고) 어서 불길을 당기거라.
능금 : (내키지 않는)...
백치수 : 능금아, 네 지금 뭐하는게냐?
능금 : (백치수 보며) 백도주 어른, 이 귀한 물건을 꼭 태워버려야 하오?
백치수 : ...
능금 : 다른 사람들이 가져가게 여기 내버려두면 안되겠소?
백치수 : (버럭) 가난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 했거늘!
능금 : 하지만..
백치수 : 재물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어야 된다 일렀거늘! 능금아, 네 이런 배포로 어찌 장사꾼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겠느냐?!
능금 : (입속으로)..이런 넨장맞을..
백치수 : 못하겠다면 됐다, 그만두거라! (송서방 보고) 송서방, 다 태워버리게!
송서방 : 예, 어르신! (능금에게 손을 내밀며) 능금아, 그 횃불 이리다오.
능금 : (휙-횃불을 잡아채며) 알았소, 내가 태우겠소.
송서방 : ('어찌 할깝쇼?' 눈으로 백치수에게 묻는)..
백치수 : 놔두게.
능금, 짐바리들을 보며 망설이다가 횃불을 휙-던져버린다.
불이 번지며 타들어가는 짐바리들.
백치수 : (송서방에게) 재가 될 때까지 남들 손 안타게 잘 지키게.
송서방 : 예.
백치수 : (돌아서 간다)
능금 : (타는 짐바리들을 보며 괜히 눈물이 흐르는)...!
S#30. 정윤겸 집 대문 앞
박희량이 서있고 그 앞에 배웅하듯 정렴과 옥련, 그리고 배서방이 서있다.
박희량 : (정렴등을 보고 취기섞인) 허면 이만 가보겠네.
정렴 : (박희량에게) 우린 자네만 믿겠네.
박희량 : (호기) 걱정 말게나. 내가 장인되실 분을 험한 옥사에 내버려두겠는가?
(옥련보고) 낭자, 내 낭자와 혼례를 치루기 위해서라도 아버님을 구명할 것이오.
옥련 : ...!
박희량 : (몸을 돌리다 비틀대는)...
옥련 : (놀라) 도련님!
정렴 : (부축하며) 이 사람조심하게.
박희량 : (추스리며) 내 좀 취했나보네, 허나 정신은 말짱하니 염려말게. (돌아서 간다)
정렴 : (보다가) 옥련아 들어가자.
정렴과 옥련, 대문안으로 들어가고 배서방, 그 뒤를 따르려는데.
난정모 : (E) 저 좀 보셔요.
배서방 : (돌아보며) 아,아니, 장흥댁?!
난정모 : ...그동안 무고하셨지요?
배서방 : 나야 별탈있겠소만... 대감마님께서 걱정이지요..
난정모 : ...
배서방 : 장흥댁도 대감마님 걱정이 돼서 오신게구려?
난정모 : 예, 대감마님 소식이라도 들을까 해서요.. 방면되신다는 말은 없나요?
배서방 : 아직이요. 하지만 박참의댁 도련님께서 조정의 대감들한테 청을 넣고 약조를 받으셨다니 곧 풀려나실게요.
난정모 : 그게 참말이오?!
배서방 : 암요, 박참의댁 도련님덕분에 우리 도련님과 옥련아씨께서 그 무섭다던 금부옥사까지 찾아가
대감마님을 뵙고 오셨다오. 곧 풀려나실테니 걱정마시오.
난정모 : ...!
S#31. 어느 길
박희량, 취한 듯 걸어오다가 어느순간 눈빛을 빛내며 어디론가 급하게 걸어 가는 모습위로.
남곤 : (E) 그래, 결심을 하셨는가?
S#32. 남곤 사랑채 방 안
남곤과 심정 앞에 박희량이 앉아있다.
박희량 : (결연하게) 예, 시생 오늘 이후로 도총관댁과 모든 인연을 끊을것이옵니다.
남곤 : (끄덕이며)..허허, 잘 생각했네.
심정 : 참으로 현명한 선택을 했네 그려.
박희량 : 대신 시생의 입신양명을 대감님들께 맡기겠사옵니다.
남곤 : 걱정마시게, 내 화천군대감과 함께 자네를 밀것이야.
