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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천하] 065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6.08.27|조회수444 목록 댓글 0

[여인천하] 065











S#1. 당추 암자 외경 (부감)


신비와 언년, 탑앞에서 합장을 하고 절을 한 연후에 객사쪽으로 가는데.


당추(E) : 난정아, 출가를 하겠다니 그 무슨 말이더냐?!

신비 : (흠짓 멈춰서서 객사쪽을 바라본다)..?

당추(E) : 난정아!



S#2. 동 당추 암자 방 안


당추, 걱정스런 표정으로 난정을 본다.


난정 : (고개를 숙인채 참담한 표정)..

당추 : 난정아, 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난정 : ..스님, 이 넓은 세상 천지에 이년 몸뚱이를 기댈 곳이 없사옵니다... 스스로 목숨을 버릴 수도 없는 가련한 인생이오니

         차라리 머리를 깍고 속세와 인연을 끊고 평생 이름 없는 비구니로 살겠사옵니다...

당추 : (깊이 보는)...

난정 : (글썽) 스님, 부디 이년을 가엾게 여기시어 불제자로 거두어주시옵소.

당추 : (버럭) 뭐라?! 난정아, 네 어찌 부처님께오서 계신 도량을 도피처로 삼으려는게냐?!

         누구도 삶에서 도망칠 수는 없는게야! 허니 네가 살던 곳으로 썩 돌아가거라!

난정 : (간절한) 스님! (합장하며) 이렇게 애원하옵니다.

당추 : (외면하며) 못난 소리 말고 어서 돌아가래두!

난정 : ..스님께서도 이년을 버리시려 하시옵니까?

당추 : (돌아보며) 뭐, 뭐라? 버리다니?!

난정 : 이년, 충성을 다바친 중전마마께 버림을 받았사옵니다. 갖바치 아저씨도 어머니도 모두 이년의 잘못만을 질타하시옵니다!

         (격앙된) 스님, 세상을 어찌 살아야 할지 알수가 없사옵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이 대체 무엇이옵니까?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순리대로 사는 게 대체 무엇이옵니까?!

         이년 가슴이 혼란스러워 미쳐버릴 것만 같사옵니다, 스님! (흐느낌이 터진다) 흐흐흑..

당추 : (안스럽게 보다가)..난정아, 네 지금 백팔번뇌의 고해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구나.

난정 : 흐흐흑..

당추 : 네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너를 태우고 있음이야. 그 불길을 네 스스로 잠재우지 못한다면

         백번 삭발한들 무슨 소용이겠느냐?

난정 : ..스님, 허면 이년.. 어쩌면 좋사옵니까?..

당추 : 난정아, 네 당분간 묵언(默言)을 하며 네 스스로를 차근차근 돌아보거라. 그리해도 정녕 답을 찾을 수 없다면

         그땐 내 손으로 네 머리를 깍아주마. (일어서서 방 밖으로 나간다)

난정 : (방바닥에 무너지며 격한 울음을 쏟아낸다)...중전마마..



S#3. 편전 앞 마당


경빈과 희빈, 창빈과 숙의홍씨와 숙의 이씨가 기원하듯 합장을 한 채 편전쪽을 바라보고 섰다.

그 뒤편 멀찍하게 박상궁과 금이, 향이등 상궁나인들조차 긴장된 표정이다.

결연한 경빈과 조바심을 감추지 못하는 희빈, 담담한 창빈의 얼굴이 보여지는데.


중종(E) : 과인이 복성군에게 먼저 묻겠노라!

경빈 : (흠짓 편전을 보며)...!



S#4. 동 편전 방 안 (64회 S#51의 연결)


중종 옆에 윤비와 자순대비가 앉아있다.

중종 앞에 원자를 중심으로 왕자들이 앉아있고

김전, 남곤, 이유청(*), 정광필, 안당, 김제학, 박승지가 배석해 있는 긴장된 분위기.


복성군 : 주상전하, 하문하시옵소서.

중종 : 복성군은 임금이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복성군 : 군주의 위엄을 잃지 않고 백성들을 사랑하는 것이 치국의 근본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 허면 백성을 사랑하려면 어찌 해야 하는지 말해보라.

복성군 : (자신감) 백성들을 이롭게 하되 해하지 말며, 살리되 죽이지 말며, 주되 빼앗지 말며, 즐겁게 하되 괴롭히지 말며,

            기쁘게 하되 노하게 하지 않는 것이옵니다.

중종 : (흡족한 듯) 허허, 무불통지라! 복성군의 답변에 막힘이 없구나.

자순대비 : (대견하게 보며) 복성군, 과연 주상의 장자답구려.

복성군 : (조아리며) 황공하옵니다. 대비마마.

윤비 : ...


남곤, 입이 찢어지고 김전과 김제학이 우려의 빛이 스치고 정광필과 안당은 담담하다.


윤비 : (복성군의 자신에 찬 얼굴을 보는)...!



S#5. 빈청 안


홍경주, 초조한 듯 서성거리고 있다.

김안로와 심정, 그리고 대신(*남곤파)들이 자리에 앉아있다.


홍경주 : (멈춰서서 어딘가를 보며) 전하께오서 하문을 시작하셨을 것인데.. 허 이 늙은이도 편전에 배석을 했어야 하는 것을...

심정 : (여유) 남양군대감 앉으시지요. 전하께오서 왕자분들께 하문을 마치시려면 해 저물녘은 될 듯 싶사온데

         벌써부터 기운을 빼시면 되겠사옵니까?

홍경주 : (앉으며) 화천군은 어느 왕자분께서 전하의 낙점을 받으실거라고 보시오?

김안로 : 허허, 남양군대감께오선 어찌 우문(愚問)을 하시옵니까?

홍경주 : (김안로를 휙- 보며) 우문이라니요?

김안로 : 화천군대감은 복성군께 왕도를 가르치신 분 아니시옵니까? 허니 우문일 밖에요?

홍경주 : ('그건 그렇다') 음! 허나 금원군께서도 식견과 자질이 남에게 뒤지시는 분은 아니외다.

심정 : (김안로를 못마땅하게 보며 뼈있는) 희락당대감, 원자아기씨께오서 소학과 효경 훈독을 마치셨을뿐인데

         출중한 왕자분들과 어찌 겨루실지 이 사람 걱정이 앞서옵니다.

김안로 : (뭔지 모를 자신감) 이 사람은 원자아기씨께오서 전하와 조정대신들 앞에서

            적통대군의 왕재를 드러내실 것이라 확신하옵니다.

홍경주 : 음! 그거야 두고 봐야지요!

심정 : 그러게 말이옵니다.

김안로(E) : (미소) 신은 원자마마를 믿사옵니다.



S#6. 편전 방 안


중종 : (원자를 보며) 원자는 임금의 밝음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원자 : 임금이 백성들의 눈으로 보고, 백성들의 귀로 듣고 백성들의 마음으로 생각한다면 천하가 밝아질 것이오니

         이를 명군의 밝음이라 생각하옵니다.

중종 : (대단히 흡족한) 허허, 암, 그렇고 말고. 임금이 백성들의 눈으로 본다면 보이지 않는 것이 없으며,

         백성들의 귀로 듣는다면 듣지 못하는 것이 없고 백성들의 마음으로 생각한다면 시비와 선악이 만천하에 드러날테니

         군주의 밝음은 가려지지 않을 것이다. 깊이 명심하도록 해라.

원자 : 예, 아바마마. 소자 명심하겠사옵니다.

자순대비 : (흐뭇하게 끄덕이는)...


김전과 김제학, 끄덕이고 남곤은 심기가 불편하다.


복성군 : (원자를 힐끔 노려보는)..

윤비 : ...!

중종 : 금원군, 임금의 태도는 어떠해야 되는지 말해보라.

금원군 : 군주는 안서(安徐)하여 정(靜)하고 유절(柔節)이 있어야 하며 마음을 비우고 뜻을 고르게 하여 독단이나 편견을 삼가고

            만사를 공정하게 처리해야 되옵니다.

중종 : 복성군, 군주는 안서하여 정하고 유절이 있어야 한다는 금원군의 말을 풀이 할 수 있겠느냐?

복성군 : (거침없이) 임금은 마음을 편안하고 여유있게 하여 고요하며 부드러우면서도 절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옵니다.

중종 : 복성군은 성정이 급한 듯 하니 이 말을 가슴에 깊이 새겨두도록 하라.

복성군 : 명심, 또 명심하겠사옵니다. 아바마마!

중종 : 덕흥군, 군신의 예는 어떠해야 하는지 말해보라.

덕흥군 : 임금이 널리 은혜를 베풀어 군림하는 것은 하늘의 도리이고 신하가 절도를 지켜 임금을 섬기는 것은 땅의 도리이니

            이것을 군신의 대례라 하옵니다.

중종 : (끄덕이며 보다가)..영양군, 나라의 화복은 임금에게 있고 천시(天時)에 있지 않다는 뜻을 말해 보거라.

영양군 : 군주가 불초(不肖)하면 나라가 위태롭고 백성들이 다스려지지 않으며

            군주가 현성(賢聖)하면 나라가 편안하고 백성이 다스려지는 것이지

            국가의 흥망이 천시의 조화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옵니다.

원자 : ...

복성군 : ...

자순대비 : ...

윤비 : ...



S#7. 동 편전 방 안 몽타쥬


1) 중종과 윤비, 자순대비, 조정신료들, 다른 왕자들까지 주시하는 부담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영양군이 답변 도중 말문이 막히는 듯 머뭇거린다.

그틈에 복성군이 가로채 자신감있게 답변한다.

2) 봉성군, 답변도중에 답을 모르는 듯 고개를 푹 숙인다.

중종, 원자에게 물으면 또박 또박 답변한다.

3) 점차 왕자들의 우열이 드러나는 듯 원자와 복성군, 금원군, 덕흥군에게 중종의 문답이 집중된다.



S#8. 편전 마당


경빈과 희빈, 창빈과 숙의홍씨와 숙의이씨는 물론이고

뒤편에 선 박상궁, 금이와 향이 긴장감 흐르는 정적속에서 지켜보고 섰다.

희빈, 입술이 바짝 타는지 침을 삼키고 창빈도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찍어낸다.


경빈(E) : (좌우의 후궁들을 힐끔보는 얼굴위로) 에미된 도리로 입술이 마르고 애간장이 타들어 갈것이야.

             쯧쯧..우리 복성군의 광영을 위해 곁가지 노릇을 하는 줄도 모르는 꼬락서니들 하고는..

             허나 어쩌누 타고난 왕재가 다른 것을! 호호호. (자신감 넘치게 웃으며 시선을 돌려 편전쪽을 주시한다)



S#9. 동 편전 방 안


중종, 여덟명의 왕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며 말한다.


중종 : 과인이 오늘 왕자들의 식견을 친견해보니 그 출중함에 참으로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겠노라.

왕자들 : (조아리며) 황공하옵니다!

중종 : 과인은 왕자들의 문답을 더 나누고 싶지만 대비마마와 중전마마께서 오랫동안 앉아 계시어 곤하실테니

         잠시 자리를 파하도록 하겠노라. 과인이 낮것(*점심)을 든 연후에 미시에 다시 부를터이니

         잠시 처소로 물러가 있도록 하라.

왕자들 : 예, 주상전하!


원자와 복성군을 비롯한 왕자들이 중종에게 조아리고는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 : (김전등에게) 경들도 빈청에 들어 왕자들의 왕재를 판단해 주신 연후에 조정의 공론을 모아 과인에게 말씀해 주시구려.

김전 :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김전을 비롯한 배석 신료들이 중종에게 조아리고는 방밖으로 나간다.

자순대비, 그렁그렁한 눈물을 찍어낸다.


중종 : (자순대비를 보며).. 어마마마.. 어찌 눈물을 보이시옵니까?

자순대비 : 이 늙은이, 감동이 북받쳐 올라와 그렇습니다. 주상께서 보위에 오르신게 어제일 같은데

               벌써 저리도 의젓한 왕자들을 여덟분이나 두셨으니...

중종 : (기분좋은 농담) 여덟이라니요? 중전의 복중 대군까지 합치면 아홉이옵니다. 아니 그렇소, 중전?

윤비 : 망극하옵니다.

중종 : 어마마마께오서는 어느 왕자가 대통을 이을만한 왕재라고 보셨사옵니까?

자순대비 : 이 늙은이가 보기에 식견은 복성군이 출중합디다.

중종 : 소자도 그리 보았습니다.

윤비 : ...

자순대비 : 주상, 허나 원자가 적통대군이란걸 잊으시면 아니되시옵니다.

중종 : 예, 어마마마. (윤비를 보며) 중전께서는 어느 왕자를 눈여겨 보시었소?

윤비 : 신첩은 소학과 효경을 이제야 깨우친 원자가 왕도를 묻는 전하의 하문에 막힘없이 답변 올리는 것이 대견할 뿐이옵니다.

중종 : (어색한)..허허, 그래요?

자순대비 : 이 늙은이도 참으로 놀랐습니다. 왕세자 교육을 받은적이 없는 원자가 주상의 물음에 막힘이 없으시니

               참으로 가상한 일입니다.

윤비 : (중종을 보는)..

중종 : (시선 피하며 방밖을 보며) 김상궁, 다과상을 들이게!

김상궁(E) : (방밖에서) 예, 곧 들여가옵니다.

윤비 : (뭔가 있구나)...!



S#10. 편전 앞 마당


원자와 복성군을 비롯한 왕자들이 편전에서 나온다.

경빈을 비롯한 후궁들이 계단 아래에서 눈을 반짝이며 아들들의 표정을 살핀다.

해안군과 덕양군의 침통한 표정에 숙의 홍씨와 숙의 이씨는 실망하고...


복성군 : (원자를 부르며) 이보게 아우님.

원자 : (멈춰 돌아보며) 예, 복성군 형님.

복성군 : 아우님은 왕도에 대해서는 언제 배우셨는가?

원자 : 보양관께서 가르쳐 주신 덕분이옵니다.

복성군 : 보양관 영감이?

원자 : 예, 형님.

복성군 : (비웃듯이) 허, 아동판수 육갑 외듯 입으로만 외운 것을 어찌 식견이라 할 수 있을까?

원자 : (영문몰라) 예?

복성군 : 아닐세. (편전계단쪽으로 간다)


금원군을 비롯한 다른 왕자들은 먼저 계단을 내려와 각자 어미앞에 선다.