박희량 : 허면 시생 믿고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남곤 : 며칠내로 좋은 소식이 있을게야.
박희량 : (일어서서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심정 : 대감, 저 놈을 믿사옵니까? 한번 등을 돌린자는 언젠가 다시 배신을 하는법 아니오이까?
남곤 : (비틀린 웃음) 화천군, 무에 걱정이시오이까? 수족처럼 부리다 쓸모가 없어지면 내버리면 그만인것을요.
심정 : (끄덕이며 웃는)...허허, 그야 그렇지요.
S#33. 중궁전 외경
윤비 : (E) 창빈께서 대비마마께 이사람의
S#34. 동 중궁전 방 안
윤비와 창빈이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윤비 : ..재진맥을 하라 청을 드렸다지요?
창빈 : 예, 마마. 신첩은 마마께오서 재진맥을 받으시어 사특한 무리들의 불경한 말문을 막으시는 것이 옳을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 ..그래요?..
창빈 : (보며) 마마, 신첩이 대비마마께 청을 잘못 드린것이옵니까?
윤비 : 그러나 소문처럼 내가 거짓회임을 했으면 어쩌누?
창빈 : (놀라)..예에?
윤비 : ..아니오..차가 식습니다. 드세요. (차를 마시는)
창빈 : ...?!
S#35.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 내일이면 중궁전에 철퇴가 내리쳐지겠구먼? 호호..
금이 : (E) (방밖에서) 마마, 금이옵니다.
경빈 : 들어오너라.
금이 : (방문 열고 들어오며) 마마, 난정이가 들었사옵니다.
경빈 : 뭬야? 난정이가?!
S#36. 동 경빈 처소 마당
난정, 당의를 갖춰 입은채 마당에 서있다.
금이, 처소쪽에서 걸어나와 난정을 거만하게 보며 말한다.
금이 : 마마께오서 들라신다.
난정 : (미소)..고맙구나. 고하느라 애썻느니라. (처소 방쪽으로 들어간다)
금이 : (찌푸리며) 저게?!
S#37. 동 경빈 처소 방 안
방문이 열리면 난정, 밝은 표정으로 들어와 경빈앞에 큰절을 올린다.
경빈 : 난정아, 곧 있으면 해가 질 시각인데 네 어인 연유로 들었느냐?
난정 : 이년, 마마께 한 말씀만 여쭙고 돌아갈 것이옵니다.
경빈 : 한 말씀이라? (비웃듯) 중전마마께오서 이번엔 무슨 밀명을 내리시더냐?
난정 : 밀명이라니요? 마마께오선 이년이 누구의 명이나 따르는 그런 계집으로 보셨사옵니까?
경빈 : (미소) 그거야 네가 더 잘 것이고?! 중전마마께오서 너를 대신 보내 목숨을 구걸하라 하시더냐?
난정 : 구걸이라..구걸이라.. 누구 목숨을요?
경빈 : (버럭) 네년이 요설을 피워 무슨 계책을 부리던 중전께오서 폐서인당해 사가로 내쳐지는 것은 막을 수 없음이야!
난정 : (미소로 보는)...마마, 어찌 그리 꽉 막히셨사옵니까?
경빈 : 뭬야?!
난정 : 마마께오선 너무 성정이 급하시옵니다. 극성지패라 하지 않았사옵니까?
경빈 : ...!
난정 : ...!
경빈 : 네 중궁전에 가서 똑똑히 전해 올리거라! 중전마마께오서 목숨을 구명할 방도는 한가지 밖에는 없느니라!
난정 : ..마마의 발목을 붙잡고 살려달라고 하시란 말씀이시겠지요.
경빈 : (미소) 중전께서 그리 애원하신다면 내 중전마마의 목숨만은 구해드릴것이야. 허니 그리 전해올리거라.
난정 : (보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호호호호!
경빈 : (인상)...!
난정 : (웃음을 억지로 거두며) ..황공하옵니다. 마마, 이년의 불경을 용서하시옵소서.
중전마마께오서도 경빈마마의 말씀을 들으셨다면 진노하시기 보다는 아마 이리 웃으셨을것이옵니다.
경빈 : 괜찮느니,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웃는 웃음일테지!