밝은 표정의 금원군과 침울한 봉성군이 희빈 앞에 선다.


희빈 : (다급한) 금원군, 전하의 하문에 막힘 없이 답변하셨소?

금원군 : (밝은 표정) 예, 어마마마. 소자 전하께 소신껏 답변을 올렸사옵니다.

희빈 : (활짝 펴지며) 그래요?! 어서 처소로 가서 자세한 말씀을 들읍시다. (금원군과 봉성군을 데리고 간다)

창빈 : 애들 많이 쓰시었소. (영양군 보며) 전하의 하문이 어렵지는 않으셨습니까?

영양군 : 소자는 과문하여 막힘이 많았사오나 아바마마께오서 덕흥군의 답변에 흡족해 하셨사오니 심려 마시옵소서.

창빈 : (덕흥군보며) 헌데 덕흥군께서는 어찌 말씀이 없으십니까?

덕흥군 : (굳은)..소자, 어마마마께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창빈 : 그래요?..허면 처소로 드십시다. (영양군과 덕흥군을 데리고 간다)


숙의홍씨, 실망한 표정으로 숙의이씨는 격려하는 표정으로 각기 왕자들을 데리고 간다.


경빈 : (계단을 내려오는 복성군쪽으로 달려와 서며) 복성군, 원자와 무슨 말씀을 나누시었소?

복성군 :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경빈 : 복성군, 전하를 실망시켜드리지는 않으셨겠지요?

복성군 : 예, 주상전하께오서 소자의 답변을 크게 칭찬을 해주셨사옵니다.

경빈 : (흡족한 미소) 암요, 암요, 복성군께서는 전하의 장자가 아니십니까?! (문득 댓돌위를 보면)


댓돌위에 원자가 서있다.

박상궁, 급히 달려와 원자를 업고 계단을 내려온다.


경빈 : (박상궁에게 업힌 원자가 지나가는 뒷모습을 경계하듯 보며) 허나 복성군, 죽책문을 받으실때까지는

         마음을 놓으셔서는 아니되실 것입니다.

복성군 : (자신감) 어마마마. 믿으시옵소서! 소자를 믿으시옵소서!!

경빈 : 예, 예, 이 에미는 복성군을 믿습니다. 믿습니다!


경빈, 복성군을 데리고 합문쪽으로 가면 금이와 상궁나인들이 따른다.



S#11. 빈청 안


남곤과 이유청(*) 정광필과 안당이 앉아있고 그 앞에 심정과 홍경주, 그리고 대신들이 촉각을 곤두세운채 본다.


남곤 : 이사람이 보기엔 식견으로는 복성군께오서 왕자분들중 군계일학인 듯 싶었소이다.

         (정광필, 안당, 이유청들을 보며) 아니그렇소이까?

정광필 : 예, 이사람 생각에도 복성군마마의 답변은 참으로 출중하셨소이다.

심정 : (남곤의 끄덕이는 눈짓에 '됐구나' 환하게 펴진다)..!!

대신들 :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는다)

홍경주 : (다급하게) 그, 금원군께오선 어떠셨소이까?

안당 : 금원군께오서도 나무라실데가 없으셨소이다.

홍경주 : (안도의 표정)..암요, 당연히 그러셨을겝니다!!

남곤 : 허나, 금원군의 답변이 훌륭하셨다고는 하나 복성군께 비하실 바는 아니셨소이다!

홍경주 : 뭐,뭐요?! 비할 바가 아니라니?! 좌의정대감! 대감의 편견을 강요할 생각일랑은 마시오!

남곤 : (여유) 허, 편견이 아니라 전하께오서는 물론이시옵고, 그 자리에 계신 분들의 생각을 전하는 것이외다.

홍경주 : (당황) 저, 전하께옵서도요...?

심정 : 허면 복성군께오서 왕세자에 한걸음 다가서신 것이 아니오이까?

정광필 : 복성군께오서 식견이 출중하신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외다! 허나, 식견만으로 왕세자를 책봉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 식견을 군주의 성덕으로 배양시킬 수 있는 자품이 더 중한 것이 아니겠소이까?!

홍경주 : 암요, 수천대감 말씀이 백번 지당하오이다!!

남곤 : (인상이 찌그러지는) 음!

안당 : 자품으로 따지자면 원자마마께오서 으뜸이시고 덕흥군의 품절 또한 못지 않으신 듯 하오이다!

심정 : 허면 어찌하자는 말씀이시오?

정광필 : 식견이 출중하신 복성군과 금원군 두분 왕자와 더불어 자품이 탁월하신 원자마마와 덕흥군을

            조정의 공론으로 전하께 진언 올리는게 어떻겠소이까?

홍경주 : 좋소이다! 그리 하십시다, 까짓껏!!

남곤 : (못마땅하게 보다가 심정에게 눈짓하면)...

심정 : (슬쩍 일어나서 빈청을 빠져나간다)



S#12. 대궐 일각


김전과 김제학이 말을 주고 받으며 서있는데 김안로가 급하게 온다.


김안로 : 숙부님! 어찌 되었사옵니까?

김전 : (보며) 너무 초조해 하지 말거라. 원자마마께오서 첫 번째 관문은 무사히 통과하신 듯 싶다.

김안로 : (환하게 펴지며) 그래요? 참으로 다행이옵니다! 다행이옵니다! 허면 이제 되었사옵니다! 되었사옵니다!

김전 : 암, 이번에 보양관 영감의 공이 아주 크시었다.

김제학 : 공이라니요? 이사람은 주상전하의 어의를 받들었을 뿐이옵니다.

김안로 : (김제학의 손을 맞쥐며) 고맙소이다, 보양관! 원자아기씨께오서 보위에 오르시면

            영감께서는 조정의 큰 일을 맡게 되실겝니다.



S#13. 중궁전 방 안


윤비, 연상 앞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엄상궁과 오상궁, 탕약을 사발에 정성껏 옮겨 담고 있다.


윤비(E) : 원자의 답변에 막힘이 없었음을 보면 분명 전하께오서 무엇을 하문하실 것인지 미리 알고 있었음이야..

              (흠짓)..허면 전하께오서..?

엄상궁 : (탕약 사발을 받치며) 마마, 드시옵소서. 탕약이 알맞게 식었사옵니다.

윤비 : (깨어나며) 알았네..(탕약을 받아 들고 마시려다 보며) 엄상궁.

엄상궁 : 예, 마마.

윤비 : 궁인들 사이에선 이번에 누가 왕세자로 책봉될 것이라고 하던가?

엄상궁 : (흠짓)..저희같은 아랫것들이 어찌 감히 국가의 막중대사에 입방아를 찧을수가 있겠사옵니까?

윤비 : 괜찮으니 말해보게나.

엄상궁 : (난처한 듯 오상궁쪽을 한번 보고는) 아뢰옵기 황송쩍사오나 오늘 편전에서 전하께오서 복성군마마의 출중한 식견에

            감탄을 금치 못하셨다고 들었사옵니다.

윤비 : (끄덕이며) 그러셨네..허나 복성군은 전하의 낙점을 받지는 못할 것이야.

엄상궁 : 예에?

윤비 : (탕약을 마시는)...

엄,오상궁 : (서로의 얼굴을 의아하게 보는)



S#14.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앞에 복성군 마주 앉아있고 문쪽으로 심정이 앉아있다.


경빈 : 뭬요? 정광필과 안당이 복성군에 식견에 견주어 원자의 자품을 거론하였단 말씀입니까?

심정 : 예, 마마.

경빈 : (버럭) 그 늙은 퇴물들은 어찌 사사건건 이사람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진답니까?! 어찌요?!

복성군 : (기분 상한 듯 입술을 무는)...

심정 : 하오나 너무 심려 마시옵소서. 복성군마마의 출충한 식견은 조정신료들 자타가 인정하고 있사옵니다.

경빈 : 암요, 그래야지요! (복성군을 보며) 복성군. 의기소침하지 마시고 소신껏 이 기세를 당당히 밀고 나가셔야 합니다!

복성군 : 예, 어마마마!

경빈 : 복성군의 뒤에는 조정의 권세를 틀어쥔 좌의정과 화천군대감이 계시고 이 어미가 버티고 있다는걸 잊지 마세요!

         허나 종국에는 왕세자 자리는 복성군의 손으로 움켜쥐셔야 합니다!

복성군 : 명심하겠사옵니다!!

경빈 : (찻잔을 들어 마시려는데)

복성군 : 하온데 어마마마, 소자가 왕세자로 낙점이 된다 한들 적통대군이 아니온데.. 대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이옵니까?

경빈 : (미소) 암요, 이 어미가 거기까지 손을 써놓았으니 그런 걱정일랑은 가슴속에서 씻어버리세요. 아시겠습니까?

복성군 : 예. 어마마마, 믿고 있사옵니다.



S#15. 백치수 사랑채 외경


백치수(E) : 내일 떠나다니? 허어, 이렇듯 화급을 다투어 떠날게 뭔가?



S#16. 동 백치수 사랑채 방 안


장대인, 백치수와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장대인 : 이사람의 뒷배를 봐주시던 환관께서 복직이 되셨다니 급히 찾아 뵙고 인사를 올려야지요.

백치수 : 며칠 더 늦췄다가 어느분이 왕세자로 책봉 되실지 정해진 연후에나 떠나시는게 좋지 않겠나.

장대인 : (미소) 어차피 원자나 복성군, 두 분 중 어느 분이 왕세자로 책봉되시더라도

            양쪽 모두 연줄을 맺어놨으니 무에 걱정이겠소?

백치수 : 그러다가 다른 왕자분이 덜컥 낙점이라도 되시면 낭패 아닌가?

장대인 : (저으며) 하늘이 두쪽나도 그런 일은 없을거외다. 정치가 제 아무리 난마처럼 어지럽게 얽힌듯 보인다 한들

            결국 권세와 재물, 그리고 명분을 쥔 쪽으로 저울추가 기우는 법 아니겠소?

            이번 왕세자 책봉은 복성군이 아니면 원자께서 낙점이 되실것이 자명하오이다.

백치수 : (끄덕이며)..허나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정국이니..

장대인 : 이 사람 말이 틀림없을테니 두고 보시오.



S#17. 남소문 객주 방 안


능금, 보따리에 옷가지며 물건등을 싸고 있다.

능금, 문득 손가락에 시선이 머문다. 손가락엔 옥가락지가 없고 대신 가락지 자국만 남겨져 있다.

능금, 빈 손가락을 만져보다가 서글픈 얼굴로 푹- 한숨을 내쉰다.

달래,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능금 : (손등으로 눈가를 쓱 훔치며 표정 수습하는)..달래야.

달래 : (능금 앞에 서며 섭섭한).. 언니..정말 떠나는 거요?

능금 : (달래의 손을 붙잡아 앞에 앉히며) 달래야, 이 언니가 재물 많이 벌어서 남부럽지 않게 호강도 시켜주고

         좋은 데루 시집도 보내줄게.. 평생 너 밖에 모르는 그런 사내한테 말이야..

달래 : (눈물) 나 호강도 싫고 시집가는 것도 싫소. 그냥 언니랑 살고싶소.. 흐흑..

능금 : (손으로 달래의 눈가를 닦아주며) 울지마, 달래야..바보 같이 울긴?! (자신도 눈물이 흐른다)

달래 : ..언니..흑흑..

능금 : ..달래야..흑.. (달래를 부둥켜 안고 운다)



S#18. 윤원형 집 대문 앞 마당


박서방이 윤임의 사인교와 윤임처의 가마 옆에 서있다.


윤임(E) : 이번에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에 책봉이 되시면



S#19.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안


윤임, 윤지임과 윤원로, 윤원형 삼부자를 보며 말한다.


윤임 : 이 댁 두분 형제의 출사는 이 사람이 보장하겠소이다.

윤지임 : 판부사대감께오서 제 못난 자식놈들한테 그리 마음을 써주시니 송구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옵니다.

윤임 : 별 말씀을 다하시옵니다. 중전마마와 이 댁 삼부자께서 원자아기씨를 위해 애써주신 은덕에 비하면 태산 앞에 티끌이지요.

윤원형 : (조아리며) 황감하옵니다.

윤원로 : ('찔리는') 하온데 숙부님, 이번에 원자아기씨께오서 분명 낙점이 되시는 것이 분명하옵니까?

윤임 : 암, 전하의 어의가 그리 정해지셨으니 십중팔구는 그리 되실것이네.

윤원로 : (조바심이 나는) 허,허면 금원군은 어찌되시는 것이옵니까?

윤임 : (영문 몰라) 금원군? 금원군이라니?

윤원형 : 형님, 그 무슨 뜬금 없는 말씀이요?

윤지임 : 원로야, 네 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게요?

윤원로 : (바짝 보며) 시생은 조정신료들이 담합하여 금원군을 밀어주시기로 밀약이 되어있다고 들었사온데 ..?

윤임 : (흠짓) 뭐라?

윤원형 : 형님, 전하께오서 대비마마와 중전마마는 물론이시고 시임, 원임 정승들까지 배석한 자리에서

            왕자분들의 왕재를 살피실 터인데 밀약이라니 그 무슨 개가 짖을 소리요?

윤원로 : 뭬,뭬야?!

윤임 : (끄덕이며) 그건 작은 조카님 말씀이 옳네. 결국엔 적통대군이신 원자아기씨와 장자이신 복성군 두분께서

         자웅을 겨루실 듯 하이.

윤원로 : 하오면 금원군께오선 낙점되실 가망이 없으신 것이옵니까?

윤임 : 그리 보는게 맞을걸세. 헌데 자네 어디서 무슨 말이라도 들은것인가?

윤원로 : 아,아니올습니다. 그런 풍문이 들리길래 드린 말씀이옵니다.

윤지임 : 원로야, 행여 어디가서 그딴 소리 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윤원형 : (오금박듯) 형님, 아버님 말씀 똑똑히 명심하시고 처신 똑바로 하시오.

윤원로 : 암, 누가 뭐라 했느냐?

윤원로(E) : (낭패함이 스치는) 허면 금원군을 추대하자는 상소에 연명한 것은 어찌되는게지?



S#20. 동 윤원형 초당 방 안


김씨와 윤임처가 찻상앞에 마주 앉아있다.


윤임처 : 질부님, 작은 집 일은 잘 무마 되었는가?

김씨 : 예, 제가 작은집 어미를 만나고 온 연후로 소식을 듣지 못했사옵니다.