난정 : 이년, 마마의 말씀을 잘 들었사오니 이년도 한 말씀을 여쭈겠사옵니다.
경빈 : 네 아직도 할 말이 남았느냐?
난정 : 예..중전마마께오서 재진맥을 받으시고 회임하신 것이 분명해 지신다면..
경빈 : (연상 쾅) 회임이실 리가 없느니!!
난정 : (미소) 만에 하나 회임이 분명하시다면 중전마마께오선 재진맥까지 받게 하오신 경빈마마를
가만히 두고 보시지만은 않으실 것이옵니다. 그땐 어쩌지요?
경빈 : 내 혀를 깨물지!
난정 : 아주 현명하오신 생각이시옵니다. 그게 답이 되겠군요!
경빈 : 뭬야?! 네 어디서 무엄한 주둥이를 놀려대느냐?
난정 : (강렬하게 보며) 마마, 그것이 두려우시다면 마마께오서 중전마마의 재진맥을 막으셔야 할 것이옵니다.
경빈 : 허어, 네년이 감히 누굴 농락하려 드는게냐?!
난정 : 이년, 마마께 분명 말씀을 여쭈었으니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일어서는데)
경빈 : 난정아! 네년이 나를 이리 기망하고도 살아서 나갈줄 알았더냐?!
난정 : (돌아보며 미소) 마마, 일전에 이년이 약조드린 것을 기억하시옵니까? 마마께오서 이년의 아비를 방면토록 해주신다면
이년도 마마를 구해드리겠다고요!
경빈 : ..뭬야?!
난정 : 이년이 목숨을 부지해야 마마를 구해드릴 것 아니옵니까?
하오니 마마께오서 이년을 무사히 내보내 주실 것이라 믿사옵니다.
경빈 : (말문이 막히는)..네,네..!
난정 : (공손하게 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 : (울컥 연상위에 놓인 찻잔을 내팽개쳐 깨드려 버린다)...!!
S#38. 교태전이 보이는 대궐 일각
난정, 경빈처소에서와는 비장한 얼굴로 걸어온다.
난정, 걸음을 멈추고 교태전 전각을 돌아본다.
S#39. 난정의 시선으로 보이는 교태전 외경 (INSERT)
교태전 현판이 보인다.
S#40. 대궐 일각
난정, 교태전을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위로.
난정 : (E) ..중전마마, 마마의 말씀대로 이젠 아무도 중전마마를 구해드릴수도 없고 또한 죄를 대신 받을수도 없사옵니다...
이년, 중전마마를 믿을 뿐이옵니다.
난정 : (글썽이며)..믿사옵니다! 믿을것이옵니다..!!
난정, 몸을 돌려 어디론가 간다.
S#41. 중궁전 방 안
윤비, 표정을 읽을 수 없는 그러나 강렬한 눈빛을 번뜩이며 앉아있다.
윤비 : ...!
S#42. 자운아 기방 안채 외경
S#43. 동 자운아 아래채 방 안
옥매향, 이마를 괴고 뭔가 골똘하게 생각에 빠진 얼굴위로 후레쉬백되는.
경빈 : (43회 S#10의) (옥매향을 보며) 네 미색이 참으로 곱구나..
옥매향 : (생각에서 깨어나는)...!
옥매향, 잠시 생각하다가 방밖으로 나간다.
S#44. 동 자운아 안채 방 안
심퉁, 이불을 덮은채 누워있는 자운아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옥매향 : (E) (방밖에서) 심퉁아-심퉁아-
심퉁 : (방문쪽 돌아보는)..?
S#45. 동 자운아 안채 마당
옥매향, 외출복 차림으로 서있는데.
심퉁 : (안방문을 열고 나오며) 아씨, 어디 출타하세유?
옥매향 : 기래, 내레 급히 난뎡이 둄 만나고 올테니끼니 내대신 오마니 수발 댤들어 드리라우. 알갔디?
심퉁 : 야, 다녀오셔유.
옥매향 : 오마니가 턎으실디 모르니 따라 나오디 말라우. (중문 밖으로 나간다)
심퉁 : (한숨) 이러다 증말 기방문 닫는거 아닌지 모르겄네?.. (안방으로 들어간다)
S#46. 난정 초가 마당
옥매향, 대문안으로 들어와 방쪽으로 걸어온다.