         서방님께오서도 작은집에는 발길을 끊으신 듯 하옵니다.

윤임처 : 허나, 사내들 마음이란 봄바람처럼 종잡을 수가 없는것이네. 일전에 내가 준 사향은 품에 잘 간직하고 있으신가?

김씨 : (수줍은 웃음)..예.

윤임처 : 사내들 마음을 붙드는데는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쑥 낳는게 상책일세. 내 말 명심하시게.

김씨 : 예..(말 돌리듯) 차가 식겠습니다.

윤임처 : 같이 드세나. (찻잔을 들어 마시는)

김씨(E) : (찻잔을 드는 얼굴위로)... 헌데 난정이는 어딜 갔길래 도통 나타나지 않는겐가? 서방님과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겐가?..

              (문득) 아니면 혹시..중전마마와?! (어딘가를 돌아보는)...!



S#21. 당추 암자 연못 정자 위


난정, 정자위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위로 떠오르는.


윤비(E) : (64회 S#2의) 난정아, 네가 지금껏 나를 위해 한 일이 대체 무엇이더냐?!



S#22. 후레쉬 백(64회 S#2의)


난정 : (비상을 든채) 마마, 소첩의 충정을 믿지 못하시옵니까?!

윤비 : (냉랭한) 못난 것! 내 뜻 조차 읽지 못하는 아둔한 충정을 무엇에 쓰랴?! 차라리 그 비상을 삼키거라!



S#23. 후레쉬 백(59회 S#9의)


갖바치 : (버럭) 난정아! 네가 무엇이간대 대체 네깟게 무엇이간대 감히 나랏일에 함부로 나서려는게냐?!

난정 : 아,아저씨...

갖바치 : 아직 세상을 깊이 읽지 못하는 단견과 세치 혓바닥 만으론 네가 하늘처럼 떠받드는 중전마마께 해를 끼칠수도 있음이야!



S#24. 동 당추 암자 연못 정자 위


난정, 괴로운 듯 인상을 쓰며 도리질 치다가 벌떡 일어난다.

난정,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울음을 눌러 참으로 어디론가 뛰어간다.



S#25. 동 근처 일각


당추와 신비, 걸어오다 서며 뛰어가는 난정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신비 : 스님, 난정이가 어인 연유로 저토록 괴로워하는 것입니까?

당추 : 타오르는 번뇌의 불길속에서 살아남고자 몸부림을 치는 것이옵니다.

신비 : 참으로 안스러운 일입니다. 이 사람이 저 애를 도울 일이 없겠습니까?

당추 : 난정이가 지금 혼자 견뎌내지 못한다면 언제고 다시 무너져 내릴 것이 자명하옵니다.

         그리되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오니 내버려두시옵소서.

신비 : ...

당추 : (눈을 감으며) 나무관세음보살...



S#26. 경빈 처소 마당


금이, 일각문 안으로 급히 뛰어 들어와 처소방쪽으로 다가가서 고한다.


금이 : 경빈마마, 편전으로 드시라는 어명이 계셨사옵니다.



S#27. 동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방밖을 보며 말한다.


경빈 : 오냐, 알았느니! (앞에 앉은 복성군을 보며) 복성군, 이제 막바지 한고비만 넘으시면 왕세자에 오르시는 겝니다.

         마음을 굳게 잡수셔야 합니다.

복성군 : (결연한) 예, 소자 반드시 두손에 죽책문을 움켜 쥘 것이옵니다!!

경빈 : (믿음직하게 보며) 예, 그러셔야지요! 가십시다! (일어서면)

복성군 : (심호흡을 하고 경빈을 따라 일어선다)


경빈과 복성군, 방밖으로 나간다.



S#28. 편전 앞 마당


경빈과 복성군, 금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합문 안으로 들어온다.

금원군과 희빈, 창빈과 덕흥군, 원자와 박상궁이 아까의 자리에 서있다.


경빈 : (희빈쪽으로 다가와서며) 전하께오서 원자아기씨와 우리 일품명부들 소생이신 왕자 세 분만 부르신게요?

희빈 : 그거야 당연지사 아니겠소?

창빈 : (굳은 표정)..

경빈 : (창빈을 보며) 창빈, 덕흥군께오서 왕세자 자리에 한걸음 더 다가서시었는데 어찌 안색이 이리 굳으시었소?

창빈 : ...

덕흥군 : ...

경빈 : (갸웃하며 보는데)..

대전내관 : (편전을 나와 계단쪽으로 다가와 서며) 주상전하께오서 네분 왕자분들과 함께

               세분 일품명부들께서도 편전으로 드시라 명하셨사옵니다.

경빈 : (흠짓보다가)...! (결연한 표정으로) 전하의 명이 계셨다면 받잡아야지요. (희빈과 창빈을 보며) 드십시다.


원자와 복성군, 금원군, 덕흥군이 앞장서고 그 뒤를 따라 경빈, 희빈, 창빈이 편전 계단을 오른다.



S#29. 동 편전 복도


대전내관의 인도를 받으며 원자가 앞장서고 복성군과 금원군, 덕흥군이 그 뒤를 따르고

왕자들 뒤편으로 경빈, 희빈, 창빈이 쫓아와 방문 앞에 선다.


김상궁 : (방쪽에다 조아리며) 주상전하, 왕자 네분과 일품명부 세분, 들었사옵니다.

중종(E) : (방안에서) 오, 뫼시어라.

김상궁 : 예. (왕자와 후궁들에게) 드시지요.



S#30. 동 편전 방 안


중종과 윤비, 자순대비, 그리고 김전을 비롯한 남곤, 이유청과 정광필, 안당, 김제학과 박승지,

그리고 홍경주가 신료들 자리에 배석해 있다.

경빈, 희빈, 창빈과 원자, 복성군, 금원군, 덕흥군이 중종에게 곡배를 올리고 일어선다.

왕자들, 중종 앞으로 내려와 나란히 선다. 후궁들 각기 왕자들 뒤에 나란히 선다.


후궁,왕자일동 : 주상전하, 찾아계시옵니까?

중종 : 과인이 대비마마와 중전, 또한 조정신료들의 견해를 들은 연후에 깊이 상량해 본바,

         여기 있는 네사람의 왕자들중에서 왕세자를 낙점하기로 마음을 정하였노라.

후궁,왕자일동 : ...!

중종 : 또한 과인이 이 나라의 종사를 세우는 막중대사에 왕자들의 생모들을 배석시키는 연유는

         왕세자 책봉의 불편부당함을 천명코자 함이니 과인의 뜻을 헤아리고 받들어 주시기를 바라오.

경,희,창빈 : (조아리며)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중종 : 왕자들은 이리 내려와 앉으라.

왕자들 : 예.

창빈 : 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덕흥군께서 전하께 아뢸 말씀이 있다고 하옵니다.

중종 : (흠짓) 덕흥군이요? (덕흥군을 자애롭게 보며) 덕흥군, 기탄없이 말해보라!

덕흥군 : (망설이다가) 아바마마, 소자는 이 자리의 왕세자 시험에 참례치 않겠사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움찔)..!

윤비 : ...!

자순대비 : (의아한)...

신료일동 : (덕흥군을 주시하는)...!

창빈 : (무표정)..

경빈,희빈 : (창빈을 힐끔보며 야릇한 미소가 스치고)

복성군,금원군 : (승리감에)..

중종 : 덕흥군, 이제와서 참례치 않다니 그 무슨 말이더냐?

덕흥군 : 소자는 군주의 자리에 뜻이 없사옵니다. 누가 왕세자에 책봉되시던 소자, 신하로써 충성을 맹세할 것이옵니다.

중종 : (보다가) 그것이 덕흥군의 진정한 소신인가?

덕흥군 : (조아리며) 예,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 (끄덕이며) 뜻이 없으면 군주의 위엄을 보일수는 없을터..

         애석하나 과인은 덕흥군의 뜻을 윤허할것이니 물러가도록 하라.

덕흥군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창빈과 덕흥군, 중종에게 큰 절을 올리고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자순대비 : (안스럽게 혀를 차는) 쯧쯧..

윤비(E) : (창빈의 뒷모습을 보며) 창빈, 흙탕물속에서 스스로 몸을 빼어 내실줄 아시니 참으로 현명하시구려..!

중종 : (왕자들을 보며) 다른 왕자들은 이 자리에 참례하겠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는가?!

원자,복성,금원 : 예!

중종 : 허면 과인의 하문에 성심과 지혜를 다하여 답변토록 하라.

원자,복성,금원 : 예, 하문하시옵소서!



S#31. 편전 앞 마당


창빈과 덕흥군, 굳은 얼굴로 편전에서 나온다.


덕흥군 : 어마마마, 소자의 불효를 용서하시옵소서.

창빈 : (부드러운) 아닙니다, 덕흥군.. 이 어미는 덕흥군께서 전하와 신료들 앞에서 당당히 소신을 밝히신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덕흥군 : ...

창빈(E) : (편전을 돌아보며) 어쩌면 덕흥군께서 내리신 결단이 훗날 약이 되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창빈, 몸을 돌려 덕흥군과 어디론가 간다.

김안로, 일각에서 창빈의 뒷모습을 본다.


김안로 : (편전쪽을 돌아보는)...!



S#32. 동 편전 방 안


중종, 복성군과 금원군과 원자의 얼굴을 살펴보며 묻는다.


중종 : 왕자들이 과인의 대통을 이어 장차 보위에 오른다면 조종조의 어느분의 선례를 본받고 따르려는가?

복성군 : 소자, 태종대왕의 선례를 따르고자 하옵니다.

중종 : 태종대왕?

복성군 : 예, 태종대왕께오선 왕실의 권위를 드높히신 강성한 군왕이시옵고 또한 나라의 폐습을 타파하여 국가의 기틀을 세우신

            개혁군주의 업적을 이어받아 이 나라 종사를 천년 만년의 반석위에 세우고자 하옵니다.

중종 : (끄덕이는)...음!

경빈(E) : 복성군, 참으로 장하십니다.


남곤, 흡족하고 다른 신료들도 수긍하듯이 끄덕인다.


중종 : 금원군은 어떠한가?

금원군 : 소자는 동방의 요순으로 칭송되시는 세종대왕이나 성종대왕을 본받고자 하옵니다.

중종 : 그리 생각하는 네 뜻이 무엇인지 말해보아라.

금원군 : 열성조께오서 이미 국가의 초석을 세우시고 기틀을 마련하셨사오니 그 기틀 위에서 동방의 태평성대를 여는

            어진 정치를 펼치신 세종대왕과 성종대왕의 본을 받고 싶사옵니다.

남양군(E) : 현답이시옵니다. 참으로 현답이시옵니다.

중종 : (대견한듯 끄덕이며) 허허, 허면 금원군이 동방의 세 번째 요순이 되겠구나!

금원군 : 망극하옵니다.

중종 : (흐뭇한) 하하하.

희빈 : (감격에 벅차고)...!


희빈, 감격에 벅찬 표정이고 경빈과 금원군, 남곤은 인상이 굳는다.


중종 : (원자를 보며) 원자는 누구를 본받고자 하느냐?

원자 : 소자는 아바마마를 본받을 것이옵니다.

중종 : 뭐라? 이 아비를?!

원자 : 예, 아바마마.

중종 : 허허, 이 아비는 보위에 오른지 십수년동안 군주로써 쌓은 업적이 미미하여 열성조를 뵙기가 두려운 불민한 군주이거늘

         어찌 아비를 본받겠다고 하느냐?

원자 : 자식된 자가 생명을 주신 부모를 따르는 것이 효라 배웠사옵니다.

중종 : 허나 군주는 나라를 다스릴 더 큰 과업이 있는것이니라.

원자 : 임금은 부모의 마음으로 백성들을 자애롭게 보살펴야 하옵니다.

         임금이 효를 행하지 않는다면 백성들이 어찌 임금을 부모처럼 따르겠사옵니까?

중종 : 허허, 우문현답이로다! 원자의 답변이 참으로 명답이로다, 명답이야. 허허허.


조정신료들, 감탄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비웃음을 흘리던 경빈, 남곤, 희빈, 홍경주등이 흠짓 놀라 핏기가 가신다.

복성군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자순대비 : (흡족한 미소로 보고)

윤비 : ...



S#33. 대궐 일각


김안로, 생각에 잠긴채 빙긋 미소를 짓는데 윤임이 급하게 걸어온다.


윤임 : 희락당대감! 여기 계시었구려!

김안로 : 허허, 판부사대감께오선 댁에서 기별을 기다리시겠다고 하시더니 어인 연유로 입궐을 하시었사옵니까?

윤임 : 이사람, 입술이 바짝바짝 타고 가슴이 조마조마하여 참지 못하고 입궐을 했소이다.

         헌데 왕세자 시험은 어찌 되었소이까?

김안로 : 지금 원자께오서 복성군과 금원군 두분 왕자와 자웅을 겨루고 계십니다.

윤임 : 그래요? 원자아기씨께오서 잘 해내실 수 있을까요?

김안로 : 이사람 생각엔 원자아기께오선 동방의 요순이신 세종대왕을 뛰어넘으실 성군의 자질을 갖추신 분이시옵니다.

윤임 : (미소) 음!

김안로 : 예, 원자께오서 왕실과 조정에 스스로 성군의 자질을 밝히시어 낙점을 받으실 것이옵니다.

윤임 : 그래야지요..그래야지요..! (편전쪽을 돌아본다)



S#34. 편전 방 안


중종 : (왕자들을 보며) 이번엔 중전께서 하문을 하실 것이니 성심껏 답변 올리도록 하라.

원자,복성,금원 : 예.

중종 : (윤비를 보며) 중전, 하문하시구려.

윤비 : 왕자들의 식견과 자품이 이렇듯 탁월하신걸 보니 참으로 놀랍고 한없이 기쁘구려.

원자,복성,금원 : 황공하옵니다, 중전마마.

윤비 : 허면 내 하문하리다. 왕자들은 군주에게는 어떤 음식이 제일 귀하다고 생각하시오?

일동 : (의외의 질문에)...?!

중종 : 허허, 군주에게 제일 귀한 음식이라? 과인은 왕자들의 답이 기대가 되는구려.

윤비 : (미소로 왕자들을 보다가) 금원군부터 말씀해 보시겠소?

금원군 : (잠시 생각하다가) ..소자는 밥이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 밥이라? 그리 생각하는 뜻이 무엇이오?