옥매향 : 난뎡아! 난뎡아! (방문을 열고 들여다 보고는) ..에미나이래 또 오딜 간기야?
난정 : (E) (뒷편 대문쪽에서) 매향아!
옥매향 : (반갑게 돌아보며) 난뎡아, 너 오디갔다 오는거이니? (당의를 보며) 너 또 닙궐했었드랬구나?
난정 : (미소로 끄덕) 헌데 어쩐 일이야?
옥매향 : 난뎡아, 내레 너한테 텽이 있어왔어!
난정 : 청?!
S#47. 동 난정 초가 방 안
당의차림의 난정, 옥매향을 놀란 눈으로 본다.
난정 : 뭐야? 경빈마마를 뵙게 해달라구?
옥매향 : 기래..내레 암만 생각해 봐도 울 오마닐 살릴려면 그 수밖엔 없어서 기래.
난정 : 아주머니를 살리다니?
옥매향 : 난뎡아, 울 오마니, 아바디께서 귀양이 풀려 돌아오시기뎐에 닐어나디 못하실거이야.
난정 : 그래서 경빈마마한테 파릉군나으리의 귀양을 풀어달라 청이라도 넣겠다는거니?
옥매향 : 기래!
난정 : 매향아, 너 지금 제 정신이니?
옥매향 : 내레 오마닐 살릴 수 있다면 뭐든 다 할거이야!
난정 : 매향아, 네가 지금 경빈마마를 찾아가면 나하고 등을 지는거야! 그렇게되도 좋아?! 그래도 좋으냐고!
옥매향 : (글썽) 기러믄 나보고 어카라는거네? 울 오마닐 기냥 뎌렇케 내버려두란 말이네?! 흐흑..
난정 : (옥매향을 안쓰럽게 보다가 안아준다)..!
S#48. 어느 길
윤원형, 길상을 거느리고 걸어오고 있다.
길상 : (주변을 날카롭게 보며) 나으리, 이길은 좌의정댁 가는길 아니옵니까?
윤원형 : (돌아보며) 처남이 좌의정대감댁을 어찌 아시는가?
길상 : 나으리, 이놈 몸을 드러내고 다니는 것이 익숙치 않사옵니다.
윤원형 : ..?
길상 : 나으리를 뫼실때는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그림자처럼 따르고자 하오니 허락해 주시옵소서.
윤원형 : 그림자처럼 따르겠다? 처남이 그게 편하다면 그리하게.
길상 : 고맙사옵니다.
윤원형 : 헌데 내 자네가 필요할때는 어찌 찾을꼬?
길상 : 그때는 이놈이 먼저 나으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겠사옵니다.
윤원형 : 허면 지금부터 그리하게나. (몸을 돌려 걸음을 내딛다가 돌아보며) 헌데 처남..
윤원형, 주변을 돌아보지만 길상은 이미 사라졌다.
윤원형 : 허어..몸놀림 한번 재빠르구먼! (다시 몸을 돌려 간다)
S#49. 남곤 사랑채 방 안
남곤과 심정이 앉아있다.
심정 : 대감, 중전마마께오서 폐서인되신 연후에 경빈마마를 교태전에 밀기 위해선 남양군대감께오서 큰 걸림돌이 될것인데
어찌 하시렵니까?
남곤 : (번뜩) 어쩌긴요 찍어내야지요!
심정 : (흠짓) 허면 남양군대감과의 약조는 어찌하구요?
남곤 : 어차피 정치란 힘이 있는자가 명분과 실리를 다 틀어쥐게 되어있는 것 아니오이까?!
심정 : (끄덕이는데)..
남곤집사 : (E) (방밖에서) 대감마님, 윤승후관께서 오셨습니다요.
남곤 : (흠짓) 그 자가 또?
심정 : (미소) 허허, 대감께 정치를 배운다던 중전의 파락호 오라비 말이옵니까?
남곤 : 으음! (방밖에다) 들라하게!
남곤집사 : (E) (방밖에서) 예.
윤원형 : (방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심정을 보고) 이거 손님이 들어계셨사옵니다?
심정 : 허허! 어서 오시게. 내 자네에 대해선 많이 들었네!
윤원형 : (웃으며) 시생을 알고 계시다하오니 송구하옵니다. (앉으려는데)
남곤 : 자네, 앞으론 내 집에 발걸음을 하지 말게!
윤원형 : 예에? (앉으며) 대감,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이시옵니까? 아직 배워야 할 정치가 태산처럼 높고도 깊을것이온데..
남곤 : (쏘아보며) 중전마마께오서 회임을 하셨다면 자네가 정치를 배우지 않아도 살아남을 것이고,
윤원형 : 그거야 그렇습죠만..
남곤 : 만에 하나 소문대로 회임을 하신 것이 아니시라면 자넨 평생 정치와는 무관하게 살것이니
내집에 그만 드나들라 이 말일세!
윤원형 :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 섬뜩하다) 예에? 이놈은 대감께오서 도통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이온지 모르겠사옵니다.
남곤 : 모른다?
윤원형 : (눈을 꿈벅이며)..예에, 대감...
남곤 : (쏘아보는)...!
윤원형 : (E) (꿈벅꿈벅)..이런 쳐죽일 놈들! 나중에 누가 죽을지 두고 보자, 이놈들아!
S#50. 윤임 사랑채 방 안
윤임과 김안로가 앉아있다.
김안로 : 조정에서 좌의정을 따르는 신료들과 남양군을 따르는 신료들의 모임이 잦다고 하옵니다.
윤임 : 예에, 허면?
김안로 : 좌의정과 남양군대감은 중전마마께오서 거짓회임을 하셨다고 믿으시는게지요!
중전께서 폐서인 되신 연후에 경빈이나 희빈을 교태전의 주인으로 앉히고자 세를 모으는게지요!
윤임 : 허어, 허나 내 안사람의 말을 듣자니 중전마마의 사가에서는 중전마마의 회임에 추호도 의심을 하지 않는다고 하오이다.
김안로 : 그만큼 중전마마께오서 철두철미하게 일을 꾸미신게지요.
윤임 : 희락당 대감께서도 중전마마의 회임을 믿지 않으시는게요?
김안로 : (끄덕이며) 중전마마께오선 속내를 숨길줄 아시는 무서우신 분이시옵니다.
윤임 : ...
김안로 : 장차 원자아기씨에게 더욱 위협이 되실분이오니 차라리 지금 폐서인되시는게 나을수도 있다는 생각이옵니다.
윤임 : 대감! 어찌 그런 말씀을?!
김안로 : ...
S#51. 갖바치 마당 (밤)
갖바치, 당추, 방백인이 자리를 깔고 술을 마시고 있다.
당골네, 툇마루에 걸터앉아 밤하늘을 보며 구성진 타령조 가락을 흥얼거리고 있다.
갖바치 : (술잔들며) 형님, 내 아주머니 목청이 저리 구성진줄은 미처 몰랐소이다.
당추 : 그러게나 말일세,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술맛이 절로 나는구먼! (한잔 마시는데)
방백인 : (버럭) 이 여편네야! 그만두지 못혀!
당골네 : (움찔 놀라 보는) 아이고 깜짝이야!
갖바치 : 아우님, 왜그러시는가? 내 귀엔 어느 명창 못지 않으신데..
당추 : (방백인을 보며) 자네 지금 우는것인가?
방백인 : (질질 울며) 저 여편네 소리를 듣고 있자니.. 떠나온 고향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는걸 어쩌우..
망할놈의 여편네.. 늙은놈을 울리다니..
S#52. 편전 외경 (밤)
중종 : (E) 승지는 들라.
S#53. 동 편전 방안 (밤)
중종, 술상앞에 앉아있는데 김승지가 방안으로 들어와 조아린다.
김승지 : 찾아계시옵니까, 전하.
중종 : 김승지, 금부옥사에 걸음을 하여 정도총관을 들이게.
김승지 : (놀라) 예에? 전하, 죄인을 어찌 편전으로 불러 들이라 명하시옵니까?
중종 : 어허, 과인의 명을 받들지 못하겠다는것인가?!
김승지 : (찔끔하여)..부,분부대로 봉행하겠나이다.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술을 한잔 따라 마신다)...
S#54. 의금부 일각 (밤)
김승지, 급하게 걸어와 금부도사에게 귓속말을 한다.