금원군 : 밥이 없다면 백성들이 어찌 주린 배를 채워 목숨을 연명하겠사옵니까?

            백성들이 없다면 나라도 없고 군주도 없는 것이오니 밥이 제일 귀한 음식이라 말씀드리는 것이옵니다.


중종과 자순대비, 조정신료들이 감탄한 듯 본다.

희빈과 홍경주, 환호작약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윤비 : 금원군, 훌륭한 답변이시오. 복성군은 어찌 생각하시오?

복성군 : 소자는 소금이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 소금?

복성군 : 예, 모든 음식에 소금이 빠진다면 맛과 간이 배지 않아 천하의 어떤 음식이라도 음식답지 못할 것이옵니다.

            이는 군주가 지극한 성덕을 밝혀 천하의 만물과 백성들을 교화시키는 이치와 상통하는 것이니

            소금이 군주에게 가장 귀한 음식이라 생각하옵니다.


이번에도 중종과 자순대비, 조정신료들이 감탄하고 경빈과 남곤, 결연한 표정을 짓는다.


윤비 : 복성군,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훌륭한 답변이시었소.

복성군 : 황공하옵니다.

윤비 : 원자는 군주에게 가장 귀한 음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오.

원자 : ...소자는..젖이라고 생각하옵니다.


중종을 비롯한 일동, 의외의 답변에 웅성거린다.


윤비 : 원자, 지금 젖이라고 하시었소?

원자 : 예, 어마마마. 소자 분명 젖이라 말씀드렸사옵니다.

윤비 : 어찌하여 젖이 군주에게 가장 귀한 음식인지 그 까닭을 말씀해 주실 수 있겠소?

원자 : 어머니의 젖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옵니다. 군주는 품안의 자식에게 젖을 물리듯

         백성들을 사랑하고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하옵니다.

일동 : (감동스러운)..!!

윤비 : 원자는 어머니의 젖을 물어본 기억이 나시오?

원자 : (고개를 숙인채 눈물 그렁)...

윤비 : ...미안하오, 원자.. 내 괜한 것을 물었나 보구려..

원자 : (눈물이 맺힌채) 아니옵니다..소자 괜찮사옵니다...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지만 끝내 눈물이 굴러떨어지는)...

자순대비 : (마음이 찡한지 눈물이 맺히는)...


일동, 원자가 눈물을 참아내는 모습을 애처롭게 보는데.


중종 : 과인은 왕자들의 왕재를 충분히 살펴보았다고 생각하오. 이만 자리를 파하고자 하는데 경들의 뜻은 어떠하시오?

김전 : 신들은 전하의 뜻에 따르겠사옵니다.

중종 : 허면 왕자들과 신료들은 물러가도록 하시오.

일동 : (조아리며) 예!


왕자들과 경빈, 희빈이 먼저 일어나 중종 앞에 조아린다.

경빈, 고개를 드는 순간 윤비를 강렬하게 노려본다.


경빈 : ...!

윤비 : ...!



S#35. 대궐 일각


경빈, 찬바람이 도는 섬뜩한 얼굴로 복성군과 걸어온다.


복성군 : (눈치를 보다가) 어마마마, 소자의 답변이 미흡했던 것이옵니까?

경빈 : (보며)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십니다! 복성군의 식견은 당대에 견줄자가 없을 것입니다. 허나...

복성군 : (보는)..헌데요, 어마마마?

경빈 : 아, 아닙니다! 오늘, 애 많이 쓰셨으니 먼저 돌아가 푹 쉬도록 하세요.

복성군 : (조아리며) 예, 어마마마. (먼저 간다)

경빈 : (금이를 보며) 금아, 당장 좌의정과 화천군대감을 드시라 기별을 넣거라.

금이 : 예, 마마. (어디론가 뽀르르 달려간다)

경빈(E) : (어딘가를 노려보며 살기 서린) 중전이 나와 복성군의 전정을 가로막고 있음이야, 중전이! 중전이!



S#36. 중궁전 앞 마당


윤비, 엄상궁과 오상궁을 거느리고 걸어와 중궁전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불현 듯 어딘가를 돌아본다.


윤비(E) : 경빈, 어찌 물이 아래로 흐르는 순리를 거스르려 함이더냐?! 네 아무리 발버둥을 쳐본다 한들

              복성군은 절대로 대통을 잇지 못할것이야..


윤비, 몸을 돌려 중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S#37. 희빈 처소 방 안


홍경주, 희빈앞에 침통하게 앉아 한숨을 푹 내쉰다.


희빈 : 아버님, 어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한숨만 내쉬시는 것이옵니까?

홍경주 : 우열을 가리지 이 에비의 억장이 무너지는 듯 하여 그렇사옵니다.

희빈 : 왜요, 아버님? 이사람이 보기엔 우리 금원군께서 가장 출중한 답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홍경주 : 이 늙은이 생각엔 세 왕자분들 모두 우열을 가릴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시었사옵니다.

희빈 : 하오면 재시험이 있을것이란 말씀이옵니까?

홍경주 : (저으며) 조정의 대신들이 배석한 가운데 왕재의 우열을 가리지 못했으니

            적통대군의 명분을 지니신 원자아기씨께오서 낙점되실것이 자명하옵니다..

희빈 : (놀라) 예에? 허면 우리 금원군은 어쩌란 말씀입니까?!

홍경주 : (한숨)..



S#38. 경빈 처소 방 안


경빈, 내려진 발 건너편의 남곤과 심정을 보고 말한다.


경빈 : 어찌하긴요?! 전하께오서 어의를 굳히시기 전에 방도를 강구해야지요!!

남곤,심정 : (침통한)...

경빈 : 꿀먹은 벙어리가 되신겝니까?! 무슨 말씀이라도 해보세요!

남곤 : (모욕감을 참는)..음!

심정 : 마마, 신들도 원자아기씨의 자품이 그리 출중하실 줄은 짐작을 하지 못하였사옵니다!

경빈 : (연상 쾅-) 대감! 허면 우리 복성군께서 이대로 주저 앉으시란 말씀이십니까?!

         이사람 생각엔 분명 이번 왕세자 시험에 흑막이 있음입니다.

남곤 : (보며) 흑막이라니요?

경빈 : 아무리 자질이 탁월하다고는 하나 아직 어린애에 불과한 원자가 전하의 하문에 막힘이 없는것도 그렇고,

         특히 중전의 하문에 어찌 그리 영특한 답을 할 수 있겠습니까?!

남곤,심정 : ...!

경빈 : 이사람이 흑막을 밝힐터이니 두분 대감께선 조정안팎에서 대대적인 상소를 올려

         전하께오서 낙점하시는 것을 막아주세요! 아시겠습니까?!

남곤,심정 : 예!

경빈 : (벼르듯) 내 반드시 밝혀내고야 말것이야!!



S#39. 자운아 기방 대문 앞 길


윤원형, 임서방을 거느리고 자운아 기방 대문쪽으로 걸어온다.



S#40. 동 자운아 안채 마당


윤원형, 임서방을 거느리고 중문 안으로 들어선다.

모린, 한편에서 쪼그리고 앉아있다가 윤원형을 보고 움찔 놀라 부엌쪽으로 뛰어들어가 숨는다.