금부도사 : (눈이 휘둥그레지는)...예에? 분명 그리 어명이 내리셨사옵니까?
김승지 : 허니 어명대로 따르시게!
금부도사 : (생각하다) 어명을 받잡은대로 따르겠사옵니다! (어디론가 급하게 간다)
김승지 : ...!
S#55.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 놀란 눈으로 금이를 본다.
경빈 : 뭬야? 전하께오서 정윤겸을 불러들이셨다?
금이 : 예, 큰방상궁께서 분명 그리 전하라 하셨사옵니다.
경빈 : 참으로 모르겠구먼.. 전하께오서 어찌 옥사에 갇힌 죄인을 불러들이셨을꼬?
S#56. 편전 복도 (밤)
김승지, 정윤겸을 인도하여 방문 앞으로 걸어온다.
정윤겸, 초췌하고 더러운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대전내관 : 전하, 정윤겸 들었사옵니다.
중종(E) : (방안에서) 들라하라.
대전내관 : 드시지요.
S#57. 동 편전 방 안 (밤)
정윤겸, 방안으로 들어와 방문앞에서 곡배를 올린다.
정윤겸 : (조아린채) 전하, 죄인을 어찌 찾으셨사옵니까?
중종 : 도총관, 내려와 앉으시오.
정윤겸 : 전하, 의관도 정제하지 못한 죄인의 몸으로 어찌 전하의 용안을 뵙겠사옵니까? 신을 물러가라 명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괜찮소. 과인이 지난날 도총관과 술잔을 나누던 때가 생각나 도총관을 찾은것이요.
정윤겸 : ...전하..
중종 : 격의는 따지지 말고 내려와 과인의 술을 받으시구려.
정윤겸 : (황공한 듯 술상앞으로 다가와 앉는다)
중종 : (술잔을 건네면) 자요.
정윤겸 : (두손으로 받는다)...
중종 : 과인은 과인에 대한 도총관의 충성심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소.
정윤겸 : (뭉클)...!
중종 : 허나, 과인은 도총관을 지켜줄 수가 없구려.. 도총관에게 죄를 물어야 하는 과인의 심정을 도총관은 알아주리라 믿소..
정윤겸 : 전하..
중종 : (정윤겸의 손을 맞쥐며) 도총관...
정윤겸 : (엎드려 눈물을 쏟는다)
S#58. 중궁전 방 안 (밤)
윤비 앞에 엄상궁과 오상궁, 식혜의 기미를 보고있다.
윤비 : ..전하께오서 이제야 아신게야.. 이제야..
엄상궁 : (보며) 예에?
윤비 : 전하께오서 주변에 믿을만한 신하가 없음이 이제야 아신게야.. 하오니 옥사에 갇혀 있는 도총관을 불러들이신게지.
엄상궁 : ...하온데 마마, 내일 대비전에 드시어 재진맥을 받으실 것이옵니까?
윤비 : (끄덕이며) 내 대비마마의 뜻에 따를것이야..
엄상궁 : (걱정되는 표정)...
윤비 : 엄상궁, 내가 거짓회임이라도 했을까봐 걱정이 되는겐가?
엄상궁 : 천부당만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쇠인이 어찌 그리 불경한 생각을 머리에 담을수가 있겠사옵니까?
윤비 : 음...!
S#59. 경빈 처소 방 안 (밤)
경빈, 혼자 연상앞에 앉아있다.
경빈 : 중전, 내일 재진맥을 받으면 중전의 가증스러움이 천하에 밝혀지게 될게요!
허면 교태전은 이사람 차지가 될것이요! (빙긋 웃는데)
난정 : (E) (환청처럼 들리는 요사스럽게 깔깔거리는 웃음) 호호호호호!
경빈, 화들짝 놀라 어딘가를 휙 노려본다.
경빈 : ...!
S#60. 난정 초가 방 안 (밤)
난정, 앞씬의 톤으로 요사스럽게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난정 : (웃음을 뚝 그치며 어딘가를 무섭게 노려보며) 네년들이 아무리 용을 써봐도
중전마마께오선 교태전에서 밀려나지 않으실게야! 두고보라지, 두고보라지!
난정, 다시 요사스럽게 웃는 얼굴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