윤원형 : (갸웃하며)...?

심퉁 : (후원에서 나오다가 윤원형을 보고 다가와 조아리며) 나으리, 오랜만에 발걸음을 하셨네유?

윤원형 : 오냐, 그동안 잘 있었느냐?

심퉁 : 야..

곽서방 : (안채 방문쪽에 서있다가 윤원형에게 다가와 깊숙하게 숙이며) 나으리, 장대인께서 오래 기다리셨사옵니다.

윤원형 : 들어가세나. (안방쪽으로 가는)

곽서방 : 장대인 어른, 승후관께서 오셨습니다.

장대인(E) : (방안에서) 어서 뫼시게!

윤원형 : (안방으로 들어가는)..험!

모린 : (고개를 내밀고 경계하듯 눈빛으로 윤원형의 뒷모습을 노려본다)...!



S#41. 동 자운아 안채 방 안


윤원형, 방안으로 들어오면 장대인이 일어서서 맞이한다.

자운아, 술상 옆에 서서 윤원형을 맞이한다.


장대인 : (자리 권하며) 아래로 내려 앉으시지요.

윤원형 : 그리하십시다. (아랫목에 앉는다)

자운아 : (옆에 앉으며) 승후관 나으리, 와 이리 늦으신거야요? 늙은 퇴기년이 옥골선풍 공자님 말동무 해드리느라

            아듀 고역을 티뤘습네다.

윤원형 : 고역이라니? 자네가 어디가서 이리 깍아놓은 밤톨 같이 생긴 사내와 마주 앉아 대작을 할수 있겠나?

자운아 : 기거야 기러티만 댜꾸 이 기방을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시니 기러티요?

윤원형 : 생떼?!

장대인 : (자운아 보며) 괜한 소리 말고 자넨 나가보게!

자운아 : 알았시오, 기럼 말씀들 나누시라요. (방밖으로 나간다)

윤원형 : 장대인, 이 사람을 보자고 청한 이유가 뭐요?

장대인 : 시생, 나으리와 이별주를 나누고 싶어 청했사옵니다.

윤원형 : 이별주요?

장대인 : (술주전자 들며) 우선 한잔 받으시지요.

윤원형 : (술잔 들며)..그,그럽시다.

장대인 : (미소로 술을 따른다)..



S#42. 김안로 사랑채 정자 위


김안로, 윤임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있다.


윤임 : (술잔을 받으며) 이사람, 원자아기씨께오서 왕세자에 책봉이 되시는걸 보게 되었으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소이다.

김안로 : 죽다니요? 오래오래 사시어 원자마마께오서 보위에 오르시어 성군의 정치를 펼치시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셔야지요!

윤임 : 암요,암요! 희락당 대감이 아니셨다면 어찌 오늘날의 원자아기씨께오서 계실 수 었겠소이까?!

         대감께서 일등공신 이시외다.

김안로 : (싫지 않은 미소) 과찬이시옵니다. (술잔을 들어 마시는데)

윤임 : 이번에 원자께오서 낙점 되시는데는 중전마마와 파산부원군댁 삼부자의 공도 컸소이다.

         허니 승후관 형제의 출사길을 열어주십시다.

김안로 : (굳는)..대감 그리해서는 아니되십니다.

윤임 : 아니되다니요?

김안로 : 원자아기씨께오선 겨우 한 고비를 넘으셨을 뿐이옵니다. 앞으로 원자아기씨의 장래에 위협이 될 사람은

            중전마마와 중전마마의 복중 대군아기씨가 될 것입니다!

윤임 : ...!

김안로 : 중전마마의 주변 인물들은 철두철미하게 잘라내야 하옵니다! 그래야 원자아기씨의 전정이 대안하실 것이옵니다.

윤임 : 음!! (새기며 한잔 마시는)



S#43. 중궁전 방 안


윤비 : (복중의 용종을 쓰다듬으며)...!



S#44. 자운아 기방 안채 방 안


장대인, 윤원형 앞에 어음봉투를 내민다.


윤원형 : (받아들고 보며) 장대인, 이것이 무엇이오?

장대인 : 시생, 나으리께 석별의 정으로 드리는 것이옵니다.

윤원형 : (봉투를 꺼내보면 어음이다..흠짓 놀라) 아,아니?! 이사람 영문도 모르고 이렇게 큰 재물을 받을 수 없소이다!

            도로 넣어두시오! (다시 내미는데)

장대인 : 소문이 안나는 돈이옵니다. 장차 나으리께서 출사를 하시면 조정에 사람을 모으는데 요긴하실 것이옵니다.

윤원형 : (구미가 당기는) 소문이 안나는 돈이라...? 헌데 장대인, 내게 이리 잘해주는 까닭이 뭐요?

장대인 : 일전에 시생이 후견인을 부탁드리지 않았사옵니까?

윤원형 : 허나 중전마마께오서 윤허하시지 않을테니 그 얘긴 벌써 물건너간 것이 아니오?

장대인 : 하하,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조선 속담이 있지요. 하물며 사람 마음이야 여북할라구요?

윤원형 : 그건 장대인이 중전마마의 성정을 모르시어 그리 말씀하시는게요.

장대인 : 시생, 십년 후에도 안되면 이십년, 삼십년이 지난 후에 다시 부탁을 드릴 것이옵니다.

            허니 부담 갖지 마시고 넣어두시지요.

윤원형 : (어음봉투를 보는)..음!



S#45. 동 자운아 기방 대문 앞


윤원형과 장대인이 각기 임서방과 곽서방을 데리고 대문밖으로 나온다.

자운아와 옥매향이 배웅하듯 윤원형 일행을 따라나온다.


장대인 : (옥매향을 돌아보며) 네 매향이라 했더냐?

옥매향 : 예, 옥매향이라 하옵네다.

장대인 : 내 이 기방을 너에게 맡기고 갈테니 내가 다시 조선땅을 밟을 때까지 이 기방을 잘 맡아두도록 해라.

옥매향 : (영문 몰라) 예에?

자운아 : 니 기방 내놓는 닐은 없을테니 꿈도 꾸시디 마시라요!

장대인 : (미소로 보며) 너무 확신하시진 말게! (윤원형에게) 하오면 나중에 다시뵙겠사옵니다.

윤원형 : 그래요, 원로에 발병 조심하시구려.

장대인 : (숙이며) 하오면 시생 먼저 물러가옵니다. 가세 곽서방. (돌아서는데)

옥매향 : 승후관나으리.

윤원형 : (돌아보며) 왜 부르느냐?

옥매향 : 뇨듐 난뎡이 에미나이래 어띠 코빼기도 내비티디 않는기야요?

            나으리께서 만나시면 기방에 한번 놀러 오라고 뎐해주시라요.

윤원형 : 오, 오냐.. 내 그리 전해주마. (돌아서 가면 따르는 임서방)

옥매향 : 살펴가시라요!



S#46. 어느 길


윤원형, 임서방을 거느리고 걸어온다.


윤원형 : 난정이..난정이라.. 그러고 보니 한동안 그 사람을 만나지 못했구먼.. 만나지 못했어.. (생각에 잠긴채 걸어간다)

길상 : (윤원형의 뒷모습을 보며)...!



S#47. 어느 개울가


난정, 개울물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앉아있다.


난정 : ...!


난정의 얼굴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데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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